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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북대응에 시장 멍든다

    뒷북대응에 시장 멍든다

    한달여 동안 코스피지수 1000,원·달러 환율 1400~1500원대,원·엔 환율 1500원대가 지루하게 맴돌고 있다.안정화될 수 있는 뚜렷한 호재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정부와 시장의 손발 이 안맞는 대응이 한 몫했다는 비판도 크다.판단할 기준을 주는 게 아니라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5일 47개 건설사에 대한 신용평가 결과를 내놨다.SK건설,두산건설 등 5개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다음주 중 신용평가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신용정보 등 다른 신용평가회사들도 건설사 신용 등급을 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이유로 들고 있는 근거가 올 한해 계속 이슈가 됐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이라는 점이다.부동산PF의 경우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감독당국도 이미 지난해부터 감독을 강화할 정도였다.그럼에도 개별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에는 이제서야 반영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그나마도 엄정하지 못하다는 비난이 거세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를 들자면 주가가 90%나 급락한 K건설사에 대해서도 향후 전망에 대해 안정적이라고 평가해놨다.”면서 “신용평가가 어느 정도 옥석을 가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런 수준의 보고서라면 거의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말했다.어물쩍 다 덮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세간에 3월 위기설이 퍼진 것은 이미 8~9월 때부터였고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지난달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다.그 뒤 여기저기서 엔 케리 자금의 위험성을 거론되면서 몇몇 증권사에서는 내년 2~3월쯤 또 한차례 환율 폭등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해명은 12월 들어서야 겨우 시작됐다.이날 강만수·김동수 재정부 장·차관이 나서서 “일본계 은행의 만기 도래 자금이 11억달러 정도에 불과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늦었는데다 이 말도 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아니다. 한 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9월 위기설 때도 ‘봐라,외국인들 채권 안 팔지 않았느냐.’고 하다가 10월에 환율이 폭등하고 주가가 깨지는 등 혼란을 겪었다.”면서 “위기설은 전체적인 시장 불안이 반영되어 있는 것인데 정부는 그 앞에 놓인 조그만 것을 두고 사실 관계만 따지고 앉아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12월 들어 투신권의 급작스러운 매도세도 걱정거리다.한동안 뜸하다 싶더니 이번 한 주에만도 4599억원을 순매도했다.이 기간 동안 개인은 3445억원,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1287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증시 안정을 위해 지나친 매도를 자제하겠다고 선언도 하고 증권업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5000억원대 증시안정펀드를 마련해줬음에도 거꾸로 움직인 것이다. 이는 최근 내년 경기와 주식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쏟아지면서 투자 수준을 조절했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겐 투자를 권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몸을 사리는 얌체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3월 위기설 실체는

    내년 ‘3월 위기설’이 금융시장에서 슬금슬금 고개를 내밀고 있다.일본 등 외국 금융기관의 결산 시점과 맞물려 외국계 자본이 일시에 빠져 나갈 수 있고,실물경제 위기에 따라 건설업체 등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정부가 ‘털어 낼 것은 털고 간다.’는 식의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일본계 외채 10억弗 수준 불과” 4일 금융권과 정책 당국 등에 따르면 3월 위기설이 올 수 있다는 근거로 일본계 은행들이 결산을 위해 투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예로 든다.3월은 국고채 만기 시점이라 국고채에 투자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금융 위기에 따른 자금난에 몰리면서 투자분을 일시에 빼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경영난에 몰리고 있는 건설사와 저축은행 일부가 내년 상반기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고,내년 초 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지면서 청년 실업난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3월 위기설의 근거로 제시한다. 정부는 3월 위기설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 3월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일본 금융회사가 대거 자본회수에 들어가면서 국내 외환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내년 1·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일본계 외채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도 경제부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어려울수록 유언비어가 회자되는 법”이라면서 “일본계 은행들이 돈을 다 가지고 철수해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위기설에 회의적 전문가들 역시 3월 위기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지난 3월에도 일본계 자금 회수 문제가 불거졌지만 대부분 만기가 연장됐고 내년 3월에는 정부나 금융업계에서 대비를 잘 하고 있는 만큼,지난 3월보다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3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국고채 규모 역시 지난 9월의 5조 7000억원보다 작아 최근 보다는 덜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BN암로 아시아증권 김한준 서울지점장도 “정부 당국자들이 과거보다 시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으려는 분위기이고,이는 정부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뜻”이라면서 “설사 내년 3월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아직 3개월 넘게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현 정부의 경제 위기 대응 방식이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어 언제든 위기가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각한 저축은행 업계에 1조 3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위기를 타개하는 게 아니라 저축은행과 부동산 업계의 생명 연장을 위해 부실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런 식의 정책 방향이라면 3월이 아니라 당장 내일 금융 위기가 닥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헤지펀드의 복수’ 경계령

    ‘헤지펀드의 복수’ 경계령

    헤지펀드 제2라운드는 돌아올까.최근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유지하자 헤지펀드의 공세가 끝났다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다.올 한해 동안만 34조원을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부터는 매수세로 돌아서 5거래일동안 6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2일에는 미국 증시 하락으로 10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하루에 2000억~3000억원을 팔아치우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매도세가 줄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손실만 보고 얌전히 물러나겠느냐는 얘기다. 특히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가 ‘노란 토끼’(일본계 헤지펀드 자금)의 출현을 경고하면서 아직 2라운드가 남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가 뭐기에 올해 세계 각국 증시가 폭락하는데도 공매도를 금지만 하고 폐지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면 헤지펀드의 성격이 보인다.헤지펀드의 목표는 절대 수익 추구다.공모형 일반 펀드와 달리 사모형식으로 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돈을 모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주가가 오르면 상관없는데 주가가 내릴 경우가 문제다.주식을 빌려뒀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기는 공매도 기법이 개발된 이유다.헤지펀드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FTSE,미국 MSCI 등에서 한국이 이머징시장에서 선진국시장 지수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공매도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헤지펀드에 대한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미국·영국계 자본은 수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돈이 아쉬운 각국 정부로서는 공매도를 없애지는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헤지펀드의 정체를 알 수 없다는 데 있다.조세피난처에 위치한 가공의 회사가 많고,결산을 내는 등의 절차가 없는 데다,직접 투자할 때도 투자은행의 명의를 빌리는 일종의 차명거래 형식으로 움직이고,펀드에 따라서는 투자를 위해 빌린 돈이 자본금의 3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 얼마나 되는 돈이 굴러다니는지 알 방법이 없다.몇몇 정보회사들이 보고서를 내긴 하지만 이 역시 추정치에 가깝다는 평가다. ●고환율에 베팅하는 매크로 펀드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줄고 있다지만 이는 3개월짜리 단기 헤지펀드 때문일 수 있다.헤지펀드 가운데서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매크로(macro)전략펀드가 있다.이들은 헤지펀드의 위기를 타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최근 국제금융센터도 헤지펀드가 대형화되고 새로운 투자처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단기 헤지펀드가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통해 주식시장에 개입한다면 매크로헤지펀드는 고환율에 베팅해 환율시장에 끼어든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크로 펀드는 환율 같은 거시지표를 가지고 움직이면서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면서 “조지 소로스가 영국과 태국 정부를 상대로 환율 전쟁을 벌였을 때나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도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미네르바가 지적한 ‘엔캐리자금’도 이와 비슷하다.‘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는데 이 때문에 금리가 싼 엔화를 차입해 금리가 비싼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다.최근 미국이 정책금리를 계속 인하하면서 금리차이를 이용한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대안으로 떠오른 고금리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는 얘기다.이 엔화 자금을 금융기관 등이 덥석덥석 받아썼다면 꼼짝없이 코가 꿰게 된다.블룸버그나 로이터 등 외신에서 한국시장이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나리오 실현 가능성은 이런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두가지 이유에서다.하나는 한국이 그렇게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세계적 위기라 제 살기 바쁠 것이라는 생각이다.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장은 “한국 경제가 개방형이라 세계시장 변화에 민감하다 보니 외국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의 문제는 ‘부실’이 아니라 ‘손익’이라는 점에서 극복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필명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도 “전세계적인 자산 가치 하락 때문에 곳곳에 먹이가 널렸는데 굳이 한국을 주목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먹잇감은 세계 곳곳에 있지만 한국이 이머징 시장 가운데 가장 먹음직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실현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손실을 본 헤지펀드는 어떤 식으로든 만회하려 들 것이고 우리 외환·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0.8이 넘을 정도로 민감해져 있는 상황이어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 [씨줄날줄] ‘셀(sell)리포트’/조명환 논설위원

