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파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26
  • 고의로 미는 행위 자체로 폭행… 대법 “도미노 피해, 책임 인정”

    고의로 미는 행위 자체로 폭행… 대법 “도미노 피해, 책임 인정”

    ‘이태원 참사’ 당시 몰려 있는 인파 뒤편에서 고의로 사람을 밀었다는 목격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법원은 누군가를 미는 행위를 폭행으로 보는 것은 물론 제3자의 ‘도미노 피해’에 대한 책임도 인정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상 폭행은 ‘신체에 대한 모든 종류의 유형력 행사’로 누군가를 미는 행위만으로도 폭행이 성립된다. 이 때문에 사망 또는 상해가 발생하면 폭행치사나 폭행치상이 적용될 수 있다. 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형, 폭행치사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폭행치상은 피해 정도에 따라 형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 대법원 판례는 누군가를 밀어 도미노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 역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은 1972년 빚 독촉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채권자가 채무자를 밀어 제3자가 넘어져 사망한 사건에서 제3자에 대한 폭행치사를 인정했다. 폭행을 가한 대상자와 피해자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폭행의 여파로 피해를 봤다면 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번 참사와 같은 도미노 사고는 중간에 낀 대다수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 때문에 최초 가해자 색출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의로 다른 사람들을 민 사람과 떠밀린 사람, 또 떠밀리면서 민 사람을 구분해야 혐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초 행위자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폐쇄회로(CC)TV와 각종 영상 등을 통해 나머지 가해자도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피해 발생에 대한 인식 가능성 등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린다. 양홍석 변호사는 “미필적 고의가 없더라도 과실에 의한 법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민영 변호사는 “피해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쟁점이 될 수 있지만 그걸 밝혀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참사에 폭행죄를 적용한다면 서울 출퇴근 지하철, 시위 등 곳곳에서 폭력 전과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단독] 비좁은 골목에 무허가 건물·불법 증축… 폭 좁아지며 참사 키웠다

    [단독] 비좁은 골목에 무허가 건물·불법 증축… 폭 좁아지며 참사 키웠다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있는 건물 중 한 곳이 구청 허가를 받지 않고 법원에 등기조차 하지 않은 미등록 불법 건축물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태원 일대의 불법 증축과 무허가 건물 때문에 안 그래도 비좁은 골목이 더 좁아지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태원 압사 사고 지점인 T자형 골목에 있는 건물 4채(해밀톤호텔 외벽 맞은편) 가운데 1채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3-5 건물은 구청 허가를 받지 않아 건축물대장 자체가 없었다. 법원에 부동산 등기도 하지 않은 건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9일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해밀톤호텔 서쪽 골목에서 세계음식문화거리 쪽으로 대피하려던 이들은 인파에 갇혀 움직이지 못했다. 사고 현장 인근 주점에 있던 이모(30)씨는 “한 명이 넘어지기 시작하니까 다 같이 우르르 서로 엉키며 넘어졌다”고 전했다. 해밀톤호텔 북쪽에 있는 주점이 테라스를 무단 증축하면서 T자 골목의 오른쪽 모퉁이를 비롯한 통행로가 좁아졌고, 이는 구조대원이 현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체시킨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해밀톤호텔은 지난해 용산구의 시정 조치에도 증축한 테라스를 철거하지 않고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버티고 있다. 무허가 건물 1층에는 옷가게가 있고, 같은 필지에는 철문이 있다. 이 건물 맞은편에는 해밀톤호텔이 에어컨 실외기를 놓기 위해 무단 증축했다가 2016년 구청 지적을 받고 철거한 임시벽이 마주 서 있다. 이 건물은 구조물 일부가 보도 쪽으로 나와 있어 길을 더욱 좁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참사가 일어난 골목 위쪽은 폭이 5.5m지만 피해가 집중된 아래쪽은 해밀톤호텔이 설치한 임시벽 때문에 3.2m로 좁아진다. 용산구 관계자는 “사고 이후 주변 건축물의 문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 건축물이 무허가 건축물임을 확인했다”면서 “사람으로 따지면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울시 건축조례에 따르면 1981년 12월 31일 이전에 지어진 무허가 건물에 대해서는 시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단속이 유예된다. 이 건물이 1981년 이전에 지어졌다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용산구는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항공사진을 통해 건물 건축 시기를 판단하는 항적 의뢰를 요청했다. 서울시 공간정보담당관실은 1972년부터 해마다 촬영해 온 항공사진과 비교해 이 무허가 건물이 1981년 이전에 지어졌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최광석 변호사는 “과거 너무나 많았던 무허가 건축물을 단속해 혼란을 가중시키기보다 양성화하는 차원에서 생긴 조례로 보인다”면서도 “사고 전까지 관할 구청이 이 건물의 건축 시기조차 파악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소유 땅의 경계선을 넘어서 건물을 불법 증축해 통행을 방해한 건 분명 문제”라고 꼬집었다.
  • “한국 이태원 사고 희생자에 조의” 축제날 도쿄 한복판서 문자 받아

    “한국 이태원 사고 희생자에 조의” 축제날 도쿄 한복판서 문자 받아

    “한국 이태원에서 일어난 사고에 조의를 표합니다. 시부야구와 경찰은 10월 29일·30일 인파 규모에 기반해 (서울과) 유사한 사고가 일어날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핼러윈데이인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축제를 취재하던 기자의 스마트폰에 관할 자치단체장인 시부야구청장 명의로 이런 안내 메시지가 발송됐다. 여기에는 “(핼러윈)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을 촬영하는 행동을 자제해 달라. 시부야를 찾지 않는 것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었다. 일본은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후 다중 밀집 행사에 대한 경계 수위를 극도로 높였다. 일본 젊은층에게 핼러윈은 크리스마스 이상의 이벤트다. 최대 번화가인 도쿄 시부야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린다. 일본 역시 올해 핼러윈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방역 제한을 푼 데다 외국인 무비자 관광 재개로 매우 혼잡할 것으로 봤다. 이날 오후 8시 시부야역 인근 번화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기자도 좁은 골목을 떠밀려 가듯 이동해야 했지만 위험을 느끼지는 않았다. 경찰 350여명과 시부야구가 동원한 100여명의 사설 경비원들이 골목이나 교차로 곳곳에 배치돼 인파를 분산시켰다. 이들은 DJ처럼 동선을 안내하는 뜻에서 ‘DJ 폴리스’로 불린다. 개조 차량 위에서 확성기를 통해 “멈추지 말고 이동해 달라”, “곧 빨간불로 바뀐다” 등으로 안내했다. 시부야구와 소속 상인회도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시부야역 주변 노상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주류 판매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은 2001년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열린 대규모 불꽃놀이 행사에서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치는 압사 참사를 경험했다. 이후 일본은 ‘혼잡 경비’ 부문을 신설하는 법 개정을 했다. DJ 폴리스가 당시 법 개정으로 탄생한 업무다. 매년 핼러윈 때마다 사건사고로 악명 높았던 시부야는 2019년 조례를 제정해 일정 장소와 시간대 음주 행위를 금지시켰다.
  • 與 “주최자 없는 집단행사도 안전 강화”… 재난관리법 개정 나섰다

