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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얼렁뚱땅 문화재 복원/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시멘트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단청했던 옛 광화문뿐만이 아니라 엉터리로 복원한 문화재는 많다. 불국사의 복원도 옛 규모에 맞지 않고 석가탑 복원도 원형에 충실하지 못했다. 석굴암은 일제강점기 때 시멘트를 발라버렸는데 1960년대에 그 위에 다시 시멘트를 발랐다. 경주에 비해 유적이 적은 부여나 공주는 복원한답시고 그나마 있던 문화재들마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해 복원이 아니라 개발을 해놓았다. 익산 미륵사지석탑도 그런 사례다. 얼렁뚱땅 빨리빨리 해치운 탓이다. 최근 중국 랴오닝(遼寧)성 차오양(朝陽)시의 한 사찰에 있던 청나라 초기의 벽화를 마치 만화같이 복원한 일을 비웃을 자격이 우리에게는 없다. 문화재 복원은 원형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히 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복원보다는 보존에 더 공을 들인다. 풍화되고 삭아가는 문화재를 마냥 방치할 수만도 없다. 복원에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원형을 살리려 노력한다. 한번 잃은 원형은 다시는 되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슬람 사원이나 무기고로도 사용되는 등 훼손이 심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몹시 더딘 속도로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떠들썩한 완공식을 가졌던 숭례문은 복원에 5년이 걸렸지만 기둥과 단청 등에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도 숭례문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 건축물이 있다. 화려한 금박(箔)을 자랑하던 교토의 금각사는 1950년 7월 불에 타 5년 만에 복원됐다. 그러나 급히 복원한 탓에 단청이 떨어지듯 금박이 떨어져 나가 버렸다. 1987년부터 2, 3차 복원공사에 들어가 1999년에야 거의 완벽한 옛 모습을 되찾았다. 복원이 아닌 신축이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으로도 불리는 스페인의 가우디 성당에서 본받을 점이 많다. 규모 면에서 숭례문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가우디 성당은 무려 100년이 넘게 짓고 있다. 이제 공정률 65% 정도다. 느림의 미학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자의 구상대로 지어왔기 때문에 공사가 세기를 넘어선 것이다. 거장 안토니오 가우디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이 성당은 공사 시작 144년 만인 2026년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숭례문도 복원 과정의 과오를 인정하고 전면 재복원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금각사가 완전 복원에 50년이 걸리고 가우디 성당이 144년이 걸려서야 완공 예정이듯이 애초에 충분한 공사 기간을 잡았어야 했다. 이번에는 진정한 전문가와 좋은 재료들을 골라서 완벽을 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바지락과 재첩이 넘쳐 났던 풍요의 상징 ‘울산 태화강’. 1970년대부터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로 공단과 도심에서 쏟아낸 오폐수가 여과 없이 흘러들었다. 태화강은 중금속 물질로 뒤범벅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모했다. 풍요의 상징인 바지락과 재첩도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13년 여름 1급수로 회복된 태화강에서는 평일 수십명, 주말·휴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돌아온 바지락과 재첩을 캤다. 28일 울산 남구 여천동 태화강 하구. 1년 전까지 제방을 따라 길게 늘어섰던 무허가 판자촌(41개)이 사라진 곳에는 40여척의 어선을 정박할 수 있는 물양장(선착장)이 건설됐다. 남구는 길이 120m, 너비 7.5~14m의 물양장에 선박 계류시설과 바지락 경매장(165㎡)을 설치했다. 이로써 26년 만에 다시 식탁에 오를 태화강 바지락을 채취할 준비가 모두 끝났다. 내수면어업 허가권을 위임받은 울산수협이 오는 12월 본격적인 조개 잡이에 앞서 어민(33명)들과 시설 운영 및 판매 등에 대한 협의만 완료하면 된다. 수협 측은 다음 달까지 어민과 협의를 완료하고 바지락 캐기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태화강 바지락이 채취 금지조치 이후 다시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1970년대까지 태화강 바지락은 이름이 나면서 전국 바지락 종패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태화강의 풍요도 잠시. 1960~1970년대 산업화로 들어선 각종 공장이 365일 끊임없이 뿜어낸 산업폐수와 팽창한 도심의 오수가 여과 없이 태화강으로 쏟아졌다. 수질오염으로 신음하던 태화강은 생명력을 잃어 갔다. 1급수 하천이 죽음의 강으로 변모한 것이다. 중금속 물질 등 각종 오염물로 뒤덮인 강은 수생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겼다. 자연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태화강 바지락도 치명타를 입었다. ‘중금속 바지락’의 위험성 때문에 1987년부터는 바지락 채취가 금지됐다. 일부 어민이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해 잡은 바지락을 산지 표시 없이 몰래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태화강 바지락은 옛 명성을 완전히 잃었고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울산시는 신음하는 태화강을 살리려고 2001년부터 오폐수 차단에 나섰다. 공단과 도심의 주요 지점에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변에는 빗물에 쓸려오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우수토실까지 설치했다. 여기에다 물의 흐름을 막았던 방사보(길이 600m)를 철거하고, 수년간 강바닥의 퇴적오니(오염물질)를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벌였다. 생명을 잃었던 강에 산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1996년에 ℓ당 11.3㎎까지 치솟았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바닥 오니 등을 걷어내자 2001년부터 ℓ당 5.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에 2.9㎎, 2010년에 2.0㎎, 2012년에 1.9㎎, 올 들어 1.4㎎로 좋아졌다. 윤영찬 울산시 태화강관리단장은 “우리 식탁에 태화강 바지락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수질관리와 수생생태계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국의 하천 가운데 유일하게 태화강에 바닷조개인 바지락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질개선 효과에 힘입어 바지락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바지락 증가가 알려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캐자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시는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6년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바지락의 ‘인체 유해성’(중금속 함유량) 조사를 벌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2009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자원평가 및 이용방안 연구조사’에 들어가 1450t가량의 바지락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남구는 이 조사를 토대로 연간 400t씩(번식기 6~8월 제외)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할 예정이다. 어자원 보호 차원에서 채취량을 줄인 것이다. 앞으로 2년마다 바지락 자원량 재조사를 통해 조업량을 점차 늘려 갈 계획이다. 어민 김세근(69)씨는 “태화강 하구에서는 바지락과 재첩 등 다양한 조개가 많이 잡혀 당시 중구 염포·성내·내황은 물론 남구 여천·삼산 등 100가구 이상이 조개 잡이로 생계를 이었다”면서 “어릴 때 강에 들어가 발가락으로 모래를 몇 번 차면 조개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개 잡이가 금지된 이후 처음에는 단속을 피해 밤에 조개를 잡는 어민들도 많았다”면서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 조업도 사라지고 조개도 잊혀져 갔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부터 조개 잡이가 공식 재개되면 어민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바지락 잡는 방법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졌다. 과거에는 호미로 강바닥을 긁어서 잡았지만, 요즘에는 배 위에서 기계를 내려 긁어 모은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어서 일손도 줄었다. 남구는 연간 400t의 바지락을 채취하면 12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 1인당(33명) 3000만원의 소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바지락이 본격 개발되면 국내 바지락 종패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일본 등 해외에 성패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예전에 태화강 하구는 조개섬으로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조개가 아주 유명했다”면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명물인 바지락을 지역 특산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지락과 함께 돌아온 재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태화강 재첩은 기수재첩(일본재첩), 공주재첩, 재첩 등 3종류다. 이 가운데 기수재첩이 전체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수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해 염분이 적은 기수 지역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 패류도감에는 일본재첩으로 표기돼 있다. 태화강 재첩은 1960~1970년대 많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조개섬(노벨리스 코리아 울산공장 앞)을 중심으로 재첩 잡이가 성행했다. 60년대만 해도 조개섬 일대는 재첩을 사려는 장사꾼들로 붐볐다. 그런 재첩은 수질오염으로 70년대 초부터 자취를 감췄다. 40여년 만인 올여름 명촌교 아래 태화강 하구에서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 재첩을 잡았다. 수심 1m 안팎에서 재첩을 잡는 인파가 낯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복순(71·여·울산 북구)씨는 “어릴 때 강에서 놀며 재첩을 많이 잡았는데 이렇게 다시 잡을 수 있게 돼서 좋다”며 “맛있는 재첩을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양지근(67·울산 동구)씨는 “태화강 재첩으로 국을 끓였더니 쫄깃한 맛이 뛰어나 지난여름 태화강에서 살았다”면서 “더위도 식히고 재첩을 잡는 재미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11년 동해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태화강 하구 4.8㎞ 구간(태화교~명촌교)에는 38t가량의 재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1㎝ 크기였던 재첩이 2년여 세월이 흐르면 3~4㎝ 크기로 자랐다. 조사 당시보다 매장량도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재첩으로 유명한 섬진강의 자원량(580t)보다는 아주 적다. 하지만 사라졌던 재첩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족하다며 시민들은 기뻐하고 있다. 한편 생명을 되찾은 태화강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 가지 보물(三寶)’을 간직하고 있다. 삼보는 ‘백로 서식지’, ‘까마귀 월동지’, ‘바지락 종패공급지’이다. 여기에다 연어, 수달, 황어 등이 돌아와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교육부도 못 참은 교학사 중대 오류 3가지

