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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여행 갔다가 봉변당할까 겁나” 취소 문의 빗발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해지면서 이달 중 중국 여행을 계획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중국행 취소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6일 직장인 전모(35)씨는 “18일 중국 상하이로 가족 여행을 갈 예정이었는데 취소했다”며 “중국인이 한국산 자동차를 부수는 동영상도 돌아다니고, 입구에 한국 손님 안 받는다고 써 붙인 중국 식당 사진을 보니 아내와 어린 딸을 데리고 갔다가 봉변을 당할 것 같아 겁이 났다”고 토로했다. 휴학 중인 대학생 김모(22·여)씨는 “2주 뒤에 친구와 칭다오로 여행을 가는데 주위에서 위험하다니 걱정된다”며 “취소를 고민하다가 수수료가 아까워서 그냥 가기로 했는데 현지인이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일본인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업체들은 취소 문의 전화가 많다며 긴장한 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 여행을 가도 안전한지, 여행을 취소하면 위약금이 얼마인지를 묻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실제 중국에서 관광객 폭행 등 안전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니고 출국일에 임박해서 여행을 취소하면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해 아직 대규모 취소 사태는 없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자신의 사정으로 취소할 경우 출국일 보름 전에는 약 15%, 일주일 전에는 3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중국이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직후부터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항공 노선을 줄이거나 비자 발급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여행경보를 발령하지는 않았지만 한·중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인들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 코스 중 하나인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제작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공연 관광시장의 대표주자 격인 ‘난타’는 전용관 중 가장 큰 규모인 충정로 극장을 4월부터 휴관하기로 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국이 싫다”며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욱일기 꽂은 10대

    “한국이 싫다”며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욱일기 꽂은 10대

    대전시청 보라매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 일장기와 욱일기(전범기)를 꽂은 10대 청년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6일 오후 4시 50분쯤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무릎과 손 등 사이에 일장기와 전범기가 꽂혀 있는 것을 주변을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고 노컷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서성이는 대학교 1학년 A(19)군의 가방에서 일장기와 욱일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A군을 경찰서로 임의 동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일장기와 전범기를 꽂은 뒤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을 했다. A군은 사진을 찍자마자 일장기와 전범기를 자신의 가방에 넣었지만, 이 모습을 본 행인이 112에 신고한 것이다. A군은 “나는 그냥 한국이 싫다. 일본인이 되고 싶다. 일본을 좋아한다. 관심을 끌고 싶다”면서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해 불만이 있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장기를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 행동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귀가 조처했다”면서 “법리 검토를 통해 혐의점이 확인되면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독주 속 튀어나온 오사카 초등학교 사건/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독주 속 튀어나온 오사카 초등학교 사건/이석우 도쿄 특파원

    거칠 것 없이 질주를 거듭하며 집권 5년차로 들어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에 돌연 걸림돌이 튀어나왔다.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한 사립 초등학교의 설립 과정에서 ‘국유지 헐값 매각’ 사실이 드러났고 부인 아키에 여사가 관련돼 시끄럽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오사카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 등을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모리토모 학원은 지난해 학교 부지 예정지를 공식 평가액의 7분의1 수준(14% 수준)인 1억 3400만엔(약 13억 4000만원)에 수의계약으로 정부로부터 사들였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아베 신조 기념 소학교(초등학교)’를 짓는다며 모금 활동을 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 이름을 명예 교장으로 올렸다. 파문이 확산되자 아키에 여사는 명예교장직을 사퇴했다. 학교 이름도 슬그머니 바뀌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나와 처가 관계가 있다면 총리와 국회의원 모두 그만두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 과정에서 가고이케 이사장이 개헌을 주장하는 ‘일본회의’ 오사카 지부 임원이란 점이 알려졌다. 일본회의는 아베 총리 등 집권세력이 깊이 관여하는 국수주의 단체다. 실제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국수적이고 민족 차별 교육을 해 온 것이 드러났다. 이 유치원은 학부모에게 “(한국의) 마음을 계속 가진 사람이 일본인의 얼굴을 하고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것이 문제”란 내용의 책을 배포했다. 홈페이지에는 “한국, 중국인 등 과거의 불량 보호자”라는 표현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국수적 태도는 과거보다 더 공개적이고 대담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유치원은 2015년 운동회에서 원생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 안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서 잘됐다. 어른은 (중국과 영토분쟁 대상인) 센카쿠열도와 독도를 지키고 일본을 악(惡)으로 취급하는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라”라는 내용을 읽고 선서하도록 했다. 어린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서 일본의 침략 전쟁과 국가 범죄를 지우고 국수적인 태도를 몸에 배게 하려는 아베 내각의 시도는 이 유치원의 행태와 일맥상통한다. 우익 인사의 교육 재단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한 것은 우연일까. 지난 4년은 아베 총리 1인과 총리 관저에 권력 집중이 가속화되고 일본 사회가 더 국수적으로 변한 시기다. 무기력한 야권에 대한 민심 이반, 중국의 부상과 군사대국화 등은 일본 내 민족주의 색채와 강한 지도자 출현에 대한 열망을 자극했다. 자민당은 5일 도쿄에서 열린 당 대회에서 두 차례, 6년까지만 가능했던 집권당 총재 임기를 3차례 9년까지로 늘렸다. ‘특정인’을 위한 임기 연장으로 아베가 2021년까지 집권당 총재와 총리직을 계속 유지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대세를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일본의 정치문화에서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은 자칫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탄생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최근 터진 국유지 헐값 매각 사건은 영향력을 키운 국수세력이 일본 사회에서 점점 더 견제받지 않는 존재로 커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나 남중국해 인공 섬 설치 등에서 보여 준 시진핑 중국 정부의 거친 행보가 국제 규범을 뒤흔들고 동북아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상황에서 아베의 폭주까지 겹칠 때 동북아 갈등의 골은 위험 수위까지 치달을 수 있다. 중·일의 폭주에 대처하는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지혜가 시급한 때다. jun88@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김정남 죽게 한 VX가스는? “내장 타들어가는 느낌”

