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플루엔자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공무원연금공단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금리인하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프로농구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주한미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41
  • [내러티브 리포트] 지워지지 않는 ‘살처분의 기억’… PTSD 시달려 일상생활도 고통

    [내러티브 리포트] 지워지지 않는 ‘살처분의 기억’… PTSD 시달려 일상생활도 고통

    #1 공무원 A씨는 2011년 구제역 발병 농가에 세워진 컨테이너 박스에서 숙식을 하며 소, 돼지 등을 살처분하는 작업에 동원됐다. 농가에 큰 구덩이를 파서 굴삭기로 돼지를 밀어 넣는 과정에서 돼지들이 산 채로 몸이 잘리는 참혹한 광경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2 공무원 B씨는 살처분 과정에서 칼과 송곳으로 소 위장을 찔러 가스를 빼내는 역할을 맡았다. 작업이 끝난 지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소고기만 봐도 헛구역질이 나고 당시 상황이 떠올라 죄책감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나 동료나 상사에게 증상을 호소하면 인사 평가 때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 봐 아무런 내색도 할 수 없었다. 소방방재청이 2011년 전국 가축 살처분 참여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주최한 ‘힐링캠프’의 참가자들은 이처럼 심각한 수준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호소했다. 당시 캠프에 참여한 배정이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는 “상담을 받은 참여자들은 돼지만 봐도 살처분 현장이 떠오르고 불안감과 불면증, 대인 기피 등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면서 “PTSD 증상이 오래가면 자괴, 우울 증상이 나타나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더 큰 사회 간접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 파동이 터질 때마다 방역·살처분 작업에 동원되는 인원들은 PTSD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예방책은 물론 사후 지원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광역정신보건센터와 재난심리지원센터 등의 심리상담 실적을 취합한 결과 2011년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11개 시·도 75개 시·군·구와 AI가 발생한 6개 도 23개 시·군에서 상담받은 인원 8812명 가운데 고위험군 상담자는 5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 않고 숨기는 것도 PTSD 증상을 악화시킨다.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인사상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하는 공무원들이 직접 해당 지자체나 보건복지부 등이 운영하는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재난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PTSD 예방 차원에서 무료 정신 상담을 제공하고 당사자가 원하면 무료 진료 지원을 하는 병원을 소개해 주고 있지만 진료 기록이 남으면 취업은 물론 보험 가입 시 지장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경우 살처분 과정에 지자체 공무원이 동원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축장에서 오랜 기간 일해온 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이런 일에 익숙한 분들이기 때문에 PTSD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실제로 녹색당과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해 3월 정부를 상대로 구제역 살처분 작업장에서 발생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준비했지만 원고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당시 소송을 준비한 하승수 변호사는 “정신적 외상을 겪은 공무원, 군인, 농장 주인 등이 직접 원고로 나서야 하는데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이라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핏빛 AI 中 패닉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핏빛 AI 中 패닉

