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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일처제의 ‘허위·위선’/김원우씨 신작 「모노가미의 새얼굴」

    ◎「돈벌고 밥짓는」 부부관계의 결핍된 애정/그속에 숨겨진 것은 ‘파탄’의 연속일뿐… 음화라는 것이 있다.인화된 사진필름처럼 사물의 검은 부분과 밝은 부분을 바꿔 놓아 형상의 흑백을 반대로 보이게 만든 그림을 말한다. 작가 김원우씨의 신작장편 「모노가미의 새 얼굴」(솔간 상·하)은 바로 이런 네거티브 필름을 읽는 느낌을 준다.모노가미는 일부일처제란 뜻의 영어단어.수천년동안 인류의 독점적 혼인양태였던 그 모노가미가 최근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과 해체의 과도기를 맞고 있다며 그 변모의 앞날을 점쳐본다는 뜻이 표제에 담겨있다.그러나 작가는 모노가미의 미래에 대한 날렵한 대안을 앞세우지 않는다.그러기는커녕 고름이 끈적거릴만큼 부풀어오른 일부일처제의 부패한 단면들을 까발리기에 바쁘다.물러나고 있는 「모노가미」쪽이 오히려 소설의 전면을 차지하며 이를 이을 「새 얼굴」은 아직도 후경속에 흐릿하게 감춰져 있는 셈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70년대말 결혼한 최정완이라는 건축설계사로 95년 현재 아내 선옥과 별거에 이르기까지의 체험을 신랄한 어조로 털어놓고 있다.그에 따르면 일부일처제란 완전히 명목뿐이며 허울좋은 제도를 지탱하기 위해 무수한 허위와 위선을 필요로 한다.맞선보러 나온 처녀의 뽀얀 피부에 반해 한달반만에 초고속 결혼한 정완은 첫 월급봉투를 아내 주머니에 찔러주기도 전에 경리과 미스 구와 내연의 관계로 빠져든다.선옥은 그녀대로 형식적인 부부관계의 따분함에서 도망치듯 주부도박단에 끼여드는가 하면 줄바람 피우기를 마다 않는다.그런가하면 지방유지로 행세깨나 하던 정완의 처가는 막상 딸이 이혼당할 처지에 이르자 사위를 상대로 아파트 소유권 소송을 걸며 치사하게 나온다. 정완이 바라본 일부일처제 결혼에는 밀고당기는 힘의 관계만이 있을뿐 더이상 어떤 애정도 없다.부부는 서로에게 돈벌고 밥짓는 상대로 전락했을 뿐이며 며느리와 사위를 상대로 사돈끼리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부부는 애들때문에 마지못해 살지만 결핍된 사랑의 욕구는 서로 외간남녀를 탐하게 만든다.결국 말만 그럴 듯할뿐 일부일처제의 실속은 숨겨진 중혼제이며파탄의 연속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이야기를 김씨는 원고지 3천쪽에 이르는 긴 호흡으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달콤하고 말랑말랑한 양념을 전혀 칠줄 모르는 김씨의 고통스러운 만연체는 차를 몰고다니며 남자사냥을 하는 유한마담,재력만 있다면 여러 부인 거느리기도 흉이 안되는 지역유지 등 소비사회와 결합된 일부일처제의 쓰레기같은 풍속을 오히려 더 따갑게 드러내고 있다.우리 사회를 찍은 이같은 네거티브 필름을 현상해 사진속의 대안을 예측해보는 것은 독자의 몫인 것 같다.〈손정숙 기자〉
  • 김용준·김환기 화백 미공개작… 「근원·수화」전

    ◎「생전의 우정」 한자리서 활짝 생전 돈독한 교우관계로 화단의 화제가 됐던 두 작고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서울 환기미술관(391­7701)이 15일부터 11월17일까지 동양화가 근원 김용준과 서양화가 수화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연결해 마련하는 「근원과 수화」전이 그것.근원의 수묵 담채화 16점과 30년대 후반부터 50년대초까지 걸친 수화의 초기 미공개작을 보여주는 자리로 눈길을 끈다. 근원은 동경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귀국한뒤 동양화로 전향,문인화를 중심으로 한 동양의 정신세계를 일관되게 추구했던 작가.30년대와 40년대 작가 뿐만 아니라 뛰어난 논객으로 눈부신 할동을 벌이다 50년 9월 월북해 56년부터 67년 사망때까지 평양미술대학 조선화강좌장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수화와는 수화가 일본에서 돌아와 서울과 고향 기좌도를 오갈 무렵인 30년대 후반과 해방전 40년대 초부터 교우관계를 갖기 시작,술자리에서 자주 어울렸던 것으로 화단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42년 작품 「문방정취」,41년작 「송노석불노」 등 근원의 작품과 수화의 초기 작품외에 수화의 부인인 김향안씨가 근원의 모습을 담은 「수화소노인 가부좌상」 등 생전 수화와 근원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작품들도 소개된다.〈김성호 기자〉
  • LG의 HPL(T자형 인재를 찾아라:5)

    ◎차세대경영자 미리 골라 키운다/능력·성과 검증 거쳐 계열사별 장기 교육 LG화학 산업자재사업부 해외영업파트의 남정호차장(37).지난 4월 차세대경영자육성프로그램인 HPL(High Performing Leader) 1기로 선발된뒤 기존업무외에 수익성이 안좋은 제품 2개를 추가로 맡았다.버겁다.그러나 대단한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이런 사람이 LG화학에는 82명이나 더 있다. HPL프로그램은 LG그룹이 차세대경영자를 조기에 발굴,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계열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재육성법이다.구본무회장이 취임이후 줄곧 강조해온 유능한 경영자확보를 위한 해결책.구회장은 『세계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능한 경영자를 키우는 것이 회장의 첫째 임무』라면서 「2005 도약」실현을 위한 자신의 과제로 우수경영자확보및 육성을 맡았다.HPL은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과 성과가 뛰어난 젊은 인재를 선발,육성하자는 것으로 이들은 다시 최고경영자(CEO)후계자와 경영자로 나뉜다. 이 제도는 지난해 8월 회장의 지시로 전자·화학·증권에서시범적으로 운영,검증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 실시되고 있다.선발은 사업문화단위별로 설치·운영중인 인재개발위원회에서 맡는다.평가기준은 업무수행능력과 고과,직무경험,어학(토익 600점이상) 등이며 사업단위에 따라 나이에 제한을 두는 곳도 있다.단 향후 잠재력있는 사람도 추천이 가능하도록 단서조항을 뒀다.화학은 오는 2000년까지 화학 400명,생활건강 160명등 모두 5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전자는 현재 150여명을 선발,교육과정을 마련중이다.HPL은 특히 고정된 특정 엘리트집단이 아니라 성과가 우수한 인재는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도록 1년에 한번씩 성과를 평가,구성원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활발하게 HPL이 진행중인 화학의 경우 4월 선발에 이어 5월 1차워크숍을 통해 자체적으로 보유해야 할 능력(5가지)에 대한 자기진단과 장기경력개발을 수립했다.또 문제해결과정으로 스킬활동을 실시하고 있고,내년부터 본격적인 경력개발에 따른 부서이동계획도 수립,실시할 계획이다.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이들이 배타적 엘리트집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선발되지 않은 대다수 임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최대의 과제로 남아있다.따라서 선발자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이냐를 놓고 이견이 분분했었다.대부분 비공개로 실시하고 있지만 누가 HPL인지 묵시적으로 안다.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선발과정의 공정성을 통해 회사 전체의 사기를 진작시키도록 최고경영층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성호 LG인화원 부장은 LG의 21세기 인재상을 『세계 최고수준에 대한 열망과 매년 30%이상 성장할 수 있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달성하고 현상의 어려움,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김균미 기자〉
  • 대전 충남방적에 큰불/어젯밤 염색가공공장 전소… 122억 피해