    외국계 증권사들이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우량주들의 목표주가를 크게 낮추는 ‘셀(sell)리포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상반기 현대중공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반토막 내면서 조선업종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JP모건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17만 1000원에서 6만 5000원으로 낮추면서부터 보고서 행진이 다시 시작된 듯하다.펀드시장 점유율이 높은 미래에셋증권에 마치 펀드런(Fund run)이 일어나면서 큰 타격을 받을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JP모건은 이달 초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4만원에서 1만 8000원으로 내리면서 부실채권 비율의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무리한 결론을 끌어냈다.일본계 다이와증권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자동차 빅3살리기 역풍을 맞게 된 자동차 업종을 건드렸다.골드만삭스가 그제 항공·해운업종 대표주들에 대해 “다 팔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외국계 증권사 투자보고서는 투자고객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제공된다.철칙이다.일반 공개도 잘 하지 않는다.보고서 발간 주기가 다르다고는 해도 왜 철 지난 보고서를 잇따라 공개할까.일부에서는 헤지펀드와 관련짓기도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14곳에 불과한 외국계 증권사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 리포트가 객관적이란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의 행태는 1997년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한국에 닥쳐올 것”이며 외환위기 가능성을 경고해 충격을 준 당시 쌍용투자증권의 조사담당 애널리스트 스티브 마빈을 떠올리게 한다.마빈은 경고가 있은 뒤 700선을 웃돌던 주가종합지수가 300밑으로 추락하자 한국증시를 쥐락펴락했다.그는 2005년에도 “한국에 외환위기 때와 같은 제2의 구조조정 태풍이 불 것”이라고 큰소리쳤으나 전망이 빗나가자 일본으로 떠나 잊혀진 인물이 됐다.외환 위기 이후 ‘스티브 마빈’과 ‘검은 머리 외국인’이 수없이 거쳐갔지만 아직도 외국계 기관들의 보고서에 휘둘리면서 ‘음모론’만 되뇌기에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환율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집값하락 등 자산 디플레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특히 그렇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유럽의 이민자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유럽의 이민자들

    ┃프랑크푸르트·마부르크 박건형특파원┃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독일로 이민 온 자동차 연구원 양수호(33)씨.그는 얼마 전 독일 친구에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2005년 전유럽을 강타했던 프랑스 무슬림 폭동 사건 이후 외국인,특히 동양계에 대해서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가 힘들다는 얘기였다.양씨는 “그 친구가 ‘외국인들이 자꾸 늘면서 독일을 잠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더라.”면서 “20년 동안 사귄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하니 청소년기 이후 별로 의심해 보지 않았던 정체성에 의문이 들면서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물론 이전에도 백인들이 대다수인 독일 사회에서 양씨가 어색함을 느낀 적은 많았다. 양씨는 “예전에는 시골 마을에 가면 까만 머리에 키가 작은 우리 가족을 ‘다르다’고 느끼는 독일인들의 시선이 따가울 정도로 느껴졌다.”면서 “무슬림이나 일본계 친구들도 비슷한 경험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양씨는 한국어로 대화가 불가능하고,김치도 먹지 않는다.한국과 독일이 축구경기를 펼치면 주저없이 독일을 응원한다.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양씨의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은 독일인들과 전혀 다름이 없다.그런 양씨지만 자신을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는 것도,‘독일사람’이라고 말하는 것도 주저한다.양씨는 “겉모습이 다르다 보니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당연히 관광객 또는 유학생으로 생각하고 대화를 시작한다.”면서 “내가 독일인이라는 것을 매번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힌다.”고 토로했다. ●이민 2세대 탈선,사회 문제화  ‘게르만’으로 상징되는 독일에서 지난 수십년간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최대의 문제는 ‘이민’이었다.특히 터키를 중심으로 한 무슬림 이민자들은 숫자와 비중 모두에서 독일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사회적 불만이 높은 대표적인 잠재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60년대 광부나 제철 노동자로 독일에 왔다가 정착한 터키계 독일인들은 전체 인구의 3.3%에 해당하는 270만명에 이른다.독일 어느 도시에서나 터키인이 운영하는 케밥집을 쉽게 찾을 수 있고,공원이나 역 주변에서 터키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마부르크 대학에서 정치학을 연구하고 있는 김기민(37) 박사는 “최초로 독일에 들어온 터키인들은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광부 등 기술노동자였고 확실한 직업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2세들의 경우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를 하고 독일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직업을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부모 세대의 높은 교육열로 인해 엘리트화된 일부는 독일의 젊은이들과 본격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했고,소외된 상당수의 2세들은 탈선을 일삼고 있다.김 박사는 “독일은 기본적으로 터키인들을 ‘방문 노동력’으로 인식했다.”면서 “최초 접근 자체가 외국인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이들을 사회로 통합하려는 정책적 변화 역시 굉장히 늦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독일 정부가 본격적인 통합정책에 나서 터키계 노동자들이 독일 내에서 낳은 2세들에게 국적을 부여한 것은 채 5년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역시 비슷한 길을 겪었다.프랑스는 1950년대 초반 식민지였던 알제리,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노동자들을 데려왔다.이들이 프랑스 사회에 정착을 원하면서 70년대에 프랑스 정부는 본국의 가족을 데려올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통합 작업에 착수했다.그러나 프랑스는 기본적으로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지는 못했고,이는 사회적 불만으로 누적돼 2005년의 폭동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다. ●佛 이민자 DNA검사 등 비인권적 조치 시도  유럽 이주 노동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무슬림은 현재 유럽 인구의 3% 수준이지만 2025년이면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이민 증가세는 줄어들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의 저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무슬림 인구 비중을 높이고 있다.특히 숫자가 늘어난 무슬림들이 일자리를 차지하면서 각 나라 원구성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일부 국가에서는 이같은 국민정서를 반영해 이주 장벽을 높이는 비인권적인 조치들도 시도되고 있다.프랑스가 시도하는 이민자에 대한 DNA검사와 독일의 어학능력평가 등이 대표적이다.KIST 유럽연구소 변재선 실장은 “미국,일본이나 한국 같은 국가의 경우에는 이같은 시험이 필요없지만 개발도상국은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서 독일어 공부를 시켜야 한다.”면서 “분명한 차별이지만 일부 시민단체를 제외하고는 침묵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밝혔다.  김기민 박사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역할 강화는 물론 이같은 문제를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민자 출신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프랑스는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500만명이 넘지만 현직 국회의원은 1명에 불과하고 독일 하원 의원 613명 중 터키계는 5명에 불과하다.김 박사는 “최근 독일 녹색당의 당수로 터키계인 젬 외즈데미르 의원이 당선됐는데,이는 아주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바마가 미국 내 소수민족들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심어준 것처럼,유럽 내의 소수민족도 강력한 계기가 있어야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기획부 손성진부장(팀장)·이도운차장·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국제부 박홍환차장·사회부 안동환·이재연기자·문화부 박상숙기자
  • [씨줄날줄] ‘노란토끼’/함혜리 논설위원

    군사작전에 작전명을 붙이는 것은 미국 군대의 오래된 전통이다.1965년 2월 베트남전쟁 중 북부지역에 대한 기습적인 공습작전에는 ‘우렛소리작전’이 붙여졌다. 중동지역과 관련된 전쟁에는 사막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됐다.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 당시 다국적군이 쿠웨이트를 해방시키기 위해 펼친 군사작전은 ‘사막의 방패’였다.1991년 1월 1차 걸프전에서는 ‘사막의 폭풍’ 작전이 전개됐다.1998년 12월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 작전명은 ‘사막의 여우’였다. 군사작전명을 연상하게 하는 ‘노란토끼’가 요즘 화제다. 미디어 다음의 경제토론방에서 활약하다 최근 절필을 선언한 사이버논객 미네르바가 달러수급 문제를 진단하면서 언급한 것이다. 미네르바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올린 글에서 “노란토끼의 비밀은 곧 밝혀질 것이다.” “이제 노란토끼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금융위기와 관련한 그의 예측들이 상당부분 맞아떨어졌던 만큼 노란토끼가 과연 무엇을 암시하는지 궁금증은 증폭됐다. 이런 가운데 미네르바는 신동아 12월호에서 노란토끼를 ‘일본계 환투기 세력’이라고 못박았다. 미네르바는 한국의 경제위기를 재차 강조하면서 “노란토끼는 10년전 외환위기 당시 환율을 끌어올렸던 환투기 세력이며, 외양은 미국 헤지펀드지만 그 배후에는 일본의 엔캐리자본이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최근 자진해서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조달에 나선 것도 IMF를 통한 한국자본 잠식카드를 염두에 둔 것일지 모른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일본 자본의 해외 기업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 10년간의 구조조정에 이은 최근의 호황 덕분에 60조엔(약 800조원)이 넘는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의 엔화가치 급등으로 현금 가치가 2배 이상 높아지면서 금융·제약·석유화학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해외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미네르바의 예측과 전망이 모두가 다 옳은 것이 아니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시장은 불행히도 그의 예측대로 가고 있다. 노란토끼와 관련된 미네르바의 우려만은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시애틀, 메이저리그 첫 ‘아시아계 감독’ 선임

