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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유발 경유차 정부 보조금 폐지해야”

    “미세먼지 유발 경유차 정부 보조금 폐지해야”

    “휘발유보다 싼 경유… 경제적 이점 줄여야”“경유 차량 정부 보조금을 없애고, 경유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18일 정부에 강도 높은 미세먼지 대책 추진을 주문하며 경유 차량 혜택 폐지를 주장했다. 경유 차량 보조금 지급과 휘발유보다 싼 경유 가격이 유지되면 경제적 이익에 따라 경유 차량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 구청장은 “중앙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유 차량 관련 다른 해결책도 있나. “이미 제작된 경유 차량에 대한 매연 저감장치와 폐차 지원 사업은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생산 단계부터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을 제작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우리나라만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봄철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 영향이 크다.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중국의 가정용 석탄연료를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친환경 보일러 지원 사업 진행과 대기배출시설에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경질유와 가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면 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인접 자치구와 연대할 계획이 있나. “미세먼지는 한 자치구 노력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인접 자치구와 공동으로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인 노후 경유 차량 운행을 억제하는 단속 카메라 설치 확대, 공사장 친환경 건설기계 사용 의무화 조치 등을 인접 자치구와 함께할 필요가 있다.” -강남의 미세먼지 수준은 어떤가. “지역적으로 구릉지가 많고, 공사장·빌딩·자동차도 많아 대기질 관리 측면에선 좋지 않다. 2016년만 해도 강남구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전체 미세먼지 평균보다 16% 정도 높았다. 하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배출원인 노후 경유 차량에 대해 매연 저감장치 부착 사업 등을 진행하고, 친환경 건설기계 사용 의무화 등 공사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한 결과 현재 강남구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전체 미세먼지 농도보다 12.5% 낮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지리적 여건이 좋은 용산구를 제외하곤 가장 좋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친환경 녹색공간인 ‘청담역 미세먼지 프리존’ 조성, 사물인터넷(IoT) 기반 미세먼지 관리 등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꾸준히 마련, 안전하고 쾌적한 강남을 만들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32년 힘껏 살았다… 내가 버텨야 한열이 이름 온전히 살아 남아”

    “32년 힘껏 살았다… 내가 버텨야 한열이 이름 온전히 살아 남아”

    “한열아, 광주로 가자. 엄마가 갚을란다.” 1987년 7월 9일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79) 여사는 서울 연세대 교정에서 열린 이 열사 영결식에서 “네 몫은 내가 할게”라고 외쳤다. 독재 타도를 부르짖다 경찰이 쏜 최루탄에 목숨을 잃은 아들의 인생을 대신 살기로 한 것이다. 아들을 광주 망월동 묘지에, 아니 자신의 가슴에 묻은 배 여사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안을 제정해달라며 국회에서 1년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투사’가 됐다. 하루에 많게는 3~4곳의 집회 현장을 다닌 탓에 무릎이 온전할 리 없었다. 연골이 닳아 없어진 무릎에서 ‘뽀그닥 뽀그닥’ 뼈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다리가 아프면 아들 추모제도 못 간다는 생각에 올해 2월 10년간 미뤄왔던 ‘숙제’(수술)를 했다. 배 여사는 지난 13일 서울신문과 만나 “못 움직이면 나는 끝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배 여사와의 일문일답.-6월 들어 일정이 빡빡하다. 무릎은 괜찮으신지. “훨씬 편해졌다. 수술 두 번은 (무서워서) 못하겠으니 조심해서 살아야지(웃음).” -이희호 여사 장례식장에도 다녀오셨다. “명사들이 오면 우리는 끼지도 못하니 일찍 다녀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야당 총재 시절부터 우리를 많이 도와주시고 챙겨주셨다. 김 전 대통령만큼 죽은 사람(의 유족)에 대해 신경쓴 분도 없을 것이다. 그때는 급하면 동교동에 찾아갔다. ‘총재님, 힘들고 못살겠어요.’ 그럴 때마다 이희호 여사가 따뜻하게 밥 해주셨다.” -올해부터 학교 공식 행사로 이한열 열사 추모식이 열렸는데.(연세대가 동문 추모식을 공식 행사로 정한 것은 윤동주 시인에 이어 두 번째다.) “추모제를 할 때마다 바늘방석이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총학생회) 학생들한테 학교 동산에서 조용히 하자고 건의를 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학교가 주최를 하니까 그런 고민을 안 해도 된다. 그래서 ‘학교 눈치 안 봐도 되겠다’고 얘기했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말해버렸나 싶다. 나중에 후회했다. 학교에 감사하다는 표시였다.” -32년이 지났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힘껏 살았다. 그렇다고 내가 다 했다는 건 아니다. 대신 ‘난 혼자가 아니다’는 말을 자주 했다. 집회 갈 때나 밤늦게 광주 집에 갈 때나 늘 혼잣말로 ‘나는 한열이랑 같이 다니니까’라고 했다. 한열이가 눈 감은 7월이면 망월동 묘지에 안개가 얼마나 많이 끼는지 모른다. 비까지 오는 밤에는 ‘자식이 비 맞고 있는데 어미가 우산 쓰면 되겠나’라는 생각에 치마에서 빗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안갯속을 걸어가면서 ‘한열아, 나는 안 무서워’라고 외치고 다녔다.”-사람들은 이한열 열사 죽음이 민주화 불씨가 됐다고 한다. “그건 남들이 하는 얘기다. 나는 그때 모든 게 끝났다. 허용이 안 된다. 참 막연하다. 정치판만 보인다. 그래서 투쟁 현장에 나간다. 정치 하는 사람을 보면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똑같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이 투쟁했던 게 아닌가.” -용서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걸(용서)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게 얘기 안 한다. 지금 같으면 아들한테 최루탄 쏜 전경 찾아내라고 할 거다. 세상이 뒤집어지든 말든 무슨 상관이 있나. 그런데 그때는 군부독재 시절이었다. 겁이 났다. 한열이 아버지는 연세대에 한열이를 묻고 가자고 했다. 학교 밖으로 데리고 나가면 많은 사람이 죽는다고 하셨다.” -영결식 때 단상에 올라가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회자된다. “한열이가 (독재정권에 대해) ‘이건 아니다’라는 결단을 내리고 투쟁 현장에 들어갔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머지는 엄마가 할게’라고 선포해 버렸다.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한 거다. 거기서 헛소리하면 안 된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야 한다.” -어머니를 ‘투사’라고 표현한다. “과분하다. 뭔 투사냐. 미쳐서 살았다고 하면 딱 맞는다. 최루탄 쏘는 데도 가장 앞에 서서 방패막이가 됐다. 안 미치면 할 수가 없다. 경찰들한테 모진 소리 해놓고 뒤돌아서면 미안한 감도 있다. 전경들도 이 나라의 아들들인데, 정작 미운 건 어린 전경을 착취한 정치 하는 사람들 아닌가.” -예전의 어머니와 비교해보면 많이 달라졌나. “100% 달라졌다. 옛날에는 요조숙녀였다. 그런데 지금은 반찬도 못 만든다. 밖으로만 돌아다니니까.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중성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슬프다.” -개인 인생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인생이 뭔지, 세월에 밀려 갔는지 밀려 왔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7월 5일이 한열이가 운명한 날인데 나의 1년은 거기에서 시작한다. 1월 1일이 아니다. 한 번도 추모제 날짜 바꾼 적 없다. 내 생활은 없는 거다. 밤이나 낮이나 그저 자나깨나 그 생각뿐이다.” -그토록 투쟁해 오셨는데 지난 정권에서는 민주화가 역행했다는 얘기도 있다. “사람들이 망각 속에서 사는 것 같지만 느닷없이 촛불이 나왔다. 처음에는 불안했다. ‘최루탄 쏘면 어떡하나. 그러면 사람들 밀려나다가 죽을 수도 있는데’라고 걱정했다. 그런데 서서히 문화제로 흘러갔다. 촛불을 보면서 옛날과 비교하게 되더라. 1987년에도 최루탄이 없었으면 한열이가 안 죽었을텐데···.” -촛불집회 때 유모차 끌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부러웠다. 최루탄이 없었으면 그때도 그랬을 것이다. 최루탄이 ‘웬수’다. 최루탄은 그냥 탄이 아니라 살상 무기다. 최근에도 외국에서 시위대에 최루탄 쏜다는 얘기를 들으면 지금도 괴로워 죽겠다.” -영화 ‘1987’은 아직 못 보셨나.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관람하러 오셨을 때 같이 못 들어갔다. 아니 안 갔다. 어떻게 객석에 앉아 있을 수 있겠나. 형이 그렇게 됐을 때 고3이었던 막내 아들은 영화 보고 와서는 충격을 받아서 일주일 동안 몸져 누웠다. 근데 나는 어떻게 보겠나. 지난 추석엔가 TV에서도 하던데, 그 시간에 TV를 껐다가 끝난 줄 알고 켰는데 계속 하더라. 놀라서 또 껐다. 내가 죄인도 아닌데 그것도 못 보나 싶었다.” -다른 유족 만나면 어떤 말씀 하시나. “위로는 안 한다. 위로해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만나면 ‘먹고 힘내라’라고 말한다. 힘을 내야 싸울 수 있고 버틸 수 있다. 유족들 눈만 봐도 교감이 된다.” -내색은 안 하셔도 마음이 아프겠다. “며칠 전에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가 용균이 사진을 가리키면서 ‘저 어린 것을 어떻게 하느냐’고 하는데 가슴이 미어졌다.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잊어야 할 것인가, 업고 다녀야 할 것인가. 그래서 많이 먹고 힘내라고 했다. 그래야 용균이 지킬 거 아니냐고. 세월호 아버지, 어머니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들도 한 30년 살다 보면 나처럼 늙을텐데, 그게 쉬운 세월이 아니다. 항상 사람들 시선도 신경써야 한다. 깔깔 대고 웃을 수도 없다.” -잊혀지는 게 무서운 것 같다. “몇 년 후엔 다 남의 일이라 잊게 돼 있다. 이름이라도 세상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게 하려면 부모가 무한정 대중들하고 협심해서 살아 나가야 한다. 그래야 온전히 그 이름이 살아 남을 수 있다. 아무리 죽었다고 해서 이름을 기억 못 하면 안 되는 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일제 시기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매각 신청(5월 1일)을 법원에 낸지 한 달 반 가량 지났다. 또한 일본 정부가 5월 2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2018년 10월 30일)과 관련해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기한(6월 18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의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6월28, 29일)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온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재성 변호사는 “정치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일본 기업이 과거 행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2015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일제 시기 강제동원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 참가했다. 제주 4·3 사건 군사재판 생존자 18명을 대리해 재심, 형사보상 청구,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다음은 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매각신청->감정->매각명령->송달->집행에 3개월 이상 Q: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들은 대구지법 포항지원과 울산지법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로부터 압류한 자산을 매각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한 달 이상 경과됐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이고, 실제 자산 매각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며,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는가. A: 5월 1일 보도자료를 냈을 때 ‘최소 3개월’이라고 했다. 법원이 매각 명령을 내리고, 일본 기업에 송달되어서 그 명령이 확정되는 순간까지를 계산한 것이다. 실제 현금화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절차를 얘기하자면 먼저 압류한 자산에 대한 감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압류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의 자산은 비상장 주식인데, 액면가만 있을 뿐 시장 거래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감정을 통해 이 주식을 매각하면 집행 비용을 빼고서도 채권자(원고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를 판단한 이후, 매각명령결정을 일본 기업에 송달시킬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법원행정처가 매각명령결정서를 일본 외무성으로 보내고, 일본 외무성이 일본 기업에게 송달시키는 방식인데, 일본 외무성이 사인 간의 민사소송에서 이 송달절차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일본 기업들은 매각명령결정서를 송달받고 즉시항고 절차를 통해 다툴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유효한 이의제기 사유가 없는 상황이기에 매각명령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본다. 이후 절차에서는 집행관의 재량권이 큰데, 집행관이 일본제철에게 자신의 주식을 사갈지 의사를 물어볼 수도 있고,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법원, 일본제철에 의견서 기회 줘 기간 늘어날 듯 최근 법원으로부터 대리인 측에 통보가 온 게 있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매각명령 과정에 심문기일이 필수적이지만 채무자(일본 기업들)가 외국에 있는 경우라면 심문기일을 생략할 수 있다. 그런데 포항지원에서 심문기일을 열지 않으나, 일본제철에게 의견서를 제출할 기회를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주목을 많이 받는 사건이라 법원으로서도 방어권 행사를 꼼꼼하게 보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쁜 일은 아닌 듯하다. 일본 기업들의 의견서 제출 절차가 이루어지게 되면, 매각명령결정이 확정되기까지의 기간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 Q: 그렇다면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이들 일본 기업 자산(일본제철 소유 PNR 주식 19만 4794주 9억 7400만원 상당, 후지코시 보유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 7만 6500주 7억 6500만원 상당)이 실제로 매각되기 전까지 대리인단이 그간 시도해 온 일본 기업과의 협의를 통한 화해 가능성은 있는가.이춘식 할아버지, 연내 해결 희망 A: 대법원 판결 이후 소송대리인단, 지원단은 일관되게 일본 기업에게 합의를 요청해왔다.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고,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요청이었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면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 기업들 본사에 수차례 방문하였지만 면담은커녕, 책임있는 답변도 듣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법이 정한 집행 절차를 계속 늦출 수 없었다. 그동안 피해자분들에게 ‘일본 기업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집행 절차를 미루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피해자분들 역시 일본 기업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어 하셨기에 우리를 믿어주셨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사과는커녕 판결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고령의 피해자분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께서는 연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신다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셨다. 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대리인들은 일본 기업과 화해를 위한 어떤 일들을 해왔는가. A: 광주 근로정신대 소송대리인단과 미쓰비시중공업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도쿄와 나고야에서 16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일본제철도 일본 내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리인과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물론 이들 협상에서 어떤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에 나섰던 역사가 존재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10년을 전후로 일본 사회가 그래도 유연성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급조차 주지 않고 노동을 강요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확정 이후 일본 기업의 태도는 강경 일변도이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일본 기업 강경한 태도 배후에 일본 정부 있는 듯 Q: 일본 기업의 강경한 태도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보는가. A: 그럴 것으로 추측한다. 판결 전에도 16차례 협상을 했던 기업이 판결 이후에는 일절 만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2012년 일본제철 주주총회에서는 한국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발언도 나왔다. 화해 통해, 사과와 배상 받는 게 최선의 길 Q: 지금의 한일관계는 사상 최악이라고들 한다. 그 배경에는 강제동원 판결을 꼽는다. 한일관계 타개책으로서 1)피해자 구제를 위한 2+2(한국 정부·기업+일본 정부·기업) 혹은 2+1(한국 정부·기업+일본 기업) 등에 의한 기금 방식 2)국제사법재판소(ICJ)에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어겼다는 일본 주장이 맞는지를 가려보자 3)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전면적인 외교전쟁을 선언하고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감수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런 논의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 ICJ에서 가리자는 방안은 부적절 A: 2, 3번은 정치가 없는 방식이다. 2번은 제3자에게 사법적 판결을 하라는 것인데 정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피해자의 권리구제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쪽 정부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대해 인정한 것은 드물지 않다. 일본 내 소송에서 하급심 법원들은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후지코시 사건의 경우 “면학 기회가 있는 것처럼 기망하고 근로정신대로 권유해서 참가시킨 행위는 충분한 판단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진학 기회가 제한돼 있던 어린 나이의 여성에 대해 이른바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고, 더불어 10대 여성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메이지헌법 하의 법제에서도 위법이라고 평가되는 권유방법”이라고 판시했다. 식민지 조선사람들을 속여서 일본으로 끌고 가 노예와 같은 강제노동을 시켰다는 점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 존재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ICJ로 가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양국 사회의 합의를 증진시키는 것이 아닌, 사법적 판단에만 목을 매달게 할 것이다.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과 비용 역시 상당할 수밖에 없다. 외교전쟁 불사 주장은 이해 안돼  3번 같은 외교적 전쟁 주장은 그 자체로 의문이다. 일부 전문가의 주장으로 알고 있는데,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민주화 이후 어떤 정권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나. 사실상 한국의 민주화 이후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조직해가면서, 식민지 시기 과거사 문제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외교적 전쟁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공방 속에서 결국 피해자들의 권리실현은 또다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싸울 필요가 있다면 싸워야겠지만, 목적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야 하지 않겠나. 화해 통한 기금 조성, 초창기부터 논의된 방식  1번은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 강제동원 문제가 등장하였던 초창기부터 이야기되어 왔다. 독일 정부와 독일 기업들이 2차 대전에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게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을 설립하여 보상한 사례가 존재하며, 일본 기업이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중국 적십자 등을 통한 기금방식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전례도 있다. 2010년 12월 11일 대한변협과 일본변호사연합회가 공동선언을 내고 기금방식의 해결에 대한 선호를 천명한 적도 있다. 기금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 기업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의사표시를 하고, 배상금을 출연하는 것이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기금에 다른 주체들의 참여는 탄력적일 수 있을 것이다.  소송이 아닌 기금을 통한 해결이 더욱 적절한 이유는, 소송에 참여하기 어려운 많은 피해자들의 권리까지 구제할 수 있으며,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불법행위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사표시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송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연금기록 등 관련 자료가 대부분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엄격한 사법적 입증 책임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피해자가 많지 않다. 또한 판결을 통해서는 손해배상금 지급만을 강제할 수 있을 뿐인데, 피해자들께서는 자신을 끌고 갔던 기업들의 사과를 원하신다. Q: 중국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이 개별 사안에서 화해를 했는데 왜 다른가. A: 남한과 일본, 중국와 일본이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각 체결한 협정이 다르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였고, 중국은 일본의 교전국이라는 차이도 존재한다. 그러나 피해자 규모로 인하여 일본의 대응이 다른 것이 아닌가 의심도 있다. 한국은 피해자 숫자는 강제동원위원회에서 파악된 것만 17만명이고 범위를 넓히면 104만명까지 된다는 통계치가 있다. 화해 없으면 강제동원 소송 꾸준히 늘어날 것 Q: 현재 진행 중인 강제동원 피해 관련 소송은 몇 건 정도이고,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A: 2018년 10월30일 판결 이전까지 제기됐던 것과 그 이후를 비교해보면, 판결 이전까지 소송 건수로는 16건이었다. 소송 1건에 피해자 숫자는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경우도 있으나 모든 소송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 판결 이후에는 피해자 기준으로 광주 대리인단이 54명, 서울 대리인단이 30여명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日, 협정 아닌 인권 시각으로 강제동원 봐야 Q: 대리인으로서 일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A: 1965년 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라고 반복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도, 일본 기업들에 의해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청구권협정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양국 정부가 온전히 인식하고, 이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합의를 체결하지 못했다는 정황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는 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시기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사법부 역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는 존재했고, 청구권협정을 통해서도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다만, 소송을 제기할 소권이 소멸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 더 큰 日기업 소송비용  그렇다면 일본 정부로서는 1965년의 협정만을 주문처럼 되뇌일 것이 아니라, 1990년 이후 비로소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며 사회적으로 등장한 식민지 시기 여러 조선인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청구권에서 인권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청구권협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존 해석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시기 피해자에게 온전한 배상과 사과가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의 집행절차로 나아가면서 한일관계가 파탄나고 있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소송에서 싸워 비로소 승소한 피해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침묵해왔던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무너지는 양국관계라면, 그 관계는 문제다.  우스개소리를 하나 하자면 일본 기업들이 강제동원 소송에 대응하면서 국내 대형 법무법인에 막대한 변호사비용을 지불했을 것인데, 이 돈이 실제 피해자들이 청구한 손해배상금보다 클 것이다. 일본 정부든, 일본 기업이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손해일 수 있다. ‘국제법 무시한 대법 판결 잘못’ 日 시각이 잘못 Q: 일본에서는 한일협정이란 국제법이 한국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데 한국 대법원이 그걸 무시한 판결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A: 비법률적인 주장이고, 사실 왜곡이기도 하다. 한국이나 일본은 국제법, 즉 국가 간 협정이나 조약을 체결하면, 그에 따른 별도의 국내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원론적 법체계가 아니다. 협정을 맺고 국회 비준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는 일원론을 취하고 있다. 즉,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1965년 청구권협정은 그 자체로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다. 국제인권법의 경우 국내법보다 상위 효력을 지녀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청구권협정은 인권협정도 아니다.  청구권협정이 법률의 효력을 지닌다면, 법률에 대한 최종해석의 권한이 사법부에 있다는 3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청구권협정의 해석권한 역시 각 국가의 법원이 가진다. 즉 한국 내에서 청구권협정에 대한 배타적이고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한국 대법원이 가진다. 한국 대법원은 그 권한을 행사하여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해석한 것이다. 해석권한을 가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13명 대법관 모두가 의견을 내며 치열하게 해석한 판결에 대해, 일본이 “한국 대법원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라는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 대구, 광주 3개 지역에서 소송 진행돼 Q: 대리인단 구성은 어떻게 돼있나. A: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과 대구, 광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법무법인 해마루가 대리인으로,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가 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법무법인 삼일의 최봉태 변호사님이 이 소송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이 지원단체로, 이상갑, 김정희 변호사님들이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8년 10월 대법원 선고 이후 추가소송을 위해 대리인단 규모가 확대되었는데, 서울에서는 민변 공익변론센터, 광주에서는 광주 민변지부를 중심으로 대리인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일본서 소송 이끈 일본인 지원에 감사 Q: 일본 측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A: 한국에서의 소송 이전, 1990년대 일본에서 강제동원과 관련한 소송이 있었다. 모두 패소하고 2000년대에 한국에서 소송이 제기되어 결국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것이다. 일본 소송 당시 결합하였던 일본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들은 한국 소송 과정에서도 많은 조력을 보냈다. 대법원 판결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도 한일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 중이다. 특히 일본 측 활동가들은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 내에서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금요행동’이 대표적이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앞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인데,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많이 알지만, 정작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금요행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일본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그 오랜 시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상상해보면 고개가 숙여진다.피해자 목소리 누군가 대변해야 Q: 대리인으로서 이번 소송에 임하는 자세라고 할까, 마음가짐은. A: 중압감이 크다. 같은 사무실에서 강제동원 사건을 같이 대리하고 있는 김세은 변호사는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고 한다. 집행절차에 나가가는 과정이 특히 그러했다. 일본 정부의 맹공격과 거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도적인 침묵이 있다. 우리 대리인의 역할은 거대한 주체들이 서로 소리지르는 판 속에서 또 다시 배제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한일관계 파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여기 피해자의 고통도 좀 보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역할 말이다. 피해자분들이 정말 고령이시다. 판결에 이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죽기 전에 일본 기업에게 사과를 받고 배상을 받으시는 것, 누군가는 그걸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   [강제동원 소송 관련 일지]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강제동원 근로자 1인당 1억원 배상 판결  12월 31일: 피해자 대리인, 일본제철 한국 자산 강제집행 신청 -2019년-  1월 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일본제철 한국 자산 압류 신청 승인  1월 9일: 일본 정부, 한일청구권협정에 근거, 한국에 협의 요청  3월 7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3월 15일: 울산지법, 후지코시 소유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3월 22일: 대전지법,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4월 4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서울중앙지법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코크스공업을 대상으로 추가 손해배상청구소송  5월 1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각 지방법원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국내 자산 매각 신청  5월 20일: 일본 정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 한국에 요청 6월 28,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한일정상회담 불투명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옛 도심 개발·마륵동 일대 활용… 사람 중심 도시공동체로”

