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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극우 블로거, 위안부 소녀상 조롱 파문…페이스북 주소 공개

    美극우 블로거, 위안부 소녀상 조롱 파문…페이스북 주소 공개

    극우 성향의 미국인 블로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올려놓고 조롱하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교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반면 일본 네티즌들은 즐겁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블로거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토니 마라노. 그는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글렌데일 시립공원의 ‘평화의 소녀상’ 방문기라면서 사진과 글을 올렸다. ☞ ‘위안부 소녀상 조롱’ 토니 마라노 페이스북 바로가기 사진 속 마라노는 소녀상 머리에 우스꽝스런 그림을 그린 종이봉투를 씌워놓는가 하면 소녀상 양손에 일장기와 욱일기를 들려놓는 등 노골적으로 위안부 소녀상을 조롱했다. 그와 동행한 순 퍼거슨이라는 일본계로 추정되는 남성은 소녀상 머리에 손을 얹은 채 찍은 사진도 올렸다. 마라노는 또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위안부들은 다 못 생겼다고 하더라”는 질 낮은 발언을 하는 동영상도 게시했다. 마라노의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오자 일본 네티즌들은 동영상에 일본어 자막까지 입혀 인터넷 곳곳에 퍼뜨리고 있다. 또 그를 지지하고 찬사를 보내는 일본인들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마라노는 유튜브와 블로그, SNS 등을 통해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글과 사진,동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다. 평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이슬람 국가로 만들고자 한다는 등 황당한 주장을 펼쳐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특히 일본 극우 민족주의와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하고 한국을 혐오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마라노는 일본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의 환대를 받으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적도 있다. 마라노와 함께 글렌데일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을 찍은 퍼거슨도 ‘독도는 일본 영토임을 주장하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극우 인사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쓴 쪽지를 든 채 소녀상 옆에서 찍은 사진도 올려놨다. 소녀상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가주한미포럼은 또 당초 소녀상 건립 때 함께 설치하려다 시 당국의 만류로 포기했던 감시 카메라를 세운다는 방침을 정하고 시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소녀상 주변 청소와 관리를 맡은 자원 봉사자들은 주 3차례가량이던 소녀상 방문 횟수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시 25억 ‘도산전투도’ 구입 추진 논란

    울산시 25억 ‘도산전투도’ 구입 추진 논란

    울산시가 정유재란(1597년) 당시 울산 학성의 전투장면을 그린 ‘도산전투도’를 25억원을 들여 구매를 추진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그림은 일본인이 자국의 시각에서 그린 데다 모사본으로 울산박물관의 1년 유물 구입비의 두 배가 넘는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될 예정이어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도산전투도는 정유재란 당시 도산성(현 울산 중구 학성공원)에서 조선·명나라 연합군과 왜군이 싸우는 장면을 일본인 오키(大木)가 1차 전투 참가자들에게서 듣고 그린 6폭짜리 병풍 3점이다. 첫 번째에는 조선·명나라 연합군이 도산성 왜군 진영을 진격하는 장면, 두 번째에는 연합군이 도산성을 포위하는 장면, 세 번째에는 연합군이 후퇴하는 장면을 각각 그렸다. 원본은 소실됐고 18세기 이후 제작된 모사본 3점 가운데 한 점이다. 일본인 사카모토 고로(板本五郞)가 소유하고 있고, 오는 22일까지 울산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울산박물관은 최근 내년 예산에 도산전투도 구매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했다. 행자위는 5일 심의·계수조정을 거쳐 오는 13일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행자위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정태 의원은 “명군 7만명과 조선군 2만 5000명의 조·명 연합군은 2차례에 걸쳐 도산성(왜군)을 공격했으나 모두 패해 일본 입장에서는 자랑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뼈아픈 전투”라며 “일본인이 자국의 시각에서 그린 그림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매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허령 의원은 “박물관은 찬란했던 선조의 문화를 보고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실패한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면서 “아픈 역사를 교훈으로 삼고, 울산의 역사를 한번 더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우림 울산박물관장은 “도산전투도는 조선의 시각에서 그린 ‘평양성탈환도’, 명나라의 시각에서 그린 ‘정왜기공도병’과 함께 중요한 가치를 가져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도 소장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만큼 시의회를 통과하면 유물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구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과거로의 시간여행…응답하라 ‘목포 1897’

    과거로의 시간여행…응답하라 ‘목포 1897’

    고백부터 하자. 전남 목포에서 일제강점기가 남긴 몇몇 흔적들만 보면 됐지 싶었다. 저 유명한 ‘목포 오거리’에서 시작해 근대의 낡은 풍경들을 보며 설렁설렁 걷다가 유달콩물, 혹은 팥죽이나 한 그릇 사 먹고 돌아올 요량이었다. 그러다 유달산 비탈에서 낡은 동네를 만났다. 다순구미와 보리마당이었다. 머릿속에서 뎅~ 종소리가 울렸다. 이렇게 기막히고 치열한 풍경을 보았나. 재개발이 예정된 동네는 ‘응사’(응답하라 1994) 세대조차 상상 못할 옛 모습을 품고 있었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조선내화 굴뚝 너머로 곧 스러질 집들이 시루떡처럼 쌓인 풍경 말이다. 멀리서 다순구미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살피자. 그 뒤 마을에 드는 게 순리다. 들머리는 고하도(高下島)다. 목포 코앞의 섬이다. 지난해 6월 목포대교와 연결되면서 뭍이나 다름없게 됐다. 죽교동 쪽에서 목포대교에 오르면 5분 안쪽에 섬에 닿는다. 고하도는 허사도와 이웃했다. 워낙 작아 뒤돌아보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지기 일쑤였고, 그 탓에 본 게 허사가 됐다 해서 허사도다. 지금은 목포 신항이 들어서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섬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허사가 된 셈이다. 고하도는 용을 닮았다. 활처럼 휘어 목포 앞바다를 감싸고 있다. 섬의 끝자락 ‘용오름’까지는 약 3㎞.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왕복 약 2시간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고하도에서 가장 높은 뫼막개(뫼봉)까지만 가도 된다. 고갯마루에 서면 목포의 아이콘 유달산(228m)이 손에 잡힐 듯하다. 목포 시가지와 삼학도 등도 죄다 눈에 담긴다. 고하도가 아니었다면 여태 볼 수 없었던, 매우 낯선 풍경이다. 고하도에서 보는 유달산의 자태가 당당하다. 남정네 ‘알통’을 닮은 암릉들이 여기저기 솟았다. 목포 사람들이 유달산을 목포의 아버지, 봉긋봉긋 솟은 삼학도를 어머니라 부르는 이유, 뫼막개에 서면 알게 된다. 유달산은 아래로 여러 마을들을 거느렸다. 그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 다순구미(온금동)와 보리마당(서산동)이다. 다순구미는 볕이 잘 드는 곳이란 뜻이다. ‘다순’은 ‘따숩다’란 사투리가 어원이다. ‘구미’는 바닷가 곶부리 뒤편의 후미진 곳을 일컫는다. 이걸 그대로 한자로 옮긴 게 온금동이다. 마을은 옛 째보선창 뒤편의 유달산 자락에 매달려 있다. 마을에 들면 시간이 멈춰 선다. 외려 객의 시간이 과거로 끌어내려진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골목은 또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고, 씨줄날줄로 얽힌 골목 마디마디엔 수많은 기억이 저당 잡혀 있는 듯하다. 산비탈을 따라 파랗고 노란 집들이 오종종하게 서 있다. 골목엔 무거운 적막이 머문다. 주민들에게 눈인사를 건네도 심드렁한 반응으로 되돌아오기 일쑤다. 과거를 목격한 객의 눈은 즐겁지만, 정작 주민의 삶은 낡은 만큼 팍팍한 게다. 다순구미 이야기를 듣자. 곽순임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1897년 10월 1일, 목포가 ‘개항’했다. 근대적 의미의 통상항이 됐다는 뜻이다. 이듬해부터는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달산 아래, 그러니까 현재 근대역사관(옛 동양척식회사 목포지점) 등이 있는 평지 지역을 빠르게 장악했다. 1930년대 발간된 ‘목포부사’에 ‘유달산 자락 빼면 평평한 땅은 한 평도 없다’는 내용이 담긴 걸 보면, 사실상 목포의 핵심 지역이 죄다 일본인 손에 들어간 셈이다. 노른자위 땅을 잃은 목포 사람들은 인근 유달산 자락에 하나둘 정착하게 된다. 그곳이 다순구미다. 예전 다순구미엔 ‘조금새끼’들이 살았다. 조금 물때에 밴 자식이라는 뜻이다. 주민들이 질색하며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다. 조금은 바닷물이 조금밖에 들지 않는 때다. 물고기도 잘 잡히지 않는다. 물고기를 잡아 연명해야 하는 주민들은 으레 물이 잘 나는 사리 때 출어해 조금 때 돌아오곤 했다. 여러 날 색에 주린 남정네들이 집에 와 할 일이란 불을 보듯 뻔한 것. 이 마을에 생일이 같은 ‘조금새끼’들이 여럿인 건 그런 이유다. 다순구미는 곧 사라진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가장 높은 곳. 햇살이 밝고 따스하다. 철거를 앞둔 마을의 처연한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무말랭이 널린 바위에 앉아 앞바다를 보고 있자니 잠이 쏟아진다.왈왈 개 짖는 소리마저 자장가다. 보리마당 이야기도 짠하다. 보리마당은 현 서산동 가장 윗자락의 너른 공터를 이른다. 이름 그대로 보리를 털어 말리던 곳이다. 오래전 목포 인근의 섬 사람들은 보리나 벼 등을 수확한 뒤 목선에 바리바리 실어 목포까지 날라야 했다. 섬엔 변변한 도정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리는 정미소 가기 전, 그리고 도정을 마친 뒤 각각 볕에 말려야 한다. 보리마당은 바로 그 작업을 벌이던 공간이다. 섬 주민들이 정미소가 있던 도심 외곽에 며칠씩 머물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을 상대로 국밥집과 여관, 시장 등도 생겨났다. 지금은 명맥만 남은 백반거리, 팥죽거리 등도 따지고 보면 이때부터 조성됐던 셈이다. 흔히 다순구미와 보리마당이 같은 지역인 것처럼 표현되곤 하지만, 사실 별개의 마을이다. 아리랑고개(옛 말태기재)를 경계로 윗자락은 다순구미, 아래쪽은 보리마당이다. 시간이 된다면 두 마을을 엮어 돌아보는 게 좋겠다. 예까지 와서 목포의 상징 유달산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다소 된비알도 있지만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노적봉이 들머리다.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 노적(곡식 따위를 수북이 쌓은 것)처럼 보이게 해 왜구를 속였다는 바위다. 이난영 노래비와 오포대, 몇 개의 정자를 거푸 지나면 마당바위에 닿는다. 너른 바위에서 굽어보는 풍경이 ‘기가 맥히’다. 마당바위 바로 앞은 일등바위다. 유달산 최고봉이다. 그 아래로 이등바위와 삼등바위가 늘어서 있다. 일등바위 아래쪽 암벽엔 홍법대사(774~835)와 부동명왕상이 조각돼 있다. 홍법대사는 일본 진언종의 개창조사다. 홍법대사가 새겨진 곳엔 거의 예외 없이 부도명왕상도 함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공부를 마친 홍법대사가 일본으로 돌아오다 큰 풍랑을 만났을 때, 부동명왕이 항해 안전을 지켜줬다는 설화를 조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일등바위에서 맞는 해넘이 모습이 장하다. 남들 내려오는 저물녘에 유달산에 오른 것도 이 모습을 보자는 뜻이었다. 사방이 툭 트였다. 그 너른 공간을 보석 같은 풍경들이 채운다. 삼학도가 아스라하고, 멀리 바다 위로 섬들이 둥실 떠 있다. 목포대교와 고하도가 화려한 경관 조명을 켜면, 가장 귀가한 산 아래 집들도 그제야 하나둘 불을 켠다. 평온한 풍경이다. 하산길은 좁고 급하다. 군데군데 세워진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글 사진 목포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 고속도로 끝까지 간 뒤 초원호텔 앞 우회전(영산로), 목포 해양대학 방면으로 좌회전(유달로), 보리마당 방면으로 좌회전(보리마당로)해 아리랑고개를 넘으면 온금동이다. 유달동 주민센터 272-3665. KTX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목포역에서 근대역사문화거리와 유달산이 멀지 않다.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현 근대역사박물관) 건물과, 지점장 사택 등을 휘휘 돌아본 뒤 옛 일본영사관 옆길로 유달산에 오르면 된다. 지점장 사택은 요즘 찻집으로 쓰인다. →잘 곳:신시가지인 하당 쪽에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샹그리아 비치 관광호텔(285-0100)은 객실에서 맞는 바다 풍경이 빼어나다. 시설도 깨끗한 편.
  • 韓·日 언제나 등거리 유지… 나쁜 관계라 생각지 않아