    그것이 알고싶다 김정남 죽게 한 VX가스는? “내장 타들어가는 느낌”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제작진은 김정남 살해 용의자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이 사용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언급했다. 제작진은 “이렇게 위험한 물질을 암살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도 몰랐을까? 범행 이후 바로 손을 씻으러 갔다는 정황에서도 그들은 위험성을 알았을 것”이라며 “납득이 안 가는 건 ‘맨손’ 범행이다. 그 정도로 위험한 걸 알았다면 맨손으로 독극물을 만질 수 있었을까? 온통 미스터리한 정황들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는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여년 전 VX 공격을 받았다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거진 70대 일본인은 VX에 노출된 이후 동공이 수축하며 주변이 어두워져 보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가슴과 폐 등 내장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 기분이 전신으로 번지면서 온 몸에서 땀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 일본인은 다행히 VX가 피부가 아닌 외투 옷깃 아래쪽에 묻은 탓에 2주 뒤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는 “영국에 있는 어떤 화학자가 그걸 만들었는데 살충제로서 굉장히 우수했다. 그런데 보니까 너무 독성이 세서 그런 목적으로는 사용이 안되고 접어놓은 것인데 (생화학 무기로 쓰이게 됐다)”라며 VX의 탄생배경을 언급했다. 또한 김정남을 죽게 한 독가스를 맨손에 묻힌 용의자 여성 두 명은 무사한 것에 대해 법의학 전문가는 “우리 피부는 생각보다 강력한 보호 기능을 하고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손을 여러번 씻는다면, 그리고 여기에 잘 알려진 해독제도 존재한다. 혹시나 해독제를 맞게 될 경우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애틀랜타 소녀상 건립 무산…일본 정부 방해공작이 결정적

    美애틀랜타 소녀상 건립 무산…일본 정부 방해공작이 결정적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계획이 무산됐다. 애틀랜타 국립민권인권센터(National Center for Civil and Human Rights)의 태도가 바뀌어서다. 한인 동포들은 일본 정부의 방해공작이 소녀상 건립 무산에 결정적인 것으로 봤다. 한인 동포들은 다른 장소를 물색하기로 했다.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는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국립민권인권센터로부터 ‘지난달 건립위와 체결한 약정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민권인권센터는 약정 불이행 이유로 ‘본래 설계와 다른 조형물을 민권센터 외부에 설치할 수 없다는 방침이 있다’는 정관을 들었다.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 내 코카콜라 박물관 인근에 있는 민권인권센터는 1950∼60년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흑인 민권운동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2014년 건립됐다. 건립위는 지난해 9월 민권인권센터와 처음 협상을 시작해 12월 민권센터 운영위원회의 소녀상 건립 서면 허가를 받았다. 이후 조형물을 설치할 센터 외부 부지를 확정한 뒤 건립위는 지난 8일 소녀상 건립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건립위는 소녀상 조형물을 구매하고 민권인권센터를 알리는 데 수천 달러를 투자했으나 센터의 약정 파기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김백규 건립위원장은 “민권인권센터가 6개월간의 협상 끝에 서명한 약정을 취소하겠다고 나선 것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만일 그런 방침이 있다면 민권인권센터가 우리에게 미리 통보했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건립위의 소녀상 건립 발표 후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는 애틀랜타 상공회의소, 민권인권센터, 애틀랜타 시청 관계자를 잇달아 면담하고 소녀상을 세울 경우 일본 기업이 애틀랜타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정부 차원에서 위협에 들어갔다. 건립위 측은 일본인들도 일본군 위안부 인권 침해 사실을 부인하는 대량의 이메일을 민권인권센터 측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본 정부와 민간의 거듭된 압력 행사에 애틀랜타 시와 상공회의소, 민권인권센터가 굴복한 것으로 건립위는 추정하고 있다. 건립위의 헬렌 김호 변호사는 “제보로 불과 열흘 전 소녀상 건립 방해공작을 접했다”면서 “저간의 사실에 비춰볼 때 민권인권센터의 약정 파기가 기존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며 ‘보이지 않는 손’의 간섭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명동 상인 “이미 매출 반토막”… 여행사들 “韓떠보기, 지켜보자”

    명동 상인 “이미 매출 반토막”… 여행사들 “韓떠보기, 지켜보자”

    주말 앞두고 거리 한산… “올 초부터 줄어” 관광객 ‘한국 금지’ 당국 문자 보여주기도여행업계 당혹 속 “中속내 파악부터” 신중中전담업체들 “직원 절반 무급휴가 보내”“한국 물건을 사지 말자는 게시물이 웨이보(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개인 관광객들은 아직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지만 물건을 대량으로 떼다가 중국에서 파는 사람들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중국 선전(深圳)에서 온 관광객 신이닝(23)이 전한 중국 내 분위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추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자국 여행사의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한 가운데 3일 서울 명동에서 만난 몇몇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 관광 당국인 여유국의 명의로 된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메시지에는 ‘韓國’(한국)이라고 크게 써 있고 그 위에 금지 표시가 붙어 있었다. 명동 상인들은 사드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 로드숍 매장 직원은 “금요일 오후인데 매장이 한산한 것 좀 보라”며 “하루 평균 200만~250만원이던 매출이 올해 초부터 매월 30%씩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 관광객 수는 꾸준하지만 ‘큰손’인 중국인이 진짜 매출을 올려주는 고객”이라며 “지금까지 중국 단체 관광객으로 먹고살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관광객이 줄지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맞은편 면세점은 아직 붐벼… “문의 빈도 30%↓” 길 건너 소공동 롯데면세점 매장은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였지만, 수십명씩 명품 매장에 몰려들거나, 한꺼번에 수십개씩 고가의 제품을 쓸어담는 풍경은 볼 수 없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드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 매출에 별 타격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여행사 문의 빈도가 평소보다 3분의1로 준 상태라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장쑤성(江蘇省)에서 휴가차 한국을 찾은 위메이(43·여)는 “이번 패키지 여행에 롯데면세점이 방문 코스로 있는데 이 때문에 여행을 취소한 지인도 있다”며 “자유여행을 즐기는 친구들도 한국 여행을 자제하고 한국 상품을 사지 말자는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중국 측의 조치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유사한 조치를 취하곤 하는데 실제 정부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중국 측에서 화두를 던져놓은 뒤 한국 측의 반응을 떠보려는 경우도 있는 만큼 지나치게 휩쓸리지 말고 중국 측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전담여행사는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모두투어인터내셔날의 한 임원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이런 현상이 이어졌는데 이제 정말 올 게 왔다”며 “올해 모객수가 이미 50% 정도 줄어든 상태인데 더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규모가 큰 중국 전담 여행사 중 상당수는 절반 넘는 직원에게 무급휴가를 주는 등 특단의 조치로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中 보복 치졸” “韓정부 뭐하나”… 시민들 우려 시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이모(34)씨는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중국이 수출입 화물에 대해 검사를 까다롭게 하고 이유 없이 화물을 압류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통관 시간이 무한대로 늘 것 같은데 딱히 대안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39)씨는 “미국과 중국 양쪽이 한국을 압박하는 풍전등화의 상황인데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45·여)씨는 “서울 시내 어딜 가도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통에 번잡했는데 차라리 잘됐다”며 “사드는 외교 문제인데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중국이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구직자 우위 日 취업시장/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직자 우위 日 취업시장/황성기 논설위원