    與 “주최자 없는 집단행사도 안전 강화”… 재난관리법 개정 나섰다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1일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안전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라 입법 보완에 나선 것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와 함께 각 분야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향후 국민 불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을 예고했다. 현행 재난안전관리법은 66조의 11에 ‘지역 축제를 개최하려는 자’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전 통보하고, 안전 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안전관리계획 수립의 주체가 ‘지역 축제를 개최하려는 자’로 돼 있어 이번 핼러윈 행사와 같은 자발적 행사는 관리 책임의 주체가 없는 사각지대가 된다.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를 관리할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개정안에는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주최자가 없는’ 대규모 행사도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안전 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 개정안에는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모여 있을 때 이동통신사가 기지국정보(CPS·가입자 위치정보시스템)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다. 통신사 제공 위치정보를 활용해 압사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재난안전문자를 사전에 보내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까지인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 행정안전부와 당정 협의를 열어 입법 보완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여·야·정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국민 안전 태스크포스(TF)’도 만들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안전 TF를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다중이 모이는 경우 필요한 절차는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집회 허가 단계부터 시작해 모자란 부분을 확인해 촘촘하게 챙길 수 있도록 필요한 입법을 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여권이 ‘제도 탓’을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자 없는 행사라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제도 미비 탓으로 돌리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 與 “주최자 없는 집단행사도 안전 강화”… 재난관리법 개정 나섰다

    與 “주최자 없는 집단행사도 안전 강화”… 재난관리법 개정 나섰다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1일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안전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확대 주례회동에서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라 입법 보완에 나선 것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와 함께 각 분야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향후 국민 불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을 예고했다. 현행 재난안전관리법은 66조의 11에 ‘지역 축제를 개최하려는 자’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전 통보하고, 안전 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안전관리계획 수립의 주체가 ‘지역 축제를 개최하려는 자’로 돼 있어 이번 핼러윈 행사와 같은 자발적 행사는 관리 책임의 주체가 없는 사각지대가 된다.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를 관리할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됐다. 이에 행정안전부도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주최자가 없는’ 대규모 행사도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안전 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안 작업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까지인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 행안부와 당정 협의를 열어 입법 보완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개정안의 국회 통과 전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국민 안전 태스크포스(TF)’도 만들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정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국민 안전 TF를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예상 가능한 사고를 미연에 막는 장치를 좀더 촘촘히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여권이 ‘제도 탓’을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자 없는 행사라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제도 미비 탓으로 돌리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의원총회에서 납품단가연동제와 ‘카카오먹통방지법’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으나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법안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 참사 1시간여 전 “아수라장” 신고… 경찰 ‘코드1’에도 출동 안 해

    참사 1시간여 전 “아수라장” 신고… 경찰 ‘코드1’에도 출동 안 해

    경찰관 : 네, 긴급신고 112입니다. 신고자 : 여기 지금 이태원, 이태원인데요. 신고자 : 00(지직) 많아서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 거의. 경찰관 : 압사를 당하고 있다고요? 신고자 : 사람들 너무 많아서 그래요. 00(지직) 좀 부탁드릴게요. 경찰관 : 핼러윈 파티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신고자 : 네네 맞습니다,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 경찰관 : 아수라장이라고요? 신고자 : 네, 진짜 장난 아니에요. 경찰관 : 죄송한데, 스펠링 한 번만 더 불러주시겠어요? 신고자 : 네, 여기가 비알오엠제트 00(지직)인데 00(지직) 장난 아니에요, 장난전화 아니에요. 경찰관 : 예예, 경찰 출동할게요. 신고자 : 네네.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약 1시간 20분 전인 오후 8시 53분 한 시민이 사고의 위험성을 알려주기 위해 112에 긴급 신고를 했다. 112치안종합상황실은 신고 내용의 긴박함을 알고 ‘코드1’(우선 출동)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에 가지 않았다.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11차례나 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불편 신고’ 정도로 여기고 손을 놓고 있었다. 1일 공개된 참사 당일 ‘112신고 내역 녹취록’을 보면 경찰은 접수된 신고를 통해 이태원 일대의 위험성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고자들이 ‘압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경우만 9번이나 되고, “긴급 출동해 달라”, “통제 좀 해 주세요”, “단속 좀 해 달라” 같은 구체적인 요청도 이어졌기 때문이다.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이태원 파출소는 현장에서 대각선 방향에 있고 직선거리로는 약 93m 떨어져 있다. 소방에 사고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 전 경찰엔 오후 6시 34분부터 오후 10시 11분까지 총 11건의 압사 위험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이 중 4건의 신고에 대해서만 현장에 출동했다. 그나마도 신고가 들어온 곳에 몰린 인파를 해산하는 수준이었다. 인파 흐름을 통제하거나 일부 보행로를 통제해 달라는 신고자들의 요청은 묵살됐다. 신고 이후 적절한 통제가 이뤄졌다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참사 당일 오후 6시 34분 처음으로 경찰에 신고한 시민은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너무 소름 끼친다”며 “아무도 통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이 통제해서 사람들은 빼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지만 인파만 해산한 뒤 상황을 종결했다. 최초 신고 이후 1시간 35분 뒤인 오후 8시 9분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 넘어지고 다친 사람이 많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람들을 인도로 피신시킨 뒤 상황을 종결했다. 참사 1시간 전인 오후 9시부터 신고가 늘기 시작했다. 11건의 신고 가운데 7건은 오후 9시 이후에 접수됐다. 신고 내용도 “인파가 너무 많아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다”, “사람들이 떠밀리고 있다”, “압사당할 것 같다”처럼 심각한 수준이었다. 경찰이 긴급 출동이 필요한 ‘코드0’(최단시간 내 출동), ‘코드1’로 분류한 신고 8건 중 6건이 오후 9시 이후 접수된 신고다. 경찰도 이태원 일대로 몰린 인파로 위험성이 커졌다는 걸 확실하게 인지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찰은 오후 9시 7분 접수된 신고 이후로는 아예 현장 출동을 하지 않았다. 긴급 출동이 필요하다고 분류한 신고 8건 중 현장으로 출동한 경우는 단 1건에 그쳤다. 참사 1시간 전에는 아프리카TV BJ(방송진행자)가 이태원파출소에 분실 신고를 하면서 사고 위험성을 알리자 경찰관이 “저희도 지금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되기도 했다. 이태원파출소는 당시 출동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묻자 “언론 대응을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문을 잠그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112신고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 뼈를 깎는 각오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참사 이후 줄곧 “주최 측 없는 행사에는 매뉴얼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 만큼 경찰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특별수사본부, 특별감찰팀을 가동하며 진상 규명에 나섰지만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 유실물만 1.5t… 주인 잃은 휴대전화는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

