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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커피/이춘규 논설위원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18~19세기 프랑스 성직자이자 정치가, 외교관이었던 탈레랑의 커피 예찬이다. 탈레랑의 도움을 받았던 영웅 나폴레옹은 “내게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은 진한 커피, 아주 진한 커피이다. 커피는 내게 온기를 주고, 특이한 힘과 쾌락과 그리고 쾌락이 동반된 고통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미국 링컨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는 커피예찬론자. 커피는 종류가 무수하다.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와 인도, 예멘, 중국 등지의 1000만㏊ 농장에서 150억 그루의 커피나무가 재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흥분효과가 있다. 사향고양이가 커피원두를 먹은 뒤 생산되는 사향커피는 최고급. 사향고양이가 자연산인지 사육된 것인지, 먹은 열매가 어떤 것인지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국내 유명호텔에서 한잔에 3만원이 넘는다. 인간은 유사 이전부터 야생 커피를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라비카’는 원산지 에티오피아에서 옛날부터 식용으로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현재와 같은 커피는 13세기 아랍세계에서 등장했다. 처음 일부의 성직자만이 마셨다. 15세기에 들어서야 일반주민의 음용이 정식으로 인정받았다. 유럽에는 16세기, 북미에는 1668년에야 전해졌다. 우리나라에는 1830년대 프랑스 신부들이 전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19년 이후 명동과 종로 등지에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커피집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서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라는 말이 수년이나 됐지만 현재도 커피전문점 출점 경쟁은 치열하다. 국내 최초로 500호점 시대를 연 카페베네의 김선권 대표는 출점 경쟁이 뜨겁던 지난해 2월 사석에서 “저는 강남대로를 걸을 땐 가끔 눈을 감고 싶습니다. 많은 커피전문점들을 바라보면 겁이 나서 말이죠.”라고 말했다. 실제 강남대로변은 무수한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의 기세로 늘었다. 커피 열풍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커피는 11만 7000t, 4억 1598만 달러어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2009년 수입 금액에 비해 33.8% 늘었다. 커피 한잔에 커피가 약 10g 들어간다고 볼 때 지난해 성인 1명이 커피 312잔을 마신 셈. 고급커피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외국계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국산 원두 10g(1잔 분량)의 세전 수입 원가는 123원으로 나타나 3000~4000원인 시중가의 적정선 논란이 뜨겁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日 마에하라 전 외무상 사퇴의 ‘그늘’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에게 정치헌금 20만엔(약 270만원)을 준 재일동포 장옥분(72·여)씨는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부친이 1930년대 일본에 건너 온 뒤에 태어난 재일동포 2세다. 뿌리는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고, 동네 일본인 사람들과도 곧잘 어울려 지냈다. 33년전 교토에서 불고기 음식점을 하던 장씨 집 근처로 이사온 15세의 마에하라 전 외상도 그런 이웃들 중의 한명이었다. 동년배인 둘째 아들과 친구로 지내던 마에하라가 12세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에 부대끼자 장씨는 그를 손수 가게로 불러 일본식 불고기인 야키니쿠를 배불리 먹이곤 했다. 아들과 다름없는 동네 청년이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자 장씨는 그를 달리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심했다. 그러던중 2005년 마에하라의 홍보물에서 후원금 계좌용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매년 5만엔씩 보냈다. 하지만 일본 실정법(정치자금 규정법)상 장씨는 그 돈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일본인과 혈육같이 지냈더라도 일본인으로 귀화를 하지 않는 이상 장씨는 어디까지나 외국인 신분이었다. 그런 사실을 지난 4일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알았던 장씨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불고기 음식점을 38년간 운영하며 매년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고 매달 국민보험도 3만~4만엔씩 납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세 의무만 있지 권리는 전혀 없는 셈이다. 일본은 선진국 중 영주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허용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한국 등 외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 영주권자’는 대부분 선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 민주당은 지난해 1월 재일 한국동포 등 영주외국인들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민당과 일부 수도권 지자체 등 우파들이 반대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외국인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오카다 이치로 전 간사장이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아예 없던 일이 돼 버렸다. 60만 재일동포는 한·일 과거사의 비극이 만들어낸 존재다. 만약 한·일 간에 불행한 과거사가 없었다면 수많은 재일동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이들이 일본 땅에서 정치적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상황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의 원죄 때문에 일본 땅에 터전을 마련하고 일본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이 정치적 이해타산 때문에 투표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번 마에하라 전 외무상의 퇴진을 불러 온 셈이다. 한편 마에하라 외무상이 장씨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폭로된 것과 관련해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마에하라 외상이 북한과의 북·일 수교 가능성을 언급한 뒤 자민당 등 보수세력이 나섰다는 관측에서부터 대립각을 세워온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나 차기 총리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오카다 가츠야 간사장 쪽에서 정치자금 문제를 흘렸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가족같은 마에하라 도왔을 뿐인데…”

