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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2016년 사용후 핵연료 포화… 日 첫 중간저장시설 무쓰 ‘연료비축센터’ 가보니

    한국, 2016년 사용후 핵연료 포화… 日 첫 중간저장시설 무쓰 ‘연료비축센터’ 가보니

    한국의 손에는 시한폭탄이 들려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핵연료가 쌓이고 쌓여 2016년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줄줄이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상황은 다급한데 논의는 더디다. 사용후 핵연료의 처리방식을 결정할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말에서야 위원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임시 저장시설이라도 만들어야 하지만 과거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홍역을 치른 탓에 논의의 장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우왕좌왕하는 한국에 참고가 될 만한 시설이 일본에서 최근 완공됐다. 아오모리현 무쓰시에 있는 ‘리사이클연료비축센터’가 주인공이다. 57개 원전을 갖고 있는 일본에서도 처음 마련된 이곳을 지난 9일 다녀왔다. 일본 혼슈 최북단, 시모키타반도 남쪽 아오모리현의 소도시 무쓰. 약 6만명이 사는 이곳은 신칸센도 닿지 않는 오지 중 하나다. 무쓰 시내에서 차로 20분가량 이동하면 무쓰만(灣)에 인접해 있는 리사이클연료비축센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용후 핵연료를 배로 전달받아 7㎞에 이르는 전용 해양도로를 통해 들여오는 구조상 바다를 접하고 있다. 2011년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을 기준으로 일본에서 연간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의 양은 1000t 정도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쓰고 난 핵연료를 재활용해 쓸 수 있는데, 연간 재처리가 가능한 양은 800t이다. 나머지 200t을 재처리가 될 때까지 열과 방사능을 낮추며 보관하는 것이 리사이클연료비축센터의 임무다. 도쿄전력과 일본원자력발전이 총 30억엔(약 345억원)의 자본금을 각각 80%와 20%씩 출자해 이 비축센터를 만들었다. 2010년부터 시설 공사에 착수했다가 3·11 원전사고 탓에 약 1년간 공사가 중지됐고, 건물은 다 지어졌지만 정부의 새로 바뀐 안전 기준이 올 12월에야 나오기 때문에 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6㏊(26만㎡) 부지 안에 들어선 가로 131m, 세로 62m, 높이 28m의 센터는 희고 두꺼운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안에 최대 3000t의 사용후 핵연료가 금속 저장 용기인 캐스크에 담겨 보관될 예정이다. 둥근 원통 모양의 이 캐스크는 무게가 120t에 달하는데, 그 안에 약 10~12t의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한다. 핵연료는 최대한 자연과 격리시켜야 한다는 상식은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캐스크는 센터 안에 그냥 보관되고, 연료에서 나오는 열도 자연환기 방식으로 식힌다. 그만큼 캐스크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캐스크는 국제기준과 일본 국내법상 기준에 의해 800도 불 속에 있어도 녹지 않고 해저 200m에 떨어져도 터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야 한다. 구보 마코토 비축센터 사장은 “정부의 안전기준에 따르면 중대 사고를 미리 생각해야 하는 시설 중 원자력발전소와 재처리 시설이 들어 있는데 중간저장시설은 들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지자체가 먼저 나서 적극적으로 시설을 유치했다는 점이다. 스기야마 마사시 당시 시장은 24억엔이라는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무쓰시립병원의 재정난을 타개하고, 이렇다 할 산업기반이 없는 무쓰시에 안정적인 세금 공급원을 만들기 위해 2000년 유치를 자원했다. 1985년부터 시장직을 맡으며 리더십을 발휘한 무쓰 토박이 스기야마 시장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50년 한정보관이라는 점도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줬다. “50년을 해보고 후손들에게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하자. 안전성에 문제가 있으면 시설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비축센터를 유치한 덕에 무쓰시는 정부에서 나오는 교부금 20억엔과 시설 측에서 내는 고정자산세를 합해 연간 약 30억엔을 받게 됐다. 전체 시 예산의 약 10%에 해당한다. 2001년부터 무쓰시 사례를 연구해온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쓰시의 경우 지원 받은 돈이 시 인프라 건설이나 의회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과 자녀들의 교육 여건 개선에 쓰여 복지 체감이 높았다”면서 “일본 내에서도 원자력 시설 유치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무쓰(아오모리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 밀피타스 시의회도 日위안부 결의안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소도시 밀피타스 시의회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했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 시의회는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위안부 결의안’(8285호)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의 망언 등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결의안과 과거 역사 등에 대해 검토했다”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에 의해 자행된 위안부 문제와 이에 대한 망언,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등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의회에 위안부 관련 주장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같은 만행을 저지른 일본 정부와 오사카 시장의 망언에 대해 비난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피해자 보상 등을 요구할 것을 요청했다. 시의회는 이 결의안을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등에게 보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23개 지방의회 “軍공항 소음 더는 못 참아”

    23개 지방의회 “軍공항 소음 더는 못 참아”

    전국 군용비행장 지역의 지방의회가 국회의 소음피해 보상 관련 법률안 제정을 앞두고 소음기준 완화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냈다. 이로써 국회 국방위원회에는 국방부, 여야 공동 발의 법안 등 관련 3개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경기 수원, 대구, 광주, 경기 평택 등 23개 지방의원으로 구성된 ‘군용비행장 피해 공동대응을 위한 지방의회 전국연합회’(군지련)는 19일 ‘소음 피해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입법 청원했다고 밝혔다. 이 법률안은 국방부가 이미 제출한 법률안과 민주당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 갑)이 대표 발의한 법률안보다 보상 기준과 소음 정도가 훨씬 강화된 내용인 만큼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군지련 소음피해관련특별위원회 국강현(광주 광산구의회) 위원장은 “국회 국방위가 국방부의 법률안 등을 심의할 때 우리가 제출한 법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약속했다”며 “군지련의 입장이 반영된 수정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지련이 입법 청원한 법안의 주요 내용은 ▲소음도가 75웨클(항공기 소음 평가 단위) 이상인 주민들에게 보상금 지급 ▲소음대책기준을 민간항공기와 같은 75웨클로 적용 ▲3년마다 소음영향도 조사 ▲소음대책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운영 등이다. 군지련은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국방부가 마련한 법안에 대해 민사소송해야 보상받을 수 있는 데다 소음대책기준은 피해주민 고통을 고려하지 않은 85웨클 이상이고, 소음대책위가 국방부장관 소속인 점 등을 지적했다. 김동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관련 법안은 10여년의 경과기간을 둬 점진적으로 소음방지시설 설치와 피해보상을 확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여야의원이 공동 참여한 이 법안은 ▲국무총리 소속의 군용비행장소음대책위원회 설치 ▲3년 단위로 소음방지시설 설치 대상을 확대해 법 시행 6년 뒤인 2020년에는 75웨클 이상인 주택에 소음방지와 냉방 시설 설치 ▲소음피해 보상 대상도 85웨클 이상으로 하되, 5년 단위로 강화해 법 시행 10년 후인 2024년부터는 75웨클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 법안은 광주지역 의원 전원과 소관상임위원회인 국방위 유승민 위원장, 안규백 민주당 간사, 김진표 의원 등 21명이 공동 발의했다. 김동철 의원은 “75웨클은 청력 손상 등 신체에 피해를 주는 소음한도로 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소음대책 지원 기준”이라며 “그럼에도 막대한 보상비 마련 등을 감안해 이를 당장 적용하지 않고 경과기간을 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부터 최근까지 군 공항 주변지역 주민들이 청구한 소음피해배상 소송은 179건에 참여인원만 68만명에 달한다. 이들 소송에서 대부분 원고가 승소했고, 2011년 기준 배상액은 2000억원에 육박한다. 대법원은 그동안 이들 소송에서 청주, 군산, 서산 등 인구가 비교적 적은 소도시 주민에게는 소음배상 기준을 80웨클, 대구·수원 등 대도시는 85웨클로 각각 기준을 달리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군지련 관계자는 “‘국가안보’란 명분 앞에 군공항 주변지역 주민들은 수십년간 고통을 감내한 만큼 공항의 외곽 이전과 현실적인 소음피해 보상이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방폐장, 주민동의 얻으려 1만번 넘게 만났다”

    “방폐장, 주민동의 얻으려 1만번 넘게 만났다”

    방사능 강도가 낮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하는 경주방폐장을 짓는 데만도 무려 1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재처리 권한을 얻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결국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내년 6월 준공을 앞둔 경주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3기의 원전을 운영 중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는 연간 약 700t. 울진, 월성, 고리, 영광 등 4곳의 원전단지 내에 1만 2629t(2012년 기준)의 사용 후 핵연료가 임시 저장돼 있다. 이마저도 2016년부터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사용 후 핵연료의 관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다음 달 중 민간 자문기구인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원전 선진국’으로 통하는 스웨덴은 사용 후 핵연료의 최종 처분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회사인 SKB의 스톡홀름 본사에서 만난 사이더 라우치 엔즈스트롬 부사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현재 SKB는 스톡홀름에서 차로 4시간 30분 떨어진 남부 오스카르스함에서 사용 후 핵연료의 중간저장시설인 CLAB(Central Interim Storage for Spent Fuel)를 운영 중이다. 원전 10기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사용 후 핵연료는 1만 2000t으로, 원전 내 저장소에서 약 1년간 저장됐다가 CLAB로 옮겨져 30여년간 냉각 과정을 거친 뒤 영구 처분장이 건설되면 그곳에 영구 매장될 예정이다. SKB는 영구 처분장 부지로 포르스마르크를 선정하고 현재 스웨덴 정부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SKB가 처분장 건설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때는 2011년 3월 16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나흘 뒤였다. 스웨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엔즈스트롬 부사장은 “원전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주민 동의를 얻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말하는데 주민들은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느냐’ ‘나무 열매를 따서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 등 생각이 달랐습니다. 빈 양동이에 물을 채워 넣듯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는 2만명의 인구가 사는 지역에서 주민들의 회사로, 학교로 찾아다니며 “1만번도 넘게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도시에 살며 학력 수준이 낮은 가임기의 젊은 여성들은 원전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반면 대도시 거주, 고학력의 50대 이상 남성들은 원전에 긍정적이다. 그는 반대 목소리에 주목하는 것이 안전한 원전 기술 개발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원전 문제에 있어 (찬성하는) 남성은 ‘액셀러레이터’, (반대하는) 여성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양쪽이 조화를 이뤄야 차가 잘 굴러갈 수 있죠.” 스톡홀름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소설로 읽는 중국사 1·2권 펴낸 조관희 상명대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소설로 읽는 중국사 1·2권 펴낸 조관희 상명대 교수

