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일본 시위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09
  • “하나의 중국” 외친 아이돌… 마지못한 선택일까 애국심의 발로일까

    “하나의 중국” 외친 아이돌… 마지못한 선택일까 애국심의 발로일까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중화권 출신 멤버들이 최근 “홍콩 경찰 지지” 입장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 국내 대중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이들의 행보는 팬덤 분열 등의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에프엑스 멤버 빅토리아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사진을 올리며 “나는 중국을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한다.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날 중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공유한 데 이어 전 세계 팬들이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의사를 거듭 드러낸 것이다. 엑소 레이도 이보다 이틀 전에 인스타그램에 “홍콩이 수치스럽다”며 홍콩 시위대를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또 삼성전자 글로벌 홈페이지의 국가 표기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어 갤럭시 스마트폰의 모델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빅토리아와 레이를 비롯해 이미 중국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프리스틴 출신 주결경, 미쓰에이 페이, 우주소녀 성소·미기·선의, NCT 윈윈·루카스·쿤·샤오쥔·양양 등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중화권 출신 아이돌들도 최근 일제히 “하나의 중국” 지지 의사를 밝혔다. 중국 출신인 세븐틴 디에잇과 준, 펜타곤 옌안, (여자)아이들 우기를 비롯해 대만 출신 라이관린, 홍콩 출신 갓세븐 잭슨도 SNS에 오성홍기를 게시했다. 홍콩의 자치권과 민주주의 보장을 요구하는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고,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는 홍콩 경찰과 중국 당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홍콩 시위에 부정적인 중화권 아이돌들의 태도에 국내 대중의 시선이 따가운 이유다. 이 때문에 팬덤 내 분열 분위기도 감지된다. 수년째 국내 활동 없이 중국 활동에만 주력하는 레이가 소속된 엑소 팬덤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레이를 제외한) 8인 체제 지지’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팀에 민폐 끼치지 말고 빨리 탈퇴하라”는 의견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케이팝 인기에 편승해서 돈을 벌려는 중국 아이돌을 퇴출하라”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화권 아이돌들의 이런 태도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경제적 이익을 계산한 전략과 중국의 역사적·민족적 배경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중국 정부를 지지하지 않으면 중국 내 연예 활동에서 배제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의 규모를 따지면 중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치영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이를 역사적 배경으로 분석했다. “중국인들에게는 일본과 영국 제국주의에 영향을 받은 반(半)식민지 시절의 상처가 크게 남아 있다. 그런데 홍콩 시위가 진행되면서 영국 국기가 등장하는 등 과거의 아픔을 건드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며 “‘하나의 중국’은 우리나라로 치면 ‘독도는 우리땅’처럼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콩의 불안정한 분위기로 인해 아이돌들의 현지 행사가 잇달아 취소·연기됐다. 강다니엘은 18일 예정이던 홍콩 팬미팅을 미뤘다. 갓세븐 역시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월드 투어 홍콩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구매한 전 좌석에 대해 전액 환불 처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사태의 파장은 비단 한류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 영화배우 류이페이(劉亦菲)는 최근 웨이보에 “홍콩 경찰 지지”를 밝히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가 영화 보이콧 대상이 됐다. 그가 주연으로 나서는 디즈니 영화 ‘뮬란’은 내년 개봉인데도 벌써 ‘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가 SNS상에 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람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커지는 R의 공포, 대비책 서둘러야

    경기 침체(Reccesion)에 대한 공포가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년 만기 국채금리보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낮아졌다. 통상 돈이 오랫동안 묶이는 장기채권이 단기채권보다 싸 금리가 높은데 투자자들이 앞으로 경기가 나빠져 시중금리가 더 떨어질 거라 보고 장기채권을 비싸게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를 밑돌면 경기 침체의 신호로 여겨졌다. 이 여파로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14일 3.05%나 빠졌다. 올들어 최대 하락폭이다. 그동안 유럽과 아시아의 성장을 이끌었던 독일과 중국의 경제지표도 심상치 않다. 독일은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로 역성장했다. 중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4.8% 증가했는데 이는 2002년 2월 이후 17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은 계속되고, 대선 정국인 아르헨티나는 금융시장이 폭락했고, 세계 금융중심지의 하나인 홍콩의 시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한국은 여기에 일본의 무역보복까지 더해져 어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차이도 0.077% 포인트 차이로 2008년 8월 12일 이후 가장 적어 금리 역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주장대로 경제 위기가 아닐지라도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는 위험하다. 경제는 심리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 5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예산은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고 경제침체를 막을 수 있는 곳에 쓰여야 한다. 4년 동안 계속되던 세수 호황이 끝나고 올 상반기 세수가 지난해보다 1조원 적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1원이라도 허투루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이 먼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마련돼있다고 하지 말고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라. 지원조건 등을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홈페지에 올렸다고 만족하지 말고 취약계층이 자주 찾는 장소에 찾아가서 알려줘라. 대·중소기업 상생을 말로만 떠들지말고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중소기업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핫라인을 정비해라. 통화당국도 다양한 통화정책의 수단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뉴욕에서도 “NO 아베”…교민들, 日 총영사관 앞 규탄 시위

    뉴욕에서도 “NO 아베”…교민들, 日 총영사관 앞 규탄 시위

    미국 뉴욕에서도 15일(현지시간) 광복절을 맞아 기념행사와 일본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날 뉴욕 맨해튼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현지 교민들은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고, 한국에 대한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을 규탄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시위에는 교민 30명이 참석해 “노(No) 아베”를 외쳤다. 이들은 “침략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무모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경제 보복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아베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원칙에 흔들림 없는 당당한 대응을, 재미 교민사회에 대해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에는 뉴욕 퀸스 플러싱의 대동 연회장에서 주뉴욕 대한민국총영사관과 뉴욕한인회, 대한민국 광복회 뉴욕지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 공동개최로 약 300여명의 교민이 참석한 가운데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개최됐다. 또 오후 6시부터는 코리 존슨 뉴욕시의회 의장 주최로 맨해튼의 뉴욕시의회 청사에서 광복절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美국채 금리 역전·뉴욕증시 3%대 폭락… 경기침체 공포 확산