    메이저리그에 첫 아시아계 감독이 탄생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올 해 오클랜드 벤치코치를 지낸 일본계 미국인 돈 와카마쓰(45)를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0일(한국시간) 세이프코 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와카마쓰는 올 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61승101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문 시애틀의 14대 감독으로 선임돼 추락하는 팀을 구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등번호는 16번. 시애틀은 그동안 보스턴 브래드 밀스 벤치코치와 디말로 헤일 3루코치. 시카고 화이트삭스 조이 코라 벤치. 애리조나 칩 헤일 3루코치 등 7명의 감독 후보를 인터뷰하며 저울질한 끝에 일본인 4세 와카마쓰를 최종 낙점했다. 와카마쓰는 “오랫 동안 바랐던 것이 이뤄졌다. 빨리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와카마쓰는 선수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1985년부터 96년까지 12년 동안 프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빅리그에서 뛴 것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1991년 18경기 출장이 전부다. 은퇴한 뒤에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대학과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2001~02년 LA 에인절스 포수 인스트럭터를 거쳐 2003~07년 텍사스 레인저스 벤치코치와 3루 코치로 활약한 뒤 올 해 오클랜드로 옮겼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미네르바 “내년 3월 이전 파국 올수도”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 “일본계 자본을 주의해야 한다.”  절필을 선언했던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가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붓을 들었다.미네르바는 최근 신동아 12월호에 200자 원고지 100매에 이르는 장문의 글을 투고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급등과 경기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경제현상)이 온다. 일본계 환투기 세력인 ‘노란 토끼’의 공격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미네르바는 지난 10월 글을 올리면서 ‘노란 토끼’가 시작됐으니 유념해야 한다고 전해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그는 이번 신동아에 투고한 글에서 노란 토끼를 환투기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란 토끼는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환율을 끌어올렸던 그 세력으로, 미국 헤지펀드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배후에는 일본 엔캐리 자본이 버티고 있다.”며 “이들은 원화 약세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틈타 상대적으로 강세인 달러를 빼내가기 위해 한국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미네르바의 일본 자본 경계령은 계속됐다.  그는 “스테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는 정부 대응이 현재같이 이어진다면 내년 3월 이전에 파국이 올 수 있다.”며 특히 “일본의 IMF 외환보유고 제공 등 일본계 자본의 저의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은 G20(주요 20개국) 정상 회담 등을 통해 IMF의 신흥국가에 대한 긴급 대출 지원에 10조엔 규모의 외환 보유고를 제공할 뜻을 밝혔다. 일본은 총 100조엔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같은 막강한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경제 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미네르바는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네르바는 경제에 대한 자신의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질 수 있었던 근거로 “국내외 수많은 경제지표와 사례집, 외신보도 자료를 수집해 통계수치를 규합한 것을 토대로 내 자신의 경험과 판단으로 예측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과거 경제위기 당시 외국 사례와 현재 정부 정책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경제를 아는 사람은 누구든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사항”이라며 “개인적인 채널은 있지만, 그 정보를 그대로 믿고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신의 신원에 대해 “증권사에 근무한 적이 있고, 해외 체류 경험도 있다.”면서도 “유명세를 타고 싶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글을 써온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내 신원이나 얼굴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과거 인터넷 포털 다음의 논쟁 사이트 아고라에 경제 위기 관련 글을 올린 뒤 살해 위협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한 뒤, “이제는 타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다.”며 절필을 재차 선언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KBS ‘미수다’ 출연진 “외국인 강사 맹신 안 돼”

     최근 불법 외국인 강사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KBS 2TV 예능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미수다)에서 외국인 출연자들이 ‘영어 강사 자질 문제’를 논했던 방영분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10일 방송된 ‘미수다’에서는 ‘한국에서 본 안내문구,이런 것이 신기했다’는 주제로 외국인 출연자들이 얘기를 나눴다.한 출연자가 “대구에서 학원 강사를 할 때 원장이 내 졸업증과 사진을 벽에 붙이고 ‘원어민 강사 있습니다’라는 글을 써 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른 출연자들이 각종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며 대화는 이어졌다.  캐나다 출신 도미니크 노엘은 “학원에서 ‘텍사스 A대학,애리조나 B대학’ 등으로 광고를 하는데, 알고 보면 별로 유명하지 않은 학교다.하버드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통 대학”이라고 말하며 한국내 ‘학벌 중시 풍조’를 비판했다.  일본계 영국인인 에바 포피엘은 “영어 과외를 신청했을 때 영국 출신인 난 탈락했는데,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스페인 사람은 합격했다.내 머리 색깔이 검은 색인데 비해 그 사람은 금발이어서 그런 것”이라며 실력보다 외모를 중시하는 세태를 지적했다.실제로 몇몇 학원에서는 흑인 등 유색인종을 강사로 채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금발에 비해 영어가 서툴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방송에서는 “원어민 강사를 맹신하면 안 된다.”는 발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독일인 미르야는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외국인이라면 아이들한테 문법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것”이라며 “원어민 강사가 정말 최선의 선택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밥벌이 일? 즐기려 일!

    밥벌이 일? 즐기려 일!

    전문가들은 ‘프리커’는 경기침체에 의한 비정규직의 고착화와 여가를 중시하는 탈산업사회의 특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노동형태라고 진단했다. 일본계 인력파견 업체인 템프스텝코리아는 “일본에서는 80년대 중반 이미 프리커가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들이 장기불황으로 정규직 전환이 힘들어지자 일부는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프리터’가 됐고, 일부는 비정규직으로서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프리커’가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의 프리커들은 주 4일 근무나 하루 4시간 근무 등을 선호한다. 따라서 한국과 같은 월급제보다 주급제가 늘고 있다. 대부분은 미혼으로 여가를 즐기기 위해 직업을 얻지만 가족에 삶의 무게를 두는 성향의 증가로 육아 등을 위해 프리커의 삶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때인 1998년부터 프리커와 프리터의 분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2003년 대규모 비정규직 파업으로 그 수가 좀 줄었으나 이후에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파견근로자 수는 2002년 6만 3919명에서 2004년 4만 9589명으로 줄었지만,2007년 7만 5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템프스텝코리아는 “한국 지사의 파견근로자 회원 2만여명 중 1만명 이상이 프리커족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회사가 한국에 진출한 2005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커의 60%는 외국계 회사에 진출한 상태이고, 프리커라는 단어 역시 외국계 파견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경우 전통적 조직문화 때문에 프리커들이 쉽게 진출하지 못했지만 최근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Y업체에서 근무하는 김수정(26·여·광진구 군자동)씨는 자신의 취미인 여행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그의 연봉은 2000만원 이상으로 3년간 공연 기획을 한 뒤 6개월 동안 숨어 있는 멋진 카페들을 찾아다녔다. 현재 4개월째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몇년 후에는 3년간의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김씨는 “여유로운 삶은 돈이 아닌 생활 스타일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직장이 밥벌이였을 때는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여행을 위한 수단이 된 뒤부터 여유로운 쉼터가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리커 계층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비정규직의 정규화는 점점 힘들어지는 반면, 직장보다 여가를 중시하는 탈산업사회의 특징은 계속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요코 이야기’의 퇴출/노주석 논설위원

