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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60년 수교40년 韓日여론조사] 韓 44%·日 52% “양국관계 더 좋아질것”

    [종전60년 수교40년 韓日여론조사] 韓 44%·日 52% “양국관계 더 좋아질것”

    한·일 국교정상화는 올해로 40주년이 된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지만 한·일관계는 정치·경제의 영역을 넘어 사회·문화적 영역으로까지 확대 발전돼 가고 있다.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도쿄신문은 공동으로 한·일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한·일관계 현주소를 점검해보고 향후 발전가능성에 대해 탐색하고자 했다. ■ 양국관계 평가·전망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최근 반일의식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일관계 자체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종전 60년, 한·일 국교정상화 40년 동안 한·일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44.1%로 ‘나빠졌다.’ 15.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변함 없다.’는 다소 냉소적인 응답도 37.0%로 나타났다. 한·일관계가 좋아진 이유(복수응답 허용)로는 ‘월드컵 축구 공동 개최’를 꼽은 응답자가 34.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경제 교류’ 33.8%,‘한류붐’ 26.5%,‘자매도시 교류를 비롯한 민간 교류’ 18.8% 순이었다. 관계가 나빠진 이유로는 ‘독도 영유권 문제’가 70.7%로 압도적 다수가 지적했다. 우리 국민 세 명 중 두 명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가장 못마땅해한다는 뜻이다.‘과거의 역사’ 35.7%,‘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26.1%,‘문화 관습의 차이’ 13.4% 등도 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열거됐다. 특히 일본에 친근감을 느끼면서도 관계는 악화되었다고 보는 국민들의 72.2%가 독도 문제를 그 이유로 지적했다. 또 일본이 한국을 위해 필요하지만 관계는 악화됐다고 보는 국민들도 77.0%가 독도 문제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한국 국민들에게 독도는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민족의 자존심과 정체성에 직결되는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사안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인 84.3%가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반성하고 있다.’는 비율은 12.4%에 그쳤다. 일제 식민지를 몸소 경험했던 70대 이상(69.0%)에서보다 20대(84.8%)와 30대(86.6%)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 국민들의 다수는 양국 관계의 전망에 대해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44.1%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4.1%에 불과했다. 다만 ‘변화 없을 것’이란 비율이 36.5%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럼 일본 국민들은 어떨까. 한·일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51.2%로 우리 국민보다 후한 점수를 주었다.‘변함 없다.’거나 ‘나빠졌다.’는 각각 24.6%,20.6%였다. 좋아진 이유로는 ‘한류 붐’이 56.6%로 가장 많았고 ‘월드컵 공동 개최’ 49.2%,‘경제 교류’ 46.1%,‘민간 교류’ 39.6% 등 순으로 경제 교류나 월드컵보다 한류 붐을 먼저 꼽는 약간의 인식차를 보였다. 한류 붐이 몇몇 대중 스타의 반짝 인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 자체를 변화시켜 양국 국민들의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빠진 이유는 한·일 간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독도 문제’가 63.6%로 역시 높았고 ‘과거사’ 55.3%,‘신사 참배’ 51.5%,‘문화 관습의 차이’ 33.0% 등이었다. 일본 국민 역시 향후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과반수인 52.3%가 답했다.‘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4.1%,‘변화 없을 것’ 29.9%였다. 이같은 징후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한 일본 국민이 53.9%로 나타난 데서도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20대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비율이 60.3%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점은 앞으로 한·일관계 미래를 밝게 점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대목이다. 그러나 여전히 43.4%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해 한·일 간 장벽을 느낄 수 있다. 총리의 신사 참배를 한국과 중국이 문제 삼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양국민 감정’ 총평 한국인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감정적으로는 일본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지만 현실적으로는 일본을 필요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감정과 현실인식 사이에 부조화현상이 발견된다. 반면 대다수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비교적 친근감을 가지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한국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감정과 인지가 비교적 일관성있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0년간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두 나라 국민 모두 좋아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며 향후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향후 한·일관계가 더욱 확대재생산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일본의 역사 반성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고, 일본인들은 고이즈미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양 국민 모두 상대방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상당수 한국인들이 일본을 동아시아 안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대다수 한국인들은 일본이 종군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한 과거 식민통치에 대한 사죄를 아직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본의 재무장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인 대다수는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독도, 종군위안부, 역사교과서’ 등의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측의 진지한 과거사문제 해결 없이는 한·일관계는 피상적일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드러낸다. 그러나 대다수 한국인들은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 대해 한국인들은 불쾌감을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그들과 교류하고 배워나가야 한다는 실용적 태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결과가 한·일관계 개선과 발전에 도움을 주리라 기대한다. 양 국민이 서로 감정과 인식의 차이에 주목하면서 현안들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풀어나간다면 한·일관계는 상생의 틀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남영 KSDC소장 nlee@ksdc.re.kr ■ 동아시아 최대 안보위협국은 한국인들은 미국이, 일본인들은 북한과 중국이 동아시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젊은 세대의 반미감정이 강했으며, 일본에선 젊은 세대의 반북(反北)감정이 거셌다. 한국인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4.2%가 미국이 동아시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대답했다. 중국과 일본·북한을 지목한 응답자는 각각 21.7%와 20.6%,17.1%였다.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일수록 미국을 위협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다.20대와 30대의 각각 34.4%와 29.1%가 미국을 지목했다. 반면 40대와 50대,60대에선 미국을 꼽은 비율이 21.5%,19.1%,7.8%에 그쳤다. 40대는 최대 위협 국가로 중국을,50대는 중국과 일본을 지목했다.60대에선 북한이 24.5%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포인트 차이로 뒤를 이었다. 예상과 달리 70대 이상에선 미국이 21.1%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6.9%로 그 다음이었다. 이는 2차대전을 체험한 이들 세대의 경우 전쟁을 주도한 미국과 일본에 대한 경각심과 공포심이 무의식 속에 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측은 분석했다. 일본인 여론조사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각각 37.7%와 37.2%로 나와 월등하게 높았다. 미국은 10.8%에 그쳤다.20대에서 40대까지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지목한 비율이 높았고 50대 이상은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꼽았다.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릴수록 북한을 위협 국가로 지목했으며 부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중국을 꼽았다.‘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느낀다.’고 밝힌 응답자 556명 중 가장 많은 43.5%가 북한을 지목한 반면,‘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280명의 46.4%가 중국을 첫번째로 꼽았다.‘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도 ‘관계가 좋아졌다.’고 평가한 경우 북한을,‘나빠졌다.’고 대답한 경우 중국을 지목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일본 노구치 우주유영복 120억원

    |도쿄 이춘규특파원|‘우주유영용 우주복은 한 벌에 무려 13억엔(약 120억원)’. 일본인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가 입고 지난달 30일 우주유영을 실시한 우주복 가격이다. 이 우주복은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 우주의 가혹한 환경에서 우주인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켜준다. 무게가 120㎏으로 옷이라기보다는 전투용 갑옷 같다. 옷의 동체는 견고한 유리섬유 제품으로 원통형의 나무통 모양이다. 우주는 양지는 섭씨 120도이고, 음지는 영하 150도에 달하기 때문에 우주복 안에는 튜브가 내장돼 적정온도의 물이 순환하는 ‘냉각하의’도 껴입는다. 뒷면의 전원이나 산소상자 등은 약 7시간 연속해서 가동된다. 두꺼운 우주복이 우주공간서 팽창하면 더 움직이기 어렵게 돼 내부는 0.3기압으로 억제된다. 생명선이 되는 철선을 우주왕복선 기체와 연결, 작업을 하게 되지만 만에 하나 우주공간에 내팽개쳐질 경우에는 뒷면에 달려 있는 소형제트(분사추진장치)를 분사해 귀환을 도모한다. 헬멧 내부에서 음료수를 마실 수는 있어도 식사하기는 어렵다. 대·소변은 종이 기저귀를 활용한다. taein@seoul.co.kr
  • [종전60년 수교40년 韓日여론조사] 韓 66.4% “한류 지속”…日 49.8% “곧 식을것”

    [종전60년 수교40년 韓日여론조사] 韓 66.4% “한류 지속”…日 49.8% “곧 식을것”