    유실물만 1.5t… 주인 잃은 휴대전화는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

    이태원 압사 참사 나흘째인 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유실물센터에는 짝을 잃은 신발과 피 묻은 티셔츠, 망가진 안경 등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유실물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다. 옷과 가방에는 신발에 밟힌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흰색 운동화와 반팔 티셔츠는 피로 물들어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 줬다. 용산경찰서는 사고 당시 이태원 일대에서 가방 124개와 옷 258벌, 신발 256켤레, 신발 66짝, 전자제품 등 기타 물품 156개까지 총 1.5t가량을 수습해 유실물센터에 진열했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유실물센터를 찾아와 조심스럽게 바닥과 책상에 나열된 유실물을 둘러보며 유품과 소지품을 찾아갔다. 주인을 잃은 휴대전화에서는 여전히 벨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젊은 남성과 여성 두 명과 함께 유실물센터에 들어선 중년 부부는 옷가지가 나열된 바닥을 뒤적이다 익숙한 물건을 찾았다. 이내 검은색 정장 재킷을 주워든 중년 여성은 “이거 맞는 것 같은데. 이거 맨날 입던 거잖아”라고 말하며 옷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함께 온 중년 남성 역시 안경을 벗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유실물 중에서는 자주색 꽃 장식이 군데군데 달려 있는 화려한 치마와 드라큘라 망토, 만두 장식이 올려져 있는 모자 등 익살스러운 핼러윈 의상뿐 아니라 캐릭터 모자를 쓰고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있었다. 오후 3시 30분쯤 눈물을 흘리며 유실물센터로 들어온 여성은 “남자친구의 물건”이라며 휴대전화 속 사진과 유실물을 대조하다 신발 한 켤레를 경찰이 가져다 준 흰색 상자에 담았다. 이어 회색 후드티를 집어든 여성은 옷을 품에 안고 한참 동안 흐느꼈다. 중환자실에 있는 20대 남성의 신발을 찾으러 온 어머니와 형은 “30분 정도 심정지가 왔다가 누군가 발견해서 심폐소생술을 했고 다행히 심장은 뛰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라며 “‘현장에서 통제가 더 잘 됐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생존자들 역시 사고 당시의 충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실물센터에 있는 소지품을 찾아갔다. 인파 아래쪽에 깔려 있다 구출된 장모(21)씨는 “친구와 함께 사람들에 휩쓸려 사고가 일어난 골목으로 갔는데, 누군가 ‘어어’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사람들이 쓰러졌다”며 “주변 상인들이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구해 주려 했지만 너무 꽉 껴서 빠지지 않았고 주변에서 정신을 잃지 말라고 물을 계속 뿌려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와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뒤에서 저를 빼주려고 하면서 ‘가방 잡지 말고 손을 놔라. 안 그러면 죽는다’고 해서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살아나온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희생된 분들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털어놨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찾아간 유실물은 34점이다. 경찰은 오는 6일 오후 6시까지 유실물센터를 운영한다.
  • “지나가는 20대만 봐도 고통”… 그날에 짓눌린 소방관들

    “지나가는 20대만 봐도 고통”… 그날에 짓눌린 소방관들

    서울 시내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임용 4개월차 조승길(26·가명) 소방사는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평소처럼 사무실로 출근해 근무하고 있었다. 핼러윈축제에 친구들이 놀러간다는 소식에 속으로 ‘부럽다, 나도 놀고 싶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을 다잡고 있었는데, 오후 10시 15분쯤 약 3㎞ 떨어진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 소방사는 1일 “처음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갈 때만 해도 사상자가 10명 정도라고 들었다”면서 “엄청난 인파를 뚫고 겨우 해당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겹겹이 쌓인 사람들을 보고 머리가 새하얘졌다. ‘어떡하지’ 하는 막막함과 절망감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참혹한 현장에서 밤새 눈앞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구조 인력들이 참사 후 큰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아픈 기억이 계속 남아 있는데도 주야 근무를 번갈아 해야 하는 소방 업무는 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이들은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구조 작업을 벌인 뒤 월요일 다시 출근했다. 희생자를 더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식사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당시 상황은 20년 넘은 베테랑 소방관에게도 충격적인 순간이었다. 함께 출동했던 권영준(49) 소방위는 “화재든 교통사고든 보통 우리가 가는 현장에서는 구조가 필요한 사람이 다섯 명 이내”라며 “그런데 사람들이 수미터에 걸쳐 끼인 걸 보고는 ‘멘붕’(멘털 붕괴)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몇 시간에 걸쳐 피해자들을 끄집어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뒤 10m 떨어진 구급차로 인계하고, 또다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왔던 길을 달려갔다. 권 소방위는 “한 분을 끌어당겨 CPR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는 다른 분, 또 다른 분이 계속 나왔다”며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지만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을 가장 많이 짓누르는 것은 ‘조금만 달랐다면’ 하는 생각이다. 조 소방사는 같이 CPR을 도와줬던 시민도 많았지만 “시신들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사진 찍던 사람들,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핼러윈 행사 아니냐’고 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충격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방관들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권 소방위는 “길거리에서 20대 초반 젊은 사람들만 봐도 당시 장면이 떠오른다”고 했고, 조 소방사도 “내 또래들이 쓰러져 있던 모습을 보니까 정말 심적으로 힘들다. 자려고 누우면 CPR을 했던 사람들 얼굴이 생각난다”고 털어놨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성명을 내고 “참사를 뉴스로 본 국민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텐데 사고 현장을 수습했던 소방관은 어떻겠느냐”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관리 전문센터를 짓고 공공 안전인력을 적극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 “압사당할 것 같아요” 11차례 신고 쏟아졌다