    교육부도 못 참은 교학사 중대 오류 3가지

    역사왜곡 논란의 시작점이 된 교학사 교과서 역시 이번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에서 비켜나지 못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친일 행적을 미화하고,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채택한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수정·권고 명령이 내려졌다. 8종 교과서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는 교학사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결코 일제의 지배와 대한민국 시대의 독재를 미화하지 않았으며 일제 식민통치와 독재시대의 역사도 정면으로 바라보고자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우선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로 3·1운동의 한계점을 부각한 점과 항일인사 미화 논란을 빚은 시인 최남선,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에 대한 부분을 꼽았다. 교학사 교과서는 254쪽에서 ‘3·1운동이 갖는 한계점은 무엇이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생각해보는 코너를 마련했지만, 교육부는 적절치 않다고 보고 ‘3·1운동의 영향이나 의의를 묻는 질문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봤다. 276쪽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만주의 한국인’을 이승만의 저서라고 소개했지만 교육부는 ‘만주의 한국인들’이 정확한 제목이고 일본의 만주 침략 과정을 조사한 ‘리튼 보고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라 이승만의 저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 사진이 실린 269쪽도 문제가 됐다. 교학사 교과서는 윌슨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의 지도교수라고 지칭했지만 교학사는 지도교수가 아닌 총장이었다고 수정을 권고했다. 이번 교육부의 판단은 진보성향 역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 독도에 대해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학사 교과서는 355쪽에서 ‘독도’를 ‘무인도’라고 지칭했지만 교육부는 ‘무인도’라는 표현이 일본이 주장하는 무주지(無主地) 선점론에 제시된 표현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수정·보완을 권고했다. 권고 사항이 마련되자 교학사는 기존 방침대로 수정·보완에 재빠르게 들어갔다. 김호영 교학사 홍보부장은 21일 “수정·보완 권고 부분에 대해 파악한 후 교과서와 대조 중이며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7종 교과서 집필자들은 조만간 대책회의를 열어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치로 나빠진 한·일관계 ‘문화 한류’는 변치 않았다

    정치로 나빠진 한·일관계 ‘문화 한류’는 변치 않았다

    태풍 ‘프란시스코’의 영향으로 궂은 비가 내리던 19일 저녁. 날씨는 갑자기 쌀쌀해졌지만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일본 팬들의 마음은 식을 줄을 몰랐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생겨난 한류가 10년간 이어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한류 10주년 대상’ 시상식. 행사에 초청된 3000명의 팬들은 2시간 동안 열광하며 한국과 일본을 잇는 축제를 마음껏 즐겼다. ‘한류’처럼 특정 국가에 대한 관심이 사회 현상으로까지 번지며 지속된 것은 일본에서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악화된 한·일관계는 한류 붐에 찬물을 끼얹었다. 수입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DVD 시장이 2008~2012년 4% 성장한 반면 한국 드라마 매출은 3.5%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 한류를 소개하는 방송사·배급사 등이 모여 ‘한류 10주년 실행위원회’를 만들었고, 한류 1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제2의 한류 부흥기’를 만들기 위해 시상식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실행위는 지난 6월 22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홈페이지에서 팬 투표를 통해 K팝과 드라마 부문에서 10년간 가장 인기 있었던 작품과 배우, 가수를 뽑았다. 총 투표수가 42만표에 달했다. K팝 부문에서 일본의 한류 팬들이 뽑은 최고의 가수는 그룹 부문은 카라와 동방신기, 솔로 부문은 아이유와 김현중이 남녀별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 10년간 최고의 드라마는 ‘겨울연가’가 뽑혔다. 다음으로 ‘옥탑방 왕세자’, ‘미남이시네요’, ‘공주의 남자’, ‘궁’이 순위에 올랐다. 여배우 부문에서는 윤은혜가 최지우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선아, 한효주, 하지원이 뒤를 이었다. 인기 남자 배우 1위는 예상대로 배용준이 이름을 올렸다. 박유천, 장근석, 김현중, 현빈이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 배용준이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시상식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일본 팬들은 한국어로 “사랑해요 용준씨”, “여기 봐요” 등을 외치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2년 만에 일본에서 공식 행사에 참석한 배용준은 “제가 일본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10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서로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면서 서로가 가까워진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내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류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마니아층은 50만명 정도다. 이날 시상식장을 찾은 팬의 90% 이상은 여성이었고, 장년층 주부팬이 많을 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20대부터 70대까지 고른 연령층이 눈에 띄었다. 이바라키현에서 왔다는 한 60대 주부는 “배우들이 열심히 해서 한류 붐이 일었는데 정치가들 때문에 한·일관계가 나빠진 게 정말 안타깝다”며 “그래도 팬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현중 팬이라고 밝힌 한 40대 주부는 “최근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서 (한국에 대한) 주변의 분위기도 변했다”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렵고, 한국에 가고 싶어도 선뜻 갈 수가 없다”며 지난해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운주산 고산사/서동철 논설위원

    세종특별자치시 서북쪽의 운주산(雲住山)에는 고산사(高山寺)라는 작은 절이 있다. 운주산은 ‘구름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뜻이다. 해발고도가 460m 정도이니 다른 고을에 있었다면 이렇게 번듯한 이름이 붙지는 못했을 듯하다. 하지만 산 정상에 오르면 천안과 공주, 조치원과 청주를 비롯한 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삼국시대에 벌써 이곳에 산성을 쌓은 것도 그만큼 군사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외성 3210m, 내성 1230m의 운주산성은 3개의 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포곡식 석성(石城)이다. 고산사는 운주산 등산로 초입에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백제루(百濟樓)다. 절집 누각으로는 독특한 이름이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백제국 의자대왕 위혼비’(百濟國 義慈大王 慰魂碑)가 눈에 들어온다. 백제가 멸망하고 당나라로 끌려간 의자왕, 나당연합군과 마지막까지 싸우다 비명에 숨진 백제 부흥군의 원혼을 달래는 원찰(願刹)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큰 법당인 극락전에서는 의자왕과 백제 부흥군, 원병으로 백촌강 전투에 참전한 왜군의 위패도 한편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성격의 절이 운주산에 세워진 것은 부흥군이 최후를 맞았다는 주류성이 이 주변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주류성의 위치를 두고 역사학계의 견해는 충남 홍성의 학성산성, 충남 서천 한산의 건지산성, 전북 부안의 위금암산성, 고산사가 있는 세종시 전의면으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전의설(說)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이곳이 ‘농사 짓는 땅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돌이 많고 척박해서 농사를 지을 수도 없다’는 ‘일본서기’의 묘사와 가장 근접하다고 본다. 고산사는 1966년 창건됐으니 역사랄 것도 없다. 부흥군 원찰로 성격을 굳힌 것은 훨씬 이후의 일이다.그럼에도 고산사는 이미 세종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백제의 옛땅에서 백제 유민의 원혼을 달래는 절이라는 상징성이 답사객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데다, 절집은 갈수록 모양새를 갖추어 가고 있다. 운주산성도 복원작업으로 상당 부분 옛 모습을 되찾았다. 12일 고산사에서는 스무 돌을 맞은 ‘백제 고산대제’가 열린다. ‘백제 부흥군을 위한 천도제’는 흔치 않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 오늘날 백제의 흔적은 삼국 가운데 승자인 신라는 물론 백제와 같은 처지였던 고구려와 비교해도 너무나 적다고들 푸념한다. 하지만 고산사는 꼭 옛것을 그대로 물려받아야 역사 유산이고, 문화 유산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역사를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방법의 하나를 고산사는 가르쳐 준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이명희 교수 학과장도 등 돌린 교학사 교과서

