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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자주의 조건/이기동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주의 조건/이기동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최근 발언은 미국에 대한, 그리고 한·미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양국관계는 불평등관계이고, 따라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를 바로잡으려는 자신의 노력을 보고 놀라는 것도 과거의 낡은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석현씨의 주미대사 내정 또한 대미(對美)저자세 인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새로운 대화채널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일리있는 말이다. 북한핵 문제는 결국 북·미가 풀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미국이 변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 또한 일리있다. 하지만 우리가 한·미관계에 매달려온 사이, 한반도 주변에서는 여러 께름칙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을사보호조약 100년, 광복 60년, 한·일수교 40년…. 새해는 여러 모로 크게 꺾어지는 해다. 숫자상 구분에 굳이 별스러운 의미부여를 하지 않더라도, 주변의 움직임을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 집권당의 치졸한 부정선거로 패했던 야당후보가 재선거에서 여당후보를 물리친 우크라이나대선의 역전 파노라마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우리를 진짜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감동의 드라마 뒤에 모습을 숨긴 구체제의 망령이다. 이번 선거는 십수년만에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무대로 신냉전식 대리전을 치른 격이 됐다. 제국주의, 민주, 국유화 등 살벌한 냉전식 개념들이 양진영의 설전과 시위대의 구호속에 등장했다. 막대한 자금으로 야당을 지원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입을 추진할 태세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미국의 포위전략을 분쇄하기 위한 법적, 정치적 대응을 다할 것임을 천명했다.9·11테러 이후 반테러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양진영의 밀월은 어느덧 옛이야기가 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일방주의를, 미국은 러시아의 구체제 복귀를 용납 않겠다는 결의다. 이런 태세면 두나라가 새해 6자회담에 함께 앉은들 북한핵 해법에서 전처럼 한목소리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을 미국의 팽창주의 저지에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북한이 새 변화의 틈새를 이용하려 들지도 모른다.6자회담에 관한 한 미국은 북한을 상대로 한국과 미·일·중·러 5개국이 협력하는 5+1의 구도를 추구해왔다. 미국과 러시아의 불화로 이 구도는 이제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더 큰 변수는 중국이다. 지난 10여년간 평균 10%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룩해온 중국은 이제, 그들의 주 경쟁국이 미국임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19세기말 서세동점기때 식민시대의 아픔을 겪은 중국은 체질적으로 부국강병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다. 미국내에 고조되는 중국위협론을 의식해 화평굴기(和平起)의 평화론을 내세우나, 실상은 발톱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전략이다. 중국이 패권 저지를 앞세워 미국과 충돌할 경우, 북한핵에 두나라가 전처럼 한목소리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북·일관계도 무시 못할 변수다. 가짜 유골문제로 일본의 대북 감정은 지금 최악이다. 아직 경제제재에 신중하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지만, 여론에 계속 맞서기는 힘들 것이다. 더구나 아시아에서 미국의 대리인이 되겠다는 일본이 중·러와 충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LA방문과 유럽순방을 통해,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예외없이 미국이었다. 친미를 경계하겠다는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중·일·러, 유럽을 당연히 우리와 한목소리를 내는 우군으로 간주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없다. 그들은 그들나름의 국익 계산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자주외교에 반대할 국민이 누가 있을까마는, 심정적(emotional)자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게 길지 않은 우리 근현대사의 교훈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4년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4년 10대뉴스

    ■ 국 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헌재 기각 3월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저지 속에 찬성 193표로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지만 후유증은 심각했다. 탄핵 반대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고 이에 맞서 찬성 시위도 끊이질 않았다.60여일간 계속된 탄핵 논란은 5월14일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림으로써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학수능시험 사상 최대 부정행위 적발 대규모 부정행위로 얼룩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도덕불감증과 점수 만능주의가 결합된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전국적으로 모두 374명이 입건되고 수험생 312명의 성적이 무효처리되는 등 사상 최대의 부정행위로 기록됐다. 광주에서 적발된 휴대전화 부정은 고교 선·후배가 공모한 대물림 범죄였다. 청주에서는 웹투폰 기법을 악용한 현직 학원장이, 부산에서는 아들의 대리시험을 알선한 학부모가 구속되기도 했다. ●17대총선 여대야소· 세대교체 4·15 총선은 한국 정치사에 묵직하고 또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열린우리당은 46석 미니정당에서 152석 과반수 제1정당으로 올라서 ‘참여정부 집권 2기’에 안정 의석을 확보하면서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으로 전환시켰다. 새 정치,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기존 정치인들은 대폭 물갈이되고 초선 의원이 187명이나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노동당도 의원 10명을 배출, 진보의 첫걸음을 내딛고 정치 제도권으로 진입했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지난 9월23일 0시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는 피해자가 있는 엄연한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전국 집창촌이 된서리를 맞았고, 업주와 종업원이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했다.‘2차’를 가볍게 여기던 남성들이 줄줄이 입건되고, 일부 여종업원은 살길이 막막하다며 자살을 기도했다. 집창촌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해외원정 성매매 상품이 등장했다. 혹자는 “경기도 나쁜데…”라며 부작용을 지적, 파문을 일으켰다.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 헌법재판소가 10월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수도 이전 사업은 중단됐고, 충청권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이 뒤따랐다. 헌재가 위헌결정의 논리로 든 관습헌법을 놓고 정치권과 학계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신행정수도후속대책위를 구성,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김선일씨 참수 지난 6월23일 가나무역의 직원이던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살해된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했던 김씨는 끝내 참혹한 시신으로 고국 땅을 밟아야 했다. 김씨의 죽음은 추가 파병의 정당성 논란을 불러왔다. 앞서 지난 2월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은 거센 찬반 양론 속에서 국회를 통과했다. 자이툰부대원 3600여명은 지난 8월부터 평화 재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내수 침체·장기 불황·청년 실업 내수시장은 지독한 불황 그 자체였다.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연중 세일로 ‘내수 지피기’에 나섰지만, 닫힌 지갑을 끝내 열지 못했다.10원짜리 아동복도 팔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4·4분기 39.3을 기록해 98년(34.9) 이후 가장 낮았다. 내수 경제의 ‘세포’인 자영업자들도 휴·폐업과 업종 전환으로 생존을 모색할 정도였다. ●황우석 교수 인간배아 복제 성공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국보급 과학자’로 우뚝 섰다. 이 연구는 뇌질환·당뇨병·심장병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아복제 연구는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교수는 현재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 개발과 무균돼지 생산 등에 주력하고 있다.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연쇄살인마 유영철(34)은 지난해 9월부터 여성과 노인 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해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그는 정부수립 이후 가장 많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로 기록됐다.7월18일 체포된 뒤 “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 시신의 일부를 먹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낸 그는 12월13일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살인 행각은 인간의 야만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무동기 증오범죄’의 전형이 됐다. ●고속철도 개통 4월1일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役事)’라는 고속철(KTX)이 개통됐다. 대형 제트기 이륙속도와 맞먹는 속도인 시속 300㎞로 주파하는 고속철은 국민들의 생활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고속철 개통은 여행시간 단축뿐 아니라 공간개념까지 바꿔놓았다. 때마침 시행된 주5일 근무제와 맞물려 지방화 시대를 열었다. 