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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국내여행 | 남쪽바다가 건네는 말①욕지도가 피었다

    육지는 섬을 꿈꾸고 섬은 육지를 그린다. 그렇게 남해를 사이에 두고 통영과 욕지도는 서로에게 꿈과 그리움으로 일렁인다. 둘 사이를 가르는 쪽빛 파도에 육지와 섬이 보내는 연서戀書가 실려 온다. 남쪽 바다가 수줍게 건네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보자. 욕지 앞바다의 고등어 양식장. 동그란 양식장이 마치 꽃 모양 같다 욕지항의 모습. 작은 항구가 정겹 ●욕지도가 피었다 오랜 시간을 섬은 물고기와 사람을 그리워했다. 그래서일까. 섬 곳곳에 그리움에 지친 꽃 ‘동백’이 빨갛게 피었다. 지금 욕지도에는 물고기와 사람의 꿈이 퐁퐁 피어난다.이름에 품은 ‘알고자 하는 마음들’ 섬 이름이 제법 거창하다. 욕지欲知, ‘알고자 하거든’이라는 뜻이다. 이 섬에 머물기만 하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섬은 어리석은 육지 사람들을 이름으로 유혹한다. 욕지도의 지명은 ‘辱知蓮華藏頭尾問於世尊욕지연화장두미문어세존’이라는 불교 경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연화장극락세계를 알고자 하거든, 그 처음과 끝을 부처님께 물어보라’는 뜻이다. 욕지도와 함께 연화열도를 이루는 연화도, 두미도, 세존도 역시 같은 문구에서 유래했다. 극락을 찾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통영의 삼덕항에서 출항한 배는 45분을 달린다. 곤리도, 추도, 두미도, 노대도와 같은 이름의 섬들을 밀어내며 달린다. 섬들이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진다. 바다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욕지도다. 배에서 마주한 섬의 얼굴이 말쑥하다. 바다는 눈부시고 바람은 시원하다. 남해 바다에 고요히 떠 있는 섬에서 극락세계, 파라다이스를 구하는 것은 인간의 끈질긴 허영심이다. 인간이 던지는 초라한 질문에 섬은 말없이 스스로를 내어 준다. 그리고 아무리 초라하고 한심한 꿈일지라도 섬은 넉넉하게 그 마음을 품어 준다. 배가 도착하는 욕지항의 오목한 항구처럼 말이다. 비렁길 옆으로 해가 지고 있다 벼랑이어도 괜찮은 비렁길 벼랑을 뜻하는 비렁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렁길은 절벽을 따라 이어진 옛길을 다듬은 곳이다. 이곳에는 후피향나무, 돈나무, 팔손이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누가 심어 주고 가꾸어 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묵묵히 살아내는 나무들이 어여쁘다. 숲에서는 바다 냄새가 나고, 바다에서는 숲의 향이 풍긴다. 절벽 위의 고불고불한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출렁다리 앞이다. 출렁다리는 욕지도의 또 하나의 비경. 이름처럼 걸을 때마다 다리가 출렁인다. 한 걸음 내딛으면 출렁, 잦아들길 기다렸다가 한 걸음 내딛으면 다시 출렁, 걸음을 조심하게 만든다.출렁다리를 건너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당바위가 너르고, 바위 양쪽의 풍광이 시원하다. 마당바위의 끝으로는 그저 바다, 바다, 바다뿐이다. 탁 트인 바다 앞에 서자 버거웠던 것들이 사라락 사그라지는 것만 같다. 하늘이 붉어지고 바다도 붉어진다. 해질녘이다. 다시 하루 동안의 나와 화해하는 시간이다. 좌부랑개로 불리던 자부마을동백꽃이 욕지 바다를 향해 만개했다양식장에서 일하는 욕지도 주민 입 안에 생생한 고등어 놀던 바다 욕지도가 좋은 것을 고기가 먼저 알았다. 욕지도 인근 바다는 수온이 높고 잔잔한 대신 조류가 빨라 물이 깨끗하다. 인간보다 예민한 고기들이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고, 고기가 몰리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시대, 가장 먼저 근대화가 이루어졌던 섬이 바로 욕지도다. 욕지도 바다에는 주야로 고깃배들이 몰렸다. 또 돈이 몰렸다. 욕지항 근처에 있는 자부마을의 옛 이름은 ‘좌부랑개’다. 그 옛날 좌부랑개의 골목마다에는 100여 개의 술집이 있어, 뱃사람들이 거친 하루를 달래던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자부마을은 조용한 어촌이다. 그러나 골목길을 걷노라면 뱃사람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만들던 그 옛날의 니나노 가락이 고샅마다 들리는 것만 같다. 자부마을에 술집과 유곽은 사라졌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로 고등어 간독이다. 고등어 간독은 만주에서 전쟁 중이던 일본군에게 생선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아래로 땅을 판 후 그 안에 내장을 제거하고 살짝 말린 고등어를 소금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 저장하던 곳이다. 욕지도 인근 바다에서 자연산 고등어가 한창 좋았던 시절까지도 된장독, 고추장독처럼 집집마다 있는 고등어 간독에다 고등어를 저장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고등어가 좋았던 시절 이야기다. 지금은 욕지도 인근의 수온이 상승해 자연산 고등어를 잡으려면 먼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욕지도 앞 바다에 고등어의 발길이 끊어지자 고등어 간독도 비었다. 