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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선 5기 지방정부 섬김의 리더십 보여라

    오늘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제히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244명의 전국 시·도와 시·군·구의 광역·기초 단체장 대다수가 취임하게 된다. 서울 중구청장 당선자 등 3명은 구속되거나 병상에 있어 취임식을 못하게 된다. 오늘 취임하는 단체장 중 상당수가 검소한 취임식을 한 뒤 겸손한 자세로 주민을 섬기겠다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재래시장 방문이나 봉사활동으로 취임식을 대신하는 단체장도 적지 않아 신선하다. 우리는 민선 5기 지방정부 전체에서 이같은 초심대로 섬김의 리더십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25개 구 가운데 오늘 취임하는 24개 서울시내 구청장 대다수가 탈권위의 알뜰한 취임식을 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취임식 때 높은 단상에서 내려와 지역주민들과 나란히 앉는 구청장도 있다고 한다. 취임식 날 유력인사 대신 환경미화원들과 식사를 하는 구청장 얘기도 참신하다. 하지만 이같은 검소한 취임식이 주민들과 언론에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임기 4년 내내 취임식 날의 각오와 자세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지역주민만을 위한다는 다짐으로 봉사행정을 펴야 한다. 인천, 강원, 경남, 충남 등 광역자치정부와 서울, 경기, 인천 등 25개 기초자치정부에서 소속이 다른 정당 관계자들이 함께 정부를 꾸리는 동거지방정부가 다수 출범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게 하고 있다. 동거지방정부 다수는 선거 때 후보단일화나 공조 약속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행정의 비효율성과 나눠먹기식 지방정부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동거정부들은 더 큰 자기 희생과 섬김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새로 취임하는 단체장들은 민심을 하늘처럼 받들어야 한다. 교육감, 의원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 역사가 축적되면서 민심은 단체장 등의 불법이나 오만을 용서하지 않게 됐다. 그런데도 인수위 때부터 점령군 행세를 하거나 업무 마찰을 일으킨 단체장도 있었다. 벌써부터 이권유착 의혹이 일거나 살생부 등의 소문도 나돈다. 민심은 탈선 단체장들을 용납하지 않는다. 유권자들을 제대로 받들지 않을 경우 주민소환제도가 있어 임기도 보장되지 않는다. 민심은 정말 무섭다.
  • [정치이슈 Q&A] Q : 7·28 재·보선 한달 앞… 지방선거 민심 이어질까

    28일이면 7·28 재·보궐선거가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다. 6·2 지방선거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로 규모가 큰 데다 여야의 지도부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가 재·보선 전후라 선거 결과가 정치 지형에 미치는 영향도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7·28 재·보선의 표심을 가를 주요 이슈와 변수 등을 미리 점검해 봤다. Q 7·28 재·보선이 중요한 이유는 A 민심 변화 가늠자 7·28 재·보선은 6·2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정부·여당의 다짐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판단하는 평가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패배가 재·보선으로까지 이어지면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정책 추진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당으로서는 지방선거를 통해 가까스로 쥐게 된 정국주도권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현재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의 의석 수가 92석으로 재·보선 선거구 8곳에서 야당이 모두 승리하면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달성하게 된다. Q 지방선거의 민심 이어질까 A 가능성 높다 지방선거 후 불과 두달 뒤에 치르는 선거인 만큼 ‘선거 관성의 법칙’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 선거구 8곳 가운데 민주당 지역구였던 곳이 5곳이나 되고, 해당 지역의 단체장을 대부분 야권이 석권했다는 점에서도 상대적으로 야권에 유리한 선거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인적쇄신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Q 관심 지역은 A 은평을과 충주 선거가 열리는 지역은 서울 은평을,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 인천 계양을, 강원 철원·화천·인제·양구, 원주, 태백·영월·평창·정선, 광주 남구다. 이 가운데 현 정권 실세라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은평을이 최대 관심 지역이다. 통상적으로 재·보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데, 친이계의 핵심인 이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구도가 보다 명확해진다. 충주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출마가 확정적이라 야권에서 승부를 벼르는 곳이다. Q ‘이재오 대항마’는 A 자천타천 후보들만 난무 민주당에서는 장상·윤덕홍 두 최고위원이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로 뛰었던 이계안 전 의원과 한광옥 상임고문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신경민 MBC 선임기자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도 예비후보등록을 했거나 할 예정이다. 야권 단일화가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지역이지만, 후보 난립으로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Q 여야 공천 원칙은 A 당선 가능성 최우선 한나라당에서는 상징적 의미가 큰 은평을과 보수색이 짙은 강원 지역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지역별 컨셉트를 다르게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칙은 당선 가능성과 도덕성이 높은 인물이다. Q 야권연대 계속되나 A 원칙적 합의 야4당 대표는 지난 25일 오찬회동을 갖고 야권연대를 2012년 대선까지 지속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자평하는 민주당이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로 임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한 지역에서 국회의원 1명만 뽑는 이번 재·보선에서는 지방선거와 달리 서로 양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야권연대의 핵심인 후보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Q 선거 이슈는 A 4대강 사업에 전작권 연기 부상 지방선거를 흔들었던 전국적 이슈는 재·보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 무렵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시 관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4대강 사업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지역들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정치이슈로 인식, 냉정한 찬반 입장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역시 새로운 안보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Q 선거 결과가 여당 새 지도부에 미치는 영향은 A 순항 여부 결정 한나라당의 7·14 전당대회 직후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또 패배한다면, 새 지도부는 탄생하자마자 충격파를 맞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승리를 거두거나 선전한다면 지도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Q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은 A 정세균 ‘독주’ 여부 결정 지방선거에 이어 재·보선까지 야당의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 체제는 굳히기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방어전에 성공하는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지방선거에서의 성과가 있기 때문에 정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구축될 것이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도움말 주신분 ▲김욱(배재대 정외과 교수)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신율(명지대 정외과 교수)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전병헌(민주당 정책위의장) ▲조해진(한나라당 대변인). 순서는 가나다순.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신청자 취업허가 되레 난민 불인정자 양산

    2006년 국내에 입국한 미얀마인 아하일(가명·30)은 석달 전 한국생활을 접었다. 소수민족 갈등으로 미얀마를 탈출해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와 난민신청을 했으나 불인정돼 고충이 무척 컸다고 지인이 전했다. 아하일은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해 행정소송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경험도 없고 변호사 등 도움의 손길을 찾지 못해 결국 3월 태국으로 건너가 난민 신청을 했다. 나이지리아 선교사 빅토르는 법무부 난민심사와 행정소송에서 모두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처분을 받았다. 그는 “내 뜻이 (공무원이나 판사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정부가 최근 법 개정 등을 통해 난민의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난민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높지 않은 편이다. ‘법 따로, 현실 따로’라는 게 오히려 맞다. 법무부는 지난해 출입국관리법을 개정, 난민 신청을 한 지 1년이 지난 사람은 난민 인정·불인정 여부가 결정되지 않더라도 취업을 허가하고 있다. 난민 신청자들이 최소한의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출입국관리법을 손본 이유였다. 하지만 법 개정은 난민 불인정자를 양산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법무부는 지난해 무려 1000건 이상의 난민 신청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994명에게 불인정 처분을 내렸다. 평년보다 10배 이상 많다. 황필교 변호사는 “난민 신청자에게는 생명이 걸려 있는 문제임에도 담당 공무원은 1~2시간 만에 ‘뚝딱’ 처리하고 있다.”면서 “외국처럼 ‘난민법’을 만들고 심사위원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은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소송 기간 중에는 취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난민에게는 독소조항이다. 법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끊기기 때문에 소송을 내는 것이 여의치 않은 것이다. 정부가 2012년 개청을 목표로 인천 영종도에 짓고 있는 난민촌(난민지원센터)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센터 주변에 한국인이 거의 없어 오히려 난민과 한국사회의 교류를 막는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변은 없다… 기자들이 민심 몰랐을 뿐”

    “이변은 없다… 기자들이 민심 몰랐을 뿐”