인구의 지방분산, 기업의 지방이전, 지방 관광산업 활성화 등 국토의 균형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 국 외 ●부시 재선과 미국 일방주의 강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에 재선됐다. 존 케리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펼쳤으나 미국민의 과반인 51%는 ‘전시 사령관’에 힘을 몰아줬다.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려하며 케리의 승리를 바라던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랐다. 재선된 부시가 유럽 등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지만 일방주의적 외교행태를 멈출지는 미지수다. 힘의 절대적 우위를 강조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움직임이 변수다. ●지구촌 1년내내 테러 몸살 미국의 대테러전 속에서도 이라크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가 끊이지 않는 등 스페인과 러시아, 이집트 등 전세계가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총선을 사흘 앞둔 3월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기차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폭탄테러가 발생,14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스페인은 총선 후 이라크 파병군을 철수시켰다.9월1일 러시아 북오세티아공화국의 베슬란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330여명의 사망자를 낸 유혈 진압극으로 끝났다. ●고유가와 달러 약세 고유가는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10월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55.6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 사태 악화, 중국 등의 수요 증가, 투기 극성 등이 주 원인이었다.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와 이라크 사태 등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여기에다 미국정부가 경상수지·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달러를 용인하며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후진타오 시대 본격 출범 후진타오(胡錦濤)시대의 출범은 실용적인 제4세대 지도부의 전면 등장을 상징한다. 평화적 세대교체를 통해 중국 정치가 개인적 카리스마에 의존하기보다 법과 제도의 의한 보다 합리적인 통치체제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9월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군사위 주석에 올라 당·정·군의 권력을 장악한 후진타오는 친정체제 구축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경제발전, 빈부격차 해소 등 균형발전이란 당면 과제를 어떻게 달성할지 주목받고 있다. ●아라파트 사망과 중동 평화분위기 기대 팔레스타인 독립 투쟁의 상징이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월11일 프랑스의 군병원에서 사망, 중동의 정치지도가 크게 바뀌었다. 그의 죽음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무장투쟁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아라파트의 뒤를 이어 새 수반이 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마흐무드 압바스는 무장투쟁 포기를 촉구하는 등 아라파트와는 차별화된 온건노선을 내걸어 중동 평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기상이변과 교토의정서 내년초 발효 8월과 9월 4개의 허리케인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했고,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홍수로 1000여명이 숨졌다. 중국 남부지방은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부족 사태를 겪었다. 올해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전세계적으로 900억달러에 달한다. 지구촌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11월 러시아가 이산화탄소·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를 비준함으로써 내년 2월16일 발효된다. ●이라크 주권 이양과 포로 성학대 파문 연합군 임시행정처가 6월 이라크 임시정부에 주권을 이양, 이라크의 민주화 일정이 시작됐지만 1년 내내 테러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인 고 김선일씨를 비롯해 30여명의 외국인이 이라크에서 납치, 살해됐고 개전 이후 사망한 미군 숫자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이라크 민간인은 최소 1만 4000명이 희생됐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포로를 무차별 구타하고 성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전세계의 분노를 샀다. ●일본 열도 ‘욘사마’ 열풍 배용준이 ‘욘사마’란 극존칭과 함께 일본 열도를 ‘한류 열풍’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요 촬영지엔 일본 여성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의 일본 방문 때면 공항과 호텔이 마비될 정도였다. 일본 내에서는 ‘욘겔계수’(총수입에서 욘사마 관련 상품 구매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욘플루엔자’(욘사마 열병)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욘사마’가 한·일 경제에 3조원의 파급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EU통합 가속 유럽연합(EU)은 5월1일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동유럽 10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이로써 EU는 25개 회원국의 동·서유럽을 포괄하는 대표기관이 됐다.10월29일 25개국 정상들은 로마에서 회원국 전체에 적용되는 헌법안을 채택했다. 터키 및 기타 동유럽국가들의 추가가입을 심사중이어서 국내총생산에서 미국을 넘어서는 거대 유럽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화성 스피릿 안착 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잇달아 화성 표면 착륙에 성공한 뒤 과거 화성에 물이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화성 표면 사진들과 광물 분석 자료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화성에 물뿐 아니라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극받아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앞다투어 우주탐사 경쟁에 뛰어들면서 ‘제2의 스타워스’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 中, EU와 손잡고 美 협공작전

    中, EU와 손잡고 美 협공작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국제 다극질서’를 모색하는 중국이 EU(유럽연합)와의 전략적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세계질서와 대(對)중국 ‘포위전략’을 돌파하면서 미 동맹국인 일본과의 아시아 ‘주도권’ 다툼을 위한 장기 포석이다. 중국의 전통적 외교 노선인 ‘이이제이(夷以制夷·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제압한다)’의 현대판 전략인 셈이다. 지난 6일 기업인 100여명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의 중·독 정상회담에 이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7일(현지시간)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7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카를로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도 현재 베이징을 방문 중이며, 지난 10월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합의했다. 관영 신화사가 6일 “중국은 EU와의 광범위한 현실적 기초를 토대로 활발한 정치·경제외교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건설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위안쭝쩌(沅宗澤) 부소장은 “중국과 EU는 상이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지만 ‘구동존이(求同存異·다름 속에 같음을 구함)’의 정신 속에서 전략적으로 손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對)EU 접근에는 ‘위안화(元貨) 외교’가 핵심 수단이다. 경제성장으로 축적된 국부(國富)를 지렛대 삼아 중국시장에 접근하려는 EU국가들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원자바오 총리는 슈뢰더 독일 총리와 에어버스 여객기 22대와 철도차량 180대 등 13억달러에 달하는 구매계약에 사인했다.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 방중 시에는 에어버스 여객기 26대와 12억 3000만달러에 달하는 철도차량 60대를 사들여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선물 공세’는 단기적으로 EU의 대중 무기금수 해제와 맥이 닿는다.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단행된 EU의 대중국 무기금수 조치를 조속히 해제시켜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라크 전쟁 이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EU간의 틈새 속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프랑스와 독일을 ‘자기 편’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자리잡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6일 슈뢰더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EU의 무기금수령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라며 조속한 해제를 강력히 촉구했고, 이에 슈뢰더 총리는 “독일 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거세지만 나는 금수 해제를 지지한다.”며 중국측에 화답했다. 앞서 중국측의 대규모 구매공세를 받은 시라크 대통령도 비슷한 발언으로 중-프랑스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확인했다. EU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베르나르드 보트 외무장관도 최근 “미국과 인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5년간 유지돼 온 무기금수령을 해제하는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혀 중국의 기대감을 높였다.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의 신보수주의적 대외정책/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미국 부시행정부 2기의 대외정책이 어디로 갈 것인가. 