빈 고등어 간독은 물이 차거나 야생동물이 빠지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렇게 집집마다 있던 고등어 간독은 고등어 좋았던 시절과 함께 하나둘씩 메워지거나 헐렸다. 최근에는 고등어 간독의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고자 대형 간독의 복원이 한창이다. 다행히 고등어가 욕지 바다에서 놀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욕지도 사람들은 욕지 바다를 떠난 고등어를 좇는 대신 기르기 시작했다. 고등어 양식 말이다. 욕지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등어 양식에 성공한 곳이다. 욕지도 바다 여기저기에 동그란 그물이 꽃처럼 피었다. 바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이다. 이곳에서 체포된 치어가 성어로 길러진다. 고등어는 배양기술이 없다. 치어를 체포해 기르는 방식으로만 양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파성 가두리 양식장 옆에는 반드시 치어를 체포하기 위한 정치망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이곳 욕지도에서 고등어 양식이 가능한 이유는 치어 체포가 비교적 쉽고, 고등어가 겨울을 날 수 있을 정도로 수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고등어 양식은 수질도 중요한데, 욕지도는 물길이 하루에 4번 바뀌므로 바다 속 부유물 제거가 용이함에 따라 항상 물이 맑고 깨끗하다. 가두리 어장 안에서 좁은 공간에 적응한 고등어는 수차 안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그래서 서울에서도 고등어 회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수차보다는 바다에서 건진 고등어가 맛이 더 좋을 것이다. 욕지도에서 기른 고등어 회 맛을 안 볼 수 없다. 솜씨 좋게 손질된 고등어 회가 꽃잎처럼 접시 한 가득 담겨 온다. 붉은 살 한 점을 얼른 입에 넣는다. 살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눅진하게 배어 나오며 달다. 욕지 바다가 기른 맛이 참 생생하다. 깻잎에 쌈장과 생강을 넣고 쌈을 싸 먹으니 고등어의 기름진 고소한 맛과 깻잎의 청량한 향, 생강의 알싸한 맛이 씹을수록 한데 어우러져 일품이다. 입 안에 욕지 바다가 번진다. 할매 바리스타가 능숙하게 주문 받은 음료를 제조한다아기자기한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 고운 우리 섬 할매바리스타 욕지도가 부유한 어촌이던 시절, 통영에서 섬으로는 시집을 보내지 않았으나 욕지도만은 예외였다고 한다. 욕지도로 시집온 이야(언니를 뜻하는 통영 사투리)는 세월 따라 꽃다운 섬 할매가 되었다. 자부마을 항구에 아리따운 섬 할매들의 꿈이 자박자박 부풀었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이야기다. 다방커피와 커피믹스만 알던 섬 할매들이 이름마저 생소했을 바리스타의 꿈을 키웠다. 이를 위해 할매들과 커피 선생님은 6개월간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한 12명의 할매들과 이사장, 총무를 포함한 총 14명은 ‘자부마을 섬마을 쉼터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을 차렸다. 의자와 테이블 몇 개로 소박하게 시작했던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은 지난해 4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정부 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지금은 꽤 근사한 커피숍이다.커피숍에 들어서자 손으로 쓴 메뉴판과 작지만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이 여행자를 맞는다. 꼬불꼬불 파마머리에 얼굴이 고운 할매가 주문을 받는다. 뜨거운 라떼 한잔을 주문한다. 안쪽에서는 다른 할매가 먼저 주문받은 라떼를 내리고 있다. 조금 느려도 우유 거품을 능숙하게 뽑아낸다. 욕지도 할매바리스타 커피숍의 메뉴는 아메리카노, 라떼, 핫초코, 스무디. 여기에 향토음식인 빼떼기죽, 고구마라떼, 고구마 케이크 등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를 이용한 메뉴가 더해졌다. 가격도 착하다. “심심했는데 언니들캉 동생들캉 여서 시간 보내는 기 제일로 좋다.” 아무래도 할매들은 느지막이 시작한 바리스타 일이 재미있기만한가 보다. 커피숍에 출근하기 위해 안하던 화장도 곱게 하신단다. 할매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커피 중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는지가 슬며시 궁금해진다. “우리도 자주 마신다. 아무끼나 묵어도 다 맛나다.” 컵에 가득 담긴 라떼를 호로록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고기가, 어부가, 노랫가락이 그득하던 항구에 향기가 차오른다. 커피에서 참 고운 맛이 난다.할매바리스타 경남 통영시 욕지면 욕지일주로 15 055 645 8121 아메리카노 2,500원, 빼데기죽 5,000원, 고구마라떼 3,500원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윤정 취재협조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www.hanbada.or.kr,통영시 www.tongyeong.go.kr
  • 반기문 “위안부 합의, 내용 환영한 것 아니다”