    지난 5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난닝(南寧)시 헝(橫)현 타오웨이(陶玗)진 양메이(楊梅)촌. 이날 마을은 주민들이 끼리끼리 모여 수군대는 바람에 하루 종일 술렁거렸다. 조류인플루엔자(AI) 안전지대로 인식돼 온 이 마을에 어머니에 이어 어린 아들까지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 통보를 받았다는 얘기가 퍼진 까닭이다. 광시자치구 위생청은 3일 밤 고열을 동반한 기침·호흡 곤란 등 급성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인 양메이촌의 남자 어린이(5)가 신종 H7N9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공식 확진 통보했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이 4일 보도했다. 앞서 그 어린이의 어머니 뤼(黎·41)도 H7N9형 AI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6일 “광시자치구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AI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것에 대비하는 새로운 경계태세가 필요하다”고 경고하면서 “베트남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댄 국가들에 H7N9형 AI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비상 대응 계획을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 모자에 앞서 지난 1월 말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샤오산(蕭山)구에서도 남편과 부인, 딸 등 가족이 잇따라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데다 새 변종 AI 바이러스인 H10N8형에 감염된 환자가 사망함에 따라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우려감마저 커지고 있다. 펑즈젠(馮子健)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가족이 동시에 H7N9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는 데 대해) 제한적인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신종 AI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이 20~30%에 달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고 밝혔다. 중국에 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봄에 이어 초겨울 들어 기온이 떨어지면서 또다시 퍼지기 시작한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가 올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며 중국에 AI 감염 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7일 중국신문·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중국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65명, 사망자는 37명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 감염 환자는 베이징(환자 2명, 사망자 1명), 상하이(환자 8명, 사망자 8명), 광둥(廣東)성(지난해 8월 이후 환자 55명, 사망자 12명), 장쑤(江蘇)성(환자 9명, 사망자 1명), 저장성(환자 73명, 사망자 12명), 푸젠(福建)성(환자 14명), 후난(湖南)성(환자 5명, 사망자 2명), 광시좡족자치구(환자 2명), 홍콩(환자 3명, 사망원인 미확인 사망자 1명) 등 중국 전역에 분포해 있다. AI는 닭·오리·칠면조·철새 등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 조류의 폐사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는 AI는 H, N 두 개의 표면 항원 구성에 따라 수많은 변이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중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H7N9형처럼 영문과 숫자로 표기해 분류한다. H7N9형 AI 바이러스는 중국 오리의 H7N3, 한국 야생조류의 H7N9, 중국 가금류의 H9N2 등 3종이 혼합돼 생겨났다고 중국과학원 측이 주장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H7N9형 AI 바이러스의 주요 특징은 저병원성이다. 고병원성의 AI 바이러스가 조류를 100% 가까이 폐사시키는 데 비해 닭이나 비둘기가 감염돼도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가금류에선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사람에게만 치명상을 입히는 탓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H5N8형과 달리 중국에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닭의 집단 폐사와 같은 사전 경보 없이 인체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예상할 수 없어 방역을 어렵게 만든다. 신종 AI의 만연으로 중국 가금류 사육농가는 하루 평균 6억 6000만 위안(약 1182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농업부는 올 들어 지난 1월 한 달간 가금류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으로 사육농가들의 피해가 200억 위안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AI의 확산으로 가금류의 가격이 급락하고 소비자들이 가금류와 계란을 외면하는 바람에 판매가 크게 줄어들어 농가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중리 농업부 축산업사 부사장은 “현재 가금류 업계의 경기 회복을 위해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문가들과 관련 부서 지도자, 농가가 함께 노력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AI 정보 공개에 대해 가금류 사육 농가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중국 가금류업계가 5일 신종 AI 환자와 사망자 등 감염 정보를 과도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위생당국을 맹비난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원펑청(溫鵬程) 광둥원스(溫氏)식품그룹 회장은 “치사율이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폐결핵 등 다른 법정 전염병보다 낮은데도 유독 AI에 대해 비상한 조치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가 지난달 말 신종 AI 확산 방지 대책을 밝히면서 성급 정부는 수시로 감염자와 사망자를 발표하고 전국 단위 통계를 매월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AI 공포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산시(山西)성 공안당국은 지난달 28일 “톈진(天津) 등에서 의사들이 신종 AI에 감염돼 숨졌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장(張)모를 긴급 체포했다. 위생계획생육위는 ‘2014년 인체감염 H7N9형 AI 진찰 및 진료방안’을 통해 “H7N9형 AI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주로 조류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며 사람 간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고 위험성을 평가절하했다. 중국 농업부도 H7N9 바이러스가 가금류에서 사람에게 직접 옮겨진다는 증거는 확실치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로로 구입하고 검역을 마친 가금류 제품을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khkim@seoul.co.kr
  • 미국판 유전무죄 논란 女판사 “부자병 없다” 말 바꿔 또 뭇매

    미국판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켰던 판사가 또 입방아에 올랐다. “삶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통제가 안 되는 ‘어플루엔자’(affluenza·부자병)를 앓고 있다”는 변호인측 방어 논리를 받아들여 4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백인 소년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려놓고 뒤늦게 “부자병이 판단 근거는 아니다”라며 말바꾸기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여론을 의식해 자신의 판결을 스스로 부정한 꼴이어서 더 뭇매를 맞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텍사스주 태런트카운티 법원의 진 보이드 판사는 음주운전으로 4명을 치어 숨지게 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힌 백인 고교생 이선 코치(16)에게 외부와 격리된 중독재활시설에 입소할 것을 이날 명령했다. 앞서 코치는 지난해 12월 교도소행 대신 10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당시 코치와 그의 변호인이 ‘부자병’이라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인정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자병이란 풍부하다는 뜻의 ‘어플루언트’(affluent)와 독감이라는 뜻의 ‘인플루엔자’(influenza)를 합친 단어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이 갖고자 하는 현대 질병을 의미하며 스트레스, 쇼핑중독, 감정 통제불능 등의 증상이 있다. 당시 상식에서 벗어난 판결로 보이드 판사는 당시 돈이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유전무죄 시비를 초래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AI 비상에… 제주도 간 충북 시·군의회

