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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

    우리는 참으로 전대미문, 예측불가, 불확실성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전 바이러스에 비해 치사율은 낮지만 높은 전염성을 가진 코로나19는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이 팬데믹의 여파는 몇 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시장 전반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대개 경제 위기는 자본 축적에 위기가 생기거나, 자본의 불건전한 투자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 폭락하거나, 정부의 잘못된 재정 정책으로 부채가 상승하고 자본이 대량 유출할 때 발생하는 줄만 알았다. 그 어느 경제학 개론서도 바이러스가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전염과 확산을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이 안전한 범주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먼저 겪고 있는 한국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민들이 현명하게 협조하면서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다. 북미는 이제부터 코로나 에피데믹과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그런데 정부와 의료체계 그리고 시민들이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대처할지 벌써부터 우려가 크다. 한국은 교육기관의 개원, 개학을 연기하는 방법을 선택한 반면 이미 1월부터 봄학기를 시작한 북미의 수많은 대학들은 최근 강의실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고 있다. 3~4월에 예정돼 있는 대규모 연례 학술회의에서부터 소규모 학술발표까지 여러 사람이 모이는 학술 활동 전반 또한 취소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학생들의 교육과 학자들의 연구 활동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대학과 그 인근의 식당이, 커피숍이 일차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서비스업 전체로 확대될 것이다. 경제활동이 하나둘 멈춘다는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이 사라지고 소득이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 가장 먼저,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경제활동 사다리에서 가장 아래, 가장 취약한 지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한국에서 집단 발병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일을 쉴 수 없는 사람들, 그래서 감염이 돼 일을 쉬게 되면 동시에 수입이 없어지는 사람들, 손님이 끊겼어도 월세는 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서비스업에서 시간제, 일당 알바를 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이런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재난기본소득을 진지하게 고민해 주길 바란다. 기본소득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하에서 그리고 자동화와 같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국민 다수가 안정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기본적인 노동 소득을 얻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일을 한다고 해도 생활 보장이 안 되는 지금의 시장경제, 곧 당도할 경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고용과 소득을 분리하고 소득을 모든 시민의 기본권으로 이해하는 보편성이 강한 정책이다. 한국처럼 남녀 임금 격차가 심한 곳에서는 남녀 소득 격차 해소의 효과도 가져온다. 기본소득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연령대만 정한 후 그 범위 안에서 모든 개인에게 공적 자금으로 기본적인 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다. 경제적 취약 계층을 파악해서 선별적으로 지급하거나 고소득층의 범위를 정하고 확인해서 지급에서 제외하는 방법에 드는 시간과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소득층에 지급된 기본소득은 이후 세금 징수에서 되돌려 받으면 된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핀란드, 브라질, 인도, 케냐, 우간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역 단위의 다양한 방식이 실험된 바 있고 또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정책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청년수당 또는 농민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실험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전주시가 먼저 나서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지금과 같은 거시적 재난 상황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뿐 아니라 중앙정부가 나서서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이다.
  • 일 없고, 급식 끊기고, 월세 체납까지…코로나가 생계 위협

    일 없고, 급식 끊기고, 월세 체납까지…코로나가 생계 위협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러운 실직 상태쪽방 사는 ‘비수급 빈곤층’ 생계 위협기초생활보장 사각…월세조차 못 내 “요새 밖에 나가 일 몬해. 인력사무소에서 일 없다 카지. 오지 말라카는데 우짜노….” 대구 중구의 한 쪽방에서 올해로 7년째 살고 있는 최모(69)씨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평소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용직 일자리를 구했다. 하루 9시간 일해서 일당으로 12만~20만원을 벌었다. 그런데 대구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급증한 지난달부턴 거짓말처럼 일이 끊겼다. 통장 잔고는 없고,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어서 의지할 곳이 없다. 하지만 월세 25만원은 다달이 내야 한다. 최씨는 “앞으로 월세를 어떻게 내야 할지 막막하다. 집주인한테 ‘나중에 한꺼번에 갚겠다’고 사정사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쪽방, 고시원, 여관, 여인숙 등 ‘집 아닌 집’(비주택)에서 살고 있는 주거취약계층(비주택거주자)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비수급 빈곤층’의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박모(65)씨도 올해로 15년째 대구의 한 평(3.3㎡)짜리 쪽방에 거주하는 비수급 빈곤층이다. 월세 8만원을 내야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일을 못 하고 있다. 박씨는 “나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은 불러주는 곳도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1년 넘게 방세를 못 내고 있다. 한창 일을 할 때는 공사 현장에서 아침, 점심을 해결할 수 있어서 세 끼 모두 챙겨 먹었다. 지금은 하루 두 끼만 먹는다. 그 중 한 끼를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했다. 박씨는 집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무료급식소를 이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료급식소마저 운영이 중단됐다. 그는 “대구역에 밤 10시쯤 가면 봉사단체에서 빵과 우유를 얻어온다”면서 “그렇게라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라고 말했다. 현재 집희망 대구주거복지센터와 대구쪽방상담소가 대구에 있는 비주택거주자 800여명에게 긴급 구호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쌀과 라면, 캔에 든 반찬, 3분요리 등 즉석식품, 마스크, 세정제 등을 지급한다. 하지만 민간단체의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다. 최병우 집희망 대구주거복지센터 소장은 “대구에 사는 비주택 거주자 중 절반 가량이 비수급자”라면서 “비주택거주자 중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사이에서 이달부터 임대료 체납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소장은 “임대료 체납 문제가 앞으로 크게 나타날 것 같아서 긴급히 후원금을 모아 지원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라면서 “이 문제를 대구시와도 현재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 대구·경북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 주민의 생계 등에 필요한 지원을 추가로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국산 인기 끌자… 주방세제 섞은 소독제 중국 수출