    ■ 한류 시각차 우리 국민 다수는 일본에서 한류붐이 지속될 것이라는 희망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 반면, 일본인들은 열기가 곧 식을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에 더 기울어 있었다. 한류가 일본에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인, 한국인보다 19.8%포인트나 더 부정적 한국인들은 66.4%가 긍정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한류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설문에 ‘오래 지속될 것’(12%)과 ‘당분간 계속될 것’(54.4%)이라고 응답한 것을 합친 수치다.‘곧 식을 것’이라고 보는 이는 20%,‘모르겠다.’는 응답자는 11.8%였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 대한 일본인들의 응답은 46.6%에 그쳐 한국인들보다 19.8%포인트나 더 부정적인 태도였다.‘오래 지속될 것’(5%),‘당분간 계속될 것’(41.6%)이란 응답을 합친 것이다. 이에 비해 ‘곧 식을 것’이란 응답자는 49.8%로 한국인(20%)의 곱절을 넘었다.‘모르겠다.’는 답변은 3.6%였다. ●한류에 호의적인 일본의 40대 일본인의 연령대별 답변 상황을 살펴보면 40대(42.2%)가 70대 이상(50.6%)과 60대(45.2%)에 이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의견에 동조했다.20대는 39.8%,30대는 34.9%로 낮은 편이었다. ‘곧 식을 것’이란 견해에는 30대(60.2%),50대(57.7%),20대(55.4%)순이었다.40대는 50%가 그렇다고 답하는 등 40대가 한류에 가장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일본 남성은 여성보다 더 비관적인 태도 성별로는 일본 남성(59.9%)들이 여성(39.7%)보다 ‘곧 식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평가에 더 기울고 있었다. 거꾸로 일본 남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31.3%가 동조한 반면 일본 여성은 51.9%가 동감을 표시했다. 이같은 설문 결과 최근 한류는 일본의 40대 여성을 중심으로 지속되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이같은 연령별, 성별 치우침 현상을 극복해야 한류 지속에 유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류에 긍정적인 일본인이 한·일 관계에도 긍정적 일본인의 답변 내용을 교차 확인한 결과를 보면 한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본인은 양국 관계의 전망을 낙관하고 있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한국민을 이해할 수 있다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 즉 ‘한류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답한 일본인 중 ‘양국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이는 48%,‘조금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이는 32%를 차지했다.‘한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한 일본인 중에선 ‘조금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이는 38.5%,‘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이는 21.9%였다. 그러나 ‘한류가 곧 식을 것’이라고 응답한 일본인 가운데 ‘양국 관계가 변함없을 것’이라고 답한 이는 35.5%로 가장 많았고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는 14.1%에 그쳤다. ‘한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한 이는 59.4%인 반면,‘이해할 수 없다.’는 38.2%를 차지했다. 한국인들은 40대 이하 연령에서 ‘곧 식을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나 눈에 띄었다.20대 23.5%,30대 22.8%,40대 19.7%인 반면,50대 15.4%,60대 5.7%,70대 이상 15.5%로 나타나 오히려 젊은 층에서 한류 지속에 대해 비관적인 판단을 갖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모르겠다.’는 판단 유보층은 50대 20.6%,60대 23.5%,70대 이상 35.2%로 연령이 높을수록 전국 평균(11.8%)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양국민 친밀도는 ‘그래도 일본은 싫은데….’(한국인) ‘한국은 세계 여러나라 중 하나일 뿐이다’(일본인) 우리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일본에 친근감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지 못한 일본인은 28%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상대국의 필요성’에 있어서는 양국 모두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일본에 대한 친근감 조사에서 우리국민 66.1%가 친근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44.1%,‘전혀 느끼지 않는다’ 22.0%). 그러나 일본인을 상대로 한 한국 이미지를 묻는 질문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28.0%(‘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18.1%,‘전혀 느끼지 않는다’ 9.9%)로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의 한·일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들어 발생한 독도문제, 역사왜곡문제 등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과거 식민지배의 기억이 깔려 있다. 연령대에서도 양국은 차이를 보였다. 우리는 조사대상의 최저연령층인 20대에서 친근감이 가장 높게(36.4%) 나왔다. 이는 젊은층이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일본문화를 많이 접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 일본은 40대에서 가장 높은 친근감(65.7%)을 보였다. 특히 40대 여성은 71.1%가 호감을 나타내 ‘욘사마’등 한류열풍에 대한 일본 아줌마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우리는 30대에서 거부감(73.1%)이 가장 높았다. 일본인은 70대 이상이 35.7%로 가장 높게 나왔다.70대 이상의 일본인이 한국에 가장 높은 거부감을 보인 것과 관련, 이정용 전 일본 게이오대 객원교수는 “보수세력이 많고, 이들은 한국의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반감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반면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을 일본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나라로 보기보단 세계 여러나라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한국(일본)이 일본(한국)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유용성’을 묻는 질문엔 양국 모두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한국 53.5%, 일본 54.1%)는 답변을 해 느끼는 감정과는 상관없이 필요성에는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필요없다고 답한 비율은 우리국민이 22.9%로 일본인(9.5%)보다 훨씬 높았다. 이 전 교수는 “한국이 경제발전을 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을 다시보기 시작해 필요성이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우리는 20·30·40대에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평균(53.5%)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낸 반면 50대 이상은 평균 이하였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차이 뚜렷한 관심분야 한국인들은 일본의 첨단기술에, 일본인들은 한국의 요리에 가장 흥미가 있었다. 한국 응답자의 26.1%는 일본의 첨단기술에,12.8%는 가전제품에 흥미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15.2%는 관광,10.8%는 만화·애니메이션,5.3%는 예능·예술에 흥미를 느꼈다. 반면 일본인들이 가장 큰 흥미를 보인 요리에는 단지 5.0%만이 흥미있다고 답했다. 일본 국민들은 29.5%가 한국의 요리에 흥미있어 했다. 이어 21.7%가 한국 전통·역사에,14.8%는 관광,11.2%는 예능·예술,6.3%는 첨단기술에 흥미를 느꼈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심한데 한국인 20대는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21.7%)에 가장 큰 흥미를 보였다.30대와 40대는 각각 31.3%와 35.1%가 첨단기술이 흥미있다고 밝혔다.50·60대도 첨단기술에 흥미를 보인 반면 70대 이상은 관광(15.5%)에 흥미를 느꼈다.70대 이상은 44.1%가 일본에 흥미를 느끼는 영역이 없다고 반응했다. 반면,50대는 22.8%,40대는 19.3%,30대는 15.4%,20대는 9.2%순으로 젊을수록 ‘무응답’ 비율이 줄었다. 일본 국민의 경우 20대(40.9%)부터 50대(26.1%)까지는 요리에 가장 흥미를 보였다. 반면,60대(30.7%)와 70대(28.9%)는 전통·역사에 흥미를 보였다.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한국에 흥미가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늘었으나 그 숫자는 남성 70대 이상이 20.1%로 한국에 비해 적었다. 한국 관광에는 남성(48.6%)보다 여성(51.4%)이 흥미를 보였다. 남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한국 관광에 관심있어 했고(20대 6.1%,70대 이상 9.5%), 여성은 연령이 높을수록 한국관광에 흥미를 잃어 20대 여성(10.8%)이 가장 큰 흥미를 보였다. 한국요리에는 20대 남성(11.2%)과 30대 여성(12.2%)이 가장 흥미가 높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도움 주신 분들 ●이남영 교수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소장. 미국 아이오와대학 정치학 박사 ●김형준 교수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 미국 아이오와대학 정치학 박사 ●이이범 박사 일본학 연구소 연구원. 일본 오사카대학 국제공공정책연구과 박사 ●김재호 박사 일본 게이오대학 일본정치학 박사
  • 韓66·日28% “친근감 못느껴”

    韓66·日28% “친근감 못느껴”

