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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성 따릅니다”…2530년 일본인 전부 ‘사토 상’ 된다

    “남편 성 따릅니다”…2530년 일본인 전부 ‘사토 상’ 된다

    요시다 히로시 도호쿠대 교수, 조사 결과 발표 500년 뒤 일본인의 성씨는 모두 ‘사토(佐藤)’ 하나로 통일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결혼할 경우 배우자 한쪽의 성씨를 따르는 부부동성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2일(한국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요시다 히로시 도호쿠대 교수의 조사 결과를 인용, 지금으로부터 500년 뒤인 2531년 일본에서 ‘사토’라는 성씨가 전체 성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0%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 전체 성씨에서 사토는 약 1.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김씨가 전체 인구 중 20%로 그 비중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 이런 추산이 나오는 이유는 일본의 부부동성제도 때문이다. 일본은 민법에서 ‘부부는 혼인 시에 정하는 바에 따라 남편 또는 아내의 성씨를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따르지 않고 각각의 성씨를 유지할 경우 법률혼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결국 이 제도를 지속할 경우 사토 성을 가진 사람과의 혼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오랜 시간을 거치면 모든 성씨가 사토로 흡수된다는 것이 요시다 교수의 지론이다. 요시다 교수는 “기존 제도를 유지할 경우 성씨가 상실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계라고 말할 수 있다”며 “성씨가 가지는 전통이나 문화, 개인의 생각을 존중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매체는 “이미 약 13만개의 성씨 중 5만개는 멸종위기다. 이미 소멸한 성씨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교수는 결혼, 이혼, 출생, 사망에 의해 변화하는 변수까지 고려해 2022년과 2023년 총무성 인구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씨 비율을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사토 성을 가진 인구는 연 0.8%씩 증가하고, 한쪽의 성씨를 따르는 제도를 계속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531년 100%에 이르게 된다.일본, ‘부부 동성 제도’ 법 명시한 유일한 나라 일본에서 부부 동성 제도가 정착한 것은 사무라이 등 일정 수준 이상 신분에만 허용됐던 성이 보편화한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다. 일본은 법률상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의 성 중 하나만 택하게 하고 있으며, 대다수 부부는 부인이 남편 성을 따른다. 일본은 부부 동성 제도를 법에 명시한 유일한 나라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부부별성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혼인 시 성씨를 바꾸는 사람 중 90% 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이것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3월 8일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기업 CEO 등 재계 인사 1000명은 부부별성제 조기 실현을 정부에 촉구하는 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서명에는 니이나미 다케시 산토리 홀딩스 회장,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그룹 회장도 이름을 올려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게이단렌의 도쿠라 회장은 “여성의 일하는 방식 개선 등을 지원하기 위해 별성 제도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 “의사 초과 근무 안돼!”…‘과로·일손 부족’ 진퇴양난에 빠진 日의료계 [핫이슈]

    “의사 초과 근무 안돼!”…‘과로·일손 부족’ 진퇴양난에 빠진 日의료계 [핫이슈]

    과로사 및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현상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꼽히는 일본에서 법정 근무시간을 넘는 시간외 근무(초과근무) 한도를 규제하는 정책이 1일(이하 현지시간) 시행됐다. 이 규정은 대학 병원 전공의와 건설 노동자, 운송업 종사자 등에게 적용된다. 공영방송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9년 4월 법정 노동시간(주 40시간) 외 근무에 대해 월 45시간까지만 인정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다만 당시 의사와 건설 노동자, 운송업 종사자 등 세 가지 업종에 대해서는 5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했는데, 해당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잔업 규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본격적인 정책 시행에 따라 의사의 경우 휴일 근무를 포함한 상한은 연 960시간으로 제한된다. 단 응급실 등 지역 의료 체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업무는 노사 협의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정 절차 등을 거치면 최대 연 1860시간까지 시간 외 노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조치는 대학 병원 전공의나 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공공병원 의사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5년의 유예기간 동안 일본 의사들의 업무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2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시간 외 노동이 연 960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상근의사 비율은 21.2%에 달했다. 일본 노동계, 과로사와 일손 부족 모두 문제…해결 방법은? ‘야근 왕국’이라는 오명이 있을 만큼 과로사 문제가 심각했던 일본은 오랫동안 근로자의 시간외 근무에 대한 별다른 지침이 없었다. 그러나 지나친 야근에 따른 과로사가 문제가 되자 2018년이 되어서야 ‘일본판 주52시간 근로제’에 해당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을 제정하고 2019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다만 해당 정책 시행 당시 정부가 의사와 건설 노동자, 운송업 종사자 등 세 가지 업종에 대한 근무시간 규제 유예를 결정한 것은 이 분야들의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해 정책을 바로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예 기간이 끝난 현재도 일본 사회의 고령화 및 일손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의료계와 건설, 운송업 노동자들의 초과근무 상한 시간이 제한되면 일본 사회에 상당한 충격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현지에서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시점을 본 따 이를 ‘2024년 문제’라고 일컬어 왔다.정부와 기업은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운송업 분야의 경우, 일본 정부는 최장 5년간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체류를 허용하는 분야에 운송 등을 추가하기로 하고, 일부 운송 수요를 트럭에서 열차로 교체하고 자동화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건설업계는 인공지능(AI)과 드론 등을 활용해 공사 기간과 관리에 투입되는 인력 및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의료계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병원 진료 기록 입력 등의 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의사 증원 없이는 과도한 업무를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한국과 일본 모두 2.6명(한국은 한의사 제외 시 2.2명)으로 같다. 일본 현지에서는 의사 증원을 목표로, 의사 및 의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서명 운동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당장 구급 의료 체계가 축소될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규제 시행을 두고 “국민 생활에 널리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문제가 되는 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 [세종로의 아침] 주총 풍경, 총선 풍경