    한국산 인기 끌자… 주방세제 섞은 소독제 중국 수출

    한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 것처럼 꾸민 무허가 손 소독제 12만개를 국내에서 만들어 이 중 일부를 중국에 수출한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및 화학제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A(44)씨 등 제조업자 2명과 무역업자 B(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15∼21일 인천에 있는 주방용 도마 제조 공장에서 이산화염소를 이용해 만든 무허가 손 소독제 9만 4000개(15억원 상당)를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생산하고 품질을 보증한 손 소독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정부 마크인 ‘정부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명칭을 무단으로 도용한 뒤 제품에 표기했다. 조사 결과 평소 무역업을 한 B씨는 중국 현지의 손 소독제 유통업자들로부터 “중국 제품은 현지 사람들이 불신한다”며 “한국 제품은 가격이 비싸도 없어서 못 파니 좀 구해 달라”는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과거 주방용품 등을 거래하며 알고 지낸 A씨에게 연락해 손 소독제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고, A씨는 소독용품 제조 업자인 C(46)씨로부터 이산화염소를 공급받아 자신이 운영하던 도마 제조 공장에서 무허가 손 소독제 12만 8000개(20억원 상당)를 만들었다. 인체에 사용하는 소독·살균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 외 제품으로 분류해 제품의 성분이나 규격뿐 아니라 제조시설도 엄격히 관리한다. 이산화염소는 세제에 사용되는 살균·표백 성분으로,인체에 직접 닿을 경우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해경은 정부 마크 도용을 도운 관련자와 중간 브로커인 중국인 등을 쫓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가출 여고생 성폭행·성매매 강요 일당 3명 실형

    법원이 가출 여고생을 협박해 성폭행하고 성매수남성들과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3명에게 징역 3년 6개월에서 8년을 각각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주영)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3)씨에게 징역 8년, B(22)씨에게 징역 2년, C(23)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친구 사이인 피고인들은 2018년 12월 중순 가출 여고생인 D양을 협박,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집한 성매수 남자들과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D양을 2∼3차례 성폭행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을 때려 다치게 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재산상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청소년인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강요·알선했으며, 강간하고 추행하기도 했다”면서 “정체성과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열악한 청소년을 경제적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고,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준 것으로 불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수출길 막힌 마스크 5억원어치 뒷거래한 일당들

    수출길 막힌 마스크 5억원어치 뒷거래한 일당들

    경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수출길이 막힌 제품을 대거 매입해 시중에 유통한 혐의(약사법 등 위반)로 A씨와 B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당국의 허가 없이 보건 마스크 수 십만개를 제조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초 중국 바이어를 통해 개별 포장 없이 100∼200개 묶음으로 된 ‘벌크(bulk)’ 제품 39만개를 5억 3000만원에 사들인 뒤 당국에 신고 없이 35만여개를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마스크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중국 수출길이 막히게 된 KF80 이상 국산 제품으로 A씨는 개당 1600원∼1700원에 사 중간 판매상 등에게 1900원∼2000원을 받고 재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는 비슷한 시기 A씨 등으로부터 산 마스크 6만개(9500만원 상당)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미포장 상태로 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지난 1월 부산에 공장을 차려두고 허가 없이 보건용 마스크 50만개(시가 2억 5000만원 상당)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코로나19로 인한 시민 불안과 혼란을 틈타 마스크를 매점매석하거나 불량 마스크를 제조·판매한 업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코로나19마저 정쟁화… ‘어우이개중’ 작태가 극성 부리는 한국 사회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코로나19마저 정쟁화… ‘어우이개중’ 작태가 극성 부리는 한국 사회

