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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원전서 방사선 측정 후 사망…사인은 비공개

    후쿠시마 원전서 방사선 측정 후 사망…사인은 비공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지난 13일 방사선 측정 작업을 한 50대 남성이 불과 한 시간여 만에 휴게실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14일 교토통신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전날 오전 11시쯤부터 약 10분간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작업을 했으며 낮 12시 45분쯤 구내 휴게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고 도쿄전력은 이날 밝혔다. 도쿄전력 자회사의 직원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심폐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같은 날 오후 사망이 확인됐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 남성은 전면 마스크, 방호복 등을 착용했으며, 작업 전후 건강 체크에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작업 현장의 기온은 약 24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은 또 이 남성에게서 방사성 물질에 의한 오염이 없다는 점에서 “작업 상황이나 주변의 얘기 등으로 볼 때 그의 사망이 작업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인과 관련해선 “가족 의향에 따라 밝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로 인한 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돼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수준을 레벨 7로 발표했는데, 이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중 최고 위험단계로 1986년 발생한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동일한 등급이다.
  • “여자만 따로 뽑을게요”…차별 논란에도 日국립대 모집 이유는

    “여자만 따로 뽑을게요”…차별 논란에도 日국립대 모집 이유는

    일본 국립대에서 이공계 학부를 중심으로 ‘여성 별도 정원제’를 채택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지난 4~5월 전국 국립대 86곳 중 여대 등을 제외한 80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79곳 중 12곳은 이미 여성 별도 정원제를 도입했고 제도 도입을 결정한 대학도 교토대 등 17곳에 달했다. 도쿄공업대, 구마모토대 등 이미 제도를 도입해 시행한 대학은 2023년에 3곳, 2024년도에 8곳이었다. 교토대, 지바대 등 도입을 앞둔 대학은 2025년도가 14곳이고 2026년도는 3곳이다. 여기에 4개 대학도 추가로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에 응답한 79곳 중 41.3%인 33곳이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에 긍정적인 셈이다. 나머지 대학 중 12곳은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여성 별도 정원제가 적용된 학부는 주로 이공계로 각 대학 학부별 모집인원의 1%에서 10여%를 차지했다. 선발 방식은 필기시험 점수에 의한 일반 선발은 없고 학교장 추천, 학생부 종합전형 등 한국으로 치면 수시 전형이다. 제도가 도입된 계기는 2022년 5월로 거슬러 간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일본의 성장을 위해서는 여성을 포함한 다양한 인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 비율이 특히 높은 이공계 학부에서 여성의 수를 늘리기로 하면서 지금과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여성 이공계 대학생 비율은 세계적으로도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이공계 학부 진학자 중 여성 비율은 일본이 약 7%로 비교 대상 36개국 중 최하위였다. 국가적 차원의 결정이지만 일본에서도 여성 별도 정원제를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규슈대는 2010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가 남성을 차별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자 이듬해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 응하지 않은 도쿄대는 지난 3월 기자회견 때 여성 별도 정원제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학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1994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기계공학과(현 전기기계공학과) 추천 전형에 여성 별도 정원제를 도입한 나고야공업대의 한 교수는 “올해 입시에서도 전기기계공학과의 여성 비율은 11.7%였다”며 “서구처럼 이공계의 여성 비율이 높아지려면 사회 전체의 의식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사도광산 강제동원 역사 피하려던 日… ‘알맹이’ 빼고 세계유산 등재 신청 추진

    사도광산 강제동원 역사 피하려던 日… ‘알맹이’ 빼고 세계유산 등재 신청 추진

    일본 문화청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진 니가타현 사도광산에 대해 유네스코 자문기구가 권고한 대로 에도시대(1603~1867년) 이후 유산이 대부분인 지역을 제외하고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하기로 했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문화청은 집권당인 자민당과 회의를 열고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 6일 사도광산에 대해 보완 조치를 요구하며 보류를 권고했다. 이코모스는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추천할 때 에도시대로 한정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시기에 대해 가치를 강조했던 자산은 추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이코모스의 권고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문화청은 에도시대 이후 유산이 많이 모인 ‘기타자와 지구’ 등을 세계유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 기타자와 지구가 사도광산의 가장 대표적인 유적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역사 언급을 피하기 위해 에도시대에 한해 추천하려다가 가장 핵심적인 지역을 배제하게 된 것이다. 결국 알맹이 없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게 되면서 스스로 꼼수에 걸려 넘어지게 된 상황이다. 이코모스는 또 한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제동원이 이뤄졌던 시기 등 채굴이 이뤄진 모든 연대를 알릴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일본 측은 한국을 우선 설득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자민당 회의에서는 한국 등 21개 세계유산위원국에 호소하는 등의 계획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 의원들이 조만간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 일본 측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에 이해를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다음달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성사시키기로 했다.
  • “체류지서 술 한 방울도 안돼”…조종사·승무원에 금주령 내린 日항공

