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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14) 脫국경

    피카추,라이추,꼬부기,파이링….어른들은 대부분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아이들이 이 이름들을 몰랐다간 자칫 집단따돌림을 당하기 쉽다.지난해 일본서 수입해 SBS-TV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들이다. 비디오게임,출판만화에 이어 97년 TV시리즈로 만든 ‘포켓몬스터’는 일본은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국경을 뛰어넘는 문화의 세계화·보편화 흐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무국적 성향이 강한 애니메이션이 첨병 구실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국내 애니메이션업체인 선우엔터테인먼트 강한영대표(53)는 요즘 포켓몬스터에 맞서 전세계 시장을 누빌 기대에 부풀어 있다.그가 제작한 어린이용 창작애니메이션 ‘마일로의 대모험’(30분짜리 26부작)이 미국 공중파방송을 탈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650만달러를 들여 KBS와 공동으로 만든 ‘마일로의 대모험’은 지난해 세계 유명견본시장인 프랑스 칸의 MVP TV와 MIP COM등에서 작품성과 시장성을 검증받아 미국 유명 배급사인프리멘틀사와 전세계 TV방영권 계약 체결을 맺었다. 첫 결실은 호주.국내 방송보다 이른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전국네트워크방송인 ‘FOXTEL’을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미국은 오는 24일 열리는 TV시리즈 견본시장 NATPE에서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현재 공중파인 CBS,케이블채널인 디즈니채널,카툰네트워크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강대표는전했다.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와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강대표는 “국내용을 세계에 내다파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해외용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하청을 받아 수출하거나 국산 완제품이라도 동남아 일부 시장에만 팔던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6∼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일로의 모험’은 개미용사 마일로와 곤충친구들의 모험을 코믹하게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로 3년간의 치밀한 작업을거쳐 태어났다.미국 캐나다의 애니메이터와 캐릭터 작업을 함께 하고,매회전세계 어린이들이 공감할 만한 교육적인 내용으로 스토리를 짜는데 세심한신경을 썼다. 포켓몬스터에서도 알수 있듯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상품,게임 등으로 연결해야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다.선우는 ‘마일로의 대모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다듬어 식품 의류 액세서리 등 국내 50여 업체와 최근 캐릭터 계약을체결했다. 강대표는 “캐릭터는 피부색과 인종을 뛰어넘는 국경없는 산업”이라면서 “각 나라의 기호에 맞도록 디자인을 개발했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덧붙여 앞으로 세계 애니메이션산업은 다국적 작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디어와 기획력만 있으면 굳이 한 나라에서 모든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노하우와 경쟁력이 있는 부분을 서로 보완해 세계성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만들면 그만큼 시장도 넓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이 끝난 것이다. 이순녀기자 coral@ *국경 뛰어넘는 '문화 교접' 가속화 세계체제론으로 널리 알려진 이마누엘 월러스틴은 미래의 사회상을 언급하며지문화(地文化·Geoculture)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지문화란 민족문화개념이 사라진 시장질서의 정립,정치·경제 중심에서 문화중심에로의 이동을 주요한 특징으로 삼으며 탈아메리카의 가속화를 점치는 데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12월31일 밤부터 100시간 동안 200여 국가에 생방송된 CNN의 ‘밀레니엄 2000’특집방송이 90분 분량의 비디오로 편집돼 우리나라에서 출시된것이 지난 12일.방송 하루만에 편집을 끝내 전세계에 깔린 복제공장에서 테이프를 제작한 뒤 유통망을 통해 보급하는 데 보름이 채 안 걸린 것이다. 이런 속도전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위성네트워크의 존재와 단일화·고속화한 배급망,노동시장의 균질화(均質化)가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 84년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뉴욕에서 보내온 음악과 영상에 맞춰 파리에서 퍼포먼스를 벌임으로써 국경을 뛰어넘는예술교접의 단초를 제시했다.세계시장을 겨냥한 할리우드 영화가 특정국의언어와 상품,민족성을 드러내 영화에 삽입하는 것은 이제는 낡은 전략. 해커를 다룬 영화 ‘스니커즈’에 한국기업의 컴퓨터 모니터가 등장하고,‘머더 1600’이란 영화에서 북한의 미군 인질납치 사건이백악관내 살인사건의 주요 배경으로 묘사되는 것조차 낯설지 않게 됐다. 국내영화 제작진이 호주로 건너가 영화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고,제작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중국의 촬영장을 이용하는 것도 시장논리의 외연확장으로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분야도 더 크고 넓어진 시장을 겨냥,각국의 문화상징들을 교접시키고 캐릭터에 녹여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이에따라 미국이 자본과 유통을책임지고 일본이 스토리라인을,한국이 작화와 동화 등 노동력 활용에 초점을맞추는 제작관행이 보편화했다.시장을 공유한다는 공감대 없이는 상상할 수없는 일이다. 설치미술가 전수천씨(53)는 오는 10월 뉴욕에서 LA까지 횡단하는 암트랙(미국영철도)에 한민족을 상징하는 흰 천을 씌운 채 살아 있는 드로잉을 10박11일 동안 펼칠 계획이다.다민족 국가의 중심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그네들과 소통하겠다는 포부이다. 이러한 문화현상의 월경과 빠른 이동은 노엄 촘스키 같은 석학들로 하여금“그들에게 국가는 없다”고 단언하게 만들었다. 임병선기자 bsnim@
  • 印여객기 납치범 행방 묘연

