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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 회항한 아시아나機 연기 감지장치 오류 추정

    인천국제공항에서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5일(현지시간) 엔진 화재 경보장치에 비상 메시지가 들어오면서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OZ521편 여객기가 이륙 7시간 30분 만에 엔진 근처의 연기 감지 경보가 울리면서 오후 10시 50분쯤 러시아 중부 우랄산맥 인근 튜멘주 한티만시스크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해당 항공기 기종은 보잉 777기로, 승무원 15명과 승객 182명 등 197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은 모두 무사했고, 착륙 후 3시간가량 공항에서 머물다 인근의 호텔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연기 감지 경보가 울리면 소화 기능을 작동한 뒤 안전을 위해 가까운 공항으로 회항하는 게 매뉴얼상 조치”라며 “일단 항공기 외부에 화재 흔적이 없어 연기 감지장치 오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일 오전 5시 28분 러시아로 대체 항공편을 보냈다. 대체 항공편은 이날 오후 7시 50분에 한티만시스크공항에서 런던 히스로공항으로 출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체 항공편으로 정비사 7명을 보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런던행 아시아나 여객기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비상착륙 “탑승객 모두 무사”

    런던행 아시아나 여객기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비상착륙 “탑승객 모두 무사”

    인천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가 5일(현지시간) 기내 화재 연기 감지 장치가 작동하면서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지역에 비상착륙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OZ521편 여객기가 엔진 근처에서 연기가 감지됐다는 경보가 울리면서 이륙 8시간만인 오후 10시 50분(현지시간 오후 6시 50분)께 러시아 중부 우랄산맥 인근 튜멘주(州) 도시 한티-만시이스크 공항으로 회항해 착륙했다. 해당 항공기 기종은 보잉 777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모두 197명이 타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자세한 정황은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연기 감지 장치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기 감지 경보가 울리면 즉각 소화 기능을 작동시킨 뒤 안전을 위해 회항하는 것이 매뉴얼 상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6일 오전 대체 항공기를 현지로 보내 승객들을 목적지로 수송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행정] 전국 중구끼리 뭉치니 도시재생 해법 보이네

    [현장 행정] 전국 중구끼리 뭉치니 도시재생 해법 보이네

    “상주인구는 적지만 유동 인구는 웬만한 도 인구보다 많은 곳이 바로 광역 대도시 중심부인 중구입니다. 구도심의 재생 전략과 공통 관심사를 함께 논의하는 이런 자리야말로 맞춤형 회의체죠.” 서울 중구를 비롯해 전국 7개 특별시·광역시의 현직 중구청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색회의가 5일 인천 중구청에서 열렸다. ‘제28차 전국 대도시 중심구 구청장 협의회’로 1996년 김동일 당시 서울 중구청장의 제안으로 조직된 이후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시·도지사 협의회 등 지자체 모임기구는 있어도 같은 이름의 지자체만 모인 경우는 유일무이할 것”이라며 “공통된 지리적 요건 덕분에 비슷한 도시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중구청장들은 매년 상·하반기 각 도시를 순회하며 우의를 다진다. 이날은 최 구청장과 주최지인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을 비롯해 김은숙 부산·김성환 광주·박용갑 대전·박성민 울산 중구청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은 서문시장 화재 뒷수습을 하느라 불참했다. 티타임에서 각 구청장은 대구 소식을 걱정하며 “그쪽 재래시장 안전대책은 어떠냐”고 서로 물었다. 이날 회의에서 각 중심구의 우수행정 사례 17건을 발표하고 공유했다. 최 구청장은 역점사업인 새로운 골목문화 만들기, 야외 테라스 영업 허가 사례를 전파했다. 그는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70%가 중구를 찾지만, 중구 골목은 참 무질서하고 지저분했다”며 “지난 5년간 지속가능한 골목문화 조성을 위해 주민 주도로 콘셉트를 바꿨다”고 소개했다. 또 “외국처럼 휴게·일반 음식점과 제과점의 옥외 영업을 일부 허가해 지역상권을 살리고 불법영업도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은 차이나타운 근처 동화마을 조성사업이, 부산은 특화 먹거리·외국어 가격 표시제 등 국제·자갈치시장의 글로벌 시장 육성안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최 구청장은 인천 중구청 앞 일본 조계지와 한국근대문학관을 시간을 쪼개 둘러보며 인천의 관광정책을 벤치마킹했다. 야간 문화답사 프로그램인 ‘정동야행’을 히트시킨 주인공답게 일대를 꼼꼼히 훑었다. 그는 “인천이 선교·철도·우편 등 신문물 전파, 개화기 지역문학 등 개항지로서 관광 콘텐츠가 뜻밖에 많더라”며 “정동야행 콘텐츠를 보완할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고 흡족해했다. 구청장들은 다음번 회의 장소를 부산으로 정한 뒤 “앞으로 좀더 자주 만나 우의를 다지자”고 의기투합했다. 최 구청장은 “지난여름 수해 때는 인천 중구를 십시일반으로 도왔고 대구 화재도 마찬가지”라면서 “지역 간 협력의 본보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서울 중구가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프로배구] ‘35득점’ 타이스의 결정적 실수

    [프로배구] ‘35득점’ 타이스의 결정적 실수

    삼성화재, 대한항공전 울분의 역전패 삼성화재가 타이스 덜 호스트의 득점에 웃고 타이스의 범실에 울었다. 5세트에서 2연속 득점으로 12-12 동점을 만든 것까진 좋았는데 서브가 어이없이 아웃되더니 백어택은 블로킹에 막혔다. 그래도 14-13에서 오픈 공격으로 14-14 동점을 만든 건 역시 타이스였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타이스는 서브가 아웃된 데 이어 백어택까지 블로킹에 걸리며 경기가 끝나 버렸다. 타이스는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35득점을 올렸지만 결정적인 순간 빛이 바랬다. 대한항공이 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우승후보다운 저력을 발휘하며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삼성화재는 1세트와 2세트를 가뿐히 잡고 나서도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대한항공은 9승 3패(승점 25)로 2연승을 거두며 2위 현대캐피탈(승점 22)과의 격차를 승점 3점으로 벌렸다. 삼성화재는 5승 7패(승점 19)로 승점 1을 추가하며 5위를 지킨 데 만족해야 했다. 대한항공은 김학민이 경기를 계속할수록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김학민과 밋차 가스파리니가 나란히 30득점을 올렸다. 김학민은 이날 공격 성공률이 69.44%나 됐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KGC인삼공사가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며 2연승을 달렸다. 인삼공사는 5승 5패(승점 14)로 3위 현대건설(5승 5패·승점 14)과 승점과 승수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세트 득실률에서 뒤져 4위에 머물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농구 ●전자랜드-모비스(인천 삼산월드체) ●kt-오리온(부산 사직체 이상 오후 7시)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KEB하나은행(오후 7시 청주체)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KGC인삼공사(오후 5시) 남자부 ●대한항공-삼성화재(오후 7시 이상 인천 계양체)
  • [기업 상생 특집] LG, 사회정의 위해 희생한 의인들 찾아 보답