    美국채 금리 역전·뉴욕증시 3%대 폭락… 경기침체 공포 확산

    다우는 3.05% 떨어져 올들어 최대 낙폭 닛케이지수도 경계감 반영 1.21% 하락 일각선 “美 경제 침체 가능성 크지 않아” 트럼프 “미친 수익률 역전”… 연준 비판금융시장에 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및 홍콩 시위의 장기화와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이 극도로 안전한 자산인 미국채에 투자하면서 10년물 금리가 2년물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금융시장이 공포에 물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경기 침체의 시작으로 보는 것에 조심스러워하고 있다.15일 일본 대표적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으로 전날보다 1.21%가 하락한 2만 405.65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락으로 출발했다가 장 막판에 힘을 받아 0.25% 올랐다. 앞서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05% 폭락해 올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2.93%, 나스닥 지수는 3.02%씩 폭락하면서 침체 공포가 반영됐다. 마켓워치·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19%를 기록한 반면 2년물 금리는 1.628%로 10년물 금리가 더 낮아졌다. 10년물 금리가 7월 31일 2.02%에서 이날 1.61%로 떨어졌다고 AP가 전했다. 통상적으로 장기 국채의 수익률, 즉 금리는 단기보다 높지만 장기 국채의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를 예상한다는 의미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1978년 이후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은 5번 발생했고, 모두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금리 역전 발생 이후 침체가 찾아온 시기는 평균 22개월 뒤였다. 가장 최근 이런 역전이 시작된 것은 2007년 6월로, 1년여 뒤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경기침체로 이어졌다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인 CNBC가 전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역전은 과거와 달리 경기침체의 신호가 아닐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장기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는 데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 외에도 다수의 요인이 있다”며 “이번의 수익률 역전은 과거보다 덜 정확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가능성도 이전보다 증가했지만,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런 침체 우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친 수익률 곡선 역전!”이라며 “우리는 쉽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데 연준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연준은 금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렸고, 이제는 너무 늦게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日 사죄하고 배상하라”… 광복절 10만명 ‘NO 아베 촛불’ 들다

    “日 사죄하고 배상하라”… 광복절 10만명 ‘NO 아베 촛불’ 들다

    750개 단체 광화문광장 ‘범국민 문화제’ 자유발언 땐 “신혼살림도 日 제품 불매” 낮엔 서울광장 ‘강제동원 해결 시민대회’ 참가자들 주한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 日 시민단체도 도쿄서 아베 비판 시위 일본의 경제보복 탓에 촉발된 한일 갈등 국면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반(反)아베 집회가 열렸다. 750여개 시민사회 단체로 꾸려진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북측에서 ‘8·15 제74주년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 10만명(주최 측 추산)은 우산을 내려놓고 ‘NO 아베’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은 광장 곳곳에서 “강제징용 사죄하라”, “침략 지배 사죄하라”, “경제 침탈, 평화 위협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공연과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 문화제에서 발언자로 나선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0)씨는 “여러분,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젊은이들이 한몸, 한뜻이 돼야 한다”며 “아베한테 할 말은 다 하고, 용기를 내서 우리 한국 사람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지 말고 끝까지 싸워 아베를 끌어내리자”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김서경 작가도 발언대에 올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트리엔날레에서 전시 중이던 소녀상이 사흘 만에 전시 중단을 당했다”면서 “하지만 일본인들이 우리를 위해 시위를 해 주고 있다. 소녀상이 이름에 걸맞게 평화의 소녀상으로 역할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며 신혼살림을 장만하고 있다는 예비부부 성치화·최경은씨는 “답답한 마음에 결혼 준비를 미루고 이 자리에 왔다”면서 “아베의 도발에 똘똘 뭉쳐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자”고 강조했다. 문화제가 진행되던 광화문 일대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도 동시에 열려 작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퇴진’ 머리띠를 맨 여성들이 탄 트럭이 촛불 문화제 무대 근처로 접근하자 문화제 참가자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이들을 쫓아냈다. 꽹과리를 치면서 문화제를 방해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촛불 문화제 시민들이 “매국노”라고 외치며 부딪치자 경찰은 이들 사이를 막아섰다. 앞서 이날 오전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서울광장에서 ‘일제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2000명(주최 측 추산)가량의 참가자들은 장대비 속에 우산을 들거나 비옷을 입고 “강제동원 사죄하라”, “아베는 사죄하고 배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에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도 참여했다. 징용 피해자 이춘식(95)씨는 “할 말은 많지만 목이 메어 못한다. 미안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대회 종료 후 비둘기 형상 풍선 200여개를 들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노동자들도 한데 모여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광화문광장에서 ‘8·15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일본과 북측 단체도 아베 정부의 행보에 비판 목소리를 더했다.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에서는 일본 평화포럼, 재일한국인민주통일연합,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가 국내 단체와 함께 공동호소문을 내며 아베 정부를 비판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욱일기를 찢었다. 전국 곳곳에서도 광복절 행사가 열렸다. 경북 울릉도 사동항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태권도 퍼포먼스가 개최됐고, 경기 용인의 용신중 학생 100명은 만세삼창을 하며 광복의 순간을 재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저녁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 앞에서도 아베 정권 비판 집회가 열렸다. 일본 시민단체 ‘평화와 민주주의를 목표로 하는 전국 교환회’ 등은 ‘아베 그만둬라’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동아시아 평화를 만들어가는 한일 평화시민 공동선언’을 낭독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文, 비핵화 중재자에서 인내자로… “북미 협상재개 중대 고비”

    文, 비핵화 중재자에서 인내자로… “북미 협상재개 중대 고비”