    [세종로의 아침] 주총 풍경, 총선 풍경

    지난달 29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2024년 정기 주주총회가 대부분 끝났다. 경영진은 초긴장 상태였다. 주주들의 송곳 같은 질문과 따가운 질타가 어디로, 어떻게 날아들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투자자인 주주들은 예상대로 부진한 실적을 놓고 비판과 질타를 쏟아냈고, 전문가급 질문을 던져 경영진이 진땀을 흘리게 했다. 특히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부문 적자와 함께 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삼성전자 주총장에선 “비메모리 분야에선 어떤 경영전략을 갖고 있고,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한발 밀렸다고 인정한 것 같은데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지능형 반도체(PIM)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갖고 있나요” 등 단단히 대비하지 않고서는 대답할 수 없는 질타성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주총에서 경영진 답변이 두루뭉술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일까. 삼성전자 경영진은 연신 고개를 숙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제시하며 주주 달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풍경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다른 기업들의 주총장에서도 반복됐다. 지난달 28일부터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중간평가다. 주권자인 국민이 윤석열 정부가 잘하려고 했는데, 여소야대의 국회 구성 때문에 잘 안 됐다고 생각한다면 ‘야당 심판’을 외치는 여당에 표를 줄 것이다. 그 반대로 생각한다면 물론 표는 야당에 간다. 윤석열 정부 2년인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도 1%대를 못 벗어나면 1954년 경제성장률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2.0%였던 일본의 경제성장률보다 낮다.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미국(3.4%)과 일본(2.8%)에 비해 높았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5%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은 미일 두 나라보다 경제는 더 나빴고, 물가는 더 올랐다. 경제가 좋지 않고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져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GDP) 중 지난해 4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전년 동기 대비 -4.4%를 기록했다. 내수가 얼어붙었다는 뜻이다. 지난달 26~28일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58%, 긍정 평가는 34%였다. 부정 평가 이유 중 ‘경제·민생·물가’가 23%로 1위였다. 물론 지난해 추석 이후 ‘경제·민생·물가’ 항목은 줄곧 부정 평가 이유 1위다. 만약 총선이 주총이라고 한다면 주주인 국민은 정부와 여당에 어떤 질문과 요구를 할까. 분명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물가를 어떻게 잡을지 등 팍팍한 삶의 현실을 개선할 구체적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국정운영의 책임이 있는 여당은 여기에 어떤 답을 내놓고 있나. 민생을 어떻게 챙기겠다는 구체적 방안은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고, 야당 비판과 막말 비슷한 거친 표현만 머릿속을 맴돈다. 국정운영의 책임이 없는 야당과 여당이 같아선 안 된다. 주총장에서 뻔한 질문에 엉뚱한 답만 하는 경영진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에 찬성표를 던질 주주는 없다. 장형우 산업부 차장
  • [단독] TV 나온 그 검사의 얼굴·목소리, 보이스피싱 딥페이크였다

    [단독] TV 나온 그 검사의 얼굴·목소리, 보이스피싱 딥페이크였다

    방송 출연 검사 목소리 등 추출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 시도 檢, 탐지기술 등 연구·개발 나서 “누가 들어도 ○○지검에서 근무하는 ○○○ 검사 목소리입니다. 실제 검사 목소리와 똑같으니 다들 깜박 속았을 겁니다.” 중국 항저우에 근거지를 두고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렀던 ‘김군일파’의 한 조직원은 지난해 6월 경찰에 붙잡히자 자신들이 만든 딥보이스(목소리 합성)와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범죄 시도를 자백했다. 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정인을 흉내내는 기술이다. 범죄 일당은 이 기술로 방송에 출연한 유명 검사 얼굴과 목소리를 추출한 뒤 조직원의 음성과 합성해 마치 검사가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것처럼 감쪽같이 바꿨다. 만일 경찰의 단속이 조금만 늦었다면 실제 검사를 모티브로 한 신종 인공지능(AI) 사기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뻔했던 사건이었다. 지난해 제주도에선 음성변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인 3역을 하며 피해자를 속인 뒤 돈을 뜯은 범인이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범인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일본인 가수 행세를 하며 접근했다. 피해자와 직접 연락하게 되자 “동료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동정심을 유발하고 돈을 요구했다. 범인이 음성변조를 통해 또 다른 가수와 소속사 팀장인 것처럼 행세하며 신원보증을 선 탓에 피해자는 의심 없이 속았고, 57차례에 걸쳐 1600여만원을 송금했다. 이처럼 얼굴·음성을 복제·변조해 악용하는 신종 범죄가 국내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한 정보기술(IT) 업체 대표가 친구의 목소리와 얼굴을 흉내 낸 딥보이스 영상통화에 속아 430만 위안(약 8억원)을 송금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딥페이크·딥보이스 범죄는 이미 외국에선 심각한 사회문제화했다.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은행은 평소 거래하던 대기업 임원 목소리의 전화를 받고 3500만 달러(약 420억원)를 보냈는데, 딥보이스 범죄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런 신종 범죄는 유력 인사 사칭으로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지난 1월 미국 대선 경선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목소리로 “예비선거에 투표하지 말라”는 허위 전화가 돌아 파장이 일었다. 국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저 윤석열은 대한민국을 망치고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습니다”라고 말하는 허위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에 검찰이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딥보이스 탐지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1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가짜 영상과 음성을 식별해 달라는 취지의 감정 의뢰가 들어오면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부장 박현준)는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86억원을 투입해 딥보이스 탐지 등을 위한 중장기 연구인 ‘첨단기술 융합형 차세대 검찰 포렌식 기술개발 연구개발(R&D)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 우선적으로 1억 5000만원을 배정하고 이번 주중 ‘딥보이스 탐지기술 개발 사업’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검찰은 네이버와 KT 등으로부터 딥보이스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업체별로 딥보이스 기술과 특징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성 대검 법과학분석과장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무고한 사람의 목소리가 범죄에 활용됐을 경우에도 딥보이스 탐지 기술로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 식물기구 전락한 WTO [뉴스 분석]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 식물기구 전락한 WTO [뉴스 분석]

