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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액 채무탕감, 삶을 바꾸다] 치매 노모 모시며 쌓인 2000만원 빚 절반 탕감·10년 상환으로 새 삶의 빛

    [소액 채무탕감, 삶을 바꾸다] 치매 노모 모시며 쌓인 2000만원 빚 절반 탕감·10년 상환으로 새 삶의 빛

    정부가 빚에 떠밀려 벼랑 끝에 서 있는 시민들의 빚을 탕감해 주기로 했다. 1000만원 이하 빚을 10년 이상 못 갚고 있는 소액장기 채무자들이 대상이다. 저신용·저소득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이자부담 완화, 장기연체자 재기 지원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든다는 ‘포용적 금융’의 실현을 위해서다. 소액장기채무자들의 채무를 ‘완전 면제’해 준다는 내용이 처음 들어간 문재인 정부의 채무탕감 정책이 이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긍정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국민행복기금 등 과거 정부의 채무 경감 정책의 성공적 사례와 역사적 배경, 해외의 다양한 빚 탕감 정책, 정책의 우려와 제언 등을 상하 시리즈로 짚어 봤다.쉰한 살의 총각인 황성현씨의 올해 소원은 결혼도, 재산을 불리는 일도 아니다. 직장 15분 거리 요양병원에 모신 여든넷 노모를 다시 집으로 모셔오는 일이다. 노모는 중증 치매를 수년 전부터 앓고 있다. 말기암인 큰형이 치매 아버지를 모셨지만 병원비, 부모의 치료비와 생활비까지 대느라 저축은 바닥을 드러냈다. 형과 아버지는 지난해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동안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생활비·병원비를 충당했던 탓에 빚은 대형 눈덩이처럼 남았다. ●“빚 조정되니 열심히 일할 의욕 커져” 원래 황씨는 대기업 계열사 구내식당 조리사였다. 하지만 치매인 어머니를 2015년 처음 집에 모시면서부터는 정시 출근하는 직업을 가질 수가 없었다. 간간이 밤에 대리운전을 했지만 병원비도 모자랐다. 더욱이 두어 시간에 한 번씩 집을 뛰쳐나가곤 하는 어머니를 찾느라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허둥지둥대기 일쑤였다. 집을 나간 어머니는 아들에게 ‘장안대 앞’이라며 공중전화를 뚝 끊고 연락이 두절되곤 했다. 하루종일 뒤져 찾고 보면 장안대가 아닌 장안대 소개 간판이 붙은 곳이었다. 화도 못 냈다. 그 흐릿한 정신 속에서도 아들이 사준 공중전화 카드비가 아까워 1초 만에 있는 곳만 말하고 끊는다고 어머니가 설명한 탓이다. 노모 부양으로 진 카드빚 1000여만원은 이자에 연체 이자까지 합쳐져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황씨는 2016년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신 뒤 덤프트럭 운전을 시작했다. 국민행복기금를 찾아갔다. 행복기금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측은 채무 원금과 이자 등을 50%가량 면제하고, 남은 빚은 10년 분할상환하도록 했다. 그는 “수백만원을 탕감하고 나머지 빚도 분할상환이라는 도움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이었다”고 말한다. 황씨는 트럭을 몰면서 빚을 모두 청산했다. 성실하게 빚을 모두 갚자 캠코는 지난해 10월 일자리도 소개했다. 현재 그는 경기도 한 기초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청소차 운전사다. 한 달에 받는 돈은 160만원. 이 중 절반가량을 노모 병원비로 쓰고 나머지는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다만 이번 달에 기간제 계약이 종료되는 게 아쉬운 점이다. “빚 2000만원이 조정되자 열심히 일할 의욕으로 몸이 가벼워졌어요. 올해는 더 돈을 많이 벌어서 어머니를 다시 모셔오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IMF 때 180도 변한 삶… 스리잡도 부족 “어렸을 적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우리 가족의 삶은 180도 변했습니다. 점점 불어나는 빚, 집안 곳곳에 붙어 있는 빨간 차압 딱지와 함께 평생을 살아갈 것 같았죠. 하지만 4년 전 ‘이자 삭감, 원금 분할상환’이라는 소식을 접한 뒤 문득 제가 이 빚을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재욱(30·가명)씨는 2013년부터 부모의 빚을 갚고 있다. 유년기까지는 은행원이던 아버지 밑에서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부친이 은행에서 명예퇴직한 뒤 가세가 조금씩 기울었다. 정씨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낙상 사고를 당했다. 정씨는 “이후 아버지가 힘 쓰는 일을 하기 어려운 몸이 된 데다 어머니도 아버지 간호를 하느라 일에 전념할 수 없게 됐다”면서 “결국 부모님이 운영하던 과일가게가 문을 닫게 되면서 가난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은행빚 상환은커녕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쉽지 않았다. 빚은 이자가 붙어 불어났다. 정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 진학은 포기한 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면서 “오후엔 도시락집 포장 아르바이트, 저녁엔 PC방 아르바이트, 주말엔 식당 아르바이트 등 ‘스리잡’을 뛰었지만 10대 학생이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 군 제대 뒤에는 식당과 백화점 매장 등에서 일하고 새 가정까지 꾸렸지만 부모의 빚은 여전히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2013년 초 그는 지하철 광고판에서 국민행복기금 포스터를 보게 됐다. ‘이자 삭감, 원금 분할상환.’ 부모의 은행빚은 원금은 4800만원이었지만 10년 동안 7000여만원의 이자가 붙어 1억 2000만원으로 늘어난 상태였다. 국민행복기금은 채무조정 심사로 대출원금 50%를 삭감하고 이자를 통째로 감면했다. 정씨는 “한 달에 20만원씩 10년 동안 갚아야 하고 세 번 연체되면 모든 게 취소된다고 해서 이 돈부터 갚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빚을 4년 6개월여 꾸준히 갚아 이제 곧 반환점을 돈다. 정씨는 “5년만 지나면 나도 남들처럼 살 수 있다는 꿈을 꾼다”면서 “막장 드라마 같았던 내 인생이 해피엔딩 영화처럼 느껴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신불자 과거 털고 복지 상담사 된 청년 “죄송합니다. 신용불량자는 은행 계좌 개설이 어렵습니다.” 20대 직장인 박승우(29·가명)씨는 7년 전 ‘그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여자친구와 커플통장을 만들러 갔다가 면전에서 거절당했다. 박씨는 “창피함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고 회상했다. 박씨는 자신도 모르게 신용불량자가 돼 있었던 것이다. 2007년 대학에 진학한 그는 아버지의 보증으로 학자금 대출 300만원을 받았다. 2년 뒤, 입대하기 전까지 900만원을 받았다. 입대할 때 학자금 대출 상환유예신청을 해야 했는데 이를 몰랐다. “당시 은행에서 아버지가 사는 집 주소로 안내 서류를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어머니는 알코올중독자였던 아버지와 따로 나와 살던 시절이죠. 서로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은행의 안내도 모르고 입대했습니다. 한때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꼼꼼하지 못했던 제가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900만원의 등록금은 3년간 연체 이자가 불어나 원금의 두 배인 약 1800만원이 되었다. 박씨는 평일엔 학교에서 근로학생 아르바이트를, 주말이면 식당이나 술집에서 일을 하며 돈을 모았지만 월세와 생활비, 대출이자를 내기도 빠듯해 원금을 갚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2013년 11월, 국민행복기금 정책을 학생지원과에서 들었다. 심사에서 이자를 감면받았고 원금의 약 90%만 갚도록 지원을 받았다. 그때부터 매달 약 22만원씩 3년을 꼬박 갚았다. “마침내 지난해 말 모든 빚을 상환했는데, 그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죠. 여자친구가 지갑을 선물해 주며 ‘이젠 돈을 잘 모으라’고 하더라고요.” 2015년 2월 졸업한 박씨는 현재 한 지자체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업무 등을 맡고 있다. 그는 “과도한 빚을 지고 혼자서 앓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부 지원으로 본인이 안정을 찾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남북 간 회담은 좋은 것”… ‘北 강한 압박이 성사 요인’ 인식