    “중국인들은 ‘삼국지’는 사람을 노회하게 하고, ‘수호전’은 폭력적으로 만든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치가 저평가된 중국소설을 꼽으라면 ‘홍루몽’을 들겠습니다. 읽을 때는 지루하고 어렵지만 두고두고 심오한 사상체계가 떠오르죠. 그게 강점인 책입니다.” 천하의 패권을 다퉜던 항우와 유방. 소설 ‘초한지’를 통해 익히 알려진 이름이다. 그런데 정작 중국에선 이런 제목의 소설이 없다. 중국 소설 ‘서한연의’를 ‘통일천하’란 이름으로 국내 일간지에 연재하던 팔봉 김기진이 단행본을 펴내며 ‘초한지’란 이름을 붙였다. ‘삼국지’도 우리와 중국이 서로 이해를 달리하는 고전이다. 우리와 다르게 중국에서는 천서우가 집필한 정사를 일컫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역사를 소설 형식을 빌려 기술한 ‘연의’의 일종인 ‘삼국지통속연의’다. 중국인들은 시대를 따지지 않고 ‘연의’에 열광해 왔다. ‘열국지’(춘추전국시대) 이후 진·한·삼국시대, 당·송·명·청을 거쳐 쑨원의 중화민국까지 각 시기를 다룬 ‘연의’ 형태의 소설이 있을 정도다. 오랜 기간 가필이 덧대어져 저자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게 ‘연의’의 특징이다. 상명대에서 중국문학을 가르치는 조관희(54) 교수가 중국소설에 투영된 중국인의 속내와 역사적 흐름을 책으로 풀어 냈다. ‘소설로 읽는 중국사’(돌베개 펴냄) 1~2권에서다. 열국지·초한지·삼국지·서유기·수호전·금병매·유림외사·홍루몽 등 고전을 빌려 당대 사회 구석구석의 면모를 두루 끄집어 냈다. “명나라 때 쓰여졌지만 당나라를 배경으로 한 ‘서유기’에선 당나라의 개방성이 드러납니다. 손오공으로 상징되는 도교와 삼장법사로 알려진 불교가 혼재해 있어요. 당시 수도인 장안에는 유교, 불교 말고도 기독교 일파인 경교까지 온갖 종교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조 교수는 “유명한 청대 학자인 장쉐청은 소설 삼국지를 놓고 7할은 사실, 3할은 허구라고 이야기 했다”며 “어차피 역사의 객관적 서술은 불가능하기에 중국인들은 역사와 문학작품을 결합한 ‘사전문학’ 형태를 즐겼고, 사실과 허구를 굳이 따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1권에서는 고전들을 소개했고, 2권에서는 근현대 문학작품들을 동원했다. 모두 25편 가량이다. 아큐정전, 부용진, 청춘의 노래 등은 현대 중국인의 슬픈 자화상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조명했다. 문화대혁명의 상처를 다룬 루신화의 ‘상흔’, 덩샤오핑 체제의 반작용을 담은 다이허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 등이다. 그는 국내 출판계의 상술이 멀쩡한 고전을 망쳐 놨다는 신랄한 지적도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에서 삼국지의 인기는 중국에서보다 더 높아요. 초한지처럼 단순하지도, 열국지처럼 복잡하지도 않은 삼각구도가 인기 비결이죠. 삼국지는 고문이지 구어로 전해져온 백화소설이 아닌데, 국내에서 개인·정치적 성향으로 윤문된 삼국지들(140여종)은 솔직히 화가 나서 못 읽겠습니다.” 번역팀을 꾸려 이전의 번안을 참고해 유명 작가의 이름만 얹는 식의 출판 풍토를 몇 번이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정원기의 ‘정역 삼국지’(2008)가 원문에 가장 충실한 책이라고 꼽았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중국 고전의 독서감상법도 친절히 제시했다. 예컨대 명대의 도덕적 붕괴를 엿볼 수 있는 ‘금병매’. 그는 “적나라한 중국어 의성어 표현만 띄엄띄엄 따로 읽지 말고 제대로 통독해야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상하이, 베이징 정도만 둘러본 뒤 중국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미국에선 북부와 남부 소도시의 맥도널드 햄버거 맛이 같지만 중국에선 가는 곳마다 우육면 맛이 제각각이란다. 그가 정의하는 중국은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삶 속에 병존해 흐르는 묘한 공간”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고] 도시가 국부의 원천이다/온영태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

    [기고] 도시가 국부의 원천이다/온영태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

    ‘도시가 국부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설득력 있게 다가온 적은 없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인 제이컵스는 저서 ‘도시와 국가의 부’에서 모든 경제적 활력의 근원에는 도시의 역동적인 수입대체 활동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역동성이 발현되지 않고서는 한 나라의 경제적 번영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가 성취한 눈부신 경제성장도 시장, 일자리, 기술, 자본 등의 동인이 균형적으로 힘을 발휘해 수입대체에 성공하도록 도시권의 발전을 이끌어낸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화가 도시화를 촉진하고, 도시화가 다시 산업화를 추동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더 이상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조짐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도시로 유입되는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상당수의 중소도시는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도시에서도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이 떠난 후 새로운 산업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수출 증가가 내수로 이어지지 않아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2%대다. 이 같은 우리 경제의 근저에는 정체와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도시가 있다.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역동적 힘을 회복하게 할 방안은 없는가. 우리보다 먼저 도시 쇠퇴와 함께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경험했던 영국, 일본 등에서는 도시 재생이라는 처방으로 대응해 왔다. 도시 재생은 두 가지 형태의 쇠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는 도시경제를 지탱해 왔던 산업기반이 무너지면서 쇠퇴가 도시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태, 다른 하나는 도시 내 근린 수준의 일부 지역에서 진행되는 형태의 쇠퇴다. 전자의 재생은 도시의 경제기반 재구축에, 후자의 재생은 근린공동체의 회복에 목표를 두게 된다. 재정 투입의 규모나 범위, 운용방식 등에서 양자가 차이를 보이겠지만 동일한 원칙에 의해 운용된다. 정부는 재생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치, 재정, 인적 자원들을 성공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제공하는 데 머무는 대신 재생현장의 주체가 모든 과정을 주도하면서 이해당사자의 자발적 참여와 유기적 협력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포괄보조금제도나 인정제도 등을 통해 분리된 재정과 독립된 절차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기존의 다양한 관련사업이나 프로그램들을 도시 재생 현장 여건에 맞춰 통합·조정해야 한다. 재정 투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과거의 목표 지향적, 성과 지향적 추진 방식 대신 과정 중심의 목표 개방적 운용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참여 주체들이 유연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 재생은 고성장 시대에 만들어진 도시계획·개발 관련 제도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체와 쇠퇴로 활력을 잃고 있는 우리 도시에 도입된다면, 도시 경제회생의 효과적인 수단과 함께 창조경제가 실현되는 구체적인 현장을 제공해 줄 것이다.
  • [부고] 독일 명지휘자 볼프강 자발리슈