    “압사당할 것 같아요” 11차례 신고 쏟아졌다

    경찰이 ‘이태원 압사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최초 신고를 포함해 모두 11차례의 신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이태원 거리 곳곳이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112신고를 통해 알리면서 그날 밤 애타게 경찰을 찾았지만, 국민 생명을 책임져야 할 경찰은 보이지 않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며 사과했지만, 경찰 책임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 최초 신고를 시작으로 참사 직전인 오후 10시 11분까지 112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11건이다. 최초 신고자는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지목하면서 “좁은 골목인데 클럽에 줄 서 있는 인파와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서로 엉켜 잘못하다 압사당할 것 같다”며 “진입로에서 인원 통제 조치를 해 줘야 한다”고 경찰에 호소했다.이후에도 “정체돼 사람들이 밀치고 넘어지고 다치고 있다”(오후 8시 9분), “사람들이 압사를 당하고 있어요, 거의”(오후 8시 53분), “여기 사람들, 인파들 너무 많아서 지금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 여기 와서 통제하셔야 할 거 같은데요”(오후 9시), “막 밀고 압사당할 거 같아, 통제 좀 해 주세요.”(오후 10시) 등 시민들은 경찰에 위험성을 직접 알렸다. 참사가 나기 바로 직전인 오후 10시 11분까지 신고는 이어졌고, 시민들은 경찰의 통제를 요청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렸다. 하지만 경찰은 11건의 신고 중 4건에 대해서만 현장에 나가 신고 상황을 종결했다. 6건에 대해선 전화 상담으로만 안내하고 상황을 종결했고, 나머지 1건은 어떻게 종결했는지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제로 현장에 나갔지만 신고자를 만나지 못해 전화 상담으로 안내하고 종결했는지 등은 감찰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책임을 회피하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사 발생 사흘 만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 尹, 경찰 늑장대처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 밝혀라”

    尹, 경찰 늑장대처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 밝혀라”

    윤석열(얼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 경찰이 사고 당일 112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황을 보고받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경찰 대처 과정에 부적절한 점이 있었음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윤 대통령의 지시 이후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 대응이 미흡했음을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112 녹취록도 공개됐다.●尹대통령, 경찰 대응 확인 후 격앙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도로뿐만 아니라 군중이 운집하는 경기장, 공연장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인파 관리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행사 주최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만간 관계 부처 장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주 민관 안전점검회의 개최 이어 이번 사고가 인파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 줬다며 “우리 사회는 아직 이에 대한 체계적 연구개발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관성적 대응으로 국민 못 지켜” 다음주 초쯤 열리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는 이태원 참사처럼 주최자가 없이 다수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 대한 안전 관리 문제를 비롯해 최근 제기된 안전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아연 광산 매몰사고, 항공기 불시착 등 각종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관성적인 대응이나 형식적인 점검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후 국무위원들과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했고, 오후 늦게 경기 부천과 서울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유가족과 부상자뿐 아니라 일반시민도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외국인에게도 위로금·장례비 지원 한편 정부는 외국인 사망자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위로금 2000만원과 장례비 1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 ‘112 녹취록’에 野 “모두 살릴 수 있었다” 與 “책임 묻겠다”

    ‘112 녹취록’에 野 “모두 살릴 수 있었다” 與 “책임 묻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압사 참사’ 나흘째인 1일 참사 당일 ‘112신고 접수 녹취록’이 공개되자 정부 책임론을 앞세워 강공 모드로 태세를 전환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야당은 ‘추모 정국’ 속 정쟁 자제 기조를 유지했다. 여당도 정부와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녹취록에는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신고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공개된 녹취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은 국회법이 허용하는 방법을 통해 모든 사실관계를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빗발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경찰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그 누구든 간에 합당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앞다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초 112 신고 녹취록 전문을 내걸고, 경찰을 비롯한 정부 당국의 초기 대응을 맹비판했다.권인숙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명백한 업무상 과실치사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정 참사”라며 “재난 및 안전관리의 책무를 방기한 직무유기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춘숙 의원은 “참사의 책임을 지고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물러나십시오”라며 “생때 같은 우리 애들을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윤석열 정부가 죽인것”이라고 적었다. 녹취록 공개 전이기는 했지만 이재명 대표도 이날 정책 의원총회에서 “명백한 인재이고, 정부의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가 맞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이태원 사고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 논평을 내고 선제적으로 정부와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사고 당일 압사 위험성을 알리는 신고가 다수 있었음에도 ‘일반적 불편 신고’로 인지해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 대해 “초동 대처에 미흡했던 것에 매우 유감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히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제도 정비를 약속했다.이어 “무한책임을 가진 정부여당으로서 이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섣부른 원인 규정은 종합적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정치권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원내지도부에서는 112 신고 녹취록과 관련,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애도 기간이 끝난 뒤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이 오는 2일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한 관리 책임을 지역단체장에게 부여하고, 안전사고 우려 시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위치정보를 사고 예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처럼 주최자가 없는 대규모 축제의 경우 안전관리 조치가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이 발의할 개정안은 축제의 주최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 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경찰·소방과 협력해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아울러 특정 지역에 인파가 몰려 사고 발생이 우려될 경우 정부가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위치신호 정보를 요청·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정부는 위치 정보로 해당 지역 시민들에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하는 등 사전 알림을 할 수 있게 된다.
  • 즐거운 사진 옆엔 피 묻은 신발···유실물센터가 보여주는 참혹했던 이태원

