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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처분 600만 마리 넘어 역대 2위 눈앞

    살처분 600만 마리 넘어 역대 2위 눈앞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결국 종식되지 않고 3월로 이어졌다. 살처분 가금류 수는 600만 마리를 넘기며 역대 다섯 번의 AI 중 2위를 눈앞에 두게 됐다. 피해액은 50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조기 종식에 실패했다. 봄이 오면서 철새가 북상하고 기온 상승에 바이러스의 활동이 무뎌지는 자연 종식의 힘에 기대게 됐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살처분을 완료한 닭·오리 수는 606만 8000마리로 집계됐다. 2008년 3차 발생(1020만 마리), 2010년 4차 발생(640만 마리)에 이어 역대 3위다. 이미 10만 마리 이상의 살처분이 계획돼 있고, 발생 농가가 더 나올 것으로 보여 640만 마리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충북 음성의 경우 발생 신고가 늦어 반경 3㎞이던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10㎞로 3배 이상 확대했다. 이번 AI의 발생 건수도 25건으로 역대 3위다. 발생 기간도 이날까지 43일째다. 발생 기간이 가장 짧았던 2008년 3차 발생(42일)을 넘어섰다. 조기 종식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두 번의 이동정지조치(스탠드 스틸), 철새도래지 전체 점검 등 어느 때보다 강력한 방역대책을 실행한 것을 감안하면 허무한 결과다. 지난 1월 16일 AI가 발생한 이후 역대 네 차례에서 발견된 ‘H5N1형’이 아닌 ‘N5H8형’이 발생했다는 데 관심이 쏠렸다. 지난 사례와 달리 전파 속도가 느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발생 3일 만에 스탠드 스틸을 발령하는 등 초동방역에 집중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제 ‘N5H8형’ 역시 ‘H5N1형’과 마찬가지로 전파 속도가 빠르고 닭의 폐사율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전국이 AI에 노출됐고, 봄까지 지속되는 상황이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월에는 철새가 북상해 AI 바이러스의 원인이 사라지고, 바이러스도 기온 상승으로 활동력이 떨어진다”면서 “대체적으로 봄이 되면 AI가 종식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2010년 12월 29일 발생한 4차 AI는 2011년 5월 16일까지 계속됐다. 2008년 3차 발생은 4월 1일부터 5월 12일까지 이어졌다. 피해액은 500억원을 넘어섰다. 전라도 등 피해가 많은 지역은 살처분 보상비의 20%(정부 80% 부담)도 부담하기 힘들다면서 전액 정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발생 농가에서 반경 3㎞까지 닭과 오리를 죽이는 예방적 살처분에 대해 과다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불교계 “AI·구제역 빌미 무차별 살처분 멈춰야”

    불교계 “AI·구제역 빌미 무차별 살처분 멈춰야”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로 자행되는 살처분, 생매장 행위에 대해 불교계가 정색하고 나섰다. 불교계가 잇따라 관련 토론회와 포럼을 열어 방역 체계의 허술함을 지적하고 불교적 차원의 해법을 제시하고 나서 주목된다.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주최로 열릴 ‘교육아사리 포럼’에서는 살처분과 관련한 국가·사회적 책임론이 강도 높게 제기될 전망이다. 발제자인 조계종 교육아사리(승가교육을 맡은 박사급 이상 전문 인력) 원영 스님이 주인공이다. 원영 스님은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2003년부터 올해까지 2∼3년을 주기로 AI와 구제역 등이 국내 곳곳에서 창궐했고 정부는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3㎞ 반경 내 가금류와 소, 돼지 등을 무차별적으로 살처분해 왔다”며 “10년 넘게 되풀이되는 살생의 도돌이표를 이제는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영 스님은 특히 방역 활동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정부가 운영하는 가축방역협의회를 단순한 자문 역할에 머물지 않고 살처분 문제를 조사, 심의하는 기구로 격상시킬 것을 주문했다. 법적 권한이나 기능이 없는 자문기구가 아닌 살처분 범위 등을 판단해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영 스님은 “현행 가축전염병 예방법과 동물보호법 등에는 중요한 위반 사항에 대한 벌칙 조항이 없어 살처분 시 위반 행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살처분 대상이나 지역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도 외국과는 달리 생명을 존중, 배려하는 태도가 전혀 없고 원칙 없이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고발했다. 원영 스님은 특히 “가축을 경제적 수단으로만 여기거나 동물 살생 행위에 무관심하다면 소득 수준이 아무리 높아져도 문화·윤리적으로는 야만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지금의 무차별적 살처분 관행을 재검토하고 효율적인 사전 방역 체계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국내에선 2003년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10년 동안 2500만 마리의 닭, 오리들이 ‘예방적 살처분’을 당했다. 올 한 해만 해도 380만 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 오리는 예방적 살처분을 당한 닭, 오리의 0.0004%인 121마리에 불과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 같은 반인륜적 살처분에 대한 비판은 지난 17일 조계종 사회부 주최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생명평화 토론회에서도 쏟아져 불교계의 살처분 중단 요구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론회에서 동국대 허남결(윤리문화학) 교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렛대로 삼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불살생계의 취지를 철저히 이해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불교는 환경·생태·생명 문제에 대해 어느 종교보다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실천적인 면에서는 그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법응 스님(불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도 “살처분에 무관심한 것은 종교의 자기 배반이며 자기 합리화이자 교리의 오인에서 비롯된 무책임”이라며 “불교사회교리 교재를 만들고 교재에 살처분 문제 등의 의제를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두 별’ 따러가자…중국이 몰려온다

