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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프로그램 많다는데… 청년 탈북자들은 왜 겉돌고 있는가

    남북하나재단서 취·창업 교육 지원대부분 인턴이나 지방 생산직 위주 사무직 희망 젊은층과 눈높이 차이 청년층 구직난에 코로나 악재 겹쳐 취업 포기하고 유튜버로 나서기도 2009년 탈북한 장모(38)씨는 현재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서 운영하는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개월간 디자인 교육과 실습을 받고 있다. 실습 기간 재단에서 월 80시간당 최저 시급 기준으로 약 60만원 정도 지원받고 있다. 장씨는 29일 “재단의 프로그램이 충실하다”며 만족해했다. 2013년 탈북한 임모(35)씨는 대학 졸업 후 수도권의 한 통신장비 업체에 다닌다. 남북경협관련 포럼에서 만난 기업가의 소개로 취업했다. 직장 3년차인 그의 연봉은 지난해 3300만원이 넘었다. 인맥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됐다. 최근 경계 철책선을 뚫고 월북한 탈북민 김모(24)씨 사건을 계기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 청년들의 취업, 안정 등의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많은 사람들은 독재와 빈곤으로 살기 어려워 탈북한 그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월북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제대로 된 직업 없이 정착하지 못하고 겉돌다가 월북한다는 것은 정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탈북민 주관 부처는 통일부이지만, 탈북민 정착 지원은 남북하나재단으로 일원화된 상태다. 재단에는 취·창업뿐만 아니라, 장학, 복지, 교육, 영농, 돌봄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장씨처럼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이 있지만 임씨처럼 재단을 통하지 않고 주변에서 인맥으로 취업하는 사람도 있다. 월북한 김씨는 이들과 같은 안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문제는 재단과 탈북 청년들의 눈높이가 다른 데 있다. 재단을 찾는 탈북 청년들은 사무직을 원하지만 재단에서는 연결해 주는 직업은 인턴이나 현장직 또는 생산직이 대부분이다. 청년층 취업이 어려워진 데다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마땅한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게 더 어려워졌다. 한 20대 탈북민은 “재단에서 연결해 주는 직업은 대부분 인턴이거나 지방근무가 필요한 자리다”며 “재단의 지원이 창업을 준비하는 탈북민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혼 등을 고민하면 빨리 취업해야 해 주변 사람의 도움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아예 유튜버로 나서는 탈북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유튜브에 ‘북한’, ‘탈북’이라고 치면 수백건의 동영상이 뜬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취업도 안 되는 탈북 청년들이 유튜브에 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피할 수 없다면 더 뻔뻔하게… PPL 과감해진 방송들

    피할 수 없다면 더 뻔뻔하게… PPL 과감해진 방송들

    SBS, PPL 노출 주제로 한 예능 정규편성“광고 아닌척 하는 것 보다 센스있게 활용”놀면 뭐하니, 제작비 호소로 개그 소재화방송사 광고 감소·누적 적자에 자구책“노골적인 광고, 방송 질 저하 주의해야”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공지 없이 상품을 광고하며 논란이 된 가운데, 지상파에서는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PPL)를 정면으로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어설프게 감출 바에는 대놓고 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나친 노골화는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BS는 27일 예능 프로그램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텔레그나)을 첫 방송했다. 지난 4월 2부작 파일럿(시험) 방송 이후 PPL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첫 정규 편성이다. 양세형, 유세윤, 장도연, 김동현 등 출연자와 게스트들이 자신이 담당한 제품을 노출시키기 위한 미션을 수행한다. 앞서 파일럿 방송에서는 샤워기, 딸기, 주꾸미, 운동화 등 각종 공산품과 농산물이 등장했다. 방송 효과로 일부 제품은 완판되면서 업체 반응도 좋다는 후문이다. 정규 편성에서는 중소기업 제품 위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김정욱 PD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많이 어려워져 이왕이면 국내 중소기업을 돕는 것이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겠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은 오히려 아닌 척하는 PPL에 더 불쾌감을 느낀다”면서 “센스와 의미를 갖춘 간접광고로 색다른 재미를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지난 1일 종영한 MBC 드라마 ‘꼰대인턴’ 속 라면 ‘핫닭면’도 비교적 자연스러운 PPL로 꼽혔다. 극의 배경이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식품회사 마케팅영업팀이었기 때문이다. 남성우 PD는 “자칫 작품의 몰입이 깨질 수 있어서 연출자로서 가장 곤란한 게 PPL”이라며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뻔뻔해지자고 생각하고 극의 맥락에서 최대한 튀지 않게 노출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방송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도 유재석, 비, 이효리 등 출연자들이 ‘제품을 받아서 뮤직비디오 제작비에 쓰자’는 말을 서슴없이 뱉으면서 개그 소재로 삼았다. 결국 제품은 뮤직비디오에 버젓이 등장했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도 간접광고 제품을 유머코드로 활용했다. 2010년 방송법으로 허용된 이후 최근에는 PPL 없는 예능이나 드라마가 없을 정도다. PPL에 익숙해지고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은 PPL 자체보다 맥락에 맞지 않는 ‘갑툭튀’ 광고를 비판한다. 지난 6월 종영한 SBS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가 대표적이다. PPL이 극의 흐름과 전혀 맞지 않게 등장하고 배우들이 광고 문구를 읽는 듯 어색한 장면이 반복되면서 “장르가 홈쇼핑”이라는 비난을 들었고, 방송통신심의위의 경고 조치도 받았다.PPL이 점점 과감해지는 것은 적자에 시달리는 방송사들의 광고 수익을 위한 선택이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광고산업조사에 따르면 방송 광고 비중은 감소세지만, 2018년 기준 PPL 금액은 1270억원으로 전년보다 14.6% 늘었다. 이 중 지상파 비중은 45.1%로 가장 높다. 그러나 시청자의 시청권이 더 침해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문행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PPL을 앞세운 방송들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선호하겠지만, 노골적 상품 광고가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 해도 방송의 질이 낮아지면 시청자 비판과 함께 방심위 제재를 받을 위험도 있어 수위 조절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엑셀 잘못 입력해 서류 탈락자 3명 합격한 중소기업유통센터