    [기업 상생 특집] LG, 사회정의 위해 희생한 의인들 찾아 보답

    LG는 사회의 귀감이 되는 의인 지원과 독립운동 시설 및 유공자 지원,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등 사회공헌 철학에 기반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복지재단은 지난해 ‘LG의인상’을 신설했다.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과 LG의 뜻을 담은 것이다. LG는 지난 8일 강원도 삼척 초곡항 교량 공사 현장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다가 파도에 휩쓸려 순직한 김형욱(38) 경사와 박권병(30) 순경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지금까지 20명이 LG의인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LG는 의인상 외에도 살신성인의 자세와 투철한 책임감으로 사회의 귀감이 된 의인들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폭발로 중상을 입은 군 장병 2명에게 5억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세월호 사고 현장의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다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바다에 뛰어든 시민을 구하려다 희생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정옥성 경감 유가족에게도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던 정신을 계승해 독립운동 관련 시설 개보수와 유공자 지원사업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중국 충칭 임시정부 청사와 서재필 기념관 등 개보수 사업에 이어 올해부터는 ‘독립유공자 주거환경 개선’ 지원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매헌기념관에 약 2억원 상당의 창호자재를 지원해 개보수 공사를 완료하고 재개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저소득가정 및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30여개에 달한다. LG는 올해로 22년째 저소득가정의 저신장 아이들을 위한 의료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LG복지재단의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 지원사업’은 LG생명과학이 1992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을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최대 2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1200여명의 어린이가 지원받았다. LG생명과학은 매년 유트로핀 매출액의 1% 이상을 기부,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지원에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공헌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의 ‘영 메이커 아카데미’를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 있으며, ‘LG 사랑의 다문화학교’에서는 이중 언어와 과학 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게 한국외대와 카이스트 교수진의 교육을 2년간 무료로 지원한다. LG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활용해 장애인과 군장병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LG상남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이 음성으로 제작된 책을 들을 수 있도록 LG전자와 LG유플러스와 함께 ‘책 읽어주는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군 장병들이 가족들과 통화할 수 있도록 군 부대에 휴대전화와 중계기, 이용요금 등 141억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 [주말의 경기]

    26일(토) ■프로농구 ●LG-오리온(오후 2시 창원체) ●KCC-kt(전주체) ●전자랜드-삼성(인천 삼산월드체 이상 오후 4시)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OK저축은행(오후 2시) 여자부 ●KGC인삼공사-도로공사(오후 4시 이상 대전 충무체)27일(일) ■프로축구 FA컵 결승 1차전 ●수원-서울(오후 2시 수원월드컵) ■프로농구 ●동부-모비스(오후 2시 원주종합체) ●KGC인삼공사-kt(안양체) ●SK-전자랜드(잠실학생체 이상 오후 4시)
  •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가나자와에서 북쪽을 향해 거슬러 오르면 우리 동해를 향해 뿔처럼 불쑥 솟은 반도가 나온다. 여기가 노토반도다. 들쭉날쭉한 반도의 해안을 따라 풍경의 보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의 동해는 해가 뜨는 곳이지만 노토반도가 접한 동해는 해가 지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가도 우리 서해의 포구처럼 고즈넉한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노토반도엔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249번 국도다.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가는 우리 7번 국도처럼 줄곧 해안길을 따라간다. 249번 국도는 풍경의 보고다. 여행자들이 할 일이란 그저 해안도로를 달리다 멋진 곳이 나오면 차를 세워 자연을 보고, 그 소리를 듣고, 상큼한 대기의 향기를 맡고 즐기는 것뿐이다. 그렇게 머리를 헹구고 가슴을 비울 수 있는 곳이 노토반도다. 서쪽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지리하마(千里浜) 나기사(渚) 드라이브 웨이’다. 우리말로 풀면 ‘천리 해안 드라이브 길’쯤 되겠다. 거리는 8㎞ 정도. 백사장은 표면이 무척 단단하다. 해변 위로 버스가 달릴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백령도의 사곶도 이와 비슷하다. 단단하기로는 외려 사곶이 한 수 위다. 한국전쟁 당시 실제 천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다. 이에 견줘 지리하마의 해변길은 풍경이 장쾌하다.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너른 바다와 하늘 닮은 물빛이 황토빛 모래사장과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지리하마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노토 곤고’(金剛)가 나온다. 나라에서 지정한 국정공원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해금강처럼 다양한 모습의 기암과 해안 절벽이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이를 ‘천변만화하는 암초미’라 표현했다. 실제 이 지역 관광안내 책자에는 “바다로 뻗어나간 북한의 금강산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적혀 있다. 우리 금강산의 명성이 바다 건너까지 전해진 셈이다. 노토 곤고에 들면 응소암이 이방인을 맞는다. 매가 둥지를 튼 바위라는 뜻이다. 노송 몇 그루를 머리에 이고 바다를 딛고 우뚝 선 자세가 굳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간몬(巖門)이다. 30m 높이의 바위 벼랑 아래쪽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동굴처럼 뻥 뚫렸다. 구멍의 규모는 폭 6m, 높이 15m, 깊이는 60m에 이른다. 이 구멍 너머로 파도가 쉼 없이 넘실댄다. 간몬 옆으로 난 동굴을 통과하면 암반지대가 나온다. 여러 개의 포트 홀과 검은빛 암반이 어우러져 있다. 포트 홀 속엔 푸른빛의 바닷물이 들어찼다. 이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빛깔의 작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다. 암반 위를 걸을 수도 있다. 발 아래로 파란 바닷물이 찰랑대고 멀리 ‘돼지코’라 부르는 곶과 동해의 만경창파가 어우러져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바위 벼랑 사이에 놓인 다리 위에 서면 노토 곤고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하쿠이군의 시가마치 해안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벤치가 있다. 노토 곤고에서 30분 거리다. 벤치의 길이는 약 461m. 너른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조성돼 있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등록돼 있다가 최근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안내판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표기돼 있다. 벤치에 앉으면 너른 바다가 품에 안긴다. 언덕 아래에선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를 빗질한다. 이만한 풍경 가진 바닷가 언덕 만나기도 쉽지 않다. 언덕엔 경관 조명을 위해 수천개의 전구가 박혀 있다. 달빛이 밤바다 위로 내려앉을 때 수많은 전구들이 별처럼 반짝이겠지. 그 상상만으로 즐겁다. 벤치 뒤엔 수천 개의 손도장이 음각돼 있다. 이 지역 어린이들이 찍은 것이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노토 반도 북단의 소도시 와지마엔 아침시장이 열린다. 1000년 넘도록 이어져 오는 시장이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등을 어부, 농부가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한다. 그릇이나 수저에 화려한 장식을 넣은 와지마 칠기도 만날 수 있다. 우리처럼 떠들썩한 흥정이 오가지는 않지만, 일본인 특유의 얌전한 목소리로 ‘호객 행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 한편엔 ‘마징가 제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40~50대의 장년층이라면 난데없이 뛰쳐나온 풍경에 유년 시절로 소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터다. 와지마는 추억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의 작가 나가이 고의 고향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아침시장 중간에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노토 반도 동쪽엔 와쿠라 온천마을이 있다. 역사가 1200년을 헤아리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바닷속 원천(源泉) 주변에 인공 섬을 만들어 이용했다고 한다. 이 지역 온천수는 짠맛이 난다. 바닷물이 섞였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나나오만(灣)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취재 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www.jroute.or.kr 글 사진 이시카와(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이시카와까지는 고마쓰 공항을 통해 들어간다. 인천에서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까지는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호시 료칸은 무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이다. 718년에 세워진 이래 46대째 가업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 덕에 한때 ‘세계 최고(最古)의 숙박업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료칸으로 꼽힌다. 고마쓰시에서 10㎞쯤 떨어진 아와즈 온천 지구에 있다. 료칸의 입구와 별채는 일본의 국가 지정 문화재다. →노토반도의 쓰지구치 히로노부 미술관 안에 있는 제과점은 일본에서도 이름난 파티셰가 만든 달달한 먹거리들로 가득하다. 도쿄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와쿠라 온천단지에 있다.
  • [단독] ‘최순실 파문’ 중심에 선 문체부 ‘갑질도 甲’