    유몽인은 1618년 집권 대북 세력의 탄핵을 받자 즉각 사표를 내고 서산(지금의 고양시 송추)에 은거해 집필에 몰두했다. 그는 1621년에서 1622년 사이 ‘장자’의 우언적 기법을 빌려 시사와 학문 인륜을 아우른 야담집 10여권을 탈고했다. 문집 80여권도 정리한 뒤 두 책의 표제를 각각 ‘어우야담’과 ‘어우집’으로 했다. ‘어우’는 ‘장자’의 ‘천지편’의 “어우이개중”(於于以蓋衆) 곧 ‘허망한 말로써 백성을 속인다’는 대목에서 따온 그의 호였다. “자공이 하루는 길을 가다가, 항아리로 물을 길어 채소밭에 주는 노인을 보고 ‘왜 두레박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노인이 물었다. ‘뉘시오.’ ‘공자의 문인입니다.’ ‘섣부른 지식으로 성인을 흉내 내며, 허황된 말로 사람들을 속이고, 홀로 현을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천하에 명성을 팔려는 사람?’” 당대의 석학 공자는 졸지에 ‘혹세무민하고 곡학아세하는 자’가 됐다. 유몽인 시절, 공자는 석학 정도가 아니라 당대 지식인이 신앙하는 성인이었다. 유몽인은 그런 성인을 능멸하는 옛말을 제 호로 삼은 것이다. 그에겐 일찍이 응문, 간재 등의 호가 있었지만 50대가 넘어서면서 묵호자(말없음을 즐기는 이)나 어우를 많이 썼고, 50대 중반부터는 어우로 통했다. 절친인 월사 이정구는 그를 ‘유어우’라 했고 남창 김현성의 행장에서도 그는 ‘유어우’로 나온다. 유몽인은 두 저작이 지식인 권력자의 거짓과 허위의식을 남김없이 까발린 ‘매월당집’(김시습 저)의 뒤를 잇기를 희망했다.(‘천덕암 법견에게 남긴 글’) 유몽인은 거짓과 위선에 질색했다. 글쓰기에서조차, 당시 숭상하던 당송의 화장기 짙은 문장은 멀리하고 ‘질박하고 거친 말’을 사용해 심중의 진실을 꾸미지 않고 드러내는 것을 모범으로 삼았다. 그는 ‘어우’를 호로 삼아 허망한 말로 세상을 속이는 것을 경계했으며 동시에 끊임없이 분열하며 거짓을 일삼는 지식인들의 작태를 조롱했다.색목을 굳이 따지자면 그는 북인. 임진왜란 중 광해군을 호종하며 자연스럽게 남명 조식의 제자들과 가까이 지냈으며 북인의 대부 정인홍을 존경했다. 그는 한 번도 ‘북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북인의 이해를 위해 신념을 팔지는 않았다. 1591년 서인의 영수 정철이 세자 책봉 문제로 궁지에 몰렸을 때 엄벌을 주장하는 당론과 달리 선처를 호소했다. 정철은 1589년 기축옥사를 통해 동인을 쑥대밭으로 만든 공적이었다. 그러나 세자 책봉 문제에 관한 한 이산해의 꾐에 넘어가 선조로부터 날벼락을 맞은 터였다. 동인은 그의 처리를 놓고 남인과 북인을 분열했다. 유몽인은 북인에 발을 담그고 남인의 온건론에 동조했다. 이후 북인은 1599년 홍여순의 대사헌 천거 문제를 놓고 대북과 소북으로 분열했다. 대북과 소북은 1608년 선조의 죽음을 전후로 왕권 승계를 놓고 생사를 건 암투를 벌였다. 정인홍, 이이첨 등 대북은 세자 광해군의 승계를 주장했고 유영경 등 집권 소북은 세 살배기 적자 영창대군의 승계를 추진했다. 유몽인은 도승지로서 선조의 유교를 있는 그대로 처리해 광해군이 승계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광해군 즉위 후 대북은 정국을 주도했고 1613년 계축옥사를 계기로 권력을 장악했다. 대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폐모살제’ 주장을 통해 일당 독재를 추구했다. 패륜 논란 속에서 대북은 육북, 골북, 중북으로 분열했다. 유몽인은 중북에 속했으나, 골북이나 육북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기자헌이나 유몽인 등 중북은 서인, 남인과 입장이 같았다. 유몽인은 일찍이 서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 우계 성혼을 존경하고 마찬가지로 동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과 삶을 흠모했다.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이 남북으로 분열한 뒤에도 두 스승에 대한 마음은 변치 않았다. 서인이었던 백사 이항복, 월사 이정구 그리고 후일 인조반정의 주역 이귀 등과도 깊은 우정을 나눴다. 그의 성장 과정은 붕당과 거리가 멀었다. 유몽인이 등과한 1589년은 기축옥사와 함께 분당, 분열, 파쟁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그는 서인의 횡포, 동인의 집권과 분열, 동서남북 붕당의 공리공론과 분쟁을 지켜봤다. 당리당략에 따라 세상을 속이는 짓을 지긋지긋하게 경험했다. 1604년 월사 이정구가 세자책봉주청사로 명에 갈 때 준 전별사에는 이에 대한 분노가 잘 녹아 있다. “성인은 붕우의 의리를 오륜에 나란히 놓았다. 조정에서 사론(士論)이 나뉜 뒤부터 봉우의 의리를 평생 지키는 일이 어려워졌다. 벗 사귀는 도리는 하나인데 어찌하여 둘로 나뉘고, 둘도 불행한데 어찌하여 넷이 되고 다섯이 되었는가? 하나인 도리가 넷, 다섯으로 나뉘어 줄을 세워 사당을 만드니 …한편에 들어간 사람은 각기 하나의 세력이 되어 나머지 네다섯 편과 적이 되었다.” 이렇게 다짐하기도 했다. “… 나는 혼자다. 홀로 세상 길을 가는데 어찌 한편에 붙을 수 있을까? 한편에 붙지 않으므로 네다섯이 모두 내 친구가 된다. 파벌의 차가움은 얼음을 얼릴 정도지만 나는 떨지 않을 것이며 파벌의 뜨거움은 흙을 태울 정도지만 나는 불타지 않겠다. 될 것도 없고 안 될 것도 없으니, 오직 내 마음을 따르겠다.” 이런 태도는 계축옥사 이후 집권 대북, 그중에서도 육북이 제기한 영창대군과 인목대비 폐출론 속에서 그대로 관철됐다. 그는 이이첨 등 자신이 속한 붕당 지도부에 맞섰다. 곽재우, 기자헌, 정구, 이항복, 이덕형 등 일부 강개한 지식인들과 함께한 것이었다. 결국 그는 이이첨, 허균 등의 탄핵을 받아 면직됐다. 총애하던 광해군의 부름을 받아 곧 조정으로 돌아왔지만, 해주옥사 등에서 인목대비의 신원을 요구하다가 투옥된 이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1618년 봄, 그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 인목대비가 서궁에 유폐됐을 뿐 사실상 폐서인됐을 때였다. 한성부에 써놓은 ‘백주지창’이 문제였다. 시 중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장사가 홀연히 장검을 들고 일어나니, 취중에 마땅히 노간의 머리를 베리라.” 이에 대해 “허균은 자신을 지칭하는 줄 알았고, 이이첨은 소북의 박승종을 지목했고, 박승종은 이이첨을 지목했으니, 소북 대북의 권간들이 모두 노하여 중상하는 말을 임금께 아뢰었다.”(‘광해군일기’ 중에서) 결국 정인홍, 이이첨은 “그가 원수를 잊고 역적을 비호한다. 목을 베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몽인은 ‘코흘리개의 놀잇감’이 된 벼슬을 버리고 서산으로 들어갔다. 그가 문집을 정리하고 야담을 완성한 뒤 ‘어우’라 이름한 것은 그런 까닭이었다. 어우야담에는 ‘문장가와 도학 대가들의 당파성’이란 단편이 나온다. 중국 최고의 문장가라는 한유와 소동파, 최고의 도학자라는 주자 등이 ‘상대를 배척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는 옛이야기를 상기하고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이 문묘종사를 놓고 싸우는 것을 한탄한 글이었다. 결론은 이러했다. “(두 사람의) 도학과 절의가 뛰어남에도 다투는 것은 양쪽 제자들의 재주와 지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편 ‘고변이 성행하게 된 연유’에선 “밥숟가락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큰 것을 보면 고변을 하는” 작태를 개탄했다. 고변의 주인공은 대개 글줄이나 읽고 쓰는 선비들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어우이개중’의 작태는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극성을 부린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코로나19마저 정쟁화하고 이념화하는 요즘의 작태는 어우당 시절의 극단을 재현한다. 일부 언론과 정당, 지식인 결합체는 마치 우군이라도 만난 것처럼 이 정부가 이 바이러스에 무너지도록 고사를 지냈다. 중국과의 관계 단절과 경제적 파탄을 노리기라도 하는 듯 중국인 출입금지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공포와 불신을 확산시켜 생산량의 한계로 말미암은 마스크 부족을 대란으로 만들고, 대통령 탄핵까지 운위했다. 저 홀로 의로운 척, 차선을 죽여 최악을 키워야 정의가 산다고 떠드는 자들도 있다. 온갖 고상한 말로 400년 전 대북, 소북, 골북, 육북, 탁소북, 청소북의 분열과 상잔을 재현하려 한다. ‘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천하에 명성이나 팔고’ ‘허망한 말로 세상을 속이는 자’들이 아니고 무엇일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경찰청이 1년에 두 번 배포하는 ‘중요 지명피의자’ 공개 수배 전단에는 단 20명만 이름을 올린다. 한 해에만 수천명에 달하는 범죄자 중에서도 신속한 검거가 필요한 이들이다. 살인이나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의자 외에 경제사범도 적지 않다. 피 튀기는 잔혹한 사건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다수고 금액도 수십억원대 이상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국동헌(범행 당시 33세)씨도 그중 하나다. 국씨는 2016년부터 매년 중요 지명피의자 명단에 올랐다.