    한국 국민의 3분의2 가량은 일본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 반면 일본 국민은 절반 이상이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사에 대한 일본인의 반성은 한국인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또 한국인들은 동아시아의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국가로 미국을 꼽은 반면, 일본인들은 북한이라고 응답해 뚜렷한 인식차를 보여줬다. 서울신문이 창간 101주년과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자매지인 도쿄신문(東京新聞)과 함께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일본 모시모시 핫라인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과 과거사 문제, 한류 붐의 지속 여부,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의 협력관계 등에서 한·일 양국은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양국 관계의 변화에 대한 평가와 전망, 독도 문제 등에 대한 생각은 비슷했다. 공동 여론조사는 지난 22·23일 한·일 양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22%),‘그다지 느끼지 않는다.’(44.1%) 등 66.1%가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긍정적 의견은 27.9%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인들은 ‘많이 느낀다.’(19.3%),‘조금 느낀다.’(37.3%) 등 긍정적 응답이 56.6%로 부정적 응답(28%)보다 훨씬 많았다.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응답자의 84.3%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 일본측에 대해 여전한 불신을 보여줬다. 반면 일본인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3.4%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최근 양국관계가 나빠진 이유에 대해 양국 모두 독도문제(한국 70.7%, 일본 63.6%)를 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양국관계 발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좋아졌다.’(한국 44.1%, 일본 51.2%)는 응답이 ‘나빠졌다.’(한국 15.7%, 일본 20.6%)를 압도했다. 이어 동아시아 안전보장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는 국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미국(24.2%), 중국(21.7%), 일본(20.6%) 순으로 대답했다. 북한은 17.1%였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북한(37.7%), 중국(37.2%)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한국은 1.3%에 불과했다.‘한류 붐’에 대해서는 한국인들의 66.4%가 ‘오래 또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반면 일본인들은 49.8%가 ‘곧 식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나이·직업 등 사회적 환경에 따른 인식차이도 눈에 띈다. 상대국에 대한 친근감과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인의 경우 연령별로는 일제시대를 경험한 70대 이상이 가장 부정적이었으며, 현실적 인식이 강한 40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한·일 공동 국민여론조사 원본 자료 보기
  • [일본을 다시본다] (12)꿈틀대는 정치권 세대교체 갈망

    [일본을 다시본다] (12)꿈틀대는 정치권 세대교체 갈망

    |도쿄 특별취재반|1866년 여름 도쿠가와 막부는 조슈 번과의 전투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다. 결국 이듬해 12월 정권은 조슈와 사쓰마 지역의 젊은 사무라이들에게 넘어가고 구태와 무능으로 일관했던 막부는 공식 폐지된다.‘메이지 유신’으로 이어지는 이 혁명을 주도한 핵심은 신흥계급이 아니라 기존 엘리트층인 사무라이들이라는 점이 유럽의 근대적 혁명과의 차이다. 일본은 특유의 ‘위로부터의 혁명’으로 근대화의 문을 열어젖힌 셈이다.2005년 5월. 일본 정치권에선 또다시 ‘위로부터의 개혁’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이지만 ‘우정민영화’ 법안으로 다음달 중의원 해산 후 조기 총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긴박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일본 젊은 정치인들의 화두는 ‘세대교체’다. 그들 대부분은 아버지의 대를 이은 2세 정치인. 그러면서도 원로 정객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메이지 혁명’의 메커니즘과 절묘하게 닿아 있다. 젊은 의원들은 향후 정치판도를 기득권층 대 신진세력의 구도로 그리고 있다. 집권 자민당에서 ‘부간사장’이란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고노 다로(43) 중의원은 마치 다른 당을 비판하듯 신랄하게 자민당을 난타했다. 차기 총선의 전망을 묻자 “세대교체에 성공하면 계속 집권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민당은 몰락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고노 요헤이 전 자민당 총재의 아들로 전형적인 2세 정치인에 해당하는 그는 지난 총선에서 자민당이 민주당에 일격을 맞은 데 대해 “연금개혁을 추진한 사람이 원로들과 바보같은 개혁을 했기 때문”이라며 “낡은 의원들이 언제까지 해먹느냐가 문제”라고 일갈했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에 따른 장단점을 설명해달라는 주문에는 “거의 다 단점이다. 자민당의 의사결정 메커니즘과 국회운영 방법은 재앙이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런 수준의 ‘자아비판’은 당혹스럽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민주당에서 소장파 의원들이 동교동계를 겨냥해 정풍운동을 일으킨 적이 있었으나, 의원 개인 차원에서 고노 의원과 같은 과격한 비판은 감히 하지 못했었다. 소장파 의원들이 힘을 모아 성명을 발표하는 경우에도 수위를 극도로 조심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핵심 당직자가 원로들을 향해 대놓고 물러나라고 소리치고 있는 격이다. 그의 단호한 눈빛에서 젊은 사무라이의 섬뜩함이 연상됐다. 야마모토 도미오 전 농수산상의 후광으로 정계에 입문한 야마모토 이치다(47) 참의원은 좀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렸다. 그는 “현역 중 나이가 많거나 지지율이 낮은 후보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젊은 정치인으로 물갈이시켜야 총선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수 있다.”면서 “지금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세대교체, 정당교체가 일어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마모토 의원에 따르면, 자민당내 30∼40대 젊은 의원들은 차기 총재 선거를 앞두고 세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20명선에서 출발한 ‘혁명군’이 지금은 70∼80명으로 늘었다는 주장이다. 야마모토 의원은 “이전 세대가 주축이 된 기득권 세력이 차기 총재 경선에서 또다시 승리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린다면 자민당엔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런 사태가 빚어진다면 나는 야당인 민주당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정권 자체를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충격적인 말까지 던졌다. 놀란 기자가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의미냐.’고 묻자 “실제로 가겠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톤을 낮추면서도 “중요한 것은 정권을 잡느냐 못 잡느냐가 아니라, 경제부흥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미카즈키 다이조(34) 의원도 “지금 민주당에는 자민당 출신이 많은데, 그들 대부분은 자민당식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며 “지금처럼 민주당이 국민에게 자민당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책 한두개로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공천 과정에서 대규모 세대교체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파벌간 나눠먹기에 의한 하향식 공천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지역구 예산 확보에 대한 기대로 다선(多選) 중진 정치인들을 선호하고 있는 경향도 공천 혁명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우리가 유념할 대목은 젊은 유망 정치인들의 ‘위로부터의 혁명’의 기세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이들이 일본 정치의 구질서를 혁파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은 또한번의 ‘기득권층의 변신’으로 기록될 수 있다. 민주당 미카즈키 의원은 “자민당 의원들은 자민당적인 정치방식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세대교체란 화두를 전술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지금껏 일본이 가치를 뒀던 분야가 아니라, 환경과 평화와 같은 미래지향적 가치를 위해 세대교체가 단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치의 진정한 미래는 세대교체 자체가 아니라, 세대교체의 질에 있다는 지적이다. carlos@seoul.co.kr ■ 日국회의원회관 가보니 |도쿄 특별취재반|일본 국회의 의원회관은 ‘본받을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 회관의 정문으로 의원들뿐 아니라 일반 민원인들도 ‘버젓이’ 출입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의원회관은 오직 의원들만 햇볕이 잘드는 정문의 커다란 유리 자동문을 통과할 수 있다. 보무도 당당하게 붉은 카펫을 밟으며 출입하는 의원들의 자태에서 ‘민주’(民主)의 이미지를 찾는 일은 허망하다. 의원들을 수행하는 보좌관들도 ‘감히’ 이 자동문은 통과하지 못한다. 양옆에 달린 좁은 회전문이 보좌관과 일반직원의 통로다. 그래서 한국의 의원회관 정문에서는 함께 걸어오던 의원과 보좌관이 각각 다른 문을 통과한 뒤 바로 다시 ‘상봉’하는 웃지못할 촌극이 이어진다. 안타까운 것은 민원인들이다. 국회 지리를 잘 모르는 이들이 어렵게 물어물어 정문까지 왔다가, 경비직원들한테 제지당하고 다시 한참을 돌아 건물 뒤편의 지하 후문으로 가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본 의원회관의 경우 복도 곳곳에 전광판식으로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 일정이 계속 ‘보도’되는 것도 인상적이있다. 의원들이 전광판을 수시로 마주치다 보면 아무래도 회의를 빼먹기가 좀 미안할 듯싶었다. 마침 의원회관 1층에서 입법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좁은 회의실에 사람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차 있었다. 그래도 침 삼키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는 진지했다. 자꾸 드나들어 주의를 산만하게 하거나 회의장 바깥에서 떠드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carlos@seoul.co.kr ■ 日 젊은 정치인들 솔직·당당 |도쿄 특별취재반|혼네(本音·진짜 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겉으로 드러내는 마음). 흔히 일본인의 이중적 기질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적어도 일본의 젊은 정치인들한테는 이 말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다분히 직설적이었고,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고노 다로 중의원은 직선적인 매너로 기자를 당황스럽게 했다. 사무실 위치가 헷갈려 약속시간에 3분 정도 늦었는데, 그는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통역이 매끄럽지 않자 마침 곁에 있던 한국 특파원 출신 일본인 기자에게 “당신이 통역하라.”고 해 기자가 데려간 통역사를 무안하게 했다. 야마모토 이치다 참의원은 자화자찬에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대화 도중 “유력한 차세대 총리 후보인 나로서는…”이란 말을 수시로 했다. 자신을 차세대 정치인으로 소개한 책자를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기자를 가장 놀래킨 사람은 30대의 미카즈키 다이조 중의원이있다. 한참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보좌관이 들어와 귀엣말로 뭐라고 속삭였다. 순간 벌떡 일어나 수화기를 집어들더니 사무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하이(예), 하이”하면서 90도로 연신 허리를 숙여가며 통화를 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같은 당 원로 의원의 전화였다.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혼신을 다하는 자세에서 혼네와 다테마에의 구분은 무의미해 보였다. carlos@seoul.co.kr
  • 日열도 우주비행사 ‘노구치 열풍’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40) 열풍이 불고 있다. 그가 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는 27일 순조롭게 비행을 계속하며 셔틀로부터 분리된 외부연료탱크를 비디오촬영하는 등 우주비행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일본에는 모리 마모루, 무카이 지아키, 와카다 고이치, 도이 다카오 등 4명의 우주비행사가 있었다. 노구치는 다음달 7일까지 13일간 우주비행중 5명의 탑승운용기술자를 지휘, 세차례 우주유영을 하며 단열타일 상처의 보수 실험 등 안전 대책을 검증한다. 일본인의 우주유영은 1997년의 도이에 이어 두번째다. 그는 도쿄인근 요코하마시 출신으로 91년 도쿄대 대학원 석사과정(항공학)을 마친 뒤 한 중공업회사에서 차세대 초음속여객기용 제트엔진 개발에 종사했다.96년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돼 미국, 러시아 등에서 훈련받았다. 98년 국제우주정거장 조립 및 운용 기술자격을 획득,2001년 승선이 결정됐다. 가족은 부인과 딸 셋이다. 가나가와현 지가사키시에 사는 그의 부모들은 미국 플로리다 발사현장까지 가 격려했으며, 성공적으로 발사가 이뤄진 뒤 “우주여행을 하게 돼 가족 모두 감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열도는 열광의 도가니다. 신문·방송들은 그에 대한 특집에 열을 올린다. 많은 어린이들이 앞다퉈 우주전문 과학자가 되겠다며 환호했다.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도 “이러한 활약은 국민, 특히 청소년에게 큰 꿈을 줄 것”이라며 우주비행중인 노구치와의 직접 통화를 기대하기도 했다.taein@seoul.co.kr
  • 불청객 日…대표인사서 납치·미사일 언급