    미중(G2)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수조~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활용한 각국 첨단전략산업 육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출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과거 ‘자유무역’ 관점에선 명백한 반칙에 해당하지만 무역 분쟁을 조정해야 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은 4년 넘게 고장이 났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된 WTO 위상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가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제조기업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총 25억 유로(약 3조 7000억원)를 긴급 투입하는 대책을 내놓은 데서 보듯 각국 정부는 반도체·전기차 등 전략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이전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선진국만 보조금을 감당할 실탄이 있다는 점에서 ‘부익부’ 전략으로도 불린다.#선진국의 ‘부익부’ 전략각국 전략산업에 보조금 퍼주기자국기업 챙기기 보호무역 강화 미국은 2022년 반도체지원법 시행으로 5년간 527억 달러(71조원) 투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직접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195억 달러(26조 2700억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억 달러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자국 기업 챙기기를 노골화하며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나선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가 10%대로 후퇴한 일본은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30억 달러(4조원) 이상 보조금을 주고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유치했다. 일본은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지급한 보조금만 1600억 위안(29조 7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3429억 위안(63조 6000억원)을 조성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도 본격화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2009년부터 ‘보조금 특혜’를 앞세워 EU에 전기차를 ‘덤핑 수출’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EU도 남 탓할 처지는 아니다. 독일은 2016년부터 8년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프랑스도 올해부터 EU에서 생산한 차량에 보조금 우대 혜택을 준다. EU는 수입차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EU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른 국가의 보조금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면서 자국의 보조금은 괜찮다는 ‘내로남불식’ 경쟁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G2무역전쟁 시작美 고율 관세·IRA 등 대중 압박다자주의 추구 WTO 유명무실 각국의 이러한 경쟁적 보조금 정책은 ‘자유무역’의 종말을 뜻한다. 시발점은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무역 갈등이 본격화했다. 그는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등 다자 간 협정에도 회의적 모습을 보였다. 당은 다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용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며 대중국 견제를 이어 갔다. G2의 무역 갈등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WTO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자국 우선주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WTO의 분쟁 절차 회부 건수는 2018년 38건, 2019년 20건, 2020년 5건, 2021년 9건, 2022년 8건, 2023년 6건으로 급감했다. WTO는 공정 무역을 방해하는 보조금을 ‘금지보조금’으로 규정하는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상대 교역국의 보조금 효과로 수입·수출에 피해를 입을 국가는 WTO에 제소할 수 있다. #망가진 신자유주의 유물美, 2019년 상소위원 선임 거부WTO 분쟁 조정 기능 마비상태 하지만 미국이 2019년 12월 WTO 상소기구의 상소위원 선임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분쟁 조정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중국이 최근 “IRA의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은 WTO 규칙을 위반한다”며 미국을 WTO에 제소한 건도 정상적인 절차 진행이 어렵다. 분쟁 조정 기능을 상실한 WTO를 향해선 ‘망가진 신자유주의의 유물’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WTO 개혁을 통해 자유무역과 진정한 다자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보조금 살포로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터라 시 주석의 주장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31일 “미국을 WTO에 제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 (중국이) 찔러 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의롭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흠집을 내려는 것인데 실효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총무역액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다. #11월 美 대선에 쏠린 눈트럼프 재집권 땐 보호무역 강화동맹국 협력보다 양자 협상 전망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추세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한 걸로 봐서 장벽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바이든 정부와 달리 동맹국 간 협력이 덜 강조되고 양자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단독]“분명 그 검사 목소린데”…검찰, ‘딥보이스’ 탐지기술 등 86억 규모 연구개발 시행한다

    [단독]“분명 그 검사 목소린데”…검찰, ‘딥보이스’ 탐지기술 등 86억 규모 연구개발 시행한다

    AI 악용 범죄 국내서도 현실화방송 출연 검사 목소리 등 추출보이스피싱 조직이 사기 시도檢, 탐지기술 등 연구·개발나서네이버·KT서 ‘딥보이스’ DB 수집 계획 “누가 들어도 ○○지검에서 근무하는 ○○○ 검사 목소리입니다. 실제 검사 목소리와 똑같으니 다들 깜박 속았을 겁니다.” 중국 항저우에 근거지를 두고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렀던 ‘김군일파’의 한 조직원은 지난해 6월 경찰에 붙잡히자 자신들이 만든 딥보이스(목소리 합성)와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범죄 시도를 자백했다. 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정인을 흉내내는 기술이다. 범죄 일당은 이 기술로 방송에 출연한 유명 검사 얼굴과 목소리를 추출한 뒤 조직원의 음성과 합성해 마치 검사가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것처럼 감쪽같이 바꿨다. 만일 경찰의 단속이 조금만 늦었다면 실제 검사를 모티브로 한 신종 인공지능(AI) 사기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뻔 했던 사건이었다. 지난해 제주도에선 음성변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인 3역을 하며 피해자를 속인 뒤 돈을 뜯은 범인이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범인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일본인 가수 행세를 하며 접근했다. 피해자와 직접 연락하게 되자 “동료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동정심을 유발하고 돈을 요구했다. 범인이 음성변조를 통해 또 다른 가수와 소속사 팀장인 것처럼 행세하며 신원보증을 선 탓에 피해자는 의심없이 속았고, 57차례에 걸쳐 1600여만원을 송금했다. 이처럼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딥페이크·딥보이스 신종 범죄가 국내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한 정보기술(IT) 업체 대표가 친구의 목소리와 얼굴을 흉내 낸 딥보이스 영상통화에 속아 430만위안(약 8억원)을 송금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딥페이크·딥보이스 범죄는 이미 외국에선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돋움했다. 지난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은행은 평소 거래하던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3500만 달러(약 420억원)를 보냈는데, 딥보이스 범죄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임원의 목소리를 잘 알았던 은행 측이 아무런 의심 없이 거액을 이체했다가 전화 한 통에 속아 넘어간 것이다. 이 AI 신종 범죄는 유력 인사를 사칭해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지난 1월 미국 대선 경선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목소리로 “예비선거에 투표하지말라”는 허위 전화가 돌아 파장이 일었다. 국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저 윤석열은 대한민국을 망치고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습니다”라고 말하는 허위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에 검찰이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딥보이스 탐지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1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가짜 영상과 음성을 식별해달라는 취지의 감정 의뢰가 들어오면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부장 박현준)는 오는 4월부터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86억원을 투입해 딥보이스 탐지 등을 위한 중장기 연구인 ‘첨단기술 융합형 차세대 검찰 포렌식 기술개발 R&D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 우선적으로 1억5000만원을 배정하고 이번 주 중 ‘딥보이스 탐지기술 개발 사업’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검찰은 네이버와 KT 등으로부터 딥보이스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업체별로 딥보이스 기술과 특징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성 대검 법과학분석과장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무고한 사람의 목소리가 범죄에 활용됐을 경우에도 딥보이스 탐지 기술로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젊은 전문가들을 세계로 보내자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젊은 전문가들을 세계로 보내자