    韓·日 언제나 등거리 유지… 나쁜 관계라 생각지 않아

    고려신사의 60대손으로 현재 구지(宮司·신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고마 후미야스(47)는 59대 구지가 타계한 2007년부터 신사를 맡아 오고 있다. 다음은 고마 구지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1300년 된 신사를 있게 한 고구려인 선조, 약광을 어떻게 생각하나. -내게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던 분이다.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대를 잇는 것은 반드시 아들이어야만 하는가. -우리 고마가(家)에서는 밖에서 사람을 받아들인 역사가 없다. 며느리는 별도지만 가계도를 보면 양자를 들인 기록도 없고 대를 이을 남자가 없는 경우도 없었다. →61대 구지가 될 아들은 있나. -14살 된 아들이 있다. →어떤 교육을 하나. -나도 그렇게 교육받았지만 고려신사의 역사나 가계에 대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가르친다. 고마가의 사적인 부분이 아닌 고려신사의 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말보다 내가 매일 일을 하는 모습이라든가 신사에 오는 분들을 만난다든가 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스스로 느끼게끔 가르친다. 고마가가 계속 대를 잇는다는 이유로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고려신사에서 구지를 할 수 없다. →아들이 구지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건가. -그런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웃음).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들이) 61대 구지가 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언제 처음 가 봤나. -12살 때 아버지(59대)와 함께 갔다. 당시는 전두환 정권 때였는데 계엄령 시대 같은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3형제인데 아버지는 자식이 중학생이 되면 한국에 데리고 갔다. →지금 한·일 관계가 최악인데. -나는 일·한 관계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표면상으로는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고 그런 척하고 있지만 그런 관계가 될 수 없는 역사를 지녔다. 한국의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다면 분명히 일·한 관계가 좋아졌다고 하겠지만 정말로 사이가 좋아진 거냐 하면 그건 얘기가 다르다. 요컨대 일본과 한국은 언제나 등거리 관계를 유지하면서 과거도, 현재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관계가 특별히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965년의 한일협정 이후라는 짧은 기간을 놓고 본다면 관계가 나쁘다고 느끼는 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한반도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1300년이란 역사를 염두에 두는가. -그런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든다.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볼 때 불가분의 관계이고 영향을 서로 주고받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일본의 수산물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그 관계가 단절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에 있어서 한국은 정말이지 가깝고도 먼 나라다. 한국을 잘 몰랐는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일본인은 한국인의 얼굴을 제대로 보게 되고 잘 알게 됐다. 역으로 얘기하면 잘 알게 됐기 때문에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바람직한 점도, 좋아하는 점도, 싫어하는 점도 알게 됐다. →한국의 민단, 북한의 조총련이 1300주년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는데. -재일동포들이 130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지만 각자의 정치적 주장을 하기엔 바람직한 무대가 아니라는 점을 그들에게 말했다. 글 사진 히다카(사이타마 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재일교포 의사 출신 세계적 크로스오버 뮤진션 양방언