    구직자 우위의 취업시장.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에겐 꿈같은 일이다. 구직보다 구인이 많아 노동력을 공급하는 자가 우위에 서는 상황이다. 일본에선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대학생의 취업률(취업 희망자 수를 취업자 수로 나눈 것)은 97.3%였다. 조사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고치다. 대학 졸업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취업자의 비율도 72.0%로 전년보다 1.7% 포인트 올랐다. 젊은층의 완전 고용인 셈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대졸자의 구인배율(일자리 수를 취업 희망자 수로 나눈 것)이다. 일본의 리크루트 워크스 연구소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대졸자 구인배율은 1.74배였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자 1명에 1.74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일본 기업의 채용 의욕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몇 가지 이유로 분석할 수 있다. 일본 경제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쇼크의 영향에서 벗어나, 엔저나 아베노믹스 효과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고, 의욕적인 설비 투자나 점포 증설 계획을 발표한 기업이 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유능한 인재를 먼저 채어 가려는 입도선매(立稻先賣) 경쟁이 치열해졌다. 2018년 3월 졸업하는 대학생을 상대로 한 기업의 채용 활동이 일본 전역에서 지난 1일부터 개시됐다. 취업 정보 사이트 ‘리쿠나비’가 지바현 마쿠하리멧세에서 그제 개최한 ‘취업합동설명회’에는 기업 630개, 학생 3만명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면접이나 필기시험은 6월부터 진행돼 우수한 인재 확보를 둘러싼 기업들의 전쟁이 본격화한다. 한국의 대학생들로선 부러운 광경이지만, 일본이 호황이고 한국이 불황이란 이유만으로는 일본의 구직자 우위가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 일본의 대졸자는 연 55만명 정도. 이 가운데 41만 7000명이 민간 기업 취직을 희망하는데, 일자리는 71만 9000개다. 우리의 대졸자는 33만명. 67.5%인 취업률로 추정해 보면 일자리 숫자는 22만 8000개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 대비는 2.5배인데 대졸자는 1.67배, 그에 비해 일자리는 3.15배다. 일본의 호황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한국의 대졸자가 원체 많다. 한국에서 취직은 하늘의 별 따기, 대기업 취업은 그 별에서 바늘 줍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졸자를 계획만큼 충원하지 못하는 일본 기업이 2016년 54.4%에 달했다. 과거 일본인만 뽑던 일본 대기업들이 외국인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수밖에 없게됐다. 대구의 영진전문대는 ‘일본 IT 기업 취업반’을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같은 정보기술(IT) 업체에 맞춤형으로 가르치는데 올해까지 192명을 일본 기업에 취업시켰다. 취업 빙하기에 이 학교의 시도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In&Out] 스마트그리드 ‘빅 픽처’에 지속가능한 미래 달렸다/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LS산전 회장

    [In&Out] 스마트그리드 ‘빅 픽처’에 지속가능한 미래 달렸다/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LS산전 회장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돈은 기꺼이 납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우연찮게 보게 된 한 가정의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과금’이라는 생소한 항목을 확인한 적이 있다. 일본인들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기사용량(kWh)에 2.25엔(2016년 5월 기준)을 곱한 금액을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과금으로 추가 납부한다고 한다. 경제성이 훨씬 좋고 국민 부담도 적은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질문에, 고지서의 주인인 일본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일본은 해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발전설비 도입을 넘어 자가소비와 자립이 가능한 신재생에너지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더불어 재난을 교훈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부담은 당연하다’는 국민적 인식이 일본을 가장 앞서가는 스마트그리드 강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1월 파리기후변화협약 발효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재난에 대비한 분산전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적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통한 스마트그리드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지역별로 전기차 특화 마을, 주민참여형 친환경 스마트그리드 마을, 정부·기업·대학·주민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도시도 구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일본 못지않은 스마트그리드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2035년까지 원전 가동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원전 전력생산량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들도 전기차 보급 정책,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 등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된 정책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가 스마트그리드 강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우리 역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스마트그리드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그 내용과 속도 면에서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2009년 G8 정상회의 기후변화포럼(MEF)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지정됐던 우리나라는 현재 유럽과 일본의 뒤를 쫓는 것은 물론 중국의 거센 추격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다. 스마트그리드 산업 활성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확산사업의 경우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제외됐고, 전력망 전체를 묶는 스마트그리드의 플랫폼 기능보다는 기기 보급에 주력하는 세부 사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온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정부는 지속적으로 에너지 신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산업계의 적극적인 사업 활성화 의지 역시 강한 만큼 아직 희망은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을 통해 구현되는 산업이다. 각 분야의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은 요원하다. 합리적 선택이론에 따르면 개별적인 효용 추구를 위한 각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전체의 효용을 담보하진 않는다. 오로지 나를 위한 합리적 선택이, 우리 모두가 어떤 목적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해 합당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란 뜻에서다. 이제 우리에게도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기 위한 ‘빅 픽처’가 필요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각자의 이익은 잠시 접어두고 미래의 더 큰 가치를 위해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 내는 합의와 노력이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대전환 시대의 주도권은 물론 우리 아이들의 밝고 건강한 미래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초장수국 日… 평균 수명 女 86.9세·男 80.7세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2015년 기준 여성 86.99세, 남성 80.75세를 기록했다. 각각 일본의 종전(終戰) 이후 최고 기록이다. 후생노동성은 2015년 현재 평균수명 확정치를 이같이 발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전했다. 이 수치는 5년 주기로 시행하는 ‘국세(國勢)조사’ 자료를 반영했다. 앞서 2010년에 발표된 평균수명에 비교하면 여성은 0.69세, 남성은 1.2세가 각각 늘어났다. 앞으로도 평균수명은 의학, 영양 등의 발달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평균수명은 후생노동성이 파악하고 있는 주요 7개국(G7) 등 외국과 비교해도 남녀 모두 최고였다. 일본에 이어 평균수명이 높은 국가는 남성은 스위스(80.7세), 여성은 프랑스(85.1세)였다. 지난해 WHO 통계에서도 일본은 2015년 기준, 남녀 평균에서 83.7세로 세계 1위의 장수국가였다. 당시 일본 남성은 스위스, 아이슬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이은 6번째로 오래 살았지만, 여성이 1위였고, 남녀 평균수명에서도 최고의 장수국가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모든 장르 걸작 15만점…도시 속 ‘문화 오아시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모든 장르 걸작 15만점…도시 속 ‘문화 오아시스’