    우리 사회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진출하는 직업은 의료•법조계다. 그런데도 국제경쟁력은 한참 떨어지는 직업군이다. 이미 한국 기업인들은 세계를 주름잡고 있고 K팝은 세계문화 속에 우뚝 섰는데도 말이다.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국내용에 머물고 있으니 글로벌 시대의 자원 낭비가 크다. 그 이유가 뭘까. 과거엔 언어장벽 때문이라고 둘러댈 수 있었으나 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는 영어에 문제가 없다. 일본 변호사는 싱가포르 등 영어권 국가에 대거 진출해 있다. 일본 의사들도 해외 일본인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료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젊은 전문가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투자 시 발생하는 법률 및 의료서비스 수요를 자국인 전문가로 충원하도록 암암리에 로비를 벌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요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의료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과거 로스쿨 정원을 확정할 때도 무척 시끄러웠다. 필사적으로 정원 확대를 막으려는 의사•변호사협회와 정원의 대폭 확대를 강행하는 정부 간 극한 투쟁은 예견된 것이다. 전문직 종사자 개인이 누리는 기득권의 크기는 그 수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전문직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 자체를 넓혀 주는 것이다. 왜 한국 변호사와 의사는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않은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기다. 해외에 투자하는 우리 글로벌 기업의 레버리지가 우리 전문인력의 진출과 연결되도록 정부가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우리 기업이 미국과 중국에 대규모 자동차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현지 고용효과를 창출하는 대가를 정부가 제대로 챙기고 있는가.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맞춘 정치적 퍼포먼스용으로 이런 레버리지를 소진할 때가 아니다. 우리 젊은 인력이 해외 현지에서 다양한 전문직에 취업할 수 있도록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전문직 비자(H-1B) 발급 정책은 철저하게 로비력에 따라 좌우된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 칠레, 호주, 싱가포르 등은 국별 취업비자 쿼터를 확보했다. 싱가포르는 매년 5400개, 호주는 1만 500개, 칠레는 1500개의 취업비자를 받는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비자쿼터 무제한의 혜택을 누린다. 한국은 0개다. 한국인은 국별 쿼터 없이 전체 취업 수요에서 국별 쿼터 총수를 뺀 나머지 수요에서 매년 추첨으로 결정된다. 이것도 인도인이 50%, 중국인이 15%대를 가져가기에 한국인은 1%대를 차지할 뿐이다. 그 결과 매년 2만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2000개의 비자를 놓고 경쟁한다. 수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비싼 등록금으로 미국인 학생들에게 교차보조를 해주는 대가로는 초라한 배분 성적이다. 어렵게 현지에서 취업해도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돌아오거나 체류 연장을 위해 대학원에 억지로 진학하는 등 눈물겨운 사례가 허다하다. 2007년 타결된 한미 FTA 협상 당시 전문직 비자 쿼터 문제에 우리측은 비중을 두지 않았다. 2010년에도 미국측 요구를 대폭 수용한 추가 협상이 있었고, 2018년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개정 협상까지 있었다.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정부는 전문직 쿼터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했어야 마땅하다. 번번이 기회를 놓친 대가가 오늘날 한국 우수 인력의 기회비용으로 떨어지고 있다. 요즘 국내의 치솟는 과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과일 수입 체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걸 보면 FTA에서 과일 품목을 집중방어했다는 성과도 되돌아보게 된다. 전문직 쿼터는 미 의회가 입법으로 결정하는 사안이기에 FTA의 의제가 아니라는 변명도 더는 통하지 않아야 한다. 전문직 쿼터를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조속히 올려야 마땅하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국제관계·기술에 정통한 분”… 정재계 추모 발길

    “국제관계·기술에 정통한 분”… 정재계 추모 발길

    ‘섬유 한국’의 개척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31일에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정재계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은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셋째 사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안내로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한 이 전 대통령은 “국제 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울 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으로 기업인들의 협조를 많이 이끌어 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이 전 대통령 재임기(2008~2013년)의 대부분인 2007~2011년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조 회장은 고인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이틀째 빈소를 찾은 조양래 명예회장도 빈소 내 접객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가 빈소를 찾았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빈소를 방문해 유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와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가 경남에서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등 두 그룹은 일찍부터 인연이 깊다. 구 회장은 “재계에서 존경을 많이 받으셨던 분이고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부회장과 평소 교류가 많았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빈소에 들러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빈소를 찾아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 시절 고인이 한미재계회 의장이셨다”며 “그때 우리 경제가 참 어려웠는데 미국이나 일본 경제계와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고 회고했다. 고인과 함께 전경련에서 활동한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이날 조문 후 “국제관계 전반에 능통하며 기술에 대해서도 정통하신 분이라 귀감이 됐고 생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지금 같은 때에 더 오래 계셔 주셨으면 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전경련의 후신 한경협을 이끌고 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고인은 전경련 회장 재임 동안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선 분”이라고 추모했다. 전날에는 ‘효성 형제의 난’을 일으킨 고인의 차남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이 빈소를 찾았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고인의 장남인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했다. 공개된 유족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은 형인 조 회장과 짧은 대화를 나눴지만, 동생 조 부회장은 그를 외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중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부인 정지선씨와 함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지난 29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의 발인 및 영결식은 2일 열린다.
  • 개미 6조 팔고, 외국인 5조 사고… ‘밸류업’ 초라한 성적표