    2006년 9월 미국 뉴욕 근교 라이카운티의 사립학교 7학년인 11살 보은이는 ‘대나무 숲 저 멀리서’(한국판 제목은 ‘요코 이야기’)가 영어교재로 배포되자 가방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미리 읽어본 책의 내용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편견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으로 가득 차 있어 배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은이 어머니 박영순씨 등의 호소를 수용한 미국인 교장은 이 책의 교재 사용 금지조처를 내렸다. 보은이는 일주일 만에 학교로 되돌아갔다. ‘요코 이야기’는 이렇게 국내와 재미 한인사회에 알려졌다. 이듬해 모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보은이는 “책을 읽은 친구들이 한국 사람을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볼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작은 소녀의 단호한 등교거부는 이 책의 영어교재 사용금지 운동의 첫걸음이 됐다. 이 책은 1986년 출판된 일본계 미국인 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적 소설이다.2차 대전 막바지 함경북도 나남(지금의 청진)에서 살고 있던 일본인 소녀 가족이 무사귀환하기 전까지 여정을 그리고 있다. 한국인을 사악한 사람들, 강간자로 악의적으로 묘사했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한 역사적 배경 설명 없이 한국인을 가해자로 그렸다. 요코는 “나쁘게 말하거나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11살 소녀의 눈으로 본 것과 경험한 것을 썼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해방 직후 미군 진주 전까지 한국의 치안을 일본 경찰이 유지했다는 점과 나남 일대에는 대나무 숲이 없다는 점 등 의문투성이 내용에 대해선 속시원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 교재채택위원회가 “한국인의 이미지를 왜곡시킨다.”면서 이 책의 교재 퇴출결정을 내렸다. 보은이가 수업을 거부하고,215만 재미 한인사회가 한마음으로 채택반대운동에 동참한 지 2년여 만의 쾌거다. 그러나 미국 6∼8학년 언어부문 추천교재와 교사용 지도지침서 등에는 여전히 일본인이 캄보디아나 유고의 난민과 마찬가지로 ‘전쟁의 희생자’로 기록돼 있다고 한다. 진보, 보수로 갈려 ‘국내용’ 역사교과서 편향논쟁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美문화 종속’ 늪속으로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美문화 종속’ 늪속으로

    우리는 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든다고 자부하면서도 늘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아쉬워할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같은 일부 매체들의 한국 관련 보도는 왜 그렇게 논조가 적대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부정적이기만 할까? 사실 경제력, 국방력, 외환보유고 등을 놓고 볼 때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대국’이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경제 규모만 놓고 보면 우리는 이미 네덜란드, 스웨덴, 그리스와 같은 유럽 중견 국가들을 압도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데 우리 자신부터 주저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경제력·군사력 등 이른바 눈에 보이는 힘을 뜻하는 ‘하드파워’는 충족됐지만, 문화·규범·질서의식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의 힘인 ‘소프트파워’는 아직도 이들 나라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서조차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싱가포르나 홍콩만한 대우도 받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파워 경쟁에서 뒤지다보니 국가의 브랜드가치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우리가 가진 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소프트파워를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들인 미국, 중국, 유럽에서 조망한 한국 소프트파워의 현실을 소개하고 국가브랜드 강화를 위한 한국의 소프트파워 발전전략을 살펴봤다. |뉴욕(미국) 박건형특파원|뉴욕의 금융회사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는 일본계 미국인 에린 야마모토(34)의 주말 기상시간은 오전 9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1시간가량 조깅을 한 뒤 소호거리에 있는 카페를 찾는다. 야외 식탁에서 25달러짜리 브런치 세트를 한시간 반 동안에 걸쳐 천천히 즐긴 후 집으로 돌아와 오후를 느긋하게 보낸다. 저녁에는 다음주 결혼을 앞둔 친구의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 신부파티) 가 기다리고 있다. 파티가 끝난 시간은 일요일 새벽 2시. 야마모토는 “주말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7시 이전에 출근하는 평일과 전혀 다른 리듬으로 지낸다.”고 말했다. ●뉴요커 꿈꾸는 젊은 세대 6년여에 걸친 드라마 시리즈와 올 초 영화로 국내에도 소개된 HBO의 ‘섹스앤드더시티’(Sex And The City). 뉴욕에서 살아가는 능력 있는 4명의 독신 여성들의 삶을 다룬 이 드라마는 케이블TV와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화제가 됐다.‘지미 추’,‘마놀로 블라닉’ 등 이름조차 낯선 화려한 구두와 패션 소품들,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초대형 클럽과 자유로운 삶은 ‘뉴요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처음 방영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섹스앤드더시티’속의 라이프스타일은 결코 낯설지 않은 모습이 됐다. 서른살의 공무원 김정은(가명)씨의 삶은 야마모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시절에 ‘섹스앤드더시티’를 즐겨 봤고,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다녀 온 경험이 있다. 김씨는 주말 오전이면 친구 3명과 함께 호텔이나 카페를 찾아다니며 브런치 모임을 갖고, 결혼하는 친구의 ‘브라이덜 샤워’를 앞장서서 챙긴다. 얼마 전에는 시내의 한 호텔에서 출산을 앞둔 직장 선배의 ‘베이비 샤워’(아기 출산 전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축하해 주는 파티)를 열기도 했다. 김씨는 “특별히 드라마속 뉴욕의 삶을 동경했던 것은 아니지만, 고급 호텔이나 카페에서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면 왠지 가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평일에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관련된 정보를 모으는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브런치를 꼭 먹어야 하거나 조촐한 축하파티 대신 ‘브라이덜 샤워’라는 이름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없다.”면서 “미국에서도 가장 화려한 뉴욕의 문화를 공유한다는 생각에 만족감이 들기는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화는 TV속에서도 일반화된 현상이 됐다. 인기 가수 서인영씨는 한 프로그램에서 ‘신상녀’로 통한다. 새로 나온 구두를 보면 사야만 직성이 풀리고, 구두를 ‘애기’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하는 그의 모습은 ‘섹스앤드더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 그대로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 역시 비판보다는 공감쪽이 주를 이룬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한국과 미국의 유행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 문화가 미국에서 유행한다는 얘기를 듣기 힘든 것처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문화 핼러윈, 한국 점령 미국 문화 유입은 특정 성별이나 연령층, 또는 생활수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클럽촌과 강남구 압구정동의 댄스클럽거리 앞에서는 길게 줄을 늘어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31일이 미국의 대표적 명절인 ‘핼러윈 데이’였기 때문이다. 이 클럽에서는 유령, 악마 등 기괴한 가면을 쓰거나 분장을 한 젊은이들이 모여 새벽까지 파티를 즐겼다. 파티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장진(24)씨는 “3년째 핼러윈 데이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면서 “‘핼러윈´이라는 날은 파티를 즐기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1년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다 풀 수 있는 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동 코엑스에서도 강남 지역의 영어 유치원 학생들이 대거 참석한 ‘핼러윈 파티’가 열렸다.5~7세 남녀 어린이들은 엄마 손에 이끌려 유령, 마녀, 카우보이, 슈퍼맨, 배트맨 등의 복장을 입고 저마다 뽐내기에 바빴다. 학생들을 인솔한 한 교사는 “한 달 전 학생들 집에 공문을 보내 핼러윈 파티를 준비하도록 했다.”면서 “가끔 지나친 미국 문화 사대주의라고 지적하는 학부모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3월달에 있는 아일랜드 축제인 ‘세인트패트릭스 데이’와 10월의 핼러윈 데이는 예비 학부모들 사이에서 강남 지역 영어 유치원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행사로 평가된다.”면서 “설날이나 추석 같은 날에는 한국 문화 체험 행사도 진행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에서 핼러윈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중앙대학교 유아교육과 김민진 교수는 “영어로 미국 문화를 체험한다는 것은 영어학원이나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커리큘럼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아이들의 경우에는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경험 자체가 없고, 오히려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현상에 익숙해지다 보면 장기적으로 문화종속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itsch@seoul.co.kr
  • 2008 벼랑끝 취업전쟁