    AI 비상에… 제주도 간 충북 시·군의회

    충북 진천과 음성 등 전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를 외면하고 충북 지역 시·군의회 의장단이 제주도로 세미나를 떠나 비난을 사고 있다. 6일 시·군의회에 따르면 도내 12개 기초의회 의장과 부의장이 소속된 충북 시·군의장단협의회가 지난 5일 제주도로 떠났다. 2박 3일 일정으로 시·군의장단 15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2명 등 총 27명이 참여했다. 1인당 52만원씩의 경비는 각 시·군 예산에서 지원한 협의회 운영비로 충당됐다. 이들은 전문 지식 습득과 리더십 함양을 위한 세미나라고 주장하지만 이틀째 일정이 등산으로 채워지는 등 관광에 가깝다. 게다가 AI 확진 판정을 받아 오리 살처분이 진행 중인 진천군의 염정환 군의회 의장도 참가해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김기형 진천군의회 부의장, 손수종 음성군의회 의장과 조천희 부의장은 불참했다. 진천의 한 농민은 “농민들이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무슨 생각으로 세미나를 떠났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장성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진천지부 사무국장은 “진천군청의 모든 공무원이 명절도 쉬지 못하고 비상근무 중인 요즘 의장단이 제주도에 간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에대한 공개 사과와 세미나 비용 반납을 촉구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시·군의장단 관계자는 “시·군의회 소통을 위해 두달 전에 행사를 준비했고 취소하게 되면 위약금을 물어 어쩔 수 없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충북 지역에선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7일 이후 현재까지 28개 농가에서 가금류 32만 7780마리를 살처분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결국… 사람목숨 앗은 AI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 방역으로 가금류 출하가 금지돼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토종닭을 내다 팔지 못한 50대 축산농이 음독 자살했다. 6일 오전 5시쯤 전북 김제시 금구면 봉모(53)씨가 자신의 집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 봉씨는 음독자살을 시도하기 전 서울에 사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조사 결과 봉씨는 김제에서 토종닭 3만 5000여 마리를 기르는 양계농으로, AI 발생 이후 출하와 입식이 중단돼 고민을 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닭은 보통 입식을 한 뒤 60여일이 지나면 출하해야 하지만 봉씨의 닭 중 일부는 100일을 넘긴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씨의 형(55)은 “동생이 ‘며칠 전에도 토종닭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망하게 생겼다’며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했다”면서 “재래시장에서도 생닭 거래가 금지되는 바람에 동생이 오랫동안 닭을 내다 팔지 못했다”고 밝혔다. 봉씨는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봉씨와 비슷한 처지로 전북 정읍시 영원면에서 토종닭 11만여 마리를 키우는 농장주 A씨(58)는 “요즘 하루하루가 피를 말리는 전쟁이다. 차라리 AI 감염 판정이 났다면 살처분 보상이라도 받을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AI 확정 판정을 받은 농가로부터 3㎞ 내에 있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동제한조치를 받아 토종닭 출하를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닭은 부화 이후 보통 63일째 출하하지만, 출하시기를 13일이나 넘기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해 A씨의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토종닭 11만여 마리에게 먹이는 사료값만 해도 하루에 1300만∼1500만원에 이른다. 현재 AI에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발생 농가의 반경 3㎞ 안에 있다는 이유로 이동제한조치를 받고 있는 닭과 오리 농가는 부안과 정읍 지역에만 20여곳. 사육 중인 가금류는 67만여 마리에 이른다. 김제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신종플루 4주간 더 유행

    질병관리본부는 계절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지속돼 앞으로 4주 동안 1000명당 감염자 수가 60~70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환자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1000명당 15.3명이 발생해 유행주의보(12.1명) 수준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주(1월 26일~2월 1일) 1000명당 48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유행주의보 수준의 4배다. 이번 인플루엔자는 37.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인후통, 근육통, 기침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며 전염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손씻기와 손수건·휴지·옷깃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지키고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65세 이상의 노인과 만성질환자, 생후 59개월 미만의 소아,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경우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해 요양 급여가 인정된다. 보건 당국은 일부 지역의 타미플루 부족 현상과 관련해 “국가 비축분을 긴급 활용하는 등 관계 당국 및 수입사와 긴밀히 협력해 시중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내도 AI 인체감염 있었다

    국내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체 감염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3~2004년과 2006~2007년 AI가 발생했을 때 살처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질병관리본부가 혈청검사를 한 결과 10명에게서 H5N1형 AI 바이러스의 항체를 확인했다. 체내에 H5N1형 바이러스의 항체가 있다는 것은 그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해 면역계가 이에 대응하는 물질을 만들어 냈다는 뜻이다. 한 국립대 수의학과 교수는 “몸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항체가 생기면서 회복하기 시작한다”며 “면역체계가 작동해 바이러스를 이겨 냈다는 증거가 바로 항체”라고 말했다. 항체의 존재 자체가 인체 감염의 증거라는 등식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이들 10명은 AI 바이러스에 감염은 됐지만 증상은 나타나지 않아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질병관리본부도 AI 바이러스가 이들의 몸 안에 침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볼 수는 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인체 감염 사례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선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른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WHO에 따르면 38℃ 이상의 발열이 있으면서 기침, 호흡곤란 등 급성 호흡기 감염 증상을 보이고 AI 감염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야 AI 의심 환자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국내에 AI 환자는 없었다’고 해야 정확하다. 다행히 이들 10명은 AI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인체 감염 사례가 있었던 만큼 AI 환자가 나타날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朴대통령 “선거중립 훼손 땐 엄단”

