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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할래” 양치기 112 신고… 힘 빠지는 경찰

    “자살할래” 양치기 112 신고… 힘 빠지는 경찰

    허위 신고라도 외면할 수 없어 ‘민원전담반’ 운영해 강력 대응“나 자살할 거야.” 지난 3일 밤 서울 강북경찰서 관할 지구대에 ‘자살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은 전혀 다급해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미 그날에만 세 번째 접수된 신고였다. 신고자는 40대 진모씨로 알코올 중독자라고 했다. 경찰은 허위 신고인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숨을 내쉬며 현장으로 출동했다. 같은 날 다른 지구대 경찰도 “친구가 죽기 직전”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가 보니 과음으로 길바닥에 쓰러져 잠든 30대 남성과 일행만 있었다. ‘양치기 소년’ 같은 진상 신고자와 악성 민원인의 112 신고에 경찰이 헛심을 빼고 있다. 그렇다고 아예 무시해 버릴 수도 없어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 신고 1895만 3131건 가운데 출동할 필요가 없는 신고 건수가 841만 3916건(44.4%)으로 나타났다. 긴급 신고는 338만 921건(17.8%), 비긴급 신고는 715만 8294건(37.8%)으로 집계됐다. 신고자 1명이 100회 이상 신고한 건수는 지난해 서울에서만 11만 4236건에 달했다. 허위·장난 신고가 많아질수록 112 신고에 대한 경찰의 판단은 흐려진다. 허위 신고에 대처하느라 인질극 등 실제로 위급한 상황에서 출동 인력이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112 신고 말고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다 보니 경찰로서도 출동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경찰은 ‘악성 신고’ 대응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을 비롯한 전국 9개 지방청은 최근 ‘112 장난 전화’에 대비하고자 민원전담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폭언을 일삼거나 범죄와 무관한 내용을 신고하는 사람의 전화는 민원전담반으로 연결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허위 신고자에 대한 처벌도 엄격해졌다. 민원전담반은 지난 2월 서울 강북구에서 “누군가가 문을 때려 부순다”며 11차례 반복 신고를 한 사람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그는 한 달 사이에 400회 이상 허위 신고를 했다. 만취한 상태로 17차례 신고 전화를 한 음주자도 경범죄처벌법상 ‘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112 접수요원에게 상습적으로 전화해 욕설을 퍼부은 남성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됐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방경찰청 단위에서 신고 전화를 내용에 따라 알맞게 분류해 긴급한 신고와 허위 신고를 걸러내는 방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면서 “일선 경찰들이 상황 판단에 따라 불필요해 보이는 민원 대신 다른 긴급한 현장에 출동했을 때 추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쇠창살 우리·호일 같은 담요… 부모와 생이별 시킨 ‘美 아동 보호소’

    쇠창살 우리·호일 같은 담요… 부모와 생이별 시킨 ‘美 아동 보호소’

    ‘비인도적 조치’ 공화당도 반기 트럼프 “이민자 캠프 안된다”“어린 시절 아버지가 키우던 사냥개를 위한 쇠창살로 된 ‘우리’(케이지)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사람들은 샤워를 할 때만 이 우리 밖으로 꺼내어진다. 이런 상태로 길게는 36시간까지 머무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캘런에 마련된 불법 이민자 격리 시설을 직접 둘러본 CBS뉴스 데이비드 베그너드 기자는 현장을 이렇게 묘사했다. 매캘런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강 어귀에서 150㎞ 떨어진 소도시이다. 베그너드 기자는 “그물 모양의 철장이 시설 콘크리트 밑바닥에서 천장 끝까지 닿도록 설치된 이 ‘우리’ 1곳당 20명의 어린이가 수용돼 있었다”면서 ”얇은 매트를 깔고 바닥에 누운 수용자들은 마치 호일에 싸여 있는 모습이었다. 은박지 호일 같은 것을 담요로 사용했다”고 전했다. CBS, N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5만 5000스퀘어피트(약 1545평) 규모의 이 시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불법 이민자 전원을 기소하는 무관용 지침을 시행한 지난달 7일부터 미국 내 최대 임시 보호시설이 됐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비인도적 조치’를 향한 국내외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주무기관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 시설의 내부를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마누엘 파티야 CBP 책임자는 “여기서 대기하던 아이들은 미 보건복지부(HHS)가 운용하는 시설로 옮겨진다. 부모들은 기소된 이후 연방법원의 재판을 기다리기 위해 별도의 구금시설로 이송된다”고 설명했다. 임시보호소는 부모와 자녀가 생이별하는 장소가 됐다. CNN은 “아동 보호시설도 포화 상태라 매캘런 시설에 7일 넘게 구금돼 있었다는 청소년이 많았다”면서 “미성년 수용자는 수백명인데 아동 복지를 전담하는 사회복지 담당 인력은 단 4명뿐”이라고 지적했다. 추후 부모가 강제 격리된 자녀를 되찾기 위해서는 시설에서 수용자들에게 배포하는 단 1장짜리 ‘가족을 위한 다음 단계’라는 제목의 설명서에 의존해야 한다고 CBS는 지적했다. 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미국인들은 아이들을 인질로 잡지 않는다”면서 반기를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은 ‘이민자 캠프’(난민수용시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이어 트윗을 올려 “독일이 난민을 받아들여 범죄가 많이 증가했다. (독일) 국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관용 정책으로 인한 논란은) 이민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는 민주당 탓”이라면서 “아이들이 미국에 들어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게티이미지 사진기자인 존 무어가 지난 12일 국경지대에서 찍은 두 살배기 온두라스 여자아이 사진과 함께 ‘나는 이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고 싶다: 사진기자의 가슴을 찢어지게 한 이민자 아이’라는 해설 기사를 실었다. 아이는 미 국경순찰대 수색을 받는 엄마를 올려다 보며 서럽게 울고 있었다. WP는 이 사진이 트럼프 정부의 불법 이민자 무관용 정책을 반증하는 상징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트럼프 “진짜 합의 이뤄질 수 있을지 곧 알게 돼”

