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질
    2025-09-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16
  • 군부 反에스트라다 합류…또 ‘피플파워’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사실상 집권 포기를 발표,필리핀은 14년 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축출 이후 두 번째로‘시민 혁명’의 위력을 발휘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이날 중대발표에서 끝내 ‘즉각 사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5개월 안에 조기 대선을 실시하고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각료들의 사퇴에 이어 군장성들과 경찰이 그에 대한지지를 철회한 데 따라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보인다.그러나 야당과 종교계,재계 등이 즉각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그가 권좌에 얼마나 더 눌러 앉아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은 지난 17일 필리핀 상원이 그의 비밀계좌에 대한 조사를 금지한 데 반발,탄핵재판 검사(하원의원) 11명이 집단 사임하면서 비롯됐다.특히 앙헬로 레예스군 참모총장과 오를란드 메르카도 국방장관이 이날 반(反) 에스트라다 투쟁에 합류한 것이 결정타였다.지난 86년 ‘시민혁명’이 성공할수 있었던 것도 4연임을 시도했던 마르코스에 맞서 엔릴레 국방장관과 피델 라모스 참모총장 서리가 반 마르코스 전선에 합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에스트라다 집권 초기의 지지층이었던 종교계와 재계도 이제는완전히 등을 돌려 에스트라다 정권이 조만간 무너질 것을 예고하고있다.하이메 신 추기경은 86년의 감동을 되살릴 수 있도록 인간띠 잇기 시위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경제인들로 구성된 마카티 비즈니스클럽도 지난해 10월 말부터 그의사임을 계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마지막 수단으로 조건부 사임발표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지난해중반 이후부터 계속되고 있는 페소화 가치의 하락으로 경제가 파탄국면에 몰리면서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경제파탄의 주범이라는 인식이광범위하게 퍼져있다.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서민층의 이탈현상은 갈수록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이를 모면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간끌기를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났다.첫 번째는 탄핵재판이 진행되던 중“수뢰사실이 입증되면 사임하겠다”고 밝힌 것.그러나 국민들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게릴라들에게 납치된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지급된 몸값까지 가로챘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시위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집권 포기 발표 전에는 탄핵재판이 재개되길 바란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반 에스트라다 전선의 핵인 야당이 이에 불구하고 투쟁의수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예상돼 5월 조기 대선은 훨씬 앞당겨 질가능성이 높다. ◆ 에스트라다 정치위기 일지. ■1998.6.30 에스트라다 대통령 취임. ■2000.3 종교계,에스트라다 정부기금 1,050만달러 전용 의혹 제기. 이후 잇단 비리 폭로. ■10.9 루이스 싱손 주지사,에스트라다에 불법 도박자금 800만달러등 1,060만달러 제공 폭로. ■10.10 종교·경제계 및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에스트라다 사임 촉구.글로리아 아로요 부통령 사회복지장관 사임,야당연합 대표에 취임. ■10.18 야권,하원에 에스트라다 탄핵요구안 제출. ■12.7 상원 탄핵재판 착수. ■2001.1.7 탄핵재판 검사 11명,상원의 에스트라다 비밀계좌 조사 금지에 반발,집단 사임.시민 철야시위. ■1.19 군 참모총장,국방장관,재무장관 등 군·정계 관료,반(反)에스트라다 진영 합류.경찰도 반 에스트라다 선언. 강충식기자 chungsik@. *比 두번째 여성대통령 ‘공인'.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19일 자신은 출마하지 않고 조기대선을 실시키로 함에따라 야당인 글로리아 마카파갈-아로요(53·여) 부통령이 새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 중 사임하면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그가 곧바로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그러나 야당의 선두주자인데다 국민의 지지도도 높아 부통령직 사임 후대통령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 라카스-NUCD의 지도자인 아로요 부통령은 지난해 에스트라다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탄핵재판에 회부되자 하이메 신 추기경,피델라모스 전 대통령 등 정계·종교계·재야 지도자들과 연계,에스트라다 대통령 퇴진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아로요는 국내외 언론들이 필리핀 역사상 두번째 여성대통령으로일찌감치 점찍었던 인물.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는 워싱턴 조지타운대 동기·동창이라는 인연을 갖고 있다. 고(故)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제 9대,1962∼65년)의 딸이라는 탄탄한 집안 배경에다,필리핀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의 지성,여기에 미모도 돋보인다.98년 대통령 선거와 별도로 치러진 부통령 선거에서 에스트라다(39.8%)보다 높은 지지(47%)를 얻었다. 대학교수,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중 80년대 후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에게발탁돼 무역산업부 차관보로 정계에 입문, 92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필리핀의 경제개방,외국인 투자유치,세계무역기구(WTO)가입 등에 앞장서 ‘경제 부통령’으로도 불린다.변호사 겸 사업가인 남편 호세아로요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육철수기자 ycs@
  • 인질극 ‘프루프 오브 라이프’