    독일 출신 거장 지휘자 볼프강 자발리슈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남부 바이에른주의 한 소도시 자택에서 숨졌다고 AP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89세. 자발리슈는 뮌헨 바이에른 교향악단(1971∼92)과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1993∼2003)를 오랜 기간 이끌어온 명지휘자이다. 오스트리아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영국 런던 필하모닉, 일본 NHK 오케스트라 등에서도 활동했다. 뮌헨 태생의 자발리슈는 1953년 사상 최연소인 30세에 베를린 필하모닉의 지휘봉을 잡아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가 데뷔 무대를 가졌던 이탈리아의 국립 오페라하우스 ‘라 스칼라’는 1993년 외국인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그에게 최고 영예의 ‘황금지휘봉 상’을 수여했다. 자발리슈는 1993년 재독 작곡가 윤이상의 음반 작업에 참여하고, 이듬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협연하는 등 한국 음악인들과도 인연이 깊었다. 바이에른 교향악단은 25일 주빈 메타의 지휘로 베르디의 ‘레퀴엠’을 자발리슈 헌정 공연으로 무대에 올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VACATION CALENDAR 빨간 날만 116일 알아두면 힘이 되는 여행달력 “추석 때 일주일쯤 시간이 날 듯한데 어딜 가지?” “리조트에서 3일만 원 없이 늘어지고 싶어. 세부? 푸껫?” “주말 끼고 2박3일 친구들과 놀면서 쇼핑하기 좋은 곳은?” 토요일을 포함하면 빨간 날만 116일인 2013년은 직장인들에겐 ‘축복의 해’라고 한다. 달력 속 빨간 날들을 보며 행복한 여행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깨알 같은 1년치 여행정보를 모았다. * 본 기사는 2012년 12월에 작성하여 항공편 등 세부 정보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1월 장거리가 저렴해지는 시기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른 추위로 동남아와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이 인기다. 그렇다면 유럽 등 장거리 여행은 저렴하게 다녀올 기회라는 뜻이다. 도심 특급 호텔에서의 하루 날은 춥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갈 형편은 안 된다면 도심 특급호텔에서의 하룻밤도 나름 대리 만족을 줄 수 있다. 예산이 문제지만 1월에 소셜커머스를 잘 살펴보면 ‘의외의 득템’도 가능하다.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이후 일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마다 갑자기 비어 버린 객실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특급호텔들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착한 가격의 패키지를 소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니 안테나를 세워 보시길. 하와이는 겨울이 제격 하와이는 여름보다 겨울이 제철! 마침, 하와이로 가는 항공권 가격도 많이 저렴해져 1월에는 세금을 제외하고 60만원 초반부터 직항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문제는 호텔인데 굳이 특급호텔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부엌이 달린 콘도미니엄도 괜찮고 와이키키 해변가에서 2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도 가격이 뚝 떨어진다. 하와이에서는 꼭 오픈카를 빌려서 드라이브를 해볼 것. 아무리 그래도 하와이는 하와이. 알뜰해도 1인당 150만원이 넘는 예산이 부담스럽다면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저렴한 ‘괌’이 대안. 제주항공의 프로모션 요금이 20~30만원 수준이다. 착한 가격의 유럽 추운 겨울은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인천-런던 노선에 새로 취항한 영국항공은 50만원이라는 쇼킹한 가격의 항공권을 출시해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 바 있다. 영국항공은 런던과 영국 내 도시는 물론 파리,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도시로의 경유 요금도 매력적이다. 다만,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 지역은 호텔 값이 급등하고 예약도 어렵기 때문에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행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호놀룰루 252,510원 런던 237,900원 ◀이 가격은 호텔스닷컴Hotels.com에서 사람들이 예약한 2012년 상반기 도시별 호텔 평균가다. *렌터카 예약 TIP 하와이나 괌은 렌터카를 빌려 직접 운전하기에 부담이 없다. 출국 전 반드시 국제면허증을 면허시험장에서 발급받아야 하며, 현지에서 차를 빌리는 것보다 알라모(www.alamo.co.kr), 허츠(www.hertz.co.kr)와 같은 사이트에서 사전에 예약하는 게 편리하다. 국제면허증은 면허시험장에 가면 10분 만에 발급되며 증명사진을 꼭 챙겨 가야 한다. 하와이 와이키키 주변의 호텔은 대부분 투숙객에게도 주차비를 받으니 당황하지 말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2월 아쉽구나, 짧은 설연휴여 짧더라도 설은 설이다. 친척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솔로의 해외여행이라면 저비용항공사가 많은 중국이나 일본을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미리 만나는 남국의 봄 올해 설연휴는 야속하게도 짧다. 짧은 연휴에 가장 만만한 여행지는 역시 일본. 도쿄나 오사카가 지겹다면 최근 항공 좌석이 크게 늘어난 오키나와로 눈을 돌려 보자. 오키나와의 겨울 날씨는 우리의 ‘봄’과 비슷하다. 지도를 찬찬히 보면 알겠지만 일본 본섬에서 남동쪽으로 한참 떨어져 있고, 제주도보다도 훨씬 남쪽에 처져 있다. 해수욕을 하기엔 무리겠지만 산책하고 구경하다가 온천을 즐기기에는 2월이 적기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진에어, 티웨이항공까지 오키나와로 취항을 시작한 것도 ‘오키나와의 봄’을 찾는 한국인들을 위한 포석이다. 항공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료가 저렴해진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위에도, 추위에도 약한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좋을 듯.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 캠핑에 대한 관심도 커져 가고 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영국 등도 좋다지만 아는 사람들은 겨울철 해외 캠핑으로 뉴질랜드의 캠퍼밴 여행을 빼놓지 않는다. 우리네와 계절이 정반대인 뉴질랜드의 2월 날씨는 캠핑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남섬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촬영지도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예산만 잘 짜면 버스만 질리게 타는 뉴질랜드 패키지보다 저렴하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지만 하루면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고 해외 캠핑 여행은 혜초여행사 등 전문 여행사를 찾아 상담해 보면 길이 보인다. 이집트 홍해에서 다이빙을 혁명 때문에 여행자제 국가로 지정됐던 이집트로 가는 하늘길이 다시 연결된다. 2013년 1월부터 대한항공이 카이로까지 직항편을 띄우면서 교통편도 좋아졌다. 한국인들이 패키지로 많이 가는 카이로나 룩소르에서 역사유적을 보는 것도 좋지만 다합, 후루가다에서 다이빙을 경험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사실 이집트의 해변 휴양지는 유럽과 러시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더욱 유명하다. 홍해를 마주하면 지금껏 상상했던 이집트의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카이로 135,174원 오클랜드 114,003원 *묵은 마일리지 털어내기 항공 마일리지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미국, 유럽도 가고 남을 마일리지를 모았는데 도통 못 쓰는 경우가 많다. 여행 출발시기가 임박해 예약하려다 보니 마일리지용 항공 좌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 마일리지 좌석의 경우, 성수기는 최소한 6개월 전, 비수기라도 2~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로는 스타얼라이언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는 스카이팀 회원 항공사의 항공권도 구할 수 있으니 국적 항공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어쨌거나 마일리지를 쓰려면 휴가부터 6개월 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얘기. ●3월 삼일절은 가급적 피하자 삼일절이 금요일이라 3일 연휴가 보장되지만 가격도 가장 비싸다. 가능하다면 삼일절 다음 주를 노려 보자.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벚꽃엔딩, 일본을 걷다 비싼 물건은 나름 비싼 이유가 있고 여행객이 많이 몰릴 때도 다 이유가 있다. 단풍과 꽃, 축제는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사쿠라의 나라, 일본의 봄은 벚꽃으로 화려하게 빛난다. 가장 대중적이고 확실한 벚꽃 여행지는 단연 교토다. 교토에서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벚꽃축제가 펼쳐지는데 이 기간에는 사람도 많고 숙소도 비싸지지만 만개한 벚꽃은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도 남는 값어치를 한다. 3박4일 일정이라면 주말에는 오사카, 주중에는 교토에 숙소를 잡는 식으로 비용을 조금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지구촌 전반의 이상 기온으로 벚꽃 피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워 막상 축제 기간에 맞춰 갔어도 어느 정도 운이 따라야 한다. 기름기 좔좔 ‘딤섬’의 유혹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보신하기 위해 원 없이 먹는 식신 여행은 어떨까. 최근 김포공항에서도 저가항공이 많이 다니는 타이완은 2박3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도 맛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미식여행지로 홍콩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영향까지 더해져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타이베이의 야시장을 헤매면서 밤 늦게까지 새우살이 가득한 딤섬과 육즙 가득한 만두의 유혹을 뿌리치긴 쉽지 않으리라. 마카오는 카지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훌륭하다. 크루즈 말고 페리 아무 생각 없이 바다만 보고 싶은 날. 호화로운 크루즈까지는 굳이 필요 없다. 배에서 뒹굴뒹굴하며 책을 읽고, 커피도 마시며 일본으로,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페리 여행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 요새는 페리에서 선상 불꽃 요리부터 바비큐 파티도 열어 준다. 칭다오, 웨이하이, 톈진,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대마도….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이토록 다양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항공권보다 저렴하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푸껫 184,649원 타이베이 141,816원 *항공권 체크인은 미리 미리 공항에 늦게 도착해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 중 하나는 일행과의 자리가 떨어져 있는 경우다. 이를 피하려면 사전 체크인이 필수!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은 물론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체크인을 하고 좌석 지정까지 할 수 있다. 일부 항공사는 탑승권도 필요 없고 공항에서 수화물만 부치면 된다. ●4월 아직 쌀쌀한 초순이 적기 4월 초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기간. 인파로 번잡한 것이 싫다면 초순에 여행을 떠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새로 뜨는 허니문‘칸쿤’ 허니문도 유행이 있다. 최근 허니문 여행지로 멕시코의 칸쿤이 확실히 뜨고 있다. 불과 최근까지 하와이, 몰디브가 대세였다면 ‘조금 다른’ 여행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 이동시간만 최소 20시간 이상이나 걸리지만 뉴욕이나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루쯤 머물다 가는 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칸쿤이 뜬 또 다른 이유는 리조트 안에서 추가비용 없이 식사와 음료를 모두 해결하는 ‘올인클루시브All inclucive’ 서비스도 한몫 했다. 반면에 전통의 목적지인 몰디브는 4월부터 대한항공이 스리랑카를 경유하는 직항편을 띄운다니 허니문 인기가 더욱 높아질 듯 하다. 또 하나 참고할 점은 몰디브나 발리, 칸쿤은 직접 리조트를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를 통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 호텔과 항공편을 사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여행사를 통하는 게 이득이다. 송끄란, 물놀이의 끝판왕 4월13~15일, 태국 전국에서 펼쳐지는 물벼락 잔치. 태국에서 신년을 축하하는 행사라고 하는데 현지인과 관광객이 어울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이건 ‘닥치고’ 물을 뿌리고 노는 최대의 축제다. 이 기간엔 태국 전역이 외국인들로 들끓어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할 정도다. 방콕도 좋지만 치앙마이에서 가장 화려한 물놀이가 펼쳐진다니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조금 저렴한 타이항공을 이용해 방콕과 치앙마이의 송끄란을 비교체험하는 것도 방법. 싱가포르에 8대 강이 들어온다고 나이트 사파리로 유명한 싱가포르 동물원에 세계 8대 강을 생생하게 재현한 리버 사파리River Safari가 4월에 들어선다는 소식. 양쯔강, 나일강, 아마존, 콩고강까지. 팬더곰과 악어, 재규어 등을 실제로 들여와 살게 한다고 한다. 역시 싱가포르는 그 좁은 땅덩어리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원더랜드. www.riversafari.com.sg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칸쿤 158,864원 교토 139,698원 *호텔도 마일리지 모아 보자! 항공권뿐 아니라 해외의 체인 호텔들도 마일리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쉐라톤, 웨스틴, W호텔 등은 ‘스타우드 그룹’, 소피텔, 풀만, 이비스 등은 ‘아코르 그룹’으로 표인트를 모을 수 있다. 물론 포인트에 따라 공짜 숙박권도 얻을 수 있다니 출장이나 여행 다닐 때마다 한쪽 호텔로 집중하는 게 좋다. 호텔 사이트 중에는 호텔스닷컴(www.hotels.com)의 보상제도가 빵빵하다. 10박 숙박하면 1박을 무료로 준다. ●5월 주말 출발보다 주말 도착 푸껫이나 발리 같은 곳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말 출발보다 주말 도착이 좋다. 5월 주말은 허니문 때문에 비싸고 자리잡기도 어렵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홍콩 디즈니 vs 도쿄 디즈니 어버이날 선물로 ‘효도여행’을 보내 드릴 예정이라면. 이리 재 보고 저리 재 봐도 비행시간 짧으면서 볼 것 많은 중국 패키지여행이 제일 무난할 듯. 자연 절경이 좋은 장자지에나 구채구 쪽은 아버지들이, 북적거리고 화려한 상하이 쪽은 어머니들이 좋아하신다. 중국 싫다 하시면 베트남, 캄보디아가 효도여행의 대세다. 물론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부모님들에 한해서다. 꼬맹이들이 주인공이라면 으리으리한 테마파크가 역시 인기다. 디즈니랜드는 홍콩이나 도쿄 중 어딜 선택할지가 어려운데. 규모는 도쿄가 훨씬 크지만 어차피 아이 데리고 모두 볼 수 없으니 차라리 홍콩이 좋다는 의견이 대세다. 반면에 도코 디즈니랜드는 4월15일부터 2014년 3월20일까지 340일간 30주년 기념 이벤트를 연중 진행할 예정이다. 아니면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있는 싱가포르도 좋다. 센토사 섬은 그 자체가 하나의 테마파크다. 라스베이거스가 뜬다는군 라스베이거스는 ‘도박 도시’라는 불명예를 벗어나 ‘휴양 도시’로 변신하고 가족여행객 사이에서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 보고, 그랜드캐년 다녀오고, 쇼핑하고 일주일도 지루할 틈이 없다. KA쇼, O쇼 등은 논버벌 공연인 만큼 아이들이 함께 보기에도 좋다.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내에서도 호텔비가 저렴하면서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하다. 대한항공 직항도 있고 경유편인 유나이티드항공, 에어캐나다는 가격이 저렴하다. 아메리칸항공이 온다고?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항공이 한국에 처음으로 들어온다는 빅뉴스. 그런데 취항도시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샌프란시스코도 아닌 댈러스다. 관광 목적으로 댈러스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지만 댈러스는 사실, 중미나 남미 쪽으로 가는 허브 도시의 성격이 강하다. 댈러스를 경유해 멕시코 칸쿤이나 코스타리카 등 미국인들의 휴양지로 가기 좋아진다니 꿈에서나 봤던 카리브해가 한결 가까워진다. 통상 외항사가 신규 취항하면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는 만큼 벼르고 있어도 좋겠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파리 221,777원 도쿄 157,898원 ●6월 현충일 연휴에 주목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보통 6월은 비수기에 속한다. 수요일인 현충일을 잘 활용해서 5~6일간의 여유로운 여행을 노려봄 직하다. 토론토, 프라하 취항 여행 경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 캐나다 동부와 동부 유럽 쪽에 기회가 생길 것 같다. 6월에는 외항사들의 신규 취항 소식이 들려오는데, 6월1일부터 체코항공이 인천과 프라하, 6월3일부터는 에어캐나다가 인천-토론토를 연결할 예정이다. 프라하에서 카를교의 야경을 볼 것인가,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젖어 볼 것인가. 전혀 다른 낭만을 가진 두 도시가 올 여름 주목받고 있다. 