    근로계약 주체 이견 선발 지연에 강사 계약 중앙 일원화 번복도 지역재단들 “사업 반납” 맞서자 ‘센터 지정 취소’ 협박 공문 보내 논란 일자 “의견 물었을 뿐” 해명 문화체육관광부와 전국 각 지역 문화재단이 ‘학교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는 문체부가 이의를 제기하는 재단들에 보복성 조치를 취해 ‘갑질 부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17일 인천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예술강사와의 근로계약 주체 등을 놓고 문체부와 이견을 보여 지난 9월부터 진행됐어야 할 내년 예술강사 선발이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5047명의 예술강사가 8777곳의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다. 예술강사 사업은 문체부가 주관하며 각 지역 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센터가 운영 관리를 맡는다. 문체부는 2005년 예술인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사업 영역이 확대되자 2009년부터 강사 채용 문제를 지역 문화재단에 맡겼다. 하지만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재단들이 강사 근로계약 중앙 일원화를 건의하자 문체부는 지난 2월 받아들였다가 6개월 만인 8월 수용 입장을 번복했다. 이로 인해 문체부가 처우 개선 등 강사들의 요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강사들은 단기간 근무자라는 비정규직 신분으로 4대 보험 중 하나인 건강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한다. 정부 측의 돌변에 지역 문화재단들은 ‘사업을 반납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지난달 말 문체부에 전달했다. 여기에는 서울, 인천, 경기, 부산, 광주 등 13개 지자체 문화재단이 참가했다. 14개 문화재단 가운데 대구만 제외됐다. 이는 재단 대부분이 수년 전부터 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재단들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큰 틀 차원에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실질적인 권한은 모두 문체부가 갖고 있으면서 재단에 채용 권한만 넘기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자율성과 권한을 주면 사업 전반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최근 “문화예술지원센터가 내년도 사업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센터를 재지정할 수 있다”는 공문을 지자체에 보냈다. 사업을 이행하지 않으면 센터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협박성 공식 문서를 보낸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센터가 예술강사 사업을 맡지 못한다고 해 지자체에 지정 취소 검토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춘수의원 “서울시내 소방차 진입 애로지역 471곳 달해”

    서울시의회 김춘수의원 “서울시내 소방차 진입 애로지역 471곳 달해”

    소방차 통행을 막는 주차 차량이 대규모 화재를 부르고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지역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47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70~80%는 노후된 아파트로 지하주차장이 없거나 다세대주택 등이 몰려 있는 주택가로 파악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71곳으로 가장 많고 부산 302곳, 인천 187곳, 경기 109곳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시의 소방차의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올해 7월말 기준 86.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춘수의원은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차가 골든타임(5분) 이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대표적 원인으로는 불법 주차차량 등으로 인해 소방 출동로가 확보되지 못하는, 소방차 진입곤란(불가) 지역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춘수의원은 “소방차량 진입곤란지역에 대하여 연중 수시로 소방통로 확보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기존에 설치된 소화전 및 비상소화전함 월별 점검 등을 지속 적으로 실시하는 등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란 수도’ 부산, 그 시절 삶의 내음들

    ‘피란 수도’ 부산, 그 시절 삶의 내음들

    6·25전쟁 때 국군은 나흘째인 1950년 6월 28일 서울을 내준 뒤 남쪽으로 밀려 내려갔다. 정부는 급기야 그해 8월 18일 서울을 버리고 지금의 부산시 서구 부민동 구덕로에 초라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국제연합(UN)군은 한달 뒤인 9월 15일에야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의 지휘 아래 인천에 상륙해 대반격을 폈다. 마침내 28일엔 서울을 탈환했다. 정부는 다시 둥지를 서울 광화문 옆에 틀었고, 유엔군은 10월 13일 평양을 점령했다. 그러나 중국의 개입으로 전쟁은 ‘38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업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학습효과에 따라 정부는 일찌감치 이듬해 1월 4일 다시 부산을 임시수도로 삼았다. 정전협정을 맺은 1953년 8월 15일까지 부산은 두 차례를 통틀어 전쟁 기간인 1129일 중 1023일 동안 수도 역할을 했다. 대통령 관저와 입법·사법·행정기관이 모여 있었다. 현재 동아대가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 부산기록원과 부산발전연구원은 ‘피란수도 부산 기록 찾기 공모전’에서 희귀사진 63점을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모전은 6·25전쟁 때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쓰였던 경남도청 등 ‘피란수도 부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자 필요한 기록물을 찾기 위해 올해 8∼9월 진행됐다. 국가기록원은 응모 사진들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자료를 찾아냈다. 1953년 1월 발생한 부산 국제시장 화재 사건 이전의 시장 모습은 매우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국제시장 사진을 제출해 최우수작에 선정된 이송연(88)씨는 “전쟁 발발로 함경남도 함흥에서 혼자 내려와 틈틈이 촬영한 사진을 장롱에 간직하다가 피란수도 기록을 찾는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출품했다”며 원본을 모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농구 ●오리온-LG(고양체) ●전자랜드-SK(인천 삼산월드체 이상 오후 7시) ■여자농구 ●우리은행-KDB생명(오후 7시 아산 이순신체)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우리카드(오후 7시 대전 충무체) ■실업축구 챔피언결정 1차전 ●울산현대미포조선-강릉시청(오후 7시 울산종합운)
  • 첫 한글 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2건 국보 승격