    엑셀 잘못 입력해 서류 탈락자 3명 합격한 중소기업유통센터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서류심사에서 합격자와 탈락자가 대거 뒤바뀌어 탈락자가 최종 합격까지 한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채용 과정에서 40명 가까운 지원자가 서류 심사에서 합격해야 했지만 떨어졌고, 불합격이던 지원자 중 3명은 필기·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담당자의 엑셀 계산 실수 때문이었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도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 온갖 채용 실수 및 오류 사례가 드러났다. 특히 중소기업유통센터가 2018년 진행한 신입직원 및 경력직원 31명 채용 과정은 매우 심각했다. 합격자와 탈락자 일부가 뒤바뀐 것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엑셀 입력 잘못해 합격·탈락 대거 바뀌어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채용 대행업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원서접수, 서류심사, 필기전형 업무를 맡겼다. 위탁업체는 지원자 1304명에 대해 서류심사를 통해 571명이 합격한 것으로 센터에 통보했다. 그러나 엑셀 파일에서 계산식이 잘못 입력돼 서류전형 개인별 총점과 순위가 변경됐다. 그 결과 서류심사에서 합격해야 했지만 불합격 결과가 나온 지원자가 39명에 달했다. 또 불합격 처리됐어야 하지만 서류 통과 통보된 지원자가 101명이나 됐다. 결국 서류심사에서 떨어졌어야 할 지원자 중 3명이 필기와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탈락 통보된 합격자에 필기시험 응시 기회 부여 중기부는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채용 담당자가 채용 대행업체에서 통보한 서류 심사 자료를 확인할 의무가 있지만 확인이 미흡해 이런 과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해당 기관에 담당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기부 조사로 이번 사안을 인지하고 지난해 12월 피해자 구제 방안을 마련했다.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39명에게 2019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시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자 중 필기시험에 응시한 것은 정작 39명 중 10명에 불과했다. 만약 2019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에 응시하지 못했거나 응시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필기시험에서 탈락한 자는 희망자에 한해 추후 신입직원 채용 시 필기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다시 한 번 부여하기로 했다. 보훈대상자 채용서 가점 잘못 적용해 예비합격 순위 뒤죽박죽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가점을 잘못 적용해 합격자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 진흥원이 2018년 11월 실시한 보훈 대상자 대상 특별채용(제한경쟁)에서는 3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그런데 이 중 1명이 임용을 포기해 예비합격자 1순위가 최종 채용됐다. 그러나 전형별 가점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예비합격자 3순위가 사실은 1순위였고, 이 지원자가 최종 합격자가 돼야 했다. 중기부는 잘못된 가점 적용으로 채용 대상자가 바뀌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해당 기관에 관련자에 대한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19년 5개월 경력’을 ‘경력 20년’으로 봐준 공영홈쇼핑 공영홈쇼핑은 채용 절차를 엄격히 관리하지 못한 점이 고려돼 기관경고가 내려졌다. 공영홈쇼핑은 2018년 마케팅본부장 전문위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 자격요건으로 관련 분야 경력 20년 이상을 내세웠는데 관련 분야 경력이 19년 5개월인 인물이 최종 채용 대상자로 확정됐다. 중기부는 공영홈쇼핑이 채용 대상자의 19년 5개월의 경력에 대해 ‘경력 20년 이상과 동등한 자격이 있다’는 재량적 해석을 과도하게 적용, 이에 따라 엄격히 해야 할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채용공고 적시 안한 기준 적용한 사례도 경고 중기부는 또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채용 공고와 달리 가점을 운영하는 등 채용 절차 업무를 소홀히 했다며 관련자에 대한 경고를 요구했다. 채용 공고에는 청년미취업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비수도권 지역인재를 우대하는 것으로 공고했지만 실제 평가 때에는 국가유공자(5~10점)와 장애인(10점)만 가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채용 공고문에 게시되지 않은 학점 기준을 결격사유로 적용해 응시자를 서류전형에서 탈락시켜 중기부가 담당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18년 11월 인턴 직원 채용 당시 서류전형 1단계에서 응시자 1023명 중 공고문에 결격사유로 기재하지 않은 최소 학점 기준에 미달(4.5점 기준에 3.0점 이하)했다는 이유로 67명(6.5%)을 탈락 처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경심 “아들 군대 끌려가게 생겼다”…최강욱 측 “검사 비겁”(종합)

    정경심 “아들 군대 끌려가게 생겼다”…최강욱 측 “검사 비겁”(종합)

    ‘조국 아들 인턴증명서’ 최강욱 재판검찰, 정경심·서울대 교수 간 대화 공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에서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아들이 군대 끌려가게 생겼다”며 서울대 교수에게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최강욱 대표의 3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최강욱 대표 명의로 발급된 조국 전 장관 아들 A씨의 인턴증명서가 허위라는 정황 증거를 다수 제시했다. 서울대 교수 “면접서 내가 추천했다는 얘기 하라” 검찰이 제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경심 교수는 아들의 대학원 입시와 관련해 신욱희 서울대 교수에게 “(아들이 대학원에) 두번 떨어지고 나니까 군대 끌려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신 교수는 “내가 고려대 교수 중 국제대학원 하나, 경영학 하나에 인터뷰(면접) 전 강하게 레코멘드(추천)했다는 얘기를 하면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정경심 교수는 아들 면접을 앞두고 와인 1병을 들고 신 교수를 방문했고, 신 교수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신 교수가 검찰 조사에서 연세대·고려대 교수들에게 관련 청탁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합격 발표 일주일 전 조국 가족 대화방서 서로 축하” 검찰은 신 교수가 조국 전 장관 아들의 대학원 합격 여부를 미리 알아보고 전해 준 정황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정경심 교수와 조국 전 장관 등 가족 4명이 모인 메신저 채팅방에서는 정식 합격 발표를 일주일 이상 앞둔 시점에서 사실상 아들의 합격 통보를 받고 서로 축하하는 대화가 오갔다. 검찰은 또 정경심 교수와 최강욱 대표 간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인턴 활동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2017년 5월 최강욱 대표는 “오랜만에 A씨 목소리 들었네요”라고 말한다. 검찰은 “한창 A씨가 로펌에서 인턴을 하고 있을 당시인데 사실상 만나지 않았음을 밝혀주는 주요 증거”라고 말했다. 검찰의 문자메시지 공개에 최강욱 측 “검사 비겁” 이 같은 조국 가족 간 문자 메시지 등의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자 최강욱 대표 측 변호인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강욱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최강욱 대표)은 조국 전 장관 가족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부모들이 자녀 입시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을 구구절절 다툴 필요가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이후에도 검찰이 계속 증거를 제시하자 최강욱 대표 측 변호인은 “여기서 이렇게 현출해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검사가 너무 비겁한 것 아니냐”며 거친 표현을 써 가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최강욱 대표)에 대한 재판인지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인지 의아하다”면서 “그 분들이 방어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조건에서 무차별적으로 가족에 대한 내용이 본인 재판이 아닌 데서 공개되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항의를 이어나갔다. 변호인 측 비난에 검찰도 반발했다. 검찰은 “변호인이 ‘검사가 비겁하다’는 언행을 쓰는데, 이런 표현을 자제하도록 재판장이 소송지휘를 해주기 바란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정 판사는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데 (검사가)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니 언어는 품위 있게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강욱 재판에 정경심·조국 아들 증인채택…최 측 “검사 비겁하다”

    최강욱 재판에 정경심·조국 아들 증인채택…최 측 “검사 비겁하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52) 열린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와 아들 조모(23)씨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조 전 장관 부부가 입시비리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자녀가 증인으로 채택된 건 처음이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최 대표의 3회 공판에서 검찰이 정 교수와 아들 조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최 대표가 2017년 10월 조씨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했고, 이를 기반으로 조 전 장관 부부가 추가로 인턴 증명서를 위조해 조씨의 대학원 입시에 사용했다고 본다. 검찰은 이날 최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는 취지라며 조 전 장관 가족의 문자 내용 다수를 증거로 제시했다. 마치 정 교수의 재판에서 ‘건물주의 꿈’이라는 문자 내용을 언급하며 사모펀드 관련 범행 동기를 설명한 것과 유사한 대목이다. 이에 최 대표 측 변호사는 “다른 재판에서 입증할 것을 여기서 현출하는 것은 검사가 너무 비겁하다”고 일갈했다. 방청석에서는 검찰을 향해 “재판을 보러왔는데 너무 쇼를 하는 것 같다”는 말도 터져 나왔다. 최 대표 측은 검찰 측이 제시한 다수의 증거들이 “피고인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주장했다. 허위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대학원 입시에 도움을 준 다른 교수들은 두고 최 대표만 선별적으로 기소했다는 논리다. 인턴 활동에 대해서도 “공소장에 적힌대로 (조씨는) 16시간의 인턴활동을 했고, 그 시간만큼 확인서를 발급해줬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 재판은 9월 15일 열릴 예정이지만 정기 국회를 이유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검사 너무 비겁하다” 최강욱 측, ‘조국 아들 인턴증명서’ 재판서 반발

