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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마취한 뒤 수술 중 나간 의사…팔꿈치 수술받던 母, 3개월째 의식불명

    환자 마취한 뒤 수술 중 나간 의사…팔꿈치 수술받던 母, 3개월째 의식불명

    서울의 한 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던 40대 여성이 수술 중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심정지까지 겪은 뒤 3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당시 의사들이 수술실을 비웠다며 의료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27일 YTN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인 두 딸을 두고 있는 40대 여성 A씨는 지난 1월 강남의 한 개인병원에서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마취과 전문의 B씨는 A씨가 수술실로 들어간 지 12분 뒤 마취를 끝내고 사복 차림으로 퇴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형외과 집도의 C씨가 수술실에 들어오기도 전이었다. 이후 C씨도 수술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났고, A씨는 수술실에 마취된 상태로 남겨졌다. 시간이 지나 환자를 깨워도 반응이 없자 이상 징후를 느낀 간호사는 두 차례에 걸쳐 마취과 전문의 B씨에게 연락했다. B씨는 두 번 모두 “해독제를 투여하라”고 지시했다. 두 번째 해독제를 투여하고 9분 뒤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현재까지도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지금 거의 뼈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딸들에게는 엄마가 돌아오기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따르면 ▲마취과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마취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마취과 의사가 없을 때라도 마취 분야에 숙련된 의료인이 마취제가 투여되고 있는 환자의 옆에 있어야 하며 ▲환자가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거나 회복실로 이동할 때까지 마취 제공자가 곁을 지켜야 한다. 해당 병원은 YTN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는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의 무책임한 행동이 한 가정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마취과 전문의 B씨와 집도의 C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마취과 전문의 B씨는 “마취하고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다른 병원에 일이 생겨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병원에 소속돼 있지 않는 마취의들은 다음 수술 일정에 쫓겨 마취 상태의 환자를 두고 수술실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마취의가 병원에 소속되기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병원의 이해관계와 함께 낮은 건강보험 수가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는 수면 마취를 받은 환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한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정맥을 통해 케타민과 미다졸람 등 마약류 마취제를 투여받은 뒤 의식을 잃어 대형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지난 24일엔 광주 북구 한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 상태로 시술을 받던 4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 여성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지역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그는 수면 마취를 한 뒤 리프팅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시술 당시 쓰인 약품 목록 확보, 병원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의료사고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름값 벌려고 피 팔았다”…이란전쟁이 만든 현실, 영화보다 충격적 [핫이슈]

    “기름값 벌려고 피 팔았다”…이란전쟁이 만든 현실, 영화보다 충격적 [핫이슈]

    이란전쟁의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유가 급등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기름값을 아끼려는 차량 소유주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미국 휘발유 소매가는 28% 뛰었다. 에너지 시장분석기관 클리어뷰의 케빈 북 전무이사는 “대도시로 향하는 통근자가 밀집한 미 북동부에서 유류 소비가 대폭 줄었다”면서 “대중교통이라는 대안이 있고 유류세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캐시백 앱 제공업체 ‘업사이드’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미 북동부에서 올해 3월 주유소당 평균 휘발유 매출은 전월 대비 4.3%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6%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결과다. 이러한 상황은 자동차 소유주들이 더는 휘발유를 소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름값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란전쟁이 불러온 ‘수요 파괴’의 초기 신호라고 해석한다. “기름 사려고 혈장 판매한다”미국 소비자들은 차량에 기름을 가득 채우는 대신 소액으로 자주 주유하거나, 카풀을 선택하고 있다.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생활 패턴도 확산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연료 절약 팁을 알려주거나 카풀을 돕는 앱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3월 연료 절약 앱인 가스버디·머드플랩·업사이드의 다운로드 수는 전월 대비 각각 453%·95%·81% 폭증했고 카풀 앱 블라블라카도 15% 늘어났다. 일부 소비자는 기름값을 위해 아르바이트와 혈장 판매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텍사스주 북부에 사는 서맨사 로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돈이 들어올 때까지 기름이 바닥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한 번에 10~15달러(한화 약 1만 5000원~2만 2000원)씩만 주유한다”면서 “최근에는 기름값을 대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와 혈장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혈장은 혈액에서 55%를 차지하는 부분으로, 영양분과 호르몬을 운반하고 혈액 응고에 필요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일반적으로 혈장을 기부하고 보상을 받는 형태로 거래한다. 팔에서 피를 뽑으면 기계가 혈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분리하고 나머지 혈액 성분은 다시 몸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혈장 기부’ 보상은 회당 30~100달러(약 4만 4100~14만 7200원) 수준이며 주당 1~2회 가능하다. 최고 가격 동결해도 꾸준히 오르는 주유소 가격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소비자의 부담도 미국 못지않다. 우리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지만, 전쟁 장기화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석유 소비를 억제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제도를 당장 종료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동안 민생 안정을 위해 억눌러왔던 누적 인상 억제분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국내 유가가 폭등해 서민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국면에서도 4차 석유 최고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동결했다. 국제유가 하락 시에 최고 가격을 동결해 그간 쌓여온 누적 인상 억제분을 줄여 나감으로써 제도 해제 시점의 충격을 미리 완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전국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나란히 ℓ당 2000원을 넘어섰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격은 휘발유 2007.79원, 경유 2001.76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을 웃돌며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제주, 강원, 충북 등은 이미 2000원을 넘어섰다.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일부 지역만 2000원 미만을 유지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공급가 동결에 따라 현재 공급 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제한돼 있다. 업계에서는 휘발유·경유 2000원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뉴노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내가 출연하면 내 것? 퇴사 후 100만 팔로워 계정 영상 800개 삭제…법원 판결은? [여기는 중국]

    내가 출연하면 내 것? 퇴사 후 100만 팔로워 계정 영상 800개 삭제…법원 판결은? [여기는 중국]