    반기문 “위안부 합의, 내용 환영한 것 아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건 양국 정부의 해결 노력에 박수를 보낸 것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9)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취지로 해명했다고 면담에 동석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공동대표가 전했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일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다는 반 총장의 성명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면담이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반 총장은 부인 유순택씨가 동석한 가운데 3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환영 성명을 낸 취지가 잘못 알려졌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환영한 것으로, 합의 내용을 환영한 건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윤 대표는 정대협을 비롯한 30여개 국제인권단체 명의로 된 요청서를 반 총장에게 전달했다. 요청서에는 반 총장이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유엔이 위안부 진상조사에 나서 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진상조사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윤 대표는 전했다. 반 총장은 지난 1월 정대협이 항의 서한을 보낸 데 대한 답신을 이날 정대협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답신에서도 반 총장은 양국 정부의 합의를 환영한 데 대한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흥천사 감로왕도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흥천사 감로왕도

    감로탱(甘露幀)은 외래 종교인 불교를 한국인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신앙했는지 보여 주는 불교 회화이다. 전생에 지은 죄에 따라 육도윤회(六道輪廻)에 고통받는 중생이 구제 과정을 거쳐 극락에 이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감로탱 중생이 구제 통해 극락 이른다는 내용 감로탱화, 감로도, 감로왕도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3단 구성으로 그려졌다. 아래부터 지옥도와 아귀도에서 헤매는 중생도 단이슬(甘露)이 상징하는 풍성한 음식이 베풀어진 의식을 거치고 나면 부처가 머물고 있는 세계로 올라설 수 있음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감로탱은 목련존자가 아귀도에 빠져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려 도움을 청하자 부처가 가르쳐 준 방법을 담은 그림이다. 부처의 가르침대로 산천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수륙재나 조상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우란분재에서 쓰였다. 이렇듯 경전 내용을 의식용 그림으로 재창조한 독창적인 그림이 불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던 조선시대 꽃을 피웠다는 것은 흥미롭다. 제작 연대가 가장 빠른 것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에 있는 약산사 감로탱(1589)이다. 감로탱은 하단의 육도윤회상이 조성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풍속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1939년 조성된 서울 돈암동 흥천사 감로왕도는 특히 일제강점기 사회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흥천사는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의 원찰이다. 공주 마곡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계룡산파 화맥(畵脈)의 보응 문성(普應 文性)과 그의 제자인 남산 병문(南山 炳文)이 그렸다. 두 화승은 기존의 감로왕도 도상을 바탕으로 당시의 핵심적 사회상을 서양화법으로 과감하게 담아냈다. 남산 병문은 사회주의 문화예술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한국 현대 미술의 1세대 조각가로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를 주도한 김복진과도 교류했다. 1949년 출범한 불교미술연구회에 미술부장으로 참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흥천사 감로왕도 1939년 현실에 맞게 재해석 당시는 중일전쟁이 한창이었고, 일본이 1941년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하기 직전이었다. 두 화승은 이 언저리의 시대상을 먹선으로 분할한 31개의 화면에 담았다. 전투함이 돌진하고 전투기가 날아가는 가운데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포탄이 여기저기서 터지는가 하면, 육군은 기세등등하게 탱크를 앞세우고 상대 진영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지옥도 빠져 고통받는 중생의 모습이 바로 이럴 것이다. 일제가 남산에 세운 조선신궁과 침략의 본거지 통감부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담았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설치된 통감부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총독부로 바뀌었으니 당대의 모습은 아니다. 자동차 여행, 기차가 다니는 어촌, 코끼리 서커스단, 전당포, 전신주 공사, 전화 거는 모습, 스케이트 타는 모습 등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문물의 양상도 펼쳐진다. 흥천사 감로왕도는 최근까지 전쟁 장면이 담긴 몇몇 장면은 호분칠을 하고 흰 종이로 가려놓기도 했다. 지난해 불교중앙박물관 전시회에서는 종이를 모두 떼어냈지만 하단의 오른쪽 맨 아래 장총을 둘러메고 일렬로 행진하는 일본군의 모습은 호분칠이 짙어 흐릿하게 보일 정도다. 흥천사 감로왕도에 담긴 새로운 사회상은 이 그림을 한때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목적을 가진 불화(佛畵)로 분류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대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투영한 이 그림을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불교 회화의 하나로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이 그림이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큰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등록문화재 지정을 최근 문화재청에 요청했다고 한다. 글 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기독인 선거대책연대 ‘투표 짱’ 발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 사회운동단체들이 ‘투표 짱! 기독인 선거대책연대’(선거연대)를 발족했다. 선거연대는 최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정책·공정 선거가 되도록 노력하고 유권자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발족 선언문을 통해 “다가오는 4·13총선은 위기를 넘어 파국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방향을 돌이킬 수 있는 기회”라며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회복하는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번 총선에서 주권자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NCCK를 비롯해 YMCA, YWCA,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등이 참여한 선거연대는 20대 총선부터 2017년 대선까지 정책 제안, 투표 참여 캠페인, 공정 선거 감시 활동, 선거 관련 보도 모니터링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달 중순 정책 제안서를 발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언론의 선거 보도를 모니터링해 매주 논평을 발표, 불공정 보도에 대해서는 방송심의신청운동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진광수 선거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은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역사 왜곡 파문,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 파탄 난 남북 관계 등 우리 시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며 “한국 사회를 결정할 수 있는 지점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특히 일부 교회의 정치 개입 우려와 관련, “교회가 정치에 개입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정치가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성서적 가치에 따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올바르게 열어 갈 수 있도록 투표 참여 등 원칙적이고 당위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같은 천연기념물인데… 진도개는 금수저, 삽살개·동경이는 흙수저?

    같은 천연기념물인데… 진도개는 금수저, 삽살개·동경이는 흙수저?