    트럼프 “진짜 합의 이뤄질 수 있을지 곧 알게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싱가포르 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진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몇시간 앞두고 올린 트위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 참모들과 대표단 사이의 회담은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결국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 정상 간 최종 결단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내가 회담을 한다는 사실이 미국에는 중대한 손실이라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패자들이 말한다”며 “인질들이 돌아왔고 (핵·미사일) 실험과 연구, 그리고 모든 미사일 발사가 중단됐는데 말이다”라고 회담 성과에 대한 일각의 회의론 내지 비판적 전망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나더러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하는 이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런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우리는 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케치’ 이선빈, 위험에 빠진 모습 포착..스케치 속 죽음 현실화?

    ‘스케치’ 이선빈, 위험에 빠진 모습 포착..스케치 속 죽음 현실화?

    ‘스케치’ 측이 위험에 빠진 이선빈의 스틸컷을 공개했다. 스케치 속 그녀의 죽음은 과연 무엇을 가리키고 있을까.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스케치: 내일을 그리는 손(이하 ‘스케치’)’에서 유시현(이선빈 분)은 끝내 자신의 죽음을 그렸다. 김도진(이동건 분)의 아내를 죽인 범인 정일수(박두식 분)는 친형 정일우(김용희 분)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했고, 홀로 스케치 속 단서를 좇던 시현과 마주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뿔테 정일수의 형 정일우에게 납치당한 이선빈의 모습이 포착됐다. 시현의 총을 든 채 인질로 붙잡고 있는 정일우와 다리 부상을 당하고 쓰러져있는 유시현의 상태는 이들 형제의 악랄함을 보여준다. 유시현의 뒤에서 그녀를 압박한 채 누군가와 대치하고 있는 정일우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 나비팀, 그리고 공조를 예고한 강동수(정지훈 분)의 등장을 기대케 한다. 한편, 강동수가 약혼자 민지수(유다인 분)를 죽인 범인을 살해했다고 생각하게 했던 이전의 스케치는 도진이 흘린 피가 아닌 격투 중에 쏟아졌던 페인트로 드러난 바 있다. 때문에 시현의 죽음을 가리키는 스케치 또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이런 날이 오네요”라며 언젠가 자신의 죽음을 그릴 것을 예상했던 시현의 스케치 속 죽음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오늘(8일) 방송에서 스케치와 관련된 이선빈의 과거가 밝혀진다. 미래를 그리는 자신의 능력으로 혼란스러워하던 어린 시현이 사람을 살리기로 결심한 계기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해 경찰의 길을 택한 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다른 사람들을 살리고자 애쓰는 이유를 궁금하게 하며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스케치’는 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네오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영화 리뷰] ‘엔테베 작전’

    [영화 리뷰] ‘엔테베 작전’