    ‘두 별’ 따러가자…중국이 몰려온다

    중국 대륙에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내 한류(韓流)가 다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류의 역습’이란 평이 나올 정도다. 베이징시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인 베이징청년보는 26일 자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중국 인터넷에서 한국 드라마 ‘별그대’의 동영상 재생 횟수가 10억회를 돌파하는 등 중국 내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다시 시작됐다”고 호평했다. 실제로 중국 내 ‘별그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관광 상품까지 나왔다. 중국 최대 여행 사이트인 셰청망(携程網)은 주인공 김수현과 전지현이 첫 키스를 한 장소 등을 포함해 서울과 강원도의 촬영지를 4박 5일간 둘러보는 여행 상품을 ‘별에서 온 그대’라는 이름으로 4000위안(약 7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배우 전지현이 바르고, 입고, 신은 모든 뷰티·패션 제품은 실시간으로 유행 아이템이 되고 있다. 타이완 연합신문망은 전지현이 극 중에서 입은 명품 의상을 카피한 저가 ‘짝퉁’ 제품이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려 명품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눈 오는 날 ‘치맥’을 먹는 장면이 나온 이후 닭튀김은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홍콩 명보는 ‘별그대’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에도 불구하고 두세 시간씩 줄을 서 치킨을 사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초반 ‘사랑이 뭐길래’로 촉발된 중국 내 한국 드라마 열풍은 2000년대 ‘대장금’으로 절정을 찍은 이후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AI 삼진아웃제… 농가 책임 묻는다

    AI 삼진아웃제… 농가 책임 묻는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 번 발생한 농가는 살처분 보상금을 시가의 20%만 주는 ‘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가 올해 상반기에 도입된다. 방역이 미흡한 농가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지만 농민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AI가 자주 발생한 지역이나 철새 도래지 인근은 ‘AI 위험지구’로 지정해 가금류 농가의 신규 진입을 제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경기 시흥시 복합비즈니스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AI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상반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철새 도래지와 AI 빈발 지역을 중심으로 ‘AI 위험지구’가 지정된다. 위험지구로 지정되면 축산업 허가제를 이용해 가금 농장의 신규 진입을 제한한다. 또 위험지구 안에 있는 기존 농장이 밖으로 이주하면 인센티브를 준다.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한다는 반론을 고려해 강제 이주 방안은 제외됐다. 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는 1차 발생 시 살처분 보상금의 20%를 삭감하고 2차 발생 시에는 50%, 3차 발생 때는 80%를 깎는 방식이다. 현재 예방적 살처분에 대해서는 시세대로 보상하고 AI 발병 농장의 경우 발병 횟수와 관계없이 시세의 80%까지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미 전라도, 충청도 등의 지자체와 국회는 이번 AI의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국비로 부담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8만 7000개인 중소 수출기업을 2017년까지 10만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연간 수출 1억 달러 이상 글로벌 전문 기업도 2013년 말 240개에서 2017년까지 400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판로 개척과 무역금융 지원 등을 강화하고 유망 내수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 전문 무역상사를 지정,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중소·중견 수출기업이 대외 불안 요인에 맞설 수 있도록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올해 무역금융(대출·보증·보험) 77조 4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조 6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AI로 순천만 폐쇄 한달… 지역경제 ‘휘청’

    조류인플루엔자(AI)를 예방한다며 전남 순천만을 폐쇄한 지 한 달이 지나자 지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순천만은 한 해 300만명이 찾지만 방학과 연휴인데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 급기야 지역 상인들이 순천만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펼치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부터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소멸될 때까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관광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전국 철새 도래지 중 가장 먼저다. 이후 환경부에서 철새도래지의 관광객 출입 제한을 권고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선택적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순천만 주변 30여개 상가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순천역과 아랫장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순천역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방학이면 철도 ‘내일로’를 이용하는 대학생과 주말을 맞아 찾아온 외지인들로 북적거렸는데 순천만 폐쇄 조치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며 힘들어했다. 이에 따라 지역 상인들은 순천만 폐쇄 철회를 촉구하는 청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순천만 출입이 제한되면서 주변 상가 70%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조류 전문가 등 국내외 학계에서 철새가 AI의 원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하는데도 순천만을 무작정 폐쇄한 것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방역 조치 잘못을 철새에 덮어씌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경단체에서도 철새 모이 주기 운동을 재개했고 순천만을 개방한다고 해서 관광객이 철새와 접촉할 일은 없는 만큼 지역 상인의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폐쇄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이날 시민단체와 상인 등 22개 민간 단체가 참여한 순천만 예방 대책 자유토론회를 열고 폐쇄구간별 대책을 별도로 수립하기로 했다. 권오복 순천만보존과장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철새들이 번식지로 이동하고 있어 지금보다는 피해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역 구역 강화와 개방 지역으로 나눠 지역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남북 농업협력 재개·공동영농 검토