    즐거운 사진 옆엔 피 묻은 신발···유실물센터가 보여주는 참혹했던 이태원

    6일까지 이태원 참사 유실물센터 운영가방, 신발 등 사고 현장서 1.5t 수거“이거 맨날 입던 거잖아” 가족 오열웃는 얼굴 사진 한 켠엔 피묻은 신발이태원 압사 참사 나흘째인 1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유실물센터에는 짝을 잃은 신발과 피 묻은 티셔츠, 망가진 안경 등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실물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다. 옷과 가방에는 신발에 밟힌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흰색 운동화와 반팔 티셔츠는 피로 물들어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용산경찰서는 사고 당시 이태원 일대에서 가방 124개와 옷 258벌, 신발 256켤레, 신발 66짝, 전자제품 등 기타 물품 156개까지 총 1.5t가량을 수습해 유실물센터에 진열했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유실물센터를 찾아와 조심스럽게 바닥과 책상에 나열된 유실물을 둘러보며 유품과 소지품을 찾아갔다. 주인을 잃은 휴대전화에서는 여전히 벨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젊은 남성과 여성 두 명과 함께 유실물센터에 들어선 중년 부부는 옷가지가 나열돼 있는 바닥을 뒤적이다 익숙한 물건을 찾았다. 이내 검은색 정장 재킷을 주워든 중년 여성은 옷을 살펴보다 “이거 맞는 것 같은데. 이거 맨날 입던 거잖아”라고 말하며 옷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함께 온 중년 남성 역시 안경을 벗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유실물 중에서는 자주색 꽃 장식이 군데군데 달려 있는 화려한 치마와 드라큘라 망토, 만두 장식이 올려져 있는 모자 등 익살스러운 핼러윈 의상뿐 아니라 캐릭터 모자를 쓰고 친구들과 찍은 사진도 있었다. 오후 3시 30분쯤 눈물을 흘리며 유실물센터로 들어온 여성은 “남자친구의 물건”이라며 휴대전화 속 사진과 유실물을 대조하다 신발 한 켤레를 경찰이 가져다 준 흰색 상자에 담았다. 이어 회색 후드티를 집어든 여성은 옷을 품에 안고 한참 동안 흐느꼈다.중환자실에 있는 20대 남성의 신발을 찾으러 온 어머니와 형은 “30분 정도 심정지가 왔다가 누군가 발견해서 심폐소생술을 했고 다행히 심장은 뛰지만 의식은 없는 상태”라며 “‘현장에서 통제가 더 잘 됐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생존자들 역시 사고 당시의 충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유실물센터를 찾아 소지품을 찾아갔다. 인파 아래쪽에 깔려 있다 구출된 장모(21)씨는 “친구와 함께 사람들에 휩쓸려 사고가 일어난 골목으로 갔는데, 누군가 ‘어어’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사람들이 쓰러졌다”며 “주변 상인들이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구해주려고 했지만 너무 꽉 껴서 빠지지 않았고 주변에서 정신을 잃지 말라고 물을 계속 뿌려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휴대전화와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뒤에서 저를 빼주려고 하면서 ‘가방 잡지 말고 손을 놔라. 안 그러면 죽는다’고 해서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살아나온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희생된 분들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털어놨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찾아간 유실물은 34점이다. 경찰은 오는 6일 오후 6시까지 유실물센터를 운영한다.
  • 핼러윈·크리스마스도 지자체가 관리…與, 재난안전관리법 개정 추진

    핼러윈·크리스마스도 지자체가 관리…與, 재난안전관리법 개정 추진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1일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안전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확대 주례회동에서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라 입법 보완에 나선 것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와 함께 각 분야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향후 국민 불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을 예고했다. 현행 재난안전관리법은 66조의 11에 ‘지역 축제를 개최하려는 자’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전 통보하고,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안전관리계획 수립의 주체가 ‘지역축제를 개최하려는 자’로 돼 있어, 이번 핼러윈 행사와 같은 자발적 행사는 관리 책임 주체가 없는 사각지대가 된다.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를 관리할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됐다. 이에 행정안전부도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주최자가 없는’ 대규모 행사도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안전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안 작업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까지인 국가 애도기간이 끝나면 행안부와 당정 협의를 열어 입법 보완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개정안의 국회 통과 전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의 ‘국민 안전 태스크포스(TF)’도 만들기로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정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국민안전TF를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예상 가능한 사고를 미연에 막는 장치를 좀 더 촘촘히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여권이 ‘제도 탓’을 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자 없는 행사라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제도 미비 탓으로 돌리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의원총회에서 납품단가연동제와 ‘카카오먹통방지법’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으나 이태원 참사 관련 법안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 “나도 심폐소생술 받던 한명 됐을지도”…목격자도, 시민도 트라우마 우려