    남미 안데스산맥의 작은 나라 테칼라.미국 거대 석유회사에서 파견근무나온 피터(데이비드 모스)가 반정부군에게 납치된다.납치범들은 회사에 거액을 요구하지만,납치보험을 철회한 회사는 현지 민심을 거스르지 않으려 협상마저 포기한 상태.다급해진 인질의 아내는 직접 남편구출작전에 팔을 걷어붙인다. 테일러 헥포드 감독이 오랫만에 내놓은 영화 ‘프루프 오브 라이프’(Proof of Life)는 별 무리없이 관객몰이에 성공할 듯하다.뭣보다 주인공의 면면 때문.지난해 ‘글래디에이터’로 스펙터클 액션의 적임자임을 확인시킨 러셀 크로우와,‘지금은 통화중’이후 뜸했던 멕 라이언이다.다음으로 주목할 대목은 ‘아날로그식’액션.첨단과학 코드가 난무하는 SF액션이 지겨웠다면,밀림을 누비는 80년대식 ‘람보’류의 총격전은 오히려 반가울 거다. 올해로 마흔살인 멕 라이언은 분위기를 사뭇 성숙한 쪽으로 바꿨다. 그의 역할은 인질의 아내 앨리스.이국땅에서 일중독에 빠진 남편과티격태격한 다음날 남편은 납치되지만,귀엽고 명랑한 캐릭터를 무기삼아 위기를 수습하려 들진 않는다.그의 파트너는 특수요원 출신의인질협상 전문가 쏜(러셀 크로우)이다.회사측 이해관계로 한때 손을뗐던 그는 앨리스에게 묘한 연민을 느껴 목숨건 협상을 자처한다. 한마디로 영화는 ‘인질협상에 관한 보고서’다.몸값협상에서 제1원칙은 인질이 살아있다는 증거(프루프 오브 라이프)부터 확보하는 것. 상대의 요구가 뭐든 적정 몸값을 먼저 설정한 뒤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등등,화면밖을 향해 쏜은 전문지침을 열심히 소개한다.‘사관과신사’‘돌로레스 클레이븐’‘데블스 애드버킷’ 등을 통해 드라마연출과 심리묘사에 탁월한 개인기를 보여온 헥포드 감독답다. 별것아닌 내용얼개에 테러협상의 긴박감과 로맨스를 솜씨좋게 녹여붙였다.또 인질의 아내가 협상가와 사랑에 빠지는 설정으로 영화에 포인트를 찍었다. 그러나 찜찜한 구석이 있다.냉전이데올로기가 할리우드 소재가 되지못한지 오래.옛소련의 지원이 끊겨 납치극으로 활동자금을 마련하는게릴라들의 이야기까지는 좋았다.하지만 주인공이 뜬금없이 총을 든‘람보’로 둔갑하는 후반과정은 좀 억지스럽다.올해 아카데미상의유력한 후보.20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印尼 무장독립단체에 한국인 1명 피랍

    인도네시아 최동단 이리안자야에서 목재공장을 운영 중인 한국 코린도그룹(회장 승은호) 직원 12명이 16일 현지 무장 독립운동세력들에게 납치돼 17일 현재까지 풀려나지 않고 있다. 코린도측에 따르면 이리안자야 머라우케시 북쪽 300㎞ 지점 밀림에서 권오덕차장과 현지인 직원 11명이 무장 독립단체 자유파푸아운동(OPM)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다. 코린도 관계자는 “권차장 등이 벌목작업을 마치고 트럭을 타고 현장 사무소 쪽으로 이동하던 중 활과 칼 등으로 무장한 OPM 요원들에게 저지당한 뒤 납치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린도는 피랍 소식이 전해진 17일 오전 이현 목재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책팀을 구성,직원들이 잡혀 있는 OPM 근거지로급파해 인질석방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들의 구체적인 요구조건과 인질들의 안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연합
  • 한빛銀 불법대출 청문회

    국회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청문회가 12일 닷새간의 일정으로 막을올렸다. 박혜룡(朴惠龍) 아크월드 사장과 신창섭(申昌燮) 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 등 23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을 출석시킨 가운데 시작된 청문회는 그러나 여야간 신경전과 증인들의 엇갈린 증언으로 ‘진실’에 다가서지 못했다.대신 욕설,윽박지름,사생활 폭로 등이 뒤엉켜 청문회의 ‘품격’은 여지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한나라당은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장관의 외압을 파헤치는데 주력했다.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의원은 신 전 지점장에게 “박사장이 박 전 장관의 여의도 집에 가서 1억5,0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어 “‘억대의 돈을 갖다 줘야 한다’고 걱정하는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이에 민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한빛은행의 허술한 감사로 인한 신전 지점장의 개인차원의 범죄임을 부각하는 데 열중했다.함승희(咸承熙)·김민석(金民錫)) 의원 등은 “구속중인 신 전 지점장이 지난 5일과 9일,11일 세차례에 걸쳐 에스이테크 부사장이었던 권증 증인에게 전화를 걸어 박 전장관을 만났음을 증언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드러났다”며 모종의 개입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증인들이 부인과 엇갈린 증언으로 일관하자 여야의원들도 짜증섞인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이에대해 박혜룡·신창섭 증인은 의원들을비웃는 듯한 웃음을 보여 의원들로부터 경고를 받자“어이가 없어 웃었다”“진실을 캐야지 나를 일방적으로 매도를 하고 있느냐”며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촌극이 빚어졌다. 특히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신 전 지점장의 진술이 엇갈리자 느닷없이 한 여성이름을 들이댄 뒤 “박혜룡씨 차를 타고 자주 반포(그 여성의 집)에 가지 않았느냐”고 추궁,빈축을 샀다.민주당 이종걸(李鍾杰)의원은 관악지점 실무자가 말을 바꿨다며 “저놈…”이라며 혀를 찼다.박혜룡씨는 옆자리의 신창섭씨를 겨냥,“캬바레에 자주 출입한다.춤 솜씨는 대한민국 최고다”라며 빈정대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방송사들이 이번 청문회를 생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한데 대해 이날 오후 KBS와 YTN등 4개 방송사를 항의 방문했다.정창화(鄭昌和)총무는 “방송사들이 여권 실세인 박 전 장관을 의식,생중계를 않기로 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이에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은 “시청자의 관심이 없다는 방송사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반박,여야간에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전쟁 性범죄 재판 도쿄서 ‘개정’

    [도쿄 연합]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일제의 전쟁범죄 책임을 가리기위한 ‘여성 국제전범 법정’이 8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도쿄(東京)에서 열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 위안부 피해자 78명 등 관련자 1,000여명과남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8개국과 일본의 민간단체 ‘국제실행위원회’가 참가해 히로히토(裕仁) 일황과 옛 일본군 주요 간부 등을 성 노예화 방조 및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다음은 여성 국제전범 법정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낸 기소장 요지. ◆형사 피고인(당시 직위)=히로히토 일황,도조 히데키(東條英機·총리 겸 육군대신),미나미 지로(南次郞·조선 총독),이타가키 세이시로(板垣征四郞·조선군 사령관),오카무라 야스지(岡村寧次·중국 파견군 사령관),우메즈 요시지로(梅津美治郞·관동군 사령관),안도 리키치(安藤利吉·대만 총독),마쓰야마 유조(버마군 56사단 사령관) 등 8명. ◆범죄사실=일본군 위안소 시행(성 노예화),위안부 강제연행(감금,인질,강간,고문,노예화,박해),위안부 강제이송(불법 추방과 이송),위안소 범죄(강간,고문,상해,학대,살인),비인간적 행위(강요된 불임). ◆전쟁범죄 적용 여부=1910∼1945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였더라도일본군의 성 노예화와 관련한 범죄는 일본이 도쿄 극동 군사재판에서인정한 전범 행위에 해당된다. ◆일본의 책임=일본은 전후 배상책임은 끝났다고 주장하나 전쟁에 관한 국제법과 부녀자 약취에 관한 조약 등은 해당 국가가 당시 행정기관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일본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와 배상,책임자 처벌,피해자 명예회복,생존자 귀환,유골송환,일본군 성 노예 범죄 재발방지 등의 의무가 있다.