    인도항공 소속 A-300 여객기의 납치범들은 어디에 있을까.이들 납치범은 구랍 31일 8일동안 억류중이던 인질 155명을 석방한뒤 인도에서 풀려난 회교반군 지도자 3명과 함께 차량편으로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공항을 떠난 뒤 행적이 묘연해졌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의 관리들은 “납치범들이 아프간을 떠났다”고만 말했을 뿐,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아 이들의 행적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2일 이들 납치범들이 파키스탄 국적으로 파키스탄으로 잠입했다고 맹비난하자,파키스탄 군사정권은 이들이 파키스탄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즉시 체포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인·파간 외교적 설전(舌戰)이 가열되고 있다. 김규환기자 kh
  • 印 “카슈미르 회교게릴라 석방”

    [뉴델리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AFP AP 연합] 인도항공 A300 여객기 납치범들과 협상중인 인도 협상단은 사태해결을 위해 수감중인 카슈미르 회교 게릴라들을 석방한다는데 동의하고 석방인원 수에 대해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서방 외교관들이 30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집권세력인 탈레반도 민병대원들을 태운 10대의 트럭과 장갑차를동원,여객기 주변을 포위하는 등 납치범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납치 7일째를 맞고 있는 자국 인질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칸다하르 공항을 방문중인 서방 외교관들은 인도 협상단이 이날 협상을 재개,납치범들에게 회교 게릴라들을 석방하겠다고 밝혔으며 납치범들이 현재까지 석방 인원수를 36명으로 고집하고 있어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승객 등 160명을 인질로 잡고 납치극을 벌이고 있는 납치범들은 인질몸값과 아프가니의 시신 인도 등 두가지 요구사항을 철회했으며 탈레반측도인도 정부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피랍 여객기를 강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떠나게 하겠다고경고,납치범들을 압박했다.
  • 여객기 납치범에 답변 제시, 인도 정부 협상단

    [뉴델리 AFP 연합] 인도항공 A300 여객기 납치범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인도정부 협상단이 29일 납치범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첫번째 답변을 제시했다고 라빈드라 굽타 인도 항공장관이 밝혔다. 굽타 장관은 이날 아침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공항에서 납치범들과 4차 협상을 재개한 협상단이 납치범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답변을 제시했다고 말했으나 답변이 무엇인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굽타장관은 협상전략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일부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승객 등 160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납치범들은 처음에는 인도에 수감중인 회교지도자 마울라나 마수르 아자르의 석방을 요구조건을 제시했다가 28일 회교 게릴라 36명과 인질들의 몸값으로 2억달러를 요구조건으로제시했다.
  • 인도정부·여객기납치범 협상 진전없어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 AFP AP 연합] 인도항공 A300 여객기 납치사건을해결하기 위한 인도정부와 납치범간 직접 협상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지만 사태해결의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7명으로 구성된 인도정부 협상단은 27일 칸다하르에서 납치범들과 두차례협상한데 이어 28일에도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2시30분)부터 무선 통신기를 통해 납치범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신뢰회복에 주력하고 있다는 협상단의 발표로 볼때 사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라빈드라 굽타 인도 항공장관은 이제까지 벌인 협상에서 별다른진전이 없었다면서 지켜보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랍 여객기가 머물고 있는 칸다하르에는 인도 협상단 외에도 벨기에와 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 외교관들이 인질로 잡혀있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대기하고있으며 에리크 데 물 유엔 아프간 조종관도 협상중재에 나서고 있다.피랍 여객기에는 5명으로 알려진 납치범과 인질로 잡혀있는 160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는 가운데 대치상태가 장기화하면서 환자가 발생하는 등 기내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당초 위협처럼 승객을 살해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은 보이지않고있다.그러나 의료진의 탑승을 계속 거부하는 등 구호요원의 기체접근을계속 거부하고 있다.이와 함께 재급유작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印機납치범 승객 살해 최후통첩