    “북미 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할 때” 한국 역할 강조하지 않고 대화 촉구 北 통미봉남 전략에 입장 선회한 듯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모색하는 현 시점을 ‘중대한 고비’라고 규정하면서도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자임하기보다는 북미 양측에 대화를 촉구하면서 절제된 수준으로 협상 재개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한이 최근 ‘통미봉남’ 전략을 취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돼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지난 2월 28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3·1절 기념사에서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 낼 것”이라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북한은 지난 2월 2차 정상회담 이후 회담 결렬의 책임이 남한의 ‘잘못된’ 중재에 있다고 판단,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과 직거래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남한 정부에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말했으며, 북한은 최근 들어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무력시위와 함께 비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정부가 북미 협상에 공개적으로 관여하며 북한의 반발을 불러들이기보다는 실무협상이 재개되기까지 대화 분위기를 조성·유지하며 간접적으로 재개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무력시위로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국내외 회의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예의 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특별히 일본을 언급한 것은 지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일본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인식하에 일본을 비핵화 협상의 우호적 파트너로 유도하고자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손잡은 한일 시민·노동자 “아베 경제보복 규탄”

    손잡은 한일 시민·노동자 “아베 경제보복 규탄”

    日젠로렌 “한국 불매운동은 反아베 행동”…한일 노동자·시민 ‘성숙한 연대’ 오다가와 의장 “27일 아베 관저 앞 시위” 민주노총 김명환 “양국 노조 공동 행동” 한일 양국의 시민과 노동자들이 74주년 광복절인 15일 손을 잡고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과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양국 시민사회는 성숙한 모습으로 연대 노력을 하고 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광복 74주년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시민대회에는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과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노총인 전국노동조합총연합회(全勞聯·젠로렌) 오다가와 요시카즈 의장이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고 한국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비 오는 날씨에도 집회에 모인 2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한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야노 사무국장은 “일본 정부는 지난해 (강제동원 관련) 한국 대법원 판결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사죄는커녕 배상 이행도 안 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정치 상황이 간단하지 않지만, 피해자들이 35년 넘게 싸워 온만큼 함께 극복할 것을 약속하면서 싸우자”고 말했다. 일본 ‘공동행동’은 일본 내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동자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11월 모여 만든 연대체로, 이번 서울 집회와 평화행진을 한국 ‘공동행동’과 함께 준비해 왔다. 서울광장 집회에서는 일본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하루유키 니이(68)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일본이 먼저 제대로 된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에서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한일 관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젠로렌의 오다가와 의장은 이날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간담회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령 발효 전날인 오는 27일 아베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행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또 “아베 정권은 일본 내 우파 세력의 지지와 관심을 끌어들이려고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다가와 의장은 “한일 양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해 무역 마찰이 발생하면 (일본 제품을) 생산하는 곳에 여파가 생기고, 한국 관광객이 감소해 일본 노동자들이 직격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해고 등 ‘경영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어 이를 (노동조합이) 막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다가와 의장은 한국 내 일제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한국 시민사회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한국의 불매운동을 ‘반일 행동’ 또는 ‘반아베 행동’으로 보는 견해로 나뉘는데, 젠로렌은 ‘반아베 행동’으로 본다”면서 “양국 노조가 더더욱 신뢰를 강화하고 연대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74년 전 700만 조선 민중이 일본과 동아시아 각국으로 전쟁 물자를 대기 위해 끌려갔다”면서 “민주노총은 그 역사를 제대로 세우고, 평화헌법을 수호하려는 (젠로렌을 비롯한) 일본 양심세력과 공동행동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4회]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양승태 법정서 불거진 ‘매춘’ 설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4회]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양승태 법정서 불거진 ‘매춘’ 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 23차 공판 지상중계檢, 위안부 재판 검토 보고서 내 ‘매춘’ 표현 문제 삼아보고서 작성 판사 “일본 주장을 그대로 적은 것일 뿐”“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일부 표현만 문제 삼아 유감”일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전범기업의 개인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한 일본의 경제보복과 이에 맞서는 정부와 국민들의 대응으로 올해 광복절은 더 뜨겁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1400회째 수요시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명이 참석했다. 마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겹쳐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달궈졌다. 그리고 같은 날, 일제 강제징용 사건을 놓고 청와대·정부와 이른바 ‘재판 거래’를 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법정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매춘’ 표현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3회 공판에서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조모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동원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 입장을 대법원에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 조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2016년 1월 4일자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 관련 검토’ 보고서다. 조 부장판사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이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임 전 차장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 소부 판결”이라면서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위안부 손해배상 사건의 여러 쟁점사항을 설명해 주면서 “(원고들이 승소하기) 어려운 사건 아니겠느냐”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주권면제(국가간 주권은 평등하므로 국가와 그 재산이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의 집행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법 원칙), 통치행위, 한일 위안부 합의, 소멸시효 등을 핵심 쟁점으로 언급했고, 이러한 취지에 맞춰 조 부장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낸 소송의 결론도 부정적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 부장판사는 “일단 사건을 검토해보니까 강제징용 사건과는 달리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주권면제 원칙상 다른 국가가 한 국가를 법정에 세울 수 있냐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자료를 검토했고 그 부분이 해결되지 못하면 나머지 부분은 사실 각론적인 부분이어서 자료 정리하면서 (임 전 차장이) 말씀하신 내용이나 또 보좌하는 입장에서 반대되는 판례나 견해나 그런 들을 같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前심의관, 위안부 관련 보고서에 ‘매춘’ 단어…검찰 “부적절한 것 아니냐” 특히 보고서 가운데 한 단어가 논란이 됐다. 보고서 말미 ‘향후 심리 및 결론 방향에 대한 검토’ 부분에 ‘문제점’을 다룬 내용 가운데 ‘1. 현재 통설인 제한적 면제론에 의할 때, 일본의 일본군 동원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인지, 상사적(매춘) 행위인지, 일본이 국가면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이 아직 명백하지 아니한 상태임 → 반드시 국가면제에 해당하여 재판권 없음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음’에 등장한 ‘매춘’이라는 단어였다. 