    라이브 방송·숏폼 영상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중국에서 직원이 업무용으로 개설한 계정의 소유권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퇴사 후 100만 팔로워 계정의 영상을 삭제한 전 직원에 대해 회사에 전액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중국 언론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니던 샤오황은 재직 시절 회사 요청에 따라 자신의 개인 정보로 숏폼 영상 플랫폼 계정을 개설했다. 회사는 계정 홍보를 위해 수십만 위안을 충전했고, 영상 촬영에 필요한 장비도 회사가 구매했다. 퇴사 전까지 이 계정에는 경제·과학기술·인공지능 관련 영상 800여 편이 올라 있었으며, 샤오황이 직접 출연한 영상은 전체의 약 30%였다. 퇴사 당시 계정 안에는 1만 위안(약 216만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남아 있었다. 샤오황은 처음에는 회사 요청에 따라 계정 로그인 번호를 회사 담당자 번호로 변경했지만, 이후 회사 몰래 다시 자신의 번호로 바꿔 계정을 직접 사용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기존에 올라 있던 영상 800여 편을 삭제하거나 숨긴 뒤 직접 출연한 새 영상을 올렸다. 샤오황이 계정을 점유하는 동안 팔로워 수는 126만명에서 100만명 이하로 20% 이상 줄었다. 회사가 협의를 시도했지만 그는 “내 실명으로 등록한 계정이므로 사용권과 수익권이 나에게 있다”고 맞섰다. 결국 회사는 법원에 계정 귀속 확인과 삭제된 영상 복원, 경제적 손실 배상을 청구했다. 베이징시 제4중급인민법원은 샤오황의 계정 등록이 직무 행위였으며 회사가 계정 경제 가치 성장에 물질적으로 투자하고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계정과 샤오황 개인이 강하게 결합돼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개인 인격과의 연관성도 약하다며 계정의 사용권과 수익권은 회사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손해 배상과 관련해 법원은 샤오황이 사용한 가상화폐는 원래 금액 그대로 배상하도록 했다. 간접 손실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팔로워 수·좋아요 수 등 데이터가 계정의 경제적 가치를 나타내며, 팔로워가 20% 이상 감소해 계정의 영향력과 상업적 가치가 낮아졌다고 봤다. 또한 샤오황이 계정을 점유하는 동안 회사가 영업 활동을 할 수 없어 예상 수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간접 경제 손실을 산정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계정이 회사 소유임을 확인하고 샤오황에게 경제적 손실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반대 방향의 판결도 있다. 4월 22일 광저우일보에 따르면 광저우 법원은 회사가 직원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전면 기각했다. 회사는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류모씨를 채용해 숏폼 영상 기획·촬영·출연을 맡겼다. 계약서에는 류씨가 참여한 영상의 저작권이 회사에 귀속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재직 1개월 만에 노동 분쟁이 발생했고, 류씨가 재직 중 회사 허가 없이 회사 영상을 개인 틱톡 계정에 올렸다며 회사가 10만 위안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류씨는 “회사 요청으로 다른 버전을 제작해 유입량 테스트 목적으로 개인 계정에 올린 것으로 직무 행위”라고 맞섰다. 법원은 류씨의 손을 들어줬다. 영상 게시 시점이 회사 공식 계정과 거의 동시였고, 회사 업무 단체 채팅 기록을 보면 회사의 홍보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직무 행위임이 증명된다고 봤다. 특히 회사 관리자 왕모씨와 여러 직원이 해당 영상에 좋아요·댓글·저장 행위를 한 것이 단순한 개인 행동이 아니라 회사를 대표하는 암묵적 승인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아들 월급·회사자금 횡령해 스트리머 후원…中 라이브 후원 중독의 민낯 [여기는 중국]

    아들 월급·회사자금 횡령해 스트리머 후원…中 라이브 후원 중독의 민낯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라이브 방송 스트리머에게 수십억 원을 후원하다 가정이 파탄 난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중국 언론 신원천바오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왕모 씨는 최근 70세 어머니가 반년 만에 336만 위안(약 6억 3000만 원)이 넘는 거액을 라이브 방송 후원에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이 돈은 어머니의 노령연금뿐 아니라 아들이 수년간 모아 어머니에게 맡겨둔 급여와 상여금까지 포함됐다. 출장이 잦은 업무 탓에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의지해 왔고, 어머니가 평소 워낙 알뜰한 성격이라 전 재산을 믿고 맡겼다는 것이 왕씨의 설명이다. 그런 어머니가 최근 라이브 방송에 빠져 수도·전기요금 몇천 원조차 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후원한 스트리머는 2명으로 모두 30세 안팎의 남성이다. 이들은 틱톡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후원을 받는다. 어머니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은 라이브 방송 대결인 일명 ‘PK’였다. PK란 두 스트리머가 함께 방송하며 5분 안에 팬들에게 더 많은 선물을 받는 쪽이 이기는 방식이다. 어머니는 본인이 후원하는 스트리머를 이기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절제력을 잃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어머니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번 달 노령연금이 나오면 또 후원하겠다고 했다는 점이다. 아들의 오랜 설득으로 뒤늦게 정신을 차린 어머니가 스트리머에게 환불을 요청하자 “우리 사이좋게 지내요, 오래오래”라는 답만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 비슷한 사례는 허난성에서도 일어났다. 정저우에서 냉동 소고기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주씨는 최근 20세인 딸과 함께 경찰서에 자수했다. 주씨는 2024년 여름 회계 장부를 점검하다 50만~60만 위안(약 9400만~1억 1300만 원)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딸이 회사 재무를 담당하며 그 돈을 라이브 스트리머에게 후원한 것이다. 딸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자 마음이 약해진 주씨는 다시 딸에게 재무를 맡겼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소고기를 대량 매입하려고 자금을 확인하자 회사 잔고가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는 점이다. 딸이 만 18세가 된 2024년 7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1700만 위안(약 32억 원)이라는 거액이 특정 소셜 플랫폼에서 결제된 것이 확인됐다. 딸 역시 한 스트리머와 일상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물과 현금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700만 위안의 자금 손실로 회사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지만 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방송 시청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씨는 5개월간 고민 끝에 딸과 함께 자수를 선택했다. 그는 “더 이상 딸을 통제할 수 없어 법을 통해 교화시키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20세 이상 성인인 만큼 공금 횡령죄로 징역 10년 이상 처벌하자”, “저런 딸을 키운 것도 대단한데 재무까지 맡긴 것이 더 대단하다”, “라이브 방송 후원에 대한 규제를 전 국민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미성년자 후원 금지는 물론 성인도 계정당 하루 후원 한도를 정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그레타와 ‘연인설’ 사진작가 빠졌다…가자 구호선단 덮친 성비위 의혹 [핫이슈]

    그레타와 ‘연인설’ 사진작가 빠졌다…가자 구호선단 덮친 성비위 의혹 [핫이슈]

    가자지구 지원을 내세운 국제 구호선단이 내부 성비위 의혹과 지도부 갈등에 휘말렸다. 과거 항해에 참여했던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그와 연인설이 제기된 사진작가 크리스 케본도 이번 배에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5일(현지시간) 툰베리와 케본이 새 가자행 구호선단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케본은 툰베리의 기후·사회운동 현장에 자주 동행해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가자행 선단 활동과 공항 장면 등에서 가까운 모습이 포착되며 연인설이 제기됐지만, 관계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을 둘러싼 관심은 이전부터 이어졌다.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6월 케본을 툰베리의 최근 시위 현장에 자주 함께한 ‘늘 곁에 있는 동행자’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 당국에 억류됐다 추방된 툰베리가 스톡홀름 공항에 도착했을 때 케본이 달려가 포옹했다고 전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가자행 구호선단에 올랐다가 이스라엘에 억류된 뒤 추방됐다. 이후에도 가자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번 항해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뉴욕포스트는 툰베리가 유럽에 머물며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불참 배경으로 쏠렸다. 보도에 따르면 툰베리는 지난해 9월쯤 선단 내부가 가자 문제보다 내부 다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며 지도부와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케본 역시 최근 새 선단 활동에 비판적인 게시물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중심에는 브라질 활동가 티아고 아빌라가 있다. 그는 가자 구호선단 지도부 인사로 활동해 왔지만, 최근 선단 내부에서 제기된 성비위 의혹으로 도마에 올랐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아빌라는 지중해 한복판에서 소셜미디어 영상을 올려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아빌라는 “혁명적 활동가를 무너뜨리는 방법은 많다”며 자신을 겨냥한 주장이 조작됐다고 반박했다. 의혹에 언급된 이들에 대해서는 “동지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논란으로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선단 활동을 흠집 내기 위한 공격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가자 구호선단이 실제 구호물자를 전달하기보다 카메라 앞 상징 행동에 치우쳤다고 지적한다. 가자 지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내부 갈등과 성비위 의혹이 선단의 메시지를 집어삼켰다는 것이다. 유엔 내부 인사에게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은 최근 해당 선단을 향해 “운동은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퍼포먼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퍼포먼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선단 측과 지지자들은 이스라엘의 봉쇄와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를 알리기 위한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구호선단이 갈수록 정치적 이벤트와 홍보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 지도부 성비위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선단의 도덕성과 운영 방식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결국 이번 항해는 출발 전부터 본래 목적보다 내부 논란으로 더 주목받게 됐다. 툰베리와 케본이 빠지고, 지도부 인사가 성비위 의혹을 공개 부인하는 상황에서 가자 구호선단은 ‘상징 행동’과 ‘실질적 지원’ 사이의 오래된 논쟁을 다시 불러냈다.
  • ‘예수상 망치질’ 이스라엘군, 이번엔 레바논 민가 약탈·파괴 논란 [핫이슈]

