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문화개방 포괄해결”/金 대통령,中·日·英 정상 연쇄회담
◎중국인 제주도 무비자입국 허용/“시장 세계수준으로 개방”/英 금융계 조찬연설
【런던=梁承賢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은 영국방문 사흘째인 2일 하오(이하 한국시간) 숙소인 힐튼 파크레인 호텔에서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하시모토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와 연쇄 개별회담을 갖고 양국간 관계증진 방안 및 한반도 주변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金대통령은 특히 한일정상회담에서 하시모토 총리에게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우리의 전후 일본에 대한 재평가를 토대로 한일어업 협정 재개정,일본문화 개방,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아키히토 일왕의 방한 등 한일간의 각종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과거사 문제가 더 이상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일본은 독일을 교훈삼아 과거를 반성하고,한국은 전후 일본의 민주화,비핵화 선언,평화헌법,후진국 원조 등 평화를 위한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해 가장 가까운 나라에서 가장 친밀한 나라로 지낼 수 있어야 일본문화 개방,월드컵 공동개최,일왕방한 등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중 교섭이 재개되는 한일어업협정 개정 문제도 같은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하시모토총리는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동감을 표시하고 “일본 국민이 과거사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상호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앞으로 별도의 회담을 열어 모든 현안에 대해 격의없는 의견을 교환하자”고 제의했고 하시모토 총리는 올 가을 金대통령의 일본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한·중 양국의 새정부 출범후 첫 정상급 회담인 朱중국총리와 회담에서 모든 분야의 고위급 인사의 상호방문을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어업협정의 조기체결 ▲중국의 원자력 건설사업에 한국 참여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지역 지정에 한국 포함 등을 요청하고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4월중 제주도를 무비자 입국 가능지역으로 선포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하면서 한국을 중국의 관광자유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3일 상오 런던 다우닝가 영국총리관저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와 한영정상회담을 갖고 대규모 대한 투자단 파견과 엘리자베스 여왕과 블레어 총리의 방한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