검찰은 먼저 “매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당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임종헌의 지시였나, 아니면 증인이 직접 판단해서 사용한 것인가”를 물었다. 조 부장판사는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조 부장판사는 이어 “이게 주권행위라고 보면 참 딜레마인데 지금 일본이 국가적인 주권행위가 아니라 상사(商事)적 행위라고 계속 책임을 부인하고 있는데 주권행위를 부인해야 재판권이 인정되는 것이고 주권행위라고 인정하면 또 재판권이 없어지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제가 직접 기록을 본 것은 아니지만 관련 논문을 보니까 당사자들도 재판권 자체를 판단할 때는 그게 상사적 행위냐, 주권적 행위냐가 명백하지 않으면 일단 재판권을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나와있었고 그래서 일본의 주장이 그러하면 재판권이 없다고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기재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것을 어떻게 위안부 피해자들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검찰은 “보고서 각주를 보고 논문을 다 찾아봐도 상사적 행위인지, 주권적 행위인지에 대한 논쟁이 검토된 부분은 있지만 상사적 행위를 매춘이라고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래서 이 표현이 생경해서 임 전 차장이 지시한 것인지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그런 구체적 표현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위안부 피해를 알린 처음 세상에 알린 이후로 8월 14일 오늘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됐다. 그리고 2017년부터는 해당 법률이 통과돼 국가기념일로 법적으로 확정됐다. (위안부 문제는) 국민적 합의 내지 국가적으로 역사적 평가를 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매춘이라는 표현은 이와 달리…” 이 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증인이 말을 했는데 추가적 질문을 장황하게 하는 게 의미없다”며 말을 가로막았다. 재판부는 “질문 내용을 들어봤으면 한다”며 검찰에 다시 질문을 이어가라고 했다. 검찰은 “매춘이라는 표현은 이와 달리 귀책사유 또는 고의가 인정되는 표현인데 이런 표현을 현직 법관인 증인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용했는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다. 조 부장판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보고서 괄호 안 표현 하나를 계속 짚어서 말씀하시니까 마치 위안부 피해자 분들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자꾸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을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말… 제가··· 그 보고서의 전체적인 방향을 보시면 일본이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재판권을 인정할 여지가 있는지에 집중한 것이고 재판권이 있다고 하면 일본이 국가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데 이게 전시 국가적으로 피해자를 동원한 행위라고 하면 할수록 주권면제의 대상이 돼 재판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일본 주장이라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해서 재산권을 인정할 여지가 없을까 그 부분을 보고서의 전체 방향이 그런 것이지… 그래서 그 이후에도 각하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공시송달을 해서 일본을 우리가 법정으로 불러낼 방법이 있는지 국제법적으로나 민사소송법상 각하해야 한다고 해도 일본의 그런 범죄에 해당하는… 국가적으로도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것을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서 기재한 것이고 그러한 전체적인 방향에서 보셨으면 그러면 이해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현직 판사 “전체적으로 재판권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맥락을 봐달라” 억울함 호소 조 부장판사의 떨리는 목소리에서는 당혹스러움과 억울함이 역력했다. 쟁점을 정리하면서 위안부가 국가적으로 동원된 것이 아닌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된 것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담아 쟁점별로 재판권이 어떻게 인정될 수 있는지를 정리한 것인데 그 괄호 안 단어 하나로 자신이 마치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춘을 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공격을 받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조 부장판사가 답변을 마치자마자 “기본적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하고 검사의 질문이 뭐가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제3자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고 증언한 이후에도 거기에 대해 증인에게 이런 식으로 묻는 것은 형사소송규칙 74조 2항 1호에서 금지하는 ‘모욕적 신문’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공소사실과의 관계에 비춰봐서 물어볼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증인이 이 보고서를 임 전 차장의 대외적인 공보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작성했다고 증언했는데 이게 만약 대외적 공보자료라면 임 전 차장의 입장에서는 ‘상사적 매춘행위’ 이런 부분을 대외적으로 언론에 얘기하는 것은 매우 실언일 수 있고 부적절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증인이 실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임 전 차장의 대외적인 공보활동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 맞나? 그렇다면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아 질문하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이 표현을 언급했다. 조 부장판사는 언론에 직접 건네지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언론을 비롯해 대외적으로 관련 문의가 왔을 때 임 전 차장 등 법원 관계자들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도록 정리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부장판사는 다시 한 번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저기 저 부분(매춘)을 형광펜으로 쳐서 말씀하시니까 그렇게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처럼 질문을 하시는데 그것이 아니라 재판권을 인정하려면 일단 일본이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우리나라가 주장하는 것이 사실인지 불분명하다면 재판권은 일단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에서 기재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보지 않고 그 문구 하나만을 보시고 질문하실 때는 굉장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검찰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며 약 15분 남짓 이뤄진 설전을 멈춰세웠다. 그러나 오후 재판에서도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몇 차례 이 보고서가 도마에 올랐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조 부장판사에게 “증인은 일제의 위안부 동원 행위의 성격을 상사적 행위라고 생각한 적이 전혀 없으시죠?”라고 물으며 그의 입장을 거들었다. 조 부장판사는 “당연히 없다”고 답했다. 또 이 보고서가 사건이 계류된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에 전달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재판부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냐고도 물었고 여기에도 조 부장판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병대 측 반대신문 질문 딱 하나… “박병대 강제징용 판결 관여한 사실 알았나”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례적으로 반대신문에서 딱 한 가지 질문만 증인에게 건넸다. “증인은 심의관으로 지시받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이 사건으로 검찰에서 장기간 조사를 받고 관련 사건 재판에서 증언하고 다시 이 사건에 증인으로 채택돼 박병대 피고인과 변호인은 미안한 마음이다. 물어보고 싶은 것이 좀 있지만 딱 한 꼭지만 물어보겠다. 증인이나 다른 기조실 심의관들은 (검찰이) 문제삼는 보고서 작성 당시 박병대 피고인이 강제징용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 중 한 명이란 사실을 알았나?” 박 전 대법관은 2012년 강제징용 사건을 처음 파기환송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에 속해있었다.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사건으로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박 전 대법관은 이미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인 만큼 재판 거래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된다. 조 부장판사는 변호인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이후 검찰의 재주신문 과정에서 조 부장판사는 다시 한 번 심경을 호소했다. 검찰이 “보고서 맨 마지막 부분에 보면 ‘국민적 비판이 예상되니 국가(주권)면제 해당 여부, 반인권적 행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전제로 위안부가 일본의 조직적 행위, 반인권적 행위라는 걸 구체적으로 말하면서 여론을 악화하도록 검토’라는 부분이 있다. 판결 이외의 내용을 검토한 것인가?”라고 묻자 조 부장판사는 “그런 식으로 됐으면 좋겠다라는…보고서를 쓰다가 생각이 들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그 보고서를 쓸 때는 저도 막연히 당연히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억울할 것 같고 검토를 해보니 재판부가 인정하기는 어려운 사건이고… 그러면 이 분들은 어떻게 하면 한이 풀릴까 생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고… 제 생각을 아셨으면 좋겠고 혹시라도 나중에 지금은 뭐 행정처에서 공보 목적으로 하지만 나중에라도 재판하게 될 수 있는데 이런 내용을 기록하고 기억하면… 차장님이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 제 생각을 담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씨줄날줄] 수요시위 1400회/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요시위 1400회/이순녀 논설위원