    공주대 역사교육과 동문들이 교학사 고교 한국사 저자이자 이 학과 동문인 이명희 교수의 퇴진을 촉구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학과장이 교학사 교과서를 공개 비판했다. 지수걸 공주대 역사교육과 학과장은 지난 2일 한국역사연구회 홈페이지에 A4용지 33쪽 분량으로 ‘교학사 고등학교 교과서 바로 보기’라는 글을 올려 교학사 교과서를 “교과서포럼이 만든 대안교과서보다 수준과 품격이 한참 떨어지는 졸작”이라며 “우리나라나 우리 민족의 관점에서 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한민국 국민이나 시민적 관점에서 쓴 것도 아닌 그야말로 오가잡탕”이라고 규정했다. 지 학과장은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한국사에 대한 주체적이고도 비판적인 이해를 거꾸로 ‘대한민국이나 헌법에 대한 부정 혹은 정면 도전’이라고 매도하고 있다”며 “이승만, 박정희 등 몇 명에 치중한 성취 중심의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비판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교과서 곳곳에 보이는 ‘자유민주주의’는 반공과 반북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는 물론 국민의 민주적 권리조차도 언제든지 제약하고 제한할 수 있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단독정부 수립 활동과 좌익의 방해’(305쪽)와 ‘10월 유신과 그 덫’(325쪽) 등을 예로 들어 “단독정부 수립을 역사적 필연으로 보고 좌익은 이를 막기 위해 방해를 했지만 이승만이 탁월한 지도력과 정치 감각으로 단독정부 수립을 해낸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료탐구) 을미사변’(190쪽)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일본은 왜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과격한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학생들이 과연 뭘 탐구하고 뭘 상상하겠느냐”며 서술 방식의 문제도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뉴라이트교과서 해부] 고대사부터 ‘일본식 식민사관’에 사로잡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우편향 사관이 첫 번째이고, 사료 부실과 인터넷 포털 사진의 무분별한 게재 등 부실 논란이 두 번째이다. 교육부와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은 “역사관에 손을 댈 수 없지만, 사실관계 오류는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사실관계 오류가 사흘 만에 298건이나 적발된 가장 큰 원인이 우편향 사관에 사로잡혀 기존 학계의 기류를 무시한 서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제연구소장은 지난달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침략(식민)사관 재등장의 역사적 구조’란 주제로 연 국회 세미나에서 “해방 68년이 지났음에도 일제 식민주의 역사관이 버젓이 주류 사학으로 존재하고 있다”면서 “일제 식민사학이란 일본 극우파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식민사학의 연장선상에서 일제 때 사회가 발전했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이 횡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학사 교과서의 사실관계 오류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은 고대사에서 현대사에 걸쳐 일본식 사관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만주 지역에 영역을 구축한 부여의 지배권을 ‘한반도 지역’으로 제한하거나, ‘고구려 건국 당시 5개 부족이 참여했다’는 서술로 인해 고구려가 부족국가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대목, 신라 박혁거세를 ‘족장’으로 표현한 대목은 고대 한민족의 활동 영역을 한반도 안으로 가두려 한 식민사관의 잔재를 보여주거나 백제 몽촌토성 발굴 등 새로운 사료가 등장하기 이전인 40년 전 학설을 채택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고려 시대 서술에서 ‘몽골의 영향으로 일부다처제가 나타났다’고 써서 돌연 있지도 않았던 일부다처제가 도입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 서술이나 조선 후기에 등장한 상인 조직인 ‘보부상’이 조선 전기 사료로 제시된 대목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성의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중간중간 위키피디아를 그대로 따다 쓴 부분이 보이는 등 ‘가위’와 ‘풀’로 만든 교과서인데, 잘못 오려서 잘못 붙인 탓에 퍼즐이 잘 안 맞는다”면서 “솔직히 집필자들의 교과서 집필 역량 자체에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조선 후기부터 현대사까지 부분에서는 학계에서 검증받지 못한 일방적인 서술이 실린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인 이명희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교과서는 다른 출판사의 기존 교과서와 달리 대한민국사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발전이란 측면에서 접근해 긍정적인 국가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부분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자평했다. 이 교수의 말대로 교학사 교과서 중 일제시대를 다룬 ‘단원5’에서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이 11쪽에 걸쳐 42차례, 사진이 5장 등장해 다른 교과서와 차별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승만 대통령에 할애하느라 본문에서 안창호, 김구, 윤봉길 선생 등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본문에서 1~2차례 지나가듯 언급됐다. 식민지 시대 전체를 정리한 연표에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나 1932년 이봉창·윤봉길 의거 등 굵직한 사건이 빠진 대신 물산장려운동과 진단학회 조직이 들어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 이번엔 무슨 영화 보러갈까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 이번엔 무슨 영화 보러갈까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다음 달 3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70개국 301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올해도 예매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폐막식 입장권은 3분 31초 만에 매진됐다. 올해 개·폐막식은 24일 오후 5시에, 일반 상영작은 26일 오전 9시에 각각 예매를 시작한다. 김지석·남동철·이수원 프로그래머가 엄선한 추천작 12편과 그외 주목할 작품 8편을 소개한다.   ●아시아 거장들의 신작 천주정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지아 장 커 감독의 신작이다. 광부와 청부살인업자, 공장 노동자의 폭력을 통해 급속한 경제발전의 이면에 드리워진 중국 사회의 그늘을 드러낸다. 김 프로그래머는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미학의, 폭력이 난무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기무라 다쿠야와 함께 20년 넘게 일본 최고의 스타 자리를 지킨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열연이 빛나는 영화다. 자식으로 믿고 키운 6살 난 아들이 병원에서 친자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했다. “가족의 의미를 오랫동안 생각하게 하는 작품”(김 프로그래머)이라는 평을 받았다. 리얼 완전한 수장룡의 날 자신의 연인인 아쓰미가 1년 전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알아내려는 고이치는 신경의학을 통해 그녀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간다. 아쓰미의 무의식은 벽이 무너지고 펜이 떠다니는 불안하고 기괴한 세계다. 호러와 스릴러, 서스펜스 등 장르적 관습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온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드라마 ‘호타루의 빛’으로 큰 인기를 얻은 아야세 하루카가 아쓰미 역을 맡았다. 떠돌이 개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자신의 영화 미학을 끝까지 추구한 차이밍량 감독의 문제작”(김 프로그래머)이다. 이미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형식의 진화를 보여준다. 감독의 페르소나인 리캉생이 어김없이 주연을 맡았다. ‘차이밍량 사단’이라 할 만한 루이징과 첸샹치, 양구이메이 등 여배우들이 3인 1역을 맡은 독특한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은 10분이 넘는 롱테이크로 촬영했다.   ●신인 감독들의 한국 영화 10분 웹툰 ‘미생’에 비견될 만큼 생생한 직장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인턴으로 일하는 주인공이 정규직으로 자신을 고용하고 싶다는 부장의 제안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용승 감독은 로맨스 같은 곁가지 없이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은 사회 초년생의 욕망과 갈등에 집중한다. 소녀 최진성 감독의 극 영화 데뷔작이다.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 전학 온 소년과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여기에 미스터리를 더해 “스웨덴 영화 ‘렛미인’을 연상시키는 작품”(남 프로그래머)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공주 전학을 간 여고생 한공주는 말하기 힘든 비밀을 안고 있다. 이전 학교의 학부모들이 새 학교에 찾아와 난동을 부릴 정도다. 이수진 감독은 여고생의 발랄하고 밝은 모습과 어두운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파스카 시나리오 작가인 40대 여성과 19세 남자가 동거하는 파격적인 이야기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러운 스캔들’ 정도의 취급 밖에 받지 못한다. 남 프로그래머가 “돌직구 같은 대사가 나오는 처절한 멜로 드라마”라고 설명하는 안선경 감독의 작품이다. 안녕, 투이 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 투이는 시부모를 모시고 산다. 어느 날 도박에 빠진 남편이 시신이 되어 돌아오자 투이는 사인을 밝히려고 한다. 스릴러의 화법을 빌려 한국 사회의 문제를 성찰하는 김재한 감독의 데뷔작이다.   ●세계 영화계의 화제작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작품. 15세 소녀 아델과 성인 여성 엠마의 파격적인 동성애를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래머는 “주연을 맡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의 눈부신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올해 꼭 한 편을 봐야 한다면 이 영화”라고 설명했다. 매우 길고 적나라한 동성애 장면이 등장하는 만큼 무삭제본은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들의 자리 자식을 떠나 보내야 하는 부모의 상실감을 다룬 영화다. 아들이 살인 혐의를 받자 어머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목격자들에게 위증을 부탁하는 등 아들의 징역형을 피하기 위해 애를 쓴다. 루마니아의 칼린 페터 네쩌 감독의 작품으로 올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어머니 역을 맡은 루미니타 게오주의 열연이 돋보인다. 호수의 이방인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정사와 히치콕 풍의 도망자 스릴러를 뒤섞은 동성애 영화다. 이 프로그래머가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을 받았지만 어차피 개봉이 어려울 것이라 여겨 수입을 결정한 국내 배급사가 없다”고 설명할 만큼 파격적인 작품이다. 알랭 기로디 감독 자신도 동성애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외 주목할 작품들 카자흐스탄의 잔나 이사바예바 감독이 만든 ‘나기마’는 김 프로그래머가 “올해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단언하는 영화다. 고아원에서 나온 소녀들의 절망적인 삶을 극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실제 고아원 출신의 비전문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으로 꼽히는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는 초기작에서 볼 수 있는 에너지와 재기발랄한 스타일이 돋보인다. 지안프란코 로시 감독의 ‘성스러운 도로’는 다큐멘터리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캐나다의 영화 신동 자비에 돌란 감독의 ‘탐 엣 더 팜’, 누벨바그의 거장 필립 가렐 감독의 ‘질투’도 빼놓을 수 없다. 아모스 기타이 감독의 ‘아나 아라비아’, 샤흐람 모크리 감독의 ‘생선과 고양이’, 알렉세이 고를로프 감독의 ‘늙은 여인의 이야기’는 원 테이크 형식으로 만들어진 실험적인 작품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은퇴 진짜 이유, 오는 6일 밝힌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은퇴 진짜 이유, 오는 6일 밝힌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소식이 알려져 팬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은퇴 이유가 오는 6일 밝혀질 예정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측은 오는 6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은퇴 배경과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한국시간)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우지 사장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기자회견 자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장편영화 제작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선언은 이번이 세 번째로 1997년 ‘원령공주’를 발표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가 4년 만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복귀했다. 이후 다시 은퇴를 선언했으나 기획만 하기로 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출하며 두 번 은퇴 번복을 보였다. 이번 은퇴 선언의 구체적인 이유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작 ‘바람이 분다’에서 전범을 미화했다는 비판과 반대로 이에 대한 반박으로서 미야자키 감독의 아베 정권 우경화 비판 등 정치적 논란을 은퇴 배경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반면 단순히 고령으로 인한 체력적 한계에 부딪쳤고, 이에 따라 후계자 양성에 집중하기 위해 은퇴를 선택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예전에도 미야자키 감독은 은퇴를 선언했다가 ‘귀를 기울이면’의 감독 콘도 요시후미가 요절하자 복귀했었다. 또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한 ‘게드 전기: 어스시의 전설’이 작품성 논란을 겪으며 실패한 것도 미야자키 감독의 후계자 양성에 대한 걱정을 더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후계자가 정해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 그럴 경우 누가 후계자로 지목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야자키 하야오 세 번째 은퇴 선언, “이번에도 제발…”

