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질
    2025-09-04
    검색기록 지우기
  • 카라
    2025-09-04
    검색기록 지우기
  • 청원
    2025-09-04
    검색기록 지우기
  • 110
    2025-09-04
    검색기록 지우기
  • 채식
    2025-09-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11
  • 김경자·지나씨 “죄송…”

    김경자·지나씨 “죄송…”

    아프간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지난 13일 풀려난 김경자(37)·김지나(32)씨가 17일 낮 12시19분쯤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곧바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아프간 현지 봉사활동을 위해 고 배형규 목사 등 일행과 함께 출국했다가 지난달 19일 탈레반 무장세력에 피랍됐다. 김경자씨는 인천공항 입국 게이트를 빠져 나온 뒤 “(국민들에게) 걱정을 많이 끼쳐 드려 죄송하고 그 걱정 덕분에 우리가 풀려났으며 이에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아프간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빨리 석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나씨는 “많은 걱정을 드려서 죄송하고 석방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들과 동행한 정부 관계자는 “이들은 석방 당일 탈레반 대원들을 따라 나설 때만 해도 자신들이 풀려난다는 생각을 꿈에도 못했던 것 같다.”고 전하고 “귀국길에 오른 16일 오전에서야 배 목사와 심성민씨의 비보를 접했고,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대화를 꺼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게이트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을 위해 약 2분간 포즈를 취했고 피랍 생활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불안하고 다소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피랍 생활 등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정부 당국 관계자들과 함께 공항을 빠져 나갔다. 이들은 대기 중이던 가족들을 만난 뒤 정부 당국이 준비한 구급차를 타고 곧바로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영관급 장교가 사용하는 병실에 입원해 정밀 건강진단을 받은 뒤 안정을 취했으며, 정부는 아직까지 풀려나지 못한 나머지 19명의 안전을 위해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 이들을 특별 보호할 방침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무하메드 올린 기자의 아프간 통신 (10)] “인질 1인당 50만달러 요구했다”

    [무하메드 올린 기자의 아프간 통신 (10)] “인질 1인당 50만달러 요구했다”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17일 보낸 열 번째 편지에서 “16일 있었던 3차 대면 접촉에서 탈레반은 한국 정부에 인질 한 명당 50만달러를 요구했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를 거부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프간 내 언론들이 한국인 인질들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이들이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16일 아프간 가즈니주 수도인 가즈니시 적신월사 지부 건물에서 이뤄진 탈레반과 한국 대표단 사이의 세번째 대면접촉이 오후 2시30분(한국시간)부터 열렸습니다. 양측 모두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한국 대사관에 이번 접촉 결과에 대해 물었지만 아무런 언급도 해 주지 않았습니다. 탈레반에 전화를 하니 대변인 중 한 사람인 자비훌라 무자헤드의 태도가 다소 강경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그는 “이번 접촉에서는 우리의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는 한 어떤 인질도 풀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더군요. 이번 3차 접촉에 대해 탈레반 지도자들은 만족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인질 맞교환 요구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탈레반은 처음에 탈레반 사령관 8명의 석방을 요구했다가 수위를 낮춰 여성 탈레반들의 석방을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접촉에서부터는 다시 사령관급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또 이런 요구를 들어주지 못할 것이라면 인질 1명당 50만달러(약 4억 7000만원)를 내놓을 것을 한국 측에 요구했습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이를 거절했고 “19명 전원의 몸값으로 50만달러를 주겠다.”며 타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이 정말 돈이 필요해서라기보다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요구로 한국 정부를 곤경에 빠뜨려 아프간 정부로 하여금 탈레반 사령관을 석방하게 만들기 위해 이런 요구를 했다는 것이 이곳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럼에도 아프간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한국인 인질에 대한 동정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프간 현지 여론 또한 이들의 조기석방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 조만간 나머지 인질들도 무사히 풀려날 것으로 보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아프간에 있어서 금요일은 성스러운 날입니다. 따라서 17일에는 접촉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아프간 피랍 한달] 남은 과제와 전망

    [아프간 피랍 한달] 남은 과제와 전망

    김경자(37)·김지나(32)씨의 귀국 다음날인 18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사태가 한달을 맞았다. 그러나 16일 재개된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성과도 없이 끝났고, 차기회담 날짜도 잡지 못해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또 고비를 맞았다. ●수감자 석방 철회 명분 숙제로 한국 정부로서는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철회시킬 명분을 줄 수 있을지가 숙제로 여겨진다. 탈레반이 한국과의 접촉은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한국이 이런 명분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있다. 따라서 탈레반이 언제든지 협상재개 일정을 잡는다면 인질 석방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탈레반 협상단 물라 나스룰라는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반대 때문에 대면접촉이 성과를 보이기 어렵다고 밝히고, 한국 협상단의 얼굴에서 심한 괴로움을 읽을 수 있다고 덧붙여 한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즉 탈레반 역시 한국과의 대면접촉이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태를 더 장기화시키는 것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불러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인질의 추가희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탈레반 지도부는 석방요구 수감자 숫자와 명단 결정권을 협상단에 위임하는 등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우리의 카드는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아프간 정부에 당사자로서 결자해지 심정으로 수감자 석방을 요청할 수도 있다. 탈레반이 물러설 명분을 아프간 정부가 주도록 압박한다는 뜻이다. 형기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끝났는 데도 풀려나지 못한 수감자를 석방한다든지 보석을 허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아프간 정부 입장에서는 여성인질을 석방한 뒤 남성 인질 5명을 풀어주면서 탈레반 수감자 5명의 석방을 비공개로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탈레반의 실리를 살려주면서 미국이나 연합국에는 탈레반과 거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몸값을 치르는 것이다. 