    [김문이 만난사람] 재일교포 의사 출신 세계적 크로스오버 뮤진션 양방언

    한 남자의 넋두리를 들어본다. “왜 나는 이 시대, 제주도의 아버지와 신의주의 어머니 사이에서 ‘양’이라는 성을 지니고 도쿄에서 태어나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고, 일본의 대학에 들어가서 의사가 되었고, 그러다가 음악을 선택해서,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음악을 하고, 유럽에서 레코딩을 하며, 성당에서 음악을 듣고, 지금은 일본의 고원에 거주하면서 나의 나라 한국에서 음악을 왜 계속하고 있는가.” 인생을 살면서 ‘왜’라는 의문부호는 숱하게 접할 터. 어떤 좌절의 순간이나 결단의 기로에서 ‘왜’로 인해 인생이 확 달라지기도 한다. 하여, 남자는 다시 읊조린다. “수천 가지가 되는 ‘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왔다. 경계를 그을 수도, 매듭을 지을 수도 없다. 그러나 나는 ‘왜’가 재미있다. 나에게 한없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왜’이다. 그 ‘왜’는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매료시켰다.” 이 남자가 우리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가 ‘프런티어’를 작곡하면서였다. 이후 MBC 드라마 ‘상도’의 메인 타이틀곡 작곡, KBS 다큐멘터리 ‘도자기’와 ‘차마고도’ 음악감독,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음악감독, 엔씨소프트 게임음악 ‘아이온’ 총감독, ‘아스타’ 게임 OST 음악작업, 2013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 배병우, 황병기 등과 ‘토크 콘서트’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내팬들과 친숙해졌다. 특히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때 ‘아리랑 판타지’를 작곡해 직접 피아노를 치고 가수 인순이, 뮤지컬 배우 최정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국악인 안숙선 등과 무대를 함께해 주목을 받았다. 이쯤 되면 누구인지 어느 정도 짐작이 될 듯싶다. 한국, 일본, 중화권에서 활동하면서 런던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으로 유명한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53)씨. 재일교포 의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작곡가, 연주가, 편곡가, 프로듀서 등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록, 월드뮤직, 재즈 등 여러 음악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폭넓은 창작활동은 물론 국립극장 예술감독, 서울시 홍보대사 등을 맡아 사회활동에도 분주하다. 지난 10월에는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를 찾아 돌문화공원에서 도민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양방언의 제주판타지’를 공연해 제주와 음악적 인연을 ‘찐’하게 맺었다. 또한 이 자리에서 그가 직접 새롭게 작곡한 ‘해녀의 노래’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제주해녀 항일운동의 근거지였던 제주 동부지역의 ‘해녀의 노래’는 일제 강점기인 1933년 당시 동경행진곡에 가사를 붙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양씨가 작곡한 온전한 우리의 ‘해녀의 노래’(현기영 글)로 불려지게 됐다. 양씨에게 올해는 이래저래 특별한 해이다. 바쁜 일정도 그렇지만 다가오는 크리마스 시즌에는 그동안 숨겨놓은 비장(?)의 음악을 선보이며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의 넋두리처럼 ‘왜’가 궁금해서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씨를 만났다. 공연 얘기부터 나왔다. 제목이 ‘크리스마스 피아노 판타지’인 것에 대해 그는 “피아노는 내 음악 인생의 시작점이었고 현재도 근간을 이루고 있다”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고전적 악기인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선율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총체적 공간, 미지의 세계를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곡들을 엄선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그의 음악인생 30여년을 결집시켜 다양한 퍼포먼스와 영상이 어우러진 판타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전국의 의대생들로 구성된 음악 봉사단 ‘스마일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를 통해 불우 이웃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다.(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에 앞서 이달 중순 ‘피아노 판타지’ 음반과 생애 첫 악보집이 나올 예정이다. 여기에는 ‘프런티어’ ‘아리랑 판타지’ 등 그의 베스트곡을 비롯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2집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의 대미를 장식한 감미로운 피아노 솔로 연주곡 ‘피시스 오브 드림’(Pieces of Dream) 등이 담겨진다. “틈틈이 신작을 작곡합니다. 오케스트라가 (곡 안으로)들어가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 선보이는 피아노곡은 그동안 저의 음악인생을 응축시킨 곡으로 의도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모았습니다. 게임음악도 있고 영화음악도 있고 스토리도 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할 때 어떤 제약이나 경계 없이 넘어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의 말투는 매우 진지하면서도 중간중간 해맑은 웃음이 담겨 있다. 음악이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음악 없이는 못 살아간다. 의사를 그만두고 음악인생을 살면서 흔들려본 적이 없다. 음악은 행복이고 산소”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음악에는 수학에서의 x축, y축, z축처럼 여러 축이 있고 그 차원을 넓혀가면서 새로운 감성을 찾아내는 일이 매우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 축 중에 하나가 바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상음악이다. 1995년 홍콩스타TV 드라마 ‘정무문’의 음악감독을 맡아 중화권에서 대히트를 치면서 음악과 영상매체의 환상적인 호흡을 실감했다. 이후 성룡 주연의 영화 ‘썬더볼트’에서 진가를 발휘했고,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십이국기’ ‘채운국 이야기’ ‘영국사랑 이야기-엠마’, 그리고 한국에서의 방송과 영화 등의 음악감독을 맡아 이 방면에 한 축을 이루었다. 의사출신인 그는 어떻게 음악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도쿄에서 제주 협재 출신인 친북 성향의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재일교포 2세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의사, 형과 누나들도 의사나 약사일 만큼 의학적인 분위기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한테 양방언(梁邦彦)이라는 이름자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었다. ‘양’은 성씨이니 집안 내력의 상징이고, ‘방’은 많은 나라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 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사는 동안 일본 이름을 가진 적도, 쓴 적도 없었다. 중국에서도 양방언(Liang Bang Yen)으로 통했다. 그만큼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어린 시절 그는 피아노를 치는 누나 덕분에 집에서 클래식, 재즈, 팝, 영화음악, 가요 등 다양한 음악을 자주 접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조총련계 학교에서 보냈다. 당시 병원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학교 설립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이 계기가 됐다. 중학시절에는 친척 형 집에 놀러갔다가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을 접하면서 음악의 놀라움을 체험했다. 이때부터 음악을 들을 때마다 ‘왜’라는 많은 의문을 갖게 됐다. 공부하는 척 방 안에 틀어박혀 여러번 반복해서 헤드폰과 스피커로 음악을 바꿔 들으며 궁금증을 풀어나갔다. 일본인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밴드활동을 했다. 음악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당시 집안 분위기로는 어림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의과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의학공부를 하면서 독일의 유명 피아니스트인 콘라드 한센에게 피아노 레슨을 계속 받았다. 또한 여러 세미프로 음악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음악적 영역을 넓혀나갔다. 1984년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시험 등을 거쳐 마취과 의사가 됐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두 글자가 한번도 머리를 떠난 적이 없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드디어 결심을 했다. 도쿄대 병원으로 발령받고 며칠 뒤 병원 의국장한테 찾아가 의사를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알렸다. 어머니는 충격에 엎드려 울었다. 형과 누나들은 노발대발 화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음악의 길로 방향을 튼 양씨는 가족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집을 뛰쳐나왔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며칠동안 전전긍긍하다가 대학동기의 권유로 낡은 아파트를 구해 10년동안 살았다. 집을 나올 때 가진 돈이 5만엔뿐이어서 건강진단 아르바이트를 하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음악 기자재 등을 구입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같이할 동료들을 만났고 스튜디오와 라이브 무대로 꾸준히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당시 라이브 투어로 유명한 하마다 쇼고를 만나면서 전국 투어를 수차례 경험한 것도 이때였다. 그러는 한편 CF 음악 제작, 레코딩, 편곡 등을 해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레코드 회사에서 홍콩의 록밴드를 프로듀스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비욘드’ 멤버들과 만나면서 중화권과 인연을 맺었다. 그가 한국 국적을 받은 계기는 이러했다. 조선적(朝鮮籍·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과는 다르며 일본 법률상 무국적이다)인 그가 일본 국적을 취득하려고 일본 법무성에 문의하자 성(姓)을 일본 성으로 바꿔야 한다는 대답을 듣고 그럴 수가 없어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1999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음악활동을 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때 평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음악으로 작곡하게 될 것같다”고 귀띔한 뒤 “음악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나고 멋대로 살고 싶다. 또한 아버지가 태어난 제주가 너무 아름다워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해보는 작업도 할 것”이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양방언은 영화 ‘천년학’ 게임 ‘아이온’ 등 음악감독 朴대통령 취임식 ‘아리랑 판타지’ 작곡도 1960년 일본 도쿄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주도 한림읍 협재리 출신이고 어머니는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이다. 5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시절에 밴드 활동을 했고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음악공부를 계속했다. 키보드 연주자, 작곡가, 사운드 프로듀서로서 1980년에서 1995년까지 레코딩, 라이브에 꾸준히 참가했다. 마취과 의사를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재개했으며 록, 재즈, 클래식, 국악, 월드뮤직 등 다채로운 음악성으로 호평받았다. 1996년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인 ‘더 게이트 오브 드림스’(The Gate of Dreams)를 발매했다. 이후 7장의 앨범을 출시했으며 런던 교향악단,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의 유명 관현악단들과 협연했다. 2001년 발매된 ‘파노라마’(Pan-O-Rama)는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고, 앨범에 수록된 ‘프런티어’(Frontier!)는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의 공식 주제가로 채택됐다. 1999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일본 NHK 애니메이션 ‘십이국기’, 홍콩 드라마 ‘정무문’, 성룡의 영화 ‘썬더볼트’, MBC 드라마 ‘상도’, KBS 다큐멘타리 ‘차마고도’, 영화 ‘천년학’ 등에서 음악작곡을 했다.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은 완전히 잊었다. 태풍을 교묘히 피해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은 늘 그렇듯 친절했다. 평화스러운 풍광 이면에 어떤 불안이 잠재해 있는 걸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고 마주한 일본은 평온하기만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일본에 대해선 모른다. 어차피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단, 이번 여정이 일본을 꿈꿀 때 기대한 모든 게 충족된 여행이라곤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엿보고, 건강하고 화려한 음식을 즐기며, 가장 일본다운 문화를 느꼈다. ●이시카와현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여행은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됐다. 이시카와현은 일본 금박의 99%를 생산한다. 금을 1만분의 1밀리까지 얇게 펴 금박을 만들 만큼 수공기술이 뛰어나다. ‘유노쿠니노모리’라는 전통공예마을에선 금박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색한 천을 냇물에 길게 담가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이시카와의 고찰, 나타데라는 717년에 지어진 절이다. 바위산 중턱에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사계절 내내 초목이 감싸 안는다. 나타데라를 거쳐 카쿠센 계곡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그곳엔 1,300년 된 야마시로 온천이 있다.이시카와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만이 이시카와의 전부는 아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는 현대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있다. 내가 몇년 전 가나자와에 온 이유도 바로 이 미술관 때문이었다. 가나자와에선 전통과 포스트모던이 조화롭다.가나자와에는 히가시 찻집 거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성 기준으로 동산(동쪽에 있는 산)의 찻집 거리라 해서 히가시(동쪽)라 부른다. 1820년경 만들어진 거리에서 2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찻집(오차야)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은 아니다. 에도시대, 이곳에선 부유한 상인들이 게이샤를 불러 사케를 마시며 연회를 열었다. 히가시 찻집은 상류층의 사교장이다.시마찻집은 189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1층에선 게이샤들이 살았고, 2층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을 접대했다. 찻집을 밝히는 데 전기를 쓴다는 것과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을 빼면 189년 전 모습 그대로다. 시마는 히가시 거리에서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찻집이다. 에도 시대, 시마찻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2층 건물을 짓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시마찻집은 히가시 찻집 거리에서 몇 안 되는 2층 건물 중 하나였다. 시마찻집 2층으로 올라가면 ‘손님방’과 ‘대기실’이 있다. 손님은 손님방에 앉아 있다가 대기실에서 게이샤의 공연을 봤다. 에도시대의 유흥이다.히가시 찻집 거리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거리를 대표한다. 교토 기온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추었으니 가장 일본적인 거리다. 찻집의 가는 격자문은 히가시 찻집 거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밤이 되면 게이샤가 연주하는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격자문 사이로 흘러나온다. 