    미야자키 하야오 세 번째 은퇴 선언, “이번에도 제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팬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지난 1일(한국시간)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우지 사장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기자회견 자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장편영화 제작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선언은 이번이 세 번째로 1997년 ‘원령공주’를 발표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가 4년 만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복귀했다. 이후 다시 은퇴를 선언했으나 기획만 하기로 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출하며 두 번 은퇴 번복을 보였다. 이번 은퇴 선언의 구체적인 이유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작 ‘바람이 분다’에서 전범을 미화했다는 비판과 반대로 이에 대한 반박으로서 미야자키 감독의 아베 정권 우경화 비판 등 정치적 논란을 은퇴 배경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반면 단순히 후계자 양성에 집중하기 위해 은퇴를 선택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예전에도 미야자키 감독은 은퇴를 선언했다가 ‘귀를 기울이면’의 감독 콘도 요시후미가 요절하자 복귀했었다. 또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한 ‘게드 전기: 어스시의 전설’이 작품성 논란을 겪으며 실패한 것도 미야자키 감독의 후계자 양성에 대한 걱정을 더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디로 갈까, 9월의 4色 축제

    어디로 갈까, 9월의 4色 축제

    가을의 문턱 9월이다. 선선한 날씨와 맑은 하늘,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시작됐다. 유례없이 길었던 여름을 보내고 맞은 짧은 가을볕을 어찌 그냥 보낼까. 신발 꿰어 신고, 소풍이라도 가야 할 터다. 나라 안 곳곳에 놀이판이 준비됐다. 평창효석문화제를 첫 주자로 다양한 주제의 가을축제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그 가운데 가볼 만한 축제 4곳을 선별했다. ■메밀천지… ‘문학과 장터’ 6일부터 봉평효석문화제 9월 6~22일 강원 평창의 봉평면 일대에서 이효석문화선양회(www.hyoseok.com) 주관으로 열린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주무대다. 실제 저녁 무렵 메밀밭을 돌아보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은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는 이효석의 표현이 얼마나 섬세하고 정확한지 알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효석문화마을 일대엔 100만㎡가 넘는 메밀꽃밭이 조성된다. 올해는 2개의 큰 마당(이효석 마당, 봉평장 마당) 속에 6개의 존(메밀꽃 문화존, 이효석 문학존, 메밀꽃 소설존, 메밀꽃 포토존, 봉평장 소설존, 충주집 소설존)이 들어찬 형태로 축제공간이 구성된다. 굳이 구분짓자면 이효석 마당은 문화와 문학 체험, 봉평장 마당은 먹거리와 장터 체험 등에 초점을 맞췄다. 메밀꽃 문화존에서는 매주 금·토요일 밤 클래식 콘서트와 주제 공연인 ‘이효석의 꿈’이 펼쳐진다. 경관 조명도 메밀꽃밭을 화려하게 밝힌다. 매주 일요일엔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메밀꽃밭 콘서트가 열린다. 소설 속 명장면을 재연하는 거리상황극, 개막공연으로 준비된 이 시대 마지막 변사 최영준의 ‘검사와 여선생’ 공연 등도 놓치면 아까운 볼거리다. (033)335-2323. 한편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는 축제 기간 매주 금~일요일과 추석연휴 기간에 서울시청에서 버스로 출발해서 봉평 효석문화제와 강릉 등을 다녀오는 당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3만 1900원. (02)733-0882. ■생명축제…청원 들판, 27일부터 친환경 놀이터로 충북 청원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특산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다. 9월 27일~10월 6일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송대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약 22만㎡에 이르는 산과 들, 논이 행사장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소풍 나온 듯, 관람객이 자연을 벗 삼아 각종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야간경관조명과 풍등 날리기, 담요영화제 등 야간 프로그램을 확충했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고구마와 땅콩 등을 직접 캐서 가져가는 친환경 농산물 수확체험이다. 청원생명축제 홈페이지(bio.puru.net)에서 예약해야 한다. 현장접수도 받는다. 비용은 고구마 ㎏당 1000원, 땅콩 500g당 1000원이다. 숲속셀프식당도 인기다. 축제장에서 저렴하게 산 친환경 농축산물들을 숲 속에서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50여 농촌체험마을에서 내놓은 농특산물과 한우, 오리고기 등 축산물이 대상이다. 청원생명쌀밥집에서는 6년 연속 로하스 인증을 받은 쌀로 가마솥밥을 지어 낸다. 아울러 대장간 체험, 새끼꼬기 체험 등 전통문화 체험과 대나무 물총 만들기, 에어바운스, 페달보트놀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입장료(어른 기준 5000원)는 전액 지역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준다. 축제장 안에서 농축산물이나 음식물을 사는 등 현금처럼 쓸 수 있다. 관람객들에겐 생명축제 기간 옛 대통령 전용 별장인 청남대 입장료 2000원 할인,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무료입장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준다. 청원군축제추진위원회 (043)251-5932~4. ■백제천하…체험 더한 공주·부여 문화제 28일 개막 백제의 수도였던 충남 공주와 부여, 계백 장군이 최후의 일전을 벌인 황산벌의 도시 논산 등에서 9월 28일~10월 6일 동시에 열린다. 축제장을 찾는다면 백제 때 보물급 문화재가 가장 많고 알밤축제, 항공축제,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 공주를 들머리 삼는 게 좋다. 접근성이 좋은 공주에서 백제문화제를 즐긴 후, 금강과 나란히 달리는 백제큰길을 따라 부여로 이동한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공주와 부여에서 해마다 번갈아 가며 개최한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화려한 불꽃놀이로 중부권에선 ‘명성이 자자’하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각각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6시에 시작된다. 백제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가장 긴 탈 퍼레이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던 ‘웅진성퍼레이드’, 금강의 밤을 색색의 유등으로 수놓는 ‘백제등불향연’ 등이다. 웅진성퍼레이드는 축제기간의 휴일 저녁에 단 2회 진행된다. 행사 날짜와 장소를 미리 체크해야 한다. 5대 64년간 백제의 왕성이었던 공산성은 축제기간 동안 백제마을이 된다. 백제등불향연은 ‘무령왕 승전식 유등’ 등 200여점의 유등을 금강에 띄우는 프로그램이다. 강변의 공산성과 어우러져 기막힌 야경을 펼쳐낸다. 공주는 밤의 고장이다. 공주알밤축제 또한 백제문화제 기간에 맞춰 공산성 주차장에서 열린다. 인근 밤농장에서 알밤줍기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백제문화제(www.baekje.org) 참조. 공주시청 관광과 (041)840-8110~2. ■탈춤세상…안동탈춤, 27일부터 세계인과 ‘덩실’ 전통과 해학이 살아 숨쉬는 경북 안동에서 9월 27일~10월 6일 열린다. 800여년 역사의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모태로 시작해 안동을 국제적인 탈과 탈문화의 중심지로 부각시킨 축제다. 특히 올해는 이스라엘,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중국, 일본 등 15개국 공연단이 참여해 세계적인 탈춤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운흥동 탈춤공원과 하회마을 일대가 주무대다. 국내외 탈춤공연과 세계탈놀이경연대회, 세계 창작탈 공모전, 탈춤 따라 배우기, 세계 탈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관심을 끄는 건 대동난장 퍼레이드다. 남녀노소 누구나 흥겨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 안동은 하회마을뿐 아니라 안동군자마을, 병산서원과 도산서원, 농암종택 등 곳곳에 종택과 고택들이 즐비하다. 이른 새벽 물안개가 장관인 월영교, 전통콘텐츠박물관, 온뜨레피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안동풍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헛제사밥과 찜닭, 조상의 지혜가 엿보이는 간고등어, 독특한 풍미를 자아내는 식해, 출출할 때 생각나는 버버리찰떡 등 독특한 먹거리도 빼놓지 말고 맛보는 게 좋겠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www.maskdance.com) 참조.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054)841-6397~8.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왕실, 동화로 포장한 잔혹동화?

    [주말 인사이드] 왕실, 동화로 포장한 잔혹동화?