탈레반의 일관된 부인에도 불구, 몸값 지불을 통한 인질 석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나간 고비들 두 김씨가 억류 29일 만이자 출국 35일 만인 17일 풀려나기까지 고비는 숱했다. 석방은 10∼11일 이틀에 걸친 대면접촉의 열매다. 하지만 탈레반이 여성 2명을 적신월사에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일에는 탈레반의 석방보류 선언으로 피를 말리기도 했다. 앞서 7일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한국 대표단과 탈레반 협상단이 이틀 안으로 대면접촉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졌다. 마침내 “대면협상 이전엔 살해계획 없다.”는 청신호를 탈레반이 보낸 뒤 2명 석방에 이르렀다. 그 이전엔 피말리는 고비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28일 탈레반은 유정화(39)씨의 “차례차례로 죽이겠답니다.”는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려주더니 30일 “여성 인질들도 살해할 수 있다.”며 위협했다.31일엔 심성민(29)씨가 배형규(42) 목사에 이어 두번째로 희생되는 충격이 있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 피랍 한달] “석방된 줄 알았는데…” 비보 듣고 눈물만…

    아프간에서 피랍됐던 김경자(37)·김지나(32)씨가 30일 만에 귀국한 1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마중나간 가족들은 두 사람의 ‘퉁퉁’ 부은 얼굴에 수척해진 모습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서 석방 모습을 지켜본 피랍자 가족들은 “남의 일 같지 않고 부러울 따름”이라며 기대와 반가움을 표시했다.●귀국길에 배목사·심성민씨 피살 소식 알아 김경자씨 오빠 김경식(38)씨와 김지나씨 오빠 김지웅(35)씨, 피랍자 가족모임 대표 차성민(30)씨 등 3명은 낮 12시20분쯤 비행기 안에 들어가 이들을 맞았다. 이들 3명은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일반석에서 기다리다가 12시45분쯤 1등석에서 여동생을 만나 꼭 끌어 안은 채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오빠들은 “(밖에 나가면)차분히 인터뷰에 응하고, 너무 겁먹지 말라.”고 동생들을 격려했다. 이들의 만남을 지켜본 차 대표는 “30여일간 같이 지내다 보니 모두 가족 같고 남의 일 같지 않아 눈물이 났다. 생각보다는 건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보딩브리지(탑승교) 앞에서 두 사람은 남은 인질들에 대한 죄책감과 일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시선을 밑으로 내린 채 “죄송하다. 고맙다.”며 소감을 간단히 밝힌 뒤 자리를 떠났다. 공항에는 내·외신 기자들과 외교부 당국자 등 1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이들의 귀국을 지켜봤다. 인도 뉴델리를 경유해 입국한 두 사람의 얼굴은 부어 있었다. 귀국 길에 오르기 직전에야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살해된 사실을 알고는 ‘미친듯이’ 울었기 때문이다. 또 혼자만 살아남아 돌아왔다는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두 사람은 기내식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뒤척이기만 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들이 배 목사와 심씨가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을 피랍 당시는 물론 석방된 뒤에도 한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면서 “심씨와 같은 그룹으로 분류돼 억류 생활을 함께했던 이들은 심씨가 지난달 30일 탈레반 대원들에게 불려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석방된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정부 “석방 양보설은 다소 과장” 정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언론이 탈레반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석방 양보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지나씨가 풀려날 당시 다른 피랍자의 양보로 석방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피랍된 이후 워낙 이동이 잦았던 탓에 두 사람은 당시에도 탈레반이 자신들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줄로 믿고 있었으며 따라서 석방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귀국길은 언론과 일반인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한 정부측의 깜짝 쇼가 잇따랐다. 정부 측은 언론의 취재망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당초 알려졌던 입국 유력 경유지를 변경해 16일 오후 두 김씨를 인도 뉴델리 인디라간디 공항으로 이동시켰다. 또 일반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탑승구 바로 옆의 귀빈실을 통째로 빌려 이들을 ‘대피’시켰으며, 좌석을 비행기 맨 앞쪽으로 정하고 가장 나중에 탑승하는 방법은 물론 두 김씨를 창측 좌석에 앉히고 정부 관계자가 복도쪽에 앉는 방식으로 일반인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다.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서 귀국 장면을 지켜보던 10여명의 피랍자 가족들은 귀국 순간을 지켜봤다. 이날이 이슬람국가의 휴일이어서 많이 나오지 않았으며, 일부 가족들은 TV를 통해 석방자들의 귀국 장면이 방영되자 눈가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줄곧 훔쳐냈다.한 가족은 “카메라 플래시가 아무리 터져도 좋고,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쳐도 좋으니 제발 어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부러워했다.●성남 국군수도병원 입원 정밀검진김경자·김지나씨는 오후 2시15분쯤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도착, 입원했다. 이들은 병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정밀검진을 받았다. 건강에 큰 이상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간 억류 생활로 면역력이나 정신력이 매우 약화돼 있어 정밀검진이 실시됐다. 정부는 인질로 억류된 19명의 신변 안전을 위해 두 사람을 특별관리하게 되며 취재진과 외부인들의 병원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면회는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이들은 이 병원 7층의 대령급 장교가 사용하는 병실 1개를 배정받아 건강 진단과 함께 안정을 취했다. 한편, 이날 저녁 면회를 끝내고 가족 모임을 방문한 김경자씨의 부모는 가족들에게 “짧은 시간 면회해서 자세한 얘기는 물어보지 못했고, 달래주다 왔다.”면서 “다른 사람들의 정확한 상황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임일영 류지영 박건형기자·연합뉴스argus@seoul.co.kr
  • 韓·탈레반 대면접촉 성과 없어

    아프간 한국인 여성 피랍자 2명의 석방 이후 한국 정부 관계자와 탈레반측이 16일 오후(한국시간) 첫 대면접촉을 가졌다. 양측은 이날 가즈니주 적신월사 건물에서 대면접촉을 갖고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조건을 논의했다고 회담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오늘 오후 7시쯤(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 대면협상을 마쳤다.”며 “별다른 성과는 없었으며 토요일(18일) 오전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협상 내용에 대해 “우리는 한국 측에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으나 한국 측은 ‘우리는 석방 권한이 없다.’고 주장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날 MBC 방송은 협상장 주변에 정통한 현지소식통의 말을 인용,“인질 5명이 추가로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해 협상 급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지 한국 협상단은 탈레반측에 석방조건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한편, 혐의가 경미하거나 형기 만료가 임박한 탈레반 수감자들을 사면 등의 형식으로 풀어달라는 협조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경자·김지나씨는 이날 동의부대에서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카불로 이동, 인도의 델리를 거쳐 17일 오전 11시5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도착 즉시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게 된다. 