    ◎인명피해는 없어 【대전=이천렬 기자】 7일 하오 9시쯤 대전시 서구 원내동1 충남방적(대표 이준호·46) 염색직물가공 공장에서 불이 나 1만9천여평의 단층 슬레이트 건물과 최신 컴퓨터직물기계 등 수십억원대의 재산피해를 내고 4시간만에 모두 꺼졌다. 불이 날 당시 공장안에는 700여명의 종업원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곧바로 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종업원 김모씨(32·여ㄹ)는 『야간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공장 천장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더니 건물 전체로 번졌다』고 말했다.불이 나자 소방대원·경찰 등 700여명과 소방차 70여대가 긴급 출동,진화작업에 나섰으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원단 등 인화물질이 많이 쌓여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공장은 지난 92년 12월 대형 화재(피해액 3백20여억원)가 발생한 뒤 새로 지은 건물이다. 충남방적은 부지 24만여평에 공장건물 33개 동과 종업원 3천여명을 둔 국내 굴지의 섬유 제조업체다. 경찰은 지난 92년 때와 같이 전기스파크로 인한 불꽃이 공장안 천장의 실털뭉치에 붙으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충남방적은 고려화재 등 2개 보험회사에 동산 36억원과 부동산 1천5백56억원 등 모두 1천5백92억원짜리 보험을 들어놓고 있다.
  • 군사요충지 서해5도란/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 5개섬 지칭

    ◎주민 7천여명 거주… 해병두 여단 주둔 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 등 5개의 크고 작은 섬을 일컬으며 행정구역상으로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한다.연평을 대연평·소연평으로 나누면 서해 6개 도서라고 부르기도 한다.주민은 7천3백여명으로 ▲백령 4천300여명 ▲대청 1천200여명 ▲소청 300여명 ▲연평 1천300여명 ▲우도 약간명이 살고 있다.이들의 생업은 농사가 대부분이며 어업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군 병력으론 해병대 ○여단이 주둔하고 있는데 주력 방어기지인 백령도에 사령부가,대청에는 대대급,소청 중대급이 나가 있으며 연평도엔 대대급보다 약간 규모가 큰 병력이,우도에는 약간명의 병력이 파견돼 있다.이밖에 공군의 정찰기지가 있으며 해군의 일부 병력도 나와 있다.유사시 주민에게도 개인화기를 지급하도록 돼 있다.38선 이북에 위치한 군사요충지로 북한군이 서해를 통한 기습에 걸림돌로 여기고 있는 것은 물론 우리 해병대 ○여단에 맞서 해주 등에 상당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북한은 6·25전쟁 휴전직후 우도에 무장병력을 침투시켜 군인 10여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돌아간 적이 있는 등 지금까지 크고 작은 도발을 일삼아온 지역이다.올해에만 3차례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우리측 함정과 대치하기도 했다.
  • 「안전 불감증」이 화불렀다/지하 록카페 화재 참사

    ◎인화성 강한 내장재 장식… 비상구도 잠겨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록카페 「롤링스톤스」 화재 사고의 원인은 가스폭발은 아니며,일반화재인 것으로 잠정결론이 내려졌다. 30일 하오 화재현장을 조사한 국립과학연구소 김윤회 물리분석과장(46)은 『가스폭발이 아닌 일반화재로 보이며 누전 또는 실화 여부는 정밀조사를 거쳐 이번 주말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과장은 또 『10여분만에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은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서 방음재 등 인화성이 강한 내장재로 불이 순간적으로 옮겨 붙으며 유독가스가 생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가스안전공사 김외곤 사고조사처장(50)도 『카페 주방에 있던 가스레인지의 밸브가 잠겨있고 호스가 불에 타지 않은 점과 유리진열대·나무문 등이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 등으로 미루어 가스폭발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커먼 연기와 함께 들렸던 「펑」하는 굉음은 밖의 공기가 유입되거나 가연성이 강한 물질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생긴 것으로 조사됐다.또 발화장소는 출입구 부근의 천장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그동안 누누이 지적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정되지 않고 있는 유흥업소,특히 지하 유흥업소의 화재 예방시설 미비 때문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업주의 부주의는 물론,허술한 관련법령,감독소홀 등이 어우러진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였다. 카페 「롤링스톤스」는 15평의 좁은 공간에 주방·카운터·탁자 6개 등이 빽빽이 놓여 있었고,출입구는 높이 1m60㎝·너비 1m 정도로 비좁았다.출입구 맞은 편의 비상구도 대형 온풍기에 가려진 채 폐쇄돼 있었다. 카페안에 있던 손님들은 출입구와 비상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다 결국 한 곳에 몰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항공우주연구소 “독립 법인화”/11월중 기술개발 효율적 추진

    항공우주연구소(소장 장근호)가 11월중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연구소에서 독립연구소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서상기)은 최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제10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11월중 항공우주연구소를 독립법인화한다는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이로써 항공우주연구소는 89년 부설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이래 약 7년만에 독립연구소로 승격이 최종 확정됐다. 항공우주연구소의 독립계획은 지난 96년4월 정부가 마련한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포함되면서 구체적으로 추진돼왔다.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은 항공우주연구소가 거대과학인 항공우주기술개발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국내 연구개발역량을 총집결할 수 있는 전문연구기관으로서 기능을 맡도록 한 바 있다.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설립위원회구성을 통해 정관 마련,설립허가승인 절차 등을 밟은 뒤 11월중 초대소장 선임과 창립이사회 개최 등 독립에 따른 기본일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 “공비 잡고 제대한다”/전역 연기 신청 쇄도