    朴대통령 “선거중립 훼손 땐 엄단”

    박근혜 대통령은 4일 6·4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과 관련, “우리 정부에서 선거 중립 훼손 사례가 발생할 때에는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올 지방선거는 이번 정부의 첫 선거로, 반드시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국가기관은 물론이고 공무원 단체나 개별 공무원들이 정치적 중립을 엄격하게 지켜야 할 것이고,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직자들이 선거 중립을 훼손하는 사태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법무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련 기관은 선관위와 협력해 선거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전남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다 부실 신고와 빠른 사후 대처가 미흡했던 점이 매우 유감”이라고 질책하며 “관련 부처에서는 안일한 태도로 임하지 말고 신속하게 대처하고 세심하게 처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해서는 방역 조치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당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정부의 금융사에 대한 전화 영업(텔레마케팅) 금지 조치와 관련, “이런 비상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측면은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회사 텔레마케팅은 상당 부분 생계가 어려운 분들이 종사하고 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진행 중인 금융사 고객정보 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아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으면서 유출된 정보를 악용한 제2, 제3의 전자금융 사기 범죄에 대한 국민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면서 “각 분야에 걸쳐 선제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제주 닭 사재기·밀반입 왜?

    제주 닭 사재기·밀반입 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확산되면서 제주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전북에서 처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18일부터 가금류의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AI로부터 청정 제주섬을 보호하기 위한 극약 처방이다. 제주는 가금류 자급률이 닭고기는 38%, 오리고기는 12%에 불과해 다른 지역의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현재 닭고기 600t 등 이달 말까지 수요 물량은 확보한 상태여서 수급에는 큰 문제가 빚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AI 사태가 장기화돼 가금류의 제주 반입이 계속 차단되면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일부 품목은 벌써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제주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모(44)씨는 “자체 냉장 시설에 여유가 있는 큰 규모의 식당은 이미 닭고기 등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치킨가게 등은 AI 확산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시내 바오젠거리 부근에서 치킨가게를 하는 박모(45)씨는 “가금류 반입이 금지되면서 육지 본사에서 닭고기를 공급받지 못해 제주의 양계장과 긴급 계약을 맺었다”며 “우리나라 치킨 맛에 반해 중국인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데 닭고기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낭패”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도내 가금류 유통업체의 재고물량과 소비량 등 유통상황을 주시하는 한편 지역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관련 상품 할인행사 자제, 한정판매 실시 등을 유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밀반입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목포발 카페리를 이용해 제주항에 2800마리 분량의 닭고기를 몰래 들여오던 업자가 적발돼 당일 목포행 카페리 편으로 전량 반송조치됐다. 또 지난달 19일 제주항을 통해 충남 금산에서 생산된 토종닭 2100마리를 들여온 강모씨가 적발돼 해당 물량이 모두 반송조치됐다. 조덕준 도 축산과장은 “현재 닭고기 등의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AI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 반입물품(가금육, 종란)에 대한 위험도 등을 평가해 제한적으로 반입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지역의 가금류 1일 소비량은 닭고기 21.5t, 오리고기 6t 등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가금류 운반차량 소독필증제 운영

    가금류 운반차량 소독필증제 운영

    2003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건수가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AI 발생 건수는 중국이나 인도보다 많았다. 3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2003년부터 올 1월까지 AI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베트남으로 2686건이 신고됐다. 2위인 태국(1141건)의 2배에 이른다. 이집트(1084건), 방글라데시(548건), 루마니아(27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까지 112건을 신고해 말레이시아(115건)에 이어 11위였다. 하지만 이날까지 발생한 건수(125건)로 비교하면 9위인 러시아(149건)에 이어 10위다. 2003년 1차 AI 때 19건, 2006년 2차 7건, 2008년 3차 33건, 2010년 4차 53건, 지난해부터 시작된 5차 13건 등이다. 각각 108건, 97건의 AI가 발생한 중국과 인도보다 우리나라의 AI 발생 건수가 많았다. OIE에 한 번이라도 AI를 신고한 국가는 총 52개국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한 번 신고했다. 당시 북한은 오리 16만 4000마리를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고를 안 했을 뿐 그간 수차례 AI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연휴 기간에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4곳의 농장 중 부산 강서구 육계농장과 전북 정읍시 토종닭 농장은 AI에 오염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반면 충북 진천과 음성의 신고 농장은 1차 정밀검사 결과 AI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닭·오리 등 가금류의 분뇨·사료 운반 차량의 경우 반드시 소독·세척하고 증명서를 달도록 하는 소독필증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AI에 오염된 농장은 40곳이며, 정부는 예방적 살처분 대상 농장을 포함해 총 115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63만 8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中 광둥성서 5일 연속 AI로 사망