이것의 이해를 위해 지금 미국 사회가 가고 있는 큰 흐름을 간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결판난 이번 대선은 그러한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미국이, 미국인이, 미국정치가 변했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동인(動因)은 무엇보다도 9·11 테러에서 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9·11로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되었다. 미국은 건국 이래 본토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받아 본 적이 없는 나라이다. 한번의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2차 세계대전 시 일본으로부터 진주만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9·11 직후 미국 언론들은 이를 ‘제2의 진주만 공격’으로 불렀다.9·11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을 일방주의라 비난하는 세계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미국 사이의 기본적 차이는 9·11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인식의 차이에서 온다. 한때 미국은 자신의 외교정책 수행에서 언제나 원하면 두 가지 중심적 사조-국제주의와 고립주의-사이에서 고립주의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9·11은 이것을 완전히 앗아가 버렸다. 이것은 미국인들의 믿음과 삶 자체를 바꿔놓은 일대의 변화였다. 이 속에서 잉태된 새로운 규범과 문화가 지난 몇년의 미국인들의 사고를 지배했다. 신보수주의적 문화와 정체성이 미국사회의 주류적 흐름이 된 것이다. 미국인들은 지난 대선에서 도덕적 가치, 안보, 그 다음으로 경제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했다. 전통적으로 경제가 선거를 좌우했는데 안보와 도덕적 가치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도덕적 가치는 신보수주의의 전형적 표상이다. 대외정책에서의 신보수주의는 민주주의, 인권, 자유시장 등의 미국적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다. 이를 행함에 있어서 불가피하다면 군사력 사용도 주저치 않겠다는 데서 신보수주의의 강경함이 배어 나온다.2기 부시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신보수주의가 여전할 것인가가 지금의 중요한 화두다. 여기서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미국의 일극체제인 현 국제체제와 신보수주의와의 관계이다.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은 국제정치를 볼 때 항상 세력균형을 의식한다. 반면에 신보수주의자들은 현상유지적 균형보다는 그것을 넘어 미국적 가치 실현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미국의 일극체제에서 그렇게까지 세력균형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미국의 일방주의를 낳고 있다. 이러한 일방주의는 그러나 일극체제에서는 생래적인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외정책이 기본적으로 다자주의로 전환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필요한 경우 보완적 의미의 다자적 접근은 하게 될 것이다. 즉 ‘일방적 일방주의’냐 또는 ‘다자적 일방주의’냐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특히 미국은 ‘사활적 (vital) 이해’에 관해서는 자신이 지향하는 바대로 밀고 나갈 것이다. 이것이 지난 이라크전쟁 수행 과정에서 미국과 프랑스 및 독일 사이에 벌어졌던 일이다. 종전 같으면 프랑스와 독일이 그 정도의 목소리로 외치며 가로막았다면 미국은 싫어도 물러섰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배신감을 토로하며 ‘따라오지 않으면 버리고 간다.’는 식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 후 이들은 아직도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외교 포스트에서 어떻게 기용될 것인가가 물론 앞으로 정책 방향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사회의 근저에는 이와 같은 대외정책에서의 신보수주의적 흐름이 도도하게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결코 작지 않다. 이러한 흐름을 냉혹하리만치 냉정하게 읽어내지 못하면 우리는 올바른 정책적 대안모색에 실패할 수 있다. 특히 한·미 사이에 정책적 갈등이 내재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있어 미국의 이러한 변화를 읽고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 “부시 인사기준은 충성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대통령의 인사 기준은 단 한가지, 충성심이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뒤 2기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고려 요인 없이 충성심에만 너무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존 애슈크로포트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임명한 알베르토 곤살레스 백악관 법률고문은 텍사스 시절부터 함께 해온 오랜 친구다. 텍사스 주지사 시절 주 국무장관과 대법관을 지냈다. 특히 그는 “테러범에게는 고문도 할 수 있다.”고 부시에게 건의한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인권문제와 관련해 논란을 빚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전혀 개의치 않고 법무부 수장에 앉혔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을 후임으로 임명한 데서도 부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다시 한번 두드러진다. 파월은 국무부와 외국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었지만 부시 대통령에게는 충성심이 부족한 장관이었던 것 같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승진, 임명된 스티븐 해들리 부보좌관도 라이스 장관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아들 부시 대통령 2대에 걸쳐 봉직하는 인물이다. 이미 파월 장관 등 6명의 각료로부터 사표를 수리한 부시 대통령은 톰 리지 국토안보부 장관 등 최소한 3명을 더 경질할 것으로 알려져 재선 대통령으로서 사상 최대 수준의 물갈이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인사에 대해 미국 언론들의 비판도 거세다. 워싱턴포스트는 “새로운 피의 수혈은 없고 충성파들로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유권자의 과반수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출구조사에서 나타났다.”면서 “선거 후 새로운 피를 수혈할 좋은 시점인데도 백악관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보스턴글러브는 “충성심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부시 대통령이 파월 대신 라이스를 선택함으로써 그의 행정부 내에서 소수의 이견을 제거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라이스 지명은 국무부를 부시 대통령의 강경 노선에 근접시키기 위해 매질을 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dawn@seoul.co.kr
  • 美 ‘힘의 외교’ 탄력 받을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퇴진은 미국 정부내 파워게임에서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승리한 것을 의미한다. 파월 장관과 함께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등 국무부 내의 대표적인 온건론자들이 대부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체제의 국무부는 강경론의 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가 떠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도 체니 부통령의 측근이었던 스티븐 해들리 부보좌관이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부시 2기 행정부 대외정책의 최우선적인 관심사는 중동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야세르 아라파트의 사망으로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이 새로운 현안으로 등장했다. 네오콘 세력은 냉전 이후 미국의 국제전략을 ‘중동의 혁명’ 또는 ‘중동의 민주화’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 문제가 정리되면 미국은 이란과 시리아 등 다른 중동의 반미 이슬람 국가들을 대상으로 중동전을 확대할 것으로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전망한다. 이 때문에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의 경우 부시 정부에 ‘부차적인’ 사안이거나 아니면 중동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신속히 처리해야 할 현안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물론 한반도 정책에서도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적인 강경정책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외 정책이 부시 대통령이 마음 먹은 대로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방주의 정책의 ‘힘의 기반’인 군사력의 운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라크 개전 이후 지적돼온 대로 현재의 미군 병력은 ‘너무 넓은 전선에 너무 얇게’ 전개돼 있다. 까닭에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토머스 도넬리 선임연구원은 부시 행정부가 충분한 병력과 우방과의 관계 강화를 추구하는 현실적인 대외정책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월 장관의 퇴진이 미국으로서는 큰 손실이었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무장관이 라이스라는 요인을 고려하면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선 크고 작은 변화가 올 수 있다. 소련 전문가인 라이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옛 소련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러시아는 현재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전략적으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dawn@seoul.co.kr
  • [사설] 美 새 외교진 對北강경책을 우려한다

