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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화 행정공제회 이사장 취임

    이인화 전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지원단장이 25일 행정공제회 제10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신임 이 이사장은 행정고시 23회로 예산군수,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충남도 행정부지사, 지방행정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행정공제회는 전국 지방공무원이 재직 중·퇴직 후 공무원으로서 보람을 느끼고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지방공무원 공익 복지기관이다.
  • [기획]최고경영자=⑫ 현대(現代)칼라 장남수(張南秀)씨

    [기획]최고경영자=⑫ 현대(現代)칼라 장남수(張南秀)씨

     「카메라」가 좋아「카메라」1개만 덜렁 둘러메고 미군부대에 취직했다. 그로부터 25년. 이젠 한해 매상 3억원을 올리는「메머드」종합현상소의 사장이 됐다. 한때는 사진기자로 6·25 동란에도 종군했고 미군 PX사진부에서도 일하기도 했다. 휴전 직후 서울역 뒤 서계동(西界洞)에 세운 현대(現代)「칼라」가「컬러」시대를 맞으면서부터 사업도, 인생도「컬러풀」해진 장남수(張南秀)씨의 맨주먹 입지전(立志傳).  고향은 경기도 시흥(始興). 그러나 부모를 따라 일본에 건너가「도꾜」의 성고고등학교 예과 학생일 때 해방을 맞아 귀국했다.  20살 때부터 만지기 시작한「카메라」에 그만 정이 들어 23살때 인천(仁川)서 흥신양행이란 사진재료상을 차린 장남수(張南秀)씨다. 뜻하지 않은 6·25 동란으로 첫 사업은 실패하고 부산(釜山)에 피난 가 국제(國際)「타임스」사의 사진기자로 입사, 전선에 종군하기도 했다.  수복 직후인 51년 9월 미군 PX사진부에 들어간 것이 오늘의 현대(現代)「칼라」를 있게 한 계기. PX에 근무하다 사귀게 된 미군 장성의 권유로 문산(汶山)에 주둔하고 있던 미(美)해병사단을 상대로 DP점을 차렸다.  『미군(美軍) 상대의 장사란 땅짚고 헤엄치기죠. 수금 날짜가 정확하니까 모든 게 계획대로 움직여 나갈 수 있거든요』  여기서 장(張)씨는 돈을 모을 수가 있었고 사업을 크게 벌여나갈 경험을 얻었다고. 당시는 흑백사진뿐이었지만 미군들의 초상화도 그려 주고「슬라이드」도 만들어 주었다고.  53년 가을, 서울 서계(西界)동에 현대(現代)현상소를 차렸다. 창설 당시의 직원은 모두 20명.  『그때만 해도 전기·수도사정이 나빴어요. 지금 이 자리는 일제때 양조장 하던 자리라 아무리 가물어도 샘물이 끊이지 않는 좋은 자리였어요. 또 바로 앞집엔 고관(高官)이 한분 살아 전기 특선(特線)이 들어왔어요. 수도·전기 사정 때문에 이곳에 자리 잡았지요』  6·25땐 사진기자로 종군···미군 상대로 DP점 차려  당초 현대(現代)「칼라」가 설립되었을 땐 장(張)씨 말고도 6명의 동업자가 있었으나 일해 오는 동안 모두 독립해 나가고 지금은 장(張)씨만 남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現代)「칼라」는 7~8년 전부터「컬러」사진이 대중화되면서「메머드」기업으로 자라났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80%가 흑백사진이던 것이 지금은 95%가「컬러」사진으로 뒤바뀌었다.  이 중 25%는 미군 상대의 군납으로 초상화「앨범」「컬러·슬라이드」등을 함께 제작하고 있다.  새한「칼라」와 더불어 국내 현상업계의 2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현대(現代)「칼라」는 현재 2백여곳, 지방에 1백여곳의 특약점을 갖고 있으며 손익분기점은 한달 매상 3천만원선.  『「컬러」가 대중화되면서 현대(現代)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1백여곳이나 생겨났지요.「컬러」사진의 질이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분간할 수 없읍(습)니다. 당장 보기엔 똑같은 저질의 상품을 군소업자들이「덤핑」하고 있으니 우리처럼 규모 큰 곳은 고전을 면치 못하지요』  장(張) 사장의 경영 철학은 한 업종에만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  『「메인·비즈니스」(주업종·主業種)가 잘 될때 장래성 있는「사이드·비즈니스」(부업종·副業種)를 벌여 놓아야죠.「메인」이 한계점에 이를 땐「사이드」쪽에 지원해 줄 수 있도록』  바로 이「사이드·비즈니스」로 생겨난 것이 현대(現代)교역주식회사다. 66년 5월에 설립된 현대(現代)교역은「아사히·펜탁스」사의「카메라」,「러키」사의 확대기,「캐논」사의 전자계산기, 「미놀타」사의 전자복사기, 그리고 일본의「사꾸라·필름」등을 수입해 국내에 팔았다.  다음 손댄 것이 인쇄업. 우리 나라 최초로 4색도(色度) 인쇄기를 수입해다 국내 출판업계에 팔았으며 직접 인쇄업에 손대기도 했으나 여기선 별 재미를 못 보았다.  한(韓)·일(日)무역에「브레이크」가 걸리자 이번에 미국에 손을 대「듀퐁」사의「필름」대리점으로 의료용·공업용「X레이」, 제판용「필름」들을 들여다 팔기도 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와이드·컬러」를 개발해 각 유흥업소 등에 팔아 재미를 보기도 했다.  포부는 국산 카메라 제작···해외정보망 넓혀 수출도  『이제는 수입보다 수출이 더 재미를 보는 세상이 됐읍(습)니다.「엔」화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으로 수출의 길이 넓어졌거든요』  현대(現代)교역도 얼마 전 신문광고를 내어 수출 가능한 상품엔 외국「바이어」들을 소개 알선해 주겠다고 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해외 정보망이 있어 일하기 쉽거든요. 현대(現代)「칼라」는 그대로 두고 앞으로는 현대(現代)교역을 종합수출상사로 발전시켜 볼 계획입니다』  그 첫 계획으로 주안(朱安)공업단지에 있는「모자이크·타일」공장과 제휴, 올 4월부터 매달 3만여$어치씩 수출하기로 했다고.「모자이크·타일」은 월남 종전과 함께 동남아에 불어온 건축「붐」에 꼭 필요한 자재. 없어서 못 판다는 장(張) 사장의 말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도자기 공장에서 쓰는 돌광산을 이미 인수해 놓을 정도로 속이 깊다.  또 하나의 계획은 일본의「아사히·펜탁스」와 제휴, 국내에서「카메라」를 만들어 보는 것. 당장 완제품은 어려워 우선 부품 생산부터 시작해 마지막엔 국산「카메라」를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다.  『우리 회사 자랑요? 글쎄 15년 이상 근속자가 많고 1백30여명 사원 중 50% 이상이 10년 이상 근속자라는 점일까요?』  한번 쓴 사람은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는 게 장(張) 사장의 인사(人事)관리「알파」이자 「오메가」.  어렸을 때는 동네 골목대장으로『땅딸보』란 별명을 들었다는 데 지금도 야무진 사업수단은 어렸을 때 그대로란 주위의 평. 기계체조로 몸을 단련했고 지금도 새벽 5시30분에 꼭 일어나 새벽 등산을 하는 열성파.「골프」는「핸디」8로「프로」못지 않은 솜씨.  『자수성가 비결요? 머리 잘 쓰고 부지런하면 되죠, 업체를 이끌어나가는 덴 인화·단결이 최고의 자본이고요. 재산요? 글쎄···한 5억쯤 된다고 해두죠, 뭐』 <창(昌)> [선데이서울 73년 4월 8일 제6권 14호 통권 제234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전남대도 총장직선제 폐지되나