    “나도 심폐소생술 받던 한명 됐을지도”…목격자도, 시민도 트라우마 우려

    직장인 조모(24)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다가 곧바로 참사 현장을 목격했다. 긴박하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구급대원과 시민들 너머로 창백한 얼굴과 힘없이 늘어진 팔다리가 보였다. 눈 앞에 펼쳐진 비현실적인 장면을 믿을 수 없던 조씨는 ‘무슨 사고일까, 그래도 구조 중이니 모두 살아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 아침 사망자 수를 확인하고 깊은 우울감에 빠졌다. 조씨는 1일 “사람들이 CPR을 받던 장면이 계속 떠오르고 이들이 죽어갈 때 내가 놀고 있었다는 게 너무 괴롭다”면서 “‘조금만 빨리 갔으면 나도 그 중 한명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는 현장에서 살아남거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과 지인뿐 아니라 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시민들에게도 깊은 정신적 상흔을 남겼다. 한 사람이라도 더 회복되길 기원하는 마음에 오랫동안 참사 현장을 지켜보거나 당시 영상이나 뉴스를 찾아 본 게 오히려 이들에게 트라우마로 남게 된 것이다. 참사 현장 한가운데 있던 직장인 김모(26)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돌아다니는 당시 사진이나 영상을 볼 때마다 당시 기억이 떠오른다”면서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했지만 사람들이 바로 구조받지 못하고 몇몇만 겨우 담을 넘어 인파를 빠져나오던 아비규환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죄책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며 마음을 달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경기 의정부에서 연차를 내고 방문한 직장인 김경아(30)씨는 “이태원 인근 녹사평에도 합동분향소가 있지만 그곳으로 가면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아 이곳으로 왔다”면서 “희생자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안타까운데 악몽까지 꾼다는 친구들을 보면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은 사회적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친구와 함께 온 박모(24)씨도 “요즘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갈 때면 심박수가 오른다”면서 “죄책감이 들었는데 함께 애도를 하니 비로소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도 현장에 있었거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은 시민들에게도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유가족과 부상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광장과 이태원광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 옆의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 현장상담소’와 25개 자치구 정신보건센터 시민상담소 등에서 시민들이 무료로 참사 트라우마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광장 옆 상담소를 찾은 나완수(50)씨는 “희생자들이 계속 떠올라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에 매일 하루 1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잔다”면서 “합동분향소에 헌화하고 상담을 받으니 한결 나아졌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집 근처 병원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상담사는 “충격을 받았을 때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하면 안도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증상이 심각한 경우 의료기관으로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나우뉴스]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나우뉴스]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1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마네킹을 스튜디오로 가지고 나와 자세히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겹쳐 쓰러지는 ‘군중 눈사태’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군중 눈사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일부 인원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주변 사람들도 함께 엉키며 쓰러지는 현상이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마네킹뿐만 아니라 경사각이 5.7도 되는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도 등장했다. 또 당시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던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9개가 바짝 붙은 마네킹을 그 위에 설치했다. 해당 보도를 맡은 기자는 “이렇게 좁은 길에서 어떻게 154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하겠다”고 말한 뒤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갔다. 기자는 경사로를 재현한 구조물 위에 서서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 길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후에는 “1㎡ 규모 안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 눈앞에는 앞사람의 머리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느껴진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매우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ANN 기자의 검증 뉴스는 약 4분 20초간 이어졌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마네킹을 이용한 직접 설명 덕분에 군중 눈사태의 위험성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 “이번 사건을 접한 한국인들이 엄청난 패닉에 빠져 있다”면서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주니 더욱 쉽고 좋은 설명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어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라는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뉴스였다. 공부가 됐다”, “경사로 구조물과 마네킹을 이용한 재현 덕분에 더욱 사고의 원인을 잘 알게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한국 네티즌도 한국어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찾다가 보게 됐는데, 일본 방송이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준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번 참사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현지 네티즌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일본을 강타했을 당시, 그래픽이 아닌 구름 모형을 활용한 아날로그식 설명을 포함한 보도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상 캐스터는 스튜디오에 나와 “열대 저기압이 태풍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구름 모형 2개를 직접 손으로 잡아 이동시켰다. 또 다른 설명에서는 열대 저기압 구름 모형과 힌남노 모형을 두 손으로 잡아 하나로 합쳐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현지 방송사가 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지 않는지에 의문을 표했지만, 현지에서는 “그래픽 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보도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 155명 중에는 일본 국적의 여성 2명도 포함돼 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를 접한 뒤 경찰청은 전국 경찰에게 핼러윈 시기에 다수의 인파가 예상될 경우 현지 지자체 등과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과 당국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역 인근의 경비를 강화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4시간 전부터 “압사될 것 같다”…이태원 참사 전 112 신고만 ‘11건’(종합)

    4시간 전부터 “압사될 것 같다”…이태원 참사 전 112 신고만 ‘11건’(종합)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중략)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지난 29일 오후 6시 34분, 112에 압사 우려 신고가 접수됐다. 참사 4시간 전이었다.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이태원 참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이태원에선 사고 4시간 전부터 사고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었다. 112 신고자들은 모두 ‘압사’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저녁 6시 34분 해밀톤호텔 부근에서 첫 신고를 넣은 시민은 “사람들이 엉켜서 압사당할 것 같다. 진입로에서 인원통제 등 조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저녁 8시 33분 전화를 건 또 다른 신고자는 “핼러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하고 있다. 아수라장”이라고 했다. 오후 8시 9분 두 번째 신고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체돼 밀치고 넘어지고 난리가 났고, 다치고 하고 있다”며 “이것 좀 단속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오후 8시 53분 네 번째 신고자는 “사람들이 많아서 거의 압사당하고 있다”며 “아수라장이다. 아수라장”이라고 했다. 다섯 번째 신고자 역시 “인파가 너무 많아서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여기 와서 통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찰에게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신고도 있었다. 오후 9시 7분 일곱 번째 신고자는 “여기 지금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라며 “사람들이 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드린다”고 했다. 경찰의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는 신고는 이후부터 사고 직전인 오후 10시 11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가운데 4번만 현장에 출동해 신고 지점의 사람들만 해산하고 말았다. 6번은 ‘이미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특히 이들 신고 중 1건은 경찰의 112 신고 대응 체계상 최단 시간 내 출동하라는 ‘코드 0’ 지령이, 7건은 우선 출동하라는 ‘코드1’ 지령이 떨어졌지만 경찰은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부실 대응이 도마에 오른 이유다. 이와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당일 18시 34분경부터 현장의 위험성과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사고 예방 및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밝힌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도 같은날 오전 10시 개의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경찰청이 제출한 ‘이태원 사고 이전 112 신고 내역’을 접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히라”고 지시했다. 경찰청은 독립적 특별기구를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윤 청장의 뜻에 따라 이날 사고 지역 관할인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는 한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를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전환했다. 김호승 경찰청 감사담당관을 팀장으로 15명의 인력이 투입된 감찰팀은 핼러윈 축제 사전대비부터 현장 대응까지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따져볼 계획이다.경찰은 실무자부터 지휘관까지 관계자 전원을 상대로 의사결정과 실행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조사하겠다며 대대적 감찰을 예고했다. 특수본은 손제한 경남 창원중부서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모두 501명으로 구성됐다. 본부장은 상급자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해 결과만 보고하기로 했다. 특수본은 경찰은 물론 용산구청 등 행정당국의 부실 대응 여부와 참사 직전 일부 시민이 앞 사람을 밀어 사고를 촉발했다는 의혹, 피해자 모욕·명예훼손 사건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119종합상황실에도 이태원 인파 관련 신고는 100건이 접수됐다. 최초신고 접수시간은 밤 10시 15분으로, 해당 신고자 역시 압사를 우려했다. 신고자는 “이쪽에 경찰이고 소방차고 다 보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압사당하게 생겼다”고 재촉했다. 신고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골목에 다 끼었다. 농담하는 것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고 접수자가 좀 더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자 신고자는 “길거리에 널린 게 부상자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으며, 신고 접수자가 “전화 끊겠다. 일단 나가서 확인하겠다”고 답하자 “미쳐버리겠네”하고 전화를 끝냈다. #112 신고 녹취록1: 10월 29일 오후 6시34분 경찰관 : 긴급신고 112입니다. 신고자 : 여기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들어가는 길인데요. 경찰관 : 이태원 메인스트리트요 네. 신고자 : 여보세요, 클럽 가는 길 해밀톤호텔 그 골목에 이마트24 있잖아요. 경찰관 : 해밀톤호텔 골목에 있는 이마트24요. 신고자 : 네 그 골목이 지금 사람들하고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거 인파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경찰관 : 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것 같다는 거죠? 신고자 : 네 네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그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거기서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이고 그다음에 클럽에 줄 서 있는 그 줄하고 섞여 있거든요. 올라오는 인구를 막고 예 막으면 내려온다는… 경찰관 : 클럽에 서 있는 줄하고 줄 서 있는 인파하고, 줄 서 있는 인파하고… 신고자 : 네 그다음에 그 메인스트리트에서 나오는 인구하고 그 다음에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사람들이 다 나와서 그 골목으로 다 들어가요. 경찰관 : 아 이태원역에서 나오는 사람들, 이태원역에서 빠져나가는, 아 그쪽에서 골목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들 인파 섞여서… 신고자 : 네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이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좀 뺀 다음에 그다음에 안으로, 저기, 들어오게 해줘야죠. 나오지도 못하는데 지금 사람들이 막 쏟아져서 다니고 있거든요. 경찰관 : 알겠습니다. 경찰관이 출동해서 확인해 볼게요. 신고자 : 애들도 네~ 경찰관 : 네~
  • ‘이태원 참사’ 민 행위 자체로 폭행, 법원 “도미노 피해, 책임 인정”