    “검사 너무 비겁하다” 최강욱 측, ‘조국 아들 인턴증명서’ 재판서 반발

    “검사가 너무 비겁한 것 아닙니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십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측이 법정에서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검찰이 범행 동기 등을 입증하겠다며 조국 전 장관 가족들이 서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하자 항의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강욱 대표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앞선 기일에 이어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서증조사란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서면 가운데 최강욱 대표 측의 동의를 얻어 채택된 것들을 공개하고 제시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의 일가족이 서로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여러 건 공개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아들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달라고 최강욱 대표에게 부탁한 과정과 범행 동기를 입증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강욱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최강욱 대표)은 조국 전 장관 가족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부모들이 자녀 입시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을 구구절절 서증조사에서 다툴 필요가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에도 검찰이 계속 증거를 제시하자 최강욱 대표 측 변호인은 “여기서 이렇게 현출해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검사가 너무 비겁한 것 아니냐”며 거친 표현을 써 가며 반발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최강욱 대표)에 대한 재판인지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인지 의아하다”면서 “그 분들이 방어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조건에서 무차별적으로 가족에 대한 내용이 본인 재판이 아닌 데서 공개되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항의를 이어나갔다. 변호인 측 비난에 검찰도 반발했다. 검찰은 “변호인이 ‘검사가 비겁하다’는 언행을 쓰는데, 이런 표현을 자제하도록 재판장이 소송지휘를 해주기 바란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검찰이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정경심 교수는 2017년 10월 16일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였던 최강욱 대표와 통화한 뒤 문자 메시지로 ‘메일을 보냈다’고 알렸다. 이에 최강욱 대표는 ‘내일 오후 2시쯤 찾아가시도록 준비하겠다’고 답장했다. 다음날 최강욱 대표는 정경심 교수에게 ‘그 서류로 A(조국 전 장관 아들)가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정경심 교수는 “연고대를 위한 건데 어쩌면 좋을지‘라고 답장했다. 검찰은 이 같은 메시지들과 조국 전 장관 아들의 하드디스크에서 인턴 확인서 파일이 발견된 점, 조국 전 장관 아들이 여러 차례 대학원에 지원하면서 청맥의 인턴 기간을 서로 다르게 쓴 점 등을 근거로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검찰은 조국 전 장관 부부가 2015년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아들로부터 온라인 퀴즈시험 사진을 전송받고 정답을 보내 준 문자 메시지 등을 공개했고, 이 역시 최강욱 대표 측 변호인의 반발을 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국, 박원순 의혹에 “성폭행범죄인 무고일 수도 있다는 것”

    조국, 박원순 의혹에 “성폭행범죄인 무고일 수도 있다는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취급돼 고통받는 경우도 많지만, 성폭행범죄인으로 무고를 당해 고통을 받는 경우 역시 실재한다”며 양측의 권리를 대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2일 트위터에 “나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모르기에 어떠한 평가도 하지 않고, 고통스러운 마음만 안고 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이 나의 트윗을 거론하며 이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을 알았다”며 “‘기승전-조국’ 장사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졸저 ‘형사법의 성편향’ 등에서 밝힌 나의 ‘원론적 견해’를 요약해 알린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성희롱’은 상대방에 대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이며 ‘성폭력범죄’는 이를 넘어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폭력’으로 침해하는 행위로 구별된다”며 “전자는 원칙적으로 민사·행정제재 대상이고, 후자는 형사제재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성범죄 피해(고소) 여성은 신고 후에도 의심과 비난의 대상이 돼 ‘제2차 피해자화’가 초래된다. 이를 막기 위한 형사절차 제도와 실무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만 성범죄의 피의자, 피고인이 유죄로 추정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 형사절차는 피의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것을 요구한다. 피해자들이 ‘꽃뱀’으로 취급되어 고통받는 경우도 많지만, 억울하게 성폭행범죄인으로 무고를 당하여 고통을 받는 경우 역시 실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형사절차는 성범죄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함과 동시에, 피의자,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양측은 대등하게 실체적 진실을 두고 다툴 수 있다. 여성주의와 형사법은 ’교집합‘을 만들어내야 하고, 이 점에서 여성주의는 ‘조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의 입장 표명은 2차 가해·성추행과 관련해 과거에 표명한 입장이 현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일부 친박 인사들이 윤 전 대변인의 행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고위 인사 성추행 사건에서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인권 침해를 자행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등을 ‘구애’ 또는 ‘연애’라고 정당화하거나 술 탓이라고 변명하는 자들은 처벌 또는 치료받아야 한다. 자발성과 동의가 없는 성적 행동은 상대에 대한 폭력”이라고 일침하는가 하면 “성추행을 범한 후에도 피해자 탓을 하는 ‘2차 피해’를 범하는 ‘개’들이 참 많다”고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교육은 필수?’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꼭 보아야 할 교육자들의 이야기