    마에하라 외무상에게 정치자금을 준 장옥분(72·여)씨는 6일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마에하라 외상은 33년 전부터 알고 지낸 가족 같은 사이”라며 “외국인이 준 성금이라서 불법 자금이라고 한다는데, 언제까지 재일 한국인이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고 강하게 말했다. 교토시 야마시나구에서 불고기 음식점인 ‘야키니쿠 준’을 운영하고 있는 장씨는 TV를 통해 마에하라 외상이 사표를 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아쉽다. 슬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마에하라 외상이 장씨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자민당의 니시다 쇼지 참의원 의원의 모습이 보이자 “미친 놈”이라고 외치며 격분했다. 이날 가게에는 일본 보수파로 보이는 사람들로부터 협박 전화가 간간이 걸려오기도 했다. 장씨는 “외국인 정치헌금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줄도 몰랐고 도와준 돈을 정치자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면서 “집안끼리 친밀하게 지내면서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따진 적도 없으며 애경사 때마다 서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마에하라 외상이 12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5세 때 장씨의 음식점 주변으로 이사한 뒤부터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장씨는 “마에하라 외상은 둘째 아들과 동갑이어서 우리 가게에 들를 때마다 나를 ‘어머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하게 자란 마에하라 외상이 정치인이 된 뒤 작은 정성이나마 돕고 싶었다.”면서 “5년 전 마에하라 외상의 홍보물 속에 성금 계좌용지가 있어 돈을 넣은 이후에 해마다 5만엔씩 일본 이름 기무라 주코 명의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에하라 외상은 문제가 불거진 지난 4일 장씨에게 직접 전화해 위로한 데 이어 6일 밤에도 “폐를 끼쳐 미안합니다. 사무소의 실수입니다.”라고 전했고, 장씨도 “그런 일은 관계없다. 앞으로도 응원할 것이니까 노력해.”라고 화답했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장씨는 “38년간 음식점을 하며 일본인과 똑같이 세금을 냈는데 선거권도 없고, 정치자금도 못 낸다니 재일교포가 언제까지 차별을 받아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글로벌 시대] 동구혁명 관점에서 본 중동혁명/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동구혁명 관점에서 본 중동혁명/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나는 리비아의 청년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1989년 1월이었으니까, 벌써 20여년이 지난 옛일이다.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브뤼셀의 유스호스텔에서 그 청년과 같은 방에 묵게 되었다. 그때 리비아의 지도자인 카다피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던 그의 모습을 지금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에게 카다피라고 하는 인물은 영웅이었다. 카다피는 구미에 대해 겁내지 않고, 정론을 피력할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그렇구나. 대단해. 당신 나라의 지도자는 훌륭하다.”고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었다. 그후 22년이라고 하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현재 중동에서 날마다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보면 격세지감이 든다. 또다시 시대가 크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 나는 1989년 1월부터 2개월간 서유럽 여러 나라와 동베를린, 폴란드를 여행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같은 해 가을 무렵부터 동유럽의 공산권이 동독 사람들의 헝가리행 하이킹을 시발점으로 해서 붕괴되기 시작했다. 그후 나는 일본인 친구와 둘이서 1990년 1월부터 2개월간 동유럽을 여행했다. 20세기의 공산주의 국가가 어떤 사회인지를 눈여겨봐 두고 싶었고, 또 그 체제가 붕괴되는 모습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 속의 동독은 어쩐지 현재의 북한을 연상시킨다. 1989년 당시 동베를린 사람들은 길을 물어봐도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고 도망쳐 갔다. 나중에 들어서 알게 된 일이지만, 서방세계의 정보원에게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추궁당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과는 말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990년의 라이프치히에서는 관광객들이 괴테가 즐겨 찾았다는 찻집에 들어가려는데, 찻집 입구에 지켜 서 있는 종업원은 우리를 일렬로 줄을 세워서 들어가게 했다. 종업원은 몸집이 크고, 삼엄한 얼굴을 하고서 미소짓는 얼굴 표정은 한군데도 보이지 않은 중년의 아줌마였다. 열이 흐트러지면 아줌마에게서 곧바로 줄을 서도록 주의를 받았다. 찻집이나 레스토랑에서 동독 사람들은 우리 쪽을 훔쳐 보면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당시 유고슬라비아는 아직 분리되지 않았으며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자유롭고 우호적이며 평화로웠다. 동구 혁명은 공산권의 위성국가로부터 시작되어 종국적으로는 소련마저 붕괴되었다. 이번 중동 국가들의 체제 붕괴도 독재 정권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라고 하는 점에서 그것과 일치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이대로 진행되면, 예멘·바레인·카타르·쿠웨이트 등을 거쳐 마지막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는 것은 아닐까? 중동의 체제 변화는 세계의 에너지를 보급하고 있는 석유 이권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치와 경제의 양면에서 세계적인 격동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 체제 붕괴의 움직임이 중동 전역으로 퍼져나갈 경우, 이란과 시아파 정권이 된 이라크, 이집트의 무슬림 연대 그리고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처럼 아랍 민중에게서 지지를 받은 조직들의 연계 속에서 중동 지역의 새로운 질서가 잡혀 갈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석유나 천연가스의 이권을 둘러싸고 민족들 사이의 이권 갈등 및 세계 여러 나라 사이에 쟁탈전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이슬람교 내의 종파 간, 민족 간 혹은 부족 간 대립을 부추기는 공작이 외부에서 끼어들지도 모른다. 우리는 동구 혁명 후, 옛 유고슬라비아 지역이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익히 보아서 잘 알고 있다. 또 옐친 대통령 집권 시에 러시아의 지하자원 이권을 노리고 쇄도한 금융 마피아에 의해 러시아 경제가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 리비아 청년은 이제는 건장한 어른이 되었겠지만,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 아무튼 중동 지역의 민의를 반영한, 건전한 질서에 의한 체제가 실현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 [연극리뷰] ‘특급호텔’ -美 여성작가가 본 위안부의 삶·고통

    [연극리뷰] ‘특급호텔’ -美 여성작가가 본 위안부의 삶·고통

    힘들었다. 연극 ‘특급호텔’을 보는 내내 말이다. 금순, 옥동, 보배, 선희 등 작품 속 4명의 위안부 여성들이 토해내는 치욕의 경험은 관객에게 적나라한 고통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슴에 묻어뒀던 한(恨)을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빌려 쏟아내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전해져 오는 무게감을 견뎌내기 어려웠다.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 ‘특급호텔’은 일본강점기 한국 위안부 여성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제목은 전쟁 당시 위안부 막사를 지칭했던 ‘특급호텔’(Hotel Splendid)에서 따왔다. 극은 위안부 여성이 느낀 분노보다 고통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극이 시작되자마자 관객은 위안부 여성들의 삶을 그대로 투영한 무대를 접하게 된다. 무대는 360도 회전하며 어느 순간 지그재그의 굽고 험난한 길을 만든다. 등장인물들은 이 무대 위를 거닐며 위안부의 삶과 전쟁에 의해 희생된 어린 일본 군인들의 이미지를 묘사해 나간다. 독백에 가까운 시적 대사나 자매애를 보여주는 그녀들의 수다로 위안부의 고통을 표현한다. 극에 등장하는 위안부 여성 선희, 금순, 옥동, 보배는 모두 10대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20만명에 달했던 위안부를 상징한다. 특히 위안부 가운데 80%가량이 집에서 끌려온 한국의 소녀들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은 고향의 모습과 가족의 얼굴들, 위안부로 끌려오게 되는 과정에 대해 생생히 증언한다. 특히 군인들에 의해 ‘꽃순(처녀성)이 짓눌리는’ 순간을 묘사할 때 객석에는 잔잔한 아픔이 전해진다. 금순은 위안소 탈출을 시도한다. 성공한다. 순간 짜릿하다. 하지만, 이내 붙잡혀 다리가 잘리고 만다. 금순의 탈출로 인해 옥동은 처참하게 고문당한다. 그 모습을 보며 힘들어하던 금순은 자살을 택하고, 보배는 사랑했던 가미카제 조종사와 이별을 맞는다. 극은 일본의 패전으로 막을 내린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녀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대사도, 배우들의 절규도 다소 고통스럽고 불편했지만 극은 그 고통을 감내할 만한 충분한 감동을 준다. 원작자는 라본 뮬러. 미국 여성 작가다. 위안부 여성을 소재로 했지만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제3국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이다. 극단 초인이 만든 ‘특급호텔’은 6일까지 공연된다. 1만 500~2만 5000원.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손기정이 ‘기테이 손’?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열린 베를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생의 이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아직도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돼 있다. IOC는 홈페이지(www.olympic.org)에서 역대 동·하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2만 5362명을 사진을 곁들여 소개한다. 손기정 선생을 찾았을 때 사진 8장과 함께 뜨는 이름은 일본어 발음인 ‘기테이 손’(KITEI SON)으로 표기됐다. 다만 사진 설명에 손기정 선생이 ‘Sohn Kee-Chung of Korea’로 표기해 줄 것을 원했다고 설명해 놨다. 물론 검색은 안 된다. 소속 국가도 일본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세계 最古 교향악단 LGO 동양인 첫 수석바이올리니스트 조윤진 단독 인터뷰