    “옛 도심 개발·마륵동 일대 활용… 사람 중심 도시공동체로”

    광주 서구는 업무·상업·금융·위락 등 도시의 핵심 기능이 집중된 지역이다. 광주시청이 있는 상무지구는 행정과 상업·업무의 중심지이다. 이곳은 동구 금남로·충장로 등 옛 도심을 대체하는 신도시로 자리잡았다. 상무지구 남쪽으로는 금호·풍암·염주·화정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다. 이들 지역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현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진행 중인 중앙공원이 남북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다. 서구는 이런 여건에 힘입어 쾌적한 삶의 조건이 갖춰진 교통·문화·주거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일대와 광천동·농성동 등 옛 도심은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구도시와 신도시 간 개발 및 소득수준 격차 해소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1970년대에 군사보호시설지구로 묶인 마륵동 일대와 중앙공원 소유주 등이 요구하는 개발과 보상 관련 민원도 점차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달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지역 숙박시설과 염주종합체육관 경기장 등에 대한 안전 점검도 한창이다. 서구는 이번 국제 스포츠대회를 맞아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깔끔하고 친절한 도시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선 이후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구청장에 당선된 서대석(58) 구청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중심인 도시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방자치 23년 만에 처음으로 행정가가 아닌 정치인 출신이 서구청장이 되면서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관료 출신 구청장에게 아쉬웠던 것들을 저를 통해 실현해 보고 싶다는 주민의 뜻이 숨어 있다고 본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서구를 ‘사람 중심’의 자치구로 새롭게 바꿔 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민들과 격의 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협력해 대한민국 최고의 모범 자치구로 만드는 게 꿈이다.” -마륵동 공군탄약고 부지 이전과 개발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마륵동 공군탄약고 부지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75년 37만여㎡ 규모의 탄약고가 들어서고, 이듬해엔 이곳과 이웃한 벽진동·금호동 일대 165만㎡까지 군사보호시설로 묶인 탓이다. 토지 소유주들은 40여년간 자신의 집이 허물어져도 일일이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 수리해야 하는 등 각종 규제를 받거나 개발사업으로부터도 소외돼 왔다. 갈수록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탄약고를 옮기는 것은 인근 공군부대의 이전과 맞물려 있어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군 비행장 이전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안·영암·해남 등 전남도 내 이전 대상 후보지 지자체가 국방부 주최 주민설명회조차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마륵동 주민과 땅 소유주들은 조속한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군공항 이전 사업이 시작된 만큼 탄약고 이전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제는 마륵동 일대 활용 방안에 대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곳에 전남대병원을 유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서구는 오랜 기간 종합병원이 없는 터라 전남대병원의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를 마륵동으로 이전한다면 보건의료 서비스의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 중앙공원 부지 소유주들의 반발이 크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전국의 민간공원이 내년 7월부터는 공원지구에서 해제된다. 그 이전에 민간 건설사 등이 일부는 아파트 등을 짓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유지토록 개발하는 방식이 특례사업이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려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도록 묶어 놓고 이제서야 건설회사만 배 불리는 형식으로 공원을 개발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돈 문제로 귀결된다. 사업 주체인 광주시는 하반기 감정평가를 해 토지 보상가를 산정할 계획이다. 수십년간 주민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본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향후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시와 토지감정평가기관 등에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할 계획이다. 또 사업자와 협의해 개발이익보다는 난개발 방지에 역점을 두도록 유도할 방침이다.”-내년이면 5·18민주화운동 40돌을 맞는다. 서구에도 사적지 등이 많다. “아직도 5·18을 폄훼하는 세력이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의 큰 봉우리로 생각한다. 이제는 당시 불의에 항거한 ‘5월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구에는 상무대 영창이 있던 5·18자유공원, 국군통합병원과 505보안대 터, 광천동 성당, 양동시장 등 5월의 흔적이 서려 있는 장소가 즐비하다. 이들 장소를 연결하는 13.5㎞ 구간에 역사탐방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버스와 자전거 순례길과 도보 탐방길을 곁들여서 양동시장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싸 주는 주먹밥을 체험토록 하는 등 1980년 5월 당시의 모습을 재현할 계획이다. 또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최후 진압작전 때 옛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한 윤상원 열사가 ‘들불야학’을 이끌었던 광천동 성당과 시민아파트 등의 보전 방안도 고심 중이다. 현재 재개발조합 측과 시민아파트 철거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다소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시민아파트를 보전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교통, 숙박, 안전 문제와 청소 등 기초질서 지키기 등을 통해 외국인 등에게 좋은 도시의 이미지를 남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뒷골목 청소와 주차질서, 서비스 업종의 친절을 중점적으로 체크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가겠다. 염주종합체육관의 수영장 안전 관리와 주변 교통정리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방문 일정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방문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수리·달이’를 선물한 뒤 세계 평화와 대회 성공 개최를 바라는 특별기도를 요청했고, 흔쾌히 승낙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5·18민주화운동과 남북평화 등을 언급했고, 이번 수영대회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는 덕담까지 들려주셨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웠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대석 서구청장은 참여정부 靑비서관 지내… 지방자치 23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와 전남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광주 서구 광천동 성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들불 야학’에 참여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 끝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한 당시 시민군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 등과 함께 신군부의 권력장악 음모 등을 알리는 ‘투사회보’를 제작, 배포했다. 그런 혐의로 5·18 이후 검거돼 투옥됐다. 5·18광주청문회 실무위원, 국회의원 비서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심에 따른 정국 변화로 정통관료 출신인 당시 구청장의 재선을 꺾고 민선 자치 이후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서구청장이 됐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중심에는 사람이 으뜸이란 신조를 반영해 ‘사람 중심의 서구’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文 “남북 만남, 김정은 선택에 달려…친서 내용 美서 전달받아”