    뉴욕은 독특한 문화와 환경을 지닌 매력적인 도시다. 맨해튼의 중심지 53번가에 위치한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하 모마)은 살아 움직이는 이 도시에 방점을 찍어 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시대와 지역을 포괄하는 전 세계의 예술 작품을 두루 보여 주는 종합미술관인 것과 달리 모마는 처음부터 현대(모던)라는 시대 정신을 담은 작품을 전시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최초의 현대 미술관이라는 명예를 지닌 이곳에는 1880년대 이후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회화 작품 외에 조각, 드로잉, 사진, 설치, 필름, 비디오, 건축,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총망라돼 있다. 소장품은 15만점에 이른다.모마는 1929년 애비 앨드리치 록펠러(로드 아일랜드 상원의원 넬슨 앨드리치의 딸이자 존 D 록펠러의 아내)와 그녀의 두 친구 릴리 블리스, 코넬리우스 설리번이 뜻을 모으면서 탄생했다. 애비는 ‘금세기의 새로운 조형미술 활동을 일반에게 소개하며 이해를 촉진시키는’ 모던아트 중심의 미술관 설립에 주축이 됐다. 설립위원인 릴리 블리스가 1931년 폴 세잔의 ‘수영하는 사람’, ‘사과가 있는 정물’, 폴 고갱의 ‘달과 지구’ 등 116점의 회화, 판화, 드로잉을 유증하면서 컬렉션은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컬렉션은 기증과 유증의 전통 속에 획기적으로 늘었다. 1940년 미술관 컬렉션은 드로잉, 판화, 사진, 회화, 영상작품을 포함해 2590점으로 늘었다. 그로부터 20년 뒤 컬렉션은 1만 2000점을 넘었고 1980년에는 5만 2000점을 넘었다. 오늘날 모마는 6000여점의 드로잉, 5만점의 판화와 삽화집, 2만 5000점의 사진, 3200점의 회화과 조각, 2만 4000점의 건축과 디자인 작품, 그리고 2만점의 영상 및 비디오, 기타 미디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국적과 장르를 포괄한 작가 7만여명의 파일, 예술 관련 정기간행물과 서적 30만권을 소장한 도서관도 명성을 자랑한다.모마가 현대미술의 성소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대미문의 소장품 목록 때문이다. 마네, 모네, 드가, 마티스, 반 고흐, 앙리 루소, 피카소 외에 뒤샹, 폴록, 로스코, 워홀, 리히텐슈타인, 백남준 등 이름을 열거하기도 힘들다. 가장 중요한 작품들은 대부분 1930년대 후반부터 2차 세계대전과 전쟁 직후에 입수됐다. 모마는 1930년대 미국 관람객들에게 전위적인 유럽 예술을 소개하면서 나치의 박해를 피해 이주한 미술가들과 소장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독일 나치가 국가 소장품 중 소위 퇴폐 미술로 낙인찍은 작품을 매각했을 때 적극적으로 작품을 매입했다. 2차대전 직후 급성장한 미국의 경제력이 이를 뒷받침했다. 모마는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작품을 매각해 컬렉션의 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에드가 드가의 작품과 릴리 블리스의 유증작 중 일부를 매각해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을 구입한 일이다. 1989년엔 매각을 통해 반 고흐의 ‘조제프 룰랭의 초상’을 구입했고, 1995년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연작 ‘1977년 10월 18일’을 구입했다. 창립 이후 줄곧 콘텐츠로 승부했던 모마는 제대로 된 건물 없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다. 뉴욕 5번가 730번지의 작은 임시 건물에서 필립 굿윈과 에드워드 더렐 스톤이 설계한 웨스트 53번로 11번지의 새 건물로 이사한 것이 1939년이다. 그만그만한 크기의 브라운 스톤 건물들이 들어선 53번로에 백색 건물이 새로 들어선 것만도 당시로선 뉴스거리였다. 이 건물은 후에 필립 존슨의 설계로 증축이 이뤄졌다. 1951년 북측동 증축에 이어 1864년 동측동이 들어섰다. 모마 건축관의 초대 디렉터를 맡았던 필립 존슨은 1951년에 조각정원을 만들고, 1968년 이 정원을 개축했다. 늘어난 소장품 규모에 맞춰 세자르 펠리의 52층 타워가 1984년 완성되면서 20세기를 마감했다. 모마는 21세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기로 하고 건축가 12명을 초빙해 1997년 설계공모전을 가졌다. 헤르조그&드 뫼롱, 렘 콜하스, 베르나르 추미,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일본인 건축가 요시오 다니구치가 1차를 통과했다. 요시오는 반듯한 네모와 직선으로 이뤄진 자신의 최종안을 옻칠한 일본식 도시락 상자에 넣어 제출했다. 모마 디렉터인 글렌 로리는 심사위원들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건축가들이 설계한 미술관 건물을 답사했다. 요시오가 설계한 우에노 공원 내의 호류지 박물관을 보고서 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미니멀한 그의 건축은 현장의 빛과 분위기 속에서 조형성을 발휘하고 있었다.요시오의 설계로 모마는 2004년 도시 블록 하나를 차지하는 거대한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이전의 모마는 폐쇄적인 공간이었다. 요시오는 53번과 54번로를 로비에서 이어 주는 식으로 도시와 하나가 되는 도시 속의 미술관을 만들었다. 재료는 기존의 대리석에 윤기 나는 검은색 대리석을 가미해 주변이 건물들이 반영되는 효과를 거뒀다. 도시를 향한 개방성은 필립 존슨의 조각 정원에서도 강조됐다. 기존 벽체의 일부를 허물어 54번로와 소통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도시 속의 문화 오아시스를 구현했다. 2004년 11월 새로운 모마의 개관으로 전시 면적은 기존의 두 배에 해당하는 1만 7000평의 넓이로 늘어났다. 모마의 소장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보여 주는 동시에 관람객들은 뉴욕이라는 도시 속의 미술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53번로의 주 출입구를 통해 모마로 들어오면 천장이 낮은 로비 공간이 어느 순간 확 트인 느낌이 든다. 위를 올려다보면 미술관의 아트리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매표소 맞은편으로 올라가면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전시실들이 흩어져 있다. 제일 위층으로 올라가 기획전을 먼저 보고 연대기 순으로 소장품 상설전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모마는 영구 소장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보여 주는 기획전으로 유명하다. 어떤 경우든 기획전은 도전적이고 난해한 우리 시대의 미술을 독해하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겨울 시즌에는 프랑스 출신으로 미래주의, 다다이즘, 그리고 추상까지 광범위한 예술 세계를 펼쳤던 프랑시스 피카비아(1879~1953)를 집중 조명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은이 아버지에게 배우지 못한 것/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은이 아버지에게 배우지 못한 것/황성기 논설위원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남한의 시청자들에게 예능 프로의 연예인만큼이나 익숙해진 얼굴이 됐다. 풍채도 좋고, 출세 코스를 탄 딱 외교관 인상이다. 그러나 TV에 자주 등장해 저질 코미디를 연기하면서 그는 미안하지만 3류 배우같이 됐다. 지금은 언론 대응에 나서지 않고 아래 직원을 내보내고 있지만. 강 대사는 평양외국어대학을 나온 64세의 고급 엘리트다. 그가 김정남 부검이 치러진 병원에 나타났을 땐 놀랐다. 북한 대사관 직원을 지휘하고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을 압박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필시 평양의 훈령을 받아 싫어도 나갔겠지만 김정남도 아닌 김철이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일개 공민’의 하찮은 부검이라면 대사가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 평양도, 강 대사도 상식적 판단을 못할 만큼 급했을 것이다. 그는 ‘북에 의한 김정남 암살’을 ‘정치 스캔들’이란 남한식 용어까지 써 가며 뒤집으려 했다. 30도를 웃도는 대낮 대사관 앞으로 기자를 불러 남한과 말레이시아가 결탁해 ‘김철’의 돌연사를 암살로 꾸며 내고 있다고 생트집을 잡았다. 빨간 김일성·김정일 배지에 유행 지난 안경을 쓰고 고함을 치는 강 대사를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북한은 깊이 생각하고 그 같은 장면을 연출했을까. 김정남 제거에는 성공했지만, 소행이 만천하에 드러나 응분의 대가를 되로 주고 말로 받고 있는 실패한 암살의 뒤처리 반장 특명전권대사 강철.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하고 판단을 내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손에 피를 잔뜩 묻히고 “우리는 안 죽였다”고 외치는 강 대사는 평양의 어두운 심부를 들여다보게 해 주는 음습한 자화상이다. 북한이 수많은 국가범죄를 저지르고, 딱 한 번 인정한 적이 있다. 일본인 납치 사건이다. 2002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부른다. 김정일의 중대한 고백. “우리 애들이 충성 경쟁을 하느라 일본인을 납치했다.” 북한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를 달성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했던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일은 일생일대의 도박을 했다. 김정일은 유감을 표하고 북·일의 역사적인 ‘평양선언’이 탄생한다. 김정일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 5명을 돌려보내는 통 큰 결단을 했다. 그러나 일본의 여론은 납치를 저지른 ‘야만 국가 북한’ 때리기로 들끓었다. 고이즈미가 2004년 5월 한 번 더 김정일을 만나 납치 피해자 가족 5명을 데리고 돌아왔지만 100억 달러급 대북 경제원조를 포함한 다음 단계로 이행하지 못했다. 김정일로선 카드 패만 보여 주고 판이 엎어진 셈이었다. 김정은은 아버지의 국가범죄 인정이 불러온 ‘떡 주고 뺨 맞은’ 나쁜 결과만 학습했다. 김정남 암살 이후 북한이 열흘 만에 관영 매체를 통해 보인 첫 반응은 ‘무조건 부인’과 남한의 음모책동이란 ‘뒤집어씌우기’였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조선을 전복하기 위한 ‘대형폭탄’으로 이용하려는 시도, 여론몰이로 남조선 정국의 혼란을 무마시키려는 의도로 비난하면서 침을 뱉고 있다”는 담화는 김구라의 구라만큼이나 웃긴다. 아무리 북한 내부용이라지만 개그콘서트도 아닌데 이런 담화를 버젓이 내놓는 배짱이 우습다. 제3국 국제공항에서 인류가 개발한 최악의 화학무기로 테러를 저지르고도 ‘일개 공민의 돌연사’, ‘남한과 말레이시아의 암살극 조작’이라 우기는 평양. 세계가 두눈 부릅뜨고 보고 있는 ‘나’를 외면하고 ‘나’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북의 자기중심적 폭주 위험성에 소름이 바싹 돋는다. 국제사회는 김정남 암살로 김정은을 비롯한 평양 지도부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임을 재확인했다. 오랜 친구 말레이시아의 정부 각료까지 북한을 깡패국가라며 단교를 주장한다. 아버지 김정일은 20년 전의 납치 범죄를 뒤늦게 인정하고 세상 밖으로 나오려 했다. 당시 국제사회는 북의 납치 범죄는 이제 없을 것이라고 김정일을 평가했다. 안타깝게도 김정은은 아버지를 배우지 않았다. 왕좌를 위협하는 이복형을 없앤 김정은에게 돌아온 대가가 야유와 정권 교체 압박인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marry04@seoul.co.kr
  • 끝까지 감추려는 그들…진실을 말하려는 우리