    집회 3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현장 주변은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도 몰려드는 행인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누군가 나눠준 나비 모양 색종이가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다. 바닥에 주저앉은 시민들의 머리와 어깨에 어느새 노란 나비의 물결이 일렁였다. 어제 정오에 열린 1400회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1월 8일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시작한 지 꼬박 27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이 있던 곳, 지금은 평화의 소녀상이 의연히 자리한 곳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외쳐 왔을 기억과 연대의 함성을 떠올리니 숙연함이 밀려왔다. “일본 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신문에 나고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잡아야 한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내가 나오게 되었소.” 김학순 할머니의 피맺힌 증언은 숨죽여 지내던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의 연쇄 증언으로 이어졌고, 이는 국제사회에 일본 정부의 반인권적 범죄 행위를 널리 인식시켰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여성단체들은 2012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코소보 등 내전국의 전시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과도 연대하는 등 인권·평화 운동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1400회 수요시위에는 해외 11개국 24개 도시의 시민들이 동참해 공감과 지지를 나타냈다. 한국 정부는 뒤늦게 법을 제정해 지난해부터서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을 공식 국가기념일로 기리고 있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이다. 지난 1월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올해 세상을 떠난 이들만 벌써 다섯 분이다. 남은 생존자들이 더는 억울함 속에 눈을 감지 않도록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아 낼 책임과 의무가 한국 정부에 있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에서도 위안부를 부정하는 망언을 일삼는 극우 지식인과 단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 한다. “내가 증인”이라는 생존자의 외침이 이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지 참담할 뿐이다. coral@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일본의 혐한

    [홍석경의 문화읽기] 일본의 혐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발생한 현재 한일 관계의 긴장을 보면서 깊고 긴 상념에 빠진다. 이것은 짧게는 한국 대법원의 결정과 아베 정권의 대응으로 촉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본 내 오래된 혐한 세력이 그 뿌리이고 원인이다. 장단기적으로 자국에 별다른 이익을 가져오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될 위험이 있으며,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개별 정치인의 튀는 결정은 대부분 그의 국내 정치 기반의 지지와 항상 연결돼 있다. 현재 더욱 극렬해지고 있는 일본 극우의 혐한 시위, 서점의 혐한 코너, 한국 학교에 대한 지원 중단 등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본의 과격한 반응을 보면 오히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콤플렉스가 참으로 크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을 위해 이 정도로 대표적 타자를 만들어 증오할 만큼 일본 사회가 내적 공황 또는 정체성의 위기에 처한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답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역사적이고 인류학적인 진실에서 찾아야 할까. 필자는 프랑스에서 오래 살면서 서구의 선진성에 대한 여러 미망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됐다. 식민종주국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부유한 현재가 얼마나 과거의 치욕스러운 식민지 수탈의 덕인지 알게 됐고, 이 나라들의 정부와 국민이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책임을 인정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얼마나 그 잘못을 실질적으로 배상했는지는 여러 가지 경우와 맥락이 작동해서 짧은 글 속에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식민 주체였던 강자가 식민지였던 약자에 대한 증오를 저리 끈질기고 험하게 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런던에서 혐인도 시위, 파리에서 혐알제리 시위 같은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오히려 과거 식민지 국가들에서 양국 역사에서 부당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소명과 배상 요구가 이어진다. 유럽 극우의 유대인 혐오가 있지만 이것은 결이 다른 문제다. 반인류적 행위로 법이 엄하게 금하고 있기에 드러내 놓고 외치지는 못하고 밤에 몰래 유대인 묘지를 파손하거나 그 위에 나치 문양을 그리는 수준이다. 그런데 일본은 왜 이리도 피해자인 한국을 증오할까. 일본의 혐한 담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증오 담론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중요한 연구 주제인 증오 담론의 핵심적 사례가 될 정도다. 다행히 일본 내 혐한 인구는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여전히 한국 가수들의 일본 공연은 문제 없이 판매되고, 한국으로 오는 일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보도는 없다. 어찌 보면 이번 한일 대립은 일본 국민에게도 기회다. 세계적 자유무역 체인을 거스르고 자국과 이웃 나라, 동아시아를 넘어 다자 간 피해를 입힐 무리한 결정을 한 책임자와 자국의 패권적 욕망의 역사적 피해자인 이웃에게 혐오를 퍼붓는 저 끈질긴 야만과 증오의 세력을 도려낼 기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고립시킬 기회다. 일본이 저러는 한 절대로 일본은 동아시아든 세계에서든 어떤 리더십도 얻을 수 없다. 일본 문화에 매혹된 듯한 서구 지식인들이 일본의 정치에 대해서는 돌아서서 비웃는다는 사실은 일본 엘리트가 그토록 선망하는 서구에서 모두가 아는 비밀이다. 일본의 근대는 경제적으로만 성공한 절름발이 근대다. 일본 국민은 어떤 위로부터의 부당한 힘에 한국민처럼 집단적으로 저항해 본 적이 없고, 일본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리추얼로 변질돼 버렸다. 시민은 국가와 사회는 저리 돌아가도 오로지 자신의 삶에 장인적으로 몰두하는 우아한 개인주의로 도피해 버린 듯하다. 한일 간 이처럼 경직된 순간에 개봉된 영화 ‘봉오동 전투’가 이 사태를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까 조금 걱정했다. 영화는 짓밟힌 민족의 농부들이 떨쳐 일어난 독립군이 양민을 잔인하게 살해한 중무장한 제국군을 총칼로 쓰러뜨리는 장면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민족주의적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상영관을 가득 메운 관객이 후끈 달아오르지 않고, 예상했던 박수도 전혀 없다. 이처럼 성숙한 시민을 두고 ‘노 재팬’ 배너 달기를 주장했던 서울 중구청장 같은 반응은 이제 시대정신에 전혀 맞지 않는다. 한국민이 이번 역경을 통해 더욱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 홍콩 무력투입 임박?… 트럼프 “병력 이동 중” 中 “10분내 도착”