    [칸다하르 - 뉴델리 - 이슬라마바드 외신종합]인도항공 A300 여객기 승객 160명을 인질로 잡고있는 납치범들은 27일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질들을 차례로 살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발표했다고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라믹 프레스가 보도했다. 이와함께 아프가니스칸의 집권세력 탈레반은 27일 재급유를 마친 피랍 여객기의 납치범들에게 “인질을 석방하거나 아니면 아프간을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자신을 압둘라라고 밝힌 칸다하르 지역의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수도 카불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으며 “아프가니스탄 당국은 인도정부가 협상팀을 보내지 않은데 대해 격분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프가니스탄 주재 에리크 데 물 유엔조정관은 26일 납치범들과1시간 동안 협상을 갖고 당뇨병 환자인 아닐 쿠라나의 석방을 이끌어 냈다. 현재 인질로 잡혀 있는 승객은 모두 160명이다. 러시아는 이날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된다며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한편 이번 비행기납치사건이 인도 정보기관이 꾸민 자작극이라는 주장이제기돼 인도와 파키스탄간 외교적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납치사건을 조사중인 네팔당국은 26일 납치범 5명중 4명이 카트만두 국제공항에서 몸수색과 화물검색을 받지 않고 여객기에 탑승한 사실이 밝혀졌다고밝혔다.네팔당국은 납치범들의 탑승의혹등 전체적인 조사를 마치기 위해서는약 2주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 전날 인도 언론이 이번 납치사건을 반이슬람교 운동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 카슈미르 회교분리 운동지도자 ‘마수드 아자르’

    인도 여객기를 납치한 카슈미르 분리 반군 단체들이 인질들과 맞교환을 요구중인 마울라나 마수드 아자르.31살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인도 북부 카슈미르의 회교 분리 운동가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정신적 지도자다. 파키스탄부농집안 출신으로 굴지의 종교대학인 ‘자미아 울 이 이슬라미’를 졸업,이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종교잡지 편집자로 활동하다 지난해 94년 인도정부에 의해 카슈미르에서 체포됐다.수니파 이슬람교도인 그는 특정 정당이나 조직에 속해있지 않다.그러나 여러권의 저서와 자그마한 체구에서 터져나오는 사자후같은 연설로엄청난 추종자들을 거느린 카리스마의 소유자. 5년전 히말라야 산맥의 카슈미르 취재중 체포돼 현재 카슈미르 겨울주도인잠무 인근 코트 발왈의 한 감옥에서 철통같은 경비속에 갇혀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경찰 총기사용시 ‘경고’ 의무화

    정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안(대통령령)을 의결,총기 발사를 포함한 경찰의 무기사용 지침을 명문화했다. 새 규정에 따라 경찰관은 총기를 사용할 때 간첩,테러·인질사건 등을 제외하고는 구두 또는 공포탄을 통해 미리 상대방에게 경고를 해야 한다. 또 14세 미만의 청소년이나 임산부에 대해서는 총기발사는 물론 전자충격기의 사용도 금지된다.아울러 가스총을 쏘는 경우에도 1m 이내에서는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발사하는 행위가 금지된다.최루탄을 발사할 때는 인명피해를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경찰봉과 호신용 경봉은 불법집회와 시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사용하도록 했다.무기사용 규정은 또 경찰이 쓸 수 있는 장비를 ▲수갑,포승,경찰봉 등 경찰 장구 ▲권총,소총 등무기 ▲최루탄,가스총 등 분사기 ▲살수차 등 4종류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족쇄,죽검 등은 원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새 규정에 담긴 무기사용 지침은 대부분 경찰청 자체 훈령으로 이행돼 왔던 것을 대통령령으로 명문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운기자 dawn@
  • 駐韓 日대사에 데라다씨 내정

    일본 외무성은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주한대사 후임에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60)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사를 내정했다고 아사히(朝日)가 3일 보도했다.오구라 대사는 조만간 유럽지역 대사로 전보될 것으로 알려졌으며,데라다 대사는 11월중 발령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데라다 대사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62년 외무성에 들어간 뒤 프랑스 공사,중남미국장,멕시코 대사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KEDO 대사 겸 북·일 국교정상화협상 정부대표를 맡아왔다.96년 멕시코 대사 시절 페루에서 일어난일본 대사관 인질사건때 외무성 현지대책본부고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아르메니아 무장괴한 투항

    [모스크바 예레반 AFP AP 연합] 아르메니아 국회 의사당에서 총기를 난사,바즈겐 사르키샨 총리 등을 살해한 뒤 50여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중이던 무장 괴한들이 28일 인질 전원을 풀어주고 투항했다고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아르메니아 대통령실은 범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투항한 뒤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인질 석방 및 범인 투항은 로베르트 코차리안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주도한나이리 우나냔과 직접 담판을 벌여 공정한 재판을 약속한 뒤 이뤄졌다.
  • SBS 특집드라마 ‘경찰 특공대’ 주연 황인영