    뒤늦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토종개 삽살개와 동경이의 보호·육성책이 ‘진도개’와 달리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돗개 보호법’을 ‘토종개 육성법’으로 개정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토종개는 1962년 지정된 ‘진도의 진도개’(제53호)와 1992년 ‘경산의 삽살개’(제368호), 2012년 꼬리 없는 품종인 ‘경주 동경이’(제540호) 3개 품종이다. 토종견은 민족과 더불어 살아와 역사·문화·학술 가치가 높다. 특히 삽살개는 일본군 방한복 제작을 위해, 동경이는 일본 신사의 개 형상과 닮았다며 죽여 멸종위기까지 갔다가 최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더 애틋했다. 진돗개는 1967년 ‘한국 진돗개 보호·육성법’까지 제정해 보호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전남 진도군에 지원한 진돗개 육성 관련 국비는 지난해 4억 5900만원이었다. 진도군도 같은 해 군비 10억 9000만원(사업소 인건비 제외)을 진돗개 육성 사업에 투입했다. 현재 진도 지역에는 주로 농가 등에서 사육하는 ‘진도개’ 1만 1000마리가 있으며, 이 중 4000마리는 천연기념물로 등록됐다. 전국적으로는 10만여 마리의 진돗개가 있다. 삽살개재단과 동경이보존협회는 문화재청 등으로부터 각각 국비 1억 6212만원과 1억 1200만원을 지원받았다. 관련 지원법은 없다. 현재 삽살개재단은 400마리, 동경이보존협회는 300마리를 관리하니 삽살개 1마리당 약 41만원, 동경이 1마리당 약 37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고 있다. 1마리당 11만원의 지원을 받는 진도개보다 국비 지원이 적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지방정부의 지원이다. 그나마 삽살개재단은 지난해 경북도와 경산시로부터 7억 1800만원을 지원받았다. 삽살개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마스코트로 지정돼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덕분이다. 경산시는 2013년 삽살개재단 지원조례를 제정해 지원의 법적 근거도 만들었다. 반면 경주시는 동경이보존협회에 지난해 겨우 4800만원을 지원했다. 경주시엔 지원조례도 없고, 일부 의원은 시의 지원에 반발한단다. 동경이보존협회 측은 9일 “현재 지원 수준으로는 동경이의 멸종을 막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두 단체는 또한 “진도의 진도개가 1962년부터 50년 이상 혈통을 유지·보전해 세계적인 명견이 됐듯이, 혈통 보존 및 육성의 초기 단계인 삽살개와 동경이 육성 보호에 국가나 지방정부가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에는 삽살개 3500마리가 있고, 동경이는 400마리가 전부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진돗개 보호법’을 ‘토종개 육성법’으로 개정해 토종개 모두를 잘 보호하는 등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산·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日시민단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더 큰 트라우마 주지 말라” 정부에 항의

    日시민단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더 큰 트라우마 주지 말라” 정부에 항의

    일본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을 촉구한 유엔 기구의 권고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은 1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수신자로 해서 외무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국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 7일 발표한 대 일본 심사에 대한 최종 소견에서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충분치 않다고 평가했다”면서 “피해자의 견해를 충분히 고려해 그들의 진실, 정의, 피해회복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라는 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위원회의 권고에 대해 ‘수용불가’를 표명하며 반론한데 대해 “부끄러운 행동을 그만두고, 피해자에게 더 큰 트라우마를 주는 정치가, 공직자의 발언을 반박하고 교과서에 위안부 관련 기술을 부활시킴으로써 인권 침해를 방지하고 피해 회복을 촉진하라”고 촉구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용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뉴욕서 “한일 합의 거짓…못 받아들여”

    이용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뉴욕서 “한일 합의 거짓…못 받아들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뉴욕시의회 로리 컴보 여성인권위원장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전날 뉴욕에 도착한 이 할머니도 참석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해결하면 전 세계에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내가 위안부 피해자인데, 일본은 거짓말만 하고 있다”면서 “진실은 결코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말 한일 정부 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서도 “할머니들이 25년간 일본대사관 앞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면서 “그게 무슨 합의냐. 거짓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컴보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입장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군이 성노예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위안부 피해자의 요구를 지지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존엄을 회복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컴보 의원은 뉴욕시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서는 “뉴욕시는 국제문제에 한정된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 이어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출입기자단이 마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15살 때인 1943년 타이완의 일본군 부대로 끌려가 겪었던 참혹했던 위안부 생활에 대해 증언을 이어갔다. 이 할머니는 그러면서 “일본 총리가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 “국민의, 국민에 의한… 기적입니다”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 “국민의, 국민에 의한… 기적입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부분은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제게 축하한다가 아니라 고맙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는 거예요. 여지껏 왜 잘 몰랐을까,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봐야겠다고 하시죠. 두세 번 보는 분들도 있어요. 정말 감격스럽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귀향’이 관객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개봉 이후 8일까지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모두 270여만명이 눈물을 흘렸다. 제작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사히 완성되기만을, 개봉을 앞두고서는 그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기만을 간절히 바랐을 뿐이다. 정말 이렇게까지 흥행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조정래 감독은 여전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정말 기적이잖아요. 기적을 만들어 준 국민들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요. 이틀 전에 개봉 후 처음으로 일반 관객 사이에서 ‘귀향’을 봤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전체 후원자의 절반가량인 3만여명의 명단을 담은 7분여의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더라구요. 모두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였죠. 저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어요.” 2014년 중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자는 요청을 거절하는 바람에 중국 쪽 투자가 무산됐을 때 큰 절망감을 맛봤다. “영화인으로는 이 작품이 인생의 끝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놓아 버릴 수 없었죠. 나눔의 집 견학을 왔다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눌러앉아 봉사활동을 하는 일본 분도 많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냥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구요.” 영화 자체의 만듦새에 대해서는 2%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조 감독은 그것마저 감사하다고 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평가받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죠. 하지만 배우와 스태프 모두 (자신을) 태워버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어요. 별점을 0.5개 받더라도 정말 좋아요. 작품을 봐 주신 거잖아요. 오히려 절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 감독은 판소리 고수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이기도 하다. 무형문화재 8호 고법 이수자다. 중앙대 영화과 재학 시절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에 꽂혀 국악과 인연을 맺었다. ‘귀향’의 제작을 결심하게 된 2002년 나눔의 집 봉사 활동도 국악 동아리 활동의 하나였다. 차기작을 물어봤더니 조선시대 판소리 광대 이야기를 써놓은 게 있다고 언급했다. 또 언젠가는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귀향’에 대한 열기는 국경을 넘고 있다. 오는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CGV와 댈러스 시네오아시스 극장에서 개봉한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 등 북미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대만 등에서도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상영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해외 개봉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분들이 20만명 정도로 추산돼요. 영화가 한 번 상영될 때마다 한 분씩 그 넋을 고향으로 모셔오는 거라고 되뇌었어요. 지금까지 5만번가량 상영됐을 거예요. 앞으로 단 한 분이 보고 싶다고 해도 영화를 들고 찾아갈 거예요.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엔 “日 정치인, 위안부 책임 폄하 중단해야”