    1976년 6월 27일 이스라엘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AF139 편이 테러범들에게 납치당한다. 테러범들은 우간다 ‘엔테베’ 국제공항에 비행기를 착륙시키고, 500만 달러와 이스라엘에 투옥된 테러범 53명의 석방을 요구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 하나다. 타협하느냐, 아니면 제압하느냐. 7일 개봉하는 ‘엔테베 작전’은 1976년 6월 27일부터 이스라엘 정부가 인질 구출을 완료한 7월 3일까지 실제로 벌어졌던 7일간의 구출작전을 다룬다. 이스라엘 정부는 격론 끝에 최정예 대테러부대 ‘사이렛 매트칼’ 출동을 지시한다. 작전 결과, 테러범 7명과 우간다군 45명이 죽었다. 승객은 단 4명만 사망했다. 위험도에 비해 굉장히 성공적인 내용이었다. 엔테베 작전을 가리켜 ‘가장 성공한 20세기 최대의 인질 구출작전’으로 부르는 이유다. 영화 줄거리만 놓고 보면 특수부대의 인질 구출을 미화하는 오락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실제 구출 작전은 단 몇 분에 불과하다. 감독 호세 파딜라는 구출 작전보다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엔테베 작전을 소재로 했던 과거 영화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다. 영화는 납치범과 이스라엘 총리·국방부 장관, 특수부대 요원, 승무원과 승객을 두루 조명한다. 독일의 여성 테러범 ‘브리짓 쿨만’은 혁명가라고 자칭하며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해 여객기 납치에 가담했다. 그러나 점차 테러리스트로 변해 가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한다. ‘나를 찾아줘’와 ‘오만과 편견’ 등에서 연기력을 입증한 로자먼드 파이크가 맡았다. 다른 독일인 테러범 ‘윌프리드 보제’를 맡은 다니엘 브륄 역시 무차별 살상을 거부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테러리스트로 영화에 무게를 더했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시몬 페레스 국방부 장관의 대립 역시 볼만하다. 작전 최종 승인까지 둘의 대립 관계가 영화 전반에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아울러 승객의 안전을 위해 테러리스트와 맞서는 자크 부기장, 테러리스트를 돕는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 등 개성 있는 등장인물 덕분에 영화는 지루함을 벗었다. 특히 영화 하이라이트인 특수부대의 구출 장면은 감독의 연출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할리우드식 액션 장면 대신 과감한 연출을 택했다. 긴장감을 유지하던 영화가 단 몇 분만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터뜨리는 느낌이다. 영화의 핵심 장면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지만, 근래 보기 드문 ‘미장센’이라 할 수 있다.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열린세상] ‘완전한 비핵화’ 북한, 번영에 국제자본 활용을/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완전한 비핵화’ 북한, 번영에 국제자본 활용을/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나쁜 버릇을 깨고 비핵화 북한 드라마를 순항시키고 있다. 북한의 돌발적이고 이상한 행태에는 “최고 존엄”을 훼손하면 무자비한 처벌을 당한다는 공포심리가 늘 작용한다. 너도나도 고발과 비판에 참가하여 충성심을 과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일상의 지혜이다. 그 행태는 강한 자가 정리해 줄 때까지 점점 더 과격해진다. 때로는 이 공포가 대외적으로 벼랑 끝 협상 등을 연출한다. 5월 16일 새벽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는 하루 전 국회에서 나온 한 고위 탈북자의 “지도자”를 모독하는 발언이 촉발시켰을 것이다. 지도자가 대외적으로 아무리 변신을 꾀해도 내부의 우상화 체제는 아직 변하지 않았다. 결국 급이 낮은 김계관과 최선희 명의의 담화로 볼턴과 펜스 부통령을 비난하고 미국까지 협박하는 벼랑 끝 협상의 행태가 연출되었다. 한국을 인질 삼아 미국에 “본때를 보이는 데”까지 판을 키웠다. 닭을 죽여 원숭이를 협박하겠다(殺鷄給?看)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북측의 벼랑 끝 협상술은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지난달 24일 트럼프의 판 깨기 협상술에 걸렸다. 놀란 북한이 벼랑 끝 행태를 멈추고 다시 김계관의 담화로 서둘러 꼬리를 내렸다. 5월 26일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사태를 정리해야 할 정도로 북한이 다급했음을 보여 준다. 트럼프가 다시 대화의 문을 열자 북한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최선희를 실무대표로 내보냈다. 협상의 주도권은 미국으로 돌아왔다. 중국은 조연이 되었다. 중국인들은 적절한 때(天時)가 와야 세상이 변한다고 보았다. 인간의 한 세대인 30년도 천시를 만든다. 30년을 지나며 북한핵 협상의 패가 다 드러났다. 1994년의 제네바합의문은 달랑 2쪽이었다. 그런데 2015년의 이란핵 협정은 150쪽이 넘는데도 미국은 완전한 핵폐기가 아니라며 탈퇴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이제는 북한이 판을 깨지 못할 천시가 온 것 같다. 지난 며칠간 개최된 판문점 북·미 실무회담에 이어 뉴욕에서의 북·미 고위급회담이 잘 마무리됨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에서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관한 기본적인 합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다.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CVID)에 필수적인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북ㆍ미 외교관계 수립으로 화답할 것이다. 물론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조치가 재발동(snapback)될 것이다. 정치군사적 조치는 물론 경제제재의 완화도 미국이 주도하겠지만, 한국은 핵심적 이익을 지키면서 그 모든 과정에 주요 역할자로 참여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보상에서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 부담은 당사자로서의 운명이다. 그러나 국제자본을 최대한 잘 활용한다면 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이 경제를 주도하려면 우선 “미리 준비한다. 조건이 충족되면 이행한다”는 원칙에서 먼저 구체적인 준비 조치를 하면서 북한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지금 당장 북한의 경제 실태에 맞는 투입 재원 규모를 논의하는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북한경제개발계획을 만들어 보는 것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은 아니다. 북한 개발과 인도적 원조, 에너지 지원에 관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도 있다. 장차 핵폐기 협상에 따른 경제보상과 지원이 북한경제개발계획에 포함되고 개발 우선순위에 따라 모든 사업이 연계되어 이행된다면 각 사업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보장되어 신뢰 구축도 가능하다. 개성공단 사례와 같은 북한의 몽니도 예방할 수 있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경제기구의 역할을 포함한 국제협력체제를 만들어 국제자본을 동원하고 특정 국가의 독주도 막을 수 있다. 한국이 북한핵 폐기와 평화체제 교섭을 주도하기는 어렵다. 남북 대화는 재개되었으나 북한이 때때로 주장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불씨는 여전하다. 그러나 한국이 경제지원 부담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국제적인 경제협력네트워크와 주변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잘 관리한다면 평화 만들기 과정의 유력한 운전자가 될 것이다.
  • 베네수엘라 구금 미국인 석방…美 제재는 계속