    |베이징 김수정특파원|일본이 우리 정부의 거듭된 당부에도 불구,26일 6자회담 개막식에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 한·러 등 관련국들로부터 강한 지적을 받았다. 고농축우라늄(HEU)핵 프로그램이나, 군축회담 등 민감한 문제를 우회하면서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는 미국, 북한과 대조를 보이면서 회담장의 ‘불청객’대접까지 받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로선 국내 정치적상황과 인권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는 하지만, 너무 집요하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인사말에서 “일·북 평양선언에 따른 관계정상화 실현 방침에는 변함없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사일과 납치 등 현안을 전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 이외 인권문제나 미사일과 같은 대량살상무기(WMD)이슈를 거론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한술 더 뜬다는 빈축을 받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북핵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에 회담 초점이 집중돼야 한다.”면서 “어느 항구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항해사에게는 아무리 순풍이 불어도 소용이 없다는 말이 있다.”는 세네카의 말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러시아의 알렉세예프 차관도 “전체회의뿐 아니라 양자회의에서도 의제는 비핵화 문제여야 한다.”면서 쐐기를 박았다. crystal@seoul.co.kr
  • 美우주여행 2년만에 재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2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를 떠나 12일간의 우주항해를 시작했다. 우주왕복선의 발사는 2003년 2월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이후 2년 만이다. 이날 발사는 2년 반전 컬럼비아호의 발사때와 같은 시간인 오전 10시39분(한국시간 오후 11시39분)에 이뤄졌다. 여선장인 아일린 콜린스와 일본인 소이치 노구치 등 7명의 우주인을 태운 디스커버리호는 12일 동안 우주 비행을 통해 우주왕복선의 안전 성능을 시험하고 국제 우주정거장에 보급품과 장비를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날 발사 2분 만에 디스커버리호에서는 2개의 연료추진 로켓이 성공적으로 분리된 데 이어 발사 9분 만에 디스커버리호가 궤도에 진입했다. 디스커버리호는 발사 후 45시간이 지난 뒤 362㎞ 상공에서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하고 12일 동안 우주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다음달 7일 오전 5시46분(현지시간) 귀환할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디스커버리호는 우주실험실 컬럼버스의 조립을 위한 장비를 전달하고 2008년이면 수명을 다하는 허블망원경의 성능을 점검하게 된다. 앞서 디스커버리호는 지난 13일 오후 3시51분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 2시간30분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연료탱크 센서 고장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었다. 1984년 처음 등장한 디스커버리호는 이번이 31번째 비행이며 냉전 이후 평화적 우주개발이라는 목표 아래 시작된 우주정거장 개발계획에서 ‘화물선’ 역할을 맡아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日국민 과반 “미국 못 믿어”

    일본인의 52%가 미국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인은 59%가 일본 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고 답했다. AP통신과 교도통신이 2차대전 종전 60주년을 맞아 이달 초 양국 국민 각각 1000여명을 전화로 인터뷰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두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여론조사 결과, 일본인 응답자의 과반수가 미국 정부와 미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미국 정부에 대한 불신 외에도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감정을 가진 일본인도 52%나 됐다.반면 미국인 응답자의 81%는 일본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에 대한 불신은 걸프전쟁 직후인 1991년 실시된 같은 조사 때보다 2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라면서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안보전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인 응답자의 63%가 ‘불필요한 행위였다.’고 답한 반면 미국인은 60%가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는 동안 3차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인의 60%가 ‘일어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일본인은 35%만이 같은 대답을 했다. 북한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지를 묻자 미국인은 7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일본인은 59%가 같은 대답을 했다. 주일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74%의 미국인이 ‘주둔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일본인은 찬성과 반대가 똑같이 47%로 나뉘었다. 자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국가로는 일본인의 54%가 미국을 꼽았으나 미국인의 39%는 중국이라고 답했다.일본을 손꼽은 미국인은 중국 다음으로 많은 18%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18세 이상 미국인 1000명과 선거권이 있는 20세 이상 일본인 1045명을 상대로 일본에서는 이달 1∼3일, 미국에서는 5∼10일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3.2%포인트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차시장 지각변동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차시장 지각변동

