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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양여금 총액규모로 지원

    지방자치단체가 도로개설 등 사업을 벌일 때 중앙정부가 주는 지방양여금이 앞으로는 총액규모로 지원된다. 이를테면 도로개설사업에다 접경지역지원·지방소도육성사업비를 묶어서 지원하는 식이다.지방정부가 총액한도내에서 자율적으로 단위사업에 배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행정자치부는 22일 연간 5조원 가량인 지방양여금제도를 이같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이양금은 수질오염방지와 청소년육성사업 등 국고보조성격의 사업이 대거 포함됨으로써 지방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을 확충하는 원래의 기능에 충실치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방양여금은 지나치게 단위사업을 세분화하고 배분비율을 지자체별로 일률적으로 적용해 왔기 때문에 지방의 자율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말했다.지방양여금을 지자체에 지급한 뒤 성과를 평가하거나 관리하는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비난도 샀다. 행자부는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앞으로 양여금을 도로개설 등 단위사업별로 쪼개주지 않고 단위사업별 양여금을묶어 지자체별로 묶어서 주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지역간 파급효과가 큰 지방소도읍육성,도서개발 및 접경지역지원사업 등 낙후지역개발사업에도 양여금이 집중 투자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대도시보다는 농촌지역에,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보다는 낮은 지자체에 집중 투자해 지역·지자체간 재정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아울러 재정력이 약한 지자체도 대형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방비 부담비율을 단계적으로 완화·폐지한다.일몰제를 도입해 매 5년마다 대상사업,재원배분을 재조정해 사업의 효율성 높일 방침이다. 행자부는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올해말과 내년 6월에 시한이 각각 만료되는 교통세와 농특세의 시한을 연장하되 폐지되더라도 대체재원을 확보키로 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서해안 다도해 나들이 / 비금도

    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맛비가 힘을 잃었는지 땅바닥을 내리치는 소리가 영 시원치 않다.장마도 끝물.이젠 불 땐 뒤 열기 가득한 화덕처럼 뜨거운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다.올핸 수평선 너머 점점이 떠 있는 섬이 아름다운 다도해로 피서를 떠나볼까. 해당화 핀 ‘명사십리’,환상적인 일몰을 자랑하는 하누넘해수욕장을 품은 전남 신안의 비금도를 찾았다. 새가 날아오르는 형상을 닮았다는 비금도(飛禽島).우리나라에서 천일염전을 가장 먼저 시작한 섬으로도 알려진 이곳에선 지금도 천일제염이 활발하다.한때 엄청난 소금 생산으로 비금도를 ‘돈이 날아다닌다’(飛金島)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비금도 나들이는 수대리 선착장부터 시작된다.섬 안에선 버스가 하루 4차례 운행되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택시를 이용해야 무리가 없다. 선착장에서 일명 명사십리로 불리는 원평해수욕장까지는 택시로 10분쯤 걸린다.요금은 5000원 정도.9대의 개인택시가 운행중인데,기사중 한 사람인 김광호(011-642-5166)씨를 통해 택시를 부르면 된다. 희고 고운 모래가 4㎞ 넘게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은 마냥 한가롭다.“아직 한적하네요.”란 말에 가이드를 맡은 면소무소 직원은 “피서철에도 한정된 배편 때문에 수천명 이상 오기 어렵다.”며 “그 정도론 티도 안난다.”고 말한다. 백사장 끝 갯바위는 인근 마을 할머니들 차지다.빈틈 없이 붙어 있는 굴을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도구로 쉴새없이 쪼아대느라 사람이 옆에 가도 아는 척도 안한다.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굴 알갱이를 하나씩 까서 바구니에 던지는 손놀림이 노인답지 않게 민첩하다. “이것 따다가 파실겁니까?” “아이고 어느 세월에.이게 돈이 된당가요.젓 담갔다가 서울 사는 손주새끼들 오면 줄려고 하는 게지.환장하게 좋아한당게요.” 한번 먹어보라고 두어 점을 건네줘 입에 넣으니 짭짜름하면서 고소한 것이 정말 젓 담그면 별미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금도 서남쪽 해안의 하누넘해수욕장은 원평해수욕장과 달리 작고 호젓하다.백사장 양편으로 기암절벽이 운치를 더하고,특히 백사장 위로 밀려올라왔다가 내려가는 파도가 겹겹이 물결을만드는 모습은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아름답다. 마침 일몰 시간이 겹쳤다.백사장 서편 나즈막한 절벽 너머 수평선이 붉게 흐려지는 듯하더니 온통 붉은 비단 물결이 해변을 뒤덮는다. 하누넘해수욕장은 접근로가 좁고 험한 게 흠.해변엔 민가나 숙박시설,식당도 전혀 없다.선착장에서 멀지 않지만 택시로 20분은 가야 한다. 비금도 남단에서 연도교(서남문대교)로 이어져 있는 섬이 도초도다.도초도엔 모래사장이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시목(枾木)해수욕장,부속섬인 우이도 등이 가볼 만하다. 도초면 엄목리의 시목해수욕장은 이름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듯이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고 해 ‘시목’이란 이름이 붙었다.경사가 완만해 아늑한 느낌을 주고,특히 백사장이 주변 산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 화가들이 스케치를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해변 앞엔 농간암(弄奸岩)이란 바위가 있다.운무가 낀 날엔 바위가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해수욕장 주변에 민박시설이 있고,백사장 뒤쪽으로 수려한 소나무숲이 자리잡고 있어 텐트를 치기에도 좋다.선착장에서 해수욕장까지 버스와 택시가 수시로 다닌다. 도초도에서 서남쪽으로 13㎞ 떨어진 곳에 외로이 떠 있는 작은 섬 우이도(牛耳島).소 귀처럼 오똑 솟아서인지,아니면 거센 폭풍우에도 못들은 척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 소를 닮아서인지 그 유래는 확실치 않다. 우이도는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큼지막한 모래 언덕을 가졌다.마을에서 해변을 지나 멀리 보이는 모래언덕이 얼핏 보기엔 마치 양쪽 머리만 남기고 가운데가 벗겨진 대머리를 연상케 해 영 볼품이 없다. 그러나 높이가 100여m에 이르는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광은 일품.모래언덕 아래로 펼쳐진 해안과 마을풍경이 그림 같다. 특히 도리산 서쪽을 보노라면 검은 암벽이 어지럼증이 느껴질 정도로 가파르게 서 있는데,오랜 해식작용에 의해 생긴 온갖 기이한 형상의 바위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우이도 최고봉인 상산봉에도 올라보자.성곽 같은 긴 암릉을 걷는 맛이 기막히다.정상에 서면 다도해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비금·도초도(신안)가이드 ●가는 길 목포여객선터미널(061-243-0116)에서 비금·도초도행 쾌속선이 하루 6회 출발한다.비금도 수대리 선착장까지 50분 소요.요금은 1만 4750원.우이도는 목포에서 하루 1회,도초도에서 2회 운항.목포까지는 열차가 서울역에서 하루 13회,항공기가 김포에서 5차례 각각 출발한다. ●숙박 비금도엔 원평 해수욕장 인근에 여인숙과 민박이 10여곳 있다.오란다(061-275-4620),삼거리(061-275-1251),하와이(061-275-8179) 민박 등이 방도 많고 시설도 깨끗한 편이다.해수욕장 인근에 방이 없으면 면소재지인 읍동에서 방을 구하면 된다. 도초도엔 시목해수욕장 인근에서 김연희(061-275-2254),최경애(061-275-2235)씨 등 10여곳의 민가에서 민박을 친다.민박 요금은 2만∼3만원. ●테마여행 해수욕을 포함해 비금·도초도의 절경을 고루 맛보기를 원한다면 신안군이 추천하는 다음의 테마코스대로 따라가 보자.목포항∼비금도 수대리 선착장(또는 가산항)∼신유 돌담마을∼명사십리(원평)해수욕장,서산사(전통사찰),산악도로(정상에서 다도해 조망)∼하누넘해수욕장∼서남문대교(연도교)∼도초도 시목해수욕장∼경관도로 산책.문의 신안군 문화관광과(061-240-1241),비금면사무소(061-275-5231).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식후경 비금도의 먹거리는 뭐니뭐니 해도 싱싱한 회를 비롯한 해산물.요즘은 민어회와 꽃게가 한창이다. 원평해수욕장 앞의 오란다회관(061-275-4620),면소재지에 있는 청해식당(〃-275-4617)의 음식맛이 괜찮다는 평을 듣는다. 인근 바다에서 나는 민어회는 약간 질긴 듯한 육질에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1㎏(4만원)이면 3명이 먹기에 적당하다. 오란다회관에선 약간 독특한 방식으로 꽃게비빔밥(1만 5000원)도 낸다.살아 있는 꽃게의 살을 발라내 대접에 담고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뜨거운 밥을 넣어 비벼 먹는다.한 숟갈만 넣어도 싱싱한 게살의 단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게살을 바르고 난 나머지로 매운탕을 끓여준다. 병어회도 먹을 만하다.5∼6월이 제철이지만 7월까지는 제맛을 잃지 않는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병어는 뼈가 별로 없고,그나마 연골처럼 부드러워 뼈째 썰어 먹는다.특히 적당히 지방이 낀 뱃살 부분은 그 고소한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1접시 2만∼2만5000원.민어와 병어는 당일 시세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므로 미리 알아본 뒤 선택해 먹는 게 좋다.
  • 윌리엄스자매 결승서 또 붙을까 / 윔블던테니스 女단식 4강 진출 각각 클리스터스·에냉과 격돌