    최근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결수로 수감됐던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미국인 인질 석방에 관한 좋은 소식”이라며 “오늘 저녁 DC(워싱턴)에 내리면 오후 7시쯤에는 그의 가족과 함께 백악관에 있게 될 것이다. 위대한 유타 주민들은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타 출신인 조슈아 홀트와 부인 타마라 칸델로는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회동했던 미 상원 공화당의 밥 코커 외교위원장과 함께 이날 저녁 미국에 도착했다. 홀트 부부는 2016년 여름 베네수엘라에 여행을 갔다가 수감됐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홀트 부부가 무기를 소지하고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는 음모에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홀트 부부의 석방은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과 얼어붙은 외교 관계를 개선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을 ‘엉터리 선거’로 규정하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금융 제재를 추가로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국유재산과 국채 매각을 어렵게 하는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베네수엘라도 자국 내 미 외교관을 추방하며 맞섰다. 그러나 홀트 부부의 석방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계속될 전망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홀트 부부의 귀국 소식을 전하면서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는 베네수엘라에 민주주의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中 “美 국격 손상… 핵실험 중단한 北과 협력 강화”

    中 “美 국격 손상… 핵실험 중단한 北과 협력 강화”

    “회담 취소는 시진핑 중재자 기회 제공”중국 여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로 미국의 국격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미국이 제기한 ‘시진핑 배후론’에 대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북·미 양측을 중재하고 한반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취소에 중국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은 줄곧 한반도 문제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풍계리 폭파로 진정성을 보여 준 지 약 4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취소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인 인질 3명을 석방하고, 핵실험장을 폐쇄해 가장 어려운 외교적 협상만을 남겨 둔 단계에서 회담 취소는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미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북·미 회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전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미 양국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아야 하며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했기에 협력과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례하게 회담을 취소했지만, 완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란 목표를 이루고자 모든 관련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배후론’으로 수십년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쓴 중국에 대해 정반대로 언급했다고도 덧붙였다. ‘시진핑 배후론’은 지난 7, 8일 중국 다롄에서 이뤄진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영향을 미쳐 북한의 태도가 바뀌었으며 이에 대해 기쁘지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회담 취소에 따라 북한을 중·미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했던 시 주석은 안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의 변화는 시 주석의 개입이 아니라 체제 유지에 대한 염려에서 나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오판했다고 설명했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시 주석이 중재자로서 나설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문정인 “북·미, 빠른 시일 내로 협상 재개할 것”

    문정인 “북·미, 빠른 시일 내로 협상 재개할 것”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25일 미국과 북한이 빠른 시일에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내나라연구소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주최한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해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북한이 계속 핵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상당히 걱정이지만, 북한이 미국인 인질 석방과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 등 계속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맥락이 좋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돌발적 사태로 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문 교수는 “북·미 회담을 지연시켜서 미국이나 북한이나 득을 볼 이유는 없다”며 “열기가 식어지기 전에 북·미 회담이 빨리 열려 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지난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북미 회담을 취소한 것에 대해 의제조율 실패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핵 폐기, 선폐기 후보상이냐 또는 폐기하고 보상을 동시 교환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충분한 교감이 없었다“며 “미국 입장에서 그런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된다면 국내정치적 파장도 클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더 갖고 북한과 의제조율을 더 한 다음 정상회담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고 주변 참모들도 많이 얘기했을 거라 추정이 된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또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된 이유로 양국 모두 메시지 관리를 실패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존 볼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한 것과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을 향해 내뱉은 비난을 거론하며 “큰 대사를 앞두고 미국이나 북한이나 메시지 관리를 더 잘해서 일이 되는 방향으로 해야 됐다”며 “그 사이에서 결국에 잘못된 언술을 교환해 사태가 상당히 어려워진 게 아니냐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에서 한국 정부가 ‘패싱’ 당했다는 우려에 대해선 “미국하고 북한이 양자 협의를 하며 한국을 빼뜨리는 게 패싱”이라며 “지금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우리가 당혹스럽긴 하겠지만 패싱은 당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문 교수는 북·미 대화가 다시 재개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 외교’를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하고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판을 살리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앞으로 화해와 협력, 대화의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개사육농가 집회, 그리고 케이지에 갇힌 개들