    “체류지서 술 한 방울도 안돼”…조종사·승무원에 금주령 내린 日항공

    일본항공(JAL)이 모든 조종사와 승무원에게 당분간 체류지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조치는 연이은 조종사의 음주 문제로 인해 내려졌다. 12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지난 4월 23일 미국 댈러스에서 남성 기장이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운 사건을 계기로 4월 26일부로 체류지 금주령을 내렸다. 이 기장은 지난 4월 22일 오전 댈러스에 도착하는 여객기를 조종했다. 그는 체류지의 호텔 라운지·객실 등의 장소에서 당일 오후 6시쯤부터 5∼7명과 함께 와인 7명과 맥주 캔 12~18병 정도를 마셨다. 만취한 기장은 다음 날 새벽 무렵 호텔 복도에서 고성을 질렀고, 이에 출동한 경찰은 만취한 기장에게 구두로 주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해당 기장이 승무할 예정이었던 4월 24일 오전 댈러스에서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가려던 항공편이 결항했고, 일본항공은 예약자들에게 사과하고 대체 항공편을 마련했다. 최근 일본항공에서는 조종사 음주와 항공기 사고 등 안전 관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조종사 음주 문제의 경우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일어나 일본 국토교통성으로부터 사업 개선 명령을 받아 음주 검사를 강화했다. 또한 일본항공은 지난해 연말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항공기 관련 안전사고로 인해 국토교통성의 현장 안전 점검을 받기도 했다. 해당 기간 일어난 5건의 사고 중 3건은 관제사의 허가 없이 정지선을 넘어 활주로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 사도광산 강제동원 회피 꼼수쓰다 핵심 지역 날리게 된 日

    사도광산 강제동원 회피 꼼수쓰다 핵심 지역 날리게 된 日

    일본 문화청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진 니가타현 사도광산에 대해 유네스코 자문기구가 권고한 대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하기로 했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문화청은 집권당인 자민당 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자민당 의원 연맹’과 회의를 열고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고 호소다 겐이치 중의원(하원)이 전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 6일 사도광산에 대해 등재 보류(일본식 표현으로는 정보 조회)를 권고했다. 보류 권고는 세계유산 등재 신청국에 보완 조치를 하도록 다시 회부한다는 뜻이다. 다음달 21일부터 3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에 대해 자료를 보완한 뒤 다음달 등재를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코모스의 권고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코모스는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추천할 때 에도 시대(1603~1867년)로 한정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시기에 대해 가치를 강조했던 자산은 추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화청은 에도 시대 이후 유산이 많이 모인 ‘기타자와 지구’ 등을 세계유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 기타자와 지구가 사도광산의 가장 대표적인 유적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역사 언급을 피하려다가 가장 핵심적인 지역을 배제하게 된 것이다. 결국 알맹이 없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게 되면서 스스로 꼼수에 걸려 넘어지게 된 상황이다. 이코모스는 또 광업·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한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이력과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설명·전시 전략과 시설·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코모스의 권고대로라면 일본 정부는 또 다른 일제 강제동원이 이뤄진 군함도(하시마)를 2015년 세계유산 등재 신청했던 것처럼 강제동원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리는 전시물 등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 일본 측은 한국을 우선 설득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자민당 회의에서는 한국 등 21개 위원국에 호소하는 등의 계획을 정리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밝혔다. 의원연맹 회장인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은 “드디어 최종 단계에 왔다”며 “(위원국이)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 북일, 몽골서 접촉설…日 “사안의 성질상 답변 불가”

    북일, 몽골서 접촉설…日 “사안의 성질상 답변 불가”

    일본 정부가 13일 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중순 몽골에서 비밀리에 접촉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보도는 알고 있지만 사안의 성질상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거듭해서 말한 것처럼 일본과 북한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실현하고자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일보는 북한에서 정찰총국·외화벌이 관계자 등 3명과 일본에서는 유력 가문 출신 정치인이 포함된 대표단이 지난달 중순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에서 만났다고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일본인 납북자 생환을 위해 북한과 물밑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하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 관계자와 북한 측 관계자는 지난해 3월과 5월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국회 질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일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납북자 문제를 염두에 두고 오는 8월 몽골을 방문해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에게 북한 간 협의 진전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몽골은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2014년 납북 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 부모가 메구미가 낳은 딸을 만난 곳도 울란바토르였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북일 정상회담 관련 큰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에서 납북자 문제를 계속 거론하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3월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 프리츠커상 받은 日 건축 거장 마키 후미히코 별세

