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 속 한자이야기] (34)
窮 奇(궁기)
儒林 163에는 ‘窮奇’(곤궁할 궁,기이할 기)가 나온다.
중국 고대 堯(요)임금 시대에 사방에는 渾敦(혼돈),窮奇(궁기),도올( ),도철()이라는 사악한 괴물이 살고 있었다.그 가운데 窮奇는 凶暴(흉할 흉,사나울 포)한 호랑이의 모습에 앞다리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달려 있어 하늘을 날아다녔다.성격도 괴팍하여 사람들이 싸움을 하면 올바른 쪽을 잡아먹는가 하면 악인에게는 산 짐승을 잡아 보내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窮’자는 穴(구멍 혈)과 躬(몸 궁)을 합하여 ‘다하다.’라는 뜻이 되었으나 점차 ‘궁구하다.’‘궁색하다.’‘난처하게 만들다.’와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窮餘之策(궁여지책),窮地(궁지),追窮(추궁)이나 ‘窮鼠齧猫’(궁할 궁,쥐 서,물어뜯을 설,고양이 묘)라는 成語(성어)에서 쓰인다.중국 漢(한) 武帝(무제)는 財政(재정) 危機(위기)극복과 기득권층 制壓(제압)을 위해 소금·철의 생산을 직접 국가가 管掌(관장)하였다.기득권 세력의 불만이 擴散(확산)되자 昭帝(소제)는 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고급 관료들은 專賣制度(전매제도)와 엄정한 法治(법치)의 당위성을 주장하였다.반면 지식인들은 ‘쥐는 고양이만 보면 오금을 펴지 못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는 고양이를 물 수도 있다.’는 말로 反駁(반박)하였다.
이와 같은 연고를 담고있는 ‘窮鼠齧猫’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뜻으로,‘아무리 약자라도 궁지에 몰리면 강자에게 必死的(필사적)으로 抵抗(저항)함’을 이르게 되었다.
다음으로 奇(기)자에 관해서 살펴보자.奇의 본래 뜻은 ‘절뚝거리다.’라고 한다.두 발을 뻗고 서있는 모습인 大(대)와 ‘할 수 있다.’는 뜻인 可(가)자가 조합된 데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이것이 ‘이상하다.’‘뛰어나다.’는 뜻으로 쓰이자 본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서 만든 글자가 (절름발이 기)자이다.奇妙(기묘),奇想天外(기상천외),奇貨可居(기화가거)등에서 쓰인다.奇貨可居는 진기한 물건은 잘 간직하여 나중에 이익을 남겨 판다는 뜻으로,‘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른다.‘史記(사기)’의 ‘呂不韋列傳(여불위열전)’에 나오는 고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 말엽 秦(진)나라에는 큰 무역을 하는 呂不韋(여불위)라는 사람이 있었다.그는 사업상 趙(조)나라의 도읍인 邯鄲(한단)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이곳에 진나라 昭襄王(소양왕)의 손자인 子楚(자초)가 人質(인질)로 잡혀 초라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여불위는 ‘이 사람을 잘 이용하면 커다란 이익을 챙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자초를 찾아간 여불위는 본국의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였다.머지않아 父君(부군)인 安國君(안국군)은 소양왕의 왕위를 계승할 것이고,안국군은 본부인 소생의 아들이 없기 때문에 庶出(서출)이 후사를 이어야 한다고 보고,자초가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後援(후원)을 약속하였다.
본국으로 돌아온 여불위는 화양부인을 비롯한 고관들을 매수하여 자초의 태자 책봉에 성공했다.자초가 왕위에 오르자,여불위는 재상의 자리에 앉아 無所不爲(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하고,이미 자신의 자식을 懷妊(회임)한 趙姬(조희)까지 왕에게 넘겼다.그리고 조희가 낳은 아들 政(정)이 始皇帝(시황제)가 되었다.
김석제 반월정보산업고 교사(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