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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양’<올리브영> 가방 들고 크룽지 먹고…日 달군 케이콘재팬2026

    ‘오리양’<올리브영> 가방 들고 크룽지 먹고…日 달군 케이콘재팬2026

    “K뷰티는 메이크업 트렌드 변화가 빨라 재밌어요.” 지난 8일 ‘케이콘 재팬 2026’이 열린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올리브영 부스 앞에서 만난 직장인 스즈키(32)는 “‘오리양’(올리브영)을 모르는 일본 젊은 층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어깨에는 올리브영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굿즈 가방이 걸려 있었다. 케이콘은 CJ ENM의 대표 K컬처 페스티벌이다. 2012년 미국 어바인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유럽,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열려왔다. 누적 방문객은 약 223만명. 특히 케이콘 재팬은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는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평균 1만6000엔(약 15만원) 수준의 주말 티켓은 모두 매진됐다. 현장에서 본 케이콘 재팬은 공연과 소비, 체험이 결합된 복합 한류 플랫폼에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서울을 걷는다’를 주제로 꾸며진 행사장 곳곳에는 홍대와 성수동, 청계천 등 일본 젊은 층이 실제 서울 여행에서 자주 찾는 장소 분위기가 구현됐다. 올해는 올리브영 대표 행사인 ‘올리브영 페스타’가 처음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안 164평 규모 공간은 실제 한국 올리브영 매장처럼 꾸며졌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일본을 첫 개최지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일본 소비자들은 원래 자국 브랜드 선호가 강한 편이지만 최근에는 성분을 꼼꼼히 보고 구매하려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에는 55개의 입점 협력사가 참여했다. K스토리존도 신설돼 K팝과 함께 K컬처의 근간이 되는 드라마와 영화도 만날 수 있게 꾸몄다. 100석 규모의 스크린X 상영관도 구현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영화들을 소개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속 포장마차 거리처럼 꾸민 K푸드존도 북적였다.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크룽지와 두바이쫀득쿠키, 떡볶이 등을 맛보려는 일본 젊은 층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워 1000석을 마련했지만 평일인 금요일 오후 3시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비비고 만두와 농심 너구리, 삼양 불닭볶음면 등 K푸드 브랜드들도 시식 행사와 굿즈 이벤트를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한 참여 브랜드 관계자는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 젊은층의 취향과 소비 흐름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같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케이콘의 상징인 K팝 콘서트 ‘엠카운트다운 스테이지’는 올해 처음으로 ‘헤드라이너 아티스트 공연’을 도입했다. CJ ENM은 산하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인 ‘제로베이스원’, ‘INI’, ‘JO1’을 선정하고 공연 시간을 기존보다 확대했다. 케이콘을 찾은 팬들이 아티스트의 음악과 무대를 보다 깊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 민속박물관에 화폐 4900점 기증 정성채 박사 별세

    민속박물관에 화폐 4900점 기증 정성채 박사 별세

    한국 성형외과 분야의 선구자로 화폐수집가인 정성채 박사가 9일 별세했다. 103세. 고인은 192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1944년 일본 도쿄여자의학전문학교를 졸업했다. 1960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삼미의원 원장으로 의학발전에 힘썼다. 고인은 평생 수집한 화폐 2873건 4973점을 1992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해 문화유산 기증 문화를 확신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민속박물관은 2011년 ‘정성채 박사 기증 화폐 특별전-비록 돈이라 할지라도 아름답지 아니한가’을 갖기도 했다. 고인의 기증품은 우리나라에서 통용된 거의 모든 화폐를 망라해 눈길을 끌었다. 최 초의 주화인 고려시대 ‘건원중보’와 조선시대 ‘당백전’ 등 화폐의 역사를 보여주었다. 한말 일본인의 초상이 담긴 지폐와 러시아를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의 은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화폐에서 드러난 외세의 영향도 살필 수 있어 확계의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화폐 기증과 더불어 사단법인 국립민속박물관회에 발전기금을 기탁해 민속문화 발달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정성채학술상을 해마다 시상케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딸 이명혜씨와 사위 이선호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장례식장, 발인은 12일 오전 7시 30분이다.
  • “달 상공 정체불명 섬광체” “60m 비행접시”…UFO 파일 기밀 해제

    “달 상공 정체불명 섬광체” “60m 비행접시”…UFO 파일 기밀 해제

    미국 정부가 이른바 ‘미확인 비행물체(UFO) 파일’을 대거 공개했다. 파일에는 우주비행사들의 달 탐사 보고부터 미군 정찰 기록까지 포함됐다. 다만 미국 정부는 “미해결 사건들”이라며 외계 생명체 존재를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미확인 이상현상’(UAP·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 관련 파일 161건을 게시했다. 자료에는 194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목격·관측 기록이 담겼으며, 우주 공간과 달 탐사 과정에서 보고된 사례들도 포함됐다. 공개 자료에는 아폴로 미션 당시 우주비행사들의 보고도 포함됐다. 아폴로 11호 조종사 버즈 올드린은 달에 접근하던 중 “상당한 크기”의 물체를 봤고, 달 표면에서도 몇 분 간격으로 나타나는 섬광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아폴로 12호 비행사들은 달 지평선 위 상공에서 수직 형태의 미확인 형상을 봤다고 보고했으며, 아폴로 17호 임무에서는 달 표면 상공의 빛나는 물체 3개가 촬영됐다. 제미니 7호에 탑승했던 고(故) 프랭크 보먼 역시 우주비행 중 휴스턴 우주비행센터와의 교신에서 “보기(bogey·미확인 항공기)를 봤다”고 보고했다. 그는 수백개의 작은 입자로 이뤄진 잔해들이 약 4마일(6.6㎞) 거리에서 보였고, “검은 배경을 등지고 태양 속에서 밝게 빛나는 물체”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지상에서의 목격·관측 기록도 다수 공개됐다. FBI 자료에 따르면 여러 목격자는 2023년 하늘에서 길이 130∼195피트(약 40∼60m) 크기의 타원형 청동색 금속 물체가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1947∼1968년 UFO 수사 기록에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비행접시가 목격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군의 작전·정찰 과정에서 작성된 보고도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한 보고서는 2024년 다이아몬드 형태의 비행체가 약 434노트 속도로 이동하는 장면을 기내 탑재 단파 적외선 센서로 약 2분간 관측했다고 기록했다. 미국 외에도 구소련, 프랑스, 일본, 독일 등에서 입수한 자료들도 공개됐다. “정부 최종판단 못한 미해결 건” 이번 공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지시한 ‘UAP 조우 기록 공개 시스템’(PURSUE·Presidential Unsealing and Reporting System for UAP Encounters)의 일환이다. 백악관과 국가정보국(DNI), 국방부 산하 전영역 이상현상 해결실(AARO), 항공우주국(NASA), 연방수사국(FBI) 등이 공동 참여했다. 국방부는 국가정보국과 협조해 수십 년간 축적된 기록을 검토하고 기밀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역대 어느 행정부도 이 정도 수준의 UAP 투명성을 제공한 적이 없다”며 “국민들이 정부 자료를 직접 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개 자료 상당수는 보안 검토만 완료됐을 뿐, 이상 현상의 정체에 대한 분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자료들은 미해결 사건들이며, 정부가 관측 현상의 본질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리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부문의 분석과 전문지식 적용을 환영한다”며 해결된 사건들에 대해서는 별도 보고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완전하고 최대한의 투명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계 생명체와 UAP, UFO 관련 정부 파일 공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행정부들은 이 문제에 충분히 투명하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새 문서와 영상을 보고 직접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전용 사이트를 통해 관련 자료를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 “계엄도 하나님 계획?” 외신 질문에…장동혁 “개인적 신념”