    선거가 끝날 때마다 민심이 두려워집니다. 6·2 지방선거의 결과는 여야 등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여러가지 메시지를 던져준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를 현장에서 취재했던 서울신문 정치부의 정당 출입기자들이 지면에 미처 담지 못했던, 담을 수 없었던 얘기들을 풀어봤습니다. 유권자들이 함께 작성한, 선거결과라는 거대한 기사에 조심스럽게 댓글을 다는 기분으로 써나갔습니다. ●이지운 차장 선거가 끝나고 여론조사 기관들이 패닉 상태입니다. “앞으로 누가 돈주고 여론조사를 하겠느냐. 다 문닫게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이번에는 ‘숨은 표심’이 절대 5%포인트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정확성을 장담하기도 했지요.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관련 시장 규모만 사상 최대인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 선거 관련 업체들이 들떠 있었지요. 적어도 당분간은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울상입니다.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을 많이 잃을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지방선거는 사실 지방선거로 끝나지 않습니다. 의원들에게 이번 선거는 2012년 총선의 전초전이었던 셈이지요. 선거가 힘겨운 싸움이 될테고, 당장 공천을 걱정하는 의원들도 있습니다. jj@seoul.co.kr ●이창구 기자 민심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느꼈습니다. 격전지였던 충남과 충북을 돌았는데, 세종시처럼 뜨거운 쟁점이 있는 지역이었지만 주민들은 “선거 관심 없슈.”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관심이 있다는 사람들도 “내 마음 나도 몰라유. 투표장에 가면 알겄쥬.”라고 했습니다.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민심이 단단히 화가 나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지난 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봉하 마을 취재를 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풍이 투표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저 역시 그렇게 기사를 썼습니다. 여론조사 기사가 나간 뒤 인천에 사는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 따졌습니다. 자기 주변 민심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왜 여론조사는 정반대로 나오냐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교하지 못한 여론조사는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현장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정치인보다 기자에게 더 절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window2@seoul.co.kr ●주현진 기자 6월2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 기자실. 방송3사의 출구조사 소식이 속속 타전되면서 기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직자들의 낯빛은 점차 굳어져갔습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0.2%포인트의 초박빙으로 경합을 벌인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예상 밖이라면서도 일부 기자들의 얼굴에는 ‘묘한’ 미소마저 감돌았습니다. “그렇게 자만을 하더니….”, “역시 유권자들이 똑똑해”라는 등의 평도 쏟아졌습니다.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의 ‘민심’이 이 정도이니, 선거 참패라는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릅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도 50%가 넘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느냐.’며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에 우호적인 20~30대가 결국 40대가 되고 50대가 된다.’는 절박함은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한나라당이 유권자들의 메시지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jhj@seoul.co.kr ●홍성규 기자 “눈높이를 맞추자.” 6·2 지방선거에서 새긴 교훈입니다. 빗나간 여론조사의 공이 컸습니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로 넘길 일만은 아니어서 남는 게 많습니다. 다만 변명이 없진 않습니다. ‘풀뿌리’ 정착을 고대했던 기획, 분석, 현장 중계 등 선거 수개월 전부터 풀어놓은 그것들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경남의 골목들을 누비며 얻어낸 격전지 표심 탐방은 더 그렇습니다. “누가 되든 바뀔게 없다.”는 위장막을 뚫고 얻어낸 시민의 목소릴 옮긴 것들입니다. 눈높이를 찾고자 나름 땀깨나 흘렸다고 변명해봅니다. 대신 르포에서 읽은 민심의 ‘눈높이’를 되짚어 드리겠습니다. 민심은 정치의 선악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너무 강해도 악, 약하다고 마냥 징징대는 것도 악입니다. 서민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정치는 최악입니다. 민심은 균형을 좇습니다. 그래서 이번 민심의 결과를 정치권의 ‘몇 대 몇’ 승부로 환산하긴 힘듭니다. cool@seoul.co.kr ●유지혜 기자 선거를 앞두고 정치부 기자들은 후보와 당 선대위원장들을 따라다니느라 구두 굽이 닳는다는데, 전 엉덩이가 무거워졌습니다. 어느 취재보다도 많은 자료를 보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각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을 분석하고,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방법과 기준을 제시하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계도 많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의 투표율과 지역색을 극복한 결과를 보니 제가 힘주어 말하고 싶었던 정책선거가 어느 정도 정착됐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관위의 딜레마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엄격하고, 좁게 법을 해석해야 하는 선관위 입장도 알지만, 사회 상황은 그를 용납치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합니다. 트위터 선거운동 제한에 대한 반발도 그래서 생겨난 것입니다. 선관위가 시류에 휩쓸려 같이 요동을 치면 안 되겠지만, 좀더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합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wisepen@seoul.co.kr ●허백윤 기자 “지금 여론조사들은 거품이 너무 많아. 분명히 숨은 표가 있고, 특히 젊은 층에서 투표를 하면 아마 크게 달라질 거에요.” 투표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민심을 취재하다가 만난 한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줄곧 보수 정당을 밀어줬다던 그 분은 이번만은 다르게 투표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 후보가 당선은 되겠지만 아슬아슬하게 될 것”이라는 결과예측도 덧붙였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61세 택시기사의 말에 갑자기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선거를 취재하는 기자를 돕는 일등공신은 단연 택시기사 분들입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민심’을 읽는 눈이 비교적 날카롭습니다. 이번에도 숨어있던 밑바닥 민심을 투표일을 바로 앞두고 살짝 눈치라도 챌 수 있었던 것은 택시기사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baikyoon@seoul.co.kr ●강병철 기자 “노회찬만 아니었어도…….” 서울시장 선거 개표 결과가 나온 3일 날 아침, 한명숙 후보 선거 캠프에서 가장 먼저 들려온 이름은 ‘노회찬’이었습니다. 밤새 개표 방송을 지켜봤을 당직자들은 부스스한 머리와 부은 머리로 공공연히 선거의 패배를 ‘노회찬 탓’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한 후보는 개표 과정에서 말도 안되는 여론조사를 뒤집고 다음날 해 뜨기 전까지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역전패. 고작 0.6%포인트 차이였습니다. 노 후보의 득표율은 3.3%이었으니 당연히 애석해할 만합니다. 석패는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입니다. 투표는 정책이든 인물이든 정당이든 대상이 뭐가 됐건 그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입니다. 누가 당선되고 누가 떨어지는 건 그 의사들이 결집된 부차적인 결과입니다. 노회찬을 찍은 유권자들의 마음은 뭘지 ‘네 탓’ 이전에 그 뜻을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bckang@seoul.co.kr ●오달란 기자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 성안길. “충북도민, 청주시민 여러분, 보고 싶었습니다. 사랑합니다!”(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사랑한다’는 선거 유세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습니다. 연인한테 속삭이기에도 낯 간지러운 말을 그들은 잘도 외치더군요. 얼굴에는 활짝 웃음을 띠우고 주민들의 손을 덥석덥석 잡았습니다. 어떻게든 지역과 개인적인 인연을 내세워 ‘한 표’를 얻으려는 그들의 노력이 눈물겨웠습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강원 원주에서 자신을 ‘강원도 며느리’로 소개했습니다. 자유선진당 지상욱 서울시장 후보는 청량리역 유세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이 곳에서 우동집을 하시며 생계를 꾸렸다.”며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선택받은 이들과 주민들의 ‘짝짓기’만 남은 셈입니다. 당선자들의 열정적인 사랑이 4년간 변치 않기를 바라는 건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dallan@seoul.co.kr ●이도운 정치부장 정치부 기자들은 선거 때마다 두 가지 딜레마에 빠집니다. 하나는 말과 정책 사이의 딜레마입니다. 선거 때 기자들은 후보나 정당 대표의 발언, 주로 말싸움을 기사로 전합니다. 취재하기도 쉽고, 기사 쓰기도 쉽고, 독자들이 읽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정책은 그 반대입니다.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말 쪽으로 관심이 더 쏠립니다. 다른 딜레마는 취재원과 유권자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기자들은 선거 때 유권자보다는 정당 관계자들을 주로 취재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보고, 분석을 듣고, 판단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이변’이 발생했다고 기사를 씁니다. 이변? 그런 것은 없습니다. 기자들이 유권자들과 철저하게 유리돼, 민심을 몰랐을 뿐입니다. 그걸 알고, 또 반성을 하면서도, 기자들은 취재원 중심의 기사 작성을 좀처럼 포기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언론의 한계가 있는 것일까요. dawn@seoul.co.kr
  • 野 “광역長들과 협의”… 4대강 전면중단보다 수정 ‘무게’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해온 핵심 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민주당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발판으로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과 함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을 중단·폐기하겠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더 강경해진 대북 정책도 대화·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계속 압박을 가할 태세다. 민주당은 최우선 목표로 4대강 사업 중단을 꼽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4일 “4대강 사업 중단과 수정을 위해 당선된 광역단체장들과 협의기구를 만들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심각한 대립이 발생하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수정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도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단체장들이 협조해 공동대처하기로 했다.”면서 “4대강 사업을 치수사업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도록 신규사업 개시 및 기존사업 중단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당선자는 “중앙정부와 다짜고짜 싸움부터 하지는 않겠다. 민의로 뽑힌 당선자들의 건의를 중앙정부가 이해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은 국가하천 사업이어서 광역단체장이 직접 중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바닥에서 파낸 흙(준설토)을 쌓고 관리하는 일은 해당 지역 지방정부의 몫이어서 단체장이 준설토 처리를 거부하면 보(洑) 건설과 함께 사업의 핵심인 준설 공사에 차질이 빚어진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한강), 안희정 당선자(금강)와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낙동강)가 4대강 사업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민주당은 이미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공사를 전면 중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업 수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이해당사자격인 대전·충남·충북 주민들이 표로 심판한데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힘들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통령의 수정안 철회 발표, 정운찬 국무총리 등 내각 쇄신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 변화 요구와 함께 천안함 사태 및 ‘북풍’(北風)도 국회에서 쟁점화할 계획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안함 특위를 가동해 진상규명에 나서는 한편 여권의 북풍 선거 악용 의혹을 파헤치고, ‘스폰서 검사’ 특검을 추진해 검찰개혁의 고삐를 죄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세균 대표와 이광재 강원지사·송영길 인천시장·강운태 광주시장·안희정 충남지사·박준영 전남지사·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정 대표는 헌화 뒤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라면서 “국민의 위대한 선택을 받들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두번째로 묘역을 참배한 김두관 당선자는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정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편히 쉬십시오.”라고 했다. 이들을 맞이한 권양숙 여사는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자리잡은 것에 감사드린다. 잘 가꾸고 단단히 뿌리 내려 요지부동으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창구·김해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중앙정부 vs 野단체장 행정갈등 커지나

