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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후 온천서 일하다가…” 日 레슬링 전설, 야생곰 습격에 사망

    “은퇴 후 온천서 일하다가…” 日 레슬링 전설, 야생곰 습격에 사망

    일본 프로레슬링계의 전설적인 심판 사사자키 가쓰미(60)가 근무 중 야생 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배틀 뉴스 등에 따르면 사사자키는 전날 오전 10시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의 세미온천 노천탕을 청소하던 중 실종됐다. 여관 대표가 오전 11시 15분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는 청소 도구와 안경, 슬리퍼가 흩어져 있었으며 울타리 안팎에서 혈흔과 곰의 털이 발견됐다. 노천탕은 게토가와 강 위 절벽에 위치한 곳으로 1m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경찰은 시 공무원 및 지역 사냥꾼 협회와 함께 약 30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을 시작했지만 악천후로 30분 만에 중단했다. 다음 날 오전 9시 수색이 재개됐고, 온천 북서쪽 약 50m 떨어진 숲에서 사사자키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시신 훼손 정도로 미루어 곰의 공격을 사망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장 근처에서는 키 약 1.5m의 성체 수컷 반달가슴곰이 사살됐다. 이 지역에서는 10월 8일에도 또 다른 남성이 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당국은 두 사건의 동일 개체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전문가는 “단기간에, 가까운 곳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곰이 인간을 먹이로 인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사자키는 1989년 여자 프로레슬링계에서 심판으로 데뷔해 전일본 여자 프로레슬링, ZERO1, 토치기 프로레슬링, 마리골드 등 다수 단체에서 경기를 진행한 베테랑 심판이었다. ‘카쓰미 타이거’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며, 선수단 버스 운전사로도 일했다. 2015년 프로레슬링 단체 ZERO1 운영사 퍼스트온스테이지의 부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18년에는 드림온스테이지의 사장으로 재직했다. 지난 2월부터 가족과 함께 기타카미시로 이주해 온천 여관에서 근무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아라이 히데오 프로레슬링 제작 대표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온화하고 진지한 성격의 인물이었다”며 “은퇴 후 온천에서 일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비극적인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일본 여성 프로레슬링 단체 마리골드의 오가와 로시 대표는 “그의 마지막 심판 활동은 마리골드의 링에서였다”며 “조용하지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어린 두 딸을 남기고 떠난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일본 프로레슬링을 지탱해준 사사자키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올해 곰 습격 사망자가 7명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를 기록하며 ‘곰과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 판단만으로 곰을 즉시 사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 “사임하라!” 외친 거리의 총성…힙합 가수 죽음에 폭발한 Z세대 분노

    “사임하라!” 외친 거리의 총성…힙합 가수 죽음에 폭발한 Z세대 분노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에 폭발한 반정부 시위에도 사퇴를 거부했다. 수도 리마 전역에서 청년층 중심의 시위가 번지며 유혈 사태로 번졌다. 이번 시위로 힙합 가수 한 명이 숨지고 경찰과 시민 110여 명이 다쳤다. AP와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리마 도심에서 수천 명이 “부패한 정치인은 물러나라”고 외치며 의사당으로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았고 시위대는 폭죽과 돌을 던지며 맞섰다. 시위는 프란시아 광장과 산마르틴 광장 일대에서 가장 격렬했다. 참가자들은 “범죄를 줄이고 치안을 회복하라”며 정부에 실질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국회의장 출신 38세 대통령, 탄핵 직후 전격 취임 헤리 대통령은 국회의장 출신으로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헌법상 승계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그는 지난 10일 새벽 리마 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새 정부 출범을 알렸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취임사에서 “범죄 퇴치를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주적은 거리의 범죄 조직이며, 우리는 그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헤리는 내년 7월까지 한시적으로 국정을 맡으며 이후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경찰 발포, 32세 힙합 가수 사망 페루 옴부즈만 사무실(국가 인권옹호기구)은 시위 중 32세 힙합 가수 트루코(Trvko·본명 에두아르도 루이스)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인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현장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오스카 아리올라 국가경찰청장은 “발포자는 국가경찰 소속 루이스 마가야네스 경관”이라며 “그가 폭행을 당한 뒤 총을 쐈고 현재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헤리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엑스(X·옛 트위터)에 “범죄자들이 평화 시위를 교란했다. 법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경찰 89명·시민 22명 부상…내무장관 “전면 개혁” 비센테 티부르시오 내무장관은 “시위로 경찰 89명과 민간인 22명이 다쳤고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경찰을 전면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리마뿐 아니라 아야쿠초·쿠스코·트루히요·아레키파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리마 중심가에서는 시위대가 의사당 앞 바리케이드를 넘으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현지 기자 10명도 취재 중 다쳤다. 이 중 6명은 고무탄에 맞았다. 헤리 “치안입법 권한 달라”…사임 요구 일축 헤리 대통령은 의회에서 “공공안전 관련 입법권을 위임받겠다”며 “교정제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나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페루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사건은 2059건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치안 악화가 시위의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이 바뀌어도 똑같다” 볼루아르테 전임 대통령은 2022년 시위 진압으로 50명이 숨지며 지지율이 2~4%로 추락했다. 그는 반정부 진압 지시 의혹과 이른바 ‘롤렉스 스캔들’로 불린 금품수수 혐의로 탄핵당했다. 검찰은 현재 출국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헤리 역시 성폭행 의혹과 부패 연루 의혹으로 비판받았다. 검찰은 성폭행 사건을 지난 8월 각하했지만 당시 함께 있던 또 다른 남성에 대한 수사는 계속된다. 리마 도심 시위에는 Z세대 청년, 운송노조,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살인은 범죄, 시위는 권리”, “살인자에서 강간범으로 이름만 바뀌었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27세 전기공 다비드 타푸르는 “틱톡에서 시위 소식을 보고 나왔다”며 “우리는 부패한 자들과 싸우고 있다. 그들은 2022년에도 시민을 죽였다”고 말했다. ‘엘리트 정치계급’ 향한 분노 다시 폭발전문가들은 이번 시위를 단순한 정부 불만이 아니라 엘리트 정치계급에 대한 구조적 분노의 재점화로 본다. 오마르 코로나엘 페루 가톨릭대 교수는 “연금과 임금 문제에서 시작된 분노가 치안 불안과 부패, 정부 무능함에 대한 좌절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는 네팔·인도네시아·케냐·모로코 등으로 확산 중인 Z세대 주도의 반정부 물결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기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세대 연대를 상징했다.
  • 대통령 사임 촉구 시위서 총성, 힙합 가수 사망…Z세대 분노 폭발한 ‘이 나라’

    대통령 사임 촉구 시위서 총성, 힙합 가수 사망…Z세대 분노 폭발한 ‘이 나라’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에 폭발한 반정부 시위에도 사퇴를 거부했다. 수도 리마 전역에서 청년층 중심의 시위가 번지며 유혈 사태로 번졌다. 이번 시위로 힙합 가수 한 명이 숨지고 경찰과 시민 110여 명이 다쳤다. AP와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리마 도심에서 수천 명이 “부패한 정치인은 물러나라”고 외치며 의사당으로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았고 시위대는 폭죽과 돌을 던지며 맞섰다. 시위는 프란시아 광장과 산마르틴 광장 일대에서 가장 격렬했다. 참가자들은 “범죄를 줄이고 치안을 회복하라”며 정부에 실질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국회의장 출신 38세 대통령, 탄핵 직후 전격 취임 헤리 대통령은 국회의장 출신으로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헌법상 승계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그는 지난 10일 새벽 리마 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새 정부 출범을 알렸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취임사에서 “범죄 퇴치를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주적은 거리의 범죄 조직이며, 우리는 그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헤리는 내년 7월까지 한시적으로 국정을 맡으며 이후 차기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경찰 발포, 32세 힙합 가수 사망 페루 옴부즈만 사무실(국가 인권옹호기구)은 시위 중 32세 힙합 가수 트루코(Trvko·본명 에두아르도 루이스)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인권 침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현장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오스카 아리올라 국가경찰청장은 “발포자는 국가경찰 소속 루이스 마가야네스 경관”이라며 “그가 폭행을 당한 뒤 총을 쐈고 현재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헤리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엑스(X·옛 트위터)에 “범죄자들이 평화 시위를 교란했다. 법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경찰 89명·시민 22명 부상…내무장관 “전면 개혁” 비센테 티부르시오 내무장관은 “시위로 경찰 89명과 민간인 22명이 다쳤고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경찰을 전면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리마뿐 아니라 아야쿠초·쿠스코·트루히요·아레키파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리마 중심가에서는 시위대가 의사당 앞 바리케이드를 넘으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현지 기자 10명도 취재 중 다쳤다. 이 중 6명은 고무탄에 맞았다. 헤리 “치안입법 권한 달라”…사임 요구 일축 헤리 대통령은 의회에서 “공공안전 관련 입법권을 위임받겠다”며 “교정제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나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페루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살인사건은 2059건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치안 악화가 시위의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이 바뀌어도 똑같다” 볼루아르테 전임 대통령은 2022년 시위 진압으로 50명이 숨지며 지지율이 2~4%로 추락했다. 그는 반정부 진압 지시 의혹과 이른바 ‘롤렉스 스캔들’로 불린 금품수수 혐의로 탄핵당했다. 검찰은 현재 출국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헤리 역시 성폭행 의혹과 부패 연루 의혹으로 비판받았다. 검찰은 성폭행 사건을 지난 8월 각하했지만 당시 함께 있던 또 다른 남성에 대한 수사는 계속된다. 리마 도심 시위에는 Z세대 청년, 운송노조,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살인은 범죄, 시위는 권리”, “살인자에서 강간범으로 이름만 바뀌었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27세 전기공 다비드 타푸르는 “틱톡에서 시위 소식을 보고 나왔다”며 “우리는 부패한 자들과 싸우고 있다. 그들은 2022년에도 시민을 죽였다”고 말했다. ‘엘리트 정치계급’ 향한 분노 다시 폭발전문가들은 이번 시위를 단순한 정부 불만이 아니라 엘리트 정치계급에 대한 구조적 분노의 재점화로 본다. 오마르 코로나엘 페루 가톨릭대 교수는 “연금과 임금 문제에서 시작된 분노가 치안 불안과 부패, 정부 무능함에 대한 좌절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는 네팔·인도네시아·케냐·모로코 등으로 확산 중인 Z세대 주도의 반정부 물결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기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세대 연대를 상징했다.
  • [K리그 미리보기] 1년만에 완전히 뒤집힌 K리그, 우승 눈앞 전북 벼랑끝 울산