    유엔 “日 정치인, 위안부 책임 폄하 중단해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일본 정치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런 언행의 중단을 보장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철폐위는 지난달 실시한 일본 정부에 대한 심의 결과를 담은 성명에서 “일본 지도자와 공직자들의 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다시 고통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철폐위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는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는 희생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철폐위는 일본 정부가 이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희생자와 생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진실, 정의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을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철폐위는 일부 위안부 피해자는 그들이 겪은 심각한 인권 위반 행위에 대해 일본 정부로부터 명백하게 공식 책임을 인정받지 못한 채 숨졌고, 일본 정부는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삭제했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포함하고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많은 학생과 일반인이 알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치유를 위한 희생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공식적인 사과, 재활을 위한 서비스, 희생자의 만족 등을 포함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배상과 보상을 제공하라고 촉구하면서 다음 심의 보고서에 희생자나 생존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했는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윤병세 외교 “北 인권 문제, 이젠 국제사회가 행동 취해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윤 장관은 연설 시간 대부분을 북한 인권을 지적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라는 인권의 사각지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제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윤 장관은 “개탄스럽게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은 희소한 경제적 재원을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기타 군사 목적에 전용하고 있다”며 “북한이 계속해서 북한 주민 보호에 실패한다면 북한은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한 것과 달리 윤 장관은 연설에서 ‘위안부’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12·28 합의에서 양국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를 두고 상호 비판·비난하는 것을 자제키로 했었다. 올해 연설에서는 비판의 수위를 낮추는 대신 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발언 정도가 나올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결국 함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등 합의 정신을 훼손하는 언행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인권이사회에서조차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너무 소극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다시 3·1절을 돌아보자면/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다시 3·1절을 돌아보자면/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지난 3·1절은 유난히 조용했던 것 같다. 요란하던 ‘태극기 달기’ 캠페인도 투미했고 3·1절 기념식장 분위기도 지난해의 강한 일본 성토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지금의 한·일 관계를 보자면 태극기 물결과 반일의 목소리며 몸짓들이 훨씬 더 크고 강해야 했을 텐데…. 그 한켠에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그린 영화 ‘귀향’의 누적 관객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연말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한 대학생들은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62일간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막겠다며 노숙 농성을 이어 갔다. 그런가 하면 위안부 재단 설립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제안한 10억엔 기부를 거부하고 3월 중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손잡는 정의 기억재단’ 설립을 위한 시민 모금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3·1절을 잊지 말자’는 민초들의 조용한 항거와 결집이 도드라진다. 3·1절을 앞두고 서울시가 3·1운동을 처음 나라 바깥에 알린 AP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와 가족이 살던 종로구 행촌동의 집 ‘딜쿠샤’를 복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제 압제와 이 땅 민초들의 항거를 취재, 보도하다가 추방된 그의 뜻과 힘겨운 노력을 뒤늦게 되살린다니 백번 높이 사고도 남을 일이다. 그런데 그 복원의 반가움 한켠에 서대문형무소 맞은편 오래된 주택가에 있는 ‘옥바라지 골목’이 사라지게 됐다는 비보가 얹혀 기분이 언짢다. ‘옥바라지 골목’이라면 1911년 ‘105인 사건’에 얽혀 서대문형무소에 대거 투옥된 독립운동가들의 옥바라지를 하려 가족들이 몰려들면서 생긴 여관촌이다. 김구 선생의 어머니도 여관 청소를 도우며 옥바라지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런데 곧 철거되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형편이라니 우리가 무엇을 잊고 살았는지를 아찔하게 보여 준다. 일제의 폭압과 희생, 항거가 서린 흔적들이 잊혀지고 사라지는 게 어디 한둘일까. 3·1절 당일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서울 인사동 태화관 자리의 빌딩이 도시 재개발로 헐릴 운명이고, 3·1운동 직전 민족 대표들이 모였던 의암 손병희 선생 집터는 오간 데 없이 비석만 덩그마니 남았다. 3·1운동 때 만해 한용운 선생이 머물던 곳이자 학생들에게 독립선언서를 전달했다는 공간엔 게스트하우스가 서 있다. 그 와중에 초등학교 6학년 국정 사회 교과서엔 위안부 표현이 삭제되고,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알리기 위해 만들겠다고 발표했던 백서 사업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는 관측이 많다. 모두 무관심과 망각의 안이가 부른 안타까운 사례들이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천도교를 주축으로 한 종교계가 3·1운동 정신 되살리기에 나섰다. 화해와 상생, 평화의 정신을 이 시대에 실천하자며 3·1운동 학술조사와 재평가 작업을 비롯해 종교평화센터 건립을 추진하려는 결집이다. 그런데 그 운동의 복판에 선 박남수 천도교 교령의 귀띔이 예사롭지 않다. 뭉치고 힘을 합쳐도 모자랄 지경인데 뜻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해득실을 따진 입장 차와 파장의 앞선 저울질 탓으로 보인다. 정말 ‘국민이 나서야 할 때’인가 보다. kimus@seoul.co.kr
  • [현장 블로그] 할머니, 우린 잊지 않았습니다… 대학가 물들인 ‘노란 나비’