    ‘예수상 망치질’ 이스라엘군, 이번엔 레바논 민가 약탈·파괴 논란 [핫이슈]

    최근 레바논 마을의 예수상을 망치로 파괴해 파문을 일으킨 이스라엘군이 이번에는 민간인 주택에서 약탈을 일삼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민간 재산에 대한 약탈 행위를 극도로 심각하게 여기며 엄격히 금지한다”면서 “이러한 행위에 대한 모든 혐의와 의심은 철저히 조사하고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증거가 확보될 경우 기소를 포함한 징계 및 형사 조치가 취해진다”고 경고했다. 일부 이스라엘 군인들이 레바논 민가를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를 엄벌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4일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군인들이 민가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다고 고발했다. 병사들이 증언한 약탈 물품 중에는 오토바이와 TV, 그림, 소파, 카펫 등 가전제품과 가구류도 포함됐다. 특히 일부 약탈 사례는 현장 지휘관들의 묵인하에 이뤄졌다는 증언도 있었다. 여기에 지난 주말 레바논 남부 데벨 마을 외곽에서 이스라엘군이 불도저와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민간 태양광 패널을 파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기도 했다. 파괴된 패널은 마을 주민 수백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수도 펌프를 가동하는 핵심 기반 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 이란 전쟁 이후 지상군 병력을 레바논 남부 투입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 전쟁 발발 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북부 국경지대 주민들이 안보 위협에 직면하자, 대규모 공습과 함께 지상군 병력을 국경 넘어 레바논 남부에 투입했다. 레바논에 진입한 이스라엘군은 국경에서 리타니 강까지 남북으로 30㎞ 구간에 완충지대를 구축하기 위해 주요 기간시설과 민가 등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병사가 현지 기독교인 마을에서 예수상을 파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처럼 레바논 남부 초토화 작전특히 미국 CNN은 25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같은 방식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적으로 ‘라파 모델’이라 부르는 이 작전은 이스라엘이 라파와 베이트하눈에서 수행한 것으로, 적대 세력(하마스 등)의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해당 지역의 건물과 인프라를 폐허로 만든다. 라파와 베이트하눈은 가자지구 남쪽과 북쪽 끝에 있는 도시로, 지난 1년 반 동안 이스라엘군은 이곳을 완전히 파괴했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라파 모델로 레바논 국경 인근 마을의 모든 가옥을 파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이 마을들을 테러리스트의 전초기지라고 규정했다.
  • [사설] 연금지출 증가 G20 최고… 기초연금·교육교부금 수술해야