    文 “남북 만남, 김정은 선택에 달려…친서 내용 美서 전달받아”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전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오슬로대학에서 열린 오슬로포럼 기조연설 직후 사회자인 BBC 로라 비커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국 우리가 만날지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새로운 개념의 한반도 평화 구상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며, 대화의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비커 기자와 문 대통령의 일문일답.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한다. 알고 있었나. 친서 내용도 알고 있었나. “남북 사이, 북미 사이 공식 회담이 열리고 있지 않을 때도 정상들 간에 친서는 교환되고 있다. 친서들이 교환될 때마다 한미는 정보를 공유하고, 대체적인 내용도 상대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번 친서에 대해 사전부터 전달될 것을 알고 있었고, 전달받은 것도 미국으로부터 통보받았고 대체적인 내용도 전달받았다.”향후 수주 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추가로 만날 가능성이 있나. 또 추가 회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방한 전에 이뤄질 가능성은.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 결국 만날지 여부, 또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역시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불발) 이후 북미는 서로 상대방이 먼저 움직여야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 “우선 북미 간에 2차 하노이회담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끝났고, 이후 3차 회담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겉으로 볼 때는 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공식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동안에도 서로 따뜻한 친서들은 서로 교환하고 있고, 친서에서 상대에 대한 신뢰와 변함없는 대화 의지, 이런 것들이 표명되고 있어서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조기에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 비록 대화 모멘텀이 유지되더라도 대화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대화의 열정이 식을 수도 있다. 나는 두 사람에게 조속한 만남을 촉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북유럽 3국은 (그동안) 남·북·미 대화에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남·북·미 대화가 열리지 않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남·북·미 1.5트랙(반민반관) 대화 또는 투트랙 대화의 장을 마련해서 남·북·미 간 이해와 신뢰가 구축되도록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 외교부와 스위스 비정부기구(NGO) ‘인도주의 대화를 위한 센터’가 2003년부터 공동 주최해 온 오슬로 포럼은 국제분쟁 중재와 평화정착 문제를 다룬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연사로 초대된 바 있다. 이날 하랄 5세 국왕과 이네 에릭센 서라이데 외교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청중 600여명이 함께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오슬로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7] 박병광 “미중 갈등, 로키 기조 속 원칙·기준 세워 대응을”

    [2000자 인터뷰 17] 박병광 “미중 갈등, 로키 기조 속 원칙·기준 세워 대응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중 사이에 끼어 양측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전문가인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이익의 개념규정을 분명히 하고 원칙과 기준을 세워 양국과 소통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中 도전 좌시 못하는 美, 갈등 장기화 공산 커 Q: 무한대결적 성격으로 비화한 미중 대결을 경제, 군사안보, 외교 등으로 나눠서 설명하면. A: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분은 대중국 무역 적자 해소였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056억 달러이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304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대중 무역적자 누적분은 3조 달러가 넘는다.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이유로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그건 빌미에 불과했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무역적자에서 탈출한 적이 없다. 적자를 쌓아온 나라이다. 그런 미국이 왜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가. 그건 경제, 군사안보, 외교 영역에 걸쳐 패권 전쟁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무역전쟁의 실체는 기술 전쟁이다, 무역적자는 표면적 이유였다. 중국이 제조 대국에서 첨단기술 대국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미국의 첨단기술을 절취한다거나 스파이칩을 심어서 빼내가는 일이 있었다. 일부 중국 기업의 경우, 미국 기술의 턱밑까지 접근하는 사례가 생겼다. 대표적인 게 화웨이다. 그래서 화웨이가 타깃이 된 것이다. 화웨이 사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이다. 중국의 지도부, 공산당, 군부와 상당한 연계가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화웨이는 중국 기업 중 기술개발(R&D) 투자가 많다. 세계적으로 특허가 제일 많은 중국 기업이기도 하다. 화훼이의 강점은 5G인데, 기본적으로 통신장비 회사이다. 스마트폰도 만들지만 애플, 삼성이 그 분야에선 세계 최고이고, 통신장비에선 화웨이가 세계 최고다. 기지국 만들려면 장비가 들어가는데, 화웨이가 만든다. 안보 사안이 되는 것이다. 기지국 장비를 통해 정보가 소통되는데, 화웨이 장비를 쓰면, 화웨이가 의도할 경우 가로챌 수 있다. 경제 아닌 군사안보 사안 돼버려  미국이 왜 민감하냐 하면 자기들이 그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가안보국(NSA)의 주도로 수십년 전부터 세계 모든 통신을 도청·감청을 하는 애쉬론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봤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그냥 두면 중국이 자기들과 같은 방식으로 군사안보 정보를 빼내고, 도·감청하거나 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아는 것이다. 경제문제라기보다 군사안보 사안인 것이다. 그것이 외교로 발전하게 되면 양국의 전략적 각축 내지는 구조적 경쟁관계를 넘어 패권경쟁으로 가는 것이다. 구조적 경쟁, 전략적 경쟁은 늘 있어왔던 것인데, 패권경쟁은 조금 다르다. 기존의 패권국이 도전해오는 경쟁국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도전 세력으로 역량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목적은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 해소 차원에서, 대두를 구입한다거나 미국 상품을 많이 구매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미국의 목적은 거기에 있지 않다. 일본이 과거 경제성장을 할 때 플라자합의에 의한 환율절상으로 미국이 일본을 좌절시켰던 것처럼, 지금의 기술규범 전쟁에서의 미국 목표는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기술강대국화 달성)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중국이 기술 강대국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세계적 시스템, 기술의 규범을 중국이 주도하면, 미국이 중국에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경쟁의 초입에 불과 Q: 미국과 중국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지금의 대결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A: 두 인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가 대조적이다. 오바마는 중국을 협력의 파트너로 설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국제 이슈에 협력자로서 견인하려고 했다. 이상주의적인 현실주의자였던 셈이다. 트럼프는 아메리카퍼스트(미국제일주의)를 기축으로 하는 스트롱맨이다. 미국이 뭣 하러 세계질서를 위해 부담을 져야 하나 하는 국가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유약한 지도자인 반면, 시진핑은 스트롱맨이다. 혁명 후 세대다. 개혁개방의 세례를 받고 자라난 세대다. 발전하는 중국을 봤기 때문에 자부심이 강하다. 아편전쟁 이전 중화민족의 영화를 재현하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 강하다. 트럼프는 미국의 패권을 중국에 양보할 생각이 없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같은 반 중국적인 인맥에 둘러싸여 있다. 시진핑은 국가주석 연임 조항을 없앴다. 임기 중에 못하면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중화민족의 영광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미국 의도는 3가지이다. 첫째, 중국을 압박해 굴복시키겠다. 둘째, 굴복시키지 못하면, 중국과의 격차를 최대한 벌려, 중국의 패권화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입는 상처를 최대한 늘리겠다. 셋째, 그것도 안되면 대중 무역적자를 대폭 삭감시키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짓겠다. 물론 중국으로선 셋째 방안이 가장 유리하다. 미국 상품을 많이 사서 무역흑자를 줄이지만, 미국이 선도하는 기술규범의 추격은 계속한다는 게 중국 전략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은 협상을 한다고 해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패권 경쟁의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하다. 어설픈 선택은 위험, 양국 소통 늘려야 Q: 화웨이를 둘러싼 대립이 한국에도 불똥을 튀기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등 정부가 삼성, SK 등 글로법 기업을 불러 “미국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사드 때와 비슷하게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국내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기계적인 중립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사드의 교훈을 살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A: 단기간에 끝날 게 아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첫째, 우리의 국가이익에 대한 개념규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간 우리는 약소국 정체성을 갖고 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기회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나라인데 그런 나라들은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중국은 핵심이익을 강조한다. 중국이 절대로 양보 못하는 핵심이익이란 주권, 영토, 사회안정, 경제발전이다. 미국의 경우 사활적 이익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주의, 인권을 강조한다. 핵심이익이든 사활적 이익이든 한국에게 핵심적인 국가이익은 무엇이냐. 그걸 정하고 외교에 있어서 우리의 원칙과 기준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없으니 전략적 모호성으로 줄타기를 하면서 사드 보복을 당한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국론 분열이 발생한다. 원칙과 기준이 없으니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 중국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중 전쟁은 지속될 것이다. 미중이 화해하고 협력할 수도 있다. 일방적 편승은 위험하다. 사드 사태처럼 전략적 모호성에 따른 줄타기는 위험하다. 양측에 기대감을 높여서, 종국에 어설프게 하나를 선택하면 양자에게서 다 버림받을 수 있다. 로키로 양국과 소통을 해야 한다.그게 쌓이면 한국은 이런저런 기준과 원칙으로 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미중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화웨이 관련 설비를 우리가 수입하지 않는 등 미국 제재에 동참하면 어느 정도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가. A: 복잡한 문제다. 삼성이 반도체의 3%를 화웨이에 수출한다. SK하이닉스가 10~15%정도. 큰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반도체라는 게, 풍선효과처럼 다른 데서 시장이 창출될 수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라기보다 반도체의 가격이다. 반면에 화웨이의 장비는 세계에서 3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도 장비를 만든다. 삼성은 시장점유율이 3% 밖에 안되었다가, 지난 분기 미국의 화웨이 봉쇄로 35%로 늘어났다. 걱정되는 것은 사드 때처럼 폭넓은 보복이 펼쳐지는 것이다. 갈등 오래 끌면 북핵 방치될 수도 Q: 미중 대결이 북한의 비핵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A: 비핵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미중은 동아시아 안보 사안에 있어서 대립구조이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 그렇다. 유일하게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는 게 북핵 문제이다. 미중이 우호관계이고 관리가능한 수준이면 북핵협력이 가능하지만 갈등이 심해지고 대립구조로 가고 협력보다는 대결 일변도로 가게 되면, 현상유지 차원에서 북핵문제를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한국 항공산업 국제적 인정… RFID 수하물 추적시스템 도입 성과”

    “한국 항공산업 국제적 인정… RFID 수하물 추적시스템 도입 성과”