    “계엄도 하나님 계획?” 외신 질문에…장동혁 “개인적 신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과거 발언과 관련한 외신 기자 질문에 “크리스천인 제 개인적 신념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여전히 국민의힘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는 외신 기자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3월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집회에서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다만 장 대표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이었다. 이날 대만 공영방송 PTS 기자는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탄핵은 반대했던 것이냐” “입장이 달라진 것이라면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장 대표는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사건을 바라보는 데 있어 법조인으로서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정치인으로서 시각이 있을 수 있으며, 크리스천인 제 신념에 기반한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계엄 해제에 찬성 표결을 한 사람”이라며 “탄핵이나 이후 국면에서의 입장을 두고 계엄에 대한 제 법적 판단이 바뀌었다고 보는 것은 질문의 전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 논란과 관련해서는 “저는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고 다른 의원들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결과적으로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현상이 나타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엄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 탄핵은 아니었다”며 “당내에서 점진적 퇴진 논의도 있었지만 내부 분열로 결국 국민의힘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어줬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계엄 사태를 두고 종교적 신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외면할 때도, 우상을 숭배할 때도 하나님은 늘 함께하셨다”며 “대한민국 건국을 지켜본 하나님이 그 순간에도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계엄이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혼란을 가져왔을 수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이 상처를 딛고 또 다른 모습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 기자들은 이 밖에도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원인, 중도층 확장 전략, 대중 외교 방향,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공천 논란 등을 질문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이유에 대해 “정권 초기에는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도층을 설득하기 위해 보수정당의 가치와 방향성을 버리지는 않겠다”며 “정책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중도층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 외교와 관련해서는 “이재명 정부가 이전 보수정권보다 중국에 치우친 외교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대만 유사시 대응 질문에는 “미국·일본과 궤를 같이하는 입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F-35 대신 보라매?”…캐나다 전투기 재검토에 KF-21 대안론 [밀리터리+]

    “F-35 대신 보라매?”…캐나다 전투기 재검토에 KF-21 대안론 [밀리터리+]

    캐나다가 미국산 F-35 전투기 88대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대안으로 거론한 해외 군사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KF-21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선 직후 나온 평가여서 한국형 전투기의 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캐나다 정부가 KF-21을 공식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해당 매체는 캐나다가 미국 방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 속에서 스웨덴 그리펜 E/F, 영국·일본·이탈리아의 차세대 전투기 GCAP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비용과 성숙도, 전투 잠재력 측면에서는 KF-21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안보·방산 산업 전문매체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6일(현지시간) ‘미국 F-35에서 다변화하려는 캐나다의 최선의 선택지는 한국의 신형 KF-21 전투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 캐나다 F-35 도입 결론 지연…“비미국산도 검토” 캐나다는 2023년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88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업 규모는 190억 캐나다달러(약 20조 42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미국 방산업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투기 도입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맥긴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F-35 구매 계획에 대한 검토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검토는 지난해 9월쯤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결론은 미뤄졌다. 맥긴티 장관은 비미국산 전투기 구매 가능성도 열어뒀다. 캐나다는 첫 16대분에는 법적·재정적으로 묶여 있지만 전체 88대 도입 구성에는 조정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대안으로는 그리펜 E/F가 거론돼 왔다. 스웨덴 사브는 낮은 운용 비용과 정비 편의성, 캐나다 내 조립·정비 가능성을 앞세워 왔다. GCAP도 장기 선택지로 언급된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그러나 캐나다 공군의 요구를 따져보면 KF-21이 더 균형 잡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리펜은 조달비와 유지비가 낮지만 전투 잠재력에 한계가 있고, GCAP는 아직 개발 단계라 지연과 비용 초과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 “그리펜보다 전투 잠재력 크고 GCAP보다 성숙” 매체는 KF-21의 강점으로 사업 성숙도를 꼽았다. KF-21은 2022년부터 비행시험을 진행했고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반면 GCAP는 2035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되는 개발 사업이다. 캐나다가 GCAP를 택하면 노후 F/A-18 계열 전투기의 수명을 더 연장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KF-21은 최근 개발 사업의 마지막 관문도 넘었다. 방위사업청은 7일 한국형 전투기 KF-21 사업이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진행된 후속 시험평가를 통해 KF-21 블록-I 성능 검증을 마쳤다는 의미다. KF-21은 약 1600회의 시제기 비행시험과 1만 3000여개 비행시험 조건 검증을 거쳤다. 공중급유와 무장발사 시험도 수행했다. 올해 3월 출고된 양산 1호기는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KF-21이 F-35보다 저렴하고 정비 부담도 낮추도록 설계됐으면서 그리펜보다 큰 기체와 확장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F-35와 함께 운용하는 ‘하이-로우 조합’을 염두에 둔 기체라는 점도 언급했다. ◆ 미티어·타우러스 계열 무장도 주목 매체는 KF-21의 무장 통합 계획도 주목했다. KF-21은 유럽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를 주력 공대공 무장으로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미티어는 그리펜 E/F가 내세워 온 핵심 무장이기도 하다. 또 KF-21은 장거리 순항미사일 통합도 추진하고 있다. 원문은 한국이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통합하려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KF-21이 방공 임무를 넘어 장거리 타격 임무로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KF-21이 F-35를 모든 임무에서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F-35는 저피탐 성능과 센서 융합, 네트워크 중심전 능력을 갖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KF-21은 현재 블록-I 기준으로 4.5세대 전투기에 가깝다. 향후 블록-II와 개량형을 통해 공대지·공대함 능력과 저피탐 성능을 강화할 수 있지만, F-35와 같은 본격 스텔스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체도 KF-21의 전투 잠재력이 많은 임무에서 F-35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고도화된 블록-II가 수출 단계에 들어서면 비용 대비 전투력이 높은 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전투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K-방산 지상 장비 이어 전투기 수출론까지 이번 주장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한국 방산이 이미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한국 지상 장비는 폴란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수출 성과를 냈다. 가격과 납기, 생산 능력을 앞세운 K-방산의 강점이 유럽 안보 환경 변화와 맞물린 결과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KF-21도 같은 흐름을 항공 분야에서 재현할 수 있다고 봤다. 유럽제 전투기보다 낮은 비용과 높은 전투 성능을 앞세워 라팔, 유로파이터 등과 경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실제 전투기 도입 사업은 정치·외교·동맹·산업협력 변수가 복잡하게 얽힌다. 캐나다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체계 안에서 미국과 긴밀히 작전한다. F-35는 미국과의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여전히 강력한 장점을 갖는다. 그럼에도 KF-21이 캐나다 F-35 재검토 국면에서 대안론의 이름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의미가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형 전투기는 개발 성공 여부를 시험받는 단계였다. 이제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뒤 해외 군사매체에서 F-35 의존도를 낮출 선택지로 거론되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KF-21의 캐나다 수출이 현실화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그러나 “한국 전투기가 F-35의 보완재 또는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느냐”는 질문 자체는 달라졌다. 보라매의 다음 시험대는 국내 전력화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시작되고 있다.
  • 한국서도 챗GPT 무료 버전·저가형 요금제 쓰면 광고 뜬다