    경기가 날로 악화되면서 취업생들 사이에서 “내년에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한다.”는 ‘외환위기 재현 괴담’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은 “올해 반드시 취업해야 한다.”며 취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학연수를 중단하고 귀국하는 대학생들이 속출하는 등 ‘벼랑 끝 취업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국대 전기공학과에 다니는 이모(26)씨는 캐나다 어학연수 수료를 5개월 앞두고 지난달 급히 귀국했다. 이씨는 취업 인터넷 카페에서 ‘제2의 외환위기설’을 보고 귀국을 결심했다. 취업 인터넷 카페 ‘취업뽀개기’ 등에는 “내년에 각 기업들이 취업 문을 완전히 닫는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 있다. 이씨는 “어학연수를 수료하면 영어회화 실력은 나아지겠지만 취업할 곳이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말했다. ●해외 연수생들 연내 취업 위해 유턴 부경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이모(25)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1년 예정이었던 어학연수를 끝내지 않고 7개월 만에 취업을 위해 귀국했다. 이씨는 방송국 PD가 목표이지만 우선 연내에 합격 가능성이 있는 일반기업을 준비 중이다. 유학 포기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 도시환경분야 석사과정을 마친 강모(27)씨는 “경기침체가 오면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박사 실업자가 쏟아질 것”이라면서 “우선 취업에 올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의 취업센터는 급증한 취업상담 신청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성균관대 취업센터는 지난해 479명이 상담을 받았지만 올해는 10월까지 이미 557명이 상담을 받았다. 단국대는 두 달 이상 상담이 밀려 있고, 국민대는 하루 5~7명이던 상담신청수가 두 배로 급증했다. 상명대 관계자는 “무조건 연내 취업하려는 학생들 때문에 평소에는 각광을 못받던 비정규직에도 학생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고시 포기하고 월급 100만원 중소기업으로 ‘눈높이 낮추기’는 기본이다. 고려대 사회학과 김모(26·여)씨는 4년간 행정고시에 실패한 후 공기업에 도전했으나 이 역시 실패하자 지난 9월 월급 100만원 남짓한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고려대 대학원 정외과에 다니던 이모(27·여)씨 역시 일본계 종합상사 한국지사에 다니다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공부를 그만두고 이전보다 적은 연봉을 받으며 다른 회사에 취업했다. 이씨는 “이번 경기침체는 일본처럼 10년 이상 지속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내년이 되면 공부는 사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모(29)씨는 애인의 반대에도 나이지리아에 가는 조건으로 지난 4월 건설회사에 합격해 먼 길을 떠났다. ●“中·美 동반 침몰… 2~3년간 취업난 극심” 연내에 취업하려는 구직자들이 몰리면서 하반기 취업경쟁률은 상반기보다 더욱 높아졌다. 외환은행 입사경쟁률은 상반기 167대1에서 하반기 218대1로 치솟았다. 한국투자증권은 회사 역대 최고 수준인 120대1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우리은행·대우증권 등도 100대1을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구직자는 40·50대가 증가한 반면 20·30대는 줄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청년실업자와 유휴청년(구직포기자)을 합친 ‘청년백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6만명이 늘어 136만명 수준이 됐다. 직업능력개발원 채창균 박사는 “미국과 중국의 동반 경기침체로 길게는 2~3년간 취업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최근 고용률이 0.4%포인트 더 하락해 59.8%에 불과하다.”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고용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후쿠야마의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참 ‘도발적인’ 학자다. 세계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설을 자주 제기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계 3세 정치경제학자다. 조지 메이슨대 재임 중 그는 ‘역사의 종말’이란 책으로 다채로운 반향을 얻었다.‘자유주의의 전도사’란 찬사에서부터 ‘학술 장사꾼’이란 비난에 이르기까지.‘무엄하게도’ 자유민주체제의 최종 승리로, 변증법적 역사 발전은 끝났다고 선언한 탓이다. 한마디로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가 지구상 유일 대안으로 남았다는 게 대전제였다. 이 시스템이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로 퍼질 것이므로 더 이상의 역사적 진보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비전이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3일자)의 기고문을 통해서다. 즉 감세와 탈규제를 기반으로 한 레이건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벽에 부딪혔다는 주장이었다. 자유주의의 궁극적 승리를 예언했던 그가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신랄히 지적한 것은 퍽 역설적이다. 물론 1기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으로 분류되던 그의 이런 변신은 이미 예견됐다.2006년 ‘네오콘 이후’란 책과 함께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 수행방식을 비판하기 시작하면서다. 까닭에 후쿠야마의 주장이 우리에게 금과옥조일 순 없을 게다. 그의 논리 자체가 오락가락한 상황이 아닌가. 이번에도 그는 미국식 모델에 온전히 미련을 버리진 않았다.“그래도 중국이나 러시아 모델보다는 낫다.”면서 “미국이 1930년대와 1970년대에 그랬듯 위기를 이겨내고 영향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감세, 탈규제 정책을 포기하고 (금융에 대한)규제 강화와 공공기능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는 그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게다. 그가 지적했듯(미국의 충고 혹은 강요로) 외환시장을 덜컥 개방했다가 1997∼98년 국제통화기금(IMF)위기를 겪었던 우리가 아닌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주말탐방] 현대판 라티푼디움…브라질 호리타 농장