    ‘사교육은 필수?’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꼭 보아야 할 교육자들의 이야기

    흔히들 사람들은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를 두고 “친해질 수 없는 적대적 관계다”, “학교 선생님은 학원 강사보다 못 가르친다”라고 말하곤 한다. 이러한 그릇된 선입견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사유에도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실제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로 활동하는 이들에게도 마치 첨예한 대립적 감정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구조를 양산하기도 한다. 그들은 정말 서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걸까? 우리가 진정 그들을 제대로 알긴 하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을 계기로, 학교 선생님으로 근무 중인 4년 차 초등 교사 채승현 씨와 9년 차 영어 강사 김지원 씨에게 직접 속마음을 물어보았다.코로나로 인해 초중고 수업에 큰 차질이 생겼는데, 최근 근황은 어떤지? 김지원 강사: 올해 3월까지는 출강을 나갔었지만, 사실 현재는 출강하고 있는 학원이 없다. 그래서 더 자유롭게 학원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최근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는 학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학원 강사분들은 수입 측면에서 조금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채승현 교사: 현재 초등학교는 학급당 홀짝제를 운영해서 홀수 학생들이 등교를 하면 짝수 학생들은 온라인 학습을 하는 상태이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도록 하고 밥 먹을 때만 벗게 한다. 학생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지 못하게 거리를 유지시키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서로 띄엄띄엄 자리에만 앉아 얼어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평소 학교 선생님/학원 강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김지원 강사: 보통 서로에 대해 어떤 ‘억하심정’ 같은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나는 정반대 입장에 있다. 학교 선생님들이야말로 학생들의 교육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있어 선생님의 역할이 누구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학원 강사는 학교 선생님에게 있어 ‘동반자이자 조금은 질투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강사분들의 수업 영상을 통해서 도움을 얻기도 하고, EBS 영상과 같은 교육 영상을 참고를 하거나 사용할 때도 있기 때문에 동반자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엄청난 학원 숙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이들에게 있어 학교보다 학원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 조금은 질투심이 나기도 한다. 직접 학교 선생님/학원 강사가 되어보니 어떤지? 김지원 강사: 우선 기본적으로 ‘학원에는 장사꾼들이 많구나’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분명 계시지만, 적어도 나의 경험상으론 그렇다. 학원 강사로서 아이들과 자주 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한 학원의 원장님께서 “그럴 시간에 강의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라”라는 발언에 속상해서 정말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 뒤로도 아이들을 정말 돈으로만 보시는 분들을 학원가에서 여럿 보게 되자 많은 충격을 받았었다. 채승현 교사: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될 줄 알았는데 다른 업무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례로 체육 업무를 맡으면서 운동회 준비를 한다고 여러 업체들을 알아보고 물품을 구매한다고 여기저기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수업 이외의 업무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각자에게 ‘학부모’란 어떤 존재인지? 김지원 강사: 학부모는 ‘고객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모든 해결의 핵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찾아오는 많은 학생들을 보면 공부를 못하게 되는 이유가 공부를 하는 방법이나 습관 등 공부 자체에 있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부모님 간의 어떤 이혼 등의 문제나 친구관계 문제, 이성관계 문제 등 학생 주위의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을 못 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부모는 이러한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가 학부모와 학생을 모시고 셋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너무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결국 학부모는 학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쥐고 있고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나에게 있어 학부모란 ‘상당히 조심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으로서 학부모를 대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올 때면 심장이 두근대기도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전달한 사실들이 학부모들에게 왜곡되어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생각하게 되면 아이들에게도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게 된다. 마치 내게 있어서는 현재 30명의 무서운 상사가 계신다는 것과 같다.(웃음)민감한 그 주제, ‘사교육은 필수인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지원 강사: 사교육은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기 위해서, 혹은 보충하기 위해서 듣는 사교육이면 괜찮다. 하지만 ‘남들이 가는 학원이니까’, ‘집에 있으면 놀 것 같으니까’라는 식의 생각을 지닌 학생들은 학원에 오더라도 본인이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사교육이 절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학습 수준에 따라서 ‘하고 싶은’ 사교육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보다도 특히 학부모들이 알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강제적으로 학원에 보낸다고 해서 그것이 학원 강사에게도 좋은 일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안 하려는 아이와 그 아이를 이끌고 수업을 해야 하는 학원 강사의 고달픔도 존재한다. 학부모분들이 학생들을 강제로 학원에 보내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모든 학생들이 모두 같을 순 없기에 실력이 월등하여 더 노력하고 싶은 친구나, 실력이 부족해서 더 키우고 싶은 친구들만 사교육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이 주제에 대해 학급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와 토론까지 진행해 봤는데 결과적으로 반 29명 학생들 중에 2명 빼고 모두 학원을 다니고 있고, 4개 이상의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4명이나 있었다. 또한 ‘학원을 왜 다니는가?’에 대한 설문에서는 ‘스스로 원해서’라는 항목에 체크한 학생들이 제일 많았지만 대부분 피아노와 미술 등 예체능과 관련한 학원이었고, ‘부모님의 강요’ 항목에 체크한 학생들도 많았다. 물론 강요로 다니는 학원들은 대체적으로 영어나 수학 등 중요 교과목 관련 학원들이었다. 학생들과의 토론에서도 ‘학원을 다니는 것이 도움은 되지만 꼭 다닐 필요는 없다’라고 결론이 도출되었는데, 선생님 입장에서 학생들의 결론이 상당히 공감되었다. 나 또한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채우기 위해 부모님께 ‘학원을 다니고 싶다’라고 말씀드리는 건 괜찮지만, 무작정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학원 강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김지원 강사: 첫 번째로, 돈만 좇으려는 분들에게는 학원 강사를 권해드리고 싶지 않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칭하는 만큼 특히나 청소년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돈이 우선인 사람은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진심이 아이들에게도 분명히 전달되기 때문에 더욱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학원 강사라는 직업을 쉽게 보고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모든 강사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인데, ‘나 미국에서 살다 왔는데’, ‘나 캐나다에서 살다 왔는데’, ‘강사나 해볼까?’라며 강사에 도전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학원이라는 업계는 그렇게 녹록지 않다. 내가 열심히 대비하고 노력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강사로서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자신만의 스킬이나 방법을 고민해보지 않고 무작정 강사를 준비하려는 분들에게는 강사라는 직업을 쉽게 봐선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채승현 교사: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되는 존재인 만큼, 자신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나는 반 학생들에게 “조용, 쉿!”이라는 말과 함께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다 대는 제스처를 많이 사용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학생들끼리 “조용, 쉿!”이라며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는 모습을 보고, ‘나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게 되었다. 결국 학교 선생님이라는 역할은 보람도 많이 느끼지만 책임감도 같이 느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사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 김지원 강사: 평소에도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 모두 서로 대립하고 적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실 굉장히 비슷한 점들이 많고 많은 부분들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대화를 나누어 보니 ‘역시 나의 생각이 맞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화로 인해 강사로서 학교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 많이 존중하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채승현 교사: 학원 강사에 대해 평소에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학원 강사분들도 엄청 고생하시는구나,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교육과 공교육이라는 이중 잣대로 생각하기보다는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 모두 ‘교육자’라는 측면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도 같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강사분들과 소통하면서 지낼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학원 강사분들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나에게 ‘교육자’란? 김지원 강사: 교육자란 ‘다리(Bridge)’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한 가정에서 자라더라도 부모님과 자녀 사이의 문제, 학생들의 친구, 이성문제 등이 점점 더 벌어지는데 이 문제를 잡아줄 수 있는 존재가 ‘선생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교육자라면 가정 안에서 혹은 친구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을 잘 지켜봐 주고 보듬어 주고, 그들이 더 나아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자라고 생각한다. 채승현 교사: 나에게 있어 교육자란, ‘두 발 자전거를 처음 가르쳐줄 때의 부모님’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거창한 멘트라고 비웃으실 수도 있지만,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뒤에서 부모님이 잡아주시다 어느 순간 ‘탁!’하고 놓아주시듯이, 학생들이 언젠가는 나의 곁을 떠나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답변하게 되었다.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에게는 사실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강사는 자신의 수업이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으며, 학원이라는 집단에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인과관계에 놓여있다. 반대로 학교 선생님은 해마다 같은 내용의 암기화된 교과목들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야 하는 환경과 수업 이외의 넓은 범위의 업무(인성 교육이나 체육 활동, 놀이, 상담 등)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수업에만 온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그들 모두가 ‘교육자’라는 점이다. 일부 학생들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강사 업계 관련자들이나, 학교 선생님으로서 도리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업무에 불성실한 교사들로 인하여 교육자라는 본질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제자들이 무사히 가르침을 받고 사회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 아이들에게 있어 교육자라는 역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지려는 이들의 마음은 강사나 교사 구분 없이 하나같이 같은 ‘스승’의 마음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교육 현실에 힘든 사태들이 발생되고 있는 지금, 학부모와 학생들은 두말할 것 없이 학교 선생님과 강사 모두 힘들고 지쳐있는 상황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시기에 학생들에게 누구보다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격려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싶다. 글/편집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촬영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통합환경관리’ 전문가 양성 특성화대학원 운영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대형사업장의 ‘녹색전환’을 이끌 전문인력 양성이 본격화한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20일 국내 통합환경관리 특성화대학원으로 건국대, 광운대, 연세대를 지정했다고 밝혔다. 환경공단은 21일 이들 3개 대학과 관련 협약을 체결해 올해 8월부터 5년간 대학당 13억원(총 3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통합환경관리제도는 환경 매체별로 분산된 10종의 환경 인허가를 하나로 통합해 사업장별 업종의 특성과 환경 영향을 반영한 맞춤형 허가기준을 설정하는 환경관리 방식이다. 환경부가 대형사업장 허가를 총괄한다. 통합환경관리 전문 인력 양성 필요성에 따라 설치되는 특성화대학원은 환경·화공·컴퓨터과학 등 2개 이상 학과 융합과정 및 산업계 컨소시엄 구성으로 석·박사급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올해 9월부터 개설해 매년 30명 이상 수료자를 배출할 예정이다. 교육과정에는 통합환경관리계획서 작성과 배출영향분석 등 공통교과와 함께 대학별 특성화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참여인력은 공정 및 배출·방지시설 이해를 위한 지정과목 교육을 받고 산학연계 프로그램(인턴십)과 기초연구 등을 수행해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짝사랑 때문에 유치장에만 ‘12번’…9년간의 이야기