  • [김삼웅 칼럼] 극단론이 나라 망친다

    요즘 우리사회는 극단이 판친다.대화나 타협이 통하지 않고 극단적대결과 물리력으로 문제를 풀고자 한다.여야 정치권이 그렇고 노동자,농민들의 항의집회가 그렇고 각급 이익집단의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국회는 걸핏하면 단상점거와 의장 인질을 능사로 삼고 이익집단들은 해당 기관에 몰려가 업무를 마비시킨다.심지어 고속도로를 점거하여 차량통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과격해지고 험악해졌는가.대화와 설득과 토론이 사라지고 물리력과 적대감과 일방통행만이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굳혀지게 되었는가.국가나 공동체 또는 상대방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당파·집단·사익을 위해 극단론을 펴고 극한적 행동을 일삼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꽤 인기를 누린 에릭 홉스봄은 20세기를 ‘극단의 시대’로 정의했다.이 시대를 각각 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로 나누면서 자본이 제국과 혁명을 낳고 다시 혁명이 세계를 두개의거대제국으로 나누는 등 자본과 제국과 혁명이 물고 물리며 극단적인 대파국의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분석이다. 홉스봄의 주장과는 상관없이 지금 우리사회는 ‘극단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이 ‘극단’이 자본과 제국과 혁명과 같은 거대담론이되지 못하고 정쟁과 기득권과 집단이기주의의 치졸한 싸움이라는 데문제가 있다. 경제가 3년전 IMF경제위기 초기 증세와 비슷한 양상으로 위기의 먹구름이 몰려 오는데도 사회 각 주체들은 제몫 챙기기의 극단적인 대결을 멈추지 않는다.대우자동차의 경우 사주는 해외에서 호화 도피생활을 하고 회사는 한달에 적자가 1,000억원 이상인데도 사원들은 구조조정을 거부하면서 공멸을 재촉하는 모습에서 한국적 극단주의의 폐단을 보게 된다. 조선말기 조정의 단발령에 반대하여 목숨을 버린 사람이 망국에 비분하여 순국한 사람보다 훨씬 더 많았다.일제때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친일파가 많았고,민주화운동자보다 독재자 편에 선 사람이 훨씬 많았다.대부분이 대의(大義)보다 사리(私利)에 매몰된 것이다. 캘먼 실버트의 주장대로 극단론이 내부적으로 작용하면 ‘충돌하는사회’가 되지만 외부적으로 나타나면 ‘고립주의 사회’가 된다.사례를 들어보자.남북 화해 협력은 전쟁방지를 위해서라도 시급한 민족적 과제다.그런데 일부 세력은 반공의 명분론과 기득권 유지 때문에남북 화해를 훼방한다.베트남은 300만명의 자국인과 5만8,000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베트남전쟁의 적대국 대통령을 따뜻하게 환영하면서경제적 실리를 챙긴다.‘무서운 너그러움’이다. 우리처럼 친미와 반미의 극단론이 대립하는 나라도 드물다.우리는미국에 1년이면 45억달러(1999년) 이상의 무역흑자를 낸다.미국시장이 막히면 경제가 당장 큰 타격을 입는다.물론 1년에 10억달러 이상의 무기도 수입한다.그런 상대라면 친미·반미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국익본위 이해관계의 조절이 중요하다. 달라이 라마의 방한문제도 그렇다.정부가 지나치게 중국의 눈치를살피는 것도 고깝지만 1년쯤 후에 그가 방한한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중국은 우리의 4번째 교역국이고 갈수록 인적·물적 교역이 증대된다.남북의 화해 협력에도 중국의 역할은 중요하다. 굳이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갈등관계를 초래할 이유가 없다.중국은 힘이 없어서 홍콩과 마카오를 100년씩이나 ‘외세’에 묶어두었던것이 아니잖은가.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는 민족감정과 실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민족감정으로 보면 당장 되돌려 받아도 울분을 삭이기 어렵다.그러나상대가 있고 상대는 완고하다.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우리에게 여러 질이 있는 복제본을 넘겨주고 원본은 돌려받는 것도 해볼 만한 ‘거래’다.그런데 이런 협상론을 매국행위처럼 비난하고,결과는 다시 긴‘침묵’이다. 원칙과 함께 집단의 자존과 명예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그와 더불어 국가의 이익과 민족의 이익은 더욱 중요하다.개인이나 집단의 제로섬게임은 설혹 일시적인 이익을 얻을지 몰라도 길게 보면 모두 패자가 된다.단발령에 목숨거는 극단론보다 나라살리는 데 몸을 던지는 대의(大義)가 지켜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김삼웅 주필
  • 미·일 액션 25일 나란히 개봉

    오랫만에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아트 오브 워’(The Art of War·25일 개봉)는 남북한 평화협상을 첩보액션의 작은 모티프로 삼았다.우선 그 점이 반갑다.베트남 난민학살에 유엔 사무총장이 연루된것으로 알려지자 곤경에 빠진 유엔은 사건을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방해하려는 세력의 음모로 몰아가며 비밀요원 쇼(웨슬리 스나입스)와그의 팀에게 비밀수사를 지시한다. 영화제목은 고대 중국의 전서 ‘손자병법’을 뜻한다.그런 만큼 전장에서 구사하는 계략과 술수가 홍콩과 뉴욕을 넘나드는 스펙터클 액션의 기둥이 됐다.흔히 봐오던 첩보액션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는,웨슬리 스나입스를 볼 수 있기에 덤으로 프리미엄을 챙기는 영화다.호쾌한 몸놀림과 화려한 특수효과,추격전의 아슬아슬함을 좋아한다면 본전생각은 안해도 되겠다.주의사항.음모적 국제정세 등 본론과 상관없이 덧붙은 난삽한 설정 탓에 한눈 팔았다간 줄거리를 놓칠 수가 있다. 쇼를 배후조종하는 유엔의 막강 파워우먼 훅스 역에는 ‘위험한 정사’ ‘숏컷’ 등을 거치며 관록을 다져온앤 아처.TV시리즈와 CF에서잔뼈가 굵은 크리스찬 드과이 감독의 데뷔작. 설원에서 펼쳐지는 일본의 재난액션 ‘화이트 아웃’(White Out·25일 개봉)도 난도가 만만찮게 높다.‘화이트 아웃’이란 극심한 눈보라로 인한 난반사 등으로 주변이 온통 하얗게 되는 기상현상. ‘춤추는 대수사선’으로 국내에 팬층을 확보한 오다 유지는 이번엔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속에 섰다.새 역할은 댐의 안전관리요원 토가시.조난자를 구조하다 혼자 살아남은 토가시는 죽은 동료에대한 죄책감을 채 떨치기도 전에 테러리스트 일당에게 댐을 점령당하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테러리스트에게 억류된 인질들 중에는 죽은동료의 약혼녀까지 끼어있다. ‘일본도 이런 재난액션을 만들 수 있구나’하는 놀라움을 안겨준다. 총알 한발의 충격이 해일같은 눈사태로 이어지는 장면은 압권이다.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폭파장면들에서도 충무로보다 앞선 기술력이 새삼 확인된다.비장미까지 감도는 그럴싸한 외피에 먹칠을 하는 것은긴장과 이완의 부조화다.이 점,잘 만든 액션의 조건이라면 영화는 맹점이 많다. 테러리스트에 대한 경시청 직원들의 협상태도는 할리우드의 그것을그대로 베꼈다.다음 장면이 훤히 감잡히는 액션이 긴장감 넘칠 리 만무하다. 약혼자를 눈보라속에 잃은 비련의 여인은 ‘링2’에서 비디오테이프의 저주로부터 아들을 구하려 애쓰던 마츠시마 나나코가 맡았다.와카마츠 세츠로우 감독 데뷔작. 황수정기자 sjh@