    세계 最古 교향악단 LGO 동양인 첫 수석바이올리니스트 조윤진 단독 인터뷰

    여섯살 때부터 꼬마는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엄마의 손에 이끌려 간 것. 그런데 피아노가 싫었다. 엄마랑 싸우기 일쑤. 어느 날 길가의 바이올린 학원을 보더니 엄마를 졸랐다. 그 후론 한번도 징징거린 적이 없었다. 서울예고 1학년 때 훌쩍 독일로 떠나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러고는 2008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GO)에 입단했다. 단원들은 “동양에서 온 조그만 여자애가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며 수군거렸다. 그 뒤 1년 만에 ‘수석’ 자리를 꿰찼다. 268년 역사의 세계 최고(最古) 교향악단에 동양인으로는 처음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에 발탁된 조윤진(28)씨의 얘기다. 일본인 출신 부수석이 있지만 수석은 동양인 통틀어 처음이다. 그런 그가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말 세 차례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독일 필하모니카 함부르크 악장에 뽑힌 것. 오는 8월 취임한다. LGO 아시아 투어(일본~한국~타이완) 일환으로 오는 7일 한국을 찾는 조씨를 1일 전화로 만났다. 프랑스 공연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통화에서 조씨는 “LGO 종신단원을 약속받았지만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어 함부르크 악장 오디션에 응모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이어 “8월부터 함부르크로 옮겨 1년 동안 (악장을) 해 보고 단원 전체투표를 통과하면 종신단원이 된다.”면서 “LGO에서 1년 동안 자리를 비워 놓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지만, 함부르크에서 잘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다른 오케스트라로 떠난 연주자를 위해 수석 자리를 비워 놓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 2년여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LGO에서 그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씨는 “좋은 기회니까 동료들이 축하는 하면서도 (서운해하며) 삐치신 분도 있다.”고 웃었다. 악장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에 이어 ‘2인자’에 해당한다. 지휘자의 뜻을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고, 지휘자도 각 악기 파트에 대해 지시를 내리기 전에 악장과 상의한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현지에서 나고 자란 교포도 아닌, 조씨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뒤늦게 유학길에 오른 연주자가 콧대 높은 독일 오케스트라의 악장이 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렇더라도 필하모니카 함부르크가 객관적인 명성에 있어 LGO보다 한 단계 아래인 것은 명백한 사실. 갈등은 없었을까. 조씨는 “솔직히 고민은 됐다. 하지만 악장과 수석은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악장은 오케스트라를 끌고 가는 자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역사나 규모는 LGO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지만 필하모니카 함부르크 자체의 저력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음악감독(시몬 영)에게 끌린 점이 많았다는 게 조씨의 얘기다. 시몬 영은 여성 최초로 빈 필하모닉을 지휘할 만큼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악장이 되면 보수는 두배로 늘면서 연주 일정은 절반으로 주는 것도 큰 매력”이라며 조씨는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 속에 그동안 독주나 협연 짬을 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2009년 LGO 수석으로 발탁됐음에도 독주든 협연이든 오케스트라 공연이든 공연차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오는 7~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LGO의 내한공연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학을 떠나기 전인 1997년 예술의전당에서 뉴서울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게 국내에서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1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 조씨는 “한국 공연 일정을 듣고 뛸 듯이 좋았다.”면서 “(올여름에 함부르크로 옮기니까) 공교롭게 (LGO 단원 자격으로는) 마지막처럼 돼서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나마 타이밍이 맞아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어 “첫날의 드보르자크는 워낙 대중적인 레퍼토리니까 많은 분이 오시겠지만, 정말 놓쳐선 안 될 프로그램은 둘째 날 브루크너(교향곡 8번)”라면서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와 함께하는 브루크너는 정말 최고”라고 ‘강추’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샤이는 단원들이 따라오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씨는 “LGO에 들어갈 때는 여기에서 ‘징을 박아야겠다’ 했는데 옮기게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가르치는 일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 중 짬을 내 모교인 서울예고에서 8일 연주 교실도 열 예정이다. 클래식 공연 기획사 빈체로의 한정호 과장은 “중요 콩쿠르 우승 경력 없이 LGO 수석이나 독립 오케스트라의 악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우리 입맛에 ‘딱’… 한국형 초밥기계

    우리 입맛에 ‘딱’… 한국형 초밥기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한국형 초밥기계’가 등장했다. 국내 중소업체인 럭키이엔지는 한국형 초밥기계 ‘LSR-370’을 개발해 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계는 밥알의 계량에서부터 초밥을 만들어 겨자소스(와사비)를 입히기까지 전 과정이 자동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다. 지금까지 초밥기계는 대부분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 사용해왔다. 비용이 상당한 데다 초밥의 무게도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15~16g으로 만들어져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12~13g 크기로 생산할 수 있어 국내 고급 초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럭키이엔지는 밝혔다. 특히 초밥 밥알 사이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해 밥맛을 높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실용신안 신청을 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마트에도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업체는 덧붙였다. 여기에 작업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화면표시 확장 기능과 컬러 액정표시장치(LCD)를 채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일본인 氣관광/박대출 논설위원

