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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일동포들 ‘혐한 시위 규제’ 입법운동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 일본 내 혐한시위 규제를 위한 입법 운동에 나선다. 민단은 다음달부터 중앙본부와 지방조직을 총동원해 일본 정부와 각 정당 및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상대로 혐한시위를 포함한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를 규제하는 법률 및 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진정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민단 관계자가 14일 밝혔다. 민단은 인종차별과 민족차별을 부추기는 헤이트 스피치를 법률로 금지할 것과 일본이 비준한 인종차별철폐조약 2조 1항 등에 근거해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단체들의 시위를 허가하지 말 것 등의 요구사항을 담은 진정서를 만들고 있다. 민단은 내달 17일 전국 지방단장 회의에서 전국적인 운동 방침을 확인한 뒤 연말까지 지역별로 국회 및 지방의회 의원 등을 상대로 진정 활동에 들어간다. 올가을 개원하는 일본 임시국회와 10월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의원연맹 합동총회 등에서 혐한시위 규제를 논의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혐한시위에 대해 “일본의 긍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볼 때 부끄러운 일”이라며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등 일본 내에서 혐한시위에 대한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거론하며 혐한시위를 규제하는 법률이나 조례를 제정하는 데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서원철 민단 조직국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혐한시위를 종식시킨다는 목표로 청원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광복 69주년, 우리 땅 독도 지킬 수 있을까? (下)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광복 69주년, 우리 땅 독도 지킬 수 있을까? (下)

    -이순신 장군도 통탄할 우리 전력 ‘냉혹한 현실’ 일본이 독도에서 불과 158km 떨어진 오키 제도에 적어도 2개 대대 규모의 전투기 전력을 전진 배치할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고, 섬 곳곳에 독도 탈환을 부르짖는 간판을 설치하고 있으나, 여기에 대항해 하루 속히 추진되어야 할 울릉공항은 소형 여객기 정도만 이착륙할 수 있는 간이 비행장 수준으로 건설된다는 사실은 ‘광복 69주년, 우리 땅 독도 지킬 수 있을까? 상편’에서 살펴보았다. 독도를 지키기 위한 창은 해군이고 방패는 공군이라는 표현을 한 바 있었다. 이번 하편에서는 독도에 제대로 된 비행장이 건설되지 못할 경우, 나아가 독도를 노리고 있는 일본 자위대와 우리 군의 현재 전력이 충돌할 경우 얼마나 끔찍한 결과가 나오는지 다루고자 한다. “우리의 전력은 해상자위대의 30%입니다. 객관적으로 이길 확률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무기와 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막아야 한다면 막아내겠습니다. 우리 해군의 허락 없이 그 누구도 우리 바다를 지나갈 수 없습니다” 지난 2006년 388만의 관객을 동원했던 강우석 감독의 영화 ‘한반도’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대치하고 있던 해군 작전사령관(독고영재 分)이 해상자위대를 막을 수 있겠냐는 대통령(안성기 分)의 물음에 비장한 각오로 던진 대사다. 이 몇 마디의 대사로 인해 국민 여론은 들끓었다. 국민들은 우리 해군이 고작 일본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트렸고, 인터넷에는 양측 해군의 전력을 비교하는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과연 영화 속에서 작전사령관의 대사처럼 우리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30%보다 더 형편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해군은 2014년 현재 4만 1천명의 병력과 진수되어 있는 함정을 포함해 구축함 12척, 호위함 13척, 초계함 20척, 유도탄고속함 15척, 고속정 55척, 잠수함 14척 등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해상자위대는 4만 5,800명의 병력과 항공모함으로 전용할 수 있는 헬기 구축함 3척, 구축함 41척, 호위함 6척, 유도탄고속함 6척, 잠수함 22척 등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 전력 자위대의 30%도 안돼 양적으로는 대동소이해 보이지만 질적 수준을 따지면 양측의 전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해상자위대에는 6척의 이지스 구축함뿐만 아니라 4~10개의 다목표 동시 교전 능력, 즉 1척의 군함으로 여러 개의 표적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5,000톤급 이상의 구축함이 18척이나 있다. 그러나 우리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들은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제외한 나머지 9척은 동시에 2개 이상의 표적과 교전할 수 없어 전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해역함대에 배치되어 있는 호위함은 최근 전력화가 진행 중인 일부 차기 호위함을 제외한 기존의 울산급 9척과 20척의 포항급 초계함은 현대 수상 전투의 핵심 타격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함대함 미사일 방어용 미사일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방어 수단은 기관포와 지상에서 보병들이 헬기 등에 대항하기 위해 쓰는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뿐이다. 현대적인 함대함・함대공・대잠수함 작전이 가능한 대형 전투함 위주로 구성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대함 미사일만 갖추었을 뿐 현대적인 함대공 전투나 대잠수함 작전이 대단히 제한되는 소형 전투함 위주로 구성된 우리 해군 전력을 비교한다는 것은 자동소총과 방패를 들고 방탄조끼까지 입고 있는 강도에 맞서 맨 몸으로 권총만 들고 덤비는 격과 무엇이 다를까? 그러나 양측 해군 전체 전력이 같은 해역에 옹기종기 모여 치열하게 싸울 일은 없기 때문에 전체 해군력을 비교하는 것보다 독도에서 무력 충돌이 발발할 경우 동원되는 양측의 전력을 비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독도 유사시 우리 해군은 초기 대응은 제1함대가, 본격 대응은 기동전단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제7기동전단이 나설 것이며, 해상자위대는 독도 인근을 관할구역으로 삼고 있는 제3호위대군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제7기동전단은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급 구축함 3척과 한국형 구축함인 충무공 이순신급 6척, 그리고 필요에 따라 독도함이 지원 전력으로 가세할 것이다. 제3호위대군은 2014년 8월 현재 호위대군에 편성된 헬기 구축함인 시라네를 필두로 이지스 구축함인 아타고와 묘코, 범용 구축함인 아키즈키급 1척과 다카나미급 2척, 무라사메급 1척, 아사기리급 1척 등 8척의 전투함을 이끌고 나올 것이다. 이 가운데 시라네는 내년 1월 항공모함형 헬기 구축함인 이즈모함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독도 인근에서 양측 함대가 맞붙었을 경우 각각의 전투함들의 성능을 토대로 양측의 교전 능력을 비교해보면 우리의 7전단은 일본 함대를 향해 96발의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114발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 제3호위대군은 56발의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우리와 동수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는 일본의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고, 일본 역시 우리의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의 전력은 대등하다. 이렇게 되면 우리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전력을 가진 함대가 7전단 하나뿐이지만 일본은 4개나 있다. -전투기 독도 도착도 日 5분 vs 韓 8분 일본이 2개의 호위대군을 동원하거나 우리나라의 해역함대 격인 지방대 함정까지 동원한다면 해군 전력을 놓고 보았을 때 우리 해군 기동함대는 필패한다. 우리 1함대가 가세하더라도 1함대는 소형 호위함과 고속정 위주로 편성된 전력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함대함・함대공 무장을 갖춘 해상자위대에 맞서기 어렵다. 이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오키 제도에 일본 항공자위대가 전진 배치되면 독도 해전은 해전이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의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항공자위대가 보유한 F-15CJ/DJ 改 전투기는 거듭된 성능 개량을 거쳐 우리 공군의 최신 주력기인 F-15K와 대등 이상의 공중전 성능을 자랑한다. F-16을 기반으로 일본이 독자 개발한 F-2A 지원전투기는 공대함 공격에 특화된 기체로 사거리 180km의 93식 공대함 미사일을 무려 4발이나 탑재한다. 오키 공항에는 이들 전투기가 최대 50대 이상 전개할 수 있는 넓은 여유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독도 상공에 5분 이내에 도달해 1시간 이상 체류할 수 있는 3개 대대 규모의 전투기 세력을 동원할 수 있다. 반면 우리 공군은 독도에서 330km 떨어진 대구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15K 전투기가 독도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8분이다. 이 8분이라는 시간은 연료 소모율을 급격히 높이는 애프터버너(Afterburner)를 이용해야 가능한 시간이며, 이렇게 8분 만에 도착했을 때 F-15K가 독도 상공에서 체공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보다 소형 전투기인 KF-16이 보조연료탱크를 주렁주렁 달아도 5분 남짓 체공 가능한 것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파일럿들은 기지로 돌아갈 연료에 대한 심리적 압박 때문에 독도 상공에서 자위대를 상대로 제대로 전투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진다. 항공자위대 F-15가 연료 문제로 인해 기동에 제약을 받는 우리 공군 F-15와 F-16을 상대하는 동안 다른 F-15 일부 기체와 F-2 전투기들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원거리에서부터 우리 해군이 해상자위대를 향해 발사한 함대함 미사일을 차례차례 요격해 나갈 것이다. AAM-4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F-15J는 10여대만 동원되더라도 우리 해군이 발사한 대부분의 함대함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 굳이 해상자위대가 요격에 나서지 않아도 우리 7전단은 일본 3호위대군에게 생채기 하나 낼 수 없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독도 해전 반대로 항공자위대 F-2A 1개 대대가 동원될 경우 해상・항공자위대가 우리 7전단에 쏟아 부을 수 있는 대함 미사일은 약 140여 발에 달한다. 7전단의 대공 방어능력을 30개가량 초과하는 수량이며, 이는 7전단이 가진 전투함들의 대공전투 성능을 최대로 끌어내더라도 7전단 구축함은 척당 평균 3발 이상의 미사일을 맞고 격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량해전에서 성웅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333척의 왜선을 물리쳐 우리 바다를 지켜냈다. 이것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지략과 일본 수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무기체계의 성능에 힘입은 바 컸다. 그로부터 417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해군에는 12척의 구축함이 남아 있다. 417년 전과 다른 것은 그때는 우리 12척의 배가 일본의 333척보다 뛰어난 배였지만 지금은 우리 배의 성능이 일본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이순신 장군께서 살아 돌아오신다 하더라도 독도를 지킬 수 없다.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명백백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이다. 일본은 반세기 넘게 독도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 왔지만, 우리가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독도를 빼앗기지 않은 것은 우리의 힘 때문이 아니었다. 지난 1996년, 일본이 독도 영유권에 대한 망언을 쏟아낼 때 격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에 독도 수호를 위한 해・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하라고 지시했고,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군은 1함대 전력이 중심이 되어 독도 인근에서 무력 시위성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 훈련 소식을 접한 일본 기자들은 “30분이면 전멸당할 배들을 끌고 나와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한참을 비웃었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만큼 양측의 군사력 격차는 극심했고,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독도를 강탈해 갈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영화 명량을 보면서 대부분의 관객들은 나라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순신 장군에게 쌀 한 톨 주지 않고 바다를 지키라 하는 선조와 조정에게 분노를 금치 못했을 것이다. 군함 건조와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방해하면서 압도적인 전력 우위를 가진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켜내라는 모순적인 태도는 417년 조선을 망국으로 몰아갔던 선조와 조정 대신들과 무엇이 다를까? 대한민국이 다시 빛을 본지 69년이 되는 날, 일본 내각 대신들은 침략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으로 참배하며 군국주의 회귀를 꿈꾸고 있고, 오키 제도의 독도 침공 전진기지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풍전등화의 독도를 눈 앞에 두고 이순신의 편에 설 것인가 선조의 편에 설 것인가?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소녀상도 교황을 기다렸습니다