    윌리엄스 자매의 결승 맞대결은 다시 이루어질까. 윔블던테니스 여자 단식 4강전은 비너스 윌리엄스-킴 클리스터스,세레나 윌리엄스-쥐스틴 에냉의 대결로 압축됐다. 톱시드의 세레나는 2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8강전에서 강력한 서비스와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에 2-1로 역전승했다.세레나는 러시아의 마지막 보루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를 2-0으로 일축하고 4강에 합류한 ‘천적’ 에냉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4주전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에냉은 윔블던마저 석권,시즌 2관왕을 노리고 있다.시즌 첫 메이저인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세레나 역시 지난 프랑스오픈 8강전에서 5연속 메이저 우승의 꿈을 좌절시킨 에냉에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어 두 선수의 대결은 사실상 결승전이 될 전망이다. 세레나의 언니 비너스와 클리스터스는 각각 린제이 대븐포트(미국)와 실비아 파리나 엘리아(이탈리아)를 각각 제치고 4강에 선착했다. 지난달 30일 일몰로 중단된 남자 단식 16강전 재경기에서는 세바스티앙 그로장(프랑스)이 ‘클레이코트의 황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3-1로 꺾고 8강행 막차를 탔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우리나라 명소 600여곳 여행 길 이책 한권이면 OK / 가이드북 ‘바다가 보이는‘