    ‘이태원 참사’ 민 행위 자체로 폭행, 법원 “도미노 피해, 책임 인정”

    ‘민 행위’ 자체 폭행 적용 가능‘도미노 피해’ 법적 책임 인정‘최초 가해자’ 색출 관건일 듯‘이태원 참사’ 당시 몰려 있는 인파 뒤편에서 고의로 사람을 밀었다는 목격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법원은 누군가를 미는 행위를 폭행으로 보는 것은 물론 제3자의 ‘도미노 피해’에 대한 책임도 인정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상 폭행은 ‘신체에 대한 모든 종류의 유형력 행사’로 누군가를 미는 행위만으로도 폭행이 성립된다. 나아가 이 때문에 사망 또는 상해가 발생하면 폭행치사나 폭행치상이 적용될 수 있다. 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형, 폭행치사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폭행치상은 피해 정도에 따라 형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 대법원 판례는 누군가를 밀어 도미노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 역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은 1972년 빚 독촉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채권자가 채무자를 밀어 제3자가 넘어져 사망한 사건에서 제3자에 대한 폭행치사를 인정했다. 폭행을 가한 대상자와 피해자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폭행의 여파로 피해를 봤다면 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이번 참사와 같은 도미노 사고는 중간에 낀 대다수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 때문에 최초 가해자 색출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의로 다른 사람들을 민 사람과 떠밀린 사람, 또 떠밀리면서 민 사람을 구분해야 혐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초 행위자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폐쇄회로(CC)TV와 각종 영상 등을 통해 나머지 가해자도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피해 발생에 대한 인식 가능성 등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린다. 양홍석 변호사는 “미필적 고의가 없더라도 과실에 의한 법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민영 변호사는 “피해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쟁점이 될 수 있지만 그걸 밝혀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참사에 폭행죄를 적용한다면 서울 출퇴근 지하철, 시위 등 곳곳에서 폭력 전과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길 걷다가도, 자려다가도 시신 생각 나”…이태원 출동 소방관의 호소