    최근 총장 부정선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남대가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하기로 해 주목된다. 23일 전남대에 따르면 대학 평의원회(의장 김여근)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총장 직선제 개정을 위한 학칙 개선에 대해 찬반 의사를 확인하는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전남대는 1988년 전국 4년제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총장 직선제를 도입, 이 제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의 ‘폐지 압력’과 최근 불거진 총장 선거 부정 의혹 등으로 폐지 여론의 압박에 직면했다. 전남대는 평의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대학 전임교원 1200여명이 교내 전산망을 통해 투표한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다음 달 31일까지 차기 총장 선거 직선제 폐지 여부를 결정, 보고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교과부, 예산 축소 등 불이익 압력 교과부는 또 9월 중으로 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은 대학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하고, 정원 감축·예산지원 축소 등 각종 불이익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국 37개 국립대 가운데 전남대·부산대 등 4~5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최근 직선제 폐지를 결정했다. 전남대 일부 교수들은 “교과부가 재정지원을 명분으로 총장 직선제 폐지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는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또 다른 교수들은 “총장 선거 때마다 편가르기가 이어지고, 총장이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보직을 나눠 주던 관행이 대학 사회를 분열시키는 폐해로 작용해 왔다.”며 “직선제 폐지를 바라는 구성원들도 상당수 있는 만큼 이번 투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는 최근 총장 선거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식사와 골프 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1순위 득표자 박모(59·의학과) 교수가 후보직에서 사퇴한 데 이어 2순위인 이모(55·신소재공학부) 교수도 같은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총학생회 “찬반투표 막아낼 것” 전남대 총학생회는 이와 관련, 성명을 내고 “교과부는 총장 직선제 폐지와 대학 법인화 추진을 중단하고, 이번 총장임용추천위원회와 후보자는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사과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번 찬반투표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DMZ 평화생태마을 프로그램 주민이 이끈다