    ‘광역자치단체장 6(한나라당)대 10(야당 및 무소속), 기초단체장 82(한나라당)대 146(야당 및 무소속)’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당에 여당인 한나라당이 패하면서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 관계 정립에 관심이 모아진다. 광역자치단체만 해도 경남과 강원, 인천, 충북 등은 단체장이 한나라에서 야당으로 바뀌었다. 경우에 따라선 유기적인 협력 관계가 긴요한 두 주체 간 갈등이 높아질 수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간부회의에서 “정책환경이 조심스러워졌지만 행안부는 여전히 지방을 지원하는 중추부서”라고 강조하면서 “지방에서 직무대행 유지체제가 잘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행안부는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면서도 변화된 지자체 정치지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이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원활한 정책협조다. 시·군·구 통합 등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특히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은 여당 단체장 때에도 여의치 않았던 사안이다. 앞으로 재추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성남·광주·하남시 통합 역시 물 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광주시 외 두 개 시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외에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자전거길 등 녹색사업이나 지역일자리 창출 사업 등 각종 정책 우선순위를 놓고도 갈등을 빚을 소지는 다분하다. 한부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대외협력관도 “주요 사업에서 각 지자체 재량권은 크지 않지만 정책 우선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성장보다 사회복지, 분배를 강화하는 분위기가 강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행정은 기본적으로 법과 제도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결과로 크게 달라질 건 없다.”면서도 “지방행정 패러다임이 기존 행정관료 위주에서 바닥 민심을 좀 더 살피는 정치지향적으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 단체장 취임 이후 이뤄질 부단체장 인사는 중앙 정부와 새 단체장 간 관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보통 광역 시·도 기획관리실장과 행정부시장의 교체는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일부 광역 지자체는 부지사나 부시장을 자체 임명하려 하지만 중앙에서 내려가기도 하고, 최소한 협의를 통해 임명한다.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도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소속 공무원 징계를 놓고 입장 차이가 커질 공산이 높다. 행안부가 지난해 7월 전공노 집회와 관련, 징계 요구를 했지만 일부 야당 지자체에서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미룬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이들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지원 중단 등의 경고를 한 상태다. 새로 당선된 단체장 중 일부는 전공노 공무원 징계를 놓고 행안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감사원, 행안부가 적발한 비위 공무원 징계 입장에서도 온도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같은 사안을 두고 중앙 공무원은 파면까지 하는 반면 지방에서는 몇 달 정직 등 솜방망이 처벌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갈등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부처 안팎의 분석이다. 이선우 방송대 행정학과 교수는 “원칙론을 고수하는 행안부와 새 단체장 사이 갈등은 일정기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앙-지방 행정관계상 인사 운영 혼란이 장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강병규 행안부 제2차관은 이날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영상회의를 열어 지역화합 및 쇄신방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통보했다. 행안부는 또 민선 5기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자치단체별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수지원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화보] 당선자들 환희의 순간
  • [선택 6·2-전문가 진단] “안보위기 보다 안정 택해… 젊은층 변화욕구 읽어야”

    [선택 6·2-전문가 진단] “안보위기 보다 안정 택해… 젊은층 변화욕구 읽어야”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여당의 참패’와 ‘야당의 선전’으로 모아진다. 천안함 사건으로 불거진 북풍(北風)은 역풍으로 몰아쳤고 정권 견제론이 선거 막판에 맹위를 떨쳤다. 선거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보았다. ●강원택 숭실대 정외과 교수 천안함 사건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전쟁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20대와 30대가 군대에 동원돼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강원 역시 전쟁이 나면 격전지가 될 곳 중 하나이다. 지난 10년 동안 평화에 익숙했던 곳인데 갑자기 안보위기 상황이 조장되면서 안정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특히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높았는데, 그동안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고 권력의 오만함에 대한 반발과 견제심리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민심을 겸허하게 읽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끝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여권은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굉장히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독주로 밀어붙였는데 그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국민의 여론을 타고 더 크게 메아리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젊은층의 투표를 의미있게 봐야 한다. 386세대 이후 지금까지 20대는 비정치적이었다.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대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실업률 등 불안한 상황 속에서 소통의 기회가 위축됐고 이제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고 선거 이외에는 표현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20~30대가 줄줄이 투표장에 간 것이다. ●박호성 서강대 정외과 교수 천안함 사건을 두고 북풍을 야기시킨다고 우려했는데 완벽하게 종결된 문제도 아니고 많은 의구심을 갖게 했던 것이 선거에 역풍을 가져왔다. 이번 선거는 시기적으로도 이명박 정권의 임기 중반에 치러져 중간평가 성격이 매우 강했다. 현 정부에 대한 많은 불만들이 이런 식으로 표출됐다. 특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이 상당히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거는 심리가 진보진영 교육감에 대한 지지로 표출된 것이다. ●양승함 연세대 정외과 교수 천안함 사건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 상태로 현 정권을 밀어줬다가는 대북관계가 상당히 위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 국가안보와 안정을 원하는 심리가 천안함 사건으로 한때 여권으로 쏠렸지만 다시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심각해지고 중국도 쉽게 한국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 등 한반도가 위기상황으로 가는 것에 대해 더욱더 안정을 원한 것이다. 한마디로 현 정권에 대북관계가 큰 문제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 대한 견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정책을 좀더 융통성있고 신중하게 가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작용했다. 국민들은 위기상황이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조재목 한양대 특임교수 선거기간 내내 박빙지역으로 꼽혔던 인천·경남·강원·충남에서는 실제 투표결과 야권 후보들이 모두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초반의 젊은 야당 후보들이 여당 후보들에게 치열하게 맞대응했기 때문에 지지율이 높아졌다. 이는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경남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나라당이 당내 문제와 후보에 대한 두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김 후보는 지역토착 후보였고 경남에서 계속 출마했던 사람이지만,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는 중앙쪽에서만 활동하다 선거에 뛰어들어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현역 광역단체장들이었다. 여기에 맞서 젊은 야권 후보들이 선전을 한 것은 한나라당이 변화에 대한 욕구에 민감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택 6·2-정치권·청와대 표정] 수도권 선전에 “희망있다”

    [선택 6·2-정치권·청와대 표정] 수도권 선전에 “희망있다”

    2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 중앙당사는 축제 분위기였다. 텃밭인 호남지역 3곳을 제외하고도 강원과 인천 지역, 그리고 서울에서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당직자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터뜨리며 “민주당, 민주당”을 크게 외쳤다. 민주당 당직자들의 박수와 환호는 오후 6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부터 터졌다. 한광옥 공동선대위원장 등 결과 발표 30분 전부터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 나와 긴장된 표정으로 TV화면을 지켜보던 이들은 발표 직후 얼굴에서 반가운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전북 진안에서 투표를 하고 오후 8시쯤 올라온 정세균 대표도 “당락을 떠나 투표율이 높다는 것과 우리가 절대 열세인 지역에서도 선전했다는 것은 민심이 이 정권에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전한 강원과 인천 지역은 애초 여론조사에서는 열세로 판단되던 곳이었다. 하지만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 각각 6.6%포인트, 6.8%포인트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후 개표 과정에서도 선전은 계속됐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빙의 접전 중에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앞서가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은 애초 한나라당이 압승을 예상하던 곳이었으나 출구 조사 결과 경합인 것으로 나타나자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희망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충남·북 지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지역에서도 모두 민주당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민주당은 결과에 따라 7개 광역단체, 또 여기에 서울까지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선거 내내 외치던 ‘정권 심판’의 힘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예년보다 높은 투표율에 기대를 걸고 격전지의 투표율을 숨죽여 지켜봤다. 선거대책위원회도 주말동안 ‘북풍’의 위력이 떨어지고 ‘견제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으로 조심스럽게 역전승을 기대했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선택 6·2] 민주, 광역 최대 8곳 승기