    중국에서 신종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환자가 올 들어서만 100명을 넘어서고 20여명이 사망하는 등 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광둥(廣東)성에서 5일 연속 사망자가 나와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3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광둥성 위생·계획생육(가족계획)위원회는 전날 포산시(佛山)시에서 주민 1명이 H7N9형 AI에 감염돼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망자 발생으로 광둥성에서는 5일 연속 신종 AI 사망자가 나왔다. 광둥성 보건당국은 또 중산(中山)시의 2세 여자 어린이와 후이저우(惠州)시 76세 할머니가 전날 신종 AI 환자로 확진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광둥성에서는 지난해 8월 처음 신종 AI 환자가 나온 이후 전날까지 모두 45명이 감염됐으며 1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 신종 AI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저장(浙江)성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도 추가 환자가 나왔다. 저장성에서는 40대 남성 1명이 확진을 받았으며 후난(湖南)성과 푸젠(福建)성에서도 각각 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이 당국의 AI 통계를 종합한 데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AI 감염자는 108명, 사망자는 22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신종 AI가 본격적으로 퍼진 지난해 봄 이후 지난 1월 말까지 누계 기준 감염 환자는 240명, 사망자는 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에서도 지난달 말 AI로 인한 세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선전에 7일간 머물다 돌아온 75세 남성이 지난달 28일 고열 증상으로 입원한 지 하루 만인 29일 사망했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던 이 남성은 선전에서 살아 있는 닭 판매점 인근 지역에서 체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2014년 H7N9형 AI 진찰·치료 방안 자료’에서 신종 AI는 AI 병원균을 보유한 가금류 및 그 배설물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 등을 통해 주로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감염자 접촉에 의한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동안 부인해 오던 신종 AI의 사람 간 혹은 공기를 통한 전염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AI 발생 지역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일부 가금류 시장의 거래 금지 등을 통해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AI에 감염될 경우 3~4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기침, 가래, 두통, 근육통, 설사 등 일반적인 독감 증상을 보이며 이후 일주일 이내에 급성 폐렴으로 진행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AI 피해를 막읍시다” KBS 1TV 4일 특별 생방송

    국내에서 2년 8개월 만에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전국 곳곳에 비상이 걸린 현장을 KBS 1TV가 4일 오후 6~7시 특별 생방송 ‘조류 인플루엔자(AI) 피해를 막읍시다’를 통해 긴급 취재한다. 2011년에는 최초 발생 3개월 뒤에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AI. 그런데 이번에는 2주 만에 방역망이 뚫린 것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 최대 가금류 지역으로 알려진 경기도 및 수도권 지역의 AI 실태 및 방역 작업 현장을 따라가 본다. 조류질병 전문가인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와 함께 AI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살펴보고, AI에 대처하는 행동 요령 등에 대해 알아본다.
  • 못 믿겠다 못 살겠다…여야 의원들이 전한 설 민심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확인한 설 민심은 역시 ‘민생’이었다. ‘팍팍한 삶’에 지친 서민들은 여야가 합심해 민생 정치에 몰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체로 경기 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와 관련한 정부 대책 등에 대해 민심이 이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2일 “전통시장을 돌아봤는데 깜짝 놀랐다.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이 작년 설의 절반 수준이라고 하더라”면서 “여야가 그만 싸우고 민생을 잘 돌봐 달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강원 동해·삼척이 지역구인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도 “재래시장을 다녀 보면 매출이 갈수록 줄고, 설 제수용품도 대형마트에서 산다는 호소가 많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민심 악화가 가장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정부에 대해) 철도 건설 등 지역 공약, 기초공천 폐지 문제 등 공약 이행을 좀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많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천 원미을의 설훈 민주당 의원은 정부 대책에 대한 불신을 지적했다. 설 의원은 “대선 공약 파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대해 대체로 신뢰가 안 간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대구 북구갑의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젊은 층은 개인정보가 노출된 부분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카드사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민심 이반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인천 부평갑의 문병호 의원은 “박 대통령의 불통, 공약 후퇴 등에 대해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반면 부산 부산진을의 이헌승 새누리당 의원은 “(부산의)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높은 편”이라며 “박 대통령이 외교·대북 정책 등은 잘하고 있는 것으로 얘기하면서 힘을 실어 주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2월 국회, 팍팍한 설 민심부터 헤아려라