    지난 7월 22일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한 아이가 태어났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아들이자 장차 영국 및 영연방 국가들을 이끌게 될 왕위계승 서열 3위의 왕자 ‘조지 알렉산더 루이스’다. 사람들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이 작은 아이에 열광하고 환호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2011년 평민 출신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와 세기의 결혼을 하면서 이미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사람들이 세계 왕실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와 ‘조금’ 다른 그들의 삶을 엿본다. 영국처럼 국왕을 군주로 두고 있는 나라는 44개국이다.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스페인, 일본, 태국 등의 왕은 대부분 상징적 존재다. ‘국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말로 설명되는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정치적 책임과 권한은 총리 등 내각이 갖고 있다. 구(舊) 대영제국의 식민지 국가로 구성된 영국 연방국가에 속하는 뉴질랜드, 호주 등의 국가원수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다. 선출직 입헌군주제라는 독특한 형태의 정치 체제를 취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13개 주 가운데 말레이 반도 9개 주의 군주들이 5년마다 지방군주 중 한 명을 새로운 국왕으로 선출한다. 이외에도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통치하는 바티칸시티는 여타 왕실 가문과는 다르지만 이론상 군주제 국가로 분류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의 나라는 국왕이 절대적인 권력을 갖는다. 소위 왕정이라 불리는 걸프 국가들의 경우 가문의 수장이 절대군주이자 세습군주로서 군림한다. 특히 중동 왕정 국가들은 형제들이 왕위를 계승하는 전통이 강하다. 걸프 국가 가운데 입헌군주국인 카타르의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전 국왕은 지난 6월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왕세자에게 양위를 결정해 주목받았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걸프 왕정국가에서는 국왕이 타계하거나 쿠데타로 인해 왕권이 이양됐을 뿐 생전에 자발적으로 양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 왕실은 나라에 따라 왕위를 계승하는 방식이 다르다. 성별에 관계없이 첫째가 왕위를 계승하는 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이다. ‘여왕의 나라’ 네덜란드는 지난 4월 베아트릭스 여왕의 뒤를 이어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즉위함에 따라 123년 만에 남성 국왕이 탄생했다. 네덜란드에서 남성이 왕위에 오른 것은 1890년 빌럼 3세 사망 당시 10세이었던 빌헬미나 여왕이 즉위한 이후 처음이다. 알렉산더르 국왕이 즉위함에 따라 장녀인 카타리나 아말리아 공주가 서열 1위 왕위 계승권자가 되면서 알렉산더르 국왕 이후 네덜란드는 다시 ‘여왕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 왕정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은 여성이 왕위를 잇지 못하게 돼 있다. 아키히토 국왕의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1993년 결혼한 이후 아직 왕세손을 낳지 못하고 있다. 차남인 후미히토가 2006년 아들을 낳자 후미히토가 왕위를 계승하거나 여성이 왕위를 계승하도록 왕실 전범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 로열 패밀리들의 ‘러브 스토리’는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사람들은 동화에나 나올 법한 왕족과 평민 배우자와의 신분을 뛰어넘은 결혼을 통해 자신이 경험할 수 없는 왕실의 삶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킨다. 유럽의 여러 왕실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는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장남인 프레데리크 왕세자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요트선수로 출전, 우연히 만난 평범한 직장인 메리와 친해져 결혼에 골인했다.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막시마 왕비와의 결혼 당시 막시마 아버지의 이력 때문에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막시마의 아버지가 아르헨티나 호르헤 비델라 군사독재 정권 때 장관을 지낸 이력 때문이다. 네덜란드 의회는 논쟁 끝에 막시마의 아버지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결혼에 동의했다. 할리우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아들이자 모나코 공국의 왕인 알베르 2세는 세계 유명 모델이나 배우들과의 염문설로 유명하다. 알베르 2세는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인 샤를렌 위트스톡 왕비와 결혼을 했다. 그는 이번이 초혼이지만 아프리카 토고 출신의 미국 여성과의 사이에 자녀를 두었다. 정식 혼인을 통해 태어나지 않은 자식에게 왕위를 계승하지 않는 모나코 법에 따라 왕위계승 서열 1위는 알베르 2세의 누이인 카롤린 공주다. 왕실은 또 숙명처럼 늘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1975년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사망한 뒤 즉위한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각종 논란과 부정부패 의혹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퇴위 요구를 받았다. 1981년 군부 쿠데타를 무산시키면서 국민들의 인기를 얻은 카를로스 국왕은 2007년 칠레에서 진행된 중남미 정상회담인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 폐회식 도중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스페인 총리의 연설을 방해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닥쳐”라는 폭언을 해 국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스페인에서 정치적인 실권이 없는 국왕이 외국 정상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스페인 왕실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은 1년 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불어닥친 재정 위기로 스페인 경제가 휘청거릴 때 카를로스 국왕이 아프리카로 호화 코끼리 사냥을 간 이후부터다. 최근 거액의 비자금이 들어 있는 카를로스 국왕 가족 명의의 스위스 비밀계좌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원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웨덴 역시 앞서 2009년 빅토리아 공주의 결혼식 비용으로 약 30억원이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맥락에서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 중 일부는 왕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난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반 국민들이 식민지 시대의 유물에 불과한 왕실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고향극장(KBS1 밤 10시 50분) 전남 화순군 주평마을. 25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들썩들썩 소란스럽다.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과부 삼총사 김봉순, 박영신, 박복복 할머니다. 고향도 나이도 다르지만 서로 마음을 보듬어주며 똘똘 뭉친 사이다. 그런데 삼총사가 날짜를 착각해 마을 단체 온천 여행에서 낙오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황금 카메라(KBS2 밤 8시 50분) 공주드레스에 왕관, 장갑까지 끼고 사는 오늘의 주인공 류지연씨를 소개한다. 그녀는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남들에게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던 어느 날, 우연히 들려온 동요를 통해 마음에 행복을 얻어 지금은 교사 생활을 정리하고 동요 가수로 새 삶을 누리고 있다. ■스토리쇼 화수분(MBC 밤 11시 20분) 정준하가 열 살 연하의 승무원 출신 아내 ‘니모’에게 첫눈에 반했던 운명적인 만남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갔던 비밀데이트 등 노총각 개그맨의 결혼 성공스토리를 낱낱이 공개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성공한 정준하의 연애스토리에는 일본배우 후지이 미나가 아내 ‘니모’ 역할을 맡아 뛰어난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모닝와이드(SBS 오전 6시)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가족이 우석, 승진 두 아들의 방학을 맞아 휴가를 떠났다. 나들이 장소는 한국관광공사 추천, 8월에 가 볼만한 곳으로 선정된 경남 남해군의 구석구석 숨겨진 바닷가다. 다도해가 한눈에 굽어보이는 소금강 제일의 명산인 금산에서 시작된 이봉주 가족의 각종 레포츠 및 수산업 체험을 공개한다. ■EBS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 5분) 오랜만에 재결성을 선언한 ‘불독맨션’의 무대가 펼쳐진다. 춤을 출 수 있는 밴드 음악을 모토로 1999년 결성되어,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던 그들은 2집을 끝으로 잠정적 해체 선언을 한다. 하지만 각자의 활동 속에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고, 그로부터 9년 후 그들이 한자리에 다시 뭉쳤다. ■휴먼다큐 아버지와 딸(OBS 밤 11시 5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복싱 라이트헤비급 은메달 리스트였던 전 국가대표 최기수가 다시 링으로 돌아왔다. 딸 지윤이에게서 복서의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결전 상대조차 찾을 수 없어 또래 남학생들과 대결시켜 가며 단련시킨 딸과 함께 아버지의 꿈은 커가고 있다. 그렇게 딸 지윤은 그 꿈을 향해 아버지와 함께 달린다.
  • [지상파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밤 10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간염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일까. 제작팀은 100명의 시장상인을 대상으로 B형 간염 검사를 실시했다. 대부분 간 건강에 무관심한 시장상인들이다. 방치하면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는 간염은 최근 간 치료와 이식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한 연구가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칼과 꽃(KBS2 밤 10시) 연개소문 세력에 맞서지만, 강력하게 쳐들어오는 이들 앞에 공주(김옥빈)는 자신의 아버지 영류왕(김영철)의 죽음을 뒤로 한 채 도망친다. 공주는 시우(이정신)의 도움을 받아 왕궁을 탈출한다. 영류왕과 왕자 환권의 시신은 군중 앞에서 모욕적으로 불태워지고, 복수를 다짐한 공주는 영류왕의 고향이자 금화단과의 접선 장소인 졸본성으로 향한다. ■여왕의 교실(MBC 밤 10시) 마 선생(고현정)이 쓰러지고, 양 선생(최윤영)과 구 선생(정석용)은 마 선생의 보호자를 찾기 위해 빈집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아이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마 선생의 본모습을 맞닥뜨리고 깊은 생각에 빠진다. 마 선생이 학교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6학년 3반 학생들은 마 선생을 찾아나선다. ■드라마 스페셜 너의 목소리가 들려(SBS 밤 10시) 혜성(이보영)이 민준국(정웅인)에게 납치됐다는 걸 알게 된 수하(이종석)는 절규한다. 민준국은 수하에게 1시간 내로 자신의 은신처인 폐건물로 혼자서 오라며 이를 어기면 혜성을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다급해진 수하는 혜성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혼자서 민준국을 만나러 간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 있는 주왕산은 화산암류의 거대한 바위가 병풍처럼 이어져 있는 바위들의 세상이다. 주왕산의 화려한 암봉과 계곡은 청송에서 나고 자란 이원좌 화백에게 늘 특별하게 다가온다. 꽃눈을 어떻게 찾고, 자르고, 가공하는지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진다는 꽃돌.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을 피우러 청송으로 향한다. ■리얼대탐험(OBS 밤 9시 50분) 타이태닉호는 영국 사우샘프턴 항에서 뉴욕 항으로 처녀항해를 하던 중 4월 14일 밤 11시 40분 뉴펀들랜드 해역에서 빙산과 충돌하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 두 동강이 난 배는 충돌 후 2시간 40분 만에 완전히 침몰했고, 승선자 2220여명 중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을 포함한 1500여명이 차가운 북대서양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는데….
  • [열린세상] 상상력은 자유롭지 않다!/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상상력은 자유롭지 않다!/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요즘 상상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처세나 경영을 다룬 서적에서 특히 창조적 아이디어를 강조할 때 꼭 빠뜨리지 않는 언급이 상상력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동 교육에서는 상상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당부가 필수적이라 할 정도이다. 모두 지당한 의견들이라 하겠다. 그러나 ‘상상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과거에는 상상력보다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더 바람직하게 여겨졌다. 이제 바야흐로 이성보다는 감성, 논리보다는 상상력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류에 맞추어 ‘상상하는 동물’이 되고자 할 때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흔히들 상상력은 자유롭다고 하는데 ‘과연 그러한가?’ 하는 문제이다. 내가 마음대로 머릿속에서 그리고 꿈꾸는 것이 자유롭지 않으면 무엇이 자유롭단 말인가? 머리를 열심히 굴리면 내가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으니 바로 이것이 상상력의 자유로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순진한 생각이다. 상상력에도 정치학과 경제학이 작동한다. 상상력은 이제 중요한 산업적 자원이 되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을 담은 스토리를 가공하여 게임·영화·애니메이션·만화·드라마 등을 만들어 내는 산업, 이른바 문화산업은 오늘날 유망한 국가 성장동력 산업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이 문화산업은 상상력에 대한 우리의 순진한 생각을 뒤집어 놓는다. 가령, 세계를 지배하는 할리우드 문화산업은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백인 소녀의 우상인 백설공주만으로 더 이상 전 세계 소녀의 환심을 사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해서 내놓은 작품이 ‘뮬란’이다. 뮬란은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장하고 종군했다는 중국의 효녀이다. 디즈니사는 이 작품을 만들어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뮬란’에서 디즈니사는 신령스러운 용을 하찮은 도마뱀 정도로 묘사하고 중국처녀 뮬란을 백인 남성들이 좋아하는 일본 게이샤 이미지로 바꾸어 놓았다. 동양의 상상력을 자신들 서양의 스타일로 재가공해서 역수출한 것이다. 이렇게 변조된 상상력은 막강한 할리우드 문화산업의 영향력에 의해 우리에게 저항 없이 주입된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등 서양 상상력의 대작들도 마찬가지이다. 서양의 신화나 전설에서 용은 줄곧 사악하거나 별 볼일 없는 동물인데, 이러한 인기 높은 대작들 속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용에 대한 이미지는 가뜩이나 일찍부터 그리스 신화와 안데르센 동화에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의 뇌리에 여지없이 각인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 중 일부는 용이 나쁜 동물이라고 상상하게끔 되었다. 상상력의 전도라 할 이 현상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상상력이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구나 하는 깨달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차제에 상상력의 정체성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요즘 유행하는 판타지 문학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실상이 드러난다. 상상력의 결정이라 할 판타지에도 민족별 정체성이 존재하고 그것이 뚜렷할수록 문화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즉, 서양 판타지에서는 마법이나 기사에 대한 상상력이, 동양 판타지에서는 중국의 경우 도술이나 무협에 대한 상상력이, 일본의 경우 요괴에 대한 상상력이 각기 독특한 내용과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판타지는 아직 고유한 특성을 구현하고 있지 못하다. 대부분 서양 마법담이나 중국 무협담, 일본 요괴담의 내용과 분위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실정이다. 이것은 우리의 상상력이 문화산업에서 우위에 있는 서양이나 일본, 그리고 엄청난 전통문화의 자원을 지닌 중국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다. 용을 나쁜 동물로 상상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어른들은 용꿈을 꾸기라도 하면 당장 복권을 사러 갈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상상력이 자유롭다는 미신에 사로잡혀 우리 상상력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용꿈을 꿀 때 복권을 사러 가기는커녕 “재수 없다”고 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 [커버스토리-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기회는 지금뿐”… 서울고객 줄세운 지방빵집·일본손님 애태운 공주객실