    한국서도 챗GPT 무료 버전·저가형 요금제 쓰면 광고 뜬다

    한국에서도 오픈AI의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 무료 버전이나 저가형 요금제를 이용하면 화면에 광고가 표시될 수 있다. 오픈AI는 8일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진행 중인 챗GPT 광고 파일럿(시범 운영)을 향후 몇 주 내 한국과 영국, 일본, 브라질, 멕시코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챗GPT 무료 버전 이용자와 고(Go) 요금제를 쓰는 성인 이용자다. 플러스와 프로,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에듀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는다. 오픈AI는 광고가 챗GPT 답변과 명확히 구분되며 답변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광고주는 사용자 대화 내용이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광고 조회 수와 클릭 수 등 집계된 성과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광고는 스폰서 콘텐츠로 표시되며, 사용자는 광고를 숨기거나 피드백을 제공하고 광고 맞춤 설정도 관리할 수 있다. 광고 적용 대상 이용자에게는 제품 내에서 관련 안내가 제공된다. 오픈AI는 민감하거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제와 관련된 대화 맥락에서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설계하고 있으며, 미성년자로 확인되거나 예측되는 계정에는 광고를 표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데이브 듀건 오픈AI 글로벌 솔루션 총괄은 “오픈AI는 이용자 경험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두고 각 지역에서 광고 경험을 신중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호국 상징물 설치 계획 비판… 시민 정서 반하는 일방적 행정 중단 요구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내 ‘받들어총’ 형상의 국가상징 조형물 조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시민 정서에 반하는 일방적 행정을 중단함과 동시에 해당 사업을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수빈 대변인 논평 전문 “광화문 광장은 자주독립과 민주주의의 상징, 얄팍한 ‘호국’팔이 당장 중단해야” 광화문광장으로부터 불과 5km 떨어진 용산 전쟁기념관에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22개 국가를 기리는 국기와 기념비가 대규모 조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백억의 혈세를 들여 유사·중복 시설을 조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민사회의 이 물음은 간단하고도 명료하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단 한 번에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정책의 당위성과 합리적 근거를 묻는 질문에 “당연한 감사의 표현을 반대하면 좌파”라는 얄팍한 정치적 호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늘 자 언론 기사를 인용하자면, 오세훈 시장은 “국가상징공간에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고 한다. 2024년 9월 서울시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서울시민들은 광화문광장 국가상징 조형물 주제로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독립운동 상징물 대신 논란의 ‘받들어총’을 강행했다. 윤석열 전 정부와 국민의힘은 줄곧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일제강점기 피해를 덮기 위해 골몰해 왔다.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등 독립 영웅 5인의 흉상에 대해 철거·이전을 추진하는가 하면, “일본이 100년 전 일로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라며 강제 동원 피해자 셀프배상에 합의하고, 방사능 폐오염수 방류를 방조했다. 서울 시내에 욱일기를 게시할 수 있게 하는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우리는 묻는다. 광화문광장이 가진 국가상징성이 단지 6·25 전쟁인가? 대한민국의 자주독립과 인류 평등의 대의를 실천한 ‘독립운동’은 국가상징공간의 상징 조형물이 될 수 없는가? 무도하고 부패했던 군부독재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 존엄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사회 구현을 위해 희생을 마다치 않았던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국가의 상징으로 천명하는 것이 매우 불편한가? ‘받들어총’을 ‘받들어총’이라고 가장 먼저 명명한 것은 오세훈 시장이다. 자신의 SNS에서 ‘받들어총’을 조성하겠다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도 썼던 오 시장이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이제와서는 돌연 “전쟁을 상징하는 받들어총이라고 폄하를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매우 부족한 이념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매우 부족한 이념적 한계를 지닌’ 오세훈 시장에게 세 번째로 묻는다. 편향된 진영 인식으로 광화문광장에 100m에 이르는 국기 게양대를 세우고, 송현동 부지를 이승만 기념관으로 조성해서 국민의 열린 광장인 광화문광장을 이념의 닫힌 광장으로 만들고자 했던 오세훈 시장이 이도 저도 안 되니 ‘호국’을 팔아 지지를 구걸하는 것이 아닌가? 감사의 정원은 국민이 반대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하고, 중복사업으로 수백억의 세수를 낭비하는 나쁜 정치이다. ‘호국(護國)’이 아니라 위기를 조장하는 ‘위국(危國)’일 뿐이다. 민의를 거스르는 진영 정치용 전시사업을 두고 ‘호국’ 운운하는 것은 막대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계엄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조치였다는 궤변과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상징공간 광화문광장은 우리 사회가 어떤 역사와 가치를 기억할 것인지 보여주는 상징이 되어야 한다. 지금 광화문광장에 상징물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용산에 있는 참전기념물을 복붙한 수백억짜리 돌기둥이 아닌 소박한 목도리를 두른 ‘평화의 소녀상’, 기미독립선언서를 상징하는 조형물, 민주화 시대에 광장을 가득 메웠던 국민의 함성을 상징하는 조형물일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은 4·19와 6월 민주항쟁, 촛불과 빛의 혁명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록해 온 광화문광장에 ‘받들어총’ 돌기둥 조성을 반대한다. ‘받들어총’을 반대하는 시민의 여론을 외면하고 막대한 혈세를 지출한 책임은 무거운 고지서로 오세훈 시장에게 되돌아갈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박수빈
  • 6년째 교권침해 학부모 사례 공개…경남교육청 “악성 민원, 기관 대응”

    6년째 교권침해 학부모 사례 공개…경남교육청 “악성 민원, 기관 대응”

    경남도교육청이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과 관련해 교육감 직접 고발 검토 등 기관 차원의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복적인 악성 민원과 고소·고발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자 학교 중심 대응 체계를 본청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8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청이 직접 방패가 돼 교사들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경남교사노동조합이 학부모 A씨의 장기간 교권 침해 사례를 공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경남교사노조는 A씨가 수년간 교사 10여 명을 상대로 반복적인 민원을 제기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규 교사 1명은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은 뒤 교단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부모는 지난 1월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서면 사과·재발 방지 서약 등 1호 처분을 받았지만 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현 담임 교사와 교장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학교가 개별적으로 대응하던 체계를 본청 중심의 기관 대응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이 민원 발생 때 즉시 민원 대응팀을 가동하고 공식 공문 시행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당한 사유 없는 반복 민원이나 폭언·폭행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교육감이 직접 고발 여부를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피해 교사에 대해서는 변호사 수임료와 소송비 지원 등 법률 지원을 확대하고 교육감 의견서를 사법기관에 제출해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는 점을 소명할 방침이다. 심리 상담과 치료비 지원, 행동 중재 전문가 투입 등도 함께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교사가 ‘민원’이라고 느끼는 시점부터 특이 민원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이와 함께 일본의 ‘학교 변호사’ 제도와 학교의 행정적 거절권 등을 들며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학교장이 반복 민원인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공식 소통 채널을 차단할 수 있도록 법적 권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홀로 민원을 감당하는 구조를 바꾸고 교육청이 기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며 “교육활동과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 [인터뷰]일본에서 돌아온 우리 문화 유산, 그 뒤에 형제의 ‘아름다운 동행’있었다

    [인터뷰]일본에서 돌아온 우리 문화 유산, 그 뒤에 형제의 ‘아름다운 동행’있었다

    “해외에 있는 모든 유산이 다 되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인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은 꼭 반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강원 씨) “주변에 알게 모르게 (문화유산을) 기증하는 사람이 많아서요. 이번 기증을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창원 씨) 일본에 있던 ‘순종예제예필현판’과 ‘백자청화이진검묘지’가 한 형제의 아름다운 기증을 통해 국내로 돌아왔다. 미술사를 공부한 형 김창원(59) 씨는 일본 도쿄의 한 고미술 상점에서 방치돼 있던 묘지를 찾아냈으며 일본에서 고미술 상점을 운영하는 동생 강원(58) 씨는 비공개 경매에 나온 현판을 놓치지 않았다. 묘지는 고인의 생애와 행적 등을 적어 무덤에 함께 묻은 돌이나 도자기 도판을 의미한다. 지난 7일 두 사람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형 창원 씨는 ‘백자청화이진검묘지’를, 동생은 ‘순종예제예필현판’을 각각 기증했다. 동생 강원 씨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기증으로 2021년에 백자청화김경온묘지, 2022년 백자철화이성립묘지, 2025년 조현묘각운시판을 기증한 바 있다. 동생 강원 씨가 이번에 기증한 순종예제예필현판은 1892년 음력 9월 24~26일 열린 연회에서 당시 세자였던 순종이 직접 짓고 쓴 글을 새긴 현판이다. 현판 속 글은 어머니 명성황후의 생일을 축하하며 고종과 명성황후의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순종의 글씨는 해서체(글씨를 흘려 쓰지 않고 정자로 바르게 쓰는 서체)로 단아하며 세자로서의 서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생 강원 씨는 2024년 겨울 일본 도쿄의 비공개 경매장에서 이 현판을 발견했다. 그는 “용과 봉황 머리 조각 등 조선 왕실의 현판이라는 걸 첫눈에 알 수 있었다”며 “자세한 내용은 당시 알 수 없었지만, 꼭 낙찰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일본인과 경합 끝에 낙찰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형 창원 씨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조선 후기 예조판서 등을 지낸 문신 이진검(1671~1727)의 묘지로 1745년에 제작됐다. 묘지는 푸른색 안료로 글씨를 쓴 백자판 10점으로 이뤄져 있다. 각 장의 앞면에는 이진검의 생애와 행적, 가계, 장례 관련 내용이 기록돼 있으며, 뒷면에는 묘의 위치와 방향 등 풍수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 고미술 상점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형 창원 씨는 도쿄 한 고미술 상점에서 방치돼 있던 백자 묘지를 찾아냈다. 그는 “예서(전서의 자획을 간략화하고 일상적으로 쓰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서체)로 된 글씨가 드물기 때문에 신기했고 조선 후기 대표적 명필인 이광사의 이름이 보였다”며 “재단에 기증 의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그 가치를 더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유산에 대한 형제의 애정은 가풍에서 비롯됐다. 형제의 부친은 한국고미술협회장을 역임한 김대하 전 경기대 전통예술대학원 대우 교수다. 두 사람은 이번 기증에 대해 한사코 “큰일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의 문화유산을 되찾는 일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동생 강원 씨는 “다른 사람에 비해 일본으로 건너온 문화유산을 접할 기회가 많으니 환수해야 마땅한 유물을 발견하면 원래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형 창원 씨는 “보존만 잘 돼도 언젠가 소중한 문화유산이 (전시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해외에서 방치된 채 파손될 우려가 있는 유산이 되돌아올 수 있도록 작은 역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유물의 기증자가 형제라는 점을 고려해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8일 ‘합동기증식’을 열고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 박홍근, 한화솔루션 방문 “신재생에너지 전환 적극 추진”