    오늘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이번 국회는 6월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열리는 데다 민심의 대이동 시기인 설 연휴 직후에 막을 올린다는 점에서 주요 입법 쟁점을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가 어느 때보다 팽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여부를 둘러싼 기초연금법안, 경제활성화법안과 경제민주화법안, 국가정보원 개혁 법안 등을 놓고 여야는 벌써부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양보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어서 자칫 임시국회가 표류하거나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일각에서는 나온다. 국회가 다룰 시급한 현안으로는 신용카드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를 들 수 있다. 신용카드사 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국회 정무위의 국정조사 등을 통해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실효적 대안과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도마에 오른 주민등록제도를 보완 또는 대체할 제도적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의 영업금지로 고용불안에 내몰린 3만여명의 금융사 텔레마케터(TM)에 대해서도 여야가 손을 맞잡고 현실적인 생계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17일 전북 고창군의 오리농가에서 발병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고병원성 AI의 대응 체계에 문제는 없었는지, 추가 확산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피해 농가의 지원방안에도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여야가 정치 논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뤄진 민생현안도 시급히 손봐야 한다.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된 치매 관련 법안들이 대표적이다. 치매는 이미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 ‘재앙’ 수준으로 그 피해가 커지고 있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방문치매검진 의무화, 우수 요양병원의 치매전문병원 지정, 치매환자를 위한 교통편의 제공 등과 관련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으나 여야의 무관심 속에 하나같이 낮잠을 자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이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 등과 관련한 법안들도 마찬가지 신세다. 올해 설 민심은 이처럼 산적한 민생 현안에 덮여 어느 때보다 팍팍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마당에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 입법이나 밥그릇 챙기기식 반개혁적 법안 처리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여든 야든 6월 지방선거나 7월 재·보선에서 민심의 철퇴를 피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여야의 인기영합적인 정쟁이나 사탕발림식 민심 달래기에 현혹되지 말고 설 민심과 민생에 역행하는 정치권과 정당에 대해서는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과감하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어야 할 것이다.
  • 설 명절 가족모임 ‘콜록콜록’ 신종플루 개학철 확산 비상

    2009년 전국을 강타했던 A형 독감(H1N1형·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설 연휴 동안 가족 등으로부터 독감이 옮은 영·유아와 노인 등 고위험군 계층이 의료기관에 몰리면서 큰 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의 개학철을 맞아 학생 간 독감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질 위험이 높아 비상이 걸렸다. 2일 의료업계 등에 따르면 설 명절과 주말이 겹친 지난달 30일부터 2일 사이 독감 환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병원과 약국 등이 대부분 진료하지 않아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주부 오모(33·인천 연수구)씨는 “갓 돌이 지난 딸이 30일부터 기침, 고열 등의 독감 증세를 보였지만 문을 연 병원을 찾지 못해 다음 날에야 소아과를 찾았다”면서 “하지만 소아과에 환자가 몰려 2시간 넘게 아픈 아이를 달래며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주부 유모(30·서울 송파구)씨도 “생후 8개월 된 딸이 명절 때 독감 증세를 보여 오랜만에 얼굴을 본 친척들과 긴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설 연휴 동안 문을 연 전국의 당직 병원 3353곳은 감기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당직 병원과 당번 약국 5043곳 등의 정보를 모은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정보센터’ 홈페이지가 지난 1일 한때 먹통이 되면서 불편을 키웠다. 복지부 측은 “어느 병원이 문을 열었는지 확인하려는 환자가 의료정보센터 홈페이지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 건수가 지난 추석 때보다 67%나 늘어 과부하가 걸렸다”면서 “3시간 만에 시스템을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설 연휴 기간 독감 환자 수가 정점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H1N1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명절 동안 감염자 수가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선 학교가 본격적으로 개학하면서 시·도 교육청과 각 학교도 독감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전·충남 교육청은 개학철을 맞아 각급 학교에 비누와 일회용 수건 비치, 마스크 착용 및 기침 예절 교육 강화 등을 지시했다. 또 1~2월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각 기업의 신입사원 합숙 연수 현장에서도 독감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A형 독감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어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젖은 수건이나 가습기 등을 통해 실내 습도를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도 AI 방역 비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오리 등 조류가 서식하는 서울대공원과 대학 캠퍼스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에서 사육하던 체험학습용 닭과 오리 25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연휴 기간에 철새 서식지와 조류 농가를 중심으로 소독과 예찰을 614회 실시했다.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에 있는 산 닭·오리 취급업소 9곳은 연휴 전에 모두 폐쇄했다. 시는 청계천 무학교(청계 9가)에서 지난달 30일 발견된 흰뺨검둥오리 사체를 비롯해 조류 폐사체 신고 4건(4마리)을 연휴 기간에 추가로 접수했다. 지금까지 시에 접수 신고된 조류 폐사체 18마리(10건) 중 6마리(4건)는 AI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12마리에 대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자체 실시한 분변 수거검사에서는 5건에서 저병원성 H9N2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나 현재 확산하는 고병원성 AI는 없었다. 또 서울 광진구는 2일 화양동 건국대 캠퍼스 내 호수인 ‘일감호’에서 AI 차단을 위해 소독약을 살포하는 등 방역 작업을 벌였다. 일감호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자연 생태환경이 조성된 곳으로 오리 20여 마리, 왜가리, 가마우지 등 철새와 야생 조류가 살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AI 17일간 가금류 276만마리 살처분