    [현장 블로그] 할머니, 우린 잊지 않았습니다… 대학가 물들인 ‘노란 나비’

    대부분의 대학교가 2일 개강을 했습니다.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은 학생들로 북적였습니다. 밝은 표정으로 친구와 인사하는 학생들 사이로 정문 앞 가판대에서 학교 신문인 ‘이대학보’를 집어 펼치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들여다보는 한 학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본 도쿄 주오대 역사학과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를 인터뷰한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요시미 교수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위안소 운영에 개입했다는 문서 자료를 최초로 발굴한 사람입니다. 그의 자료는 일본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에도 영향을 끼쳤죠. 그는 인터뷰 기사에서 “전쟁지의 위안소는 군 시설이다. 이 때문에 일본군과 일본 정부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글은 이화여대 학내 언론들이 힘을 합쳐 준비한 ‘도쿄를 물들인 노란 나비’라는 연재 기획의 첫 작품입니다. 최근 영화 ‘귀향’의 흥행 돌풍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학신문들도 갖가지 관련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이날 연세대의 ‘연세춘추’는 현행 중·고교 역사 교과서 17종에서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기술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보도에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오늘날 위안부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적은 교과서는 3종에 불과했고 보편적 인권의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교과서는 한 개에 그쳤다고 적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고려대의 ‘고대신문’은 위안부 문제를 전시마다 여성의 인권이 유린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의 한 부분으로 설명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 전시 여성 폭력의 원인 등을 심층 분석한 글이었습니다. 서울도서관 외벽에는 ‘나를 잊으셨나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생존 피해자 44명 중 한 명인 길원옥 할머니의 친필입니다. 학생들은 학보를 통해 그 물음에 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할머니, 우린 잊지 않았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朴대통령 “北 반드시 핵 포기하도록 만들 것”

    朴대통령 “北 반드시 핵 포기하도록 만들 것”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제97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정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한 안보 태세와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핵으로 정권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을 착취하고 핵개발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이 북한의 정권을 유지시킬 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그대로 놔둔다면 5차, 6차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고 북한의 핵은 결국 우리 민족의 생존은 물론 동북아 안정과 세계 평화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정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멈추지 않고 한반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현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한반도 평화통일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도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고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 미래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피해자 할머니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면서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위안부’ 다큐 본 외국 여성들, 일본 향한 분노 목소리가…

    ‘위안부’ 다큐 본 외국 여성들, 일본 향한 분노 목소리가…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 ‘귀향’이 화제가 된 가운데 지난해 2월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Heechulism)에는 ‘위안부 역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을 운영하는 윤희철 씨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영상에 포함된 애니메이션의 저작권 문제로 8개월 전 삭제됐다가 최근 다시 게재한 것이다. 영화 ‘귀향’이 주목을 받으면서다.공개된 영상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외국 여성들의 시청 소감이 담겼다. 여성들은 “충격적이다”, “슬프다”, “화가 난다”, “소름끼친다”라는 소감을 쏟아냈다. 윤 씨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외국 여성들에게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여성들 대부분은 위안부를 처음 알았거나 들어는 봤지만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지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씨는 계속해서 “일본군이 한국 여성들을 성 노예로 이용했음에도 일본 정부는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외국 여성들은 “일본 정부는 과거를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럴 수 있는 권력과 권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옳지 않다. 정말 비도덕적이다”라거나 “잔인하다. 군인들이 다른 나라에 들어와서 이런 식으로 여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어떻게든 용서받을 수 없다. 지금에서라도 일본이 해야 하는 것은 공식적인 사과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10분 분량의 영상에는 위안부와 관련된 외국 여성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누리꾼의 호평 속 2일 현재 2만 3천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Heechulism/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귀향’ 75만 관객 돌파, 4일 만에 손익분기점 넘었다☞ ‘귀향’ 이틀 연속 1위…주말 극장가도 접수하나
  • [사설] 北 핵포기 않고는 대화 없다고 밝힌 박 대통령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목전에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정권에 생존 차원의 핵 개발 포기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어제 9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핵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이 북한 정권을 유지시킬 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압박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오늘 채택될 예정인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메시지를 아울러 전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로 압박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제 공조를 강조하면서 주변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언급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에 우회적으로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원칙적 수준이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선택을 강조하면서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경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지만, 북한이 선(先) 비핵화 의지를 밝힐 경우 6자회담 재개 등의 다양한 대화 채널을 가동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존 켈리 미국 국무부 장관도 밝혔듯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목적에는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이끄는 것도 포함돼 있다. 국제사회의 북핵 개발을 저지하려는 의지를 희석시키는 모호한 평화협정 논의를 차단하고 북한의 확실한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 것이다. 위안부 문제도 중요한 화두였다.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타결된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성실한 합의 이행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서 미래 세대에 대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이른바 ‘불가역적’ 합의의 성립은 일본의 향후 실천에 좌우된다는 점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아베 정권이 위안부 합의 이후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녹아 있다.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오늘 채택될 예정이다. 북한의 주요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육상과 해상은 물론 하늘까지 봉쇄하는 수준이다.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자체 제재도 조만간 발효된다. 북한의 후원국 격인 중국마저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북한 김정은 정권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이란 망상에 집착하는 한 한반도 평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핵을 껴안고 패망의 길로 갈 것인가, 핵을 포기하고 공존공영의 길로 갈 것인가 선택은 북한에 달렸다.
  • 안보리 결의 후 남북 외교수장 한자리… ‘의미있는 메시지’ 촉각