    강원도 철원군이 비무장지대(DMZ)와 평화가 공존하는 평화생태마을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철원군은 23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올해 평화생태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철원읍 대마리가 선정된 가운데 접경지역 생태자원 개발에서부터 관광상품의 패키지화를 통한 고용창출과 소득증대 등을 위한 체험형 사업으로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마리권역 평화생태마을 조성사업은 올해부터 3년간 국비 20억원, 지방비 5억원 등 모두 25억원을 들여 ▲500m 하천체험프로그램 등 역곡천 생태관광자원개발 ▲평화·안보 투어 벨트 구축 ▲2㎞ 테마형 철책탐방 코스 개발 ▲체험형 명품 먹거리 장터 조성 및 농특산물 판매 ▲두루미 평화관 리모델링을 통한 평화·역사문화관 조성 등이 이뤄지게 된다. 특히 마을공동체 법인화와 자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주민주도형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 주민 주도형·자립화에 중점을 둠으로써 이미 조성된 철원평화문화광장을 비롯한 안보관광지 등과 연계해 지역발전의 시너지효과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대마리는 안보·평화의 상징지역으로서 풍부한 역사성과 문화자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 개발·발전 잠재력이 큰 마을로서 천혜의 생태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또 올해 말 경원선 신탄리∼대마리역 5.6㎞ 구간을 잇는 복원공사가 완료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DMZ와 평화’ 가 공존하는 최적의 지역관광 대상 마을로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철원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람 살리던 손 캐릭터를 살리다

    사람 살리던 손 캐릭터를 살리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원제: Brave)은 북미에서 지난 6월 말에 개봉, 2억 274만 달러(약 2312억원)를 벌어들인 흥행대작이다. 한국 개봉이 추석 연휴인 9월 27일로 잡혀 있는 등 해외 개봉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본전(1억 8500만 달러)을 뽑았다. 운명을 개척하는 용감한 틴에이저 공주의 모험을 다룬 작품에 투입된 애니메이터는 90명에 육박한다. 그 가운데 한국인 김재형(39)씨도 있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 초대받은 김씨를 지난 22일 서울 중구 예장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그를 주목한 이유는 의사 출신이란 이력과 게임·애니메이션 업계의 강자인 블리자드와 픽사를 넘나든 경력 때문.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1년차 과정을 밟다가 인생의 방향을 튼 몽상가다. 그는 “중·고교 때는 그냥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정도였다. 공부는 좀 했으니까 의대를 갔던 건데 정말 하고 싶던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뒤늦게 철이 들어 뭘 먹고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애니메이션 일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는 애를 먹었지만 의외로 아내는 선선히 지지했다. 전세금을 털어 2003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에 입학했다. 서른이 되고 시작했으니 늦깎이였다. 하지만 그만큼의 절실함과 열정 덕인지 2006년 졸업하면서 애니메이터의 로망인 픽사의 인턴으로 입사했다. 인턴이 끝나고서 참여한 첫 작품이 ‘라따뚜이’(2007)였다. 잘못된 부분을 잔손질하는 ‘픽스 애니메이터’가 그의 역할이었다. 계약이 끝나고 게임업체 블리자드로 옮겨 ‘스타크래프트 2’의 시네마틱 아티스트로 일했다. 게임 중간에 서너 차례 나오는 처절한 전투 장면이 그의 솜씨다.  1년 4개월쯤 일하다가 2006년 친정으로 유턴했다. “블리자드는 젊은 친구들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라면 픽사는 노련한 애니메이터들이 많다. 커리어의 후반부에 블리자드에 갔다면 젊고 재능 있는 친구들과 재밌게 일했겠지만, 갓 2~3년차에 불과했던 나로서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픽사를 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복귀 후 참여한 첫 작품 ‘업’(2009)의 엔딩크레디트에 그는 물론 딸의 이름도 올라 있다. ‘프러덕션 베이비’라고 해서 영화 제작 중 태어난 아이 이름을 남겨 주는 회사 측의 배려 덕분이다. ‘토이스토리 3’(2010)를 거쳐 ‘카2’부터 그는 숏(shot) 애니메이터로 승진했다. 숏 애니메이터란 인형극에서 실로 연결된 인형을 다루는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분업화된 컴퓨터 애니매이션 제작시스템에서는 캐릭터를 만드는 콘셉트 디자이너, 2D(평면) 상태인 캐릭터를 3D(입체)로 바꿔 놓는 사람, 옷과 피부·머리 색깔을 담당하는 사람까지 제각각이다. 캐릭터가 컴퓨터에 저장되면 스토리보드(영화의 촬영대본에 해당)와 레이아웃(컴퓨터상에서 카메라 앵글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보면서 감독 지시를 참고해 캐릭터의 포즈를 잡고 연기하도록 만드는 게 숏 애니메이터의 역할이다. 정해진 숏에 나오는 캐릭터 움직임을 모두 맡거나 특정 캐릭터의 연기를 숏에 관계없이 전담하기도 한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서 그는 메리다 공주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곰’의 연기를 도맡았다.  그는 “캐릭터의 이름이나 어떤 역할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 답답하고 죄송한데 개봉 전까지는 최대한 비밀을 유지하는 게 픽사의 정책”이라며 웃었다. 못내 아쉬웠는지 작품 자랑을 잊지 않았다. “메리다는 얌전 떠는 공주가 아니라 활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남성적 캐릭터이다. 엄마인 엘리노 여왕은 공주 역할을 기대하지만, 딸은 못마땅하게 여긴다. 배경은 스코틀랜드의 왕국이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엄마의 갈등이란 점에서 요즘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대 아이들과 부모가 같이 보면 좋을 영화인데 한국에서 애들 보는 만화영화쯤으로 알려진다면 속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장난감(‘토이스토리’ 1~3편)이나 로봇(‘월E’), 자동차(‘카’ 1~2편), 동물 혹은 곤충(‘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벅스라이프’), 유령(‘몬스터주식회사’) 등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처음으로 여주인공을 내세운 데다 리얼리티를 우선시했다. 때문에 숏 애니메이터만 60명, 군중신을 담당하는 군중 애니메이터와 픽스 애니메이터도 28명이 투입됐다. 그는 “사람이든 곰이든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건 물론 감성 표현에도 역점을 뒀다. 11개월 동안 꼬박 작업했는데 힘이 들었던 만큼 애착도 크다.”고 밝혔다.  그는 픽사의 2013년 최대 기대작인 ‘몬스터대학교’(‘몬스터주식회사’의 속편)에도 참가하고 있다. 야전에 뛰어든 지 6~7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굵직한 프로젝트에 전부 참가하고 있으니 실력을 짐작할 만하다. 돌잡이에 등장할 만큼 한국사회에서 선호하는 직업의 상징인 청진기를 내려놓은 지 10년이 흐른 지금, 선택에 후회가 없을지 궁금했다.  “한국에서 의사면허는 살아 있다. 하지만 다시 할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사람 목숨 다루는 일인데 나처럼 손을 뗐던 사람이 다시 하는 건 말도 안 될뿐더러 지금 내 일이 너무 재미있다. 픽사에는 월스트리트의 뱅커도 있고, 잘나가던 과학자도 있다. 난 그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대 폐지론, 정략수단 될까 걱정”

