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쿠르드족 4천명 추방”/국내 과격단체 불법화/독 내무
◎29일 EC안보회의서 대책 강구/서유럽서 61명이상 체포
【뮌헨 본 AP 연합】 독일 정부는 25일 쿠르드주 분리독립 세력들이 전날 유럽 전역에서 터키 공관과 민간 업체들에 조직적 기습 공격을 감행한데 강력히 대응,이번 사태를 주동한 혐의를 받고 있는 쿠르드 노동당(PKK)등 과격단체를 불법화하는 한편 모두 4천명 정도로 추정되는 국내 PKK조직원들을 해외로 추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루돌프 자이터스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이같이 밝히고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오는 29일 열리는 안보회의에서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이번 사태의 재발방지책을 의제로 취급할 것을 제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가 쿠르드족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10개 도시에서 이들의 테러가 동시에 발생한데다 과격세력들을 방치할 경우,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태가 또다시 빚어질 소지가 큰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일내에는 1백80만의 터키계 이민이 들어와 있으며 이중 40만이 쿠르드족 출신으로,최근 양측간에 갈등이 점차 확대되는추세에 있다.정보 관리들은 PKK가쿠르드족 이민사회 내부에서 약 4천명의 조직원을 확보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를 전후해 발생한 쿠르드족 과격단체의 동시다발 테러와 관련,25일 현재까지 독일에서만 30여명이,서유럽 전체로는 최소한 61명의 혐의자들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 곳은 독일과 프랑스,스위스,스웨덴,덴마크,영국 등 서유럽 6개국 20여개 도시로,스위스의 베른 주재 터키공관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져 쿠르드족 시위대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도 있었다.
또 독일의 뮌헨주재 터키 영사관에서는 14시간 동안 인질극이 계속되다 독일 정부 고위 관리의 설득으로 겨우 사태가 일단락됐다.이외에도 런던을 비롯한 터키계은행과 여행사,항공사 등에서도 기물이 파괴되는 등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한편 이번 사태 직후 아테네에 있는 PKK 지부대표와 이들에 동조하고 있는 쿠르드해방전선(ERNK) 등은 터키를 상대로 「전면적 혁명전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하고 나섬으로써 팔레스타인 게릴라 등의 무차별 테러 공격으로 전 세계가 고통을겪었던 지난 70년대의 상황재연이 우려되고 있다.
【앙카라 AFP 연합】 터키 정부는 25일 유럽 각지의 자국 공관과 민간 기업들에 대한 쿠르드족 과격파들의 동시다발 테러와 관련,앞으로 추가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유럽 국가들에 과격파의 추방 등 강경 대응조치를 취해주도록 요청했다.
히크메트 세틴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26일부터 유럽에 있는 터키의 권익을 겨냥해 추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독일 대내 정보기관인 헌법수호국의 한 대변인도 이와 관련,쿠르드족 과격단체들이 26일 독일 각지에서 연좌시위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혀 추가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터키 일간지들은 지난 83년 아르메니아 민족주의자들이 이번과 같은 폭력시위를 벌이다가 국제 여론의 분노에 부딪혀 활동을 중단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사태의 진정은 유럽 정부의 반응 여하에 달렸다는 논조를 폈다.
터키 주재 외교관들은 이와 관련,쿠르드족의 테러 효과가 아르메니아 민족주의자들의 경우처럼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으나 쿠르드족 게릴라들의 무장 독립투쟁이 후퇴를 거듭할수록 테러의 강도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