    “길 걷다가도, 자려다가도 시신 생각 나”…이태원 출동 소방관의 호소

    지난 29일 서울 중구의 한 소방서. 임용 4개월차인 조승길(26·가명) 소방사는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시작했다. 토요일 근무를 하게 돼 오전 9시부터 출근했고, 일을 하고 점심을 먹었고, 핼러윈을 맞아 친구들이 놀러 간다는 소식에 ‘부럽다, 나도 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평범하던 날은 오후 10시 15분, 약 3㎞ 떨어진 이태원에서 들어온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조 소방사는 1일 “처음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갈 때만 해도 사상자가 10명 정도라고 들었다”면서 “엄청난 인파를 뚫고 겨우 해당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겹겹이 쌓인 사람들을 보고 머리가 새하얘졌다. ‘어떡하지’ 하는 막막함과 절망감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참혹한 현장에서 밤새 눈 앞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구조 인력들이 참사 후 큰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아픈 기억이 계속 남아 있는데도 주야 근무를 번갈아 해야 하는 소방 업무는 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이들은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구조 작업을 벌인 뒤 월요일 다시 출근했다. 희생자를 더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식사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당시 상황은 20년 넘은 베테랑 소방관에게도 충격적인 순간이었다. 함께 출동했던 권영준(49) 소방위는 “화재든 교통사고든 보통 우리가 가는 현장에서는 구조가 필요한 사람이 다섯명 이내”이라며 “그런데 사람들이 수m에 걸쳐 끼인 걸 보고는 ‘멘붕’(멘털 붕괴)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몇 시간에 걸쳐 피해자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뒤 70~80m 떨어진 대로변 구급차로 인계하고, 또 다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왔던 길을 달려갔다. 권 소방위는 “한 분을 끌어당겨 CPR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는 다른 분, 또 다른 분이 계속 나왔다”며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지만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CPR이 굉장히 체력 소모가 큰데, 그때는 내가 아프다는 생각도 못했다. 근육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2시간 넘게 실시했다”고 돌아봤다. 이들을 가장 많이 짓누르는 생각은 ‘조금만 달랐다면’ 하는 가정이다. ‘내가 조금만 더 했더라면’, ‘인파가 조금만 덜했더라면’, ‘주위에서 조금만 더 도와줬더라면’. 조 소방사는 “워낙 상황이 급박하니 여러 시민이 도와주셨고 가슴 압박을 같이 해주신 분들도 많다”면서도 “시신들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셀카’ 찍던 사람들,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핼러윈 행사 아니냐’고 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충격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처럼 참혹한 현장의 이미지와 좌절감, 아픈 기억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 등으로 이어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방청 통계자료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방공무원은 67명에 달한다. 이들 역시 당시 상황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괴롭다고 호소했다. 권 소방위는 “화재 현장에서 영아 사체 등을 보면 마음 아픈 게 3~4주 가더라. 이번 상황은 훨씬 심각하니까 더 오래 갈 것 같다”며 “길거리에서 20대 초반 젊은 사람들만 봐도 그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조 소방사도 “사람들을 구급대에 인계해주고 다음날 뉴스를 봤는데, 대부분 사망자라고 나오더라. ‘내가 처치했던 환자들이 다 죽었구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며 “또래들이 쓰러져 있던 모습을 보니 정말 심적으로 힘들다. 자려고 누우면 CPR을 했던 사람들 얼굴이 생각난다”고 털어놨다.이 때문에 구조 현장에서 애썼던 이들을 위한 대책과 함께 공공 안전 인력에 대한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성명을 내고 “이태원 참사를 뉴스로 본 국민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텐데, 사고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누빈 소방관은 어떻겠느냐”며 “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PTSD 관리 전문 센터를 짓고, 사회 안전을 담당할 소방 인력을 적극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영상]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영상]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1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마네킹을 스튜디오로 가지고 나와 자세히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겹쳐 쓰러지는 ‘군중 눈사태’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군중 눈사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일부 인원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주변 사람들도 함께 엉키며 쓰러지는 현상이다.이날 스튜디오에는 마네킹뿐만 아니라 경사각이 5.7도 되는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도 등장했다. 또 당시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던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9개가 바짝 붙은 마네킹을 그 위에 설치했다. 해당 보도를 맡은 기자는 “이렇게 좁은 길에서 어떻게 154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하겠다”고 말한 뒤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갔다. 기자는 경사로를 재현한 구조물 위에 서서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 길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후에는 “1㎡ 규모 안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 눈앞에는 앞사람의 머리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느껴진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매우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ANN 기자의 검증 뉴스는 약 4분 20초간 이어졌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마네킹을 이용한 직접 설명 덕분에 군중 눈사태의 위험성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 “이번 사건을 접한 한국인들이 엄청난 패닉에 빠져 있다”면서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주니 더욱 쉽고 좋은 설명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어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라는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뉴스였다. 공부가 됐다”, “경사로 구조물과 마네킹을 이용한 재현 덕분에 더욱 사고의 원인을 잘 알게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한국 네티즌도 한국어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찾다가 보게 됐는데, 일본 방송이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준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번 참사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현지 네티즌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일본을 강타했을 당시, 그래픽이 아닌 구름 모형을 활용한 아날로그식 설명을 포함한 보도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상 캐스터는 스튜디오에 나와 “열대 저기압이 태풍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구름 모형 2개를 직접 손으로 잡아 이동시켰다. 또 다른 설명에서는 열대 저기압 구름 모형과 힌남노 모형을 두 손으로 잡아 하나로 합쳐 보여주기도 했다.당시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현지 방송사가 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지 않는지에 의문을 표했지만, 현지에서는 “그래픽 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보도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 155명 중에는 일본 국적의 여성 2명도 포함돼 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를 접한 뒤 경찰청은 전국 경찰에게 핼러윈 시기에 다수의 인파가 예상될 경우 현지 지자체 등과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과 당국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역 인근의 경비를 강화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하기도 했다.
  • [르포] 구청은 두 차례 주의, 경찰은 분산 유도…日 핼러윈은 경비를 강화했다

    [르포] 구청은 두 차례 주의, 경찰은 분산 유도…日 핼러윈은 경비를 강화했다

    “한국 이태원에서 일어난 사고에 조의를 표합니다. 시부야구와 경찰은 10월 29일·30일 인파 규모에 기반해 (서울과) 유사한 사고가 일어날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핼러윈 당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축제를 취재하던 기자의 스마트폰에 이 같은 안내 메시지가 발송됐다. 관할 자치단체장인 시부야구청장 명의의 메시지에는 “(핼러윈)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을 촬영하는 행동을 자제해달라”는 안내와 함께 “시부야를 찾지 않는 것도 검토해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었다. 일본은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 참사 후 다중 밀집 행사에 대한 경계 수위를 극도로 높였다. 일본 젊은층에게 핼러윈은 크리스마스 이상의 이벤트다. 핼러윈이 되면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린다. 일본 역시 올해 핼러윈이 코로나19 대유행이 이후 3년 만에 방역 제한이 없는 데다 외국인 무비자 관광 재개로 수 많은 인파가 몰려 혼잡할 것으로 전망됐다.이날 오후 8시 도쿄 시부야역 인근 번화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기자도 좁은 골목을 떠밀려 가듯 이동해야 했지만 위험을 느끼지는 않았다. 경찰 350여명과 시부야구가 동원 100여명의 사설 경비원들이 좁은 골목이나 교차로 곳곳에 배치돼 인파를 분산시켰다. 이들은 마치 DJ처럼 동선을 안내하는 의미로 일명 ‘DJ 폴리스’로 불린다. 개조 차량 위에서 확성기를 통해 “멈추지 말고 이동해달라”, “곧 빨간불로 바뀐다” 등으로 안내했다. 시부야구도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시부야역 주변 노상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주류 판매 자제를 요청했다. 심지어 핼러윈 대목에 문을 닫은 식당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시부야역 동쪽 출입구 상인회의 사토 모토히코 회장은 “한국의 사고를 매우 가슴 아프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한곳에 모여 있도록 하기보다는 이를 분산시키는 게 하나의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2001년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열린 대규모 불꽃놀이 행사에서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치는 압사 참사를 경험했다. 이후 일본은 ‘혼잡 경비’ 부문을 신설하는 법 개정을 했다. DJ 폴리스가 당시 법 개정으로 탄생한 업무다. 매년 핼러윈 때마다 사건사고로 악명 높았던 시부야는 2019년 조례를 제정해 일정 장소와 시간대 음주 행위를 금지시켰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이태원 인파는 예년 수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등 해명만으로는 참사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