    트럼프 “남북 간 회담은 좋은 것”… ‘北 강한 압박이 성사 요인’ 인식

    국무부도 “최대 압박작전이 효과 거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 간 고위급 회담 개최를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의 결과로 받아들였다.지난 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두어 시간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실패한 ‘전문가들’이 끼어들고 있지만, 내가 북한에 확고하고 강력하게 우리의 모든 ‘힘’을 쓸 의지를 보이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남북한 간 대화와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보들, 하지만 회담은 좋은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간 회담 가능성에 자신의 공이 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도 이를 거듭 확인하고 뒷받침하면서 ‘압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한·미)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을 지속하는 것과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미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온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양국 정상 간의 통화에서도 거듭 재확인한 것이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사람들이 기꺼이 수화기를 들고 한국에 전화를 거는 것은 우리의 최대 압박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끌고 다른 많은 나라가 일원이 된 최대의 압박작전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런 (남북 간) 전화통화가 이뤄졌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과 매우 긴밀한 대화와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대화 공세로 한·미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 “누구도 우리 두 나라 사이를 이간질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을 16년 연속으로 ‘종교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국무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2016 국제 종교자유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에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실제로 종교 활동에 대해 고문과 사형 등 가혹한 처벌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탈북자들을 인용, 북한 정부가 지난 몇 년 사이에 인가받지 않은 종교 단체들에 대한 조사와 압박, 박해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주체사상은 김씨 일가 우상화의 중요한 이념적 토대로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현실 속 삼국지] 형제 자매보다 사위가 상속순위 높아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A씨와 그의 배우자, 딸과 아들 등 일가족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참변을 당했다. A씨는 사망 당시 1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A씨의 형제자매와 사위가 A씨의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였다. A씨의 형제자매는 자신들이 3순위 상속인이고, 사위는 상속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위는 피 한 방울 섞인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법원은 사위의 손을 들어주었다. A씨의 딸이 1순위 상속인인데 민법은 사위가 딸을 대신해 재산을 상속하는 대습상속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여기는 남미] 단돈 5만원 훔치려 친구 일가족 살해한 남성

    [여기는 남미] 단돈 5만원 훔치려 친구 일가족 살해한 남성

    단돈 5만원을 훔치려 일가족을 살해한 니카라과 남자가 긴급 체포됐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일가족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자택에서 체포하고 증거물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니카라과 북부 리오블랑코에서 벌어졌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자는 새해를 앞두고 돈을 빌리기위해 친구를 찾아갔다. 남자가 친구에서 빌리려 한 돈은 1000코르도바, 우리돈 3만 4500원 정도다. 하지만 친구는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순간 화가 난 남자는 친구 집에 있던 몽둥이를 잡고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무차별 폭행에 머리를 집중적으로 맞은 친구와 부인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당시 집에는 10살 된 친구의 딸과 여자조카가 함께 있었다. 잔인한 살인현장을 목격한 아이들은 기겁하고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남자는 생존본능으로 뛰어나간 아이들을 쫓아가 뒤통수를 향해 다시 몽둥이를 휘둘렀다. 두 아이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참혹한 일가족 몰살사건은 29일 경찰에 신고됐다. 바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돈을 꾸러갔던 친구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바로 검거했다. 남자의 집에선 훔친 돈 1400코르도바(약 4만7800원)와 살해된 친구의 휴대폰, 피로 얼룩진 옷이 발견됐다. 남자가 범행 때 입은 옷이다. 한편 니카라과는 중남미에서 치안이 가장 안전한 국가로 평가된다. 인구 10만 명당 살인사건은 6건으로 사건발생률은 중남미에서 가장 낮다. 강도사건 역시 10만 명당 71.5건으로 중남미 최저 수준이다. 사진=누에보디아리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단독] 김상조 “재벌 ‘악’으로 보지 않아… 투명한 지배구조로 만들라는 것”