    “서울대 폐지론, 정략수단 될까 걱정”

    서울대 첫 여성 부총장이었던 박명진(65·여) 교육부총장의 이임식이 20일 오전 대학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부총장은 이임사에서 “서울대를 세계 일류 대학의 반열에 올려놓도록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2010년 7월 서울대 사상 첫 여성 부총장에 임명돼 2년의 임기를 마무리한 박 부총장은 “대학본부 차원의 최초 합숙 오리엔테이션인 새내기 대학 개최, 학내 인권센터 설치 등 그간에 거둔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법인화와 겹쳐 교육적 측면에서 더 많은 성과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 최근 제기되고 있는 서울대 폐지론에 대해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 조직이 정략의 수단이 될까 걱정스럽다.”면서 ”지방대와의 협력 방안을 찾아야겠지만 강제하면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총장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 제3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0년에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언론정보연구소장, 중앙도서관장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유플러스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주축으로, 유무선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경영 목표를 세웠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 순매출(ARPU) 등 지표들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7월 현재 LTE 가입자는 27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 연말까지 5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시장은 LTE와 와이파이(WiFi)가 등장하면서 비디오가 서비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또 고객은 개인서비스를 원하고 있으며 플랫폼과 클라우드 등을 이용한 융합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하반기 지표 개선 성과를 기반으로 영상, 개인화, 융합에 중점을 두고 탈(脫)통신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모바일에서 ‘LTE 1등’ 달성을 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부문은 속도와 품질, 커버리지 등을 강화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단말기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음성통화 안에 영상과 문자가 들어가는 LTE 기반 음성통화(VoLTE)도 9~10월쯤 선보인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LTE 상용서비스 1주년을 맞아 “LTE를 서비스한 지난 1년간 ‘LG유플러스도 이동통신에서 한가락 한다’는 등 브랜드 위상이 올라간 것 같아 기쁘다.”며 “그동안은 기었으나 이제 첫 돌을 맞았으니 걷고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하반기 세계 최초로 스마트TV에 기반한 유무선 미디어 융합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2025년쯤엔 우주관리인·아바타 관계 관리자·날씨 관리사 뜬다

    우주 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수거하는 ‘우주 관리인’, 개인의 사이버 인간관계를 돕는 ‘아바타 관계 관리자’…. 글로벌 미래연구기관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예측한 2025년의 인기직업들이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최근 출간한 ‘유엔 미래보고서 2025’에서 전문가들의 미래예측 결과를 토대로 경제·경영, 의료·복지, 환경·에너지, 정보기술(IT)·로봇, 문화·예술, 생활·여가 등의 분야별로 54가지 유망 직업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정신질환을 수술로 치료하는 ‘기억수술 전문 외과의’나 죽음을 앞둔 사람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임종 설계사’, 인공비를 내리거나 재해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날씨 조절 관리사’ 등을 적극 추천했다. 또 결혼, 동거 등을 돕는 ‘결혼·동거 상담전문가’나 제품, 조직의 복잡함을 해소하도록 돕는 ‘단순화 컨설턴트’ 등 상담 전문직의 앞날도 밝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기업들의 고위 경영진에는 지금의 최고경영자(CEO), 업무최고책임자(COO) 등 외에 ‘최고경험관리자’(CXO)라는 새 직함이 생겨난다. CXO는 제품의 구매부터 사용,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일을 맡는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유망직업도 있다. 눈에 보이는 현실세계에 정보와 가상현실을 결합하는 ‘증강현실’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증강현실 전문가’가 각광 받을 것이며, 이른바 ‘공장에서 키워 낸 고기’인 ‘배양육’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배양육 전문가’도 유망직업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지금의 현실과는 확연히 다른 이 유망 직업들은 미래의 생활 변화에 맞는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환경과는 다른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2012년 한국의 현실에 맞춰 바라본 2025년의 유망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세분화’, ‘개인화’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업전문 포털 커리어 박수정 컨설턴트는 미래의 생활상이 ‘개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면서 경력개발을 도와주는 ‘커리어 컨설턴트’, ‘환자 전문비서’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유망 직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녹색기술산업, 첨단융합산업, 고부가 서비스산업 등의 관련 업종이 각광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직업전문 포털 사람인HR 연정흠 컨설턴트는 “미래에는 자원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을 연계시킨 ‘신재생 하이브리드시스템 개발자’가 유망 직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기업 및 개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미지를 설계해주는 ‘SNS 활용 전문가’, 개인의 여가 생활 방향을 설정해주는 ‘여가 전문가’ 등도 유망 직종으로 꼽았다. 고용부는 2020년에는 취업자의 73,4%가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농림어업과 제조업은 각각 40만 9000명, 14만명씩 취업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율이 높용 직업으로는 사회복지, 보건, IT기술 등을 꼽았다. 권우현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고 제조업이 쇠퇴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또 한국사회가 점차 고령화하면서 이들을 관리할 복지, 보건관련 직종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 직업에 못지않게 많은 수의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전문가들은 “단순 서비스업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시장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도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IT, 그린에너지 산업이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와 관련된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보조 아르바이트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스스로 아이들의 모범이 된 부모들