    풍수지리학(風水地理學)은 미신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엄연한 동아시아 문화다. 중국은 1980년대 풍수지리를 ‘신흥 환경지리학’으로 부활시켰다. 우리나라에선 민족문화로 분류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 상징물’이다. 태극기가 1번, 무궁화가 2번, 독도가 3번, 백두대간이 4번, 풍수지리는 11번이다. 여론조사를 토대로 선정했다.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일제(日帝)는 조선 지배를 풍수지리에 근거했다. 조선 왕궁인 창경궁을 공원으로 전락시켰다. 총독부와 총독 관사를 지어 경복궁의 앞뒤를 막았다. 총독부 건물은 일(日)자 형으로, 서울시청은 본(本)자형으로 지어 일본을 상징했다. 일제는 주요 산에 혈침(穴針)을 박았다. 365개에 이른다는 주장이 있다. 한때 혈침이 민족 정기 단절용이냐, 관측용이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상당수는 풍수지리와 맞아떨어지는 위치에 박힌 것만은 분명하다. 풍수침략의 확실한 증거라는 것이다. 스피리추얼 파워 스폿(spiritual power spot). 영적 효험이 있는 지점을 말한다. 이를테면 기(氣)가 충만한 곳이다. 일본에서는 웰빙코드로도 이해된다. 도쿄 메이지신궁의 기요마사 우물은 관광 명소다. 매년 100만명이 찾는단다. 우물 사진을 휴대전화의 배경 화면으로 간직하면 소원을 성취한다고 한다.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소한 스트레스를 풀고, 안식을 얻는 효과는 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의 현대적 해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의 파워 스폿’이라는 관광상품을 내놨다. 가이드북은 기를 느끼는 요령까지 곁들이고 있다. 마이산 탑사, 마곡사, 범어사 등 풍수 명당과 5대 고궁과 왕릉을 선정했다. 창경궁은 물론이고, 명성황후가 시해된 건청궁 곤녕합이 있던 경복궁도 포함됐다. 일본으로부터 치욕을 당한 곳에서 일본인들에게 기(氣)를 넣어주는 모양새다. 관광공사 측은 관광의 관점으로 보자고 한다. 물론 편협한 국수주의 시각에서 볼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역사의 관점도, 실용의 관점도 필요하다. 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은 302만 3009명. 외국인 관광객 중 34.5%로 아직은 1위다. 187만 5157명으로 집계된 중국인 관광객보다 많다. 하지만 중국인은 전년 대비 39.7% 급증 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 줄었다. 관광공사가 올해 목표한 ‘파워 스폿’ 관광객은 5000명. 논란까지 사며 유치할 수준인지 되새겨볼 일이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비교해 볼 때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애국지사 등 176명 3·1절 포상

     국가보훈처는 3·1절을 맞아 미주지역에서 활동하며 대한민국임시정부를 후원한 고(故) 강영소 선생을 비롯한 176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고 24일 밝혔다.  보훈처에 따르면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120명(독립장 2명, 애국장 55명, 애족장 63명), 건국포장 27명, 대통령표창 29명으로, 이중 여성은 1명이며 생존자는 없다. 2005년 발족한 전문사료발굴·분석단이 수형인명부와 범죄인명부, 형사사건부, 판결문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 분석해 국내는 물론 만주, 일본, 미주 등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를 다수 발굴했다.  발굴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는 미주지역 독립운동의 대표적 지도자인 강영소 선생. 그는 1909년 1월 미주지역의 통일된 독립운동 단체로 국민회를 결성하고, 1913년 안창호 선생과 함께 흥사단을 조직했다. 1922년부터 1931년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지속적으로 독립운동 의연금을 제공했다. 역시 독립장을 받는 유상돈 선생은 1909년 평안북도 철산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하면서 일본인 관리를 처단했다가 체포돼 투옥 중 탈옥, 러시아령으로 건너가 1910∼1920년대 중반까지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무장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포상 대상자가 된 김안순 선생은 간호사로 1919년 3월 10일 전남 광주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외치다가 체포돼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김 선생은 그동안 관련 자료에서 ‘김안순’과 ‘김유운’이라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존재해 포상이 보류됐다가 두 차례에 걸친 현지조사와 경찰청에 지문 확인 의뢰를 통해 동일인임을 확인, 대통령표창을 받게 됐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이 밖에 1920년대 강원도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다 체포돼 옥중 순국한 진홍거 선생과 중국 서간도에서 부민단·한족회 지방 책임자로 활동하면서 1919년 안도현 내도산에서 독립군 병영지를 물색한 강호석 선생 등이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다. 특히 강 선생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인 석주(石洲) 이상룡 선생의 사위로 석주 선생 가문에서 독립유공자로 훈장을 받은 10번째 인물로 기록돼 눈길을 끈다.  이들을 포함해 정부 수립 이후 포상받은 독립유공자는 대한민국장 30명, 대통령장 93명, 독립장 809명, 애국장 3742명, 애족장 4627명, 건국포장 896명, 대통령표창 2246명 등 모두 1만 2443명에 이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실종 226명 ‘죽음과의 사투’… 72시간의 벽 넘어라