    2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지기반인 호남은 물론 수도권의 인천시장과 강원·충북도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 아울러 충남도지사 선거에서도 승리가 유력시된다. 민주당은 또 민심의 척도 역할을 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3일 새벽 1시30분 현재 앞서면서 당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많게 잡으면 8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또 서울의 25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21곳에서 승리를 굳히며 4년 전 한나라당에 당한 전패(全敗)의 아픔을 설욕하는 등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수도권 ‘빅3’ 중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만 승리를 확정지었고,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5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는 등 모두 5곳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6곳에서 승리하는 셈이어서 사실상 민주당에 밀렸다. 자유선진당은 대전시장 한 곳에만 당선자를 냈다. 무소속은 경남과 제주 등 2곳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새벽 1시30분 현재 중앙선관위원회 개표 결과 전국 228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89곳을 석권, 74곳에 그친 한나라당을 눌렀다. 자유선진당은 충청권에서 14곳을 차지했고, 민주노동당은 인천 동구와 남동구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기초단체장을 내는 성과를 올렸다. 미래연합과 국민중심연합이 각각 1곳을 차지했다. 무소속 후보들도 전체의 16.7%인 38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47.5%를 득표, 46.8%의 오세훈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경기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52.8%를 득표, 47.2%에 그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의 추격을 저지했다. 인천시장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8.0%포인트 차로 눌렀다. 강원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53.1%의 지지를 얻어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를 6.2%포인트차로 눌렀다. 충남에선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에 1.2%포인트차로 당선권에 근접했다. 경남은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3.2%포인트차로 따돌렸다. 무소속끼리 격돌한 제주에선 우근민 후보가 현명관 후보를 0.8%포인트차로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4.5%를 기록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막판 부동표에 달렸다” 지도부 수도권 총력전

    6·2 지방선거 전날인 1일 여야 지도부는 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도권에서 막판 부동표 잡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회의에서 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전(前) 정권을 심판하고 한나라당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미래준비 세력이냐, 과거회귀 세력이냐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면서 “국가 미래는 어찌 되더라도 상관없이 자신들의 과거 영화를 되살리는 데만 골몰하는 야당에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도권 3곳 석권’이라는 목표를 향해 선거운동 마지막날의 첫 유세지로 인천을 찾아 송영길 후보를 ‘비리 후보’로 몰아세웠다. 정 대표는 인천 부평 영아다방 사거리 유세에서 송 후보를 겨냥, “상대편 후보는 비리, 추문으로 얼룩져 있다. 받아서는 안 될 돈을, 그것도 잘되는 기업이 아니고 바로 문 닫기 직전인 기업으로부터 받았다. 법률 이전에 도덕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퍼부었다. 정병국 사무총장도 “송 후보측에서 자신의 베트남 성접대 관련 의혹을 인터넷에 게재한 네티즌들을 고발했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이어 “송영길 후보가 고발한 글들은 평화민주당 백석두 후보가 공식 제기한 내용이다.”면서 “송 후보는 더 이상 힘없는 네티즌을 고발할 게 아니라, 백 후보가 제기한 성 접대 의혹이 사실인지 인천시민들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해 양천과 동작에서 유세를 벌인 데 이어 밤에는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피날레 유세에 참여, 서울지역 압승에 쐐기를 박았다. 야당은 밀리고 있는 서울에서 대역전극을 기대하며 하루 종일 서울에 매달렸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 등 야권 지도부들과 함께 서울에서만 합동유세를 벌였다. ‘전쟁이냐 평화냐’를 외치며 정권심판론’ 확산에 주력하는 한편 야권의 ‘숨은 표’를 가진 젊은층의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정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심판과 투표참여 기자회견’에서 “국민 심판의 기운이 봇물처럼 터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하는 민심이 반영되도록 꼭 투표소에 나가야 한다.”고 유권자들을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국민을 무시하고 자연 앞에 오만하고 생명을 파괴한다.”면서 “오만한 권력을 심판하고, 젊은이들의 꿈을 되찾기 위해서는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비판할 자격도, 일자리를 요구할 자격도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투표에 참여해 경제도 안보도 무능한 이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은 “젊은이들의 한표 한표가 오늘의 삶 뿐 아니라 50년 뒤의 삶까지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면서 “한나라당을 찍으면 1등만 기억하는 사회, 승자만 지원하고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사회가 될 것이고 한명숙 후보를 찍으면 전체를 배려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이어 지하철2호선 당산역과 합정역, 신촌기차역, 광화문 광장 등을 돌며 합동 유세를 계속했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동대문 두산타워 앞에서의 유세를 끝으로 ‘D-1’을 마무리했다. 주현진 유지혜기자 jhj@seoul.co.kr
  • “경남·충북·강원은 까봐야 안다”

    “경남·충북·강원은 까봐야 안다”

    6·2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최종 판세를 점검하며 각자 유리한 예상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텃밭을 제외한 10곳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민주당도 16곳 중 6~8곳에서 선전을 예상했다. 선진당도 텃밭인 충남과 대전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여야 모두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과 세종시 수정 문제가 걸린 충청권의 승패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는 데 이견이 없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3곳과 접전 중인 경남, 충북, 강원 3곳, 그리고 텃밭인 영남 4곳 등 총 10곳에서 이기면 압승이라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인 정병국 사무총장은 “수도권 3곳과 지역 특색이 강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승리할 것”이라며 16곳 중 10곳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수도권 중 서울과 경기는 낙승이고, “인천은 민주당이 많이 따라왔으나 그래도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3곳 중 2곳에서만 이겨도 승리라는 평가다. 수도권 2곳을 포함해 최소 7곳에서만 이겨도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도 견지했다. 접전지인 경남, 충북, 강원 3곳은 솔직히 “까봐야 안다.”며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충청권은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한 주민 투표의 성격을 띠는 만큼 충북 한 곳은 지켜내야 한다. 여론조사상 앞서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특유의 충청 민심을 감안할 때 안심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경남은 한나라당의 전통 텃밭인 데다 친이계 후보를 내세운 곳인 만큼 패배할 경우 치명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달곤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노풍의 영향까지 받았다며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저력을 평가하고 있다. 친박 정서가 강한 지역인 만큼 친이에 대한 반감이 표로 연결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강원의 경우 선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따돌리는 듯했으나, 주말을 거치며 초접전지로 분류됐다며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본부장인 이미경 사무총장은 “16곳 중 최소 6~8곳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가운데 인천은 경합우세로 분류했고, 서울과 경기는 지지표의 결집이 이뤄지고 있어 박빙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대역전을 기대했다. 충청권의 경우 ‘충남 우세, 충북 경합’으로 분석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3곳을 제외하고, 수도권 2곳과 충청권 2곳에서 이기면 압승을 주장할 수 있다. 현재 뒤지고 있는 서울에서 역전할 경우 이번 선거 최대 승자가 된다. 반면 수도권과 충청권 중 3곳 이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사실상 패배다. 수도권 3곳 모두 잃을 경우 참패로 간주된다. 최근 심상정 후보가 사실상 단일화에 참여한 경기 지역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총장은 유시민 후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합당 노력을 할 것이다.”며 민주당 표에 대한 지원 사격에도 총력을 쏟았다. 또 “심 후보의 사퇴와 지지표명 이후 한나라당 후보가 유세에서 연일 거짓말과 협박성 발언을 일삼는 것으로 볼 때 단일화 효과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반타작만 해도 여야 각각 승리로 간주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66곳 중 31곳을 우세로 봤다. 그중 서울은 접전지를 포함해 25곳 중 18~20곳까지도 이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2006년 당시 수도권 66곳 중 1곳만 건졌지만 이번에는 50%까지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서울에서는 성동·동대문·강북·서대문·마포·금천·동작·관악·강동 등 9곳을 이기는 접전 우세지역으로 분류했다. 글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사진 이호정 안주영기자 hojeong@seoul.co.kr
  • [지방선거 D-5] 서울·경기·인천 여론조사 지지율 4년전과 비교해보니