    스스로 아이들의 모범이 된 부모들

    EBS ‘공부의 왕도’는 18일과 25일 밤 12시 5분, 두 번에 걸쳐 부모특집 2부작을 방영한다. 학교나 학원을 탓하기에 앞서 부모 스스로 아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네 쌍의 부부 사례를 전해 준다. 1부 ‘부모, 꿈을 응원하다’에서는 윤세훈 부부, 유인화 부부 얘기를 들려준다. 이들 부부는 단 한번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숙제하라고 말해 본 적이 없다. 이들은 공부 그 자체는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윤세훈 부부의 아들 윤상웅군은 ‘게임지존’이었다. 그런 그가 과학고 수석졸업과 서울대 입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게임을 무조건 금지하지 않고 컴퓨터 강좌, 게임잡지 구독, 게임동아리 활동 소개 등으로 꿈을 더 넓게 확장시켜 준 부모의 철학 때문이다. 유인화 부부의 아들 유세열군 역시 ABC도 제대로 쓸 줄 몰랐던 전 과목 9등급이었던 아이였다. 유군은 원래 프로바둑기사를 꿈꾸며 10여년간 수련해 왔던 아이. 그 꿈을 접으면서 공부의 길로 접어들자 부모는 아이와 공부동반자가 됐다.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하자 아이는 무서운 속도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2년 만에 전 과정 공부를 마치고 전 과목 평균 2등급을 따냈다. 2부 ‘부모는 최고의 선생님이다’에서는 유은목 부부와 김민숙씨가 등장한다. 과도한 사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들을 직접 끼고 가르치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데 마음과 달리 실제 그렇게 하지는 못한다. 티격태격 감정싸움으로 이어질까 봐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유은목 부부와 김민숙씨는 이를 해낸 부모다. 이들의 공통점은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것. 자신이 하루하루 조금씩 공부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자 아이들도 공부란 늘 옆에 끼고 있는 것이고 매일매일의 정성이 모여 성적이 이룩된다는 것을 이해했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대, 연구성과 뛰어난 교수 특진시킨다

    서울대가 법인화에 맞춰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교수를 특별승진시키는 내용의 새 교원인사규정을 확정, 16일 공포했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기 위해 정년(현행 65세)과 상관없이 교수로 임용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르면 내년 3월 1일 자 승진임용 대상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기존의 인사규정에는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하는 데 4년, 부교수에서 정교수가 되는 데 5년의 대학 전임근무 경력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그러나 새 인사규정에 ‘연구 업적이 뛰어난 교수에 한해 경력 연수(年數)를 따지지 않고 심사 후 승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뒀다. 서울대 측은 “법인화 이전에는 교육공무원법 등 엄격한 제약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용할 수 있다.”면서 “특별승진 상세 기준은 추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인천공항 매각 강행 ‘광분’ 이상득의 검찰 출석 ‘광클’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인천공항 매각 강행 ‘광분’ 이상득의 검찰 출석 ‘광클’