    [단독] 김상조 “재벌 ‘악’으로 보지 않아… 투명한 지배구조로 만들라는 것”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에게 가장 큰 기대를 한몸에 받는 기관은 단연 공정거래위원회다.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는 갑질 척결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 분야의 적폐 청산과 공정경제 확립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김상조 효과’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취임 이전만 해도 ‘재벌 저격수’이자 ‘강경한 재벌개혁론자’로 통했던 김 위원장은 2일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을 ‘실사구시파’로 규정하며 재벌개혁에 관한 한 이분법적 도그마에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나 피력했다. 그는 “나는 경직된 재벌개혁론자가 아니다. 재벌을 악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확보되고, 기업 경영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문재인 대통령과 공정위 역할에 대해 토론을 많이 하는 것으로 들었다. -지난해 3월에 대선 캠프에 합류해 문 대통령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공정위의 역할과 기업정책 방향에 대해 거의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문 대통령도 참여정부 시절의 실패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분이다. 재벌개혁을 비롯한 공정경제 과제를 후퇴 없이 실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몰아붙이는 방식은 안 된다는 생각 또한 분명하게 갖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핵심은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개혁이라고 본다. 한국 경제가 어떤 의미에선 성공의 함정에 빠져 있다. 과거 성공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면 시장구조를 경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장질서의 경쟁성을 더 강화해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공정위는 재벌개혁만 하는 곳도, 갑질 척결만 하는 곳도 아니다. 경쟁 당국으로서 경쟁을 촉진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다. →공정위원장에 취임한 지 반년이 됐다. -한마디로 부담스럽다. 국민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는데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긴장감이 크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그래도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아 다행이다. 공정위가 있는지도 모르던 많은 국민들이 공정위를 통해 국민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 →저서 ‘종횡무진 한국 경제’에서 한국 공무원들이 공공성의 담지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밖에서 본 공정위와 안에서 직접 만난 공정위는 어떻게 다른가. -20년 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정위를 계속 관찰했다. 전원회의 이끄는 걸 빼면 공정위 업무가 그렇게 생소하진 않았다. 책에서 그런 문제 제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관료조직이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공정위가 왜 국민들한테 불신받았는지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관료조직은 개혁의 주체이자 도구다. 외압이야말로 ‘불공정거래위원회’란 오명을 만든 주범이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전문성과 자율성에 근거해 내린 판단을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아 주는 게 내 역할이다. 그에 따른 결과는 위원장이 진다. →지금까지 공정위원장으로서 추진한 여러 정책 가운데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정위는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사법적 역할도 한다. 외부 압력이나 로비에서 독립된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로비스트 관련 규정은 매우 뜻깊은 실험이다. 공정위가 앞장서서 이 규정을 잘 운용해 한국판 로비스트법을 만드는 정도까지 발전하면 좋겠다. 현재 공직자 규율 시스템인 공직자윤리법과 김영란법은 너무 엄격하게 하면 과잉규제가 되고 현실을 감안하다 보면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접촉하되 투명하게 보고하는 사후 감독 장치가 바로 로비스트 관련 규정이다. 그런 장치가 작동할 때 우리 사회에서 공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재벌개혁에 대해 연말까지 기다려 보고 본격적인 재벌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재벌개혁에 대한 ‘인내심’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 -위원장 취임할 때 3년 임기에 맞춰 나름대로 로드맵을 정리해 놨다. 지금까지는 처음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준비했던 속도와 효과를 가지면서 진행하고 있다. 1년차 목표는 국민들 공감대가 충분하고 시급한 과제이지만 당장 법률을 바꿔서 하기는 어려운 것들을 우선 꼽아서 법 개정 없이 행정력을 동원해 풀도록 하자는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그 목표에 맞춰 집행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것이다. 2년차 중기 과제는,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법률적·재정적 수단이 필요한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공정위뿐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와 보조를 맞춰 추진하겠다. 예를 들어 금산분리를 보면 의결권 제한 등 공정위의 사전 규제와 통합금융감독체계 등 금융위원회의 사후 규제가 있다. 금융감독 통합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도 보면서 공정위가 담당하는 사전 규제의 속도와 방법을 판단할 것이다. 3년차 장기 과제는 당위성은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 모아지지 않은 과제를 다루는 것이다. 차근차근 제도 필요성이나 실천 방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모아 나가는 작업이 필요한 것들이다. 불필요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어떤 기업 관계자가 ‘1차 협력사한테 2, 3차 도와주라고 말하는 걸 경영 간섭이라고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질문을 꼭 해 달라고 하더라.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정부 방침은 원칙적으로 ‘부당한’ 경영 간섭을 금지하는 것이다. 상생협력 차원의 업무는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실정법상 이를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2차 이하 하위 거래 단계에 있는 하도급 업체들에 대한 거래조건 개선을 위해 대기업이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행하는 행위가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제재되지 않도록 ‘하도급 거래 공정화 지침’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기업에 1차 협력사에 대한 자신의 대금지급 기일 방식 등 대금 결제 조건을 공시토록 의무화해 2차 이하 협력사가 그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의 협상 과정에서 그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2, 3차 협력사 간의 공정거래협약 체결도 보다 적극적으로 독려하도록 협약 평가기준을 개정하려 한다. →재벌개혁 얘기가 나온 지 30년을 바라본다. 그동안 전개된 재벌개혁론의 성과와 한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스스로 생각하는 재벌개혁 성공 모델은 어떤 것인가. -그간 출자구조, 부채비율 등 외형은 개선됐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편법적 지배력 확대와 사익편취를 통한 경제력 집중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재벌개혁과 관련해 내가 어떤 이상적인 재벌개혁 모델을 상정해 놓고 개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 하는 오해를 많이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래전부터 그런 접근법이야말로 재벌개혁의 실패를 불러왔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경직된 재벌개혁론자가 아니다. 사전 규제보다는 사후 감독을 활성화해야 한다. 물론 법 위반에는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일각에선 듀폰(미국), 지멘스(독일), 피아트(이탈리아), 발렌베리(스웨덴)도 모두 ‘재벌’이라는 점에서 재벌이라는 것이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니고, 재벌 그 자체를 악(惡)으로 볼 건 아니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지적이 틀린 건 아니다. 재벌은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며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한국만 추진하는 것도 아니다. 재벌은 그 자체로 악도 아니고 선도 아니다. 나라마다 경제환경, 규제환경, 기업의 집중도 등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마련·추진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재벌은 고도성장의 주역이며,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갖추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배권한과 책임 간의 불일치 문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등에 대한 시장과 사회의 우려가 큰 것 또한 현실이다. →나라마다 자본주의 발전 과정이 상이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바람직한 지배구조 개선 방향이 있는가. -기업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 재벌개혁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대 발전 단계와 그 기업 실정에 맞는 모델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주회사 제도가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모든 재벌이 지주회사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유럽만 해도 지주회사가 아닌 곳이 많지만,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컨트롤타워가 존재하면서도 계열사의 독자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걸러지는 균형 장치가 있다. 꼭 지주회사가 아니더라도 의사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기업 경영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길 기대하는 거다. 다행히 우리나라 재벌들도 그런 필요성에 공감하고 변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과거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한 LG그룹을 지배구조 개선의 모범 사례로 꼽아 왔다. 아직도 그 생각이 유효한가. -LG의 지배구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사실이다. 그건 LG가 한국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채택했기 때문이 아니다. LG는 기업 분할을 잡음 없이 이뤘고, 그룹 전체의 의사 결정을 하는 지주회사와 각 계열사의 위상과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조화시키는 시스템을 나름대로 갖췄다는 걸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직의 전환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잡음 없이 이뤄 내는 조직 문화와 의사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노력을 평가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재벌들로선 사정이 다 제각각인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불분명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공통 사항은 여러 차례 언급했다. 불명확한 건 없다. 투명성과 책임성에 맞는 조직 구조를 스스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지 내가 방향을 정해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첫째, 공익재단이 불신받는 요소를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둘째, 무늬만 지주회사가 되면 안 된다. 브랜드 로열티까진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컨설팅 수수료를 받거나 건물 관리까지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셋째,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스스로 개선해 달라. 넷째, 금융위가 추진하는 통합금융감독체계 진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지만 금산분리 원칙을 따라 달라. 앞으로도 이런 태도는 유지할 것이다.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올 상반기 이후 공정위가 갖고 있는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다른 부처의 제도 정비와 진행 상황, 효과를 보면서 하반기에 공정위 차원에서 무엇을 할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재벌개혁 하면 금산분리와 함께 순환출자를 떠올릴 것이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신규 순환출자만 제한할 것이냐, 기존 순환출자까지 제한할 것이냐 해서 논쟁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신규만 금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시 가이드라인에 대해 반성할 게 있다는 부분은 이미 공정위가 발표를 한 바 있다. 순환출자 개선이 우리 사회와 시장의 기대만큼 안 된다고 한다면 신규만 규제한다는 예전 결정에서 더 나아가야 할지 판단도 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에선 ‘기관투자자가 기업 경영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코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비판도 많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읽어 보면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다. 그걸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채택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각 기관투자자 사정에 맞게 집행할 수 있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각각 만들어야 한다. 그건 각 기관투자자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이 다른 기관투자자와 같을 수가 없다. 재계의 오해 내지는 지나친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다고 모든 기관투자자가 획일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경영에 적절한 목소리를 내는 시스템 도입 과정이라고 이해해 달라. 대담 오일만 경제정책부장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文대통령, ‘의인’ 6명과 북한산 일출맞이… “평창 성공·한반도 평화” 페이스북에 글