    프리츠커상 받은 日 건축 거장 마키 후미히코 별세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 거장 마키 후미히코 전 도쿄대 교수가 지난 6일 도쿄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96세. 1928년 도쿄에서 태어난 마키 전 교수는 일본 대형 건설사인 다케나카공무점 회장을 지낸 다케나카 도에몬의 외손자로, 도쿄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1960년 설계한 나고야대 도요타 강당으로 일본건축학회상을 받았고, 스승인 단게 겐조가 주도한 건축이론인 ‘메타볼리즘’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진대사’를 뜻하는 메타볼리즘은 도시와 건물이 유기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기조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도쿄대 교수를 지냈고 1993년 일본인으로는 단게에 이어 두 번째로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그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도쿄 다이칸야마 힐사이드 테라스와 도쿄 스파이럴 빌딩, 도쿄체육관, 지바현의 마쿠하리 멧세, 교토 국립근대미술관 등이 있다. 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터에 지은 제4세계무역센터도 그가 설계했다. 마키 전 교수는 2019년 한국을 찾아 강연하면서 건축의 중요한 요소로 장소성과 휴머니즘을 꼽았다. 그는 “건물이 들어설 장소에 맞게 어떠한 요소를 끄집어내서 건축물을 완성할 것인가가 건축가에게 주어진 과제”라며 “건축과 그 장소가 그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녀 해외 수학여행, 비싸서 못 보내요”…역대급 엔화 폭락에 우는 日 학부모들

    “자녀 해외 수학여행, 비싸서 못 보내요”…역대급 엔화 폭락에 우는 日 학부모들

    엔화가치 폭락으로 자녀들을 해외로 수학여행 보내줄 수 없어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일본 주고쿠 신문이 12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면서 해외 수학여행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지만 엔화가치 하락과 유류할증료 급등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비용이 크게 올랐다고 한다. 히로시마시 니시구에 사는 한 40대 여성은 “여행 경비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모든 물가가 다 올랐고 가계 재정이 빡빡하다. 아들을 여행보내줄 수 없는 건 너무 잔인하다”고 말했다. 아들의 수학여행 경비가 용돈과 여권 비용 등을 포함하면 40만엔(약 3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일본 학교들은 해외 학교와 자매결연 등을 통해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해외에서 경험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한 학교의 교감은 “만나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말하는 것의 배경을 느낄 수 있어 귀중한 경험”이라고 해외 수학여행의 효과를 말했다. 해외로 가고 싶어도 비용 문제가 걸리다 보니 해외가 아닌 국내 수학여행으로 바꾸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히로시마현 남부 미하라시의 미하라히가시 고등학교는 5년 만에 대만에 갈 예정이었다가 1인당 비용이 10만엔(약 87만원)에서 15만엔(약 131만원)으로 치솟자 결국 도쿄로 여행지를 바꿨다. 이 학교 교감 타케우치 토모오는 “비용 때문에 못 가는 학생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이 히로시마현의 공립 고등학교 3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개교가 해외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자매학교가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22개교는 국내로 결정했는데 간토와 오키나와 등을 많이 간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도쿄에서 일본 굴지의 대학과 연구 시설을 볼 수 있다’, ‘도호쿠에서 방재에 대해 배운다’ 등이 꼽혔다. 엔화환율이 100엔에 877원(12일 기준) 정도로 엔저 현상을 보이면서 일본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폭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작 일본인들은 먹고살기 팍팍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줄도산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외환 당국도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정도다. 엔화는 지난달 하루 사이에도 가치가 요동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개입 여부에 “노 코멘트”라며 답을 피했다가 뒤늦게 인정했는데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5월 한 달간 엔화 매수에 약 86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엔저 현상의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인 만큼, 시장 개입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왕릉뷰 아파트’랑 다르네…후지산 가려 ‘철거’ 결정 내린 日건설사