    개사육농가 집회, 그리고 케이지에 갇힌 개들

    동물권단체 케어는 한국육견단체협회 집회에 개들이 인질처럼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케어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한국육견단체협의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생존권 보장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여섯 마리의 개가 인질처럼 동원됐다. 좁은 우리에 갇힌 개들은 움직이지 못한 채 물 한 모금 먹지 못하며, 앰프 소리와 고성 등에 노출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케어와 동물해방물결 등 동물권 활동가 20여명이 맞불 시위를 벌이며, 동물학대 행위 감시는 물론 올바른 공권력 집행 요구와 불법 개 농장 폐쇄를 요구했다. 특히 이날 집회는 신고 시간(18시)에서 2시간이나 넘긴 후 마무리됐다. 현장에 있던 케어 측은, 장시간에 걸친 시위에 대해 반복적으로 해산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대처가 미온적이었다고 꼬집었다. 동물보호법 제14조(동물의 구조|보호)에 따르면, “제2호 및 제3호에 해당하는 동물은 학대 재발 방지를 위하여 학대행위자로부터 격리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청 등 관계 지자체는 동물학대 현장 조사는 물론 학대 발생 시, 긴급격리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케어 박소연 대표는, “동물보호법에 긴급격리조치가 존재하지만, 이를 적용하지 않는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관계 지자체가) 긴급격리조치를 진행해 주었다면, 고통받던 개들이 다시 개 농장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가 좋다...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가 좋다...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세계를 위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얻어내기 위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인디애나 주 엘크 하트에서 정치 유세를 하고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CNN 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전 트위터를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협상) 테이블을 차리려고 한다. 바라건대, 세계를 위해 뭔가 매우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를 위해 위대한 합의를 하려고 한다. 북한과 한국, 일본, 중국을 위해…”라고 기대를 부풀렸다. 이어 “여러분은 가짜뉴스에서 ‘그(트럼프)가 우리를 핵전쟁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하지만 여러분은 무엇이 우리를 핵전쟁으로 몰아넣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건 바로 ‘약함’(Weakness)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큰 성공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그러나 (정상회담에 임하는) 나의 태도는 그게 아니라면 아니면 그게 아닌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게 아닌 것이다. 오케이(OK)?”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 핵 합의로 빠져들어 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란 핵 합의의 경우 협상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존 케리가 협상장을 떠나기를 거부했었다. 참으로 딱한 합의였다”고 덧붙였다. 북미정상회담 전망을 낙관하면서도 성과가 없을 것 같으면 협상장을 떠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합의에 연연한 나머지 이란 핵 합의 때 처럼 지나친 양보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못 박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협상’으로 비난해왔으며, 지난 8일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이날 돌아온 것을 언급하고 “김정은이 이번 일(억류자 석방)로 본인 스스로와 북한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인질 석방을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서 “김정은이 올바른 일을 했다. 그들은 돈을 들이지 않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2020년 재선 도전에서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트럼프 “특별한 밤… 한반도 비핵화 자랑스러운 업적될 것”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트럼프 “특별한 밤… 한반도 비핵화 자랑스러운 업적될 것”

    트럼프 부부 새벽 2시 45분 마중 “꿈만 같다… 매우 매우 행복” 소감 취재진 200여명 붐벼 관심 반영석방된 미국인 3명이 탑승한 여객기는 예상보다 늦은 10일 오전 2시 45분쯤(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안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탑승한 여객기는 이보다 앞선 2시 30분쯤 도착했다. 길게는 31개월간 고통의 시간을 보낸 한국계 미국인들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기 위해 두 대의 소방차를 이용해 초대형 성조기를 공중에 펼쳤다. 새벽 시간임에도 200명 이상의 기자들이 앤드루스 기지에 몰려들어 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공군기지를 향하면서 트위터에 “그들(더이상은 인질이 아닌)을 환영하러 가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북한에서 풀려난 자국민의 귀환을 현장에서 영접한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로 알려졌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부부는 김동철·김학송·김상덕씨가 탄 여객기로 들어가 먼저 인사를 나눴다. 이후 트위터에 올린 여객기 안의 영상을 보면 이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고, 김상덕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할 때 가슴에 손을 얹어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몇 분 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여객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귀환자들은 열렬한 환호에 화답하듯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양손엔 승리의 브이(V)를 그려 보였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김동철씨는 “꿈만 같다. 우리는 매우 매우 행복하다”고 한국어로 말했고, 통역이 이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어떤 대우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노동을 많이 했고, 병이 났을 때는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감격 어린 목소리로 “정말로 위대한 이 세 명을 위한 특별한 밤이다. 이 나라에 있는 것을 축하한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이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억류자 석방과 더불어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곧바로 워싱턴DC의 월터 리드 육군 의료센터로 이송돼 검진을 받았다. 석방된 미국인들이 정보당국을 먼저 면담해야 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이들의 가족 및 지인들은 기지로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세 사람의 석방은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현실화한 성과다. 이들을 석방하는 것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사전 석방설도 불거졌다. 이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이들을 언급하며 “주목하라”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송환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들과 함께 돌아올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어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으로 이들의 송환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하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드디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이들은 국무부가 공개한 성명을 통해 “우리를 집에 데려다 준 미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과 미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도쿄 인근의 주일미군 요코타 공군기지, 알래스카를 거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귀국 장면을 생중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트위터를 통해 앤드루스 공군기지가 이들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 등을 시시각각으로 올리면서 취재 경쟁을 벌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억류 미국인 이르면 오늘 판문점 통해 송환”