    박홍근, 한화솔루션 방문 “신재생에너지 전환 적극 추진”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8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충북 진천 태양광 셀 제조기업인 한화솔루션 큐셀을 방문해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과 연구개발(R&D), 금융지원 등 국내 생산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태양전지와 모듈 등 생산 현장을 시찰한 뒤 관련 업계와 지방자치단체와 간담회를 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기업 측 의견에 박 장관은 “지난 정부를 거치며 태양광 셀 국내 점유율이 약 50%에서 4%대까지 떨어지는 등 생태계가 훼손됐다”며 “국내 업체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적극 지원하고, 우수 제품의 시공·보급·확산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375억원 규모의 베란다 태양광 보급 사업 외에도 햇빛소득마을 등 이번 추경에 반영된 약 6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전환 관련 사업이 연내에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 제기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관계부처와 함께 종합 검토해 내년 예산안 편성 시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올해 9월 개최 예정인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했다. 그는 “이번 추경에 사계절 동계 훈련이 가능한 에어매트 구축 사업 30억원을 반영했다”며 “선수들의 안정적인 훈련 환경과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 “30세 돼도 경험 없다”…日 청년 10명 중 1명, 韓도 남 일 아닌 이유 [핫이슈]

    “30세 돼도 경험 없다”…日 청년 10명 중 1명, 韓도 남 일 아닌 이유 [핫이슈]

    일본 청년층의 성생활 감소를 보여주는 통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대 초반 일본인 절반 이상이 성경험이 없고 30세가 돼도 10명 중 1명 이상은 성경험이 없다는 분석이다. 겉으로는 일본 사회의 특수한 현상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사생활 변화가 아니라 연애, 결혼, 출산이 함께 약해지는 구조적 신호로 본다. 한국도 남의 나라 얘기로만 넘기기 어렵다. 최근 결혼·출산 의향과 출생아 수는 반등했다. 하지만 청년층이 실제 연애와 결혼으로 들어서기까지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경제 부담, 장시간 노동, 관계 피로가 풀리지 않으면 저출생 반등도 일시적 흐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 사이언스 포커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일본 젊은층의 성적 비활동 현상을 조명했다. BBC는 최근 연구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일본 20∼24세 남성의 60%, 여성의 51%가 성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30세에 도달한 일본 성인 가운데 10명 중 1명 이상도 성경험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 20대 초반 절반 이상 “경험 없다”…일본만의 문제일까 BBC가 주목한 지점은 단순한 성경험 여부가 아니다. 낮은 출산율, 만혼, 비혼 증가, 장시간 노동, 경제적 불안, 연애와 결혼에 대한 압박 약화가 한꺼번에 맞물렸다는 점이다. 성생활 감소는 결과에 가깝다. 그 배경에는 청년층이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가 놓여 있다. 일본 사회는 출산을 여전히 결혼 제도와 강하게 묶어 본다. 혼외 출산에는 사회적 부담이 크고, 결혼 전후의 성생활도 기존 가족 규범의 영향을 받는다. 연애와 결혼으로 들어서는 인구가 줄면 출산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전문가들이 일본 청년층의 성적 비활동을 저출산 문제와 떼어 보지 않는 이유다. 한국이 이 통계를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역시 출산을 결혼과 강하게 연결해 보는 사회다. 연애가 줄고 결혼이 늦어지면 출산율 회복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숫자가 자극적 통계를 넘어 한국 사회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처럼 읽히는 이유다. ◆ 한국은 반등 신호…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관계 진입’ 물론 한국에는 최근 긍정적 신호도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제5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5∼49세 미혼남녀의 결혼 긍정 인식과 출산 의향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인식이 조금씩 회복되는 흐름이다. 출생아 수도 반등 흐름을 보였다. 통계청 인구동향을 보면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혼인 증가가 시차를 두고 출생아 수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흐름이 장기 추세로 굳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출산율은 결혼과 관계 형성, 주거 안정, 고용 안정, 육아 부담 완화가 함께 움직여야 회복된다. 청년층이 연애와 결혼으로 들어서지 못하면 일시적인 출생아 수 증가는 구조적 반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 “연애도 효율 따진다”…관계 피로 커진 한국 청년층 한국에서도 관계 자체를 부담으로 느끼는 흐름은 뚜렷하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진행한 2025년 인간관계·연애관 조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다는 응답은 2023년 56.4%에서 2025년 60.8%로 높아졌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피곤하다는 응답도 절반에 가까웠다. 연애도 예외가 아니다. 해당 조사에서는 감정 소모와 시간 투입을 줄이려는 경향이 인간관계뿐 아니라 연애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관계에 투자할 여유가 줄면서 연애마저 ‘잘 맞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찾는 일’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 흐름은 일본 사례와 맞물린다. 일본 청년들이 성관계를 하지 않는 이유를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경제적 불안, 과로, 결혼 부담, 관계 회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한국과 겹친다. 성생활 감소라는 결과는 일본 통계로 드러났지만, 그 바탕에 깔린 청년층의 피로와 불안은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 돈·시간·감정 여력 없으면 저출생 반등도 흔들린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를 출산 장려금이나 육아 지원만으로 풀기 어렵다고 본다. 출산은 결혼 뒤 갑자기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연애, 결혼, 주거 안정, 일자리, 육아 부담 전망이 누적된 결과다. 청년층이 관계를 시작할 시간과 돈, 감정적 여유를 잃으면 출산율 회복도 한계에 부딪힌다. 그래서 일본 사례는 한국에도 경고음이 된다. 일본 청년층의 성경험 감소는 개인의 선택 변화이기도 하지만, 사회가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든 결과일 수 있다. 한국도 결혼·출산 의향이 반등했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제 삶에서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질 조건을 만들지 못하면 의향은 숫자로만 남는다. 한국의 저출생 반등은 이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출생아 수와 출산 의향이 오르는 흐름은 분명 반가운 신호다. 그러나 일본의 통계는 청년들이 관계를 맺고 가족을 꾸릴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반등이 언제든 꺾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30세가 돼도 10명 중 1명은 경험이 없다”는 일본의 숫자가 한국에도 낯설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 “여고생 사용·냄새 보존” 日 헌 실내화가 ‘46만원’…도 넘은 중고시장 [핫이슈]

    “여고생 사용·냄새 보존” 日 헌 실내화가 ‘46만원’…도 넘은 중고시장 [핫이슈]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서 여학생들이 사용한 실내화를 4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하는 사례가 등장해 현지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일본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여고생이 신던 실내화’, ‘냄새 그대로 보존’, ‘사용감 있음’ 등의 문구를 내건 상품들이 다수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물품들은 일본 학교에서 사용하는 실내화 ‘우와바키’다. 판매자들은 특정 학교나 사용 흔적 등을 강조하며 웃돈을 붙여 판매했다. 일부 제품은 5만엔(약 46만 6000원)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거래 가격도 8000~2만엔(7만~18만원)에 이른다. 매체는 이런 거래가 단순 중고 거래를 넘어 특정 성적 취향을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짚었다. 일본에서는 과거부터 사용한 교복, 체육복, 양말 등을 거래하는 이른바 ‘JK(여고생) 상품’ 문화가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지 평론가는 “구매자들은 이름을 새긴 자수나 착용 흔적이 뚜렷한 제품을 선호한다”며 “상품 사진에 소녀의 손이나 신체 일부가 등장하면 가격이 더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런 행태는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후쿠오카현에서는 30대 회사원이 중학교에 침입해 여학생 실내화를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냄새를 맡고 싶었다”고 진술해 논란이 됐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이런 변태 시장을 그대로 둬야 하나”, “여성 성상품화 문제가 심각하다”, “대체 온라인에서 왜 이런 걸 거래하느냐”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일본 당국은 현재 물품 판매자와 거래 플랫폼 운영진을 상대로 청소년 보호 관련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앞서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는 지난 3월 여학생 사용한 교복, 속옷 등을 일컫는 이른바 ‘부루세라’ 관련 상품 거래를 금지한 바 있다.
  • “한국서 ‘혼밥’하려다 2번이나 문전박대”…CNN 기자가 한국에서 당한 일