    소녀상도 교황을 기다렸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제1139차 수요집회에 참여한 시민 2000여명은 대사관 앞 도로를 빼곡히 메운 가운데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해외 92개국에서 모은 서명용지 156만여장을 일본대사관에 전달했다. 정대협은 지난해부터 온·오프라인 방식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왔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할머니는 “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유명을 달리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힘을 써 일본이 하루빨리 공식 사죄와 배상을 하도록 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지켜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미국, 독일, 일본, 타이완, 필리핀, 네덜란드, 캐나다 등 총 7개국의 17개 단체가 함께한다. 각국에서는 지난 6일부터 전시회, 침묵시위, 거리 캠페인 등의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정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미국,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여성 인권을 위협하는 범죄, 전쟁 범죄이자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면서 서명운동에 동참했다”며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와 배상을 하고 위안부 범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날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위기의 소방관] (하)대안은 없나

    [위기의 소방관] (하)대안은 없나

    화마(火魔)와 더불어 병마(病魔)에 시달리고 열악한 장비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탓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도 소방관들은 지금까지 묵묵히 일해 왔다. 그런 그들이 지난달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체 소방관의 99%에 달하는 지방직 인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달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남상호 청장을 포함한 전국 소방 공무원의 93.5%가 국가직 전환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자칫 집단행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제대로 된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과 일원화된 조직 체계를 원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가직 전환은 지방자치단체별로 격차가 큰 장비·인력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기도 하다. 3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소방 조직은 각 지방본부에 소속된 3만 9197명의 지방직 소방관과 방재청에 소속된 322명의 국가직 소방공무원으로 이원화돼 있다. 일선 현장에서 재난 대응과 구조 작업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모두 지방공무원이다. 이원화된 체계는 인력 충원과 시설·장비 확충에 걸림돌이 된다. 지자체장의 지휘를 받는 데다 소방예산(올해 기준) 3조 1502억원 가운데 3조 260억원이 지자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전체 예산 가운데 65%인 1조 9609억원이 인건비로 쓰일 뿐이어서 낡은 장비나 고가의 펌프차 등의 교체는 늘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지방재정은 17개 광역 시·도 중 어느 한 곳도 넉넉한 곳이 없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재정 상황이나 지자체장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소방인력이나 장비의 지역별 편차가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올해 기준으로 지자체별 총예산에서 소방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제주)에서 4.6%(강원)까지 차이가 난다. 방재청은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국가안전처 산하로 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직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없이는 그동안 문제들이 반복되는 데다 자칫 세 군데 정부조직의 지휘를 받게 된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권모(43) 소방위는 “지금도 지방직 소방관을 지휘하는 시·도지사와 이들에게 예산을 내려보내는 안전행정부 양쪽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국가직이 된다고 월급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지휘체계로는 재난 대응은 물론 장비나 인력 충원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가안전처 산하로 가면 예산은 지자체와 안행부에서, 지휘는 국가안전처와 지자체에서 받는 복잡한 구조가 되기 때문에 일사불란한 재난 대응이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부상 소방관 치료를 위한 소방전문병원 설치나 국립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센터 설치 등 처우 개선과 관련한 대규모의 사업 역시 국가직 전환 무산으로 지자체에서 예산을 담당하게 되면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방안대로라면 현장 경험이 전무한 행정관료들이 소방본부를 제외한 조직 대부분을 맡게 돼 탁상행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을 끄고, 사람을 구조하는 등 집행 기능을 하는 소방과 해경, 해양수산부가 합쳐지면 관리직이 증가하고 행정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며 “국가안전처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은 국가직 322명이 되면서 자칫 현장 중심의 직무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는 소방서 업무 관할이 국가가 아닌 시·도에 있으며 미국·일본 등도 모두 지방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국가직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직 전환 요구가 거세지자 ‘소방특별계정’ 신설이나 ‘소방특별교부금’ 부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소방특별계정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고보조사업 및 운영경비 등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계정’과 유사한 형태다. 정부가 소방예산을 독립적으로 줄 테니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산이나 소방관 처우 개선은 국가직 전환의 핵심 이유가 아니다”라며 “소방특별교부금 등이 과거 실패한 이유를 돌이켜보면 문제의 핵심은 돈이 아닌 조직체계와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어떤 조직이 효과적인가가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환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형화되는 재난, 높아지는 소방관의 국가 및 공동사무 비중을 고려하면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사불란한 대응 시스템은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오늘의 눈] 가자 학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민영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가자 학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민영 국제부 기자