    부시 2기 행정부의 새 국무장관으로 콜린 파월이 물러나고, 콘돌리자 라이스가 등장하고 있다. 상원 인준절차가 남았지만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부시행정부내 온건파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파월의 퇴장과, 강경론자인 라이스의 등장은 앞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이 더욱 힘에 의존하는 일방주의적 경향을 보일 것임을 예고한다. 이에 따라 우리도 미국 새 외교팀의 대북정책이 지금보다 강경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 파월장관은 그동안 부시행정부안에서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소위,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독주를 견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행정부내 강온파간의 알력은 때로 정책 차질까지 불러, 대북정책에서 효율적인 정책집행의 저해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서 파월장관은 북한핵문제 대처 등에 있어 강경파들의 독주를 막고, 대화와 외교적 방법을 통한 해결을 주장하는 등 안전판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파월의 퇴장과 함께 제임스 켈리 차관보 등 기존 대북협상라인의 전면교체가 확실시됨에 따라, 대북정책도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물론 부시 행정부가 당장 대북 무력사용을 주장하거나,‘당근’을 버리고 일방적으로 ‘채찍’만 드는 정책으로 급변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끝까지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거나, 핵개발을 고집할 경우, 대응방식은 이전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리는 우려한다. 그렇다고 부시 외교팀의 이런 변화에 우리가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는 북한과 부시행정부를 상대로 우리 정부가 할 일이 그만큼 더 많아졌다는 말도 된다. 북한의 핵보유는 절대 용인하지 않으면서,6자회담 틀안에서 핵문제를 푼다는 데는 한·미간에 공감대가 이루어져 있다. 한·미간에 불필요한 갈등의 소지는 피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새외교진이 어떻게 짜여지든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 美 새 국무 내정 라이스 ‘부시 대통령의 매’

    美 새 국무 내정 라이스 ‘부시 대통령의 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매파냐 비둘기파냐를 묻는 것은 적절치 않은 질문이다. 그녀는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이 아니라 달과 같은 존재다. 발광체가 비춰주는 데 따라 매도 되고 비둘기도 되는 반사체라고 할 수 있다. 라이스가 반사해야 할 주체는 조지 부시 대통령일 것이다. 부시와 라이스의 관계는 ‘군신’이라기보다 ‘부녀’나 ‘오누이’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혼자 사는 라이스를 주말마다 백악관과 크로퍼드 목장, 캠프 데이비드의 휴가지까지 불러서 가족과 함께 지내도록 한다. 라이스의 정치적 무게를 파월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말은 부시 대통령의 말로 들으면 된다. ●네오콘, 국방부 이어 국무부도 장악 따라서 부시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 국무부는 백악관의 직할체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국무부가 딕 체니 부통령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부시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로서는 무리하게 의회와의 관계도 좋지 않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국무장관으로 끌어올리려 애쓸 필요도 없었던 것 같다. 라이스의 임명은 국방부에 이어 국무부를 장악하고 싶었던 네오콘들의 숙원을 이뤄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34세에 아버지 부시 자문역으로 인연 부시 대통령과 네오콘은 앞으로 라이스 장관의 입을 빌려 중동과 유럽, 아시아에서 공격적으로 미국의 안보 이익을 추구하는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을 추구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녀의 조직 장악력과 대 테러전에서의 미숙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것도 네오콘이 해결할 문제다. 라이스는 1954년 인종차별주의 단체 KKK단이 출몰하던 남부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났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그녀는 흑인 최초로 버밍햄 음악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시대에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이 잡히지 않자 라이스는 과감히 방향을 바꾼다. 당시 미국과 대적하던 ‘소련’문제의 대가(大家)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녀는 덴버 대학과 노트르담 대학에서 정치학과 국제학을 전공하면서 평생의 스승인 조지프 고벨 박사를 만났다. 고벨은 바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아버지다. 라이스는 고벨의 도움으로 스탠퍼드대 정치학 교수가 됐고, 정치권에도 발을 들여놓게 된다.34세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국가안보위원회 소련담당 자문역을 맡으면서 부시 가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뒤 38세의 나이로 스탠퍼드대 부총장으로 임명됐다. 역대 최연소였다. 아들 부시가 다시 대통령이 되자 그녀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1964년 어린 소녀였던 라이스는 부모와 함께 백악관을 처음 구경하다가 “아빠, 제가 밖에서 백악관을 구경해야 하는 건 피부색 때문인가요? 전 반드시 저 안으로 들어갈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라이스는 소녀시절 다짐을 실현시킨 집념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신보수주의 정권에서 외롭게 ‘강경한 온건론자’ 역할을 해오던 파월 장관은 12일 사표를 냈다.15일 아침 국무부 관계자를 통해 이 사실이 언론에 흘러나온 것으로 미뤄볼 때 부시 대통령과 파월 장관의 이별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라이스는 흑인 여성으로서는 역대 최고의 공직에 오르게 됐다. 미국 역사상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올브라이트에 이어 두번째 여성 국무장관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의 복잡한 국내외 정세는 그런 부차적인 얘깃거리에 큰 관심을 둘 만큼 한가하지 못한 상황이다. dawn@seoul.co.kr
  • [씨줄날줄] 카페 USA/이기동 논설위원

    최근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행사에는 인터넷 매체 관계자들이 자주 얼굴을 내민다. 전에 없던 일이다. 토머스 허바드 대사 때까지만 해도 정치·경제계,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언론계에선 일간지, 방송사 관계자들이 단골 손님이었다. 그러던 것이 크리스토퍼 힐 대사 부임 뒤부터 인터넷 매체 인사들이 다수 초청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우리 사회내 인터넷의 영향력에 눈을 돌렸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변화일 것이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이달초 인터넷 다음에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인 ‘카페 USA’가 화제다. 개설 일주일만인 15일 현재 가입회원수가 4500명을 넘어섰고,‘대사관 게시판’ ‘한줄 메모장’ 등 대화방에는 네티즌들이 올린 글이 성황이다. 기존의 대사관홈페이지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점까지 가세해 탄탄한 홍보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사관 관계자들은 카페 개설이 힐 대사의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지난 8월 부임 직후 대사가 인터넷을 이용한 ‘대화의 장’ 구상을 내놓았고, 이후 인터넷 다음과 제휴해 카페가 개설됐다는 것이다. 한국내 반미정서를 젊은 네티즌들과의 직접 대화로 풀겠다는 힐 대사의 적극적인 자세가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힐 대사는 언제, 어디서, 누구든 만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조찬, 오찬 강연을 다니고, 미국대사로는 처음으로 광주 5·18묘지를 찾아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반미정서는 한국뿐 아니라,9·11이후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반감과 이라크전 반대정서가 합쳐 전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하지만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것은 전세계 미국대사관중 한국이 처음이라고 한다. 힐 대사의 적극적인 자세가 큰 역할을 했겠지만, 한국민의 반미정서가 유별난 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노·반노세력이 이 카페로 자리를 옮겨와 국내이슈를 가지고 치고받고 하는 것도 별스럽다. 급기야 힐 대사가 한국 정부에 대한 반대견해를 피력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며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어쨌건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발언이 미국대사관 사이트에서 친미·반미 논란의 소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네티즌들의 자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는 미국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한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파월 전격 사임…후임 라이스·댄포스 거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67)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 파월 장관은 지난 12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국무부 고위관계자가 언론에 밝혔다. 부시 행정부의 대 테러 전 및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등 온건파에 속했던 파월 장관의 사임으로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한층 강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파월 장관의 후임으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댄포스 유엔대사, 리처드 루가 상원 외교위원장, 척 헤이글 상원의원 등이 거론된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파월 국무장관 이외에 에너지·교육·노동·농업 장관 등 4명의 장관이 사임할 것이라며 확인했다. 매클렐런 백악관은 대변인은 그러나 후임자가 당장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업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파월 장관은 그동안 부시 2기 행정부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쳐와 사임 시기만 남겨놓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파월 장관은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와는 달리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직후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측에서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파월 장관을 바꿔야 한다.”는 사임 압력을 공개적으로 행사해왔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당분간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에서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등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균형을 잡는 데 주요 역할을 해왔던 파월 장관의 사임으로 미국과 유럽·한국 등 동맹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 dawn@seoul.co.kr