    7월 첫째주의 검색어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정치·사회 이슈에 얼마나 큰 관심을 쏟고 있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1위는 예상대로 ‘인천공항 매각 강행’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오늘 할 일을 (다음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면서 주요 정부 현안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 대다수가 “세계공항평가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인천공항을 왜 팔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마당에 다시 매각을 추진하려하자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됐다. MB정부에서 권세를 누린 ‘대통령 형님’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상득 검찰 출석’이 2위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구속기소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저축은행 퇴출 저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다. 3위는 ‘인화학교 행정실장 징역’이다. 소설이자 영화인 ‘도가니’의 실제 인물인 광주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 김모씨는 2005년 학교에서 청각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이를 목격한 학생을 음료수병으로 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 형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선고받았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추정 입자를 발견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킨 소식이 4위를 차지했다. 지난 4일 영국 과학기술시설위원회는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어내는 핵심인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새 소립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5위는 지난 4·11 총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이석기 의원의 득표 수 중 58.8%가 중복 아이피(IP)로 투표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뉴스이다. 이어 ‘피겨 퀸’ 김연아 선수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퇴하고, 이후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전한 소식이 6위에 올랐다. 7위는 수원 20대 여성 살인범 오원춘이 호송버스 안에서 다른 수감자와 벌인 몸싸움, 8위는 많은 축구팬을 잠 못 이루게 했던 ‘유로 2012’의 ‘스페인 우승’이 차지했다. 9위는 지난달 말 부산에서 강도를 검거한 용감한 여학생, 10위는 반삭 머리로 돌아온 2NE1의 멤버 산다라박이 밝힌 스타일 변신 이유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ㅂㄱㅎ, 슬로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ㅂㄱㅎ, 슬로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출마 슬로건으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내세웠다. ‘국민행복’과 ‘소통’을 상징하는 이모티콘도 만들어 젊은 층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박 전 위원장의 경선 캠프의 변추석 홍보미디어본부장은 8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대적 과제인 ‘변화’와 박 전 위원장의 정치 철학인 ‘민생’, 유권자들이 원하는 ‘개인화’ 등의 키워드를 하나로 함축된 것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고 밝혔다. ●‘변화·민생·개인화’ 키워드 함축 박 전 위원장은 전날 트위터에 출정식 일정을 알리면서 “누구든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잠재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꾼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슬로건과 함께 사용할 PI(President Identity)도 공개했다. 빨간색 말풍선 안에 하얀 글씨로 된 박 전 위원장의 이름 한글 초성으로 웃는 얼굴 모양을 표현했다. 국민행복을 뜻하는 스마일 표시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변 본부장은 “평소 머릿속에 있던 박 전 위원장의 이미지는 자기 절제가 강하고 엄숙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직접 만나 보니 생각보다 소박하고 친근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평소에 가진 이미지와 실제 차이가 크다는 점을 느꼈고 이것을 좁히는 게 홍보미디어본부장의 임무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국민들에게 원하는 것을 해결해주고 국민에게 다가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도 PI를 처음 대하고는 “굉장히 좋아했다.”고 변 본부장은 전하면서 “정치가 실질적으로 변했다고 해도 외형적으로 나타난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방법적으로 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ㅂㄱㅎ 초성으로 웃는얼굴 표현 10일 출정식과 관련, 변 본부장은 “출정식 콘셉트는 국민에게 다가가기, 명랑하고 즐거운 분위기, 진정성의 세 가지 가치 아래 소박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오가는 많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당초 비가 오거나 많은 인파가 몰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실무진들이 실내에서 할 것을 제안했으나 박 전 위원장이 “많은 사람들이 올 텐데 누구는 들여보내고 누구는 안 들여보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광장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도가니’ 중형 장애인 인권보호 계기로 삼자

    법원이 영화 ‘도가니’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광주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7년보다 형량을 5년이나 더 높였다. 이런 판결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대상 성범죄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학생을 보호해야 할 행정실장이 저항하거나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 어려운 장애인의 약점을 악용해 성폭행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목격자인 장애인에게 린치를 가한 행위는 어떠한 형벌로도 부족한 반인륜적 범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영화 ‘도가니’가 아니었다면 자칫 묻힐 뻔했다. 행정실장 김모씨는 지난 2005년 장애 여학생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고 풀려났던 인물이다. 7년 만에 유죄판결이 내려진 것은 그래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지적장애인 피해자가 핵심적인 사실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만으로 범행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진일보한 판결이다.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과장된 면이 있지만 범행 장소와 함께 양손을 끈으로 묶었다거나 당시 상황의 감정, 가해자 등을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에 비춰 장애 내용과 특성을 감안하면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재판부의 중형 이유 판단은 주목할 만하다. 재판은 끝났지만 그렇다고 피해자의 고통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로 밝혀진 피해자 13명 중 11명이 정신적 외상(트라우마)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2명은 지금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다.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도가니’ 중형선고가 반짝 관심으로 끝나서는 안 될 이유다. 장애인 인권보호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 ‘도가니’ 손배소 서울서 진행