가격도 두 도시에 모두 취항하는 대한항공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배낭여행 좀 해봤다는 이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지역은 동유럽이다. 이미 가본 사람이 많은 체코, 오스트리아 쪽을 넘어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쪽 발칸이 뜨고 있다. 특히 크로아티아가 대세라고 하는데 한여름엔 호텔 잡기가 어려우니 6월에 갈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듯. 터키항공이나 중동 쪽 항공사들이 크로아티아로 가는 요금이 좋은 편이다. 유학생 몰릴 때 피하자 미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의 공통점! 여름과 겨울이면 유학생, 어학연수생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방학을 이용해 ‘집단이동’을 하면서 항공료가 급등한다는 사실. 위 지역을 여행한다면 비싼 항공료의 ‘주범’인 유학생 수요를 피하거나 최소한 3개월 전에 항공권을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능사! 한번쯤은 크루즈 여행 올해는 10만톤급 초대형 크루즈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 로얄캐리비안 크루즈는 14만톤급 크루즈를 한국 쪽으로 보내는데 자그만치 3,000명 이상이 탑승해 ‘비행기 10대 규모’를 자랑한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리조트’라 불리는 크루즈 여행을 한번쯤 해볼 때가 된 듯하다. 문제는 대형 크루즈들이 중국에서 중국인 승객을 가득 태워 올 예정으로 인천항이나 부산항에서 한국인들이 얼마나 탑승할지 미지수라는 사실! 배의 크기는 작지만 다소 저렴한 한국 선사인 ‘하모니크루즈’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트론트 149,056원 프라하 137,622원 *가격 비교 사이트 뒤지기 최근에는 호텔 예약 사이트를 동시 비교해 주는 사이트가 뜨고 있다. 호텔스컴바인(www.hotelscombined.co.kr),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는 호텔에 강하고, 해외 저가항공은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가 꼼꼼히 비교해 준다. 익스피디아, 아고다 등의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 ●7월 기왕이면 조금 서두르자 여름휴가 시즌. 항공사는 보통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를 극성수기로 보고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기왕 7월에 계획이 있다면 조금 서두르자. 주제가 있는 여행 아는 만큼만 보이는 게 여행이다. 아프리카에 갔다가 어린이대공원만큼도 동물을 못 보고 왔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동물이 많이 움직이는 시기를 잘 알고 가는 게 중요하다. 남반구에 위치한 케냐, 탄자이나는 우리나라와 계절과 기후가 정반대로 동물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북쪽으로 서서히 이동을 하는 게 7~8월이라니 여름휴가에 맞춰 케냐 마사이마라와 탄자니아 세렝게티를 가보는 것도 좋을 듯. 대한항공이 케냐 나이로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유럽 아트투어는 사전예약이 중요하다. 이탈리아 밀라노부터 베로나, 베니스로 이어지는 북부지역을 여행한다면 베로나 원형극장에서의 뮤지컬(www.arena.it)과 밀라노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관람(www.vivaticket.it)을 놓치지 말자. 베로나 원형극장에서의 뮤지컬은 티켓 가격이 다양해 미리만 예약하면 저렴하게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아이다>, <라보엠>, <로미오와 줄리엣> 등 기라성 같은 작품들 중 무엇을 볼지 선택하는 것도 재미다. 라마단 기간엔 자중 또 자중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을 뜻하는 라마단. 2013년에는 7월9일부터 8월7일까지로, 무슬림들이 각별히 금욕하는 기간인 만큼 여행자들도 그들의 문화를 배려해야 한다. 터키, 튀니지,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무슬림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엄금하고 그들 앞에서 먹고 마시고 흡연하는 행동도 유의해야 한다. 유흥업소는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밀라노 191,344원 오사카 110,650원 *유레일패스 꼼꼼히 체크! 유레일패스는 해마다 혜택 사항이 달라지니 꼼꼼히 체크할 것! 국경이 맞닿은 3~5개 인접국을 갈 수 있는 셀렉트패스에서 올해부터는 프랑스가 빠진다. 가장 인기 많은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여행시 구간권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방문 도시가 많지 않다면 전부 구간권으로 구매해야 한다. 24개국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패스에는 올해부터 터키가 포함된다. ●8월 개학 이후를 노려라 초등학교 여름방학은 여행 성수기와도 겹친다. 대부분이 8월20~23일 사이에 개학하는 만큼 휴가를 느긋하게 계획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우기도 나쁘지 않은 태국 한국의 여름과 가을은 태국의 우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방콕 가이드북을 제작한 방콕통에 따르면 태국 여행은 굳이 건기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8월은 건기(11~2월)만큼 덥지도 않고, 호텔 요금도 저렴한 편이다. 리조트 안에 퍼져 책이나 원 없이 보는 것만으로 힐링여행을 즐길 수 있을 듯. 럭셔리 호텔 여행으로 방콕만큼 저렴한 곳도 없다. 또한 우기 땐 방콕, 치앙마이, 끄라비 할 것 없이 스콜이 내리는 반면 푸껫이나 피피섬, 남부의 끄라비는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약한 편이라는 점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여름엔 남부 쪽으로 가고, 겨울엔 꼬따오와 꼬사무이가 있는 동쪽 해변을 노리는 게 좋을 듯하다. 한여름에는 오히려 유럽 여행객도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낭만을 느끼기에 제격. 소피텔, 세인트레진스, 쉐라톤스쿰윗 등 신규 호텔들은 다른 아시아 도시와 비교해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다. 럭셔리, 부티크호텔을 반값으로 판매하는 에바종(www.evasion.co.kr)을 주시해 보시라. 캐나다 스키 예약은 여름에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캐나다 밴쿠버, 휘슬러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흡사 파우더 위를 미끄러지는 기분이다. 캐나다에서 스키를 타다가 국내의 인공눈 슬로프에 오르면 스케이트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다. 휘슬러, 밴프 등 캐나다 스키장은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하는데 여름을 넘겨 버리면 객실 잡기가 어려워진다. 여름철에는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포함한 스키 상품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출시하니 재빠르게 예약하는 것도 좋다. 캐나다 휘슬러 5박7일 상품의 경우 조기 얼리버드 특가 찬스를 활용하면 70만원대에도 예약할 수 있다. 유럽 소도시 여행의 로망 여름에 유럽 여행을 간다면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 말에 떠나는 게 좋다. 항공료는 물론 숙박료도 아낄 수 있고, 무더위가 조금은 지나간 덕에 여행 다니기도 편하다. 요새는 유럽 소도시 여행이 대세인데 특히 남부 프랑스의 프로방스나 이탈리아 친퀘테레가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친퀘테레를 간다면 가능하다면 2박3일 정도 여유있게 둘러보는 게 좋은데 숙소가 많지 않아 항공보다는 숙소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5개 마을 중 가장 북쪽에 있는 몬테로소 지역에 그나마 숙소가 많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시드니 187,665원 마드리드 134,891원 ●9월 추석, 빠른 예약이 관건 올해 최대의 휴일이 있다. 이틀의 연차를 더하면 휴일만 9일이니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도 충분하다. 무조건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정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지중해 여행 절호의 기회 이틀만 휴가를 더 내면 최대 9일까지 휴가를 낼 수 있는 추석 찬스. 성수기가 조금 지난 9월 중순은 지중해 여행의 최적기다. 터키와 그리스를 함께 여행하면 좋은데 2013년부터는 유레일패스로 터키까지 여행할 수 있다 하니 그리스에서 터키로 가는 유람선 등이 할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위기로 흉흉한 그리스가 빨리 안정돼야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있을 듯. 산토리니 같은 그리스 섬들은 11월 이후에는 대다수 상점, 숙소들이 휴무에 들어가니 무조건 9월 중에 가도록! 만일, 추석 때 굳이 차례 안 지내고 해외여행 함께 가는 ‘쿨한’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3대가 여행을 계획한다면 비행시간도 적당히 짧으면서 볼거리도 좀 있고, 리조트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3대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적격이다. 중국 하이난이나 일본 홋카이도가 정도가 어떨까. 리조트 시설이 좋은 필리핀 세부는 가격대 만족도가 높아 무난한 편이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순례준비는 학원에서 시작된다 한번쯤 걷고픈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허나 2~3년 사이에 쏟아져 나온 책들과 선배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한여름의 도보 순례는 지옥행군이다. 긴팔, 반팔을 다 준비해야 하는 압박이 있긴 하지만 9~10월이 가장 적기란다. 11월 이후에는 운영을 중단하는 순례자 숙소(알베르게)가 많으므로 비추. 장비와 체력만 준비하지 말고 기초 스페인어를 배우라는 것이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그러니 한달 속성으로라도 스페인어를 여름에 배워 두자. 멕시코 대사관에서 하는 방학 특강이 특히 저렴하다고. 가을의 뉴욕에서 뮤지컬을 뉴욕 여행도 여름 성수기를 피해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이나 10월이 제격이다. 숙소 가격이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뉴욕에서는 한인 민박도 나쁘지 않다. 쇼핑도 좋고 식도락도 좋지만 뉴욕까지 와서 브로드웨이 공연을 놓칠 수는 없는 일. 공연도 사전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티켓마스터(www.ticketmaster.com)도 유명하고 한국 사이트 오쇼(www.ohshow.net)에서도 대부분의 공연을 예약할 수 있다. 뉴욕관광청 웹사이트(www.nycgo.com)에서는 공연, 전시회는 물론 각종 할인 정보를 제공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뉴욕 277,884원 라스베이거스 127,734원 ●10월 한글날까지 공휴일 풍년 개천절은 물론 23년 만에 부활한 한글날까지 포진했다. 하루나 이틀의 연차만 이용해도 여유롭게 일본이나 중국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겠다. 천천히 마냥 걷고 싶다 체력이 저질이고, 등산에는 영 취미가 없지만 근사한 길을 따라 원없이 걸어보고 싶다면 올레길이 제격. 그런데 올레길이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규슈에 올레길이 생겼는데 제주도보다 남쪽에 있는 지역이니 늦가을이나 겨울에 가도 따뜻하다. 일본의 호젓한 시골마을도 구경하고 온천마을에서 몸도 녹일 수 있으니 일석삼조. 홍콩 해안길도 최근 ‘이지 하이킹 코스’로 뜨고 있다. 쇼핑만 하러갈 게 아니라 ‘뜻밖의 홍콩’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듯. 일본의 올레나 화려한 홍콩이 끌리지 않는다면 미얀마와 라오스로 눈을 돌려 보시라.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 허전한 마음이 차 오른다. 미얀마의 파고다를 두루두루 둘러보고 라오스에선 탁발행렬도 보는 건 어떨까?. 루앙프라방에선 그냥 카페에 앉아 넋놓고 있기만 해도 좋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도 많고 물가도 저렴하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옥토버페스트 10월 독일 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면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뮌헨에 모여들어 도시 전체가 들썩거린다. 단 평소보다 2~3배 치솟는 호텔값은 감내해야 한다. 또 10월의 독일은 우리나라 초겨울과 비슷할 정도로 춥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싱가포르 253,434원 상하이 112,085원 ●11월 전통적인 여행 비수기 휴일의 씨가 마른 11월. 여행업계에서는 여행수요가 줄어드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여행사마다 파격적인 조건의 특가 상품이 늘어난다. 인도는 겨울이 진리 인도 여행의 적기는 11월에서 2월 사이. 6~8월은 몬순으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인도의 겨울은 일교차가 심해 낮에는 덥고 밤에는 쌀쌀하다.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델리, 자이푸르, 아그라는 물론이고 자이살메르 낙타사파리,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을 즐기는 데엔 9월 이후가 좋다.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은 예전엔 육로가 열리는 여름에만 갈 수 있었지만 인도에도 ‘인디고’, ‘킹피셔’ 등 저가항공이 생기면서 델리에서 수시로 비행기가 다니기 때문에 걱정 없다. 타지마할에 뜨는 보름달을 보고 싶다면 한 달에 5번 있는 야간개장시간을 노릴 것! 중국식? 타이식? 어쨌거나 마사지 직장생활의 따분함이 극에 달하는 11월. 힐링을 위해 마사지를 원없이 받을 수 있는 곳이 끌리는 때다. 마사지의 양대 산맥은 태국과 중국.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에서도 마사지 받을 곳은 많은데 타이식과 중국식의 절충형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은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받지 않는다면 대충 비슷한 편. 단, 동남아권에서도 싱가포르·타이완은 비싼 편이다.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곳보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곳을 수소문해 보자. 블랙프라이데이엔 미국으로 그야말로 ‘득템’의 시간이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은 미국에서 최대 쇼핑이 이루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신형 노트북을 단돈 100달러에 건지는 것도 예삿일. 캡, 폴로 등 의류브랜드도 80% 가까이 세일한다. 금요일 자정 혹은 새벽부터 시작되는 폭탄 세일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방콕 103,615원 마카오 198,558원 *실패 확률 낮은 항공사 에어텔 가격 차가 너무 심해 종잡을 수 없는 에어텔 상품. 항공사에서 직접 기획한 상품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낮다. 캐세이패시픽의 ‘슈퍼시티’, 싱가포르항공의 ‘시아홀리데이’, 타이항공의 ‘ROH’,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GOH’가 대표적이다. 국내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도 최근 ‘지니텔’을 만들었다. 이 상품들은 항공사에서 직접 팔기도 하고, 지정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12월 Year End SALE 시작! 해외에서의 쇼핑에 관심이 있다면 12월이 기회다. 연말 세일을 노리고 남은 연차를 털어 홍콩이나 미국까지 원정을 다녀오는 이도 많다. 항공권 본전 뽑는 쇼핑 연말 쇼핑은 두말할 것 없이 홍콩. IFC몰, 하버시티 등 90여 개의 쇼핑몰에선 12월 중순부터 메가세일에 돌입하다. 와인, 수입품 등에는 세금이 전혀 붙지 않는다. 보통 크리스마스 전후에 본격 시작되는데 1월로 넘어가면 좋은 물건들이 동나고 없으니 서둘러야 함. 웬만한 명품들은 연말에 30% 정도까지 세일이 들어감. 1월 이후엔 70~80%까지 할인하는 제품도 많지만 양질의 상품을 찾기 어렵고 환불 불가도 많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도 연말엔 ‘이어엔드세일Year End Sale’이 펼쳐지는데 최대 70%니 발품만 잘 팔면 항공권 본전도 뽑을 듯. 오로라, 죽기 전에 한번은 오로라 관측이 더 이상 천문학자나 과학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누구든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여행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캐나다 옐로우나이프나 노르웨이 트롬소가 가장 유명한 오로라 명당이다. 비행기를 두세 번은 갈아타고 가야할 정도로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보는 순간 넋을 잃게 될 것이다. 오로라가 멜로디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은 착란이 느껴질 정도라 함. 10월부터 3월까지가 관측률이 가장 높다. 땡처리 여행의 세계 땡처리 상품을 잘만 이용하면 상상하기 힘든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땡처리는 대부분 전세기 좌석 등의 판매가 부진할 때 시장에 나오는데 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12월 초부터 12월 중순 사이가 남는 좌석이 많아서 득템 기회도 많다.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의 로망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혹은 연말까지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오색찬란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유명한데 가정에서 만든 치즈와 햄, 초콜릿 등 먹거리와 수공예품, 의류 등을 판매한다. 레드와인과 오렌지, 계피 등을 넣고 만든 따뜻한 뱅쇼(혹은 글루바인)를 마시며 마켓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임. 파리 전역에서는 1월 한달간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진행하는데 호텔들도 조식 무료, 늦은 체크아웃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별 평균 숙박요금 홍콩 212,492원 세부 86,744원 에디터 최승표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증시·부동산 기상도] 올 주가 1780~2400선 전망…집값은 약보합세 보일 듯