    한국, 중국, 타이완, 일본, 홍콩등 동남아시아는 지금 차 전쟁 속으로 급속히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마치 중국과 영국이 차 매매 대금을 놓고 아편전쟁을 치른 것처럼 수천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차밭을 조성하고, 젊은층의 문화 구미에 맞는 차가게, 그리고 그에 맞는 차 음식들이 급속하게 개발·보급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먼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최근의 차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중국차의 최고봉은 무이산에서 생산되는 대홍포라는 차다. 현재 무이산에 남아 있는 대홍포 차나무는 8그루 정도다. 그 나무에서 차의 생엽을 채취해서 만든 차가 올해 초 홍콩에서 열린 차 경매시장에 나왔다. 가격은 무려 25g에 2500만원이나 됐다. 그 차 가격에 참가한 경매자들은 놀라고 말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대홍포는 예상과는 다르게 금방 구매자를 만나고 말았다. 중국 상하이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한 홍콩 여성기업인이 ‘부처님께 차를 공양하겠다.’며 그 차를 선뜻 구매해버린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상하이에 가면 푸얼차를 파는 전문점이 즐비하다. 그들은 중국인들을 위해 푸얼차를 파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타이완 차 상인이나 차를 주로 소비하는 한국 중산층 관광객들에게 파는 것이다. 상하이의 푸얼차 전문상인들은 최근까지 100∼200년 됐다고 추정되는 푸얼차가 2000여만원 가까이에 쉽게 판매되고 있으며 그나마 없어서 못 판다고 울상이었다. 지금도 50만∼60만원대 고가 푸얼차가 부족할 정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티 월드페스티벌´에 참여한 수백개의 부스 중에서 중국, 타이완에서 출품된 보이차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10만원도 채 안되는 한국차는 외면을 받고 20만∼30만원짜리 5∼6년된 보이차는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중국 차 상인들은 그런 푸얼차 열풍에 고무돼 한국과 타이완인들의 입맛에 맞는 차를 계속 생산하기위해 품종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차 상인들의 상술이 놀라울 뿐이다. 차가 한 나라의 산업과 문화를 동반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차는 이제 동남아시아 변방을 벗어나 세계로 그 길을 확장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세계 차 전쟁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중국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땅, 그리고 값싼 임금을 무기로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차 생산을 위해 재배 면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한 기업인과 중국 산둥성 인민정부 초청으로 제3차 세계 차 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차밭의 규모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성되고 있는 차밭의 면적은 약 1000만평, 차밭 안에는 50홀 규모의 골프장과 각종 레저시설이 들어서고 있었다. 차와 레저문화를 결합시킨 새로운 문화상품이 중국에서 시도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중국에서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중국의 차 문화가 부활한 것은 1970년 후반.2000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차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쇠퇴의 길을 걸었다. 마오쩌둥은 ‘반당’적이며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중국인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었던 ‘다관’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차 문화의 부활은 개방·개혁을 주도했던 덩샤오핑에 의해 시작됐다. 그리고 불과 10년만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다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차잎 생산량에 있어서도 세계 총생산의 22%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중국의 차 생산지구는 크게 서남차구, 화남차구, 강서차구, 강북차구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산량은 현재 약 74만t(2002년 통계 67만t,12억 인구 중 1인당 670g 6.7통)으로 총 18개성 1000여개의 현에서 생산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푸얼차가 아닌 녹차류가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선호하고 있는 푸얼차를 전인구의 0.3%도 마시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푸얼차가 ‘변방의 오랑캐 차’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차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교각 스님의 차인 ‘구화불차’ 등 차 상품, 한국차의 유적이랄 수 있는 대각국사 의천의 고려사 복원 등 역사의 복원을 통해 관광 상품을 속속 탄생시키고 있을 정도로 전략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대혁명을 통해 단절됐던 소수민족의 다예, 법문사의 황실다예, 중국 10대 명차다예등을 복원해 문화적 가치를 재생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 브랜드는 현재 5000가지 정도로 10대명차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비롯,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는 차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차의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확실히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완 차 역시 세계 차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17세기경 중국 푸젠에서 타이완에 차가 전래된 이래 우롱차(烏龍茶) 포종차(包種茶) 홍차(紅茶) 녹차(綠茶) 등 연간 150톤을 생산하고 있고 국민 1인당 1.5㎏(100g 기준 15통정도) 정도를 소비하고 있을 정도로 차가 일상화되어 있다. 타이완은 또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대규모 차밭을 가꾸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은 타이완차의 80% 정도가 베트남에서 키운 차밭의 차잎들이라는 점이다. 최근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중국차 베스트 10에 타이완 대우령 고산차가 중국 10대 명차를 제치고 세계 1위를 해서 타이완차의 위력을 실감한 적이 있다. 세계적인 명차의 반열에 올라있는 동방미인(東方美人), 문산 포종차, 목책 철관음, 대우령 고산차, 동정산 우롱차 등은 소규모 차농들이 정성스럽게 생산해내고 있는 브랜드들이라는 것이다. 세계의 차상들이 고급화된 타이완차를 사기 위해 타이완으로 몰려들고 있기도 하다. 타이완차를 세계적인 차로 끌어올려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게 한 것은 1960년 초 설립된 천인·천복그룹이다. 천인집단은 타이완과 서양을 겨냥한 차 문화사령탑으로 전세계에 모두 126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천복집단은 중국대륙 내 명차산지에서 생산되는 차의 관리와 유통을 맡아 현재 470여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다. 천인집단의 이서하(李瑞河) 회장(2001년 이 회장은 중국차인연합회 회장인 왕가양과 일지암을 방문, 한국 차문화를 견학할 정도로 열성적이다)은 중국의 대표적인 차 잡지인 ‘시대보´에 세계 차왕으로 선정된 이래 세계차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차 기업인이 되었다. 타이완은 90년대 중반 이후 최고의 차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각지에 다예관이 들어서고, 최근들어 우리에게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페트병 속의 차등 현대적 버전을 속속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타이완의 천인집단은 2000년 발빠르게 ‘끽다취’ (喫茶趣)라는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는 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1층은 차를 전시 판매하고 2층은 찻집 겸 음식점,3층은 육우다예 중심의 학습공간,4층은 천인다예문화기금회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끽다취’는 젊은층의 기호에 맞는 문화공간을 조성한 후에 차와 음식의 만남을 주제화시켜 철따라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차요리가 웰빙과 맛물리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끽다취’는 타이완, 미국, 일본 등에 속속 그 체인점이 들어서고 있다. 세계적인 차 시장의 호황과 천인·천복그룹의 성공에 힘입어 타이완 내 차농들은 대륙의 길이 열린 중국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타이완차는 또 우리나라에 보이차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한국 찻자리에는 30년,50년 된 푸얼차가 빠지지 않는 진귀한 손님으로 등장했다. 푸얼차가 한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약효가 뛰어나 건강을 지키기 때문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 푸얼차는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서 부를 축적한 화교들을 대상으로 타이완의 차상인들에 의해 감비차(減肥茶:살을 빼는 차) 형식으로 교묘하게 팔려나갔다. 그 현상을 지켜본 홍콩의 차상인들은 한술 더떠 창고에 버려져 있던 푸얼차를 독과점 매매했다. 그 효과로 푸얼차 값이 오르자 차상인들이 고가로 팔기 시작한 것이다. 정작 푸얼차의 원산이랄 수 있는 타이완과 중국에는 수년된 푸얼차만 존재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인사동을 방문한 세계적인 차학자 진현 중국 무이농대 교수는 90%가 가짜 푸얼차라고 해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세계에 차를 가장 먼저 알린 것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의 아픔을 이른바 ‘다도’로 치유했다. 일본의 다도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글귀가 있다. 오카쿠라가쿠조는 그의 책 ‘차의 책’에서 “15세기경 일본은 그것을(다도) 하나의 심미적 종교인 다도로까지 드높였다. 다도는 일상생활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데 근거를 둔 일종의 의식이며 청정과 조화로써 사랑하는 선비에게 사회질서의 낭만주의를 순순히 가르쳐주는 것이다.”고 쓰고 있다.500년간 대를 이어온 센리큐 유파, 우라센케가, 오모테센가 등은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차의 유파들이다. 일본은 차의 생산보다는 차의 정신을 통해 차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이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2004년 12월 일본 규수 가고시마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때의 다도 시연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숙소인 하이스칸 호텔 사쓰마야스키룸에서 우라센케 본가인 다두(茶頭:차가의 수장) 센소시쓰가(家)가 직접 시연한 다도를 보고 차를 마셨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마신 다완은 그들이 최고의 국보로 취급하고 있는 500년된 ‘이도다완’(기자이에몬)이었다.500년전 조선의 경남지역에서 생산된 이 다완은 우라센케가에서 15대 동안 써온 것으로 ‘국빈’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특별히 초빙된 것이었다. 일본 역시 차가 전래된 1200년 동안 독자적인 차문화와 제조기술을 극도로 발전시켜오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야산이 많은 일본은 다원의 60% 정도가 경사지에 조성되어 있다.85% 정도가 그들이 개발한 야부기다종이며 6만㏊에서 약 17만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인 1인당 차 소비량은 17통정도(100g 기준)이고 생산된 녹차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차는 국민의 음료로 보급되어 있다. 일본 역시 차 생산원가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중국, 호주 등에 광활한 다원과 공장을 설립 일본인 기호에 맞는 차를 생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다른 곳과 다르게 녹차음료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2004년 녹차음료시장은 약 4000억엔(한화 4조원 상당)에 이를 정도로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를 ‘녹차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치열한 시장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료기업인 산토리의 이에몽은 215년의 역사를 가진 교토의 노포 후쿠주엔과 제휴해 40∼50대 남성들을 대상으로한 ‘주전자로 따르는 차맛’을 개발,4000만 케이스를 판매했다. 라이벌 회사격인 기린비바렛지는 여성 중심의 차 음료인 ‘생차’를 새롭게 보완해 선보였으며, 일본 코카콜라도 ‘다원 농가의 사람들이 마시고 있는 신선하고 소박한 맛’을 목표로 하고 있는 ‘처음(-)’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또 다른 음료기업인 아사히 음료는 직장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캔에 든 전차‘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녹차를 비롯한 무당차 음료가 최초로 커피를 제치고 청량음료시장의 1위를 탈환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적인 차 전쟁이 불붙고 있는 지금 우리 차 산업과 차 문화의 현실은 ‘걸음마 수준’이다.2005년 WTO 개방을 앞둔 우리 차는 그 생산량이 연간 2000t 정도로 미약하다.1인당 차 소비량(티백이 아닌 잎차 소비량)은 40g 정도에 머물고 있다. 한국차문화 부흥은 70년대말 응송 박영희, 효당 최범술, 명원 김미희 여사 등에 의해 개화기를 맞은 이래 눈부시게 발전해오고 있다.30년이란 짧은 시간에 500만에 육박하는 차 인구와 연간 2000억원대에 이르는 차 소비량, 다양한 차인회가 춘추전국의 차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의 차문화는 우리의 전통차와 차문화를 복원하기보다는 중국과 일본차와 문화에 더욱더 관심을 쏟는 ‘사대주의적’인 발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차의 보급 그 첫 번째가 웰빙바람이고, 두 번째가 묻지마 ‘이도다완’ ‘푸얼차’ 바람이다. 최근에는 ‘묻지마’ 다예사(타이완), 심평사(중국) 열풍도 함께 불어닥치고 있다. 중국의 차는 이미 한국 내 시장을 20% 이상 점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다예사 심평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돌아온 차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실정이다. 단순히 마시는 차를 넘어 그들의 차 문화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 차계의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도 시도되고 있다. 지금 한국대학에는 다도(茶道) 바람이 불고 있다. 성균관대, 목포대, 성신여대, 한서대, 원광대 등이 대학원에 관련학과를 두고있다. 또한 청주의 서원대학교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4년제 차학과를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뿐만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지금 중국, 인도네시아에 다원을 조성하기 위해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녹차품종의 개량 및 보급 그리고 세계 10대명차 반열에 들 수 있는 명차의 개발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이밖에도 인도, 스리랑카, 러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등 동·서남아시아 지역도 주목을 해야 한다. 인도는 최대의 차 생산국인 동시에 차 수출국이다. 세계 3대명차로 꼽히는 다질링 홍차가 해발 2000m 이상의 급경사지대에서 생산되고 있다. 세계 차 생산량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인도는 약20만통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생산되는 차의 90%가 홍차인 인도는 에스테이트라고 하는 다원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1개 에스테이트 재배면적은 대개 400∼600ha의 넓은 다원으로 되어 있으며 현재 600여개가 차를 생산하고 있다. 스리랑카 역시 약 20만ha 다원에서 세계 총생산량의 17%인 18만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중·일·타이완 등 각국 차계의 최대의 관심사는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생찻잎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그것은 곧 가격대비 생산원가를 통해 국내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 등도 베트남에 대량의 차밭을 조성하거나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차 시장은 그 높은 시장성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의 성공사례인 ‘홍차라떼’ ‘녹차라떼’에 힘입어 새로운 신개척지인 서구 유럽을 향해 요동치고 있다. 타이완은 ‘대우령’을, 중국은 100g에 1000만원을 호가하는 ‘백차’와 같은 고품격 차 브랜드를 생산해 세계시장에 내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중국의 천인·천복집단이나 일본의 산토리처럼 메이저급 기업들이 미국의 ‘스타벅스’성공에 착안, 전세계를 상대로 차 전문 체인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지금 차 전쟁 속으로 급속히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중국의 10대 명차처럼 세계가 주목할 만한 명차를 만들어야 할 때다. <일지암 암주>
  • [북핵 6자회담 D-1] 북 ‘중대제안’ 수용이 비핵화 출구