    “한국서 ‘혼밥’하려다 2번이나 문전박대”…CNN 기자가 한국에서 당한 일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개인화된 외식 트렌드의 영향으로 ‘혼밥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다녀간 외신 기자가 ‘혼밥’을 거절당한 사연을 밝히며 전 세계 혼밥 트렌드를 분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의 여행 전문 사이트인 CNN 트래블은 한국 식당에서 ‘혼자라는 이유’로 두 차례 입장을 거절당한 소속 기자의 경험을 소개했다. 해당 기자는 서울 방문 당시 한 식당을 찾았다. 그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한 명인데 식사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가게 측은 고개를 저으며 출구를 가리켰다. 이후 그는 다른 식당에서도 같은 이유로 입장을 거절당했다. 그는 “혼자 여행한다는 ‘죄’로 두 번째 거절을 당했다”며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 1인 가구 36% 넘었는데도 ‘혼밥’ 퇴짜 여전매체는 “2024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36%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혼밥에 대한 인식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서울의 한 국수집이 “(우리는) 외로움을 팔지 않으니 혼자 오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해 공분을 샀던 사례를 언급했다. 다만 매체는 ‘혼밥’을 거부하는 식당의 태도가 한국만의 특별한 사례라고 보지 않았다.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일부 레스토랑은 단체 손님을 받기 위해 1인 고객 입장을 거부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말 영국 리버풀의 한 터키식 식당에서도 바쁜 시간대엔 1인석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고객을 돌려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 혼자 온 손님이 돈 더 쓴다‘혼밥’은 더 이상 특별한 현상이 아니며 하나의 외식 산업 트렌드로 당당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인 식사는 증가 추세다. 2025년 전 세계에서 1인 식사 예약은 전년 대비 19%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혼자 식사하는 이용객의 지출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고객의 식당 1회 이용 평균 지출은 약 90달러(약 13만원)로, 일반 여행객 대비 약 54% 높은 수준이다. 오픈테이블 관계자는 “1인 고객은 매출 측면에서도 중요한 고객층”이라며 “레스토랑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당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뉴욕의 유명 식당 세르보스(Cervo’s)는 바(Bar) 좌석과 작은 테이블을 조화롭게 배치해 1인 손님과 커플, 소규모 그룹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또 1인 손님을 고려해 적은 양으로도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일본은 주방과 가까이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카운터석’이나 노점석이 발달했다. 홍콩은 합석 문화가 발달해 있어 비교적 실용적인 방식으로 1인 식사를 허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기구이, 찌개, 반찬 등 여러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강해 일부 식당에서 1인 식사가 어려울 수 있지만, 비즈니스 지구를 중심으로 1인 식사가 가능한 식당도 많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여행 작가 글로리아 청은 “혼자 밥을 먹으면 다양한 메뉴 선택의 기회는 줄어들지만 음식의 맛과 질감 등에 집중할 수 있다”며 “혼자 식사하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혼밥을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운터석이 마련된 식당 이용 ▲혼잡 시간대를 피해 오전 11시나 오후 5시 30분에 식사하기 ▲당당하게 1인석 요청하기 등을 조언했다.
  • [서울광장] 코스피 7000, 새 설계도가 필요하다

    [서울광장] 코스피 7000, 새 설계도가 필요하다

    1년 전 2500선을 맴돌던 코스피 지수가 어제 장중 7500선을 넘겼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코스피 5000’을 근거 없는 정치적 수사로 일축했던 이들이 말을 잃었다. 4000, 5000, 6000 고지를 넘을 때마다 하락에 베팅한 곱버스족 계좌는 반토막이 났다. 반면 홀로 벼락거지 될까 두려워 이미 몇 배 오른 하이닉스를 뒤늦게 추격매수한 이들은 계좌 잔고를 보며 몰래 웃는다. 지난 1년, 코스피는 낙관론자의 손을 들어 줬다. 이 상승장에서 국민연금은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자, 가장 곤란한 기관이 됐다. 국내 주식 연간 수익률이 70%를 넘은 덕에 국민연금은 지난해 231조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최고 수익이다. 그러나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불어나면서 기금 내 국내 주식 비중이 허용 상한 19.9%를 넘어 25.0%까지 치솟았다. 팔자니 85조원의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고, 들고 있자니 내부 기준을 어기는 꼴이다. 앞서 지난 1월 기금위는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 매도를 한시적으로 유예했지만 이후 상승장이 이어지며 국내 주식 비중은 오히려 더 늘었다. 이달 열리는 기금위는 향후 5년간의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중기자산배분안까지 논의하는 자리다. 유예를 연장할지, 매도에 나설지 더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게 됐다. 천만다행으로 이 고민을 먼저 겪은 증시가 있다. 일본 닛케이와 대만 자취안지수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닛케이 흐름과 일치했다. 1989년 12월 3만 8915를 찍었던 지수는 2009년 3월 7054까지 떨어졌다. 2012년 12월 집권한 아베 신조가 돈을 풀고 재정을 확대하는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이자 반년 만에 1만선 초반이던 닛케이가 1만 5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닛케이는 엔화 강세와 브렉시트 충격에 흔들리면서도 2018년 10월 2만 4270선까지 올랐다. 코로나 시기 1만 6000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한 번 부활한 증시의 체력은 꺾이지 않았다. 워런 버핏의 일본 상사 투자,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가치 개선 캠페인, 인공지능(AI) 붐이 잇따라 터지며 올해 닛케이는 6만선을 찍었다. 아베노믹스가 닛케이를 밀어올리던 2014년, 일본 공적연금 운용기관(GPIF)은 주식 목표 비중을 24%에서 50%로 두 배 올렸다. 일본 국채에 60%를 배정하던 채권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위주로 연금 체질을 바꾼 것이다. 이 조치 직후 아베 정권은 연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포기하고 증시를 떠받쳤다는 비판을 받긴 했다. 그러나 연기금 운용의 의도가 늘 결과로 뒷받침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시기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은 금융위기 당시 40% 손실을 보고 주식 비중을 줄였다가 이후 장기 강세장 수혜를 놓치며 연금 지급 능력을 위협받기도 했다. 연기금 입장에서는 수익률과 안정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운용 목표가 되지만, 역으로 연기금의 전략이 시장을 흔드는 위협 요인이 되기도 한다. 코스피처럼 반도체 기업 비중이 높은 대만 자취안지수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반복됐다. TSMC 한 종목이 시총의 40%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매매 전략이 달라질 때마다 지수 전체가 출렁이기 때문이다. 대만은 국가금융안정기금이 증시 급락 때 직접 시장에 들어오는 소방수 역할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2022년 7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자취안지수가 급락하자 기금이 입장해 9개월간 시장을 받쳤다. 철수 시점 지수가 회복되면서 기금은 2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 기금은 지금까지 9차례 증시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투입됐고, 최근 자취안지수는 4만선을 넘어섰다. 하락장 개입을 시장 안전장치로 제도화한 방식이 통한 것이다. 아베노믹스가 닛케이를 처음 밀어올렸을 때도, TSMC가 자취안지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을 때도 일시적 훈풍이란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모멘텀을 잡은 증시는 이후 몇 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그렇게 본다면 ‘코스피 7000 시대’는 펀더멘털을 단단히 하라는 주문인 동시에 한국 경제에 던지는 새로운 질문이다. 코스피 상승세를 구조로 받쳐 줄 창의적인 제도, 그 설계도를 찾아야 한다. 홍희경 논설위원
  • “한일 축구 격차 갈수록 벌어져… 장기 플랜 갖고 선수 육성해야”[스포츠 라운지]

    “한일 축구 격차 갈수록 벌어져… 장기 플랜 갖고 선수 육성해야”[스포츠 라운지]