●납품대금 독촉하자 사라져 버린 범인 2013년 9월 인천 삼산경찰서에 이례적인 사건이 접수됐다. 한 무역회사가 “계약 대금을 주지 않았다”며 석유 수입사를 고소한 것이다. 고소인이 주장한 피해 금액은 약 16억원. 아파트 단지만 있는 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규모의 사기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사건은 그해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역회사 대표 K씨는 해외에서 석유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 ‘A오일’과 계약을 맺었다. A오일이 싱가포르산 경유를 수입해 한 유류업체에 공급한 뒤 돈을 받으면 이를 K씨 회사에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K씨 회사는 사업 다변화를 위해 유류업체 등에 석유를 공급하려고 했는데, 정부의 수출입업 허가가 떨어지지 않자 A오일을 앞세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A오일은 2011년 2월 석유 수출입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인천에 사무실을 두고 석유를 수입해 국내 정제업자와 대리점 등에 판매하는 이 회사에 국씨가 있었다. 대표(서모씨·당시 33세)가 따로 있었지만 국씨는 K씨 회사와의 계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가 실질적 대표”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되는 듯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회사가 해당 유류업체에 정상적으로 석유를 공급한 기록이 있고, 이 업체 역시 A오일에 돈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 이후 돈도, 사람도 자취를 감췄다. K씨는 당시 경찰 진술에서 “A오일 측에서 16억원가량을 받기로 했는데 몇 달간 독촉해도 돈을 주지 않았다. 국씨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 누구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씨와 대표 서씨 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조사를 시작했지만 일찌감치 잠적한 일당은 쉽게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사 사무실과 서씨의 거주지가 있던 인천은 물론 국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등 서류상 주소지를 다 뒤졌으나 아무런 실마리도 없었다. 경찰은 “잘 운영되던 회사도 갑자기 경기 악화로 부도가 나면 대금을 갚지 못해 도주하는 일이 생긴다”면서 “고소인 진술 외에는 어떤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은 같은 해 12월 무렵 기소중지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수수료도 받지 않고 A오일이 K씨 회사와 계약을 맺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 사건의 밑그림도 그리지 못한 채였다. ●세금 안 내도 법망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후 수상한 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때 국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이미 별건으로 수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혐의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알고 보니 국씨 등은 K씨에게 돈을 주지 않은 것 외에도 그간 석유를 수입해 팔면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단 한 번도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원인을 알려면 유류 사업자에게 매기는 세금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재 지방세의 하나인 자동차세는 ‘소유분’과 ‘주행분’으로 나뉘는데, 소유분은 말 그대로 차량 소유자가 내는 것이다. 주행분은 다르다. 주행분 자동차세의 납세 의무자는 정유회사 및 유류 수입자다. 휘발유, 경유, 대체유류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의 일종인데 지방세지만 지방재원으로 집행되지 않고 유가보조금 등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유류 사업자가 석유를 들여올 때 이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유예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관련법에 따라 국세인 교통세, 관세는 세관에 납부해야만 보세구역에서 물품을 반출할 수 있다. 반면 지방세인 주행분 자동차세는 통관 이후 일정 기간 납부 여유를 주고 있다. 수입업자는 수입 신고일로부터 15일 이내, 정유업자는 반출 다음달 말일까지다. 특히 과거에 주행분 자동차세는 수입 물품의 통관 항만과 관계없이 모두 특별징수의무자인 울산시로 들어갔다. 그 뒤 울산에서 지자체별로 등록된 자동차 대수에 따라 세금을 배분하는 식이다. A오일 같은 회사가 계획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면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 수 있는 구조다. A오일은 201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1년간 약 15만 배럴의 경유를 들여왔는데, 2014년 파악된 세금 체납 규모는 무려 26억원 이상이었다. 주행분 자동차세가 경유 1ℓ당 97.5원씩 부과된다는 점을 따져 보면 A오일이 수입 경유 전량에 대해 한 번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석유 수출입업 등록·취소 주체였던 산업통상자원부는 결국 2014년 3월쯤 A오일에 대한 등록을 취소했지만 관계자는 모두 사라진 뒤였다. 대표를 제외한 회사 직원은 겨우 1명이었다. ●수사해야 밝히는데 ‘꼬리’조차 안 보인다 잠적한 국씨 일당이 더 큰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 울산지법은 ‘바지회사’를 만들어 경유를 수입하고, 자신과 관계된 회사에 덤핑 가격으로 되파는 방법으로 주행분 자동차세 수십억원을 포탈한 금융기관 임원에게 징역 7년과 함께 벌금 14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오일 역시 2013년 무렵 이 임원이 책임자로 있던 다른 회사에 경유를 들여와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오일을 포함한 3개 수입사가 당시 거래에서 체납한 주행분 자동차세만 총 35억원에 이른다. 법원은 “이 임원 등 피고인들은 3개 수입사가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바지회사’를 세워 다시 같은 방식으로 조세 포탈을 공모했다”고 판시했다. 만약 국씨가 이 회사 관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거나 경유 수입 외에 판매 등에도 관여했다는 점 등이 추가로 밝혀진다면 법의 심판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씨 등이 A오일 외에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돈을 빼돌리려 했던 정황도 추가로 들여다봐야 하는 지점이다. A오일의 등기상 대표이사로 등록된 서씨와 사내이사 이모(당시 33세)씨는 2012년 서류상 A오일과 유사한 회사를 만들었다. 유류 사업자로 등록돼 있던 이 회사는 2014년 시설 기준 등 등록 요건을 지키지 못해 사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2015년에는 1년 이상 수입 실적이 없어 등록이 취소됐다. 모두 이들이 도주하기 시작한 이후다. 중요 지명피의자에 이름이 오른 국씨를 제외한 이 둘은 국세청에 신상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둘은 각각 약 8억~9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석유를 수입해 단기간에 덤핑 가격으로 유통시긴 뒤 고의로 세금을 떼먹고, 이를 숨기기 위해 폐업하고 도피하는 패턴이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은데 이들은 8년째 꼬리를 밟히지 않은 채 도주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는 현장 물증이 명백하면 이를 토대로 수사를 하지만, 사기는 사건 특성상 쌍방의 얘기를 들어야 할 때가 많다”며 “본인이 맘먹고 가명을 쓰고,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이용하면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년 국씨에 대해 통신 기록이나 출입국 기록 등을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30대 동갑내기 3명이 꾸린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허공으로 사라진 수십억원은 어디로 갔을까.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세금 한번 안 낸 석유회사… 사람도 돈도 증발한 지 8년째