    [선 넘는 일요일] 짝사랑 때문에 유치장에만 ‘12번’…9년간의 이야기

    ‘선데이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 중 제27호 (1969년 3월 30일자)에 실린 ‘짝사랑 9년 감방인들 어떠리오’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당시 기사에 따르면, 1961년 초가을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권 모 씨(35)가 돈벌이를 위해 결혼한 지 4개월 된 부인 손 모 씨(34)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직장도 없이 셋방을 얻어 어려운 생활을 하던 권 씨는 그해 11월 고향 선배의 소개를 받아 창신시장 경비원으로 취직이 됐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장 구석구석을 살펴야 했던 권 씨는, 취직 한 달 만인 1961년 12월 초 어느 날 시장 안 M미장원에 새로 온 이 모(당시 20) 양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날부터 권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미장원 앞을 서성거렸고 이 양이 출퇴근할 때면 멀리서 속을 태웠다. 그 뒤 1년 동안 권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장원을 쳐다보는 일을 일과로 삼았고, 참다못해 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이 양에게 통사정도 해보았으나 이 양의 반응은 언제나 냉담했다. 권 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부인과 시비가 잦아졌고, 시장조합에는 마음을 돌리겠다는 각서를 세 번이나 쓰기도 했다. 하지만 권 씨는 이 양에 대한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1962년 크리스마스, 권 씨는 이 양에게 담판을 질 생각으로 M미장원 안으로 뛰어들어 소란을 피웠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어 동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직행했다. 1주일 만에 유치장을 나온 권 씨는 갈 곳이 없었다. 직장에선 해임 통보가 와 있었고 그간 들어가지 못한 집엔 들어갈 체면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 양의 마음을 돌릴 수도 없었다. 하루라도 이 양을 보지 못하면 살 수 없을 것 같던 권 씨는, M미장원 근처의 일터를 찾아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는 4년 동안 권 씨는 인천 모 대학에 다닌다는 이 양의 남동생을 찾아가기도 했고, 이 양의 고향인 온양에 가 이 양의 부모도 만나보았으나 번번이 퇴짜만 맞았다. 그러나 1967년 7월, 그동안 권 씨의 시달림 속에서도 직장을 옮기지 못했던 이 양이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 권 씨는 이 양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고 수소문 끝에 있을 법한 부산, 온양 등지를 수없이 뒤졌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결국 권 씨는 부인과의 이혼 수속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이 양을 찾는 일을 계속했다. 권 씨의 판단으로는 이 양이 서울의 미장원에서 일하고 있을 것 같아 화장품 외무사원을 하면서 서울의 모든 미장원을 뒤져보기로 했다. 화장품통을 메고 골목 골목의 미장원을 하나도 빼지 않고 찾아다니던 권 씨는 1967년 10월 단성사 옆 N미장원에서 이 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 양은 권 씨를 피해 직장을 자주 옮겼으나 그때마다 권 씨는 이 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권 씨는 동대문서, 성동서, 종로서 등의 유치장에 계속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여러 곳의 직장을 옮겼으나 피할 길이 없다고 체념했던 이 양은 Y미장원에 와서는 그대로 머물러 버렸다. 권 씨는 계속해서 Y미장원을 찾았고, 그때마다 이 양은 경찰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1969년 3월 20일, 결국 권 씨는 12번째 유치장 문을 들어서게 되었다. 특히 Y미장원 관할서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만 8번째였다. 당시 유치장에 구속되어 있던 권 씨는 “나가면 또 이 양을 찾아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기사에는 ‘짝사랑 9년간의 절절한 순애보’로 그려졌지만, 권 씨의 행동은 엄연한 ‘스토킹’이라고 볼 수 있다. ‘스토킹(Stalking)’이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계속 따라다니면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행동을 말한다.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폭력행위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범죄’에 해당한다. 권 씨의 9년간의 이야기는 ‘짝사랑’이 아닌 ‘범죄’였던 것이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연대 교수 자녀 ‘부모 찬스’ 부정입학… 편법 적립금 쌓은 홍대

    연대 교수 자녀 ‘부모 찬스’ 부정입학… 편법 적립금 쌓은 홍대

    연세, 대학원 점수 조작해 동료 자녀 합격자기 강의 들은 딸에게 문제 유출·A+줘생활협동조합 수익금 722억 임의 사용 홍익, 학원법인 재산세·변호사 선임료 교비회계에서 총 7억 4000만원 집행교직원 15명 수당 6900만원 무단 지급연세대 교수 자녀가 ‘부모 찬스’로 대학원에 부정 입학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연세대와 홍익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받은 종합감사에서 다수의 회계비리를 포함해 부당하게 적립금을 쌓거나 교비회계를 부족하게 충당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및 연세대, 학교법인 홍익학원 및 홍익대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사학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학생수가 6000명 이상이면서 개교 이래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16개 사립대에 대해 2021년까지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 결과 연세대에서는 대학원 지원자의 순위를 바꿔 가며 동료 교수 자녀를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연세대 교수들은 2016년 후기 대학원 입학 서류심사에서 점수상 9순위였던 교수 자녀 A씨를 5순위로 올려 구술시험을 치르게 하고, 구술시험에서는 A씨에게 만점(100점)을 부여했다. 반면 서류심사 1, 2위 지원자의 구술점수를 각각 47점, 63점으로 낮게 매겨 A씨를 합격시켰다. 연세대 B교수는 2017년 2학기에 딸에게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게 하고, 딸과 함께 사는 집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해 딸에게 A+ 학점을 부여했다. 다수의 회계비리도 적발됐다. 연세대는 생활협동조합의 수익금 722억 6900만원을 교비회계에 편입하지 않고 대부분 임의로 사용했다. 매년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생긴 소득의 80% 이상을 교비회계로 전출해 대학 운영 경비를 충당해야 함에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이를 지키지 않아 교비회계로 전출해야 할 액수 256억원을 누락했다. 홍익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홍익학원은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에 부과된 재산세 6억 2000만원과 법인회계에서 부담해야 할 변호사 선임료 1억 2000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산을 재평가해 증가한 감가상각비를 건축 적립금으로 쌓을 수 없는데도 이 같은 방식으로 126억원을 부당 적립하기도 했다. 예산이 교수 등 교직원들의 ‘쌈짓돈’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도 적발됐다. 연세대는 주요 보직자가 법인카드로 결제한 내역 10억 5000만원을 증빙 없이 회계 처리했다. 세브란스병원 보직자 24명은 골프장에서 법인카드로 2억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홍익대는 2016년 3월부터 최근까지 교직원 15명에게 규정에 없는 수당 6900만원을 지급했다. 연세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연세대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허위 인턴증명서’ 의혹을 규명할 자료도 보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 대학원 49개 학과는 2016학년도 후기 입학부터 2019학년도 후기 입학까지 지원자 5789명의 평가서 등 입학전형 자료 1080부를 보존하지 않았다. 누락된 자료 중에는 조 전 장관 아들 조모(24)씨의 연세대 정치외교 석박사 통합과정 입시 채점표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연세대에 대해 86건, 홍익대에 대해 41건의 지적사항을 발견하고 연세대에 421명(중징계 26명), 홍익대에 118명(중징계 3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내릴 것을 대학 측에 요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팬데믹 뒤집을 ‘게임 체인저’… 유럽은 여성을 선택했다