    지난 23일 밤 타이완에서 여객기가 비상 착륙해 50명이 사망했다는 긴급 속보가 스마트폰에 떴다. 여름휴가로 타이완 여행을 간다던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하필이면 그날 출발한다고 했고,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뜨지 못해 인천공항에서 늦도록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깜짝 놀라 전화를 걸었지만 친구는 받지 않았다.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는 두 시간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다행히 친구는 타이완에 무사히 도착해 호텔에 휴대전화를 두고 나갔다고 한다. 이라크, 리비아, 남수단 등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는 각종 테러로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700명 가까이 사망했다. 이름도 모르는 생소한 나라에서 사건이 일어나면 현실감은 제로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사고로 1명이 숨져도 뉴스지만 ‘자살 폭탄 테러로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식의 뉴스는 신문에 실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1100명이 넘는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졌다.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서구권뿐만 아니라 필리핀, 이란 등 아시아권에서도 반(反)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공습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부 무슬림이 소규모로 시위를 여는 것을 제외하고는 잠잠한 편이다. 그만큼 가자지구 사태에 무관심하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은 지난 23일부터 팔레스타인 피해주민들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시작했다. 30일까지 모인 금액은 900만원을 채 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필리핀 태풍 하이옌과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긴급구호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중동 지역 분쟁이 잦은데다 지리적으로 멀다 보니 반응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제부 기자지만 국제 뉴스는 여전히 ‘남의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과 격추 기사를 쓰면서도 그랬다. ‘내 친구가 사고 당사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공감 능력이 되살아난 것만 같다. 팔레스타인 사태는 가자 지구 사망자의 24%가 어린이란 점만 봐도 남의 일인 양 지나칠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나 결국 작은 관심이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가자 지구 학살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min@seoul.co.kr
  • 정전 61주년 전날… 北 김정은 참관하에 또 미사일

    정전 61주년 전날… 北 김정은 참관하에 또 미사일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1주년을 하루 앞두고 서해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하에 이뤄진 이번 미사일 발사가 주한미군을 겨냥했다고 명시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비해 협상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 제1위원장이 전날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도한 사실을 보도하며 “이번 훈련에는 남조선 미군기지의 타격을 맡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부대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26일 오후 9시 40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과 11㎞ 떨어진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사거리 500㎞ 안팎의 스커드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은 올 들어 이날까지 방사포 등 98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이번 발사는 지난 17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한 시위 성격이 짙다. 김 제1위원장은 “50년대부터 지금까지 백악관 주인들은 계속 교체됐지만 미국의 악랄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과의 대립 구도를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이 주한미군을 타격 대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오는 9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협상 국면으로 들어갈 것에 대비해 미사일의 정밀성을 과시하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협상 분위기를 잡아야 할 상황”이라면서 “4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을 미국과의 협상 조건으로 삼을 것에 대비해 자신의 억제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협상력을 제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위안부 문제 반박·재반박 ‘난타전’

    2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한국과 일본의 국장급 협의는 양국 간 첨예한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우리 측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일본 측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위안부 문제와 주요 현안 등 2개 섹션으로 분리해 총 220분간 진행된 협의에서 상호 간 유감 표명과 반박, 재반박 등 난타전을 벌였다. 양국 국장이 유일하게 합의한 건 내달 8·15 전후를 시점으로 4차 협의를 열기로 한 것뿐이었다. 양국 국장급 협의는 지난 4월 매달 한 차례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후 5월에 두 번째 협의까지 가졌지만 지난달엔 일본의 고노 담화 검증 여파로 불발됐다. 특히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날 도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별도의 타개책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양국 협의는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아베 신조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고노 담화 검증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이 고노 담화 계승 입장을 확고히 한 만큼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고노 담화 검증은 그 담화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궤변으로 응수하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아베 총리를 포함한 각료들의 오는 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내달 발간되는 방위백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 내용과 일본 내 극우단체의 혐한 시위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일본 군마현이 조선인 강제 징용 희생자 추도비를 철거하기로 한 데 대한 우리 측 우려도 전달했다. 반면 일본 측은 우리 사법부의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와 쓰시마 관음사의 불상 반환을 요구했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일 갈등, 터널의 끝은 보이는가’라는 주제의 세토(SETO·Seoul-Tokyo) 포럼에서 “한국과 일본이 터널을 빠져나와 빛을 봐야 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존했을 때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 게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반면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는 “터널 끝에 빛이 보이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터널을 열심히 파는데 ‘이것이 맞는 방향인지,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인지’를 터널을 파면서 생각하고 있는 상태”라며 양국 간 과거사 인식에 대한 간극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기획]드라마 ‘조선총잡이’로 본 대한제국軍 - ‘밀덕’ 고종과 ‘빵빵’했던 총기