    [북핵 6자회담 D-1] 북 ‘중대제안’ 수용이 비핵화 출구

    |베이징 김수정특파원|제4차 북핵 6자회담이 26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13개월 만에 열린다.24일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북측 단장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남북 접촉을 가진 것을 첫머리로 25일 한·미, 한·일, 북·중 회담 등 개막식을 앞두고 사전 협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전세계 비확산체제의 기초를 닦는 중요한 발판이 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이를 위해 ‘뒷문’, 즉 폐막 일정은 잡아놓지 않았다. 실질적 성과 없인 헤어질 수 없다는 각오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케 하는 신호들도 많이 있지만, 자칫 파국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폭탄들을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북한의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논설에서 “6자회담은 실제로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에 이바지하는 협상마당이 돼야 한다.”며 남한내 미군의 핵무기 존재를 거론했다. 이날 열린 남북 양자회담에서도 북한은 이 문제를 제기, 전체적으로 회담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서 기대를… #“한반도 비핵화는 고(故)김일성 주석의 유훈이자 목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지난 6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이 한 언급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중국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6자회담이라는 틀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중요한 무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내놓는 발언의 무게를 감안,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릴 자세로 회담에 임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힐 차관보의 재량권 미국이 최근 보이고 있는 유연성과 적극성은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차관보)이란 인물과 무관하지 않다.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가 회담장에서 본국 훈령대로 문건을 읽는 수준이었다면 힐 차관보는 협상 성공을 위한 상당 수준의 재량권을 확보하고 북한측과 만난다. 지난번 베이징에서 김계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파격’을 연출한 것도 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도 있다. #‘중대 제안’이 돌파구?. 북한은 경수로 대신 전기 200만Kw를 보내겠다는 우리측 제안에 직접적인 답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회담 재개 합의 등에 주요한 전기가 됐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는 송전안을 중심축으로 미·일·중·러 참가국의 지원 방안을 조화시킨 안을 이번 회담에 들고 나왔다. 북한이 중대제안 하나로 핵폐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하진 않겠지만, 북측이 선호하는 대북 안전보장과 에너지 지원 패키지 제안이란 점에서 향후 협상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발 이것만은… #“우리는 핵보유국, 남한 핵도 없애야” 북측이 들고 나올까, 들고 나온 뒤 어느 정도 끌고 갈까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지난 2월10일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위기지수를 높여간 북한이 핵보유국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며 군축회담을 하자고 할 것이란 가정인데,24일 남북 접촉에서 북측은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 가정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며 회담에 임했다. 비핵화에 대한 시각차인데, 문제는 기선 잡기 용으로 하루 이틀 주장하고 말 것인지, 정식 의제화를 계속 요구할 것인지다. 미국은 북한이 회담 의제화를 정색을 하고 요구할 경우 북한이 진정 핵폐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 회담의 지속여부를 재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농축 우라늄(HEU)진실공방 미국은 “증거가 다 있다. 자복하라. 그것이 핵폐기 의지를 알 수 있는 척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생트집”이라는 게 북측 입장이다. 정부는 이 문제가 우회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우선 ‘모든’ 핵폐기란 표현으로 양측의 체면을 세운 뒤 검증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길 원하고 있다. 최근 미국도 이같은 입장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회담에선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밖에 일본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미국의 인권 문제 제기 등도 회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 요소들이다. crystal@seoul.co.kr
  • [북핵 6자회담 D-1] 주목받는 3색 양자접촉