    항공업계 ‘유엔총회’로 일컬어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서울 연차총회가 지난 1~3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난 4월 작고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민국을 ‘항공산업 변방’으로 보는 이들을 9년간 설득해 유치한 그 행사였다. 대한항공 주관으로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된 서울총회는 290개 회원 항공사, 항공기 및 부품 제조사, 정부 및 유관기관, 언론계 인사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계 주요 이슈인 안전·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버지 대신 이번 총회 의장을 맡은데 이어 IATA 최고의 정책 심의 및 의결 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돼 글로벌 항공업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조 회장 부자(父子)와 함께 서울총회의 크고 작은 실무를 담당하며 IATA 첫 한국 개최의 성공을 이끈 정지영 대한항공 국제업무 담당 전무를 지난 4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회의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조 전 회장이 생전 애착을 많이 가졌던 행사로 안다. “이 얘기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별세하시기 한 달 전쯤 조 전 회장이 이메일을 보냈다. 당시 조 전 회장의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받고 있던 사실을 몰랐던 상태였다. 조 전 회장은 IATA 얘기를 하면서 ‘조원태 사장하고 잘 협의해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적어 보내셨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워낙 항공업에 오래 몸담았고 국가적인 행사라 그 몸 상태에서도 마음이 쓰이셨던 듯하다. 지난해 12월에는 치료 때문에 IATA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니 두 가지를 IATA측에 물어봐달라고 하시더라. ‘대리참석이 가능한지’와 안 된다면 ‘본인이 미국에서 화상회의를 해도 되는지’ 여부였다. 그전엔 IATA 회의에 거의 빠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ATA 여건상 둘 다 이뤄지지 않았다. 그랬더니 31명 IATA집행위원 개인 이메일로 IATA 연차총회와 그 외에 실무 관련 건의사항을 빼곡히 적어 보냈다. 그만큼 조 전 회장 생전에 애착을 가진 행사였다. 행사 중간중간 그 모습이 떠올라 울컥할 때가 있었다.” -서울총회 유치할 때도 조 전 회장 공이 컸다고 들었다. “IATA 유치는 1년 전에 결정된다. 지난해 6월 시드니에서 유치 선정 발표가 났는데 그전인 2017년도 무렵 미국과 북한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때 한국까지 여파가 미쳐 힘들었다. 한 IATA 임원이 ‘글로벌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국제정세 때문에 한국도 위험한 것 아니냐고 한다’고 말을 전했다. 유치를 원하는 다른 나라에서 마치 한국에 전쟁이라도 날 것 마냥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조 전 회장이 ‘우리는 몇 달 뒤 더 큰 행사인 평창 동계올림픽도 여는 나라다. 또 우리는 진심으로 IATA 유치를 원하고 잘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또 그가 20년간 장기 IATA 집행위원으로 쌓아놓은 모든 인맥을 활용해 표를 달라고 설득했다. 이건 단지 대한항공만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연차총회를 계기로 한국의 항공사를, 항공산업의 수준을, 우리나라 공항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컸던 것으로 안다.” -IATA 총괄을 맡은 ‘숨은 키맨’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역할을 해왔나. “2013년부터 올해까지 IATA 실무 총괄을 담당했다고 보면 된다. 그전인 2009~2011년에도 조 전 회장을 도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활동을 하는 동시에 IATA 유치에 공을 들였다. IATA는 회원사의 여객 및 화물의 서비스와 관련해 환경, 파이낸스, 산업, 법률, 안전보안 등 여러 주제를 다룬다. 항공사별로 주제별 전문가들이 10~20명씩 모여 수많은 안건들을 논의하고 이를 정책으로 만들도록 하는데 그 안건마다의 기본적인 사전조사와 데이터 수집, 현재 정책 등을 정리하고 중간에서 회원사의 의견을 조율하는 실무적인 역할을 다 맡는다고 보면 된다.” -IATA에서 항공 산업의 성장을 위해 채택한 결의안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바코드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반 수하물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결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은 짐(승객 수하물)을 바코드로 읽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오류가 생겨 짐을 찾을 때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RFID 시스템을 도입하면, 짐이 실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환승 공항에서도 정확하게 처리가 돼 수하물과 관련된 승객 불편이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승객이 피부로 느끼는 편안함이 커질 것이다.” -IATA성공 개최로 한국이 얻는 효과는. “서울총회는 대한항공뿐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산업 수준을 국제적으로, 객관적으로 증명해낸 행사다. 이번에 참석한 보잉, 에어버스 등 100여명의 전 세계 항공사 CEO들이 특히 인천공항을 보고 정말 놀라더라. 이미 전 세계 여행객들이 세계 최고의 환승 공항 1위로 ‘인천국제공항’을 꼽지만 CEO들 눈으로 환승이 편하고 쾌적한 것은 처음 보지 않나. 대한민국 공항 수준을 본 것이다. 김포공항도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항공기가 가장 많이 이착륙하고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노선이 다름 아닌 김포~제주 노선이다. 한국에 이런 노선이 있다는 것에도 놀라더라. 그만큼 100명이나 되는 CEO 중에 놀랍게도 처음 한국에 온 사람이 많았다. 항공사 CEO는 아무래도 공항이나 도시를 보는 기준이 일반인과 다른데 이번 연차총회를 통해 한국의 항공운송 부문에 대한 이미지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게 된 것 같다. 향후 관광산업이나 대내외적 국가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운도 따랐다. 전날 비가 와서 행사장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있는 북한산까지 잘 보이고 공기도 맑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라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인근을 조깅하는 이들도 많았다. 거기에 행사 장소인 코엑스나 주변 봉은사, 선정릉 등을 보고 전통과 현대적인 부분이 잘 믹스가 돼 있는 도시라고 평가하더라.” -조 회장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 같다. “갑작스레 의장을 맡게 돼 아마 본인도 적잖이 힘들었을 텐데 큰 행사를 통해 테스트를 잘 치른 기분이 아니겠나. IATA 총회 기간에는 총회 진행과는 별도로 개별 항공사끼리 미팅이 정말 많이 열리는데 행사 3일간 조 회장은 항공사, 항공기 제작사, 항공 시스템 회사 등과 25회 이상 개별면담을 했다. 행사 사이사이 이 개별 면담을 통역 없이 혼자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각 회사 협력 강화 방안이나 수주, 실적 등을 상의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참석자들은 이번 서울총회를 어떻게 평가하던가.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을 조금 전에 배웅하고 왔는데 그가 ‘판타스틱하다’고 표현했다. 기록을 깼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참석자 수만 해도 IATA 집계로 보면 회원사 1100여명. 언론인 400명 등 기존 연차총회 참가자 수 중 가장 많다. 규모도, 내실도 최고라고 축하를 많이 받았다. 조 전 회장 별세 후 한국에서 제대로 열릴 수 있겠나 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잘 마무리 돼 개인적으로도 기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포에 토공기계 교육센터 세워 ‘기능대학’으로 키우고 싶어”

    “김포에 토공기계 교육센터 세워 ‘기능대학’으로 키우고 싶어”

    김지철(41) 토공기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굴착기 전문가다. 토공기계는 흙을 쌓거나 파는 기계를 통칭한다. ‘16일의 기적’이라는 굴착기 전문교육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3년 동안 교육이수자 150명을 배출했다. 교육생 취업률이 70%에 이른다. 김 이사장의 굴착기 인생은 20년이 흘렀다. 33살 때 굴착기 1대를 가지고 시작, 지금은 모두 12대를 보유한 경기 김포시 ‘통진중기’ 대표이며 굴착기실무교육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포에 굴착기와 지게차 등 토공기계 전문교육센터를 세워 ‘제2의 기능대학’으로 일구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건설기계 김포협회 사무국장 등을 지낸 김 이사장은 새환경연합회 경기도연합회장 등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토공기계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배경은. “굴착기 장롱면허를 가진 사람들에게 취업의 길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면허증만 있지 막상 현장에서 굴착기를 사용할 줄 모른다. 실제 현장 투입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굴착기 운용카페를 만들어 세미나와 집체교육 등을 실시했다. 거의 재능기부로 진행했다. 수강료 3만원을 받으며 1시간가량을 교육시키는 전문적인 교육장은 우리가 유일하다. 고용노동부로부터 토공기계 전문인력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인가를 받았다. 2018년 11월 26일 설립됐다. 이제까지 눈으로 보고 따라하는 방식의 구태 교육을 넘어서 공식과 일머리를 배울 수 있도록 교본을 만들었다. 우리 교육시스템을 가리켜 많은 업계에선 16일의 기적이라고 일컫는다. 공식을 이용해 16일간 실무교육을 마치고 나면 타 업체에서 받은 1년 교육 효과를 자랑한다.” -토공기계 사회적협동조합에서 하는 눈길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2년 전부터 실무교육센터 네이버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실습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설명해주는 유투브 현장 실무강의를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돈 한 푼도 안 받는다. ‘굴착기실무교육센타’를 운영하고 ‘굴착기실무세미나’도 개최했다. 2018년 집체교육 1기를 시작으로 7기까지 했다. 수료자 중 70%의 취업 실적을 자랑한다. 또 사비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해 평균 이틀 간격으로 영상을 올리고 있다. 공식을 이용한 교본을 활용해 한 달에 16일간 지속 집중교육을 한다. 컨설팅 비용도 안 받는다. 구직활동 시 업체에 실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착안해 영상이력서제도 만들었다. 초보자들 대상으로 건설기계에 대해 전문적인 양성 교육기관이나 양성소가 없다. 유튜브 ‘천심tv’ 채널을 이용해 현장의 일머리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집체 교육할 때 영상피드백제를 최초로 시도했다. 한 달에 16일간 교육받는 동안 매일 작업 영상을 찍어 교본에 따라 작업공식을 활용해 교정해준다.” -굴착기 주요 운용기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일반적으로 굴착기 경력자들은 평탄화(나라시) 작업을 초보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평탄화 작업은 굴착기 조종사로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나 초보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또 굴착기 조종사 입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책임감 없이 장비를 구입해 연습을 하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굴착기는 땅을 굴착하고 되메우는 작업이 주 작업이다. 또한 1단계부터 8단계까지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은 굴착과 되메우기의 작업을 목적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을 통해서 평탄화 공식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다.” -굴착기 업종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전국에 굴착기 자격증만 가진 장롱면허가 3만명가량이고 이 중 실제 사용하는 면허보유자는 10%도 안 된다. ‘내일배움카드’에서 선호하는 분야 2위가 굴착기 분야로 전국에서 미용사 자격증 다음으로 많다.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4050세대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중기계 주차장 격인 김포의 주기장 상황은 어떤지. “김포의 주기장은 거의 개인이 만든 주기장으로 유령식이다. 현장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제안하자면 김포시에서 토공기계에 공공임대형식으로 제공해 운영하면 좋겠다. 교육장소와 깨끗한 환경, 건설기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 주기장 대부분이 무허가이다 보니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월곶 애기봉에 허가 난 주기장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제주·부산에서 굴착기 현장 실무교육을 배우러 우리 김포까지 온다. 교육생 기숙사나 숙박시설을 갖춘 주기장이 있으면 좋겠다.” -향후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김포에 토공기계 전문교육센터를 설립해 ‘제2의 기능대학’처럼 만들고 싶다. 사업자를 위한 모임은 많으나 실질적인 굴착기 조종사들 모임이 없다. 경기도나 김포시·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정말 많은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다. 올해는 최소 100명 인력을 배출할 예정이고 취업률 70% 예상한다. 현재 굴착기교육 동영상강좌를 김포대 인근에서 사유지 1000평 부지를 월 150만원에 임차해 진행하고 있다. 김포시가 교육장소만이라도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문을 듣고 시흥시에서도 접촉해 오고 있으나 주기장은 김포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다.” 글 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내고장 기업탐방] “토공기계 전문교육센터 설립 ‘제2기능대학’으로 키워 일자리 창출하고 싶어”

    [내고장 기업탐방] “토공기계 전문교육센터 설립 ‘제2기능대학’으로 키워 일자리 창출하고 싶어”