    대학 축구 ‘유니브 프로’ 첫 사령탑 체계적인 선수 육성 프로그램 도입덴소컵서 전방 압박 전술 성과 확인 “중고교·대학 선수 수준 도약 절실 실력 우선하되 원팀 정신도 중요프로·아마 지도자도 선순환 필요 월드컵 출전 겸손하게 준비하길”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본은 최근 브라질(3-2 승)과 잉글랜드(1-0 승) 등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A매치 5연승을 달린 반면 한국은 코트디부아르(0-4 패), 오스트리아(0-1 패)에 거푸 무너지며 일본과 대비되고 있다. 오해종(60) 전 유니브 프로 감독 겸 중앙대 감독은 한일 축구 격차를 누구보다 절감하는 현장 지도자다. 지난 3월 한일 대학 대표팀이 맞붙은 덴소컵을 치렀던 그는 “일본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발전시켜왔다면 우리는 일시적으로만 준비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본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 감독을 만나 한국 축구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오 감독이 초대 감독을 지낸 유니브 프로는 한국대학축구연맹이 대학축구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출범했다. 대학축구의 프로화를 핵심 가치로 삼아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전문화, 체계화를 기반으로 한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선수들의 프로 진출과 취업까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스타 선수 출신 안정환을 테크니컬 디렉터로 선임하고 아마추어 축구 명장인 오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세워 덴소컵을 준비했다. 비록 경기는 1-2로 패하며 5년 연속 지긴 했지만 앞선 4번의 패배와 달리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으로 대등하게 맞섰다고 평가받는다. 오 감독은 “일본은 1년씩 준비를 했지만 우리는 이전에 한달 전쯤 감독을 선임해 선수들과 10일 정도 훈련해서 경기에 나서곤 했다”면서 “이번에는 지난해 5월 감독으로 선임돼 원 없이 준비했고,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소극적으로 수비만 하다 지는 경기 대신 두려움 없이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전술을 택했고 그것이 달라진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할 때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해서 역전했던 걸 참고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번 덴소컵은 한국 축구에도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축구가 다방면에서 한국을 앞서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수비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3백이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홍명보호에도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일본의 3-4-3 전술은 압박 타이밍을 포착했을 때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해 성과를 낸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오 감독의 결단으로 대학 대표팀이 성인 대표팀을 대신해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이전의 임시방편 방식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준비가 결국 한국 축구 발전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오 감독은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려면 국가대표팀과 프로팀 뿐 아니라 중고교와 대학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준비한다면 충분히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감독은 여기에 지도자의 선순환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마추어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지도자가 아마추어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프로에 진출하고, 유명 선수 출신이라도 바로 프로에서 실패하기보다 아마추어에서 경력을 쌓으며 발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선수와 좋은 지도자는 다른 영역인 만큼 그는 “지도자로서 충분한 경험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축구가 더 도약하기 위해 그런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년간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중대부고)를 이끌었고, 2022년 중앙대 감독에 부임한 그는 이듬해 추계대학축구연맹전 백두대간기 우승, U리그 1권역 우승, U리그 왕중왕전까지 3관왕에 오르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올해도 지난 1월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서 상지대를 4-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오 감독은 “감독이기 이전에 교육자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되어 원팀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대로 경쟁시키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타고난 기량만 믿고 잠깐 반짝하는 선수보다는 성실하게 오래 뛰는 선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중에는 골키퍼 조현우가 그의 제자다. 오 감독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후배 축구 선수들을 위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잘 치렀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몇 번 나갔으니 그냥 월드컵에 나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만이 들어가면 망한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국가대표로서 남은 기간 최상으로 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시골의 초록 낭만… 멍 하니 스며드네[박상준의 문장 여행]

    시골의 초록 낭만… 멍 하니 스며드네[박상준의 문장 여행]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서로 채우고 채워 주면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시골 생활이라는 게 그렇다. 부족하고 아쉽다고 생각하면 불편한 부분만 보인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는 낭만이 있다.” 정광하·오남도,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 중에서 농사가 낭만일 수는 없지만 시골 생활이 낭만적이지 말란 법도 없다. 일에 매몰되지 않는 태도와 삶을 사랑하는 자세의 균형처럼, 낭만이란 자신의 눈으로 찾아낸 삶의 취향과 방식의 다른 말은 아닐까.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서 자연이 빚은 오월을 맛보고 강경읍의 시간 속을 아주 느리게 걸었다. ●알고리즘이 이끈 또 한번의 제철 강경이라는 지명이 낯설지 모르겠다. 조선 후기에는 논산은 몰라도 강경은 안다고 할 만큼 번성했던 곳이다. 강경장은 대구 서문시장, 평양장과 함께 전국 3대 장으로 꼽혔고 강경항은 원산항과 더불어 양대 포구를 이뤘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로 사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강경에서 첫 미사를 집전했고 기독교 침례교의 첫 예배지이기도 했다. 5월은 스승의 날이 있는 달인데, 이는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RCY) 단원들이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데서 출발했다. 이렇듯 작은 읍내가 간직한 역사는 읍내 곳곳의 근대 건축만큼이나 찬란하다. 그러고 보면 근대 거리는 주로 전북 군산시, 전남 목포시, 인천처럼 바다를 접한 항구 도시에 있었다. 내륙에 있는 경우는 드물다. 강경은 금강이 있어 근대의 중심이었다. 금강하구둑이 생기기 전에는 바닷물이 금강을 타고 강경까지 흘렀고, 서해 해산물은 강경에 이르러 내륙으로 퍼졌다. 괜히 강경 젓갈이 유명할까. 실은 금강과 근대의 역사를 한데 품은 유일무이한 내륙 도시, 강경이 논산에 있다는 걸 나 역시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리고 본래 목적지는 강경이 아닌 이웃한 연무의 꽃비원홈앤키친(이하 꽃비원)이었다. 꽃비원은 직접 생산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팜투테이블 레스토랑이다. 제철 채소로 만든 피자와 파스타 등을 낸다. 지난달까지 냉이를 썼던 파스타는 5월부터 산마늘을 재료 삼는다. 메뉴판에 없지만 제철 채소에 집중한 꽃비원플레이트(8인 이상 예약)도 인기다. 농장은 레스토랑에서 멀지 않은데 일반적인 관행농과는 다르다. 100여종의 작물을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기른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손과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자연에 이로운 방식으로 재배하고 요리한다. 꽃비원을 찾아 떠난 건 4월에 다녀온 충북 괴산군 봄 여행과 무관하지 않겠다. 계절의 맛을 몸 안 가득 들이고 나니 일상의 제철이 자꾸만 눈에 띄었다. 시장에서 사 온 두릅을 데쳐 먹었고 산책길에 눈길을 끌던 노란 꽃의 이름이 애기똥풀이라는 걸 물어 알게 되었다. 또 몸소 겪고 느낀 감각은 기분 좋은 일상의 알고리즘으로 이어져, 책장에 꽂혀 있던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차츰)이라는 책으로까지 이끌었다.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은 정광하, 오남도 부부가 시골살이를 결심한 후 농장과 레스토랑을 꾸려 살아온 10여 년의 경험담이다. 책 속에 나온 “낭만”이란 단어가 유독 인상 깊어 밑줄을 쳤다. 설마 시골살이가 낭만적이기만 했을까. 생활의 터전은 어디든 고되고 또 고된 만큼 보람차다. 그래서 흙냄새와 땀 냄새가 밴 이들의 낭만은 ‘찐’이어서 값지므로 호기심이 일었다. 무엇보다 “일과 삶을 구분하지 않고 농사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이의 균형 잡힌 날들이라, 꼭 귀농이 아니어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에게는 유익한 여행지가 될 듯싶었다. ●꽃비원의 땅과 관계 맺기 꽃비원은 논산시 연무읍에 있다. 논산훈련소의 연무대를 말할 때 그 연무다. 하지만 꽃비원을 아는 이에게는 제철 작물을 맛볼 수 있는 농토다. 꽃비원의 제철 채소는 우선 그 생김부터 다르다. 푸른 잎이 달린 솎은당근순이나 굽고 몽땅한 오이는 마트에서 상품성의 기준으로 소외받던 부류다. 꽃비원에서는 이 ‘못생긴 채소’들이 가장 ‘자연’스런 산물이다. 땅이 길러낸 생김 그대로 농부 시장에 나가거나 요리의 재료가 된다. 그러므로 꽃비원 여행은 레스토랑과 같이 농장에서 완성된다 하겠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소규모나 단체 단위로 진행하는 ‘농사생활만남’과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오픈팜 등이다. 정광하, 오남도 부부는 “때때로 위로가 되고 삶을 치유하는 진짜 약”이 되는 식문화를 꿈꾸는데, 농작물을 빌려 도시와 농촌, 땅과 사람을 잇는 것 또한 자신들의 역할이라 믿는다. 밭이 모든 사람의 일터이자 삶터가 될 필요는 없고 사람마다 꿈꾸는 삶의 문양은 다른 법, 농장에서 작물들과 몸을 부대끼는 것도 땅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소풍처럼 즐기는 오픈팜 농장 개인 단위로 참여가 가능한 오픈팜은 농장을 소풍처럼 누릴 기회다. 밭에서 제철 채소를 채집하고 머윗잎 주먹밥과 달래전, 제철 샐러드로 구성한 도시락을 맛본다. 세 시간 정도를 보내는데 풀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밭멍’을 하며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풍족한 힐링이다. 4월에 이은 올해 두 번째 행사는 보리수와 오디 열매가 열리는 5월말이나 6월초가 될 예정이다. 꽃비원을 나와서는 강경으로 방향을 잡는다. 4월 괴산 제철 여행의 알고리즘이 연무의 꽃비원으로 이끌었다면 꽃비원의 알고리즘은 강경으로 잇댄다. 정광하, 오남도 부부는 농사와 레스토랑이 쉬는 날에는 아들 원호와 강경에 간다고 했다. 그곳이 논산시가 7경으로 내세운 ‘강경포구와 근대역사거리’가 아닌 미내다리와 옥녀봉이어서 홀딱 넘어가고 말았다. 미내다리로 불어오는 천변의 바람과, 옥녀봉구멍가게에서 맥주 한 캔을 사서는 주인 할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 속에 슬쩍 스며들고 싶은 마음을 어찌할까. ●사색을 부르는 예술적 돌다리 강경포구를 지나온 금강은 논산천과 강경천이 되고 강경천은 강경읍의 동쪽을 흐른다. 미내다리는 강경 근대역사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강경천변에 있다. 1731년(영조 7년)에 세웠는데 ‘여지승람’은 조수가 물러나면 다리의 바위가 보인다고 기록한다. 과거에는 바닷물이 금강을 타고 다다랐다는 게 새삼 놀랍지만, 물이 빠지고 나면 잠수교처럼 그제야 다리가 드러났다는 이야기가 한층 솔깃하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제방 안쪽 땅 위에서 강경천(미내천)과 평행으로 마주한 채다. 일제강점기에 수로를 정비한 후로는 물길이 지나지 않아 다리의 기능은 상실했다. 가끔 강경천 남쪽 철교 위로 고속열차가 ‘쌩’하는 날랜 소리를 내며 내달리는데 그 짧은 거리에 수백년 교각의 역사가 놓인 듯하다. 그러므로 더는 다리가 아닌, 길이 30m에 높이 4.5m의 대형 구조물을 무어라 불러야 할까. 타원의 형체마저 없다면 성벽이라 했겠다. 소셜미디어에는 돌다리 위에 서서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인물 사진이 많다. 한 장의 화보 같은 사진의 배경은 다리의 새로운 쓰임이다. 다행히 다리를 받치는 3개의 무지개 아치(홍예)는 서로를 버티게 하는 힘이고, 그 아름다움으로 존재의 이유가 되어 한 편의 거대한 설치 예술품을 떠올리게 한다. 정광하, 오남도 부부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서로 채우고 채워 주면서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 말한 시골살이의 “낭만”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따스한 오월의 햇살 아래 느릿한 강물의 흐름을 느끼며 미내다리를 감상하는 건 명상적이고 사색적인 경험이기도 해서 그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한 여행의 자리였다. ●보물처럼 찾아지는 설레는 풍경들 옥녀봉은 강경천이 금강에서 갈라져 나오는 초입의 언덕이다. 서쪽에서 점점이 다가오는 금강의 물줄기가 무척이나 장대하다. 미내다리에서 옥녀봉 가는 길은 강경 읍내를 지나서, 근대 건축의 흔적과 강경젓갈을 파는 가게들이 줄을 잇는다. 전투적으로 걷기보다 목적 없이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걸어보자. 보물처럼 찾아지는 풍경에 설렌다. 강경역사관(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연수당 건재약방 등 같은 장소들이겠다. 물론 강경성지성당처럼 멀리서 단박에 눈길을 끄는 공간도 있다. 1961년에 지은 성당은 시가지 가운데 우뚝 솟은 빨간색 첨탑이 이국적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좀체 본 적 없는 건축이다. 성당의 열린 입구는 측면 가운데 있는데 내부는 윗부분이 뾰족한 첨두형 아치라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이던 강경역사관도 도중에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은행은 도시의 중심을 표시한다. 역사관 뒤편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강경구락부다. 구락부는 ‘클럽’을 일본식 한자로 옮긴 옛말로, 근대 풍의 스테이와 카페, 광장 등이 모여 이제는 강경 여행자들의 구심을 이룬다. 그리 마을을 유랑하다 옥녀봉에는 해 질 녘에 걸음을 옮긴다. ●옥녀봉 하루의 끝은 금강의 노을 해발 44m에 불과한 봉우리는 기독교 침례회 최초 예배지와 송재정을 지나자 금강의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그리고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어 역사의 면면을 증언한다. 봉수대 옆에는 230년 된 느티나무 고목이 뿌리내려 산다.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 아래에서 미리 온 몇몇 주민과 연인들이 노을을 기다린다. 그들 곁에 나란히 서서, 멍하니 금강을 응시하자 마음이 고요하다. 노을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답다 싶고 낯선 사이여도 이웃이라는 생각이 든다. 흐린 하늘과 능선의 틈새로 한 줄기 붉은빛이 번지는 걸 마주하고 내려오는 길, 금강 쪽 소금문학관은 문을 닫은 뒤였지만 옥녀봉구멍가게는 저녁 불을 밝히고 있다. 정광하, 오남도 부부는 옥녀봉의 노을보다 옥녀봉구멍가게를 힘주어 말했다. 송옥례 할머니와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이 있다고. 구멍가게 입구에는 들마루와 낡은 공중전화 부스가 반갑다. 송옥례 할머니는 잠시 자리를 비운 듯하다. 대신 고양이 한 마리가 멀뚱히 눈을 맞추다 몸을 피한다. 그 잰걸음을 따라 몸을 돌리니 강경 읍내가 내려다보인다. 강경성지성당이 보이고 강경역사관이 보이고 근대역사거리가 보인다. 그 너머로 고속철도가 선을 긋듯 내달린다.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진 마을은 강경(江景)이라는 지명에 썩 잘 어울린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강경의 지명 읍내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는 이른 저녁. 잠시 들마루에 앉아서는 옥녀봉에서 반세기 넘게 살며 강경을 내려다보았을 송옥례 할머니를 조금 더 기다린다. 옥녀봉은 옥황상제의 딸을 이르는 말인데 그녀야말로 옥녀봉의 산증인일 터. 정광하, 오남도 부부는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 에서 “만약 어떤 일을 시작한다면 그것은 기술이 뛰어나서라기보다 관심 있는 일을 꾸준히 한 결과”일 거라고 했다. 그들은 옥녀봉구멍가게에서 할머니를 보며 자신들의 먼 미래를 그렸을까.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가 흘러도 좋겠다 싶은, 그런 하루의 끝이었다.
  • 중동발 ‘고유가 바이러스’에 주방용품·가구부터 감염됐다