    [기획]드라마 ‘조선총잡이’로 본 대한제국軍 - ‘밀덕’ 고종과 ‘빵빵’했던 총기

    배우 이준기와 남상미가 7년만에 다시 연기 호흡을 맞추며 화제가 된 KBS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가 매 회차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점차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마치 미국 서부개척시대에나 있을 법한 총잡이를 조선시대에 접목시킨 발상도 참신하지만, TV 드라마를 통해 20세기 초에 등장했던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총기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마니아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고종이 흥선 대원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친정(親政)을 시작한지 3년째 되는 해인 187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총기나 탄약들 대부분은 20세기에 등장한 것들이어서 1회 방영 직후부터 엉터리 고증 논란을 겪고 있다. 제작진이 고증에 맞는 총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이겠지만, 당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총기들이 쏟아져 들어왔던 조선 말기의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지금 제작진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도 무슨 총이 무슨 총인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고종의 ‘밀덕(밀리터리 덕후)’ 기질이 조선에 수십 종류의 총기를 들여다 놓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좋다는 것은 다 사라!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겪으면서 조선군은 서양의 신식 화기에 대해 적잖은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조선군은 화승총으로 무장했는데 반해 미군은 레밍턴(Remington)사의 롤링블럭(Rolling Block) 소총을 사용했다. 화승총은 숙련된 병사조차 분당 2발 이상을 사격하기 어렵고, 유효 사거리도 100m 수준이었지만, 롤링블럭 소총은 분당 10발을 발사할 수 있고, 유효 사거리도 400m에 달했다. 전투가 될 수가 없었다. 조선군의 대패에는 무엇보다 화력의 차이가 컸다. 당시 미군은 5척의 군함을 동원해 광성보 포대에 배치된 조선군 포병의 사거리 밖에서 포격을 퍼부었는데 조선군은 이 포격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는 조선으로 하여금 근대적인 군대 창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고, 그 결과 일본의 호리모토 레이조(堀本禮造)를 교관으로 초빙해 1881년 신식군대인 별기군을 창설했다. 신식군대에 대한 고종의 애착은 대단했다. 물론 1882년 임오군란과 1884년 갑신정변 등 잡음도 많았지만 고종은 별기군에서 시위대와 진위대로 이어지는 신식 군대 양성을 위해 국가 재정의 40%를 쏟아 부으면서 당시 좋다는 무기는 모조리 사들였다. 별기군 창설 당시 80명의 별기군을 위해 일본에서 무라타 13식 200정을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을 학살했던 미국의 레밍턴 롤링블럭 소총,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군사고문단이 추천한 러시아제 베르당(Verdun) 소총, 독일제 마우저(Mauser) M1871 소총, 영국제 엔필드 스나이더(Enfield Snider) 소총 등을 수천 정씩 사들이더니, 1887년부터는 삼청동에 기기창을 만들고 아예 총기를 직접 생산하는 것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신미양요 당시 포병에 당했던 설움 때문에 신식 화포 도입도 서둘렀다. 소위 암스트롱포(Armstrong Gun)로 불린 12파운드 야포는 물론 당시로서는 최신식이었던 독일제 크루프(Krupp) 75mm 속사포도 도입했다. 여기에 미국제 개틀링(Gatling) 기관총과 당시로서는 강대국들만 보유했던 최신식 기관총인 맥심(Maxim) 기관총도 도입했다. 고종은 주변 누군가에게서 그 무기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리면, 혹은 이번에는 러시아제 무기를 들여왔으니 다음에는 관계 개선 차원에서 영국제 무기를 들여와야 한다는 논리로 문어발식으로 무기 도입선을 늘려갔다. 이런 무기들을 바탕으로 1898년 시위연대가 창설되었고, 이 시위연대는 2개 보병대대와 1개 기병대대, 1개 포병대대 등을 갖춘 근대적인 보병연대로 성장했고, 1902년에는 2개 연대로 확대 개편되어 약 5,000여명의 병력과 최신 무기로 무장한 부대로 다시 태어났다. 1900년 기준으로 대한제국은 이러한 시위대 이외에도 지방에 총 6개 연대 18개 대대로 구성된 21,000명의 진위대도 운영했기 때문에 구한말 대한제국의 군사력은 결코 약한 수준이 아니었다. -장비가 좋아도 의지가 없다면... 당시 조선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26,000여명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러일전쟁이 발발할 당시 일본 육군의 총병력은 15만 명 수준이었는데, 1개 연대 병력을 상륙시킨 이후 야금야금 병력 규모를 늘려 1904년에는 10만 명의 병력을 조선에 진주시키기에 이르렀다. 만약 고종이 좀 더 기민하게 움직여 지방에 산개된 진위대 병력을 집중해 운용하면서 일본군의 상륙을 방해하고, 러시아 극동군의 군사 개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였더라면 대한제국이 그리 허망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한제국은 26,000명의 근대화된 군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본이 러일전쟁을 준비하던 1904년부터 그 어떤 군사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일본이 쓰시마 해전과 뤼순 전투에서 러시아에 대승을 거두면서 러일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자신의 군사력을 이용해 일본군의 배후를 칠 그 어떤 궁리도 하지 못했다. 청국과 러시아를 물리치고 한반도를 독점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일본은 1905년 군대로 왕궁을 포위하고 친일파를 앞세워 을사늑약(乙巳勒約)을 체결했다. 이 늑약에 따라 설치된 통감부는 1907년 고종을 폐위・독살하고 순종을 옹립했다. 친일파에 둘러싸인 순종은 왕궁 호위를 위한 1개 대대 병력의 시위대 병력만 남기고 대한제국군을 해산하라는 조칙을 내렸다. 일본은 대한제국군의 저항에 대비했다. 수도 한성에는 신식 장비로 무장한 시위대 2개 연대 약 5,000여명의 병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제압하기 위해 제13보병사단 전 병력을 서울로 불러들이고, 제12보병여단 병력을 대대급으로 나눠 평양과 대구, 대전 등 진위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던 지역에 내려 보냈다. 이들은 대한제국 장병들을 연병장에 불러 모으고 군모를 벗기고 계급장을 뗐다. 그리고 해산을 명령했지만, 서대문에 주둔하고 있던 제1시위연대 제1대대장 박승환(朴昇煥) 참령은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했으니 만 번 죽어도 무엇이 아깝겠는가”라며 해산을 거부하고 자결했다. 박 참령의 순국이 도화선이 되어 시위대원들은 무기고를 열고 무장해 일본군과 맞서 싸웠지만, 조칙이 내려지기 이전부터 탄약고를 비워놓고 시위대 주둔기지를 포위하고 있던 일본군에 의해 70여명이 전사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의 피해를 입고 뿔뿔이 흩어졌다. 흩어진 군인들은 의병이 되거나 만주로 건너가 독립군에 투신했다. 최신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변변한 저항조차 하지 못했던 대한제국군! 역사에는 ‘if’가 없다지만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정기홍의 시시콜콜] 소방공무원 국가직化의 전제들