    [K리그 미리보기] 1년만에 완전히 뒤집힌 K리그, 우승 눈앞 전북 벼랑끝 울산

    울산-광주, 더 절박한 팀이 이긴다강등권 탈출이 시급한 울산HD와 하위 스플릿 탈출을 노리는 광주FC가 맞붙는다. 누가 더 절박하게 승리를 위해 뛸까. 프로축구 K리그1은 18일 오후 2시 열리는 33라운드로 올 시즌 정규라운드를 마무리한다. 33라운드까지 승점을 바탕으로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으로 나눠 각자 5경기씩 파이널 라운드를 치른다. 하위 스플릿에 속하는 7~12위 팀 가운데 10~11위는 승강플레이오프를, 12위는 자동 강등된다. 이번 시즌 최대 관심사는 전북 현대가 얼마나 빨리 우승할지, 그리고 울산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두가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3년 연속 K리그1 챔피언에 올랐던 울산은 지난 7월 이후 1승 밖에 거두지 못했고 지난 7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순위 역시 10위(승점 37)까지 떨어졌다. 이제부턴 승점 1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을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울산은 올해 리그 7경기 무승(3무4패), 공식전 11경기 무승(3무8패)으로 순위가 7위까지 밀리자 지난 8월 김판곤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신 감독 역시 데뷔전 1승 이후 7경기 무승(3무4패)으로 결국 10위까지 떨어졌다. 울산은 결국 지난 9일 두번째 경질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그 직후 ‘일부 고참 선수들이 감독을 무시하고 구단 수뇌부와 직접 소통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데다, 감독대행을 맡은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가 과거 선수를 폭행한 적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노 대행은 전남 드래곤즈에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감독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K리그 통산 109경기 31승 34무 44패를 이끌었다. 울산은 광주전 이후 21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 홈경기도 치러야 한다. 여러모로 승리가 절실하다. 울산이 상대하는 광주 역시 승리가 절실하다. 광주는 현재 7위(42점)다. 상위 스플릿 진입을 위해서는 일단 울산을 이긴 뒤 6위 강원FC(승점 43)과 12위 대구FC(승점 26)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울산이 1승1무로 광주보다 우세하다. 전북-수원FC, 다시 한번 ‘어우전’?전북 현대가 33라운드에서 우승 축포를 쏠 수 있을까. 전북(승점 68)은 1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9위 수원FC(승점 38)를 불러들인다. 만약 32라운드에서 수원FC를 이기고 2위 김천 상무(승점 55)가 8위 FC안양(승점 39) 원정경기에서 패한다면 곧바로 전북이 우승 확정이다. 사실 전북의 우승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남은 6경기에서 2승만 거두면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이기 때문이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 32경기 동안 4패밖에 없다. 우승을 차지한다면 김상식 감독이 이끌던 2021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K리그1 정상이다. 파이널 라운드 전에 우승한다면 최강희 감독 시절인 2018시즌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K리그 두 번째다. 올 시즌 전북은 수원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각각 2-1,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모두 한 골 차 승부였고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 골이 나왔을 만큼 수원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전북은 올 시즌 전주성에서 16차례 리그 경기를 소화했는데, 누적 관중이 29만 3206명이다. 17번째인 32라운드 안방경기는 16일 오전 기준으로 이미 2만 2000여장이 사전 판매됐기 때문에 누적 관중 30만명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전북 구단 역사에서 가장 빨리 30만 관중을 돌파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울-포항, 다시 한 번 기성용 더비33라운드에서는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8)와 5위 FC서울(승점 45)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더비 매치가 예정돼 있다. 김기동 현 서울 감독이 지난해까지 포항 감독이어서 ‘김기동 더비’인 동시에 서울에서 뛰던 기성용이 시즌 도중 포항으로 이적하면서 ‘기성용 더비’까지 더해졌다. 포항은 서울을 잡고 상위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서울은 포항을 꺾고 파이널A 진출 확정을 노린다. 서울은 최근 3경기 연속 무패(1승 2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다. 서울은 14라운드부터 시작해 19경기 연속 득점을 할 정도로 꾸준한 득점력을 이어온 게 큰 장점이다. 득점을 한 선수가 다양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다 득점자인 린가드(7골)를 비롯해 조영욱과 문선민이 6골씩 책임졌다. 원정팀 포항은 최근 두 경기 연속 패배를 당하며 주춤하다.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을 위해서는 승점 관리가 필수다. 포항은 최다 득점자인 이호재(14골)가 잘 해주고 있지만 최근 5경기에선 이호재만 세 골을 넣었을 뿐 다른 선수들은 침묵했다. 김인성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홍윤상은 11월 입대하는 것도 변수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팽팽했다. 대전-제주, ACL을 바라보는 팀과 잔류를 바라는 팀3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52)은 ACL을 바라보고 11위 제주SK(승점 32)는 K리그1 생존이 목표다. 대전과 제주는 18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다. 창단 첫 파이널A를 앞둔 대전은 이제 ACL 출전을 노린다. 최근 안방 3연승으로 강세를 이어가기 때문에 제주를 잡고 안방 4연승을 하겠다는 기세다. 대전이 가장 믿는 구석은 ‘가을 마사’다. 지난 32라운드 포항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는 등 가을만 되면 펄펄 난다. 두 골을 추가하며 대전 소속 K리그 통산 35골로 구단 득점 1위에도 올랐다. 대전이 최근 3경기 무패(2승1무)인 반면 제주는 최근 9경기 무승(3무 6패)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김학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김정수 수석코치가 대행을 맡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도 수원FC에 3-4로 패하고 전북과는 심판의 오심 덕분에 1-1로 비겼다. 강등권에서 탈출하려면 대전을 상대로 승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전에게 패한다면 자칫 12위 대구(승점 26점)에게 쫓길 수도 있다. 제주에선 남태희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태희는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하며 탈압박하는 능력이 좋다. 상대를 깊게 유인한 뒤 장거리 전환 패스를 찔러주는 데도 능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남태희가 기록한 5골 중 4골이 추가시간에 나왔을 정도로 막판 집중력이 좋다. K리그1 33라운드 일정▲ 18일(토) 울산-광주(울산문수축구경기장, 오후 2시) 서울-포항(서울월드컵경기장, 오후 2시) 대전-제주(대전월드컵경기장, 오후 2시) 전북-수원FC(전주월드컵경기장, 오후 2시) 대구-강원(대구iM뱅크파크, 오후 2시) 안양-김천(안양종합운동장, 오후 2시)
  • “공소시효 끝났죠?” 양궁선출 살인범의 치명적 착각…. 20년 도피 후 자수의 결말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공소시효 끝났죠?” 양궁선출 살인범의 치명적 착각…. 20년 도피 후 자수의 결말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5년 11월, 중국 상하이 한국 총영사관. 스스로 ‘불법 체류자’라 밝힌 40대 남녀가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 20년에 걸친 도주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계산과 달리, 이는 스스로 판 무덤의 입구였다.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치명적 착각은, 20년 전 묻어버린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신호탄이 되었다. 합숙소 근처 슈퍼마켓 여주인과 눈 맞아남편에 ‘이혼 요구’하다 목 졸라 살해20년 만에 중국서 ‘밀항’ 자수해 등장사건은 1996년 대구의 한적한 동네에서 시작됐다. 당시 21세의 주모 씨는 구청 소속의 촉망받는 양궁선수였다. 그의 화살은 과녁뿐만 아니라, 합숙소 인근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7살 연상의 여주인 A(당시 28세)씨의 마음도 꿰뚫었다. 미모의 여주인에게 빠져든 젊은 운동선수. 둘의 관계는 위험한 감정의 줄타기를 하다 그해 7월, 돌이킬 수 없는 불륜으로 발전했다. 영원할 것 같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의 남편 B(당시 34세)씨가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챘다. 가정은 파탄으로 치달았다. B씨는 아내에게 “그놈과 헤어지라”라고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내와 주 씨를 떼어놓기 위해 슈퍼마켓마저 정리하고 15km나 떨어진 외딴곳으로 이사를 감행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비극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낳았다. 1996년 12월 8일 밤 10시. 주 씨는 B씨를 직접 찾아갔다. 집 근처 포장마차에서 마주 앉은 두 남자 사이에는 살벌한 기운이 감돌았다. 21세의 청년은 34세의 남편에게 당돌하게 요구했다. “당신 아내를 사랑하고,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으니 이혼하라.” B씨는 당연히 거세게 거부했다. 언쟁은 몸싸움으로 번졌고,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주 씨는 결국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주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B씨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11km 떨어진 구마고속도로 인근 배수로에 유기한 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 한 남자의 목숨과 한 가정이 송두리째 불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범행 다음 날, 주 씨는 파출소에 근무하던 친누나에게 “사람을 죽였다”라고 털어놓았다. 누나는 ‘돈이 필요해 동생이 거짓말을 하나’ 여기고 용돈을 쥐여주었지만, 이후 연락이 끊기자 불길한 예감에 동생의 행적을 경찰에 알렸다. B씨의 아버지 역시 아들 부부의 행방이 묘연해지자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주 씨와 A씨의 불륜’, ‘사라지기 직전 주 씨와 B씨의 다툼’ 등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사건의 세 주역이 동시에 사라져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그러던 중 6개월이 지난 1997년 6월, 장맛비에 쓸려 나온 B씨의 시신이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면서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주 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전국에 공개 수배령을 내렸지만,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시각, 주 씨와 A씨는 이미 치밀한 도주 계획을 실행에 옮긴 후였다. 1년 4개월간 경주, 군산 등 국내를 떠돌며 숨어 지내다 1998년 4월, 위조여권을 손에 넣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 씨는 일본 파친코에서 브로커로 일하며 억대 돈을 모았고, 두 사람은 도쿄 디즈니랜드를 관광하는 등 잠시나마 평온을 누렸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이들의 평온을 깨뜨렸다. 일본 전역에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이들은 또다시 위조여권을 구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일본에서의 호화로운 생활과 달리 중국에서의 삶은 고됐다. 주 씨는 트럭에 채소를 싣는 막노동을, A씨는 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었다. “시효 끝났다” 범인의 착각과 결정적 증거시간은 흘러 2010년대. 기나긴 도피 생활에 지치고 향수병이 깊어진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이들이 믿는 구석은 ‘공소시효’였다. 당시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 자신들의 범행 시점인 1996년을 기준으로 2011년 12월 7일이면 모든 죄가 사라진다고 확신했다.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에 체류한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라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전혀 몰랐다. 그들은 밀항 죄로 잠시 처벌받으면 자유의 몸이 될 것이라는 계산 아래, 2015년 상하이 총영사관에 자수했다. 심지어 중국 공안에 억류된 기간이 길어지자 “빨리 한국으로 추방하라”며 단식투쟁까지 벌이는 대담함을 보였다. 2015년 12월 30일, 마침내 한국 땅을 밟은 주 씨는 수사관 앞에서 범행을 자백하면서도 얼굴에 묘한 미소를 띠며 회심의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거 아닌가요?” 수사팀은 아연실색했다. 범인이 자백하는데도 처벌하지 못할 위기였다. 주 씨와 A씨는 “2014년에 중국으로 밀항했다”라고 말을 맞추며 해외 도피 기간을 최소화하려 했다. 금융기록도, 공과금 납부 흔적도 없는 두 사람의 행적을 입증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그때, 검경은 A씨 가족의 행적으로 수사 방향을 틀었다. A씨 친언니 부부가 2010년과 2013년, 숙소 예약 없이 중국 칭다오를 다녀온 사실을 포착했다. 검경은 언니의 집을 압수 수색을 했고, 마침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바로 만리장성 등에서 주 씨와 A씨가 찍은 사진 10여 장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2000년 O월 O일’이라는 촬영 일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 사진은 2013년 A씨가 언니에게 “한국에 돌아가려고 살림살이를 정리하는데 이것만큼은 아름다운 추억이라 버릴 수 없으니 잘 간직해 달라”며 건넨 것이었다. 과거의 추억을 버리지 못한 미련이, 20년간의 도주 행각에 마침표를 찍는 족쇄가 된 셈이다. 양궁선수 주 씨 징역 22년, 내연녀 2년주 씨 “장기 도피 고초로 일부 죗값 치렀다”재판부 “법에 따른 떳떳한 처벌 아니다”결정적 증거 앞에 주 씨와 A씨는 무너졌다. 1998년부터 해외에 도피한 사실이 입증되면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13년 넘게 남아있었다. 결국 주 씨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징역 2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A씨는 살인 공모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여권 위조와 밀항 관련죄로 징역 2년을 살고 출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 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했다”라고 지적하며, “그는 장기간 도피 생활로 고초를 겪어 일부 죗값을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떳떳하게 법에 따라 처벌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하며 항소를 기각했다. 20년에 걸친 도피 극은 범인의 어설픈 법률 지식과 버리지 못한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막을 내렸다. 법망을 피해 영원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착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그리고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이 사건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살인죄 공소시효는 폐지됐다.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 [기고] 검찰청 폐지로 과중해질 경찰업무 … 탐정 법제화로 풀어야