    ◎말년병장 앞장서 작전 출동/뜨거운 전우애에 부대사기 충천 『공비를 한명이라도 때려 잡은 뒤 전역하겠습니다』 무장 공비 소탕작전에 투입된 제대 말년의 병사들이 「전역 연기 불사」의 자세로 수색작전에 나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자연 전우애도 뜨겁다. 병사들에게는 추석도 없다.오직 공비 소탕만이 있을 뿐이다.험준한 지역이어서 보급도 제대로 안되지만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육군 노도·쌍호부대 가운데 제대를 한달도 채 안남긴 장병은 모두 21명. 경남 하동군 횡천 출신인 육군 노도부대 31연대 3대대 9중대의 정인화병장(22)의 제대 예정일은 추석 연휴 첫날인 26일이다.고향에는 할머니와 부모·형·누나가 제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입대동기인 11중대의 박성률 병장(23)도 마찬가지.얼마전엔 경남 울산 남구 옥동의 부모님과 두 형님으로부터 『올 추석 차례는 함께 할 수 있는거지』라는 안부전화가 걸려왔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8일 하오 갑자기 출동명령을 받았다.「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 전역말기에 접어들었지만 제대병이라고 빠질 수 없었다. 정병장은 『반드시 공비를 소탕한 뒤 전역하겠다』며 제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사단 인사처는 이들을 제대 하루전인 25일 부대로 복귀시켜 전역시킬 예정이다.하지만 이들은 이같은 사실도 모르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전역일이 다음 달 5일로 2주 남짓 남은 노독회 병장(23)은 『현재 매복과 기동타격을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다』며 『제대보다는 부대의 사기가 우선이다』며 얼굴에 바른 위장크림으로 뒤범벅이 된 땀을 닦았다. 제대를 한달 가량 남겨둔 우병욱 병장(23)은 『작전 도중 전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두렵기도 하지만 입대하던 날 용기있는 남자가 되어 돌아오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자꾸 떠오른다』며 『고참으로서 솔선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말년 휴가도 반납한 김정태 병장(24)은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매복을 하고 있으면 솔직이 두렵기도 하지만 신참병사들의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한국작품 일서 전시회/한·일 현대미술의 만남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나.한국 현대미술을 본격적으로 일본인들에게 소개하는 국가적인 차원의 교류전이 처음으로 일본에서 열린다.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본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이 지난 92년부터 한·일교류전을 추진해와 오는 25일부터 11월17일까지 도쿄 국립근대미술관(관장 니시자키 기요히사·서기청구)에서 성사를 보게된 「한국현대미술 90년대의 실상」전이 그것.내년에는 이에대한 일본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게 된다.그동안 양국간에는 개인화랑 혹은 사설미술관 차원의 소규모 단편전이 열려 작품교류가 있었지만 양국의 대표적인 미술관이 전시주제나 작가선정,준비를 총체적으로 맡아 교류전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의 이치카와 마사노리(시천정헌) 기획실장과 지바 시게오(천엽성부),나카바야시 가쓰오(중림화웅)씨 등 3명의 큐레이터가 한국의 주요 기획전과 전국 각지의 작가 작업실을 방문해 선정한 한국 작가는 모두 14명.서양화의 제여란·김홍주·김명숙·김종학·이영배·엄정순씨와 설치미술의 김수자·박인철·우순옥·유명균·윤석남씨,한국화가 김호득씨,조각가 정광호씨,사진작가 배병우씨가 그 초대작가들로 모두 한국화단에서 탄탄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30∼40대의 중견들이다. 이번 전시장인 도쿄미술관은 지난 68년 「한국근대회화전」을 마련해 모노크롬회화 중심의 한국현대미술을 소개한 곳.28년만의 한국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화·한국화·설치·조각·사진 등 전 장르를 통해 한국작가들의 조형정신과 실험성,한국현대미술의 발전된 면모를 함께 보여주게 된다. 정밀한 사진작업을 보여주는 사진작가 배병우씨는 대작 병풍형식의 「소나무」연작을 통해 한국인의 보편적인 한국인상을 표현하며 서양화가 김명숙씨는 목탄과 콘테,연필등 드로잉 재료로 선을 중첩시킨 신비로운 분위기의 나무숲을 선보인다. 엄정순씨와 김호득씨의 경우도 드로잉적 요소가 강한 편으로 엄씨는 주로 식물을 소재로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을 살려 식물의 부분 또는 전체 이미지를 조형화하고 김호득씨는 자유분방하고 힘찬붓질의 독자적인 수묵기법으로 한국의 자연을 재현해낸다. 제여란씨는 특유의 검은 단색조의 화면으로 60∼70년대의 모노크롬회화가 90년대에 어떤 방식으로 계승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며 이영배씨는 흑과 백,그리고 수평선과 수직선이라는 이분법적 구조의 추상화면을 선보인다.70년대부터 극사실적인 표현기법으로 인물상과 풍경을 그려온 김홍주씨는 풍경과 인물,문자와 형상의 2중적 이미지를 표현한다.또 회화와 설치수법의 병용을 통해 복합적 회화작업을 선보여온 김종학씨는 포스터 이미지와,나사 볼트같은 물체의 결합등을 통해 「동과 서」,「전통과 현대」란 대립적인 이미지가 한 화면속에 공존하는 독특한 정물의 세계를 만들어낸다.또 설치작가 김수자씨는 강한 원색의 보자기와 이불천을 자연과 결합시켜 한국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조형화하며 윤석남씨는 빨래판이나 나무판에 사람의 형상,특히 어머니의 초상을 만들어낸다. 이밖에 나무의 재,석고로 만든 뼈,살아있는 장미꽃으로 「생과 사」의 문제를 다루는 박인철씨,형체를 알아보기 힘든거대한 인간군상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파고드는 유명균씨의 작업이 모두 한국 작가들의 삶에 대한 애착과 예술관을 드러내는 대표적 작품들이다.
  • “사장부터 뛰어라”/LG 구본무 회장 불황타개 특명

    ◎유럽서 대규모 「글로벌 CEO회의」 개최/회장단도 실행과제 맡아 성과주의 실천 「불황에도 끄떡없는 세계기업이 되려면 사장부터 뛰어라」 구본무 LG그룹회장이 최근 사장단에 내린 특명이다.글로벌 경영에 맞는 세계 최고수준의 경영자질을 갖추라는 얘기다. LG그룹은 지난해 벤치마킹 차원에서 미주지역에서 가졌던 「해외 사장단세미나」를 올해부터는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회의」로 명칭부터 바꾸었다.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유럽에서 첫 회의가 있었다. 지난해 미주 해외세미나가 GE와 모토롤라 등 세계 우량기업을 둘러보고 기업관계자들과 토론을 겸한 세미나였다면 이번 「글로벌 CEO회의」는 내용면에서 강도를 높였다.회의에 참석한 최고경영자 30여명은 독일·영국·네덜란드를 돌며 세계 석학 및 지멘스 등 선진기업의 경영진들과 세계화 추진전략과 조직·실행전략 개발방안을 논의했다.특히 90년말부터 경영혁신을 추진해오고 있는 네덜란드의 필립스 본사 방문은 LG경영자들에게 좋은 경영혁신 사례가 됐다. 구회장은 성공적인 글로벌 경영을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 스스로가 높은 생산성을 내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구회장은 「도약 2005」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회장단에도 실행과제를 맡겨 성과주의를 직접 실천하도록 했다.구회장 스스로도 각 CU(사업문화단위)의 혁신을 지원하는 동시에 CU장 후보를 육성하고 높은 성과를 내는 최고경영자 개발이라는 과제를 맡았다. 허창수 전선회장은 금융서비스 분야 CU의 고객만족경영을,구자학 반도체회장은 베트남에서 토착화된 기업집단이 되기 위한 사업과 성공기반 구축을,이헌조 인화원회장은 사장과 전임원 및 관리자 2백명의 혁신리더 양성을 과제로 택했다.변규칠 상사회장 겸 그룹 부회장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촉진하고 그룹내 경영혁신을,정영의 경제연구원 회장은 기업가치창조형 경영의 정착,이희종 산전부회장은 미래형 차별화기술의 선정 및 프로젝트화를 각각 맡아 추진중이다.
  • 「코린도」와 승은호 회장:9·끝(테마가 있는 경제기행:47)