    “자세 나온다,총도 제법 쏘네.”지난 5일 오후 서울 사당동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남태령고개 못미쳐 왼쪽편 계곡아래 숨은 경찰특공대 훈련장.MP5 자동소총을 비껴매고 P7 권총을 든 채 과녁을 노려보는 자줏빛 베레모의 황인영(21)이 눈에 들어왔다.특공대교육조장은 흠뻑 빠져있었다.미모가 아니라 사격 솜씨에. 그는 SBS가 창사 10주년 드라마로 기획한 ‘경찰특공대’(가제)의 유일한 여성 저격수 유상희경장 역에 캐스팅돼 이날 교육생으로 입소했다.영화 ‘댄스 댄스’와 011 CF로 알려졌지만 TV는 첫 경험이다. “아직 연기가 뭔지 몰라요.영화의 흥행실패 부담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뛰겠습니다.”그와 함께 캐스팅 경쟁을 벌인 이는 영화 ‘거짓말’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태연.그러나 황인영의 훤칠한 키(173㎝),연약해보이는 외모에 감춰진 내면의 강인함,속깊어 보이는 눈매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겠다 싶어정세호PD의 택함을 받았다.정PD는 “깡다구 있어 보여서”라고 거들었다. 전광렬 김상중 선우재덕 배용준김석훈 이종원 이세창 등 쟁쟁한 스타들과함께 외출이 금지당한 채 특공대원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아가며 9박10일동안 지낸다. “인영아 이리 와 봐.”특공대측은 그를 여자라고 특별히 봐줄 것 같지 않았다.특공대는 그에게 5층 옥상에서 테러범이 인질을 붙잡고 있는 2층에 밧줄을 타고 진입하는 역래펠과 15㎞ 구보,250m 저격 등 혹독한 훈련을 시킬 계획이다. 그는 ‘발레를 한 전력’등으로 인해 역동적인 역할에 이미지가 고착될까 벌써 걱정이다.발성이 제대로 안되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이 드라마가 끝나면 웅숭깊은 멜로 주인공을 꼭 해보고 싶단다.“2학년을 마친 뒤 휴학한 용인대 연극영화과에 복학해야 하는데…”라고 말끝을흐리면서도 지금 치르는 유명세가 싫지만은 않아 보였다. SBS는 편당 1억원을 쏟아부어 내년 1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16∼20부작 전편을 사전제작,여름에 방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새 밀레니엄의 첫해,남자 냄새가 풀풀나는 드라마를 보게 될 것 같다. 임병선기자 bsnim@
  • [매체비평] 재연된 우리언론의 ‘냄비보도’ 행태

    한일관계에서 반일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보도는 우리나라 언론이 가장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는 아이템 중의 하나이다.각 신문들이 거의 보름동안 재일동포 무기수 권희로(김희로)씨 석방과 입국에 관한 소식으로 사회면을 도배하다시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독자들은 한일 양국간에 권씨의 석방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이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권씨가 무슨 옷과 신발을 신고,몇시 몇분에 어떤 비행기를 타고 입국할 것이며,비행기 안에서는 무엇을 먹게 되는지 따위의 소식에 압도당했다.또 권씨가 묵을 호텔과 국내에서 지낼 아파트 주소,귀국후의상세한 일정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자상하게 알려주었다.그래놓고는일본 야쿠자들의 테러위협을 부풀리면서 권씨의 안전을 걱정했다. ‘민족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편집은 중앙일보에서 두드러졌다.이 신문의 8월27일자에는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당당히 서있는 권희로씨의 전신사진을 싣고 지면 윗쪽에는 ‘(김희로씨) 일본 용서’,아래쪽에는 ‘일(日)선 보복’이라는 제목의 상자기사를배치했다. 다음날에는 또 대비 편집 기법을 사용하여 ‘김희로씨 맞는 두 여심’이라며 위쪽에는 ‘설레는 여인’,아래쪽에는 ‘눈물짓는 여인’이란 제목으로그를 뒷바라지하게 될 사람과 과거 그와 옥중결혼을 했다가 소식이 끊긴 사람을 소개하는 등 여성지를 방불케했다.대대적인 화제거리로 키울 인물에게문제가 있어선 곤란하다.이미 시시콜콜한 것까지 보도되면서 권씨는 충분히미화되었다.그는 ‘재일한국인 차별에 항거한 투사’로 표현되고,영웅처럼묘사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 언론들은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권씨가 미화될 경우의 위험성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나 할까.입국이 임박해지면서 과열보도 경계론이 대두되고 방송사의 생중계가 취소된 것은 단지 한일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서가 아니었다.권희로씨가 화제가 될수록 ‘(차별 고발이라는)목적이 (살인,인질극이란) 수단을 합리화한다’는 당혹스런 결론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이때부터 각 신문들은 ‘권씨를 조용히 맞자’,‘권씨 미화,상업적 이용말아야’라는 사설과 기고를 게재하면서 발을 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후로도 언론들은 권씨 귀국일정을 대서특필했다.행동으로는 권씨에 대한 상업화를 실컷 부추겨놓고,말로는 점잖게 그러면 안된다고 한 셈이다.한동안 호들갑을 떨고 난 뒤 우리언론은 그 여느 사안처럼 권씨를 아마도 깨끗이 잊어버릴 것이다.
  • 권희로씨 귀국 3일째 이모저모