  • [사설] 지금 경제를 볼모 잡을 때인가

    나라 경제의 앞날을 좌우할 경제개혁이 국회 파행으로 좌초 위기를맞은 것은 개탄스럽다.툭하면 경제가 여야 정쟁에 희생양이 되는 현실을 접하면서 분노와 서글픔이 앞선다.국회의원이라면 으레 ‘정치는 정치,경제는 경제’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인데도 틈만 나면 정치논리를 앞세워 경제를 볼모 잡는 구태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이른바 선량(選良)이란 사람들에게는 민생 현안쯤이야 안중에도없다는 것인가. 여야는 당초 40조원의 추가 공적자금 조성안을 23일 통과시키기로잠정 합의했지만,검찰탄핵안을 둘러싼 가파른 대치로 정상 처리가 상당 기간 힘들 것이란 소식이다.국회가 이달 말까지 공적자금 추가 조성안에 동의해 주지 않으면 2차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것이란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기업·금융구조조정이 늦어질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이고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엄청난 자금난에 빠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구조조정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면 기업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중 부실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내년부터시행하는 예금부분보장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국회 파행으로이마저도 물거품 위기에 놓여 있다.뿐만 아니라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 차단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좌추적권 시한연장 관련 법안과변칙적인 상속·증여 과세 강화에 관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등 30여개 경제관련 법안의 국회처리도 늦어질 전망이다.이번 사태로 인한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질 수밖에 없을 것이니 참으로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고 경제는 경제대로푸는 것이 백번 옳다고 본다. 따라서 국회는 정경(政經)분리 원칙에입각해서 공적자금 추가 투입과 예산안 심의·처리 등 민생현안 처리를 위한 경제분야의 부분 정상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그것이 나라경제의 파탄을 막고 더 많은 실업자가 길거리로 내몰리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경제현안을 풀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경제회생을 위한 구조조정이나 민생문제까지 정치적 인질로 삼는다면 이는 차기를 노리는 수권정당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공적자금 조성안에 대한 동의가 늦어져 경제위기가 현실화할 경우한나라당이 상당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경제현안을 내팽개치고 매사를 정치이슈화 하는인기몰이식 정치가 언젠가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민주당도 한나라당이 공적자금 추가 조성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첫 여경특공대원 “자신있습니다”

    국내 첫 여자경찰 특공대원이 탄생했다. 여경 졸업식이 11일 충북 충주시 상모면 수회리 중앙경찰학교(교장趙昌來 치안감)에서 열려 255명의 여경이 배출됐다. 이들 중에는 경찰특공대 요원 10명이 포함됐는데 태권도,검도,레슬링,유도 국가대표 선수를 지낸 무도인 5명과 군 특전사 및 특공대 하사관,경호원 등을 지낸 경력자들이다.모두 무술 유단자로,합계 43단이다. 맏언니격인 김혜선 경사(28)는 태권도 5단에 합기도 4단,유도 1단으로 97년 5월부터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하면서 국제 대만오픈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 입상 했다.권진영 경사(24)는 94년부터 검도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제9회,10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개인 3위,단체전 1위를 차지한 베테랑이다.서미숙 순경(23)과 김경화(23)·박미희 순경(28)도 각각 레슬링,유도 국가대표로 국내외 대회 입상경력이있다. 박승옥 순경(25)은 특전사에서,이현진 순경(26)은 특공대대 하사로 군복무를 마쳤다.용인대 경호학과와 선문대 무도학과에 재학중인 한지영 순경(23)과 김영주 순경(22)은 경호원생활을 거쳤다. 지난 6개월 동안 중앙경찰학교 같은 생활실에서 동고동락한 이들은앞으로 8주간의 자체 교육을 수료한 뒤 의무복무기간 3년인 경찰특공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국내외 여성 요인(VIP)을 경호하는 일 외에도 대테러 작전과인질사건 등의 특수범죄 진압 등 비상시 범인과의 협상 요원이나 간호사,식사배달원 등 민간인을 가장한 위장 요원으로도 투입된다. 권진영 경사는 “첫 여경특공대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여경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
  • 백주대로 마약 인질극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마약상들로부터 협박받고 있다며 대로변에서 인질극을 벌인 김모씨(38)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영등포구 여의도동 L주유소 앞길에서“마약상들의 꾐에 빠져 마약을 복용하게 됐으니 마약상들을 잡아달라”며 지나가던 방송사 직원 홍모씨(23·여)를 붙잡아 목에 흉기를들이대는 등 난동을 부려 홍씨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게서 대마와 마약의 양성반응이 나타남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조사를 의뢰하는 한편,김씨가 자신을 협박하고있다고 주장하는 마약상들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기로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MS해킹 누가 왜?