    끝까지 감추려는 그들…진실을 말하려는 우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왜곡 등 한·일 양국 간 얽힌 역사 문제가 스크린을 달구고 있다. 개봉도 하기 전에 일본 측이 국내 영화의 왜곡 주장을 펴는 등 양국 간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눈길’ 위안부 피해자의 참혹했던 현실 조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픈 역사를 조명한 ‘눈길’(감독 이나정)이 1일 물꼬를 튼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KBS 3·1절 2부작 특집극으로 방송된 작품이다. 당시 특집극으로는 높은 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극장 상영을 목표로 제작된 만큼 영상미가 돋보인다. 크고 작은 국제영화제들에 공식 초청됐다. 극장판은 방송분에 견줘 오프닝과 엔딩을 새롭게 편집했고, 러닝타임을 늘렸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 사는 가난한 집 딸 종분과 부잣집 막내 영애가 일본군에 끌려가 겪게 되는 참혹한 현실을 그렸다. 아역 배우 출신의 김향기, 김새론의 연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노년의 종분은 김영옥이 연기해 무게감을 더했다. 이야기는 지난해 관객 358만명을 동원한 ‘귀향’과 닮았다. ‘귀향’이 소녀들이 겪었던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반면, ‘눈길’은 소녀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공포와 절망감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어폴로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연들 한국, 중국, 필리핀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오늘을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어폴로지’(감독 티파니 슝)가 오는 16일 바통을 잇는다.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가 제작한 이 작품에서 중국계 캐나다 여성 감독은 6년간 세계 곳곳을 돌며 할머니들을 만났다. 피해자에서 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위안소에서 일본군 아이를 낳았지만 버려야 했던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해방 뒤 고향에 돌아와 백년가약을 맺은 남편에게 끝내 과거를 털어놓지 못했던 필리핀 아델라 할머니의 사연이 고통스럽다. 슝 감독은 “오래전 일이라고 침묵하면 다음 세대에서 그다음 세대로 답습하게 된다”면서 “이것은 단순히 아시아 문제도, 역사 속 문제도 아닌 범지구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극장 수익 중 10%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에 기부된다. 또 개봉 및 마케팅 비용 마련을 위한 ‘스토리펀딩’도 진행 중이다.# ‘대장 김창수’ 백범 김구선생의 청년기 다뤄 이르면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인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는 청년 백범 김구를 다룬 작품이다. 김창수는 김구가 젊은 시절 쓴 이름.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은 명성황후를 위한 복수라며 일본인을 살해했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김창수가 옥중에서 진정한 독립투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암살’에서 독립군으로 열연했던 조진웅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송승헌이 형무소장 역으로 첫 악역에 도전한다. 정진영과 정만식 등 연기파들도 함께했다.# ‘군함도’ 日 탄광에 끌려간 강제노역 조선인의 탈출기 주목받는 여름 대작이 ‘군함도’(감독 류승완)다. 7월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일본 하시마섬 탄광에 끌려간 강제 노역 조선인들의 탈출기를 그렸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초호화 캐스팅에다가 순제작비만 22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하반기 촬영한 ‘군함도’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본 우익 매체인 산케이가 날조된 이야기라며 맹공하고 나섰다. 제작사 외유내강은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물론, 수많은 증언과 자료가 있는 역사적 사실로 왜곡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 ‘박열’ 일왕 폭살 모의한 독립운동가의 삶 담아 올 영화계 대미는 일제 강점기에 천착하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박열’이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 건너가 무정부주의 단체 흑도회를 조직하고 일본 왕세자를 폭살하려 했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일본 여인과 연인 사이였고, 해방 때까지 22년간 옥살이를 했으며, 6·25 전쟁 당시 납북된 박열의 삶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최근 촬영을 마무리한 이 작품은 이제훈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지난해 큰 울림을 준 이 감독의 전작 ‘동주’와는 달리 컬러 작품이다. 연내 개봉 목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일 역사 문제는 한국 영화가 꾸준히 짚어줘야 할 이슈이자 소재”라면서 “일제 등 역사를 직시하고 정면 승부하는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숨은 역사 찾아라… 대한제국 X파일