    서울고법 민사25부(부장 조희대)는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와 광주광역시, 광주교육청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이송하도록 한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항고를 받아들였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사건 피해자들의 뜻대로 서울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소송 진행상 편의와 권리구제를 위해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법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도가니’ 성폭행 가해자 인화학교 前행정실장 징역 12년 선고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이 됐던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에게 검찰의 구형량보다 훨씬 높은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 2부(부장 이상현)는 5일 청각 장애 여자 원생의 손발을 묶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 김모(63)씨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위치추적 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인화학교 사건 이후 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졌고, 국회에서는 이른바 ‘도가니법’이라는 법률 개정도 있었다.”며 “학생을 보호해야 할 행정실장이 저항하거나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장애인을 성폭행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신체·정신적 충격으로 학교를 자퇴하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인데도 김씨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은커녕 범행을 부인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지나 피해자가 인화학교의 다른 성폭행 사건과 혼동하고 있어 피해 상황과 경위 등의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한 점은 있지만 범행 장소와 양손을 끈으로 묶였던 사실, 당시 상황의 감정, 가해자 등을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에 비춰 장애 내용과 특성을 감안하면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범행 발생 후 수사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가 지난해 영화 개봉 이후 재수사 끝에 기소됐다. 이날 선고 직후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김용목 상임대표는 “재판부가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은 지적장애와 청각장애에 대한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판결이 앞으로 미성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의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5년 4월쯤 인화학교 행정실에서 A(당시 18세)양의 손발을 끈으로 묶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 장면을 목격한 B(당시 17세)군이 입을 다물도록 사무실로 끌고 가 깨진 음료수 병과 둔기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김씨에 대해 징역 7년과 위치추적장치 부착 10년을 구형했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조선실록 오대산사고본 74책 서울대서 고궁박물관으로 이관

    문화재청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관리해 온 국보 151-3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朝鮮王朝實錄 五臺山史庫本) 74책을 문화재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 관리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오대산사고본은 1913년 1181책 전체가 일본 도쿄제국대학에 반출됐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대부분 소실됐고, 남은 74책 중 27책을 1932년부터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에서 보관해왔다. 이 27책은 1973년 국보로 지정됐고, 나머지 47책은 2006년 도쿄대로부터 반환돼 2007년 국보로 추가 지정된 후 서울대에서 관리해 왔다. 문화재청의 최종덕 문화재보존국장은 “서울대의 법인화로 국유재산은 모두 서울대가 수용하지만, 문화재는 예외로 규정됐다.”면서 “규장각과 서울대박물관 등이 소장한 문화재는 여전히 서울대가 위탁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학벌이 뭐길래/최광숙 논설위원

    2002년 1월 국무회의에서 장관들 사이에 한바탕 격론이 벌어졌다. 한완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즉석 안건보고에서 학벌 타파 정책으로 입사원서의 학력란 폐지 추진을 밝히면서다. 그는 “공교육 붕괴 및 과외 과열은 일류대 입학이 곧 출세 보장이라는 학벌 폐해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이 “영국 케임브리지 등 세계 일류대학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있느냐.”면서 “잘못된 학벌문화가 문제일 뿐”이라고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진념 경제부총리도 “가뜩이나 정부의 간섭이 문제가 되는 마당에 민간기업의 인력 채용에 대해 정부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고 전 장관을 거들었다. 그러자 김대중 대통령은 “정부 입장을 관계부처 간 조율을 거친 뒤 국민에게 알리라.”고 했다.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서울대 폐지론이 나왔다.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국립대들이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고, 대학을 평준화해 입시지옥을 없애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병폐인 ‘학벌 타파’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의 근절 방안에는 여론이 그다지 시원치 않았다. 결국 이 두 가지 안은 무산됐다. 민주통합당이 또 서울대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그제 “민주당이 집권하면 서울대라는 명칭을 없애고, 전국 주요 국립대학을 서울대의 캠퍼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남대나 경북대 등을 국립대의 광주·대구 캠퍼스 정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지방 캠퍼스는 학점이나 교수, 졸업장까지 모두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프랑스도 1968년 국립대학을 ‘국립1대학’ ‘국립2대학’ 등으로 평준화했지만 결과는 학교 경쟁력만 떨어졌다. 서울대 폐지도 프랑스의 잘못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머리 좋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결국 졸업할 때는 모두 평범한 이들로 전락시킨다는 서울대.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법인화까지 했지만 갈 길이 멀다. 서울대 하나 없앤다고 학벌사회가 갑자기 실력사회로 바뀔까. 실력을 놓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즘 각 기업들에서 고졸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진정한 학벌 파괴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할 게다. 더구나 백년대계인 교육 문제를 놓고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접근해서는 백날 학벌 타파를 떠들어봐야 제자리걸음만 할 수밖에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해외대학 무관심에… 제주영어도시 축소 검토

    동북아 국제화 교육 허브로 추진했던 제주 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이 축소된다. 해외 대학 유치를 위해 영리법인화 허용, 외국 사학의 과실 송금 허용 등도 검토되고 있다. 2일 제주도와 총리실 등에 따르면 사업 재조정을 위해 개발 주체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다음 달 사업 규모와 목표를 재설정하는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사무처(이하 사무처)도 다음 달부터 전문가 자문을 받아 계획을 조정하기로 했다. 사업 재검토는 해외 대학 유치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현재로서는 사업을 대폭 축소해 대학 단지와 문화·예술단지를 제외한 초중고 교육시설만 건설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당초에는 교육단지, 문화·예술단지, 대학타운 등 3개 권역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JDC와 사무처는 용역과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공동보고서를 만들어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에 제출하고 지원위원회는 11월 말이나 12월 초까지 재설정 방향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진행 상황이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재정 부담만 느는 부진한 상황에서 일단 전체 계획을 현실에 맞게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동시에 제주 영어도시 조성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대학의 영리법인화 허용 및 외국 사학의 과실 송금 허용, 거주 여건 개선을 위한 임대주택 활성화와 고도 제한 완화 등 제도적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제주 영어교육도시 사업 계획 재검토는 2015년까지 2만 3000명 규모의 영어 전용 타운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JDC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의 여의도 면적 절반 규모인 379만㎡(115만평)에 교육 및 대학 연구시설, 문화·예술단지, 편의시설이 복합적으로 들어서는 영어 전용 타운을 조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학생 1000여명, 교직원 등 주민 300여명만이 입주했다. 10여개 이상의 단과대학을 유치해 복합 캠퍼스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단 한 곳의 대학도 유치하지 못해 무산된 상태다. 지난해 8월 개교한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NLCS)과 올 10월 문을 열 캐나다의 브랭크섬 홀 아시아에는 JDC 측이 학교 부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해마다 학교 브랜드 사용료로 각각 5억원씩을 지불하기로 하는 등 우리 측 부담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민주 “서울대·지방 국립대 통합”