    중동발 ‘고유가 바이러스’에 주방용품·가구부터 감염됐다

    중동전쟁발 국제유가 급등의 여파가 국내 공업제품으로 번지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원유와 공급망이 중요한 품목인 까닭이다. 특히 플라스틱, 알루미늄, 목재 등을 주로 사용하는 주방용품과 가구의 가격부터 뛰기 시작했다. 워플레이션(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이 오일플레이션(유가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공업제품의 물가 상승률은 전쟁 전인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1.2%를 기록한 이후 3월 2.7%, 지난달 3.8%로 점증했다. 공업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유값이 뛰면서 제조 단가가 오른 것이다. 중동발 고유가 바이러스는 주방용품부터 감염시켰다. 냄비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6.1%에서 전쟁 직후인 3월 13.5%, 4월 17.0%로 뛰었다. 솥은 2월 -2.2%로 가격이 내렸다가 전쟁이 일어나자 지난 3월 2.7%에 이어 지난달 7.2%로 높아졌다. 프라이팬은 2월 -0.7%, 3월 8.8%, 지난달 3.8%를 기록했다. 냄비와 솥, 프라이팬은 알루미늄·스테인리스강·주철 등을 녹여 제조하는데, 유가 상승으로 화석연료 비용과 금속 원재료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판매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가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소파의 물가 상승률은 2월 1.7%에 그쳤지만 전쟁 이후 3월 6.5%, 4월 4.7%로 고공행진했다. 소파의 핵심 소재인 폴리우레탄이 대표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데다 원피 가격까지 오르면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식탁 물가 상승률은 2·3월 0.3%를 유지하다 4월에 3.4%로 껑충 뛰었다. 의자는 2월 2.3%, 3월 2.4%에 이어 지난달 8.6%로 급등했다. 국내 판매 제품 상당수가 수입품인 만큼 해상 운임과 물류비 상승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해상 수입 운송비는 미국 서부(24.2%), 일본(20.4%), 중동(18.1%) 등에서 크게 상승했다. 여름철 대표 가전인 선풍기 물가는 2월 0.7%에서 4월 4.8%로 상승했다. 선풍기 날개와 몸체에 쓰이는 플라스틱 합성수지는 전쟁 이후 수급 위기에 놓인 나프타를 원료로 한다. 모터에 들어가는 구리 코일 가격도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손목시계 가격도 심상치 않다. 2~3월 11.3%에서 4월 18.3%로 확대됐다. 시계 내 수백 개의 부품을 움직이는 정밀 윤활유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 5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물가 부담” 당분간 유지될 듯