    [기고] 검찰청 폐지로 과중해질 경찰업무 … 탐정 법제화로 풀어야

    한국은 아직 ‘탐정법’이 없지만, 그렇다고 탐정이 불법은 아니다. 이는 2016년 신용정보법 위헌심판청구(2016헌마473)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시를 근거로, 탐정을 불법으로 규정한 조항이 사실상 효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후 경찰청은 탐정협회 등록제를 통해 탐정업을 양성화했고, 국회 역시 신용정보법상 ‘탐정 명칭 사용 금지 조항’을 삭제하며 법적 기반을 정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보호와 정보조사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OECD 방식의 탐정법 제정이 여전히 필요하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검찰청 폐지 정부조직법 시행 이후 경찰업무 과중과 범죄 증가가 우려되는 ‘치안 과도기’ 국면에서 공인 탐정의 법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OECD 주요국의 사례를 보면, 탐정법은 탐정의 업무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법질서 내에서 폭넓게 허용하는 ‘업무 범위 최대화(네거티브 시스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탐정은 경찰·변호사 등과 공조하며 공공의 눈과 귀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OECD는 이미 ‘법조 3륜(판사·검사·변호사)’과 ‘치안 3륜(경찰·탐정·경비업)’ 체계를 구축해 법조와 치안의 유기적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기존의 경비업법만으로는 치안 기능이 충분치 않다. 공인 탐정법이 제정되어야 비로소 치안 3법의 완전한 법제화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경찰·탐정·경비업 간 협업체계가 본격화되고, 나아가 OECD 국가 간 정보조사 교류의 길도 열릴 것이다. 대한탐정연합회는 2년여에 걸친 헌법소원 끝에 한국 탐정업의 ‘불법’ 낙인을 지워냈다. 그동안 축적해온 탐정 관련 법안과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검찰청 폐지의 부작용을 보완할 ‘공인 탐정법’ 제정안을 국회와 신설 국정입법상황실, 그리고 주무부처로 예상되는 경찰청에 공식 제안한다. 지난 9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은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 사실상 확정적으로 볼 수 있다. 시행되면 검찰이 맡아온 약 2만 2000건의 미제 사건이 순차적으로 경찰에 이관되고, 고소·고발 창구가 경찰로 단일화되면서 경찰의 업무 부담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수사 인력의 과부하뿐 아니라 현장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찰의 업무 중 ‘수사권이 직접 결부된 자연과학적 수사 분야’ 외에도, ‘관찰·탐문·정보수집·분석·보고서 작성’ 등 사회과학적 조사영역은 탐정과 협업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들 업무까지 경찰이 전담하고 있다. 경찰의 인력난을 보완하고 민원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인 탐정의 제도적 참여가 필요하다. 사건 처리 과정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따라서 경찰과 탐정의 협업 범위는 OECD 모델을 참고하되, 한국과 법제 환경이 가장 유사한 일본의 ‘탐정업 적정화법’을 현실적 대안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100여 년간 관행적으로 탐정업을 허용하다 2006년 법제화를 통해 관리체계를 확립했다. 탐정업의 주무부처 또한 수사부서가 아닌 비수사부서로 두는 것이 타당하다. 탐정은 공적 수사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사실조사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경찰청 생활안전국 등 비수사 조직이 탐정업을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경찰은 학교폭력, 가정폭력, 실종사건 등 사회적 약자 관련 사건에서 초기 사실조사와 현장 대응에는 나서지만, 기소나 유죄 입증을 위한 증거수집에는 인력상 한계가 있다. 특히 스토킹 피해 여성 등은 직접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탐정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경찰의 보완축으로 활용한다면 치안 공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탐정업자의 법적·윤리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형법상 ‘업무상비밀누설죄(제317조)’의 적용 직업군에 탐정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탐정의 직무 관련 개인정보·영업비밀·기업보안 누설을 방지하고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조치가 될 것이다. 공익침해행위 역시 탐정의 공적 역할이 절실한 영역이다. 2016년 284개였던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은 2021년 471개로 늘었으며, 2026년 이후에는 OECD처럼 1000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재해 환경오염 불량식품 보험사기 담합 등 국민의 안전과 공공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다양해지는 만큼, 이를 추적·감시할 민간 전문조사인력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공신법)에 따라, 공익침해 정보를 추적·조사·제보하는 공인 탐정에게 외부고발자 수준의 소액 포상금뿐 아니라 내부고발자 수준의 실질적 보상금을 지급한다면, 공익 감시와 사회정의 실현에 대한 유인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공안직 공무원 출신 탐정들이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공익침해 감시자로 제도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이는 국가 치안과 사회질서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신종 공인 탐정업은 불륜조사 등 세속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공권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공익적 직역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신법의 개정과 함께 OECD 수준의 공인 탐정법 제정이 시급하다. 그것이 한국형 탐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 국기 바꿔 걸고 “독도는 일본땅” 낙서…‘국기훼손죄’를 아시나요