    첫 한글 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2건 국보 승격

    돌려받은 국새 등 6건 보물 지정예고 세종대왕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를 기록한 책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 보물 제398호)과 고려 시대에 제작된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최초의 한글 활자본으로 조선시대 초기의 국어학과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과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월인천강지곡 권상’은 한글은 큰 활자, 한자는 작은 활자를 사용해 찍었다. 한글 자체는 ‘용비어천가’와 동일하다. 15세기 중반 부안 실상사 불상의 복장물(腹藏物·불상 안에 넣는 물품)로 납입됐고, 1914년 실상사 인근에 있는 내소사 주지가 훼손된 불상을 소각하기 직전 복장을 열면서 발견됐다. 2013년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탁돼 보관하고 있다.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국보 제48호인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을 향해 무릎을 꿇고 왼쪽 다리를 세워 공양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탑 앞에 세워진 공양보살상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조각상이다. 전체적으로 비례미가 있고, 보관·귀고리·팔찌·목걸이 등 세부 장식이 화려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조선과 대한제국의 국새 등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에 신하들과 함께 발원한 것으로 1932년 금강산 월출봉 석함에서 나왔다.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는 한국전쟁 중에 미국으로 유출됐다가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돌려받은 유물이다. 한국과 중국 시인 30명의 시를 모은 책인 ‘협주명현십초시’와 18세기에 제작된 ‘박동형 초상 및 함’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시의회 황준환의원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시설 이전 시급”

    서울시의회 황준환의원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시설 이전 시급”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황준환 의원(새누리당, 강서3)은 11월 7일 강서구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시설 이전을 위한 민생현장 정책탐방에 나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서울시 관계자들로부터 이전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김성태 국회의원, 황준환 시의원, 서울시의원 및 환경부, 서울시 기후본부장 등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참석했으며 70여명의 주민들도 함께 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강서구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곳 폐기물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매연․소음․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어 주민들이 20여년 동안 끈질기게 관계기관에 이전을 촉구해 왔다. 또한 이곳은 서울과 인천, 경기도 지역을 연결하는 서부지역의 관문적 위치이자 교통의 요충지이며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방화재정비촉진지구 및 마곡지구 등 향후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시설은 서울 NET(도시계획시설)과 폐기물처리업체, 임시저장보관소 등 총 35개 업체가 들어서 있으며,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9개소(31,080㎡)가 전체부지(209,630㎡)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파쇄기, 아스콘 재생기 등 악취 및 소음 발생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1톤~25톤의 차량이 수시로 진출입함으로써 분진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의원은 건설폐기물 임시보관 장소 및 처리장을 주민들과 함께 둘러보고, 피해주민들의 요구를 경청했다. 건설폐기물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민원이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황의원은 “건설폐기물처리시설을 이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박원순 시장이 추구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서울시의 지역격차가 심화되어가고 있고,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격차 해소 및 국토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 반드시 이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서지역은 30여년 전에는 변두리였지만 이제는 서울의 관문이며 중심지로 변했다”고 말하면서 “인근 마곡지구 등에 첨단산업기지가 들어서고 대규모 주택단지가 입주하고 있는 등 더 이상 폐기물처리시설의 이전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건설폐기물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은 황사 이상의 수준으로 건설물폐기처리장 근처에 있는 도시철도공사 차량정비소의 전동차 정밀부품의 고장원인이 되고 있으며,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황의원은 “강서구 건설폐기물처리시설의 이전 등을 위한 시설비로 150억원의 국비를 확보했으나, 서울시는 사업의 타당성조사, 투자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국비에 상응하는 시비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울시가 형식적인 절차에 얽매여서 어렵게 확보된 국비예산이 불용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서울시가 건설폐기물처리시설 이전 관련 시비 편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항공기사고 대응 종합훈련

    항공기사고 대응 종합훈련

    2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소방훈련장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항공기사고 위기대응 현장 종합훈련에서 공항소방대원들이 모형 항공기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에는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 인천소방안전본부,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등 19개 기관 330여명이 참여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SIU’ 속이면 잡는다