    권희로(權禧老·71)씨는 귀국 3일째인 9일 서울에서 자신의 가석방을 도와준 시인 구상(具常·81)씨,배명인(裵命仁)·정해창(丁海昌) 전 법무부 장관,영화 ‘김의 전쟁’ 제작자 한갑진(韓甲振)씨를 차례로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주를 떠나 오전 10시 서울에 도착한 권씨는 박삼중(朴三中)스님과 함께서울 여의도 구상 시인 자택을 방문했다. 권씨는 “석방을 위해 도움을 줘 고맙다”면서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한 구씨의 건강상태를 염려했다.또 지난 81년 경기 시흥시 농협에서일어난 살인사건에 연류돼 17년째 복역중인 구씨의 양아들 최재만(崔在萬·41)씨를 걱정했다. 하얀 모시옷을 입고 권씨를 맞은 구씨는 “고희를 넘긴 나이에 너무 열정적으로 움직여 건강을 해칠까 걱정된다”고 화답한 뒤 권씨에게 중광스님의 연꽃그림과 자신의 시집인 ‘인류의 맹점(盲點)에서’를 선물했다. ?권씨는 이어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협력제도 연구모임’(대표 李健介·자민련의원)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당초 국회 귀빈식당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박실(朴實)국회 사무총장이 “외부 병력이 국회에 들어올 수 없고 신변안전을 책임질수 없다”며 난색을 표시,외부로 장소가 변경됐다. 권씨는 의원들에게 “국정을 맡은 여러분의 환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자신이 일본 야쿠자 두목을 살해한 것은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대우에 따른 항거였다”고 밝혔다. ?권씨는 곧바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명인 전 법무부 장관사무실과 서울서초동 정해창 전 법무부 장관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후 6시에는 ‘김의 전쟁’을 제작한 서울 중구 필동 한진흥업 한갑진회장 집에서 권씨의 배역을 맡았던 탤런트 유인촌(柳仁村)씨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권씨는 “영화 덕분에 나의 항거가 한국 국민들에게 알려졌다”고감사의 뜻을 전한 뒤 야쿠자 두목살해와 인질극을 벌였던 당시를 회상하며이야기 꽃을 피웠다. 조현석기자 hyun68@
  • 權씨 機內인터뷰

    “일본을 떠나는 마음이 매우 착잡합니다.차별에 대해서는 분개했지만 일본의 좋은 면도 많이 봐왔습니다.고마웠던 일본인들에게 이 기회에 감사하고싶습니다” 7일 석방돼 귀국한 재일동포 권희로씨는 이날 정오 일본 나리타공항을 떠나 부산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도중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국을 찾는 자신의 감회와 인질극 사건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권씨는 “나는 어려서부터 많은 차별을 받아왔다.왜 죽을 각오를 하고 일본경찰을 상대로 전쟁을 했겠는가.누군가 한번은 그런 일을 일으켜야 한다고생각했다”며 68년 살인과 인질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당시 사건이 모두 정당화될 만큼 옳았다고만은 보지 않는다”며 “이제 두 나라도 과거의 나쁜 점만을 들춰 서로 미워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예를 상기시키고 “지난해 김대통령이일본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납치사건에 일본정부가 개입된 흔적이 있었는데도 이에 대해 비난하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이런 자세가 일본인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이 귀국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살라는 어머니의유언 때문이었다”고 강조한 뒤 “일본에서 나서 자라 한국말도 잘못하고 풍속과 역사도 서툴지만 여러분들이 이해하고 도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씨는 한국기자들의 과열취재로 기내가 어수선해지자 “여러분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여기는 일본 비행기 안이다.일본인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수차례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다. 갈색 양복에 68년 인질극 당시 썼던 것과 같은 모양의 모자를 쓴 그는 건강하고 밝은 표정이었다.형형한 눈빛과 함께 어조와 자세 역시 70을 넘긴 노인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분명하고 당당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 돌아온 權禧老씨 애끊는 사모곡