    [지방선거 D-5] 서울·경기·인천 여론조사 지지율 4년전과 비교해보니

    데자뷔(Deja-vu·기시감·旣視感)인가. 6·2 지방선거 수도권 광역후보들의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과 그 추이가 4년 전 5·31 선거 때와 놀랍도록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오세훈(서울)·김문수(경기)·안상수(인천) 후보가 지금은 여당 후보로 신분만 바뀌었을 뿐이다. 한나라당은 야당이던 2006년에는 야당의 단골 메뉴인 ‘정권 심판론’으로 선거판을 휩쓸었다. 이번에는 천안함발 ‘북풍’이 야당이 제기한 모든 이슈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선거 결과는 반복되는 것일까. 아니면 4년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 서울 오세훈 6·2 지방선거 D-7이었던 지난 26일 서울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은 51.6%를 기록했다. 시간을 4년 전으로 돌려보자.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D-7 여론조사(갤럽-조선일보)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은 51.8%였다. 0.2%포인트차. 여론조사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똑같은 수치다. 상대는 과거와 현재 모두 친노 핵심 여성이란 공통점이 있다. 5·31 선거 때는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후보(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이번에는 노 전 대통령 당시 총리를 지낸 한명숙 후보(민주당)와의 대결이다. 조사 결과 중도층과 40대가 오 후보 쪽으로 쏠렸다는 점, 성 대결임에도 한 후보와 당시 강 후보에게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기대하는 만큼의 여풍이 불지 않은 점도 같다.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이번 선거에선 역대로 나타난 ‘여당 참패, 야당 전승’ 구도가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당에 유리한 이슈인 정권심판론, 무상급식, 4대강 사업반대 등이 천안함발 북풍에 휩쓸린 데다, 교육과 복지로 압축된 서울시장의 정책 경쟁에선 한 후보가 도리어 밀리면서 부동층이 한나라당 쪽으로 결집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조사 결과 무상급식이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라고 꼽은 응답층에서조차 오 후보(50.0%)에 대한 지지가 한 후보(29.6%)를 압도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한 후보는 오 후보의 지난 4년 시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고, 이는 손쉬운 경선 과정과 겹쳐지면서 비전과 정책적 역량을 갖춘 ‘준비된 후보’란 점을 부각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중도층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민주당이 20~30대를 투표장으로 끌어낼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현재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40대 이상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20~30대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대별 대결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의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연령대와 투표율은 비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정기남 본부장은 “2006년 당시 야당인 오 후보가 실제 선거결과에서 ‘숨은 야당표 10%’를 건졌다.”면서 “한 후보의 “‘숨은 10%’는 20~30대가 투표에 대거 참여할 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경기 김문수 재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는 4년 전 5·31 지방선거에서 59.7%의 득표율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진대제 후보를 눌렀다. 진 후보의 득표율은 30.8%에 머물렀다. 당시 선거 10일여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와 비슷한 지지율을 얻었다. 2006년 5월21일 실시된 조선일보-갤럽 조사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은 44.0%였고, 진대제 후보의 지지율은 24.1%였다.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가 지난 24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똑같이 44.0%의 지지율을 보였다. 현재 김 후보의 경쟁자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민주당 등 야 4당 단일후보)의 지지율은 29.3%로 4년 전 진 후보 지지율보다 약간 높다. 4년 전 갤럽 조사 당시 김 후보는 20~30대에서만 진 후보에게 약간 밀렸고, 최근 서울신문 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같은 연령대에서 유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도 4년 전과 같은 결과가 나올까. 현재 추세대로라면 4년 전 격차까지는 아니어도 유 후보가 판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노령층의 결집력이 4년 전과 똑같아 유 후보가 진보층과 20~30대 유권자를 모두 끌어안고 부동층까지 흡수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유 후보가 천안함 조사 발표 직전 ‘어뢰에 의한 공격은 소설’이라고 말해 오히려 방어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천안함 영향으로 50대 이상 유권자들과 주부·자영업자의 투표 의향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와의 마지막 단일화를 배제할 수 없고, 너무 노골적으로 북풍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돼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인천 안상수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가볍게 재선에 성공했다. 영남의 한나라당·호남의 민주당 후보들처럼 일부 여론조사에서 ‘배제’될 정도로 그의 재선은 확실시됐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허겁지겁 자민련 출신의 배기선 전 인천시장을 영입할 정도로 약했다. 그러나 안 후보가 3선의 꿈을 이룰지는 불투명하다. 정권심판론과 차세대주자론이 결합된 민주당 송영길 후보(야 4당 단일후보)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선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 민심과 지방재정 악화 등 지역 이슈도 불리한 변수다. 2006년 5월21일 실시된 조선일보-갤럽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48.9%의 지지율을 보였고, 최 후보는 17.0%에 머물렀다. 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65.6%나 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 초반에는 안 후보와 송 후보가 줄곧 오차 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였다. 선거운동 시작 전 민주당은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호남을 제외하고는 송 후보의 당선을 가장 높게 봤다. 그러나 최근 천안함 조사결과가 나오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저울추가 안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24일 실시된 서울신문-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44.2%, 송 후보의 지지율은 31.8%였다. 인천이 천안함 침몰 지역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민심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일단 “한나라당이 송 후보에게 네거티브 공세를 집중하는 것은 그만큼 송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미진한 송도신도시, 구도심 황폐화, 시 부채 증가 등 지역 고유 이슈도 안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북풍이 너무 거세 지역이슈가 중앙의 정치이슈를 넘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안 후보가 북풍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 (3) 인천

    [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 (3) 인천

    6·2 지방선거를 앞둔 인천의 표심(票心)은 송도신도시 개발, 경제자유구역 개발, 옛 도심 재생사업, 2014년 아시안 게임 등의 성공 가능성을 민선 5기 광역단체장 선택의 기준에 올려놓고 있다. 8년간의 시정 경험을 앞세운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안정적인 시정운영론’으로 3선의 꿈을 다지고 있다. 3선 의원으로 중앙정치 경험을 내세운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안 후보의 개발 과욕에 따른 재정위기론으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두 후보의 한판 승부가 인천을 ’수도권 빅3’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달궈놓고 있다. 여기에 진보신당 김상하·평화민주당 백석두 후보도 인지도 넓히기에 한창이다. 22일 격전지 인천을 찾아 표심을 훑어봤다. ●경제자유구역·亞게임 등 성공해야 안 후보의 풍부한 시정 경험은 3선 고지 점령을 위한 장점이면서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장기 집권에 따른 반감과 각종 개발사업들에 대한 피로감이 송 후보의 맹추격을 허용하는 소재가 돼 있었다. 연수구에 사는 회사원 김영훈(39)씨는 “안 시장이 시정을 맡은 8년 동안 영종도, 청라지구, 송도 등 인천 곳곳이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면서 “신도시, 경제자유구역을 표방한 송도도 결국은 전부 아파트만 들어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중앙정치 경험이 풍부한 송 후보를 시장으로 뽑아 인천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52)씨는 “안 후보가 시장 재임기간 동안 개발이니, 외자유치니 하면서 정작 서민들과 거리를 두면서 민심을 많이 잃었다.”면서 “송 후보가 예뻐서 지지하는 게 아니라 안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그쪽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안 시장이 고가의 구형 카드결제기를 택시기사들에게 떠안겼다.’, ‘안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 비협조적이었던 택시업계부터 손을 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개인 택시 영업에 저해되는 인천 콜택시 출범, 개인 택시 증차 문제 등과 연계된 개인택시업계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논현동에 사는 주부 최모(62)씨는 “대규모 사업이 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새 사람을 뽑아 놓으면 업무파악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일관성도 떨어지지 않겠느냐.”면서 “큰 무리 없이 8년 동안 해왔으니 잘 마무리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회사원 홍모(42)씨도 “안 시장 재임기간 동안 인천 자산가치가 3배나 늘고 경제자유구역도 유치했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야당 후보보다는 능력이 입증된 후보를 뽑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토박이보다 충청·호남출신 많아 외지 출신이 많은 지역 특성이 빚어낸 지역주의 선거 행태도 박빙 승부의 긴장감을 부추기는 한 요소다. 인천은 토박이보다 충청과 호남 출신이 더 많은데, 안 후보는 충남 태안이 고향이고, 송 후보는 전남 장흥 출신이다. 원적이 충남이라고 밝힌 부평 청과물시장 상인 김모(40)씨는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지만 그래도 하던 사람이 해야지 않겠느냐.”며 안 후보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전남 순천 출신인 택시기사 이모(54)씨는 “안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세계도시축전도 결국 실패했는데 다른 사업들도 그 꼴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인천의 경우 호남보다 충남 출신이 많은데 안 후보의 이런저런 실패에도 충청권이 그의 3선을 밀게 뻔하다.”고 말했다. 인천에 산 지 20년째라는 대구 출신의 구두수선공 최진건(60)씨는 “선거 때만 되면 지역주의 때문에 몰려 다니고, 어느 지역 출신 인물이 되더니 아랫도리까지 전부 그 지역 출신들로 채워졌다는 소릴 들으면 투표고 뭐고 생각이 싹 가신다.”며 지역주의 선거 풍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지방선거 D-15] 여론조사로 본 전국 판세