    홍콩 무력투입 임박?… 트럼프 “병력 이동 중” 中 “10분내 도착”

    환구시보 기자 폭행에 개입 명분 쌓는 듯 중국군도 군용차 집결 사진 공개하며 위협 트럼프 “정보기관이 보고… 모두 진정을” 공항 운영 재개… “이틀간 960억원 손실”홍콩에 중국의 ‘무력 진압’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무력 투입을 경고하고 중국 정부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군병력을 홍콩 접경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북경청년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인 정즈젠(政知見)에 따르면 중국 동부전구 육군은 위챗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홍콩 사태에 무력개입할 수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무장경찰이 아닌 중국군이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강경 진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전구 육군은 앞서 선전만 부근 춘젠 체육관에 군용 차량이 대규모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하고 홍콩 공항에서 5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위협했다. 앞서 홍콩 명보는 선전만 일대에서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특구가 통제할 수 없는 동란에 빠져들 경우 중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경고다. 중국 정부 홍콩주재 연락사무소는 이날 시위대가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집단 폭행과 불법 감금을 저지른 것에 분개하며 이런 일련의 행위는 문명 사회의 마지노선을 완전히 넘은 것으로 “심각한 폭력행위이며 테러리스트 같았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이 무력진압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은 홍콩 반정부 시위에 대한 중국 여론의 분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 점거 이틀째인 13일 밤에는 시위대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기자와 여행객을 에워싸고 폭행을 가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폭행 사건이 중국 당국의 무력개입을 촉발하는 명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홍콩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이미 선전에서 1만 2000여 무장경찰이 폭동 진압 훈련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까지 13일 트위터에 “우리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며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모두 진정하고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정도로 중국의 홍콩 사태 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는다.홍콩 시위대는 최근 시위장소를 도심에서 국제공항으로 바꿔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시위대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직접 전하려고 하면서 공항을 핵심 시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지난 주말 공항에서는 중국어와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작성된 전단지가 홍콩 국제공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달됐다”며 “전단지엔 이번 반정부 시위의 원인과 시위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20만명이 찾는 이 국제공항은 항공 화물량으로는 세계 1위이고 여객수는 세계 3위다. 시위대의 이틀째 밤샘 점거시위가 마무리된 홍콩 국제공항이 다시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공항 대변인은 점거 시위로 인해 취소·지연된 수백편의 항공기 이착륙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틀간 공항 점거시위로 979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6억 2000만 홍콩달러(약 960억원) 이상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는 홍콩 하루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중국 대학 항공정책연구센터장인 로우 충궉 박사가 말했다. 또 시위에 참가한 캐세이퍼시픽항공 조종사 2명이 해고됐다. 한편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온라인에 “항공편 취소와 여행 변경 등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며 사과의 글을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文, 국정과제위 오찬… “우리 사회 차근차근 바뀌는 중”

    文, 국정과제위 오찬… “우리 사회 차근차근 바뀌는 중”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통령 직속 국정과제위원회 위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주요 국정과제들을 설계하고 입법이 추진될 동력을 만드는 등 우리 사회를 차근차근 바꾸고 계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때론 법안을 만들어도 입법이 무산되기도 하고, 부처 논의과정에서 의견 차이로 인한 답답함이 있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위원들을 격려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집권 3년차 분야별 국정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정책 공약 이행을 독려하고자 마련된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여 만에 열렸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 8명이 참석했고, 홍콩에 머무르던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시위로 인한 국제공항 폐쇄 사태 탓에 불참했다. 일본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 장 위원장은 책 ‘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을 대통령에게 건네며 “절판돼서 읽던 책을 가져왔다. 일본 반도체 초기 기업들을 조사한 책인데, 개인의 강력한 행위들이 쌓여 산업을 일궈 냈다는 내용”이라며 “연구개발(R&D)은 불확실성을 버티고 믿어 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소규모 창의적 일자리 정책을,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지역주도 혁신성장이 절실하다”고 건의했고,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은 자치경찰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지울수록 번지리라”… 세계 37개도시 ‘연대의 날갯짓’

    “지울수록 번지리라”… 세계 37개도시 ‘연대의 날갯짓’