    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밀을 훔쳐냈을까.27일 MS의 컴퓨터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커(컴퓨터시스템 침입자)의 신분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는 “시스템의 훼손이나 변경은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소스 코드’가 인터넷 등에 노출될 경우 MS의 피해는 상상외로 커진다.소프트 웨어의 ‘소스 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설계도와 같은 격으로MS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각종 기밀을 빼낼 수 있는 열쇠이기도하다. 이번 해킹이 단순히 정보를 훔쳐내 돈을 요구하는 ‘데이터 인질극’이라면 파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그러나 지금까지 돈을 요구하는접촉이 없었고 수개월에 걸쳐 해킹이 이뤄졌다는 워싱턴포스트 등의보도가 잇따르자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인 마크 라쉬는 “12살짜리 소년이 MS 시스템을 읽었다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예컨대 펩시같은 대기업이 경쟁사인 코카콜라의 기밀을 캐내기 위해 해킹했다면 회사 전체를 망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직 그러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MS의 ‘소스 코드’가읽혀진 것은 분명하고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MS의 스티브 발머 사장은 시인했다.다만 수년 후 출시할 목적으로 개발중인 프로그램은한개의 소스코드만 해킹당해 피해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MS의 ‘소스 코드’를 이용,MS제품과 호환되거나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경쟁 업체들의 행위로 보기도 한다. 영국의 BBC 방송은 MS의 ‘소스 코드’ 비공개 정책에 항의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MS에 겁을 줘 ‘소스 코드’를 공개하도록 하기 위해해킹을 했다고 보도했다. ‘소스 코드’의 공개를 주장하는 프로그래머들은 누구나 컴퓨터 시스템에 접근,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기여할 수있다고 확신한다.MS의 라이벌인 리눅스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있다. MS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받았다.그러나 MS는 일부 소프트웨어만 철저한 협정 아래 ‘소스 코드’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지 완전한 공개에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 키작은 아이 “매년 성장정도 측정원인 조기에 밝혀라”

    우리아이의 작은 키를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최근 키작은 아이들의 ‘키크는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호르몬 투여나 성장촉진제에 대한 논란이 적지않다.‘저신장증’으로 알려지고 있는 성장지연과 왜소증 치료엔 적절한 원인규명과 시기가 가장 중요한데도 흔히 간과되기 쉽다.‘저신장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저신장이란 의학적으로 정의할때 같은 나이·성별의 아이 100명을차례로 세웠을때 키가 작은 순으로 1번에서 3번째 아이에 해당하는경우를 말한다.가족성 저신장 혹은 체질성 성장지연이 대부분이고 다른 질환으로 생길 수 있다.병적인 저신장증의 경우 성장호르몬·갑상선호르몬 결핍증,당뇨병 등 내분비질환과 영양장애,신질환,간질환및만성 위장질환이 있고 터너증후군같은 염색체 질환과 골격형성 이상,그리고 드물게 뇌종양·뇌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도 초래된다. ◆치료 원인에 따라 다른데 만성질환·전신질환으로 초래된 경우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성장이 가능하다.시중에 키를 크게하는 여러 운동기구와 먹는 약들이 나와 있으나 효과가 공인된 것은 없는 형편이다. 다만 성장호르몬만이 성장호르몬 결핍증과 터너증후군에서 성장효과가 인정돼 국내에서 보험적용을 받고있다.만성신부전증,가족적 저신장증,자궁내 성장지연 등에서 투여되는 성장호르몬의 경우 단기간의성장효과는 보고되고 있으나 장기간 치료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성장호르몬을 투여할 때는 가능한 어린 나이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 성장호르몬은 국내에서도 생산되고 있지만 고가인데다 매일 주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또 성장호르몬 투여로 키가 작은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성장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선 안된다.제약회사나 일부 한의원에서 시판하고 있는 성장촉진제도 마찬가지.이들 치료제는 3개월치가 보통 30만∼40만원선으로 1년간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효능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고있다.성장촉진 환약이나 정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분류돼있다.한의학계 내부에서도 키를크게 하는 처방이 공인된 것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의할 점 ‘아이들이차츰 크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보다는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매년 성장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좋다.특히 1년간성장이 4㎝미만이거나 평균신장보다 10㎝이상 작은 경우 저신장의 원인을 조기에 밝혀내야 한다.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터너증후군 등 성장호르몬 투여로 성장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데도 진단이 늦어져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않아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아이들이 저신장으로 가질 수 있는 열등감이나 정신적 갈등을 완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어른이 돼서도 저신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저신장증의 원인규명을 위한 검사와성장호르몬 등의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부모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며 조기발견을 통해 원인을 찾는 것과 저신장증으로 확인될 경우 전문가들의 상담을 거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을지병원 내분비내과 전재석과장은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투여할 수있는 호르몬의 용량이나 투여기간 등에 대해선현재 의학계에서도 이견이 있다”며 “부작용 검증이 안된 무분별한 투여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소아과 김덕희교수는 “최근 먹는 약제나 기구들이 신문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흔히 광고되지만 효과면에선 의문이고 치료제보다는 영양제로 허가가 나있는데도 마치 치료제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성장호르몬 주사에 따른 부작용은 아직 없는 것으로알려져 있으나 주사를 시작했을 경우 전문가에 의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이·팔사태 유화국면 급선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충돌이 2주째로 접어든 10일 최대 접전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양측 충돌이 급감,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에 최후통첩을 보내며 강경입장을 보여온 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평화는 올 것”이라며 평화를 위한 인내를촉구하는 등 유화입장으로 급선회했다.