    [정기홍의 시시콜콜] 소방공무원 국가직化의 전제들

    광역단체에 소속된 4만 소방직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논란이 첨예해지고 있다. 소방공무원의 1인 릴레이 시위에 이어 세월호 사고 수습 소방 헬기가 광주에서 추락해 5명이 순직하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소방관의 인력·장비 부족 등 열악한 근무환경과 지자체별로 다른 수당에 대한 문제제기에 이어, 최근엔 소방단체들이 ‘119’를 본뜬 119개의 요구안도 내놓았다. 안전이 최대 화두가 된 마당에 논의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처 신설과 맞물리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방관들의 성난 요구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는 국가직으로 바뀌면 연 3조원의 예산이 추가된다며 불가 입장이다. 소방업무의 핵심인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은 지방 사무이고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주요 이유다. 교육자치와 자치경찰제 도입 등 지방분권과 자치강화 추세에 역행한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상당수 국가도 소방 사무는 지자체에 속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방공무원과 야당의 주장은 다소 다르다. 국가직으로 전환돼도 4200억원의 추가 예산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아니라도 소방 업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의 소방업무는 지자체로 이관된 1992년과 달리 재난이 대형화하고 종류도 많아졌다. 이 시간에도 소방관들은 사고현장에서 화염 등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헬기 추락 합동분향소에서 총리 앞에 무릎을 꿇고 “소방관을 외면하지 말라”는 소방 공무원의 말이 어찌 가볍게 보이겠나. 국가직화가 국민 안전을 보다 더 돌보게 된다면 마다할 일은 아니다.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세부 개선안을 내놓길 바란다. 방화복 등 개인 안전장구 지급과 지자체별 수당 차이 해소 등 처우 개선책이 그런 것이다. 나아가 국가직화가 안 되면 그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지금은 안 되지만 어느 시점에 고려할 수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접근 방식이 유연해져야 한다. 이래야 정부조직법 등 굵직한 법적·제도적 사안이 후속으로 논의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소방문제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에 자유롭지 못하다. 중앙정부는 지방사무라는 이유로, 지자체는 적은 예산을 이유로 소방분야를 홀대해 왔다. 지자체는 안전관련 특별교부금을 제멋대로 전용했다. 이 문제가 ‘소방직발(發)’ 사회갈등으로 옮아가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조선총잡이로 본 ‘밀덕’ 고종과 빵빵했던 대한제국군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조선총잡이로 본 ‘밀덕’ 고종과 빵빵했던 대한제국군

    배우 이준기와 남상미가 7년만에 다시 연기 호흡을 맞추며 화제가 된 KBS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가 매 회차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점차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마치 미국 서부개척시대에나 있을 법한 총잡이를 조선시대에 접목시킨 발상도 참신하지만, TV 드라마를 통해 20세기 초에 등장했던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총기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마니아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고종이 흥선 대원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친정(親政)을 시작한지 3년째 되는 해인 187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총기나 탄약들 대부분은 20세기에 등장한 것들이어서 1회 방영 직후부터 엉터리 고증 논란을 겪고 있다. 제작진이 고증에 맞는 총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이겠지만, 당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총기들이 쏟아져 들어왔던 조선 말기의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지금 제작진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도 무슨 총이 무슨 총인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고종의 ‘밀덕(밀리터리 덕후)’ 기질이 조선에 수십 종류의 총기를 들여다 놓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좋다는 것은 다 사라!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겪으면서 조선군은 서양의 신식 화기에 대해 적잖은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조선군은 화승총으로 무장했는데 반해 미군은 레밍턴(Remington)사의 롤링블럭(Rolling Block) 소총을 사용했다. 화승총은 숙련된 병사조차 분당 2발 이상을 사격하기 어렵고, 유효 사거리도 100m 수준이었지만, 롤링블럭 소총은 분당 10발을 발사할 수 있고, 유효 사거리도 400m에 달했다. 전투가 될 수가 없었다. 조선군의 대패에는 무엇보다 화력의 차이가 컸다. 당시 미군은 5척의 군함을 동원해 광성보 포대에 배치된 조선군 포병의 사거리 밖에서 포격을 퍼부었는데 조선군은 이 포격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는 조선으로 하여금 근대적인 군대 창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고, 그 결과 일본의 호리모토 레이조(堀本禮造)를 교관으로 초빙해 1881년 신식군대인 별기군을 창설했다. 신식군대에 대한 고종의 애착은 대단했다. 물론 1882년 임오군란과 1884년 갑신정변 등 잡음도 많았지만 고종은 별기군에서 시위대와 진위대로 이어지는 신식 군대 양성을 위해 국가 재정의 40%를 쏟아 부으면서 당시 좋다는 무기는 모조리 사들였다. 별기군 창설 당시 80명의 별기군을 위해 일본에서 무라타 13식 200정을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을 학살했던 미국의 레밍턴 롤링블럭 소총,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군사고문단이 추천한 러시아제 베르당(Verdun) 소총, 독일제 마우저(Mauser) M1871 소총, 영국제 엔필드 스나이더(Enfield Snider) 소총 등을 수천 정씩 사들이더니, 1887년부터는 삼청동에 기기창을 만들고 아예 총기를 직접 생산하는 것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신미양요 당시 포병에 당했던 설움 때문에 신식 화포 도입도 서둘렀다. 소위 암스트롱포(Armstrong Gun)로 불린 12파운드 야포는 물론 당시로서는 최신식이었던 독일제 크루프(Krupp) 75mm 속사포도 도입했다. 여기에 미국제 개틀링(Gatling) 기관총과 당시로서는 강대국들만 보유했던 최신식 기관총인 맥심(Maxim) 기관총도 도입했다. 고종은 주변 누군가에게서 그 무기가 좋다는 이야기만 들리면, 혹은 이번에는 러시아제 무기를 들여왔으니 다음에는 관계 개선 차원에서 영국제 무기를 들여와야 한다는 논리로 문어발식으로 무기 도입선을 늘려갔다. 이런 무기들을 바탕으로 1898년 시위연대가 창설되었고, 이 시위연대는 2개 보병대대와 1개 기병대대, 1개 포병대대 등을 갖춘 근대적인 보병연대로 성장했고, 1902년에는 2개 연대로 확대 개편되어 약 5,000여명의 병력과 최신 무기로 무장한 부대로 다시 태어났다. 1900년 기준으로 대한제국은 이러한 시위대 이외에도 지방에 총 6개 연대 18개 대대로 구성된 21,000명의 진위대도 운영했기 때문에 구한말 대한제국의 군사력은 결코 약한 수준이 아니었다. -장비가 좋아도 의지가 없다면... 당시 조선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26,000여명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러일전쟁이 발발할 당시 일본 육군의 총병력은 15만 명 수준이었는데, 1개 연대 병력을 상륙시킨 이후 야금야금 병력 규모를 늘려 1904년에는 10만 명의 병력을 조선에 진주시키기에 이르렀다. 만약 고종이 좀 더 기민하게 움직여 지방에 산개된 진위대 병력을 집중해 운용하면서 일본군의 상륙을 방해하고, 러시아 극동군의 군사 개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였더라면 대한제국이 그리 허망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한제국은 26,000명의 근대화된 군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본이 러일전쟁을 준비하던 1904년부터 그 어떤 군사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일본이 쓰시마 해전과 뤼순 전투에서 러시아에 대승을 거두면서 러일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자신의 군사력을 이용해 일본군의 배후를 칠 그 어떤 궁리도 하지 못했다. 청국과 러시아를 물리치고 한반도를 독점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일본은 1905년 군대로 왕궁을 포위하고 친일파를 앞세워 을사늑약(乙巳勒約)을 체결했다. 이 늑약에 따라 설치된 통감부는 1907년 고종을 폐위・독살하고 순종을 옹립했다. 친일파에 둘러싸인 순종은 왕궁 호위를 위한 1개 대대 병력의 시위대 병력만 남기고 대한제국군을 해산하라는 조칙을 내렸다. 일본은 대한제국군의 저항에 대비했다. 수도 한성에는 신식 장비로 무장한 시위대 2개 연대 약 5,000여명의 병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제압하기 위해 제13보병사단 전 병력을 서울로 불러들이고, 제12보병여단 병력을 대대급으로 나눠 평양과 대구, 대전 등 진위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던 지역에 내려 보냈다. 이들은 대한제국 장병들을 연병장에 불러 모으고 군모를 벗기고 계급장을 뗐다. 그리고 해산을 명령했지만, 서대문에 주둔하고 있던 제1시위연대 제1대대장 박승환(朴昇煥) 참령은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했으니 만 번 죽어도 무엇이 아깝겠는가”라며 해산을 거부하고 자결했다. 박 참령의 순국이 도화선이 되어 시위대원들은 무기고를 열고 무장해 일본군과 맞서 싸웠지만, 조칙이 내려지기 이전부터 탄약고를 비워놓고 시위대 주둔기지를 포위하고 있던 일본군에 의해 70여명이 전사하고 10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의 피해를 입고 뿔뿔이 흩어졌다. 흩어진 군인들은 의병이 되거나 만주로 건너가 독립군에 투신했다. 최신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변변한 저항조차 하지 못했던 대한제국군! 역사에는 ‘if’가 없다지만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황준국 6자회담 수석대표 15일 방일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5일 일본을 방문한다. 우리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방일하는 것은 2011년 10월 이후 2년 9개월 만으로, 한·일 양국은 북한의 무력시위 및 일본인 납북자와 관련된 북·일 합의 이행 등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는 황 본부장이 16일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동하고 일본 학계 관계자들도 두루 만난다고 밝혔다.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의 스커드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대응 방안과 비핵화 대화 재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일이 북·일 합의 및 한·중 정상회담 이후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무력시위 강도 높이는 北