    ‘왕릉뷰 아파트’랑 다르네…후지산 가려 ‘철거’ 결정 내린 日건설사

    일본의 한 건설사가 완공 직전의 새 아파트가 후지산 경관을 가린다는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다. 11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도쿄도 쿠니타치시에 건설 중인 10층짜리 신축 아파트의 철거 소식을 전했다. 이 아파트는 후지산에서 직선거리로 약 75㎞ 떨어져 있으며 전망 좋기로 소문난 후지미 거리에 위치해 통창 밖으로 후지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아파트로 화제가 됐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1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건설사인 세키스이하우스는 돌연 철거 결정을 내렸다. 세키스이하우스는 “경관에 큰 영향을 미쳐 경관을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건축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지역 사회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이 아파트는 맑은 날 후지산을 바라볼 수 있는 ‘후지미 거리’ 대로변에 들어섰는데 계획 단계부터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2022년 3, 4월 대화에 나선 주민들은 아파트 규모를 기존 계획의 절반 정도로 줄일 것을 요구했으나 세키스이하우스가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건설사는 건물 높이를 최초 11층 36m에서 10층 33.12m로 한차례, 이후 10층 30.95m로 계획을 변경해 착공에 들어갔고 입주를 앞둔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는 한 채에 7000만~8000만엔(약 6억~7억원)에 분양됐는데 건설사는 날벼락을 맞은 입주 예정자들에게 현금 보상에 나서기로 했다. 건설사 측은 재검토 타이밍이 매우 늦었지만 후지산 전망은 지역의 자산이며 건설사로서 오명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철거 결정으로 건설사가 1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이는 한국에서 논란이 됐던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와 비교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김포 장릉 인근에 들어선 아파트는 국가유산청(당시는 문화재청)과 갈등을 빚어 논란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의 자격 조건과도 직결된 사항이라 문화재청이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음에도 패소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건설사가 2019년부터 김포 장릉 반경 500m 안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20m 이상 높이로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는 등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일부 동에 대한 철거를 권고하고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그러나 1심은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지역이 김포 장릉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법원이 공사 중지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시켜 달라는 건설사들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해당 아파트는 나머지 공사를 끝내고 주민들의 입주까지 마쳤다. 당시 소송 중에도 건설사들은 속도를 내며 완공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2심 역시 건설사의 손을 들었고 지난해 12월 대법원도 건설사들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을 상대로 낸 공사 중지 명령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2심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사적 202호인 김포 장릉은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무덤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다. 김포 장릉은 파주 장릉부터 시작해 계양산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조선의 풍수지리학적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주요 국가유산이다.
  • 간토대지진 추도 거부 우익 고이케 도쿄도지사 3선 출마

    간토대지진 추도 거부 우익 고이케 도쿄도지사 3선 출마

    일본 우익 성향의 고이케 유리코(71) 도쿄도지사가 12일 도지사 선거 3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다음달 7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선거가 사실상 여당 측 후보인 고이케 현 지사와 야당 측 후보인 렌호(56) 참의원(상원)의 여성 대 여성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도쿄도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도쿄를 더 좋게 해 나가고 싶다”며 “그 각오를 갖고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한때 일본에서 최초 여성 총리 후보로도 꼽힌 인물이다. 중의원(하원) 8선을 지낸 그는 파벌 경쟁에서 밀린 불만으로 자민당을 탈당했다. 이어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며 주목받았다. 2017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신이 만든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을 꺾고 제1당이 되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언비어로 수많은 조선인이 희생된 간토대지진과 관련해 매년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우익 성향 인물이다.이에 맞서는 렌호 의원은 이미 지난달 27일 도쿄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며 고이케 지사의 대항마로 나섰다. 대만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렌호 의원은 모델과 뉴스캐스터 등을 거쳐 2004년 참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행정쇄신담당상과 입헌민주당의 뿌리인 민진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렌호 의원은 12일 “도민을 위해 무소속이 되기로 했다”며 입헌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당파를 초월한 지지를 받고싶다”고 했다. 그는 고이케 지사의 3선 출마 선언에 대해 “어찌 됐든 나는 도전자”라며 “현직(고이케 지사)의 여유와 강인함을 배우며 도전해 나가는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 바닥권 기는 동아시아 성평등…韓 94위·中 106위·日 118위

    바닥권 기는 동아시아 성평등…韓 94위·中 106위·日 118위

    동아시아 대표 국가인 한국·중국·일본 3국이 성평등 하위권 국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2일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146개국 가운데 9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1계단 올라갔지만 하위권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이 보고서는 매년 발표되며 교육·건강·정치·경제 4개 분야에서 성평등이 이뤄진 정도를 분석한다. 한국은 4개 부문 중 경제가 112위로 가장 낮았다. 건강은 47위로 가장 높았다. 중국의 전체 성평등 정도는 한국보다 낮은 106위였다. 지난해보다 겨우 1계단 올라가는 데 그쳤다. 한중일 3국 가운데 성평등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는 일본이었다. 118위로 지난해보다 7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바닥권이었다. 일본의 성평등은 경제 분야에서는 120위, 정치 분야에서는 113위였다. 일본 경제계에서 관리직 6명 가운데 5명이 남성인 데다 남성과 여성의 소득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대처가 외국과 비교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146개국 가운데 남녀평등이 가장 잘 된 국가는 아이슬란드였다. 아이슬란드는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 핀란드, 3위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현재 상황에서 남녀 격차를 해소하려면 134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 “일본인과 조선인 같은 월급 받았다”…강제동원 역사 여전히 묻힌 군함도