    국기 바꿔 걸고 “독도는 일본땅” 낙서…‘국기훼손죄’를 아시나요

    A씨는 2022년 8월 29일 새벽 1시 24분쯤 인천 계양구에 있는 한 중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학교 건물 앞에 있던 국기 게양대 앞에 선 A씨는 줄을 당겨 태극기를 내리고, 미리 챙겨온 빨간색 유성 매직으로 “독도는 일본 땅” 등이라고 적었다. 이후 태극기는 라이터로 일부를 태웠고, 빈 게양대에는 일장기를 새로 걸었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른 8월 29일은 1910년(경술년)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일’이었다. 인천지법은 국기모독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개방되지 않은 시간에 중학교에 침입해 게양된 국기를 손상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다만 A씨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 사법연감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기·국장 모독죄를 포함한 ‘국기에 관한 죄’로 재판받은 경우는 A씨 사건 외에 한 건도 없다. 형법 105조(국기·국장모독죄)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국기훼손죄는 태극기를 손상하는 행위뿐 아니라 그에 대한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지난 6월 현충일에 충북 청주시 도로 인근에서 태극기 여러 장이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버려져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일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한 행사 대행업체가 관공서 등의 의뢰를 받아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를 모아 소각하기 위해 쓰레기봉투에 잠시 담아 둔 것이었다. 경찰은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2016년에는 국기훼손죄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되기도 했다. 2015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이었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재판관 4명의 합헌, 2명 일부 위헌, 3명 위헌 의견으로 국기훼손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국기 훼손 행위를 금지·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의 국기에 대한 존중의 감정이 손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 없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정치적 의사 표현의 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국기 훼손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법정형도 법관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양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 장난 전화처럼 “XX서 죽일 것”… 자기과시에 빠진 테러 협박범

    장난 전화처럼 “XX서 죽일 것”… 자기과시에 빠진 테러 협박범

    범행 동기는 재미·쾌감·분노 표출“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6개월간 92건 중 15명만 재판 넘겨“제대로 된 처벌 통해 경각심 높여야” 사회적인 비용 배상 제도 마련 필요 “마트에서 사시미(칼) 샀는데, 지금 부천역에서 여자만 골라 죽이겠다.” 2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0월 이런 내용의 협박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게시 글이 관심을 받자 A씨는 올 2월까지 초등생 살해, 킨텍스 폭파, 헌법재판소 방화 등 모두 14차례에 걸쳐 글을 썼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실에서 소외당하는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공포심을 심어 줬다는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9일 서울신문이 살인·테러 협박 사건의 판결문·공소장 25건을 분석한 결과 범행 동기는 크게 ▲단순 재미와 쾌감 ▲온라인 커뮤니티상 자기과시·우월감 ▲분노 표출 수단 등으로 요약된다. 30대 남성 B씨는 2023년 8월 불과 3시간 35분 동안 5개 공항에 대한 폭탄 테러와 살인 예고 글을 6차례에 걸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B씨는 “경찰이 나를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을 능가할 수 있다는 착각, 공권력을 흔들어 보는 쾌감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얘기다. 또 다른 30대 남성 C씨는 지난 4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탄핵 심판이 인용되면 의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글을 올려 공중협박죄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그냥 세 보이려고 말한 것”이라며 항변했다. 하진규 형사전문 변호사는 “정치·성별·세대 갈등과 관련한 글이 올라올 때 주류 의견에 반발하거나 주목받고 싶어 협박 글을 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테러 협박이 분노 표출의 수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17일 수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폭파 협박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쓴 20대 배달기사 D씨는 “배달이 늦는 것 같다”는 점포 관계자의 지적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런 협박이 ‘놀이’로 인식되며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테러 협박 글이 게시됐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2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테러’·‘살인’·‘폭파’ 등을 포함한 게시 글은 336건에 달했다. 이는 전월(209건)과 비교하면 61%나 증가한 수치다. 이날도 “은평구 인간 한 명 잡겠다”며 살인을 예고하는 글과 함께 일본도 사진 등을 올린 30대 남성이 검거됐다. 경찰과 소방 인력이 투입되면서 혈세도 낭비된다. 게다가 ▲인력 투입에 따른 치안·안전 공백 ▲다중밀집시설의 영업 중단에 따른 피해 ▲수업권·통행권 침해 등 여러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중협박죄가 시행된 지난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관련 사건은 모두 92건 발생했다. 이 중 재판에 넘겨진 건 15명뿐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허위 테러 협박은 장난이 아니라 사회적 테러라는 점을 알리고 제대로 된 처벌을 통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용은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은 “낭비된 사회적인 비용을 배상할 수 있는 제도적 틀 마련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단독] “경찰이 날 잡을 수 있을까”…재미·과시·분노가 낳은 허위 테러 협박

    [단독] “경찰이 날 잡을 수 있을까”…재미·과시·분노가 낳은 허위 테러 협박

    “마트에서 사시미(칼) 샀는데, 지금 부천역에서 여자만 골라 죽이겠다.” 2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0월 이런 내용의 협박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게시 글이 관심을 받자 A씨는 올 2월까지 “서울 ○○학교 가서 전부 다 죽인다”는 초등생 살해부터 킨텍스 폭파, 헌법재판소 방화 등 모두 14차례에 걸쳐 협박 글을 썼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실에서 배제 또는 소외당하는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공포심을 심어 줬다는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9일 서울신문이 살인·테러 협박 사건의 판결문·공소장 25건을 분석한 결과 범행 동기는 크게 ▲단순 재미와 쾌감 ▲온라인 커뮤니티상 자기과시·우월감 ▲분노 표출 수단 등으로 요약된다. 30대 남성 B씨는 2023년 8월 불과 3시간 35분 동안 5개 공항에 대한 폭탄 테러와 살인 예고 글을 6차례에 걸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B씨는 “경찰이 날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을 능가할 수 있다는 착각, 공권력을 흔들어 보는 쾌감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얘기다. 또 다른 30대 남성 C씨는 지난 4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헌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인용되면 의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글을 올려 공중협박죄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그냥 세 보이려고 말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진규 형사전문 변호사는 “정치·성별·세대 갈등과 관련한 글이 올라올 때 주류 의견에 반발하거나 주목받고 싶어 협박 글을 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거짓 테러 협박이 분노 표출의 수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17일 수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폭파 협박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쓴 20대 배달기사 D씨는 “배달이 늦는 것 같다”는 점포 관계자의 지적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런 협박이 ‘놀이’로 인식되며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테러 협박 글이 게시됐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2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테러’·‘살인’·‘폭파’ 등을 포함한 게시 글은 336건에 달했다. 이는 전달(209건)과 비교하면 61%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5일 한 중학생이 올린 신세계백화점 폭파 예고 글을 따라 했다가 검거된 20대 남성은 ‘장난이었는데 일이 커질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도 “은평구 인간 한 명 잡겠다”며 살인을 예고하는 글과 함께 일본도 사진 등을 올린 30대 남성이 검거됐다. ‘일본 변호사 사칭 협박’ 사건도 끊이지 않으면서 경찰은 일본 경찰청을 방문해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중협박죄가 시행된 지난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관련 사건은 모두 92건 발생했고, 경찰은 64명을 검거했다. 이 중 재판에 넘겨진 건 15명뿐이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허위 테러 협박은 장난이 아니라 사회적 테러라는 점을 알리고 제대로 된 처벌을 통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중을 대상으로 한 허위 테러 범죄 등을 경미하게 처벌하면 늘어나는 범죄 억제가 불가능하다”면서 “공중협박죄 시행 초기부터 확실하게 엄중 처벌해야 범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 ‘코리안 특급’ 박찬호 지도한 MLB 명장

    ‘코리안 특급’ 박찬호 지도한 MLB 명장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야구에 통계학 활용, 뛰어난 전략가“박찬호는 나에게 최고 선수 중 하나”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지도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감독 데이비 존슨이 별세했다. 82세. MLB 사무국이 운영하는 MLB닷컴은 존슨 전 감독이 지난 6일(한국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7일 밝혔다. 1965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존슨 전 감독은 1968∼1970년 3시즌 연속 내야수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1973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1969∼1971년에는 3회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1966년과 1970년에는 빅리그 선수들이 평생 한 번도 누리기 어려운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두 번이나 맛봤다. 1975~1976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쳐 1978년 은퇴한 그는 1979년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84년 뉴욕 메츠 지휘봉을 잡으며 빅리그 사령탑으로 데뷔했다. 1986년에는 메츠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9년과 2000년에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으로 박찬호와 호흡을 맞춰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선발 투수였던 박찬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4번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한 이닝 만루홈런 2개’를 허용했던 1999년 4월 24일 경기는 존슨 전 감독이 이미 심판 판정 시비로 퇴장당한 상황이어서 ‘감독 부재에 따른 투수 교체 지연’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생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찬호는 나에겐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존슨 전 감독은 빅리그 통산 1372승(1071패)을 올렸다. 아울러 2005년 야구월드컵(7위), 2008년 베이징올림픽(3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4위)에서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MLB닷컴은 “트리니티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세이버메트릭스(통계적 분석)가 알려지기 전에 통계학을 야구에 활용한 뛰어난 전략가였다”며 그를 기렸다.
  • 한일전 부끄러운 승리는 팬과 선수의 몫?…스포츠윤리센터, 한일전 배구 편파판정 승리 의혹 조사 착수