    [지방선거 D-15] 여론조사로 본 전국 판세

    야권의 광역단체장 단일후보가 속속 등장하면서 6·2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경기는 여당 후보가 여전히 앞서지만 야당 후보들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형국이다. 경남과 충남에서는 야당 후보들이 근소한 차로 역전했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인천, 대전, 충북,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는 제주는 접전 양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 인천 : 안상수·송영길 오차범위내 혼전 ●서울-오세훈·한명숙 적극투표층 접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우세가 여전하다. 그러나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 4당의 단일후보가 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양상이다. 두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는 한 후보가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 점점 벌어져 ‘오세훈 대세론’이 뜨는 분위기였다. 지난 6~7일 실시된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 52.9%, 한 후보 31.8%로 21.2%포인트나 차이가 났었다. 하지만 13~17일 실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49.7%, 한 후보가 32.3%로 17.4%포인트 차이가 났다. 15일 실시된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조사결과 격차도 각각 11.9%포인트, 16.3%포인트였다. 아직 대세론이 완성된 게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지난 14일 ARS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와 한 후보 간 격차가 11%포인트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 측은 “현 정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바닥 민심이 강하게 형성돼 조만간 오차 범위 내로 접근하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 측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역전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바짝 긴장하고 있다.”면서 “유시민 후보가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 후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서울의 보수세력도 향후 결집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유시민 단일화땐 김문수와 박빙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단일화하기 전에 서울신문이 유 후보를 단일후보로 가정하고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 맞세웠을 경우 지지율은 김 후보 42.2%, 유 후보 31.3%로 10.9%포인트 차이였다. 지난주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10.3%포인트,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12.2%포인트로 비슷하거나 오히려 벌어졌다. 그런데 한겨레가 실시한 조사는 김문수 44.9%, 유시민 36.6%로 격차가 8.3%포인트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가 막판 단일화에 응할 경우를 가정한 가상대결에선 김 후보가 46.2%로, 41.9%를 얻은 유 후보에게 불과 4.3%포인트 차이로 근접 추격을 허용했다.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유 후보에게 6%포인트 앞섰으며, 양자 구도 시에는 격차가 더 좁혀졌다. 김 후보 측은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여전히 15%포인트 정도 앞선다고 보고 있다.”면서 “단일화 효과가 소문보다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후보 측은 “이런 추세로 격차가 좁혀지면 선거에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맞섰다. ●인천-정책대결이 승부 변수로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 모두 앞서고 있는 한나라당이 가장 긴장하는 지역이 인천이다. 야권이 일찌감치 민주당 송영길 후보로 단일화돼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송 후보가 이른바 친노 진영의 인물이 아니어서 서울이나 경기보다 노풍(風)의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건전성이 악화된 시의 재정 상태나 송도신도시 문제 등 정책대결이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신문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가 40.2%, 송영길 후보가 32.3%로 조사됐다. 조선일보의 조사에서도 안상수 44.0%, 송영길 33.8%로 격차가 비슷하게 나왔다. 한겨레 조사에서는 안상수 45.2%, 송영길 39.5%로 5.7%포인트로 좁혀졌다. 안 후보 쪽은 “시장 3선을 통해 지역문제와 정책을 연속적으로 이어가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송 후보 쪽은 “20~40대 지지율에서 상대 후보에 우위를 보이고, 단일화로 부동층을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충청 : 대전 선진 염홍철 1위… 박성효 추격 대전시장 선거 초반 판세는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의 추격이 거세다. 민주당 김원웅 후보 역시 20%안팎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거리는 있지만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4년전 선거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피습사건 여파로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염 후보가 국책사업 유치 실패 등 박 후보의 정치력 부재를 질타하며 초반 판세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박 후보는 염 후보의 잦은 당적 이탈을 ‘철새 정치인’으로 꼬집고 4년만의 리턴매치에서 연승을 노리고 있다. 충청남·북도지사 선거는 현역프리미엄과 충청 기득권 세력에 대한 민주당 후보들의 맹추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충북지사 선거에선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현역프리미엄을 앞세워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오차범위 안까지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10%포인트이상 벌어졌던 초반 판세를 흔들어 이 후보가 15일 한겨레신문 여론조사에선 3.2%포인트차까지 차이를 좁혔다. 충남지사 선거 역시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의 초반 우세를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뒤집고 있는 양상이다. 급기야 동아일보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에선 처음으로 안 후보가 박 후보를 5.1%포인트로 역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가 15% 안팎의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며 선전, ‘박상돈-안희정’ 구도의 2강 1중 체제의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영남 : 경남 與 이달곤·무소속 김두관 백중세 부산시장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가 일찌감치 시작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김정길 후보와의 격차를 10%포인트이상 벌려 놓으며 안정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김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라는 점과 함께 오는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를 전후로 역전을 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는 한나라당 김범일 후보가 6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안정권에 진입해 있다. 민주당 이승천 후보가 10%를 약간 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선전하지만 여당 텃새를 꺾기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달곤·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맞붙은 경남지사 선거는 전·현 정권 출신 행정안전부 장관의 격돌, 친이(親李) 대 친노(親)의 대결로 이번 지방선거 최대 흥행카드로 급부상했다. 더구나 흥행 격돌답게 초박빙 승부를 이어가며 박진감을 더해가고 있다. 16일 공개된 동아일보와 한겨레신문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1승 1패를 주고 받았다. KBS가 지난 3~5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후보가 4.5%포인트차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 근소한 우세를 보여 선거 당일 표심에 따라 최종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북지사·울산시장 선거는 다소 싱거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경북지사 후보인 한나라당 김관용 후보가 민주당 홍의락 후보와 민주노동당 윤병태 후보, 국민참여당 유성찬 후보를 한 자릿수로 묶으며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박맹우 울산시장 후보 역시 민주노동당 김창현·진보신당 노옥희 후보와의 격차를 30.5%포인트 벌려 놓은 상태다. 다만 김 후보와 노 후보의 후보 단일화가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남아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호남 : 민주 강운태·김완주·박준영 선두 질주 민주당 텃밭인 호남권 지방선거는 뜨거운 선거바람에서 한발짝 비켜나 있는 듯하다. 워낙 민주당 후보들의 초반 강세가 뚜렷해 싱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다만 군소 후보들이 민주당의 텃밭을 얼마나 공략해 낼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광주시장 후보로 6명이 난립한 가운데서도 국회의원 배지까지 떼어 놓고 나온 민주당 강운태 후보의 독주가 압도적이다. 이에 맞선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인 한나라당 정용화 후보가 20%대 지지율을 목표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참여정부 때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국민참여당 정찬용 후보의 득표율도 관심 대상이다. 전북지사 선거는 현 지사인 민주당 김완주 후보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정운천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다. 70%대에 가까운 지지율이 단연 압권이다. 전남지사 선거 역시 3선을 노리는 민주당 박준영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대식 후보, 민주노동당 박웅두 후보, 평화민주당 김경재 후보가 출사표를 냈지만 박준영 후보의 3선 저지까진 역부족으로 보인다. 광주·전북·전남 선거에서는 당락보다는 어느 후보가 득표율을 얼마만큼이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은 이번 선거에서도 불변의 공식으로 남을 전망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강원·제주 : 강원 이계진·이광재 지지율차 한자릿수 18대 국회의원 간 격돌로 주목을 끈 강원도지사 선거에선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의 초반 우세 속에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지역구인 강원 내륙권 지지기반을 발판으로 역전을 벼르고 있다. 이달 초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격차가 최근 한자릿수로 좁혀진 게 이광재 후보에게는 고무적이다. 최근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 후보가 된 ‘유시민’ 바람이 강원지사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포인트다. 제주지사 선거는 무소속 열풍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계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한나라당계 무소속 현명관 후보를 따돌리며 선두탈환에 성공했다. 현 후보가 최근 동생의 금품 살포 의혹에 휘말려 한나라당 공천이 취소된 틈을 우 후보가 막강한 조직력으로 파고든 결과다. 뒤를 잇고 있는 민주당 고희범 후보와 무소속 강상주 후보도 만만치 않은 추동력을 바탕으로 추격에 가세했다. 두 후보 역시 20%대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유하고 있어 선거 막판 대역전극을 벼르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선택 2010 지방선거 D-50] 北風·韓風 등 곳곳에 변수 잠복… 표심 안갯속