한편 11일 가자지구 등에서 팔레스타인 10대 2명이 사망, 유혈충돌 2주동안 전체 사망자수는 100명을 넘어섰다. ■양측 태도 변화 바라크 총리는 이날 최후통첩 연장 이후의 상대적평온이 폭력중단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12시간은 상황을 파악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라고 말해 평온 회복을 위해 충분히 기다릴 것임을 시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도 이날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자신이 이끄는 파타운동의 요르단강 서안 핵심조직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과격폭력 행위 중단을 지시했다고 이스라엘군 고위관리가 말했다. ■계속되는 국제사회 중재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빠르면 1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잇따라 방문,바라크 총리 및 아라파트 수반과연쇄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예루살렘 포스트신문이 11일 보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던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키로 했으며 개별정상회담에 이어 3자 정상회담도 추진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태 해결 실마리 7일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역 셰바 농장에서 헤즈볼라측에 납치된 3명의 병사를 둘러싼 양측 교섭이 해결의 실마리로부각되고 있다.교섭이 무산될 경우 유혈충돌이 시리아,레바논 등 인근 아랍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 미국 및 유엔의 중재 포커스가 레바논에 잡힌 인질쪽으로 쏠리는 양상이다.헤즈볼라는 병사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아랍인 죄수 1,600명을 모두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유엔 인권위 소집 이·팔 유혈분쟁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인권위원회 특별회의 소집이 10일 회원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결정됐다. 이 결정이 곧바로 팔레스타인 지지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지만팔레스타인 정착민에 대한 인권침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대(對)이스라엘성토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예루살렘·제네바·워싱턴 외신종합
  • [현장] 오만한 의사 무능한 정부

    3일간의 의·정 협상은 대화의 테이블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계가 자신의 요구를 이끌어 내려는 인질극을 연상케 했다. 의료계와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의약분쟁 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그러나 의료계가 막판에 보건복지부의 의약분업입안자 문책을 요구하는 바람에 기약없이 중단되고 말았다. 의·정이 처음 만난 26일 최선정(崔善政)복지부장관은 웃는 낯으로협상장에 들어와 의료계 대표 10명과 악수를 하려 했다.그러나 한 전공의 대표가 “악수는 거부하겠습니다”고 당당하게 말해 출발부터‘전운’이 감도는 듯했다. 의료계 대표들은 3일 내내 “지난 8월12일 연세대와 중앙대에서 의사집회를 진압한 서울경찰청장이 협상장에 직접 나와 의료계 대표들에게 머리 숙이는 모습을 보여야 공식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의료계의 고자세에 정부 대표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우리가 부른다고 서울경찰청장이 오겠습니까.의료계가 부드러워질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요.” 서울경찰청장 참석 여부를묻던복지부 직원의 모습은 차라리 측은했다. 대화 테이블에서 의료계 대표가 “식사는 하셨느냐”는 인삿말에 “하는 일 없이 밥만 축내는 것 같다”고 답하는 복지부 장석준(張錫準)차관의 모습에는 비굴함마저 느껴진다. 서울경찰청장의 사과 문제로 티격태격하던 28일 오후 4시.의료계 대표는 갑자기 ‘오직 국민을 위해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려 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순간 정부 대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안도의 시간은길지 않았다. 의료계가 복지부 공무원 문책이라는 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복지부 관리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의료계는 “정부가 관계 공무원을 문책하지 않으면 약사법 재개정등을 위한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30일까지 일괄타결되지않으면 다음달 6일 의사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엄포를 놓고 퇴장해 버렸다. 의료계 파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지칠 대로 지친 국민들은 3일동안의 협상 아닌 협상을 통해 의사들의 ‘오만’과 굽실거리는 정부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제 환자와 가족들은 의사들의 ‘고자세’를 더이상 참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3일간의 협상에 나선 의료계 대표들을 보면서 의사들이 말하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라는 말은 단지 명분일 뿐 자신들의 요구사항 관철에만 혈안이 된 듯해 씁쓸하다. 이창구 사회팀기자 window2@
  • 후지모리 ‘억지 권력’ 무너지는가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의 10년 아성이 무너졌다.후지모리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를 새로 실시하되자신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권좌에서 물러날 뜻을 표명했다.선거의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후지모리의 퇴진은 기정사실화한 것. 후지모리 대통령은 야당의원 매수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국가정보부(SIN)를 해체하고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그러나야당의원 매수의 장본인인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SIN 부장의 거취문제는 언급하지 않아 군부 쿠테타를 포함한 갖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후지모리 대통령이 이끄는 ‘페루 2000’은 4월 총선에서 120석의의석 중 53석 획득에 그쳤으나 이후 야당의원 영입을 통해 70석 가까운 절대 과반수 의석을 획득,야당측으로부터 공작정치를 중단하라는끊임없는 시위에 시달려왔다. 그런 가운데 후지모리의 최측근인 몬테시노스 정보부장이 야당인 ‘페루의 가능성’ 소속 루이스 알베르토 쿠오리 의원을 돈으로 매수하는 장면이 15일 현지 케이블 TV에방영된 것.공개된 58분짜리 비디오 테이프에는 몬테시노스 정보부장과 쿠오리 의원이 매수금액과 탈당시기를 놓고 흥정하는 대목 등이 담겼다. 야당은 테이프가 공개되자 “후지모리 정권의 밀실정치와 철권통치및 부정부패의 실상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대통령의 즉각 사임과 정보부장의 구속,과도정부의 구성 등을 주장했다.당시 1만5,000달러를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진 쿠오리 의원은 TV 방영 직후 “돈을 받았지만 빈민자들에게 생선을 나눠주기 위한 냉동트럭 구입용으로 1만달러를 빌렸을 뿐”이라고 수뢰를 부인했다.그는 야당인 ‘페루의 가능성’ 소속에서 지난달 후지모리가 이끄는 여당 ‘페루 2000’으로당적을 옮겼다. 후지모리 대통령이 TV 방영 하루만에 선거를 다시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10년 철권통치에 비하면 극히 이례적이다.국민과 야당의 요구에 굴복한 셈이지만 선거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일각에선 쿠테타가 일어나 축출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야당 의원들은 “군부의 지지를 받았더라면 후지모리가 방송연설을하지 않았을것”이라고 말했다. 페루는 5월 치러진 대선의 부정의혹 시비로 최근까지 시위가 끊이지 않다 미주기구(OAS)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 여야간 민주화 일정에 합의한 뒤 정국은 소강상태에 빠졌다. 리마 시민들은 후지모리의 연설 이후 수천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독재가 무너졌다”며 승리의 환성을 지르고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경찰들도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 야당후보로 나섰던 알레한드로 톨레도는 새 대통령선거에서는 야당 단일 후보를 내세워야 하며 대통령의 퇴진 결정에어떠한 외부요인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백문일기자 mip@. *몬테시노스는 누구. 몬테시노스 국가정보부(SIN) 부장(53)은 지난 10년간 SIN 부장으로재직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대통령인 후지모리를 능가하는 권력자’라는 평을 들어온 인물. 92년 친위쿠데타 당시 의회 해산과 법원 봉쇄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95년 후지모리의 재선 성공뒤에도 그의 능수능란한 공작정치가 있었다.96년 코카인 밀반출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매달 5만달러씩 받았다는 폭로 이후 끝없는 마약조직과의 연루설에 시달려왔으나 매번 사법당국의 철저한 보호로 위기에서 벗어났다.