    [증시·부동산 기상도] 올 주가 1780~2400선 전망…집값은 약보합세 보일 듯

    ■ 5개 증권사 전문가가 본 시황 2012년은 힘든 한 해였다. 증권가는 특히 혹독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미국 재정절벽(급격한 재정 지출 감소) 우려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하루 평균 주식 거래 금액은 2010년 6조 9000억원에서 2011년 4조 8000억으로 30%나 급감했다. 일본의 장기불황과 글로벌 증시 거품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해리 덴트 HS덴트투자자문 최고경영자는 “2023년까지 주식 시장은 하락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럴까. 서울신문이 우리·한국·현대·키움·아이엠투자증권 등 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새해 증시 전망을 물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밝음’은 아니었다. 5명 중 3명의 센터장들이 올해 주식시장 주요 키워드로 ‘저성장’을 꼽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경제 민주화 정책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변수도 여전히 민감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3명의 센터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등 ‘선진국 재정 문제’를 키워드로 뽑았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관론자로 정평난 그이지만 주가가 최고 225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본 점도 눈길을 끈다. 물론 1800까지 미끄러질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리서치센터장들이 전망한 코스피 지수 최고점 평균은 2290이다. 이준재 센터장이 2400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고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00으로 뒤를 이었다. 이준재 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될 것이고 한국 기업의 수익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면서 “낮아진 시장 변동성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낙관론의 근거를 설명했다. 센터장마다 ‘꼭짓점’ 전망은 각기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말한 ‘주가 3000 시대’는 올해 어렵다고 본 점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일(12월 19일) 직전인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당선되면 임기 5년 안에 주가 3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직전에 “주가 5000 시대”를 언급한 것과 비교되면서 ‘이명박 주가’(5000) ‘박근혜 주가’(3000)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센터장들이 본 코스피 지수 최저점 평균은 1820이다. 이준재 센터장이 1780으로 가장 낮게 평가했다. 그 뒤는 이종우 센터장(1800),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1820), 박연채 센터장(1850),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1850) 순서다. 송 센터장은 “연초 정책 공백기와 단기적인 미국 경기 하강 리스크가 대두될 것”이라면서 “유로존 위기가 남아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 185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로 이는 (현재 주가가) 기업을 청산해도 이득을 챙기지 못하는 수준임을 뜻한다”면서 “코스피 지수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망 업종으로는 한 목소리로 정보기술(IT) 관련주를 꼽았다. 그 중 삼성전자가 단연 으뜸이었다. 지난해 강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송 센터장은 “원화 강세로 수출주가 부담을 받겠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업종은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 IT업종의 주가 상승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소비재’도 추천 종목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시진핑 중국 차기 국가주석이 예고한 대로 신도시화 정책을 펴게 되면 투자와 소비가 늘게 돼 중국 진출 기업이나 소비재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박 센터장은 “음식료, 화장품, 제약 등 중국 관련 내수 업종이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다만 종목에 따라 수혜 정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전문가 5인이 본 주택시장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집값 바닥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올해도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한 물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하루가 다르게 올랐던 전셋값은 올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수년째 전셋값이 오르면서 피로감이 누적됐고 수도권에 공급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수도권은 약세, 지방은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수도권의 주택가격 하락이 지난해보다는 둔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팀장은 “보금자리주택 입주 본격화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약화, 세종시와 지방혁신도시로의 주택 수요 이전 등으로 볼 때 주택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혁신도시가 내려가는 지방의 중소도시의 경우 국지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거시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것에 영향이 크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2014년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택 수요가 증가하려면 집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하고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불황이 진행되면서 주택구매력을 가진 사람이 줄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면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추가로 집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양도소득세 문제가 있어 이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승세를 보였던 지방 주택가격도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하락세로 갈 수 있다”면서 “지방에서 먼저 주택가격이 상승한 부산과 대전은 이미 하락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수도권 매매시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수도권 주택수요 기반은 튼튼하다고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주택시장이 다소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올해도 계속되겠지만 그 폭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원갑 수석팀장은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둔화되겠지만 국지적으로는 급등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전세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작은 충격에서 지역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심교언 교수는 “전세의 경우에는 현재와 시장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상승세가 유지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2010년과 2011년과 같은 폭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수년째 가격이 오르면서 피로감이 상당하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선 과정에서 나왔던 전월세 상한제의 도입과 임대차 재계약이 몰려있는 3월이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월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한동안 저금리 구조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줄면서 전세 등 임대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상승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또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은 전세를 놓고 싶지만 임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깡통전세가 늘어나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는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분만병원 없어 산모 숨지는 시·군 있다니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24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고자 무상보육 등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별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아이를 낳고자 하는 임신부들조차 마음 편히 아이를 분만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금 지방에서는 분만병원이 없어 임신부가 출산을 위해 위험스레 오토바이를 타고 인근 대도시로 가고, 심지어 출산 도중 산모가 목숨을 잃는 일도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정을 외면하고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나서는 정부를 보면 제대로 출산정책을 펴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분만병원이 없는 시·군만 50여곳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분만 과정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는 산모의 숫자가 1970년대 수준으로 후퇴했다. 강원도는 신생아 10만명당 사망하는 산모가 34.6명에 달한다. 중국, 우즈베키스탄과 맞먹는 수준이라니 충격적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을 기피하는 탓이다. 저출산으로 가뜩이나 산부인과 의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분만 의료수가와 의료사고 소송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분만실 문을 닫는 병원은 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과 분만 인프라의 붕괴를 겪은 일본의 지혜를 빌릴 필요가 있다. 일본은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산모에게 지원금을 주고, 불가항력적 분만사고 보상금을 국가가 부담하는 등 발 빠르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 산부인과를 살려냈다고 한다. 한 중소도시는 산부인과 의사 숫자가 줄자 분만병원을 통폐합하면서 대신 조산사가 있는 분만센터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예기치 않은 사고나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옆에 위치한 병원 산부인과와 태아 모니터를 연결해 의사가 즉시 달려올 수 있다고 한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산모가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직무 유기다.
  • 영상·설치·출판 버무렸더니 20년 만에 한국 작가를 불렀다