    文대통령, ‘의인’ 6명과 북한산 일출맞이… “평창 성공·한반도 평화” 페이스북에 글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시민들과 함께 북한산에서 무술년(戊戌年) 첫날 일출을 맞이했다.문 대통령은 새해 첫 일정으로 최현호·박노주·박정현씨, 김지수·성준용·최태준군 등 ‘2017년을 빛낸 의인’ 6명과 함께 북한산으로 해돋이 산행을 했다. 최현호씨는 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돼 차량이 고립된 상황에서 일가족 4명을 구조했고, 박노주씨는 교통사고 차량 화재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했다. 박정현씨는 성폭행 위기의 여성을 구하다가 흉기에 복부를 찔렸다. 강원체고 수영부 소속인 김지수, 성준용, 최태준군은 차량이 가라앉는 상황에서 20m를 헤엄쳐 운전자를 구조했다. 이들은 경찰청과 소방본부 추천으로 의인에 뽑혔다. 문 대통령은 “그 사람들이 진짜 천행이다. 딱 근처에 이렇게 수영 잘하는 젊은 분들이 있어서…”라며 김군 등의 희생정신에 감사함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산행 뒤 페이스북에 “새해 일출을 보며 새로운 소망들을 품는다. 새해엔 국민이 나아진 삶으로 보답받기를,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과 한반도의 평화를, 재해·재난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소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는 각계각층 13명과 전화통화를 하고 새해 인사를 나눴다. 가장 먼저 지난달 혹한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할아버지를 집까지 모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은 전농중?1학년 엄창민·신세현군, 2학년 정호균군과의 통화에서 “장하고 대견한 일”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은퇴한 ‘국민타자’ 이승엽씨, 탄도미사일 현무2 개발 및 전력화를 주도한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미사일개발본부장, 나주시 조류인플루엔자(AI)상황실 장은영씨, 포항 지진 피해자인 대동빌라 비상대책위원장 김대명씨, 비혼모시설 입소자, 남수단 지역에서 재건지원 및 민군작전을 수행 중인 한빛부대 김창윤 병장 등과 차례로 통화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상생의 3만 달러 시대 열자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상생의 3만 달러 시대 열자