    [선택 2010 지방선거 D-50] 北風·韓風 등 곳곳에 변수 잠복… 표심 안갯속

    6·2 지방선거의 판도가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세종시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선거현장을 삼킬 듯했지만, 천안함 침몰과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선고로 선거 쟁점과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구도 승패와 유불리를 점칠 수 없는 긴장감이 선거판을 뒤덮고 있다. 주요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① 천안함사고 파장 안보선거 재연 vs 오히려 역효과 정치권은 요즘 천안함 침몰과 선거와의 관계를 언급하기를 꺼리고 있다. 그만큼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야당은 이른바 ‘안보 선거’가 재연될까 지레 놀라는 눈치다. “정부·여당이 확인도 안 된 상황에서 북한을 침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하는 데에는 그같은 움직임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1차적인 조사 결과는 6월 지방선거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에 따라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침몰의 원인이 암초 충돌이나 내부 폭발 등 북한 이외의 것으로 밝혀지면 여권은 크게 곤란해질 수 있다. 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야당은 진작부터 현 정권의 안보시스템이 문제를 드러냈다고 공격해 왔다. 문제는 북한이 관련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때이다. 정국은 야당의 우려대로 ‘안보 국면’으로 급격히 조성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안보 선거’로 이어질지는 점치기 어렵다. 12일 몇몇 여권 인사들은 “안보 문제, 대북 문제로 선거에서 재미보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들은 2000년 16대 총선을 사흘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 성사’가 발표된 것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 사실을 예로 들고 있다. 2007년 10월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 사이의 정상회담도 두달 뒤인 17대 대통령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천안함 침몰은 인명 피해 등 과거에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엄중한 상황이라는 점이 그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일부에서는 “침몰 원인이 북한이라는 점이 확인만 되면,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국민적 공분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의 계획적인 공격에 의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이런 공분이 강력한 대북 대응을 요구하면서 정치권에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과정에서 사회는 대북 대응의 수위와 방법을 둘러싸고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된다. 표심(票心)은 사회적 압력과 갈등이 어느 선에서 형성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수가 집결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만, 극단적인 ‘충돌’이 우려되면 일부는 반대쪽에 설 수도 있다. 진보는 한쪽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립 성향의 표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휘둘릴 수 있다. 이처럼 복잡한 방정식이기 때문에 어떤 전문가들은 “상상하기 싫다. 차라리 ‘영구 미제 사건’으로 끝나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을 놓고 각 당은 유리한 판세 조성을 위해 다각도의 대비 논리를 세워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한쪽이 선거 구도에 불리함을 느끼면 천안함을 ‘선거 공학’으로 사용할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② 한명숙 무죄 판결 與 “약효 오래 안가”… 野 폭풍의 핵 기대 6월 지방선거에서 최대 승부처가 될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폭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인 5월23일은 지방선거를 불과 열흘 남겨둔 시점이어서 ‘맞상주’격이었던 한 전 총리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본격 선거전이 진행될수록 ‘한명숙 바람’이 민주당의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전 총리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번 사건은 저 개인이 아니라 민주당과 민주진영 전체에 대한 정치탄압이란 측면에서 이 사건의 파고를 넘지 못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도 저를 지탱해주셨고, 국민도 제 손을 잡아줬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검찰이 한 전 총리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새로운 혐의를 잡고 ‘설욕전’을 벼르고 있는 것이 변수다. 사건의 최종 결론과는 상관없이 선거일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한 전 총리는 물론 측근에 대한 소환조사, 압수수색 등이 계속된다면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미 지난 재판 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클린 이미지’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제 와 물러설 수 없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한 전 총리를 대신할 만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무죄 판결 이후 검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검찰이 기소를 강행하더라도 해볼 만한 싸움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이 새롭게 시작된 검찰 수사를 ‘표적수사’로 규정하고 이에 응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한 전 총리 역시 의총에서 “이제 정치검찰의 법정에 서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과 함께 국민의 법정에 서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은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한 전 총리의 도덕성을 공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와 별도로 ‘브랜드 정책’을 앞다퉈 발표해 무죄 입증으로 선거운동을 대신 하고 있는 한 전 총리와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한 무죄판결의 약효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경선이나 본선 과정에서 TV토론 등을 통해 각 후보의 구체적인 정책이나 콘텐츠가 드러나면 한 전 총리가 누리고 있는 거품 효과가 사그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③ MB정책-세종시·4대강 與 “찬성여론 확산” vs 野 ‘정부 심판론’ 당초 이번 지방선거에서 ‘태풍의 눈’이었던 세종시가 현재로서는 천안함 침몰에 일부 가려진 모양새다. 한나라당 내 친이(親李) 주류 쪽에서도 세종시 수정법안의 4월 국회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들 하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이명박 정권의 ‘대표 정책’이라는 점에서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민심을 가르는 정책 현안으로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유선진당은 자유선진당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계속 불씨를 지피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세종시,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의 ‘이해당사자’를 자임하며 계속 여권을 공격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최근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을 꾸준히 펴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수도분할 불가’라는 논리가 먹히면서 여권의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수성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4대강 사업 문제로는 여권이 분명한 열세다. 일부이긴 하지만 불교에 이어 천주교계와 기독교계까지 반대에 가세했다. 환경 파괴의 대표적 토목공사로 지목됐다. 상황 관리의 실패다. 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은 4대강 사업과 세종시를 묶어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실패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 ‘정부 독주에 대한 심판론’으로 연결시키는 분위기다. 올 초만 해도 세종시 문제가 워낙 거대해 4대강 사업은 쟁점으로 자리잡기 어려웠던 점을 생각하면 여권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다만 일률적인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12일 “4대강 사업 지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곳에서는 오히려 집권 여당에 우호적인 표심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경과 지역 개발의 문제와 연관된 만큼 4대강 소외 지역에서는 여당에 비판적인 민심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④ 야권후보 단일화 텃밭 호남 등 민주당 양보가 변수 야권은 한나라당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지방자치권력을 견제하려면, 후보 단일화로 ‘1대1 구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5+4 선거연대’가 출범했지만, 각당의 이해관계가 얽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선거연대의 성사는 ‘맏형’격인 민주당이 기득권을 얼마나 양보하느냐에 달려있다. 경기지사 후보 선출에서는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서는 형국이다. ‘유시민 효과’를 견제하려고 내세웠던 ‘정당 지지도 및 비호감도 조사’ 등을 포기하고, 국민참여당에서 주장하는 ‘여론조사에 따른 단일화 후보 선출’ 방식을 상당 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미 다른 야당에 내주기로 한 기초단체장 지역을 재조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명목은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 이길 ‘본선 경쟁력’이 우선이라는 것이지만, 해당 지역 출신인 비주류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을 양보할지도 변수다. 다른 야당들은 실제로 야권 단일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선거연합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해 호남 기초단체장 일부를 내놓으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호남 지역 의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민주당 협상 대표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서울·경기 지역을 잘하면 되지, 왜 호남까지 내놓아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협상에서 빠진 진보신당이 야권연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회찬 대표(서울시장 후보)와 심상정 전 대표(경기지사 후보)를 고려한 ‘빅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민주 드높던 공천개혁 용두사미로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정세균 대표가 공천 개혁 카드로 뽑아들었던 시민참여배심원제가 용두사미로 끝날 전망이다. 배심원제는 외부 전문가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전문 패널과 후보자의 토론을 지켜본 뒤 투표로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지역에 자기 세력이 없는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제도다. 당초 민주당은 전체의 30%에 이르는 전략공천 범위 내에서 이 제도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배심원제가 확정된 곳은 대전·광주시장 등 광역 2곳과 서울 은평구·강서구, 경기 오산시·화성시, 인천 남구·연수구, 광주 남구, 전남 무안·여수, 전북 임실, 충북 음성 등 기초 11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은평구처럼 국회의원이 2명 이상인 복합선거구와 광주에서는 배심원제와 당원 전수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키로 했다. 대전은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해 김원웅 전 의원만 남게 돼 경선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텃밭인 호남에 집중적으로 배심원제를 적용,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겠다던 지도부의 의지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빛을 잃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원 경선의 폐해와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배심원제가 기득권자들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비주류 의원들은 “열심히 지역을 관리해온 후보를 배척하는 게 공천 개혁은 아니다.”고 맞선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추가로 배심원제를 택할 지역은 사실상 없다.”면서 “그나마 광주에서 흥행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신경전도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23일 밤에 만나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입씨름을 했다. 지도부는 정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지난해 재·보선에서 자신을 돕지 않은 지역 인사들을 배척할 것으로 보고 전략공천을 고려했고, 이에 정 의원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정 의원이 포용력을 발휘한다는 선에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선 후보까지 지낸 중진과 당 대표가 지역의원 공천 문제로 격돌하는 양상은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정 의원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지만, 전주 덕진구 지역위원장은 계속 공석으로 남겨 놓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나라-민주당 ‘삐걱삐걱’

    한나라-민주당 ‘삐걱삐걱’