    뉴질랜드에서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24일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했다. 구조한계 시간인 72시간을 넘지는 않았지만 추가 생존자가 발견되지 않자 존 키 총리가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희망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구조 현장 총 책임자인 데이브 클리크 경정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98구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226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시시각각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추가 생존자는 없었다. 앞서 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희망을 버릴 수는 없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구조 노력이 사실상 시신 발굴 작업이 돼 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CNN은 “현지 경찰은 100~120명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캔터베리TV(CTV) 건물에 생존자가 없다고 100%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 건물은 한인 어학연수생 남매와 일본인 유학생 11명이 실종된 곳이다. 하지만 이날 아침 CTV 건물 안에서 발신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를 전달 받은 구조대가 활력을 되찾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에서 날아온 구조대원들이 합류하면서 CTV 건물에서의 생존자 구조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다. 일본을 비롯해 호주, 미국, 타이완, 싱가포르 등 각국에서 모여든 구조대원들은 그랜드챈슬러호텔을 비롯, 무너진 건물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뒤졌다. 16~22구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크리스트처치성당에는 붕괴 위험 탓에 접근하지 못했다. 피해 복구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상점과 주유소 등은 일부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상하수도가 거의 복구되지 않아 시민들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오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위생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망 75명·실종 300명 넘었다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2일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사망자가 75명, 실종자가 30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지진 발생 24시간 뒤인 23일(현지시간)까지 30명이 구조됐다.뉴질랜드 정부는 이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망자 수색과 실종자 구조 및 복구작업에 나섰다.이 과정에서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의 파인굴드 빌딩에 매몰돼 있던 앤 보드킨이 구조됐다.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있던 휴대전화로 언론사에 전화를 건 앤 보스도 살아남았다.하지만 구조의 희망도 잠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매몰됐을 추정되는 켄터베리TV(CTV) 건물에 대한 구조작업은 중단됐다. 뉴질랜드 경찰은 매몰된 희생자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고 붕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유씨 남매 2명을 포함해 한국인, 일본인 유학생 26명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러셀 깁슨 경찰청장은 실제 사망자 수가 추정치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계속된 여진도 이날 구조활동을 어렵게 했다.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여진이 계속 크라이스트처치 시를 뒤흔들어 구조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민방위본부는 “여진이 이어지면서 더 많은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참사 현장에서는 500여명의 구조대원들이 탐지견과 크레인, 불도저 등 중장비를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호주와 싱가포르, 타이완, 미국, 영국 등의 요원들도 구조대열에 합류했다.AP는 무너진 건물 안에 고립된 사람들의 비명이 여전히 새나오는 가운데 팔다리가 절단된 채 구조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매몰자들은 자갈을 두드려 자신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있다.지진 직후 폐쇄됐던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은 이날부터 국내선에 한해 운항을 재개했다. 이석우·정서린기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정치 변화 주저할 시간 없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정치 변화 주저할 시간 없다/이춘규 논설위원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얼마 전 이른 아침. 서울 시내 중심부 한 특급호텔 회의실에서 일본 집권 민주당 비서협회(한국의 보좌관협회) 소속 비서 40여명을 상대로 조찬 강연을 했다. 두달여간의 사전 연락을 통해 요청받은 강연 주제는 ‘신문사 논설위원이 본 한반도 정세’. 일본 국회 휴회기 비서회의 한국 시찰 행사의 일환으로 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에 응했다. 그들은 한국 정치와 남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일본에선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이 한반도의 정치·안보 정세에 특히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당시 한국 정치권은 예산안 강행 처리를 둘러싼 사과 문제 등 때문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남북관계도 연평도 사태 후유증 등으로 뒤틀려 있었다. 안보 리스크가 실제 이상 크게 부각된 시점이었다. 호텔 최상층부의 회의실은 꽉 찼다. 그들은 전날 주요 정당 고위 당직자들을 면담하는 등 일정이 빡빡했다. 그러나 아침 일찍 시작된 조찬 강연에 모두 참석했다.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더 한국의 정세를 알고 싶은 듯했다. 그들은 궁금했던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 내년 총선과 대선 전망,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한반도의 2012년 문제 등에 대한 강연 내용을 메모하며 진지하게 경청했다. 강의 뒤 질문도 이어졌다. “연평도 사태 이후 일본 TV에 보도된 영상을 보니 피해가 엄청나 보이던데 사망자가 4명이라는 보도가 정말인가.”라는 질문도 받았다. 사망자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은폐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었다. 무상급식 논쟁, 자유무역협정(FTA), 연평도 사태로 인한 일반 한국 국민의 실제 위기감 등에 대해서도 꼬치꼬치 물었다. 한국인보다 한반도 정세에 더 예민함을 실감케 했다. 양국 관계와 관련해 민감한 내용은 피하면서 강연과 질의응답을 끝냈다. 답례 말을 건넨 비서회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치의 발전을 기원했다. 비서회장은 일본 민주당 정권도 중대국면에 서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1980년대 말 이후 대부분 단명 내각이 계속되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정치불신은 임계점에 달해 있다. 간 나오토 정권의 리더십 약화로 국정은 회복불능의 마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늦은 밤 비서회 간부로부터 국제전화를 받았다. 그는 “강연은 한반도 정세 이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의 의례적인 인사치레일 것이다. 그러면서 강연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해 일본 국회에 공식적으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를 접한 일본 국회의원들의 한국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 정치와는 차별화된, 생산적인 선진 한국 정치를 소개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5년 전엔 마쓰시타전기산업(현 파나소닉) 도쿄 본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한국 특파원이 본 일본’에 대해 강연한 적이 있다. 일본 게이단렌 홍보지에 일본과 한국 경제를 비교했던 인터뷰 기사가 강연의 계기였다. 일본에서는 한류가 위력을 떨치던 때라 한국 특파원의 얘기를 직접 듣고 싶다고 했다. 일본인들의 유난스러운 한국 배우기 열풍을 체감했다. 한국 경제, 일본에 대한 인상을 소개하면서 기조 강연을 끝낸 뒤 직원들은 욱일승천 기세이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어떻게 해서 강해졌는지 물었다. 일본 기업의 원천기술이 강하지만 일본을 따라잡은 한국 기업을 극복하기 위한 단서를 얻어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더 강해지려는 집요함이다. 그땐 경제 강연이라 부담이 덜했다. 언제쯤 발전된 한국 정치를 부담 없이 알려줄 수 있을까. 한국 정치는 경제보단 국제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지만 일본인들은 한국 정치가 일본보다 안정됐다고 말한다. 정치체제가 내각제와 대통령제로 다른 점을 고려하면 어떨까. 한국 정치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겨우 열린 2월 국회도 뒤뚱거린다. 그들만의 리그로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멀다. 이러다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다. 국민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한국 정치도 변화를 주저할 시간이 없다. taein@seoul.co.kr
  • 日 네티즌 “한국인도 대마도로 본적지 옮겨라” 독도 설전

     일본 네티즌들이 “일본인 69명이 본적지를 독도로 옮겼다.”는 국내 언론보도와 관련, 찬반에 대해 설전 중이라고 스포츠서울이 보도했다. 22일은 일본 시네마현이 지정한 ‘다케시마의 날’이다.  지난 21일 국내 언론들은 “일본은 독도가 시마네현 오키섬에 속한다고 우기고 있으며, 69명의 일본인이 독도로 본적지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2005년의 25명에 비해 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대부분의 일본 네티즌은 “일본인이 일본 영토로 본적을 옮겼을뿐 뭐가 문제야?” “타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 범죄자들에게 불법 점거되고 있을 뿐” “독도는 왜곡된 역사로 만들어낸 망상의 섬”이란 반응을 쏟아냈다. 또 “69명은 대단하군요. 입만 애국자라고 떠드는 사람은 본받아야 한다” “독도가 아니라 타케시마에 본적을 옮겼다고 써라.”란 표현을 써가며 ‘독도 본적지 변경’에 대한 주장을 내세웠다. 독도에는 주소가 없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본적 등록 신청이 가능하다란 논리를 편다.  반면 “한국인도 본적을 대마도로 옮겨라.” “일본은 과거를 반성하고 독도영유권 주장도 그만둬야 합니다.” “독도 본적수가 일본인 69명, 한국인 1000명. 분명한 한국 영토다.”란 주장들도 만만찮게 올라와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다문화 가정, 한국 생활 힘내세요”

    “다문화 가정, 한국 생활 힘내세요”