    올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시대를 연다. 지난해 2만 9561달러에서 올해 3만 2000달러 안팎이 예상된다. 2006년 2만 달러 진입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3대 정권 12년을 맴돌다 이룬 성과다.정부와 언론들의 호들갑과 달리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고 시선은 되레 차갑다. ‘헬조선’이 상징하듯 국민 삶의 질은 참으로 한심한 지경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노인빈곤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8위에 오른 빈부격차는 3만 달러 시대라는 말 자체를 부끄럽게 한다.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허리띠 졸라매는 서민들에겐 먼 나라 얘기에 불과하다. 성장절벽과 소비절벽, 가계부채 폭탄, 악화일로의 소득 양극화, 갈수록 피폐한 빈곤층의 삶, ‘부패 고리’로 얽어진 불공정 경제가 빚어낸 우리 경제의 민낯을 목도한 탓이다. 3만 달러 시대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박정희식 압축 성장’으로 요약되는 1960~70년대 우리 경제가 도약의 발판을 구축한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고질적인 정경유착이 뿌리를 내렸지만 압축개발 시대 재벌체제의 응집력과 돌파력이 한국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았다. 재벌의 성장과 함께 한국 경제 역시 동반 성장했다. 적어도 산업화 시대의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독과점과 선단식 경영 방식, 총수 일가가 전횡해 온 재벌의 성공 방정식과 이를 토대로 구축된 ‘한국주식회사’의 성공신화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1998년의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는 장기 저성장 시대로 돌입했다. 과거 재벌체제의 성장이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을 선도하는 이른바 ‘낙수효과’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굳이 수치로 표시하지 않더라도 중산층의 붕괴가 가속화됐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현실이다. 상위 1%의 배만 불려 주는 기형적 경제가 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 수순이다. 재벌체제의 성공 방정식이 이제는 한국 경제의 실패 방정식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우리는 싫든 좋든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았다. 촛불의 분노와 경고는 더이상 특정 계층의 배만 불리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성장 담론에 매몰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불공정한 기존 경제 패러다임 자체의 변혁을 촉구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의 방향으로 일자리·소득주도와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라는 3개의 화두를 던졌다. 저성장의 장기화, 소득 양극화의 심화,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공정 등 현실적 진단에 따른 경제 처방전이다. 정부의 이런 해법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적어도 시대의 흐름을 냉정하게 간파했다는 총평을 내릴 수 있다. 핵심 관건은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경제는 정치와 달리 무 자르듯 현상을 바꿀 수 없다. 역대 정권들이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며 경제정책을 펴 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실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서서 정교하고 섬세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벌과 부자를 적으로 돌리는 이분법적 사고는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한다. 재벌의 자본과 인적 자원을 공정한 경제의 틀로 끌어들여 상생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뼈아프게 복기해야 한다. 오일만 경제정책부장 oilman@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손학규 고문과 우연한 만남에 웃으며 포옹

    문재인 대통령, 손학규 고문과 우연한 만남에 웃으며 포옹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시민들과 함께 북한산을 등반하며 무술년(戊戌年)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새해 첫 일정으로 ‘2017년을 빛낸 의인’ 6명과 함께 북한산으로 향했다. 산행은 오전 6시 30분 종로구 구기동 매표소에서 시작해 오전 9시 10분까지 2시간 40분 동안 이어졌다. 함께 산에 오른 의인 6명은 경찰청과 소방본부 추천으로 선정됐다. 최현호씨는 광주 광산구 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돼 차량이 고립된 상황에서 물에 들어가 일가족 4명을 구조했고, 박노주씨는 경기 고양시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차량 화재 시 다치면서까지 차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했다. 박정현씨는 경기 성남시에서 성폭행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했고 이 과정에서 흉기에 복부를 찔렸다. 김지수·성준용·최태준군은 강원체고 수영부 학생으로 춘천에서 차량 한 대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20m를 헤엄쳐 들어가 운전자를 구조했다. 문 대통령은 의인들과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해돋이를 감상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모바위 부근에서 지지자들과 산행 중이던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을 우연히 만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 관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떡국 조찬을 함께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의인 6명과 북한산 해돋이로 새해 시작

    문재인 대통령, 의인 6명과 북한산 해돋이로 새해 시작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북한산을 등반하며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새해 첫 일정으로 최현호·박노주·박정현·김지수·성준용·최태준씨 등 ‘2017년을 빛낸 의인’ 6명과 함께 북한산으로 신년맞이 해돋이 산행을 했다. 산행은 오전 6시 30분 종로구 구기동 매표소에서 시작해 오전 9시 10분까지 2시간 40분 동안 이어졌다. 최현호씨는 광주 광산구 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돼 차량이 고립된 상황에서 물에 들어가 일가족 4명을 구조했고, 박노주씨는 경기 고양시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차량 화재 시 다치면서까지 차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했다. 박정현씨는 경기 성남시에서 성폭행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했고 이 과정에서 흉기에 복부를 찔렸다. 김지수·성준용·최태준군은 강원체고 수영부 학생으로 춘천에서 차량 한 대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20m를 헤엄쳐 들어가 운전자를 구조했다. 이들 6명은 경찰청과 소방본부 추천으로 의인으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과 의인들은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해돋이를 감상했고, 새해 인사와 더불어 기념촬영을 한 뒤 청와대 관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떡국 조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사모바위 부근에서 마침 산행 중이던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을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산행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책임자, 동남아 지역 국가 총영사, 주한미군 등 각계 인사들에게 신년 인사를 겸한 전화통화를 하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 경찰 이어 검찰도 수사 착수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 경찰 이어 검찰도 수사 착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 경찰에 이어 검찰도 수사해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최근 국세청이 넘긴, 이 회장이 차명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융계좌들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JTBC가 29일 보도했다. 국세청은 이 회장의 것으로 의심되는 차명계좌를 다수 발견했으며, 이와 관련한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취지로 이달 중순쯤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은 차명계좌의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 실소유주가 누구이며, 차명계좌를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려 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삼성그룹 차명계좌 일부를 확인하고 지난 8일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한 적이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당시 “2008년 ‘삼성 특검’ 때 밝혀지지 않았던 또 다른 차명계좌를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대기업 총수들의 자택공사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중 삼성의 또 다른 차명계좌 개설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삼성그룹 관계자에게서 해당 차명계좌를 2011년 서울지방국세청에 신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번 압수수색은 이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계좌는 삼성그룹 임원들의 명의로 돼 있지만, 사실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돈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썰매 못 고른 봅슬레이… 새해 ‘운명의 결정’

