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리스트’ 뒤숭숭한 정치권
4·13 총선 당시 진승현(陳承鉉) 전 MCI코리아 부회장이여야 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진승현 리스트’를 놓고 여야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진승현 리스트’의 존재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가 올 연말부터 본격 시작될 대선 정국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일이지,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며,휴일인 24·25일 ‘진승현 리스트’와 관련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지난 24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이같은 침묵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보다는 한나라당에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이번 사건에대한 정보의 부재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파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민주당 한 당직자는 “알아보니 검찰은 정말 리스트가 없다고 하더라”며 “리스트가 정말 있긴 있느냐”고 되물었다.또 다른 당직자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라며 “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하고,또 (내용이)밝혀진다면 정치권 전체를 흔들어 놓을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야당 길들이기를 시도하려는 ‘현 정권의 공작적 행태’라고 규정하고,국정원장·검찰총장의 자진사퇴를재차 요구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25일 성명에서 “검찰은총선자금 리스트설을 흘리는 반면,최경원(崔慶元) 법무장관은 ‘리스트가 없다’며 안개작전을 펴고있다”며 “야비한 야당협박을 통해 ‘신승남(愼承男) 구출작전’이 성공되리라고 보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지난 24일 당3역회의에서 “권력기관의 장은 법적책임이 없어도 도덕적으로 책임질 일이발생하면 물러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검찰총장이 탄핵을 해도 물러가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인질로결투를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