    [사설] 연금지출 증가 G20 최고… 기초연금·교육교부금 수술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어제 공개한 4월 재정모니터 보고서에 한국 재정의 민낯이 드러났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 사이 한국의 연금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7% 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금 지출액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경고다. G20 선진국 평균 연금 지출 증가율은 0.4% 포인트, 일본은 0.2% 포인트에 그친다. 2050년까지 향후 25년 사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연금지출 변동의 순현재가치가 GDP의 41.4%로 G20 선진국 평균 12.2%의 세 배를 웃돈다. 국민연금, 직역연금, 기초연금까지 한국의 공적연금 부담이 그만큼 빠르게 부풀어 오른다는 뜻이다. IMF의 경고가 무거운 것은 1분기 1.7% 깜짝 성장 이면의 허약한 한국경제 근력을 꼬집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1.71%, 내년 1.57%로 낮춰 전망했다. 성장의 기초체력은 허약해지는데 의무지출은 급증하는 구조인 것이다. GDP의 성장은 굼뜨기만 한데 연금·복지 지출이 빠르게 부풀면 미래 세대가 떠안을 청구서는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 기초연금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출이 내년부터 한 해 100조원을 넘어선다는 경고도 나왔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 764조 4000억원 중 의무지출은 415조 1000억원으로 54.3%를 차지한다. 나랏돈의 절반 이상이 법적으로 사용처가 정해진 의무지출에 묶이면 재정 압박이 심각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재정 구조의 양대 변수인 기초연금과 교육교부금을 수술하지 않고서는 달리 해법이 없는 것이다. 교육교부금은 1972년 도입된 내국세 20.79% 자동 연동 방식이 반세기 넘게 그대로다. 해마다 70조원을 넘어서는데도 정작 학령인구는 2020년 546만명에서 2060년 302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이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의 폐단을 뻔히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메스를 댈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1분기 성장률에 선방했다고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한국 재정에 쏟아지는 경고를 아프게 듣는 것이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다. 소득 하위 70%라는 기초연금 수급 범위까지 통째로 수술대에 올려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교육교부금 역시 학령인구 변화에 맞춘 내국세 연동률 조정에서부터 고등교육, 평생교육, 돌봄 등으로 사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까지 두루 폭넓게 들여다봐야 한다.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고 반세기 묵은 제도를 못 본 척할 수는 없다. 기초연금, 교육교부금 재설계에 속도를 내야 한다.
  • 장동혁의 ‘책임정치’?… 막스 베버가 본다면[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장동혁의 ‘책임정치’?… 막스 베버가 본다면[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저술정치를 소명으로 삼고 있는 정치인신념윤리 넘어 ‘책임윤리’ 고민해야의도 좋아도 결과 나쁘면 소용없어장동혁, 상황 좋지 않으면 물러나야선거 승리에 모든 것 바칠 각오 필요대표직 버티는 건 철없는 ‘신념윤리’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전후 맥락을 짚어 보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는 미국을 방문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환한 표정으로 찍은 ‘인생샷’이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정작 미국에서 만난 사람조차 국무부 고위급 인사가 아니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말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는 15%까지 내려앉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 장 대표는 그런 요구를 일거에 거절한 것이다. ‘나는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당대표직을 유지하겠다.’ 장 대표의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 당대표는 당원이 뽑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진 사퇴, 지도부 5인 중 4인의 사퇴 혹은 탄핵 외에는 합법적으로 뽑힌 당대표가 자리를 내려놓게 할 수 없다. 요컨대 절차적 정당성을 지니고 있다. 민주적 원칙을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국민의힘 중진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장동혁 체제가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 보자. 설령 그렇다 한들 그것이 장동혁을 당대표로 뽑은 당원들의 뜻이 ‘민주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면 수긍해야 하는 것 아닐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치,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위인 정당의 운영이 민주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민주적 원리를 교조적으로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실 속의 정치는 그보다 훨씬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다. ●“국가만이 물리적 폭력 사용할 권리” 당대표로서 임기를 다하는 것이 책임을 지는 일이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치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책임’이라는 말의 무게를 더욱 엄중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불멸의 고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펼쳐 볼 때다. 1919년 1월 베버는 강연을 시작했다. 뮌헨의 진보적 학생 단체, 말하자면 ‘운동권’인 ‘자유학생연맹’의 초청을 수락했기 때문이었다. 뮌헨대학 사회학 석좌교수, 베버는 높은 명성을 지닌 학자였다. 민주주의를 정치적 이상으로 품고 있었지만 당장 군주제를 전복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에 동참하지 않는 현실주의적 관점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소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강당으로 몰려왔다. 정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버는 단호했다. “여러분의 요청으로 이 강의를 하게 되었지만, 틀림없이 내 강의는 여러분을 여러모로 실망시키게 될 것이다.” 독일어 단어 ‘Beruf’는 ‘소명’과 ‘직업’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단어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치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라고 베버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대해 고찰하려면 우선 정치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직장, 취미 활동, 심지어 베버 스스로도 언급했다시피 “남편을 영악할 정도로 잘 다루는 부인의 현명한 정책을 두고도 사람들은” 정치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요컨대 사람이 모여서 벌이는 모든 활동은 정치적이다. 베버는 강연의 주제를 한정 지었다. “오늘 우리는 단지 특정의 정치적인 결사체, 오늘날에는 국가를 의미하는 정치적 결사체의 지도력 또는 이를 둘러싼 영향력의 작용에 대해서만 알아보려 한다.” 인간의 정치적 활동 전체가 아니라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정치만을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국가가 지닌 특별한 성격 때문이다. 베버의 설명을 들어 보자.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모든 정치적 결사체들과 마찬가지로 근대국가란, 국가만이 하는 고유 업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수단을 준거로 정의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수단이란 곧 물리적 폭력·강권력(Gewaltsamkeit)이다. (중략) 왜냐하면 근대에 와서, 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조직체나 개인은 오로지 국가가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물리적 폭력·강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폭력·강권력을 사용할 ‘권리’(Rechts)의 유일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베버, 정치적 본질에 대한 통찰 쉽게 풀어 보자. 국가에서 벌어지는 정치나 동네 배드민턴 모임에서 벌어지는 정치나 본질은 같다. 갈등을 조절하고 공통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전혀 다르다.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은 클럽 출입 자격을 제한당하고 쫓겨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폭력이 동원되지는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반면 국민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해 재산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강제 징수를 한다. 미국처럼 국세청의 권한이 막강한 나라는 심지어 직접 무장한 인원을 동원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것이 국가의 정치를 다른 집단의 정치와 구분 짓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다. 국가는 군대나 경찰 등의 무장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근대 이전에는 국가 말고도 다른 무장집단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근대국가는 자신의 영토 내에서 국가 외의 다른 어떤 조직된 폭력도 허용하지 않는다.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하는 사설 경비 업체의 역할이 경찰에 비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가는 폭력을 독점한다. 그렇다면 권력을 지닌 자가 누군가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거나, 엉뚱한 사람을 잡아 가두고 고문해 거짓 증언을 받아낸 후 감옥에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근대국가는 국가가 독점한 폭력의 행사를 규제한다.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이 존재하는 것은 그래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국가의 폭력에 대한 법적 통제가 비교적 잘 작동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 본질에 대한 베버의 통찰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겉모습이 어찌 됐건 국가는 폭력을 독점한 기구다. 정치는 그 폭력의 통제권을 둘러싼 다툼이다. 그러므로 정치를 직업이자 소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의 윤리가 요구된다. 신념윤리를 넘어 책임윤리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야당 참패하면 여당 독주 견제 못 해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가르는 기준은 분명하다. ‘결과’다. 신념윤리는 행위자의 의도를 결과보다 중시하는 것이다. 반대로 책임윤리는 행위자의 의도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때로는 결과가 나쁘다면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는 비판까지 가능해진다. 물론 베버가 말했듯 “신념 윤리는 무책임과, 책임 윤리는 무신념과 동일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양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고, 정치를 소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책임윤리에 따라야 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나라의 방향이 바뀐다. 국회의원 선거로 국회의 구성이 달라지면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법체계가 순식간에 뒤흔들릴 수 있다. 정치를 소명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임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과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상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구도가 바뀔 수는 없지만, 야당이 참패한다면 민주당의 독단적 국정 운영과 입법 폭주는 한층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가령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이전과 대학원 설치 법안을 떠올려 보자. 예술학교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특정 지역의 이익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야당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정치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장 대표의 말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그래서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대로면 결과가 뻔한데 ‘지방선거 후에 평가받겠다’며 버티는 건 정치인의 책임윤리가 아니다. 베버를 초청한 운동권 학생들을 연상시키는 철없는 신념윤리일 뿐이다. 장동혁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소명을 다하는 일은 당대표라는 직책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꺼져 가는 지역 소멸의 심장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정선의 공공의료

    꺼져 가는 지역 소멸의 심장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정선의 공공의료

    강원도 정선군이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중심에 정선군립병원이 있다. 군립병원은 의료 취약지인 정선에서 주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군은 군립병원을 폐광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는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최연규 군 공공의료지원팀장은 26일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한 군립병원은 전국적인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공공의료 모델”이라며 “공공의료는 선택이 아닌 지역 존속을 위한 필수 기반이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문을 연 정선군립병원은 ‘전국 1호 군립병원’이다. 군 단위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료원이 아닌 일반병원을 운영하는 전국 첫 사례다. 현재도 군립병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선에만 있다. 정선에 이은 2호 군립병원인 울산 울주병원은 올해 상반기 개원하고, 경기 가평군립병원은 2028년 건립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군이 군립병원을 개원한 것은 당시 사북읍에 있었던 한국병원이 경영난으로 폐업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한국병원이 문을 닫으면 사북·고한읍 주민들은 차량으로 30~40분 걸리는 정선읍에 있는 진폐전문병원인 근로복지공단 정선병원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결국 군은 한국병원을 인수한 뒤 강릉동인병원에 위탁운영을 맡겼다. 2020년 1월에는 군립병원을 운영할 재단법인 정선의료재단을 설립해 직영체제로 바꿨다. 이후부터 지속적인 투자로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군은 2023년 서울 중앙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신경과, 비뇨의학과 방문진료를 시행했다. 방문진료는 중앙대병원 전문의가 월 1회 군립병원에서 뇌경색, 뇌혈관 등과 전립선염, 요로감염, 여성 비뇨 질환, 비뇨기종양 등의 질환을 진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군이 170억원을 들여 군립병원 본관동을 지상 3층 연면적 3392㎡ 규모로 신축했다. 전자내시경, 초음파진단기, DR촬영장치(X-Ray) 등 50여개의 최신 의료장비도 보강했다. 특히 산부인과를 개설해 임산부 등록관리, 여성 호르몬검사, HPV백신접종, STD검사, 웨딩검진, 요실금검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부인과는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와 안동의료원, 거창적십자병원,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장을 역임한 김주현 전문의가 총괄한다. 그는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보건소에서 임산부, 가임기 여성, 갱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외래 진료도 하고 있다. 신축한 본관동에는 건강검진센터도 신설됐다. 양희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센터장을 맡은 검진센터는 기본형을 비롯해 선택형, 맞춤형, 기업 맞춤형 등 다양한 종합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은 검진센터가 만들어진 뒤 서울이나 춘천, 원주, 강릉 등에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원거리 검진’을 받아야 하는 불편이 사라져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검진센터가 운영에 들어간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동안 검진자 수는 9000명에 가깝다. 군은 검진센터를 활용한 여성 농업인 건강검진 사업을 추진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검진비 22만원 가운데 90%인 19만 8000원을 지원받고, 나머지 2만 2000원만 자부담한다. 지역농협 조합원은 자부담액도 농협으로부터 지원받아 무료로 검진을 받는다. 검진 대상은 51~70세 여성 농업인이고, 영농 경력과 나이순으로 선정한다. 최 팀장은 “본관동 신축으로 진료 영역을 넓히고, 검진 기능까지 갖추면서 지역 내 필수의료 전반을 책임지는 종합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산부인과가 생겨 임산부와 여성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가 이뤄지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군은 지난달 중앙대병원 방문진료 과목으로 순환기내과를 추가하기도 했다. 순환기내과 방문진료는 매월 두 번째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려 김치정 전문의가 심혈관계 질환을 진료한다. 이처럼 의료서비스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하자 환자들의 발길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군립병원 이용자 수는 6만 6984명으로 직영으로 전환한 첫해인 2020년(3만 2054명)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정선 인근 태백, 삼척에서도 군립병원을 찾고 있다. 곽일규 부군수는 “군립병원이 정선을 넘어 광역 공공의료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립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 수급자가 요양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치료와 돌봄을 받는 재택의료도 시행한다.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전담팀이 가가호호 방문해 건강 상태와 주거 환경, 돌봄 여건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며 맞춤형 케어플랜을 수립하고, 이후 의사는 월 1회, 간호사는 월 2회 이상 방문한다. 사회복지사는 상담과 통합사례관리를 맡는다. 또 군은 오는 6월부터 내년 2월까지 별관동을 리모델링해 의료 환경을 한층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65억원을 투입하는 리모델링을 통해 인공신장실 병상이 10개에서 14개로 늘어나고 병동과 식당, 총무과 사무실 등이 새단장한다. 곽 부군수는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은 주민이 머물 수 있는 조건, 즉 삶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고 그 핵심은 의료”라며 “공공의료 확대를 통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 한국계 입양아에서 북한 전문가로…“김정은과 북핵, 진짜 모습 알릴 것”[월요인터뷰]