    “낯선 땅에서 낯선 문화에 낯설어 하는 새 한국인과 그 가족을 위한 일이라 뿌듯해요. 이방인들이 속내를 털어놓기까지 마음을 열고 기다리는 게 중요해요. 한글 등 학문적인 교육 이전에 한국생활을 하며 겪는 어려움을 들어야죠.” 21일 동대문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지도사 정선희(46)씨가 결혼이주여성을 상담할 때 느낀 생각을 이같이 말했다. 정씨와 같은 방문지도사 23명은 매주 두 차례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2시간씩 한국어교육을 비롯해 아동양육, 부모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결혼 10년째 접어들어 갑작스럽게 남편이 사망해 집 문제로 시댁과 마찰을 겪은 필리핀 여성, 시각장애 시부모를 모시고 자녀를 키우며 남모를 고충을 겪는 일본인 여성, 모국어도, 한국어도 제대로 못해 말더듬이가 된 자녀를 둔 베트남 여성…. 말 못할 고민에 속앓이하던 그들은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방문지도교사를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 지금은 월 평균 1500명이 센터를 찾을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지도교사들은 한국어교육 88명, 부모교육 72명, 자녀생활교육 24명을 도울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4명의 이주여성 상담사가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타갈로그어 등을 통·번역해 주는 서비스도 펼친다. 지역거주 이주여성뿐 아니라 타 지자체에 살더라도 연락해 오면 반갑게 상담해 준다. 이 밖에 체류·국적취득 등 다문화 관련 법률, 임신·육아·출산정보 서비스, 공공·의료기관 이용 서비스, 취·창업교육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특히 8개국 출신의 생활 코디네이터가 서비스를 안내하는 다문화해피콜센터는 개콘(개그 콘서트)에서 “사장님 나빠요.”라고 외치던 ‘블랑카’도 감동해 마지않을 만한 가족 같은 상담으로 소문나면서 올해 여성가족부로 이관됐을 정도다. 2006년 시내 최초로 들어선 동대문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국·시비로 운영되지만 동대문구는 올해 5000만원을 지원, 다문화축제·어울림마당·역사탐방 등 다양한 이벤트행사를 개최한다. 유덕열 구청장은 “현재 지역 결혼이민자 1200명 가운데 주민등록에 기재된 수는 400명쯤 된다.”며 “앞으로도 한국생활에 자신감이 붙도록 생활편의 서비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일본인 69명 독도로 본적 옮겨

    최근 일본인 69명이 독도로 본적지를 옮겼다. 일본 교도통신이 한국,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독도와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오키노도리시마를 본적지로 둔 주민 수를 취재한 결과 1월에 독도로 본적지를 등록한 69명을 포함, 일본 주민 520여명이 이들 분쟁지역에 본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특히 오키노도리시마의 경우 2005년 122명이던 본적지 주민이 그간 140명이나 증가했고 북방영토도 개별기록이 없는 하보마이섬 외에 3개 섬이 1983년 44명이던 것이 올 1월까지 133명으로 늘어났다. 일본의 본적지는 지번이 있으며 소정의 서류를 제출해 신청하면 현 거주지와 상관없이 일본 국내 어느 곳으로도 이전할 수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광양~시모노세키 항로에 관광객 몰려

    전남 광양~일본 시모노세키 간 정기항로 개설 이후 일본 관광객들이 전남으로 몰려들고 있다. 18일 도에 따르면 오는 3~4월 남도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뱃길 예약을 마친 일본인들은 1000여명. 광양과 시모노세키·모지항을 연결하는 광양훼리㈜의 광양비츠호는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3월 18일과 25일에는 일본 요미우리여행사의 1박3일 상품에 각 80명씩 160명이 예약을 마쳤다. 광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일본 기발한 로봇 상위 ‘톱 10’은?

    일본 기발한 로봇 상위 ‘톱 10’은?

    21세기 로봇 산업이 발달하면서 기상천외한 로봇들이 속속히 개발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일본에서 개발된 신기하고 이색적인 로봇의 상위 ‘톱 10’을 뽑아 소개했다. 1위는 결혼식 주례 로봇이 선정됐다. 일본 코코로 주식회사가 630만 엔(한화 약 8400만 원)의 개발비를 들여 제작한 ‘아이 페어리’(I-Fairy)는 어린아이 키 정도 되는 약 120cm 높이의 로봇으로 실제 일본 커플의 결혼식에서 직접 주례를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이 페어리’는 결혼식에서 미리 녹음된 주례사를 낭독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인식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따라 할 수 있다. 이어 일본의 한 패션쇼에서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여성형 패션모델 로봇 ‘미임’(Miim)이 2위를 차지했다. 이 로봇은 160cm라는 비교적 늘씬한 키에다 무대 위를 모델처럼 걸을 수 있으며 무대 끝 부분에 잠시 멈춰서 포즈를 취할 수도 있다. 3위에는 캐나다에 사는 일본인 컴퓨터 전문가 리 트룽(Le Trung)이 개발한 ‘아이코’(Aiko)라는 로봇이 선정됐다. 이 로봇은 요리와 청소는 물론 간단한 셈과 신문을 읽을 수 있고, 심지어 1만 3000여 문장의 영어와 일본어를 말할 수 있어 ‘퍼팩트 와이프’로 불리고 있다. 이 밖에도 소믈리에로 알려진 와인 전문가 로봇인 ‘와인-봇’(Wine-bot)가 4위를 차지했고, 치의대생들의 교육 목적으로 개발된 치과 환자 로봇 ‘심로이드’(Simroid)가 5위에 뽑혔다. 또한 6위에는 인간형 로봇이, 7위는 미용사 대신 손님의 머리를 감겨주고 말려주는 미용 로봇이 선정됐다. 특히 일본의 한 연극 무대에 여배우와 함께 등장했던 배우 로봇은 8위에 올랐다. 제미노이드 F(Geminoid F)라는 이 로봇은 여배우 바이어리 롱과 거의 똑같이 생겨 주목을 받았다. 9위는 집을 청소하고 영화도 보여주는 ‘RIDC-01’이라는 로봇이 선정됐다. 끝으로 순위권에 오른 로봇으로는 일본이 아닌 중국 로봇이 선정됐다. 이 로봇은 국수 면발을 뽑을 수 있어 요리사 추이(Cui)로 불리고 있다. 다음은 해당 순위 1. 결혼식 주례 ‘아이 페어리’ 2. 패션모델 ‘미임’ 3. 완벽한 아내 ‘아이코’ 4. 와인전문가 ‘와인-봇’ 5. 치과 환자 ‘심로이드’ 6. 인간형 로봇 ‘더 휴먼’ 7. 미용 로봇 ‘더 헤어드레서’ 8. 여배우 ‘제미노이드 F’ 9. 홈 크리잉&시네마 로봇 ‘RIDC-01’ 10. 국수 요리사 ‘추이’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日 온천명소 나가사키현 ‘운젠 지옥’

    日 온천명소 나가사키현 ‘운젠 지옥’