    김지철(41) 토공기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굴착기 전문가다. 토공기계는 흙을 쌓거나 파는 기계를 통칭한다. ‘16일의 기적’이라는 굴착기 전문교육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3년 동안 교육이수자 150명을 배출했다. 교육생 취업률이 70%에 이른다. 김 이사장의 굴착기 인생은 20년이 흘렀다. 33살 때 굴착기 1대를 가지고 시작, 지금은 모두 12대를 보유한 경기 김포시 ‘통진중기’ 대표이며 굴착기실무교육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김포에 굴착기와 지게차 등 토공기계 전문교육센터를 세워 ‘제2의 기능대학’으로 일구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건설기계 김포협회 사무국장 등을 지낸 김 이사장은 새환경연합회 경기도연합회장 등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토공기계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배경은. “굴착기 장롱면허를 가진 사람들에게 취업의 길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면허증만 있지 막상 현장에서 굴착기를 사용할 줄 모른다. 실제 현장 투입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굴착기 운용카페를 만들어 세미나와 집체교육 등을 실시했다. 재능기부로 진행했다. 수강료 3만원 받고 1시간가량 교육시키는 전문적인 교육장은 김 이사장이 유일하다. 고용노동부로부터 토공기계 전문인력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인가를 받았다. 2018년 11월 26일 설립됐다. 이제까지 눈으로 보고 따라하는 방식의 구태 교육을 넘어서 공식과 일머리를 배울 수 있도록 교본을 만들었다. 이 교육시스템을 가리켜 많은 업계에선 16일의 기적이라고 일컫는다. 공식을 이용해 16일간 실무교육을 마치고 나면 타 업체에서 받은 1년 교육 효과를 자랑한다.”-토공기계 사회적협동조합에서 하는 눈길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2년 전부터 실무교육센터 네이버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실습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설명해주는 유투브 현장 실무강의를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돈 한 푼도 안 받는다. ‘굴착기실무교육센타’를 운영하고 ‘굴착기실무세미나’도 개최했다. 2018년 집체교육 1기를 시작으로 7기까지 했다. 수료자 중 70%의 취업 실적을 자랑한다. 또 사비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해 평균 이틀 간격으로 영상을 올리고 있다. 공식을 이용한 교본을 활용해 한 달에 16일간 지속 집중교육을 한다. 컨설팅 비용도 안 받는다. 구직활동 시 업체에 실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착안해 영상이력서제도 만들었다. 국내엔 초보자들 대상으로 건설기계 전문적인 양성 교육기관이나 양성소가 없다. 유튜브 ‘천심tv’ 채널을 이용해 현장의 일머리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영상피드백제도 최초로 시도했다. 한 달에 16일 교육받는 동안 매일 작업영상을 찍어 교본에 따라 작업공식을 활용해 교정해준다.” -굴착기 주요 운용기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일반적으로 굴착기 경력자들은 평탄화(나라시) 작업을 초보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평탄화 작업은 굴착기 조종사로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나 초보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또 굴착기 조종사 입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책임감 없이 장비를 구입해 연습을 하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굴착기는 땅을 굴착하고 되메우는 작업이 주된 일이다. 또 1단계부터 8단계까지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은 굴착과 되메우기의 작업을 목적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을 통해서 평탄화 공식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다.”-굴착기 업종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전국에 굴착기 자격증만 가진 장롱면허가 3만명가량이고 이 중 실제 사용하는 면허보유자는 10%도 안 된다. ‘내일배움카드’에서 선호하는 분야 2위가 굴착기 분야다. 전국에서 미용사 자격증 다음으로 많다.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4050세대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 -중기계 주차장 격인 김포의 주기장 상황은 어떤지. “김포의 주기장은 거의 개인이 만든 주기장으로 유령식이다. 현장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제안하자면 김포시에서 토공기계에 공공임대형식으로 제공해 운영하면 좋겠다. 교육장소와 깨끗한 환경, 건설기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또 주기장 대부분이 무허가이다 보니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월곶 애기봉에 허가 난 주기장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제주·부산에서 굴착기 현장 실무교육을 배우러 우리 김포까지 온다. 교육생 기숙사나 숙박시설을 갖춘 주기장이 있으면 좋겠다.” -향후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김포에 토공기계 전문교육센터를 설립해 ‘제2의 기능대학’처럼 만들고 싶다. 사업자를 위한 모임은 많으나 실질적인 굴착기 조종사들 모임이 없다. 경기도나 김포시·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정말 많은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다. 올해는 최소 100명 인력을 배출할 예정이고 취업률 70% 예상한다. 현재 굴착기교육 동영상강좌를 김포대 인근 사유지 1000평 부지에서 월 150만원에 빌려 진행하고 있다. 김포시가 교육장소만이라도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문을 듣고 시흥시에서도 접촉해 오고 있으나 주기장은 김포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제외지역에 경기 여주가 빠졌습니다. 남한강 식수원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공무원들의 기계적 해석의 결과입니다. 행정은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고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합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초선 이항진 여주시장은 6일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균형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게 여주시의 최대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11개월 지났다. 소회는. “지난 11개월 동안 시장으로서 해야 할 목표를 명확히 했다. 여주시의 중심목표를 찾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시장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공직사회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민선 7기 시정 방향을 하나씩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민선 7기 시정 청사진을 소개하면. “‘시민과 함께 만드는 사람중심 행복여주’라는 시정 목표를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일자리가 넘치는 여주, 농촌과 도시가 조화로운 여주, 문화와 예술이 풍성한 여주, 시민과 소통하는 여주 등 5개의 시정 방향을 잡았다. 시는 일자리 넘치는 여주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과 수도권 산업·물류 거점도시 건설, 그리고 문화관광 사업 활성화, 교육·복지 인프라 구축 등 아이 키우기 좋은 기반시설 조성을 통한 외부인구 유입과 도시개발을 이뤄간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7개 분야 63개 공약사업을 임기 내 실천하겠다. 여주 첫 시민참여 거버넌스인 ‘여주시민행복위원회’가 출범했다. 정책 발굴, 현안 논의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지난 4월 18일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수도권제외지역에 여주시가 빠졌다. “경기도가 여주 인구의 4배가 넘는 곳, 신도시가 들어서 곳은 포함시키면서 수도권 식수원인 남한강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집권적 권위정치의 산물이다.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는 행정이 아니다.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여주에는 여흥, 중앙, 오학동 등 3개 동이 있다, 3개 동이 있다는 이유로 빠졌다. 이번 수도권 제외 대상 지역 인구수는 3월 현재 파주시 45만명, 김포시 42만명, 양주시 21만명으로 여주시 11만명보다 많다. 여주시는 인구의 18%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산촌으로 농업인이 1만 8690명에 이른다. 여주의 농업인구는 수도권에서 제외되는 8개 시군보다 많고 농업인 비율도 가장 높다. 소득도 도시평균가구의 80% 이하로 낙후지역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말했다. 여주야말로 지금까지 특별한 희생을 해왔다. 이 지사를 만나 수도권제외지역 대상에 여주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지사로부터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를 방문해서 균형발전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를 위한 구상은.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지속 가능 발전도시의 디딤돌을 놓으려는 것이다. 2019년은 그 원년이 될 것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유아는 물론 청소년들의 유출을 막아 여주의 발전 동력이 될 미래세대가 마음 편히 교육을 받고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학교복합화 시설 건립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꿈꾸고 즐길 수 있는 공간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곳에 공동주택, 초등학교와 청소년수련관을 지어 아이와 부모, 어르신 등이 한 공간에서 살며 학교 운동장과 수영장 등을 함께 공유하고 유기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매년 2곳씩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을 통해 젊은 부모들이 육아에 대한 근심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활밀착형 공공도서관을 금사, 능서, 흥천, 강천면 등에 순차적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고령화 대책인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지역마다 공동체를 형성해 자력으로 재원도 마련하고 서로 의지해서 생활하는 공동체다. 마을에 태양광을 설치해 나오는 재원이나, 빈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펜션으로 활용하는 복안이다. 대도시 주민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텃밭이 있는 힐링공간을 제공하고, 홀몸 어르신에게는 새로운 가족과 최소한의 수익을 만들어준다.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형성하면 면 단위 복합화시설에서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도 한끼 정도는 영양가 있게 먹으며 노년을 즐길 수 있다. 보건소와 연계하여 치매안심센터도 운영할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형식적인 행사 참석은 줄이고 있다. 현안 중심의 토론과 간담회를 많이 한다. 그래서 소통 부족으로 인한 갈등은 많이 줄었다. 능서면의 ‘장파 표준시 방송국’을 둘러싸고 1년여간 지속된 갈등이 대화로 합의점을 찾았다. 주민 건강권을 이유로 폐플라스틱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의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시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 강천폐기물발전소 문제는 강천면만이 아닌 여주 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일이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엠다온이 청구한 공사중지명령 취소 행정심판에서 여주시 손을 들어줬다. 행정적인 문제보다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 갈등을 해소했다. 지역주민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고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사회적 갈등 해결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숙원사업인 시청 이전 계획이 중단됐는데. “시청사 이전 계획은 전면 백지화가 아니다. 현 위치에 다시 짓는 안이 가장 합리적이다. 시청을 옮기지 않고 현 위치에서 새롭게 짓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인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 청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블랙홀 현상이 벌어진다. 청사 이전에 들어가는 2000억원을 우선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와 여주초등학교 이전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청사 옆 여주초교는 학생 수가 줄고 있어 역세권으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학교 이전 후 그 자리에 신청사를 건립하면 시민들은 효율적인 행정·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같은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디자인도 시민 공모를 통해 할 것이다.” -환경운동가 출신 시장이다. 현실과 이상 괴리감은 없는가. “행정가 출신 시장은 행정을 잘 알 것이다. 법률가 출신은 전문성이 있다. 시민운동가는 다양한 상황을 모두 경험한다. 그게 장점일 수도 있다. 늘 사람냄새 가득한 세상을 꿈꿔왔다. 그래서 현실을 바꿔보려고 지난 20년간 시민운동을 했다. 시장의 역할은 시민운동가의 책무와 다르지 않다.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4대강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상황실장 등을 지냈다. 환경에서 벌어진 문제를 개선하는 것처럼, 시민의 삶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문제를 챙기는 게 행정이고 정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6]진창수 “강제징용 문제, 정부 확고한 방침 천명해야”

    [2000자 인터뷰 16]진창수 “강제징용 문제, 정부 확고한 방침 천명해야”

    “도쿄에서 일본 정치인들 만나면 한국이 도발해서 지금의 한일관계 문제가 생겼으니 한국이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일관계를 보는 시각이 반드시 도쿄 같지만은 않다. 지방의 목소리 결은 좀 다르다.” 2018년 9월부터 와세다대학, 고베대학, 도쿄대학, 게이오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공개 강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9개월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다양한 일본인의 목소리를 들었다. 오는 12일 귀국을 앞둔 진 위원은 최악의 한일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정부가 분명한 대응 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3일 전화통화로 진행된 진창수 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도발한 한국이 해결하라’는 입장 Q: 일본에서 피부로 느끼는 한일관계를 자세히 말해달라. A: 정치인들은 한국이 한일관계를 포기했다, 도발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이 도발해서 한일 간에 지금의 문제가 생겼으니 한국이 풀어야 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경제에 관련된 일본인들은 기업 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우려한다. 한국에서 돈을 빼 다른 나라로 돈을 보낼까 하는 기업도 있을 만큼 한일관계에 전기가 마련됐으면 하고 소망한다. 보통의 일본인들은 한국사람들이 많이 일본에 오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꽤 갖고 있지만 우려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방에 강연하러 가보면 사정은 조금 다르다. 특히 한국 관광객이 많이 가는 후쿠오카, 삿포로, 히로시마, 도야마 같은 곳에서는 중앙이 한국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해서 지방마저 그렇게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앙과 지방의 목소리가 다른 것이다. 도쿄에서 지내다 보면 피부로 느끼는 것이 식당이다.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면 불친절하게 대하는 곳이 적지 않다. 한국인이기에 푸대접 받는 일도 있다. 일본 우파들 ICJ에서 패소 우려도 Q: 일본인이 말하는 한일관계 해법은 무엇인가. A: 정치권만을 얘기하자면 첫째, 한국이 만든 문제는 한국이 해결하라는 것이다. 둘째,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뒤집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즉 65년 협정에 입각해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돈을 내는 것이 원칙이라고 본다. 셋째, 이마저 어렵다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넘기자는 것이다. 일본 우익조차 ICJ에서 일본이 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지만 법의 지배를 인정하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게 일본인의 기본 인식이다. 강제징용 해법 2007년 방식 따르든가 외교전쟁 불사를 Q: 진 수석연구위원이 생각하는 한일관계 타개책은 무엇인가. A: 지난해 10월30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원고 승소 판결이 있었고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피고 측인 일본 기업의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임박해 있다. 한국 정부가 빠른 시일 안에 방침을 세워 발표해야 한다. 즉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일본 기업이 돈을 내라, 혹은 한국 정부가 돈을 내겠다든지 분명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 2005년 한일 외교문서 공개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법을 만들어 2007년 6300억원의 보상을 해줬다. 그 정신에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정부가 보상의 방침을 밝히는 게 기본이다. 그게 아니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하면, 정부가 국민들에게 일본과 외교전쟁을 불사해야 한다고 선언해야 한다. 한국의 정통성을 지키려면 한일관계가 나빠지는 일은 피해 갈 수 없다고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일각에서 국내 일각에서 ICJ 판단을 구해보자는 의견이 있지만 난 절대 반대다. 6대 4, 7대 3의 애매한 형태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만에 하나 패배한다면 정부나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된 세계무역기구(WTO) 재판에서 일본이 패소한 뒤에 보인 일본 정부 행태를 보면 잘 알 것이다. 일본조차도 승복을 못한다. ICJ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양국 간에 더 큰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결코 해결책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하다가는 한일 간의 모든 현안을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자는 일이 생길 것이다. Q: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지 미정인 상태다. 필요하다고 보는가. A: 한국 정부가 지금 입장에서 변화가 없으면 정상끼리 만날 필요가 없다는 게 일본 생각이다. 하지만 한국 정상이 일본에 갔는데 일본 총리가 안 만나주면 일본 측에 문제가 있다. 한일관계에는 역사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북핵도 있고, 수산물 문제도 있다. Q: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불러들여 많은 성과를 올렸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호위함 가가에 미일 정상 부부가 함께 오른 것은 인상적이었다. 이 이벤트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A: 미일 동맹이 남지나해, 동지나해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본다. 해상에서 대 중국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의 하나로 미일이 힘을 과시한 것이다. 미일 동맹이 건재한 만큼 중국과의 관계에서 안보에서는 우위를 가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납치문제 타협점 찾으면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 높아 Q: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에 조건을 달지 않고, 이례적으로 의욕을 보인다. 그 배경은 무엇이고, 성사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A: 하노이 회담 불발 이후 일본이 우리 대신 북미 중재자 역할을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첫째, 일본인 납치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아베 정권에는 정치적 이익이 있다. 둘째, 북한이 제재해제 노력을 하는데 일본이 가장 큰 구멍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북한이 접근해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셋째, 일본에서 볼 때 비핵화 국면의 ‘3+1(남북미+중국)’의 구도를 ‘남북미+일본’으로 변화시키자는 전략이 있다. 한국보다는 일본이 미국과 더욱 가깝기 때문에 남북이 안되는 틈새를 노려 새로운 동북아질서의 변환을 모색하자는 중장기 포석인 것이다.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본 내 분위기로 볼 때는 가능하다고 본다.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북일이 타협점을 찾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올해 안으로 있을 수 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5]이원덕 “아베, 트럼프 불러들여 원하는 것 다 얻어”

    [2000자 인터뷰 15]이원덕 “아베, 트럼프 불러들여 원하는 것 다 얻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박4일간 화려한 일본 방문(5월25일~28일)은 외교적 동맥경화에 빠진 한국에서 볼 때, ‘아베 신조 총리가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비아냥에서부터 ‘국익을 위해서는 비판을 감수한 극진한 대접’이라는 정반대의 평가까지 다양한 시각이 존재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에 오르고, 일본의 국기인 스모를 관람한다거나 골프, 하루 식사 3끼를 같이 하는 등 이례적인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일본 전문가인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일본이 공을 들인만큼 충분한 성과를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성공적인 외교였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미일정상회담으로 동맹 한층 견고해져 Q: 미일 정상회담을 어떻게 봤는가. A: 높이 평가한다. 새 일왕 레이와(令和) 시대의 1호 국빈으로 트럼프 방문에 일본은 공을 들였다. 이전부터 그랬지만 미일 동맹이 한층 견고해지고 강화됐다. 일본의 대북 정책에서도 트럼프의 지지를 얻었다. 또한 군사안보전략에서 합치된 목소리를 냈다. 인도·태평양전략, 대 중국 관계에서도 같은 노선임을 확인했다. 아베 총리로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방일의 의미를 극대화해 국내 정치적으로 이득을 얻었다. Q: 아베 총리의 환대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A: 일본 야당이나 언론에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교는 과정보다는 결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의 가이드’라는 소리를 듣고, 다소 비굴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일이 있어도 트럼프를 불러들여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 Q: 한국 일각에서는 미일의 밀월을 보면서, 우리 외교의 고립을 비판하는 데 정당한 비판이라고 보는가. A: 미일 관계 자체만 놓고 봐야 하는데, 견강부회적인 면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객관적인 상황을 보면 비판에 귀를 기울여 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이 떨어진 지금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발휘하기 어렵다. 우리 책임이라기보다 남북관계 정체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해만 해도 재팬패싱을 얘기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일본에 보내면서 “한국이 (북일관계를) 도와주겠다”고 했던 것이 지금은 역으로 된 상황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이 단 한마디도 없는 것은 섭섭한 대목이었다. 징용 해법 없으면 한일 정상회담 무의미 Q: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인지 미정이다. 필요하다고 보는가. A: 한국이 정상회담을 제안하면 일본에서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한일 정상회담의 내용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아직 강제징용 문제의 해답이 안 나온 상황이라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겉돌 수 밖에 없다. 정상회담은 결코 만능이 아니다. 내용이 있는 정상회담을 위해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 미래의 로드맵을 갖고 만나야 한다. 우리가 아무 것도 손에 쥐지 않고 일본 정상을 만나 투트랙, 미래지향을 얘기해 봐야 일본이 들을 리가 없다. 한일관계 돌파구, ICJ 판단 구하는 것 Q: 지난해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승소 판결로 한일관계가 거의 종착점까지 이르렀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칼럼, 세미나 등을 통해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주장을 펴왔다. A: 대법원 판결로 인해 공이 우리한테 넘어왔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다. 해결의 제1 시나리오는 방치, 방관이다. 제2 시나리오가 기금 방식이고, 제3 시나리오가 ICJ이다. 2, 3 시나리오 다 취할 수 있는 방식이라 본다. 다만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기금 방식은 어렵다. 왜냐면 기금의 대상이 확정돼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현재 법원에 관련 소송을 제기한 분이 900명에 이른다. 정부가 파악한 강제징용 피해자 추정 수치가 21만명이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정부 시절 특별법을 만들어 지원금을 지급한 게 7만 2000명 정도 된다. 기금을 조성하고 누구에게 얼마를 줄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더욱 복잡해진다. 노무현 정부 때 사망자에게 2000만원, 부상자 1000만원 미만, 생환자에겐 병원비 1년에 80만원을 지급했는데, 지난해 대법원 판결은 생환자에게 1억원을 주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대상자 간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외교 문제가 국내 정치화하게 된다. 그에 비해 ICJ 방식은 한일 간 이슈가 깨끗이 끝날 수 있다. 만일 ICJ에서 우리가 진다면 배상 문제는 그것으로 종결이 되는 것이고, 이긴다면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하면 된다. ICJ 판결까지 4년이 걸리지만 한일이 그 기간에 싸우자는 게 아니라 문제를 보류시키자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우리가 ICJ에서 지면 어떡하냐고 지레 겁을 먹는다. 일본 측에도 약점이 있다.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을 일본 정부도 인정한 부분이다. 한 번 해볼만한 방법이다. Q: 한국 정부는 ICJ 판단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차선책이라면. A: 정부도 한일 외교채널 중재안, 기금안, ICJ안 등 정리는 다 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선택은 최고결정권자(대통령)가 하는 것이다. 김정은, 아베와 회담으로 돌파구 찾을 수도 Q: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의 승인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 그런데 떡 줄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 생각이 과연 그런지는 모르겠다. 북일 정상회담 전망은. A: 아베는 북일 교섭에 관한 모든 조건을 다 내려놨다. 조건 없이 정상회담 하자는 것이다. 선택은 북한이 하는 것인데, 답답하면 나올 걸로 본다. 북미가 안되고, 북러 결과도 신통치 않고, 남북도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북일을 돌파구로 삼을 수도 있다고 본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지식 공유는 인간만이 가능… 사람간 소통 중요”