    무력시위 강도 높이는 北

    북한이 14일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의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발을 발사했다. 전날 서부전선 군사분계선에서 20㎞ 떨어진 개성에서 스커드미사일 2발을 동해에 발사한 데 이어 위협 수위를 높이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포 사격은 북한군이 동해에서 실시한 대규모 사격 가운데 남한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한 것이다. 남측 고성 통일전망대에서는 관광객들이 포탄 발사로 바다에 생긴 물기둥을 목격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11시 43분부터 낮 12시 15분까지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으로 불과 수백m 떨어진 지점에서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발을 발사했다”면서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은 동해상의 북방한계선(NLL) 북쪽 1~8㎞ 해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포탄의 사거리는 3~50㎞로 추정된다”면서 “동해 NLL 이남 우리 측 해역으로 떨어진 포탄은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금강산 구선봉 뒤 포 진지에서 240㎜, 122㎜ 방사포와 76.2㎜ 해안포를 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 당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를 직접 지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은 16~21일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참가하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강석주 북한 노동당 비서는 북한을 방문한 일본 의원들에게 최근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의 군사훈련에 대한 대항 수단”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노인·위안부 할머니… 소외된 이들 품은 무대

    노인·위안부 할머니… 소외된 이들 품은 무대

    어디선가 계속 냄새가 난다. 구석구석 숯도 놓고, 세제로 닦아 보지만 악취는 더 강해질 뿐이다. 변두리 다세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유독 냄새에 민감하다. 60대 후반의 고 영감은 30년을 사장 운전기사로 살다가 이제는 택시기사를 하고 있다. 행여 사장이 불쾌해할까봐 몸을 삐끗해도 파스 한 장 못 붙였고, 지금은 손님이 ‘늙은이 냄새’ 난다고 할까봐 수시로 목욕하면서 ‘아무 냄새도 나면 안 되게 살아’왔다. 취업준비생 정태는 어느 회사 사무실에라도 자신의 체취를 남기고 싶고, 40대 부녀회장은 검은 연기와 매캐한 냄새를 풍기는 소각장을 철거하려고 열성적으로 시위하고 있다. 그의 남편은 작은 낌새라도 놓치지 않아야 ‘대박’을 건지는 경마장을 늘상 찾는다. 갖가지 이유로 냄새에 예민한 사람들이 정작 집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런데 이 냄새의 원인, 이들은 알고 있다. 모르고 싶을 뿐. 서울 종로구 명륜동 극장 동국에서 상연하는 연극 ‘냄새 풍기기’는 유쾌하지만 극장을 떠날 때면 생각거리를 던진다. 염지영 작가의 희곡을 극화한 이재윤 연출은 이 작품을 “서민, 노인복지 사회극”이라고 이름 붙였다. 낡은 다세대주택을 휘감은 악취를 두고 ‘냄새’로 통용되는 가능한 상황을 끄집어낸다. 인간의 체취부터 수상한 낌새, 불길한 조짐, 불안한 기색 등 모든 ‘냄새 나는’ 일들을 드러낸다. 이들은 냄새 때문에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지만 악취 제거에는 남의 손만 빌린다. 그런 의미에서 “소소한 욕망을 자제하고 공동체에 참여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장 교수는 가장 이성적인 지성인이지만, 어찌 보면 가장 불합리한 인물이다. 보이지 않는 ‘냄새’를 중심으로 풀어내지만 극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명확하다. 27일까지. 2만원. (02)3676-3676. ‘냄새 풍기기’가 독거 노인을 소재로 했다면, 연극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야기한다. 15세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영자가 주인공이다. 자신의 참혹한 과거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하다가 마침내 기억과 응어리를 세상에 쏟아낸다. 무대는 일본의 ‘역사왜곡 망언’이 보도된 한국·일본 신문을 펴발라 만들었다. 무대에는 영자를 연기하는 중견배우 박승태를 비롯한 배우 3명, 영자의 심정과 분위기를 이끄는 고수 2명이 전부다. 허전한 빈자리를 영자가 평생 느낀 고독과 슬픔, 분노가 가득 메운다. 작품은 1995년에 초연한 뒤 19년 만에 무대에 다시 올랐다. 후지타 아사야 연출은 “일본 정부가 또다시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면서 “일본에도 (아베) 총리 같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 줬으면 한다. 우리는 소수이지만 힘을 모아 이 일을 진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놈들, 우리가 죽는 것만 기다리고 있으니까 죽어도 죽을 수 없다는 걸 보여 줘야지. 일본으로 가자”는 영자의 대사는 현실이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분노가 치밀 테지만 놓칠 수 없는 연극 ‘거짓말쟁이 여자, 영자’는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20일까지 공연한다. 3만원. 070-4066-2400.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는 오는 8월 8일 경기도 용인 경기도국악당 흥겨운극장에서 공연하는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할머니들이 가졌을 어린 시절 꿈과 감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공연 양식을 한 무대에 올렸다. 월드뮤직 그룹 ‘윤주희 소우주 앙상블’ 연주, 영화 ‘전국노래자랑’을 만든 이종필 감독의 영상, VJ 공하얀마음의 모션그래픽, 신유희의 현대 무용이 어우러진다. 3만원. (031)289-6400.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사설] 동북아 방정식 국익 앞세워 해법 찾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방한 활동을 통해 한국을 ‘친척의 나라’로 호칭하며 강도 높은 ‘러브콜’을 보냈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 일본 대신 중국과 손을 맞잡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항일 공동기념식 개최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등 우리 측으로선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제안도 과감하게 내놓았다. 동북아 정세가 격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앞에 또다시 고차원적인 외교 방정식 숙제가 놓인 양상이다.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팀의 어깨에 한없이 막중한 책무가 얹혀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세력 재편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미·일 대 북·중’이라는 전통적인 진영 간의 대결구도는 깨진 지 오래다. 아시아 회귀 전략을 구사하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 간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3각동맹 현 체제 유지에 매달리고 있다. 미국의 지원을 업은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채비를 갖췄다. 고노담화 검증 등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 페달을 밟고 있다. 대북제재 해제에 이어 수교 카드까지 꺼내들어 북핵 공조의 균열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한해 일본에 대한 공동대응을 제안하고, 북핵 공조를 또다시 확약했다. 북·중 혈맹관계를 확신한 북한이나 “설마”하며 한·중 정상회담을 지켜봤던 일본으로선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의 충격은 시 주석 방한을 앞두고 벌인 미사일 시위를 통해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 주석이 북한과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에 대해 이같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까닭은 무엇인가. 결국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아울러 한·미·일 3각동맹의 핵심 축을 흔들어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여보겠다는 뜻도 없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중 사이에 낀 우리의 전략적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로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하자니 이미 경제적으로 한 몸이 된 중국의 반발이 겁나고, 중국과 손을 맞잡자니 전통적 우방인 미국의 눈치가 보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안팎 곱사등이 신세다. 그렇다고 한탄만 할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국익이 최우선돼야 한다. 주도적 균형외교를 통해 우리의 전략적 몸값을 높여 한반도에서는 미국도, 중국도 아닌 한국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강하면서도 부러지지 않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북핵 문제부터 출발점으로 삼길 바란다.