    영상·설치·출판 버무렸더니 20년 만에 한국 작가를 불렀다

    13회 카셀 도큐멘타가 55개국 150여명의 작가가 참가한 가운데 9일 개막했다. 9월 16일까지 100일간 열린다. 카셀 도큐멘타는 5년마다 독일 중부의 소도시 카셀에서 열리는 세계적 미술행사다. 일반인들에게는 무슨무슨 비엔날레보다 덜 익숙하지만, ‘지금 보는 미래예술’을 주제로 상업성을 배제한 가장 실험적인 작품을 다 모아둔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서는 가장 주목 받는 전시 가운데 하나다. 1992년 육근병 작가 이후 20년만에 한국 작가들도 초청받았다. 전준호(43)·문경원(43) 팀과 양혜규(41) 작가다. 양혜규는 미국·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작가로도 참여한 베테랑. 이번에는 카셀 중앙역에 ‘진입 : 탈-과거시제의 공학적 안무’를 선보인다. 전준호·문경원 작가는 프로젝트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를 내놓는다. 전시개막을 앞두고 카셀 현지에서 설치작업을 마무리한 두 작가를 이메일로 만났다. 영상작품 ‘EL FIN DEL MUNDO’(세상의 저 편)에는 배우 이정재·임수정이 출연해 화제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예술감독인 캐롤린 바카르기예프가 2010년 한국에 왔었다. 전시 때문에 예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최근 작업이 궁금하다해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더니 이번에 함께 전시해 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어떤 작품인가. -영상에서부터 책 출판까지 한데 버무렸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물어보고 싶었다. 가령 영상작업 ‘EL FIN DEL MUNDO’는 지구 환경 변화를 배경으로 최후의 순간 인류가 남길 예술은 무엇이고, 새롭게 나타날 인류의 미의식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다뤘다. 설치작업 ‘Voice of Metanoia’(공동의 진술)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새로운 인류에게 필요할 생필품과 거주공간을 디자인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건축그룹 MVRDV, 일본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타크람, 한국과 일본의 디자이너 정구호와 쓰무라 고스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출판물인 ‘뉴스 프롬 노웨어’를 내놨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국적의 전문가들에게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을 물어본 것인데 한국인으로는 시인 고은, 생물학자 최재천, 미산 스님 같은 분들이 나와 미학, 생물학, 종교학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관객은 무엇을 얻어갈 수 있나. -문제점이 이런 것이고, 그러니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 목표가 아니다. 과정이고 질문이고 여정이다. 그 분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공유하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 여정에 동참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작품에서 보듯 건축가, 디자이너, 과학자, 종교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였다. 그 분들을 두루 참여시키기 위해 찾아가서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많은 스태프와 함께하는 영상작업 역시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니 많이 배우고 겸손해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육근병 이후 20년 만의 한국작가다. 소감이 어떤가. -이번 프로젝트를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무척 기쁘고 설렌다. 하지만, 우리가 한국미술의 대표자도 아니고 우리를 통해 한국미술의 위상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으니 그들의 작업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활동 계획은. -8월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늘의 작가 전시가 있다. 9월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여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론] 주목해야 할 日관광객의 트렌드 변화/신상용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장

    [시론] 주목해야 할 日관광객의 트렌드 변화/신상용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장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와 높은 성장세의 중국관광객 방한과 맞물려, 제1의 관광시장으로서 위상이 흔들렸던 일본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28일~5월 6일의 일본 황금연휴 기간에 한국은 단연 일본인 최고의 해외관광지였다. 지난 3월에만 36만명이 방한하여 한 달간의 일본관광객 방한 수치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누계 329만명을 넘어, 하루 1만명꼴로 일본관광객을 맞이하게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비단 방한객 숫자뿐 아니라, 일본인들의 한국 방문 트렌드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드라마의 인기로 대거 한국을 찾고 있는 ‘아줌마’들 외에도 젊은 여성층의 방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해외여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일본의 젊은 층이 K팝 열풍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리얼한 한국체험 욕구’를 발산하며, 잠시라도 한국 사람처럼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관광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외래관광객이 붐비는 공항이나 명동을 벗어나, 지방 소도시나 서울의 좁은 골목길에서 일본관광객을 보는 일이 그리 낯설지가 않다.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여행상품들을 보면 무척 흥미롭다. 가령 ‘서울 여인 휴일체험 상품’을 보자. 경기 분당의 정자동 카페거리에서 브런치와 쇼핑을 즐기고, 한류 메이크업 강습을 받은 뒤, 서울의 홍대클럽에서 한국을 느끼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 한국 여성들의 트렌드를 체험하고 싶은 일본 여성들의 열망이 담겨 있는 여행상품이다. K팝 열풍을 반영한 ‘K팝 커버댄스 강습 상품’도 있다.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단체와 연계하여 전문 강사에게 한국의 최신 유행 댄스를 직접 배우는 상품이다. 특히 올해부터 일본 중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댄스가 채택되면서 학생 등 젊은이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 3월 15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한국 트래블 페어에서도 커버댄스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보통의 한국 사람처럼 먹고, 느끼고, 보고 싶어 하는 열망을 충족시키고자 개발된 ‘B급 구루메 만끽’ 상품도 있다. 한국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을 찾아가는 테마상품으로, 처음 시작했던 서울에 이어 부산 상품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한술 더 떠 한국의 대학 구내식당 체험상품까지 출시되는 등 일본 관광객들을 위한 방한상품의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인을 알고 싶은’ 그들의 욕구는 다양하고도 깊다. 이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지진 이후에도 일본이 우리의 제1 관광시장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것 외에도, 일본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단순히 일본에만 국한된 현상에 그치지 않고 여타 관광시장에도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일본의 트렌드 변화가 한국의 관광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성장일로에 있는 한국 관광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지나치게 수도권 일변도인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지방으로 더욱더 분산시키는 일이다. 전국 구석구석을 관광상품화할 수 있어야 고도로 다양화·개별화되어 가는 일본인 방한시장 추세에 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케팅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과 아이디어가 꾸준히 요구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사카의 번화가인 난바(難波)에서는 최근 한국식 호떡이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호떡을 맛보려고 노점이나 포장마차에 줄을 선 일본 청년들을 보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이 같은 잠재적 방한객들을 바라보자면, 한·일 간 1000만명 관광교류 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일본 관광객의 트렌드 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한국 관광시장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 우뚝 설 수 있다.
  • [열린세상] 남해안 발전의 출발 여수 엑스포/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열린세상] 남해안 발전의 출발 여수 엑스포/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여수 엑스포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며칠 전에는 총예행연습도 했고 이제 최종 리허설을 남겨두고 있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오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개최되는 여수 엑스포는 105개 국가, 10개 국제기구가 참여한다. 이번 엑스포는 1988년 서울올림픽, 1993년 대전 엑스포, 2002년 월드컵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에 속한다. 서울에서 2시간 50분이면 엑스포역에 도착할 수 있는 KTX 전라선과 항공편 등 다양한 교통망과 호텔 등 숙박시설도 확충되었다. 지방자치단체도 전광판, 홈페이지, 버스 등을 동원해 여수 엑스포 홍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 언론도 여수 엑스포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24시간 케이블 뉴스 채널 CNN은 최근 ‘2012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7곳’ 중 1위로 여수를 선정했다. 유럽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뉴스 채널 유로뉴스도 여수 엑스포에 대해 이와 비슷한 소개를 하고 있다. 여수 엑스포에서는 눈에 띄는 대목이 많다. 160년의 박람회 역사 가운데 처음으로 박람회장이 바다 위에 만들어졌다.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사라고사 등 ‘바다’를 주제로 한 박람회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바다 자체를 박람회장으로 삼은 건 여수가 처음이다. 대기 관람객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판줄 공연’이나 유명 마임 등 찾아가는 게릴라 공연도 제공한다. 우리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만든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갖춘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와 버려진 시멘트 저장시설을 재활용해서 만든 세계 최대의 스카이타워 파이프 오르간도 그러하다. 대도시가 아닌 인구 30만명인 지방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는 행사라는 점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적으로 볼 때, 엑스포의 랜드마크가 지역발전에 기여한 사례가 많다. 파리 에펠탑이 대표적이다. 1889년 파리 박람회 기념물 공모전에 당선된 높이 300m 철골 구조물이 파리의 낭만을 고양시키고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명소가 되었다. 오늘날 캐나다 밴쿠버 대중교통의 근간이 된 경전철 ‘스카이 트레인’도 1968년 밴쿠버 박람회 때 만들어졌다. 미국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도 그러하다. 이번 엑스포의 관건은 기념비적 건물의 명소화에 그치지 않고 엑스포가 어떻게 하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여수 엑스포는 빼어난 해양 경관에도 불구하고 낙후지역으로 남아 있던 남해안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촉매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해안 선(Sun) 벨트 가운데 ‘남중권’의 핵심이 여수다. 여수 엑스포가 남해안을 수도권에 대응하는 새로운 국토의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도해 2500여개 섬은 물론이고 전남·경남·부산·광주뿐 아니라 제주까지를 포함하는 30여개 지자체에 여수 엑스포의 지역발전 효과를 확산, 공유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엑스포가 제주를 포함한 남해안으로 외국인을 다시 불러들이는 ‘발전의 선순환’을 창출해야 한다. 남해안에 소재한 순천·남해·거제·남원·곡성 등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되, 이들을 연계한 관광코스와 패키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남해바다의 절경과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지역 전체가 동남아를 넘어 세계적인 해양관광벨트로 도약해야 한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도 이 전략의 성공에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 행사 후도 중요하다. 엑스포가 토목공사에 머물지 않고 남해안의 지속적 발전과 연계되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리스본 박람회가 좋은 사례다. 15년이 지난 리스본 박람회는 행사 후 철거용으로 지은 임시건물도 상가로서 활기를 띨 정도로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엑스포 이후 10년을 대비한 지역개발계획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엑스포는 문명의 전시장이라는 원론을 넘어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 제고와 함께 남해안 발전의 또 다른 시발이 되어야 한다.
  • 전주 ‘영화의 성찬’… 오감이 즐겁다