    썰매 못 고른 봅슬레이… 새해 ‘운명의 결정’

    라트비아산과 국산을 놓고 썰매 선택에 고심 중인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이 최종 결정 시기를 다음달 중순으로 미뤘다. 당초 이달 내에 평창동계올림픽에 타고 나갈 썰매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테스트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해를 넘기기로 했다.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28일 “각 썰매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해 봤는데 BTC(라트비아산 썰매)가 기록이 잘 나올 때도 있고, 현대차에서 제작한 국산 썰매가 더 좋을 때도 있었다”며 “두 썰매만 비교해 탄 것은 이틀 동안 네 차례뿐이어서 내년 1월에 추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주 정도 테스트를 통해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선 어느 썰매가 더 적합한지를 판단할 것”이라며 “올림픽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1월 10~15일에는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3차 월드컵까지만 치른 뒤 국내로 돌아온 남자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의 원윤종(32)·서영우(26)는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가량 오스트리아산, 라트비아산, 국산 썰매를 연이어 타면서 테스트 주행을 반복했다. 그 결과 오스트리아산 썰매는 네 번의 주행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일정한 기록을 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후보에서 탈락시켰다. 결국 라트비아산과 국산을 놓고 다시 비교 테스트에 나섰지만 날씨나 시간 등 서로 유사한 조건에서 비교하려다 보니 여러 번 타지 못했다. 다음달 초 추가 테스트에 나설 때는 현대차 연구원들도 나와 썰매의 미비점을 수정해 준다. ‘너무 올림픽이 임박해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감독은 “어떤 썰매든 일주일 정도만 타면 그 트랙에 적응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썰매 테스트를 하면서도 이미 많이 겪어 본 곳”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원윤종·서영우는 현재 썰매 테스트와 함께 재활 훈련도 진행 중이다.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도중 썰매가 전복돼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홈 이점이 큰 종목인 만큼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린다면 메달 경쟁이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는 내년 2월 18~19일 열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안건 99% 통과…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예스맨’

    안건 99% 통과…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예스맨’

    대주주의 전횡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와 기관투자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좀처럼 내지 않고 있다. 총수일가는 이른바 ‘알짜 계열사’의 이사직만 골라서 맡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이러한 내용의 ‘2017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올해 지정된 26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회사 1058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6개 대기업집단의 169개 상장회사에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50.6%로 지난해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해 처음 50%를 넘어서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우건설(66.7%), 두산(65.9%), 금호아시아나(60.9%) 등은 사외이사 비중이 60%를 넘었다. 반면 오씨아이(36.0%), 효성(38.2%) 등은 낮았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 지난해 4월 1일부터 1년 동안 이들 집단의 이사회 안건 4361건 중 사외이사 반대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전체의 0.39%인 17건에 불과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도 주주총회에서 반대 의견을 거의 내지 않았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162개 대기업집단 상장사 주주총회(안건 1048건)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찬성 비중이 94.2%에 달했다. 총 1030건의 의결에 참여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찬성 비중이 89.1%인 것과 비교하면 ‘예스맨’에 더 가깝다. 또 총수일가는 핵심 계열사나 일감몰아주기 대상 회사를 중심으로 이사직을 맡고 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49.0%로 비규제 대상 회사에서의 이사 등재 비율(13.7%)은 물론 전체 평균(17.3%)보다 훨씬 높았다. 주력회사에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도 45.1%로 기타 회사(2조원 미만 상장사, 비상장사)에서의 이사 등재 비율(14.7%)을 크게 웃돌았다. 소수주주 권한 강화를 위한 제도 도입은 늘어났지만 실효성은 떨어지고 있다. 집중·서면·전자 투표제 중 하나라도 도입한 상장사는 전체의 30.2%로 2011년 15.1%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집중투표제는 의결권 행사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자 찬성 비율이 높다는 점에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발행주식 총수 3% 이상인 상법상 집중투표제 청구 요건을 소수주주가 충족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태광그룹, 서둘러 지배구조 개선… 계열사 3곳 합병

    태광그룹, 서둘러 지배구조 개선… 계열사 3곳 합병

    태광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갖고 있던 여러 계열사를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오너 소유의 자회사를 사실상 없애 끊임없이 제기된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1000억원대의 개인 지분을 무상 증여한다.태광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국도서보급은 티시스에서 인적 분할되는 투자사업 부문과 또 다른 계열사 쇼핑엔티를 내년 4월 1일자로 흡수합병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이 전 회장이 지분의 51%, 아들 현준씨가 49%를 보유한 상품권 업체 한국도서보급은 앞으로 태광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재계는 한국도서보급의 합병이 마무리되는 내년 4월이면 태광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던 7개 자회사(세광패션, 메르벵, 에스티임, 동림건설, 서한물산, 티시스, 한국도서보급)가 지주사인 한국도서보급 1개 회사로 정리되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염색업체인 세광패션 지분을 태광산업에 매각했다. 이어 올해 7월 자신과 가족이 갖고 있던 55억원 상당의 와인 유통업체 메르벵 지분을 태광관광개발에 모두 무상 증여했다. 10월에는 서한물산, 동림건설, 에스티임 등 3개사가 티시스로 흡수합병됐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각 회사의 지분을 팔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동안 태광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로부터 ‘낙후된 지배구조’로 집중 비판을 받아 왔다. 계열사 중 오너 일가 소유 기업 6곳의 내부거래 비중이 50%를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도 태광의 지배구조 개선을 앞당겼다. 새 개정안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자산 10조원 이상에서 5조원 이상으로 낮아지면서 태광(자산 7조원)도 규제 대상에 새로 편입된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태광그룹 일감 몰아주기를 점검하겠다”며 ‘콕’ 찍어 거론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1000억원 상당의 티시스(사업부문) 지분 전체를 제3자에게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태광 관계자는 “내년 4월 이후엔 일감을 몰아줄 오너의 자회사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태광이 먼저 테이프를 끊으면서 삼성, 현대차,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들도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고개를 젓는다. 한 대기업 임원은 “역설적이게도 태광은 오너 일가 지분율이 워낙 높아 비교적 쉽게 정리가 가능했다”면서 “10대 재벌일수록 오너가 지분은 낮고 구조는 복잡해 태광처럼 무 자르듯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눈물바다 된 소년법정…“엄마 사랑해요” 10번 외친 사연