    경찰청이 1년에 두 번 배포하는 ‘중요 지명피의자’ 공개 수배 전단에는 단 20명만 이름을 올린다. 한 해에만 수천명에 달하는 범죄자 중에서도 신속한 검거가 필요한 이들이다. 살인이나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의자 외에 경제사범도 적지 않다. 피 튀기는 잔혹한 사건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다수고 금액도 수십억원대 이상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국동헌(범행 당시 33세)씨도 그중 하나다. 국씨는 2016년부터 매년 중요 지명피의자 명단에 올랐다. ●납품대금 독촉하자 사라져 버린 범인 2013년 9월 인천 삼산경찰서에 이례적인 사건이 접수됐다. 한 무역회사가 “계약 대금을 주지 않았다”며 석유 수입사를 고소한 것이다. 고소인이 주장한 피해 금액은 약 16억원. 아파트 단지만 있는 조용한 동네에서 이런 규모의 사기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사건은 그해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역회사 대표 K씨는 해외에서 석유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 ‘A오일’과 계약을 맺었다. A오일이 싱가포르산 경유를 수입해 한 유류업체에 공급한 뒤 돈을 받으면 이를 K씨 회사에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K씨 회사는 사업 다변화를 위해 유류업체 등에 석유를 공급하려고 했는데, 정부의 수출입업 허가가 떨어지지 않자 A오일을 앞세워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A오일은 2011년 2월 석유 수출입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인천에 사무실을 두고 석유를 수입해 국내 정제업자와 대리점 등에 판매하는 이 회사에 국씨가 있었다. 대표(서모씨·당시 33세)가 따로 있었지만 국씨는 K씨 회사와의 계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서며 “내가 실질적 대표”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되는 듯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회사가 해당 유류업체에 정상적으로 석유를 공급한 기록이 있고, 이 업체 역시 A오일에 돈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 이후 돈도, 사람도 자취를 감췄다. K씨는 당시 경찰 진술에서 “A오일 측에서 16억원가량을 받기로 했는데 몇 달간 독촉해도 돈을 주지 않았다. 국씨를 포함한 회사 관계자 누구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씨와 대표 서씨 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조사를 시작했지만 일찌감치 잠적한 일당은 쉽게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사 사무실과 서씨의 거주지가 있던 인천은 물론 국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등 서류상 주소지를 다 뒤졌으나 아무런 실마리도 없었다. 경찰은 “잘 운영되던 회사도 갑자기 경기 악화로 부도가 나면 대금을 갚지 못해 도주하는 일이 생긴다”면서 “고소인 진술 외에는 어떤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은 같은 해 12월 무렵 기소중지 의견으로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수수료도 받지 않고 A오일이 K씨 회사와 계약을 맺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 사건의 밑그림도 그리지 못한 채였다. ●세금 안 내도 법망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후 수상한 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때 국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이미 별건으로 수배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혐의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알고 보니 국씨 등은 K씨에게 돈을 주지 않은 것 외에도 그간 석유를 수입해 팔면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단 한 번도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원인을 알려면 유류 사업자에게 매기는 세금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재 지방세의 하나인 자동차세는 ‘소유분’과 ‘주행분’으로 나뉘는데, 소유분은 말 그대로 차량 소유자가 내는 것이다. 주행분은 다르다. 주행분 자동차세의 납세 의무자는 정유회사 및 유류 수입자다. 휘발유, 경유, 대체유류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의 일종인데 지방세지만 지방재원으로 집행되지 않고 유가보조금 등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유류 사업자가 석유를 들여올 때 이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유예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관련법에 따라 국세인 교통세, 관세는 세관에 납부해야만 보세구역에서 물품을 반출할 수 있다. 반면 지방세인 주행분 자동차세는 통관 이후 일정 기간 납부 여유를 주고 있다. 수입업자는 수입 신고일로부터 15일 이내, 정유업자는 반출 다음달 말일까지다. 특히 과거에 주행분 자동차세는 수입 물품의 통관 항만과 관계없이 모두 특별징수의무자인 울산시로 들어갔다. 그 뒤 울산에서 지자체별로 등록된 자동차 대수에 따라 세금을 배분하는 식이다. A오일 같은 회사가 계획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면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 수 있는 구조다. A오일은 201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1년간 약 15만 배럴의 경유를 들여왔는데, 2014년 파악된 세금 체납 규모는 무려 26억원 이상이었다. 주행분 자동차세가 경유 1ℓ당 97.5원씩 부과된다는 점을 따져 보면 A오일이 수입 경유 전량에 대해 한 번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석유 수출입업 등록·취소 주체였던 산업통상자원부는 결국 2014년 3월쯤 A오일에 대한 등록을 취소했지만 관계자는 모두 사라진 뒤였다. 대표를 제외한 회사 직원은 겨우 1명이었다. ●수사해야 밝히는데 ‘꼬리’조차 안 보인다 잠적한 국씨 일당이 더 큰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 울산지법은 ‘바지회사’를 만들어 경유를 수입하고, 자신과 관계된 회사에 덤핑 가격으로 되파는 방법으로 주행분 자동차세 수십억원을 포탈한 금융기관 임원에게 징역 7년과 함께 벌금 14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오일 역시 2013년 무렵 이 임원이 책임자로 있던 다른 회사에 경유를 들여와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오일을 포함한 3개 수입사가 당시 거래에서 체납한 주행분 자동차세만 총 35억원에 이른다. 법원은 “이 임원 등 피고인들은 3개 수입사가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바지회사’를 세워 다시 같은 방식으로 조세 포탈을 공모했다”고 판시했다. 만약 국씨가 이 회사 관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거나 경유 수입 외에 판매 등에도 관여했다는 점 등이 추가로 밝혀진다면 법의 심판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씨 등이 A오일 외에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돈을 빼돌리려 했던 정황도 추가로 들여다봐야 하는 지점이다. A오일의 등기상 대표이사로 등록된 서씨와 사내이사 이모(당시 33세)씨는 2012년 서류상 A오일과 유사한 회사를 만들었다. 유류 사업자로 등록돼 있던 이 회사는 2014년 시설 기준 등 등록 요건을 지키지 못해 사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2015년에는 1년 이상 수입 실적이 없어 등록이 취소됐다. 모두 이들이 도주하기 시작한 이후다. 중요 지명피의자에 이름이 오른 국씨를 제외한 이 둘은 국세청에 신상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둘은 각각 약 8억~9억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석유를 수입해 단기간에 덤핑 가격으로 유통시긴 뒤 고의로 세금을 떼먹고, 이를 숨기기 위해 폐업하고 도피하는 패턴이다.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은데 이들은 8년째 꼬리를 밟히지 않은 채 도주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는 현장 물증이 명백하면 이를 토대로 수사를 하지만, 사기는 사건 특성상 쌍방의 얘기를 들어야 할 때가 많다”며 “본인이 맘먹고 가명을 쓰고,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이용하면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년 국씨에 대해 통신 기록이나 출입국 기록 등을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30대 동갑내기 3명이 꾸린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허공으로 사라진 수십억원은 어디로 갔을까.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송파, 코로나 대응 공공근로 참여자 108명 모집