    ■한나라 한나라당이 6·2지방선거 90일 전인 4일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를 출범시키려다 실패했다. 당초 당 지도부는 당협위원장 12명과 외부인사 3명으로 구성된 중앙당 공심위를 이날 발표하고 선거 체제를 가동하려 했다. 하지만 친박·친이 간 일부 이견과 당사자들의 반발로 발표 자체를 다음 주로 미뤘다. 당 지도부가 친박계와 당사자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공심위원을 내정한 것이 화근이 됐다. ‘D-90일’의 분위기는 다소 김이 빠졌지만, 그렇다고 중앙당 공심위 출범이 삐걱거린 것이 그다지 치명적일 것 같지는 않다. ●기초단체장 공천 대충돌 예상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공천권은 당헌·당규상 시·도당에 거의 넘어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시절 ‘제왕적 총재’의 권한을 분산하겠다며 도입한 제도다. 중앙당 공심위는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는 시·도당 공심위가 공천을 의결하면 바로 중앙당 최고위원회로 넘어가며, 최고위원회의 형식적인 추인을 거쳐 최종 확정하는 구조다. 중앙당 공심위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전략 공천 지역 선정 정도만 중앙당 공심위가 간여한다. 때문에 향후 공천을 둘러싼 당내 파워게임은 각 시·도당 공심위로 분산돼 지역별로 펼쳐질 전망이다. 중앙당 공심위원으로 내정된 한 친박계 의원이 “시당 공심위원을 맡겠다.”며 자리를 거절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친이·친박계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 경쟁을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기고 있다. 이번에 전국적인 ‘세포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면 다음 세(勢) 대결에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생사(生死)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특히 기초단체장 공천 문제로 친이·친박 간 대충돌이 예상되기도 한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역 민심을 탐방한다는 취지로 중앙당 사무처 및 16개 시·도당 당직자 260명을 3개조로 나눠 1박2일 일정의 워크숍을 시작했다. ■민주당 6·2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한 뒤 권토중래를 노리는 인사들이 많은 데다, 민심이 현 정권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예비후보들도 있다. 호남과 수도권 등에서는 당내 후보 경쟁률이 5대1 이상이다. 지난 3일 입당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과 차성수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 참여정부 인사나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지방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는 ‘하방(下方)’에 나서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허리를 맡았던 386그룹은 지방선거를 총괄하며 중앙당 핵심으로 떠올랐고, 집단 세력화도 꿈꾸고 있다. ●우근민·정동일 입당 논란 그러나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주류·비주류 간 힘겨루기, 경선 방식을 둘러싼 잡음, 지도부의 구심력 부족, 진보세력과의 선거연합 지지부진 등으로 오랜만에 맞이한 ‘정치 특수’를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성희롱 파문과 선거법 위반으로 지사직에서 중도하차했던 우근민 전 제주지사를 영입한 것에 시민단체와 여성계가 반발하고 있고, 한나라당 소속이던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의 입당은 ‘철새’ 논란을 빚고 있다. 지도부가 공천 개혁의 핵심으로 꼽은 시민공천배심원제는 호남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는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기싸움도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서울시장 후보에서 경기지사 쪽으로 방향을 틀려는 조짐을 보이자 친노(親)세력 간 ‘거래’가 시작됐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계안 전 의원,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종걸 의원, 인천시장 선거에 나선 유필우 전 의원 등 비주류 후보들이 4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터넷·모바일 투표를 통한 대규모 국민경선을 실시해야 하고, 광역단체장에 도전한 김진표 최고위원 등은 경선원칙을 심의하는 최고위원회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도 지도부엔 부담이다. 이지운 홍성규 이창구기자 jj@seoul.co.kr
  • 지자체 선거용 선심행정 남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들이 잇따라 대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거용 선심성 행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30억 체육관 확보예산 10억 25일 대구 북구에 따르면 북구 산격동 에스코 주변 부지 3504㎡에 다목적 실내체육관을 짓는다. 130억원을 들여 올해 안에 부지 매입과 설계를 끝낸 뒤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2년 3월쯤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체 사업비 중 확보된 것은 구청 예산 10억원에 불과하다. 북구 의회가 이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도 의원들이 부지 선정의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공원과 녹지, 국공유지 등 싼 땅을 놔두고 1㎡에 150만원을 웃도는 땅을 사들이려는 이유를 따졌다. 북구는 이 부지를 감정가 29억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55억원에 계약했다. 이 부지의 주인은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인 서모(55)씨다. 북구 관계자는 “고액을 주고 이 부지를 구입한 것은 한나라 이명규(북구 갑) 의원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북구를 위해 많은 예산을 따왔고 그에 대한 배려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최근 포스코 건설과 4000억원 규모의 돔야구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 실행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무산됐다. 최근엔 서구 서창동 그린벨트 지역에 330만㎡ 규모의 광광·레저복합단지를 건설키로 하고 아이디어 공모에 들어갔다. 2조원대의 민자유치를 통해 복합타운을 개발한다고 밝혔으나 미지수다. ●민심달래기용 시정 빈번 인천시는 인천대가 송도국제도시 캠퍼스로 옮긴 뒤 기존 제물포캠퍼스 인근 상인들이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자 이들을 위해 제물포캠퍼스 인근 주차장부지에 2년 동안 가설건축물 25곳을 지어 임시상가를 제공해 주기로 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심 달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또 동인천역 주변구역 도시재생사업을 당초 공영개발 방침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원하는 곳은 따로 분리해 재개발할 수 있도록 지구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선거를 의식한 선심행정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민자유치 발언으로 면피 대구 남구는 앞산 일대를 저탄소 녹색성장 웰빙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2012년까지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 대명중학교와 앞산 빨래터공원 일대 1.5㎞구간을 웰빙먹거리타운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쉼터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5일 구청 회의실에서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아직 용역도 발주하지 않은 상태라 빠른 설명회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수성유원지에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유스호스텔, 유희시설 등을 갖추며 사업비는 2200억원에 이른다. 최종 용역연구결과는 지방선거 1개월 여 전인 4월 말에 나온다. 하지만 부지 용도변경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데다 민자유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종합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지방선거 D-100] 권역별 이슈·전망

    6·2 지방선거의 승패는 ‘중원’에 달렸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21일 서울·경기·인천·대전·충남·충북 등 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당이 승리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본선보다 경선이 더 치열한 영·호남 선거에는 각 당 지도부의 앞날이 걸려 있다. ●수도권 민심의 결집지인 수도권은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로 매김되는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지역이다. 호남을 빼고 거의 모든 지방정부를 장악한 한나라당은 수도권을 지키지 못하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세종시 논란으로 영남 말고는 승리를 쉽사리 확신할 곳이 없기 때문에 더 절실하다. 수도권 세 곳 가운데 한 곳 이상에서 패하면 정권에 대한 심판이 이뤄졌다고 평가될 수 있고, 친이·친박 간 갈등도 악화일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전승을 거둔다면 정국 장악력이 높아지고 국정 운영도 탄력을 받게 된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2012년 정권교체를 내다볼 수 있다.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민주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로 수도권에서 한 곳도 건지지 못한다면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충청권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고전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수정안 홍보에 온힘을 쏟고 있지만 충청권 민심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틈새를 뚫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가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대전·충남·충북에서 모두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세종시 이슈는 다른 지역의 표심(票心)에도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수도분할 불가’ 논리가 먹히면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세종시 특혜론으로 인한 기업·혁신도시 예정지의 민심도 출렁일 전망이다. ●영남 한나라당의 내전이 예상된다. 대구와 경남에서 친이·친박 대결은 이 지역은 물론 전체 지방선거 지형을 가름할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 패권을 통해 여권 내 힘의 구도가 정리되고, 2012년 대선의 흐름을 가늠하는 상징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텃밭인 대구에 이어 지난 총선에서 ‘친박 학살 공천’의 주역으로 지목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출사표를 던진 경남에까지 ‘친박 벨트’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호남 민주당은 호남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전체 선거판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 전국적인 야권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우선 민주당이 호남에서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정세균 대표가 내놓은 시민공천배심원제가 광주시장 등 호남 단체장 경선에 적용되면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지역 여론은 배심원제를 선호하는 쪽이지만, 호남 지역 의원들과 단체장들이 부정적이어서 도입이 불투명하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지원하는 후보가 달라 호남민심이 당내 경선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도 관심사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장관들 줄줄이 전통시장행

    장관들 줄줄이 전통시장행

    설 연휴를 앞두고 각 부처 장·차관들의 발걸음이 줄줄이 전통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명절 전 서민 민심을 살핀다는 연례 행사성 성격이 짙다. 그중 올해 눈에 띈 것은 장관들 손에 쥐어진 전통시장 상품권. 상인들 눈(?)을 의식해서인지 출시 1년째를 맞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한 장관들이 많았다. 대표주자는 조달청장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었다. 권태균 조달청장은 10일 대전시 서구에 있는 한민시장을 방문해 제수용품 물가를 확인하고 과일, 건어물 등을 상품권으로 구입했다. 앞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7일 의성 전통시장을 찾았다. 장 장관은 상인과 농민들 고충을 전해 들은 뒤 지역 특산물과 건어물, 과일, 곶감, 김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30만원어치를 샀다. 비서진과 식사값으로 현금도 20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희영 여성부 장관도 9일 부산의 전통시장인 부전시장을 방문해 소고기, 떡, 멸치, 한과 등 설 관련 용품을 골고루 사면서 40만원 전액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결제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통 큰’ 상품권 구매로 전통시장을 휩쓸었다. 주말인 지난 6일 청주시에 있는 육거리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품권 6400만원어치를 구입해 각 실·국에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5400만원은 직원 개인별로 주어지는 복지 포인트 3만원을 모은 것이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10일 오후 인천 신기시장을 찾아 밤, 양말 등 8만원어치를 사고 일행 국밥값으로 24만원을 지불했다. 박 청장은 전액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 보좌진은 “일정상 ‘시장통 민심’을 자주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는 특히 상품권으로 상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유독 다른 행보를 보인 건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연휴를 하루 앞둔 12일에도 설맞이 민생현장 방문차 충북 청주로 발길을 옮긴다. 이 장관의 충청행은 지난 6일 청주를 방문해 청주·청원 통합 지원 공동담화문을 발표한 이후 1주일 새 벌써 3번째다. 한 측근은 “지역의회 관계자도 만나고 이 지역 민심도 살필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자체 자율 통합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설득하기 위한 포석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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