박찬구 송한수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무하메드 올린 기자의 아프간 통신 (9)] 당분간 인질위협 없을듯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는 16일 보낸 아홉 번째 편지에서 “이번 대면 접촉은 탈레반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동료인질 석방은 이들이 이번 접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구”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지에서는 이번 접촉에 대해 ‘한국 주도 방식’과 ‘탈레반 주도 방식’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오늘(16일) 아프간 언론에서는 피랍자 가족들과 친지들이 이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대한 보도가 봇물을 이뤘습니다.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아프간 현지인들도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가 앞으로 인질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현지 분석입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피랍자 19명의 안전에 대해 “이들은 모두 안전하며 더 이상 목숨을 위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에 있을 대면 접촉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기 위해 대면 접촉이 끝날 때까지는 인질에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지난번 대면 접촉이 주로 양측 간 입장차를 확인한 자리였다면 이번은 탈레반이 한국 측에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탈레반이 이번 접촉을 통해 동료 탈레반의 석방이라는 실질적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게 이곳의 전망입니다. 아프간 헌병 관리 라마잔 바샤도스트는 “현재 탈레반은 최소한 아프간 정부에 구금된 여성 인질만이라도 풀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번 접촉에서 아프간 내 한국군 철수 등 당장 할 수 없는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입증하듯 요즘 탈레반 극단주의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들은 평소 “외세가 아프간을 떠나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아프간 내 한국군 철수를 외쳐 왔습니다. 이들이 침묵하는 것은 자칫 자신들의 발언이 아프간과 미국에 구금된 탈레반 여성 인질의 석방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만큼 탈레반에게 동료 석방은 이번 접촉에서 꼭 얻어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대면 접촉 결과에 대해 현지에서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결국 탈레반이 동료 석방 없이도 19명의 인질을 풀어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정치평론가 나스룰라 스타나카자이는 “현재 시간이 촉박한 한국이 접촉 초반부터 탈레반에게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면서 “인질 2명의 석방 또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탈레반의 성의 표시였던 만큼 결국 한국의 노력에 의해 아프간에 구금된 동료 석방 없이도 한국인 인질 전원이 석방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은밀한 거래가 가능하겠죠. 반면 정반대로 탈레반이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어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치평론가 자파 라솔리는 “탈레반은 계속 시간을 끌며 한국을 초조하게 하고 결국 아프간으로 하여금 몇 명의 탈레반 동료만이라도 석방하게 만든 뒤 인질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통해 탈레반은 앞으로 외국인 납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 “피랍 한달째…피말리는 기다림”

    “피랍 한달째…피말리는 기다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봉사단원 23명이 피랍된 지 16일로 한 달 가까이(29일째) 됐지만 추가 석방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가족들의 안타까움이 더해가고 있다. 이날 저녁 “인질 5명이 추가석방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가족들은 “풀려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믿지 못한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랍 26일 만인 지난 13일 풀려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가 16일 오전 11시55분쯤 아시아나항공 OZ768편으로 귀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족들도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당초 이들은 16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연결 항공편이 원활하지 못해 하루 미뤄졌다. 공항에서 김경자씨와 김지나씨가 기자회견을 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납치된 자식 위해 할 수 있는 일 없어” 16일 오후 1시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피랍자 가족들이 하나 둘씩 모인 뒤 곧바로 건물 앞에 대기하고 있던 소형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집트 대사관으로 향했다. 대사관에 전달할 장미꽃 19송이를 손에 든 피랍자 김윤영(35)씨의 남편 류행식(36)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집트 대사관 방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에 이어 여섯번째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UCC도 이날 네번째 시리즈가 공개됐다. ●희망은 보이지만… 늘어가는 고민들 지난 13일 김경자·김지나씨가 석방되면서 가족들은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대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집안이나 직장 문제 등으로 고민은 더욱 많아졌다. 한 달 가까이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고, 생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해 수습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류행식씨는 “회사에 다닌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 못 나가게 돼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가족 모임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던 이정훈씨도 며칠 전부터 회사에 나가기 시작했고 차성민 대표도 사태 이후 이날 첫 출근했다. 이씨는 “회사에서 이해해 주기는 하지만, 무작정 안 나갈 수는 없지 않으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 익산에서 중장비업에 종사하는 서명화(29)·경석(27)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부인 이현자(54)씨와 함께 사태 이후 딱 한번 고향에 다녀왔다. 서씨는 “자식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일이야 나중에 해도 되기는 한데, 걱정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가족들은 언론과 주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집을 비우고 친척집에서 지내고 있다. 가족들은 아프간에서 고생 끝에 돌아온 피랍자들이 받게 될 상처도 걱정이다. 한 가족은 “TV나 신문을 무조건 안 보여줄 수도 없고, 사람들을 못 만나게 할 수도 없는데 그동안의 국내 여론을 알게 될까봐 걱정”이라면서 “사태가 마무리되면 공식적인 사과도 해야 할 것 같고, 감사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성남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탈레반송’부른 내과의사 이진호