  • [사설] 한·중 관계 증진 넘어 북핵 공조 더 힘써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사실상 경제 분야에 국한됐던 양국 협력의 범위를 정치·안보와 인문교류 등 전방위로 대폭 확대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정랭경열(政經熱·정치는 차갑고 경제는 뜨겁다)에서 정열경열(政熱經熱)로의 변화다.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욱더 내실화, 성숙해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양국의 밀월은 오랫동안 교류해 온 두 정상 간의 신뢰가 밑바탕이 된 것이 분명하지만 북핵 위기의 고조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역학관계의 변화가 큰 영향을 끼쳤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양측은 어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등 동북아 지역 평화에 기여하는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과 일본을 콕 찍어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역내 안정을 해치는 세력에 대한 공동 대응을 천명한 것이다. 양국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1.5트랙 대화 체제 신설 등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와 관련된 합의 사항을 다양하게 쏟아냈다. 하지만 한·중 관계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좀 더 명확한 북핵 메시지가 아쉽다. 지난해보다 한 발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고는 했지만 이번에도 공동 성명에는 ‘북한 비핵화’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기존의 표현이 명기됐다. 북핵 공조 의지를 다졌으면서도 실질적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의 뜨뜻미지근한 대응에 북한이 콧방귀를 뀌며 또다시 안하무인격 도발에 나서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된다. 게다가 북한은 납북자 문제 조사에 상응하는 조치로 일본으로부터 일부 제재를 풀어 준다는 약속을 받아 낸 상황이다. 오늘 일본 각의가 인적 왕래 규제, 송금 규제, 인도적 선박 왕래 규제 등 3가지 제재를 해제하기로 결정하면 대북 제재에는 상당한 구멍이 뚫리는 셈이다. 시 주석이 북한보다 앞서서 한국을 방문하는 데 대한 반발로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인 북한이 보라는 듯 4차 핵실험으로 추가 도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 마련 등 애매모호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단호하고도 직접적인 경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중국은 명심해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을 중국이 여전히 대미 관계의 전략적 ‘지렛대’로 여기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은 난망하다. 경제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들이 나왔다. 연내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다면 양국 간 무역 교류는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의미도 크다. 국내에서 일일 단위로 위안화 청산 결제가 이뤄져 시간 및 비용이 대폭 축소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허브’ 선점 효과도 작지 않다. 시 주석은 방한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의 의지를 밝혔다. 북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다 확고한 북핵 공조다.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핵 공조에 힘을 보탤 때 양국 간 신뢰는 한층 깊어질 것이다.
  • 불황타개 슬로건·극우 선동… 아베 재무장 행보 나치 닮았다

    불황타개 슬로건·극우 선동… 아베 재무장 행보 나치 닮았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공식 발표한 1일 저녁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반대 시위에는 아베 총리의 얼굴에 콧수염을 붙여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총통에 빗댄 사진이 등장했다. 풍자 사진에는 ‘전쟁으로 가는 길’, ‘전쟁 전의 일본으로 되돌리자’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반대하는 일본 국민들은 아베 총리에게서 무엇을 봤던 것일까. 시차를 두고 국가의 운명이 반복되는 역사의 평행이론일까. 아베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용인 선언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전수방위’의 족쇄를 찼던 일본이 이제 무력을 대외 정책의 수단으로 삼으며 재군사화로 가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역사의 시계를 돌려보면 1차 세계대전에 패망했던 나치 독일이 베르사유 조약을 파기하고 재무장에 돌입해 인류에 씻을 수 없는 침략의 참화를 일으켰던 패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아베 일본과 나치 독일은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히틀러는 1933년 집권 첫해인 10월 국제연맹에서 탈퇴하고 독일 팽창정책을 선택했다. 1935년에는 1차 세계대전의 배상 책임과 군대 무장을 제한했던 베르사유 조약을 파기하고 재무장에 돌입했다. 그리고 4년 뒤인 1939년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아베 총리는 집권 첫해인 지난해 4월 “침략에는 정해진 정의가 없다”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가 하면 무라야마·고노 담화 수정 의사를 밝혔고, 드디어 헌법 해석 변경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실현하며 평화 체제의 제거에 나섰다. 이제 자위대의 국방군 격상도 추진할 태세다. 일본이 20년 넘게 장기 불황인 상태에서 아베 총리는 극우 내셔널리즘에 기반을 둔 ‘강한 일본’과 ‘아베 노믹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마치 나치 독일이 1929년 미국·유럽 대공황의 여파 속에서 국가주의를 슬로건으로 내건 것과도 유사하다. 선동 정치 수법도 유사하다. 독일 국민들의 패배 의식과 불안감을 강력한 나치즘의 선동정치로 돌파했던 것과 오버랩되는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난해 8월 발언인 “나치의 헌법개정 수법을 배워야 한다”는 일본 내 우익 진영에 묘한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며 국가적 자존심을 높이려는 것과 나치 독일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으로 독일 민족의 우월성을 과시하려고 했던 것도 유사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2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3대 요건이 제시됐지만 일본이 그 자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일본 내에서도 아베 정권이 나치 독일을 벤치마킹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진 센터장은 “집단적 자위권이 투명하게 제도적으로 운용되지 않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면밀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본의 재무장은 미국의 안보 공백을 대체하는 과정으로 미국이 일본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베 멈춰” 日 양심들의 저항