    “일본인과 조선인 같은 월급 받았다”…강제동원 역사 여전히 묻힌 군함도

    “하시마는 군함도라고도 불리며 양질의 석탄을 캐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일본의 산업을 지탱해 왔고 5000여명이 살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11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찾아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졌던 하시마(군함도)에 대한 일본어 음성 가이드를 켜자 이러한 설명이 흘러나왔다. 일본이 1940년대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위해 식민 지배하던 조선에서 양민들을 끌고 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안내는 들리지 않았다. 2022년에 이어 다시 방문한 센터에서는 군함도에서 석탄을 채굴하던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으로 현장에 간 게 아니었다는 점을 더 교묘하게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전체 1~3관 중 센터 설립 목적인 3관에선 군함도의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 조선인의 월급봉투를 이전보다 더 상세하게 공개하며 모두 똑같이 월급을 받았다고 강조하고, 실제 거주한 일본인들의 입을 빌려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1년 반 전의 센터 방문 때와 달라진 부분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해 5월 7일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저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말한 내용을 액자로 만들어 전시했다는 점이다. 액자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게시물 근처에 놓여 강제 동원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시관 곳곳에 “적어도 2차 대전 때 조선인은 일본의 국민이었다”, “어디에 조선인과 일본인의 차별이 있었나” 등의 발언을 게시하며 강제 동원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가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 “(강제 동원에 대해) 적확하게 부인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며 후회하는 내용도 있었다. 군함도는 일본이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롤모델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6일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사도광산에 대해 일본 정부가 강제 동원 언급을 피하기 위해 에도시대(1603~1867년)에 한해 기술한 점을 문제 삼아 채굴 전체 기간을 모두 알려야 한다며 ‘보류’ 판단을 내렸다. 일본이 역사를 보강해 다음달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면 다른 조선인 강제 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에서 벌어진 강제 동원 사실을 알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국 정부를 설득해 지지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본은 ‘적절한 조치’를 내세워 군함도를 세계유산 목록에 올리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로 2020년 6월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열었지만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 도쿄 한국학교서 학생이 최루액 스프레이 살포…“40명 경상”

    도쿄 한국학교서 학생이 최루액 스프레이 살포…“40명 경상”

    일본 도쿄 신주쿠구 한국학교에서 한 학생이 장난으로 다른 학생이 가지고 다니던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려 수십 명이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11일 도쿄 한국학교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1일 오전 9시 30분쯤 교내에서 학생이 장난으로 최루액 스프레이를 살포해 학생들이 신체 이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구급대에 지원을 요청해 관련 학생들을 병원에 이송했다”며 “관련 학생 보호자와도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 외 학생들은 안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한국학교의 중학생 A군이 다른 중학생 B군이 학교에 가져온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렸고, 가스가 에어컨을 통해 퍼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최루액 스프레이는 열쇠고리에 붙은 소형으로, 경시청은 B군이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모두 경상을 입었으며, 다친 학생들은 눈 부위 통증을 호소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은 “지금까지 학생 40명이 컨디션 불량을 호소했다고 한다”며 “2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 20명도 이송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학교 측은 학생들을 하교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루액 스프레이 오분사 현장은 JR 신주쿠역에서 동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으로, 경시청 등이 자세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도쿄 한국학교는 1954년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의 주도로 창설된 초중고 일관교로, 현재는 재일한국인 등 약 1400명이 재학 중이다.
  • [르포] “어디에 조선인과 일본인 차별이 있나”…日 교묘한 왜곡 군함도 홍보관

    [르포] “어디에 조선인과 일본인 차별이 있나”…日 교묘한 왜곡 군함도 홍보관

    “하시마는 군함도라고도 불리며 양질의 석탄을 캐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일본의 산업을 지탱해왔고 5000여명이 살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11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찾아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졌던 하시마(군함도)에 대한 일본어 음성 가이드를 켜자 이러한 설명이 흘러나왔다. 군함도가 일본 산업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점만 강조됐다. 일본이 1940년대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위해 군함도에서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졌고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이 착취됐다는 안내는 들을 수 없었다. 다음달 21일부터 3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 이때 또 다른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진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등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지난 6일 사도광산에 대해 “세계유산 목록으로 고려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보류’를 권고했다. 이코모스는 “광업·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한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이력과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설명·전시 전략과 시설·정비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언급을 피하기 위해 에도 시대(1603~1867년)에 한해 사도광산을 추천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때와 마찬가지로 사도광산에서 벌어진 강제동원 사실을 알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한국 정부를 설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적절한 조치라며 2020년 6월 문을 연 산업유산 정보센터의 사례처럼 일본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021년 7월 이 센터를 실사한 뒤 일본 정부에 개선을 촉구했고 2022년 12월 개선 방침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같은 달 8일 방문한 센터는 강제동원 역사 지우기에 급급한 전시로만 이어졌다. 이어 1년 반 지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다시 찾은 센터는 강제동원이 아니었다고 좀 더 교묘하게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센터는 1~3관으로 이뤄졌는데 1~2관은 일본이 근대 산업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는지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기에 정당하다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센터 설립 목적인 3관은 군함도의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 실제 거주한 일본인들의 입을 빌려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강제동원된 조선인의 월급봉투를 이전보다 더 상세하게 공개하며 모두 똑같이 월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1년 반 전의 센터 방문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해 5월 7일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저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말한 내용을 액자로 만들어 게시한 부분이었다. 이 액자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게시물 근처에 놓으면서 강제동원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듯한 인상을 심게 했다. 전시관 곳곳에 “군함도는 우리들의 고향”, “적어도 2차 대전 때 조선인은 일본의 국민이었다”, “어디에 조선인과 일본인의 차별이 있었나” 등의 발언을 게시하며 강제동원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가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 “일방적으로 무언가 억압한 듯한 인상을 준 듯하게 선전하면서 그것을 적확하게 부인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후회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이코모스의 권고대로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강제동원 희생자를 기리겠다고 해도 이 센터가 하고 있는 것처럼 강제동원을 부정하기에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센터는 문을 연 지 4년이나 됐지만 철저하게 극소수 예약제로 이뤄지며 사진 촬영 등을 금지하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돼 강제동원 피해자를 기리겠다는 당초 목적과 거리가 멀게 보였다. 이날 오전 관람객은 기자를 포함해 단 2명밖에 없었다. 관람객보다 가이드가 더 많은 전시실에는 ‘누가 역사를 조작하고 있는가? 군함도는 지옥도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왜곡된 홍보자료집을 누구나 가져갈 수 있게 해놨다.
  • “일본여행 가도 되나”…‘치사율 30%’ 감염병 확산하는 日, 백신도 없어