    [주말탐방] 현대판 라티푼디움…브라질 호리타 농장

    “자가용비행기를 보내주겠다는데 거절했어요. 폐를 끼치면 안 되잖아요.” 동행한 브라질 교포사업가의 설명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브라질 특유의 펠리펑(보스) 기질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생각할 무렵, 소형 아파트와 비슷한 30여m 높이의 곡물저장탱크 4채가 눈에 들어왔다. 광활한 대지 위 곳곳에 자리한 수십 채 창고와 곡식 가공공장,3m 높이 타이어를 장착한 10여대 대형 트랙터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했다. 식량난에 전세계가 들썩이던 올 여름, 브라질 초원지대 세하도(cerrado)를 찾았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아르헨티나의 팜파스와 함께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서술됐던 바로 그곳이다. ●70년대 황무지 일궈 자수성가 브라질리아에서 다시 북동쪽으로 650여㎞. 바히아(bahia)주의 뭉게구름 아래로 펼쳐진 직선도로를 4시간쯤 달려 바헤이라스에 도착했다. 1550년대 포르투갈 식민주의자들이 아프리카로부터 흑인 노예를 들여와 사탕수수·커피 농장의 노동력을 충당했던 악명 높은 곳이다.1850년 노예매매 금지법이 공포될 때까지 끌려온 흑인노예만 130만명에 달한다. 1970년대 원시림 개발로 재차 농장 개발 붐이 일자, 이곳은 브라질 주요 농장지대로 떠올랐다. 비록 대토지 소유제인 ‘라티푼디움’(latifundium)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무력과 노예 대신 ‘금권’(金權)과 수백명 직원을 부리는 권력형 기업농이 자리를 대신한 셈이다. 흙먼지를 날리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자 인상 좋게 보이는 농장주와 간부들이 차례로 나와 일행을 맞았다. 일본인 이민 2세인 히카르도 로수케 호리타(50)가 주인이다.“1970년대 중반 황무지를 개간해 오늘날 대농장을 일군 자수성가형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농장 이름도 그래서 ‘호리타’(horita)이다. 동행한 교포사업가 한명재씨는 “이곳에는 비슷한 서너 개 대농장이 있는데 면화(목화), 대두(콩), 옥수수 등의 생산량을 조절해 브라질 식량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 농업국가로 대농장 소유주가 과두지배체제를 유지해온 브라질에선 지금도 농산물을 무기로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직원 300명… 재배량 절반이 목화 이곳은 21세기의 라티푼디움일까. 답을 찾기 위해 ‘초록색 공장’을 잠시 둘러보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 호리타는 의기양양하게 “한국에서 온 손님을 위해 직접 농장을 안내하겠다.”고 나섰다. 게스트하우스 앞에 세워진 차량은 지프 그랜드체로키. 한국에선 차값만 8000만원이 넘는 ‘귀하신 몸’이다. 유클립투스 나무로 둘러진 ‘본부’를 벗어나자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가 나왔다.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달려도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한결같다. 수평선 너머까지 광활하게 펼쳐진 목화밭과 옥수수밭, 대두밭. 중간 관리자인 카르도조는 “목화가 5500㏊, 옥수수와 대두가 각각 7000㏊에서 재배된다.”면서 “재배량으로는 면화가 45%, 옥수수가 17%, 대두가 16% 정도다.23%는 유휴지에서 자란 나무 목재”라고 설명했다. 1만 9500㏊에 달하는 농장은 서울시 면적(6만㏊)의 3분의1에 달한다. 목화밭에 매달리는 고정 직원만도 100여명. 수확철이 되면 300명 직원이 팔을 걷어붙인다. 이미 들판에선 사방에 눈꽃송이처럼 하얀 목화가 열매를 터뜨리고 있었다.10여대 재배기가 굉음을 쏟아내며 목화를 거둬들이자 소형 트랙터가 수시로 오가며 컨테이너 모양의 압축기로 목화를 옮겨담는다. 압축기가 가동되면 길이 15m, 높이 3m 크기의 대형 면화 덩어리가 차례로 길섶에 놓인다. 호리타는 “1㏊에 48포대의 목화가 재배된다.1포대가 통상 60㎏에 달한다.”면서 “매년 1만 5840t의 목화를 생산해 전량 유럽으로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2만t 용량의 거대 곡물저장탱크와 축구장 1.5배 크기의 창고, 신축 중인 정제공장 등으로 안내했다. 대형 저장탱크에선 트레일러가 정차하면 배출구를 통해 수십t 분량의 옥수수와 대두를 쏟아부었다. ●연구진 10여명이 농장 토질관리 이곳은 농기계만도 100대가 넘었다. 추수기 15대와 농약 살포용 경비행기 5대도 포함된다.300명 넘는 직원이 일하는데 대부분 트랙터와 농기계 엔지니어들이다. 호리타는 “토질 관리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상파울루농대(ESALQ) 연구진 10여명을 연봉 5만∼10만달러씩에 쓰고 있다.”고 자랑했다. 고·중세 대농장에선 노예나 소작농을 부리며 방사형 주거공간을 이뤘다. 영주의 성이 중심 축이다. 이곳에서도 직원용 주택과 이들의 어린 자녀를 위한 탁아소와 유치원, 주유소, 급수탑 등 부대시설이 농장주의 사무실을 중심으로 배치됐다. 전형적인 소도읍이다. 주식회사인 농장의 주식도 호리타와 그의 형이 대부분 갖고 있다. 점심 식사시간,200석 규모의 식당에는 식수대와 간이 화장실이 딸려 있었다. 유니폼 차림 직원 5∼6명이 대기하며 주문부터 음료수 서빙은 물론 농장주의 일거수일투족에 주의를 기울였다. 위상은 중세 영주 못지 않았다. 호리타는 “경비행기로 남부 파라나주의 저택을 오가며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대의 한 교수는 “브라질의 대농장주들은 아직 건재하고 실질적인 권력은 이들에게 있다. 이것이 룰라 대통령이 농지개혁을 미루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바헤이라스(브라질)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브라질 농업의 한축 호리타 가족, 2차대전 직전에 이주… 2대째 이끌어 호리타의 가계는 브라질 농업의 한 축을 이루는 일본계 이민농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부친은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8년 홀로 브라질행 배에 몸을 실었다.1908년 791명의 일본 농업이민단이 처음 도착한 지 30년만이다. 호리타의 부친은 상파울루 인근 목화농장에서 5년간 온갖 고초를 겪은 뒤 가까스로 농지를 마련했다.100년 전 남미 유카탄 반도의 애니깽 농장으로 팔려왔던 우리 선조들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병원이나 호텔에 납품하는 농산물 생산권을 따내 한동안 안정된 생활을 누렸지만 가정을 꾸린 뒤 남부 파라나주로 옮겨 대규모 커피농사에 손을 댔다. 하지만 1973∼74년 찾아온 혹서 탓에 커피가 모두 말라죽자 다시 미개간지인 북부 바히아주로 눈길을 돌린다. 호리타는 “1200㏊의 땅을 사들여 온가족이 손으로 개간하며 차츰 농지를 넓혀갔다.”고 술회했다. 대농장 가장자리에 자리한 나무 숲에는 이주 초기 가족들이 거주했던 집과 창고가 그대로 남아 있다. 빽빽한 나무 뒤로 움막과 다름 없는 허름한 집과 양철 창고 2개 동이 있었다. 호리타는 “이곳에 가끔씩 들러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회고한다.”면서 “일본계 이민자들은 본능적으로 ‘뭔가 이뤄야 한다.’고 기대한다. 이런 이유로 성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리타는 “일본은 내게 가까운 이웃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못박았다. ■1920년대부터 한국농업이민 대부분 정착 못해 의류업 종사 1500년 4월22일. 브라질은 포르투갈 탐험대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견된다. 이후 땅주인 인디오들은 착취와 억압의 역사를 갖는다. 브라질공화국은 초기 ‘커피와 우유의 정치’를 했는데, 커피와 낙농업의 주산지에서 번갈아 대통령이 나올 만큼 농업의 영향력이 지대했다. 브라질은 원래 염색재료 나무의 이름이다. 지금은 인구와 면적, 지하자원과 경제규모에서 남미 최대 국가의 이름이 됐다. 인구는 1억 8000만명, 남미대륙의 절반(47.3%)인 851만㎢의 면적은 남한의 85배에 달한다. 시차와 계절도 정반대이다. 지형도 지각변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산맥이 별로 없다. 생태계 보고인 아마존에는 식인물고기 피라냐부터 길이 3m의 화석어 피라루쿠, 아나콘다를 볼 수 있다. 철광석, 아연, 우라늄, 망간, 보크사이트의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세계에서 비가 가장 많이 온다는 벨렝, 카니발축제가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인구 2000만명의 대도시 상파울루 등도 유명하다. 이런 브라질의 한국 농업이민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국적으로 뿌리를 내린 한인들에 이어 1956년에는 중립국을 택한 전쟁포로 50여명이 정착한다.1963년 103명의 농업이민단을 필두로 1970년까지 6차례에 걸쳐 3000여명이 이주했다. 하지만 대부분 현지 원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고 상파울루 등지로 분산됐다. 아르헨티나·파라과이 등을 통한 불법이민이 이어졌고, 대부분 부가가치가 높은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다. 바헤이라스(브라질)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日 ‘브라질 세하도 프로젝트’의 교훈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日 ‘브라질 세하도 프로젝트’의 교훈