    팬데믹 뒤집을 ‘게임 체인저’… 유럽은 여성을 선택했다

    “이제 유럽은 ‘여성’이다.” 도날드 투스크 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지난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수장에 모두 여성이 임명되는 상황을 두고 했던 말이다. 최근 유럽의 정치 무대를 보면 투스크 전 상임의장의 말이 더욱 실감 날 듯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2) 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64)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이어 7월부터 6개월간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65) 총리까지 ‘여성 리더 3인방’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속 유럽을 책임지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영자매체 월드크런치는 최근 보도에서 이들 3인방을 소개하며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갖고 있지만, 각각의 위치에서 올바른 결정을 올바른 시기에 내릴 수 있는 인물들로 평가받는다”며 “이들은 모두 60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라가르드 유럽 재정위기 극복 이견 이들을 소개할 때는 ‘여성 최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등의 타이틀이 늘 따라다닌다. 메르켈은 2005년 독일 최초 여성·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EU 최장수 지도자이고, 메르켈 내각에서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폰데어라이엔 역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EU 집행위원장 자리에 오른 인사다. 국제통화기금(IMF)과 ECB에서 모두 최초의 여성 수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라가르드는 화려한 패션감각과 더불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 경제계 이목이 쏠리곤 한다. 15년째 독일을 이끌어 온 메르켈과 지난해 9월까지 8년간 IMF 총재를 지낸 라가르드는 각각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웬만한 남성 이상의 영향력을 쌓아 왔다. 활동 영역은 달랐지만, 주변에 남성들로 가득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됐다. 뉴욕타임스의 2012년 보도를 보면 ‘은발의 패셔니스타’ 라가르드는 메르켈에게 에르메스 액세서리를, 클래식 애호가인 메르켈은 라가르드에게 베를린필하모닉의 베토벤 음반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라가르드는 IMF 총재 시절인 당시 인터뷰에서 “포럼 등에 가면 (메르켈과 나) 우리 둘만 여성인 경우도 많다”면서 “그래서 서로 연대감과 공통분모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과 폰데어라이엔은 자국 내각에서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 왔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두 사람의 관계를 ‘선생과 학생’에 비유하며 “메르켈의 총리 취임 직후 폰데어라이엔이 참여한 내각을 집권 기민당의 ‘드림팀’으로 주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현 상황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메르켈 총리가 수년 동안 서로를 알고 신뢰해 왔던 관계라는 점은 분명 도움이 된다”면서 “이들의 친분은 일을 추진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냥 친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메르켈과 라가르드는 그리스발(發)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1조 달러 규모의 기금 마련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등 공적으로는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시 라가르드는 IMF 총재로서 독일을 비롯한 회원국을 압박했지만, 메르켈은 이 같은 재정적 부담에 난색을 표했다. 라가르드는 현재 ECB 총재로서도 독일에 재정적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두 여성 리더가 현안에 다른 입장을 보인 이유로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독일을 기반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한 메르켈과 달리 ‘경제관료’인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의회 인턴으로 일한 경험까지 있는 미국 유학파로, 모국에서는 ‘아메리칸’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메르켈과 폰데어라이엔은 당내 이해관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10년 당시 폰데어라이엔이 자신의 기대와 달리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서 제외되며 소원해지기도 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2013년 메르켈이 국방장관으로 폰데어라이엔을 선택하며 다시 회복됐다.●17~18일 EU 정상회의… 3인방 첫 시험대 이들 3인방 앞에 놓인 유럽의 최대 현안은 1·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를 만든 코로나19 사태와 경제회복이다. 앞서 유럽의 양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50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을 EU에 제안한 데 이어 EU 집행위원회가 7500억 유로까지 기금 조성액을 올려 제안했지만, 오스트리아·네덜란드·스웨덴·덴마크 등 4개국이 반대하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회원국마다 경제와 피해 규모가 제각각이다 보니 기금 규모와 보조금이냐, 대출이냐의 지원형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안을 논의하는 오는 17~18일 브뤼셀 특별 EU 정상회의는 3인방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 등 사태에서 IMF를 진두지휘했던 라가르드의 노하우와 ‘정치적 사제지간’인 메르켈·폰데어라이엔의 정치력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드러낼 전망이다. 이들은 입을 맞춘 듯 최근 공식 석상이나 인터뷰에서 각 회원국의 대승적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2일 화상 공동회의에서 “7월 내로 EU 경제회복기금 설치에 합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라가르드 총재도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제회복기금을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에 비유하며 마찬가지로 월말까지 합의를 촉구했다. 과거 금융위기 때 해법을 놓고 입장 차를 보였던 메르켈과 라가르드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함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밖에도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2021∼2027년도 EU 장기 예산안과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 기후변화 대응 등 유럽의 미래와 관련된 의제들이 줄지어 예고돼 있다. 특히 EU 순회의장으로서 남은 6개월은 내년 정계은퇴를 예고한 메르켈의 사실상 마지막 정치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메르켈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잇따른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에 후계구도까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대응으로 호평받으며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대반전을 이루며 레임덕에서 기사회생했다. 그로서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유럽의 현안을 챙길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는 각종 난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자국에서만큼의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메르켈에게는 그동안의 부정적 시선을 거둘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수십년 동안 독일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은 커졌지만, (세계대전 등으로 인한) 이웃 국가들의 불신과 경계로 독일지도자들은 공공연하게 자국의 영향력을 유럽 무대에서 행사하는 것을 꺼려 왔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위기는 이제 독일의 지도력이 없다면 EU도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故박원순 고소인 변호인이 공개한 사건 일지 “셀카 찍자며 신체적 밀착”

    故박원순 고소인 변호인이 공개한 사건 일지 “셀카 찍자며 신체적 밀착”

    故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비서로 재직한 4년간 성추행과 성희롱이 계속됐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뒤에도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오늘(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경과보고 자리에서 A씨를 상담하게 된 계기와 고소 과정 등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올해 5월 12일 피해자를 1차 상담했고, 26일 2차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 상세히 듣게 되었다”며 “하루 뒤인 5월 27일부터는 구체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시작해나갔다”고 말했다.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하면서 제출한 증거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나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고소인이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 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문자나 사진은 피해자가 친구들이나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보여 준 적도 있다”며 “동료 공무원도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성적 괴롭힘에 대해 피해자는 부서를 옮겨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고소 내용에 대해 김 변호사는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죄명을 적시해 7월 8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다음날 오전 2시 30분까지 고소인에 대한 1차 진술조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후 9일 오후부터 가해자가 실종됐다는 기사가 나갔고,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오늘 오전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의 비서직 수행 경위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돼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서울시청의 연락을 받고 면접을 봐 4년여간 비서로 근무했다”며 “피해자는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상에서는 피해자가 사직한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피해자는 이 사건 피해 발생 당시뿐만 아니라 2020년 7월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범행은 피해자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그리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지속됐다”며 “범행 발생 장소는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고 말했다. “상세한 방법은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피해자에게 ‘둘이 셀카를 찍자’며 피해자에게 신체를 밀착하거나, 무릎에 나 있는 멍을 보고 ‘호’해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며 “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 ‘안아달라’고 신체적 접촉을 하고,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김민지, 장민주 인턴, 임승범 인턴
  • [풀영상] 故박원순 고소인 기자회견 “위력에 의한 성추행 4년 간 지속”