지금도 이곳에선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없다면 대신 찻집 2층에서 히가시 거리를 내다보며 양갱을 곁들인 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일본인의 마음, 겐로쿠엔겐로쿠엔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있는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전형으로 불린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니 가히 국보급 정원이다. 이시카와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겐로쿠엔 그림을 보면 600년 전 겐로쿠엔과 현재 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정원이다.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명원名園의 여섯 가지 조건에서 왔다. 중국에서 명원을 꼽을 때 정원의 광대함, 고요함, 고색창연, 인력, 수로, 조망성 등 6가지 조건을 살피는데, 겐로쿠엔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본래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영주의 정원이다. 가나자와의 5대 영주인 쓰나노리가 성 맞은편 경사지에 작은 정원을 만든 게 시초이고, 12대 영주인 나리나가와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대규모 정원으로 개조했다. 겐로쿠엔은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주위에 정원을 조성했지만 겐로쿠엔에는 연못만 있는 게 아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섬이 있다. 매화나무 숲도 있고,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다리도 있다. 다리를 잇는 납작한 돌은 거북이 등 모양이다. 숲과 산, 물과 섬, 동물 등은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한 결과다. 일본사람들은 겐로쿠엔을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 말이 의아했다.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했으니 내 눈에는 겐로쿠엔 자체가 인공적이다. 단적으로 겐로쿠엔의 이끼를 관리하는 사람만 스물다섯명이다.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가꾼다는 역설이다.대대손손 가나자와의 영주들은 180년에 걸쳐 겐로쿠엔을 가꾸었다. 영주들은 겐로쿠엔을 통해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염원했다. 나이든 분들이 연못을 배경으로 스탠드에 줄지어 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의 마음엔 아마 비슷한 염원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상향 같은 정원에서 장수와 번영을 소망하는 마음이다. 스탠드의 저 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도야마현북알프스의 산악협곡을 달리다지난 밤 숙소인 도야마현의 우나즈키 뉴 오타니 호텔은 깊게 파인 쿠로베 협곡에 면해 있다. 협곡 사이로 쿠로베강이 흐르고, 협곡 저편으로 우나즈키역이 보인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하는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다. 협곡열차는 ‘토롯코 열차’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토롯코라는 이름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에 쓰이는 작고 지붕 없는 화물차를 말한다. 토롯코 열차는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협곡을 달리는 산악관광열차다. 해발 224m의 우나즈키역에서 해발 599m의 게야키다이라역까지 20.1km를 1시간 10분 동안 달린다.토롯코 열차가 지나는 협곡은 일본 제일의 V자형 협곡으로 불릴 만큼 가파르다. 까마득한 두 개의 낭떠러지 사이에 놓인 붉은색 아토비키바시 철교를 따라 건너는 순간은 협곡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이른 아침에 탄 열차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차가워진다. 가벼운 점퍼 하나를 걸쳤으니 한기를 피할 순 없다. 사진을 찍겠다고 완전히 오픈된 객차에 탄 것도 오산이다. 게야키다이라역까지 한 시간을 오르는 내내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면서도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기차를 타고 375m를 올라가는 동안 하차가 가능한 역은 쿠로나기역, 카네츠리역, 게야키다이라역 등 세 곳뿐이다. 카네츠리역 부근에는 만년설 전망대가 있고,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역 부근에는 족욕장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족욕탕까지 가다 보면 거대한 암석 밑을 지나는데 길을 만들기 위해 암석을 잘라냈다. 사람이 그 밑을 지나면 마치 당장이라도 사람을 삼킬 것 같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게야키다이라역에선 만년설을 볼 수 없었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도야마현청 관광국의 다가타씨가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준다.“얼마 전 다테야마(다테산)에 다녀왔어요.”다테야마라면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가 넘는다. 다테야마의 만년설을 보며 다가타씨처럼 언젠가 꼭 여기에 오를 거라고 다짐했다. 3,000m급 산에 올랐다 하니 다가타씨가 프로페셔널한 산악인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녀는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언제나 소녀일 것 같은 앳된 아가씨다.1732년의 산간마을, 고카야마 합장촌집의 외형이 합장한 손을 닮았다 해서 합장촌이라 불린다. 메밀밭에 둘러싸인 도아먀현의 고카야마 합장촌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마을이지만 민속촌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이와세케는 300년 전 집으로 가로 26.4m 세로 12.7m 높이 14m에 달한다. 메이지 시대까지 3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이 집에서 살았다.합장촌의 집들은 못이나 쇠장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밧줄을 엮어 지었다. 지붕을 엮는 데 사용한 억새는 10년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모여 함께 바꿔 준다. 합장촌은 세계문화유산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합장촌에 묵으며 전통 화로인 ‘이로리’에 둘러앉으면 시간은 어느새 1732년으로 돌아간다. 합장촌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travie info 토롯코 열차의 객차는 보통, 특별, 릴렉스, 파노라마 객차 등 4가지로 나뉜다. 보통 객차는 완전히 오픈되어 창문이 없고, 특별 객차는 좌석이 마주 앉은 채 고정되어 있다. 릴렉스 객차는 좌석의 방향을 앞뒤로 전환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객차의 천장은 유리다. 보통 객차 외에는 별도의 승차권을 사야 한다. 우나즈키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운임은 어른 1,660엔.●니가타현대원시림, 사사가미네 고원도야마를 떠나 니가타를 여행하다 보니 ‘설실雪室’과 만난다. 눈을 이용한 보관창고다. 쌀은 물론이고 무와 당근 같은 야채뿐만 아니라 와인도 설실에 보관한다. 니가타식 자연냉장 보관소인 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바로 니가타다.니가타는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하며 우리나라 동해와 접해 있다. 바닷가를 따라 도야마에서 니가타로 이동하면서 동해 넘어 속초 같은 우리나라 도시를 그려 보았다. 에치고 나나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저 너머에 우리나라가 있다. 문득 여정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결국 니가타에서 예정보다 이틀 더 머물기로 한다. 니가타는 점점 ‘나의 도시’가 되어 간다.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니가타의 이와무로 온천에 있는 유모토야 료칸이다. 료칸의 오카미상이 너무 젊어 깜짝 놀랐다. 결혼을 하고 도시를 떠나 이곳에 와 오카미상이 되었다. 이와무로는 에도시대 중기부터 번성했던 온천이다. 기러기가 뜨거운 물에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온천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이와무로 온천은 ‘기러기 온천’이라 불린다. 유모토야 료칸에 도착한 날 이와무로 온천 개장 3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벼룩시장에서 배낭과 책을 샀다. 배낭은 1,000엔, 책은 100엔이다. 배낭은 서울에서 10만원을 훨씬 더 주어도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고, 책의 정가는 각각 3,500엔, 2,400엔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있는 책들이다.대자연에 둘러싸인 니가타는 일본의 100대 명산 중 11개의 산을 가졌다. 해발 1,270m의 사사가미네 고원은 묘코 고원 서남쪽에 있다. 약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수령 300년이 넘는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여름철에는 산 아래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낮다.사사가미네 고원에선 여기저기서 ‘곰 주의’라고 쓴 팻말을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나 등산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 자체가 없고, 인적조차 드물다. 어쩌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달랑거리는 종을 배낭에 달았다. “곰이 종소리를 싫어해요.” 고원 사무소 안내인의 말이다.사사가미네 고원을 돌아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못 됐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사사가미네 숲에 푹 빠져 버렸다. 그곳에선 나무며 풀이며 바위,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고, 나무와 풀이 소리칠지도 모른다. 사사가미네 숲은 그런 곳이다.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만 남았다. 어디선가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곰 주의’ 팻말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간다. 뭐지! 그 순간엔 정말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휴…. 원숭이다. 잠시였으나 곰과 마주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난생 처음이다.향긋한 차 같은 사케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외지인들에게 니가타는 눈, 쌀, 사케로 유명하다. 눈으로 인해 수질이 독특하고, 쌀이 좋고, 쌀맛이 좋으니 사케 맛도 좋아진다. 사케 양조만 놓고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니가타에만 94개의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일본 최고의 사케는 니가타의 쌀, 기후, 물, 양조술에서 온다. 고시노간바이, 구보타, 핫카이산 같은 니가타 사케는 언제는 일본 사케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이마요츠카사 양조장은 가업으로 이어 왔다. 매년 그해 생산한 쌀을 가지고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케를 만든다. 매년 12월 초순이면 그해 만든 첫 번째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올해에는 1.8리터짜리 3만병 정도를 만들 예정인데 내년 6월이면 모두 팔릴 거라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건물은 드라마세트장으로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에선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장고에 관한 이야기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양조장 오너인 야마모토씨의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사케를 시음했다. 여기서 맛본 사케 중 한 가지는 매우 부드럽게 넘어간다. 향긋한 차 같은 사케다. 사케의 새로운 발견이다.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니가타한국에서 기자들이 왔다고 가나자와 TV와 니가타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왔다. TV 리포터가 묻는다. “가나자와에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나자와 같은 소도시는 복잡하지 않아 좋아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도 없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란 훌륭한 현대미술관도 있고요.” 어설픈 영어로 대답을 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구나. 그만큼 평온한 도시다. 다음날 TV 속 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위해 가나자와에 하루 더 있어야 했는데 일정이 허락지 않았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와 자연 속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 성정이 남다르다. 료칸 종업원들만 봐도 이를테면 교토의 료칸 종업원들이 친절하지만 엄격하다는 점에서 아주 프로페셔널하다면 도야마나 니가타의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엉성하다. 그게 정겹다. 심지어 현청 공무원들 느낌도 소박한 게 남다르다. 때가 묻지 않은 공무원들이라 할까.다시 이시카와나 도야마, 니가타에 오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엔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타현에만 5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내년 봄이나 가을엔 이시카와의 다테야마(해발 3,015m)에 오르고 싶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다테야마는 아주 큰 산이다. 하지만 해발 2,450m까지 버스가 다닌다니 565m만 올라간다면 3,000m급 산에 오를 수 있다. 사사가미네 고원의 깊은 숲도 제대로 한번 걸어 보고 싶다. 단, 곰과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이시카와나 니가타에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취재협조 니가타현청 www.enjoyniigata.com/korean 이시카와현청 www.hot-ishikawa.jp/korean 도야마현청 www.info-toyama.com/korean
  •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기차가~서지 않는~ 간이역에~ 키~작은 소나무 하나, 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남긴 이야기만 뒹구는 역에… 사람들에게 잊힌 이야기는 산이 되고 우리들에게 버려진 추억들은 나무가 되어….’ 한국인에게 간이역(簡易驛)은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다. 오래전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사람과 물건을 옮겨주는 유용한 교통수단이었고, 정보의 통로 역할을 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되고 문학·음악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DNA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간이역은 또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철도가 식민지시대 물자 약탈과 젊은이들의 징용,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건설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도역인 익산 춘포역사를 비롯해 철도관련 시설물 63곳이 등록문화재(서울역은 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간이역은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으며 규모가 작은 역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철도에서는 ‘역장이 없는 역’을 통칭, 규모와는 관계없다. 간이역은 역무원이 있는 역원배치역과 역원무배치역으로 구분한다. 2013년 11월 현재 간이역은 281개로 이 중 역원 무배치역이 213개(76%)다. 운영 측면에서 간이역은 ‘계륵’과 같다. 이용객이 없는 역 운영에는 비용이 수반되기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역은 폐쇄해야 하나 지역의 반발과 보존 문제 등이 겹치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코레일은 고육지책으로 활용도가 적은 역을 귀농자들의 보금자리로 무상제공할 계획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엔 힐링여행이 부상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이역이 관광자원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형을 보존한데다 역사를 갖고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자체의 관심, 주민들의 애향심, 철도의 노력이 더해져 사라질 위기에서 명소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간이역들을 찾았다. 용왕도 맛 보지 못한 ‘토끼간빵’ 경북 예천에 있는 경북선 용궁(龍宮)역은 하루에 영주~부산을 운행하는 열차 4편이 서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28년 11월 문을 연, 85년 역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2004년 12월 간이역으로 격하됐다. 