    “어머니,당신이 태어나신 고향에 희로가 왔습니다.이제 제곁에서 편안히쉬세요” 7일 오후 2시25분 부산시 연제구 거제1동 자비사 법당.칠순을 넘긴 권희로(權禧老)씨는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 박득숙(朴得淑)씨의 유해와 영정 앞에 무릎꿇고 앉아 눈을 감은 채 파란많은 지난 세월을 용서받으려는 듯 두손을 모아 합장했다.일본땅에서 천대와 울분속에 살아온 한맺힌 70평생과 어머니에대한 아스라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갔다. 그가 “한국인 인종 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야쿠자 두목 2명을 살해하고인질극을 벌였던 68년 그에게 흰색 한복을 건네며 “일본인에게 붙잡혀 더럽게 죽느니 차라리 깨끗이 자결하라”고 권할만큼 강직한 어머니였다.종신형수감생활이 시작되자 족발장사를 해가며 82년 중풍으로 쓰러질 때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형무소로 아들을 찾아 옥바라지를 했던 사랑의 어머니.“아들이 석방되면 함께 깡통을 차고 빌어먹더라도 부산으로 돌아가 아들에게 조국의 품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되뇌다 끝내 아들의 석방을 보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일본의 한 시립양로원에서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기구한 운명의 어머니.“나와 희로만 국적이 한국이며 따라서 내 자식은 희로밖에 없다”고말한 한국의 어머니.부산에서 태어나 소학교도 못다닌 채 7살때부터,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할 때까지 10년간 일본인 지주집에서하녀노릇을 했던 한많은 어머니.이런 어머니의 영향으로 희로씨는 정의감이강하다.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리는 여린 마음의 효자이기도 하다. 희로씨의 비극은 그가 세살때인 지난 31년 부두노동자이던 아버지 권명술씨가 작업도중 사고로 숨지면서 시작됐다.그후로 그는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2년후 어머니의 재혼과 함께 그는 의붓아버지의 구박과 폭행에 시달리며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 조선인이 건방지다는 이유로 조롱과 함께 죽도록 얻어맞기도 했다.결국 13살때 집밖으로 뛰쳐나와 연탄회사와 항만 인부 등을 전전했다.배고픔을 참다못해 먹을 것을 훔치다 소년원에 들어갔다. 그후 야쿠자 살해 전까지도 강도 공갈 횡령 등으로 수차례에 걸쳐도합 20년간 감옥에서 청춘을 보내야 했다.31살때 일본인 처와 결혼했으나 8년만에 결국 실패했다. 권씨는 이제 고국에서 ‘일본사람처럼’이 아니라 한국사람으로서,소외계층을 위해 제2의 인생을 살기로 다짐하며 법당을 떠났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재일동포 권희로씨 오늘 고국품으로

    [도쿄 황성기특파원] 재일동포 무기수 권희로(權禧老·71)씨가 7일 가석방돼 부산으로 입국한다. 권씨는 이날 새벽 신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바(千葉)형무소에서 가석방 절차를 마친 뒤 나리타(成田)공항으로 옮겨져 오전 9시쯤 후견인인 박삼중(朴三中) 스님에게 인도된다. 권씨의 가석방은 68년 2월24일 인질극을 벌이던 시즈오카현에서 체포된 이후 31년6개월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권씨는 이날 오전 11시25분 일본항공(JAL) 957편으로 나리타를 떠나 오후 1시20분 부산에 도착할 예정으로 어머니 박득숙(朴得淑·98년 작고)씨의 유골을 안고 귀국한다. 그는 이어 작고한 아버지 권명술(權明述),어머니 박득숙씨의 영령봉안식을부산의 자비사에서 지낸 뒤 귀국 기자회견을 갖는다. 후견인 삼중스님은 6일 도쿄 시내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권씨가 입을 방탄조끼를 공항에 갖고 오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일본 형무소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면서 권씨가 몹시 신변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marry01@
  • “31년만에 세상으로” 뜬눈 밤샘…권희로씨 출감전 마지막밤