    대북 소식통 “북·미 협의 근접한 듯” 전세기 대신 이례적 육로 석방 주목 판문점, 평화·화해의 상징 부각 전망 북한에 장기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이르면 5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27 남북 정상회담의 장소였던 판문점이 이들의 송환 경로가 될 경우 북·미 간 평화의 메시지가 오가는 장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4일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씨 등 3명의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들을 이르면 내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는 방향으로 북한과 미국이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억류자 3명을 이르면 내일 송환할 분위기인 것은 맞는데 하루이틀 늦어질 수도 있다”면서 “판문점을 통해 넘어오면 평화·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좋은 장면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의 송환은 북한이 수주 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에 건네는 화해의 제스처로 볼 수 있다. 특히 판문점은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할 때는 통상 전직 대통령 등 미국의 전·현직 고위 인사가 전세기나 전용기를 타고 방북해 억류자와 함께 항공편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육로인 판문점을 통해 풀려난다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에도 미측 고위급 인사가 억류자들과 함께 돌아오기 위해 평양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에서 3명의 인질을 풀어주라고 오랫동안 요청해 왔으나 소용이 없었다”며 “계속 주목하라!”는 글을 올려 이들의 석방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북미회담 날짜·장소 곧 발표”

    트럼프 대통령 “북미회담 날짜·장소 곧 발표”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의제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으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펜타곤(미국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전날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협상테이블에 오를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댈러스로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우리는 지금 날짜와 장소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를 수일 내로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는 북한과 매우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인질(억류 미국인)들과 관련해 이미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여러분들이 매우 좋은 일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석방을 시사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문제는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주한미군 철수가 이번 북미정상회담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오전 NYT의 관련 보도에 대해 “완전한 난센스”라며 “대통령은 펜타곤(미국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 이르면 내일 판문점 통한 송환 가능성

    북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 이르면 내일 판문점 통한 송환 가능성

    북한에 장기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이르면 5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한 대북소식통은 4일 “북한이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 등 3명의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들을 이르면 내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는 방향으로 북한과 미국이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억류자 3명을 이르면 내일 송환할 분위기인 것은 맞는데 하루 이틀 늦어질 수도 있다”면서 “판문점을 통해 넘어오면 평화·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좋은 장면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이 송환된다면 북한이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북미정상회담 전에 미국에 건네는 화해 제스처로 볼 수 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판문점이 송환 경로로 이용된다면 ‘평화의 땅’으로서 판문점이 더욱 부각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송환 때는 통상 전직 대통령 등 미국의 전·현직 고위인사가 전세기나 전용기를 타고 방북, 억류자와 함께 항공편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판문점을 통해 억류자들이 풀려난다면 이례적이다. 이번에도 고위급 인사가 억류자들과 함께 돌아오기 위해 평양에 들어갔을 가능성은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며 “계속 주목하라! (Stay tuned!)”라는 트윗을 올려 이들의 석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벨평화상 류샤오보’ 부인 “목숨 바쳐 中 탄압 맞설 것”

    ‘노벨평화상 류샤오보’ 부인 “목숨 바쳐 中 탄압 맞설 것”

    지난해 7월 간암으로 별세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죽음으로 중국 정부의 탄압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미국 인권단체 ‘차이나 체인지’는 2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廖亦武)가 류샤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쓴 편지와 7분짜리 육성녹음을 공개했다. 류샤는 지난달 30일 랴오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지금 두려워할 것은 없다. 떠날 수 없다면 차라리 집에서 죽겠다. 류샤오보는 이미 떠났고, 이 세상에 남은 것은 없다. 죽는 것이 살기보다 쉽다. 죽음으로 저항하는 것보다 더 간단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류샤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절망을 토로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해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광범위한 민주개혁을 요구했다. 이듬해 12월 국가전복선동죄를 적용받아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중국 정부의 출국금지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내 류사는 9년째 가택연금 상태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 대사와 미국 정부는 지난주에도 류샤의 출국을 촉구했으나 중국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랴오이우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곧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많은 사람이 류샤의 목소리를 듣길 원했다”며 “중국 정부는 류샤에게 떠날 수 있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진전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 관심을 보여 왔다. 중국 정부는 류사가 해외로 이주하면 형제자매가 인질 성격으로 중국에 남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 ‘러브콜’… 억류 미국인 3명 곧 풀려날 듯

    김정은 ‘러브콜’… 억류 미국인 3명 곧 풀려날 듯

    트럼프 “주목하라” 석방 시사 3월 스웨덴서 美 접촉해 통보 한국인 6명 신병 문제도 주목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모두 알다시피 과거 정부들이 북한 노동교화소에 억류된 인질 3명의 석방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계속 주목하라”며 이들의 석방을 시사했다. CNN은 2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 억류자의 석방이 임박했다”면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3월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 이들의 석방 결정을 미국 측에 알렸다”고 전했다. 억류자가 노동교화소에서 나와 호텔로 이송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미국의소리(VOA)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그들(억류자들)의 석방은 (미국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보인다”면서 “그들의 안정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미래 상호작용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달 29일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전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석방한다면 진정성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0~4월 1일) 평양을 극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미국인 3명을 아무 때나 풀어 주겠다”고 확약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으로 한국인 억류자 6명에 대한 신병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통일부 관계자는 3일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석방 문제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는 인도적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이번 (남북) 합의 내용에서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대목이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만 언급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법무팀 합류한 전 뉴욕시장 “北억류 미국인 오늘 석방”