    1일 6시간 근무… 일당 5만 2000원 서울 송파구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지역사회 안전망을 확대하고 경제 회복에 기여하기 위해 공공근로사업을 확대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취약지역 및 다중이용시설 방역소독, 코로나19 관련 수송 및 보건소 업무지원, 전통시장 및 상점가 지원, 참살이 실습터 운영, 치매관리사업 등 15개 사업에서 모두 108명의 공공근로 참여자를 모집한다. 이 중 80여명은 동주민센터 방역활동 및 환경정비사업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또 10여명은 비대면 장보기 수요가 늘어난 만큼 전통시장, 나들가게 등의 배송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다.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로, 1일 6시간, 주 5일 근무하면 된다. 급여는 하루 5만 2000원으로 식비 5000원이 별도 지급된다. 18세 이상의 송파구민이면 누구나 송파일자리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구는 이달 중 마감하고 참여자를 선정해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의 안전과 경제 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창고형 건물서 대마 직접 재배…다크웹 통해 수억원 챙긴 일당

    직접 재배한 대마를 인터넷 암시장인 다크웹을 통해 판매해 수억원을 챙긴 일당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호삼)는 국산 대마를 재배·판매한 박모(38)씨와 김모(39)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52)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해외에 있는 공범 1명은 지명수배를 내렸다. 박씨 일당은 2018년 가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외곽의 창고형 2층 건물에 약 99㎡ 규모의 대마 재배 시설을 갖추고 대마 197포기를 재배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박씨는 김씨와 함께 다크웹 사이트를 통해 286명에게 804차례에 걸쳐 대마 6.5㎏을 팔아 4억 37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부산경찰, 유통질서 교란 마스크 50만장 적발

    부산경찰, 유통질서 교란 마스크 50만장 적발

    경찰은 지난달 26일부터 유관부서와 합동으로 마스크 유통질서 교란 행위 단속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단속을 벌여 사재기 등으로 유통질서를 교란한 마스크 50만장을 적발,이 가운데 28만장을 정상 유통하고 불량 마스크 22만장은 압수했다. 주요 단속 사례로는 보건용 마스크 생산 후 폭리를 목적으로 창고 4곳에 마스크를 분산 보관한 제조·판매업체를 식약처와 합동으로 적발하고 보관 중인 마스크 28만장 전량을 정상 유통 조치했다. 지난 1일에는 일반 한지 마스크를 보건용 마스크인 것처럼 속인 일당을 검거하고 한지 마스크 20만장과 한지 필터 200만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마스크 부족 상황을 악용한 유통질서 교란 행위가 더 은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단속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직접 재배한 대마 판매…4억 챙긴 일당 기소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dark web)을 통해 직접 재배한 대마를 판매해 수억 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일당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로 박모씨(38)와 김모씨(39)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해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공범 한모 씨에 대해서는 기소 중지처분하고 지명수배를 내렸다. 이들이 재배한 대마는 환각 성분 함유량이 많아 중국 등 외국산보다 통상 2∼10배가량 비싸게 팔리는 품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박씨 일당은 2018년 중하순부터 2020년 2월까지 서울 외곽의 창고형 2층 건물에 약 30평 규모의 대마 재배시설을 갖추고 판매 목적으로 대마 197주를 재배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박씨는 재배한 대마를 김씨와 함께 다크웹 사이트를 통해 286명에게 804회에 걸쳐 팔아 약 4억 3천 7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크웹은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비밀 웹사이트로 IP 주소 등을 추적하기 어려워 범죄의 온상으로 여겨진다. 박씨 등이 판매하거나 소지하고 있던 11.9㎏의 대마 시가는 9억 7천 7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불법 대마 재배·유통 사범을 근절하기 위해 단속과 범죄 수익의 환수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마스크 매점매석’ 덜미 잡혀…압수품 782만장 공적 판매