    “일본여행 가도 되나”…‘치사율 30%’ 감염병 확산하는 日, 백신도 없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치사율 30%로 알려진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1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올해 들어 6월 2일까지 STSS 환자 발생 보고 건수(속보치)가 977명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2.8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작년 연간 941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현행 방식의 집계가 개시된 1999년 이래로 최다다. 기쿠치 겐 도쿄여자의대 교수는 NHK를 통해 “이런 증가세는 이제까지 없던 일이어서 위기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STSS는 A군 연쇄상구균이라는 원인 병원체에 감염돼 걸릴 수 있는 질환으로 감염되면 초기에는 인후통 등 가벼운 호흡기 증상을 보이다가 감염이 진행되면 고열과 발진 등이 나타난다. 다만 증상이 악화될 경우 장기 부전, 괴사, 패혈성 쇼크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고령자의 경우 48시간 안에 사망하는 사례도 나오는 등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 감염 경로는 주로 점막이나 상처이며, 기침·재채기를 할 때 확산되는 비말로 감염되기도 한다.상용화된 STSS 백신이 없어 우선 기본적인 예방 수칙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월 YTN ‘뉴스 라이더’에 출연해 “대부분 편도선염이나 봉소염 같은 가벼운 질환으로 끝나기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균 자체가 비말(침방울) 전파라든지 손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있어 손을 잘 닦고 또한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 마스크 착용하는 정도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상처가 났을 때 바로 깨끗하게 씻어주고 해당 부위에 적절한 소독제로 소독하고 상처가 심하면 항균제 연고로 소독을 잘해줘야 한다”면서 “봉소염의 원인균이 절반 정도 되고 심해졌을 경우에 쇼크 증후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봉소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행 다닐 때는 편한 신발을 신어 발에 상처 나지 않도록 하고 손도 여행 다니면서 부딪히거나 상처 나지 않게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4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60만 600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이 299만 9800명으로 집계돼 국적별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일본행 여행객은 58만75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만 809명) 보다 46.6%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1월(38만 6172명) 보다 많은 수치다. 올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일본 정부가 추계한 수치로, 역대 최대규모다.
  • 빗장 거는 日… 난민 신청 세번 퇴짜 땐 강제송환

    빗장 거는 日… 난민 신청 세번 퇴짜 땐 강제송환

    일본 정부가 난민 신청 횟수를 제한하고 외국인을 강제 송환할 수 있도록 한 법을 10일부터 시행했다.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일본 정부가 난민을 배척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부터 적용된 출입국관리·난민인정법 개정안은 불법체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외국인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난민 신청 중 강제 송환 정지는 2회로 제한했다. 그동안 귀국을 거부하며 난민 신청을 반복해 심사가 장기화하고 퇴거에 어려움이 있었다. 난민 신청 3회째부터는 ‘난민으로 인정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송환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겨 있다. 또 퇴거를 앞둔 외국인은 그동안 시설에 수용하는 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당국이 인정한 지원자 등과 함께 시설 외부에서 생활이 가능하다. 시설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건강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일본이 난민 신청 남용을 막으려는 데는 본국에 돌아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난민 신청을 반복하며 일본에 머무는 외국인이 많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 법무성은 퇴거가 확정됐는데도 출국을 거부하는 ‘송환 기피자’는 2021년 말 3224명이었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난민 신청자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내 외국인 지원 단체들은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난민지원협회’는 “송환을 거부하는 사람 중에는 박해나 생명의 위협을 느껴 모국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도 포함돼 있다”며 “일괄적으로 송환을 실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전 출입국재류관리청 직원이었던 기노시타 요이치는 NHK에 “3회 이상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이 재판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일도 있다”며 “강제 송환 심사 시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3자 기관이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이 외국인을 향해 빗장을 걸어 두는 건 난민 제도뿐만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영주 자격을 취득한 외국인이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의도적으로 내지 않거나 1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받으면 영주 자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중의원(하원)을 통과해 참의원(상원)에서 심의 중이다. 이에 대해 재일 한국인 조직인 민단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세금이나 사회보험료의 체납은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독촉과 압류 등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데 경미한 범죄로 재류 자격이 취소되는 것은 영주권자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 “엄마가 통일교에 9억원 기부…돌려달라” 日 대법원 판단은