    ‘SIU’ 속이면 잡는다

    보험사기 피해액 年 3조 4000억… 가구당 보험료 20만원 추가부담 “새는돈 막자” 사건·사고현장 발로뛰며 해결하는 베테랑 ‘민간수사단’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창설 이후 37년간 사용한 원훈이다. 보험업계엔 이런 원훈처럼 소리 없이 일하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보험사기전담조사요원(SIU·Special Investigation Unit)이다. 이들은 살인사건부터 교통사고, 수해현장 등을 찾아가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단서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찾아낸 단서는 수사기관에 제공돼 사기단이나 살인범 등을 적발하는 데 사용되지만 정작 단서를 제공한 이들의 존재나 활약상은 알려지지 않는다. 부장, 과장, 대리 등이 익숙한 금융사에서 첩보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요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암행하는 SIU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2012년 초 40대 후반 여성이 “동생이 뇌출혈로 사망했다”며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 2곳에 청구한 돈은 무려 34억원.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남편도 없이 홀로 무속인 생활을 한 동생이 들어 놓은 생명보험의 액수치고는 지나치게 크다는 판단에 SIU가 나섰다. ●보험가입 한달 만에 사망 “뭔가 수상하다” 미심쩍은 정황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사망시점은 보험에 가입한 지 약 한 달 만이었고, 시신은 단 하루 만에 화장됐다. 장례 절차도 다른 가족 없이 보험설계사와 언니만 참여했다. 결정적으로 119구급일지에 담긴 인상착의가 너무 달랐다. 기록상 구급차에 실려간 여인은 퉁퉁한 몸매였지만, 동생의 평소 모습은 바짝 마른 몸매였다. 결국 보험사는 경찰에 제보했다. 그리고 얼마 뒤 경찰은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죽었다는 무속인 동생을 체포했다. 숨어 지내던 집에는 신당까지 차려져 있었다. 경찰에서 그는 “보험금을 타 낼 생각에 50대 여성 노숙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당시 담당 SIU였던 서인천 한화생명 보험조사실장은 “관련 서류를 접하는 순간 죽었다는 무속인이 어딘가에 분명히 살아 있을 것이란 확신이 왔다”고 회고했다. 17년간 서울지방경찰청 등에서 형사 생활을 하며 몸에 밴 ‘촉’이었다. 서씨는 이제 7년차 SIU다. 그는 “일단 사실 관계가 상식에서 벗어나면 보험범죄가 아닐지 의심해야 한다”면서 “우린(SIU) 늘 거기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실제 살인사건이 나면 최초 용의선상에 올라가는 이들은 피해자 가족이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강력계 수사의 원칙이자 불문율이기도 하다. ●“작년 사기 적발액 6549억… 빙산의 일각” 국내에 SIU가 등장한 것은 1996년이다. 삼성화재가 업계 최초로 SIU를 도입한 이후 등 각 보험사는 하나둘씩 보험사기를 걸러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보험금을 노린 사기사건이 빈번해지면서 더는 일반보상 담당 직원의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 SIU의 인력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사를 합쳐 561명이다. 대형 보험사의 경우 SIU 인력만 40~50명에 달한다. 최근엔 손보사와 생보 사이 스카우트전도 활발하다. 이렇듯 보험사가 SIU를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 사회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6549억원으로 2014년(5997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하지만 SIU들은 “실제 일어나는 보험사기 규모에 비하면 적발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험개발원과 서울대의 공동 용약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보험사기 규모는 이미 3조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적발되는 보험 사기는 5건 중 1건일 뿐으로, 이로 인해 집집마다 더 내는 보험료만 연간 약 20만원에 달한다. ●의무기록원 등 각 분야 전문가 속속 합류 보험사는 사건·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이 청구되면 1차 서류심사를 한다. 1차로 손해사정사가 면담조사를 진행하지만 그래도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SIU에게 사건을 넘긴다. 이때 현장을 방문하고 탐문조사를 벌여 사기로 의심되는 근거를 모으는 것이 SIU의 몫이다. 물론 수사권은 없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크고 작은 민원도 생긴다. 과거에는 금융감독원을 거쳐 경찰 등에 수사 의뢰를 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보험사기 행위로 의심되는 경우 보험사가 직접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할 수 있게 됐다. SIU는 크게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으로 나뉜다. 다양한 사건·사고 현장 등을 조사해야 하는 까닭에 전직 지능범죄수사과와 교통사고조사반, 강력계 등 경찰 출신이 많다. 최근에는 전직 검찰 수사관과 교통안전공단 교통사고 조사원, 종합병원 의무기록원, 심리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다. ●“블랙박스 무서워” 자동차 보험사기 감소세 일상 업무는 보험사-경찰서-사고현장 사이에서 쳇바퀴 돌 듯 이뤄진다. 지난 20일 기자가 만난 전직 경찰 출신 SIU인 K씨의 모습도 그랬다. 이날 오전에도 진행 중인 보험사기 의심사례를 수사 의뢰하려고 모 경찰서 수사과장을 찾았다. 야근에 지방출장도 적지 않다. 경찰처럼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의심스러운 계약자를 조사한다고 해도 오라 가라 할 수 없다 보니 결국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요즘 유명 수입바이크 동호회에서 한 사람이 고의로 사고를 내고 나머지 3~4대의 차량 주인이 1000만원 이상씩 보험금을 챙기는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 K씨는 “개인적 판단은 보험사기가 분명한데 생각보다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연루자를 보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 종사자”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생계형 부정수급과는 달리 최근엔 법이나 계약의 허술함을 매우 잘 아는 지식인이나 부유층의 도덕적 해이가 눈에 띄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생보사 SIU가 강력이나 형사사건 등과 관련된 보험사기를 주로 조사한다면, 손보사 SIU는 교통사고 등을 다루는 일이 많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 건수만 1500만대를 육박하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다. 다만 최근 들어선 블랙박스 보급과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어쭙잖게 사기를 쳤다 가는 꼼짝없는 증거가 남기 때문이다. ●태풍 올 때 강가에 주차… 고의 침수사건도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재난 피해에 얹혀 가려는 ‘계절성 보험사기’도 등장했다. 집중호우나 태풍 때에 맞춰 일부러 침수가 될 만한 강가 등에 차를 갖다 놓고 보험금을 타 가는 식이다. 김용석 삼성화재 보험조사파트 수석은 “당일 강수량 등 기상정보를 미리 챙겨 본 뒤 타 지역에서 차를 몰아 강물 등이 많이 불어나는 특정 장소를 골라 주차시켜 놓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미 사고가 많이 난 차량을 이용하거나 가격 대비 담보액이 많이 잡히는 외제차 등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SIU들은 보험사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취재 중 만난 한 10년차 SIU는 “과다 입원과 진료 등으로 보험금 편취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죄의식이 적은 탓인지 평범한 주부나 노인 등 일반인들이 가담률이 매우 높다”면서 “경찰에 잡히면 ‘다들 그런다니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고 변명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해 왠지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빼곡한 빌딩숲 사이, 역사는 흐른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빼곡한 빌딩숲 사이, 역사는 흐른다