    16일 ‘탈레반에게 보내는 노래(song for taliban)’로 국내외 UCC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의사 겸 불교음악가 이진호(34)씨를 만났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들을 죽이려 합니다.”라는 문구와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의 사진으로 시작되는 이 동영상은 이씨가 활동하는 아마추어밴드 ‘야소다라’가 올해 초에 내놓은 ‘Change the World’앨범에 실린 ‘평화의 노래’라는 곡이다. 그는 “종교의 대립이나 갈등으로 사람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인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노래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동영상을 자막만으로 단순하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도 “종교화합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 끝에 ‘탈레반 송’ 한소절을 애절하게 불러주며 “아직도 아프칸에 피랍되어 있는 많은 분들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탈레반 송’은 현재 유튜브와 국내UCC사이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조속한 석방을 원하는 네티즌들에 의해 각 카페와 블로그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착한 내딸아! 예전처럼…”

    “혜진아, 곁에서 생일을 축하해 주지 못하는 못난 어미를 용서해 다오.”피랍자 안혜진씨의 어머니 양숙자(58)씨의 가슴이 까맣게 타고 있다.1남2녀 중 둘째로 집안의 허리 역할을 도맡아 해 온 딸이 오는 18일 머나먼 아프간에서 31번째 생일을 맞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특히 더 살갑게 대하던 딸이 없는 이번 생일이 어머니에게는 더욱 쓸쓸하고 안타깝게만 느껴진다.“딸 애 성격이 워낙 명랑한 데다 상대방의 기분을 잘 맞춰주다 보니 우린 늘 친구처럼 지냈어요. 딸 아이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마중 나가 손 잡고 맛난 것 사 먹으러 다니기도 하고 그랬는데….” 대학을 졸업한 뒤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딸은 매년 휴가를 모두 모아 고스란히 국내외 봉사활동에 쏟아부어온, 그야말로 ‘봉사광’이었다. 아직도 어머니의 마음속엔 봉사라면 종교를 불문하고 어디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딸의 활기찬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금까지 국외 봉사는 몽골과 동남아 등 동아시아 일대지를 다녔으며 아프간 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려서부터 혜진이는 주위에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어요. 오죽 했으면 ‘네 것부터 좀 챙기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기도 했겠어요. 그렇게 착하고 순수한 애였는데….” 양씨는 딸의 피랍 소식을 들은 뒤 한번도 제대로 잠들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루빨리 딸을 보고 싶어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해 피랍자의 무사석방을 호소하려 했지만 “우리 정부와 탈레반 간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한 다른 가족들이 만류해 눈물을 머금고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피랍자 가족들을 대표해 대국민 호소문을 읽을 때만 해도 곧 딸의 얼굴을 보게 될 거라고 확신했지만 31일 새벽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를 통해 인질 8명의 모습이 공개된 동영상에서 수척하고 지친 딸의 얼굴을 본 뒤로는 애타는 심정에 보지 않은 것만 못했다고 한다. “딸 아이 생일이라고 해서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그저 안타깝기만 하죠.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와 예전처럼 함께 군것질하러 다닐 수 있는 날이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탈레반, 협상단에 권한 위임 맞교환 수감자 수 줄어들 듯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28일째인 15일 탈레반이 협상단에 석방요구 수감자 명단을 변경하거나 수를 줄일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해 협상에 유연하게 나설 가능성을 보였다. 이에 따라 남은 19명의 인질 석방과 관련, 긍정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탈레반과 한국 정부 대표단의 대면 접촉은 이르면 16일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15일 오전(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지금은 한국 측과 전화 접촉만 하고 있다.”며 “16일 가즈니시 적신월사 건물에서 한국측과 대면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또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대면접촉이 현지 시간으로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2시30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인질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모두 건강하며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AP통신은 아마디의 말을 인용,“2명의 탈레반 협상팀은 지도부로부터 석방요구 대상 수감자 명단을 변경하거나 그 수를 줄일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따라서 수감자 8명의 석방을 인질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주장해오던 탈레반이 향후 협상에서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아마디는 지난 13일 한국인 여성 인질 김경자·김지나씨를 석방한 뒤에도 “나머지 19명의 인질 석방은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받아들여야 가능하며 1차 석방 요구자 8명의 명단도 변함 없다.”고 주장했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로서는 향후 대면접촉 과정에서 형기가 얼마 남지 않은 수감자 등에 대한 사면과 몸값 등 다른 조건을 묶어 탈레반에게 제시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한편 정부측은 김경자·김지나씨의 귀국 일정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이르면 16일쯤 민항기를 타고 카불에서 두바이를 거쳐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인질 파키스탄行 소문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는 15일 보낸 여덟 번째 편지에서 “인질 협상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이 우세하지만 조만간 탈레반이 인질들을 이끌고 파키스탄으로 향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면서 “현재 자금난에 시달리는 탈레반이 대면 접촉에서 비밀리에 한국 정부에 거액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탈레반을 움직일 수 있는 파키스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현재로선 미국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현재 이곳에서는 탈레반이 곧 인질들을 데리고 파키스탄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미군과의 전쟁에서 점차 불리해지는 전세를 피해 보려는 계산인 것 같습니다. 물론 탈레반 측은 “아프간 내에도 숨을 장소가 충분한데 파키스탄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현재 ‘돈줄’이 말라가고 있는 탈레반으로서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히든카드’라는 게 이곳의 관측입니다. 현재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접촉이 이뤄지는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지부 건물은 아프간 정부의 통제 하에 있습니다. 