그가 후지모리에 관한 정보를 너무 많이 갖고 있어 사실상 제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7년 육군 대위 시절 미 정보요원에 국가기밀을 팔아넘긴 혐의로 불명예제대했다. 유세진기자 yujin@. *후지모리 대통령은 누구. [리마 연합] 알베르토 후지모리(62) 페루대통령은 일본인 이민 2세출신으로 대통령에 3번이나 계속 당선됐다. 지난 5월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결선투표를 강행,3선에성공한 그에 대해서는 ‘정치·경제적 안정을 달성한 실용주의자’,‘철권통치를 자행한 독재자’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차대전이 일어나기 전 페루로 이민온 나오치 후지모리와 마츠에 이노모토 부부의 5남매중 차남인 그는 리마 출생으로 대학총장을 지냈으며,대학총장연합회장으로 피선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0년 ‘캄비오(개혁) 90’이라는 신당을 급조,같은 해 실시한 대선에서 여당후보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근소한 표차로 따돌리고권좌에 올랐으며 95년에는 유엔 사무총장 출신인 하비에르 데 케야르후보를 물리치고 재선됐다. 그는 첫 임기 중반이던 92년 정국불안이 심해지자 군부의 지지아래계엄을선포,친위쿠데타를 일으켰으며 에콰도르와의 국경분쟁이 발생하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철권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1996년 좌파 반군들이 4개월간 일본 대사관저를 점거했을 당시 군대를 진두지휘,인질 71명을 구출함으로써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계진출 선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부인 수사나 히구치 여사의 영부인 자격을 박탈,딸 케이코를 영부인으로 임명한 뒤 부인과 이혼했는가 하면 97년에는 자신의 3선 연임에 걸림돌이 되는 헌법재판관 3명을 제거했을 정도로 앞뒤를 가리지않는 냉정하고 권위적인 독재자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 [대한광장] 시대착오적 발상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류를 타던 남북관계가 2일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 이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9일이 북한 정권수립일인 관계로내부 행사준비에 바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남북관계 급진전에 따른 내부 조정작업에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어쨌든 남과북은 최고지도자들 간의 통치권 차원의 협상을 통해 6·15남북공동선언을 만들어냈고,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 등 가시적성과를 남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줬다.이제부터는 통치권 차원에서 마련한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제도적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다.남북한 모두 국내 정치적 변수들을 고려하면서법적·제도적 정비를 해나가야 안정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이룩할 수있을 것이다. 북한의 경우는 영도자가 결단을 내리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유일체제이다.그러나 북한지도부는 급속한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군부의우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북한이 남북간 ‘적대적 의존관계’ 틀을 깨고 상호의존적인 남북화해·협력정책으로 노선을 수정한 것은 내부적·사상이론적 조정없이 민족대단결론에 따른 것이다.앞으로 북한이 자본주의체제인 남한과 경협 등을 활발히 추진하기위해서는 사상이론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지도부가 지난 반세기 이상 지속해온 주체노선을 수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고 북측이 안심하고 사상이론적 조정을 할 수 있는 환경과여건을 남측이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국내사정은 매우 혼란스럽다.여야는 의료분쟁 등 많은 민생현안을 뒤로 한 채 장외에서 사생결단의 대립·투쟁을 하고 있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 국민총궐기대회’란 이름으로 ‘김정일-김대중 규탄대회와 서명운동’을 전개할것이라고 한다.김대중 정부의 임기 전반기 국정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86.7%의 국민들이 대북정책을 ‘잘했다’(조선일보·한국갤럽 공동여론조사,8월25일)고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야당과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많은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한나라당은 국정평가백서를 통해 “임기내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한나머지 국내정치가 북한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될 것”이라고 충고했다.김영삼 전대통령은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간 김대중씨 때문에 한국의 대혼란 시대가 목전에 닥쳐오고 있다”고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경의선을 잇고 도로를 새로 만들면 서울은 불과 5시간 내에 무혈 점령된다”고 경고하는 인사도 있다.아직 남북간에 군사적 신뢰구축이 안된 상태에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보에대한 우려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그러나 탈냉전이라는 시대변화와 남북간 국력격차 등을 무시한채 지나친 북한의 대남 위협강조와 북한·통일문제의 정치적·정파적 이용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과거 남북한은 이른바 ‘적대적 의존관계’라는 틀속에서 서로 상대방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내부권력을 강화하기도 했고,상대를 부정하는 데서 자기정체성을 찾는 ‘자폐적인 정의관’에 사로잡혀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인정했듯이 남북한의 과거 정권들은 통일문제를정치적으로 활용한것이 사실이다.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당국은 적대적 의존관계를 정권강화에 이용하지 않고 화해·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남북간에도 청산하려고 하는 적대적 의존관계의 틀을 국내정치에서는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지난 40여년간 지속돼온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간의 적대적 의존관계가 그것이다.김영삼전대통령의 퇴임 이후 권력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3김시대는 서서히종말을 고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김 전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하면서 김대중-김영삼 양김간 적대적 의존관계를 복원하려 하고 있다. 김 전대통령의 ‘반 김정일-김대중 규탄대회’ 준비는 반 김대중 정서와 남북간 적대적 의존관계를 활용해 자기세력을 결집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면키 어렵다.남북 간에도 청산하려고 하고 있는 적대적 의존관계 틀과 냉전의 관성을 활용해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고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
  • ASEM 철통경호 초비상