    최근 식량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식량주권’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는 유전자 변형(GM) 작물 재배 및 수입 관련 규제 완화와 해외 식량생산기지 구축 방안 등이 떠오르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는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30여년 만에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GM작물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옥수수·콩 등이 수입되기 시작해 앞으로 더 많은 작물이 들어올 전망이다. 그러나 이 두 방안 모두 식량증산이란 청사진 이면에 각각 ‘생태계 파괴 가능성’과 ‘증산 실효성 논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두 이슈가 각각 한국의 식량주권 확보 과정에서 어떠한 ‘빛’과 ‘그림자’를 보여줄 것인지 세계의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바헤이라스·브라질리아·파라카투(브라질) 오상도특파원|“1974년 브라질 북부 파라 주를 방문한 일본 다나카 총리가 비행기를 타고 상파울루 주로 내려오면서 2억㏊가 넘는 세하도 초원지대를 접했다. 총리는 ‘이곳에 (일본의)해외 식량기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털어놨다.” 브라질리아 외곽 ‘그루포캄포’(일·브라질농업개발주식회사)의 미추토시 아키모토(59) 부회장은 ‘세하도 프로젝트’가 시작된 동기를 설명했다. 해외 순방길에 나선 최고 지도자가 식량기지 구상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우리와 닮은 꼴이다. 식량기지가 절실했던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은 매년 대두(콩)의 대부분(96%)을 미국에서 수입해 왔지만 73년 미국 정부가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큰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이 곡물수출에 제동을 걸고 신흥 개발도상국의 곡물소비 급등으로 타격을 입은 요즘 우리 현실과 닮았다. 결국 일본은 1979년 9월부터 2001년 3월까지 21년간 693억엔(약 7100억원)을 쏟아부어 세하도 농업개발에 나선다.2억㏊의 세하도에서 직접 개간한 곡창지대만 해도 도쿄도(약 22만㏊)보다 넓은 34만 5000㏊에 이르렀다. 인근 개발지까지 더하면 세하도에서만 모두 1000만㏊의 새로운 농지가 만들어졌다. 일본은 과연 해외식량기지 확보에 성공했을까. ●20여년간 7100억원 투입… 日 수입콩의 13% 차지 전문가들은 식량기지라는 용어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김태곤 연구위원은 “일본이 해외에서 농지개발(식량기지)로 많은 수입을 올린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물량확보(유통)에 치중했다.”면서 “일본 자본과 기술이 투입됐지만 식량안보 차원인지, 원조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원조의 목적이 시장창출이란 점에는 동의했다. 서울대 김한호 교수는 “세하도에 대해선 추측과 소문만 무성하다. 일본국제협력단(JAICA)을 앞세워 들어간 뒤 인프라를 갖추고 이후 민간기업이 진출한다는 점에선 전형적인 해외진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세하도 프로젝트는 일본이 49%, 브라질이 51% 지분을 투자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양국은 합의문에 ▲브라질 지역개발 ▲세계 식량공급 증대 ▲일본의 식량안전 보장 등 3가지 항목을 집어 넣었다. 이에 대해 “브라질이 일본측 농업기지를 인정한다기보다 지분투자 대가로 식량위기 때 일본에 수출 제한조치를 내리지 않겠다는 ‘양해각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키모토 부회장도 “세하도 프로젝트는 남미가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대두 생산지로 떠오른 동력이었다.”며 “일본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초 목적은 이뤘다.”고 말했다. 일본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콩 418만t 중 13% 가량은 세하도에서 수입된다. 브라질리아에서 남서쪽으로 200여㎞ 떨어진 파라카투시. 이곳에 구체적 답이 숨어 있었다. 일본인 이민 2세 겐타로 니무라(73)는 “6년 전 일본국제협력단의 마지막 기술지원단이 이 곳을 떠났다.”면서 “이 곳 대두가 일본으로 직수입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다 실바 그루포캄포 기술담당도 “일본측 투자지분은 대부분 브라질로 넘겨졌다.”면서 “재배는 농민이, 기술지원은 그루포캄포가, 유통과 운송은 다른 민간기업이 맡는다.”고 전했다. 생산과 유통, 운송을 맡은 주체가 각기 달라 실제로 일본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日지분 대부분 브라질로 넘기고 투자 중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대 초원지대인 세하도는 일본의 대표적 식량공급지로 불린다. 이곳에는 우리가 본받거나 버려야 할 교훈이 숨어 있다. 일본은 올해 브라질 이민 100주년을 맞는다. 지리적으로 결코 가깝지 않지만 특수관계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일본 입장에선 위기상황에서도 안정적 식량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본은 1974년 브라질에 농지를 개발하기로 가이젤 브라질대통령과 담판을 지은 뒤에도 무려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일본 면적(약 3778만㏊)의 5.5배에 달하는 세하도 개발은 일본의 주도 아래 점진적으로 진행됐다.1979년부터 82년까지 진행된 1단계 프로젝트는 북부 마라뇽 주와 중부 토카친스 주로 국한됐지만 4만㏊를 개발하는데 2억 8000만달러가 소요됐다. 땅 구입과 도로·거주시설 건설까지 일본계 브라질인에게 특혜가 주어졌다.85년부터 93년까지 진행된 2단계 프로젝트에선 미나스제라이스, 고이아스, 마토그로스도슬 등 3개 주가 추가됐고,95년부터 2001년까지의 3단계에선 7개 주 21개 개별 프로젝트로 확대됐다. 여기서 교훈 하나. 일본 정부는 사업자금의 20%를 일본 민간은행이,80%를 일본국제협력단이 출자토록 하는 지분투자 방식을 택했다. 2002년 고이즈미 총리가 단행한 조직개편도 눈여겨봐야 한다. 아키모토 부회장은 “일본국제협력단이 맡았던 농업이민 지원, 기술협력, 금융, 국제협력 등 4가지 역할 가운데 3가지가 다른 기관으로 이전되면서 투자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가 현지 브라질 대두수출 회사를 인수해 국내 대두 소비량의 10%를 세하도에서 들여오고 있다. 미쓰이도 ‘멀티그레인’이란 회사를 통해 곡물 메이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세하도의 대두를 수입한다. 주브라질 대사관 김건화 서기관은 “일본 다나카 총리는 애초 식량기지 건설과 식량 직수입을 꾀했지만, 추후 시행과정에서 지분투자나 유통회사 인수 등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doh@seoul.co.kr
  • 美하원 ‘노예제 사과’ 결의안 채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하원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예제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사과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노예제 사과 결의안을 상정, 구두로 만장일치 가결처리했다. 그동안 주 의회 차원에서 비슷한 결의안이 채택된 적은 있지만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같은 결의안이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더욱이 미 하원의 노예제 사과 결의안 채택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첫 흑인 대통령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결의안은 미국 남부 테네시주의 흑인 다수지역 출신인 백인 의원 스티브 코언(민주당)이 발의했으며 법적 구속력은 없다. 결의안은 “인종간 화해 과정에 있어 첫 걸음으로 진정한 사과가 중요하고 필요하다.”면서 “미국 국민들을 대표해 노예제도 하에서 고통받았던 흑인 조상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을 사과한다.”고 명시했다.결의안은 또 앞으로 이와 같은 인권유린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번 결의안에는 일부의 주장처럼 흑인 노예 후예들에 대한 보상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 4월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폭력과 학대 등의 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 사과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상원은 지난 1993년 하와이 왕국(1893년)을 전복시킨 데 대해 사과하는 결의안을 처리했다. 1988년에는 의회가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소에 감금시켰던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이에 서명, 생존해 있던 피해자 6만명에게 2만달러씩 보상금을 지급했다.kmkim@seoul.co.kr
  • 주일미군, 만화책 통해 원자력항모 홍보

    주일미군, 만화책 통해 원자력항모 홍보

    주일 미군이 이미지 재고를 위해 색다른 홍보에 나섰다. 주일 미국해군은 오는 8월 요코스카(横須賀)기지에 배치될 예정인 원자력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소재로 한 만화책을 출간했다. 미군이 만화책을 제작해 홍보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원자력항모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최근 잇따른 미군범죄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제작된 만화의 제목은 조지 워싱턴호의 번호를 딴 ‘CVN73’으로 내용은 조지 워싱턴호에 배속된 일본계 미국인의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만화는 조지 워싱턴호에서 벌어지는 훈련 등 일반인에게는 낯선 승무원의 생활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초판 2만 6000부는 기지와 가까운 역 주변 및 아키하바라(秋葉原) 등에서 배포될 예정이며 주일 미국해군 홈페이지에서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사진=요미우리신문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단독]親中 오바마 親日 매케인