    한국계 입양아에서 북한 전문가로…“김정은과 북핵, 진짜 모습 알릴 것”[월요인터뷰]

    “난 뼛속 깊이 한국인”부산서 태어나 세살 때 美로 입양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한국 찾아생모 못 찾았지만 모국은 늘 동경팩트 근거한 북한 전문가 결심식량난으로 어려움 겪는 北에 관심존스홉킨스대서 탈북자 만나 연구 클린턴 행정부 전문가와 단체 설립미국서 38노스 세운 까닭 北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구 필요세계관 변천부터 외교 정책도 연구 남북관계·한미동맹 영향까지 분석북미 대화 개최 가능성은 ‘비핵화 의제’ 대화 가능성은 없어안보 환경 개선 없이 핵포기 불가 한국, 북미 협상의 목표 찾아줘야“김정은, 몸이 그렇게 좋으니 거대한 미사일은 필요 없어요.(Kim Jong-un, with a great body, you don‘t need a big missile) 운동은 공격성을 줄이고, 당신을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뉴욕 스포츠 클럽에 가입해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비영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에서 만난 제니 타운(50) 38노스 국장의 책상엔 이런 글귀가 걸려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힘을 과시하는 걸 피트니스 클럽 광고 문구와 결합해 재치 있게 비판한 것이다. 세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타운 국장은 2010년 북한 전문 연구기관 38노스를 설립해 북한의 정책과 경제 소식을 전달하고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이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타운 국장은 1976년 2월 부산에서 태어났다. 생모는 의사가 다른 산모의 분만을 도우러 떠난 사이 그를 남겨 놓고 떠났다. 아동보호시설에서 돌봄을 받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자랐다. 자신을 버린 부모와 모국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지만 항상 동경했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아 고향의 정취를 물씬 느꼈다. 한국에서 생모를 찾기 위한 그의 오랜 노력은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모든 질문을 가슴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북한에 대해 관심 갖고 공부하면서 미국에 제대로 된 북한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양 전달했고, 과장된 표현으로 북한에 대해 말한다고 생각했다. ‘팩트’에 근거한 북한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존스홉킨스대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조엘 위트(현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와 손잡고 38노스를 세웠다. 위트 연구원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 재직하면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 실무를 담당하는 등 북한을 직접 보고 겪은 전문가다. 타운 국장의 책상 옆엔 한복을 차려입고 댕기머리를 길게 딴 여성이 주먹을 불끈 쥐며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미국의 여성 권리 운동 상징인 ‘We Can Do it’ 포스터를 한국식으로 패러디한 것이다. 서로 다른 정체성이 교차하는 그의 삶을 상징하는 듯했다. 다음은 타운 국장과의 일문일답. -스스로를 뼛속 깊이 한국인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 내가 한국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모국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하지만 내가 살던 미네소타주는 한국인 커뮤니티가 없었고 한국을 다룬 책도 도서관에 있는 몇 권이 전부였다. 내가 대학을 다닌 아이오와주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한국에 가는 걸 꿈꿨고 한국에 대해 알고 싶었다. 1995년 이화여대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나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특히 내가 태어난 곳, 부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했다. 영도에 있는 태종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한국에서 생모를 찾았다는데. “그렇다. 지금도 여전히 찾고 있지만 어머니를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나의 출생 정보가 매우 빈약하고 기록도 정확하지 않다. 수소문 끝에 내가 태어난 병원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의사가 다른 산모를 보러 간 사이 나를 병원에 남겨두고 떠났다. 그 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자 유일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나를 찾고자 했다면 만날 기회가 있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머니의 다른 가족들도 내가 병원에 혼자 남겨진 걸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 당시 한국의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면 어머니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북한이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뉴스로 접했다.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요즘 그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믿지 않았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고 생각했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도 없었고 그저 미지의 국가 중 한 곳일 뿐이었다. 그때부터 북한의 역사와 정치 체제, 문화를 공부했다. 2006년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에서 북한 인권 관련 프로젝트를 맡아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38노스를 설립한 이유는. “2010년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에서 일하던 시절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위트 연구원을 만났다. 그와 함께 북한의 핵과 무기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했고, 북한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38노스를 창립했다. 우리는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세계관 변천 과정, 외교 정책 등을 연구하고 나아가 남북관계와 한미동맹, 중국 및 러시아 등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을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언급한다. 가능성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달 미중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 북미 대화 개최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 양국이 무엇을 놓고 협상할 것인가이다. 북한은 비핵화가 의제라면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핵 개발을 포기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용의가 없다. 반면 미국은 현재 북한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더라도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하고 이란과 전쟁을 벌인 게 북한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나. “북한은 이미 미국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한 걸 지켜봤다. 이는 미국이 위협적인 국가라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그간 미국은 북한에 무장을 해제하고 우리를 신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은 북한이 미국을 믿기 어렵게 만들었다. 북한이 협상에 나서도록 유인하기보다 오히려 경계심을 강화시켰다.” -미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이 있다면. “미국의 협상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나 군사력 감축에 있다면 마땅한 유인책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방위력을 강화하라고 독려하고 있고 국방비 증강이 진행되고 있다. 주요 강대국은 핵무기를 확대하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 같은 국가도 핵전력 확대 논의를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북한이 홀로 군사력 감축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 마땅한 유인책이 있는지 여부보다 현재 전반적인 안보 환경이 북미 협상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결코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구축한 뒤 자발적으로 포기한 국가는 단 한 곳,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다.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안보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을 때 핵 개발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남아공은 소련이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걸 두려워해 핵 개발에 나섰고, 소련의 붕괴로 핵을 보유하지 않아도 안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안보 환경이 개선될 조짐은 없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도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운 경우가 많았다.” -만약 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남한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지금 남한은 북미 관계에 개입하지 않고 양국이 자체적으로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과 미국이 협상 가능한 분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북미 대화 자체를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협상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 제니 타운 38노스 국장은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선임연구원이자 북한 전문 연구기관 38노스의 국장을 맡고 있다. 북한과 북미 관계, 한미동맹, 동북아 지역 안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 부소장을 지냈고,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세계 자유지수’ 보고서 전문가 검토위원으로 활동했다. 2020년 미 경제 전문매체 ‘워스 매거진’이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여성 50인’과 2019년 ‘패스트컴퍼니’가 꼽은 ‘가장 창의적인 비즈니스 인물’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 안면도 꽃길, 그 끝엔 서해 노을 품은 ‘아일랜드 리솜’