    ‘마스크 매점매석’ 덜미 잡혀…압수품 782만장 공적 판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를 쌓아뒀다 비싼 값에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단속으로 확보한 마스크 782만장은 공적 판매처를 통해 유통했다. 폭리 취하려 마스크 367만장 창고에 보관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마스크 유통질서 교란 행위’ 특별단속팀을 운영해 매점매석 행위 등을 일삼은 151명(72건)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가운데 마스크 367만장을 인천공항 물류단지 내 창고에 보관한 판매업체도 있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마스크 보관창고 현장 점검과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2명을 체포해 마스크 3만장을 압수했고, 부산청 광역수사대는 인증서를 위조해 일반 한지 마스크를 기능성 마스크인 것처럼 속여 120만장을 판매한 제조업자 1명을 검거했다. 유형별로는 마스크를 창고에 쌓아둔 채 생산·판매·유통한 업자가 89명(38건), 공무원의 현장 점검을 방해한 사례가 5명(3건), 또 판매량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29명(13건), 불량 마스크 판매 등 유통질서를 어지럽힌 업자 28명(18건)이 적발됐다. 마스크 판매 사기·불량 마스크 판매도 성행 경찰은 마스크 판매 사기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와 경찰서 등 21곳을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해 24명(93건)을 붙잡았다. 주로 중고거래사이트, 맘카페, SNS 등에 ‘마스크를 대량 판매한다’고 글을 올린 뒤 돈만 받아 챙기고 잠적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스크 4만 3천장을 팔겠다고 속여 3명으로부터 총 1억 1천만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구속했으며 충남청 지수대는 식약처로부터 회수·폐기를 명령받은 불량 마스크 5만 5000장을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판매한 제조·판매업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은 “단속 과정에서 확보한 마스크는 국민에게 신속히 유통될 수 있도록 범정부 합동단속반과 공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인증 마스크 대량 유통한 일당 5명 검거

    미인증 마스크 대량 유통한 일당 5명 검거

    미인증 마스크를 대량으로 유통한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식약처 인증을 받지 않은 가짜 KF94 마스크를 시중에 판매한 A(26)씨 등 5명을 약사법 위한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브로커 B(25)씨 등 2명은 지난달 SNS 오픈 채팅방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고판다’는 글을 올리고 판매업자에게 마스크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 판매업자 3명은 서울 구로구 일대 창고에 미인증 마스크를 보관하고, 이를 KF94 마스크라고 속여 개당 2250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제조날짜와 용도 등이 표시되지는 않은 마스크를 대량 묶음으로 거래해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판매업자들이 브로커로부터 확보한 미인증 마스크를 서울 구로구 일대 창고에 보관하고 KF94 마스크라고 속여 1장당 2250원에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제조날짜와 용도 등이 표시되지는 않은 마스크를 대량으로 거래한 것이 약사법 위반이란 설명이다. 또 현장에서 마스크 2만 1000장을 압수하고 브로커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한 또 다른 업자들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수천장에서 수만장 단위로 서로 거래한 것 같다”며 “가짜 마스크를 구입해 피해를 본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북한, 박근혜 친필 편지에 “마녀의 옥중주술”

    북한, 박근혜 친필 편지에 “마녀의 옥중주술”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필 편지를 공개하자 북한은 “마녀의 옥중주술과 그 위험성”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5일 ‘마녀의 옥중주술과 그 위험성’는 제목의 글에서 미래통합당과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등 야권 일각의 통합 움직임을 두고 “감옥에 갇혀있는 마녀-박근혜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며 “독사는 쉽게 죽지 않는다더니 역시 박근혜는 감옥안에 있을지언정 위험한 마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기일도 다 못채우고 남조선정치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되여 감옥에 처박히고서도 점쟁이마냥 하늘이 무너져라고, 초불(촛불)세력이 몽땅 망하라고 저주와 악담을 퍼붓고 있을 것이며, 그를 위한 온갖 음모도 꾸미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독사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위험하다고 하였다”면서 “모든 사실들로 미루어보아 오늘은 ‘노력하면 우주가 촛불세력을 벌하고 보수재집권을 도와준다’는 광신적인 믿음에 꽉 포로되여있는듯 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처음으로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국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박 전 대통령은 “나라가 매우 어렵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총선에 본격적인 개입을 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코로나19 고통중에 국민분열의 ‘옥중정치’, 옳지 않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보수통합을 촉구하는 옥중 서신을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친필서한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하면서 “보수의 외연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거대 야당’은 미래통합당으로 추정되는데, 2016년 탄핵국면에서 분열된 보수세력의 통합을 직접 주문한 것이다. 과거 새누리당은 통합당과, 조원진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자유공화당(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의 친박신당,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컷오프된 친박 의원들로 구성된 한국경제당 창당준비위 등으로 구성됐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탄핵의 강을 건넌다’는 원칙으로 모인 통합당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이들을 배격한 ‘태극기 세력’도 달래는 것이다. 모든 재판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던 그가 옥중서신으로 현실정치에 개입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현행 소선거구제 지역구 선거는 득표율 1∼2% 차이로도 당락이 엇갈린다. 자유공화당·친박신당 등 보수당이 난립하면 지역구 선거에서 통합당 후보를 낙선시킬 수 있는 만큼 선거 프레임을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으로 1대1 구조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8대0으로 탄핵된 전직 대통령이 총선을 겨냥한 옥중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돼 헌재에서 탄핵심판을 받고, 사법부에서 심판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 참회는커녕 옥중에서 현실정치에 개입하고, 그 개입을 통합당이 수용한다면 이는 정상적인 정치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을 받는 시점에서 정치공학적인 접근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 [사설] 총선 겨냥한 국민분열의 옥중서신, 옳지 않다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을 촉구하는 옥중 서신을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쓴 서한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의 외연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지칭한 ‘거대 야당’은 보수진영의 핵심세력이 통합을 이룬 미래통합당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국면에서 분열됐던 보수세력이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과 옛 친박(친박근혜)계, 태극기 세력 등이 각자도생에 나서자 직접 통합을 주문한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과거 여당은 미래통합당과 조원진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자유공화당(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의 친박신당으로 분화돼 있고,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대거 컷오프된 친박 의원들을 모으는 한국경제당도 창당을 준비 중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탄핵의 강을 건넌다’는 원칙에 따라 모인 통합당을 배격한 ‘태극기 세력’을 달래고 통합당에 정통성을 부여한 것이다. 최근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현행 소선거구제 지역구 선거는 득표율 1∼2% 차이로도 당락이 엇갈린다. 자유한국당·친박신당 등이 지역구 선거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해도 보수표를 일부 가져간다면 통합당 후보를 낙선시키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하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보수세력의 통합에 큰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직 대통령이 그것도 국정농단 사건으로 사법부의 판단하에서 형집행을 받은 전직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개입한다는 측면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공학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시도인 만큼 옳지 않다.
  • 전광훈 목사 檢송치 “구속적부심 기각 코드재판”