    꼼꼼한 지도 하나만 있으면 어딜 가든 안심이다.든든한 여행서 하나만 있으면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다.알찬 지역 소개서가 있으면 ‘아하∼ 여기가 그런 곳이구나∼’라며 지식을 부쩍부쩍 높일 수 있다.이 세가지가 하나의 책으로 나왔다면?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움이 넘쳐날 것이다. 고등학교 지리교사,여행전문가,여행 칼럼니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이화득씨가 쓴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차를 멈추고’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있는 그런 책이 아닐까. 필자가 같은 제목으로 낸 1991년판 여행 가이드책이 있어 2003년판이 일종의 ‘증보판’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산과 물,나무만 그대로일 정도로 강산이 순식간에 바뀌는 요즘,여행서가 단순 ‘업데이트’로 최신판이 될 수는 없는 법.이 책은 최신 정보를 가득 담고 분량도 두 배 이상 늘어 새롭게 발간됐다. ●별미집·숙박시설등 자세히 수록 경기·강원·충청 지역을 담은 ‘중부편’과 호남·영남·제주·울릉 지역을 다룬 ‘남부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권역별로 60여곳,600여개 지역 명소를 소개하고 있다. 책 곳곳에는 저자의 여행전문가다운 면모가 드러난다.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만 쓸 수 있는 도로 정보,별미집,펜션이나 민박 등의 숙박시설이 꽤나 꼼꼼하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저자가 별 세개(★★★)를 준 곳을 가보자.별 세개를 받은 곳은 매년 음력 2월에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진다는 전남 진도의 영등사리,대표적인 고적 관광도시 경북 경주 불국사·석굴암·국립경주박물관,경기 여주 남한강변의 경치 좋은 언덕에 있는 신륵사,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강원 정선 화안동굴 등 잘 알려진 명소들은 기본. 한계령 남쪽 점봉산에서 동쪽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기암괴석이 늘어선 강원 양양 주전골,아침엔 일출을 보고 저녁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한반도 육지의 최남단 전남 완도의 토말,유일하게 남아있는 민간 전통 정원인 전남 담양 소쇄원,산 정상에서 온갖 절경을 볼 수 있는 경남 남해 금산 등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까운 배경을 간직한 곳도 있다. 그러나 별 세개짜리 명소의 대부분이강원·호남·영남에 몰려 있다는 것이 ‘당일치기’로 여행을 하고픈 수도권 지역 사람들에게는 아쉽기도 할 듯하다. ●가는 길 초보운전자도 알 수있게 여행전문가가 일일이 표시한 평가만큼 눈에 띄는 것은 여행지의 지도.지역별 상세 지도에는 고속도로부터 비포장도로까지 종류별로 길을 구분해 실었다.또 ▲차량 통제 여부와 주차시설 ▲정체 지역을 피할 수 있는 샛길 ▲자칫 놓칠 수 있는 진입로 ▲위험한 교차로 등을 설명했다.갈림길간 거리,진입로에서 명소까지의 거리 등은 저자가 트립미터(구간거리계)로 일일이 잰 실제 주행거리를 표시해놓은 것이라고.초행인 사람들이나 지도를 잘 읽지 못하는 운전자도 쉽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만큼 지도는 쉽고 자세하다. ●가족여행지·데이트 명소도 소개 20년 여행 경력으로 길러진 안목으로 표시한 등급,현장 학습을 겸한 가족 여행지,환상적인 데이트 명소 등을 별도로 표시한 것은 책의 장점으로 꼽힌다.명소의 유래까지 자세히 전달받고 싶어하는 독자에게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 정도면 여행서의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아도 될 듯하다. 경험 많은 저자의 말을 빌려 주말 여행이나 휴가 여행 계획을 세워볼까.서울문화사,중부편·남부편 각권 1만 2900원. 최여경기자 kid@
  • 미시간로스쿨 ‘입시불평등’ 판결 / 美 ‘소수민족 우대’ 합헌판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대입 심사과정에서 소수민족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합헌이라는 미 대법원의 23일 결정은 개인보다는 사회 전체의 평등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진보적 시각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 백인사회에서 힘을 얻던 백인에 대한 ‘역차별’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으며 헌법상 ‘평등 보장의 조항’에 대한 미 법조계의 논란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그러나 미시간대학이 특정 소수계 지원생들에게만 20점씩의 가산점을 주던 제도는 ‘위헌’으로 판정했다. ●“다양한 사회 위해 유색 학생 우대 필요” 판결 대법원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자질있는 모든 인종과 민족에게 확연히 열려 있을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대학내 인종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민족을 우대하는 것은 평등사회 실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해석이다.그러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기준으로 특정 인종을 우대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 보장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미시간대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3명의 백인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는 ‘현실 절충형’이기도 하다.미시간대 학부가 흑인과 히스패닉,아메리칸 인디언 등에게 무조건 20점의 가산점을 준 것은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는 논리다.그러나 미국에서 이같은 제도를 도입한 대학이 많지 않아 위헌 판결을 내리더라도 큰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합헌 판정을 받은 미시간 법학대학원의 경우 소수민족이라고 똑같은 가산점을 주지는 않았다.소수계 비율이 적을 경우에만 자격을 갖춘 특정 지원생들에게 혜택을 줬다.현재 다른 대학들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갖춰 여기에 위헌판결을 낼 경우 미 전역에서 입학취소 재심청구소송이 봇물을 이룰 게 뻔하다는 현실감이 작용했다. 물론 이번 판결의 밑바탕에는 사회·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백인들의 우월적 지위가 남아 있으며 흑인 등의 소수계가 상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고등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음을 반영한다. ●추후 재소송 여지는 남아 대법원은 대학내 인종적 다양성을 이루기 위해 소수민족 우대정책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지만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는 우대정책을 ‘일몰조항(sunset provision)’으로 정해 25년마다 우대정책의 타당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25년 일몰조항이 의무적인 것은 아니며 인종의 다양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측정할지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예컨대 소수계 전체가 백인을 압도할 경우 우대정책이 존립할 근거가 있는지,각 대학이 지원생 개개인의 특성을 충분히 검토할 능력과 인원을 갖췄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입학을 위한 최저 기준으로 고등학교 성적이나 대학수능시험을 제시하지만 소수민족에 대한 우대결정은 비공개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입학이 거부된 학생들이 인종적 다양화가 이뤄졌다며 입학심사 과정의 공개와 재고를 요구할 경우 역차별 주장이나 소송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사립대에도 파장 미칠 듯 이번 판결의 효과는 주립대 등 국공립대학에만 한정된다.그러나 사립대도 ‘인종의 다양화’를 필수적으로 명시한 대법원의 결정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입학 심사과정이 대대적으로 바뀌지는 않더라도 소수민족에 대한 고등교육의 기회는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나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에 미칠 영향은 불분명하다.장기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소수민족이 늘면 그만큼 각계각층에서의 사회진출도 활발하겠지만 당장 기업이 대학입학과 같은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은 적다. 부시 대통령 역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인종문제가 미국생활의 현실이나 미국이 진정으로 ‘피부색에 연연하지 않는 사회’가 되는 날을 고대한다.”고 말해 역차별의 폐해를 두둔하는 인상을 보였다.부시 행정부는 앞서 미시간대의 두 지 우대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헌 판결은 5대4로 결정났다.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올 가을 퇴임하는 진보성향의 오코너 대법원 판사 후임에 보수적인 인물을 지명할 경우 대법원의 다수를 보수파가 차지하게 돼 소수민족 우대정책의 근간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ip@
  • [열린세상] 한 평의 땅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소작농이었던 그의 꿈은 자신의 땅을 한 평이라도 갖는 것이었다.그러나 작은 꿈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실현되지를 않았다.그러던 어느날,읍내에 사는 마음씨 착한 부자가 사람들에게 땅을 원하는 만큼 무상으로 분할해 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농부는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부자를 방문하였다.부자는 농부에게 필요한 만큼의 땅을 줄 테니 한가지 조건만 채우라고 하였다.해가 뜨기 시작한 시간부터 해가 지기 전까지 걸어서 돌아온 만큼의 땅을 모두 주겠다는 것이었다.다만 반드시 해가 지기 전까지 출발 지점에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농부는 해가 뜨자 마자 쏜살같이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한 발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발 밑의 땅이 자기의 것으로 변하고 있었다.농부는 온종일 쉬지 않고 달린 후에야 갑자기 주인의 말을 떠올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해는 어느새 서산에 걸려 있었다.농부는 급하게 발길을 돌려 출발 지점을 향해서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안타깝게도 농부는 해가 다 지고 난 다음에야 출발 지점에 도착하였지만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하였다.부자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하였다.“제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땅이면 족할 것을…” 이 이야기는 러시아에서 전해져 오는 것이라고 한다.가끔 기억이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준다.이야기 끝에 만일 그 농부라면 어떻게 처신하겠느냐고 물어보면 반응은 각양각색이다.대부분은 자신도 그 상황에서는 농부처럼 처신할 것이라고 말하였다.가난한 농부는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뜻하고,마음씨 착한 부자는 절대자를 의미한다.땅은 세상에 있는 물질을 나타내고,그 땅을 무상으로 분할해 준다는 것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일출과 일몰,출발 지점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말한다.끝없이 달리는 것은 인간의 탐욕에 끝이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태초에 절대자는 모든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상황과 물질을 만들어 주셨다.따라서 인간이 마음 속에 있는 탐욕을 절제하며 산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욕심에 사로잡혀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끝없는 욕심은 결국 인간을 파멸과 죽음으로 이끌어 갈 뿐이다. 창조주는 하늘과 땅,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따라서 하늘과 땅에는 창조주의 거룩한 흔적이 곳곳에 담겨 져 있다.우리는 창조주가 마련해 준 공간을 잠시 빌려서 쓸 따름이다.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때가 되면 우리가 사는 이 공간도 모두 다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미련없이 떠나야 한다.따라서 우리는 하늘과 땅,대자연 앞에서 늘 겸허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은 어떠한가? 땅이나 그 위에 있는 집은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다.많은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이미 갖고 있으면서도 더 많이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넓은 땅을 소유하고 넓은 집에서 살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앞을 향해서 달려나가고 있다.탐욕을 좇아 나선 사람들은출발지를 향해서 돌아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각자가 마음의 밭에서 자라는 탐욕의 잡초를 솎아낼 때 비로소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갖지 못하여 근심 걱정 속에 젖어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절대자는 “제 몸 하나 뉘일 한 평의 땅이면 족할 것을…”이라며 속삭이는 듯하다.이제 자신의 땅을 넓히고 집의 평수를 넓히는 데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각자 삶의 평수를 넓혀서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그런 삶을 통해서 자신과 이웃이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정 웅 모 서울대교수 신부 성미술 감독
  • ‘稅制공화국’/ 각종현안 세금처방 남발 정책 우선순위 뒤죽박죽