    [도쿄 황성기특파원] 권희로(權禧老·71)씨는 석방과 귀국을 하루 앞둔 7일 새벽 동틀 무렵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31년 만에 세상의 따스한 햇살을 받게 된 것은 물론 난생 처음 고국땅을 밟게 된다는 흥분을 떨치지 못한탓이다. 전날 새벽 도쿄 후추(府中)형무소에서 치바(千葉) 형무소로 이감되면서 출소가 본격적으로 실감되기 시작했던 그다.교도관은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그를 지키기 위해 이감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검은색으로 선팅이 된 일본 법무성의 이송차량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자유 그 자체였다.언뜻 넘실거리는 바다도 보였다.차별과의 싸움,‘김의 전쟁’을 벌였던 31년 세월의 편린들이 태평양의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듯했다. 권희로는 6일 오후 교도관으로부터 출소 때 입을 갈색구두와 양복을 건네받았다.그는 양복을 받아들고 감격에 겨워 한참을 미동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전해졌다.생각 같아선 10년 전 어머니 박득숙(朴得淑·98년 작고)씨가 지어준 하늘빛 한복을 입고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한복을 입으면 목숨을 노릴지 모르는 그 누군가의 ‘표적’이 되기쉽기 때문에 삼중스님의 권유대로 양복을 입기로 했다.살아서 돌아가고 싶었다.죽어서 뼈를 일본에 묻어서까지 ‘전쟁’을 하겠다는 생각을 바꾸면서 삶에의 집착도 강해졌다. 일흔을 넘긴 고령이지만 그는 비교적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약간의 신경통과 고혈압에 최근 체중이 64㎏으로 줄어든 것 말고는 특별한 이상은 없는 그다. 이날도 3끼 식사를 거의 다 먹은 그는 일본에서 마지막밤 합장을 하며 기도를 올렸다.그리고 7일 가슴에 품고 갈,이제는 유골로 변한 어머니를 떠올렸다. 31년 전 시즈오카에서 한국인 차별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인질극을 벌일 때수첩에 썼던 ‘사모곡’(思母曲)을 조용히 회상했다. ‘해가 기웃거리는 어스름녘이면 물새가 우는 소리가 들리네.나도 엄마가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네…’ 그렇게 권희로는 하얗게 꼬박 밤을 새우며 제3의 인생을 시작할 7일을 맞았다. marry01@
  • 권희로씨 맞을 부산표정

    권희로(權禧老)씨의 귀국을 하루 앞둔 6일 권씨의 남매와 친인척들이 권씨를 맞이하기 위해 자비사로 속속 모여들었다.또 경찰은 권씨의 이동경로와자비사 등에 대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하루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피는 역시 물보다 진한 법이다.부산에 살아온 고모 권소선(權小先·87)씨와 외사촌형 박일봉(朴壹鳳·74)씨를 비롯한 친인척 10여명은 권씨의 귀국을 기다리며 벌써 며칠째 손꼽아 기다렸다. 또한 일본에서 살아온 권씨의 친여동생 풍자(豊子·69·일본 가케가와현 거주)씨,누나 나카무라 미요코씨(72) 등 8명의 친척들도 6일 입국해 자비사에서 30여년의 울분과 아픔을 눈물로 쏟아내기도 했다. 권씨의 형제는 생부 권명술(權命述·31년 작고)씨와 의붓아버지 김종석씨등으로 혈연관계는 다소 복잡하지만 우애는 남달랐다.일본에 있던 권씨 형제들은 31년간의 수감생활을 하는 권씨의 옥바라지로 창살없는 감옥에서 한평생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특히 여동생 풍자씨는 어머니 박득숙(朴得淑·98년 작고)씨와 오빠권씨의 뒷바라지를 도맡았다. 풍자씨는 “오빠가 인질극을 벌이는 동안 일본 취재기자들이 집으로 몰려오는 바람에 아이들이 학교에도 못가고 대문 출입도 못했다”며 억센 경상도사투리로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외사촌형 박씨는 “지난 42년 일본 땅에서 희로를 만난 지 57년 만에 처음”이라며 “그동안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출입국 관련기관들과 함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김해공항과 자비사,숙소인 웨스틴 조선비치호텔,첫 방문지인 오륜직업전문학교(옛 부산소년원)에 이르는 이동경로를 따라 실제 상황과 마찬가지로 경호훈련을 실시. 24명의 특공대원과 경찰 5개 중대가 동원된 이날 연습에서 방탄복과 저격용 총으로 무장한 특공대원들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권씨를 호위해 승용차에 태워 공항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방문 장소마다 보안상태를 체크하고 외곽경계,근접경호,돌발상황 발생을 가정한 대처요령 등을 종합 점검했다. 후견인 박삼중(朴三中)스님이주지로 있는 자비사도 신도 10여명이 권씨부모의 제사를 지내는 데 필요한 음식을 마련하는 등 분주했다.자비사측은당초 삼중스님의 부탁에 따라 권씨와 같은 아파트에서 기거하며 수발하기로했던 진모씨(55·여)가 뒷바라지를 포기하는 바람에 파출부 고용 등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 삼중 스님 후원회장인 김동기씨도 권씨가 앞으로 수기를 집필할 수 있도록 금정구 구서동에 사무실을 마련,내부치장을 거의 마무리했다. 권씨가 고국에서의 첫날 밤을 보내게 될 해운대구 우동 웨스틴 조선비치호텔도 외벽에 환영 플래카드를 내거는 한편 로비 등에 무궁화로 꽃꽂이를 하고 객실 내부를 재점검했다. 오는 9일 오전 권씨가 방문해 강연할 예정인 부산 금정구 오륜동 오륜직업전문학교도 건물 외벽의 도색을 새로 하고 화단을 다듬는 등 권씨 환영행사를 마쳤다. 한편 부산시는 오는 13일 오전 9시30분쯤 시장실에서 연제구 거제1동 246의2 자비사 주소로 기재된 ‘주민등록증 교부행사’를 갖고 한글사전과 일·한사전,우리말 교본 등을 선물할 계획. 부산관광개발은 주민등록증 교부행사를 마친 뒤 이날 테즈락호에 권씨를 태우고 부산항 견학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관광개발측은 권씨의 승선을 위해 특별항차를 마련,일반승객을 태우지 않고 권씨와 삼중스님 일행만승선시킨 채 영도구 봉래동과 태종대 일원을 돌며 관광시킬 계획.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김희로씨 육필수기 나온다