    비운의 흥화문… 혁명의 경교장… 낭만의 성우이용원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도시관리분과 세부 선정기준에 따르면 지어진 지 40년 이상 된 건조물로서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중 특히 근대 건축 특성이 잘 나타나 있거나 훼손·멸실 가능성이 높은 건물 위주로 선정한다. 서울의 도시 발전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조물이나 흔적도 미래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름난 건축가의 건축물 중에서는 시대별 대표작이나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 대상이다. 다음 회엔 문화예술분과 세부 선정기준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서울신문·문화지평과 공동 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총 20회 중 지난주까지 13회차를 진행했다. 오는 22일 답사는 웃대 일대 문화유산을 배건욱 서울미래유산해설사와 함께 돌아본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11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지난 1일 오전 10시 서울역사박물관 뒤에 있는 경희궁에서 시작했다. 이날 해설은 한선영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맡았다. 이번 답사 경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서대문역~충정로역 라인과 많이 겹친다. 그 길 위에 놓여 있는 숱한 서울미래유산들을 이번 답사에서 확인했다. 광화문역에서 경희궁까지는 500여m를 걸어야 한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새문안로를 따라 정동사거리 방향으로 걷다 보면 구세군 본영회관을 만날 수 있다. 회관 1층에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기독교 서점 ‘생명의 말씀사’가 있다. 1953년 팀선교회 선교사들이 만든 기독교 서적 전문 출판사다. 1985년 김재권씨가 인수한 뒤 아들과 함께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 교회 양서 보급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기독교 서점의 대형화를 시도하는 등 기독교 서점 문화를 주도해 왔다는 데 큰 의의를 지닌다”는 이유로 이곳을 미래유산에 선정했다. 경희궁과 정문인 흥화문은 통째로 뜯기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유물이다. 조선조 광해군 10년(1618년)에 지어진 경희궁은 1910년 일제가 경성중학교를 세우기 위해 전각들을 헐거나 매각하고 일부는 이전하는 등 무참히 유린당했다. “동향이던 흥화문도 1915년 남쪽 담장으로 옮겨졌다가 1932년 장충동 박문사로 옮겨져 정문으로 사용됐습니다. 박문사는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한 이토 히로부미를 위해 만든 절인데요, 이때는 경춘문이란 이름의 현판을 달고 있었습니다. 해방 직후 박문각이 헐리고 신라호텔이 들어서자 다시 영빈관이라는 현판을 달고 정문 기능을 하다가 1988년 가까스로 경희궁으로 돌아왔습니다.” 반세기 가까이 엉뚱한 곳에 있다가 돌아왔지만, 흥화문은 끝내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흥화문이 간직한 비운의 역사를 한 해설사가 풀어내자 답사단에서는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경희궁 정전이던 숭정전은 한일합병 이후 세워진 경성중학교 교실 건물로 사용되다가 1926년 지금의 동국대 자리에 있던 일본 조계사에 매각된 뒤 옮겨져 본당으로 사용됐다. 해방 후에는 동국대 강의동으로 쓰이다 지금은 정각원(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0호)이란 이름의 법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날 답사에 나온 전수정(36·여)씨는 “지난 역사가 순조로웠다면 서울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 먹먹하다”며 “하루하루가 켜켜이 쌓여 빚어진 결과물이 역사라면 좀더 세심하게 주변을 기억하고 기록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흥화문에서 조금만 걸으면 강북삼성병원 앞에 있는 돈의문 터 표지를 만날 수 있다. 돈의문은 한양 4대 문 중 하나로 서쪽 대문이다. 서대문, 새문, 신문(新門)이라고도 불렀다. 신문로, 새문안로, 새문안교회 같은 명칭으로 흔적이 남아 있다. 1396년 한양도성 축조 때 만들어졌고 1915년 도로 개설에 따라 철거됐다. 한 해설사는 “당초 서울시는 2013년까지 돈의문 원형을 복원할 계획이었으나 예산·원형 복원 등의 문제로 2022년까지 중장기 과제로 미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북삼성병원 안에는 경교장(사적 제465호)이 있다. 일제강점기 부호인 최창학의 저택이었던 경교장은 최씨가 친일 경력을 무마하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헌납했다. 그 뒤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 선생의 숙소이자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건물로 사용했다. 김구 선생은 1945년 11월 23일 환국해 안두희에게 저격당해 서거하기까지 3년 7개월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건물 이름은 근처에 있던 경교라는 다리에서 따왔다. 백범 서거 후 외국 대사관저, 미군시설, 병원 등으로 사용되다가 2013년 원형대로 복원됐다. 현재 문화일보 자리는 옛 동양극장 터다. 이번 답사 주제의 한 축은 ‘영화 같은 역사’다. 동양극장 터를 비롯해 서대문 로터리에는 지금은 헐려서 사라진 화양극장이 있었다. 한 해설사는 “동양극장은 1935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연극 전용극장으로 신파극을 공연했다”며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란 연극이 공연될 때는 장안 기생들이 대거 모여들었다”고 했다. 동양극장은 광복 후 운영난으로 영화관으로 사용되다가 1976년 폐관된 뒤 1995년 철거됐다. 정면 길 건너에는 매끈한 대리석 건물의 4·19 혁명 기념도서관이 있다. 이 자리는 제1공화국 실세로 불리던 이기붕과 박마리아 부부가 살던 집이 있었다. 1960년 일어난 4·19 혁명은 이기붕이 부정선거로 부통령에 당선된 3·15 부정선거가 발단이 됐다. 이기붕 일가는 자살했고 이후 집은 국가로 환수됐다. 정부는 4·19 혁명 희생자 유족들에게 이곳을 무상으로 빌려 주다가 1982년 증여했다. 유족들은 1964년 사설 도서관으로 시작해 공공 도서관으로 발전시켰다. 한 해설사는 “4·19 혁명 기념도서관은 자유·민주·정의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4·19 혁명의 숭고한 이념과 역사적 사실을 후세에도 계승, 발전시킨다는 목표 아래 설립된 특수 도서관”이라며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등 대비되는 두 역사를 모두 간직한 곳이라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충정로역 주변에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효시라고 불리는 1932년 지어진 충정 아파트, 1900년대 초기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의 충정각, 1892년 세워진 약현성당(사적 제252호), 1940년 개교한 미동초등학교 등 고풍스럽고 이야기를 한껏 담은 건축물이 즐비하다. 충정 아파트 내부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니 거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역정을 내며 “사진 같은 거 찍지 말고 빨리 나가라”고 고함을 쳤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탐방객들이 답사할 때 거주민 입장을 배려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충정각은 문동수(46)씨가 임대해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충정각 뒤 건물은 1906년 설립된 이명래 고약(명래제약)이 있던 자리”라고 충정각 직원이 귀띔했다. 답사단은 아현동 가구거리를 지나 한동안 걸어 만리시장으로 향했다. 그사이 답사단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국제KEY디지털’이란 열쇠 만물상과 손기정기념관을 지났다. ‘국제KEY디지털’은 1961년 현 위치에 창업주 최창윤씨가 개업해 1991년 아들에게 물려줬다가 2001년부터 최씨가 다시 운영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반세기 넘게 운영된 철물점으로, 만리동 1가 일대의 한 시대를 반추해 주는 장소다. 옛 양정고 자리에 들어선 손기정기념관은 2012년 개관했다. 양정고는 1905년 양정의숙으로 세워져 인재를 배출하다가 1988년 서울 목동으로 이전했다. 이 자리에는 양정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옹 기념관이 세워졌다. 만리시장 꼭대기에 있는 성우이용원에 들어서자 이남열(68) 사장이 속사포처럼 설명을 쏟아냈다. 성우이용원은 슬레이트 지붕에 기우뚱한 외관이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이 사장은 “서울시를 통해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느냐”며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 성우이용원 내부는 196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 선 듯하다. 타일과 시멘트로 만든 세면대와 저수조, 그리고 연탄 난로가 당시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성우이용원은 1927년 이발 기술자였던 서재덕씨가 문을 열었다. 서씨 사위인 이성순씨가 1935년부터 이어받았고 현재는 3대째인 이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발만 56년째라고 했다. 성우이용원은 내년이면 창업 90년을 맞는다. 이씨는 “요즘 유행하는 ‘투 블록’ 머리 스타일은 유럽 거지들이 하고 다니는 것이고, ‘블루클럽’(이발소 브랜드) 커트 방식은 인도네시아, 미장원 방식은 대만에서 유행하는 이발법이지요”라고 농담 섞어 말했다. 그러면서 “정통 일본 이발 기술을 익히려면 적어도 15년이 걸리고 칼·가위를 제대로 갈려면 30년이 걸려요”라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재벌 총수와 대기업 임원들도 많이 찾아왔고, 동네 손님은 채 열 명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사장은 자신의 이발 기술은 물론 이용원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데 자부심이 상당했다. 다만 낡고 불편한 시설 개선에 서울시의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답사에 참여한 박태백(64)씨는 “43년 서울살이를 하고 있지만 집과 직장만 알았다”며 “서울미래유산과 골목답사를 통해 서울의 애환 어린 인생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서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임윤재(65)씨는 “인천에서만 40년을 살지만 한양 도성과 성저십리 답사에 관심이 많다”며 “그동안 역사 유물 위주로 답사했는데 근대와 미래유산을 둘러보니 큰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명인·명물을 찾아서] 명성황후 시해 분노 싣고, 역대 대통령 태우고…시대를 달린 ‘열차’