    개미 6조 팔고, 외국인 5조 사고… ‘밸류업’ 초라한 성적표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세부 방안을 공개한 뒤 한 달여간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6조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들이 기업 가치 제고의 실망감에 코스피 시장에서 등을 돌린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5조원어치를 사들이며 ‘바이 코리아’를 이어 나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민생경제 토론회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식화한 지난 1월 17일부터 구체적인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 발표되기 직전 거래일인 2월 2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9조 91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구체안이 나온 2월 26일부터 ‘슈퍼 주총’ 시즌이 끝난 3월 29일까지 개미들은 6조 1856억원어치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 개인은 11조 6054억원어치를 순매도해 분기별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1월에 3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개미들은 2월과 3월엔 각각 8조원과 6조원을 팔아치웠다. 주요국 증시 랠리에서 소외됐던 코스피가 반도체 등 기술주의 강세 등에 힘입어 일부 상승하자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26일 장중 8만원을 넘어선 뒤 4거래일간 개인투자자들이 무려 1조 9580억원어치를 던진 게 대표적이다. 개인들은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인 현대차 주식도 2월과 3월에 총 5조원어치가량 팔아치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부족하다는 실망감 속에 은행, 증권, 자동차 등 저PBR 종목의 상승 추진력이 사그러든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미 S&P500(10.1%), 나스닥(9.1%), 일본 니케이225(20.6%), 대만 자취안(13.1%) 등이 랠리를 이어 가는 동안 코스피는 3.4% 상승하는 데 그친 것도 개인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1월 저점 대비로는 12.7% 상승했지만,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한 증시 상승세가 더이상 탄력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구심도 크다. 증권가에서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지만 개인들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는 등 비관적인 전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장’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개미들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1분기 총 15조 76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15년 만에 분기별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들은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1월 17일부터 2월 23일까지 8조 27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미들이 ‘밸류업 실망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2월 26일 이후에도 총 5조 24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은 밸류업에 대한 기대 외에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중심의 수출 회복 등에 베팅하며 순매수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문화를 바꾸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이 추진돼야 진짜 밸류업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단순히 배당을 늘려 PBR의 분모(자본)를 줄이는 게 아니라 분자(주가)를 키워 기업 가치를 제고하도록 기업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밸류업”이라면서 “밸류업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日 4월부터 의사 초과근무 규제…인력 부족 심해질까

    日 4월부터 의사 초과근무 규제…인력 부족 심해질까

    일본에서 4월부터 의사, 트럭 운전사, 건설 인력 등에 근무 시간 규제가 시행된다. 31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4월부터 의사와 트럭 운전사의 초과근무(시간 외 근무) 상한 시간은 연 960시간, 건설 인력은 연 720시간으로 각각 규제된다. 앞서 일본 정부는 과로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자 주 40시간인 법정 근무 시간을 넘는 초과근무 한도 위반 시 처벌 대상 규정을 만들고 2019년 4월부터 시행했다. 대기업 직원의 초과근무는 월 45시간, 연 360시간으로 규정했다. 다만 당장 시행하기에 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 의사와 트럭 운전사, 건설 인력 등은 5년간 시행을 유예했다. 이 때문에 의사와 트럭 운전사, 건설 인력의 초과근무 규제가 올해 4월부터 시행하게 됐다. 특히 의사는 의료기관별로 노사 협의를 거쳐 지방자치단체의 지정 절차 등을 거치면 최대 연 1860시간까지 초과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에 유예 기간을 거쳐 의사 등에도 초과근무 규제가 시행되지만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여전히 일손 부족 우려가 크다. 산케이신문은 “국민 생활에 널리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문제가 되는 인력 부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일본 의료업계도 대책에 나섰다. 온라인으로 진료카드와 진단서 등을 작성하도록 하는 등 의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구급센터 등에서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등 당분간 혼란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TV아사히는 “초과근무 규제로 긴급을 요하는 외과 수술의 대기가 길어지는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러한 의료 핍박을 막기 위해 긴급성이 없는 야간이나 휴일에 진료받는 걸 자제하는 등 환자들의 협력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에 식물기구로 전락한 WTO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에 식물기구로 전락한 WTO

    미중(G2)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수조~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활용한 각국 첨단전략산업 육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출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과거 ‘자유무역’ 관점에선 명백한 반칙에 해당하지만 무역 분쟁을 조정해야 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은 4년 넘게 고장이 났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된 WTO 위상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가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제조기업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총 25억 유로(약 3조 7000억원)를 긴급 투입하는 대책을 내놓은 데서 보듯 각국 정부는 반도체·전기차 등 전략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이전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선진국만 보조금을 감당할 실탄이 있다는 점에서 ‘부익부’ 전략으로도 불린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지원법 시행으로 5년간 527억 달러(71조원) 투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직접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195억 달러(26조 2700억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억 달러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자국 기업 챙기기를 노골화하며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나선 것이다.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가 10%대로 후퇴한 일본은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30억 달러(4조원) 이상 보조금을 주고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유치했다. 일본은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지급한 보조금만 1600억 위안(29조 7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3429억 위안(63조 6000억원)을 조성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도 본격화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2009년부터 ‘보조금 특혜’를 앞세워 EU에 전기차를 ‘덤핑 수출’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EU도 남 탓할 처지는 아니다. 독일은 2016년부터 8년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프랑스도 올해부터 EU에서 생산한 차량에 보조금 우대 혜택을 준다. EU는 수입차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EU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른 국가의 보조금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면서 자국의 보조금은 괜찮다는 ‘내로남불식’ 경쟁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각국의 이러한 경쟁적 보조금 정책은 ‘자유무역’의 종말을 뜻한다. 시발점은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무역 갈등이 본격화했다. 그는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등 다자 간 협정에도 회의적 모습을 보였다. 당은 다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용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며 대중국 견제를 이어 갔다. G2의 무역 갈등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WTO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자국 우선주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WTO의 분쟁 절차 회부 건수는 2018년 38건, 2019년 20건, 2020년 5건, 2021년 9건, 2022년 8건, 2023년 6건으로 급감했다. WTO는 공정 무역을 방해하는 보조금을 ‘금지보조금’으로 규정하는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상대 교역국의 보조금 효과로 수입·수출에 피해를 입을 국가는 WTO에 제소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2019년 12월 WTO 상소기구의 상소위원 선임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분쟁 조정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중국이 최근 “IRA의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은 WTO 규칙을 위반한다”며 미국을 WTO에 제소한 건도 정상적인 절차 진행이 어렵다. 분쟁 조정 기능을 상실한 WTO를 향해선 ‘망가진 신자유주의의 유물’이란 비판이 쏟아진다.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WTO 개혁을 통해 자유무역과 진정한 다자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보조금 살포로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터라 시 주석의 주장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31일 “미국을 WTO에 제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 (중국이) 찔러 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의롭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흠집을 내려는 것인데 실효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총무역액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추세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한 걸로 봐서 장벽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바이든 정부와 달리 동맹국 간 협력이 덜 강조되고 양자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미일, 北사이버 위협 공조 방안 논의… “신분 위장 IT 인력 우려 공유”