    트럼프 법무팀 합류한 전 뉴욕시장 “北억류 미국인 오늘 석방”

    북한에 장기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 “3명의 억류 미국인이 오늘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정은을 충분히 이해시켜 3명의 억류된 미국인이 오늘 풀려나도록 했다”면서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북한에는 현재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등 모두 한국계인 미국인 3명이 억류돼 있으며 미정부는 이들의 석방 문제를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로이터통신은 “줄리아니 전 시장이 석방과 관련된 협상 진행 상황을 직접 알 위치에 있는지 분명하진 않다”며 백악관에 이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 채널 고정! (Stay tuned!)”이라고 언급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억류자 석방을 둘러싼 물밑협상이 타결됐음을 시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가 석방 시사한 북한 억류 미국인 세 명은 모두 한국계

    트럼프가 석방 시사한 북한 억류 미국인 세 명은 모두 한국계

    북한, 석방은 북미대회 이끌어내는 마중물로 활용억류 ‘3김씨’ 석방 위한 물밑접촉 이미 끝난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석방 가능성을 언급한 북한 억류 미국인 세 명은 모두 한국계다.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로 이들은 간첩, 적대행위, 국가전복음모 등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치르고 있다. 억류 기간이 가장 긴 사람은 지난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된 김동철 목사다. 당시 그는 북한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와 사진기를 넘겨받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북한은 김 목사에게 간첩과 체제전복 혐의를 적용해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 씨는 작년 4월에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체포된 뒤 억류 중이다. 나진·선봉 지역에서 보육원 지원사업도 하는 김씨는 평양과학기술대학에 회계학 교수로 초빙돼 한 달간 북한을 방문했다가 출국길에 잡혔다. 김학송 씨는 지난해 5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하다가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평양역에서 체포됐다. 그는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한국계 미국인이 북한 억류 기간에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작년 6월 평양을 방문해 3명을 만난 뒤 ‘모두 건강하다’고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며 “계속 주목하라!(Stay tuned!)”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는 이들 억류자 석방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물밑협상이 기본적으로 타결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억류자들의 석방 여부는 이르면 이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변수로 거론돼 왔다. 억류자 석방이 회담의 긍정적 결과 도출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실제로 과거 북한은 억류자 석방을 실질적인 북미대화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활용했다. 특히 전직 대통령 등 미국 고위인사 방북이 이뤄진 뒤 미국인을 풀어주는 패턴이 되풀이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9년 8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뒤 5개월간 억류중이던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 유나 리를 데리고 귀국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2010년 8월 평양을 찾아 노동교화형 8년형을 선고받은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데리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북한은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인 억류자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와 매튜 토드 밀러를 풀어준 적도 있다. 조셉 윤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방북으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냈으나, 웜비어는 결국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와 숨졌다. 국 정부는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작년 8월부터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해외 영토 방치한 佛… 성난 주민들 “경제·치안 대책 내놔라”

    [글로벌 인사이트] 해외 영토 방치한 佛… 성난 주민들 “경제·치안 대책 내놔라”