    “엄마가 통일교에 9억원 기부…돌려달라” 日 대법원 판단은

    구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기부금을 놓고 일본 대법원이 양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 변론을 진행했다고 일본 TV아사히 등 현지 언론이 10일 전했다. 해당 사건은 구 통일교 신자였던 한 여성이 1억엔(약 8억 7800만원) 이상을 기부한 것을 가족들이 돌려달라고 하는 내용이다. 교단과 해당 여성은 기부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는데 가족들은 이 각서가 무효라며 교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성은 각서를 쓰고 6개월 뒤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가족들은 이를 근거로 판단능력이 없었다는 입장이나 도쿄지방법원은 각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기부가 자유의사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2심 도쿄고등법원 역시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가족들은 항소에 나섰고 대법원은 이날 양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가족들은 “각서를 이용해 환불 요구에 대응하는 태도가 지극히 악의적이어서 사법부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실태를 밝히고 피해를 복구해달라”고 사법부에 호소했다. 반면 교단은 “이 각서는 과도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변론은 이전 판결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절차로 하급심에서 내린 교단의 승소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고 TV아사히는 전했다. 이번 판결은 오는 7월 11일 내려질 예정이다. 일본 대법원이 구 통일교의 헌금에 대한 ‘각서’의 유효성에 대해 판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日 아키타현은 왜 최악의 인구 감소 지역이 됐을까

    日 아키타현은 왜 최악의 인구 감소 지역이 됐을까

    ‘사망률 1위, 출산율 뒤에서 4위, 혼인율 꼴찌, 자살률 5위’ 일본에서 인구와 관련해 최악의 통계를 모두 보유한 곳으로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아키타현이 있다. 농촌 지역인 아키타현은 일본에서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5일 발표한 2023년 인구 통계에서 아키타현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1.1명으로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가운데 44위를 기록했다. 일본 평균이 1.20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는데 그보다 더 낮았. 특히 그 전해는 41위였는데 3계단 더 떨어진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산율은 4명으로 29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혼인율은 24년 연속 최하위였다. 아키타현은 사망률도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아키타현은 19.3%로 12년 연속 전국 1위였다. 암 사망률, 뇌혈관질환 사망률도 전국에서 1위였다. 아키타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율은 3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키타현의 사망률이 높은 건 고령 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살률은 2022년만 해도 전국 1위였는데 그나마 지난해 5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전국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보이는 지역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90만 7000여명 인구의 아키타현이 매년 인구 통계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타케 노리히사 아키타현 지사는 “젊은이들이 더욱 아키타현에 정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울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는데 매년 인구 통계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아키타현 관계자는 10일 요미우리신문에 “여전히 자살률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원인 분석에 따른 대책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싱크탱크인 일본종합연구소의 후지나미 다쿠미 주임연구원은 아키타현이 일본에서 최악의 인구 감소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꼽았다. 그는 ABS 아키타방송에 “일본에서 젊은 세대일수록 임금이 억제돼 있는데 특히 대학을 나온 고급 인재일수록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세대를 위한 경제 및 고용 환경을 좋게 만들어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행정적 대처만으로 저출산도 인구 감소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하이엔드 푸드홀, 수천만원 와인관… 호텔 같은 백화점