    남북 농업협력 재개·공동영농 검토

    농림축산식품부가 2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4년 업무계획은 조류인플루엔자(AI) 근본 대책 외에 최근 이산가족 상봉 등을 계기로 농업 분야의 남북협력사업을 재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귀농·귀촌 및 농촌 관광 활성화 등 농촌 대책,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 대책, 농민 복지 등에 무게를 두었다. 농식품부는 먼저 농업 분야 남북협력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로서 농식품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공사, 농협중앙회 등이 참여한다.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대북 접촉으로 협력사업이 무산됐던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협의회는 온실 및 농축산 자재 지원, 공동영농 시범사업, 시범조림, 산림 병해충 방제사업 등 과거에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시행했던 사업부터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영농 시범사업은 개성공단 배후지가 유력하다. 우리 정부가 자재나 비료를 지원하고 북한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단, 1995년부터 2010년까지 9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식량 및 비료 지원사업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무상 지원의 경우 지원 과정의 투명성 및 지원의 실효성 등에 대해 찬반이 갈리기 때문이다. 한편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 16가지인 음식점 원산지 표시 품목을 20가지로 확대한다. 또 포장지에 2년 내 2회 이상 원료 수입국을 거짓 표시할 경우 판매금액의 1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학교 급식에 친환경 및 인증 농식품을 우선 공급할 수 있게 3월부터 지자체의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귀농·귀촌인의 도시 재이주가 늘면서 올해 말까지 실태를 조사해 유형별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농촌 관광을 위해 찾아가는 양조장 등 궁중음식체험식당을 지정하고, 고택 및 종택(종가의 주택)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농촌관광등급제를 적용하는 마을을 200곳에서 300곳으로 늘린다. 농민 복지를 위해서는 오는 4월부터 농지연금의 가입 조건을 ‘부부 모두 65세 이상’에서 ‘농지 소유자만 65세 이상’으로 완화한다. 국가가 농민의 연금보험료 중 일부를 지원해 주는 금액은 지난해 월 3만 5550원에서 올해 월 3만 8250원으로 오른다. 질병 및 사고 농가의 경우 1만 6000가구에 영농도우미를 지원하고, 1600가구에 가사도우미를 지원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천안·영암서 잇단 AI 의심신고… 재확산 우려

    “예전엔 가금류 없는 외딴곳으로 피신시켰지만 올 초 확산 방지 살처분 범위가 3㎞로 넓어져 그럴 수 없어요. 3㎞ 이내에 가금류 없는 곳이 우리나라 어디에 있겠는지….”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에서 오계농장을 운영 중인 이승숙(52·여) 지산농원 대표는 23일 이렇게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나름 수소문을 끝내도 관할 자치단체가 어느새 연락해 ‘피신처를 제공하지 말라’고 막는다”며 혀를 찼다. 이 농원에서는 오계 5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오계는 흔히 일본 오골계와 혼동하지만 몸이 온통 검은 우리나라 고유의 닭이다. 이 대표가 기르는 1000마리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대표는 “청정 자연에서 기르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여기저기 불쑥 터져 잠을 못 이룬다”며 “가금류 AI는 경영적 밀식사육이 아닌 자연방사를 통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바뀌게 정부가 규제해야 막을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재상 충남도 주무관은 “문화재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오계 피신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이동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산농원은 지난 20일 연무읍 마전리 종계농장에서 발생한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되자 방역 작업을 더욱 강화했다. 발생지와 23㎞쯤 떨어졌지만 긴장감은 최고조다. AI가 발생한 2006, 2008, 2011년 경기 동두천, 경북 봉화·상주, 인천 무의도 등 100㎞ 이상 떨어진 데로 세 차례 피신시켰지만 이젠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의 산란계농장에서도 “밤사이 100여 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도는 간이키트 검사 결과 AI 양성 반응을 보이자 분변 등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 농장은 지난 15일 고병원성 AI로 판명 난 육용오리농장에서 600여m 거리다. 전남 영암군 시종면의 한 농장에서도 육용오리 1만 6500마리 가운데 20마리가 폐사했다. 도는 간이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예방 차원에서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전날 반경 10㎞ 이내인 영암군 신북면의 육용오리농장에서도 폐사 신고가 들어와 4만 3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반경 500m 이내의 오리농장 1곳, 1만 2000마리도 살처분을 앞뒀다. 영암군 시종, 신북, 도포면과 나주시 반남, 왕곡, 공산면 등 반경 10㎞ 이내는 전국 오리 사육량의 45%가 몰린 주산지여서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안성시 보개면의 한 토종닭 사육농장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닭 4만 8000마리를 기르는 이 농장에서는 지난 21일 70여 마리에 이어 또 3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따라 도는 해당 농장 입구에 초소를 설치하고 이동통제에 들어갔다. 반경 3㎞에는 오리 사육농가 4곳(12만 마리), 닭 사육농가 10곳(87만 마리)이 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경제 블로그] 농축산물 소비촉진행사 ‘빛좋은 개살구’