    [명인·명물을 찾아서] 명성황후 시해 분노 싣고, 역대 대통령 태우고…시대를 달린 ‘열차’

    야외엔 첫 증기기관차 등 20대 실내엔 유물 등 6000여점 전시 30년 대통령 전용 ‘메기’ 실물로 모형 철도 파노라마실 최고 인기 1899년 9월 18일. 지축을 흔드는 기적 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증기기관 열차가 제물포~노량진 구간에서 역사적인 첫 운행을 시작했다. 인천 우각동역터(현 도원동)에서 1897년 3월 22일 한국 최초의 경인철도 기공식이 열린 후 2년 6개월 만이었다. 이후 한국 철도는 시대별로 역할과 의미를 달리하며 1세기를 훌쩍 넘어 숨가쁘게 달려왔다. 대중교통과 화물수송 수단의 의미를 넘어 철도는 질곡으로 점철된 우리의 역사이자 서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담겨 있는 추억이다. ●2만여㎡·입구엔 열차 숲… 학습놀이터 경부선 철도 의왕역에서 철길을 따라 세워진 그라피티로 장식된 담벼락을 따라 500여m를 가면 코레일 철도박물관에 도착한다. 면적은 2만 8082㎡에 이른다. 입구에 들어서면 수십량의 열차가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어린이들에게는 교육과 체험의 학습장이자 놀이터이며, 어른들에게는 역사이자 아련한 추억의 장소다. 철도박물관은 서울 용산 철도고등학교에 있던 철도기념관이 1988년 경기 의왕으로 이전, 개관한 것이다. 수도권의 대표적 전문박물관으로 우리나라 115년의 철도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교육장이다. 철도박물관은 과거에 운행했던 증기기관차 등 20여대의 실물차량이 전시된 야외전시장과 철도의 역사와 문화, 철도 관련 유물 등 6000여점의 자료를 모아 놓은 실내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야외전시장을 대표하는 전시물은 대통령이 쓰던 열차다. 등록문화재 419호인 한국 최초의 대통령 전용객차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용했다. 내부에 봉황 문장이 새겨진 대통령 전용의자와 책상, 침실, 식당 등 각종 시설과 설비를 갖췄다. 대형 테이블과 6석의 금색 의자, 붉은 카펫, 천장의 고급 장식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회의실은 마치 호텔 같다. 화려한 의장이 돋보이는 전직 대통령 관련 유물로 역사적·사료적 가치가 크다. 대통령특별동차 ‘메기’는 1969년부터 2001년까지 30년간 운행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용했다. 전면부가 메기 머리를 닮았다. 레일 간격이 표준보다 좁은 협궤에서 운행했던 협궤증기기관차 13호(등록문화재 418호)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협궤 열차는 수인선(수원~인천 송도)과 수여선(수원~여주)을 다니다 1987년 수인선이 없어지면서 운행을 중단했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도입한 디젤전기기관차와 부산~신의주를 비롯해 전국 주요 철도를 운행했던 대표 열차 미카3 화물용 증기기관차도 볼 수 있다. 특히 파시형 증기기관차 23호(등록문화재 제417호)는 1942년 일본에서 제작된 것을 들여와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파시5형 텐더식이다. 우리나라 지형 조건에 잘 맞고 국내산 석탄을 연료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디젤기관차 등장으로 1967년 달리는 것을 멈췄다. 증기기관차인 미카3형과 함께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차종으로 유일하게 남은 파시형 증기기관차다. ●美특공대원 태워 적진 뚫은 ‘미카3 129 실내전시장에 들어서면 경인선 우각동역터 기공식 대형 사진을 배경으로 모형 파시 증기기관차가 관람객을 맞는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명성황후 시해 사건으로 상중이라 상복을 입은 참석자들을 볼 수 있다. 철도의 역사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한국 철도의 태동’실에는 한국전쟁 당시 김재현 기관사가 연락이 끊긴 미 제24단장 윌리엄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미 특공대원 33명을 태우고 적진을 뚫고 들어갔던 미카3 129 증기기관차 모형과 유물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철수하다 모두 전사했다. 국내 최초의 증기기관차로 경인철도 개통식 때 사용됐던 모가형 증기기관차, 영국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차인 페니다렌 모형도 있다. ●전시부터 체험까지 115년 역사 오롯이 열차를 축소·제작해 운행하는 ‘모형철도 파노라마실’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 증기기관차와 디젤기관차, 전동차 등 13개 열차 126량을 컴퓨터로 조작, 운행한다. 비둘기호와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초고속열차 KTX 등 철도동력차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차가 먼저일까, 기찻길이 먼저일까. ‘철길의 역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석탄 광산에서 짐을 나르기 위해 목재로 레일을 설치한 게 기찻길의 시초였다. 선로 보수 장비 ‘선로검사기록계’, 침목 밑을 다지는 기계 ‘4두 타이탬퍼’, 레일을 침목에 고정하는 각종 체결장치 등 레일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기차표와 철도여행’실에 가면 1899년 철도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사용하던 기차표와 각종 기념 승차권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이 외에도 경인선 부설에 사용된 우리나라 최초의 레일인 ‘경인철도 레일’(등록문화재 제424호), 단선구간 기차 충돌 사고 방지를 위한 증표인 대한제국기 철도 통표(등록문화재 423호), 복선구간 기차의 안전운행을 위한 쌍신폐색기(등록문화재 제425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고종의 철도원 총재와 철도국장 임명장 원본, 경인선·경부선·경의선 설계도면, 스팀기관차·객차·화차의 명판 등도 관심을 끈다. 김진섭(47) 코레일 철도박물관장은 “코레일 직영 전환 후 전시관 개선을 우선 추진하는 등 관람객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보다 약 20% 관람객이 늘었다”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115년 된 철도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주말의 경기]