하지만 대면접촉 때는 한시적으로 경찰력을 동원해 탈레반 세력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양측 간 논의 주제는 비밀에 부쳐지고 있지만 이곳 전문가들은 한국은 탈레반에 다산·동의부대 한달 내 철수를 약속하고 탈레반 또한 비밀리에 한국에 거액의 지원금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탈레반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해법이라는 것이죠. 제가 수차례 파키스탄만이 탈레반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곳 정치평론가인 스타나카지는 “현재 파키스탄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파키스탄은 아프간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프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때문에 현재 아프간 내전 당사자인 미국이 나서서 파키스탄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했더니 “곧 탈레반과 대면 접촉을 재개하기로 한 것 자체가 계속 양측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사관 측은 나머지 19명의 무사석방 또한 낙관하고 있었습니다. 탈레반 측과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탈레반 대변인 중 한 사람인 자비훌라 무자헤드에게 나머지 인질들의 상태를 물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이들의 건강상태 등에 대한 대답을 거부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여성 인질 1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석방될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했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해 사실 여부를 물었지만 “그런 사람은 없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어떻게 지내십니까] 베트남에 5년 억류 이대용 前 주월공사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의 인질극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미 2명이 희생된 가운데 여성 피랍자 일부가 가까스로 풀려났으나, 나머지 인질의 석방은 아직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국민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낭보가 들려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운데 이대용(83) 전 주월공사를 만났다. 그는 월남 패망 후 공산 베트남 정권에 만 5년간 억류됐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제3국에서의 ‘최장기 인질’이었다. 그로부터 아프간 인질들을 구해 낼 묘책과 근황을 들어봤다. ●“그들도 탈레반이었다.” 월남이 사실상 패망한 1975년 4월30일. 이 주월 경제공사는 운명처럼 대사관 직원과 교민을 본국으로 안전 귀환시키는 철수 본부장직을 맡게 됐다. 김영관 당시 주베트남 대사 등 대부분의 공관원과 교민들이 이미 사이공을 떠난 뒤였다. 사이공 공항까지 북베트남군의 포격을 받는 위기일발 상황이었다. 한 명이라도 더 안전하게 귀국시키려 안간힘을 쓰다 베트남 정보공작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에 체포됐다. 그는 “생각해 보니 그들은 아프간에서 무고한 외국인들을 납치·감금하는 탈레반과 다름 없었다.”고 회상했다. 치화 형무소에 수감된 그에게 외교관의 치외법권을 규정한 빈협정은 한낱 휴지조각이었다.1평도 안되는 독방에서 10개월 동안 햇빛 한번 못 보고 지낼 때도 있었다. 체중이 78㎏에서 42㎏으로 줄어들 정도로 참기 어려운 고통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 대목에서 이 전 공사는 “아프간 한인 인질들이 기습적으로 납치되는 바람에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국가가 구출할 것이라고 믿고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건 목숨을 담보로 끊임없이 강요하는 사상전향 요구였다. 그는 공산 베트남 측의 ‘가이따우’(인간개조) 공작에 꿋꿋이 버텼다.‘극한 상황에서 강요에 의한 거짓 전향은 무죄’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물론 이를 알았더라도 전향서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납치세력들로부터 이슬람교로 개종 압박을 받고 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인 피랍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개종하는 척이라도 하며, 생명을 보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이 전 공사와 서병호·안희완 두 영사가 억류되자 본국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와 외교 공관망을 총동원해 석방교섭을 펴도록 독려했다. 하지만 베트남과 외교관계가 단절된 데다 냉전하의 남북관계가 큰 걸림돌이 됐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 통일후 ‘남조선 해방´을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휘하는 노동당 제3호 청사가 북송 공작에 뛰어든 것이다. ●석방 교섭, 그때와 지금 78년 인도 뉴델리에서 남북한과 베트남간 비밀 3자회담이 열렸지만,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이 전 공사 등의 북송을 최대치 목표로, 여의치 않으면 남한내 수감 간첩과의 교환을 추진하려 한 까닭이었다. 이 전 공사는 “탈레반이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들을 맞교환하려는 것과 너무 유사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시 북측은 “중남미 테러세력들도 자국내 미 외교관들을 인질로 잡고 수감중인 도시게릴라들과 맞교환을 요구한다.”고 억지 사례를 들었다.“국제법의 보호를 받는 외교관과 간첩을 바꾸는 건 어불성설”이란 남측 주장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금언과 함께 석방의 전기는 왔다. 베트남이 미제 및 소련제 무기 등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위협을 느낀 중국이 견제에 나서면서다. 중국과 입장을 같이한 북한도 베트남에 캄보디아 철수를 요구하며 틈이 벌어졌다. 이때 한국정부는 거상 아이젠버그를 활용해 석방교섭을 성공시켰다. 그는 베트남의 외자유치를 도우며 커미션을 챙기던 유대계 미국인이었다. 물론 이는 이 공사가 생지옥 같은 긴 수감생활을 견뎠기에 가능했다.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비밀 루트를 개척해 억류 외교관들과 접촉선을 유지하려 한 한국정부의 노력도 주효했다. 부패한 베트남 관리들을 구워삶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탈레반과의 공식 접촉 못지않게 다양한 비공식 통로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아프간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사우디 등의 이슬람기구와 단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장사꾼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베트남에도 현지 공장이 있는 한 기업체의 이사로 있다.(주)선진의 장학재단 고문격으로 일선에선 한발 비켜나 있다. 그는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인 도이모이 정책과 관련,“86년 제6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웬반린이 서기장으로 취임하면서 반세기 동안 외세 배격을 부르짖던 원로급들을 예우하면서 은퇴시킨 것은 사실상의 쿠데타”라고도 했다. 반면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해선 얼마간 비관적 전망을 했다.“주체사상을 포기, 개혁·개방하면 체제가 무너질 판인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북한의 웬반린’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그는 누구인가 1925년 황해도 금천에서 태어난 이대용 전 주월 공사는 고향의 인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하지만 김구 선생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동으로 몰리자 목숨을 걸고 월남했다. 이후 육사 7기로 임관한 뒤 한국전쟁을 맞아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유엔군 참전으로 북진이 시작된 이후엔 압록강에 맨 먼저 손을 담근 제6사단 7연대 1중대장으로 활약했다. 63년 주베트남 대사관 무관으로 파견되면서 베트남과의 굴곡 많은 인연이 시작된다. 