    최근 농축산물 소비촉진 행사가 한창입니다. 행사를 안 하는 농축산물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냉담합니다. 보여주기식 행사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 여력으로 정부 수매 물량을 늘려달라고 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닭·오리 소비촉진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축산단체, 경제 5단체 등에 행사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는 27일에는 민주당 상임위원들이 시식행사를 합니다. 대형마트들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부터 여수 등 기름유출 피해지역 어민들을 돕기 위해 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등과 수산물 특판행사를 여는 겁니다. 오는 26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어식백세(魚食百歲)’ 국민 건강캠페인 발대식을 개최합니다. 지난해 말 풍년으로 값이 폭락한 배추에 대해 벌였던 촉진운동은 가격 하락이 채소 전반으로 번지면서 확대됐습니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은 20일부터 봄나물 행사, 21일부터 청양고추, 양파, 대파 등을 최대 60%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촉진 행사를 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농가의 속마음은 좀 다릅니다. 한 양계농장 주인은 판촉행사를 하면 많이 팔리지만 50% 할인해서 파는 거라서 실제 수익 효과가 없다고 했습니다. 다른 오리 농장주는 AI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멀어졌을 때 정상적인 소비가 이뤄지는데, 판촉 행사로 인해 오히려 AI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판촉 행사보다는 AI 방역을 더 철저히 해 AI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는 겁니다. 고추를 기르는 한 농민은 ‘보여주기식 소비촉진행사’보다는 그 돈으로 정부수매물량을 늘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늘리기는 하지만 나중에 제값이 됐을 때는 오히려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농민의 마음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영동 폭설로 AI 방역 중단… 꿀벌 떼죽음

    강원 영동지역 폭설로 동해안 주요 철새 도래지에 대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활동이 중단되고 꿀벌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9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원주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면서 강원 전역이 ‘AI 영향권’에 포함됐지만 강릉 경포호수 등 동해안 주요 철새 도래지에 대한 방역 활동을 하지 못해 자칫 AI가 확산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크다. 또 양봉 농가들의 꿀벌이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하는 등 폭설로 인한 2차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강릉시는 주요 철새 도래지인 경포호수변과 남대천 하구를 비롯해 주변 가금류 농장 63곳에 대한 방역 활동을 지난 6일 폭설이 쏟아진 뒤 중단했다. 이는 산더미처럼 쌓인 눈으로 방역 차량의 접근이 어려운 데다 눈 위에 소독약품 등을 살포해 봐야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포호수는 국내에 도래하는 철새 540종 가운데 300여종이 몰려드는 주요 철새 도래지여서 방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끝나 가면서 경남 등 남쪽으로부터 시베리아, 몽골 툰드라 등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상당수가 경포호수 등을 중간 기착지로 삼는 경우가 많아 방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원지역에서 사육되는 꿀벌(양봉) 수천만 마리가 폐사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양봉 농가들은 이번 폭설로 강원지역 전체 사육 양봉의 절반가량인 5만군(통)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의 양봉 피해액만 7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양봉협회 도지부 관계자는 “양봉 피해는 아직 발생 초기 단계로 폭설의 양으로 봤을 때 다음 달 초까지는 심각한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폭설로 양봉의 직접적인 피해에 이어 AI로 인한 가금류 등 가축 피해가 커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AI 피해자 심리치료… 전문가 2000명 투입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 달을 넘겨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방역 등에 참여했던 인력의 심리안정을 위한 상담 활동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18일 AI 피해 농민과 살처분 등 방역대책 참가인원 1만여명에 대해 전국재난심리지원연합회와 심리안정 지원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처음 AI가 발생한 전북을 비롯한 7개 시·도 피해 농가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난심리센터의 상담전문가 2000여명이 상담 지원을 하게 된다. 심리안정 지원은 AI 피해 농장주와 가족을 대상으로 우선 이뤄지며 이어 공무원, 군인, 민간인 등 매몰과 같은 현장수습에 참여한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상담 활동에는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AI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의심되는 6개 시·도의 재난심리상담 전문가가 두루 참여한다. AI로 출입이 통제된 지역은 1차로 전화상담을 하고, 현장 접근이 가능한 곳은 상담사를 파견해 개별적으로 대면상담을 실시한다. 상담 수요가 많은 곳에는 이동상담소를 운영해 집단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AI 살처분 380만 마리… 재확산 우려 고조