    다음달 7일 일본에서 가석방,귀국하는 재일동포 김희로(金禧老·71)씨는 귀국 후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수기로 집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견인인 박삼중(朴三中) 스님은 29일 “김씨는 귀국 후 수기를 쓸 계획을갖고 있다”며 “도움준 분들에 대한 감사인사와 건강검진이 끝나는 대로 수기 집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거친 김씨의 삶은 워낙 드라마틱해 그의 수기가 출간되면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들로부터도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한·일 양국의 출판사와 언론사들이 거액을 제시하는등 수기 확보를 위한 물밑교섭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중 스님은 “일본의 상당수 잡지·출판사로부터 교섭이 들어오고 있으며한 주간잡지의 경우 김씨의 증언을 토대로 자신들이 수기를 집필·게재하는대가로 500만엔(한화 6,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수기에는 김씨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당했던 참기 어려운 차별대우와 수모,어려웠던 가정형편,어머니의 애틋한 사랑과 여관 인질극의 전모,수감생활 등이 담길 전망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kdai
  • [사설] 조국 품에 안기는 김희로씨

    일본인 조직폭력배(야쿠자) 2명을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돼 31년간 일본 교도소에서 복역해 온 재일동포 김희로(金嬉老)씨가 오는 9월7일 가석방돼 귀국하리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그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면소식이전해지다가 무산된 바도 있어 조심스럽긴 하지만 10년동안 그의 석방운동을벌여 온 박삼중(朴三中)스님에게 일본 법무성이 최근 통보했다니 이번에는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일본 조직폭력배가 김씨의 가석방에 반발해 그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니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김씨의 출소를 반기는 것은 동포애를 바탕으로 한 인도주의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상처 투성이의 그의 삶이 재일교포 인권문제와 맞닿아 있고불행한 한·일관계를 반영하기 때문이다.사람을 죽이고 인질극은 벌인 것은잘못이지만 그 범행동기가 일본인들의 극심한 민족차별이었다는 점에서 그역시 희생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그래서 재일동포사회는 물론 국내에서그의 석방운동이 계속 벌어졌고 지난해 가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본방문때도 실무차원에서 적극 논의됐으며 결국 결실을 이룬 셈이다. 무기수라도 25년간 복역하면 대체로 석방된다는 일본에서 최장기복역수 기록을 세운 그에게 인간적인 연민도 금할 수 없다.살아 생전 출소한 아들에게 따뜻한 밥 한그릇 해주고 싶다며 애타게 기다리다가 지난해 이 세상을 뜬어머니의 유해를 안고 그는 귀국한다.그 어머니는 “조센징,더러운 돼지새끼”라는 일본인의 욕설에 격분해 살인을 저지르고 인질극을 벌이는 아들에게붙잡혀 더럽게 죽지 말고 차라리 “자결하라”고 말했던 강골이었다. 그런 어머니를 ‘종교’로 여겼던 김씨는 귀국후 불우한 노인들과 정신대할머니들을 돕고 일본에서 자신이 뼈저리게 겪은 ‘이지메’ 체험을 살려 청소년 선도작업을 하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살 계획이라고 한다.그가 조국의품속에 편안하게 안겨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도와주어야 할것이다.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그가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는 쉽지않을 터이다. 일본 정부는 물론 우리 정부도 이 시점에서 김씨의 사건이왜 일어났는지,왜 이제야 그의 가석방이 이루어졌는지 다시 한번 반성해 보아야 한다.김씨의 비극을 잉태한 재일동포 사회는 일본의 군국주의 전쟁수행을 위한 조선인 강제징용으로 형성됐다.그럼에도 지금 일본에서는 다시 우경화(右傾化)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우리 정부는 재일동포들의 인권이 더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다시는 힘없는 조국 때문에 동포들의 삶이 찢겨지는 일이 없도록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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