  • 아라파트 신병처리 佛·팔 ‘우정’ 재확인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최근 신병처리 과정을 통해 ‘아랍권의 친구’이자 외교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팔레스타인의 독립운동을 위해 몸바친 ‘중동의 풍운아’의 마지막 13일 동안을 지켜주고 국빈급으로 대하는 등 ‘융숭하게’ 최후를 맞게 했다. 프랑스는 지난 10월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건강이 악화된 아라파트의 체류 치료를 요청하자 즉각 응하고 대통령 전용기까지 보낼 정도였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아라파트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비는 것은 물론, 사망 후에도 병원을 찾아 애도를 표시했다. 또 아라파트의 시신이 프랑스 땅을 떠나기에 앞서 빌라쿠플레 공군기지 공항에서 정중한 의식을 마련했다. 프랑스는 그동안 서방세계에서 아랍권과 팔레스타인의 이익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해 온 나라로 꼽힌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라파트와의 대화를 거부한 채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교체를 촉구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맞서 팔레스타인 국민이 선택한 합법적인 지도자 아라파트를 배제할 경우 중동평화 협상의 진전을 볼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이같은 행동은 일방주의로 패권을 과시하고 있는 초강대국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제3세계, 특히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의지도 읽을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대혁명을 통해 자유를 쟁취한 ‘프랑스’가 응당 자유를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완의 국가’ 팔레스타인에 자유의 동지로서 ‘의리’를 재확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라파트가 입원해 있는 동안 몇몇 프랑스인들은 페르시 군병원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마지막 날에는 아라파트의 시신이 프랑스를 떠나는 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lotus@seoul.co.kr
  •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따른 철저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여당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한반도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주문한 반면, 야당은 현재의 한·미 관계를 위기로 규정하고 양국간 관계 증진을 위한 대미 외교라인 정비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은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의 외교 안보라인이 대폭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 대미 외교안보 라인도 새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방호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강경책으로 나올 경우 대미외교에서 마찰을 빚을 수 있으므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진 의원도 “그동안 한·미 협상이 실무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서 고위급 정치채널이 가동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답변에 나선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지금 외교안보분야 장관들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실리적인 외교안보정책을 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팀워크도 문제가 없다.”고 동조하지 않았다. 반면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이 북·미 관계에 있어 힘을 바탕으로 한 일방주의적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내년에 방한해 달라고 초청하거나 ‘한·미공동 평화선언’ 발표와 같은 적극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유선호 의원은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미국측에 ‘북·미간 직접 대화와 핵 폐기 및 보상의 동시 이행’이라는 북핵 해결방안을 적극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장영달 의원은 국가안보와 국익을 최우선하는 한·미동맹 재정립과 함께 단계적 동시 이행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최재천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주한미군 재배치도 가속화되고 이라크 파병 연장 및 운영은 물론 북핵 문제의 해결에 커다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용산기지 이전 협상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는 등 전면 쇄신을 통해 외교안보의 틀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 2사단 재배치는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이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핵 프로그램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도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정부의 대북 한반도 평화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답변에서 “북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정책 가능성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김문수(한)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개혁이지, 국민을 분열시키는 여당의 4대 법안은 개혁이 아니다 ■장영달(우)미국은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동맹’에서 ‘동북아 지역동맹’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가 원치 않는 역내분쟁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방호(한)인권침해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면서 정부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성(우)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공동안보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제안을 할 용의가 있나. ■박성범(한)‘남북기본합의서’를 기본장전으로 군사적 신뢰구축과 함께 기습공격능력 제거를 위한 즉각적인 평화군축협상을 제안한다. ■김성곤(우)국회에 국가보안법 특위를 만들어 3,4개의 대안을 마련한 뒤 국회의원 각자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도록 하자. ■노회찬(노)주한 미2사단 재배치는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유선호(우)조선·동아의 악의적 편향보도가 국보법 폐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최대 장애물이다. ■박진(한)노무현 정부의 근거없는 ‘안보낙관론’과 ‘안보불감증’이 한반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화영(우)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4차회의부터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회담을 이끌고 가야 한다. ■유기준(한)500만명에 이르는 재외동포의 위상과 중요성을 감안해 하루빨리 이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 ■최재천(우)참여정부는 한·미동맹관계 강화라는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냉전시대의 대미의존적 외교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6자회담 구체적 성과 회의적”

    2기 부시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대북한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6자회담의 개최 가능성은 높지만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전평화단체인 평화네트워크가 1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에서 ‘미 대선이후 한반도 정세와 대응반안’을 주제로 가진 전문가 포럼에서였다. 포럼에는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소장,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없을 것 전 교수는 “대선 결과는 부시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미국민의 승인”이라고 전제한 뒤 “2기 부시행정부에서 외교정책의 원칙이 바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미국의 대북정책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 정책의 하위전략일 뿐”이라면서 “북핵문제가 한반도나 동북아의 문제이기 이전에 미국 본토 안보의 문제라는 인식이 있는 한 대북정책이 변화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2기 임기 기간에 업적을 남기기 위해 일방주의를 다소 완화해 수정된 일방주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보수정권의 재선으로 한국의 진보적 개혁정책과 남북관계 개선노력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터 벡 소장은 “테러로 인한 ‘테러풍’의 여파로 미국이 보수적으로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부시는 일방주의 정책을 고수할 것이며 재선 성공으로 인해 4년 전보다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면서 “현실 상황보다 개인의 신념을 더 중요시하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불량국가’와 ‘독재자’라는 비판적 악감정을 갖고 있어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북핵문제를 의도적으로 무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바꾸고 싶은 정책이 더 많은 듯 보인다.”