    AI 살처분 380만 마리… 재확산 우려 고조

    지난달 16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한 달을 지나면서 재확산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에서 발견된 철새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충남 청양과 천안의 가금류 농장에서도 AI가 검출되면서 충청 지역은 긴장 상태다. 두 번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에도 AI 발생 건수는 역대 3위다. 한 달 만에 약 38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예방적 살처분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AI 발생 건수는 20건이고 살처분한 가금류는 379만 3000마리다. 이번까지 합쳐 총 다섯 번의 AI가 발생했는데 발생 건수는 2010년 4차(53건), 2008년 3차(33건)에 이어 역대 3위다. 살처분 수는 2006년 11월 22일부터 104일간 지속된 2차(280만 마리)보다 100만 마리나 많다. 정부는 두 번의 스탠드스틸과 예방적 살처분 등 강력한 방역을 펼쳤다. 특히 AI 발생 5일이 지난 지난달 21일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발병 농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했다. AI의 전파를 빠르게 막겠다는 의도였다. AI 바이러스 형태가 과거 네 차례 발병한 ‘H5N1’형보다 전파 속도가 느린 ‘H5N8’형이라는 점도 초기 차단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철새들이 분변을 통해 AI를 전파하면서 발생 한 달 만에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첫 AI 의심신고 3일 만인 지난달 19일에 호남 전역에 발동했던 스탠드스틸과 설을 앞둔 지난달 27일 충청 지역에 발동한 2차 스탠드스틸도 AI를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했다. AI와의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살처분 작업에 투입된 충북 진천군의 한 공무원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등 방역요원들은 지쳐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살처분 정책 대신에 AI 백신을 쓰자는 주장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바이러스는 변이가 너무 많아 백신을 쓰기가 어렵다”면서 “항상 AI가 상존하는 동남아 국가에서만 사용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살처분 정책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살처분 보상금은 닭·오리 한 마리당 평균 1만 500∼1만 1000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살처분 보상금은 400억원 이상이다. 생계·소득안정 지원금,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더하면 총피해 규모는 7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게다가 AI가 재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에만 전국에서 12건의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는데 하루 10건 이상 접수된 것은 지난 7일(12건) 이후 일주일 만이다. 지난 14일 강원도 원주 섬강 주변에서 채취된 철새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강원도에서 첫 사례다. 정부는 철새 분변의 반경 10㎞를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닭과 오리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15일에는 청양과 천안에서 각각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16일에는 전북 김제의 씨오리 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AI 청정지역’ 강원마저 뚫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강원 지역 철새에서 처음 검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6일 강원도 원주의 섬강 일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을 정밀검사한 결과 고병원성(H5N8)으로 확진됐다고 14일 밝혔다. 도는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철새 분변의 채취 지점에서 반경 10㎞를 즉시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닭과 오리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관리지역 내 양계농가 114곳에 대해서는 도 가축위생시험소 방역관 6개조 12명을 투입해 임상검사에 들어갔다. 오리를 키우는 농가 12곳에서 AI 항원·항체 검사도 할 예정이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먹거리로 건강 지킨다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먹거리로 건강 지킨다