    안보리 결의 후 남북 외교수장 한자리… ‘의미있는 메시지’ 촉각

    尹외교, 북핵·北 인권 압박 예고… 위안부 타결후 첫 발언도 관심 北 리수용 외무상 참석 전망… 리 “COI 보고서 무효” 기조연설 남북 국면전환 채널가동 주목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 참석을 위해 1일 출국했다. 인권이사회에는 북한 리수용 외무상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고강도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 남북 외교장관이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지게 될지 주목된다. 윤 장관은 2일(현지시간) 인권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2년 만에 인권이사회에 참석하는 윤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성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 결의를 즈음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에 이어 인권 차원에서도 북한을 압박하는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는 최경림 주제네바 대사가 인권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우리 정부의 인권 외교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윤 장관에 하루 앞서 이날 기조연설에 나섰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방어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인권이사회에 제출하며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연설에서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가 탈북자의 허위 증언에 근거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관심사는 2일까지 이어지는 고위급 회기 동안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단순 조우 이상의 만남을 가질 수 있을지다. 남북 외교장관은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잠시 마주치며 악수를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모두 끊어진 상황에 외교장관 사이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오간다면 새로운 국면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위안부 문제가 처음 거론되는 국제무대라는 점에서 윤 장관 위안부 관련 발언의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3·1절 더 빛난 귀향