    “정부는 주민 여러분들께 병원 시설, 우회 도로, 학교 등 인프라를 신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밖에 공항 시설도 개선하고 항공권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도록 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의 경쟁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아프리카의 작은 섬 마요트 주민을 위한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마요트는 아프리카 대륙과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유럽의 프랑스 본토와는 직선거리로 7500㎞나 떨어져 있지만 엄연한 프랑스의 18개 ‘레지옹’(주에 해당하는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다. 앞서 지난 3월 12일에도 아니크 지라르댕 프랑스 해외영토부 장관이 마요트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에게 경찰과 공공서비스 예산 증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인프라 확충과 치안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주민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 이번에 총리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위대한 프랑스의 재건’을 기치로 내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부가 역설적으로 해외 영토에서 순차적으로 쏟아지는 각종 요구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에 있어서 해외 영토의 존재는 단순히 ‘유럽연합(EU)의 일부인 프랑스’가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있는 강대국’으로서 프랑스의 높은 위상을 상징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해외 영토 주민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난 70년간 등한시하고 방치했던 결과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프랑스에 대한 이들 해외 영토의 결속력도 약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20세기 전반까지 72개 국가에서 세계 육지의 8.7%인 1289만 8000㎢의 식민지를 보유하며 영국 다음가는 제국주의 열강으로 군림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 식민지가 대거 독립해 열강으로서 입지는 위축됐지만 여전히 많은 해외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가 유럽 대륙 밖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영토는 남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11개 지역에 걸친 11만 1700여㎢에 달한다. 이는 남한 면적보다 넓고 프랑스 전체 영토(약 64만㎢)의 17%에 해당된다. 해외 영토의 인구는 270만여명(프랑스 전체 인구는 6700만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이 보유한 잔존 해외 영토가 포클랜드섬을 비롯한 13개 지역(남극 제외) 1만 8170㎢(총주민 25만여명)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프랑스는 1946년 이후 이 해외 영토를 더이상 ‘식민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11곳의 해외 영토 가운데 5곳(기아나, 과들루프, 레위니옹, 마르티니크, 마요트)는 행정구역상 유럽 본토와 별 차이가 없는 레지옹의 지위를 갖추고 있다. 이 밖에 규모가 작은 5개 지역은 ‘해외 집합체’(생마르탱, 생바르텔레미, 생피레르 미클롱, 왈리스 퓌튀나, 폴리네시아)로 운영하고 있으며 독립성이 강한 뉴칼레도니아(프랑스명 누벨칼레도니)는 ‘특별 공동체’의 지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프랑스 상원 343석 가운데 21석, 하원 577석 가운데 27석이 이들 11개 해외 영토에 할당된 의석일 정도로 본토와 동등한 정치적 권리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이 본국에만 의회 의석을 할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하지만 최근 두 달 가까이 시위가 이어진 마요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달러 정도에 그친다. 인근 국가인 코모로(748달러), 마다가스카르(368달러)에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본토의 4분의1 수준이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마요트의 실업률은 프랑스 전체의 2배인 25.9%에 이르며,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18명으로 프랑스 전체 평균의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인근 다른 섬들에서 프랑스령인 이곳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폭증하면서 공공서비스 마비와 치안 불안에 시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학교에서 갱단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마요트 주민들은 “인근 다른 지역이 프랑스에서 독립할 때 우리는 프랑스에 남아 있기를 택했는데 결국 프랑스로부터 배신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미 대서양 연안에 있는 해외 영토 기아나 주민들도 지난해 4월 인프라 확대와 치안 강화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특히 기아나에는 프랑스의 쿠루 우주기지가 있어 프랑스뿐 아니라 EU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지난해에 총파업으로 이 우주기지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한국의 통신위성 ‘코리아샛’ 7호의 발사도 지연됐었다. 프랑스는 기아나 주민이 요구한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경제 활성화를 약속하며 겨우 파업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청년실업률이 50%에 이르고 인구의 30%가 식수나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프랑스 인구통계연구소의 클로드 발랑탱 연구원은 AFP통신에 “해외 영토 주민들의 요구는 교육·경제·보건·치안 등의 분야에서 프랑스 본토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신혼여행지로 많이 알려진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 자치의회는 오는 11월 4일 프랑스로부터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세계적 관광지인 데다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4분의1에 가까운 양이 매장된 자원의 보고로 경제 수준은 비교적 높다. 하지만 뉴칼레도니아에서는 1985년부터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주장한 무장단체가 활동하기 시작했고, 1988년에는 원주민인 카나크인 무장단체가 프랑스인 판사와 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결국 프랑스군에 진압돼 70여명이 사망한 비극적 역사가 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소요 사태가 확산되자 뉴칼레도니아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 주면서 이를 무마했다. 이후 10년 뒤인 1998년에는 프랑스가 추가 자치권 이양을 단행했고, 뉴칼레도니아는 2014년 이후에는 독립을 포함한 정치적 문제를 언제든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출범한 뉴칼레도니아의 새 자치정부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24.4%만 독립에 찬성해 반대 여론(54.2%)이 우세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21.4%)도 많아 그동안 뉴칼레도니아의 과거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던 프랑스 정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4일 뉴칼레도니아를 방문해 현지 여론을 청취하고 1988년 인질극 사건의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프랑스가 지금까지와 같이 해외 영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할 경우 이들 지역이 중국과 같은 여타 강대국의 영향권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실제로 남태평양의 또 다른 해외 영토 폴리네시아에서는 2000년대부터 중국 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티앤루이 그룹은 폴리네시아 현지 양식장과 식품 회사에 투자하고 HNA그룹은 호텔을 건립하는 등 폴리네시아에서 중국 자본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마운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폴리네시아는 1995년 프랑스 정부가 핵실험을 실시한 지역이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 지역에서 정확한 환경 피해를 산정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 프랑스 정부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감은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폴리네시아 타히티섬의 중국 영사관이 건물주의 허락 없이 공관에 위성안테나를 설치해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영사관의 행태에 화가 난 건물주는 지난 2월 공관 임대 기간이 종료하자 공관 건물을 비워 달라고 요구했지만 중국 영사관은 이를 거부하고 건물주에게 공관을 중국 정부에 팔라고 압박했다. 건물주가 소송을 제기하려 하자 중국을 의식한 폴리네시아 자치정부는 오히려 “어떤 법원도 관련 소송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해 이 지역에서 프랑스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교안보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프랑스 정부가 해외 영토에 대해 신경을 덜 쓰는 동안 이들 지역은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대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안보나 환경 측면에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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