    새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 수단이 너무 ‘세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더욱이 한꺼번에 세제 개편안을 마구 쏟아내는 바람에 ‘정책적 우선순위’마저 실종돼 실효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강하게 일고 있다. 물론 정부의 고유 기능들이 민간부문쪽으로 상당부분 이양되고,금융정책 수단도 금융권의 자율기능으로 넘어간 탓도 있을 것이다.세제수단 외에는 정부에 강도높은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은 실정도 세제 개편 홍수를 부채질하고 있다.그렇다고 무턱대고 세금문제를 동원하는 ‘세제만능주의’는 오히려 독(毒)이 될 것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툭하면 세제처방 새정부 들어서 내놓은 세제정책만도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경기·투자활성화를 위한 법인세 인하,중소기업 최저한세율 인하,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 유예조치 등에서부터 부동산투기억제책까지 다양하다.변칙적인 대물림을 차단하기 위한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재산세·종합토지세 등 보유세 강화방안 등 ‘세제공화국’이라고 부를 만큼 동원가능한 세제수단이 선보이고 있다.급기야 1가구1주택이라도 양도세를 물리겠다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의욕은 앞서는데,추진은 산넘어 산 법인세 인하와 근로소득세 감면 등은 당장 올해 안에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부동산 보유세도 매년 3%포인트씩 올려 5년 동안 20%포인트를 인상하기로 하고 종토세는 10월부터,재산세는 내년 1월부터 인상분을 적용하기로 했다.하지만 법인세율은 현행 최고세율 27%에서 경쟁국 수준(20∼22%)으로 낮춘다는 복안이지만,향후 세수 확보 등을 감안하면 그리 큰 폭으로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보유세 강화도 과표현실화 차원에서 바람직하긴 하지만,지방자치단체와 행정자치부·재정경제부간의 이해관계에 얽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1가구1주택 비과세도 실거래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행정력을 투입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국회 통과 여부는 별도의 문제다. ●우선순위가 없다(?) 새 정부가 추진키로 한 세제 정책들은 부문별로 정책적 목표가 다르다.법인세 인하 등은 경쟁차원에서,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등은 글로벌스탠더드의 차원에서,1가구1주택 비과세 폐지 등은 형평성 차원에서 접근돼야 한다.그러나 이같은 각기 다른 목적의 세제정책은 동북아중심국가 건설,빈부격차 해소,지역균형발전 등의 국정과제 추진과 뒤엉켜 우선순위가 실종되고,정책적 혼선마저 초래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한 간부는 “새정부들어 효율보다는 형평에 무게를 두다 보니 세제개혁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모든 세제를 벌집쑤시듯 쑤셔만 놓을 게 아니라 실현가능성,목적성 등을 꼼꼼히 따져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흥적 발상인가,의도된 집행인가. 세제개혁과 관련된 새정부의 정책수단들은 예고없이 불쑥 튀어나온 예가 적지 않다.법인세 인하도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지난 2월27일 취임사를 하는 과정에 느닷없이 불거졌다.이후 청와대측과의 혼선이 거듭되다 추진하는 쪽으로 겨우 가닥을 잡았다.부동산 보유세 강화문제도 강남지역의 부동산투기가 극에 달하면서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에 추가된 대안 중의 하나였다. 최근 김 부총리의 1가구1주택 비과세 폐지방안도 기자간담회에서 슬그머니 공론화 필요성이 제기된 뒤 가시화됐다.당시 김 부총리는 전부터 검토해왔으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공론화한 것이라고 말했지만,비과세 폐지에 따른 실효보다는 투기심리 억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고도의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세금 만능주의 원인을 김 부총리의 개인적 색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자타가 공인하는 ‘세제통’답게 복잡한 경제정책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세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조세전문가들은 “어떤 세제정책이나 조세저항에 부닥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세제개혁의 필요성과 당연성을 납세자에게 먼저 인식시킨 뒤 우선순위를 두고 점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감세안의 경우 당장은 입에 달지만 멀리 보면 재정운용을 압박하는 등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화물차의 경유 보조금 100% 지급 등을 계기로 정치권·이익단체등이 감세를 요구하는 등 세제를 통한 무리한 경제정책이 적잖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 산자부 “25개 조세감면제도 연장”

    산업자원부는 연구 및 인력개발 설비투자 세액공제 등 일몰 조항에 의해 올해 말로 시한이 끝나는 산업 관련 25개 조세감면 제도를 모두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5일 밝혔다.그러나 조세정책의 주무 부서인 재정경제부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30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침체된 경제활력의 회복을 위해 산업 관련 25개 조세감면 제도를 가능한 한 모두 연장하도록 재경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25개 감면제도는 ▲생산성 향상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중소기업투자 세액공제 등이다.삼성전자 경기도 기흥공장과 쌍용차 평택공장의 수도권 공장 증설도 올 연말까지 가급적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산자부가 건의한 조세감면 연장 조항 25개는 올해 일몰이 돌아오는 전체 감면 조항(79개)의 32%나 된다.”면서 “산자부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다른 부처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
  • ‘테니스요정’ 쿠르니코바 비밀 결혼/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아들과

    ‘테니스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21)가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더 선(The Sun)’은 2일 “쿠르니코바가 이날 카리브해 도미니카공화국의 카사 데 캄포라는 섬에서 스페인의 팝가수 엔리케 이글레시아스(28)와 일몰에 맞춰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신문은 이들 커플의 결혼식에 엔리케의 아버지이자 톱스타인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불참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TV 시상식에서 엔리케가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파는 바람에 멀어졌다가 최근 함께 있는 모습이 여러차례 목격됐다.특히 엔리케는 지난 3월 나스닥-100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쿠르니코바의 경기를 몰래 참관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현재 열리고 있는 프랑스오픈테니스에 부상을 이유로 불참한 쿠르니코바는 지난해 엔리케의 농염한 뮤직 비디오에 출연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국제 플러스 / 이라크서 미군 피격 14명 사상

    |바그다드 AFP 연합|이라크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 지역에서 미군이 사담 페다인 민병대로 추정되는 이라크인들로부터 3차례에 걸쳐 게릴라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사망하고,11명이 부상했다고 미 중부사령부가 27일 밝혔다. 이라크인들의 게릴라 공격은 전날 일몰이 시작되기 전 바그다드 공항의 미군 캠프와 바그다드 중심지에 위치한 점령군 사령부 사이의 주요 고속도로에서 시작됐다.미 중부사령부측은 사담 페다인 민병대로 추정되는 검은색 옷을 입은 6∼7명의 이라크인들이 이날 폭발장치가 든 배낭을 던졌으며,미군도 이에 브래들리 장갑전투차량과 기관총으로 응사,2명을 사살하고 6명을 검거했다고 전했다.
  • 열대초원의 약육강식 생생히 / MBC 자연다큐 ‘세렝게티’ 후속편 ‘치타’ 25일 방영

    지난해 12월 방영되어 화제를 모은 MBC 자연 다큐멘터리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의 후속편 ‘바람의 승부사,치타’가 오는 25일 밤 11시30분 안방을 찾아간다.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자연국립공원인 탄자니아 세렝게티의 생태를 카메라에 담은 전편은 “한국 자연다큐의 새장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은 수작.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후속편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바람의…’는 순간 시속 112㎞로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하는 치타를 다뤘다.전편에 잠깐 등장했던 어미 치타와 세남매에 초점을 맞췄다.어미는 자식들이 생후 3개월이 지나 젖을 떼면 곧바로 사냥 수업을 시작한다.머지않아 홀로서기를 해야 할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어미는 혹독한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다. 초원은 약육강식의 생존법칙을 본능적으로 터득하는 곳이다.치타가족은 초식동물 누우와 토끼를 맹렬히 쫓아가지만 때로 자신들보다 강한 사자나 하이에나떼를 만나면 몸을 숨겨야 한다.화면속에 숨가쁘게 펼쳐지는 맹렬한 추격전은,열대초원을 삶터로 하루하루치열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의 일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지난 1월부터 두달 동안 탄자니아 일대를 다시 찾은 최삼규 프로듀서를 비롯한 스태프는 지난번 촬영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우기여서 수시로 쏟아지는 비때문에 촬영을 못하는 날이 허다했고,스태프 2명은 말라리아 등 풍토병으로 고생해야 했다. 무엇보다 이들을 힘들게 했던 것은 치타.최PD는 “치타가 이동이 잦아 찾기가 어려운데다 워낙 빨라 쫓아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60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해 안전은 별 문제가 없었으나 하루종일 치타를 찾아 헤매고,차량안에서만 지내는 지루한 과정이 고역이었다고 전했다. 해마다 1∼2월에 40여만 마리의 새끼가 집중적으로 태어난다는 누우의 출산 장면과 초원을 순식간에 주홍색으로 물들이는 아름다운 일출,일몰 광경 등이 감동을 선사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변산반도 내변산 산행 / 내소사 전나무 숲길 세월이 멈춰버린듯