    안면도 꽃길, 그 끝엔 서해 노을 품은 ‘아일랜드 리솜’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지난 25일 충남 태안 꽃지해안공원에서 개막한 가운데 행사장과 인접한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와 꽃지해수욕장 등이 낙조 명소로 이목을 끌고 있다. 꽃의 향연에 더해 노을 가득한 풍경으로 ‘치유의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선 박람회장 내 원예치유체험관에서 방문객들은 3000~5000원의 이용료를 내고 잔디 머리 인형 키우기, 다육식물 분갈이 체험, 꽃차 다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000원에 어린이 직업 체험이 가능한 키자니아체험관도 운영한다. 1만 5000원 성인 입장권으로 안면도수목원과 안면도 지방정원을 셔틀버스로 무료 관람할 수 있고, 태안해양치유센터도 주중 40%, 주말 30% 할인해준다. 박람회가 열리는 꽃지해안공원과 맞닿아 있는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와 꽃지해수욕장의 낙조 풍경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할매바위·할배바위 너머로 지는 일몰이 압권이며, 2개의 바위 사이로 바다 위에 해가 걸린 낙조의 순간은 백미로 꼽힌다. 박람회를 기념해 호반호텔앤리조트는 다음달 24일까지 객실 1박과 조식 2인, 박람회 입장권 2매 등으로 구성된 ‘가든 힐링 패키지’를 판매한다. 박람회 기간에 입장권을 제시하면 오아식스 스파(50%), 사우나(30%), 직영 레스토랑(10%) 등 리조트 시설을 할인해 준다.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 내 비치테라스 ‘아일랜드 57 광장’이나 ‘오아식스 선셋스파’ 인피니티 풀 등에서 보는 낙조는 곳곳마다 색다른 느낌을 준다. 객실은 최근 유리 난간을 교체해, 서해 조망을 극대화하는 파노라마를 마주할 수 있다. 이외 호반호텔앤리조트는 다음달 24일까지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에 참가해 ‘자연 속 완벽한 휴식’ 콘셉트의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해 리솜리조트 소개와 투숙 예약 상담,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충남 예산에 있는 스플라스 리솜도 박람회 기간 중에 현장 홍보 부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워터파크 특별 할인권을 선보인다. 커플권과 패밀리권 등 2종류로 최대 47% 할인하며 온천 워터파크도 이용할 수 있다.
  • 건강했던 엄마의 안락사 선택…하나뿐인 아들과 생이별한 사연 [핫이슈]

    건강했던 엄마의 안락사 선택…하나뿐인 아들과 생이별한 사연 [핫이슈]

    건강했던 50대 영국 여성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적의 웬디 더피(56)는 전날 스위스 안락사 클리닉인 ‘페가소스’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했다. 페가소스 측은 “웬디 더피가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이날 안락사를 받았으며 해당 절차는 아무런 문제 없이 그녀의 뜻에 따라 완전히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클리닉을 포함해 그녀의 정신 능력을 평가한 전문 직원 누구도 더피의 의도와 이해력, 사고력, 행동의 독립성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웨스트 미들랜즈 출신의 더피는 4년 전 외아들인 마커스를 잃었다. 당시 마커스는 샌드위치를 먹다 잠이 들었는데, 샌드위치 속 토마토가 기도에 걸려 질식사했다. 마커스의 나이는 고작 23살이었다. 외아들을 잃은 더피는 사고가 난 지 9개월 뒤 약물 과다 복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2주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 이후 극심한 상실감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떤 약물 치료나 심리 치료도 소용없었다. 그는 임종 전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극단적 선택뿐”이라고 말해 왔다. 페가소스를 찾은 더피는 임종 전 자신의 아들이 즐겨 입던 티셔츠를 입었으며, 임종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레이디 가가와 브루노 마스가 부른 ‘다이 위드 어 스마일’(Die With A Smile)이 흘러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안락사를 선택하기 전 “모두에게 힘든 일이겠지만 나는 죽고 싶다. 죽을 때 내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할테니 부디 날 위해 기뻐해 달라. 이것은 내 인생이고 나의 선택”이라며 “아들이 나의 선택을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매우 좋은 건강 상태임에도 죽음을 선택한 더피의 사례는 최근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킨 스페인 성폭행 피해 여성 노엘라 카스티요의 안락사 이후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데일리메일은 “더피는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위해 페가소스 측에 1만 3500달러(한화 약 2000만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더피가 안락사를 선택한 당일 상원에서 말기 환자에게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조력 사망법)을 합법화하기 위한 절차가 있었으나 결국 부결됐다. 해당 법안은 18세 이상이며 향후 생존 기간이 6개월 미만인 환자는 의사들의 도움으로 약을 복용하는 등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권리를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6월 영국 하원을 통과했지만, 환자들이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려 스스로 안락사를 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적돼 왔다. 상원에 제출된 수정안에는 환자가 자신의 의사로 안락사를 택했다고 동영상으로 기록하는 것과, 안락사 이외의 선택사항으로 통증 완화 조치를 충분히 검토했다고 확인하는 것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결국 부결됐다.
  •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 사실상 인상 효과로 소비 누른다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 사실상 인상 효과로 소비 누른다

    정부가 24일 0시부터 적용되는 석유 최고가격 상한을 다시 동결했다. 2주 전인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동결이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적용된 2차 최고가격이 3·4차까지 총 6주간 그대로 유지된다. 3차 때는 가격을 더 올려야 할 상황에서 동결했고, 이번에는 가격을 내려야 했지만 다시 동결을 결정했다.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국민이 기름을 아끼지 않아 소비가 늘었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산업통상부는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23일 밝혔다. 휘발유는 ℓ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의 상한선이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된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5.91원, 경유 가격은 1999.87원으로 집계됐다. 3차 때 동결과 이번 동결의 배경은 서로 달랐다. 3차 때는 최고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이 상승했는데도 최고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MOPS가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씩 하락했지만, 최고가격을 내리지 않고 동결하며 사실상 ‘인상 효과’를 내는 결정을 했다. 가격을 내렸다가 석유 소비량이 확 늘어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는 반론이 있는데 그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률만 고려해 최고가격을 정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주간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만을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휘발유는 ℓ당 100원, 경유는 200원, 등유는 30원의 인하 요인이 있었고, 2차와 3차 때 인상 미반영분까지 고려하면 휘발유는 ℓ당 125원, 경유는 628원, 등유는 573원의 인상 요인이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민생 안정에 방점을 두고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고유가 상황 속에서 민생 물가의 폭등을 막는 안전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정유사를 상대로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현재 가격을 결정하면 얼마 정도 될지 물어보니 휘발유는 ℓ당 2200원, 경유는 2800원, 등유는 2500원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휘발유는 ℓ당 260원, 경유는 870원, 등유는 970원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석유가격 추이에 대해 남 보좌관은 “최고가격 동결로 특별한 인상 요인이 없어 크게 오르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제 폐지 검토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진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고 국제유가가 안정된다고 판단되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최고가격제의 6개월간(12차) 시행에 필요한 재원 4조 2000억원을 마련해뒀다. 한편 정부는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7차 회의를 열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을 현재 10%(20원)에서 25%(51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면 LPG 부탄의 ℓ당 유류세는 현재 183원에서 152원으로 31원 더 내려간다.
  • 아르헨티나서 ‘흉기’ 갖고 등교한 13살 여학생 적발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서 ‘흉기’ 갖고 등교한 13살 여학생 적발 [여기는 남미]