    숨은 역사 찾아라… 대한제국 X파일

    우리역사 바로알기 운동본부에서 대한교육문화원을 통해 출간한 ‘실록·독립운동사’는 을사늑약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수난과 항쟁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을 통해 역사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교과서에서 외면당해온 숨은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대한교육문화원 관계자는 “이 책은 일본인들의 망언과 만행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역사의 아픈 모습을 되돌아 봐야 한다고 역설한다”며 “우리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 같은 치욕스런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반성과 교훈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 침략사를 일본인보다 더 모르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안일한 역사의식을 더는 내버려 둘 수 없음과 역대 정부의 그릇된 역사교육에 비수를 꽂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판사는 오랜 시간 각고의 노력 끝에 실록·독립운동사를 출간했다고 말한다. 대한교육문화원의 김미경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수난과 항쟁의 역사를 기록한 대한제국 X파일인 실록·독립운동사 전 15권을 완간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 전했다. 1800-2351.
  • [길섶에서] 할머니 뼈 해장국/서동철 논설위원

    지난해 한 여행사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먹기 어려운 한국 음식’을 물어보니 게장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양념 게장은 맵고, 간장 게장은 짜고 비려 친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선 ‘가장 맛있는 한국 음식’으로 게장을 드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한국 음식은 ‘할머니 뼈 해장국’이라는 우스개가 있다. 뼈 해장국뿐인가. 할머니 선지 해장국에 할머니 불고기, 할머니 갈비, 할머니 도가니탕이 넘쳐난다. 한마디로 한국은 세계에서 무서운 음식이 가장 많은 나라가 아닐까 싶다. 옥황상제의 큰딸인 설문대할망이 제주섬을 창조했다는 설화가 있다. 할망은 설문대하르방과 사이에 오백 형제를 두었다. 흉년이 겹치자 할망은 큰 솥에 죽을 끓이다 그만 빠져 죽었다. 오백 형제는 어느 때보다 맛있게 죽을 먹었다. 설화는 막내가 솥을 젓다가 이상한 뼈다귀를 발견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설문대할망 뼈 해장국’ 같은 간판은 본 적이 없다. 굳이 엄숙주의에 매몰되지 않는다면 관광객들에게 제주 창조 신화를 알리는 효과적인 방법도 되지 않을까 모르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대만 2·28 사건’ 한국인 피해자 첫 보상