    변산반도 하면 흔히 채석강·적벽강 등의 해안 절경,즉 외변산을 떠올리기 마련.그러나 반도 안쪽을 일주해 본 이들은 변산반도의 참매력은 내변산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변산반도 안쪽은 바다가 지척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첩첩산중.400∼500m의 봉우리들이 겹겹이 이어져 있다.내변산은 비록 장대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기품으로 찾는 이들을 포근히 감싸준다.산행의 최적기라는 5월,온통 연둣빛 세상의 내변산을 찾았다. 내변산은 내소사 및 원암,남여치,내변산 매표소를 통해 오를 수 있다.이중 내소사 매표소∼관음봉∼직소폭포∼월명암∼남여치 매표소 코스,또는 그 반대코스가 일반적이다.7.3㎞ 정도로 4시간쯤 걸린다.내변산 매표소∼내소사 코스(5.5㎞)는 비교적 짧으면서도 봉래구곡과 직소폭포 등 내변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어 가족단위 산행에 알맞다. ●7.3㎞ 등산 4시간 소요… 가족나들이 제격 내변산 매표소를 지나니 ‘등산로’ 대신 ‘탐방로’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아이들의 자연학습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오솔길 양편의 나무들에 각각 이름표를 달아놓기도 하고,일부 평탄한 곳엔 학습장을 꾸며 놓았다. 졸참나무,개옻나무,조팝나무,호랑가시나무,이팝나무,예덕나무,미선나무 등 나무 종류와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나무는 덜꿩나무.조그맣고 하얀 꽃이 모여 부챗살 모양을 이루고 있다.아직 피지 않은 것은 아이 새끼 손톱만한 꽃봉오리가 앙증맞게 매달려 있다.코를 가까이 대니 밤꽃 향기가 난다. 매표소부터 자연학습장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오솔길.이후부터 약간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길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이른바 ‘봉래구곡’(蓬萊九曲)이다.직소폭포에서부터 시작해 구절양장 꺾이고 감돌아 넓은 반석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마치 은반에 옥 구르듯 흘러 작은 소(沼)를 이루고,머무는 듯 넘나든다. 계곡의 물줄기는 자그마한 변산댐에 잠시 머무르며 산중 호수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댐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에서 보는 호수 풍광은 그야말로 운치 만점.거울처럼 맑은 수면엔 사방 연봉의 숲과 바위 하나하나가 그대로 비쳐 사람들의 넋을 뺀다. 직소폭포는 외변산의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절경.육중한 암벽단애(岩壁斷崖)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23m 아래로 떨어져 ‘실상용추’(實相龍湫)란 깊고 둥근 소를 만든다. 우렁찬 폭포 소리를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했다.직소폭포로부터 재백이고개 까지는 계단 일색.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등산로 흙이 많이 흘러 내려 돌과 나무로 단장하다 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든다. ●23m ‘직소폭포' 우렁찬 소리에 감탄 절로 재백이고개 오른쪽은 원암 매표소,왼쪽은 관음봉,내소사 방향이다.관음봉으로 방향을 틀어 30분 쯤 가니 잠시 앉아 숨을 돌리라는 듯 능선에 널따란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바위에 걸터앉으니 내소사 경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절 뒤쪽으로 멀리 개펄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바위부터 내소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위험하지는 않지만 흙길에 미끄러져 자칫 엉덩방아를 찧기 일쑤다.1∼2㎞ 거리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힘들 것 같다. 등산로는 내소사 전나무 숲길과 만난다.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100m 정도 가면 내소사 경내다.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는데,비 때문인지 경내가 생각보다 한적하다.내소사 위로는 관음봉 처마 아래로 폭포수처럼 드리운 암벽이 올려다 보인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 창건된 절.창건 당시 대소래사·소소래사로 지어졌는데,지금의 내소사는 소소래사라고 한다.나·당 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한 이후 소래사가 내소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으나 근거자료는 없다. ●내소사~일주문 전나무 700그루 “날 반기네” 내소사는 예전엔 선계사,실상사,청림사와 함께 변산의 4대 명찰로 꼽혔다고 하나 나머지는 전란통에 타버렸다고 한다.내소사에서 인상적인 건물은 인조 11년(1633년) 중건됐다는 대웅보전(보물 제291호).못은 하나도 쓰지 않고 모두 나무를 깎아 끼워맞춰 지은 건물이다. 그 앞마당엔 고려때 만들어진 3층석탑과 동종,1000년 수령의 군나무가 내소사의 고색창연함을 대변해준다. 내소사 경내에서 매표소 못미처 나오는 일주문까지는 빽빽한 전나무 숲길.80∼200년 수령의 전나무 700여그루가 600m 남짓한 길 양편으로 빈틈없이 들어서 있다.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숲길을 걸어 매표소 쪽으로 향했다.전나무의 맑은 향기가 온 몸 깊숙하게 파고든다.마치 도심 공기에 찌든 뇌가 씻겨지는 듯 시원함이 느껴진다. 부안 글·사진 임창용 기자 sdargon@ [가이드] 낙조 못보면 후회해요 ●가는 길 변산반도는 해안도로인 30번 국도만 따라가면 내·외변산 대부분의 관광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내변산 매표소를 산행기점으로 하려면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 국도∼736번 지방도 코스를 이용해야 빠르다.반면 내소사를 기점으로 하려면 줄포IC∼710번 지방도∼23번 국도∼30번 국도 코스가 좋다. ●숙박 내변산 쪽엔 숙박업소가 별로 없고 해변쪽에 많다.특급호텔이나 콘도는 없지만 깨끗하고 전망 좋은 여관이나 민박은 많다.요즘은 여름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값도 저렴한 편.새만금 인근의 변산온천 리조텔(063-582-5390),격포항 근처의 수협 바다모텔(〃-581-3102),모항 근처의 모항레저(〃-584-8867),호텔 썬비치(〃-584-8030) 등이 비교적 시설이 좋다. ●변산 낙조 변산반도를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낙조.변산 낙조는 특히 빛깔이 곱기로 유명하다.서쪽 해안 어디서나 낙조를 감상할 수 있지만 그중 변산,격포,고사포 해수욕장의 낙조가 장관이다. 특히 내변산의 월명암 뒤 낙조대에서 보는 일몰은 동해안 낙산의 일출과 견줄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이곳은 전망도 좋아 변산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224). [식후경] ‘소아새탕' 식도락가 유혹 서해안 조개중 최고로 치는 백합은 부안의 대표적 특산품.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부안 백합을 올렸다고 한다.싱싱한 백합은 회로 먹기도 하지만 백합죽이 별미다. 변산의 식당 대부분이 죽을 내지만 부안읍 동중리 부안터미널 인근의 계화식당(063-584-3075)의 백합죽이 맛있다. 흰쌀에 백합 속살을 넣어 죽을 쑨 뒤 김과 깨소금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6000원. 좀 독특한 것을 맛보려면 부안읍 대림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부림갈비’(063-583-3800)의 ‘소아새탕’을 먹어보자.소아새탕은 쇠고기와 아귀,새우(중하)에서 따온 이름.이 세가지 재료에 야채와 양념을 넣어 끓여낸다.다른 지역에서도 소아새탕을 내는 식당이 있지만 식도락가들은 부안의 소아새탕을 최고로 친다.시원하고 얼큰한 맛으로 식사와 술안주로 좋다.2만원 짜리 한 냄비면 2명이 먹기 적당하다. 회를 먹고 싶으면 격포항 앞의 격포 어촌계 수산물직판장에 가자.A·B동 2개 건물 안의 20여개의 좌판에서 자연산·양식 활어를 회로 쳐 준다.4만원만 내면 3∼4명이 자연산 우럭(1㎏) 회를 매운탕과 함께 먹을 수 있다.
  • 김미현 ‘소렌스탐 추격전’/ 오피스디포2R 2타차 공동2위 박세리도 톱10… 2연패 불씨

