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포로와 8대8 맞교환 하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지 6일째인 24일 억류자들의 석방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은 “실제 석방이 25일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까지 전해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특히 AFP는 탈레반 사령관을 자처하는 압둘라라는 인물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아프간 무장세력 포로 8명을 아프간 정부가 풀어 주면, 대신 한국인 8명을 석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이 맞교환을 통한 단계적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23명 인질 가운데 18명의 여성 인질이 조기석방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외교통상부관계자는 그러나 협상 급진전설에 “낙관론을 뒷받침할 근거가 전혀 없다. 아직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신중론을 폈다.8명 석방준비설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협상 상황과 관련,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AFP와와 전화통화에서 인질 석방협상이 시한인 이날 오후 11시 30분을 넘겨 “매우 민감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협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시한을 넘겼다는 질문에는 “지나간 시한 보다는 결과에 대해 추후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NHK는 이날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과 전화통화 뒤 “오늘(24일) 중 합의가 이뤄져 평화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도 탈레반 지휘관 대변인이 “오늘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시간을 더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변인은 또 “우리는 한국 대사관 관리와도 협상을 했다.”면서 “한국 인질들 가운데 한명이 아프다. 탈레반은 그에게 약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는 직접 협상 주장을 부인했다.
아사히신문도 탈레반측이 “많은 인질을 장기간 붙잡아둘 장소가 너무 협소하다. 아울러 여성은 살해하고 싶지 않다.”며 사태의 조기해결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아프간 관리 무자디디는 “탈레반측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사태 조기 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AIP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일부 외신은 탈레반들이 한국정부에 23명의 피랍자들을 직접 접촉하는 대가로 10만달러(약9200만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대표단이 억류된 한국인들의 최근 모습 사진을 보기를 원한다면 10만달러를 별도로 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리정부는 협상에서 탈레반 죄수 석방은 어렵다고 보고 석방 조건으로 1인당 수십만달러, 전체로 수백만달러의 합의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탈레반측은 “한국측에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아랍의 알 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한국인 인질 중 일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아프가니스탄 사정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현지 소식통은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인질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음식과 약품 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며 일부 한국인 인질이 아픈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춘규 박찬구 김미경기자 tae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