    다음달 20∼21일 열리는 제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앞두고 경호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유럽 정상과 정상급 지도자들이 한꺼번에 서울을 찾는 것은 전례없는 대규모 행사인 때문이다.참가 인사 가운데 정상급 지도자만도 26명.여기에 각급 정상 수행원 1,200여명,취재기자단 1,200백여명,자체 경호원 200여명과 수행 경제인 등 참석 인원만3,000여명에 이른다.우리나라에서 열린 역대 국제회의중 가장 규모가 크다. 당국은 김포공항과 ASEM 회의장,호텔,이동로 등 참가자들의 주요 행선지 외곽에는 정ㆍ사복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VIP 인사들에 대한 근접 경호는 청와대 경호실이 맡는다는 기본원칙을 세웠다.또 폭발물설치나 인질극 등을 가상한 대테러 훈련을 대비해 군·경 특공대로구성된 테러진압팀을 가동하고 있다.지난 6일 ASEM 센터에서 시범훈련을 가졌다. 정상급 지도자들은 10월19일 김포공항 도착부터 21일 오후 출국때까지 24시간 근접경호를 받게 된다.이동할 때에도 반드시 경찰 모터케이드가 선도,경호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회의장과 회의장주변 시설물에는 보안검색대를 비롯 폭발물 탐지기,폭발물탐지견,무인감시카메라,폐쇄회로를 통한 상황파악 등 모든 방법을 동원,만약에 있을지도 모르는 틈새를 찾아내 보완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경호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 규모와 국제적 비중을 고려,앞서 1,2회ASEM을 개최한 태국,영국과 기타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치안당국과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SEM 관계자는 “이번 서울 행사는 경호나 치안 분야에 있어서도 건국이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 모든 관계부처가 마무리 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호 작전의 특성과 보안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완벽한 경호를 위해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
  • 농·축협빚 때문에…中企사장 납치 강도짓

    경북 고령경찰서는 3일 공기총으로 위협,중소기업 사장을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는 등 강도짓을 일삼아 온 영농후계자 이모씨(34·농업·경남 거창군 가조면) 등 3명에 대해 인질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씨 등은 지난달 9일 오후 9시40분쯤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리 88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중소기업사장 이모씨(44·고령군)의 승용차를 고의로 충돌,차에서 내리는 이씨를 공기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뒤 가족에게 2,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다. 또 지난 7월 21일 오전 3시 50분쯤 경북 성주군 수륜면 김모씨(54)집에 침입,공기총으로 김씨 가족들을 위협해 현금 10만원과 금반지등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경찰조사 결과 지난 92년 영농후계자로 선정된 이씨는 농·축협 등에서 대출받은 9,000여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고령 한찬규기자 cghan@
  • 검은 대륙 휘감는 ‘희망과 피’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나이지리아 방문에나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6일 나이지리아의 민주적 실험이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이는 나이지리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희망의 싹이라고 칭송했다.그러나 시에라리온과 수단에서는 국내분쟁이 국제전으로 비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먹구름이 뒤덮혀 있다. ■나이지리아 98년 군부의 장기독재와 부패를 이유로 아프리카 순방국에서 나이지리아를 제외했던 클린턴 미 대통령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지난해 출범한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 정부의 민주적 실험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더욱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미국측은 밝히고 있다. 클린턴은 나이지리아에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이것이 다른 아프리카국들로 확산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실제로 미국은나이지리아의 민주제도 정착을 위해 4,300만달러,나이지리아의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450만달러 지원 등 많은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클린턴은 한편 나이지리아가 내달 열릴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에서 석유증산에 합의,유가가 인하되도록 힘써줄 것을 조건으로 나이지리아의 부채를 경감시켜주는데 동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직 완결되기까지는 먼 길을 남겨놓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민주주의실험은 아프리카에 희망의 싹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가리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샌디 버거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말하고있다. ■시에라리온 지난 5월 500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인질로 잡아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시에라리온에서 25일 영국군 11명이또 시에라리온 반군들에게 인질로 붙잡혔다.영국은 인질로 잡힌 영국군의 조기석방과 시에라리온에 배치된 영국군의 안전을 위해 무력사용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시에라리온 사태의 본질이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점에서 정부군과 반군간의 타협은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이는 인질사태가 얼마든 되풀이될 수 있음을시사하고 나아가 영국을 포함한 외세의 개입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수단 17년에 걸친 장기내전이 국제전으로 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다.영국의 선데이 텔리그래프지는 27일 수단에 중국군 수만명이 이미 배치됐으며 70만 병력이 추가배치를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조니 가랑 대령이 이끄는 수단인민해방군(SPLA)이 나일강 상류 유전지대로부터 16㎞ 지점까지 접근하자 중국국영석유공사가 대주주로 있는유전 보호를 위해 수단에 파견된 중국군이 개입할 태세를 보이는 것.수단 정부도 유전지대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과 함께 비상계획을마련하고 있어 수단내전이 국제전으로 확산될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 한나라 국정평가백서 내용

    한나라당이 24일 발표한 국정평가백서는 현 정부의 실정(失政)에 초점을 맞춰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한나라당은 백서 서두에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경제위기를 수습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며 이례적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정부 관계자의 노고를 위로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임기내의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국내정치가 북한에게 인질로 잡혀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이미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국내정치에 개입하기시작했고,언론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서는 정치분야를 가장 두드러진 실정으로 꼽았다.‘DJ식 정치개혁’이 집권세력의 기반강화와 야당파괴를 겨냥한 도구로 전락했다는논리다.외교분야에서는 반미(反美)사상의 확산과 한·미간 갈등 현상을 꼬집었다. 경제분야도 신랄하게 비판했다.“시장경제 질서를 관치경제의 질곡으로 신음하게 만들었다”고 혹평했다.중소기업 도산,계층간·지역간 소득불균형과 빈부격차의 심화,중산층의 몰락,알짜기업의 해외 헐값 매각,금융불안,정책 일관성 상실 등을 열거하며 제2의 경제위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민생분야 평가에서는 의료대란,고액과외로 인한 위화감 확산,강압적 노동탄압,난(亂)개발 방치,비체계적인 실업정책 등의 문제점을 도마에 올렸다. 또 지난 4·13 총선에서 현 정권이 2년반 동안 독식한 대규모 정치자금을 살포,‘최악의 돈선거’라는 오명을 남겼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국민의 정부 2년반을 매도로 일관한 것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대권행보에 집착한 나머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며 “유력 언론사들이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0∼80%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음에도 유독 한나라당만 이를 외면하는 것은 스스로 민심에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박찬구기자 ckpark@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