    ‘슈퍼 땅콩’ 김미현(사진·KTF)이 가파른 상승세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의 선두 경쟁에 불을 댕겼다.또 박세리(CJ)도 1타를 줄이면서 톱10에 진입,타이틀 방어 가능성을 되살리는 등 한국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김미현은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타자나의 엘카바예로골프장(파72·6394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오피스디포(총상금 150만달러) 2라운드를 10번홀에서 출발해 8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1개에 그쳐 4언더파를 기록했다.전날 2오버파의 부진으로 공동 30위에 그친 김미현은 일몰로 마지막 9번홀을 남긴 가운데 합계 2언더파로 헤더 보위(미국)와 공동 2위를 이뤘다.단독선두를 지킨 소렌스탐(140타)과는 불과 2타차여서 마지막 3라운드에서 선전할 경우 역전우승도 가능한 상황이다. 티샷이 자주 페어웨이를 벗어난 김미현은 그러나 17개홀 가운데 단 1개홀에서만 그린을 놓칠 정도로 정교한 아이언샷과 페어웨이 우드샷을 구사했다.또 후반에 다소 흔들렸지만 전반에는 버디 기회를 잘 살려나가며 타수를 크게 줄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10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은데 이어 13번·14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한껏 기세를 올렸고,17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퍼트를 떨구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 1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소렌스탐과의 격차를 1타차로 좁히며 보위를 3위로 밀어내고 한때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퍼팅이 다소 흔들려 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공동 2위를 허용한 뒤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틀째 선두를 지키며 시즌 첫 우승에 대한 기대를 높인 소렌스탐은 첫 7개홀 가운데 4개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이후 4개의 보기를 범해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전날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어려운 출발을 한 전년대회 챔피언 박세리는 이날 1타를 줄여 합계 이븐파 144타로 소렌스탐과의 차를 4타로 좁히면서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되살렸다.보기 1개를 범했지만 2개의 버디를 잡은 박세리의 순위는 베스 대니얼(미국)과 같은 공동 6위. 박희정(CJ)은 이날 버디 3개를 잡고 보기를 4개 범했지만 공동12위에서 공동 11위로 올라섰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盧 “기업 감당범위내 개혁”주식형 수익증권 비과세, 법인세 단계 인하 추진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개혁을 확실히 추진하되 현실과 제도 사이의 격차를 감안해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으로부터 ‘경제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정부 입장’이라는 보고를 받고 SK 문제와 관련,“노출된 불법은 방관할 수 없으나 인위적으로 일제 조사하는 방식으로 경제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개혁 원칙은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지만 급진적으로 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에서 밝힌 대로 효율적이며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기업의 투명한 경영과 각종 비효율적 규제의 완화 및 철폐,국내 및 해외 기업의 투자의욕 제고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부총리는 “앞으로 정부가 나서 재벌기업에 대해 표적수사를 하거나 몰아치기식 개혁은 하지 않고,증권집단소송제 도입 등 제도개선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시장의 감시기능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김 부총리 주재로 경제장관간담회를 갖고 증시 활성화를 위해 1년 이상 주식형 수익증권에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또 은행의 적금상품처럼 푼돈을 적립해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 적립형 펀드상품에도 세제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장기증권저축은 단기부양책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부활하지 않는 대신 주식형 수익증권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주식형 상품의 기준은 원금의 5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세법 기준(주식편입비율 50% 이상)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울러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단계적으로 법인세율을 내리되,올해 일몰기한이 도래하는 79개 비과세·감면 조항 가운데 대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연구·인력개발 설비투자에 대한 투자세액은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또 논란을 거듭해온 경유승용차에 대해서는 2005년쯤 도입하고,경차 기준도 배기량 800㏄에서 1000㏄로 높이고 고속도로 통행료 경감 등 각종 지원책도 실시하기로 했다. 곽태헌 주병철기자 tiger@
  • [시론] 위원회 혁신 해법

    최근 위원회조직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의하면 행정부내 위원회 숫자가 상당히 많을 뿐만 아니라,위원회 운영실적도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 세간의 비판과 원성을 사고 있다.일부 위원회는 중요한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해동안 아예 운영실적이 없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일부는 사후심의나 서면심의로 회의를 대체한 경우도 있고,일부는 위원들의 위상이 고위직으로 격상되어 불참률과 대리참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또 상당수 위원회는 형식적인 명분제공역할에 머문 경우도 있었다.따라서 위원회 조직정비가 당장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조직정비차원에서 위원회를 정리하곤 했다.그런데 문제는 위원회 조직정비가 거의 정기적으로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따라서 이번에는 위원회 조직정비를 추진하되 문제를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하는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각종 법률이나 대통령령 등에 의해 설치된 위원회가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고 법률이나 대통령령을 개정하고 일몰제를 도입하는 문제까지 확실한 개선방안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행정자치부의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부령 및 훈령 등에 근거하여 설치된 위원회도 그 운영실태를 종합적인 차원에서 평가하여 통폐합 등 여러 조직정비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원회정비의 핵심초점은 위원회 운영의 활성화에 맞춰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 스스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때부터 좋은 정부와 좋은 가버넌스(good governance)를 강조한 바 있는데 이러한 인식이 새로운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좋은 정부나 좋은 가버넌스의 요체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국민과의 대화와 국민참여를 중시하며 국민의 만족감과 신뢰를 제고하는 협력 관리에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이나 시민사회 등과 함께 파트너십을 발휘하며 공동생산하는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으며,이러한 정신을 위원회 운영개선의 원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위원회 운영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가칭 ‘위원회조직운영평가위원회’를 둘 것을 제안한다.자체 정비노력에 대한 신뢰가 쌓여 있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위원회 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 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이 위원회를 설치해 여기서 모든 위원회의 운영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부실한 위원회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공개하거나 부처평가나 장·차관 실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위원회 조직,인적구성(여성이나 시민사회의 참여율 등),회의개최 주기,회의내용 공개여부,위원회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정도 등 여러가지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것은 위원회조직을 관장하는 기관에서 ‘위원회종합편람’이나 ‘위원회운영종합백서’ 등을 매년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그 속에 각 위원회의 조직과 인적구성은 물론 주요 활동내역을 담아 외부평가가 용이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의 조직과 인력을 줄이자는 주장보다는 늘리자는 요구가 항상 많은 법이다.이러한 행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위원회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다.이번에야말로 위원회조직에 대한 새로운 혁신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 김 판 석
  • [발언대] 김진표부총리 ‘법인세 인하’ 설득력 없다

    어떤 사안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우리들은 외국의 사례를 자주 비교하곤 한다.그런데 여기에 큰 함정이 있다. 외국의 사례는 그 외국의 숫자만큼 다양하다.이때 자신이 주장하는 논리에 맞는 외국의 사례만 나열하면서 그 정당성을 주장할 경우 그 반대의 외국사례도 매우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현혹당하게 마련이다. 김진표 신임 부총리가 홍콩과 싱가포르에 비해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높으므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관료출신 부총리답게 ‘외국사례 비교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는 15개월 전 한나라당이 법인세율 인하를 주장할 때,재경부 차관으로서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이로써,많은 국민들이 소위 ‘잘 나가는’ 나라들 중 우리나라보다 법인세율이 높은 나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이미 알게 되었다.‘외국사례 비교법’은 정보독점을 전제로 해야 효과가 있다.이미 정보가 새어나간 이 사안에 대하여 그의 ‘외국사례비교법’은 설득력을 잃었다. 어찌됐든 한나라당 주장으로 2002년부터 법인세율이 1% 인하되었다.이로써 7500억원 정도의 세수가 감소하는데,이중 5500억원이 상위 0.3%의 대기업에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감세 혜택이 극소수 대기업에 돌아간다는 사실은 눈에 보이는 문제일 뿐이다.여기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또 있다.세금은 주어진 파이와 같다.누군가 파이의 일부를 떼어 먹으면 다른 데서 채워야 한다. 재정이 남아 돌아가지 않는 한 법인세율 인하로 인해 감소한 7500억원의 재정손실은 어디선가 메워야 한다.이에 대해 재경부는 복잡한 비과세 감면제도를 정비함으로써 재정손실을 보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일환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제88조가 일몰제로 인해 2002년 말에 폐지되었다.이 규정은 ‘연봉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분기마다 150만원 이내로 3년 이상 저축하는 경우’에 이자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즉,감세로 인한 혜택은 극소수 대기업에 돌아가고 그로 인한 구멍은 연봉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일부 메우게된 것이다. 김 부총리의 주장대로 법인세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이러한 과거의 사례가 반복될 것임은 뻔하다. 일부에서는 조세형평성에 다소 문제가 있을지라도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이는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추가이익이 생산설비에 투자되는 것은 ‘1+1=2’만큼 자명한 사실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제를 증명해주는 논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오히려 80년대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에서 알 수 있듯이 무리한 감세정책은 경기활성화의 효과 없이 재정적자만 초래할 우려마저 있다. 더구나 여러 기관에서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도 회사의 이익을 빼돌려 오너 2,3세에게 변칙적으로 증여하는 우리나라 재벌의 그간 행태에 비추어볼 때 감세로 인한 이익 역시 재벌 2,3세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 지금의 시기에 법인세 인하를 언급하는가? 일부에서는 재벌개혁으로 인해 재벌들이 겪을 고통에 대한 대가의 성격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만약 그렇다면 그러한재벌개혁은 필요 없다.서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한 재벌개혁은 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윤 종 훈 참여연대 실행위원 회계사
  • 재경부 법인세 해법 고민