    한미일, 北사이버 위협 공조 방안 논의… “신분 위장 IT 인력 우려 공유”

    한미일 외교 당국자들이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3국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2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외교당국 간 실무그룹 회의’를 갖고 가상자산 해킹·정보 탈취 등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동향과 북한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미일 공조를 통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특히 “북한 IT 인력이 신분을 위장해 글로벌 IT 기업들로부터 일감을 수주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할 뿐 아니라 해킹 등 악성 사이버 활동에도 가담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3국은 이러한 북한의 활동을 막기 위해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 IT 인력들이 주로 체류·활동하는 국가들에 외교적 관여를 하며 국제사회의 사이버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들에 뜻을 모았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이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한국의 이준일 외교부 북핵기획단장을 비롯해 린 데버부아즈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쿠마가이 나오키 일본 외무성 사이버안보대사가 각각 수석대표를 맡고 3국의 외교 당국과 관계부처의 북핵 문제와 사이버 분야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 ‘절친’ 조현준 위로한 이재용… 홍라희 여사와 故 조석래 명예회장 조문

    ‘절친’ 조현준 위로한 이재용… 홍라희 여사와 故 조석래 명예회장 조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모친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범효성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을 제외하고는 재계 오너 일가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이 회장은 빈소에 약 30분간 머물며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굳은 표정으로 먼저 빈소를 나온 그는 고인과의 관계나 추억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조용히 자리를 떴다. 이 회장은 상주인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1968년생 동갑내기다. 어릴 때부터 친분을 쌓아왔으며 일본 게이오대에서 함께 공부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회장은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별세했을 때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 “고인(이 선대회장)이 진돗개 2마리를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애도하기도 했다. 홍 전 관장은 빈소에 더 머물며 조 명예회장의 부인인 송광자 여사를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울대 미대 동창이다. 삼성과 효성은 창업주 시절 동업 관계로 인연이 깊다. 조 명예회장의 부친인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는 1948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삼성물산을 세워 운영하다 1962년 독립해 효성물산을 세웠다.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 명예회장은 지난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한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명예회장은) 제가 지난번 총리를 할 때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으로 경제계를 대표해서 일을 많이 하고 한미 간에 우호 관계를 맺는데 굉장히 기여를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한 총리는 “국내적으로는 경제계를 살리기 위한 규제 개혁 쪽에 전경련에서 작업도 많이 했고 정부와 일도 같이 많이 해 주신 분”이라며 “제가 항상 존경하는 기업인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문을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족에게는 빨리 슬픔을 극복하기를 바라고 고인이 국가 경제와 정책에 있어 전경련 회장으로서 기여를 많이 한 분이기 때문에 항상 우리는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유족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조문객을 받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조현준 회장의 장인인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안태완 효성 전 부회장,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 이종찬 전 국정원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등 정재계 인사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조화,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양쪽에 나란히 놓였다. 영정 사진 앞에는 고인이 1987년 받은 금탑산업훈장이 함께 놓였다. 조양래 명예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보낸 조화도 자리했다.
  • ‘롯데 3세’ 신유열 38살 생일, 병역면제 가능…승계 속도 낼까

    ‘롯데 3세’ 신유열 38살 생일, 병역면제 가능…승계 속도 낼까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가 30일 38세 생일을 맞아 올해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본격적으로 롯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신 전무는 1986년 3월 30일생으로 이날 만 38세가 됐다. 신 전무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나 일본 도쿄에서 성장해 현재 일본 국적을 보유 중이다. 신 전무는 2020년부터 롯데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한국과 일본으로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밟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경영 승계작업을 시작하고 기업가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올해부터 한국 롯데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책임지게 된 만큼, 신사업 등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낸 뒤 국적을 회복하고 본격적인 승계 발판을 마련해가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신 전무의 한국어 실력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를 종합해 신 전무가 올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부터는 신 전무가 한국 국적을 얻는다고 해도 병역을 이행할 의무는 없다. 국내 병역법에 따라 국적 회복자는 38세부터 병역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병역법은 만 나이가 아닌 연 나이를 적용하기 때문에 신 전무는 생일과 상관 없이 지난 1월부터 언제든지 국적을 회복해도 병역을 이행할 의무는 없다. 신 전무는 현재까지 법무부에 국적 회복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955년생인 신동빈 회장은 과거 한국과 일본 이중 국적자로 알고 지내다가 ‘외국 국적 취득자는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잃는다’는 국적법에 따라 1996년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가 같은 해 국적을 회복한 바 있다. 당시 41세였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으며 노무라증권과 일본 롯데상사 등을 거쳐 35세 때인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신 전무도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받고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을 거쳐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해 아버지와 똑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작년부터는 신 회장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고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작년 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해 롯데지주에 신설한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았다. 이달 초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라큐스 대학과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송도에 메가플랜트도 착공할 예정으로, 롯데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성장 영역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신 전무는 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겸하며 롯데 계열사들이 현재 영위하는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를 들여다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신 전무가 아직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지만 롯데 승계를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일 롯데 핵심 계열사 지분을 무리 없이 확보하는 것이 신 전무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 재계 거목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