지난해 지자체의 제안에 기업이 동참하고, 코레일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용궁역에서는 용왕님도 결국 맛보지 못한 ‘토끼간빵’을 만날 수 있다. 지명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일환이다. 용궁면은 육지 속 섬마을인 회룡포와 용궁순대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 4월 사회적기업인 회룡포주식회사가 용궁역에 입점, 토끼간빵 사업을 시작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겉모습이 경주 황남빵과 비슷한 토끼간빵은 수작업으로 이뤄져 배달이 안 되는, 용궁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성이 있다. 빵에는 간에 좋은 헛개나무와 호두·밀·팥 등을 사용하는데 재료는 모두 예천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용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월 매출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등 지역의 명소로 부상했다. 지역과 철도역이 손잡고 ‘윈윈’한 상생모델이다. 코레일은 입점 업체가 청소를 비롯한 역 관리를 해줘 이미지가 좋아졌고, 업체는 특화된 판매장소를 확보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역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생산품이 소비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귀향’ 남평역 파수꾼 광주에 인접한 전남 나주의 남평역은 경전선이 지나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30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역 중 유일하게 역사가 선로 아래에 있어 대합실에서 선로가 보이지 않는데다 곡선에 지어진 희귀한 역 배치가 이채롭다. 역사 앞에 나무를 세운 일본식 정원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2006년 등록문화재(제29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인 곽재구의 ‘사평역에서’의 배경이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가운데 한 곳이지만 열차가 서지 않기에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난해 9월 티월드 신천운(63) 대표가 위탁운영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차(열차)와 차(Tea)의 만남’을 주제로 차갤러리를 열었다. 전시장을 열기에는 협소한 장소지만 고향에 대한 정(情)으로 위탁관리를 맡았다. 남평이 고향인 신 대표는 중·고교 6년간 남평역에서 광주로 통학했다. 당시는 하루 250여명이 이용하던 역이었지만 점점 이용객이 줄면서 결국 2011년 10월부터 열차가 서지 않는다. 사실상 역으로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다기를 전시한 갤러리를 열고, 지난 9월 S 트레인(광주~마산)이 개통하면서 하루에 2번 열차가 15분씩 정차하면서 남평역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수익은 없지만 차 문화를 알리고 여행자의 휴식처,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기능을 다하는 것에 만족한다. 남평역에서 신 대표에게 차를 얻어 마시면서 남평의 역사를 듣지 못했다면 그저 역을 스쳐 지나온 떠돌이 관람객이 된 것이다. 남평역이나 다기 등에 관심을 보이면 굳이 청하지 않더라도 신 대표의 따스한 초대를 받을 수 있다. 꽃차나 보이차 등을 마시며 남평의 역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칫 얘기에 빠져 시간이 지체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식민지 수탈의 현장 호남선과 전라선에는 일제시대 쌀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철도 시설이 남아 있다. 전북 익산의 춘포역(등록문화재 제210호)은 1914년 건립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이다. 개통 당시에는 대장역으로 불렸는데 일본인들이 거주했고 마구간(11개)과 창고, 정미소 등이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라선 간이역으로 2004년 무배치 역으로 전환된 뒤 2007년 무정차,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선로가 이설되면서 현재는 건물만 남아 있다. 연산역, 폐쇄역의 화려한 부활 호남선과 전라선이 하루 11회를 운행하는 충남 논산의 연산역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역을 되살렸다. 2007년부터 직원들이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험학습 참가자가 4만 9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10월 한 달간 열차 이용객이 1910명인 데 비해 체험학습 참가자는 3466명이다. 체험 프로그램이 열차 이용 확대 및 역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산역에서는 1911년에 건립돼 남아 있는 석탑으로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등록문화재 제48호)에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기찻길 보수를 위해 자재나 사람을 운반했던 트로리 체험과 누리로호 목업차량을 활용한 기관사 체험도 가능하다. 기차의 방향을 바꿔주는 선로전환기와 사라진 에드몬슨식 승차권 발권 및 개표, 집표 등도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방학 중에는 신청을 받아 일일명예 역장 행사를 진행하는데 지금까지 369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 충북선 달천역과 중앙선 화본역, 경전선 득량역, 경부선 직지사역, 영동선 분천역 등도 최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간이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은 공공서비스 제공 및 역 보존을 위해 간이역을 무상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통의 장소로 역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침공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을 일본이 행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세계적 기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 일본의 구체적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여론은 북핵 위협과 한·미 동맹 등 지역 안보를 고려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반대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와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에게서 한국의 ‘선택’ 방향을 들어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美, 한반도 유사시에 日지원 원해… 우리 반대로 저지될 문제가 아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미국의 세계 전략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반대한다고 저지될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평화헌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위헌인데도 아베 신조 정권이 개헌도 하지 않고 집단적 자위권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의 강력한 희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사실상 일본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에 있어 일본과 같이 가겠다는 것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의해 한반도에 급변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국 단독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 결국은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미국은 중국군이 북한으로 들어오는 등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힘을 빌리기를 원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이 우려스럽다고 한·미 동맹에 금이 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고리가 너무 강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국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전방위 외교, 등거리 외교라는 것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어느 한쪽의 편을 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 집단적 자위권은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던 것이다. 1969년 닉슨·사토 공동성명(한국과 타이완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 유지가 일본의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합의)이 발표됐을 때도 중국은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아베 정권은 미국의 집단적 자위권만을 인정한 1997년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을 개정해 지금부터 이를 쌍무적 관계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일 외교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미·일 관계는 앞서 나가고 있는데 한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 싫어도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상대국에 접근해야 하는 것이 외교다. 한국 경제는 재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삼성이 미국과 일본의 타깃이 돼 버리면 위험해진다. 중국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을 등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집단적 자위권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우선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시 일본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초기에는 박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면 시청률이 오를 정도로 관심을 가졌었다. 여성 국가 지도자란 것이 어떤 의미에서 일본보다 앞서 가는 부분이 있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들의 향수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열기가 크게 식어 버렸다. 한·일 간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결말을 지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우리 스스로 이 문제로 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역사를 현실 외교에 결부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문제는 긴 호흡으로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베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그다음 정권이 더 나으리란 보장은 없다. 최근 타이완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본, 중국, 타이완 학자들로부터 동아시아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그 중심은 타이완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타이완은 중국,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익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이 어쩌다 타이완으로 넘어가게 됐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反]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日 진정성 있는 반성이 우선돼야… 한반도 관련 땐 韓 사전 승인 필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장기 불황에 시달려 온 일본 국민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염원하는 것에 편승해 아베 정권은 국수주의적 극우정책을 펼치면서 정상국가화와 동맹국 지원을 명분 삼아 재무장과 자위대 역할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정 위기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미국은 국제 정치의 패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중국을 사전에 전략적으로 포위, 압박하기 위해 우군을 찾던 차에 일본이 자천하고 나서자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일본에 중국 견제의 역할을 분담시키면서 가능하면 한국도 이에 참여시켜 미국 우위의 질서를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침략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거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아세안과 호주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급기야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마저 집단적 자위권은 유엔헌장이 인정한 모든 나라의 고유 권한이라는 차원에서 이를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 일본 제국에 침략당하고 잔혹 행위에 최대로 시달렸던 한국과 중국만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열세이므로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사실상의 군사 강국인 일본에 각국의 고유 권한인 집단적 자위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데 한국의 국력과 외교력을 소모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 대신 우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환영할 수 없는 이유를 일본에 당당하게 밝히고 미국 등 우방국들에도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일본이 이로 인해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우호적인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과거의 비행과 잔혹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지역 평화를 위해 적극 기여해 온 독일과 달리 민족말살정책,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강제 징용, 식민지인 생체 실험, 대량 학살에 이르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반성하지 않는 데다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토욕까지 드러내고 있는 일본이 ‘정상국가’가 될 자격이 없음을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 독일처럼 진정성 있는 반성이 이뤄져야 우리도 이를 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공표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국과 EU, 아세안이 우리가 일본의 군사력과 자위대 역할 강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잘 납득하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 대응책을 취해야 한다. 그동안 일본 지도부는 중국을 필연적으로 지역 패권을 다툴 수밖에 없는 경쟁국으로 간주해 왔고 일본보다 국력이 약한 한국은 대미 의존성이 큰 데다 분단돼 북한과 경쟁하고 있으므로 경시해도 좋은 국가로 생각하면서 사대주의적 기회주의 대외전략을 펼쳐 왔다. 한국을 무시하고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에는 사대주의 저자세 외교를 펼치고 EU나 아세안 국가들에는 원폭 피해국이고 평화국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모범국이며 예절 바른 국가로 처신해 왔다. 유대인들이 나치의 만행을 고발해 독일이 사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듯이 국제사회가 일본의 이중인격, 파렴치성과 위험성을 깨닫게 하려면 민관이 협력해 국제인권대회 개최나 영화 제작 등을 통해 일본 제국의 반인륜적 잔혹 행위와 범죄를 고발하는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대미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 일본과 남한을 점령 통치했던 미국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시 일본의 반환 영토에서 독도를 제외해 줌으로써 한·일 간 영토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는 책임을 각성해야 한다. 우리는 미 행정부가 일본에 과거 비행을 진정으로 사죄하고 독도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최소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주한 미군 지원과 대북 공격 등 한반도와 관련될 경우는 한·미 동맹의 ‘부속적인 지원’에 한정돼야 하고 반드시 한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독도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미·일 양국으로부터 확약받아야 할 것이다.
  • 합성 아닙니다!…지구 밖에 떠있는 ‘우주 토마토’ 화제