    |베이징 김수정특파원| “이번 회담에선 아주 재미있는 장면, 장면들이 많을 것 같다.” 정부 관계자의 귀띔이다.26일 개막되는 6자회담에서 다양한 양자접촉이 이뤄질 것이란 뜻이다. 주목되는 양자 회담은 북·미, 남·북, 북·일 회담.3가지 색깔과 톤의 회담 내용과 결과는 6자 회담의 전체 기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식 회담을 이틀 앞둔 24일 남북 대표단이 일찌감치 만나 사전협의에 착수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북측 단장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0차 경제협력추진위 회담에서 보여줬듯이 최근 북한은 남북회담에 상당한 적극성을 띠고 있다. 세차례 회담을 거치면서 확연히 드러난 변화다. 우리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 초반 강경기조를 누그러뜨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대제안과 조화된 대북 패키지 안의 유용성을 설명하고 미국 정부가 보다 신축적인 태도로 나왔으며 이번이 최상이자 동시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점을 양자 회담 때마다 북측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회담의 ‘꽃’이자 ‘폭탄’은 북·미간 회담이다. 회담의 직접 당사자인 북·미가 단독으로 만나 나눈 내용에 따라 회담이 잘될 수도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번엔 미국이 회담 형식에 목숨을 걸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핵문제가 북·미간 문제가 아니란 점을 강조해온 미국은 과거 세 차례 회담에서는 말 그대로 ‘회동’까진 허용했으나 ‘협상’은 하지 않았다. 북·미간 회담 비중이 커지면 6자회담이 껍데기가 될 것을 우려, 기를 쓰고 피해왔다.2003년 8월 1차 회담의 경우 우리와 중국측 노력으로 양자 대면이 이뤄지긴 했으나 전체회의장 구석 소파에서 만났다. 별도의 방에선 안된다는 게 미국 입장이었다. 지난해 2월 2차회담에서는 별실로 격이 높아졌지만 테이블을 없앴다. 회담이 아니란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3차회담에선 별실에서 테이블 앞에 앉았지만 오간 내용은 ‘협상’이 아니었다. 미국은 북한과 마주 앉더라도, 북한이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하는지, 아니면 핵폐기와 경제적 보상이란 전략적 결단을 하고 나왔는지 진실성을 찾아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 진행 및 성과와 상관없이 눈길을 끄는 것이 북·일간 회담. 이번엔 양측이 따로 만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최근 일본인 납치문제의 6자회담 의제화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뿐 아니라 일본편에 섰던 미국도 최근 일측에 대해 핵문제 해결우선 입장을 설명하며 납치문제를 의제화하지 말것을 권고,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사다. 그동안 일본은 회의 기조발언에서 납치문제를 한 문장씩 넣어왔다. crystal@seoul.co.kr
  • 美, 北 HEU폐기 명기않기로

    미국은 오는 26일 베이징에서 개막될 제4차 6자회담의 합의문에 고농축우라늄(HEU)핵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은 채,‘모든 핵프로그램 폐기’로 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에 대해서는 일측이 6자회담 의제로 고집하고 있는 일본인 납치문제를 6자회담 논의 뒤로 제쳐둘 것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22일 “북한의 핵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미측이 적극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지난 14일의 한·미·일 3국 고위급협의 등을 통해 우리측과 일본에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HEU는 2차 핵 회담이 불거진 직접적인 이유로, 존재 여부를 놓고 북한은 ‘억지’라고 주장한 반면, 미측은 ‘증거가 있다.’며 맞서왔다. 따라서 미국이 ‘HEU 문구를 명시하지 않겠다.’는 것은 북측을 배려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합의문 표현에서 신축성을 발휘하는 대신, 이후 동결과 검증 단계에서 HEU 문제를 확실하게 담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미측은 그동안 강하게 주장해온 인권 사항인 점을 감안, 일본편에 서는 입장을 취해왔으나 이번에는 핵문제 우선해결 방침에 따라 한국 정부와 함께 일본 정부를 설득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 이번 회담에서 인권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목표는 더욱 안정된 한반도이며 북한의 고립을 종식시킬 수 있는 궤도에 오르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선 핵문제부터 시작해,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전시모드에서 행동모드로, 그리고 압력 모드에서 협상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내외신 브리핑에서 “개막식에서는 각국이 회담에 임하는 인사말 정도를 하고 기조연설은 회담 둘째날인 27일 전체회의에서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며 군축회담을 하자고 제의할 것에 대비, 전체 회의에 앞서 북·미 및 남북 회담을 통한 사전 협의를 통해 기조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은 이날 평양을 출발, 베이징에 도착한 뒤 숙소인 주중 북한대사관에 여장을 풀고 회담 준비에 들어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 ‘성과 우선’ 전략적 北배려

    우리 정부가 26일 시작되는 북핵 6자회담의 성과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는 남북관계에서 드러난 북측의 분위기도 있지만, 전에 없는 미국측의 적극성과 유연함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회담 테이블에서 “핵을 과감하게 폐기하고 에너지 및 경제지원을 얻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미국측이 얻게 될 때 이같은 신축성을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에 대해서 납치문제를 뒤로 물리라고 권고한 것도 6자회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3차례 회담을 거치며 진전의 걸림돌로 작용한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미국은 우리 정부와 같이 정면 돌파가 아닌, 측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HEU에 대해선 우리 정부도 미 정부와 같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부인하는 만큼 체면을 살려주면서 회담의 성과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 묘책을 찾자는 게 우리 방침이다. 이 안을 미측이 일단 수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미 양측은 지난 세 차례 회담에서 HEU를 놓고 팽팽하게 대치,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었다.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에 달렸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존의 회담 때처럼 회담 첫날 개막식에서 각국 입장을 설명하는 기조 연설을 하지 않고 하루 뒤인 27일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로 한 것도 ‘기(氣)싸움’으로 빚어질 파국을 차단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정부는 북측이 지난 2월10일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군축회담을 하자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조연설 발표 전 완충기를 담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틀 군축회담을 하자고 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정부 당국자의 말은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8일 “한·미·일 3자협의에서 일본의 소극성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강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본측에 일본인 납치문제를 6자회담 논의에서 제쳐둘 것을 권고한 뒤 나온 발언이어서 다분히 정치적인 인상을 풍긴다. 한 소식통은 미국의 납치문제 입장 변화와 관련,“미국 입장에서 최대 현안인 HEU를 우선 덮어 놓고 일단 출발하자고 하는 마당에 과거처럼 일본 정부의 일본인 납치 문제 의제화를 지지 또는 묵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최근 “핵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모인 틀 안에서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지 않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이번에는 일본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과거 회담에서 기조발언에 일본인 납치문장을 넣어 북측의 반발을 샀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마지막 황세손’ 빈소 조문객 줄이어