    하이엔드 푸드홀, 수천만원 와인관… 호텔 같은 백화점

    사교 모임 등 고품격 ‘미식 공간’희소 와인 모으기 역량 총동원하반기엔 럭셔리 편집숍 오픈 2021년 수익성 악화로 폐점한 옛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자리에 백화점과 호텔을 결합한 프리미엄 식음 공간이 생긴다. 코로나19 발생 후 침체를 맞은 면세점 대신 색다른 경험을 주는 오프라인만의 콘텐츠로 백화점의 성장세를 이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9일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서초구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이 만나는 곳에 3개층에 걸쳐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조성하고 10일 정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약 7273㎡ 규모인 이곳은 백화점임에도 마치 호텔 로비와 같이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꾸몄다. 식음 공간을 비롯해 패션·뷰티, 럭셔리 편집 숍이 들어선다. 먼저 문을 여는 곳은 12곳의 식당이 모인 ‘하이엔드 푸드홀’과 와인 전문관이다. 백화점 푸드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용 테이블 대신 조리 공간 앞에 놓인 카운터 테이블, 개별 다이닝 룸을 도입했다. 간단히 한 끼를 하는 곳이 아니라 사교 모임,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고품격 미식 공간을 표방한다. 저녁엔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백화점 폐점 시간인 오후 8시보다 2시간 늦춘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밤 시간에는 내부 밝기를 어둡게 조절한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들어서는 식당은 모두 유통업계에선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다. 강남 최고(最古)의 초밥집 ‘김수사’가 38년 만에 이곳에 2호점을 냈고, 일본 도쿄에서 1932년부터 4대째 운영 중인 장어덮밥 전문점 ‘키쿠카와’의 국내 첫 매장도 있다. 김수사의 초밥 코스는 3만 5000~10만원, 키쿠카와의 장어덮밥은 3만 8000원이다. 파인 와인 전문관 ‘와인셀라’에서는 와인과 위스키 5000여병을 선보인다. 파인 와인이란 전통의 양조 방식으로 생산하는 고급 와인을 말한다. 신세계 측은 이탈리아의 ‘지아코모 콘테르노’, 보르도 와인을 전통 방식으로 복원한 ‘리베르 파테르’ 등 전 세계에 몇 병 없는 희소 와인을 모으기 위해 리테일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가격만 수백만~수천만원 대에 이른다. 주류 산지와 카테고리에 따라 방을 나눠 고급 저택을 구경하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하반기(7~12월) 중엔 럭셔리 편집 숍과 VIP 고객을 위한 퍼스널 쇼퍼룸이 생길 예정이다.
  • 日, 군함도 약속 9년째 뭉개… ‘닮은꼴’ 사도광산 놓고 韓외교 시험대

    日, 군함도 약속 9년째 뭉개… ‘닮은꼴’ 사도광산 놓고 韓외교 시험대

    日, 군함도 ‘강제동원’ 명시 약속세계문화유산 등재 후엔 모르쇠작년 보류 권고안 6건 모두 등재사도광산도 역사 보완하면 유력韓, 유네스코 표 대결 등 압박해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가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 대해 역사 기술 부문을 문제 삼아 문화유산 등재 보류 의견을 낸 뒤 한일 간 외교전이 시작됐다. 일본은 2015년 나가사키현 ‘군함도’(하시마)를 세계문화유산에 올릴 때도 조선인 강제동원 내용을 담으라는 이코모스의 지적을 수용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이번 사도광산 등재 과정도 군함도와 닮은꼴로 진행되는 터라 일본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도록 못박을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과거 침략 역사를 지우기 위해 사도광산의 등재 대상 기간을 에도 시대(1603~1867년)로 한정해 신청했다. 이코모스가 내놓은 사도광산 평가보고서를 보면 일본 정부의 이러한 꼼수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이코모스는 권고 사항에서 “광업·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해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이력과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설명·전시 전략과 시설·정비 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한국 정부가 요구해 온 대로 태평양전쟁 시기 전쟁 물자 확보처로 활용됐고 조선인을 강제동원해 열악한 환경에서 임금조차 주지 않은 채 일을 시켰다는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 측은 이코모스 권고대로 내용을 보완해 다음달 21일부터 3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을 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21개 위원국이 참여하는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 결정이 관례지만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등재가 가능하다. 게다가 최근 회원국 사이에서는 자국의 유산 등재를 위해 다른 나라의 등재를 크게 막지 않는 ‘정치·전략적 결정’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통과될 여지가 크다. 지난해 이코모스의 ‘보류’ 권고안을 받은 6건이 모두 보완 과정을 거쳐 그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다만 일본 정부로서도 세계유산위원회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코모스의 권고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일본 정부는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시 관련 약속을 지키지 않아 세계유산위원회에 찍힌 전력이 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에 대해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할 당시 피해자를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2020년 도쿄 신주쿠구에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곳에선 조선인 강제동원을 알리기는커녕 한국이 역사를 조작하고 있다며 왜곡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2021년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에 센터 개선을 촉구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 점을 파고들어 일본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유산위원회의 전례를 보면 실제 표결까지 가서 등재가 이뤄진 일은 거의 없다. 한국 정부가 끝까지 반대해 표결까지 가게 되면 일본 정부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면서도 “일본이 이행을 안 한 전력이 있으니 (권고를) 이행할 거라고 막연히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일본이 약속을 지킬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으면 (등재를) 반대해야 한다”며 투표까지 넘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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