    한일전 부끄러운 승리는 팬과 선수의 몫?…스포츠윤리센터, 한일전 배구 편파판정 승리 의혹 조사 착수

    지난 16일 경남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국제여자배구대회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불거진 편파판정 논란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에 착수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20일 “19일 자로 관련 사건이 접수됐고 담당 조사관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경기는 지난 16일 진주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으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역대 150번째 한일전에서 일본에 세트 점수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배구팬들은 ‘편파 판정에 의한 부끄러운 승리’라며 들끓었고 해당 경기 심판을 징계해달라는 신고까지 스포츠윤리센터에 접수했다. 한 배구팬은 지난 18일 대한체육회에 ‘편파적으로 판정한 해당 경기 심판을 징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를 문체부로 이송했고 문체부는 산하 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에 사건을 배당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의 공정성 확보와 체육인 인권 보호를 위해 지난 2020년 설립된 단체다. 그동안 스포츠 선수 인권 침해와 기관의 비위 등이 주된 조사 대상이었으나 특정 경기의 심판 판정을 놓고 사건이 접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조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해당 기관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권고할 수 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세트 11-10에서 라인 바깥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서브를 ‘인’으로 선언한 것에 대해 당시 일본 선수들도 항의하기도 했다. 이 경기는 비디오 판독 없이 진행됐고 한국인 심판은 애매한 장면에서 번번이 한국 손을 들어줬다.
  • “축구종합센터·K리그 승강제 완성 눈앞… 성과로 신뢰 회복할 것”[월요인터뷰]

    “축구종합센터·K리그 승강제 완성 눈앞… 성과로 신뢰 회복할 것”[월요인터뷰]

    4연임 성공… 초심으로 현장 누벼86% 선거인단 지지에 책임감 막중집행부·위원회 구성 등 변화에 매진김승희·현영민 등 파격적 발탁 시도묵묵히 일한 축구인 의견 반영 의지불신 부른 논란, 소통 필요성 절감국대 감독들 선임 과정서 오해 쌓여팬들과 더 많은 대화 통해 풀어낼 것 승부조작 사면 파동, 지금도 죄송징계 권한은 스포츠공정위로 넘겨한국 축구 제도·인프라 개선 박차천안 축구 종합 플랫폼 공정률 95%A대표팀~유소년 훈련·교육 등 가능2027년엔 1~4부 디비전 시스템 구축세계 흐름 맞춰 추춘제 도입도 논의축구만큼 대한민국 국민의 심장을 달아오르게 하는 스포츠는 없다. 그런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바람 잘 날 없는 게 축구다. 특히나 지난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경질과 7월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각종 논란은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국민적 불신을 폭발시켰다. 그런 속에서도 올해 2월 정몽규(63) 회장은 압도적인 득표율로 4연임에 성공했다. 적어도 축구인들은 정 회장을 신뢰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정 회장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과 디비전 시스템 구축 등 자신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핵심 사업들을 마무리 짓겠다며 “성과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한 이후 5개월을 총평한다면. “솔직히 내가 축구협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2013년 축구협회장 선거에 처음 나섰을 당시 2위로 결선투표에 간 뒤 힘겹게 당선됐다.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현장을 누볐다. 선거인단 86%의 지지를 받아 놀라기도 했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대한체육회 인준이 한 달 가까이 늦어지면서 초기 동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집행부와 위원회 구성에 많은 변화를 줬다. 핵심 과제인 천안축구종합센터 완공과 K리그 1~7부 완전 승강제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축구인은 물론 팬들과의 소통 강화를 강조했고 차세대 축구행정가 육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K3리그 대전코레일 김승희 감독을 전무이사로 발탁했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해 온 축구인들의 목소리를 축구협회 행정에 반영하자는 취지였다. 그런 기조에는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다.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에는 1979년생인 현영민 위원장을 발탁했다. 자연스럽게 가장 젊은 전강위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축구 행정에 관심 있는 축구인들에게 기회를 확대하려 한다.”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호의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국가(A)대표팀은 축구협회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에서 10경기 무패(6승4무)로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룬 건 높이 평가해 줘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제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 단계다. 동아시안컵에선 국내파 선수들을 관찰해 옥석을 가리고 다양한 전술 실험을 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잘 준비한다면 내년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홍 감독은 선임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의 여파로 여전히 축구팬들에게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고려대 카르텔’이나 ‘홍 감독 사전 내정설’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문체부는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강위가 선정한 최종 후보 세 명 가운데 1순위인 홍 감독을 제쳐 놓고 해외파 2~3순위 후보들도 접촉해 보라고 내가 지시한 게 절차 위반’이라고 했다. 결국 홍 감독을 곧바로 사령탑에 선임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돼 버린다. 하지만 실제 대표팀 감독 선임이란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1순위 후보와 계약했던 적이 거의 없다. 4순위 후보와 계약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축구팬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오해를 풀어 가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건 분명하다. 그 부분을 많이 보완하려 한다.” -승부조작 관련 사면 결정이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를 상당히 훼손했고 그 불신이 결국 홍명보호에까지 영향을 줬다. “2023년 3월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는데 그 가운데 2011년 승부조작 사태에 연루됐던 사람들이 포함됐다. 많은 비판을 받았다. 승부조작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비칠 수 있다는 걸 신중하게 살피지 못했다. 최종 책임자로서 축구팬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고 싶다. 축구협회 이사회는 사면 결정 자체를 철회했고 ‘회장 사면권’ 규정도 폐지했다. 이제 징계와 관련한 모든 권한은 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과 경질도 신뢰 위기를 초래했다. 특히 그가 ‘한국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있다고 농담을 했는데 진짜로 전화가 왔다’고 한 발언이 큰 논란이 됐다. “분명히 밝히는데 그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당시 나에게 한국 대표팀에 관심이 있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축구협회는 전강위 공식 논의를 거쳐 클린스만 감독을 1순위 후보로 결정했고 최종 계약했다. 사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제대로 된 지도력을 보여 주지 못해 경질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선임 과정까지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축구팬들과 언론에 제대로 사실을 알리고 오해를 풀어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축구협회장으로서 가장 공들인 프로젝트로 천안축구종합센터 완성과 K리그 승강제 정착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천안축구종합센터는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현재 공정률은 95%가량 된다. 오는 8월까지 모든 공사를 끝내고 9월 19일 준공식을 할 예정이다. 그에 맞춰 축구협회 자체가 천안축구종합센터로 이전한다. 17세 이하 대표팀이 U-17 월드컵 준비를 종합센터에서 할 예정이다. A대표팀도 (11월이 유력한) 하반기 평가전 가운데 한 경기를 종합센터에서 숙식하며 준비하게 될 것이다. 막대한 임대료를 내야 했던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와 달리 종합센터는 규모도 훨씬 크고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유소년리그를 위한 훈련과 연습경기, 교육까지 가능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바꿀 종합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2와 K3리그 승강제를 2027년부터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승강제 시행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K리그는 2013년 1~2부 승강제를 처음 도입했다. 일본이 1999년 1~2부, 2014년 2~3부 승강제를 도입한 것에 비하면 많이 늦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승강제는 프로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K3리그와 K4리그는 승강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2027년부터는 1부에서 4부까지 승강제가 이뤄지게 된다. 중장기 과제로 1~4부와 5~7부 리그를 승강제로 이어 주면 1~7부 디비전 시스템이 완성된다. 2부와 3부리그 사이에 예산, 평균 관중 규모 등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3부 팀도 프로연맹이 요구하는 클럽 라이선스를 취득해야만 승격 자격을 갖도록 명시했다. 클럽 라이선스를 얻으려면 경기장 시설, 사무국 인력 규모, 산하 유소년팀의 존재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축구협회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일부에선 승격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더 많은 클럽 창설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리그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 나도 선거 공약으로 프로팀 확대를 내세웠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 프로팀 창단이나 승격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축구협회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다. 현재 K리그1 12개 팀, K리그2 14개 팀인데 최근 경기 용인·파주시와 경남 김해시가 K리그2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내년에는 K리그2에 최대 17개 팀이 참여하게 된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론 재정적으로 어려운 팀들이 규모와 내실을 다지도록 돕는 작업도 필요하다.” -유럽처럼 프로리그를 가을에 시작해 봄에 끝내는 추춘제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견과 한국 기후에 맞지 않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내 의견을 밝힌다면 추춘제로 가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AFC도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추춘제에 맞췄고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도 6월에 열렸다. 일본도 추춘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만 뒤처질 수는 없다. 물론 겨울 추위가 문제인 건 사실인데 보완만 한다면 극복 못 할 정도는 아니다. 프로연맹과 함께 추춘제 전환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한국인 국제심판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당시 정해상 부심 이후로는 월드컵 심판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심판진은 올해 클럽월드컵에 참여한 심판을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이어서 북중미월드컵에서도 한국인 심판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출신 국제심판을 많이 배출하는 건 축구협회장으로서 무거운 숙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월드컵 심판을 배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좀더 노력하겠다.” -축구와 인연을 맺은 지 30년이 넘었다. 축구인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점과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프로연맹 총재 시절 K리그 승강제를 만들었고, 축구협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만든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한다. 제도와 인프라 면에서 한국 축구의 큰 변화를 가져왔고, 또 가져올 것이다. 가장 아쉬운 건 역시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여러 가지 논란과 오해였다. 소통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계기가 됐다. 소통위원회를 신설하고 홍보실도 대폭 개편했다. 뉴미디어 대변인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축구팬들과의 더 많은 소통과 대화를 위해 노력하려 한다.”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이자 HDC그룹 회장으로 재계와 축구계에 모두 몸담고 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울산 현대(현 울산 HD) 구단주를 맡으면서 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전북 현대(1997~99) 구단주를 거쳐 2000년부터는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고 있다.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았고 2013년 1월 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지난 2월 4연임에 성공하면서 2029년까지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 금빛 물든 불경·저승 심판관 그림, 일본에서 돌아왔다