    법인세를 몇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추는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사이에 혼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재경부가 조세형평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해법 찾기에 나섰다.재경부는 청와대와 재경부간 혼선을 빚는 것 처럼 비쳐진 데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대기업만 혜택을 받는 법인세 인하는 반대한다.’는 얘기를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본격 시동 재경부는 법인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할 경우 줄어들 세수를 메우기 위해 각종 비과세 또는 세금감면 상품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올해 일몰(日沒·일정 시점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소멸)이 다가오는 79개의 조세특례 조항 가운데 꼭 연장돼야 하는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거나 대폭 줄일 방침이다.상시 적용 대상인 조세특례 조항은 일몰제로 바꿔 비과세·감면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재경부는 법인세 인하의 또다른 방안으로 현재 2단계인 법인세 체계를 3단계 이상 다단계로 바꾸는 방안도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법인세율은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이 1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은 27%,1억원 이하 기업은 15%다.법인세 체계가 다단계로 바뀌면 과세표준액에 따라 차별화된 법인세를 내게 돼 기업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부총리로 거론됐던 김종인(金鍾仁) 전 청와대경제수석은 5일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법인세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면서 “법인세를 1%포인트 낮춘다고 해서 금방 투자가 촉진되지는 않는다.”며 법인세율 인하에 반대했다. ●고민스런 대목은 비과세·감면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조 3000억원으로 전체 세수(103조 9000조)의 13% 가량된다.그러나 중산·서민층 부문이 6조 8400억원,기업 부문이 4조7000억원을 각각 차지하고 있어 손댈 여지가 거의 없다.올해 일몰제를 적용받는 79개를 모두 없앤다면 5조원 가량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개인쪽은 새 정부정책의 기조로 볼 때 조정하기가 어렵고,기업쪽은 부처간 이해관계가 얽혀 정부가 최종안을 마련하더라도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고소득자의 비과세·감면 상품을 찾아내 없애야 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상품은 별로 없다.”면서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세금우대 상품은 혜택을 유지하거나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비과세 축소 또는 폐지 대상으로 지난 97년말 이전 발행된 외화채권(완전비과세)과 엔화스왑예금(과세대상에서 제외)을 거론하고 있다.자산가들 사이에 인기가 있는 상품이다.하지만 재경부는 법으로 보장된 것으로 감면혜택을 쉽게 없애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 윤선도 ‘어부사시사’ 무대 ‘보 길 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이어지는 뱃길.선창을 넘어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보길도에선 벌써 ‘봄의 반란’이라도 시작되었나? 한겨울을 나며 맵디매운 북풍에 길들여졌던 서울 나들이객의 코에,남녘 봄바람은 갓 추수한 햇벼를 찧어 지어낸 밥 맛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땅끝 선착장을 출발,넙도에 잠시 들른 배가 1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보길도 청별항.보길도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섬의 아름다움에 취하기에 앞서 고산 윤선도에 대한 부러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출사와 유배를 거듭했던 고산에게 보길도는 ‘은둔의 섬’이었다.그러나 그는 초가삼간에서 짚신을 삼기보다는 연못과 정자를 멋스럽게 꾸며놓고 사시사철 시를 읊던 풍류객이었다. 그는 스스로 ‘은인’(隱人)라고 하면서도,숨어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풍류적 삶을 즐겼다.보길도는 한국 시조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산의 ‘어부사시사’(魚夫四時詞)의 무대다. 고산의 체취는 보길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데,그중 대표적인 곳이 ‘세연정’(洗然亭)이다. 연못에 비친정자의 선명함만큼이나 세연정엔 벌써 봄빛이 완연하다.정자를 세우며 심었다는 동백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연못가에선 파란 생명들이 담수를 자양분 삼아 고개를 내밀어 방문객을 반긴다. 세연정은 주인의 풍류를 그대로 드러낸다.고산은 계류(溪流)에 보를 막아 계담(溪潭)인 세연지(洗然池)를 만들고,그 옆에 인공연못인 ‘회수담’을 조성해 물이 흘러 들게 한 다음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정자를 세웠다.그 정자가 바로 세연정이다. 고산이 ‘수석경’(水石景)이라고 이름붙였던 일곱 바위들과 고즈넉이 자리잡은 정자,동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다. 고산은 이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춤을 추게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지금의 정자는 나중에 새로 복원한 것이지만,계류를 막은 보와 물가에 쌓은 석축은 상당 부분 당시의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정자 옆의 노송도 그 굵기와 크기로 미루어 고산이 아끼던 친구였음이 분명하다. 고산의 ‘끼’는 부용리 뒷산인 안산 중턱에 지은 한 칸 정자 ‘동천석실’(洞天石室)에서도 드러난다.솔향 그윽한 산길을 15분 쯤 오르면 바위와 소나무숲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게 있는데,바로 동천석실이다. 고산은 여름철이면 이곳에 올라 마을을 굽어보며 글을 읽고 시를 읊었다.재미있는 것은 그가 마을의 집 마당에서 동천석실까지 밧줄을 매 필요한 것들을 올려보내게 했다는 사실.산 위에서 색깔이 있는 수기를 들어 색깔별로 미리 정해진 물건이나 주안상 등을 줄을 통해 올리게 했다고 한다. 발길을 돌려 보길도에서 가장 높은 격자봉(格紫峯·430m)에 올랐다.고산이 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섬의 형국과 혈맥을 파악하기 위해 올랐다는 산이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 산의 전면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 적자봉(赤紫峯)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산엔 동백과 소사,회양목,황칠,야생란,가시나무 등 난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기암괴석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정상에 서면 바로 앞에 점처럼 떠 있는 복생도와 임금왕(王) 자 모양의 자지리섬이 한눈에 들어온다.복생도는 풍란향(風蘭香)으로 유명하다.자지리섬은 바로 그 옆의 복생도 때문에 구슬옥(玉)이 되어 대대로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보길도에선 꼭 여름이 아니라도 예송리 해수욕장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길이 1㎞,폭 150m의 해변은 가무잡잡하면서도 동글동글한 자갈,이곳 주민들이 ‘깻돌’로 부르는 청와석(靑瓦石)으로 뒤덮여 있다. ‘차르르 차르르’,파도에 밀려 오르내리며 내는 소리에 누구든지 홀딱 빠져들기 마련인데,이 매혹적인 소리 때문에 ‘흑명석’(黑鳴石)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해안엔 소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잣밤나무,생달나무,광나무 등 수백년 전 섬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은 상록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상록수림은 한여름이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 준다. 보길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가이드 ●가는길 해남 땅끝 선착장이나 완도 화흥포항에서 보길도행 배를 타야 한다.1시간 정도 소요.출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땅끝(061-533-4269)이나 완도(061-555-1010) 선착장에 미리 확인해야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또 출발할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배가 묶이기 십상이므로 완도 기상대(061-552-0131)에 날씨 상황을 미리 알아보아야 낭패가 없다.배삯은 6700원.1만 5000원을 내면 승용차를 싣고 갈 수 있는데,운전자는 배삯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를 빠져나와 2번 국도와 13번 국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에 당도한다.해남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완도,81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땅끝마을로 갈 수 있다.섬에선 총 3대가 운영중인 버스(061-553-7077)나 택시(061-553-6353)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먹거리 보길도엔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을 겸한다.