면서 “앞으로 2년 동안 국내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제적으로도 이라크 문제와 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동문제가 북핵위협보다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어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존 볼튼 국무부 차관이 2기 내각에서 위치가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이들은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보수파의 확대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 긍정적 기대 힘들어 포럼 참석자들은 4차 6자회담이 열리긴 하겠지만 구체적 성과를 바라기는 힘들 것으로 입을 모았다. 전 교수는 “미국은 지난 6자회담에서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면 체제 변경을 시도하지 않고 경제적 보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리비아식 모델’을 북핵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선(先)핵폐기’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민족공조와 국제공조라는 극단적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리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대북협력을 계속하면서도 대미관계에서도 정책 이슈간 연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다시 4년간 부시 행정부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에 긴장하고 있다.”면서 “핵문제를 조기에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북한 주민이 김정일 정권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터 벡 소장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실용주의적 정책을 취한 것처럼 한반도에 대해서도 이념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주문을 할 수 있다.”면서 “중국·일본·러시아·남한 등 주변국 모두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고 있고 6자회담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케리 후보를 비판했기 때문에 회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욱식 대표는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실리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로드맵을 작성, 북한과의 특사 회담에 나서고 적절한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美 우파의 오만함을 경계한다

    보수성향의 한 미국 학자가 본지와의 인터뷰(11월10일자)에서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부시의 재선을 비상사태로 봤다더라. 부시의 낙선을 바란 청와대 인사가 누군지 안다.”고 운운한 것은 충격적이다. 당사자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한반도전문가로, 그가 속한 미국기업연구소(AEI)는 부시행정부의 보수기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싱크탱크이다. 발언내용이 부시행정부내 정서의 일단을 대변했다면 지나칠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의 발언이 한·미관계를 다루는 학자적 입장에서 나온 것이라 믿고 싶다. 하지만 만약 대선 승리감에 도취한 부시행정부내 강경 우파들 사이에 이런 고압적이고 오만한 한국인식이 퍼져 있다면 대단히 심각한 일이다. 이번 미국대선은 미국내뿐 아니라 국제여론까지 첨예하게 대립시켰다.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반대해온 프랑스·독일 정부가 공공연히 부시의 재선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던 게 사실이다. 한국 역시 부시 재선을 반대한 쪽으로 분류됐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자의적이고 근거 없는 분류이다. 발언내용을 접한 청와대 고위인사도 부시 재선을 반대한 우리쪽 인사가 누군지 알면 가르쳐 달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그동안 한·미간에 크고작은 고비가 있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양국관계가 더욱 평등하고 균형적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진통으로 보면 된다. 미국 우파들의 오만한 ‘한국 때리기’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아울러 정부는 미국 조야의 반한 분위기 해소에 주력하기 바란다. 북핵 6자회담 재개와 주한미군 재배치, 용산기지 이전, 이라크사태 등 앞으로 양국간 협조가 긴요한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국익 추구라는 대원칙을 지키되,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할 언동은 자제해야 한다. 때마침 이종석 NSC 사무차장이 방미중이고,20일쯤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양국 정부 모두 바람직한 동맹관계 재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 [열린세상] 근본주의 종교정치,미국과 한국/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행사한 이슈는 ‘도덕적 가치’였다고 한다. 유권자의 22%가 그것을, 그리고 20%,19% 가 경제와 테러리즘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이들 이슈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끈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덕적 가치는 일반적으로 그 말이 표현하는 ‘깨끗함’이나 ‘공정함’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기독교적 가치를 지칭하는 듯하다. 그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 중 78%가, 그리고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신앙이라고 대답한 사람의 90%가 부시 후보를 선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매주 교회에 가는 개신교 신자’의 부시 투표율이 68%인 반면 존 케리 후보의 그것은 31%에 지나지 않는 것을 봐도 마찬가지다. 또 교회에 가는 빈도수가 높아짐에 따라 부시 지지율이 높은 것을 보면, 그리고 미국 인구의 3분의1이 근본주의적 기독교 신자라는 것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가르는 어떤 기준들(성별·인종·소득수준·교육수준·노동자의식)보다 ‘교회 가는 백인 개신교도’라는 기준이 강력해진 셈이다. 종교, 특히 기독교가 정치화하고 있다. 이 종교정치의 경향은 단순히 ‘보수적’이기보다는 근본주의적이다. 문명의 충돌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새무얼 헌팅턴도 최근 저서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미국이 기독교적 종교 국가임을 분명히 했다. 히스패닉의 증가가 미국의 국가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말하면서, 그는 미국의 종교성이 미국 사회를 다른 서구사회로부터 구분하는 특성이라고 했다. 문제는 모든 근본주의적 종교가 다른 사람을 악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을 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또 그 경향은 단순히 정신적 도덕주의에 그치지 않고 폭력적 전쟁을 통해 정치를 종교화한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근본주의는 도덕적 가치를 넘어 폭력이자 정치권력이다. 부시도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십자군전쟁이라 불렀다. 또 이들이 내세우는 도덕적 가치에 따르면 낙태, 동성간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은 전통적 가족을 해치는 ‘악’이라 여겨진다. 이 배타적 도덕주의의 영향 때문에 미국 국내에서 분열과 갈등은 최고점에 달했고 치유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국제적으로도 근본주의적 정치는 배타적 일방주의를 초래할 것이다. 결국 이런 배타적 종교정치는 민주주의의 힘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든다. 다원성을 보장하려면 민주주의는 마땅히 세속주의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런 기독교 근본주의가 기승을 부리니 유감스럽다. 몇 달 전에도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해서 물의를 빚었다. 최근엔 포항 불교신자들이 포항을 기독교화하려고 한다며 시장을 비판했다. 시장이 포함된 “‘포항기관장 홀리클럽’은 포항을 거룩한 기독교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진 단체”이며,‘세계 성시화운동’의 사업 재원으로 포항시의 재정 1%를 사용하려 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이 근본주의는 과거 서구 기독교 못지않게 선교 제국주의의 형태를 띤다. 지난 4월에도 이라크에 선교하러 간 목사 일행이 무장 세력에게 피랍되었다가 다행히 풀려났는데, 그들 중 2명이 포함된 목사 일행 5명이 9월29일 재차 이라크에 무단 입국했다 겨우 돌아온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순교자 ○○○’이라고 쓰인 목걸이를 달고 다녔다는데, 공격적 선교를 ‘순교’로 미화하지 말라.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단순히 정교 분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맹목적인 정교분리 원칙이 한국 사회에서 종교를 민주주의적 개방성과 다원성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종교도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고 정치적 힘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다원적 세속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근본주의는 불안한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아난총장 ‘유엔사무처 성추문 시비’로 곤경

    아난총장 ‘유엔사무처 성추문 시비’로 곤경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유엔 사무처 내부의 성추문과 관련, 곤경에 빠졌다. 유엔 고위직 관계자의 성희롱을 방관하고 유야무야했다는 비난속에 사건이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이 반발, 각국 여성단체들이 들썩거리고 있는데다 최근 유엔주재 미국 대사까지 아난 총장에게 해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5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존 댄포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성추문 사건에 대한 유엔 자체 감사기구의 조사결과와 아난 총장의 문제 해결책엔 큰 괴리가 있다.”면서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피의자가 거물중의 거물이란 점도 사건이 증폭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피의자는 루트 루버스(65)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1982년부터 94년까지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국제적인 인물. 지난해 51세의 미국인 유엔 여성직원의 몸을 더듬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혐의다. “친근감을 표시한 것을 오해한 것”이란 루버스의 주장에도 불구, 이를 조사한 유엔 내부 감사기관은 혐의를 확인하고 아난 총장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아난은 이를 묵살, 루버스에게 우려를 표시하는 공문을 보냈을 뿐이다. 미국 대사가 나서게 된 이유는 피해자인 유엔 직원이 미국인이었기 때문. 그러나 일각에선 이라크전쟁과 관련, 미국의 일방주의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아난에 대한 ‘앙갚음’을 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부시 재선 美암흑시대 전주곡”