    [커버스토리-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기회는 지금뿐”… 서울고객 줄세운 지방빵집·일본손님 애태운 공주객실

    단기간 ‘구름 떼 고객’을 모아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인 팝업스토어가 길거리를 벗어나 백화점과 호텔 안으로 파고듦에 따라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업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특산물 담당 전호영 CMD(선임상품기획자)는 4년 전부터 대전에 갈 때마다 지역 명물 빵집 ‘성심당’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 유명한 ‘튀김 소보루’의 맛을 잊지 못해서만은 아니었다.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성심당을 언젠가 꼭 한번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은 57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전국 각지의 맛집 순례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통한다. 성심당은 2년 전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 정보지 ‘미슐랭 가이드’에도 등재돼 국제적인 명성까지 획득했다. 한국도 모자라 외국서 밀려드는 손님을 다 소화하기가 힘들어 한명당 6개 이상 빵을 팔지 않는 다소 ‘야속한’ 원칙까지 세워 놓았다. 전 CMD는 이 대단한 빵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문턱이 닳도록 성심당을 드나들었고 올 1월 그 소원을 이뤘다. 지난 1월 14~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관에 차려진 ‘성심당 팝업스토어’는 소위 대박을 쳤다. 7일간 찾은 방문객이 1만 7000명에 달했고 1500~5000원짜리 빵으로 1억 5000만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관계자들이 흐뭇해한 건 짭짤한 수입 때문만은 아니다. 지역의 소박한 맛집이 화려한 도심의 백화점에 잠시나마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은 고객들에겐 색다른 추억거리다. 다수의 언론 매체엔 재미난 뉴스거리로 두고두고 화제를 낳았다. 롯데백화점은 성심당의 성공을 발판으로 4월엔 ‘대한민국 1호 빵집’으로 단팥빵과 야채빵이 유명한 전북 군산의 ‘이성당’을 불러올렸고, 두 달 뒤인 6월에는 강원도 속초의 ‘만석닭강정’도 불러와 연이어 홈런을 쳤다. 지역 명물의 서울 상경은 입소문이 퍼져 이성당과 만석닭강정의 경우 각각 1주일·9일 동안 3만명, 2만 2000명의 고객 유치와 2억 4000만원, 3억 7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로 멋지고 화려한 의류나 화장품을 홍보하기 위해 활용되던 팝업스토어가 백화점에서는 지역 명물 및 특산품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브랜드와 상품으로 고루해진 백화점업계에 전국 팔도의 유명 맛집과 특산품은 요즘 구세주가 되고 있다. 고가의 외국 수입 브랜드를 들여오기 위해 글로벌을 부르짖던 백화점들은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불황기 소비심리를 조금이나마 자극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삼 ‘로컬’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지방 맛집을 유치하는 데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향수와 추억을 제공해 꽁꽁 언 소비심리를 그마나 풀 수 있다. 여기에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요즘 지역과 상생한다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 전국 팔도의 유명 맛집과 특산품을 발굴하는 것은 ‘특명’이 됐다. 업계의 맏형답게 롯데백화점은 일찌감치 지난해 12월 상품본부에 ‘특산물 담당’이란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흐름의 물꼬를 텄다. 성심당, 이성당 등이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거둔 성공 사례가 퍼지면서 전국 각지의 맛집 앞에 백화점 바이어들이 줄을 선다는 과장된 얘기도 떠돌 정도다. 전통을 이어 가는 지역 강자들 앞에서 백화점들은 ‘슈퍼 갑’의 체면도 던졌다. 롯데백화점의 전 CMD는 “성심당 사장님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대형 오븐 등의 설비를 백화점 식품 매장에 들여오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성심당에서 사용하는 오븐의 전기 용량을 맞추기 위해 전기 설비 공사까지 했다. 내가 알기로는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유명 향토 맛집을 발굴하기 위한 ‘제왕의 귀환’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상품본부 생활사업부 내 바이어 20명으로 꾸려졌는데 팀 이름처럼 왕년에 날렸거나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지방의 숨은 고수들을 찾아내는 게 이들의 임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접한 맛집이나 먹거리를 속속 보고하는 한편 지인들이나 인터넷 블로거들의 추천을 토대로 맛집 목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이들의 첫 결실은 지난 4월 15~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점에 차린 ‘전주 PNB 풍년 제과’ 팝업스토어다. 대표 상품은 1600원짜리 수제 초코파이. 전주에 있는 본점에서만 연평균 180만개가 팔리는 히트 상품이다. 소식을 듣고 고객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하루 평균 2000여개 이상 팔렸다. 물건이 없는데도 계산을 먼저 하고 간 고객도 상당수였다. 지난 15~18일에는 롯데백화점에서 이미 ‘파워’가 검증된 만석닭강전 초대전을 열어 하루 준비 물량(1500마리) 완판 기록도 세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불경기라 그런지 소박하지만 전통 있는 맛집처럼 추억과 향수를 주는 먹거리 아이템이 고객을 유도하는 효과가 높다”며 “백화점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시장 먹거리에 문턱을 과감히 낮춘다. 다음 달 9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 식품 매장에서 일주일 동안 광장시장, 남대문시장, 신포시장 등의 소문난 맛집으로 구성된 임시 저잣거리를 운영한다.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남대문시장 가메골 만두, 부산 승기 호떡, 대구 납작만두, 신포시장 어묵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호텔방을 팝업스토어 개념으로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수동적으로 고객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노르웨이 고급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와 손잡고 9월 15일까지 ‘스토케 VIB(Very Important Baby) 패키지’를 판매한다. 디럭스룸을 ‘유모차계의 벤츠’로 불리는 스토케 익스플로리 유모차를 비롯해 침대, 의자, 기저귀 탁자 등 스토케의 유아용 가구들로 꾸몄다. 어린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을 체험하게 해 호감을 주고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아직 국내 출시 전인 침구, 목욕용품, 모자 달린 목욕가운 등 고급 섬유로 만든 ‘스토케 텍스타일’ 제품도 함께 비치해 고객 반응을 살핀다. 롯데호텔의 스토케 패키지는 지난해 9월부터 석달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룻밤에 42만원 이상으로 비쌌지만 한번 이용해 본 고객들이 인터넷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후기를 올리면서 입소문이 났다. 수차례 행사 재개 요청을 받은 롯데호텔과 스토케는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시 제휴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 입장에서도 가족 고객을 불러모으는 효과가 큰 ‘팝업방’을 반기는 눈치다.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서울 중구 명동에도 팝업스토어 형식의 호텔방이 생겨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과 에뛰드하우스는 명동 한복판에 있는 스카이파크호텔 센트럴점의 9층과 10층을 각각 ‘전세’냈다. 한 층에 있는 24개 객실과 복도 등을 모두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꾸민 것이다. 일명 레이디스 플로어(여성 전용층)다. 욕실에는 해당 브랜드의 화장품과 샴푸, 샤워용품 등을 비치해 써 볼 수 있게 했다. 마스크팩이나 색조 화장품 등 잘 팔리는 상품을 선물로 준다. 복도에는 여러 색의 매니큐어를 재미 삼아 발라 볼 수 있는 화장대를 뒀다. 특2급의 스카이파크호텔은 하루 평균 1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데 이 중 80%가 일본인이다. 호텔 관계자는 “객실의 90% 이상이 항상 차 있는데 여성 전용층은 1순위로 예약이 끝난다”면서 “일반 객실보다 비싼 10만~30만원대인데도 찾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다 빈치 코드’ 10년간 추리소설 판매 최다