    합성 아닙니다!…지구 밖에 떠있는 ‘우주 토마토’ 화제

    우리 머리 위 수백 km 상공에 신선한 토마토가 떠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마치 인공위성처럼 지구를 돌고있는 ‘위대한’(?) 토마토가 사진으로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합성 논란을 일으킨 이 사진은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 와카타 코이치가 촬영해 트위터에 공개했다. 우주선 안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이 토마토는 진짜다. 우리 머리 위 370km 상공 위에 떠있는 이 토마토는 시간당 2만 7000km를 여행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현지언론이 ‘코스모마토’(cosmomato) 혹은 ‘토마트러노트’(tomatonaut)라고 별칭한 이 토마토는 2주 전 러시아 ‘소유즈 TMA-11M’에 실려 지구 밖으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코이치는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우주에서의 행복한 저녁식사를 위한 신선한 토마토”라는 재미있는 글을 남겼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죽창·쇠갈퀴로 개 잡듯이 조선인 학살”

    ‘쇠갈쿠리(쇠갈퀴)로 개 잡듯이’,‘죽창으로 복부를 찔러’, ‘곡갱이(곡괭이)로 학살‘…. 1923년에 발생한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민간인이 조선인을 이처럼 참혹하게 학살했다는 사실이 최근 주일 한국 대사관 이사 과정에서 발견된 피살자 명부에 그대로 적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기록원은 지난 8월 주일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피살자 명부를 이관받고 지난 10월 ‘일본 진재(震災)시 피살자 명부’ 분석을 독립기념관에 의뢰했다. 그 결과 조선인이 관동대지진 발생 당시 일본인에게 이같이 희생됐다는 내용이 일부 확인됐다. 분석을 맡았던 김도형 독립기념관연구소 연구위원은 “명부에 실린 관동대지진 피살자 290명 중 198명과 3·1운동 피살자 명부(630명)에 일부 포함된 52명 등 실제 학살 피살자는 250명”이라면서 “명부에는 일본 군경의 총살에 의한 피살 사실뿐만 아니라 일본 민간인에 의한 학살 사실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 창녕군 출신의 고 한용선(당시 23세)씨를 일본인이 ‘쇠갈쿠리(쇠갈퀴)로 개 잡듯이’ 죽였고, 경남 함안군 출신의 고 차학기(당시 40세)씨는 일본인이 죽창으로 복부를 찔러 목숨을 잃었다고 적혀 있다. 김 연구위원은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총, 칼이 아닌 죽창이나 곡괭이로 참혹하게 살해했다는 사실이 명부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비록 250명 중 가해자가 드러난 기록은 10%도 채 안 되지만 우리 정부가 만든 기록에서 한국인들이 관동대지진 발생 후 어떻게 학살됐는지 구체적인 행위가 명시된 것은 처음이다. 일본 헌병뿐만 아니라 일본 민간인으로 구성된 자경단 등 학살 가해자에 대해 언급이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3·1운동시 피살자 명부’의 일부를 현재 3·1운동 독립유공자 명부와 대조한 결과 174명이 유공자로 새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보상금 지급 대상이 되면 유족은 한 달에 최고 174만 8000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일제 강제징용자 명부인 ´일정시 징용자명부´에는 징용자의 귀환과 미귀환 여부도 표기돼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日국민 81% “中에 친근감 없다”… 역대 최고