    “지식 공유는 인간만이 가능… 사람간 소통 중요”

    “많은 사람과 지식을 공유하고 지식을 기록하는 일은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지식의 대중화를 강조해온 학자이자 수십 권의 과학 대중서를 집필하고 매주 ‘네이버 오디오클립’ 녹음을 위해 마이크 앞에 서는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말이다.최 교수는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했다. 대학 강의 외에도 초대 국립생태원장,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등을 맡아 왔다. 2005년 ‘지식의 대통합, 통섭’이란 책을 번역 출판해 우리 사회에 ‘통섭(統攝·Consilience)’의 개념을 알렸고 2013년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침팬지연구자인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해 지식·학문 전파, 생명 다양성 운동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네이버문화재단의 문화콘텐츠기금을 후원받아 생명다양성재단에서 ‘통섭원 손님과 어머니’ 등 네이버 오디오클립 5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와 말 가운데 줄곧 따라다니는 상징어가 ‘통섭’이다. 그 통섭의 깊은 의미를 찾고자 이화여대 ‘통섭원’을 찾았다. 통섭원은 최 교수의 연구실을 겸한 공간이다. 다음은 최 교수와의 일문일답. →‘통섭’이란 단어를 만든 계기와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말을 만들어내면 말이 내 삶이 되기도 하고 내 삶이 말이 되기도 합니다. ‘통섭’은 내 지도 교수였던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책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붙인 말입니다. 이 영어 원뜻을 살려 어떻게 번역할까 고민하다가 지금의 통(統·큰 줄기)과 섭(攝·잡다)을 이용해 만들 수 있었습니다. 통섭이란 단어는 이제 우리 사회에 널리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우리 학문이 통섭적일까’라고 되물었을 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다고 봅니다. →통섭원과 생명다양성재단을 만든 이유가 있다면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충분히 통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모두 문과·이과로 학문을 구분 지어 배워왔기에 어떻게 보면 학문을 절반밖에 배우지 못한 셈입니다. 그래서 통섭원을 만들었고 뜻이 있는 여러 분야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생명다양성재단도 만들게 됐습니다. →교수님이 바라보는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동물과 인간의 결정적 차이는 명분, 가치, 철학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두뇌를 쓸 줄 알고 훨씬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 차이점은 동물들은 처음 출발선으로 다 돌아가지만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터득하고 연구한 지식을 글과 강의로 배우며 출발선을 들고 다닙니다. 지식을 공유하고 기록하는 일은 정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과 지식을 나누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많은 애정을 갖고 계신 거 같은데 녹음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오디오클립 녹음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강연은 부드럽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녹음된 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면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목소리가 갈라지는지 옛날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건 서서 녹음하는 것이죠. 그렇게 1~2시간씩을 서서 합니다. 이번에 오디오클립 녹음하면서 매번 목이 잠겨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오랫동안 과학자의 길을 걸어오셨는데 만약 다른 길을 선택하신다면 어떤 길을 걷고 계셨을지 궁금합니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제가 과학자로 살아왔지만 원래 과학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작가를 꿈꾸며 습작을 했고 미술 작가도 꿈꿨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아나운서, 성우가 돼볼까도 생각해 고등학교 선배인 박종세 전 KBS 아나운서를 찾아가고 당시 유명 아나운서였던 봉두완 씨도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연속극 녹음하는 것을 보며 재미있겠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평생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그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관점에서의 생각과 목소리뿐만 아니라 한 인간을, 행위를, 기관을 평가하는 다양한 잣대가 허락되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가 교육인데 모두들 한 줄 세우기 하느라 난리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의 잣대가 다양하게 정해져 있고 여유 있게 포용해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부모들이 안전하게 아이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 만드는 게 핵심”

    “부모들이 안전하게 아이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 만드는 게 핵심”

    “부모들이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게 지방자치단체 보육 정책의 핵심입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보육론이다. 정 구청장은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출산율을 높이려면 주택·직장·보육, 세 가지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주택·직장 문제는 사회적으로 풀어야 하고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보육은 지자체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공이 보육 정책을 펼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안전이다. 부모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게 자녀 안전이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에게 혹시라도 학대받는 건 아닐까, 정서적으로 상처받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들을 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육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 수준까진 안 되더라도 최소한 안전하게 맡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청장께서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보육은. “안전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이 60%는 있어야 한다. 일본 수준이다. 나머지 40%는 체육, 음악, 미술 등 특화된 교육을 제공, 아이들 미래를 열어 주는 민간어린이집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돼야 부모가 국공립에 보내거나 자녀 소질을 고려해 민간어린이집에 보내거나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각 보육시설에서 급할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단위 보육도 많이 운영해야 한다.” -성동구는 어떤가. “올 4월 기준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이 59.4%다. 10명 중 6명이 국공립에 다니고 있다. 서울시 전체 평균 이용률 39.6%보다 훨씬 높다. 독보적인 수준이다. 민간어린이집엔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강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상황은 지자체마다 다른데. “부모들은 국공립을 선호한다. 지자체마다 국공립이 최소한 50%는 있어야 한다. 국공립 대기자가 200~300명이라면, 누가 아이를 낳으려 하겠는가. 출산율은 보육과 직결된다. 보육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곳이 출산율도 높다.” -구립어린이집의 ‘스마트 체육관’도 반응이 좋다. “스마트 체육관은 영상과 동작 인식을 통해 대근육 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아동이 영상 내 캐릭터와 하나가 돼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양방향 콘텐츠를 제공한다. 성장기 아이들이 폭염, 한파,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실내에서 맘껏 활동하게 하기 위해 도입했다. 현재 구립어린이집 4곳에 마련돼 있는데, 올해 안에 지역 내 모든 구립어린이집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성동구의 ‘보육’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안전한 어린이집과 공보육률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인터뷰]“봉준호라는 거대한 산 있어 편하게 연기해”…기생충 주연 송강호

    [인터뷰]“봉준호라는 거대한 산 있어 편하게 연기해”…기생충 주연 송강호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 기택을 맡은 송강호 배우는 “영화제에서 기생충을 호명하는 순간 말할 수 없는 벅찬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번 영화에 관해 “봉준호라는 ‘거대한 산’이 있어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칸 영화제에 얽힌 비화와 봉 감독과의 우정 등을 29일 기자들에게 풀어놨다. 다음은 송강호와의 일문일답. -개봉 앞두고 기쁘기도 하고 부담도 될텐데 → 어제 영화를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조마조마 하더라. 칸보다 중요한 자리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웃음) 저녁에 가족 시사를 했는데, 반응 너무 좋아 한 시름 놓았다. 내일 개봉하지만, 다소 안도하고 있다. -칸에서 무슨 상이건 받을 거라 알고 있었나 →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장과 뒤풀이 자리 다녀왔는데, 이후 귓속말로 알려주시더라. 끝까지 감추려 했는데, 당시 칸에서 기자들에게 이야기 한 게 기사 검색으로 다 나왔다. 그래서 ‘아, 이 분이 술이 덜 깼나’ 이런 생각도 했다.(웃음) 봉 감독이 워낙 기뻐 그랬을 거다. -23일 배우들이 다 오기로 했는데 일정을 바꿨는데 → 원래 25일 시상식 당일 아침에 출발하려 했다. 그런데 비행기 시간을 보니 수상 결과를 10시간 뒤 한국에 도착한 뒤에나 알게 될 판이었다. 그래도 주연배우인데, 가장 늦게 안다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제가 요새 일정이 좀 없다(웃음). 일부러 하루 일찍 올 필요 있나 생각했다. 그래서 하루 늦췄다. -그래서 이를 두고 ‘심상치 않다’는 말이 나왔다 → 밀양 때도 박쥐 때도 폐막식까지 모두 참가했다. 그 때도 박찬욱, 이창동 감독과 끝까지 있었다. 이번에 자칫 봉 감독만 혼자 있게 되겠더라. 봉 감독 혼자서 얼마나 외롭겠나.(웃음) 그런 순수한 마음이었지, 황금종려상 받는다는 언질을 받았다든가, 아니면 ‘촉을 느꼈다’ 이런 거 없었다. 알다시피 칸은 시상식 끝날 때까지 수상작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칸 수상요정’ 전통이 맞아들어간 거 같다 → 수상요정? 천만요정은 들어봤어도.(웃음) 제작 보고회 때 농반 진반으로 그런 전통 이어지면 좋겠다 했는데, 이번에는 전통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제대도 터졌다.(웃음) 그래서 기분이 아주 좋다. -시상식 때 봉 감독을 너무 세게 껴안던데 → 너무 벅찼다. 마지막 순서 오니까 우리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우리 영화 이름을 호명하더라.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거다. 인지하고 있더라도 음성을 듣는 순간의 감동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시상식 때 봉 감독이 마이크 앞에 세워 줬는데 → 너무 고맙더라. 저도 봉 감독에 관한 고마움과 이런 표현을 하고 싶은데 평소에는 어렵잖나. 그래서 그 때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다. 이후 트로피 주는 퍼포먼스도 사실 깜짝 놀랐다. 평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놀랍고 고마웠다. -봉 감독과의 인연이 ‘모텔 선인장’ 이후 20년째다 → 봉 감독은 당시 연출부였다. 그 때 봉준호, 장준하 두 감독 모두 까까머리 시절이었다.(웃음) 내가 그 때 오디션을 보러 가서 처음 만나고 떨어진 뒤 다시 만났다고 알려졌는데, 잘못 알려진 거다. 나는 그 때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 연출부에서 ‘초록물고기’를 보고, ‘저 분은 누구신가’ 싶어 전화 했다 하더라. 그래서 볼 일 보며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 두 분이 ‘모텔 선인장’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우리가 준비 중인 영화가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나는 그 때 한참 ‘넘버 쓰리’ 촬영 중이었다. 며칠 후에 삐삐로 연락이 왔다. 공중전화에서 봉 감독이 녹음한 메시지를 들었다. 봉 감독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웃음) ‘지금은 연이 안 되지만, 당신과는 언제간 좋은 기회 만나 영화 찍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 태도를 보고 ‘이 분은 뭐가 돼도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전화를 내려놨던 기억이 난다. -봉 감독만의 연출법이랄까 그런 게 있는지 → ‘봉테일’은 현상이고, 그의 본질은 세상에 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력이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은 기능적이고 단편적인 표현의 하나일 뿐이다. 누구도 갖지 못한 통찰, 그리고 우리 살아가는 세상에 관한 비전이 그의 핵심 가치다. 거장 감독이 우리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이번 영화에서는 봉 감독의 어떤 시선이 숨어 있나 → 계급의 문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문제 이런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인간에 대한 존엄이 핵심 아닐까 싶다. 영화에 나오는 ‘냄새’라든가, ‘선’ 이런 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다. 우리 스스로의 관념 속에 선이 있다 생각하고 냄새가 난다 생각한다. 이게 바로 선입견과 벽이 아닐까. 물질이란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가진 자 못 가진 자의 개념은 사실 부질없다. 그런 현상 이면에 가장 중요한 것, 인간에 대한 존엄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계급이나 계층을 만드는 건 아닐까에 관한 이야기다. -봉 감독이 ‘동지’라 부르는데, 감독 중에 본인과 가장 잘 맞다고 보나 → 봉 감독이 저하고 가장 잘 맞는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힘들다. 다만 지난 역사가 이 사실을 증명한다 생각한다. 봉 감독과 저의 20년 역사를 보면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봉감독의 기술적이고 테크닉적인 면 존중하지만, 예술가로서 가진 통찰력과 태도를 더 존경한다. 저보다 나이가 두 살 어리지만, 우러러 보게 만들고 존중하게 만드는 감독이다. -봉 감독과 서로를 부르는 애칭이 재밌던데(그는 봉 감독을 ‘뽕뽀로봉봉’이라 부른다) → 설국열차할 때 방송국 촬영인지도 모르고 했던 게 알려졌다. 사실 요즘도 가끔 그렇게 부른다. 봉 감독이 평소에는 정말 유머스럽다. 처음 보는 배우는 ‘봉준호’ 하면 현장에서 배우들 혼내고 디테일 때문에 수십 번이나 테이크를 가고, 천재 감독 특유의 광기 이런 거 연상한다. 그런데 아예 정반대라서 처음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 촬영장에서 배우들 배꼽 잡게 하고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 배려 많이 하는 감독이다. -무능한 가장의 모습이 영화에 나온다 → 영화의 심리적인 클라이맥스에 어떤 장면이 나온다.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칸에서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뭐였냐면, ‘기생충’이 한국사회의 직설적인 묘사, 표현을 한 거냐 묻더라. 그래서 ‘너희 나라도 그렇지 않느냐’고 되물었더니 다들 그렇다 하더라. 기생충은 한국적인 영화이긴 하지만, 전 세계 사람이 빈부격차 속에서 살아가가는 모습을 포착한다. 단순히 사회 체제, 사회 시스템에 관한 고발이 아니다.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모든 인류의 기본적인 이야기다. -이번에는 좀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 봉 감독에게 ‘이제 살 거 같다’고 했다.(웃음) 아무렇게 연기해도 봉 감독이 다 받아주고 조율해줄 거 같고 그랬다. 이번 영화에서는 10명의 배우들이 다 소외된 캐릭터 없이 자기 몫 다 있더라. 작업 하는 게 편하고, 앙상블도 재미 있었다. 시대적인 주제를 다루는 무게감, 진중함이 주연 배우로서 압박이었는데, 거대한 산이 그림자를 드리워주니 좋았다. -아내 역의 장혜진 배우는 어땠나 → 영화 ‘밀양’ 때 차 타고 면회갈 때 동네 아줌마로 나왔는데, 그 때 사실 잘 몰랐다. 이번에 봉 감독이 캐스팅 전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을 추천해서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잘 하더라. 기본기가 아주 훌륭한 배우였다. 독립영화도 많이 찍었고. 좋은 배우 뒤늦게 발견한 생각마저 들었다. 관객들도 이번 영화로 장혜진이라는 좋은 배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을 터다. -기택의 가족이 반지하에 살면서 벌이는 일들의 의미는 → 기택 가족이 벌이는 일들이 물리고 물리면서 사건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게 이 영화의 묘미다. 정확하게 선을 갈라 선과 악의 충돌을 표현하는 게 아니고, 동지도 아니고 적도 아니고 같이 살아가지만 왠지 다른 모습으로 서로 뒤엉켜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재미나게 표현했다. 그래서 ‘희비극’이라 하는 거 같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우리네 삶이랄까. -‘최근 영화사 20년을 압축하면 송강호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 과찬이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저 스스로 한국영화의 대표라는 틀에 갇히지 않으려 애쓴다. 대신 제가 후배들이 많이 쳐다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있긴 하다. 후배들, 주변 팬들이 송강호가 작품을 선택했을 때는 상업적으로 중요하지만, 예술가로서 고민하고 각성하는 배우구나, 하는 느낌을 앞으로도 주고 싶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친환경 전기열차 타고 지리산 산악관광… ‘천년 남원’ 만들 것”