    남미 국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교내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글이 연속으로 발견돼 사회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한 중학교에서 13세 여학생이 흉기를 갖고 등교했다가 적발됐다. 해당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여자 화장실에선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글도 발견돼 충격이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북서부 투쿠만주의 라플로리다 지역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여학생은 범행을 예고하듯 수업 시간에 친구에게 길이 15㎝ 단검 형태의 흉기를 살짝 보여줬다. 깜짝 놀란 친구는 교사에게 알렸고, 교사는 해당 여학생 소지품을 검사하다가 상당히 큰 커터칼을 추가로 발견했다. 사건의 심각성을 알아챈 교사는 교장에게 보고했고 학교는 곧바로 경찰을 불렀다. 학교로 출동한 경찰이 흉기를 압수하고 예방 차원에서 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선 살인을 암시하는 글이 발견됐다. 여학생 화장실에는 “4월 23일 왕따로 친구를 괴롭히는 자들은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날이 다가온다. 이미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해당 여학생이 글을 쓴 것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개연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선 할아버지의 사냥용 산탄총을 숨겨 등교한 15세 남학생이 조회 시간 직전에 총기를 난사해 사망 1명 등 인명 피해가 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아르헨티나에선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위협 글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돼 수사가 시작된 위협 글은 이미 70건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선 등교 시간에 전교생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거나 총기류를 숨기지 못하도록 아예 가방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가방 사용이 금지된 경우 학생들은 책과 공책, 학용품만 들고 등교해야 한다. 산타페의 한 학교에서 할아버지의 사냥용 산탄총을 난사해 사상자를 낸 15세 학생은 기타 케이스에 총을 숨겨 등교해 범행 직전까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한편 총격 사건 예고 위협은 악성 바이러스처럼 퍼지면서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 우루과이에서도 확산돼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루과이에서 발견된 총격 사건 예고 위협 글은 수십 건에 이른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걱정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 일부 학교는 “출석 체크를 하지 않겠다. 안전 걱정 때문에 자녀의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부모는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검경이 수사에 나서면서 우루과이에선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글을 쓴 한 학생이 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이 학생은 약식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우루과이 경찰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행위에 대해 “아무리 장난이었다고 주장해도 작성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런 행위는 결코 장난이 될 수 없다”면서 촉법소년이라도 소년법에 따라 상응하는 처분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 “세금은 이렇게 써야지”…목숨 걸고 교민 탈출시킨 ‘주이란대사관 직원들’, 포상금 받았다 [핫이슈]

    “세금은 이렇게 써야지”…목숨 걸고 교민 탈출시킨 ‘주이란대사관 직원들’, 포상금 받았다 [핫이슈]

    외교부가 지난 22일 주이란대사관(대사 김준표) 직원 23명(우리 국적 13명, 외국 국적 10명)에게 총 1억 원의 특별성과 포상금을 지급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주이란대사관 직원들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에도 대사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이란 측과의 소통을 긴밀하게 유지해 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우리 선박 26척이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대사관 직원들이 현지를 굳건하게 지키고 이란 정부와 국내에서 파견된 이란 특사의 소통을 도우며 외교적 해결책 모색에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의 전화 통화,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 파견 등이 대사관의 활동으로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주이란대사관 직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위험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이란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과 이란인 가족의 육로 대피를 지원했다.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기 전까지 테헤란에는 공습이 이어졌다. 대사관 및 직원 숙소 인근에도 폭격 피해가 보고됐다.그러나 대사관 측은 잔류 국민의 안전을 매일 확인하는 등 헌신적인 업무 수행으로 재외국민 보호에 탁월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지난달 3일 이란에 체류하던 한국인 24명이 주이란한국대사관이 임차한 버스 2대에 나눠 탑승하고 수도 테헤란을 출발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이들은 중간 기착지에서 1박을 한 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어 안전하게 입국 수속을 마쳤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대부분의 나라가 대사관 등 공관 인력을 철수시켰지만, 이웃한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제외하고 이란에 대사관 운영을 유지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핀란드 정도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이란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포상하라 한 것은 이행됐느냐”고 물으며 “잘 챙겨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외교부가 지급한 포상금 1억 원은 직급·국적과 관계없이 우리 국민 대피 지원 등 과정에서의 업무량 및 위험 노출도 등을 고려한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포상금 지급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세금이 아깝지 않다”, “재외국민을 지켜주는 국가가 있어 안심하고 출국할 수 있다”, “세금의 올바른 사용법” 등 긍정적인 메시지가 쏟아졌다. 현재 외교부는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남아 있다면 대사관 철수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공무원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3월에도 대통령의 지난 1월 중국 및 일본 방문 행사 관련 유공 직원 12명에게 특별성과 포상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 LGU+, 장애인·취약계층 ‘찾아가는 유심 교체’ 서비스 호응

    LGU+, 장애인·취약계층 ‘찾아가는 유심 교체’ 서비스 호응

    LG유플러스가 보안 강화와 통신 품질 향상을 위해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교체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매장 방문이 어려운 장애인 고객을 위해 직접 복지관을 찾는 ‘특화 서비스’가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노원시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에서 22일 만난 한길만씨는 “내 나이 일흔일곱인데 얼마나 더 살겠나 싶지만 남은 시간만큼은 이 휴대전화로 세상 소식 잘 듣고 싶었다”면서 “대리점 가는게 아무래도 불편했는데, 복지관에서 직접 챙겨주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지원센터가 단순한 부품 교체를 넘어 디지털 소외 계층의 해묵은 통신 고충을 해결하는 밀착 상담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에게 생존 도구인 스마트폰이 정보 격차 탓에 도리어 사기 피해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김두현 노원시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인상도 LG유플러스 강서소매영업팀 책임은 “불신을 신뢰로 바꾸는 것이 본질”이라며 유심 교체와 동시에 금융 앱 재인증, 보이스피싱 예방 설정 등 밀착 지원을 했다. 장애인 특화 서비스를 통해 복잡한 인증 절차 탓에 가입에만 2시간씩 소요되는 문턱을 낮추려 지문·안면 인식 등 간편 인증 도입을 본사에 건의했고, 시각장애인에게 치명적인 ‘배터리 방전’ 문제도 해결했다. 기지국 신호가 약할수록 단말기의 전력 소모가 빨라져 사용자가 고립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인근 네트워크 보강 공사를 즉각 완료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주에 충북 단양 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다음달에는 전국의 주요 지부를 대상으로 주 2~3회씩 집중 순회한다.
  • [사설] 석유최고가격제, 생계형 소비자 집중 지원으로 방향 틀 때