    어두컴컴한 동물원에서 제일 먼저 새벽을 깨우며 불빛을 밝히는 곳이 있다. 바로 사료조리실이다. 경매를 막 끝내고 채소와 과일을 한가득 싣고 들어오는 차, 해양동물에게 공급할 생선을 실은 차, 호랑이 먹이인 닭고기와 소고기를 내리는 차 등으로 붐빈다. 검수자는 제대로 된 먹이인지 꼼꼼히 살피며 기준에 못 미친다 싶으면 좀 더 좋은 것으로 가져오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검수를 끝내면 조리실 직원들이 32개 동물사로 보내기 위해 저울로 달아서 배분한다. 동물원 식구들이 먹는 과일·채소는 하루 평균 800㎏이다. 수산물 400㎏, 닭고기 200㎏, 소고기 100㎏ 등에 이른다. 양으론 코끼리가 단연 으뜸이다. 건초, 배합사료, 당근 등을 하루 80㎏이나 먹어 치운다. 6만원어치를 웃돈다. 가장 적게 먹는 동물은 이구아나. 양배추, 상추 등을 하루 40g 먹는다. 겨우 40원어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하는 건강이란 병이 없다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신체·정신·사회적으로 완전히 양호한 상태를 말한다. 물론 인간에 대한 말이지만 효율성을 강조하는 가축과 달리 동물원 동물 관리에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한 동물로 관리하기 위해 동물원에서 하는 일은 참 많다. 사육의 개념을 넘어 반려자로서의 관리, 동물 고유의 본성을 살리고 정신·심리적 안정을 위해 환경을 자연조건에 맞춰 주는 행동 풍부화 등 끊임없는 본성 추구가 이뤄진다. 신체적 건강을 유지해 주는 동력이 균형을 갖춘 영양소 공급이다. 영양소는 생명 유지, 근육 활동, 내장기능 지속, 조직 생성,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며 극소량의 비타민과 호르몬은 신체 성장, 발달이 잘 이뤄지도록 기능을 조절한다. “살이 찌면 무병장수할 수 없다”는 말은 동물에게도 들어맞는다. 비만 땐 번식력도 떨어진다. 비만을 막으려면 동물이 좋아하는 먹이보다는 균형 있는 영양소 공급이 중요하다. 초식동물의 경우 배합사료보다는 건초 공급을 늘리고 곰, 표범 같은 동물은 운동량을 늘리면서 공급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또 개별 동물의 상태를 파악해 식단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동물들의 영양소 요구량을 알고 걸맞은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 이렇게 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서울대공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2007년 동물영양사를 채용했다. 2008년 미국 시카고에 있는 동물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 여러 기관을 견학했는데 많은 곳에서 영양사를 두고 있었다. 특히 링컨파크 동물원에서는 영양적인 공급뿐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썼다. 서울동물원도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영양사를 통해 주요 동물에 대한 영양 공급 및 식단 조정 작업을 벌인다. 동물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동물에 대한 자료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동물에 대해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야생동물 영양 관리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새로운 동물이 들어오려 하는데 무엇을 먹여야 할지 알 수 없을 땐 정말 막막하기도 하고, 동물에게 “너 뭘 먹고 싶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경제동물인 가축의 자료를 이용해 야생동물 정보를 얻기도 한다. 예컨대 호랑이는 고양이, 테이퍼(멧돼지와 코끼리를 섞은 모습을 한 포유류)는 말의 영양소 요구량을 준용한다. 이를 상대적 영양관리 방법이라 한다. 서울동물원에서도 이를 이용해 사자와 호랑이 같은 빅캣의 식단을 고양이의 영양소 요구량을 준용해 바꿨고 고릴라 같은 유인원 식단에도 사람의 건강식단을 준용해 과일 위주에서 채소 위주로 바꿨다. 처음엔 달콤한 과일 맛을 그리워하며 파슬리, 양상추, 근대와 같이 건강에 좋은 먹이를 마다했지만 곧 적응해 이젠 아주 좋아하는 먹이로 바뀌었다. 영양성분을 분석해 사료의 열량, 단백질, 섬유질, 지방, 무기질 등을 살펴보기도 한다. 단백질이 모자라면 콩이나 소고기, 닭고기를 더 주고, 섬유질 부족 땐 채소 비율을 늘리면 된다. 코끼리 사료에 채소류와 건초를 조금 늘린 것도 성분 분석에서 섬유질이 영양소 요구량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열량도 너무 많거나 적지 않도록 동물에 맞춰 조절한다. 짧은코가시두더지 식단을 조절할 때도 그랬다. 여기저기 뒤져 봐도 짧은코가시두더지의 영양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인터넷을 며칠 뒤져서야 겨우 그럴싸한 논문 몇 편을 찾아냈다. 짧은코가시두더지는 호주 출신이며 흰개미를 즐겨먹는 동물이란다. 계절에 따라 섭취하는 열량의 90%를 흰개미로 섭취한다. 흰개미를 키워 날마다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흰개미의 영양성분 비율과 비슷한 식단을 짜려고 애썼다. 두드리면 열리는 법. 끈질긴 구글링으로 다른 동물원 식단과 여러 참고자료를 입수했다. 때로는 먹이를 줘도 잘 안 먹는 동물이 있다. 바로 다람쥐원숭이다. 워낙 호기심이 많고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을 가졌다. 비싸게 수입해서 들여온 전용 사료를 몇 입 베먹지 않고 버린다. 전용 사료는 원숭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완전하게 넣어 만든 것이라 많이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 몸에 좋은 것은 귀신같이 알고 안 먹는 게 어린아이 반찬 투정하는 것이랑 똑같다. 다람쥐원숭이의 못된 식성을 어떻게 고칠지 동물사와 상의해 꿀이나 요구르트를 사료 겉에 발라서 주었더니 더 많이 먹게 됐다. 영양은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갖가지 먹이에 대해 항상 연구해야 하고 같은 종 내에서도 개체 차이나 시기별로 식단을 다르게 조정해야 한다. 올해엔 흰오릭스와 같은 주요 반추동물에 대한 식단 계획을 세웠다. 또한 동물사에서 간편하게 영양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영양관리 핸드북을 제작할 계획도 짰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몸살을 앓는 통에 조리실은 더 바빠졌다. 냉장 닭고기를 냉동으로 바꾸고 소독해 동물사로 내보내고 있고 배합사료는 초소 밖 복돌이 동산에서 옮겨 싣고 있으며 건초 차량은 동물병원에서 연막소독을 한 뒤에야 작업을 한다. 모두 동물에게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동물복지의 한 분야가 아닌가 여기며 오늘도 새벽부터 바삐 움직인다. parksunduk@seoul.go.kr
  • 개학과 맞물려 인플루엔자 다시 기승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개학에다 늑장 예방접종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에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최근 일선 학교들이 잇따라 개학을 하고 있어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계절성 인플루엔자로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는 지난 3일 14명을 시작으로, 6일 21명, 11일 25명, 12일 29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입춘이 지났지만 뒤늦게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마저 생겨나는 기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보통 늦가을인 10월말 ~11월 중순에 걸쳐 실시된다.    물론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고 인플루엔자가 모두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조용선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 독감 백신을 맞았을 경우 기대되는 예방효과는 80% 내외로,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행시기 이전에 접종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손 씻기, 입 가리고 기침하기 등을 생활화하고, 지속적인 피로감을 느낄 경우 면역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이어 “특히 만성 호흡기질환자의 경우 폐렴 등의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가장 큰 특징은 온몸이 쑤시고 ‘동통이 심한 근육통’을 동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38도를 넘는 고열과 기침·인후통·전신 쇠약감·무력감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최근에는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치킨 런’ 시킨 양계장 주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토종닭을 출하하지 못한 양계농이 사료 값이 없다며 토종닭을 농장 밖에 풀어 놓아 자치단체 공무원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북 김제시 청하면에서 2만여마리의 토종닭을 사육하는 김모씨는 사료 값이 없다며 10일 오전 9시쯤 양계장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김씨는 “사료 값을 지급하지 못해 오늘부터 사료회사에서 사료 공급을 중단했다”며 “닭을 앉은 자리에서 죽게 할 수 없어 알아서 먹이를 구하라고 풀어 놓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AI 여파로 닭 소비가 줄어드는 바람에 출하가 안 돼 하루 사료 값이 300만~400만원 정도 든다. 지급해야 할 사료 값이 몇 천만원으로 불어났다. 더는 감당이 어렵고 회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밖으로 나온 닭은 400~500마리에 지나지 않아 2시간여 만에 모두 잡아들였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안락사 후 생사 확인 않고 매몰… 일부 생매장도