    AI 17일간 가금류 276만마리 살처분

    지난달 16일 처음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로 17일 만에 살처분 가금류 수가 276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11월부터 104일간 발생한 AI의 살처분 수(280만 마리)를 곧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AI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다른 때보다 느리다는 방역 당국의 발표를 감안할 때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다. 지난 1일 부산시에서 처음으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도 계속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설날 인구 이동으로 AI가 더 크게 확산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일까지 17일간 25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26만 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다. 2006년 11월 22일부터 2007년 3월 6일까지 104일간 발생한 2차 AI 때 28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번 AI의 17일간 초기 발생 건수는 13건으로 다른 때보다 수가 적다. 2003년 12월 10일 시작된 1차 AI는 17일간 14건이 발생했다. 2008년 3차 AI 때는 첫 신고 접수일부터 17일간 23건, 2010년 12월 4차 AI 때는 26건이 접수됐다. 2006년 11월 2차 AI 때만 1건이 접수돼 이번보다 초기 발생 건수가 적었다. 발생 건수에 비해 살처분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7일간 두 번의 ‘일시 이동중지 조치’(스탠드스틸)를 발동했고, AI가 일어난 농가로부터 500m 반경 농장의 가금류를 모두 선제적으로 살처분했다. AI 발생 지역의 대부분 시장·군수 등은 반경 3㎞로 살처분 범위를 넓히겠다는 건의를 했다. 지자체 방역을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손 놓고 있다가 문제가 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살처분을 하겠다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가금류 농장 규모도 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업 축산농이 많아져 규모가 크다”면서 “같은 지역을 살처분해도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AI가 점을 찍듯 전국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유형도 문제다. 방역 당국은 발생 농가마다 차량 및 인력의 출입을 토대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철새 외에는 원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대 김재홍 수의학과 교수는 “지난 3년간 AI 발생이 없어 방역에 대한 농가들의 의식이 느슨해진 것도 AI 확산이 멈추지 않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충북 음성 종오리 농장과 전북 정읍의 토종닭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1일에는 부산 강서구에 있는 닭사육 농가와 충북 진천의 오리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가 있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여야, 설 밥상 민심 잡기 경쟁] 민주당, 호남선 타고 “정권 심판” 공세

    [여야, 설 밥상 민심 잡기 경쟁] 민주당, 호남선 타고 “정권 심판” 공세

    민족 대이동의 명절 설 연휴를 맞아 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밥상머리 민심 챙기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6·4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설 연휴의 길목에서 여야와 안철수 신당은 지역별 여론을 선점하기 위해 기세 싸움을 벌였다. 귀성객과 명절 준비 인파가 몰리는 역에서, 시장에서, 고속도로에서 출렁이는 민심의 쓴소리를 정치권이 겸허히 듣고 수용할지 두고 볼 일이다. 설 연휴를 맞이하는 민주당의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안철수 바람(안풍·安風)’ 잠재우기에 상당 부분 힘을 쏟는 모양새다. 호남을 빼앗기면 야권 주도권 다툼을 떠나 당 존립조차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 실정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당기고 있다. 특히 ‘공약 파기’를 주요 타격점으로 삼아 지방선거용 ‘정권심판론’의 기반을 착착 다지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의 ‘전국 민생투어’ 가운데 3박 4일 동안을 광주·전남·북에서 보내며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한다. 김 대표의 호남 방문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그는 이날 호남선 열차 출발지인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한 뒤 충북 청주를 거쳐 광주로 갔다. 광주에서 지역 주요 여성 인사들과 만찬을 갖고, 아내 최명길씨와 함께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30일에는 소방관, 경찰관 등 연휴 근무자들을 격려한다. 설날에는 전남 광양에서 세배를 하고, 담양을 거쳐 전북으로 간다. 다음 달 1일엔 전북지역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현장을 둘러본 뒤 저녁에 안희정 충남지사를 만난다. 설 홍보물에는 정부·여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담았다. 새누리당이 국정 성과 홍보에 치중한 반면 민주당은 정부 실정과 공약 파기를 질타하는 목소리로 4쪽짜리 홍보물의 상당 부분을 채웠다. 일제강점기 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빗대 ‘불통의 겨울에도 봄은 옵니다’라고 제목을 붙인 홍보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선서 모습 옆에 8가지 대선 공약을 나열해 놓고 ‘파기’ 도장을 찍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노인연금’ 등 공약 파기와 관련된 기존 공격의 연장선이다. 여기에는 국가정보원 개혁, 지방재정 살리기 등 민주당의 성과와 당 혁신 약속도 실었다. 당은 이를 30만부 찍어 전국에 배포한다. 지방선거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설 연휴 동안 복지시설과 전통문화관, 지역기업체 등을 방문하며 민생을 챙길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설에는 가까운 사이라도 직장, 진학, 혼인 문제 등은 묻지 말아 주세요. 소통은 상대를 판단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소통의 가치를 강조한 명절 인사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자식 같은 닭 묻었는데…설 생각하면 죄인이제!

    자식 같은 닭 묻었는데…설 생각하면 죄인이제!