    금빛 물든 불경·저승 심판관 그림, 일본에서 돌아왔다

    ‘감지금니’ 감색 종이에 금가루 필사보물 화엄경과 발원문 내용 일치해‘시왕도’ 조선 전기 완질 2점 중 하나지옥에서 ‘연화화생’ 등장은 첫 발견국보급 유산… “불교사 가치 큰 작품” 부처의 가르침을 감색 종이에 금을 넣은 물감으로 필사한 고려 시대 경전과 저승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시왕을 그린 조선 전기 그림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이뤄진 국보급 유산의 환수라 의미가 깊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감지금니)와 ‘시왕도’를 공개했다. 감지금니(가로 1088.5㎝, 세로 36.2㎝)는 1334년 인도에서 기원한 ‘대방광불화엄경’을 옮긴 경전이다.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금·은니)로 제작됐다. 발원문에는 ‘원통 2년 정독만달아(충렬왕 때 원나라로 가 관직에 오른 인물)가 부모와 황제 등의 은혜에 감사하며 화엄경 81권 등을 사성(寫成)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는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감지금니 권15’의 발원문과 일치한다. 한역본으로는 진본(晉本), 주본(周本), 정원본(貞元本) 등이 있는데, 환수본은 주본 80권 중 제22권을 옮겨 적었다. 화엄경의 주존불(主尊佛)인 비로자나불이 욕계에 속한 여섯 하늘 중 넷째 하늘에 있는 궁전인 도솔천궁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그 내용이다. 특히 경전의 내용을 쉽게 그림으로 그린 변상도(變相圖)가 탁월하다. 배영일 마곡사 성보박물관장은 “부처의 깨달음은 한곳에 한정돼 있지 않고 모든 곳에 있다는 것을 도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능숙한 선의 묘사에서 전문 사경승의 수준급 솜씨가 엿보인다. 완결성 높은 국보급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감지금니는 지난해 10월 일본 측 소장자가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존재가 확인됐다. 이후 조사, 협상 과정을 거쳐 올해 4월 국내로 들여왔다. 시왕도(가로 66㎝, 세로 147㎝)는 재단이 2023년 8월 일본 쪽 경매에 출품됐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낙찰받는 데 성공해 지난해 11월 국내로 돌아왔다. 현전하는 조선 전기 완질 시왕도 2점 중 하나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일본 수집가 이리에 다케오의 ‘유현재선한국고서화도록’에 소개된 바 있다. 10폭으로 구성된 환수본은 한 폭당 한 명의 시왕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다. 흔히 알려진 염라왕이 시왕의 한 명이다. 시왕은 중후한 체구에 근엄한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됐으며 체벌을 가하는 옥졸은 우락부락한 근육질로 묘사돼 있다. 등장인물의 의복과 배경에 그려진 구름무늬, 덩굴무늬 등은 고려 불화에서 자주 사용된 문양을 따른다. 지옥 장면 대부분이 고려 후기 시왕도와 유사하나 제6변성왕도는 기존과는 다른 독특함을 보인다. 원래 변성왕도는 쇳물이 끓는 솥에서 삶기는 고통을 받는 ‘확탕지옥’을 묘사하는데, 환수본에는 끓는 물이 극락세계의 연지(蓮池)로 바뀌고 그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 존재를 담았다. 이런 ‘연화화생’이 등장한 시왕도는 처음 확인됐다. 박은경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지옥에서도 죗값을 치르고 뉘우치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제작 시기가 15~16세기로 추정되는데, 고려 불화의 양식이 많이 남아 있어 15세기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 회화사를 넘어 불교사의 빈 부분을 연결할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큰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 불교미술의 진수 두 문화유산 일본에서 돌아왔다…감지금니, 시왕도 환수