    대만의 2·28 사건 당시 숨진 박순종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피해자로 인정받게 됐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1947년 대만 국민당 정부가 담배 암거래상 단속을 계기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군을 동원해 원주민 2만 8000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2·28 사건 피해자 보상 인정을 담당하는 재단법인은 사망한 박씨를 피해자로 인정해 유족에게 600만 대만달러(약 2억 2200만원)를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일본인 중에서는 지난해 2월 오키나와현 출신의 유족에게 피해 신청이 인정돼 같은 금액의 배상금 지급이 결정됐다. 1913년 전남 여수시 거문도에서 출생한 박씨는 결혼 후 일본으로 이주해 어선 선원으로 일하다 1942년 가족과 함께 대만 북부 최대 항구도시인 지룽으로 이주해 3남 1녀를 뒀다. 박씨는 1947년 3월 11일 오전 한 살배기 아들의 생일상에 쓸 생선을 사러 항구에 갔다가 소식이 끊겼다. 중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던 박씨는 주머니에 어부가 쓰는 작은 칼을 소지해 시위 참가자로 오해받아 국민당 군에 체포된 후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외국인, 작년 한국서 14조 긁었다

    외국인, 작년 한국서 14조 긁었다

    중국인 61% 차지… ‘큰손’ 입증 외국인들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카드로 긁은 돈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압도적으로 크지만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인들의 지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조사한 ‘2016년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지출액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은 13조 74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9% 증가했다. 2012년만 해도 6조 3350억원 수준이었지만 4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중국인 지출액이 총 8조 3232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지출액의 60.6%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지출 비중이 6%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인(17.7→13.8%)과 미국인(9.9→9.4%) 지출 비중은 각각 감소했다. 동남아 관광객의 씀씀이가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베트남인들의 지난해 신용카드 지출액은 전년보다 63.8%나 증가했다. 인도네시아(41.4%), 태국(38.4%) 등도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쇼핑의 비중이 52.6%로 가장 높았고 숙박(22.2%), 요식(9.1%), 교통(3.9%) 순이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北 김정남 피살] 모르쇠→ 공동조사로 물타기→ 지도자 책임 회피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북한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그동안 주요 고비 때마다 보였던 대응 방식을 되풀이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1일까지 김정남과 관련해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현지에서 ‘대변인’ 격으로 북한 정권의 입장을 강변하고 있다. 북한이 보여 온 대응 방식의 첫 단계는 ‘모르쇠’다.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해 “거짓 주장”이라며 북한 배후설을 부인했다. 또 ‘김정남’과 ‘김철’(김정남의 여권상 이름)은 동일인물이 아니라는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1983년 버마 아웅산 테러사건의 주범인 북한요원 3명 중 유일한 생존자인 강민철씨를 자국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형 거부공격) 사태와 2013년 3·20 사이버 테러 때도 배후로 지목됐으나 발뺌했다. 공동조사를 제안하며 ‘물타기’를 시도하는 것 역시 북한의 오래된 수법이다. 강 대사는 “이번 사건의 유일한 혜택을 보는 것은 사상 최악의 정치적 혼란을 겪는 한국”이라며 말레이시아 경찰청과 북한 당국의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앞서 북한은 천안함 폭침 당시 북한의 어뢰 파편 가운데 프로펠러 내부에서 ‘1번’이라는 한글 표기 등 주요 물증이 나왔음에도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또 2014년 경기 파주 등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한·미 공동조사전담팀 조사 결과 북한 무인기로 확인되자, 발표를 왜곡하며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김정남 피살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다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가 아닌 일선 간부들의 ‘충성 경쟁’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시인하면서도 “특수기관 일부가 망동주의, 영웅주의로 치달으면서 이러저러한 일을 해 왔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한편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국제사회에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반인륜성을 공론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논의 역시 미 정부 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가까운 시일 내 김홍균 한반도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 북핵 6자수석 대표 협의를 개최하고 북핵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5돈 황금열쇠 주인공은 일본인 카라스노 리호

    5돈 황금열쇠 주인공은 일본인 카라스노 리호

    한국방문위원회가 벌인 ‘황금열쇠를 찾아라’ 이벤트에서 일본인 카라스노 리호(21)가 당첨의 행운을 차지했다. 한국방문위는 21일 코리아그랜드세일 동대문 센터에서 리호에게 5돈짜리 황금열쇠(약 100만원)를 증정했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코리아그랜세일 기간에 동대문 이벤트 센터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10만원 이상 구매 영수증을 소지한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황금열쇠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약 5000여명의 방문객들이 이벤트에 참가하는 등 호응이 컸다. 오사카에서 온 리호는 평소 한류와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아 한국방문위 사무국장은 “28일까지 진행되는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 동대문 이벤트 센터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한국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남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행태와 성향을 파악해 알찬 코리아그랜드세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방문위는 22일~28일까지 스페셜테마위크 먹거리주간을 열고 이벤트 센터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인기 먹거리 시식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에 대한 정보는 코리아그랜드세일 홈페이지(www.koreagrandsal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영화 ‘어폴로지’ 특별영상 본 누리꾼들 분노 폭발