    “친환경 전기열차 타고 지리산 산악관광… ‘천년 남원’ 만들 것”

    “친절하고 살맛 나는 천년남원을 만들겠습니다. 시민이 바라는, 시민 중심의, 시민 속으로 다가가는 행정을 추진하겠습니다.” 이환주 전북 남원시장은 28일 “민선 7기는 남원발전의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시기여서 남원발전 7대 분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특히 단체장은 당장 인기에 영합하는 시책을 추진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소통하면서 지역의 앞날을 내다보는 행정을 해야 한다며 재세여려 재관여빈(在世如旅 在官如賓·자리에 연연하거나 집착하지 않음은 물론 지나온 자리에 흠결을 남겨서도 안 된다)이라는 선인들의 말씀을 강조했다. 도시개발 전문가인 그는 남원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으로 관광산업을 꼽았다. 이어 “영속적인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유동인구가 정주인구의 100배에 이르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3선 단체장이다. 남원시의 중장기 비전과 발전 전략은. “관광과 농업, 산업에 조화를 이뤄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과거 남원 관광산업은 ‘광한루’와 ‘춘향’이 시작이자 끝이었다. 그러나 이젠 변해야 한다. 체류형 관광을 위해 숙박·체험시설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농업 역시 중점 추진해야 할 또 하나의 축이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시책이 필요하다. 경지정리와 기계화는 필수다. 또한 산업단지 조성, 생활체육시설 확충 등 지역 현안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게 과제다.” -지금까지 일군 성과를 꼽는다면. “서남대학 폐교 후속대책으로 국립공공의료대학을 설립한 게 첫손에 꼽힌다. 관문에 있던 공동묘지 이전, 주생비행장 대체지 조성, 옛 남원역사와 지리산 허브밸리 조성 등 해묵은 난제도 말끔히 해결했다. 광한루원 주변에 관광타운을 조성해 관광도시 명성도 되살아나고 있다. 화장품기업 집적화로 친환경 화장품 산업 기반을 다져 일자리 창출 전망도 밝다.”-단체장의 정치철학을 실현한 사업이 있다면. “주민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초단체장은 모든 정책을 결정할 때 애민정신을 근간에 두어야 한다. 남원예촌 조성사업은 중장기적으로 관광산업을 일으키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광한루원에 새로운 열린 공간을 만들고 구도심의 상권과 관광동선을 연계시켜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남원예촌 사업추진 배경과 운영 성과는. “612억원을 들여 광한루원 북문 주변에 전통한옥 숙박단지, 문화체험단지, 전통가, 추억의 거리를 조성하는 4단계 사업이다. 남원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1단계 전통한옥 숙박단지엔 최기영 대목장이 설계부터 완공까지 참여했다. 소나무, 황토, 옻, 콩기름 등 자연의 재료만 사용한 명품 한옥으로 2017년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지난 한 해 동안 1만 2162명이 투숙해 머물고 간 관광남원 선도 시설이다. 광한루원을 찾는 연간 관광객 100만명을 구도심으로 유입시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남원은 맛과 멋, 소리의 고장이다. 관광산업 육성 방안은. “남원은 한류의 본고장이다. 또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지녔다. 남원관광의 핵심은 시내권과 지리산권을 묶어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다. 시내권에는 예촌 등 오감만족 체험형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동부 지리산권에는 국악의 성지, 황산대첩비지, 백두대간생태교육전시관, 허브밸리 허브토피아관을 개관해 전천후 관광남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도심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품격 문화도시를 만들겠다.”-사계절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최고 자산인데 남원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과거의 역사와 현대의 문화가치가 공존하는 고장이다. 춘향과 흥부의 이야기가 있는 사랑의 도시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어우러져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의 고장이다. 어디를 가도 사랑과 활력이 넘치고 눈과 귀, 입을 즐겁게 한다.” -남원가야와 읍성 복원사업 추진계획은. “남원가야는 1500년 전 운봉고원 일대에서 화려한 철기문화를 꽃피웠다. 현재 고분군, 산성, 봉수, 제철유적 등 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특히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2021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영남지역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제철유적, 산성, 봉수 등에 대한 발굴조사와 정비, 학술대회도 추진해 가야문화유산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 남원읍성 복원사업도 벌인다. 2025년까지 330억원을 들여 북문과 북성벽 복원 정비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3차 사적지를 추가로 지정하고 토지매입과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사업 추진 상황과 전망은. “친환경 전기열차는 대한민국 산악관광을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겨울철 도로결빙에 따른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지리산권 자연·관광·문화·역사자원을 전기열차와 묶어 세계적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연구원에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갖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남원시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국내 첫 시도인 만큼 국가사업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하겠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추진 전략은. “국립공공보건의대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국회 여건으로 심사가 지연돼 매우 안타깝다. 정치논리가 아닌 국민 의료평등권을 보장하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전북도 등과 긴밀한 협력과 공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치권에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과 일자리 창출 계획은. “노암 제3농공단지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사매산업단지가 준공된다. 대산면에는 도내 최초로 드래곤 관광단지가 조성된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관광산업 육성에도 주력하겠다. 올해 600만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16개 사업을 마련했다. 지역청년 취업할당제로 120명이 기관과 기업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농산물 공동 브랜드 ‘춘향애인’ 인기 비결은. “시장이 품질을 보증하는 농산물이다. 남원 농산물의 우수성과 철저한 품질관리 덕분에 해마다 매출이 늘어난다. 농민들은 농사에만 전념하고 유통과 판매는 공동사업법인이 맡아 효과를 극대화했다. 1인 소비자 시대에 맞게 소포장 확대 등 한발 앞선 판매 전략도 주효했다. 전국 5대 브랜드 도약을 목표로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2020년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 복지 증진을 위한 남원시만의 시책은.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복지는 현재를 위한 투자이다.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우수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은 재능을 발굴하고 끼를 발산하는 방과후 요람이다. 어린이청소년 도서관은 엄마와 함께 책을 읽고 미래를 꿈꾸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복지시책으로는 지난해 치매안심센터를 개관했다. 읍면동 복지허브화, 찾아가는 복지간담회 등 복지 그물망을 촘촘히 하고 있다. 여성 권익신장과 사회적 평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환경조성에도 애쓴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한민국 읍면동 30% 소멸 비상… 희망없는 국가적 위기”

    “대한민국 읍면동 30% 소멸 비상… 희망없는 국가적 위기”

    마스다 히로야 전 일본 총무상이 2014년 출간한 ‘지방소멸’은 당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게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유선종(53)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서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2017년)에서 인구 감소로 전국 읍면동 기초자치단체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소멸은 사실상 희망이 없는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성장을 동시에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기존 패러다임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현실을 고찰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지방소멸을 연구하게 된 배경은. “빈집 연구로 시작했다. 지방 빈집 문제가 심각한데 출발점은 고령화와 인구 이동이다. 마스다 전 총무상의 ‘지방소멸’에 따르면 일본에 1800개 정도 읍면동이 있는데 절반 정도인 896개가 2040년이면 소멸한다. 지방소멸 보고서 방법론과 이와 유사한 방법론,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를 갖고 분석했다.” -지방소멸이 얼마나 심각한가. “인구노후도, 가구노후도, 주택노후도 등 3가지 지표로 지방소멸 가능성과 위험도를 분석했다. 인구노후도는 65세 이상 인구수를 20~39세 여성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가구노후도는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를 가구주가 20~54세인 청·중년가구로 나눈 것이다. 주택노후도는 40년 넘는 노후주택을 5년 이하 신규주택으로 나눈 값이다. 인구노후도 2.0, 즉 65세 이상 인구가 20~39세 여성인구의 두 배 이상인 지역을 ‘소멸가능지역’으로 봤다. 시도 단위로는 17개 중 1개, 229개 시군구 중 83개, 3492개 읍면동 가운데 1379개가 해당한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서울은 소멸가능지역이 아니지만, 읍면동 단위로 보면 중구 을지로동(2.10)이 해당된다. 인구노후도가 2.0 이상이면서 가구노후도가 1.0을 넘는 곳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시군구 49개, 읍면동 1047개가 해당한다. 경북 의성군, 전남 고흥·신안군, 경북 군위·합천군 등이 상위에 있다.” -지방소멸 원인으로 지목한 고령화는 가속되고 있다. “2015년 기준 고령화율(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2%다. 2045년에 35.6%로 예상된다. 이 비율(35.6%)을 2015년에 적용하면 이미 시군구 4개, 읍면동 632개가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뒤를 살고 있는 것과 같다. 경남 합천군, 경북 군위·의성군, 전남 고흥군 등이다. 지방의 고령화가 심각한데 도시에 젊은이들이 많아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 ‘평균의 오류’에 속고 있다.” -일본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다마 신도시 등 일본 유령도시를 보고 느낀 소회는.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아파트가 100가구 단지라면 2~3가구만 불이 켜져 있다. 다마 신도시 역 근처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낮에도 을씨년스럽다. 밤이 되면 불을 켠 가구가 몇 가구 안 된다. 사람이 하도 없으니 엘리베이터도 아예 세워 놓는다.” -우리나라도 일본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과 유사하게 진행될 거다. 주택공급을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 이미 공급량이 많은 지역이 생각보다 많다. 주택 재고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모든 것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계획했다. 인구, 소득이 전부 늘어난다고 가정했다. 앞으로 인구는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인구 감소를 시야에 넣고 장기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주택 재고, 인프라 정비, 고령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방소멸에 대한 대안은. “마스다 전 총무상은 ‘생애활약마을’(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이라는 노인주택단지를 제시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가 대표적이다. 마스다 전 총무상은 일본 지역마다 CCRC를 만들자고 했다. 건강한 노인부터 몸이 불편한 노인 등이 다 들어갈 수 있다. 젊은이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다.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엄청난 게 아니라 약간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다. 추가 수익은 도시 최저 근로자의 3분의 2 수준 임금을 말한다. CCRC가 만들어지면 입주 노인들을 돌볼 요양보호사가 필요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인구 이탈과 맞물려 지자체도 ‘최저유도거주권역’을 설정하고 이를 벗어난 지역엔 신규 인허가를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역이 좁아지고 밀도가 높아진다. 이것이 도시재생에서 말하는 콤팩트시티(압축도시)다.”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나. “우리나라도 CCRC가 대안이다. 지방소멸을 해결하려면 젊은이들의 지방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방법은 좋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어도 산업 기반이 없으면 떠난다. CCRC는 젊은이들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다. 복지 또는 고령화 등의 새로운 어젠다를 설정할 때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도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면 노인이 보다 건강하게 늙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정비된다. 또 다른 의미의 상생의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스마트시티 등과도 접목할 수 있나. “둘 다 압축도시로 가는 방향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과 융합해 도시 그림을 그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러나 도시재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쫓기듯이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산 50조원을 정해놓고 집행하기 위해 돈 잔치를 벌이는 것과 같다.” -3기 신도시 선정에 따른 2기 신도시 타격 등 각종 논란에 대한 견해는. “2기 신도시를 서울과 너무 먼 곳으로 잡었다. 3기 신도시를 서울과 2기 신도시 사이에 정하면 연담화(중심도시가 커지면서 도시 간 경계가 사라지고 도시끼리 맞붙는 현상)가 일어날 수 있다. 도시와 도시는 따로 존재해야 한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은 경기 하남과 연결돼 있어 연담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남이 서울로 편입된다. 도시는 각자의 특성과 기능을 가져야 한다. 연담화가 진행되면 결국 서울이 점점 넓어진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면. “부동산 정책에 있어 ‘사회 실험’을 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고, 부작용이 생기고 대안을 찾다보면 무리수를 두게 된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확정하기 전 최고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조정 등을 놓고 오락가락했던 게 대표적이다. 다만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 신호를 보낸 것은 긍정적이다. 가격이 오른 원인은 정부 정책에 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집값이 안정됐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오를 것이다. 주택청약에 당첨되면 로또다. 20평대라도 2억~3억원 차익이 생겨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다. 신규주택 분양시장이 뜨거워진다. 정부가 겨우 재건축시장을 눌러놨는데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 정책 변화 또는 장관 교체 등과 맞물리면서 누수가 생길 것이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안정화됐지만 지금 압구정 등 서울 강남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중심으로 임대주택, 노인주택 등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中·日·러 참여 ‘대기 협약’…동북아 호흡정책 협력·발전시켜야”