    국내 13개 도시 남녀노소 수만명 참가 종이 노란나비 티셔츠·가방에다 붙여 길원옥 할머니 “싸워 승리하자” 격려 성범죄생존자들 “함께한다” 지지 영상 도쿄·나고야·교토 등지서도 공개 증언“일본대사는 늙은이 말 똑똑히 들으세요. 이 늙은이들 다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죽기 전에 사과하고….”(올해 1월 별세한 김복동 할머니) “나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얼마나 아프면 저러는지 생각해 주면 좋겠다.”(길원옥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두 할머니가 수요시위에서 했던 외침들은 전시 일본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1992년 1월 시작돼 매주 수요일마다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00번째 열렸다. 이날은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기도 했다. “죽기 전에 사과하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바람이 끝내 이뤄지지 않았기에 1400번째 수요시위에서도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가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위안부 동원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35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수요시위에는 2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할머니 곁을 지켰다. 노란 나비 모양의 종이를 티셔츠와 가방 등에 붙인 참가자들은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고 외쳤다. 이날 수요시위에 참석한 길원옥(91) 할머니는 “더운데 많이 오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게 승리하는 사람”이라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국내 13개 도시뿐 아니라 일본, 미국, 대만, 호주 등 세계 12개국 37개 도시에서도 1400번째 날갯짓을 함께했다. 한일 갈등이 깊어지고 있음에도 일본 시민사회는 도쿄, 나고야, 교토 등에서 집회를 열고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던 고 김학순 할머니를 기렸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수요시위가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일본과 세계 각국으로 확대됐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알려준 평화와 인권의 정신에 세계 시민들이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대만, 북이라크, 짐바브웨, 콜롬비아, 미국, 우간다, 일본 등에서 보내온 연대의 메시지도 수요시위 현장에서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대만 타이베이 여성구제재단은 “대만에는 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두 분만 남았다”며 “정의 실현을 위해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이행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성범죄 생존자들의 목소리도 현장에서 울려 퍼졌다. 내전 중 성범죄 피해를 당한 타티아나 무카니레(콩고민주공화국)는 “할머니를 만나 제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이야기를 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시위에서는 학생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광주 신가중학교 학생회 학생들은 “중학생인 저희도 잘못하면 제일 먼저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배웠다”면서 “(일본은) 미래를 이끌어 갈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

    12개국 37개 도시서도 연대 집회 文 “피해자들 존엄 회복 위해 최선”일본 정부에 전쟁 범죄 인정과 위안부 동원 사죄 등을 촉구하며 27년간 이어져 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1400번째로 열렸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이기도 한 이날은 서울뿐 아니라 일본, 미국, 대만, 호주 등 세계 12개국 37개 도시에서 집회가 함께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는 중고생과 시민 등 2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 이행 등을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91) 할머니도 자리를 지켰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시작한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하는 것)는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위드유(피해자에 연대와 지지 뜻을 밝히는 것)를 통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전시 성폭력 추방을 위한 연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북한 측 단체인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도 연대 서한을 통해 “일본의 과거 죄악을 청산하고 그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반일 연대 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여 나가자”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평화와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해 다른 나라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을 주셨던 수많은 할머니들과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겠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70대 남성,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물 봉투 투척 소동

    70대 남성,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오물 봉투 투척 소동

    한 70대 남성이 옛 일본 대사관 앞에 오물이 담긴 봉투를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70대 남성 A씨는 14일 오전 11시쯤 미리 준비한 인분이 담긴 봉투를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을 향해 투척했다. A씨가 투척한 오물 봉투는 공사장 가림판에 맞고 떨어졌다. 다만 봉지가 터지지 않아 내용물이 쏟아지진 않았다. A씨는 근처에서 경비 중이던 경찰에 제지당했고, 경찰이 A씨를 서울 종로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등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비닐봉투를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재물손괴 미수 혐의로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400회를 맞는 날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피해자의 Me Too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With you! 가해국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가 벌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포토] ‘세계가 위드유!…일본, 피해자 목소리를 들어라’

    [서울포토] ‘세계가 위드유!…일본, 피해자 목소리를 들어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피해자의 미투에 세계가 다시 함께 외치는 위드유! 가해국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라는 주제로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요시위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개최됐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軍투입 명분 만드는 中 “홍콩 시위, 외부 세력 개입”

    軍투입 명분 만드는 中 “홍콩 시위, 외부 세력 개입”

    전날에 이어 수천명 검은 옷 입고 몰려와 출발 항공편 전면 취소… 항공대란 계속 中 “美, 홍콩 문제 흑백 전도하며 부채질” 캐나다 총리 “홍콩 시민 신중하게 다뤄야”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이틀째 국제공항까지 점거하면서 중국 지도부에 다급한 현안으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외부 세력 개입과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면서 중국군 개입 우려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시위로 마비됐던 홍콩국제공항 출발장에 13일 오후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 수천명이 다시 몰려들면서 모든 출발편이 취소돼 항공대란이 이틀째 계속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공항 당국은 성명에서 “터미널 운영이 대중 집회로 심대하게 지장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에 대한 착륙은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여행객은 가능한 한 빨리 공항을 떠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위는 지난 11일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될 위기에 처한 데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부터 공항 탑승 수속이 재개되자 출발장 체크인 카운터에는 항공편 결항으로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했던 이들이 몰려들었다. 전날 오후부터 탑승 수속 재개 전까지 310여편이 취소됐다. 이런 가운데 직원들의 시위 참여로 중국의 불매운동 타깃이 된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항공기가 중국 영공 진입을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11일 캐세이퍼시픽 뉴욕발 홍콩행 항공편이 중국 영공에 진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본래 항로를 수정해 러시아와 일본 영공을 거쳐 오사카에 착륙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에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색깔론’을 들먹였다. 실제로 반정부 시위대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철폐에서 나아가 홍콩의 자유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홍콩에서 ‘색깔혁명’(2000년대 초 옛소련 국가와 발칸반도 등에서 일어난 정권교체 혁명)에 개입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이 홍콩 문제에 대해 멋대로 지껄이고 흑백을 전도하며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관영 중앙(CC)TV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불법 무기를 이용해 시위하는 것은 테러리즘”이라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당기관지 인민일보도 홍콩 시위에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다고 하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트위터에 “무장경찰이 홍콩 인근 국경 도시 선전에 집결하고 있다”며 동영상을 같이 게재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 명분을 축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때문에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중요 현안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시위의 무력 진압 여부도 테이블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무력 개입 가능성에 각국 지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홍콩에서 정당한 우려를 가진 사람들을, 매우 신중하고 정중하게 다룰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 다수파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자신들의 자치권과 자유를 침해하려 할 때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며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사무소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을 향해 강경 진압에 반대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변인은 “미국 일부 의원이 사실을 무시하고 흑백을 전도하며 근거 없이 중앙 및 특구 정부를 헐뜯고 극단적인 폭력 분자에게 매우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월드 Zoom in] 시진핑의 ‘중국몽’… 중진국 함정에 좌초되나