요즘같은 비수기엔 예약 없이도 2만원에 방을 구할 수 있다.그러나 피서철엔 예약이 필요한데,세연정 인근에서 찻집을 겸해 운영중인 ‘동천다려’(061-554-0868)가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없다.대부분의 식당이 민박과 겸하면서 음식을 내는데,5000∼7000원 정도면 생선구이와 찌개,몇 가지 반찬을 올려준다. ●가볼 만한 곳 고산의 유적과 예송리 해수욕장 이외에도 목섬과 남은사,솔섬 등이 가 볼 만하다.안산 7부 능선쯤에 자리잡은 남은사는 100여년 된 작은 암자.암자 자체보다는 그곳까지 가는 길의 갈대밭과 나무터널이 아름답다. 통리 해수욕장에 가면 하루 두차례 썰물 때마다 목섬까지 바닷길이 갈라진다.길을 따라 섬에 들어가면 부안의 채석강을 닮은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정동리 앞에 있는 솔섬은 수백년 수령의 노송 수십그루가 심어져 있는 미니섬.이곳에서 보는 일몰은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 [새정부 행정개혁 과제] ④ 위원회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방침을 밝혔다.간판만 내걸고 활동을 하지 않는 ‘식물위원회’를 비롯해 기능 중복으로 예산낭비와 비효율을 야기하는 위원회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조직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형식적인 운영 현재 정부의 각종 위원회 수는 모두 364개.이 가운데 일부 위원회는 최근 3년 동안 회의를 2번밖에 하지 않은 ‘무늬’만 위원회도 있다.자문위원회 중에는 ‘종자위원회’ ‘송아지생산안정사업 심의위원회’ ‘산림사업용 종묘가격 심의위원회’ ‘문서감축위원회’ 등 이름도 생소한 위원회들도 있다. 중앙부처 관계자들조차 “아직까지 제2 건국위원회가 살아 있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일부 위원회의 존재는 미미하다.어떤 위원회는 회의기록도 남기지 않는 무책임한 운영을 하고 있다.행자부가 나서서 운영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위원회가 많다.기능을 다하면 위원회를 자동폐기하도록 한 ‘위원회 일몰제’가 지난 98년 도입됐지만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자문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광웅(金光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위원회 운영의 중요 목적인데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내실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능중복 및 부처갈등 일부 위원회의 경우 행정적 수요보다 정치적 명분이 고려되다 보니 기존의 위원회와의 기능 중복으로 행정낭비를 부추기고 있다.고충처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고충위의 기능과 인권위의 기능이 중복되기 때문에 위원회 통합 문제가 제기됐지만 결국 인권위가 독자적으로 출범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비리 공직자와 행정기관의 부패행위 등을 다루는 부패방지위원회의 업무도 사실 검찰이나 감사원의 역할과 상충되다 보니 이들 기관간에 보이지 않게 ‘힘겨루기’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권한의 한계 법적·제도적 한계와 관계 부처의 ‘입김’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위원회를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지적이다. 공무원 인사업무와 관련,현재 기획 부문은 중앙인사위,인사집행은 행정자치부로 이원화돼 있다.그러나 법령제안권이 없는 한 인사위는 행자부의 직·간접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법령제정권이 없는 위원회가 법령을 제·개정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사권이 없는 부패방지위원회도 결국 검찰의 ‘처분’에 따라 웃고 우는 신세다.지난해 차관급 고위공직자 3명의 비리사건에 대해 검찰에 재정신청을 하고 돈을 줬다는 증인도 확보했지만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독립성 확보 및 책임강화가 관건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기구인 위원회들은 최종 인사권자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위원회 고위직 간부들 가운데 일부 낙하산 인사들까지 있어 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독립기구인 위원회의 간부들도 임기보장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실제로 중앙인사위,부방위,인권위 위원장 등은 임기가 3년으로보장돼 있음에도 정권교체와 동시에 ‘용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를 놓고 남모르게 고민 중이다. 충분한 사전 준비없이 위원들이 각종 위원회에 참석해 ‘들러리’를 서다보니 부실 정책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황윤원(黃潤元) 행정연구원장은 “위원회의 최종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 한계가 모호하다.”면서 “위원들의 책임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kdaily.com ★전문가 제언 새 정부는 향후 정부조직개편을 할 때 위원회 조직부터 정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분위기 쇄신과 공약실천 차원에서,새로운 국가과제나 역점시책의 집행을 위해,정권유지를 위한 지원세력 확보를 위해 위원회 조직을 남발해 왔다.위원회는 ‘작은정부’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장 손쉽게 조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처·청’과 같은 계층조직이 해야 할 업무를 위원회의 이름으로 위장전입시키는 것도 위원회 증설에 한몫을 했다.중앙인사위,부패방지위,공정거래위,노사정위,금감위 등은 사실상 계층조직 형태를 갖추어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 집행기구들이다. 위원회는 정부 조직개편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면피용 위원회’에서부터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노후화된 ‘식물위원회’,전관예우 차원에서 설치된 ‘명함용 위원회’,대기발령자들을 대기시키고자 만들어진 ‘정류장위원회’,전임자의 고귀한 뜻을 해치지 않기 위해 유지되는 ‘예우용 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난삽하기 이를 데 없다.학술적 분류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정부조직은 ‘위원회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지만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위원회는 늘 개혁의 뒷전에 밀려나 있었다.설립목적이 이미 달성됐거나 존립필요성이 없는 위원회,운영실적이 낮아 존치의 필요성이 없거나 현대적 조직형태인 팀제나 네트워킹 등 임시관료 체제로 대체할 수 있는 위원회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또 유사위원회들은 통합해야 한다.그러나 반드시 위원회는 불필요하다는 전제는 금물이며,소위 행정위원회 중에서도 사실상 집행업무를 하는 조직은 과감하게 계층조직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작위적인 조직축소보다는 수혜자의 편익증진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임에도 위원회와 같은 기형으로 만들지 않는 정부조직 개편의 용단이 필요하다. 황윤원 한국행정연구원장
  • 경제계반응/재계 “구조조정 지속을”새 노사문화 구축 기대

    재계는 새 대통령 당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업의 원활한 활동을 막는정부개입과 각종규제 완화를 요구했다.아울러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고비용·저효율 정치행태가 개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본무(具本茂) LG회장은 “그동안의 구조조정과 개혁은 그대로 지속하면서 동시에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성장잠재력을 한단계 높여주길 바란다.”면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을 토대로 기업과 금융,공공,노동 등 4대 부문의 구조조정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의 견인차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에 노력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법인세 인하,노동법 개정 등도 적극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창성(金昌星) 회장은 “새 정부는 우리경제를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심정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자제하고 기업경영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대폭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시장경제 원칙에 따른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구체적으로 규제일몰제 활성화,규제영향평가상시화,사후규제로 전환,법인세율 인하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재계는 이와 함께 법정퇴직금 제도 폐지,휴일·휴가제도 조정 등을 포함한노동법을 개정하고 참여와 협력의 새로운 노사문화 구축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기대했다. 최여경 김경두기자 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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