    ◎수구초심/「애국애사」 사훈 걸고 고국투자 기회 타진/승 회장 정력적 사회사업… 인니에 한국심기 열중 승은호 회장은 쉴새없이 현장을 돌아본다.지난달 22일 코린도의 보세창고 공사장. 『저 철제기둥은 쓸데없이 굵은 것을 사용했어….시멘트바닥 갈라진 부분 있지,이거 시공한 업체에 돈 다주지 못하겠다고 해.이 문짝은 어디서 만들었나.발로 만들어도 이것보다 잘 만들텐데.뭐 자체제작했다구…』 『비가 오면 홈통의 물이 넘칠 것 같은데,잘 계산해서 홈통을 여러개 설치해야 겠어.남의 물건 비맞히면 물건 값 물어주고 뭐가 남아.빨리는 하되 엉터리는 안돼』 승회장은 「야단 반 격려 반」 벌써 완공됐어야 할 보세창고 건설작업을 챙기고 있었다. 승회장은 신중하다는 평을 듣는다.그러나 일단 결정하면 일사천리다.때에 따라 지나치게 꼼꼼할 때도 있다.이런 꼼꼼함이 오늘의 코린도를 있게 했는 지 모른다. (주)대우 주재원으로 현지에서 4년 일했던 이기훈 대조양행 전무는 『코린도가 외국인이라는 제한속에서 그룹을 이룬 것은 한국의 잣대로 보면 별 것 아니지만,인도네시아 시각에서 보면 하나의 기적』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서 제대로 성공한 예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승회장은 사업비결을 물으면 『운이다』『열심히 하다보니 커졌다』고 말한다.『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기회와 여건이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우며,선견지명을 갖고 투자한다는 것은 궤변』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그는 사업을 골프에 비유한다.『핸디 싱글인 사람도 어느날 날씨가 안좋거나 컨디션이 나쁘면 90을 넘긴다.사업은 바로 골프와 같다』 승회장은 핸디 6이다.그래서 컨테이너 제조사업 등 잘 안되는 사업이 있지만 낙담하는 편이 아니다. 앞으로 코린도가 얼마나 커질 지는 미지수다.인도네시아가 워낙 빠르게 변하고 경제정책의 흐름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무한확장은 어렵고 코린도 역시 언젠가는 주력업종 중심으로 재편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코린도가 고국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그러나 아직은 여건이 미흡해 주저하고 있다.승회장은 미흡한 게 뭐냐고 묻자 『재외동포들이 고국에 부담없이 송금·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코린도 전신인 인니동화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을 때 사훈이 「인화단결」이었다.수구초심 이랄까.코린도는 현지에 진출한 뒤 사훈을 「애국애사」로 바꾸었다. 승회장이 현지에서 정열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회사업도 조국에 대한 애정표현에 다름아니다.그는 한인학교 이사장으로 인도네시아 한인학교의 산파역을 했다.한인회장이면서 해외 평통자문위원도 겸임하고 있다.곧 3백만달러를 출연,한·인도네시아 장학재단도 만들어 인도네시아의 유수한 인재을 뽑아 한국에 유학시킬 계획이다.인도네시아에 한국을 심기 위해서다. 이국에서 맨손으로 부를 일군 망명기업,코린도.코린도 임직원들은 지금도 고국을 바라보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 동해 군시설 정찰이 목적/군당국,공비 침투의도 분석

    ◎어제 7명 사살… 잔당 추적/총19명 사망·생포… 아군 2명 부상 【강릉=특별취재반】 동해안 강릉 앞바다에 침투한 무장공비는 20여명으로 지난 15일 강릉 앞바다에 도착,요원 5명을 내륙에 투입해 강릉비행장을 비롯,동해안의 군사시설 등에 대한 정찰활동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호 국방부장관은 19일 국회 국방위에 참석,『생포한 이광수가 침투한 무장공비의 규모에 대해 대략 20명이라고 진술했다가 다시 25명이라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현재 공비가 2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작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의 군사작전전문가들은 『이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며 『잠수함의 크기 등 여러 정황과 증거로 볼때 25명까지 침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광수는 『잠수함이 지난 13일 상오 5시쯤 함남 흥남 북쪽 퇴조항을 떠나 15일 상오 1시쯤 강릉 앞바다에 도착,정찰조 5명을 내려놓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잠수함은 공해로 빠져나갔다가 17일 상오 4시30분쯤 침투 지점으로 돌아와 해안정찰활동을 하다가 하오 10시쯤 임무를 마친 정찰조 5명을 태운 뒤 북한으로 출발하려다 암초에 걸려 모두 내륙으로 도주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국군 전투복 등 발견 군 당국은 이와 관련,▲강릉비행장이 전방지역 초계활동과 적 항공기 요격업무 등을 맡고있는 점 ▲침투 공비들이 권총 등 개인화기만을 휴대한 점 ▲좌초된 잠수함에서 5백m쯤 떨어진 숲속에서 중위와 중사 등 국군복장과 M16 실탄 수백발이 발견된 점 등에 비추어 이의 진술이 상당한 신빙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진위 여부는 계속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경수색대는 이날 무장공비 잔당 7명을 추가로 소탕했다. 수색대는 상오 10시20분쯤 강릉시 강동면 만덕봉에서 15분간의 총격전 끝에 공비 3명을 사살한데 이어 하오 2시57분쯤 강동면 칠성산에서도 3명을 사살했다. 하오 4시26분쯤에도 공비 1명이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리에서 추적중인 수색대와 교전끝에 사살됐다.이 과정에서 173연대 2대대 5중대 소속 사병 2명이 무장공비가 던진 수류탄이 터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이로써 침투 공비 18명이 자살하거나 사살되고 1명이 생포됐다. 군당국은 그러나 이광수의 진술 번복에 따라 공비가 6명 정도 더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민·관·군 통합방위체제를 유지하며 수색작전을 펴고 있다.
  • 북 잠수함 침투­돌연한 도발 의도는