    5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물가 부담” 당분간 유지될 듯

    소비자물가 상승률 1년 9개월만 최고 국제유가 종전 기대에 하루새 7% 뚝 “최고가 종결, 통항 자유·가격 안정 고려” 5~7월 원유 2.1억 배럴 확보…80% 비중동 원유 운송비 지원 연장 검토 경유 ℓ당 2000원 넘어도 보조금 지급 8일 0시부터 2주간 적용될 5차 석유 최고가격이 다시 동결됐다. 국제유가 인상분이 더 반영돼야 하지만 최근 상승폭이 커진 소비자 물가를 고려한 결정이다. 산업통상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5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 가격인 5차 최고가격은 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2차 때부터 5차까지 총 8주간 유지된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중동 전쟁 지속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유가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국제유가 인상분도 온전히 반영되지 못해 누적 인상 요인도 남아 있다”면서 “다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최고가격제 취지에 맞게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이 물류비 등 서비스·생산 비용 상승과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도 고려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쟁 발발 이후인 3월 전년 동월 대비 2.2%에 이어 지난달 2.6%로 상승폭이 커졌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2%포인트 낮아졌음에도 2024년 7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석유류(21.9% 상승)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1.8%라고 추정했다. 산업부는 인상이 필요한 누적 억제분이 휘발유 200원, 경유 400원대, 등유 600원대라고 밝혔다. 제도를 시행하지 않을 때 가격은 휘발유 ℓ당 2200원, 경유 2500원으로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수입단가와 판매가격 간 괴리를 언급하며 기회비용을 포함한 실질적 손실보상을 요구 중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해 발생하는 정유업계의 손실에 대해 전액 보전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 법률·회계·석유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산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보전 규모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문 차관은 “정유사가 원가 기준 베이스로 산정하겠다”며 “정유사가 먼저 손실액을 확정해 공인회계법인을 거쳐 5월 중 구성되는 최고액정산위원회 제출하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쟁이 끝나도 최고가격제는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 차관은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얼마나 자유로워지느냐’와 ‘가격 변동의 안정성’에 물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면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몇 달러대까지 떨어지느냐보다 어느 정도 선에서 가격 밴드가 일정하게 움직이면 시장과 소비자들이 적응을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유류세, 일본은 보조금,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는 가격 상한을 두고 있다는 점을 거론한 뒤 “가격 안정화 조치가 더 심화되는 나라는 있어도 취소하거나 없애는 나라가 없다”며 “전 세계도 안정화 조치를 당분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최고가를 철회하더라도 다른 나라처럼 기름값이 폭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유가는 2주간 미국·이란 간 휴전 갈등이 지속되면서 12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14~15일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 이전에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6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7.1% 내린 배럴당 95.1달러, 두바이유는 6.6% 하락한 97.6달러, 브렌트유도 101. 3달러로 7.8% 내렸다. 산업부는 5~7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부터 2억 10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해 원유는 종전 대비 80%, 나프타는 90% 이상 수급 안정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5~7월 월 평균 원유 확보량은 약 7000만 배럴로 전년 대비 80% 이상”이라며 “5월 나프타 공급도 평시의 90% 이상을 달성해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 가동률도 90%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물량, 국제공동비축량, 민간 원유재고량으로 7월까지 원유 수요량을 충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부는 비(非)중동산 원유에 대한 운송비 지원을 8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 차관은 “6월 종료 예정인 운송비 차액 지원 우대 제도를 연장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아프리카·유럽 등 공급망 다변화 지역에서 도입한 원유에 대해 중동산 대비 운임 차액의 전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한편 경유가 ℓ당 2000원이 넘어도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 ℓ당 1700원을 넘으면 초과분의 70%를 지원했는데, 지급 한도가 ℓ당 183원에 묶여 있어 유가가 1961원을 넘으면 추가 지원이 불가능했다. 이번 개정으로 자원 안보 위기 경보가 발령되면 유류 세액을 초과해 유가 연동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경유 가격이 2100원이면 25t 대형화물차의 월 유류비 지원액은 기존 96만원에서 119만원으로 23만원 늘어난다.
  •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낸 에이피알, 1분기 매출 5934억원·영업익 1523억원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낸 에이피알, 1분기 매출 5934억원·영업익 1523억원

    에이피알(대표이사 김병훈)이 지난 1분기 글로벌 성과와 주력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에이피알은 7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934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0%, 173.7%씩 증가한 수치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단일 분기 최대치다. 회사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 전략이 적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1분기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9% 늘어난 528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도 90%로 전년 동기보다 18.1%포인트 뛰었다. 특히 ‘핵심 성장 동력’인 미국 매출이 2485억원으로 250.8% 늘어 신장세를 견인했다. 에이피알은 향후 오프라인 채널 확장 본격화를 통해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올 2분기부터 기존 얼타뷰티 등 미국 대형 오프라인 채널에 연내 순차 입점될 예정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나비고 마케팅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연간 브랜드 점유율 7.1%로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점유율 14.1%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외 시장 중에서는 일본 매출이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8% 늘었고, 기타 지역 매출은 601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216.1% 증가했다. 회사는 유럽, 인도 등 신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판매처를 적극 확대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글로벌 성장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 “대만 건드린 日총리 한마디”…중국, 관광 끊고 희토류까지 조였다 [핫이슈]

    “대만 건드린 日총리 한마디”…중국, 관광 끊고 희토류까지 조였다 [핫이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이 중일관계를 반년째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관광·유학 자제령과 문화 교류 제한을 넘어 희토류가 포함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까지 꺼내 들었다. 일본은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대만해협 통과와 우방국 안보 협력 강화로 맞서고 있다. 갈등은 지난해 11월 7일 일본 중의원 답변에서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야당 의원의 대만 유사시 관련 질문에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오고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무력을 행사하는 사태도 가정할 수 있다”며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발언은 대만 유사시 일본이 미군과 함께 개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규정해온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내정 간섭이자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후 갈등은 관광, 문화, 무역, 안보 전선으로 번졌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나온 지 7일로 반년이 됐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반년간의 중일관계를 점검하면서 “중국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고 양국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진 채”라고 진단했다. ◆ 관광·수산물 이어 희토류까지…중국 압박 수위 높였다 중국은 먼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과 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이어 중국 내 일본 영화와 공연도 제한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도 사실상 중단했다. 올해 들어 압박 수위는 더 높아졌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 일본으로 향하는 군사 목적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했다. 이중용도 물자는 민간용으로 쓰이지만 군사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물자와 기술을 말한다. 로이터통신은 이 조치가 드론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일부 희토류까지 겨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첨단무기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중국이 규제 강도를 높이면 일본 자동차·전자·방산 공급망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단순한 외교 항의를 넘어 산업 경쟁력까지 흔드는 카드를 꺼낸 셈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분석에서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대만 문제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연구소는 중국이 일본을 안보상 우려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고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와 일본 기업·대학 제재로 압박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 日도 물러서지 않았다…대만해협 통과에 中 반발 일본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의 대화는 열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문제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역시 대만을 둘러싼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군사 행보도 이어졌다. 지난달 17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중국 외교부가 일본에 엄정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대만해협은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역이다. 일본 자위대 함정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일본은 필리핀, 미국, 호주와의 안보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지난 6일 필리핀 북부에서 열린 미국·호주·필리핀과의 연합 해상훈련에서 88식 지대함미사일을 발사했다. 남중국해와 가까운 지역에서 이뤄진 대함미사일 실사격은 중국을 겨냥한 억제 메시지로 해석됐다. AP통신도 일본과 필리핀이 중국의 강압적 해양 활동을 우려하며 무기 이전 협정 논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필리핀에 중고 호위함과 항공기 제공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 반년째 교착…공급망·안보 갈등 장기전으로 중일관계가 풀릴 계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양국 정상이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일본 안팎에서는 이 자리가 사태 수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낙관과 거리가 멀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발언 철회나 명확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대만 유사시 대응 문제를 자국 안보 법제의 틀 안에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호주와 에너지 안보, 방위 협력, 중요 광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AP통신은 일본과 호주가 중국의 중요 광물 시장 영향력을 의식하며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한마디는 외교 설전으로 끝나지 않았다. 중국은 관광과 문화 교류를 줄이고, 수산물과 이중용도 물자까지 압박 카드로 꺼냈다. 일본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주변에서 우방국과 군사 협력을 넓히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중일 갈등은 이제 말싸움의 단계를 넘어섰다. 희토류와 공급망, 해상교통로, 미일동맹까지 얽힌 장기전으로 번졌다. 발언 반년이 지났지만 양국 관계는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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