    15일(토)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제주(전주월드컵) ●서울-울산(서울월드컵) ●포항-수원(포항 스틸야드 이상 오후 3시) K리그 챌린지 ●강원-대전(강릉종합운) ●대구-서울E(대구스타디움 이상 오후 2시) ●충주-안산(오후 3시 충주종합운)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현대캐피탈(오후 2시 안산 상록수체) 여자부 ●한국도로공사-IBK기업은행(오후 4시 김천체) ■골프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인천 스카이72골프장) 16일(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LG(오후 2시 잠실)■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상주-전남(상주시민운) ●성남-인천(탄천종합운) ●수원FC-광주(수원종합운 이상 오후 3시) K리그 챌린지 ●부천-안양(부천종합운) ●고양-경남(고양종합운 이상 오후 2시)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대한항공(오후 2시) 여자부 ●KGC인삼공사-흥국생명(오후 4시 이상 대전충무체)
  • ‘항구가 쓴 역사’ 근대사의 시작 인천항 월미도

    ‘항구가 쓴 역사’ 근대사의 시작 인천항 월미도

    자월도 여정의 날머리인 인천항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월미도가 지척이고, 맛집들이 몰려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 근대화의 흔적이 오롯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 등도 멀지 않다. 월미도는 1980년대 이후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곳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까운 데다 바다와 접해 있어 추억을 곱씹으려는 ‘옛 청춘’과 ‘현재진행형 청춘’들이 고루 즐겨 찾는다. 2001년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면서 좀더 화려해지고 세련돼졌다. 대관람차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여기저기서 쏘아올린 폭죽은 검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인다. ●인천상륙작전 최초로 전개된 월미도 월미도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최초로 전개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은 지금의 월미도(그린비치)와 북성동(레드비치), 용현동(블루비치) 등 3개 지점을 중심으로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데, 이 가운데 ‘그린비치’가 제1단계 작전지였다. 이어 1950년 9월 15일 연합군이 그린비치를 통해 상륙에 성공했고, 약 2주 뒤인 28일 서울 수복에 이어 전세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그간 월미도엔 적잖은 변화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월미산 개방이 반갑다. 한국전쟁 이후 약 50년간 미군부대가 주둔한 탓에 출입이 통제되다 2001년 일반에 문을 열었다. 월미산 일대는 월미공원으로 조성됐다. 산을 에둘러 둘레길도 조성됐다. 2009년 ‘수도권 걷기 좋은 산책코스 베스트 20’에 선정된 길이다. 둘레길 곳곳엔 ‘평화의 나무’가 서 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에 떨어졌던 수천 발의 포탄과 총탄을 견딘 나무들이다. 둘레길 들머리의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와 240여년을 살아온 ‘평화의 어머니 나무’ 등 모두 일곱 그루다. 월미산 정상 못 미친 곳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25m 높이의 철골구조 위에 유리를 덧씌운 형태다. 전망대 맨 위층에 서면 인천항, 인천공항, 송도국제도시, 인천대교 등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관조명이 불을 밝히는 밤엔 전망대 자체가 볼거리 노릇을 한다. 월미달빛마루 카페에선 파노라마 전망과 함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중구 쪽에도 인천상륙작전 관련 볼거리들이 몇 곳 있다. 자유공원엔 맥아더 장군을 기리는 동상이 있다. 자유공원은 1888년에 조성된 서구식 근대공원이다. 광복 직후 만국공원으로 불리다기 1957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세워지며 자유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월미도 입구부터 동상에 이르는 길은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맥아더 길’로 명명됐다. ●차이나타운·일본 조계지의 공존 인천역 맞은편은 차이나타운이다. 초입에 세워진 패루(중국식 전통 대문)를 지나면 화려한 색감의 중국풍 건물이 이어진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1884년 이 일대가 청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겼다. 예전에는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공화춘, 중화루 등 거의가 중국 음식점이다. 여기에 토산품, 의상, 제과 등을 파는 가게들이 드문드문 혼재돼 있다. 음식점 밀집 지역에서 화교학교 쪽으로 올라가면 길이 150m에 달하는 ‘삼국지 벽화’가 벽면에 펼쳐져 있다. 삼국지의 명장면을 해설과 함께 총 160장면의 그림으로 표현해 놨다. 화교학교를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계 경계석이 나온다. 이 조계 경계석을 경계로 왼쪽은 청나라, 오른쪽은 일본 조계지였다. 조계지는 개항도시에 있던 외국인 거주지로,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경계석에서 일본 조계지 쪽으로 들어서면 일본풍의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가 나온다. 이른바 ‘개항장 거리’다. 옛 ‘일본제1은행’, ‘일본18은행’, ‘일본58은행’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이 중 일본제1은행은 인천 개항박물관으로 변신했고, 일본18은행 건물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재개관했다. 개항장 거리 가운데 있는 중구청 건물은 옛 일본영사관 자리다. 홍예문(인천유형문화재 49호)은 인천 중앙동 등에 밀집된 일본인 거주 지역을 만석동까지 늘리기 위해 일본 공병대가 뚫었다. 인천의 구도심 항구 지역과 동인천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홍예문 아래는 차 두 대가 겨우 지날 만큼 좁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수고를 피하려는 사람들도 종종 이용한다. 문 위에 서면 인천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홍예문을 넘어서면 오른쪽으로 삼치거리, 동화마을 등이 이어진다. 이 밖에 서양식과 일본식을 섞어 화강암으로 만든 인천우체국(현재 인천 중동우체국), 1897년 고딕 양식으로 건축됐다가 1937년 외곽을 벽돌로 쌓아 변형한 답동성당 등도 개항장 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인천개항장 밤마실 축제 등 열려 서울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인천역에 내리면 바로 앞이 차이나타운이다.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이면 붐비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편리할 수 있다. 인천시에서 주최하는 인천 개항장 밤마실 축제가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의 여러 문화재를 밤에 즐길 수 있는 행사다. 100년 전 창고를 예술촌으로 단장한 인천아트플랫폼, 옛 일본 58은행 등의 개장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늦춰진다. 특히 14, 15일엔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영하는 기법)를 활용한 영상쇼,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수은등 모양의 가로등 켜진 옛길을 천천히 걷기만 해도 그윽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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