    “中·日·러 참여 ‘대기 협약’…동북아 호흡정책 협력·발전시켜야”

    “환경 가치가 존중받고 정치적으로 우선순위가 되는 변화가 현실화됐다. 지난 3월 국회에서 미세먼지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고 환경부 중심의 추가경정예산도 마련됐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같은 범정파적 기구 출범은 달라진 정책이자 초유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3일 취임 6개월을 맞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 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저감부터 4대강 보 철거, 불법폐기물 처리, 저공해 자동차 보급 목표제 시행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유차 감축 로드맵에서 신차와 노후 경유차 대책은 있는데 정작 운행 경유차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 “현재 운행 중인 경유차의 초점은 정기검사와 운행 제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세먼지 다량 배출 차량은 ‘미세먼지특별법’에 따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약 266만대 정도로 판단되는 5등급 경유차가 운행 제한을 받고 2005년 이전에 판매된 노후 경유차도 여기에 포함된다. 운행차 배출 허용 기준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2016년 9월 이후 제작된 중소형 경유차에 대한 운행차 매연 기준을 정기검사에선 20%에서 10%로, 정밀검사는 15%에서 8%로 강화했다. 수도권에 등록된 중소형 경유차는 2021년부터 질소산화물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올해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21)에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를 공개한다. “중국도 자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국으로 건너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연구뿐 아니라 통계에서도 그렇게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정치적 쟁점으로 삼고 언론에서 공격하니 그것을 방어하는 차원이었던 것 같다. 중국과 한국에서 미세먼지를 대할 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미세먼지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TEMM21에서 발표할 LTP도 마찬가지다. 한·중·일 3국의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가 최초로 공개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대기오염물질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여 보다 심화된 정책협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몽골, 러시아, 일본까지 포함한 월경성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을 맺어 동아시아에도 유럽의 대기 협약과 같은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내 불법폐기물 전량 처리가 가능한가. “가능하다고 본다. 대부분 주인이 있는 폐기물이고 원인자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들에게 처리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불법 투기 폐기물인데, 그들 중 70% 정도는 원인자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행정대집행으로 처리하고 사후 청구를 하는 게 가능하다. 원인자가 확인되지 않는 무단 폐기물의 경우 기획수사를 통해 최대한 원인자를 찾아내려 한다. 처리하지 못한 폐기물은 공공소각 시설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자체 소각처리 용량이 부족한 시군은 여유가 있는 인근 지역 시설과 연계해 처리하도록 조정하고 소각시설이 없는 시군은 선별작업 후 공공매립시설에서 처리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폐비닐 70%를 폐기물 고형연료(SRF)로 재활용했는데 정작 활용이 안 되고 있다. “SRF 사용 시설은 환경과 안전에 대한 우려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가동이 중지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SRF를 쓰레기로 인식해 반대할 때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주민이 재활용 단계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직접 받고, 이것을 다시 재활용 체계에 재투자하는 새로운 선순환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광역 공공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하반기에 법안을 제출할 수 있을 것 같다.” -불법 폐기물 수출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최근 바젤협약에서 규제 대상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포함했는데 대책은. “최근 무분별한 플라스틱의 사용과 처리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폐플라스틱의 수출입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있다. 제14차 바젤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폐플라스틱을 규제 대상 폐기물로 분류했고 폐플라스틱을 수출입할 때 상대국의 동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했다. 환경부도 폐플라스틱을 상대국 동의를 전제로 하는 수출입 허가제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졌지만 국민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체감하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환경정책 성과 중 하나가 지난 수십년간 중복·비효율의 대표 사례로 지적받은 정부 내 물관리 업무를 일원화한 것이다. 우선 상수원·하천 수질 악화 때 관계 기관 간 협조체계가 구축됐다. 상류 댐에서 신속하게 환경 대응 용수를 늘려 방류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고 국민의 먹는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또 가뭄 대책, 홍수관리 대책 등을 시행해 재해 예방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다음달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되면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유역 내 물 문제를 참여와 협력에 기반해 해결하겠다.” -4대강 중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이 제시됐다. 보 철거와 함께 하굿둑을 열어야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천을 복원할 때 하굿둑을 여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선정할 수는 없지만, 하굿둑을 열어야 수질이 개선되는 것은 맞다. 지난 20일 예정됐던 낙동강 하굿둑은 농업용수 부족에 대한 농민들의 걱정이 많아 다음달로 일정을 늦췄다. 6월과 9월 1, 2차 단기개방 실증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3차 장기개방 실증실험도 계획하고 있다. 금강은 과거부터 개방 논의가 있었지만 충남과 전북 등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있어 진척이 더딘 상태다.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금강 하굿둑 개방 문제도 비중 있는 지역 물관리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국가기후환경회의가 출범하면서 ‘옥상옥’으로 느껴질 수 있다. 관계 설정은. “거버넌스는 다층적으로 구성하는 게 맞다. 얼마나 현실적인 관계인가가 관건이다. 환경부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부가 여러 기관 사이에서 조정을 잘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 환경부 실국장을 파견했는데 주례회동을 할 생각이다. 지금부터 6월까지가 준비기라면 7~11월은 활동기, 12월~내년 4월은 본격적인 미세먼지 대응 기간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환경부가 할 일이 서로 다르겠지만, 내부적으로 조정해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태양광·풍력 등 이론과 현실이 엇갈리는 부조화가 빚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국가적 과제다.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시설로 인한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을 막기 위해 주민 수용성이 담보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태양광 시설은 산사태 위험지역과 생태민감지역에선 피하고, 환경 훼손이 크지 않은 지역에서 소규모·분산형으로 추진하도록 유도하겠다. 발전사업 입지 예정지의 환경성, 주민 수용성을 발전사업 허가 전에 검토하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명래 장관은 도시계획학자로 20년 넘게 환경 운동과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전문성뿐 아니라 리더십,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경북 안동 ▲안동고 ▲단국대 지역개발학과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영국 서섹스대 도시및지역학 석박사 ▲한국환경회의 공동대표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환경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 김동희 부천시의회 의장, “아침산책이 ‘생활정치’의 원천됐어요”

    김동희 부천시의회 의장, “아침산책이 ‘생활정치’의 원천됐어요”

    “지역 주민들과 골목소통에서 삶과 밀접한 경제·문화·교육·환경·교통 등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김동희 경기 부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단순히 동네가 좋아서 하던 아침산책이 정치에 발을 담그니 ‘생활정치의 원천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누구나 살고 싶은 부천시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의정 철학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의회 운영 계획과 방침은. “8대 의회는 6, 7대와 비교해 초선의원들이 전체의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의원 개개인의 열정이 대단하다. 의원들 모두가 연구단체에 소속돼 소관 상임위원회와 상관없이 시정과 의정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정책발전 연구회와 열린광장 포럼, 지방분권 연구 포럼, 청년미래포럼 4개 연구단체를 이뤄 정기적으로 모인다. 외부인사 초빙 강의를 비롯해 공청회나 자료출판 등 의원 조례 발의는 물론 개인의 지식함양으로 정책 개발과 입법 활성화를 도모하며 8대 의회는 ‘공부하는 의회’로 거듭나고 있다. 공약을 지키는 게 변화의 시작이다. 28명 의원 모두가 공약실천을 통해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 공약실천은 기본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의회’를 만들기 위해 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도록 하겠다.” -시의회 여대야소로 민주당의 밀어붙이기 의회운영이 우려되고 있는데. “여대야소 의원 구성을 두고 우려와 걱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수 여당의 일방통행은 경계하면서 갈등 안건에 대해서는 여야가 심도있게 협의하겠다. 소모적인 논쟁은 줄이고 생산적인 의회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여야는 역지사지 자세로 서로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상대의 견해에 귀 기울이는 경청이 먼저다. 여야가 대화를 통한 타협을 끌어내는 정치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또 시민의 뜻이라면 여야가 따로 일수는 없다. 시장과 시의회의 다수당이 같다고 해서 의회 기능을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을 불식시키고 시민이 원하는 사업이라면 시와 정책 결속력을 갖고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 -광역동 추진과정에 갈등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는지. “광역동 추진에 대해서는 의회에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다. 하지만 당론을 떠나 기본 바탕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는 점은 같다. 부천시는 2016년 전국 최초로 일반구를 없애는 행정체제를 개편했다. 이 같은 현재 센터동은 광역동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별로 없다. 광역동 행정체제로 전환해 빨리 안정을 찾아 시민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일단 광역동을 운영을 해봐야 미비점도 보이고 정확히 알 수 있다. 새로운 ‘혁신’에는 진통이 따른다. 지금은 그 과정이며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시민이 원하는 광역동 추진이 될 수 있게 잘 조율해 나가겠다.” -구도심 슬럼화 방지를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나. “구도심 문제가 해결돼야 조화로운 도시발전이 가능하다. 우선 도시재생 사업 등으로 도심활력 프로젝트를 진행해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우선 지역 주민의 숙원사업으로 원도심 주차난 해결이 시급하다. 지역에 따라서 주차장 확보율이 19%에 불과한 곳이 있는 등 원도심 주차장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현재 부천시는 원도심 활력 증진을 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아파트 같은 마을주차장 조성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마침 지난해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돼 원도심에서 소규모 블록 단위 개발이 가능해졌다. 또 노후주택 지원을 위해 부천시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주택정비사업 전담팀을 만들었다. 시는 주차장 조성비용을 절감하고 조합은 빠른 사업추진과 투명성, 안정성을 꾀하고 주민은 임대 수익과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지자체, 입주민, 조합 모두에게 윈윈(win-win)할 수 있다. ‘부천표 마을주차장 사업’이 본격화되면 쾌적한 환경을 갖춘 원도심의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저를 포함한 부천시의회 의원은 지역 발전에 대한 간절함으로 시의원 출마에 나섰던 처음을 되돌아보며 시민 여러분께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질책도 좋고 따뜻한 격려 한마디도 좋다. 진정한 민의의 대변기관으로 부천시 지방자치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임대 기간 끝나면 서울시가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

    “임대 기간 끝나면 서울시가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 기간이 끝나고 일반분양으로 전환될 때 시가 매입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다.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기 청년주택 건립을 늘리면서 청년들의 삶에 청년주택이 활용되는 추이를 보고 판단하겠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거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가장 큰 요구는 ‘임대료를 낮춰 달라’, ‘물량을 많이 만들어 달라’는 것인데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며 이런 현실적인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왜 역세권 청년주택인가. “서울은 개발이 다 끝난 도시다. 대규모로 주택을 지을 만한 유휴부지가 없다. 그 때문에 공공 임대주택, 공공주택을 짓는다 해도 기존 시가지를 재생·재구조화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특히 청년들의 경우 주거 문제는 청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공공 부문에서 일부 지원해 줘야 하는데 유휴부지가 없는 현실에서 주목한 게 역세권이다. 서울처럼 지하철이 국철, 버스와 단일환승체계로 잘 짜인 도시가 없다. 하지만 서울이 처음 도시계획을 짤 때 상업·주거 지역을 만드는 과정에서 미래의 역을 염두에 두지 않아 저이용되는 역도 많다. 이번 사업은 저개발된 역세권의 용적률을 높여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청년들은 저렴한 임대료로 살게 해주고, 주변 상권은 살아나게 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지역의 경우 야간이나 주말의 공동화 현상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역세권이라 임대료 책정이 관건인데. “역세권 청년주택 물량 전체에서 35%가량(공공임대+민간임대 특별공급 물량)의 임대료는 행복주택 임대료보다 더 싸다. 35%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0~80%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나머지 65% 가운데 민간 임대주택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95% 정도다. 민간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도 소득이 낮은 경우 보증금을 청년은 최대 4500만원, 신혼부부는 최대 6000만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주고 주택 바우처(월 5만원)도 지원하는 방식으로 거주비 부담을 줄여 줄 계획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매입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장기적 계획은. “입주 기간 연장, 매입 검토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다. 시는 역세권 청년주택을 2022년까지 8만호 추가하는 등 2022년까지 공적 임대주택을 24만호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8%(지난 3월 기준)인 공공 임대주택 비율이 2022년이면 9.7%에 이른다. 지금처럼 소득 불균형이 심한 상태에선 이 비율이 20%는 돼야 주거 약자들이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주택이 확산되면 민간 시장 주택 수요가 줄어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되고 다른 민간 임대주택의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막는 지렛대 역할도 한다. 지금까지는 서울시에서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중앙정부나 국회에서도 공공 임대주택을 도로나 공항, 공원 같은 사회기반시설의 하나로 인정하고 공급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 줬으면 한다.” 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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