    3·1절 더 빛난 귀향

    일제 강점기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다룬 영화들이 3.1절을 맞아 박스오피스에서 더욱 빛을 냈다. 1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직후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귀향‘(왼쪽)은 전날 전체 상영작 중 관객 점유율 34.0%를 차지했다. ‘귀향’은 개봉 첫날인 24일 23.1%, 25일 26.1%, 26일 29.6%, 27일 29.7%, 28일 31.7% 등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당일 흥행을 가늠하는 잣대인 예매율은 1일 한때 34%를 웃돌며 개봉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1절 일일 관객 수는 지난달 28일 기록한 30만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귀향’은 전날까지 관객 128만 3697명을 끌어모았다. 개봉 닷새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던 ‘귀향’은 스크린 수를 계속 늘려 현재 상영작 중 가장 많은 781개를 확보하기도 했다. 조정래 감독과 주연을 맡은 손숙과 최리, 위안부 피해 소녀와 일본군을 연기한 조연 배우들은 이날 CGV 왕십리점,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모두 일곱 차례 무대 인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린 영화 ‘동주’(오른쪽)는 3·1절에 누적 관객 70만명을 돌파했다. 실시간 예매율은 8% 안팎을 유지하며 4위를 달렸다. 전날까지 65만 5910명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는 윤 시인만 조명한 게 아니다. 시인과 한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의 삶까지 다뤘다. 제작비가 5억원에 불과한 저예산인 이 작품은 개봉 6일 만인 지난달 22일 손익분기점인 27만명을 넘어섰다. 이튿날에는 흥행 4위까지 치솟았다. 374개 스크린으로 출발했지만 개봉 2주차 후반에는 최고 540개까지 스크린 수를 늘리는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문]朴대통령 3·1절 기념사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이라며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 대통령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북한동포 여러분, 그리고 독립유공자와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뜻 깊은 제97주년 3·1절을 맞이하였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며,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97년 전 오늘, 독립만세의 함성은 신분과 계층, 종교와 사상의 차이를 뛰어넘어 오직 독립을 향한 열망과 애국심으로 우리를 하나가 되게 하였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소녀의 슬픔’이라고 외쳤던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이 곧 3·1 운동의 정신이었고, 민족대단결이 바로 3·1 운동의 정신이었습니다.3·1 운동은 우리 민족이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힘을 하나로 모은 역사적인 일로 모든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는 동방의 밝은 빛으로 세계 각국의 민족 자결 운동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3·1 운동의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졌고, 마침내 우리는 그토록 소망하던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세계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했습니다. 97년 전, 그토록 간절히 소망했던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 자유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지금, 선열들이 피 흘려 세운 이 조국을 진정한 평화통일을 이루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그 분들에게 갚아야 할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어 후손들이 평화롭고 부강한 한반도에서 살게 하는 것이야말로 3·1 정신을 이 시대에 구현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면서, 당국간 대화와 민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남북간 신뢰구축과 평화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북한에 많은 지원과 양보를 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리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에 3차 핵실험을 한데 이어 또 다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극단적인 도발로 우리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북한은 계속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그대로 놔둔다면, 5차, 6차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고, 북한의 핵은 결국 우리 민족의 생존은 물론 동북아 안정과 세계평화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의지에 대한 도전이자 전 세계가 원하고 있는 평화정착에도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이제 기존의 대응방식으로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습니다. 핵으로 정권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을 착취하고 핵개발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이 북한의 정권을 유지시킬 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지금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단합된 의지를 그 어느 때 보다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국가들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데 이어,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곧 채택될 예정입니다.이번 대북 결의는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를 무시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발을 자행한데 대해 엄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가 응집된 것입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대북제재 법안 채택과 일본, EU, 여타 우방국들이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에 동참하고 있습니다.앞으로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들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 믿습니다.저는 북한이 핵개발을 멈추지 않고, 한반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있는 현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통일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염원하는 이유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이 한반도에서 시작되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인권, 번영을 북한 동포들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정부는 평화와 번영, 자유의 물결이 넘치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것이며, 그것이 바로 3·1 운동 정신의 승화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길을 가는데 국민여러분께서 함께 동참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지금의 정쟁에서 벗어나 호시탐탐 도발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과 테러에 노출되어 있는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데 나서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3·1 운동은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열망이자, 세계평화와 인류행복 구현이라는 시대정신의 발현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24년 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한·일간 합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합의는 피해자 할머니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집중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습니다.앞으로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도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고, 이번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서 미래 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서로 손을 잡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이 연이은 도발과 1차 타격대상이 청와대라고 위협하며 불안과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만성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 침체에 대응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개혁을 해야만 합니다. 저는 어떤 정치적 고난이 있어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를 확고히 다져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그리고 4대 구조개혁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하지만,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 육성을 비롯하여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혁하고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혁신과제들이 아직도 기득권과 정치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개혁은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개혁입니다. 청년들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지금 이들이 좌절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노동개혁이 현장에 뿌리를 내려야만 ‘더 많은 일자리’,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노사 모두 서로 조금씩 양보해 주시고 정치권도 국민의 열망에 호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개혁의 길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민간과 정부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 독창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속도를 정부가 따라 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관행적으로 내려온 정부 만능의 사전적 규제 방식에서 민간 중심의 사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여 신산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커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앞으로 전국의 시·도에 도입될 ‘규제프리존’에서는 각 지역의 전략산업과 관련된 핵심규제를 과감히 철폐할 것입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혁신적 도전정신이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창업기업의 더 큰 성장과 끊임없는 재도전이 이루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상생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창조경제 생태계를 완성할 것입니다.이와 함께, 산업에 문화의 옷을 입히고 문화와 IT를 융·복합시켜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처럼 우리의 경제와 문화영토를 넓히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올해에는 이러한 개혁과제들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국민 여러분이 그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왜 우리 국민들이 ‘민생구하기 서명운동’에 직접 나서야 했는지에 대해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대내외적인 어려움과 테러위험에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거의 마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럴 때일수록 국민 여러분의 진실의 소리가 필요합니다. 나라가 어려움에 빠져있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항상 국민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 왔고,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인 대한민국은 선열들의 피흘림으로 지켜온 소중한 나라입니다. 저는 지금의 위기 역시, 국민 여러분의 단합된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외환위기를 극복한 힘으로 지역, 세대, 계층을 떠나 하나로 뭉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제 때 대처하지 못하고 낡은 것에 안주했을 때 어떤 역사적 아픔을 겪어야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또 다시 나라 잃은 서러움과 약소국의 고난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퇴보가 아닌 발전을 위해, 분열이 아닌 통합을 위해 이제 국민들께서 직접 나서주시기 바랍니다.저는 추운 영하의 날씨에 가는 길을 멈추시고 민생살리기 서명에 곱은 손을 불으시면서 서명해주신 국민들의 힘이 대한민국을 바꿔놓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이 50년, 100년 후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역사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애국애족과 민족대단결의 3.1운동 정신을 되새기면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의 번영과 평화통일이라는 위대한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변 “한일 위안부 협상문서 정보공개” 소송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외교부를 상대로 한일 위안부 협상문서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민변 국제통상위원회는 “한일 합의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양측 교섭문서 3건을 공개 청구한다”고 29일 밝혔다.  민변은 양국이 발표문에서 ▲‘군의 관여’란 용어를 선택하고 그 의미를 협의한 문서 ▲강제 연행 사실 인정문제를 협의한 문서 ▲‘성노예’·‘일본군 위안부’ 등 용어 사용을 협의한 문서를 요구했다.  민변은 “일본은 한일 공동발표 후에도 강제 연행과 전쟁 범죄를 부인하고,양국이 일본의 입장을 전제로 문제를 최종 해결한 것처럼 발언하며,‘군의 관여’라는 문구가 성병검사 등 위생관리란 의미라고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8일 일본이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10억엔을 지원하는 대신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합의 발표 직후 유엔에 ‘위안부 강제연행은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내는 등 합의 이전의 주장을 반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를 잊지 마세요

    나를 잊지 마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직접 쓴 ‘나를 잊으셨나요’ 문구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에 걸려 있다. 서울시는 3·1절을 맞아 꿈새김판을 길 할머니의 친필 문구와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로 구성해 다음달 20일까지 게시한다. 시는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공감하고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신청사에 대형 태극기 래핑, 1일 정오 보신각 타종 등 다양한 3·1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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