    전주 ‘영화의 성찬’… 오감이 즐겁다

    전주는 영화 팬에겐 설렘이자 고통이다. 밑반찬 하나도 허투루 남길 수 없는, 젓가락을 쉴 틈 없이 움직여 보지만 배가 불러 더 먹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안기는 전주의 상차림을 떠올리면 될 터.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6일부터 새달 4일까지 영화팬에게 작업을 건다. 42개국 184편(장편 137편, 단편 47편)을 상영한다. 2010년 209편, 지난해 190편에 이어 6편을 더 줄였다. 대신 극장 좌석 수는 6287석을 늘렸고, 일부 작품은 상영 횟수를 3회로 늘렸다. 프로그램의 밀도는 높이고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한정된 시간에 맛집 순례를 해야 하는 열혈 영화팬을 위해 유운성·맹수진·조지훈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9편을 추렸다. 출산의 세기 (유운성의 한마디:6시간 동안 서서히 몰입시킨다. 라브 디아즈 감독의 영화 중 가장 통렬하고 가슴 저미는 결말) 필리핀의 거장 디아즈가 ‘멜랑콜리아’(2008)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수년째 영화를 못 만드는 영화감독 호머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로부터 영화 완성을 독촉받는다. 한 이교도 집단은 한 처녀의 이탈로 큰 충격에 빠진다. 전혀 관련 없는 두 개의 이야기는 6시간 후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결말로 수렴된다. 후지산의 혈창 (유운성:기묘하게 뒤틀린, 지적이고 비판적인 시대극/맹수진:사무라이 신화를 유쾌 통쾌하게 해체하는 코믹활극) 한국에선 극소수 작품밖에 소개되지 않아 미지의 감독으로 남아 있는 일본영화 거장 우치다 도무(1898~1970)의 1955년 작이다. 젊은 사무라이 고즈로는 하인 둘을 데리고 귀중한 찻잔을 운반하는 임무를 맡는다. 주사가 심한 고즈로는 취중에 사무라이 계급의 위선에 분노해 칼을 뽑아든다. 파닥파닥 (맹수진:수족관에 갇힌 고등어의 필사 탈출기.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지난해 ‘마당을 나온 암탉’의 뒤를 이을 토종 애니메이션 기대작이다.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던 물고기가 그물에 걸려 탈출을 꿈꾼다는 설정은 ‘니모를 찾아서’를 떠올릴 법하다. 하지만 귀여운 물고기의 모험극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자유를 갈망하는 고등어, 수조 안의 권력자 넙치 등 생생한 캐릭터, 산 채로 회가 떠진 채 눈과 입만 끔뻑이는 물고기 등 사실적인 그림체가 눈길을 끈다. 이대희 감독과 스태프들이 5년을 작업한 노작이다. 드라이레벤 (조지훈:지난해 최고의 독일영화. 각각 1시간 30분 분량의 3편의 장편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독특한 형식) 독일을 대표하는 중견감독 크리스티안 펫졸트, 도미니크 그라프, 크리스토프 호르호이슬러가 참여했다. 독일에 있음 직한 소도시, 하지만 허구의 도시인 드라이레벤에서 펼쳐지는 기이한 사랑과 범죄의 3부작이다. 각각의 영화는 저마다 줄거리로 마무리되는 자족적 성격을 갖지만 몇몇 연결고리에 의해 세 편이 이어진다. 르 타블로 (조지훈:폴 세잔과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얻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색채,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수작) 프랑스를 대표하는 노장 애니메이션 감독 장 프랑수아 라귀오니(73)의 네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채색의 정도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캔버스의 세계에서 미완성된 캐릭터가 그림을 완성하려고 화가를 찾아 떠난다는 기발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아름다운 얼굴색을 찾아주고자 캔버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라모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렸다. 관용의 집 (유운성:세기 전환기 파리 매음굴을 19세기 말 퇴폐주의 분위기가 집약된 소우주처럼 그린, 관능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영화) 인간관계를 매개하는 육체의 문제에 집요하게 관심을 기울여 온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의 신작이다. 프랑스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지난해 세계영화 ‘베스트 10’ 중 8위로 꼽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매춘부의 삶을 통해 노골적 착취의 역사 속에서 노동, 섹스, 자본의 관계를 탐구한다. 개들의 전쟁 (맹수진:액션영화의 상투적인 관습을 따르는 듯하면서도 절묘하게 피해 가는 묘한 재미. 한국 시골 액션영화의 새로운 지형) 한가로운 시골 동네에서 보스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양아치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마는 수컷들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과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독특한 어조로 담아냈다. 뮤지컬 스타에서 충무로로 보폭을 넓힌 김무열의 첫 단독 주연작. 몸 전체로 사랑을 (맹수진:한국영화의 세대논쟁을 불러일으킨 ‘영상시대’의 문을 연 작품. 숨겨진 역사와 만나는 기쁨) 한국영화의 암흑기인 1970년대 선배 세대와 단절을 선언하고 네오리얼리즘(이탈리아), 누벨바그(프랑스) 등 세계영화계의 움직임에 호응해 영화적 혁신을 추구한 하길종·홍파·이원세·이장호 감독, 변인식 평론가를 중심으로 한 동인운동 ‘영상시대’ 특별전의 일환으로 상영된다.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이름을 알린 홍파 감독이 1973년 발표한 문제적 데뷔작이다. 자이언츠 (조지훈:사춘기 소년이 겪는 전복적이면서도 유쾌하고 때론 빈정거리는 모험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프랑스식 해석) 시골의 가족별장으로 휴가 온 자크와 세스 형제. 그곳에서 또래 대니를 만나 할아버지의 차를 훔쳐 타는 등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자유를 만끽하며 위험천만한 여행을 시작한다. 지난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아트시네마상을 받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은 불리 라네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충남 안면도 개발 ‘탄력’

    컨소시엄 구성 업체 변경으로 논란을 빚어온 충남 태안군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충남도는 28일 서울 충무로에 있는 ㈜에머슨퍼시픽에서 실무협의회를 갖고 사유지 보상 및 사업추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오는 5월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끝내고 11월까지 관광지 조성 계획변경 고시를 하기로 했다. 정영기 도 안면도개발계장은 “이번 만남은 컨소시엄 변경 문제 등을 끝내고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와 지원 등을 본격 논의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머슨퍼시픽이 구성한 컨소시엄 인터퍼시픽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추진한 이 사업은 2010년 말 미국 모건스탠리와 삼성생명이 투자 포기를 선언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2016년 완공이 2020년으로 늦춰졌고, 개발 콘셉트도 관광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며 골프장과 수상 스포츠 중심의 유럽 지중해식에서 친환경 고급 휴양지로 수정했다. 인터퍼시픽은 6성급 호텔을 건립하고 안면도의 절경과 낙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전망대를 짓는다. 바다 절벽 위에는 일본풍 해수온천장이 만들어진다. 요트계류장, 해양수족관, 사계절 실내외 공연장과 전시장, 문화·여가·레저·쇼핑이 어우러진 테마파크와 아웃렛, 기업 연수마을, 골프 코스 등도 조성된다. 승마·수영·영어 등을 가르치는 교육 아카데미, 미술관, 승마장, 병원, 오토캠핑장 등 기존 국내 휴양지와 차별화된 시설도 들어선다. 공원, 목장, 염전에코테마파크 등 매력적인 옛 전원풍 소도시도 이곳에 재현된다. 도는 ‘안면송’으로 유명한 소나무숲과 구릉을 최대한 살리고, 건물의 건폐율도 10%로 제한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저층 단독형으로 짓도록 할 계획이다. 안면도관광지 개발 사업은 1조 474억원을 들여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대 381만 5000㎡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으로 남해 힐튼리조트, 금강산골프장 운영 업체인 에머슨퍼시픽(지분 60%)과 일본 부동산펀드 파이썬(30%), 국민은행(10%)이 참여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안면도관광지 친환경 개발로 수정