    눈물바다 된 소년법정…“엄마 사랑해요” 10번 외친 사연

    “어머니,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2일 부산가정법원 소년재판정에서 앳된 얼굴의 중학생 A 군이 차가운 법정 바닥에 꿇어앉아 외쳤다.사기 미수 혐의로 재판에 나온 A 군은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10번 외치며 속죄의 눈물을 흘렸다. 판사는 A 군에 이어 엄마 B 씨에게도 “A야, 사랑한다”는 말을 똑같이 10번 외치도록 했다. B 씨가 울면서 이 말을 외치자 품속에 있던 3살짜리 딸이 연신 엄마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며 “엄마, 울지마”라고 위로했다. 이 광경을 본 판사, 국선보조인, 재판 실무자, 법원 경위 등도 안타까운 마음에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판사의 허가로 일가족 3명이 얼싸안고 울자 법정 안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번 재판은 B 씨가 한 달 전 가출한 아들이 인터넷 물품 사기를 저지르려고 은행에서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만들려던 사실을 은행 측 통보로 알게 돼 법원에 ‘소년보호재판 통고제’를 신청하면서 열렸다. B 씨는 아들의 비행을 눈감아 줄 수 있었지만 아들이 더는 삐뚤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통고제를 신청했다. 소년보호재판 통고제는 비행 학생을 경찰이나 검찰 조사 없이 곧바로 법원에 알려 재판을 받도록 하는 제도로 전과자라는 낙인을 방지할 수 있다. A 군의 가출은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숨지고 10년 이상 자신을 홀로 키우던 엄마가 재혼한 뒤에 발생했다. 새 아빠의 따뜻한 보살핌에도 사춘기에 접어든 A 군은 친아버지가 없는 상실감에 힘들어했다. 결국 새 아빠와 갈등을 겪다가 가출한 A 군은 비행 직전에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잠시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생활한 A 군은 이날 법정에서 가출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엄마와 3살짜리 이부(異父) 여동생을 만났다. 여동생은 법정에서 오빠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쪼르르 달려와 안겼다. 재판을 이끈 천종호 부장판사는 “엄숙한 법정에서 천진난만한 아이의 행동에 갑자기 마음이 울컥했다”며 “관계에 문제를 겪는 가족에게 평소 잘 표현하지 않는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도록 하면 의외로 갈등이 쉽게 해소되는 경우가 많아 A 군 모자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 A 군은 6개월간 법원의 소년위탁보호위원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상담을 받는다. 연합뉴스
  • “롯데家 영화관 매점 불법 임대·딸 공짜 급여 지급만 유죄”

    “롯데家 영화관 매점 불법 임대·딸 공짜 급여 지급만 유죄”

    서미경·신유미 급여 총괄회장 지시라도 신동빈 지시·승인 없인 불가능해 ‘공범’경영 비리 의혹으로 총수 일가와 전문 경영인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던 롯데가 1심에서 혐의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인정받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해 10월 기소된 지 429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는 22일 선고 공판에서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 관련 배임 혐의와 ‘공짜 급여’를 통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공모해 한국 롯데그룹 및 계열사 근무 경력이 없는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8)씨, 그의 딸인 신유미(34)씨에게 허위로 급여를 지급해 508억여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롯데시네마 영화관 내 매점을 불법 임대해 사업권을 신영자(75)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씨 모녀에게 몰아줘 회사에 774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에게 지급된 급여 391억원에 대해 “급여책정 및 배분방식에 부적절한 점이 있을 수는 있어도 실제 그룹 차원의 경영에 관여한 신 전 부회장에게 급여를 지급한 자체를 횡령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맡은 한국 롯데와 신 전 부회장이 맡은 일본 롯데가 외형상 분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서로 자금과 기술을 공유하며 사실상 그룹 전체의 이익을 추구했고, 신 전 부회장도 한국 롯데의 현안을 보고받으며 경영에 관여했다는 판단이다. 반면 계열사에서 일하지 않은 서씨와 신씨에게 지급한 급여 117억원은 횡령이 맞다고 봤다. 다만 신 회장이 2011년 롯데건설 세무조사 이후에서야 신씨에 대한 급여 지급 사실을 알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에 대해서도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만 적용했다.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구매하는 과정에 롯데기공을 끼워 넣어 39억여원의 이익을 몰아주고,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의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을 동원하는 등 총 471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도 무죄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함께 기소된 황각규(62) 그룹 경영혁신실장과 소진세(67) 그룹 사회공헌위원장, 강현구(57) 전 롯데홈쇼핑 대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임원들 중에는 영화관 매점 배임 혐의에 연루된 채정병(67) 롯데카드 대표이사만 유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또 2006년 신 총괄회장이 서씨와 신 전 이사장에게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면서 해외 특수목적법인에 매도하는 것처럼 가장해 858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와 관련, 주로 일본에서 생활한 서씨는 세법상 ‘국내 거주자’로 볼 수 없어 증여세 납부 대상이 아니고, 신 전 이사장은 공소시효(10년)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요 혐의들이 무죄로 판단되면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던 신 회장은 2000년대 이후 이뤄진 재벌 총수에 대한 재판 가운데 가장 가벼운 형을 1심에서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영비리’ 신동빈 집행유예

    총수 일가 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받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진 이래 429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는 22일 신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35억원을 선고했지만 고령인 점이 감안돼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471억원대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과 관련한 배임 혐의도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됐다. 신 총괄회장은 배임 혐의 일부와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거액 탈세는 인정되지 않았다. 또 특경법상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무죄를, 탈세·배임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영자(72)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징역 2년을,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8)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일한 적 없는 신 전 부회장과 서씨 모녀에게 508억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롯데 3부자 재판…신격호 ‘고함’, 신동빈 ‘미소’, 신동주 ‘무표정’