    지난달 16일 전북 고창의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9일 현재 309만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린 AI 긴급행동지침(SOP)은 ‘이산화탄소를 유입해 가축들이 죽은 것을 확인한 뒤 매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도 ‘가축 매몰은 죽은 것으로 확인된 후 실시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사육과 도축·살처분 과정에서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동물복지’를 위한 지침과 법 조항은 현장에서 인력과 장비 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9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살처분 과정도 평상시 가축 출하와 똑같은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국내에는 그런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AI가 발병하면 안락사를 위한 컨테이너 박스를 먼저 마련한다. 평상시 가축을 출하할 때 사용하던 플라스틱 통으로 오리나 닭을 컨테이너박스로 옮긴 뒤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 안락사를 앞두고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반면 국내에서 살처분할 때에는 닭, 오리를 자루에 8~9마리씩 담아 축사에 쌓고 비닐을 씌워 안락사시키는 게 현실이다. 가축을 매몰하기 전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생략되기도 한다. 시민단체들은 살처분 과정에서 생매장 의혹을 제기하며 동물 복지를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농식품부가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인 ‘동물 보호 5개년 계획’에도 가축 전염병 발병 시 살처분 과정에서의 동물 복지 기준이 미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178개국이 가입한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규약은 살처분 집행에 관여하는 방역관, 공무원, 수의사, 농장주 등을 대상으로 인도적 살처분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가축 전염병 발병 예상훈련에서 동물복지 의식 개선과 관련한 교육은 찾아볼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역관계자는 “선진국들은 AI 방역이 심각하고 다급하지만 동물 복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국내 축산정책 관련 부처들은 ‘방역이면 전쟁 상황인데 무슨 동물복지냐’라는 의식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동물 복지·친환경 기준 제도화 가축 밀집 사육방식 개선 필요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집계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등에 이어 세계에서 11번째로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가 많았다. 이처럼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빈발하는 원인으로 일각에서는 밀집식 가축사육 방식을 지목한다. 환경운동연합, 동물자유연대 등은 “이탈리아, 칠레, 네덜란드, 캐나다 등의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도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변이한 사례가 나타났다”면서 “국내 양계농장의 케이지(밀집) 사육방식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양계농장의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 내 일부 국가들뿐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동물복지 제1차 5개년 행동계획을 시행해 ‘동물복지 품질표시제’를 도입한 EU 국가 중 국토가 좁은 벨기에, 덴마크 등은 아예 가축 분뇨의 발생량을 제한해 사육 마릿수를 조절하고 밀집 사육 방식을 막아 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육계(식육용 닭)는 뛰어다니거나 날아다닐 수 있는 ‘평사’로, 산란계는 제한된 공간에 갇혀 사는 ‘케이지사’가 일반화돼 있다. 2012년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인증을 받은 농장만 산란계의 케이지사를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케이지사 금지를 강제하기 힘든 이유로 자연환경과 시장 특성을 거론했다. 천안연암대학의 김은집 축산과 교수는 “서유럽은 기후적으로 평사가 보편화되기 쉽고 동물복지 농장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가 마련돼 있다”면서 “비슷한 기준을 갖추지 않은 동구권 EU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국 내 동물복지 축산 농장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자들의 반발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유럽은 동물복지, 친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 생산자의 의식 수준이 동물 복지 축산 시장을 연 것”이라며 “동물 복지 기준을 준수한 농장의 축산품이 월등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데도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도덕적, 윤리적 사명감으로 높은 값을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지워지지 않는 ‘살처분의 기억’… PTSD 시달려 일상생활도 고통

    [내러티브 리포트] 지워지지 않는 ‘살처분의 기억’… PTSD 시달려 일상생활도 고통

    #1 공무원 A씨는 2011년 구제역 발병 농가에 세워진 컨테이너 박스에서 숙식을 하며 소, 돼지 등을 살처분하는 작업에 동원됐다. 농가에 큰 구덩이를 파서 굴삭기로 돼지를 밀어 넣는 과정에서 돼지들이 산 채로 몸이 잘리는 참혹한 광경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2 공무원 B씨는 살처분 과정에서 칼과 송곳으로 소 위장을 찔러 가스를 빼내는 역할을 맡았다. 작업이 끝난 지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소고기만 봐도 헛구역질이 나고 당시 상황이 떠올라 죄책감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나 동료나 상사에게 증상을 호소하면 인사 평가 때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 봐 아무런 내색도 할 수 없었다. 소방방재청이 2011년 전국 가축 살처분 참여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주최한 ‘힐링캠프’의 참가자들은 이처럼 심각한 수준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호소했다. 당시 캠프에 참여한 배정이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는 “상담을 받은 참여자들은 돼지만 봐도 살처분 현장이 떠오르고 불안감과 불면증, 대인 기피 등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면서 “PTSD 증상이 오래가면 자괴, 우울 증상이 나타나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더 큰 사회 간접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 파동이 터질 때마다 방역·살처분 작업에 동원되는 인원들은 PTSD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예방책은 물론 사후 지원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광역정신보건센터와 재난심리지원센터 등의 심리상담 실적을 취합한 결과 2011년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11개 시·도 75개 시·군·구와 AI가 발생한 6개 도 23개 시·군에서 상담받은 인원 8812명 가운데 고위험군 상담자는 5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 않고 숨기는 것도 PTSD 증상을 악화시킨다.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인사상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하는 공무원들이 직접 해당 지자체나 보건복지부 등이 운영하는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재난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PTSD 예방 차원에서 무료 정신 상담을 제공하고 당사자가 원하면 무료 진료 지원을 하는 병원을 소개해 주고 있지만 진료 기록이 남으면 취업은 물론 보험 가입 시 지장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경우 살처분 과정에 지자체 공무원이 동원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축장에서 오랜 기간 일해온 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이런 일에 익숙한 분들이기 때문에 PTSD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실제로 녹색당과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해 3월 정부를 상대로 구제역 살처분 작업장에서 발생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준비했지만 원고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당시 소송을 준비한 하승수 변호사는 “정신적 외상을 겪은 공무원, 군인, 농장 주인 등이 직접 원고로 나서야 하는데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이라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임기 말에 또 도진 지방의원들의 집단외유