    “아무 죄도 없는 닭들을 땅에 묻은 내가 설날을 생각할 여유가 있겄소?” 29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첫 발생지인 전북 고창군 신림면의 한 양계농장.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김모(55)씨가 초점 잃은 눈빛으로 한 곳을 응시했다. ‘예비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된 닭 4만 마리가 포대 자루에 담겨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툭’ 하니 던져졌다. 지난해 9월부터 큰아들과 함께 가족처럼 애지중지 키운 닭이었다. 죽음을 눈앞에 둔 닭들도 자신의 운명을 알기라도 하는 듯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냈다. 한동안 입을 떼지 못하던 김씨는 “30년 동안 양계업을 해 왔지만, 올해는 설날을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고향인 경남 마산에 노모가 중풍으로 입원해 계시고 아버지 산소도 있지만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이어 “양계 사업을 아예 접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9월쯤 새로운 닭들을 들여오려면 4000평에 이르는 양계 농장을 연휴 내내 소독하고 청소해야 한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같은 날 고창군 해리면의 양계 농장. 고창군 공무원 60명이 방역복을 입고 닭 6만 5000마리를 살처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군 공무원들과 함께 작업 중이던 농장 주인 백성순(56)씨는 “멀지 않은 광주가 고향이지만, 혹시나 다른 농장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돼 이동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설날을 앞두고 착잡한 이 심정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을의 ‘공기’도 달라졌다. 이웃 간에 발길이 끊어졌고, 면사무소에 모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던 시골 특유의 훈훈한 풍경도 사라졌다. 백씨는 “AI가 발생한 이후로는 동네 사람들끼리 전화통화만 하고 만나는 건 극도로 조심한다”면서 “예년 같은 경우에는 설날을 앞두고 마을에서 이런저런 행사도 했지만 이번에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오리고기 전문점도 직격탄을 맞았다. 14년째 대산면에서 오리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54·여)씨는 지난 20일부터 아예 문을 닫았다. AI 확진 판정이 난 이후로 손님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씨는 “과거 수차례 AI가 발생했을 때도 문을 닫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AI가 발생한 신림면을 비롯해 고창에서 사육되던 닭·오리는 모두 625만여 마리. 이 가운데 50만여 마리가 이산화탄소에 질식된 뒤 차가운 흙 속에 묻혔다. 고창은 지금 AI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글 사진 고창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여야, 설 밥상 민심 잡기 경쟁] 새누리당, ‘민심 대이동 막아라’ 총력전

    [여야, 설 밥상 민심 잡기 경쟁] 새누리당, ‘민심 대이동 막아라’ 총력전

    민족 대이동의 명절 설 연휴를 맞아 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밥상머리 민심 챙기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6·4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설 연휴의 길목에서 여야와 안철수 신당은 지역별 여론을 선점하기 위해 기세 싸움을 벌였다. 귀성객과 명절 준비 인파가 몰리는 역에서, 시장에서, 고속도로에서 출렁이는 민심의 쓴소리를 정치권이 겸허히 듣고 수용할지 두고 볼 일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29일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에 나섰다. 설 연휴를 맞이하는 새누리당은 어깨가 무겁다. 민족 대이동을 즈음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서 정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데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실언으로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정부 실정이 집권 여당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 때문에 새누리당은 설을 앞두고 사태 수습을 연일 강조했다. 이어 설 연휴에는 본격적으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요 성과를 알리는 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 민심을 다잡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권심판론’의 싹부터 자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국정 성과를 알리기 위해 ‘복주머니’ 형태의 정책홍보물 2만부를 제작했다. 정초에 복을 준다는 의미로 복주머니를 선물하는 풍습에 기대 ‘새누리당이 국민께 드리는 복’을 여기 담았다는 의미다. 속지 8개 면에는 ‘주름진 서민경제에 희망 주머니를’, ‘엄마와 아빠에게 행복 주머니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사랑 주머니를’ 같은 식으로 세대·계층·영역별 민생 입법 성과와 투입 예산 규모를 담았다. 여기에 야당 비판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에게 ‘정쟁’ 대신 ‘민생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최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등과 관련, 긴급 당정협의회를 세 차례 열고 지난 28일 야당이 제시한 국정조사까지 받아들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새누리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 기초연금법 등 민생 관련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조직 다독이기에도 적극적이다. 당 지도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소속 의원들에게 ‘지역구 챙기기’를 주문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물론 비례대표들까지 설 연휴에 지역을 찾아 우호적 여론 형성에 나서 달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지난 28일에는 시도당위원장들까지 서울로 불러 AI 관련 민심 수습을 강조했다. 개별 의원들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유기준(부산 서구) 최고위원은 지역구에 내려가 재래시장, 보육시설 등을 방문한다.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도 지역구 내 9개 동에서 동정 보고회를 열고 시장과 상가 등을 다니며 여론 수렴을 한다. 새누리당은 설 연휴 동안 전국 단위 여론조사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