    |채플힐·더램(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수정특파원|“세상 사람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역시 미국인들은 오만하다고 하겠지요.”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승복 연설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 선언을 지켜본 듀크대 대학원생 수지는 자신과 같은 케리 지지자들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케리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미 동남부의 전형적인 보수 성향 지역이다.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선거인단 15명을 부시에게 안겨줬다. 에드워즈가 비운 자리도 공화당의 리처드 버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미국의 사립 명문 듀크대학이 위치한 더램과 주립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을 중심으로 한 채플힐, 이 두 도시는 진보주의 색채가 아주 강하다. 일종의 섬 같은 곳이다. 선거 전후로 공화당 지지자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을 취하도록 들을 수 있었다. 듀크대내 국제정치 및 지역, 인문 연구소인 J H 프랭클린 센터 등 대학의 연구소와 지역단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공개 강좌는 영역을 불문하고 반(反)전-반(反)부시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뒤 케리 지지자들은 외교적 일방주의 고수를 가장 걱정했다. 자신을 ‘열성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50대의 루이스 테트롤트(여·건축업)는 “세계인들로부터 더 이상 오만한 미국인으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20대 후반의 유치원 교사인 앤드루는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해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평화유지군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테러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정책결정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했다. 이미 동성애자 결혼, 낙태 허용 등 종교적 이슈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그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자들이 이른바 ‘십자군’의식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를 주도해 나갈 것이란 점이다. 벤저먼 페인이라는 한 주민은 지역 방송 홈페이지에 “미국인들이 부시를 다시 선택한 것은 미국의 암흑시대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며 ‘크리스천 파시즘’이 횡행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격문 광고를 내기도 했다. 반(反)부시 편에 선 미국민들이 기독교적 윤리관에 대한 보수층의 집착에 대해 갖는 반감은 미국 언론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듯했다. 프랭클린센터의 한 연구원은 “부시와 그를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은 정책판단의 근거로 헌법보다는 성경을 우위에 두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에 충실히 다니고 있다는 루이스는 “기독교 지상주의와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십자군 정신으로 대중동 정책 등 외교정책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크리스천 파시즘’이란 극단적인 용어 규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직원인 뱅트 칼슨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 전반을 찬성하진 않지만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고 했다.“미국은 전쟁이라는 강의 한복판 물살을 타고 있다. 강하구에 도착하기 전에 큰 물줄기에서 벗어나면 보트는 전복되는 것 아니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crystal@seoul.co.kr
  • [부시 집권 2기] 각국 정상들 ‘부시재선’ 축전

    |파리 함혜리·베이징 오일만특파원·서울 유세진기자|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백악관에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축전이 쇄도했다. 입장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이라크전쟁과 중동평화 문제, 기후변화에 관한 교토의정서에 대한 미국의 반대와 국제사법재판소에 대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 등으로 불거진 국제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테러전 승리 기틀 마련 영국과 일본 등 이라크전에 동참한 국가들과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중시하는 나라들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환영을 표했다. 이들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시급한 목표를 앞두고 백악관 주인이 바뀌는 것보다는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영국은 앞으로도 대테러전에 있어 미국과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이라크전쟁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유럽과 미국이 동맹관계를 새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승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부시 대통령 재임 중 중·미 관계는 실질적 발전을 이루었다.”며 건설적 협력관계를 지속하자고 밝혔다. 중국은 미 대선 전 첸치천(錢其琛) 전 중국 외교담당 부총리가 관영 차이나데일리 기고문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난한 것과 관련, 이날 또 한번 “정부와 무관하며 해당 언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3일 주미 중국대사를 소환해 이 문제에 대해 항의했었다. ●새 협력단계 진입 기대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며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나라들도 축전을 보내 그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협력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프랑스와 미국간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라크는 그러나 “협력과 테러리즘에 대한 공동대처는 대화와 상호존중의 정신에서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테러와의 전쟁에서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에 있어 미국과 ‘좋은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라크전쟁 등을 놓고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한 유엔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유엔과 세계가 직면한 모든 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미국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다 큰 유혈 우려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제 등으로 대미 마찰의 최전선에 선 중동 국가들도 일단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대열에 동참했다. 중동 국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하루빨리 이라크의 안정과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중동평화 달성을 위해 과거와는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사미 아부 주리 대변인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미국을 적대시하는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행되는 아랍뉴스지의 할리드 마에나 편집장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테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yujin@seoul.co.kr
  • [부시 집권2기]‘美 대외정책 어디로 갈까’ 전문가 대담

    [부시 집권2기]‘美 대외정책 어디로 갈까’ 전문가 대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가운데 한·미, 북·미관계 등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 공화당이 상·하원까지 장악한 상황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더욱 강경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찬열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와 전봉근 평화협력원 원장으로부터 이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유찬열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전쟁 기간 중 연속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미 국민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9·11 이후 미국이 직접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한 분노, 미국인들의 애국심이 크게 작용했다. 전봉근 탈냉전 이후 ‘탈탈냉전’ 시대를 맞아 안보정국 하에서 안보대통령을 뽑았다고 정의할 수 있다. 미국 내 진보적 가치와 개인주의적 보수적 가치의 충돌이 첨예했지만 미국 본류의 사람들이 전통적 가치와 가족주의를 선택했다.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안보정국에 맞는 리더십을 보여 주는데 실패했다.‘2기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과 관련해 크게 두가지 견해가 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이 선거인단과 전국득표에서 모두 승리했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기 때문에 강경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견해다. 그런가하면 이제 여유가 생겼으니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관용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 교수 미국의 일방주의 자체는 약해질 수도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국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나. 