    불교미술의 진수 두 문화유산 일본에서 돌아왔다…감지금니, 시왕도 환수

    감색 종이에 금을 넣은 물감으로 필사한 고려 사경(寫經)과 저승에서 망자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시왕을 그린 조선 전기 그림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불교미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두 문화유산이 일본에서 환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이하 감지금니)와 ‘시왕도’를 공개한다. 감지금니(가로 1088.5cm, 세로 36.2cm)는 고려 때인 1334년에 불교 경전을 옮겨 적은 경전으로,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정성스럽게 작성된 것이다. 표지에는 금·은니로 그려진 다섯 송이의 연꽃이 배치됐고 넝쿨무늬가 연꽃 송이를 감싸고 있다. 발원문에는 원통 2년(1334년) ‘정독만달아(鄭禿滿達兒)가 부모님과 황제 등의 은혜에 감사하며 화엄경 81권 등을 사성(寫成)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소장한 보물인 ‘감지금니 권15’의 발원문과 내용이 일치해 같은 화엄경임을 알 수 있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종의 근본 경전으로 부처와 중생이 하나라는 것을 기본 사상으로 한다. 원래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됐으며 한역본으로는 진본(晉本), 주본(周本), 정원본(貞元本) 등이 있다. 이번에 환수한 유물은 주본 80권 중 제22권을 옮겨 적은 것으로, 화엄경의 주존불(主尊佛)인 비로자나불이 욕계에 속한 여섯 하늘 중 넷째 하늘에 있는 궁전인 도솔천궁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경전의 내용을 알기 쉽게 표현한 그림인 변상도는 모두 5개의 화면으로 구성돼 있는데, 비로자나불이 보리수 아래, 도솔천 등을 넘나들며 설법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감지금니는 지난해 10월 소장자가 국외재단에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처음 존재가 확인됐다. 이후 조사, 협상 과정을 거쳐 올해 4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환수 유산인 시왕도(가로 66cm, 세로 147cm)는 국외재단이 2023년 8월 일본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한 후, 낙찰에 성공해 지난해 11월 국내로 들어왔다. 현전하는 조선 전기 완질 시왕도 2점 중 하나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일본인 수집가인 이리에 다케오의 ‘유현재선한국고서화도록’에서 해당 유물이 소개된 바 있다. 각 폭의 화기에는 제작 시기는 없으나, 시주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어 민간 발원으로 조성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시왕은 죽은 자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심판관으로 흔히 알려진 염라왕도 이중 한 명이다. 시왕은 중후한 체구에 근엄한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됐으며 체벌을 가하는 옥졸은 근육질의 우락부락한 신체로 묘사돼 있다. 시왕 등 등장인물의 의복과 배경에 그려진 구름무늬, 덩굴무늬 등은 고려 불화에서 자주 사용된 문양을 따르고 있다. 환수본은 총 10폭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 폭당 한 명의 시왕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다. 각 폭 상단에는 시왕들의 재판 주관 장면을 크게 부각시킨 한편, 하단에는 옥졸에게 체벌당하는 망자들의 처참한 광경을 비교적 작게 묘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옥 장면이 고려후기 시왕도의 도상과 유사하나, 제5염라왕도와 제6변성왕도는 기존에 알려져 있는 도상과 다른 독특함을 보여준다. 이번 환수본에는 염라왕이 쓴 면류관에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해와 달, 경전이 그려진 기존 염라왕 그림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국가유산청은 “북두칠성은 민간신앙에서 수명을 관장하는 별로, 염라왕이 중생의 죽음을 관장했던 시왕임을 의미하며 염라왕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제6변성왕도는 원래 쇳물이 끓는 솥에 삶기는 고통을 받는 지옥인 ‘확탕지옥’을 묘사하는데, 환수본에는 끓는 물이 극락세계의 연지(蓮池)로 바뀌고 그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연화화생’이 지옥 장면에 등장한 것은 이번 환수 유물을 통해 처음 발견된 사례이다. 지옥에서도 죗값을 치르고 뉘우치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국가유산청은 해석했다.
  • 재계 27위로 수직 상승… ‘모빌리티 그룹’ 거듭난 한국앤컴퍼니[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재계 27위로 수직 상승… ‘모빌리티 그룹’ 거듭난 한국앤컴퍼니[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첫 타이어 회사 ‘조선다이야’ 출발효성그룹에 편입됐다가 계열분리글로벌 7위 타이어 회사로 발돋움남매 분쟁 겪은 뒤 ‘조현범 체제’로10년 공들여 한온시스템 인수 성과전기차 판매 둔화로 실적은 부진조 회장 구속돼 경영 공백 악재도 한국타이어가 더 친숙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지난해 세계 2위의 자동차 공조 부품업체인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재계의 신흥 강자로 주목받았다. 한온시스템 인수로 재계 순위 49위에서 27위로 상승한 것은 물론 타어어·배터리에 이어 열관리 시스템까지 모빌리티 핵심 산업군을 아우르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창립 84주년을 맞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타이어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하이테크 그룹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공정 자산 총액 21조 5250억원에 달하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이던 1941년 5월 설립된 국내 최초의 타이어 회사 ‘조선다이야공업’에서 시작된다. 해방 후 정부에 귀속되면서 ‘한국다이야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1962년에는 국내 최초로 해외(파키스탄)에 타이어를 수출했다. 1967년 고 조홍제(1906~1984) 효성그룹 창업주가 인수하면서 효성그룹에 편입된다. 1968년 ‘한국타이어제조’로 이름을 바꿨고, 1977년에는 현재 사업형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ES사업본부의 전신인 ‘한국전지’를 인수했다. ●2000년대 글로벌 자동차사에 OE 공급 한국타이어의 첫 분기점은 1978년 조 창업주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효성의 주력 기업을 자식들에게 맡기면서부터였다. 장남인 고 조석래(1935~2024)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효성중공업 등을, 차남인 조양래(88)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은 한국타이어를, 삼남인 조욱래(76) 회장은 대전피혁(현 DSDL)을 물려받은 것이다. 조 창업주가 별세한 뒤 1985년 조양래 당시 한국타이어제조 사장은 효성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했고 2000년대 들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국내 1위 타이어 기업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1991년 멕시코에 첫 해외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시작했다. 1999년 2월에는 한국타이어제조에서 한국타이어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0년 이후에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아우디, BMW, 폭스바겐, 포드, GM, 크라이슬러, 혼다, 닛산, 피아트 등 유수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OE를 공급하게 됐다.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2019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이름을 바꿨고, 2020년 12월에는 지주회사였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한국앤컴퍼니로 사명을 바꿔 현 체제가 완성됐다. 특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9조 4119억원으로 미쉐린, 브리지스톤, 굿이어, 콘티넨털, 피렐리, 스미토모에 이어 세계 7위의 타이어 회사로 발돋움했다. 현재는 한국, 중국, 미국, 헝가리, 인도네시아 5개 국가의 8개 생산기지에서 연간 1억개 이상의 타이어를 생산해 세계 160여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차남 vs 장남·장녀 경영권 분쟁 하지만 경영권 분쟁은 피할 수 없었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형태로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차남 조현범(53) 당시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매각했다. 조 사장은 기존 지분 19.31%에 더해 총 42.90%를 보유해 경영권을 승계했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59)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같은 해 7월 서울가정법원에 지분 매각이 아버지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성년 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장남 조현식(55) 당시 부회장도 조 이사장 편을 들었지만 조 명예회장이 “조 사장에게 15년간 실질적 경영을 맡겼고 그동안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힘을 실어 줬고, 2021년 4월 조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에서 고문으로 물러나 ‘조현범 체제’가 안착했다. 서울가정법원은 2022년 4월 조 이사장의 한정후견 청구를 기각했고, 항고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3년에도 MBK파트너스가 당시 조 고문과 연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은 조 회장 42.03%, 조 명예회장 4.41%, 장남인 조 전 고문 18.93%, 차녀 조희원씨 10.61%, 장녀 조 이사장이 0.81%이다. 조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마케팅, 기획, 운영 등 전 분야를 거치며 5년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러한 경력으로 그는 ‘실행형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조 회장 체제에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순항했다.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매출은 2021년 7조 1411억원에서 지난해 9조 4119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6421억원에서 1조 7622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8.9%이던 영업이익률은 18.7%로 뛰었다. ●‘Hankook’ 브랜드로 스포츠 마케팅 조 회장의 대표작 중 하나는 ‘한국’(Hankook) 브랜드를 중심에 둔 글로벌 전략이다. 타이어처럼 소비자와의 접점이 적은 산업재는 브랜드 노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는 전방위 스포츠 마케팅을 직접 설계했다. 유럽축구연맹(UFEA) 유로파리그,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포뮬러 E 자동차 경주 등에서 ‘HanKook’ 로고를 노출하고 이를 통해 유럽 북미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WRC와 세계 최고 전기차 대회 포뮬러 E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조 회장의 뚝심은 2022년 준공한 아시아 최대의 주행 테스트장 ‘한국테크노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충남 태안에 있는 한국테크노링은 설계부터 포르쉐의 요구 사항에 맞춰 거대한 고속 주회로를 구성했고 이를 포함해 총 13개의 코스에서 50대의 차량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다. 이러한 투자를 기반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포르쉐, BMW M5, 벤츠 AMG, 아우디 RS 등 슈퍼카와 프리미엄 차량의 OE 공급사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BMW M5 7세대 모델에는 한국타이어의 초고성능 타이어가 독점 장착됐다. 최근에는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의 전기차 전용 사계절용 타이어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업형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핵심 법인인 ES사업본부는 납축전지 생산 외에도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7위의 스마트 에너지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차전지 전극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차량용 고성능 AGM 프리미엄 배터리를 통한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로도 사업 영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 회장이 10년 넘게 준비해 온 모빌리티 비즈니스 구상의 결실이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차·포드·벤츠·BMW 등 전 세계 60여개 완성차 브랜드에 부품을 공급한다. 일본 덴소와 함께 글로벌 공조 시장을 양분하는 핵심 기업으로, 특히 전기차 시대에 열관리 기술은 배터리 효율을 좌우하는 필수 기술로 부상했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 직후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전기차 시대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관세’로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하지만 어렵게 인수한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55억원으로 전년(2835억원) 대비 66.3% 감소했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글로벌 열관리 솔루션 기업이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의 영향이 크다. 올해 실적 전망도 불안해지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직 개편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중국, 미국, 유럽 4개 지역에 실행 중심의 지역 비즈니스클럽을 신설했다. 각 그룹에는 기존 글로벌 본부에서 맡고 있던 영업과 제품 기획, 생산, 품질 관리, 구매, 재무 등 사업 관련 주요 기능이 분할 이관됐다. 해외 실적 부진에 따라 전 세계 50여개 공장 중 상당수를 통폐합 추진 중이다. 다만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이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한온시스템의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자동차 부품 25%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관세 폭탄에 대응해 미국 테네시주 공장 연간 생산량을 내년 상반기까지 550만개에서 1200만개로 늘리고자 증설을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이 공장 증설에 따른 생산량 증가, 판매 등을 직접 점검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구속으로 꼼꼼히 챙기는 데 한계가 있고 신성장 동력 발굴도 당분간 어려워졌다. 여기에 조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남매들의 경영권 갈등 불씨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도쿄 민심’에 심판당한 자민당… 새달 참의원 선거에도 빨간불

    ‘도쿄 민심’에 심판당한 자민당… 새달 참의원 선거에도 빨간불

    지난해 가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에 몰린 일본 집권 자민당이 이번엔 도쿄 민심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2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은 21석에 그치며 역대 최저 성적표를 받았다. 다음달 2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체 127석 가운데 21석을 확보했다. 기존 30석에서 9석을 잃었다. 2017년 최저치(23석)보다도 2석 적다. 연립 여당 공명당도 4석 줄어든 19석에 머물렀다. 반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특별고문을 맡은 도민퍼스트회는 5석을 늘려 31석으로 제1당에 올라섰다. 지난해 총선에서 의석을 4배 늘린 국민민주당은 9명을 당선시키며 도의회에 처음 진출했고, 제1야당 입헌민주당도 5석 늘어난 17석을 차지했다. 일본 언론은 자민당의 대패 배경으로 쌀값 급등 등 고물가에 대한 불만과 도쿄 자민당 회파(의원 그룹)의 비자금 스캔들을 지목했다. 교도통신은 “정치자금을 둘러싼 역풍이 강해 참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민당 회파는 중앙당 파벌처럼 정치자금 파티 수입 일부를 보고서에 누락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정국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1989년 자민당은 도쿄도와 참의원 선거에서 잇따라 패한 뒤 우노 소스케 총리가 퇴진했고, 2009년에는 민주당에 도쿄를 내준 뒤 정권까지 넘겼다. 2013년엔 도쿄 제1당을 탈환한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하며 여소야대를 뒤집었다. 이번에도 그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민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짚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 2만엔(약 19만원) 지급안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마이니치신문은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을 놓칠 경우 이시바 총리 퇴진론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는 총 125명이 새로 선출된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각각 52명, 14명의 현직 의원이 대상이다. 여당이 과반을 지키려면 최소 5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대통령을 착각하게 하는 것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대통령을 착각하게 하는 것들