    일본 국민 가운데 “중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람이 81%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가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6일~10월 6일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23일 발표한 결과 중국과 관련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람이 80.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0.1%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1978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역사인식 문제로 경색된 중·일 관계가 국민 의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은 지난해보다 1% 포인트 줄어든 58%로 나타났다. 반대로 ‘친근감을 느낀다’는 답변은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늘어난 40.7%로,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미·일 관계에 대해 ‘양호하다’는 답변은 8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83.1%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에 비해 1.4% 포인트 감소했다. 미국 외 러시아와 동남아 외교를 중시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 정책이 영향을 미쳐 러시아에 대한 친근감은 지난해보다 3.0% 포인트 늘어난 22.5%,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2.5% 포인트 늘어난 60.5%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편 북한에 대한 관심 사항(복수 응답)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86.4%(지난해보다 1.2% 포인트 감소)로 가장 많았으며, 핵 문제 70.0%(10.9% 포인트 증가), 미사일 문제 60.8%(11.2% 포인트 증가) 등의 순이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글로벌 시대] 감각의 차이를 실감하다/사사가세 유지 전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글로벌 시대] 감각의 차이를 실감하다/사사가세 유지 전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승차한 버스의 속도가 너무 느려 초조해 하고 있었는데 결국 엔진이 멎어 버렸다. 고장인가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여기는 일본이었다. 두 번째 서울 근무를 마치고 11월 상순에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후쿠오카 항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오던 중에 생긴 일이다. 일본에서는 버스가 제한 속도를 넘는 일이 거의 없다. 신호에 걸려 조금 길게 서 있는 경우는 공회전 시에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려 엔진을 끈다. 일본에서는 환경이나 안전을 중시하는 운행이 좋다고 여겨지는 한편, 한국에서는 속도감이 존중받는다. 부산~후쿠오카는 고속선으로 약 3시간. 가까운 거리에 비해 감각의 차이가 큰 것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일본 내의 보도 내용에도 놀랐다. 석간신문이나 주간지에는 한국에 대해 공격적인 기사가 게재되고 있었다.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 중국은 싫은 나라이지만 외교는 가능하다. 한국은 협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나라이다.” 박 대통령의 반일 실정으로 한국 국민들의 채무 고통 가속 등등. 한류 붐이 한창일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정도의 제목이나 기사가 눈에 띈다. 지인인 잡지 편집자 등에 따르면, 한국 비판이 게재되면 잘 팔린다고 한다. 유명한 주간지나 석간신문들이 이런 기사를 계속 게재하고 있는 것은 한국 때리기를 즐기는 층이 일정 이상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적극적인 ‘혐한’은 아니더라도 한국을 멀리하는 분위기는 TV방송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도쿄에서는 지상파 뉴스나 오락 프로그램에 한국이 등장하는 횟수가 줄었다. TV방송사에 있는 한 지인은 한국을 주제로 하는 뉴스나 화제는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알고 지내는 한 여대생에게 ‘한국에 관해서 알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이유는 ‘한국은 반일적이기 때문에’였다. 그녀는 한국에 관한 정보는 신문이나 TV에서 얻고 있다고 한다. 서울 근무 중에 양국의 대립을 부채질하는 식의 기사는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역사 인식이나 영토 문제 등 양국의 견해 차가 있는 일들에 대해서 보도를 계속했기에 일본 독자들이 한국을 멀리하는 데 가속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어두운 기분을 풀어 준 것은 서울신문이 일본에서 창간한 일본어 월간신문인 ‘테소로’(TESORO)다. 서울신문의 기자나 일본, 한국의 전문가들이 정치, 경제, 사회문제, 문화 등에 대해 해설한다. 창간호의 일·한, 한·일 관계에 대한 특집을 읽은 다른 대학생은 ‘한국 측 저널리스트가 본 일·한관계에 대한 고찰이 신선했다’고 감상을 전했다. 역사 인식이나 영토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견해가 소개되어 있다. 이 학생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한국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생각의 차이가 대립을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는 계기도 된다고 테소로가 알려주었다. 도쿄신문이 한국에서 한글판을 창간할 계획은 없다. 앞으로의 내 활동거점도 일본이 된다. 그래도 가능한 한 일본이나 일본인들의 감각이나 사고방식을 한국의 친구, 지인들에게 발신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 “처녀성 경매” 브라질 여대생 직접 경매사이트 제작 ‘경악’

    “처녀성 경매” 브라질 여대생 직접 경매사이트 제작 ‘경악’

    자신의 ‘처녀성’을 경매에 부쳐 비난을 받았던 20대 브라질 여성이 아예 자신에 대한 홈페이지를 만든 뒤 다시 처녀성 판매에 나서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4일 미국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여대생 카타리나 미글리오라니(21)는 지난해 한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자신의 처녀성을 경매에 올렸다가 실패했다. 미글리오라니는 “당시 53세 일본인 갑부가 78만 달러(한화 약 8억 2700만원)에 낙찰 받았지만 허구의 인물이었다”고 속상해했다. 또 “호주의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하룻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판매 대금의 20%와 경매비 전액을 주기로 약속해 놓고 여행 경비조차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난과 함께 관심이 집중되자 이번에는 스스로 ‘처녀성’ 판매 사이트를 만들게 된 것. 사이트에는 그의 비키니 사진 등 몸매를 드러내는 각종 사진이 있고 경매 참여자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미국의 한 인물이 12만 달러(한화 1억 2700만원)를 제시한 상태. 미글리오라니는 “난 모든 면에서 아직 처녀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내가 플레이보이 모델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논란이 있어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이번에는 진짜 경매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 “쇠갈쿠리로 개잡듯 학살” 관동대지진 일제 만행 드러나

    ’쇠갈쿠리(쇠갈퀴)로 개잡듯이 학살’, ‘죽창으로 복부를 찔렀음’, ‘곡갱이(곡괭이)로 학살’ 등 일본의 관동(關東·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의 참혹성이 ‘일본 진재시 피살자 명부’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제 강제징용자 명부인 ‘일정시 징용자 명부’에는 징용자의 귀환과 미귀환 여부가 표기돼 있다. ’3·1운동시 피살자 명부’의 일부를 대조한 결과, 174명이 순국자로 새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가기록원과 독립기념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강제동원 피해조사 위원회) 등에 따르면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발견된 23만명의 명부 67권의 분석을 통해 이런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먼저 국가기록원의 의뢰로 ‘일본 진재(震災)시 피살자 명부’ 분석을 한 김도형 독립기념관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명부에 실린 관동대지진 피살자 290명, 3·1운동 때 피살자 명부에 일부 포함된 52명 등 342명 중 실제 피살자는 198명이다. 나머지 144명은 3·1 운동 관계자나 독립운동 참가자, 강제동원된 사람들, 연도를 착각해 잘못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김 연구위원은 밝혔다. 명부상 피살상황 난(欄)에 어떻게 학살을 당했는지가 일부 기재돼 있다. 경남 창녕 출신의 한용선(23)씨는 ‘쇠갈쿠리로 개잡듯이’, 경남 함안 출신의 차학기(40)씨는 일본인이 죽창으로 복부를 찔러 학살됐다고 적혀 있다. 경남 밀양 출신의 최덕용(26)씨와 이덕술(22)씨는 ‘군중이 피습해 살해’당했고, 울산 출신의 박남필(39)씨와 최상근(68)씨는 ‘곡갱이로 학살됐음’이라고 기재됐다. 김 연구위원은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총 또는 칼이 아닌 죽창이나 곡괭이로 참혹하게 살해했던 사실이 명부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또 자경단원뿐 아니라 일본헌병 등 학살가해자에 대해 언급이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일정시 징용자 명부’에 징용자의 귀환·미귀환 여부, 어디로 동원됐는지 적혀 있는 점도 새로운 사실이다. 강제동원 피해조사 위원회 정혜경 조사2과장은 “새로 발견된 일정시 징용자 명부는 1957∼1958년 정부가 조사한 왜정시 징용자 명부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고 내용 자체가 풍부하다”며 “징용자의 생년월일과 주소는 물론 귀환·미귀환 여부와 어디로 동원됐는지도 나와있다”고 확인했다. ’3·1운동시 피살자 명부’의 일부인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 명부를 현재 3·1운동 독립유공자 명부와 대조한 결과, 174명이 유공자로 새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169명 중 105명, 충청도 지역은 100명 중 69명이 각각 독립유공자 명단과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보훈처 김성민 박사는 “현재 391명인 3.1운동 독립유공자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보상금지급 대상이 되면 유족은 최고 한 달에 174만8천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안중근 논란/문소영 논설위원

    “역지사지(易地思之)해보자.” 갈등이 생기면 이런 설득을 적잖이 듣는다. 하지만 사실 남의 입장이 돼 그 처지를 이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어려서는 이런 타이름을 들으면, 내가 모자랐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가르침을 따르려고 많이 노력했다. 하지만 불혹을 넘긴 뒤로 맹자의 가르침은 대중이 그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온 것임을 알게 됐다. 사람들은 제논에 물 대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으로 행동하기 십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지천명 부근에서야 더 깨달았다. 즉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역지사지가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소한 일로 갈등하는 개인들도 어려운데, 국가 간에 역지사지하라는 주문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안중근 의사를 두고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격렬하게 입씨름을 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최근 “안중근은 범죄자”라고 발언했다. 하루 지나고서 세코 히로시게 부장관도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해 사형 판결을 받은 인물”이라고 했다. 한국인의 영웅을 향해 일본 장·차관이 막말을 쏟아내는 것은 한국과 중국 정부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 의거 장소에 안중근 의사 표지석을 세울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일본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안중근이 식민지 한국의 영웅이었듯, 이토 히로부미는 제국 일본의 영웅이다. 하급 무사 출신인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개항기에 ‘개천에서 난 용’의 대명사였다. 외세배척의 목소리를 높이던 그는 20살 무렵 영국 유학길에 올라 놀라운 서양의 산업 발전상을 지켜본 뒤 개화론자로 돌아서서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켰다. 이후 그는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해 총리에 오르고, 일본 최초의 근대 헌법도 제정하는 등 일본 근대의 초석을 쌓았다. 히로부미에 대한 일본인의 사랑이 클수록 1909년 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에 대한 감정이 안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역지사지가 안된다 해도 일본의 태도는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이다. 일본은 이토 히로부미 등을 내세워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한국을 포함해 중국, 필리핀, 타이완 등 아시아를 침략하고 수탈한 역사를 잊어선 안된다. 당시 일본의 영웅 대부분은 전범이다. 안중근 의사가 “동양의 평화를 위해서” 악인을 제거했다는 발언은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는 세계에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환기시켰다. 일본이 반성하도록 압박하려면 아시아 침략 행위와 위안부 문제 등에 국제적 공감을 일으킬 섬세한 감각의 영화 등이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증시 전망대] ‘크리스마스 수혜주’ 올해도 상승랠리 탈까