    ◎사회혼란­한반도 긴장조성 기도/식량난·체제붕괴위기 불만 외부로 돌려/“평화협정 체결” 클린턴에 압력 속셈도 18일 새벽 강원도 강릉 부근 해안에서 좌초된 채 발결된 북한 소형 잠수함은 최소 5명이상의 특수공작원을 침투시키려는 목적을 띤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하오 생포된 이광수(31)가 기관고장으로 표류중 강릉해안에서 좌초했다고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은 이 잠수함이 침투의도를 명백히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로는 ▲좌초된 잠수함이 특수목적의 침투용 잠수함인데다 ▲발견된 무기의 종류나 양으로 미뤄볼 때 침투의도가 분명하며 ▲이가 소속을 밝힌 인민무력부 정찰국이 대남 침투작전을 직접 수행하는 곳인 점을 들 수 있다. 이날 발견된 무기는 체코제 기관총과 AK소총,1백여발에 이르는 총탄,탄약 1백여발이다.승무원 5∼6명까지 가세,도주한 것으로 미뤄 10여명 이상이 고성능 개인화기와 수류탄,총탄 등으로 강력무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무장이라면 대도시 등에서의 총기난사 및 수류탄 투척 등으로 극도의 사회불안을 조성할 수 있는 규모이다. 군 당국은 이날 이들의 침투의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식량난과 체제붕괴 상황을 벗어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도발행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추정의 근거로 나진·선봉 외국인 투자유치 설명회에 한국이 불참했고 북한의 의도와는 달리 미국이 끈질기게 4자회담을 요구하는 등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공세적 입장으로 선회하기 위한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에 긴장상황을 극적으로 연출함으로써 현 클린턴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궁극적으로는 북·미간 직접 접촉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술로 이번 무장간첩 남파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걸음 나아가 대일 관계개선 등 북한에 시급한 현안에 유리한 입지를 다져놓고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 미국 등을 끌어내려는 저의가 담겨 있는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후방지역에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것은 군과 경찰의 대북 경계상태를 확인하고 우리 사회의 내부혼란을 조성할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보다 규모가 큰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전 단계로 북한의 소규모 무력행위에 대비하는 우리 국민의 대응태세를 확인해보자는 속셈도 들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무장공비 주요침투 일지 ▲68년1월21일=124군부대 무장공비 31명 청와대 기습목표로 서울침투,사살 29명,생포 1명,자폭 1명 ▲70년4월8일=경기도 금촌에 침투한 북한공작원 3명 사살 ▲75년9월11일=전북 고창에 무장공비 2명 침투,1명 사살 ▲76년6월19일=중동부전선에 침투한 무장공비 3명 사살 ▲80년3월23일=한강하구에 3인조 무장공비 수중침투,전원 사살 ▲80년11월3일=전남 횡간도에서 무장간첩 3명 사살 ▲80년12월1일=경남 남해에서 무장공비 3명 사살 ▲81년3월27일=강원도 김화에 3인조 무장간첩 침투,1명 사살 ▲81년6월21일=충남 서산서 무장간첩선 격침,9명 사살,1명 생포 ▲81년7월4일=임진강 상류에 무장공비 1명 침투,사살 ▲82년5월15일=동해안에 무장공비 2인조 출몰,1명 사살 ▲83년6월19일=임진강에 3인조 무장공비 침투,전원 사살▲84년9월24일=무장간첩 1명 대구에 출현.시민 3명 살상후 음독자살 ▲84년10월20일=부산 근해서 무장간첩선 격침 ▲92년5월22일=중서부전선에 침투한 무장공비 3명 사살 ▲95년10월17일=서부전선 임진강으로 침투한 무장공비 1명 사살 ▲96년9월18일=강원도 강릉 앞바다에 무장공비 잠수함으로 침투
  • 「21세기 정치권의 과제」 토론회/신정현 교수 주제발표

    ◎의회의 기능·권한 강화 바람직/선거·정당제도 개선… 당내 민주화 수반돼야 한국정치는 어떤 공동목표나 가치를 정치현실이나 행위 등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빈약하다.이로인해 한국정치는 벌거벗은 권력투쟁의 양상으로만 비쳐질 뿐 합목적적 측면에서 정치의 고상함을 찾기 힘들다.이는 사회내에서 정치에 대한 평가절하 내지 냉소주의를 만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한국정치의 제도화 수준은 여전히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정치조직의 분열과 해체 및 재구성 과정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외부 환경변화에 대해 충분한 적응력은 물론 가치화되지도 못하고 있다.잦은 정당의 분열과 재조직은 낮은 한국정치의 제도화 수준을 반영하는 대표적 실례이다. 권력행사의 개인화현상도 문제로 이는 정치권력이 제도적 틀내에서 행사되기 보다는 특정 정치지도자에 의해 주도적으로 행사되는 경우를 뜻한다.이러한 현상은 결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정당내,나아가 국가전체의 권력배분의 불균형성으로 이어진다. 한국정치는 기능수행에 있어서도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국민의사를 국정에 반영하고 사회에서 제기되는 각종 갈등들을 조정·해결하며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특히 한국정치는 남북분단과 지역주의 현상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현재 지역감정과 분할성은 권력배분 구도와 맞물려 한국정치의 민주화를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치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이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한국정치는 여론이나 대중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먼저 정치자체에 대한 정치행위자들의 인식전환이 이뤄져야 한다.지금까지 정치는 권력투쟁으로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이제부터는 정치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어떤 합의나 결정에 도달하는 방법 및 절차로 인식해야 한다.이런 정치를 위해서는 제로섬 게임논리보다는 비제로섬 게임논리가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또 정치행위나 정치적 관계의 기반이 정책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혈연·지연·학연등 귀속주의적 1차집단 의식이나 전근대적인 물리적 환경에 의해 영향받지 않고 다양하고 전문적인 아이디어와 정책개발을 중심으로 정치적 관계가 형성·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를 위해 정치행위자들이 전문적 지식으로 무장하고 별도의 전문지식인팀을 형성하여 꾸준히 자문을 받아야 한다. 다양한 갈등구조를 해소 내지는 축소할 국가통합을 위한 정치행위 및 정치과정도 필요하다.균형된 개발정책,공정한 인사,분배정의의 실현등을 통한 체재내의 통합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나아가 민주정치의 기본전제들인 권력의 균형된 배분과 분권화,참여의 확대와 기회균등,법치 및 자치주의등에 초점을 맞추는 법과 제도의 재조정과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회의 입법기능과 권한의 강화가 바람직하다.또 선거 및 정당제도 개선 및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재조정,당내민주화 추진등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도덕성에서 출발한 새로운 정치리더십의 역할이다.민주주의와 개혁을 함께 융합시킬 수 있는 의지와 지혜,능력을 갗춘 리더십이 바로 그것이다.
  • 조선족 마을 지키기(송화강 5천리:3)