    롯데 3부자 재판…신격호 ‘고함’, 신동빈 ‘미소’, 신동주 ‘무표정’

    22일 롯데 그룹의 3부자가 ‘경영 비리’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나란히 법정에 섰다.이날 1심 선고를 받은 롯데가 3부자의 모습은 모두 달랐다. 신격호(95) 총괄회장은 파란 담요를 무릎에 두르고 휠체어에 올라 법정에 나왔다. 피고인 9명 중 맨 마지막으로 신 총괄회장이 법정으로 들어오자 그와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고개를 돌려 그를 살폈다.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한 번 본 후 금방 시선을 돌렸다. 함께 기소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만 자리에서 일어나 신 총괄회장에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부가 선고문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재판 시작 5분만에 법정 밖으로 나가 1시간 20분 가량 쉰 후 다시 들어왔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부가 자신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후 아들 신 회장에 대한 주문을 읽자 강 전 사장 쪽을 향해 “나가라”는 등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질렀다. 이에 곁에 있던 변호사와 법정 경위들이 만류했고, 고개를 숙이고 선 채 선고를 듣던 강 전 사장은 난처한 표정이었다. 재판부는 선고를 모두 마친 후 신 총괄회장에 대해 “실형이 선고됐지만 사실상 구속이 어렵다. 구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는 동안 고개를 숙인 다른 피고인들과 달리 신동빈 회장은 깍지 낀 손을 책상 위에 올리고 재판장을 빤히 바라봤다. 신 회장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후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이 끝난 후에야 다른 임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웃어 보였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법원을 빠져나가면서 취재진에게 서툰 한국말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이날 법정은 1심 선고를 들으려는 롯데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도 눈에 띄었다. 일본 외신 기자들도 다수 법원을 찾아 롯데 총수일가 선고에 대한 일본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다 측 “자예드 만수르 청혼, 사실무근” 왜 안다가 안다고 했나

    안다 측 “자예드 만수르 청혼, 사실무근” 왜 안다가 안다고 했나

    가수 안다(26·본명 원민지) 측이 아랍에미리트 왕세자 조카인 자예드 만수르의 청혼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22일 오후 안다의 소속사 에스팀엔터테인먼트는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만수르 가문 청혼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안다는 만수르 가문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기사로 이번 상황을 접해서 당황스럽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한 매체는 외교소식통이 UAE 왕세제의 조카인 자예드 만수르의 방한 목적을 “안다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그가 안다에게 청혼을 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것. 앞서 지난해 1월 셰이크 만수르 일가의 일원이 안다에게 구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 바 있다. 한편 셰이크 만수르 집안은 어마어마한 재산으로 유명하다. 멘체스터 구단주이자 UAE 부총리인 셰이크 빈 자예드 알 나얀의 추정자산만 28조원으로, 집안 재산은 약 1040조원으로 추산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안다, 만수르 방한 이유로 지목..구애+청혼 사실? ‘판타스틱 몸매’

    안다, 만수르 방한 이유로 지목..구애+청혼 사실? ‘판타스틱 몸매’

    가수 안다(26·본명 원민지)가 아랍에미리트(UAE) 자예드 만수르로부터 청혼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주목받고 있다.안다는 지난 2012년 안다미로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댄스 가수다. 첫 싱글 ‘말고’를 시작으로 ‘Hypnotize’ ‘S대는 갔을텐데’ ‘Touch’ ‘Taxi’ ‘가족같은’ 등을 발매했다. 또한 드라마 ‘사임당’에서는 안나 역으로 캐스팅 돼 연기를 펼쳤으며, 모델로서도 활약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개성 넘치는 미모의 안다는 각종 화보를 통해 환상적인 몸매를 과시한 바 있다. 한편 22일 한 매체는 외교소식통이 UAE 왕세제의 조카인 자예드 만수르의 방한 목적을 “안다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그가 안다에게 청혼을 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셰이크 만수르 일가의 일원이 안다에게 구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안다 측은 이날 청혼설에 관해 “현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도움의 손길 내민 일가족 살해한 20대 노숙인

    도움의 손길 내민 일가족 살해한 20대 노숙인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가족을 잔인하게 칼로 찌른 20대 노숙인에게 대한 재판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미들랜드에 살던 트레이시 피터(47)와 트레이시 윌킨슨(50), 그리고 이들의 아들 피어스(12)는 2016년 봄 한 슈퍼마켓 앞에서 쓰러져 자고 있는 노숙인 애런 베어리(24)와 처음 만났다. 베어리를 안타깝게 여긴 윌킨슨 가족은 자주 그를 찾아가 도움을 줬다. 먹을 것과 담요 등을 챙겨주거나 집과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 해 크리스마스에는 그를 집으로 초대해 함께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이들은 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친밀하게 지냈는데, 문제는 지난 3월 발생했다. 노숙자로 지내면서 악명높은 조직원들과 손을 잡은 베어리가 윌킨슨 일가의 집을 찾아가 아내 트레이시를 17차례, 그녀의 아들 피어스는 8번 찔러 살해하는 끔찍한 일을 벌이고 도주한 것. 끔찍한 사건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아내와 아들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장에 있던 남편은 칼에 찔렸지만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고, 큰딸 리디아는 학교에 가 있는 상태여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베어리가 자신을 가족으로 대해 준 윌킨스 일가를 잔인하게 살해한 동기 중 하나는 스마트폰 요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윌킨스 가족이 베어리의 스마트폰 요금을 지불해주고 있었는데, 올 초부터 이 지원이 끊기자 분노를 이기지 못했다는 것. 평소 약물 중독 상태였다는 사실도 살해 동기 중 하나로 꼽힌다. 베어리는 지난 10월 체포됐으며, 현지시간으로 21일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34년 178일 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형이 지나치게 너그럽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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