    산간 마을 여기저기에서 수증기가 구름처럼 솟아오릅니다. 멀리서 보자니 꼭 선계(仙界)입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서면 척박한 땅의 바위 사이로 온천수가 부글부글 끓어 오릅니다. 대기에 스민 유황 냄새는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지옥과 닮았다는 일본 시마바라 반도의 ‘운젠지옥’(雲仙地獄) 풍경입니다. 관광객들의 평온한 표정과 주변 건물들의 넉넉한 자태가 없었다면 영락없이 지옥이라 여겼겠지요. 사람과 화산이 공생하는 독특한 여행지, 일본 규슈 서쪽의 시마바라반도를 다녀왔습니다. ●화산과 사람의 공생 나가사키현 운젠시는 1934년 일본의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작은 온천마을이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차로 세 시간쯤 걸린다. 운젠지옥은 땅 속 마그마가 지상으로 고온의 가스를 뿜어내면서 늪처럼 형성된 곳으로, 운젠시에서 으뜸가는 볼거리로 꼽힌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산책을 하거나 계란 등을 삶아 먹으며 ‘지옥’을 즐긴다. 화산과 사람이 공생하고 있는 셈이다. 운젠온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화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게다가 최근 규슈 남단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사이의 신모에다케가 ‘폭발적 분화’를 거듭하고 있어 궁금증이 더할 터다. 1990년 11월 운젠국립공원의 주봉인 후겐다케(普賢岳·1359m)가 용암과 가스를 내뿜으며 분화를 시작했다. 이듬해엔 화구 분화로 형성된 용암돔이 붕괴, 시속 100㎞가 넘는 화쇄류로 돌변하면서 시마바라(島原)시 남쪽 마을을 덮쳤고, 취재진과 화산학자 등 4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때 분화로 후겐다케 위에 높이가 124m나 되는 헤이세이신잔(平成新山·1483m)이 새로 만들어졌다. 화쇄류는 1996년 5월 1일까지 총 9432회 발생했다. 앞서 1792년엔 대규모 분화와 대지진, 그리고 산의 붕괴와 쓰나미로 무려 1만 5000명이 희생됐다. 시마바라시 문화관광해설사 하세가와는 “당시 후겐다케 옆의 마유산(眉山) 3분의1이 무너졌고, 화쇄류로 324채의 집이 매몰됐다.”며 “바다가 메워져 산에서 800m 떨어져 있던 아리아케만(灣)이 지금은 1.5㎞ 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약 700m의 바다가 뭍으로 변한 셈이다. 덩달아 시마바라 시내도 평균 6m가 높아졌다고. 마유야마의 붕괴로 아리아케만에선 높이 23m의 쓰나미가 일었다. 20㎞ 떨어진 맞은편 구마모토현을 오가며 피해를 키웠다. 시마바라시의 시라치(白土) 호수도 이때 만들어졌다. 하지만 운젠시가 속해 있는 시마바라반도가 남규슈의 신모에다케와 100㎞ 이상 떨어진 데다, 바람도 태평양쪽으로 불고 있어 여행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350년 역사 자랑하는 온천지대 화산이 재앙이라면, 온천은 축복이다. 시마바라반도의 온천을 대표하는 운젠온천은 화산의 역사가 켜켜이 쌓인 후겐다케 남서쪽 산자락의 해발 700m 고지에 터를 잡았다.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지대다. 이중 6㏊의 펄펄 끓는 늪지대가 운젠지옥이다. 운젠지옥 주변에 2㎞의 ‘지옥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천천히 돌아보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크고 작은 지옥마다 이름이 붙여져 있다. 갖가지 나쁜 생각들을 경계하라는 ‘팔만지옥’, 수다스러움을 멀리하라는 ‘참새지옥’도 있다.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은 운젠지옥 중에서도 가장 압력이 높고 수증기 끓는 소리가 큰 곳. 분출할 때 소리가 땅 아래 망자들이 울부짖는 절규처럼 들린다고 해 이름 지어졌다. 350년 전에는 개종을 거부한 천주교 신자들을 고문하고 사형시킨 ‘진짜 지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운젠온천은 유황이 함유된 강산성 온천이다. 온천수 온도는 70~100도. 하루 400t가량 솟는다. 히로시 히데야마 운젠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온천수를 파이프로 연결해 운젠온천마을의 20개 료칸과 호텔 등에 공급한다.”며 “살균효과가 뛰어나 습진 등 피부병과 신경통, 미용 등에 효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입욕 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발끝이나 손끝부터 천천히 물을 묻혀 피부 혈관을 확장시킨 뒤 어깨까지, 고혈압 환자인 경우 하반신만 물에 담가야 한다.”며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하면 물에서 나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권했다. 온천은 숙박시설에 딸린 곳도 있고, 공동 온천도 있다. 온천욕만 할 경우 500~1000엔 정도 받는다. 100엔짜리 대중탕도 두 곳이 있다. 유노사토와 신유 공동온천으로, 역사가 100년을 헤아린다. 운젠시 서남쪽 해안마을인 오바마(小浜)는 해수온천으로 이름난 곳. 지하에 고였던 바닷물이 데워진 뒤 마을 해안길이나 바닷가 테트라포드(삼발이)를 가리지 않고 솟구친다. 용출량이 많은 곳엔 발을 담글 수 있는 무료 족탕과 고구마, 달걀 등을 온천수에 쪄 먹을 수 있는 시설을 해 놓았다. 족탕 길이는 온천수 온도와 같은 105m. 일본에서 가장 길다. 105도의 온천수를 80도로 식히고, 다시 바닷물과 섞어 40도로 낮춘 뒤 흘려 보낸다. 족탕 끝엔 애완견 전용탕도 마련해 뒀다. 바다 경치를 보며 온천을 즐기는 노천탕도 있다. 1시간 300엔. 만조 때는 타는 듯 붉은 바다가 눈앞에 넘실댄다. 여기에 따뜻한 사케(정종) 한 잔 기울인다면 세상에 더없는 호사겠다. ●사무라이 숨결 오롯한 시마바라 운젠 인근 시마바라시도 잊지 말고 찾자. 시마바라성(城)을 중심으로 발달한 고도(古都)다. 운젠시에 견줘 제법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남아 있다. 헤이세이대분화 때 마유산이 방벽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해자로 둘러싸인 시마바라성을 중심으로 무사도의 숨결이 오롯한 사무라이저택, 시라치 호수 등 관광지가 몰려 있다. 후쿠오카에서 원자폭탄 피폭지인 나가사키를 통해 운젠을 오갈 경우 한번쯤 고속도로를 버리고 옛 도로를 이용하길 권한다. 현도(縣道) 128호선이다. 산자락과 바닷가를 고루 아우르며 달리는데, 편백나무와 삼나무 우거진 길이라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로 잰 듯한 일본의 현대식 풍경과는 전혀 다른, 조금은 남루한 일본의 시골 풍경과도 마주할 수 있다. 여기에 나가사키 시내 폭심지에 들러 일본인의 아픔까지 공유한다면 나가사키 여행으로 모자람이 없겠다. 글 사진 운젠·시마바라(일본 나가사키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인천~후쿠오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각각 하루 3회, 부산~후쿠오카는 대한항공 하루 2회, 아시아나항공 하루 1회 운항한다. 후쿠오카공항에서 지하철로 JR하카다역으로 이동한 뒤 특급 갈매기를 타면 이사하야역까지 1시간 30분(일반표 3790엔, 약 5만 1000원), 이사하야역에서 운젠온천까지 버스로 1시간 20분(1300엔) 걸린다. 운젠온천마을(www.unzen.org)에 숙소를 예약한 경우 후쿠오카 하카다역에서 운젠온천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운젠온천마을에 일본 10대 료칸 가운데 하나인 한즈이료(半水盧·81-957-73-2111)가 있다. 경북 청도 출신의 재일동포 가네우미 류카이(海龍海·61·유코그룹 회장)가 운영하는 최상급 료칸이다. ‘평생에 한번, 최상의 음식과 서비스’가 모토다. 바깥세상과 차단된 가운데 쾌적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14동의 복층형 독채 객실이 들어서 있다. 객실마다 별도의 정원이 딸려 있고, 요리사 8명 등 35명의 종업원이 ‘1손님 1종업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실엔 전용 노천탕도 있다. 숙박료는 1인 5만엔부터. 민박은 보통 7000~1만엔, 호텔과 료칸은 1만 5000엔선이다. 부산 나가사키시 관광사무소 (051)463-3111, ▲시마바라의 향토 음식 구조니(具雜煮)를 꼭 맛볼 것. 찹쌀떡에 버섯과 야채, 장어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였다. 농민 봉기 ‘시마바라의 난’을 이끌었던 소년 지도자 아마쿠사 시로(天草四郞)가 농민군과 나눠 먹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시마바라성 정문 앞 히메마쓰야(姬松屋) 등이 유명하다. 유부초밥을 곁들인 구조니 정식이 1200엔부터. 나가사키 짬뽕도 빼놓을 수 없다. 오바마온천지역 내 자노메(蛇の目) 등이 유명하다. 850~1050엔.
  • [동남권신공항 지상논쟁] “동남권 신공항 내 지역구 유치를” 의원 2인의 강변