    전광훈 목사 檢송치 “구속적부심 기각 코드재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4일 검찰에 넘겨졌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수갑을 찬 채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오면서 “(혐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속을 풀어 달라며 법원에 낸 구속적부심이 기각된 것에 대해서도 전 목사는 “코드 재판”이라며 반발했다. 전 목사의 지지자 30여명은 경찰서 앞에서 손을 흔들며 그를 배웅했다. 전 목사는 4·15 총선을 앞두고 광화문 집회 등에서 기독자유당과 자유통일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 등으로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로부터 고발당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 12일 전 목사를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전 목사는 광화문 집회와 지방 순회 집회 등에서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우파가 200석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기부금품법 위반 등 전 목사의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통합당 임재훈 ‘팽’… 이찬열·이언주도 위태

    통합당 임재훈 ‘팽’… 이찬열·이언주도 위태

    이언주 전략공천설 지역구도 후보 공모 경비원 등에 120만원 준 오세훈 고발 당해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법안 처리에 적극 동참했던 옛 바른미래당 출신 임재훈 의원을 공천배제(컷오프)했다. 같은 처지인 이찬열 의원도 컷오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언주 의원의 ‘전략공천설’이 돌았던 부산 중구·영도에는 후보자 추가 공고를 냈다. 공관위는 4일 임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경기 안양동안갑에 임호영 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단수추천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다른 당에서 들어오신 분들의 뜻은 높게 평가하지만 공천을 심사하는 과정은 또 다른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의원 등은 지난해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처리에 찬성했다. 임 의원이 컷오프되며 이찬열 의원도 불안한 처지가 됐다. 공관위는 안양동안갑을 포함해 수도권과 충청권 26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송한섭 전 검사(서울 양천갑),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경기 성남분당갑), 신보라 의원(경기 파주갑) 등을 우선추천했다. 현역인 이은권(대전 중구), 김진태(강원 춘천),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은 현 지역구에 단수추천을 받았고, ‘안철수계’인 김수민 의원은 충북 청주청원에 단수추천됐다. 공관위는 부산 중구·영도, 강원 원주갑, 충남 천안을 등에 후보자 추가 공고도 냈다. 중·영도는 앞서 이언주 의원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략공천 얘기를 들었다”고 밝힌 지역이다. 원주갑은 현역 김기선 의원, 천안을은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각각 공천을 신청한 곳이다. 컷오프된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이 합당한 자유공화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합당 서울 광진을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선거구민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광진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 당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설·추석마다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원 등 5명에게 5만∼10만원씩 총 12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마스크 대란’ 뚫는 지자체들의 묘책

    ‘마스크 대란’ 뚫는 지자체들의 묘책

    배려형…확진 비상 자매도시에 5000개 급배송 규제형…동시 판매로 중복 구매 ‘얌체족’ 막기 동원형…軍·지역 주민 도움 얻어 생산지원 작전지방자치단체들이 마스크 부족 현상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당정청이 마스크 수출 차단과 주말 생산 독려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부 대책만 믿고 기다리기에는 무한반복 장시간 줄서기로 인한 주민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매결연 지자체로부터 발 빠르게 마스크를 보급받거나 마스크가 고르게 공급되도록 판매방식을 규제하는 등 각종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전남 영암군은 자매도시인 서울 영등포구에 마스크 5000개를 지원했다고 4일 밝혔다. 영암군은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영등포구는 확진환자가 3명 발생하며 비상이 걸렸다. 군 관계자는 “영암도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1995년 교류를 시작한 영등포구의 급한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우체국과 농협하나로마트 등을 다니며 마스크를 중복구매하거나 공급업체 차량을 따라다니며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들이는 ‘얌체족’을 막기 위해 동시판매 전략을 마련했다. 판매처들이 같은 시간에 판매를 시작하면 한 사람이 하루에 두 번 마스크 사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는 우체국, 농협유통, 약사회에 공문을 보내 오후 2시에 판매를 시작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판매시작 시간은 우체국은 오전 11시, 농협하나로마트는 오후 2시, 약국은 자율적이다. 도 관계자는 “중복구매를 막아달라는 민원이 많아 대책을 마련했다”며 “마스크 줄서기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판매처 방역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공평분배를 위해 1인당 구매 제한 수량을 5개에서 3개로 조정해 5일부터 시행한다. 1인당 5개 구매를 감안하면 지난 3일 경남지역에 공급된 마스크 27만개는 5만 4000명에게 돌아간다. 3개로 낮추면 9만명이 구매할 수 있다. 경기 포천시는 마스크 생산량 확대를 위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생산업체에 군 인력을 투입한다. 포천시는 지난 2일 5사단과 6공여단 등 군부대와 ‘코로나19 위기극복 운영지원 협약’을 맺었다. 군 인력 지원은 하루 12명이다. 충북 괴산군 3월 한달 간 여성단체협의회 등 사회단체 회원 10명을 관내 생산업체에 파견 형태로 지원한다. 이들은 오전·오후로 나눠 하루 4시간씩 근무한다, 군은 이들에게 일당 2만원을 지급한다. 울산 울주군은 마스크 구하기 전쟁에서 불리하고 줄서기로 인한 감염 등이 우려되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인당 3개씩 마스크를 무상 지급한다. 경기 안양시는 안양교도소 및 마스크 필터 업체와 손잡고 필터가 장착된 면마스크를 오는 9일부터 당 670원애 판매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안양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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