    “아베 멈춰” 日 양심들의 저항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헌법 해석 변경이 1일 각의(국무회의)결정된 것과 관련, 이에 반대하는 일본 내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총리관저 앞에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로 구성된 ‘헌법 9조 해석 변경을 저지하는 실행위원회’와 헌법학자, 작가 등이 모인 ‘전쟁에 반대하는 1000명의 위원회’ 등 2000명의 시민이 집결해 집단적 자위권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헌법 9조를 부수지 마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 방침에 거세게 저항했다. 전날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해 밤늦게까지 시위를 벌였다. 헌법학자와 전직 관료 등이 참여하는 ‘국민안보법제간담회’(이하 간담회)는 “평화주의를 버리는 중대사를, 한 정권의 자의적 해석 변경으로 용인하는 것은 입헌주의의 부정”이라면서 “각의 결정을 단념하라”고 요구하는 성명을 전날 발표했다. 이세자키 겐지 도쿄외국어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헌법 9조는 해외에서의 무력행사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면서 “무책임한 상태에서 자위대를 해외에 보낸다면 최고사령관을 자처할 자격이 없다”며 아베 신조 총리를 비판했다. 지방에서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반대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지방의 총 192개 의회가 헌법 해석 변경에 따른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심의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가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NHK가 중·참의원 사무국과 각 지자체를 취재한 결과 149개 지방의회가 반대를, 43개 의회가 신중한 논의를 요구했다. 오키나와 현 나하 시의회는 “전쟁을 경험한 비참한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많은 오키나와 현민이 타국의 전쟁에 휘말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과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신중론을 폈다. 기후현 의회에서는 자민당 계파가 “국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의를 실시하고 국민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 초안을 제출해 통과됐다. 지난 5월만 해도 이러한 목소리를 낸 지방의회는 62개에 그쳤지만 6월 들어 3배 이상 늘어났다고 NHK는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뉴스 분석] 시진핑 향한 김정은의 ‘미사일 시위’

    북한이 중국을 ‘대국주의자’로 지칭하며 압력에 굴복할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동해상에 스커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이어 갔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달 3일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방문,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대국주의’라는 용어는 일종의 패권주의를 지칭하는 것으로 강력한 대중국 비판을 의미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9일 러시아 군악단과 평양에서 합동 시가행진을 했고 주민들이 열렬하게 환호를 보냈다고 보도해 노골적으로 북·러 친선관계를 과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6일 동해상으로 300㎜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3발을 발사했고 사흘 만인 이날 새벽 원산 인근에서 다시 사거리 500㎞의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28일 1면 논설을 통해 “대원수님들(김일성·김정일)의 영도가 있었기에 제국주의자들의 그 어떤 강권 책동도, 대국주의자들의 압력도 우리 인민을 굴복시킬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제국주의자는 미국을, 대국주의자는 중국을 우회적으로 지칭한 말이다. 북한이 대국주의자를 거론하며 ‘자주’를 내세운 것은 경제·정치적 종속의 위험 수위가 높아졌다는 판단하에 탈(脫)중국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29일 “북·일 정부 간 납북자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결코 북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외무성 당국자를 통해 “통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발뺌했다. 하지만 북한은 올 들어 이날까지 11차례나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고, 이는 주로 지난 2~3월 한·미 연합군사연습 때 집중됐다. 이후 3개월 동안 추가 움직임이 없다가 26일부터 동해에서 발사 실험을 재개했다. 이는 국방장관 교체기를 맞은 우리 군 대비태세를 시험함과 동시에 시 주석의 방한 시점에 맞춘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 핵보유에 대한 반대 논의가 나올 것을 앞두고 압박하고자 하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남성, 집단자위권 반대 시위 중 분신시도 ‘충격’

    日남성, 집단자위권 반대 시위 중 분신시도 ‘충격’

    일본의 극우 보수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도쿄 중심가에서 한 남성이 집단자위권에 반대하며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이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며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건은 중년으로 보이는 남성이 JR신주쿠역 남쪽 출입구의 육교 위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1시간여 동안 집단자위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펼치던 중, 자신의 몸에 위발유로 보이는 액체를 부은 뒤 라이터를 켜 불을 질렀다. 공개된 1분 20초 분량의 영상에는 온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 몸부림치는 한 남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그의 몸에 몸을 뿌리며 진화에 나서지만, 불길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급기야 분신자살을 기도한 남성이 육교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이어진다. 이 남성은 분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영상=Maerchen Koenig 영상팀 seoultv@seoul.co.kr
  • 北에 잠수함 도발 경고… 日에 ‘독도 수호’ 천명

    北에 잠수함 도발 경고… 日에 ‘독도 수호’ 천명

    군 당국이 20일 독도 인근 동해상에서 가상의 북한 잠수함을 타격하는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군은 북한이 지난 1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잠수함 지휘 사실을 선전하자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훈련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이유로 연일 훈련에 시비를 걸어옴에 따라 동해상 훈련은 북한의 도발을 분쇄하겠다는 무력시위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일 독도 영유권 수호 의지도 천명한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군은 이날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의 지휘 아래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동쪽으로 50㎞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오전 9시부터 2시간 40분간 진행된 이번 훈련에는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3200t급) 등 수상함 19척과 해상초계기(P3CK) 2대, 링스헬기 1대 등이 참가했다. 이날 훈련은 특히 해군의 첨단 유도무기들을 수중과 공중에서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1200t급 원주함(초계함)은 경어뢰 ‘청상어’를, 유도탄고속함(PKG) 박동진함은 함대함 유도탄 ‘해성’을, 해상초계기 P3CK는 ‘하푼’ 공대함 유도탄을 1발씩 발사해 가상의 목표물에 명중시켰다. 특히 이날 3.6㎞ 거리에서 수중 60m의 가상 표적을 명중시킨 ‘청상어’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04년 개발해 실전 배치한 국산 명품 무기다. 마찬가지로 국산 함대함 유도탄 ‘해성’도 150㎞를 날아 가상 표적인 폐어선을 명중시켰다. 광개토대왕함에서 훈련을 지휘한 황 참모총장은 “북한 잠수함정과 수상함을 끝까지 추격해 격침시켜 동해를 적 잠수함의 무덤으로 만들 각오로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사격훈련에 대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영유권에 대한 일본 입장에 비춰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거듭 항의했다. 이번 실사격훈련은 애초에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과는 무관한 북한 잠수함 도발 대비 훈련이었다. 북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6일 잠수함에 올라 훈련을 지휘하면서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강조해 우리 군을 자극했다. 군 당국이 훈련을 위해 해상에 선포한 항행경보구역은 동서 148㎞, 남북 55.5㎞의 장방형 해역으로 동쪽 북단이 독도와 2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일본 정부가 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은 애초 고노 담화 검증 결과 발표를 앞두고 영토 도발을 추가로 감행해 우리 정부의 기를 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본은 이른바 고노 담화 흔들기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독도 해상 훈련’ 카드로 맞대응한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번 훈련을 계기로 일본은 앞으로 우리 군이 독도 수역이 포함된 곳에서 훈련할 때마다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에는 동해가 잠수함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기 위한 일본의 노림수에도 강력하게 대응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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