    재계 거목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했다. 89세.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영면에 들었다.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수를 꿈꿨으나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부친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귀국해 효성물산에 입사하며 기업 경영인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는 향후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다.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섬사업 기반을 다졌고,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했다. 1982년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창업주 조홍제 회장은 장남 조 명예회장에게 효성을 물려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과 삼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에게는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의 경영을 맡겼다. 조 명예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경영 혁신과 주력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이끌며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생전 “글로벌 기업으로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품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기술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2006년에는 효성기술원으로 개편했다. 이는 효성의 대표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이 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 효성은 1997년 자력으로 스판덱스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1년에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세계 3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효성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전 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에는 모기업 효성물산의 부도설이 금융권 등에 번지면서 계열사들이 연쇄 부도 위기에 몰리자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T&C를 ㈜효성으로 전격 통합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효성물산의 부실자산을 정리하지 않고 유형자산·재고자산으로 대체 계상해 자기자본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를 대변해 규제 개혁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아울러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도 역임했다.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고,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지난해 8월에는 일본과의 우호 협력과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한일포럼상’을 수상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일포럼과 함께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개최를 처음 제안했고 한일 양국 간 비자 면제, 역사연구공동위원회 설치 등을 성사시켰다. 2009년에는 일본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욱일대수장’을 받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회장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다.
  • ‘쩐의 전쟁’에 베토벤 작전 펼치는 네덜란드…총선 앞 ‘반도체 공약’ 쏟아낸 한국 [클린룸]

    ‘쩐의 전쟁’에 베토벤 작전 펼치는 네덜란드…총선 앞 ‘반도체 공약’ 쏟아낸 한국 [클린룸]

    과거 ‘산업의 쌀’에서 이제는 국가 경제·안보의 동력으로 성장한 반도체. 첨단 산업의 상징인 만큼 반도체 기사는 어렵기만 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기술, 글로벌 경쟁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둘러싼 이야기를 편견과 치우침 없이 전해 드립니다.“베토벤과 ASML은 모두 네덜란드에 뿌리를 두면서 ‘아름다운 것’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담팀을 ‘베토벤 태스크포스’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반도체 견제를 목표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 쏘아 올린 ‘쩐의 전쟁’(반도체 보조금 경쟁)이 급기야 반도체 시장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인 베토벤까지 소환했습니다. 네, 여러분이 지금 떠올리시는 음악가 베토벤이 맞습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 1770년 독일 본에서 태어나 불세출의 명곡을 남기고 떠난 그의 가문은 네덜란드에 뿌리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토벤’이라는 성 자체가 네덜란드에서 내려온 성으로, 네덜란드 현지 발음으로는 ‘베이트호번’에 가깝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와 유럽 축구, 그리고 반도체 기사에 익숙한 분이시라면 과거 박지성 선수가 활약했던 PSV 에인트호번과 반도체 시장 ‘슈퍼 을’ ASML 본사가 있는 펠트호번이 떠오르실 겁니다.미국, 대만, 일본 등 반도체 강국들이 천문학적인 보조금 지원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과 보호에 나선 가운데 네덜란드 정부가 난데없이 베토벤을 소환한 건 그만큼 ASML이라는 기업이 네덜란드 국가와 반도체 산업 전반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8일 반도체 노광장비 제조 기업 ASML의 자국 이탈을 막기 위해 25억 유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3조 7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단일 기업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겁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베토벤 작전’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베토벤 작전은 25억 유로 예산을 바탕으로 ASML 본사 인근 지역의 주택, 교육, 교통, 전력망 등 기초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해 ASML의 본사 해외 이전을 막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또 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 내각은 성명에서 “이러한 조처를 통해 ASML이 지속해 투자하고 법상, 회계상 그리고 실제 본사를 네덜란드에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네덜란드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 여파로 고급 인력 확보가 어려워졌고, 고숙련 이주노동자에 대한 기업 세금 감면 혜택마저 종료되자 “네덜란드에서 성장할 수 없다면 다른 곳(국가)으로 이전을 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ASML은 네덜란드 현지 근무 직원 2만 3000명 가운데 40%가 외국 국적 기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통상 시스템 반도체 강국 미국, 메모리 최대 생산기지 한국, 파운드리(위탁생산) 압도적 점유율 1위 TSMC를 보유한 대만, 소재·부품·장비 강국 일본, ASML 등 장비 강국 네덜란드가 ‘핵심 플레이어’로 꼽히고 반도체 최대 소비 시장이자 ‘반도체 굴기’ 정책으로 자체 기술력도 급성장한 중국이 미국과 대립하고 있습니다.반도체 전쟁에서의 ‘실탄’은 역시 정부의 지원 예산입니다.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 지원 보조금으로 약 70조원의 예산을 조성했고, 일본은 자국 투자 기업에 전체 투자금의 최대 50%를 보조금으로 지급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업 설비 투자액의 15%(대기업 기준) 정도를 세액공제 해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경쟁국보다 정부 지원이 너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야당은 경쟁적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공약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다소 비관적입니다. “총선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늘 선거 앞두고 요란했죠. 우리 정치권이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는지는 일단 선거가 끝난 이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씁쓸한 반응입니다.
  • “트럼프 ‘10% 보편관세’ 땐 가구별 年 200만원 세금 더 내야”

    “트럼프 ‘10% 보편관세’ 땐 가구별 年 200만원 세금 더 내야”

    올해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약대로 ‘10% 보편 관세’ 부과 시 미국 가정에 연간 약 1500달러(약 202만원)의 세금 인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한 미국 재건’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가 되려 미 근로자 가정의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진보성향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지적했다. 미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중산층 가구(소득분포 40~60번째 백분위수)가 자동차에 연간 220달러, 석유 120달러, 식품 90달러, 전자제품 80달러, 의류 70달러, 가전제품·가구에 50달러 등을 추가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트럼프는 재선 시 “모든 국가에 보편 관세 10% 추가 도입, 중국에는 ‘60%+α’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노동자 계층 일자리를 지키고 자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의 수입 상위 10개 업체에 중국 기업은 없다”면서 “관세는 수입업자(미국 기업)가 지불하고 수출국(중국)은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 전가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집권 2기 트럼프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관세 인상 카드를 밀어붙일 전망이다. 한편에선 이를 상대국과 제2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쓸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국가 안보상 긴급 무역 제재’를 허용한 무역확장법 232조, 안보·경제 비상상황 시 대통령이 상대국과 국민을 상대로 거래 금지 등을 취할 수 있게 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닛케이 신문은 대중 무역의 경우 트럼프가 ‘두 단계 관세 인상 방안’을 구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단계로 중국산 반도체 기기, 전자 제품, 철강, 의약품 등 중요 전략 제품에 60% 이상 관세를 부과하고, 2단계로 최혜국 대우 지위를 박탈하는 수순이다. 매년 최혜국 대우 지위를 갱신 심사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목줄을 죄겠다는 의도다. WTO의 분쟁해결제도 역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국이 상소기구 위원의 추가 임명을 반대하며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 트럼프발 관세전쟁을 제어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놓은 것도 결국 중국을 겨냥한 압박이다. 미국의 높은 대중 관세를 피해 중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관세 혜택을 받는 멕시코를 통해 우회 수출을 늘리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 “수도권 성장 발목 안 돼”… 수원, 과밀억제권역 개선 맨 앞에 섰다