    여름은 전통적인 공포·추리소설의 계절이다. 15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공포·추리소설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였다. 댄 브라운은 ‘다 빈치 코드’ 1, 2권 외에 ‘천사와 악마’ 1, 2권, ‘로스트 심벌’ 1, 2권 등 총 6권을 판매 순위 20위권에 올렸다. 이 밖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웃음, 타나토노트), 히가시노 게이고(용의자X의 헌신, 백야행), 넬레 노이하우스(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너무 친한 친구들), 미야베 미유키(모방범) 등이 순위에 포함됐다. 국내 작가로는 김진명 작가가 ‘1026’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09년을 기점으로 일본 공포·추리 소설이 영미권 소설의 판매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미권 소설의 경우 2003년 비율이 68%에 달했으나 지금은 37%로 떨어졌다. 반면 당시 6%에 불과했던 일본 소설의 판매점유율은 2009년 49%로, 영미권을 앞선 뒤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하) 참전 군인들 인터뷰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하) 참전 군인들 인터뷰

    ■윌리엄 웨버 ‘한국전 미군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 “참전 증인들 사라져가 안타까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생존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우리가 모두 사라져 버리면 한국전쟁이 미국인의 의식에서 완전히 실종될 것만 같아 걱정입니다.” 인생 거의 전부가 ‘한국전쟁의 역사’인 노병(老兵)은 자신의 사후(死後)에 한국전쟁의 역사가 겪게 될 운명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만난 윌리엄 웨버(87·예비역 대령)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전 참전용사다. 해마다 6월 25일이 다가오면 그는 언론들의 1순위 인터뷰 대상이 된다.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한쪽 팔과 다리를 잃은 그의 외모 때문만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일에 대한 열성이 그를 특별하게 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옆에 서 있는 19명의 미군 병사 조각상 가운데 하나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웨버 회장은 1943년 17살의 나이에 직업 군인으로 미 육군에 입대해 2차대전에 참전했다. 이어 1950년 8월 육군 187 공수 낙하산부대 소속 대위로 인천 상륙작전과 함께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서울 수복 후 그는 평양 등 북한 내 요충지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여해 승전보를 울렸다. 하지만 중공군의 개입으로 중부전선까지 밀린 그는 1951년 1월 격전지 강원도 원주에서 북한군의 수류탄에 오른쪽 팔꿈치 아래와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고 말았다. 이 부상으로 그는 전선과 이별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북핵 문제 관련 세미나에 의족에 의지한 몸을 이끌고 나타난 그에게 ‘20대 젊은 나이에 소중한 팔다리를 잃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유감스럽지 않다. 한국전에서 정규군으로 복무한 것은 내게 무한한 영광”이라며 마치 젊은 현역 군인처럼 우렁차게 답했다. 정전 60주년을 맞는 소회를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 60년간 또 다른 전쟁이 없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전용사들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 앞으로 15년 뒤에는 정전 75주년 기념식이 열린 텐데 그때는 극소수의 참전용사만 살아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우리 참전용사들끼리 하곤 한다. 왜냐면 지금 가장 어린 참전용사가 80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전쟁은 ‘알려지지 않은 전쟁’에서 ‘잊혀진 전쟁’이 돼 가고 있는데 앞으로 완전히 미국 역사에서 실종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대전에 참전해 일본군과 싸울 때만 해도 한국과 중국, 일본 사람은 모두 똑같은 줄 알았지만 1950년 한국 땅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인은 일본인과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다른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그런 한국인들을 위해 싸운 것은 더없이 가치 있는 일이자 영광, 특권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정부가 참전용사들에게 충분히 보답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말할 필요도 없다. 진심을 다해 끊임없이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고 했다. ‘다시 한국전이 일어난다면 참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당연히 참전할 것이다. 그건 물어볼 필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다 할 것이다. 바로 1950년에 나는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웨버 회장에게 한국전은 박제된 역사가 아니다.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그는 미국에서 ‘한국전 알리기’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있는 한국전 기념비 옆에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들의 이름을 모두 새긴 ‘한국전 추모벽’ 건립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중이다. 2002년 참전 이후 5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이후 올해 세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한국행을 계획하고 있는 웨버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원주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인민지원군 출신 자빙수 전 中인민공안대 교수 “美의 침략 언론보도 믿고 참전” “한국전은 중국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다)로 표현한다. 이 말과 같이 한국전은 중국이 미국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북한을 도와 목숨 바쳐 싸운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남북이 분단됐는데 한국전쟁 정전일인 7월 27일이면 항미원조 승리 운운하며 자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인민지원군 출신의 자빙수(査秉樞·81) 전 중국인민공안대 교수는 매년 7월 27일을 ‘한반도정전기념일’로 고쳐 불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일 베이징 무시디(木?地) 자택에서 만난 그는 “세월이 지나면서 언론 등을 통해 한국전쟁은 북침이 아닌 남침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하지만 중국 인민지원군은 미군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탓에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자 전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49년 신중국 건국과 함께 자원 입대했다. 타이완을 수복해 통일을 이루려는 국가정책에 따라 인민해방군 25군 75사 소속으로 푸젠(福建)성 최전방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미군이 단둥(丹東) 변경을 폭격했다는 등 미군의 침략에 초점이 맞춰진 언론 보도로 미국이 타이완 국민당 정부를 도와 중국을 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됐다. 부대 전환 배치를 신청해 한국전에 참여한 데는 이 같은 국내 분위기가 작용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로는 1952년 7월 13일부터 14일 동안 강원도 상감령 동북쪽 남대천에서 벌어진 ‘금성(城) 반격전’을 꼽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원래 북의 땅에 침입한 미군을 물리쳤다는 의미에서 이 전투를 반격전이라고 부른다. 그는 “이 전투만 버텨 내면 미국과 정전협정을 체결해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고 회고했다. 미군을 상대로 중국 인민지원군 25만여명이 참가한 이 전투에서 그는 오른쪽 다리와 허리를 다쳤다. 그는 정전 이후에도 북한 재건 사업에 투입되며 1953년 10월부터 황해남도로 배치돼 1년간 고 유옥례씨 집에서 지냈다. 당시 14세이던 유씨의 딸 김영희로부터 조선인민군진군가, 조선국가, 아리랑, 봄노래, 샘물터의 노래, 푸른 하늘의 노래 등 27개의 북한 노래를 배웠다. 한국 노랫말을 중국어로 표기해 적어 둔 노래 연습장과 유씨 가족의 사진을 보며 지금도 그 시절을 회상한다. 영희씨와 주고받은 100여통의 편지도 간직하고 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은 탓에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두 나라 언어로 적어 가며 수십년간 소통의 끈을 이어 갔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오라버니’라는 문구 등 편지 내용 곳곳에 깊은 우의가 배어 있다. 문화대혁명 등의 시기를 제외하고 영희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줄곧 연락을 주고받았다. 의료품, 식료품, 의류 등을 북에 보내 주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참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만약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남북은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외세의 개입 없이 남북이 자체적으로 통일하도록 돕는 것이 중국이 (한국에)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 부회장 김완기씨 “조국의 전쟁 소식에 태극기 혈서 쓰고 참전” 1950년 6월 25일. 22살의 청년은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다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소식을 접한다. 현해탄 건너 조국에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이다. “어쩌다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들이대게 됐나”라는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청년은 개전 3일 만에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전을 결심한다. 그후 63년이 속절없이 흘렀고, 청년의 얼굴엔 주름살이 내려 앉았다. 재일학도의용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김완기(85)씨를 지난 3일 만났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12살 때인 1940년 공부를 하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큰아버지가 있는 구마모토현으로 갔다. 대학에 진학해 엘리트가 되라는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광복 이후 진학을 포기하고 민단 소속으로 조직 활동에 앞장섰다. 전쟁이 터지자 김씨를 포함한 642명의 재일학도의용군은 태극기에 혈서로 참전 의사를 밝히고 조국으로 향했다. 미군 부대에 배치돼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김씨는 전쟁의 참상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고막이 터져 육군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 함께 배를 타고 참전한 친구들을 그곳에서 만났는데 동상 때문에 손발이 잘린 전우들이 수두룩했다”고 김씨는 회고했다. 미군의 순환배치 방침에 따라 1·4 후퇴 즈음인 1951년 1월 일본으로 복귀한 김씨는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다”며 다시 입대를 자원했다. 100여명이 지원해 58명이 국군에 재입대하게 됐고, 김씨는 1952년 6월까지 전선에 머물렀다. 이후 김씨는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일본 정부가 “허락 없이 참전했고 일본 거주도 불확실하다”며 입국을 막았다. 결국 부산 소림사에서 재일학도의용대(현 재일학도의용군 동지회의 전신)를 만든 뒤 정전 후인 1953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탑골공원 뒤편에 사무실을 꾸렸다. 그곳을 본적으로 등록하고 1961년까지는 수용대기소에서 생활했다. 국내 안착도 일본 귀환도 아닌 애매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 사이 일본에 있던 김씨의 가족은 전쟁통에 모두 유명을 달리했고, 공주에 남아 있는 가족들도 정전 이후에야 겨우 연락이 닿았다. 현재 동지회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국민들이 학도의용군의 존재를 모르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종전 후 10년 뒤인 1963년에야 일본에 안치돼 있던 전사자 53명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고, 1968년 재일학도의용군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글 사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대박’ 실종 안방극장, 거물들이 돌아온다