    국제 수준의 해양관광지 건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관광지 개발계획이 ‘6성급’ 최고급 호텔과 일본풍의 ‘해수온천장’ 등의 친환경 고급 휴양지 조성으로 수정된다. 이전에는 골프장, 수상스포츠 중심의 ‘유럽 지중해식’ 개발계획이었다. 충남도는 26일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안면도관광지 개발 종합계획’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2013년 착공해 2020년 완공할 계획이다. 숙박·문화시설을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미는 도시계획운동인 ‘뉴 어바니즘’(New Urbanism)이 핵심 콘셉트. 미국 뉴욕 ‘햄턴’과 플로리다 ‘시사이드와 윈저’, 이집트 ‘엘구나’처럼 환경적이면서 고급스러운 휴양지 조성이 목표다. 최고급 호텔과 해수온천장을 건설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터퍼시픽컨소시엄 관계자는 “관광의 흐름이 인위적으로 대규모 시설을 지어 놓고 놀고 즐기는 쪽에서 한적한 휴양지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건강을 챙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안면도관광지 개발 콘셉트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인터퍼시픽 측은 또 병원과 승마·수영·영어 등을 가르치는 교육아카데미, 미술관, 승마장, 기업연수마을, 테마파크 등 기존 국내 휴양지와 차별화된 시설도 조성한다. 보행자가 중심이 되는 보행로와 공원, 목장 등 전원풍의 소도시도 이곳에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가족 단위로 찾아 쉴 수 있도록 가족호텔, 콘도미니엄, 오토캠핑장을 만들고 해양수족관 등 볼거리도 들어선다. 친환경 휴양지답게 생태꽃테마파크, 염전에코테마파크 등이 조성된다. 건물도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저층 단독형에 건폐율이 10%로 제한된다. 모래가 바다쪽으로 밀려나는 바람에 백사장과 해변 생태가 망가진 꽃지해수욕장의 옹벽 등 인공구조물을 철거해 원래 자연환경으로 되돌리고, 이른바 ‘안면송’으로 유명한 소나무숲과 구릉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이 수정 개발계획의 핵심이다.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고, 기존 계획에 있던 골프장과 노인휴양시설 등 일부는 그대로 추진된다. 인터퍼시픽은 조만간 안면도에서 이같은 개발계획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0월까지 마스터플랜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이번 수정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국 수출 전망 ‘빨간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각국 통화가 ‘울상’이다.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는 달러화 가치 대비 최고점을 계속 경신 중이고 스위스프랑도 연일 강세다. 상대적 위험자산에 속하는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이 생길 수 있지만 통화 불안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과 세계 경제의 저성장으로 수요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세계 경제 저성장에 대한 우려로 19일 전날보다 13.40원 급등한 1087.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75.94엔까지 내려가면서 전후 최저치(엔화강세)를 찍었다. 76엔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나카오 다케히코 일본 재무차관은 “현재의 엔화 강세는 경제의 기초여건을 반영한 것이 아니며 투기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엔·달러 환율은 3개월 동안 5.6%나 상승했다. 엔화 강세는 세계 주요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소비 심리 위축과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수요 자체의 감소다. LG경제연구원은 21일 ‘수출 호조세 지속되기 어렵다.’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출 물량이 6.8% 포인트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윤상하 책임연구원은 “금액 기준으로는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2분기 물량 기준 수출 증가율은 대부분 품목에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이 23.3%로 가장 높고 유럽연합(EU)이 10.7%, 미국이 10.4%를 차지한다. 미국과 EU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 12일 발표된 미국의 톰슨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4.9로 198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다음 주에 나올 소비 관련 지수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유럽에서는 스위스프랑으로 표시된 대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영국, 헝가리 등 일부 유럽 국가의 소도시 시정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 스위스프랑에 연동하는 채권을 대거 발행했다.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대폭 상승하면서 발행 당시 4~5%대에 그쳤던 금리가 두 자릿수로 치솟고 있다. 미국 일간 경제 월스티리트저널은 “스위스프랑 표시 부채의 이자가 최악의 경우 이자율 50%까지 갈 수도 있다.”며 각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모래폭풍 때 UFO 나타났다…CNN 생방송에 포착

    모래폭풍 때 UFO 나타났다…CNN 생방송에 포착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모래폭풍 당시에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나타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일본 쓰나미와 칠레 화산 폭발에 이어 세 번째다. 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 등 외신은 “모래 폭풍을 생중계하던 CNN 뉴스에 두 점의 괴 불빛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 발생한 이 모래폭풍은 80km의 거대한 띠를 이루며 이 지역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당시 공항 당국은 피닉스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 비행을 금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래폭풍이 이 지역 소도시 메사를 가득 메우고 있을 때 CNN 헬리콥터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중계중이었다. CNN이 촬영한 영상에는 모래폭풍이 진행하는 방향에 밝은 빛을 발하는 두대의 UFO 보인다. 이 UFO들은 모래폭풍을 관찰이라도 하듯 앞부분을 선회했으며 오른편의 한 UFO는 갑자기 선회하던 곳보다 더 높은 하늘로 날아가면서 사라진다. 해당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한 해외 네티즌은 “일반 항공기는 UFO처럼 선회할 수 없고 계속 불빛을 발하지 못한다면서 해당 불빛이 UFO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모래폭풍은 ‘하부브’라고 불리며, 애리조나 주 사막 지역에서는 고온 저습한 날씨로 해마다 5월부터 9월 사이에 이 모래폭풍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W9lhVrq9zJM)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동교육 위해 8년간 35개국 자전거 여행 네팔 청년 다할

    아동교육 위해 8년간 35개국 자전거 여행 네팔 청년 다할

    “한국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들었어요. 부러웠죠. 아이들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네팔의 모든 아이들에게도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으면 좋겠습니다.” 8년째 자전거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네팔 청년 사우랍 다할(21)이 지난달 31일 한국에 왔다. 다할이 찾은 36번째 나라다. 그는 13살이던 2002년 자전거를 타고 네팔을 떠난 뒤 부탄,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중국, 브룬디, 말레이시아 등 모두 35개국을 여행했다. 한달쯤 머물다 일본과 호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다할은 현재 서울 창신동의 네팔 전문 음식점 룸비니에서 머물면서 낮에는 자전거를 타고 나가 네팔 아동들의 교육권을 위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할의 여정은 단순한 자전거 여행이 아니다.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2002년 학교에 가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또래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이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였다. 다할은 “나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 동안 내 친구들은 글도 읽지 못하고,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가난한 나라 어린이들도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팔은 취학연령 아동의 약 60%만이 학교에 가고 이중에서 끝까지 교육을 받는 비율은 절반에 그친다. 특히 카스트제도에 따라 최하층 신분에 속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동교육권 홍보를 위한 다할의 여정은 자국에서부터 시작됐다. 가족과 함께 살던 네팔 동부의 소도시 바드라퍼에서 시내 곳곳을 누비며 소리쳤다. “우리 친구들도 모두 공부할 수 있게 해주세요!” 한 소년의 작은 외침에 불과했던 다할의 목소리는 3개월이 지나서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네팔 주요 언론인 ‘카트만두 포스트’가 다할의 홍보활동을 소개했다. 그의 활동을 알게 된 외삼촌이 선물한 자전거는 다할이 여행을 떠나는 데 큰 무기가 됐다. 다할은 각 나라를 방문할 때면 현지의 초·중학교를 찾아 강연한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의 행복과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35개국을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겪었던 많은 에피소드들은 강연의 주요 소재가 된다. 다할은 한국에서도 학교를 찾아 아이들을 만나기를 희망한다. 그는 “다른나라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보편적인 교육을 받고 있는 한국 학생들은 큰 행운아죠.” 다할이 갈 길은 아직 멀다. 2020년까지 150개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그래도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힘든 여정을 포기할 수 없다. 그의 꿈은 네팔에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전세계를 다니면서 만났던 현지인들과 네팔 동포들이 지원해준 기부금은 모두 학교를 짓기 위한 자금으로 모으고 있다. 다할은 “가난한 아이들도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짓는 것이 꿈”이라면서 “이 여행을 마칠 때쯤엔 네팔의 아이들도 더 많이 책을 보고 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3·1운동과 SNS/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3·1운동과 SNS/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때는 92년 전 3월 1일, 조선의 민족대표 29인은 늦게 온 4명을 제외하고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인사동 태화관에서 조선이 독립국임을 선언하였다. 선언 후 총독부 정무총감 야마가타 이자부로에게 전화를 걸어 독립선언 사실을 알렸고, 60여명의 일본 경찰들이 태화관으로 몰려와서 우리 대표들을 남산 경무총감부와 현재의 중부경찰서로 연행하였다. 거사 당일 당연히 통신수단의 미비로 민족 대표들끼리의 연락도 쉽지 않았지만, 대표들과 학생 시위대와의 소통도 전혀 원활하지 않았다. 더욱이 시위학생들과의 원래 약속장소는 태화관과 300m 떨어진 탑골공원이어서, 민족대표 33인이 나타나지 않자 당황한 학생대표는 단독으로 팔각정에 올라가 독립선언서 낭독까지 했다. 3·1운동으로 말미암아 상해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였고, 전 세계에 우리민족의 독립에 대한 결의와 의지를 전파하는 큰 성과가 있었다. 여기서, 필자는 좀 엉뚱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시계를 반대로 돌려 92년 전 3·1운동 당시 요즘과 같은 정보통신(IT) 기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존재했다면 3·1운동의 시위 양상과 그 결과 역시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본다.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도미노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역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92년 전 한반도에는 조직화된 반정부 세력이나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았고, 요즘의 튀니지·이집트·리비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 3개 국가에서 시위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여 시위를 주도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시위장면을 생중계하면서 부패 청산, 장기 독재정권 퇴진, 기본권 보장 같은 실질적인 주장을 전파하니 그 효과가 아주 절대적이다. 대학까지 나왔지만 취직이 안 돼 튀니지 인구 4만의 소도시 시드 부지드에서 청과물 노점상을 하던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경찰의 단속으로 청과물을 압류당했고, 이를 항의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자 분신을 선택했다. 이러한 불행한 소식이 금방 SNS를 타고 가공할 실업률, 부정부패와 장기독재로 얼룩진 튀니지에서는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발전되고, 곧 23년 독재자 벤 알리 대통령에 대한 전국적 정권퇴진 운동으로 발전했다. 벤 알리 대통령은 인터넷을 차단하고, 비판적 인사들의 이메일과 SNS 계정을 해킹하면서까지 이러한 반정부 시위를 막고자 했지만, 도리어 우회 경로를 통해 페이스북 등으로 시위가 확산되었고, 결국 시위 2개월 만인 지난 1월 15일 외국으로 야반도주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튀니지의 인구가 1000만명 정도인데, 이중 페이스북 가입자가 무려 180만명 정도로, 18%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의 핵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집트 역시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제안된 반정부 집회에 엄청난 시민들이 호응을 했고, 휴대전화·스마트폰·노트북 등으로 무장한 시위대들은 집회 장소와 시위 상황 등을 SNS를 통해 생중계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 역시 인터넷 차단과 주요 시위 주도자에 대한 감금으로 대응했지만, 결국 2월 11일 헬기를 타고 휴양지로 도망을 가는 신세가 되 고 말았다. 지식정보사회에서 무서운 것은 일반 대중이 총으로 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디지털 카메라·노트북 등으로 무장한 대중이 이러한 정보를 다시 SNS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SNS가 민주화와 개방화에 기여만 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왜곡된 정보도 정말 효과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나 권력집단에 의한 정보 왜곡은 정말 두려운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요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매달리고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우리 사회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물론 정부나 정치인들의 정보 왜곡은 일반 시민들과 미디어의 개방적 네트워크에 의한 지속적 검증으로 막는 방법 외에는 없다. 왜냐하면, SNS의 진정한 위력도 민주화와 개방화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의식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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