    [동남권신공항 지상논쟁] “동남권 신공항 내 지역구 유치를” 의원 2인의 강변

    ‘부산 대(對) 대구·울산·경북·경남’한나라당이 집안싸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두 패로 갈린 의원들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으로 맞붙으면서 연일 티격태격이다. 끼리끼리 뭉쳐선 제각각 가덕도와 밀양을 최적지라고 치켜세우며 갑론을박이다. 양쪽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당내에선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유치 경쟁에 뛰어든 의원들로부터 왜 그 지역에 유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를 직접 들어봤다. ■ “텃밭서 싸우단 共倒同亡…가덕 좌절땐 민심 심판” ‘가덕도론’ 김정훈 한나라 의원 “이러다간 다 죽는다.”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15일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에서 맞은편에 선 대구·경북·경남 지역 의원들을 향해 ‘공도동망’(共倒同亡. 함께 넘어지고 같이 망함)을 경고했다. 김 의원은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4시간 운영되는 안전한 공항’ 입지로 가덕도를 꼽으며 부산 민심의 불편한 심기를 함께 전했다. 그는 “가덕 신공항이 좌절될 경우 한나라당이 차기 총선에서 부산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는 정권 재창출도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선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가덕도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밀양에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선 덕암산, 무측산, 신어산 등 해발 500~700m의 산 20여개를 해발 200m이하로 깎아내야 하는데 안전 문제뿐 아니라 10억t 정도의 흙을 파면서 생기는 환경 파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X 터널 공사 때 벌어졌던 ’천성산 도롱뇽’ 문제를 상기시켰다. 그는 “깎아내야 할 산 중에는 김해김씨 시조산인 신어산도 포함될 뿐 아니라 이 산들에 산재해 있는 사찰 17개도 함께 없애야 하는데 김씨 문중과 불교계의 반발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국토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밀양공항 건설에는 10조 3000억원이 들지만, 가덕도는 이보다 5000억원 정도 아낄 수 있다.”면서 “더구나 부산시 검토 결과로는 매립 활주로를 조금 변경할 경우 7조 9000억원까지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경제성을 치켜세웠다. 그는 “가덕 신공항은 부산신항과 함께 물류연계가 가능하고 호남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일본 규슈와도 40여분 거리밖에 안 돼 일본인 국제여행객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등 신(新)허브 공항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대형 항공기 이착륙에 요구되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어중간한 지점의 밀양에 쓸모없는 공항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밀양과의 입지 경쟁과 관련, “신공항 사업은 대형 항공기 이착륙에 제약이 있는 김해공항의 확장 이전을 위해 비롯된 문제”라며 부산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벌인)제로섬 게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3월로 예정된 입지 선정 연기를 요구했다. 그는 유치 실패에 따른 민심이탈 방지책으로 각 후보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의 공개와 외국 공항전문기관에 의한 입지평가 의뢰를 통한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를 제안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부산 정치권 騎虎之勢…제구실 할 기회놓쳤다” ‘밀양론’ 조해진 한나라 의원 “부산 정치권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으로 뒤늦게 내몰리면서 호랑이 등에 올라타 중도에 내릴 수도 없는 기호지세(騎虎之勢) 형국이 됐다.”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 정치권이) 여론에 등 떠밀려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로 작용하면서 제구실을 할 기회를 놓쳤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서면 김해 김씨의 시조산인 신어산을 비롯해 적지 않은 산과 사찰이 사라질 것이라는 부산발 ‘네거티브 홍보전’에 대한 반발 차원이다. 조 의원은 “밀양에 신공항을 짓는 문제는 2005년부터 정부 차원의 검토가 이뤄졌고, 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것”이라면서 “활주로 방향이나 항공기 항로 등을 조정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부풀리는 것은 일방적인 흠집내기이자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대신 밀양이 동남권 신공항이 들어서기 적합한 이유로 ▲접근성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 등 4가지를 꼽았다. 조 의원은 “대구·창원·울산·포항 등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고, 공사비도 가덕도에 비해 적게 들어 나중에 공항을 확장하는 데도 용이하다.”면서 “사고 유발 가능성이 큰 지반 침하나 태풍과 같은 환경적 위험 요인이 거의 없고, 가덕도와 달리 김해공항과 양립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영남권 승객·화물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데 따른 연간 6000억여원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각각 20만명과 17조원에 이르는 고용·생산 유발효과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내릴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가 아니라, 입지 선정을 연기하거나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조 의원은 “이미 2009년부터 지금까지 입지 선정을 3차례나 미뤘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또다시 연기하면 신공항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 전반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남은 2년 동안 일을 못하는 정부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연기 불가론’을 폈다. 그는 이어 “신공항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신공항이 들어서면 영남권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공통의 자산으로 역할할 수 있다.”면서 “어느 지역이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을 거친 뒤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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