    [증시 전망대] ‘크리스마스 수혜주’ 올해도 상승랠리 탈까

    크리스마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에서 ‘크리스마스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보통 크리스마스 시즌에 연중 최고 실적을 올리는 캐릭터 관련주, 백화점 관련주 등이 대표적 수혜주다. 캐릭터 관련주로는 오로라(오로라월드), 대원미디어, 손오공 등이 꼽힌다. 오로라의 경우 지난해 크리스마스 6주 전인 11월 16일 주가(종가 기준)는 4995원이었다. 이후 크리스마스 특수 기대감을 미리 반영해 12월 3일 주가가 6100원으로 22.1% 올랐지만 크리스마스 직전 금요일(12월 21일)엔 5120원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11월 16일 대비 2.5%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대원미디어와 손오공 주가도 각각 13.2%, 5.1% 상승했다. 오로라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3000만개 이상 팔린 캐릭터인 ‘유후와 친구들’로 유명한 회사다. 대원미디어는 일본인 다나카 마사시의 만화 ‘곤’(GON)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회사이고, 손오공은 장난감 제조회사다.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들 회사 주가는 오를 전망이다. 김종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릭터 업체들은 보통 크리스마스 시즌에 최고 실적을 내기 때문에 주가는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오로라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공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등 실적면에서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실제 오로라의 주가는 22일 1만 1500원으로 1주일 전(1만 950원)보다 5.0% 올랐다. 대원미디어의 주가도 1주일 사이 4.4%(4935원→5150원) 상승했다. 다만 손오공의 주가는 3.6% 하락했다.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신세계 등 백화점 관련 대형주들도 연말 상승세를 나타내는 대표 종목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16일 33만 2500원이었던 주가가 12월 21일 37만 1000원으로 5주 만에 11.6% 올랐다. 신세계는 13.7%(19만 7500원→22만 4500원), 현대백화점은 10.4%(14만원→15만 4500원)씩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백화점 관련주들이 올해도 오를지는 미지수다.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 신세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2%, 2.5%, 1.6%씩 줄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계절적 조건 때문에 연말 소비가 살아나지만 관건은 지난해보다 좋아지느냐”라면서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전보다 약하고 해당 업체들의 실적도 지난해보다 부진해 주가 상승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롯데쇼핑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웃렛을 내년에 4개 더 늘리고 현대백화점도 내년 연말에 아웃렛1호점을 여는 점 등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양도성 성곽 100년 만에 ‘햇빛’…지자체들 지역문화재 복원 잰걸음

    한양도성 성곽 100년 만에 ‘햇빛’…지자체들 지역문화재 복원 잰걸음

    지방자치단체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문화재 복원에 나서 결실을 보고 있다. 서울 한양 도성 일부가 1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고 전북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11호)은 본래 모습을 되찾는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남산 회현 자락 3단계 정비 사업 구간인 중앙광장 일대(교육정보연구원~분수대~옛 식물원 자리) 100여m를 발굴 조사한 결과 옛 성곽 94.1m를 찾았다고 22일 밝혔다. 이 구간은 일제가 조선 신궁을 세우기 위해 철거하면서 땅속에 묻혔던 한양 도성의 남산 서북편 회현 자락 일부로 100여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성곽 축조 초기인 태조 시대에 처음 쌓아 세종, 숙종 이후까지 계속 보수했던 흔적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사 조사와 시대별 축조 양식을 바탕으로 이 성곽이 지어진 시기를 밝혀냈다. 시는 2009년부터 한양 도성 복원을 목표로 회현 자락 정비 사업을 3단계에 걸쳐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발굴 작업은 지난 6월 지하 2.3∼3m 지점에서 유구(遺構·옛 토목 건축 구조를 알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성곽 바닥 부분 1∼2단을 이루는 기저부와 성곽 몸통을 이루는 체성부는 구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표면 아래 3m 깊이에 묻혀 있었다. 성벽 4∼5단부터 6∼7단까지 남아 있었으며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특히 지적원도(1912년) 등에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남산 중앙광장 일대 성곽도 처음으로 실제 모습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성벽을 지키거나 쌓는 것을 관리한 관청명의 일부가 적힌 기와 조각과 바닥돌, 분청사기편, 왜사기 등 조선 초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시대의 다양한 유물도 함께 나왔다. 3단계 구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양공원(1910년)을 조성했고 조선 신궁(1925년)을 짓기 위해 한양 도성을 부수는 등 지형이 크게 변형된 지역이다. 시 관계자는 “3단계 구간은 일제 침략으로 우리 문화와 역사가 많이 훼손된 지역으로 애초 기대보다 훨씬 원형에 가까운 성곽 일부를 복원했다”면서 “22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굴 성과는 한양 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남산 회현 자락 정비 사업 등에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내 최고(最古), 최대(最大) 석탑인 미륵사지석탑을 복원하기 위해 오는 26일 착수식을 한다. 일제가 1915년 추가 붕괴를 막는다고 콘크리트로 보수한 부분을 98년 만에 걷어내고 2016년까지 복원한다. 이를 기념해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는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이 열린다. 2009년 발견된 사리장엄 등 기단부 발굴 조사에서 출토된 진단 유물이 전시된다. 27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오시비엥침의 추억/서동철 논설위원

    폴란드 남부의 유서 깊은 도시 크라쿠프를 찾았을 때는 6월이었지만,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져 반팔 옷으로 견디기가 어려웠다. 성 마리아 성당이 있는 중앙광장 주변의 시장을 둘러보다 야겔로니안 대학의 로고가 가슴에 새겨진 긴팔 티셔츠를 사 입었던 기억이 난다. 1364년 개교한 이곳 야겔로니안 대학은 중부 유럽에서는 1348년 문을 연 체코 프라하의 카를 대학에 이어 두 번째로 역사가 길다. 크라쿠프는 14세기 초반부터 17세기 초반까지 폴란드의 수도였다. 하지만 1759년 오스트리아에 편입됐고, 1815년부터는 크라쿠프공화국의 수도가 되기도 했다. 나치의 ‘살인 공장’이었던 오시비엥침과 브제진카 수용소는 크라쿠프에서 40㎞ 남짓 떨어져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는 오스트리아 통치 시절 독일식으로 바뀌어 불린 지명이라고 한다. 폴란드 사람들은 오시비엥침과 브제진카를 외지 사람들이 침략자식 표현인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로 부르는 것을 불편해한다. 그런 방식의 호칭은 서울이나 부산을 여전히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처럼 게이조우(경성·京城)나 가마야마라고 부르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폴란드군 막사를 개조했다는 오시비엥침 제1수용소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입구에 ‘노동이 자유를 주리라’는 유명한 나치의 선전 문구가 높이 내걸린 바로 그 수용소다. 반면 광활한 평원에 세워진 오시비엥침 제2수용소, 즉 브제진카 수용소는 그야말로 ‘초대형 살인 공장’이라고 해도 좋았다. 제1수용소의 20배가 넘는 크기에 300동의 막사가 들어서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학살 대부분은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철길이 붉은 담장의 수용소 내부로 이어졌는데 사람들은 ‘죽음의 문’이라고 불렀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용소를 둘러보고 있노라면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럼에도 감수성이 풍부하지 못한 탓인지 다큐멘터리 필름에서 강조하는 엄청난 전율은 느끼지 못했다. 한국사람은 다르지 않은 분노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은 아닌지…. 관동대지진 당시와 난징의 대학살이 그렇고, 731부대의 생체실험이 그렇다. 타민족을 말살하는 국가권력 차원의 폭거라는 점에서는 오시비엥침에서 나치가 했던 짓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러니 오시비엥침을 찾은 일본인 가운데 아베의 과거사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이곳의 참상에는 분노하는 사람이 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신문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시비엥침을 방문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사진을 보면서 지난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브라질 미모 여대생 “1억원에 처녀성 팔겠다”

    브라질 미모 여대생 “1억원에 처녀성 팔겠다”

    지난해 자신의 ‘처녀성’을 온라인 경매에 부쳐 논란을 일으킨 브라질 출신 여대생이 다시 ‘처녀성’을 팔겠다고 나섰다. 최근 카타리나 미글리오리니(21)는 미국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만 달러(약 1억원) 이상의 입찰자에게 내 몸을 허락하겠다” 면서 “최종 목표는 150만 달러(약 16억원)를 버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출신으로 현재 호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글리오리니는 지난해 9월 한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자신의 ‘처녀성’을 경매에 부쳐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과정은 호주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스틴 시실리가 생생히 담아 영상으로 판매할 계획이었다.   보도이후 이 경매에는 실제로 수많은 남성들이 몰려들어 한 일본인이 78만 달러(약 8억원)에 그녀와의 ‘하룻밤’을 낙찰받았다. 그러나 그 이후 들려온 소식들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미글리오리니는 “애초 계약조건은 하룻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판매 대금의 20%와 경매비 전액을 받기로 했다” 면서 “감독은 여행 경비는 물론 단 한푼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츠 라는 이름의 일본인은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인 것 같다” 면서 “난 이 사건의 피해자이며 감독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그녀가 다시 처녀성 경매에 나선 것은 역시 ‘돈벌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글리오리니는 “난 아직 누구와도 관계를 갖지 않은 처녀” 라면서 “세계에 있는 누구나 입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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