소장으로 예편한 그는 67년 베트남 대선서 미 육군지휘참모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웬 반 티우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 이듬해부터 주베트남 대사관 정무공사로 4년간 근무한 것이다.73년 다시 주베트남대사관 부공관장격인 경제공사로 부임해 베트남과의 질긴 인연을 확인했지만,75년 베트남이 공산화된 직후 체포돼 사이공의 치화형무소에서 5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특별경찰과 사이공의 북한대사관 정보원들에 의해 전향과 귀순을 강요받았으나 끝내 거부했다. 이때 나중에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유명해진 박영수 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국장과도 악연을 맺었다. 박 전 부국장은 억류 중인 그에게 투항을 강요했던 북한 대사관의 정보원이었다. 80년 4월12일 베트남서 풀려난 이 전 공사는 화재보험협회 이사장과 생명보험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99∼2003년 육사총동창회장과 명예회장을 역임했다.96년 한·베트남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베트남과 이어진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즈엉 찐 특 前 주한 베트남 대사와의 인연 이대용 전 주월공사가 베트남 억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던 2002년 초 어느 날. 생지옥 같았던 수감생활의 악몽을 되살릴 일이 생겼다. 그를 치화 형무소로 밀어넣은 장본인 중의 한 명이 서울에 온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주한 베트남 대사로. 즈엉 찐 특 제3대 주한 대사.1975년 월남 패망 당시 베트남의 특별경찰조직인 안녕내정국 요원으로서 이 공사를 신문했던 인물이었다. 이 전 공사는 한국말이 능통하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그를 ‘튀기’라는 별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전 공사는 걸핏하면 “총살하겠다.”고 위협하던 그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만나면 죽이고 싶다.”는 게 당시의 솔직한 심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특 대사가 이 전 공사가 회장을 역임했던 서울남서로타리클럽의 조찬특강 연사로 나오면서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27년 만에 만난 이 전 공사에게 특 대사는 “(신문을 받을 때)‘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고 하셨는데, 참으로 선견지명이었다.”고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미 한-베트남 관계가 북한-베트남 관계보다 더 밀접하게 됐으므로 원한을 누그러뜨리려는 공치사만은 아니었다. 이 전 공사도 “양국이 철천지 원수였던 당시 각자 자기 나라를 위해 충성했을 뿐, 개인적 원한은 없었던 게 아닌가.”라고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평생지기처럼 지내며 서로를 돕는 사이가 되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 부족원로 “날 보자 울음 터뜨려”

    부족원로 “날 보자 울음 터뜨려”

    “이제 여기에 탈레반은 없으며,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까 눈물을 그치고 서로 얘기 나누더라고요.” 억류 26일 만에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한국인 인질을 처음 인계받은 아프간 부족 지도자 하지 자히르(32)는 14일 새벽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질들은 우리 시간으로 13일 오후 7시쯤 탈레반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자히르가 인질을 넘겨받아 회색 코롤라 승용차로 적신월사 차량에 옮기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이 때가 이날 8시30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질 석방에 뒷거래가 있었다는 추측에 대해 “대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차량 제공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가즈니주 다이크 지역 콘다르 마을에 사는 그는 집안이 대대로 탈레반과 신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나 탈레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전형적인 아프간 원로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이 마을은 가즈니 시티에서 남서쪽으로 7㎞ 떨어진 곳이다. 자히르는 “오늘(13일) 아침 탈레반이 우리 집에 찾아와 ‘아르조까지 차를 준비해 달라.’며 시간과 접선 장소를 알려줬다.”면서 “아르조에 적신월사 차량이 있으니 그들을 만나면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아마 어젯밤(한국시간 13일 새벽)에야 석방 시간이 확정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탈레반과의 약속이라며 인질을 인계한 장소와 어디서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인질들은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더니 5분 정도 계속 흐느꼈고, 승용차를 타고도 1분 정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며 “앞자리에 탄 내가 영어로 뒷좌석의 그들에게 ‘이제 탈레반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라고 위로하니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고 말했다. 울음이 그쳐 운전석 거울로 보니 서로 웃으며 무언가 한국말로 얘기하다 가끔씩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감정의 굴곡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이 웃는 걸 보니 나도 기뻤다. 이는 인질협상의 큰 성과이며 이런 일을 하게 돼 행복감을 느꼈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아르조로 오는 지역은 미군이 없는 탈레반이 장악한 곳”이라며 “인질을 넘긴 탈레반 지역 사령관이 위성전화로 이 지역을 장악한 다른 탈레반 사령관에게 내 차의 색깔과 차종, 운행 목적을 설명하며 ‘공격하거나 납치하지 말라.’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남은 19명도 조속히 석방돼야

    탈레반에 억류된 인질 21명 가운데 김경자·김지나씨가 석방돼 가족 품에 무사히 돌아오게 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탈레반은 2명을 석방하면서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히고도, 나머지 인질 19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수감자 맞교환을 거듭 내세웠다. 따라서 남은 인질들을 조속히, 무사하게 귀환하도록 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여성인질 2명이 그나마 우선 석방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 하나가 우리 정부가 탈레반 측과 벌여온 대면 접촉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었을 가능성이다. 아프간과 미군 등 연합군 쪽에 수감된 탈레반 죄수들을 석방할 권한이 우리에게 없다는 현실을, 그들도 어느 정도 인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있을 대면 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그들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인도적·경제적 지원 방안을 폭넓게 제시해 설득하는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 우리는 또 평화를 사랑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전세계 이슬람권이 인질을 조속히 석방하도록 탈레반 측에 더욱 압박을 가해 줄 것을 기대한다. 인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이슬람 문화에 대한 오해와 거부감은 더욱 증폭될 수 있음을 탈레반 측에 깨우쳐 주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지금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 탈레반 측은 최초 교환대상으로 내세운 수감자 명단에서 상당히 후퇴한 안을 몇차례 내놓았다. 그런데도 원칙만을 고수해 한국인 인질들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여성 2명이 석방된 뒤에도 아직 19명이 고통 속에 남아 있다. 이들 모두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은 함께 총력을 모아야 한다.