    “수도권 성장 발목 안 돼”… 수원, 과밀억제권역 개선 맨 앞에 섰다

    지난 2000년 경기 수원시 재정자립도는 89%로 전국 평균 59.4%보다 30% 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이후 재정자립도는 지속해서 하락했고 2018년부터는 40%대에 머물고 있다. 20여년 전만 해도 재정자립도가 다른 자치단체보다 월등하게 높았지만 이제는 전국 평균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원시의 경제 활력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도한 규제를 꼽을 수 있다. 수원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에 속한다. 과밀억제권역에서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면 등록면허세·지방교육세·법인세 등 세금을 몇 배 더 내야 한다. 수원에 남아 있는 우량 기업들도 규제가 덜한 지자체로 옮기려고 준비하는 상황이다. 실제 커튼 및 블라인드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안모씨는 2년 전 수원에 매장을 내고 본사를 이전했다. 과밀억제권역에 본사를 설립하면 중과세가 부과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세금이 나와 당황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수원이 커튼과 블라인드 수요가 많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좋아서 본사 이전을 결정했는데 이전하지 않았으면 내지 않아도 됐을 세금을 납부해야 해 당혹스러웠다”며 “이렇게 중과세를 하면 수원에 기업을 설립하거나 이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 역시 “과밀억제권역에서 기업이 건물을 신·증축하면 중과세가 부과돼 기업인들의 부담이 크다”며 “적어도 산업단지는 취득세 중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재준 수원시장은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재조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선 그는 지난해 5월 열린 ‘수원 지역 당정 정책간담회’에서 수원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관련 문제점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선 8기 1년 기자 브리핑에서도 “선진국은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유사한 법을 개정했다”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피력했다.과밀억제권역 10개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고 ‘과밀억제권역 취득세 중과 폐지를 위한 규제개혁 대시민 토론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과밀억제권역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알렸다. 지난해 11월에는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12개 도시가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를 창립했는데 이 시장이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다.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는 지난 26일 의왕시에서 올해 제1회 정기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수도권규제 완화 이슈 및 현실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수원시정연구원 양은순 도시경영연구실장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권 성장 억제가 아닌 ‘수도권 성장관리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실장은 “국토균형발전 정책은 인구정책, 교통·인프라정책, 지역특화정책 등을 바탕으로 지역별 성장 가능 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전환해야 한다”며 “수도권, 비수도권이란 이분법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1982년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했고 1994년에는 수정법에 따라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등 3개 권역으로 지정했다. 과밀억제권역은 ‘인구와 산업이 지나치게 집중됐거나 집중될 우려가 있어 이전하거나 정비할 필요가 있는 지역’이다. 과밀억제권역에 법인을 설립하면 취득세·등록면허세가 3배 중과된다. 국외진출 기업이 과밀억제권역으로 복귀하면 주는 법인세 50~100% 감면 혜택도 없다. 이로 인해 과밀억제권역 도시에 기업을 설립·이전하는 경우는 드물고 과밀억제권역에 있는 기업들은 성장관리권역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프랑스, 영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도 과거 수정법과 유사한 법을 제정했지만 과도한 규제로 인해 국가경제 발전이 더뎌지고 국가경쟁력이 약화되자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 과밀을 억제한다’는 본래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1980년 35% 수준이었던 수도권 인구 비율은 지난해 50.7%로 증가했다. 법 제정 이후 오히려 수도권 인구는 늘어났고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지자체들의 경제는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반면 성장관리권역 지자체들의 경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을 분류할 당시 기준으로 지금 다시 권역을 분류한다면 뒤바뀔 수도 있다. 이 시장은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된 도시는 과도한 제한으로 인해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며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수원시는 과밀억제권역 규제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준 수원시장 “과밀억제권 지자체 한목소리… 수도권정비계획법 꼭 바꿀 것”

    이재준 수원시장 “과밀억제권 지자체 한목소리… 수도권정비계획법 꼭 바꿀 것”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경기 지역 12개 지방자치단체가 한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가장 시급한 세법 중과세 문제부터 풀어내고 과밀억제권역 재조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까지 단계별로 차근차근 나아가겠습니다.” 이재준 경기 수원특례시장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밀억제권역 기업에 부과되는 세율을 재조정하고 나아가 수도권정비계획법이 합리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우리나라는 40여년 전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을 벤치마킹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세 나라가 국가경쟁력이 떨어지자 곧바로 법을 폐지하거나 규제를 완화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다는 데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수원시를 비롯한 경기도 14개 지자체는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됐다. 과밀억제권역에 법인을 설립하면 부동산 취득 중과세 등으로 인해 다른 권역보다 비용이 몇 배로 든다. 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으로 기업을 이전하면 법인세 감면 혜택이 있어 기업들이 규제가 덜한 지자체로 떠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과밀억제권역 규제를 완화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이 시장의 생각이다. 그의 바람은 수원시를 포함해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된 곳 중 12개 도시(수원·고양·성남·안양·부천·의정부·하남·광명·군포·구리·의왕·과천시)가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를 창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협의회는 ▲법령·제도 개선에 관한 정책 제언 ▲주요 시책 공유, 정책 개발 ▲수도권 정책 관련 연구·교육·연수·토론회 등으로 역량 강화 ▲수도권 정책 관련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또는 기관·단체와 협력사업 추진 등의 역할을 한다. 이 시장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 지정이 수도권의 ‘과밀’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 과밀억제권역 규제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특히 수원시는 지난 20여년 동안 재정자립도가 반토막이 됐고, 이는 다른 과밀억제권역 지자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도권 지자체에 역차별이 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다시 조정해야 할 때가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12개 지자체가 힘을 모은다면 1982년 제정된 태산 같은 수도권정비계획법도 개선될 수 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수원시와 협의회가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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