    영화 ‘어폴로지’ 특별영상 본 누리꾼들 분노 폭발

     “온갖 거짓말로 구걸하지 마!”,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습니다” 영화 ‘어폴로지’의 특별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이 그 속에 담긴 일본인들의 막말에 분노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어폴로지’가 3월 16일 개봉을 확정 짓고, 최근 한일 갈등을 적나라하게 담은 특별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딩고무비’ 페이스북을 통해 최초 공개된 후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현재 조회수 18만 건, 좋아요 6760명, 공유 1100회를 훌쩍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향해 “돈이나 뜯어낼 속셈인 걸 누가 모를 줄 아나?”, “우리가 사죄할 거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위안부는 전쟁 매춘부였다”며 거칠고 몰상식한 언행을 쏟아내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분노를 자아낸다. 특별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화가 치밀어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울 것 같다”, “마지막 할머니의 말씀이 너무 가슴 아프다”, “봐야 하는데 마음이 아파서 못 볼 것 같다”, “예고 영상만 보고도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작품은 처음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 후반부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그 당한 사람들은 열세 살에 당해서 지금 86세입니다. 70년을 넘겨 날마다 하루도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 보지 못했어요”라며 “사과를 한다고 그 상처가 없어집니까? 아니죠. 상처는 안 없어지지만, 마음은 조금 풀어지니까 그날을 기다리고 있죠…”라는 말은 그녀의 아픔이 오롯이 느껴져 보는 이들을 숙연케 한다. 이처럼 한일 갈등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특별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카피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 12세 관람가. 10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공동변소·연탄가게·솜틀집… 고단한 시절 멈춘 곳

    [명인·명물을 찾아서] 공동변소·연탄가게·솜틀집… 고단한 시절 멈춘 곳

    온 나라가 잘살아 보겠다며 땀 흘렸던 1960~1970년대. 굶주린 배를 부여잡기 일쑤였던 그 시절,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삶은 혹독했다. 지금은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며 한잔 술에 호기롭게 말하지만 당시는 춥고 황량하기만 했다. 한편으론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리움과 추억으로 회자된다. ‘달동네’는 도시 빈민들의 상징적인 주거 공간이었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판잣집들은 값싼 주거지인 동시에 생존의 공동체였다.달동네란 이름은 마을이 높은 산자락에 위치해 달이 잘 보인다 해서 붙여졌다. 혹은 고단한 삶 때문에 달을 바라보며 출퇴근했기에 그리 불렸다는 말도 나온다. 지금은 대개 재개발로 흔적을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인천에 지난 시절 달동네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곳이 있어 찾아갔다. 인천 동구 송현동에 위치한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은 1960~1970년대 달동네 사람들의 생활상을 테마로 한 체험 중심 박물관이다. 수도국산(水道局山)은 동구 동인천역 뒤에 있는 산이다. 개항기 이후 일본인들이 인천 중구 지역을 차지하자 그곳에 살던 조선인들이 수도국산으로 쫓겨나면서 산자락 주거지가 탄생했다. 그 후 6·25전쟁 피란민과 산업화 시기 실업자들이 몰려들어 18만 1500㎡ 규모인 동네에 3000여 가구가 모둠살이를 시작했다. 수도국산 박물관은 과거의 흔적과 기억을 모아 실제 달동네 터 꼭대기에 2005년 10월 건립됐다. 박물관을 향해 언덕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히지만 정상에선 인천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여 과거와 현재를 데자뷔하는 듯하다. 박물관은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이 층으로 나뉘어 있다. 관람 순서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 제1전시실은 990㎡ 규모로 영화 세트장처럼 과거 달동네 모습을 실감 나게 재현한 공간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공간 안에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연탄가게, 구멍가게, 이발소, 솜틀집 등이 자리한다. 구멍가게에는 예전에 인기를 끌던 과자와 음료수가 진열돼 있고 솜틀집에서는 마네킹이 솜을 틀고 있다. 여럿이 사용했던 공동구역의 공동수도와 공동변소는 금방이라도 악취가 올라올 것처럼 현실감 있게 묘사해 놓았다. 달동네는 여러 가구가 수도나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했다. 줄을 서서 물을 길었고, 아침저녁으론 화장실 앞에서 문을 두드리며 재촉하는 게 흔한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달동네는 이웃관계가 지속되는 공동체였다. 옆집 담벼락이 우리 집 담벼락이기도 했고 TV가 있는 집으로 동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곳 전시실에는 그런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 낸 가정집의 모습도 보인다. 좁은 쪽방 안에는 진짜 사람처럼 마네킹들이 TV 앞에 모여 김일의 레슬링을 관람하고 앉아 있다. 흑백 TV에서는 김일의 실제 레슬링 경기 영상이 재생돼 현실감을 더해 준다. “이야 김일이다, 김일!” 지난 15일 전시장을 관람하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발길을 멈추고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마치 생중계를 보는 것처럼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하다가 경기가 끝나자 웃음을 머금으며 발길을 돌렸다. 아마 예전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함께 온 손자는 이런 광경이 어리둥절한 눈치다. 요즘 아이들은 달동네 생활상에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다양한 체험을 통해 그 시절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실 내 곳곳에는 물지게 체험, 연탄불 갈아보기, 주사위 놀이 등 체험코너가 마련돼 있다. 또한 골목에 놓여 있는 터치스크린 컴퓨터를 누르면 전문 작가들이 촬영한 달동네 모습부터 실제 달동네 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잠시나마 부모의 삶을 느끼게 해 세대 간을 이어 주는 장소다. 2층 제2전시실로 올라가면 추억 어린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상점들은 실제로 인천을 대표했던 가게를 본떠서 재현해 놓았다. 가장 먼저 1971년부터 영업했던 ‘우리사진관’이 있다. 사진관 안에는 1970~1980년대에 촬영한 사진들이 비치돼 있고 옛 교복과 교련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다. 그 옆은 ‘미담다방’이다. 미담다방은 동인천역 축현파출소 옆에 있었던 다방으로 1960년대부터 인천의 명소였다. 공간이 크지는 않지만, 옛 다방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푹신한 다방 소파에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고 한쪽에는 LP 판이 빼곡한 뮤직박스가 있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다방 앞에는 인천 토박이라면 대개 들어본 바 있는 ‘송림양장점’과 ‘창영문구’가 자리잡고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달동네박물관의 11번째 기획 특별전인 ‘추억 속 우리집에 가다’를 오는 5월 28일까지 개최한다. 특별전은 지역 주민들이 기증한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았기에 의미를 더한다. 실제 살림살이로 쓰던 드레스 재봉틀부터 타자기, 라디오, 선풍기 등이 오랜 세월을 간직한 채 전시돼 있다. 이 가운데는 1950년대부터 동구 금곡동 배다리에 위치했던 ‘20세기 약방’에 관한 자료를 기증받아 마련된 공간도 있다. 박물관 관람의 종착점은 ‘추억의 구멍가게’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옛 과자와 기념품, 만화책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5~12세) 5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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