    [풀영상] 故박원순 고소인 기자회견 “위력에 의한 성추행 4년 간 지속”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전 서울시 전직 비서 A씨 측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인 입장문을 발표했다.[다음은 고소인 글 전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습니다.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습니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입니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5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합니다.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하는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가족의 보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장민주 인턴
  • 고 박원순 시장 추모 분향소 조문 시작, 오열하는 시민들

    고 박원순 시장 추모 분향소 조문 시작, 오열하는 시민들

    서울시는 청사 앞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를 마련하고, 오늘(11일) 오전 11시부터 시민들의 조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박 시장의 영정을 향해 묵념했고, 분향소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조현선(56)씨는 “너무 슬프고, 충격적”이라며 “감정 정리가 잘 안 된다. 이게 놀라운 건지 슬픈 건지 화가 나는 건지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재욱(40)씨는 “시민들을 위해 정말 많이 고생을 하셨다. 하늘에서는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일 그만 하시고 좀 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전상우(17) 학생은 “서울시를 이끌어가던 시장님이시고 좋은 정책들을 많이 하셨는데, 그런 분이 돌아가신 걸 보니까 마음이 비통하다”고 밝혔습니다. 허성욱(17) 학생도 “서울시장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석승모(65)씨는 “마음이 많이 아프고 잊지 못할 것 같다. 함께 오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슬프다”며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앞서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쯤 서울시장 공관을 나선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5시 17분쯤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5시 30분부터 대대적인 수색에 들어갔고, 수색 7시간 만인 10일 새벽 0시쯤 북악산 일대 숙정문 부근에서 유명을 달리한 박 시장을 발견했습니다. 박 시장의 장례는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 동안 진행되며, 오는 13일 발인 예정입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임승범,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여주시 ‘희망여주 일자리 드림 사업’ 추진

    경기 여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실직자와 무급휴직자, 취업취약계층 등을 위해 희망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여주형 뉴딜사업인 “희망여주 일자리 드림”사업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희망여주 일자리 드림 사업은 하루 1000명 고용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8월 10일부터 11월 13일까지 3개월간 진행되며 ▲코로나19 마스크 제작 ▲행정지원 청년인턴 ▲학교 방역활동 지원 ▲마을가꾸기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참여 희망자는 사업별로 사업장과 근무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시청 공고문을 참고하여 희망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면 된다. 참여대상은 만 18세 이상 여주시민으로 취업취약계층 및 저소득층(건강보험료 납부기준 중위소득 65%미만), 코로나19로 인한 실직·폐업한 자,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무급휴직자로 생계지원이 필요한 자 등을 우선 선발하며, 그 외 배제사유(기초생활수급 또는 실업급여 수급자 등)가 없는 시민들도 신청 및 참여가 가능하다. 사업신청은 10일부터 20일까지 거주지 읍·면·동 사무소 방문접수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며, 제출서류는 시청홈페이지(www.yeoju.go.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여주시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일자리경제과 일자리지원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이 정체되어 지역경제가 위축된 상황에 대규모 공공일자리를 제공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경북문화재단 10일 공식 출범…지역 문화예술 진흥 초석 놓았다

    경북문화재단 10일 공식 출범…지역 문화예술 진흥 초석 놓았다

    경북도는 10일 도청 동락관에서 경북문화재단 출범식을 가졌다. 도는 지난해 9월 문화재연구원을 확대·개편해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초대 대표이사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난 1월 임명했다. 조직은 1처(사무처), 1본부(문화예술본부), 2원(경북문화재연구원·한복진흥원)에 정원이 63명(현원 49명)이다. 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산업화와 해외 마케팅 등 15개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도민 문화복지를 위해 찾아가는 행복예술 ‘놀라운 트럭’, 예술교육·영재발굴, 예술인과 청소년·도민 간 인턴십을 추진한다. 한복 세계화와 낙동강 700리 문화순례 대장정, 위인과 역사 주제 창작 뮤지컬 제작 등으로 문화와 예술을 산업화한다. 또 유튜브 콘텐츠 발굴 등 디지털 미디어 마케팅, 종가음식·문화 대중화와 세계화 등에 나선다. 이와 함께 도내 23개 시·군 문화예술 네트워크 구축, 영호남문화재단 간 공동사업, 문화 소외계층 지원 등을 한다. 도는 올해 1월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문화재단의 힘찬 출발을 알리기 위해 출범식을 마련했다. 행사에는 이철우 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임종식 도교육감, 고우현 도의회 의장, 시장·군수, 전국 광역문화재단 대표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이희범 대표는 “도내 문화·예술인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여건을 조성하고 도민이 체감하는 문화복지를 실현하겠다”며 “세계에 감동을 주는 문화를 재창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아이스팩은 재활용 분리수거인가요? 일반쓰레기인가요?”

    “아이스팩은 재활용 분리수거인가요? 일반쓰레기인가요?”