    ‘프레지던트’는 소박한 말이다. 협회나 동호회, 기업, 대학을 가리지 않고 단체 대표자에게 붙일 수 있다. 240여년 전 미국인들은 대통령제를 만들면서 “지극히 평범하고 평등한 의미로” 그 호칭을 선택했다. 이를 우리는 그보다 더 위대할 수 없다는 듯 대통령(大統領)이라 옮겨 부른다. 오래전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번역한 것을 따르고 있다. 대통령으로 불리는 순간 그는 보통의 사람이 아니게 된다. 누구도 경험 못 할 수준의 경호와 수행을 통해 천상(天上)으로 올려지는 자리가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관련된 우리 정치 문화는 민주주의보다 권위주의에 가깝다. 시민의 삶과 단절된 느낌을 주는 이름이 대통령이다. 벌써 여러 번 경험했듯, 이제는 몰락이 아니면 비참한 기분으로 내려와야 하는 이상한 자리가 됐다. 대통령에게 여야가 아니라 국민만 보고 일하라는 권고가 많다. 하지만 그건 민주적 대통령이 아니라 선한 군주가 되라는 권고다. 민주화가 40년째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그런 권고를 한다. 반대로 권해야 옳다. 국민은 같은 의견을 갖는 동질적인 존재가 아니다. 국민의 여러 생각을 나눠서 대표하는 것은 복수의 정당이다. 대통령은 그런 여야와 함께 공동체의 중대 의제를 두고 다투고 조정하고 협력해서 일해야 맞는 자리다. 한번 돌아보자. 정당정치를 존중하고,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한 대통령 가운데 실패한 이가 있었나? 없었다. 실패한 대통령은 한결같이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말하며 정당과 국회를 멀리했다. 야당의 반대나 언론의 비판을 참지 못했다. 자신이 속한 당에서 조금이라도 이견이 나오면 분노했다. 그러다 몰락했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때 우리는 일이 또 잘못되고 있음을 걱정해야 한다. 선거 때는 정당의 후보였다가 선거가 끝나면 여야 정당 그 이상의 국가 지도자처럼 높이 오르려 했던 대통령은 어리석었다. 자신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주권을 위임받은 단 한 사람이어서 여야 의원들보다 더 높은 곳에 서 있다고 착각했던 대통령은 오만했다. 그런 어리석은 착각이 대통령을 시민 삶이나 정치의 일상에서 떼어내 낭떠러지 절벽 끝으로 내몰았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가 좋은 동안에만 자신을 지킬 수 있었고,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하다 성과도 없이 대통령직을 떠났다. 대통령이 비판자를 정의 구현의 장애물로 여기거나 반대 진영을 사회정화 차원에서 일소해야 할 구악으로 정의하면 그때 우리는 민주주의의 옷을 걸친 전제적 통치자의 출현을 각오해야 한다. 그때 대통령은 정치로부터 소외돼 홀로만 자유로운 제왕에 가까워진다. 탄핵과 파면으로 몰락한 두 대통령을 보자. 집권 시점에 그들은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을 갈아치운 인물이었다. 그때 그들은 추앙받는 위치에 있었고, 그래서 오만했다. 그런 그들이 여야가 나눠서 이끌어야 하는 정치의 역할을 무시하고 자신을 국가나 국민과 동일시하다 허망한 운명에 빠지게 된 사례를 경험하면서,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제왕이 아니라 정치하는 사람이어야 함을 생각해 보게 된다. ‘국민’과 ‘여론’ 그리고 ‘주권’이란 말은 한국의 대통령들을 짧은 주기로 열광과 몰락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모든 게 국민의 뜻이고 여론의 흐름이고 주권자의 심판이라며 대통령을 붕 띄우는 말이었고 그러다 그를 한순간 낭떠러지로 모는 참으로 고약한 말이었다. 누군가는 “이것이 한국 민주주의의 역동성”이라며 상찬하겠지만, 국민·여론·주권이란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말이자, 정확히 말하면 ‘반정치’의 언어들이다. 조금이라도 내 생각과 어긋나면 참을 수 없는 심리를 갖게 하는 무서운 말이다. 그런 말들이 앞세워지거나 애용되면 추종자와 반대파 모두에게 끝까지 가보자는 심리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그 길은 낭떠러지다. 대통령은 국민이나 여론, 주권을 앞세워 군림하면 망하는 자리다. 대통령은 정치가이며, 따라서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란 혼자가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여야와 함께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더 큰 사회적 협력은 물론 다정한 공동체를 이끌 수 있다. 대통령은 정치적일 때만 민주적이다. 박상훈 정치학자
  • 尹 외교에 박수쳤던 일본…이재명 대통령되자 보인 반응

    尹 외교에 박수쳤던 일본…이재명 대통령되자 보인 반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일본 정부와 언론은 “예상된 결과”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서 ‘제3자 변제안’을 제시하자, 일본은 이를 “전례 없는 복원”으로 평가하며 우호적인 기류를 보였던 만큼, 정권 교체에 따른 외교 기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NHK는 3일 “한국 공영방송 KBS가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보도했다”며 “2022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에 진보 정권이 다시 들어섰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선거를 ‘내란 심판’으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여론조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며 “차분히 받아들이고 있다. 새 정부가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인 만큼, 관계 개선 흐름이 유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4일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력에 적극적이지만, 지지 기반은 일본에 비판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향후 한일 관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대통령이 과거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정책을 ‘굴욕 외교’로 비판했지만, 선거 유세에서는 “일본은 중요한 협력 대상”이라며 경제·인적 교류·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지속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경계심도 감지된다.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재명 대통령이 역사 문제에서 일본을 비판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위안부·강제동원 문제는 여전히 양국 간 갈등의 뇌관”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3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을 언급하며 과거의 강경한 태도와, 이번 대선에서 강조된 실용 외교 사이의 온도차에 주목했다. 산케이신문은 “윤석열 전 정부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중시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해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 등에서 이전 정부와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을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대통령의 대북·대중 노선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선 과정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올해는 종전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며 “새 대통령이 일본에 어떤 첫 메시지를 내놓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5·18 시민이 흉악범? 전두환 미화 게임 등장 “국내선 차단 했지만…”

    5·18 시민이 흉악범? 전두환 미화 게임 등장 “국내선 차단 했지만…”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 게임의 접속 차단 조치가 국내에서만 유효해 외교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3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외 플랫폼에서 제작된 온라인 게임 ‘광주 런닝맨’(Gwangju Running Man)의 국내 접속을 지난 3월 차단했다. 게임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시민들을 흉악범과 폭력단으로 묘사해 계엄군의 폭력 행사가 정당한 행위인 것처럼 설계됐다. 또한 5·18 학살자로서 역사적, 법적 심판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어 그를 미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광주 런닝맨은 미국의 업체 밸브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제작·배포된 이용자 생성 콘텐츠(UGC)이다. 이 때문에 광주 런닝맨은 접속 차단 조치가 국내에서만 유효할 뿐 해외에서는 여전히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용자들의 댓글 창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작성된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재단은 외교부 등 당국에 현황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관련 국제법 적용 등 구체적인 대응을 요청할 계획이다. 원순석 재단 이사장은 “이 게임을 통해 외국인에게도 5·18에 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이 주입될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우리 정부도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을 왜곡·폄훼한 온라인 게임은 지난해에도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통해 등장한 바 있으며, 현재 관련자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 [사설] 네거티브 난타전에 맞고발… 정책 토론은 언제 할 건가

    [사설] 네거티브 난타전에 맞고발… 정책 토론은 언제 할 건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난 23일 두 번째 TV 토론에서의 발언을 놓고 맞고발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전광훈 목사의 구속을 염려하며 눈물을 흘렸던 사실을 ‘허위사실’이라고 부인했다”며 공직선거법(허위사실공표죄)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과 관련 부정선거 의혹에 동조했으면서 “투·개표 조작 의혹에 동조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며 선거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후보가 그동안 HMM(옛 현대상선)의 부산 이전, 일산대교 무료화, ‘커피 한 잔 원가 120원’ 발언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 시흥시 거북섬 소재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 조성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준석 후보 등을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대선후보 1차 토론에 이어 2차 토론에서도 주요 정책을 놓고 깊이 있는 토론은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네거티브와 비방전만 더 심해졌다. 이재명 후보는 “사회통합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 사태”라며 ‘내란 비호세력 심판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총각 사칭, 검사 사칭 거짓말 많이 하는 사람”이라며 백현동, 대장동 의혹 등 5개 재판을 들어 “사기꾼”이라는 단어까지 입에 올렸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을 빗대며 “국민통합을 하려면 가정부터 통합이 돼야 한다”고 비꼬았고, 이 후보는 김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119전화 갑질 논란’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지켜보는 국민이 눈과 귀를 둘 데가 없다. 과거사를 둘러싼 흠집내기와 진흙탕 수준의 비방전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선에 답답한 마음만 더 커진다. 누가 당선되든 차기 정부와 국회, 여야 사이의 협치는 들어설 공간이 없게 된다. 분열과 혐오의 정치만 증폭될 것이 뻔하다. 정치 분야를 주제로 하는 내일 마지막 TV 토론만큼은 미래와 비전을 놓고 유권자들이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무가 대선 후보들에게는 있다. 불신이 심화된 대통령제와 국회의 특권과 독주, 대결의 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복원할 수 있는 개헌과 정치개혁, 정당개혁 방안을 놓고 생산적 논쟁을 해야 마땅하다. 경제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정치의 역할,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설득력 있는 청사진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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