  • “미군과 탈레반 교전이 변수”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14일 보낸 일곱 번째 편지에서 “이번 석방은 한국으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도록 만들려는 고도의 협상전략의 일환”이라면서 “그럼에도 남은 인질들 또한 앞으로 협상을 통해 무사히 풀려날 것이라는 게 현지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나토군과 탈레반 사이의 교전이 피랍자 사태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14일 보낸 일곱 번째 편지에서 “이번 석방은 한국으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도록 만들려는 고도의 협상전략의 일환”이라면서 “그럼에도 남은 인질들 또한 앞으로 협상을 통해 무사히 풀려날 것이라는 게 현지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국·나토군과 탈레반 사이의 교전이 피랍자 사태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3일이나 계속된 긴박한 협상 끝에 한국인 인질 2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에 아프간 현지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석방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탈레반의 고도의 협상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오늘 통화에서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그들의 선의를 강조했지만 실제 속내는 이번 일로 한국 정부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병사들을 풀어줄 것을 압박하도록 하는 일종의 ‘선물’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다시말해 우리(탈레반)가 먼저 성의를 보였으니 너희(한국)들도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죠. 현재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는 어떠한 인질 교환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만큼 탈레반은 이번 석방으로 한국을 자기 편에 서게 해 요지부동의 태도를 취하고 있는 아프간을 설득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19명의 피랍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다행스럽게도 다른 피랍자들 또한 한국-탈레반 간 대면협상을 통해 모두 무사히 풀려나게 될 것이라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우선 한국과 탈레반 간 협상과정에서 한국-아프간 사이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프간 정부는 “이번 협상에 아무런 개입도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제가 한국 대사관 측과 단독으로 접촉한 결과 “아프간 정부가 이번 대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조는 탈레반의 요구조건을 아프간 정부가 어느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 탈레반의 요구 조건 또한 수위를 점차 낮춰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탈레반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한국군 즉각 철수 등 많은 요구를 했지만 현재는 “탈레반 여성들만이라도 석방해달라.”는 수준으로 많이 낮아졌습니다. 대면협상이 시작되면서 인질에 대한 살해위협 또한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잇따른 미국·나토군과 탈레반 간 교전입니다. 최근 잇따른 국지전으로 많은 탈레반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론 이런 교전은 한국인 피랍자들이 있는 가즈니주와는 먼 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교전이 분명 한국인 인질들에게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탈레반은 어떤 대상이라도 자신들의 승리를 위해 활용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것을 취미(hobby)로 여기는 만큼 교전상황이 악화될 경우 피랍자들을 ‘무기’로 삼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입니다.
  • “8명 석방 안하면 피랍자 더 위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인질 중 여성 2명이 13일 풀려나면서 남은 인질 19명의 조속한 석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교섭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탈레반측과의)대면접촉 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직·간접 접촉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나머지 19명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현지 대책반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여성 2명이 먼저 풀려난 만큼 단계별 석방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19명 전원의 조속한 석방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남은 분들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탈레반의 요구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1차로 제시한 8명을 석방해야 한다.”며 “아프간과 한국 정부가 우리 요구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인질 19명의 목숨은 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한편 전날 풀려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는 건강상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동의부대로부터 두 사람의 건강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현재 이들은 바그람기지 내 동의부대의 간호장교 숙소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즈니시 미군 지역재건팀(PRT)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헬기로 바그람기지에 도착했으며, 동의부대에서 제공한 한식으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카불과 두바이를 거쳐 1∼2일 안에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귀국 후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당국의 ‘특별 보호’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 사람의 석방 이후 공개될 발언이나 동향이 나머지 19명 인질의 안위와 석방 교섭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반전에 반전… 피말린 사흘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반전에 반전… 피말린 사흘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이 전격 석방, 인도되기까지 만 사흘,71시간의 피말리는 반전의 시간이 이어졌다. 탈레반이 한국 대표단과 첫 대면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으로 무사귀환의 꿈이 커진 것은 지난 10일 밤 11시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을 통해서였다. 인질억류 23일 만이었다. 협상은 가즈니주 적신월사 사무실에서 시작됐다.6시간가량의 1차 협상을 끝낸 양측은 11일 오전 두 번째 대면협상을 속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4시30분쯤부터 인질 석방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탈레반 협상단 대표인 물라 카리 바시르는 “인질 21명이 오늘 또는 내일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12일 새벽 AFP, 로이터 등 외신은 여성 인질 2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아마디는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선의의 표시로 아픈 여성 2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낮 12시 인질 2명의 석방 계획이 보류됐다는 소식은 한국 정부와 피랍자 가족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여성 2명이 도중에 되돌아갔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는 그러나 AP통신에 “석방 계획은 일단 보류상태”라면서 “한국 정부와의 협상진전에 만족해 여성 인질 2명은 이르면 오늘 석방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다시 여운을 남겼다.12일 오후 들어 다시 여성 인질 2명이 한국 시간 오후 7시30분까지 석방될 것이란 외신 보도들이 나왔지만 이날도 결국 석방을 준비하다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13일 오후 4시50분쯤 아마디 대변인은 다시 AIP에 “2명의 여성 인질이 오후 8시30분쯤 적신월사에 인계될 것”이라고 밝혀 다시금 기대를 높였다. 