    ◎격변기마다 비적·만군·한족들에 수난/재산·식량 약탈표적… 자위대 결성해 저지/최근 이농 늘자 마을규약 만들어 타민족 유입막아/문혁때도 농사에만 전념… 정치적 희생 없어 송화강유역은 한때 비적이 날뛴 무법천지였다.당시 조선에서 소문난 마적이 그들이다.비적들은 떼로 몰려다녔을 뿐 아니라 한 지역을 통치할 만큼 비대해진 적도 있다.이들의 근거지는 사실상 청조의 치외법권지대이기도 했다. 청조는 1682년 오늘의 요령성 개원시로부터 길림성 이수현,이통현,장춘시,구대현을 경유하여 서란현 송화강변에 이르는 구간에다 버들울타리를 쳤다.장장 3백50㎞ 구간의 버들울타리 밖은 변외라 하여 봉금령에 따른 금구로 설정되었다.그러니까 변외의 금구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통행금지의 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람새지 않는 울타리 없다는 속담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울타리를 넘어들어갔다.특히 가경 연간(1796∼1820)에 더욱 심했다.그 무렵 산동성에서 부모를 따라 길림성에 와서 살던 한종헌은 울타리를 넘어 오늘의 화전현 협피구(겹피구)에 당도했다.비적들이 횡행하던 때라 그들을 설득시켜 금광판에 들어갔다.그러다 도금수령 마문량의 눈에 들어 그가 죽고나서 후계자가 되었다. 한종헌은 협피구에서 나는 황금을 독차지하여 송화강 양안에 세력을 확장했다.아들 수문을 비롯 손자,증손에 이르는 4대에 걸쳐 송화강유역을 물론 목단강 서안,휘발하유역의 광활한 지역을 독립왕국으로 만들었다.이른바 회방이라는 관리기구를 중심으로 각종 조세는 물론 채금업,임업,삼업까지 관할했다.심지어는 개인화폐 금사도 발행했다.그래서 송화강유역 사람들이 한씨는 알아도 청조는 몰랐을 정도로 엄청난 권세를 누렸다. ○송화강 양안 비적떼 세력권 한씨 일가와 같은 그들이 바로 청조가 쇠퇴하는 과정에 일어난 도적의 무리였다.그렇듯 비적들이 대물림하는 가운데 아직도 득실거리고 있을 때 송화강유역으로 이주해온 조선족들은 바늘방석에 앉기나 한 것처럼 늘 좌불안석의 삶을 꾸렸다.연변대 반용해(69) 교수는 어려서 부모들을 따라 길림성에 온 이주민 2세다.그의 말을 들어보면 비적은 떼강도들이었다. 『비적들은 뻑하면 조선족마을을 약탈했디요.조선족들에게는 후원세력이 없다는 거이 약점이었댔습네다.건드려도 뒷 근심이 없었으니끼 걸핏하면 쳐들어왔다 이겁네다.또 논농사를 주로 하니끼리 쌀을 빼앗을 수 있고,아무리 가난해도 이불 한 채는 가지고 있다는 것을 비적들이 잘 알고 있었디요.어느날인가는 비적들이 온다는 소식을 미리 듣고 동네사람들이 다 우리집에 모이지 않았겠습네까. 체녀들과 아주마니들은 숯검정을 얼굴에 발라댑데다.얼굴이 반반하면 겁탈을 당하니끼리 그랬디요.또 어떤 아주마니들은 검붉은 피가 묻은 월경대를 소랭이에 담아서리 문밖에 내놓기도 하고….비적들이 피를 보면 재수없다고 돌아간다는 말을 믿은 거디요.그런데 웬걸,우리집으로 들어닥치더니 돈이 될만한 물건은 다 챙겼습네다.심지어는 가축까지 끌고 갑데다.우리집은 얼마 있다가 다시 비적 꼴 안 본다고 장춘으로 이사를 했댔디요』 그 비적의 행패는 만주사변 이후 한 때는 수그러들었다가 광복이 나자 또 극성을 부렸다.일제의 패망과 더불어 만주국이 무너지자 이번에는 만군들이 비적으로 돌아섰다.그리고 한족들은 그들 나름대로 조선족을 제2의 일본인으로 간주하고 조선족마을을 습격하기 시작했다.이는 일제가 통치수단으로 자행한 민족이간책에서 비롯되었다.한족들은 비적 못지않게 날뛰었다.도끼와 낫으로 수장하고 조선족을 예사롭게 죽이고 마을에 불을 질렀다. 조선족마을들은 자구책으로 자위대를 조직했다.마을이 똘똘 뭉쳐 스스로를 지켜냈던 것이다.그 단결력은 뒷날 순수한 조선족마을로 살아남는 원동력이 되었다.그래서 광복 이후 송화강유역 조선족마을들은 두만강이나 압록강유역 조선족들보다 정치운동의 풍파를 덜 겪었다.조선족들이 우루루 몰려와 사는 집거구 연변에서는 혁명을 한답시고 동족끼리 때리고 죽인 현실과는 사뭇 대조를 이루었다. 길림성 영길현 송화강유역의 조선족마을 아라저촌은 중국대륙을 바람처럼 휩쓸었던 문화대혁명을 무사히 넘긴 마을이다.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농자천하지대본의 길만을 걸었다.길림시에서 이러저러한 파벌들이 무장을 하고 마을에 와서 당총지 김용구의 매도를 선동했으나,아라저촌의 일은 마을이 알아서 처리한다는 뜻을 끝내 굽히지 않았다.이 마을에서는 문화혁명에서 투쟁을 맞았거나 감옥에 간 사람이 하나도 없는 신화를 창조했던 것이다. ○일제 민족 이간책에 속아 그런데 요즘와서 일부 조선족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들고있다.흑룡강성 학강시 단결향 화춘촌은 2백여가구의 순수한 조선족마을이었다.이 마을은 요 몇년 사이에 사정이 달라졌다.시장경제에 팔려 집과 도급농토를 헐값에 팽개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한족들이 야금야금 마을을 잠식한 것이다.한족이 벌써 30여가구가 마을에 들어와 떠나버린 조선족들 대신 농사를 짓고있다. 흑룡강신문보도에 따르면 흑룡강성 조선족촌에서 외지로 빠져나간 가구는 상당수로 밝혀졌다.한 마을에서 많게는 40%,적게는 20%가 도시로 진출했다는 것이다.어떤 조선족촌에서는 도시로 나간 빈자리를 한족들이 들어와 메꾸는 것을 막기위해 타민족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규약까지 만들었다.그래서 떠나는 사람들은 마을의 뜻을 차마 저버리지 못해서인지땅과 집을 그냥 두고 외지로 나가기도 했다.마을 전체가 1백가구가 채 안되는 화천현 성화향 요신촌에는 현재 여남은 가구가 비어있다. ○한족 30여 가구 들어서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은 공민이면 민족을 불문하고 거주권이 있다고 규정했다.그러고 보면 조선족마을 자체가 만든 한족 이주금지규약은 사실상 헌법위반이다.순수한 조선족마을을 지키려는 노력은 조선족입장에서 보면 가상하나 한족 이주를 막는데는 도처에 장애요소가 깔려있다.나북현 동명향과 같은 조선족 밀집지역에서는 궁여지책의 묘안을 짜냈다.외지에서 들어오는 한족들은 조선족들의 주택을 사들이거나 토지를 양도받고자 할 때는 조선족들 끼리 거래하는 액수의 곱을 내야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던 것이다. 조선족들의 마을 지키기는 현명한 발상이었는지 모른다.도시로 나갔다가 거덜 난 조선족들에게 퇴로를 열어준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근년에는 폭락했던 쌀값이 크게 올라 농촌으로 다시 돌아오는 조선족들의 발길이 드문 드문 이어지고있다.이들의 귀환은 도시로 떠나면서 그냥 버려두었던 집과 도급농토를 마을이 지켜주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 「21세기 새로운… 국제관계」/마이클 레이든(해외논단)