    ‘대박’ 실종 안방극장, 거물들이 돌아온다

    7월 안방극장에 한판 결투가 벌어진다. 지난주 방송 3사의 드라마 3편이 한꺼번에 종영하면서 신작들이 한꺼번에 맞붙는다. 방송사들은 통상 전략적으로 하반기에 자사 화제작을 많이 배치하는 데다 초반 채널 주도권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치열한 각축전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상반기에 시청률 20%를 넘는 ‘대박’ 드라마가 드물었던 만큼 유명 배우와 스타 작가들이 줄줄이 컴백하는 하반기에 방송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월에 새로 선보이는 밤 10시대 미니시리즈 3편 중 2편이 사극, 1편이 시대극이다. 사극과 시대극은 중장년층 시청자를 손쉽게 포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로서는 버리기 힘든 카드다. 1일 MBC가 퓨전 사극 ‘구가의 서’ 후속으로 첫선을 보이는 월화극 ‘불의 여신, 정이’는 16세기 말 조선시대 왕실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 여성 사기장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유정(문근영)은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가 훗날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게 되는 실존 인물 백파선을 연기한다. 유정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광해군 역은 KBS 주말 연속극 ‘내 딸 서영이’로 주가를 올린 이상윤이 맡았다. 그는 젊은 시절 광해가 왕자에서 왕세자가 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로맨스를 그려 낸다. KBS도 ‘천명’의 후속작으로 또다시 사극을 선택했다. 3일 첫 방송을 하는 ‘칼과 꽃’은 멜로 드라마다. 증오와 사랑을 상징하는 상반된 이미지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대의 어긋난 운명 속에서 사랑에 빠지는 연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구려 영류왕의 딸 무영(김옥빈)은 자애롭고 용맹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철부지 공주다. 연개소문(최민수)의 쿠데타로 일가족을 잃은 뒤 복수심에 불타는 냉정한 무사로 탈바꿈한다. 그 과정에서 연개소문의 서자 연충(엄태웅)과 사랑에 빠진다. 1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극 ‘황금의 제국’은 1990년대부터 20여년간의 한국 경제 격동기에 재벌가에서 빚어지는 권력 다툼을 그린 시대극이다. ‘추적자’의 박경수 작가 작품으로 바닥 인생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전쟁처럼 치열한 삶을 택한 남자 장태주(고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태주는 가난 때문에 아버지를 잃고 굴지의 그룹에 들어가지만 후계 경쟁에 이용되고, 이에 대한 복수심으로 야망에 눈을 뜨는 인물이다. ‘추적자’의 주인공이었던 손현주가 재벌그룹 부회장의 장남 최민재 역을 맡아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냉혈한의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꾀한다. 박근형, 류승수, 장신영 등 ‘추적자’에서 열연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고 불릴 만큼 작가의 영향력이 크다. 하반기 안방극장에는 스타 작가들도 줄줄이 컴백한다. ‘내 딸 서영이’의 소현경 작가는 ‘여왕의 교실’ 후속으로 다음 달 방송되는 MBC 수목극 ‘투윅스’로 돌아온다. ‘투윅스’는 의미 없는 삶을 살다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된 한 남자가 자신에게 백혈병 걸린 어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주간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동네 건달 장태산 역에는 이준기, 그를 쫓는 열혈 엘리트 형사 임승우 역에는 최근 MBC ‘일밤-진짜 사나이’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류수영이 캐스팅됐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홍정은·홍미란 자매 작가도 컴백한다.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등을 집필한 홍 자매 작가는 8월 방영되는 SBS 새 수목극 ‘주군의 태양’으로 돌아온다. 유아독존의 오만한 사장과 귀신을 보는 여비서가 슬픈 사연을 지닌 영혼들을 위로하는 신개념 호러 로맨틱 코미디다. 소지섭과 공효진이 맞출 호흡에 벌써부터 기대 만발이다. 홍자매가 시청률이 부진했던 지난해 드라마 ‘빅’의 성적을 만회해 명예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9일 첫 방송 맞대결을 펼친 주말극에서는 ‘백년의 유산’ 후속으로 방송된 MBC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 전국 시청률 16.4%(닐슨코리아 기준)로 SBS ‘결혼의 여신’(9.1%)보다 앞서 나갔다. ‘스캔들’은 복수심에 원수의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첫 회에서 형사 하명근(조재현)과 건설업자 장태하(박상민)의 악연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SBS ‘결혼의 여신’은 제주도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송지혜(남상미)와 김현우(이상우)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렸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상반기에는 대중과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탄탄한 줄거리, 볼 만한 영상이 결합돼 몰입도를 높인 드라마가 적었다”면서 “하반기에는 이 같은 갈증을 채워 주는 작품이 좋은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네티즌 “시스터보이? 그냥 근친상간 같다” 맹비난…PD “조작 아냐”

    네티즌 “시스터보이? 그냥 근친상간 같다” 맹비난…PD “조작 아냐”

    친누나와 수시로 키스와 심한 스킨십을 하는데다 배변 검사까지 받는 ‘시스터보이’가 방송에 등장해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27일 방송된 tvN ‘화성인 X파일’에서는 드라마 ‘오로라 공주’ 속 황마마를 닮은 이른바 ‘시스터보이’ 도한동씨가 등장했다. 친누나와 1분마다 뽀뽀를 하는가 하면 거침없는 스킨십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누나들은 밥을 먹여주는 것은 물론 화장실 갈 때 업어서 이동시키고 배변상태까지 확인했다. 둘째 누나와 1분에 한번씩 뽀뽀하고 잘 때는 꼭 껴안고 잤다. 첫째누나는 남동생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은 물론이고 상의를 들춰 배에 입을 갖다대는 심한 장난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방송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은 거세다. 일단 ‘충격 그자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정말 충격적이다. 거의 일본 성인 동영상에 버금가는 내용”(mr_sp***********), “저게 설정이든 진짜든 저러고 싶을까?”(jmi******), “보다가 구역질이 나와서 티비를 껐지만 진짜 제정신 아닌듯”(rock****), “시스터보이? 그냥 근친상간인 것 같다”(hjyu****) 등 불쾌감을 느낀 반응이 많았다. 방송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이거 진짜야? 별걸 다 방송에 내보내고. 한심함이 느껴진다”(da****), “설정이라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sat*****), “시청률 잡으려고 노력한다. 노력해”(mov******) 등의 반응도 보였다. 이에 대해 문태주 화성인X파일 P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화성인을 안타깝게 여긴 누나들이 물심양면 보살피게 됐고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다”면서 “절대 조작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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