    민주통합당이 1일 차기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서울대와 지방 국공립대를 통합해 사실상 ‘주요 국공립대의 서울대화’를 대선 공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과열 경쟁과 대학 서열화에 따른 취업난 등 사회적 부작용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서울대에는 인문학부, 기초학문 분야 등 최소한의 학부만 남겨둔 채 주요 지방 국공립대로 대학 학부를 이전한다는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서울대 개혁안과 관련, “서울대를 광역 거점별 대표 국공립대에 캠퍼스 기반을 두게 하고 해당 대학을 특성화해 학점 및 학생·교수 교류, 졸업장을 공유(공동학위제 도입)하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등은 국립대 서울 캠퍼스(가칭), 국립대 부산 캠퍼스 등으로 이름이 바뀔 전망이다. 민주당은 앞서 4·11 총선에서 국립대 법인화 전면 재검토와 함께 국공립대 연합체제 구축을 통한 대학 서열화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CEO 칼럼] 이발소와 사진관, 코닥의 교훈/윤문석 VMware Korea 지사장

    [CEO 칼럼] 이발소와 사진관, 코닥의 교훈/윤문석 VMware Korea 지사장

    130년 역사의 사진 기업 코닥이 올해 초에 파산을 선언했다.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과 같은 아성이 ‘디지털’이라는, ‘스스로 주도한 혁신’에 의해 무너진 것이다.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코닥이 미래보다 현재에 집착하며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랬기에 ‘디지털 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세계 필름 시장을 지배했던 일본의 코니카와 독일의 아그파가 변화의 물결 속에 속절없이 사업을 접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했던 후지는 의료, 전자소재,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까스로 이름을 지켰다. 그러나 코닥은 1등이라는 현실에만 안주해 변화와 혁신을 외면함으로써 스스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무심한 변화’가 일어나는 일상의 공간은 또 다른 배움터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과거 동네마다 이발소와 사진관이 즐비했던 때가 있었다. 불과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발소와 사진관은 꽤 장사가 잘됐다. 사진은 찍으면 반드시 현상 인화를 맡겨야 했고, 머리는 매번 자르고 가꿔야 해서 정기적으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 업종 중의 하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신식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미용실의 출현으로 손님을 빼앗기더니, ‘남성용’ 프랜차이즈까지 생겨나면서 이발소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사진관은 이발소보다는 조금 더 명맥이 길었던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가 막 열렸을 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사진관을 찾았고, 사진을 인화했다. 하지만 온라인 사진 현상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굳이 사진을 현상하지 않아도 보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기기들이 보편화되면서 사진관도 운명을 달리했다. 젊어서 배운 이발 기술로 부지런히 일하며 한 가정을 건사해온 어느 이발사나 은퇴 후 귀향하겠다던 어느 사진사는 파도 같은 변화에 떠밀려 가게를 닫고 지금 어디선가 새로운 업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소규모 점포들도 이럴진대, 기업들은 또 어떠할 것인가. 2009년 11월 28일은 국내에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날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열광해 마지 않았던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애플이었고, ‘피처폰 시대’의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던 국내 제조사들은 급작스럽게 한 시대의 종막을 지켜보아야 했다. 하지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경기는 계속해야 하는 법. 스마트폰의 시대에 발맞춰 우리 기업들은 지난한 혁신을 거듭해 어려움을 극복했고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와신상담의 저력을 세인들에게 확인시켰다. 여러 산업 분야 가운데 정보기술(IT) 업종만큼 변화와 혁신이 급격하고 드라마처럼 전개되는 곳도 없다. IT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고객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남다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와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고 그에 따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기업의 부침과 존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혁신의 아이콘’이라면, IT 기업은 ‘혁신의 적자(嫡子)’라고 말할 수 있다. IT 기업들이 발굴한 기술과 서비스는 일반 기업들의 혁신에 필요한 다양한 계기와 동력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신기술’과 그것이 몰고 올 경제·사회적 변화를 눈여겨보고, 신속하게 제 것으로 만들어 혁신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트렌드 변화에 대한 통찰력, 적응력을 바탕으로 유연한 조직과 마인드를 갖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경영의 단초를 확보할 수 있다. 부릅뜬 두 눈으로 내일의 먹거리를 찾고, 가슴으로 소비자의 감성과 요구를 읽어내야 하며, 잰걸음으로 부단한 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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