    ◎“신기술환경과 맞는 세계질서 조정 필요”/위성통한 정보유통으로 국가주권 개념 무색/기술경쟁서 승리한 특정집단이 영향력 행사 정보통신의 발달은 개인화와 세계화를 촉진시켜 국가주권과 전통적인 국제질서의 틀을 흔들어놓고 있기 때문에 신기술환경에 걸맞는 세계질서의 새로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마이클 레이든 북경 우전대학 대학원 교수(미국인)가 주장했다.레이든 교수가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가 발행하는 월간지 「현대국제관계」 8월호에 기고한 「21세기의 새로운 전자정보통신기술과 국제관계」라는 제목의 글을 요약한다. 지난해 북경서 개최된 제4회 세계여성대회에 대한 서방기자들의 보도에 대해 중국정부 관계자의 불만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성공적인 대회를 정치적 이유를 깔고서 사소한 사고와 문제를 침소봉대해 전체 대회이미지를 흐려놓았다는 주장이었다.당시 이같은 보도들은 휴대용 발신기를 통해 수초내 위성을 통해 전세계로 글과 화상으로 전파되곤 했다. 선진국 정부 관계자들도 이와 유사한 불만경험을 말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과거 국가가 지닌 국제정보 흐름에 대한 통제력 상실과정의 시작단계에 서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현대 전자정보통신기술과 정보고속도로의 개선,다매체기술 및 위성기술등의 발달로 개인과 각 조직은 더욱 싸고 빠르게 국제정보유통 및 흐름을 좌우하는 국제적 정보유통주체로 떠오르게 됐다.이미 다국적 기업이 「거리는 중요치 않다」고 할 정도로 전자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신속하다. 과거 국가간 경계는 국제적 정보흐름과 유통의 최대장애였다.변경으로 나누어진 채 각국이 독특한 통신운영시스템을 운영했다.국제통신방법및 내용에 대한 장악 및 통제는 국가주권을 구성하는 주요한 부분이었다.그러나 위에서 보듯 날로 세밀히 발전하는 새로운 전자기술의 발전은 국가주권의 영향력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으며 위성을 통해 넘나드는 정보유통은 국가주권개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정보의 개인화」로 불리는 이같은 추세와 전자통신의 세계화는 전통적 국가주권을 위협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정보통신의 발전은 개인의 국제통신능력을 향상시켰다. 유럽공동체(EC)·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세계무역기구(WTO) 등 소위 「초국가조직」은 국가경계를 넘어 정보유통과 교류를 촉진시키고 있다.정보교류의 「개인화」·「세계화」과정 속에 개인은 더욱더 민족국가로부터 독립적이 되고 있다.예전처럼 국가가 보이고 싶은 것만 보이게 할 수는 없다.이 가운데 초국가조직은 과거 민족고유의 책임을 떠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과 거리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자통신·정보기술의 발전추세 속에 과연 국가는 정보유통을 통제할 수 있을까.국가가 여전히 새로운 정보통신발전환경 속에서 정보의 흐름과 유통장악의 주체로 남을 수 있을까.프랑스의 경험은 이에 부정적인 예시가 될 것이다.프랑스정부는 「정보통신고급고문위원회」란 정부·전문가·사회단체대표로 구성된 기구를 만들었다.전자통신을 통해 흘러들고 있는 반사회적이고 어린이에게 유해한 색정적인 내용을 통제해보자는 게 그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 기구는 오래지 않아 유명무실하게 됐고 결국 해체됐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국제관계의 내용을 변화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관계의 주체도 변화시키고 있다.초국가조직,지역및 전지구적 조직이 주요정치주체로 성장하고 있다.국내적으로도 지역조직의 위상이 높아지고 해외적으로 국제포럼등 주변국간 협의체의 발언권도 강해지고 있다.이들 주체의 정치적 독립역할강화는 국제관계의 새로운 단계진입을 상징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권력재분배와 사회체제의 변화,조정을 가져온다.산업혁명이 봉건지주체제를 종식시켰듯 정보통신혁명은 민족국가의 틀을 흔들며 국제정치적으로 정치주체의 다양화를 가져오고 있다.극단적인 관점에서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전은 집단도덕기준의 결여로 특징지어지는 개인화의 심화를 통한 무정부주의의 만연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반면 이와 달리 「기술의 경쟁전쟁」에서 승리한 특정집단이 전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전제체제수립도 상정해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보통신의 최근 발전추세는 국제관계의 축을 흔들고 있다.국가주권은 개인화·세계화 추세속에 도전받고 있고 국제관계주체는 다양화되고 있다.국제관계경쟁의 초점이 더욱 기술요소에 집중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자칫 개인주의의 심화를 통한 「만인에 투쟁」이나 「정보계급」주의를 유발시킬 우려도 낳고 있다.이러한 추세를 피하기 위해선 신기술환경에 걸맞는 세계질서의 수립,즉 기존질서의 새로운 조정이 필요하다.
  • 국제교류재단 해외문화재 도록 5번째/호놀룰루 박물관등 5곳 탐방

    ◎회화 등 1,400여점 「미국2편」 발간/3백여점의 도판도 해설과 함께 실어/삼국시대 등 전시대의 우리 도자기 수록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정원)이 지난 8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해외소장 한국문화재 조사 및 도록 발간사업의 5번째 결실인 「한국문화재도록 미국2편」이 나왔다. 재단의 해외소장 한국문화재 조사및 도록 발간사업은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해외 각 박물관별 전시현황과 소장실태 파악,전시촉진,전시상의 오류시정,자료의 미비점 보완,미확인 물품의 감정작업 등을 벌이는 작업.지금까지 13회에 걸쳐 14개국 1백4개 박물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수집한 한국 유물관련 슬라이드 사진및 목록자료등을 토대로 모두 5권의 도록을 발간했다.86∼87년 미국 12개 박물관 조사를 토대로 89년 발간한 미국 1편을 비롯해 88∼90년 유럽 45개 박물관을 조사해 91년 펴낸 유럽편,91년 일본 10개 박물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92년 발간한 일본 1편,그리고 93년 일본 3개 박물관을 조사해 95년 내놓은 일본 2편이 앞서나온 것들. 이번 미국 2편은 인하대 김광언 교수(민속학)와 원광대 윤용이 교수(도자사),영남대 유홍준 교수(회화사)가 지난 95년 미국 5개 박물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로 호놀룰루미술관·시애틀박물관·시카고미술관·클리블랜드박물관 소장 한국의 회화·도자기·민속공예품 1천4백여점의 목록과 3백여점의 도판을 해설기사와 함께 실었다. 이 가운데 1927년 현재의 모습으로 문을 연 호놀룰루미술관은 기원전 3백년전 이집트 유물에서부터 1980년대 미국과 유럽 예술품까지 2만4천여점의 다양한 물품이 소장돼 있는 아시아 예술품의 보고.아시아 관계 예술품만도 1만2천점이 넘으며 특히 중국 일본 한국의 유물은 미국내 어느 박물관보다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이곳의 한국 관계 도자기는 신라 백제 고려를 포함,전 시대에 걸쳐 수장돼 있고 특히 고려청자는 주목할만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이번 도록에는 이중 세폭의 「지장십왕도」를 비롯,18세기 화원풍과 민화풍이 섞인 「화조도」 등 회화와 중요학술자료로 인정받고 있는 「청자상감연당초문주자」,세계적으로 드문 상감청자인 「청자철화국화당초문매병」,조선시대 분청자 「분청자인화문 합천장흥고 명사이호」 등 1백53점을 실었다. 서양 중세시대와 중국을 비롯한 동양유물의 컬렉션으로 유명한 클리블랜드박물관은 약5만점의 유물을 고유 주제별로 각국간 연계성을 고려해 진열한 특성을 갖고 있다.한국유물은 아시아미술의 도자기·회화·불교미술실등에 중국·일본 유물과 함께 전시되고 있는데 지난 10년간 이 박물관이 구입한 유물의 80%를 한국유물이 차지할 정도로 우리 유물을 중시하고 있다.이번 도록에는 「석가여래도」 등 고려불화 명품 7점과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시대 화가 김제(김시)의 「한림제설도」,그리고 상감청자 「청자철채상감초문매병」 등 회화·도자기·민속공예품 1백8점이 실려있다. 전세계적으로 1백점 정도가 남아있는 고려불화가 일본에 80점,국내에 불과 10점정도가 보존돼 있음을 감안할때 클리블랜드가 소장한 7점은 큰 의미를 갖고있다고 볼 수 있다.또 김제의 「한림제설도」도 조선시대 회화중 임진왜란 이전 작품이 극히 드물고 작은 크기인데 비해 대작인데다 작품제작 내력이 확연히 새겨져있어 큰 가치를 지닌다. 이밖에 시카고미술관에서는 고려불화의 여풍이 있는 16세기 작품 「아미타여래도」와 18세기 작품인 「지장보살도」 등 회화·도자기 24점을 조사해 실었고 시애틀박물관에선 구한말 궁중 유품인 「매학도자수병풍」 등 22점을 수록했다.
  • 시위대 5백여명이 점거중/연대 이과대 과학관 “화약고”