    여름철 많이 사용하는 아이스팩. 냉동고 속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 아이스팩을 처리하고자 한다면 한번 확인해야 할 점이 있다. 아이스팩 내용물을 변기나 하수구에 배출한 뒤 비닐 팩만 분리수거해야 할까, 통째로 일반쓰레기에 버려야 할까? 통째로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아이스팩의 내용물을 변기에 버리면 배수구가 막힐 수 있고, 일종의 미세 플라스틱인 ‘고흡수성 폴리머(SAP)’라는 화학물질이 생태계의 위협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활용 분리수거’와 ‘일반쓰레기’ 사이에서 할 때마다 헷갈렸던 품목들을 정리해본다. 재활용 분리수거 중 가장 배출량이 많은 플라스틱.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용기 등은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이 세척 후 압착하여 분리수거해야 한다. 특히 용기 겉면에 있는 비닐 상표를 제거해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알약 포장재와 같이 여러 재질이 혼합되어 분리가 힘든 품목들은 재활용이 되지 않으므로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비닐류도 마찬가지로 세척 후 분리수거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지퍼백·일회용 비닐봉지 등 깨끗한 것만 배출해야 하며, 음식물이 담겼던 오염된 비닐은 재활용 분리수거가 아닌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뽁뽁이’라 부르는 에어캡은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비닐류로 배출하면 된다. 신문지는 물기 없이 묶어서 배출해야 하며, 노트는 스프링이나 비닐로 코팅된 표지를 제거 후 종이류에 배출해야 한다. 특히 택배 상자의 운송장 스티커와 테이프를 제거한 후 압착해서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기만 묻은 종이 핸드타월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전단지·사진 등 코팅된 종이는 재활용이 불가하므로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펄프화 과정에서 다른 종이류보다 오래 걸리는 종이컵·종이팩은 일반 종이류와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어려울 경우, 종이가 아닌 다른 재활용품 (캔류, 병류 등)과 함께 배출하면 된다. 통조림과 같은 캔류는 내용물을 깨끗이 제거 후 배출하고, 금속과 재질이 다른 뚜껑이나 부착물이 있으면 따로 분리해서 배출하면 된다. 부탄가스·살충제 등은 통풍이 잘 되는 장소에서 노즐을 눌러주거나 하단에 구멍을 내서 내용물을 반드시 제거한 후 캔류로 배출하면 된다. 유리류도 마찬가지로 내용물을 제거한 후 배출해야 하며, 깨진 유리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두꺼운 종이나 천에 감싸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특히, 일반쓰레기봉투 겉면에 ‘깨진 유리’라고 표기한 후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깨진 유리의 양이 많을 경우에는 특수규격마대(불연물질)을 구매하여 따로 배출해야 한다. 컵라면 용기나 육류 포장처럼 코팅된 유색 스티로폼과 무늬가 있는 스티로폼은 재활용이 되지 않으므로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반면 흰색 스티로폼 용기나 박스는 테이프를 제거 후 깨끗한 상태로 배출해야 한다. 과일 포장재는 재활용이 되지 않으므로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면 된다.걸레·고무대야·깨진 유리·과일 포장재·나무젓가락·도자기류·양초·아이스팩·은박지·오염된 비닐·알약 포장재·남은 알약 등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특히 남은 알약과 같은 폐의약품의 경우, 약국의 폐의약품 수거함으로 배출하면 된다. LED 전구·전기장판·솜이불 등도 재활용이 되지 않으므로 참고해야 한다.반면 형광등·건전지·의류는 각 품목 전용수거함에 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CD 또한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절단해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면 된다.현재 우리는 성장과 발전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이러한 성장으로 인해 환경은 크게 훼손되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렇게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매립·소각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자원이 순환되기 위해서는 재활용 분리배출이 중요하다. 작은 실천이지만 쓰레기를 배출하기 전, 한 번만 더 생각해 분리배출한다면 자원 순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영상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데스크 시각] 늙은 꼰대, 젊은 꼰대/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늙은 꼰대, 젊은 꼰대/유용하 사회부 차장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제 누나랑 놀면서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보겠다고 난리를 피웠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카페라떼 만들기에 도전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뜬금없는 상황에 자꾸 쓰길래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물어봤더니 유튜브 게임방송에서 크리에이터가 하는 말을 따라한 것이란다. 너무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꼰대’ 같은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툭하면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란 걸 알게 됐다. 요즘 청년 취업난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아 취업이 늦어지면서 이제야 근속 20년 된 친구들이 많아져 얼마 전 축하 모임을 가졌다. 중간 관리자 위치에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꼰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상사의 말과 행동을 무조건 고깝게 생각하는 태도가 문제라는 의견부터 듣는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고 조심할 필요도 있다는 말까지 이야기는 넘쳐났지만 결론 없이 모임은 끝났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말’로 설명돼 있다. 최근 ‘꼰대인턴’이란 제목의 드라마까지 나오는 등 다양한 매체에서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더이상 은어로만 받아들일 범위는 넘어선 듯싶다. 꼰대라는 단어에 행위라는 뜻의 접미사 ‘-질’이 붙은 꼰대질은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꼰대질은 ‘이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거나 행동’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엔 꼰대라고 하면 나이 많은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 ‘젊은 꼰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일 것이다. 더군다나 ‘내가 해줘야 할 일’이라거나 ‘해도 될 일’이라는 생각은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갑질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사실 진정한 멘토링은 자신의 과거를 무용담처럼 얘기하거나 본인의 시각과 생각으로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와 복잡계연구소, 중국 남방과기대 통계정보과학부, 인도 우다이푸르 경영연구소 정보시스템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멘토링이란 책이나 서류에 적혀 있는 내용을 알려 주거나 단순히 일의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암묵적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예시도 있다.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영화 ‘인턴’이다. 영화에서 오랜 직장생활과 나이를 무기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70대 인턴으로 나오는 드니로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젊은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왼손이 모르게’ 나서서 도와주고 조언을 구해 오면 비로소 함께 고민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18세기 문필가인 프랑스의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신부가 쓴 ‘침묵의 기술’에서 한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륜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것이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충고할 자격의 당연한 징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는 공감은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말을 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진정한 멘토링이고 공감능력, 소통능력이다. 흔히 지갑을 열고 입을 다물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단 지갑을 열었다는 핑계로 입을 더 많이 열었다간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아야겠다. edmondy@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김수미 ‘전원일기’ 녹화 당일 제주도로 도망친 사연은?

    [선 넘는 일요일] 김수미 ‘전원일기’ 녹화 당일 제주도로 도망친 사연은?

    ‘선데이서울’에 실린 전설적인 스타들의 그때 그 모습.찰진 욕설과 거침없는 할머니 연기로 유명한 배우 김수미의 과거 모습은 어땠을까?김수미는 서강대학교 국문학과에 합격할 정도로 뛰어난 글솜씨를 가진 문학소녀였지만,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을 모두 여읜 까닭에 대학 등록금을 낼 형편이 되지 못했다. 이에 당시 극작가이자 교수였던 이근삼 교수의 조언으로 공채 탤런트 모집에 응모,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첫 데뷔하여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그녀는 데뷔 이후 한동안 무명생활을 이어가다 1980년 그 유명한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을 맡게 된다. 첫 촬영 당시 29세의 나이로 할머니 연기를 하게 된 김수미는 한때 할머니 역을 맡고 싶지 않은 마음에 녹화 당일 제주도로 3개월동안 도망을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김혜자 씨의 “너로 인해서 박은수(일용이 역)씨하고 김혜정(일용 아내 역)씨의 생계가 끊기게 되는 일은 만들지 않아야 하지 않겠냐”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들어 다시 촬영장에 돌아오기도 했다. 이후 무려 21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열연을 펼친 김수미는 <전원일기>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과 대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전원일기 종영 이후 김수미는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로 어머니나 할머니 역으로 출연하며 특유의 걸쭉한 욕설 연기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전국 각지의 욕설 고수들이 모여 욕 배틀로 우열을 가린다는 내용의 영화 <헬머니>나 조직 폭력배 가족의 코믹 이야기를 담은 <가문의 영광> 시리즈 2,3,4 편에 모두 등장하면서 거침없는 할머니 연기와 찰진 욕 연기를 소화한 김수미는 ‘욕 연기의 달인’으로 불리게 된다. 한편 김수미는 <그리운 것은 말하지 않겠다>, <나는 가끔 도망가 버리고 싶다>, <미안하다 사랑해서>, <김수미의 전라도 음식 이야기>, <음식, 그리고 그리움> 등 에세이부터 요리서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간하며 배우뿐만 아니라 작가로서의 남다른 두각도 보여주었다. 특히 김수미의 요리 레시피 북인 <수미네 반찬 2>는 교보문고가 집계한 요리 분야 책 판매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평소 친분이 있는 동료 및 후배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스태프들에게도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할 정도로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김수미는 요리 분야에서도 활발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은 최고시청률 5.6%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김수미에게 ‘일용엄니’가 아닌 ‘수미쌤’이라는 제2의 전성기를 선물한 <수미네 반찬>은 101부를 끝으로 막을 내리며 tvN 대표 장수 예능프로그램에 등극하기도 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맨발의 기봉이>의 신현준, <수미네 반찬>의 장동민, <나를 돌아봐>의 박명수 등 다양한 아들뻘 연예인들과의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김수미는 “양아들이 많아 행복하다”라고 할 정도로 많은 연예인들에게도 ‘포근한 엄마’로 유명하다.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함께한 배우 신현준, 가수 탁재훈은 한 방송에서 “지금도 김수미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한 김수미는 MBC의 <라디오 스타>, MBN의 <전국민 드루와>와 같은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녀는 <라디오 스타>에서 “직접 쓴 시나리오로 시트콤을 만드는게 꿈이다”라고 밝힐만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재다능한 배우 김수미의 대표작으로는 <발리에서 생긴 일>, <간 큰 가족>,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위기>, <마파도>, <헬머니> 등이 있다. 글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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