    [사설] 석유최고가격제, 생계형 소비자 집중 지원으로 방향 틀 때

    4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이 임박했다. 3차가 오늘 종료되고 내일 0시 4차 고시가 예정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최고가격제의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차 최고가격제 2주 시행이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 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미국 휘발유값이 35.6% 오르는 동안 한국은 18.4%에 그쳤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유가 방파제를 유지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쌓이고 있다. 정부가 격주마다 새로 고시하는 최고가격은 고시가 바뀔 때마다 정유사 손실 보전액도 덩달아 불어나는 구조다. 1차 때 리터당 159원이던 손실 격차가 2차에서 190원으로 벌어지면서 보전액도 1차 3369억원에서 2차 685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시행 첫 4주 누적액만 1조원 이상인데, 국제 경유값이 23.7% 급등했음에도 최고가격 기준을 동결한 3차의 청구서는 그보다 더 클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6개월 치로 잡은 손실 보전 예산 4조 2000억원이 그 전에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격 신호가 차단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 억제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고가격제 도입을 독려한 이재명 대통령조차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하는 일이냐는 반론도 일리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가격을 누르고 있는 만큼 유류 사용 절감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청문회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가격 왜곡에 따른 부작용과 재정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수혜자를 따져 들어가면 고심은 더욱 깊어진다. 유가 충격에 가장 크게 노출된 쪽은 농업 종사자나 배달·화물기사 등 생계형 연료비 지출이 많은 계층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기름값과 생계가 직결되지 않는 일반 운전자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기름 소비는 줄이고 취약계층의 생계를 보듬어 준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꼽기는 어렵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급한 불을 껐다면 이제는 다음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중동전쟁의 조기 종전, 장기 교착, 확전이라는 각각의 시나리오별로 유가 흐름을 추계하고 그에 맞는 출구를 준비할 때다. 생계형 종사자를 위한 에너지 바우처 등 직접 지원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위기 관리에 성공하려면 정부는 긴급 처방 효과를 자평하는 데 머물지 말고 다음 국면을 내다보면서 고민해야 한다.
  • 스마트폰·SNS 밖을 향해… 진짜 관찰을 들여다보세요

    스마트폰·SNS 밖을 향해… 진짜 관찰을 들여다보세요

    ‘관찰’에는 심오한 뜻이 내포돼 있다. 철학에서 관찰이란 감각적 층위와 인식론적 층위로 구분하며, 제대로 된 관찰이 되기 위해서는 감각 정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정신적 과정인 인식론적 층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런 이유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찰은 모든 지식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던 게 아닐까. 생활철학 계간지 ‘뉴필로소퍼’(34호·2026 봄호)는 ‘관찰은 힘이 세다’를 주제로 이번 호를 구성했다. 각종 스마트 기기와 소셜미디어(SNS)의 영향으로 특정 대상에 오롯이 집중하는 개별적 경험이 드물어진 시대에 ‘관찰’에 집중해보자는 취지다. 영국의 기술철학자 톰 챗필드는 ‘관찰하는 자신을 관찰하기’라는 글에서 손전등과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효과적인 관찰을 설명한다. 손전등은 빛을 분산시켜 넓게 비춰주고 스포트라이트는 주변의 공간은 포기하고 미리 정한 목표에 집중하면서 주의 범위를 좁힌다. 챗필드는 “삶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두 개의 조명을 골고루 사용할 줄 아는 관찰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이든 사회에서든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사실과 진실을 볼 줄 알아야 하지만 때로는 당장 중요치 않은 것은 배제한 채 애정을 담은 응시와 관심을 보낼 단 하나의 존재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설명이다. ‘바라본다는 것’이라는 짧은 글에서는 우리가 세상을 들여다보는 렌즈는 훈련, 욕망, 문화적 유산 등에 따라 달라지며, 그것이 각자 만나는 세상을 형성한다고 전한다. 우리가 바라본 현실은 질문의 틀에 맞춰 모습을 바꾸기 때문에 한 가지 방식의 관찰로 형성된 의견을 온전한 진실로 오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 유가 급등 와중에…우크라, 러 석유 시설만 골라 때리는 이유 [핫이슈]

    유가 급등 와중에…우크라, 러 석유 시설만 골라 때리는 이유 [핫이슈]

    중동 사태로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러시아의 흑해 항구도시 투압세의 정유시설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수백 ㎞에 걸쳐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21일 촬영한 미 항공우주국(NASA) 월드뷰 위성 사진에 따르면 투압세에 발생한 화재로 인한 연기가 300㎞ 이상이나 뻗어나가 남부 공업도시 스타브로폴까지 도달했다. NASA 측은 21일 저녁까지도 투압세의 정유시설 내에서 활발한 열원이 감지돼 불길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16일과 20일 두차례 항구도시 투압세 공격특히 이번 화재는 우크라이나의 연이은 드론 공격 때문에 발생했다. 앞서 지난 16일 우크라이나는 투압세의 정유시설과 항만시설을 1차 공격했고 20일에도 2차 공격을 감행해 대형 화재를 일으켰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러시아의 정유시설 공격에 나선 것은 역설적으로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러시아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7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을 선적한 선박에 대해 내달 16일까지 판매를 승인하는 제재 완화까지 발표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격받은 투압세 정유시설은 연간 1200만 톤을 처리하는 러시아 10대 정유 시설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석유 인프라를 겨냥한 장거리 타격으로 러시아 측에 3월 한 달간 최소 23억 달러(약 3조 4000억원)의 석유 수입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석유 시설 집중 타격은 4월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석유에서 나오는 모든 달러는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도록 부추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발트해 최대 석유 수출항인 우스트루가를 비롯해 프리모르스크, 노보로시스크 항구 등에 연이어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지난 2일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원유 수출 설비 용량의 최소 40%가 현재 가동 중단 상태라고 보도했다.
  • [포착] “중국 마라톤 이게 맞아?”…여자 하프 1위, 알고 보니 남성

    [포착] “중국 마라톤 이게 맞아?”…여자 하프 1위, 알고 보니 남성

    중국의 한 남성이 여자 하프마라톤 참가자 번호표를 달고 대회에 뛰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조사 끝에 관련 선수들의 기록과 순위를 모두 취소하고 영구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홍성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논란은 지난 3월 22일 허난성 안양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뒤 불거졌다. 조직위가 지난 14일 여자 하프마라톤 수상자 명단을 공개하자, 여자부 1위 참가자의 번호표를 남성이 달고 뛰었다는 의혹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다. 실제 현장 사진에는 여성 참가 번호표를 단 남성이 달리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남녀가 함께 뛰는 방식으로 대회를 운영했더라도, 여자부 참가 번호표를 남성이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면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조직위는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17일 조사 결과를 내고, 관련 선수 3명이 번호표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대신 뛰게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이들 3명의 기록과 순위를 모두 취소했다. 또 해당 선수들에게 대회 영구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고, 추가 제재를 검토해 달라며 중국육상협회에도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현지에서는 경기 도중은 물론 결승선 통과 뒤 수상자 명단이 공개될 때까지 이런 문제를 걸러내지 못한 대회 운영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여자부 수상권에 오른 선수를 두고 대리 출전 의혹이 제기될 때까지 조직위가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이에 대해 참가 인원이 2만명 넘었고 출발 확인 통로가 좁은 데다 이동 속도도 빨라 현장에서 참가자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만 6000명이 참가했고, 풀코스와 하프마라톤 두 종목을 함께 운영했다. 한편 논란이 된 여자 하프마라톤 시민상 1위 상금은 1000위안(약 21만원)이었다. 이번 사건은 단순 부정 참가를 넘어 대형 마라톤 대회의 본인 확인 절차와 운영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드러낸 사례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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