    ◎실험실내 인화성가스 산재/위험물질 방패로 삼아 대치 「한총련」대학생과 경찰간의 공방이 16일로 5일째를 맞는 가운데 2천여명의 학생이 점거한 연세대 교내 이과대건물이 경찰 진압작전의 걸림돌로 등장했다. 이 건물에는 엄청난 살상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각종 위험물질이 산재해 있다.궁지에 몰린 학생들이 화염병 등을 던지다가 불길이 위험물질에 인화되기라도 하면 건물 전체가 폭염에 휩싸일 수도 있다. 특히 화학과·물리학과·생물학과 실험실이 몰려 있는 3∼5층은 「화약고」나 다름 없다.화학과 실험실이 있는 4층에는 수소통과 아세틸렌통이 각각 2개 있다.물리학과 실험실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미치는 아센가스·펠레늄가스 등 실험용 가스가 드럼통안에 쌓여있다. 지하1층과 지상6층에 1대씩 설치된 방사성 동위원소 가속기도 파손되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이밖에 생물학과 실험실도 휘발유와 실험용 병원균이 보관돼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교내 진입작전 때마다 시위대를 쫓아 이곳까지 왔다가는 번번이 출입구에서 추적이좌절되곤 한다.
  • 핵자기공명장치(NMR) 이용/벼 수분함량 “30초내 척척”

    ◎서울대 조성인 교수,농업분야 활용 성공/5MHZ 고주파 발생,오차 ±0.5%로 정확/일제보다 월등… 수매현장 시비 줄어들듯 과학 연구장비로 사용되는 핵자기공명장치(NMR)를 농업분야에서 활용하려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조성인 교수(40·농공학과)는 13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NMR를 벼의 함수율 측정에 활용하는 연구에 성공,이를 제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수율이란 수분 함유율.함수율이 너무 높으면 벼의 무게에서 오차가 생기는 것은 물론,저장할때 변질되기 쉬워 적정한 수치 관리가 필수적이다.정부가 추곡 수매를 할때 「상등급」을 주는 기준은 함수율 15%.이 비율은 저장에도 이상적일 뿐만 아니라 도정했을때 밥맛도 가장 좋아 창고에 저장할때도 이 비율이 유지되도록 열풍 건조등 각종 조치가 뒤따른다. 좋은 등급 판정은 곧 좋은 값과 연결되므로 함수율 측정이 정확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기존의 방법에는 정확성과 대표성에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현실. 현재 국내에서 함수율 측정은 농협 등에 설치된간이 도정기,산지에 갖고 나가는 이동식 간이 측정기 등으로 한다.그것도 없는 경우 육안측정법까지 사용된다.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최고 한컵 정도의 쌀을 샘플로 잡아 전체를 판정하거나 오차가 ±2∼3%에 달해 농민과 수매기관간에 다툼의 대상이 돼 왔다.이 때문에 지난해부터는 일본에서 새로운 측정기가 도입됐으나 2백개의 낟알을 일일이 측정,평균값을 내는 바람에 30분씩 걸렸다. 조 교수가 개발한 「수소 자기 공명을 이용한 벼 함수율 측정장치」는 지름 10㎝,높이 15㎝의 유리관에 벼를 채워 장치안에 집어 넣으면 ±0.5%의 오차범위 내에서 30초만에 정확히 판정해주는 획기적인 것이다. 원래 NMR장치는 원소의 결합상태,미세구조를 알아내거나 각종 정성 정량분석에 사용되는 화학연구 장비다.자기장 속에 어떤 물질을 집어 넣으면 수소 원자핵이 자기화하면서 공명현상을 일으킨다.이때 원자핵은 자기모멘트를 갖고 있어 정해진 몇개의 방향으로만 향하게 되는데 에너지를 바꾸면서 시료를 조사하게 되면 원자핵이 그중의 필요한 에너지의 마이크로파만을 흡수함으로써 핵자기 공명 스펙트럼을 만들어내 물질의 구조등을 알아낼 수 있다.NMR장치는 강력한 자장 발생장치(영구자석),공명주파수 발생장치,공명신호 해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다. 조 교수는 1천2백 가우스(자력의 단위)의 자력에 3백ppm 이하의 균일도를 가진 자기를 내는 자기 상자,5MHz의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주파수발생장치 등을 개발했다. 조 교수는 대구시 달성군 소재 (주)아이디얼시스템과 함께 1년6개월간 산학공동연구를 수행,시제품 제작을 완료하고 올 가을부터 제품을 내놓을 계획.완제품 무게는 약 20㎏. 조 교수는 앞으로 『추곡 수매시는 물론 양곡 저장시에 습도관리를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함수율 측정장치를 온라인화하고 아울러 과일의 당도 측정 장치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NMR의 농업 이용은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도 이제 시제품이 나오는등 연구가 활발하다.NMR는 또 체리토마토 자두 체리와 같은 과일의 경도 측정용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 상장회사 회계감사/회계법인에만 허용

    ◎감사계약기간 3년으로 연장/합동 회계사무소제 내년 폐지/재경원 외부감사제도 개선방안 내년부터 합동회계사무소가 폐지되고 상장법인에 대한 회계감사는 회계법인만이 할 수 있게 된다.또 경쟁제한요소로 평가돼온 수임한도제도 오는 99년 이후에는 감사반에 대해서만 현행 감사가능회사수(감사대상 회사를 공인회계사 수로 나눈 것)의 1백30%에서 1백50%로 완화하고 회계법인에 대한 제한은 폐지키로 했다. 재정경제원 회계제도개선 작업반이 9일 증권감독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발표한 외부감사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외부감사인들간의 과당경쟁을 막고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감사계약기간을 현행 최소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 현재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외부감사인 지정제도도 외부감사법·증권거래법 등 법률을 위반하거나 분식회계처리 정도가 중대한 회사는 3년,한정의견을 받은 회사가 감사인을 교체하는 경우는 2년 등으로 지정요건의 경중에 따라 최장 3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회계법인을 설립할때 1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갖추도록 하고 감사보수료의 일정비율을 손해배상적립금으로 적립하도록 의무화했다.또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설치,회계법인이 감사보수료의 일정비율을 출연토록 하고 합명회사규정을 적용,무한책임으로 돼있는 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유한책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합동회계사무소의 법인화를 유도하기 위해 회계법인 설립요건을 완화,최소 공인회계사수를 현행 30명에서 20명으로 줄이고 시행연도에 한해 공인회계사수 10명 이상,자본금 5억원 이상이면 설립 가능토록 하되 2년간 경과기간을 둬 요건을 충족토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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