결국 오후 9시쯤 여성 인질 2명의 적신월사 인도 소식이 교도통신을 통해 들어오면서 26일간 계속된 인질사태 해결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정부 “이제부터 본게임”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여곡절 끝에 여성 피랍자 2명이 13일 밤(한국시간) 풀려남으로써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여성 피랍자 2명의 석방이 지난달 19일 사건 발생 이후 직간접 접촉의 첫번째 성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우리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대면 접촉 과정에서 여성 2명의 석방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나머지 19명의 무사 귀환에 기대를 걸 수 있다는 기류가 읽힌다. ●“이번 석방 대면접촉 성과 아니다” 하지만 전망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들의 석방을 ‘대면 접촉의 성과’라기보다 ‘탈레반의 전략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여성 피랍자 2명의 석방 직후 “이제부터 협상의 본게임이 시작됐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관계자는 “여성 2명의 석방이 협상의 지속성을 보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석방이 우리와의 대면접촉이나 거래에서 나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성 피랍자 2명의 석방을 계기로 이번 사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급류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섣부른 기대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탈레반은 여전히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요구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대면 접촉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나머지 피랍자 19명의 안위를 쉽사리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이같은 상황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면 접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지만, 상황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나머지 피랍자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정부는 “여성 피랍자들이 언론에 노출됐을 때 현지 피랍 생활에 대한 언행 하나하나가 나머지 피랍자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이같은 정황은 탈레반이 향후 우리 대표단과 대면 접촉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고도의 전략을 구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에 따른 것이다. 이번 석방이 지금까지 고수해온 ‘맞교환’주장을 끝내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용 카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탈레반이 우리 대표단에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맞교환’카드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 달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탈레반이 대외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거액의 몸값 등 ‘실리’를 챙기기 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탈레반이 지난 11일 석방 결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관용과 선의의 표시’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키지해법´ 이제 본격 시험대 1차적으로는 건강이 악화된 여성 피랍자 2명을 계속 억류하는 것에 탈레반이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대면 접촉 과정에서 이 여성들에게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탈레반으로서는 스스로 주장하는 피랍의 명분이나 대면 접촉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정부 관계자는 “탈레반은 집권 경험이 있는 집단으로 전략·전술에 상당히 능하다.”고 전제한 뒤 “최종 해결까지 섣부른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라며 신중한 분석을 내놓았다. 여전히 관건은 ‘맞교환’조건을 철회토록 탈레반을 설득하는 것이다. 정치·경제·군사·문화적인 조건을 담은 ‘패키지 해법’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현 시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한 창의적인 해법 도출과 협상력은 대면 접촉에 나선 우리 정부의 몫일 수밖에 없다. 박찬구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인질 2명 석방] “남은 19명 석방위해 접촉 계속”

    “방금 풀려난 여성 인질 2명은 육안으로 봤을 때 건강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 밤 김경자씨와 김지나씨의 석방을 조희용 대변인이 공식 발표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군 지방재건팀(PRT) 영내로 들어와 건강진단을 받았다. 건강검진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상태를 밝힐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귀국까지 인도 절차는 어떻게 되나. -미국 PRT 지방재건팀에서 긴급한 의료검진을 받은 후 곧 바그람의 동의부대로 이송해 건강 진단을 받고 휴식을 취할 것이다. 이후 가급적 빨리 본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명만 먼저 석방된 배경이 있나.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도 뚜렷하게 아는 바가 없다. 아무 조건 없이 선의로 풀어준다고 했고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 나름대로 판단은 있지만 아직 19명이 억류되어 있으므로 정부 판단을 밝히지는 않겠다. ▶남은 인질 19명은 건강에 이상 없나. -그동안 직간접 접촉을 통해서 피랍자들의 안위를 확인해 왔다. 현재 인질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징후는 확인한 적 없다. ▶앞으로 협상 전망은 어떤가. -정부는 남은 19명 피랍 국민 모두의 석방을 위해 대면접촉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계속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4차 대면접촉 시점은 언제쯤인가. -3번 대면접촉이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질문했는데 현재까지 몇번 대면접촉이 있었는지 밝힌 바 없다. 앞으로도 대면접촉을 계속해 나가면서 석방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것만 밝히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경자·김지나씨 풀려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26일째인 13일 탈레반이 몸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이들은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로 확인됐다. 이들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조희용 대변인은 13일 “두 여성 인질이 오늘 저녁 풀려나 우리측에 인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는 석방된 여성 2명이 현재 가즈니에 있는 미군 지방재건팀(PRT) 영내에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건강상태와 관련, 이 당국자는 “걸을 수 있는 정도로, 건강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재건팀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뒤 바그람에 있는 한국 동의부대로 이동, 건강진단과 휴식을 취한 뒤 가급적 빠른 시일내 귀국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소식을 접한 피랍자 가족들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여 그동안의 근심을 털고 잠시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인질 석방의 물꼬가 트임에 따라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대면 접촉도 급물살을 타고 이에 따라 남은 인질 19명의 추가 석방 협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고수해 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매우 아픈 여성 2명을 풀어줬다.”며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탈레반의 선의와 인도주의의 표시”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마디는 “나머지 인질 석방은 그간 우리가 요구했던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아프간 정부가 받아들여야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이와 관련,“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 10명 전후와 인질 10명 전후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아프간 정부로부터 확약받을 것을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남은 인질 석방은 상당한 난관도 우려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13일 여성 인질 2명의 석방 소식을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가즈니주 탈레반 지역사령관과의 간접통화에서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가즈니주 에스판다 지역 부근에서 적신월사 관계자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스판다는 가즈니시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어 일본 교도통신은 가즈니주 지역 책임자의 말을 인용, 탈레반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약속한 대로 아프간 원로들에게 넘겼다고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과 AFP 통신 등 다른 주요 외신들도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 2명 석방과 관련해 석방계획 취소, 일단 보류, 석방계획 불변,12일 중 석방,13일 오전 석방,13일 오후 4시30분 석방 등으로 오락가락해 불신을 키웠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