    창덕궁 낙선재에 마련된 황세손 고 이구씨 빈소에는 21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최규하 전 대통령, 이해찬 국무총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 등이 보낸 조의화환이 놓였으며,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의 쓸쓸한 죽음을 애도했다. 이날 오후 2시쯤에는 본관이 전주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이 전 총재는 장례위원들과 환담하며 “고인은 역사의 비극을 대표하는 분이었다. 외로운 말년이었음에도 돌아가신 뒤 장례위원들이 이렇게 애써 주셔서 다행”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정동채 문화부 장관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 장관 일행을 맞은 이환의 공동장례위원장은 “이번 일이 조선왕실의 마지막 행사인 만큼 낙선재에 상청을 설치해 아침·저녁으로 상식(喪食)을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상청 설치 등의 문제는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 이와는 별도로 24일 영결식에 이은 반차행사, 노제 등의 장례행사를 위해 8000여만원의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반인 조문 첫날인 이날 오전 빈소에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온 일본인 주부관광객 5명이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 중 시오자와라(30)는 “어제 관광안내원을 통해 대한제국 황세손의 별세 소식을 듣고 일부러 조문을 왔다.”며 “한·일 간의 슬픈 역사 때문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황세손 영결식은 24일 오전 10시 창덕궁 희정당에서 치러지며, 반차행렬과 노제 등 장례 절차를 마친 유해는 남양주시 금곡면 영친왕 묘역에 안장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우주비행사 없는 대한민국/윤민호 일본 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발사가 연기된 디스커버리호의 우주비행사 명단에 일본인 노구치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일본 국적으로는 벌써 5번째 우주비행사다. 우리는 뭐든지 일본과 관계된 분야에서는 항상 앞서야 된다는 잠재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주비행 분야에서는 일본과 비교하는 질투가 별로 없다. 우주비행을 하려면 긴 훈련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인공위성은 지구 주위를 돌면서 지구내의 모든 움직임을 관측하고 그 문제점을 찾아 해결한다. 우주과학은 인간이 가진 최고의 기술을 집합·응용해서 실용하며, 금후의 가장 가능성 있는 산업으로 주목받는 분야이다. 1965년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한 지 40년이 되는 올해는 유난히 일본과 마찰이 심하다. 해결의 실마리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원인은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억지를 쓰고,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에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법이 있는지 없는지, 양국 모두 납득할 만한 대답조차 없다. 그 이유는 두 나라가 모두 바깥에서만 관찰하고 내부는 속속들이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1981년 26세에 유학 자유화라는 파도를 타고 일본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벌써 20년 이상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과 인연을 맺은 지 24년이 지났지만 필자가 경험해서 알고 있는 일본의 정치·경제·사회는 지난 20여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결론내리고 싶다. 정치분야는 자민당이 1955년 이후 49년간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는 1985년 플라자협의의 실현으로 미국·유럽과 아주 강력하고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는 정치와 경제의 안정에 따라 변화를 원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들로 정착되어 버렸다. 반면, 우리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암살사건 이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 중에서도 1993년 김영삼 문민정권을 시작으로 5년마다 정치이념이 다른 지도층이 등장, 정치와 사회개혁을 외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더구나 경제분야는 1997년 ‘IMF 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시기도 있었다. 이와 같이 두 나라 국민의 현실 생활에 따른 의식의 차이가 최근 들어서는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일본 국민에게 1945년 이전의 역사는 얘깃거리도 아니고 거의 지워져 있다. 오늘의 일본은 미래를 좌우하는 우주산업 같은 첨단 이야기로 그 중심을 바꿔 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1945년 이전의 역사적 고통에 열중하고 있다. 해외 장기 거주자들을 일컬어 ‘인공위성을 타고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자연적으로 그 나라 일반국민의 의식과 생활을 이해하게 된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건 아니지만, 필자가 지금까지 일본을 이해하는데 소요된 비용도 단순히 한국돈으로 환산한다면 20억원은 족히 될 것이다. 우주비행사 한 명을 육성하는 비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 분야를 알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됐다. 인공위성은 발사될 때와 지구로 귀환할 때의 대기권 통과가 가장 위험하다. 특히 대기권 진입시의 각도가 빗나가면 한줌의 재로 그 생명이 끝난다. 일본의 정확한 움직임을 한국에 전달하는 사람들에겐 우주비행사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와 같은, 생명을 거는 자세가 필요하다. 외관만 보고 감정적으로 판단하거나, 단기간의 경험과 단편적인 일부의 목적만을 위한 편향된 전달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우리에겐 일본 내부 깊숙이 흐르는 근본적인 정서와 실상을 정확하고 왜곡없이 전할 수 있는 진정한 ‘우주비행사’가 절실하다. 그 양성작업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윤민호 일본 금융정보센터 특별연구원
  • 南은 日달래고 北은 日왕따?

    ‘일본도 납치 문제보다 북핵이 우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우선시하는 것은 납치 문제라고 남과 북, 국제사회가 보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핵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즉 선(先) 핵문제 해결, 후(後) 납치 문제 진전과 한꺼번에 북·일 수교로 가고 싶다는 것이 고이즈미 총리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같은 메시지를 지난번 6·17 면담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지난 5월 일본에서 만난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로부터 부탁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은 경청했고 ‘정확히 잘 들었다고 전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장관은 야마사키 전 부총재가 6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룰 것을 제안한 것과 관련, 이후 기자들에게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핵 문제 해결이며 납치 문제는 양자 접촉을 통해 다루라.”고 ‘훈수한’ 적이 있어 이날 뒤늦게 일본측의 입장이라며 공개한 이유가 무엇인지 발언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심지어 그는 “일본의 소극적 입장이 6자회담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리측이)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정 장관,日 으르고 달래기? 먼저 정 장관이 일본의 납치 문제 제기에 냉담하게 반응한 데 대한 일본의 섭섭함을 달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그렇게 일본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실질적으로 납치 문제 의제화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선(先) 북핵 해결, 후(後) 납치 문제 및 북·일 수교’라는 공식이 일본의 진정한 의중인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6자회담에서 일본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은 6자회담에서 핵문제만 토의돼서는 안된다며 중뿔나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회담 분위기를 저해했다.”면서 “일본이 6자회담에 참가해도 할 일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바닷길 22일부터 열린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전남 진도의 바닷길이 열린다. 진도군은 22일부터 3일 동안 고군면 회동리 일대에서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꿈과 낭만을 진도에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토속 민속·민요 등이 어우러진 향토 문화 마당으로 꾸며진다. 이 기간 동안 매일 고군면 회동리∼의신면 모도를 잇는 2.8㎞ 구간의 바닷길이 조수 간만의 차이로 1시간 가량씩 드러난다. 관광객들은 바다에 드러난 사구(沙丘)를 걸으며 낙지나 바지락 등 각종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21일 전야제에 이어 22일 회동 공연장에서는 개막 씻김굿, 창극, 강강술래, 농악 등이 이어지고, 물이 갈라지는 오후 7시∼8시 바닷길 체험 행사가 열린다. 또 회동∼모도 바닷길에서는 뽕할머니 상봉을 재현하는 ‘바닷길 대영합회’가 열리고, 뽕할머니 씻김, 만가행렬, 남도 들노래, 다시래기, 진도북놀이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부대행사로는 해상 선박퍼레이드, 패러글라이딩, 연날리기, 치어방생법회, 진돗개 체험마당, 진도 홍주 시음회 등도 준비됐다. 이번 영등축제는 지난 3월과 5월에 이어 세번째로 일본인 단체 관광객 250여명(5월 400명)이 진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도군은 휴가철을 맞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관내 숙박시설을 점검하는 등 외지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이번 축제를 ‘관광 진도’를 알리는 계기로 삼기로 하고 민속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정부 “회담분위기 日이 흐린다”

    “일본은 구경이나 해라.”(북) “일본이 소극적이다.”(남)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북한에 이어 우리 정부도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8일 기자들에게 “지난주 한ㆍ미ㆍ일 3자협의에서 일본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우리측이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면서 “일본이 좀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거론하는 문제와 관련,“이번 회담 목표는 핵 문제의 해결인 만큼 다른 문제는 별도 채널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싸늘하게 일축했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전 부총재를 서울에 보내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납치문제를 의제로 포함시켜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자회담 복귀 선언 직후인 지난 10일 “6자회담 재개에 일본만은 기여한 것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적개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일련의 비판은 일본의 대북 강경 노선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회담 복귀 선언 이전 일본 각료들은 ‘유엔 안보리 회부’와 같은 강경론을 주도, 일본이 미국내 강경파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돌 정도였다. 따라서 우리 정부 당국자가 발끈한 배경에는, 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태도에 쐐기를 박아 놓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한국인의 얼굴/이용원 논설위원

    하나의 민족을 다른 민족과 구분 짓는 외형적 특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역시 얼굴이다. 뉴욕과 같은 국제도시에서도 한국인이 한국인을, 일본인이 일본인을 금세 알아보는 까닭은 얼굴 윤곽과 그 분위기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의 하나가 이화여대 성형외과의 박흥식 교수가 두어달전 공개한 ‘여성 한류스타의 국가별 인기 비결’이다. 박 교수가 ‘안면 윤곽 밸런스 각도 분석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김희선·이영애는 중국인이, 최지우·전지현은 일본인이 선호하는 얼굴 윤곽의 표준형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이 특정 드라마·영화를 통해 여러 나라에서 함께 높은 인기를 얻었다가 일부 국가에서는 그 열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데는 얼굴형이 한몫을 단단히 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민족을 구분 짓는 얼굴에는 윤곽 이상의 무엇이 있다. 민족의 삶을 집대성한 문화가 배어 있는 것이다. 예컨대 2000년전 고향을 떠난 유대인 가운데 대부분은 유럽 일대에 흩어져 살며 나름대로 정체성을 유지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세워 복귀한 그들은 백인으로서 외형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에 정착한 일파는 지금 아프리카인과 거의 다름없는 모습에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남북한 간에도 동족의 얼굴이 이미 많이 달라졌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신문이 창간 101주년 기념으로 과거·현재·미래의 한국인을 대표하는 가상 얼굴을 탄생시켜 어제 신문에 실었다. 그 결과 나타난 100년전 얼굴이나 100년후 얼굴은 지금도 주위에서 자주 마주칠 듯한 모습들이다. 그러면서도 세 얼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적지 않은 변화가 느껴진다. 흔히 사람은 마흔살이 넘으면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민족도 마찬가지이다.100년후 우리 후손이 세계인 속에서 개성적이면서 아름다운 얼굴로 인정받으려면 지금 우리부터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한국인의 얼굴은 우리가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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