    임기를 몇 달 남겨둔 지방의원들이 줄줄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다. 새해 들어 대구·대전·경기·강원·충북·전북 등 전국 각지의 의원들이 짐을 챙겨 외국행 비행기를 탔다. 명목이야 그럴싸하게 붙였지만, 실제 일정은 대부분 관광으로 채웠다. 물론 경비는 혈세로 충당된다. 외국의 모범적인 지방행정 사례를 보고 배워서 활용하자는 해외연수의 본래 취지는 온데간데없다. 지방의원은 지방행정과 예산집행을 감독하라고 주민들이 뽑은 사람들이다. 주민들을 위해 행정을 이끌고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하는 데 앞장설 책무가 있다. 지방행정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해외시찰이라면 돈을 쓰더라도 아깝지 않고 말릴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본분을 망각하고 관광과 쇼핑으로 소일하며 예산을 쌈짓돈처럼 쓰는 해외연수라면 주민들의 분노만 살 뿐이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끊이지 않는 것도 충분한 이유가 있고 의원들은 이에 대꾸할 염치도 없다. 더욱이 시기가 어느 땐가. 지속되는 불황으로 주민들의 삶은 힘들고 전국을 덮친 조류인플루엔자로 비상이 걸린 시국이다. 한 가지라도 주민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나서야 마땅할 터인데 도리어 흥청망청 돈을 쓰며 여행이나 즐긴다면 곱게 봐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의원들 스스로 자정하지 않는다면 서울의 한 구의회처럼 주민들이 나서서 경비를 환수 조치할 수밖에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유세가 시작되면 이런 의원들도 표를 달라고 외칠 것이다. 유권자들은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걸핏하면 의정비 인상을 주장하고 관광성 연수를 꼬박꼬박 다녀오는 후보자들을 잘 가려내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안전행정부 규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원들에게 한 해에 1인당 200만원까지 해외연수 경비를 지원하게 돼 있다. 무조건 지원하니 일단 나가고 보자는 심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규정 때문에 매년 문제점이 지적돼도 고쳐지지 않고 외유가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외유성 연수를 줄이려면 이 자동지급 규정부터 없애야 한다. 연수가 꼭 필요하다면 목적과 일정을 분명히 밝히고 나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급하면 된다.
  • 초등생 감염병 취약 4종 예방접종 필수

    만 6~7세의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가 오면 영유아 때 받은 예방접종의 면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입학 전까지 4종 백신에 대한 예방 접종을 마쳐야 한다. 단체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초등학생의 경우 감염병 발생에 가장 취약하다. 4종 예방접종은 DTaP(5차), 폴리오(4차), MMR(2차), 일본뇌염(사백신 4차 또는 생백신 2차)으로, 정부는 입학 일로부터 석 달간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할 계획이다. 교사가 온라인을 통해 학생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들은 별도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다음 달 취학을 앞둔 자녀의 보호자는 입학 전 자녀의 예방접종 내역이 전산등록 돼 있는지 인터넷 예방접종도우미사이트(nip.cdc.go.kr)나 모바일 예방접종도우미 앱에서 확인한 뒤 빠진 접종이 있다면 입학 전까지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접종을 완료했지만 전산등록이 누락된 경우는 접종받았던 의료기관에 전산 등록을 요청하면 된다. 4종 백신 가운데 DTaP(5차)접종은 만 7세 미만에서만 실시하므로, 자녀가 만 7세가 넘었다면 DTaP 대신 Td백신으로 접종한다. 그리고 예방접종을 받은 의료기관에 Td백신 접종에 대한 전산등록을 요청해야 학교에서 Td의 접종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에서 백신을 접종했다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증명서’를 팩스 또는 이메일로 받아 국내 보건소에 전산등록을 요청하면 된다. 독감 주사를 안 맞았다면 지금이라도 맞는 게 좋다. 계절 인플루엔자는 대개 4월까지 유행하는 데다 지금 맞는다면 다시 계절 인플루엔자 유행이 돌아올 때 도움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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