부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이념 성향 및 용어 사용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9·11 이후 미국인이 받은 상처, 부시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이념 성향 등으로 볼 때 더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수십개 대학이 모여 이런(일방주의) 식으로 외교를 하면 안된다는 성토가 있었다고 한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9·11 이후 세계 각국과 테러 정보를 공유하고 외교적 노력을 같이 하면서 미국의 일방주의는 사라졌다고 말한다. 미국이 앞으로는 강경하게 나가면서도 과거와 같은 일방주의는 아닐 것이다. 전 원장 새로 짜여질 ‘2기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기존의 대테러 정책과 대이라크 정책의 코드를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 강경파들은 남을 것이고 파월 장관이 나가게 돼도 같은 성격의 인물로 대체될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유지했던 파월 장관이 나가면 한·미 대화채널이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간자적 입장에서 한국입장을 이해해 줄 고위급 인사들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파월 하차땐 한국 대변할 고위층 없어 유 교수 그동안 미국이 한국을 불신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됐다. 자이툰부대를 파병하면서 한국을 보는 미국의 시각이 조금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한·미 군사동맹에서 우리나라는 협력적 자주국방 개념을 말하고 있지만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독일 등 다른 국가들도 미국과의 관계가 삐걱거릴 때가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전 원장 한·미동맹의 재조정이 필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냉전이 끝나면서 전지구적 안보상황이 바뀌었다. 협력적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일방적 동맹관계에서 상호적 동맹관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의 취해진 조치가 자이툰부대 파병이었다. 유 교수 한·미관계가 돈독하지 않으면 북·미관계에서 미국이 우리를 제껴 놓을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나라 가운데 남은 건 북한과 이란이다. 우리는 중재자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불상사를 막는 길이다. ●한미동맹 삐걱거리면 北문제서 소외 전 원장 전세계적 안보상황 변화 속에서 주한 미군은 북한의 위협만을 염두에 둔 중보병에서 지역기동화부대로 바뀌고 있다. 우리 정부가 입장을 정리하고 새로운 21세기 한·미동맹을 규정해야 한다. 자이툰부대 파병은 우리로서는 결단을 내린 것인데 일부 혼선이 빚어지면서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한 것이 아쉽다. 유 교수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을 몇번 개정하면서 이제 독일·일본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연합방위체제에 근무하는 실무자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우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다고 한다. 전 원장 안보정책을 볼 때 그동안 한국이 북한만을 상대하던 로컬 파워였다면 이제는 동북아지역 전체를 생각하는 리저널 파워로 바뀌어야 한다. 한·미동맹이 필요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동북아에는 지역패권을 노리는 중국이 있고 세계 2위의 경제력에 정치력·군사력까지 갖추려는 일본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안보적인 생존공간, 활동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필요하다. 동맹은 이론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유 교수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는 엄청나고 우리로서는 미국 외에 선택이 별로 없다. 러시아,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와 손을 잡는 것은 어렵다. 동맹은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해서 하는 것이라는 격언이 있다.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고 받는 것이 있으면 돌려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대등한 관계를 맺는 길이다. 미국의 절대 우위는 오래 갈 것이다. 전 원장 북·미관계를 볼 때 1기 부시 행정부는 굉장히 강경한 담론을 가지고 있었지만 행동은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중동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라크전에 말려들었고 북한 핵문제는 6자회담이라는 시스템으로 적절한 수준의 관리가 가능했었다.2기 부시 행정부는 기존의 기조처럼 북한이 돌발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소강상태를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반대로 이제 외교적 노력은 소진됐으므로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압박을 계속하면서도 결정적인 강경책은 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 교수 부시 행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걸 보면 북한에 대한 부정적 톤을 유지했다.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대가없이 뭔가를 내 줄 국가가 아니다. 미국도 양보하기 어렵다. 중동이 안정되면 북핵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핵 보유보다 확산을 더 걱정한다. 북한이 현금을 확보하는 주요 통로가 무기수출이기 때문이다. 무력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한·미간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6자회담 성공 中역할 긴요 전원장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은 두가지다.6자회담으로 푸는 것과 리비아식 해결방식이다.6자회담은 협상을 통해서 이야기하자는 것이고, 리비아식은 너희가 포기하면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6자회담에 전념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다자협상·다자보상체제로 만들려는 것이었을 수 있다. 진심은 리비아식 해법에 있는 것 같다. 미국이 강수를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조정을 하기 위해 6자회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중국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유 교수 중국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중국이 아니라면 미국이 훨씬 강경하게 나갔을 수도 있다.6자회담으로 미국은 중국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94년 핵 위기 때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받아들인 것도 중국의 압력이 유효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때 미·중 충돌 우려도 있었으나 테러 이후 나아졌다. 전세계 질서는 강대국 협력 양상이다. 이슬람권의 테러 위협이 존재하는 한 미·중 협력은 유지될 것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고 있으며, 타이완으로 중국을 견제할 뿐이다.5∼10년은 이런 관계가 계속될 것이다. 일본도 미국에 반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전 원장 한국이 동북아 환경에서의 생존전략을 재정립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먼저 대북·대미 정책과 관련, 노무현 정부의 2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남은 3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21세기적 통일·외교·안보 수요가 있는데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를 해서 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미관계에 대해서는 한·미 공조체제를 돈독히 하고, 한국판 안보전략을 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미간 외교안보정책에 있어 관리들만 만나서는 안되고 다양한 방향으로 접촉해야 한다. 정리 장택동·김준석기자 taecks@seoul.co.kr
  • [사설] 새 미국은 공동번영 추구해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재선을 확정지었다. 일부 미개표지역이 남아 있으나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은 없다. 이번 선거는 전세계 여론을 반분시키며 치열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세기의 선거였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민 절반과 전통적인 우방들까지 자신에게 반대한 뜻을 되새겨 봐야 한다. 무엇보다 ‘전쟁 대통령’의 모습을 일신하고, 우방들과의 관계회복을 통해, 하루 빨리 새로운 미국을 만들어 나가기 바란다. 시급한 것은 무모한 일방주의 외교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라크침공 과정에서 유엔의 의사를 무시했고, 후세인 정권이 알카에다와 연관됐다는 정보왜곡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부른 무리수였다. 정당하지 않은 전쟁으로 희생된 이라크 군경과 민간인, 미군 희생자가 얼마인가. 이라크에서는 주권이양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한다. 주둔기간을 연장하고 이란, 시리아 등 중동에서 새로운 적을 만든다면 엄청난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테러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한 선제공격론도 재고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첩보를 기준으로 무모하게 테러와의 전쟁을 벌임으로써 중동의 온건 아랍국들은 물론, 서남아시아의 회교국가들과 유럽까지 반미바람에 휩싸이게 만들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테러는 용납할 수 없는 인류의 적이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도 유엔이 지지하고, 많은 나라들이 동참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전세계 빈곤, 소외계층에 눈을 돌려 테러의 토양을 개선해나가는 진정한 강대국의 리더십을 부시 대통령이 보여주기 바란다. 군사, 외교 정책에서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는 이제 끝나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분열과 증오의 상흔을 치유하고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새로운 미국의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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