    [단독]親中 오바마 親日 매케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민주·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의 아시아정책 자문단의 면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는 캠프 밖에서 아시아정책과 관련한 자문역할에 그쳤지만 양당 대선 후보들이 확정되면 대(對)아시아정책의 틀을 마련, 본격적으로 후보들을 돕게 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인물들의 이력을 보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은 중국에,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일본에 각각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전문가 28명 첫 회동 2주전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준비 모임을 가졌다. 첫 회의에는 중국과 한국, 일본, 동남아 전문가 28명이 참석했다. 오바마의 외부 아시아정책 자문팀 회장은 제프리 베이더 미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소장 및 외교정책담당 선임연구원이 맡고 있다.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무역대표부에서 27년간 일한 중국 전문가이다. 공동 회장을 맡은 모나 서펀(여)은 워싱턴의 국제경영전략자문회사인 스톤브리지 인터내셔널의 부사장으로 동남아 전문가이다. 매튜 굿먼 전 백악관 아시아경제담당 국장은 일본 전문가이다. 마이클 시퍼는 현재 평화·안보 관련 스탠리재단에서 정책분석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데릭 미첼 국제전략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국제안보·비확산 및 아시아 전문가이다. 중국과 한반도·동남아 문제에 정통하다. 케빈 닐러 국제정책포럼 선임연구원은 통상법과 통상정책 전문가이다. 브루킹스연구소와 스톤브리지 출신들이 다수를 차지하며 중국 전문가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랜달 슈라이버·마이클 그린 등 포진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아시아정책 자문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이 맡고 있다. 컨설팅회사인 아미티지 인터내셔널을 설립, 회장으로 활동중이다.1999년 대북정책 관련 포괄적 접근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랜달 슈라이버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2005년 아미지티 인터내셔널 창립 맴버로 참여했다.CSIS에도 적을 두고 있다. 중국 전문가로 국무부에서 일하기 전 국방장관실에서 4년간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수석연구원 겸 일본담당 소장은 2001∼2005년 NSC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담당 보좌관으로,2004∼2005년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재직했다. 일본계인 로빈 사코다는 아미지티 인터내셔널에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아미티지가 국무부 부장관 때 보좌관으로 일했으며,1994∼1999년 미 국방부 일본과장·아태과장을 지냈다. kmkim@seoul.co.kr
  •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박찬호(35·LA다저스)가 지난달 26일 거의 2년 만에 승수를 쌓았다. 승리 뒤 박찬호는 “팬들이 보내준 메일을 읽다가 ‘시범경기 잘 던질 때 투구폼보다 팔이 옆으로 처진다. 팔을 높여보라.’는 지적을 받고 팔을 높이 든다는 생각으로 던지니 좋은 투구가 됐다.”고 말했다. 한 팬의 날카로운 지적이 쇠락하는 듯한 메이저리거에게 통산 113번째, 부활을 예고하는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프로축구 전북 조재진(27)은 5일 동점골을 터뜨린 뒤 상대팀인 수원 서포터스 600여명 앞에 가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재진은 “수원 서동현(23)이 선제골을 넣은 뒤 전북 서포터스 앞에서 춤을 추며 서포터스를 모독한 점을 되갚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 뜨거운 논란을 기꺼이 떠안으면서까지 뜨거운 팬 사랑을 과시했다. 바야흐로 ‘팬들의 시대’다. 개방과 소통, 공유를 통해 각계각층에서 특정인 특정세력만이 아닌,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스포츠에도 예외가 없다. 비단 박찬호뿐 아니다. 스타가 팬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기도 하지만, 팬들이 감독을 갈아치우기도 하고 선수의 스타일을 바꾸기도 한다. 축구장 한 쪽에 집단으로 자리를 잡고 경기 내내 한 번도 엉덩이를 붙이지 않은 채 목청껏 응원하는 축구마니아들이 있다. 또 야구장의 수많은 ‘재야 감독’들은 통계와 기록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농구코트에는 십 수년째 선수들을 쫓아다닌 덕분에 그들의 신상과 개인사, 컨디션을 훤히 꿰뚫는 열성팬들이 존재한다. 이런 이들이 축구, 농구, 야구 동네에 바글바글하다. 생업 탓에 미처 경기장으로 달려가지 못한 이들은 TV중계를 보며 탄성과 환희를 나눈다. 서포터스다. 이들을 따라가본다. 부산·창원 박록삼 임일영기자 youngtan@seoul.co.kr ■ ‘롯데 서포터스 연합회’-“야구장은 거대한 놀이터이자 삶의 활력소” 프로야구 롯데 팬들에게 야구장은 ‘거대한 어른 놀이터´다. LG와의 롯데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29일도 마찬가지. 직전 27일 삼성에 3-17의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 직후이고 평일이었지만 오후 5시 남짓부터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두 손에 치킨, 피자, 족발 등 먹거리를 잔뜩 싸들고 부산 사직구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신문지 갈기´를 흔들었고 경기 막판 즈음에는 주황색 ‘롯데의 봉∼다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목청껏 소리지르고 맥주를 곁들이며 유쾌하게 흥청거렸다. 직장인들은 아예 부서회식 장소를 사직구장으로 잡는다. 보험영업을 하는 오경석(40)씨는 팀 동료 8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오씨는 “단합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부서 회식 취지에 가장 부합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들 야구를 미치듯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술 먹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응원할 수 있는 야구장이 딱 좋다.”고 말했다. 일찍이 정수근은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에게 “사직구장은 빅 비어룸”이라고 익살스레 말한 바 있다. 김정환(38)씨는 ‘롯데 서포터스연합회´ 간사다. 자동차 딜러가 본업이지만 홈경기 때는 11개 모임의 3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과 ‘정모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씨는 “사직구장에는 꾸며진 것이 아닌 자발적인 응원 문화가 있고 이는 삶의 활력소다.”면서 “가끔 지나친 음주와 흡연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마니아부터 그냥 즐기는 팬까지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 광팬 손정빈(45)씨는 지난 1월 아예 사직구장 바로 앞에 호프집을 차렸다. 가게 안은 온통 롯데와 선수들 관련 사진 등으로 장식했다. 이곳이 롯데 팬들의 아지트가 됐음은 물론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사직구장 앞으로 옮겨 비시즌 때 손해가 있음에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단다. 팬들이 이 정도니 구단이 이들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2년부터 꼬박 만 17년 동안 롯데 연간회원이었던 지임용씨는 지난달 22일 76세 나이에 지병으로 숨졌다. 롯데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를 맡기기도 했다. 시즌중이었지만 구단 관계자들이 지씨의 빈소를 대거 찾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손씨와 김씨, 오씨, 지씨 할아버지는 부산에서 그리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날 롯데는 LG를 8-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팬들은 손씨의 호프집으로, 야구장 광장 주변에 모여 잔치의 마지막을 만끽했다. 이날 밤 사직구장 앞 광장과 술집 골목길 사이에서는 자정이 넘어가도록 ‘부산 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롯데가 있어서, 프로야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롯데는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 ‘그랑블루’-“우리는 팀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 프로축구 수원의 홈경기가 열리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별칭)´는 온통 푸른색 물결이다. 서포터스의 자리인 N석은 통로, 복도까지 빼곡하게 들어찬다. 얼추 4000∼5000명이다. 몽땅 ‘그랑블루´다. 프로축구판 최고 극성, 최대 인원을 자랑하는 수원 서포터스다. 사정이 이러하니 N석은 아무에게나 돌아오지 않는다. 이 자리를 차지하려면 경기 시작 최소 한 시간 반 전에는 와야 한다. 늦으면 어쩔 수 없이 W석 등 다른 자리에 앉아야 한다. 물론, 어린 아들, 딸과 함께라 불가피하게 W석을 찾는 열혈 서포터도 있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꼬박 두 시간 동안 한목소리로 고함 지르고, 노래 부른다. 이런 사람들이 매번 1만 5000명 이상 모인다. 무서운 곳이다. 수원의 성적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수원은 8일 현재 컵대회 포함, 12경기 연속무패(10승2무)다. 지난달 30일. 평일 오후임에도 경남 창원까지 버스를 타고 원정응원을 온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 44명은 마치 페르시아 수만 대군에 맞서는 최정예 전사들 같았다. 이들은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들이다. 보통 주말 원정경기에는 400명 정도가 함께 움직이지만 평일이라 적은 수준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지난 5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는 1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600여명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어느 원정경기든 일단 규모면에서 어지간한 홈팀 서포터스를 압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 골대 맞은편 스탠드에 자리잡은 경남FC의 서포터스 ‘단디´,‘뉴클리어´ 등은 홈경기임에도 안타깝게 20여명으로 더욱 미미했다. 물론 20대 전후로 구성된 이들의 열정만큼은 ‘×100´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대단했다. 열정적이고 배타적으로 수원을 응원하는 ‘그랑블루´지만 궁극적으로는 K-리그의 발전과 서포터스 문화의 확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50여개 서포터스모임의 연합체인 그랑블루를 이끌고 있는 박정혁(33) 회장은 “우리는 모두가 철저히 자발적으로 수원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라면서 “다른 구단에도 우리같은 서포터스 문화가 많이 만들어져 프로축구가 질적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공격수 김대의(34)를 좋아한다는 한재준(43)씨는 일본계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한씨는 “원정 응원을 오려면 최소 3만∼4만원은 들어가는데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하성(35)씨 역시 조퇴하고 원정응원을 왔다. 박씨는 “연간 회원권이 매진된 구장이 수원 한 곳 뿐일 정도로 프로축구 서포터스 문화가 아직 열악하다.”며 미약한 축구팬 저변을 안타까워했다. 밤 10시30분쯤 버스에 올라탄 뒤 자정을 훌쩍 넘겨 수원에 도착한 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새벽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십시일반 정성 모아 응원광고 선물했죠” ‘그곳이 어디든… 이상민!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입니다.´ 지난해 7월14일 한 스포츠신문에 실린 전면광고는 스포츠팬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10년 동안 몸 담았던 프로농구 KCC를 본의 아니게 떠나 삼성으로 옮긴 ‘영원한 오빠´ 이상민(36)을 격려하기 위해 팬클럽인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이응사)´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거둬 광고를 낸 것. 특정 스타를 응원하는 팬들이 신문에 광고를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4년 ‘농구대통령´ 허재(43·현 KCC 감독)의 ‘하야(下野)´에 즈음해 그를 아끼던 팬들이 ‘안녕, 나의 영웅´이란 카피의 전면광고를 실은 것. 이 광고에 감동을 받은 허재는 한 농구잡지에 ‘답 광고´를 싣기도 했다. 한국스포츠 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토리로 남을 이 두 사건은 농구의 팬 문화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선수보단 팀에 대한 서포팅이 주를 이루는 야구나 축구와는 달리 농구는 개별 스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주인공은 단연 이상민이다.1999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이응사´는 1만 9000여명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한 사람의 팬클럽으로는 국내 최다. 회원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 가장 많지만 초등생이나 60대 할머니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남자 회원비율도 예상을 뛰어넘는 30% 안팎. 가입하려면 클럽장에게 거주지역과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이상민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 합격률이 70%에 그칠 만큼,‘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곳인 셈. 비시즌에 따로 정모(정기모임)는 없지만 시즌 중에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뭉친다. 6년 전 이응사에 가입한 뒤 현재 클럽 운영을 맡고 있는 이선영(32·여·회사원)씨는 07∼08시즌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무려 40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잠실에서 열린 27경기는 기본이고,‘반차´를 내고 부산이나 전주 등 지방원정에 나서는 일도 허다했다. 이씨는 “다른 종목과 달리 농구의 팬 문화가 팀보다 선수에 집중되는 현상은 프로농구팀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고 지키는 데 인색하기 때문”이라면서 “10년 넘게 농구를 지켜본 나같은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어차피 오빠가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KCC팬으로 남게 된다. 구단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구단의 마케팅 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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