    블룸버그 “미중 무역전쟁 중진국 촉매제” IMF “美 추가 관세땐 성장률 0.8%P 하락”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중국을 ‘중진국 함정’ 속에 밀어넣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회주의 중국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49년 세계 최강국 도약’을 꿈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 찬 계획이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아 좌초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기록적인 부채 규모와 환경 오염, 인구 고령화 등 리스크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생긴 걸림돌이 중국의 선진국 진입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중진국 함정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 순항하다가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이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뜻한다.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시장 자유화, 첨단기술 개발 등을 통해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더러 있지만 이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서 뉴욕대 교수는 1960년대 이후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등 5개국뿐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9일 발표한 중국경제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000억 달러(약 36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매기면 앞으로 1년간 중국 성장률이 0.8% 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의 해외시장 및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 중국에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추가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나서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입 중단을 선언하고 위안화 환율을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이 깨지는 것을 용인하며 맞대응했다. 이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양국의 대치 상황이 격화돼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제프 문 미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는 “아무리 일러도 10월 초까지는 중국의 양보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시 주석은 홍콩의 반중 시위가 격화하는 데다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커다란 내부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지도자에게 약점을 보여주는 징후는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광주학생운동 촉발 ‘댕기머리’ 박기옥 등 178명 독립유공자 포상

    국가보훈처는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댕기머리 여학생’ 박기옥(1913~1947) 선생을 포함해 178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13일 밝혔다. 건국훈장 49명을 비롯해 건국포장 28명, 대통령 표창 101명이다. 3대 항일운동으로 꼽히는 1929년 광주 학생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박기옥 선생은 광복 74년 만에 독립유공자 서훈(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박 선생은 1929년 10월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재학 시절 등굣길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들에게 댕기머리를 잡히고 모욕적 발언과 희롱을 당했다. 이듬해 백지동맹(일제강점기 시험 거부) 등 학내 항일시위에 참여했다가 퇴학을 당했다.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는 이봉구 선생은 1919년 4월 경기 화성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섰다가 체포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시위 군중과 함께 장안면·우정면 사무소, 우정면 화수리 경관주재소 등을 공격하는 데 앞장섰고 일본인 순사를 처단하며 격렬한 항일투쟁을 벌였다. 일제강점기 강연을 펼치며 한글 및 민족사의 수호와 보급 등 ‘문화 독립운동’에 앞장선 권덕규 선생과 임시정부에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하며 프랑스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홍재하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27년, 쉼없이 달려온 수요집회… 연대·평화의 장으로 거듭나다

    27년, 쉼없이 달려온 수요집회… 연대·평화의 장으로 거듭나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있는 첫 신고로 정대협, 1992년 1월 8일 첫발 내디뎌 1000회 때 ‘평화의 소녀상’ 건립 성과 70~80%가 청소년… 인권교육 산실로 할머니들 숙제 아닌 미래세대 연대를단일 주제 집회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이어져 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광복절 하루 전인 14일로 1400회째를 맞는다. 1992년 1월 처음 열려 27년 동안 단 한 주도 거르지 않았다. 피해 사실을 용기 내 고발한 할머니들과 역사적 아픔에 함께 분노하고 연대한 시민들이 똘똘 뭉쳐 이뤄 낸 결과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일제의 위안부 만행이 보편적 여성 인권을 침해하는 전시 성폭력이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수요시위에 국내외 많은 시민이 동참하게 됐다”며 “이제는 매주 시민들이 모여 연대와 평화를 외치는 상징적 집회가 됐다”고 말했다. 14일 집회는 한국과 일본 등 10개국 34개 도시에서 함께 진행된다. 수요시위의 역사는 199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로 걸려 온 한 통의 신고전화에서 시작됐다. 김학순 할머니였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외협력본부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전화를 개설했을 때 김 할머니가 첫 신고자였다”고 회고했다. 이 본부장은 “김 할머니는 ‘일본에 구걸하듯 사과를 받아 낼 게 아니다. 일본이 응당 사과해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당당하게 일본의 태도를 꾸짖었다”고 전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국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 내야 했다. 이 본부장은 “김 할머니가 증언할 당시에는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위안부 피해 여성을 국가적 망신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위로나 공감은 고사하고 사회가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조차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할머니들이 증언하실 때는 성폭력특별법도 없었다. ‘민족의 더러운 여자들’이라고 침을 뱉고 지나갈 때 용감하게 피해 사실을 드러내고 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시위는 김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이듬해부터 시작됐다.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36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정대협 주도하에 1월 8일 첫 시위를 열었다. 회원 30여명은 일본대사관 주변을 돌며 일본 정부에 위안부 강제 연행 사실 인정과 공식 사죄, 피해자에 대한 배상, 희생자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참석하지 못했던 할머니들도 용기를 내 7번째 집회부터 함께했다. 2011년에는 1000회를 맞아 옛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정대협과 국제연대 단체들이 2012년 12월 대만에서 개최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는 김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증언한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하기도 했다. 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는 항의집회를 추모집회로 대신하며 비탄에 잠긴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수요집회를 이어 온 많은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올해 1월에는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도 별세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명이다. 평균 연령은 91세다. 이용수(91) 할머니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 도중 연신 기침을 하며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활동을 멈출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14일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서울 남산에 설치되는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다. 그는 “우리는 30년 가까이 진실을 말해 왔는데, 일본 사람들은 계속 거짓말만 해 너무 속상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 없는 수요시위’가 동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한 사무총장은 “수요시위가 1000회를 넘어서면서부터 청소년 참여가 기하급수로 늘었다”며 “지금은 70~80%가 청소년이다. 인권과 평화를 기억하고 교육하는 장으로 수요집회가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소녀상 세우기 운동을 하는 이태준(28) ‘세움’ 대표는 “위안부 피해 문제는 할머니들의 숙제가 아니라 미래세대인 우리가 받아 안고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는 수요시위 현장에 서린 할머니들의 용기와 연대 정신을 계승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