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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말리아 해적 소탕한 ‘UDT/SEAL’ 은 어떤 부대?

    소말리아 해적 소탕한 ‘UDT/SEAL’ 은 어떤 부대?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하는데 성공하면서 해적 소탕에 활약한 대원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오후, 청해부대에 소속된 해군 특수전여단 대원들이 삼호 주얼리호에 침투, 해적들을 소탕하고 인질들을 구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으며 우리측 대원들의 피해는 없었다. 붙잡혔던 삼호 주얼리호의 승조원 21명도 모두 구출됐다. 해적들을 소탕하고 승조원들을 구출한 대원들은 해군 특수전 여단 소속으로, 흔히 ‘UDT/SEAL’이라 불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이다. UDT는 ‘수중폭파대’(Underwater Demolition Team)의 약자로 상륙작전시 사전에 미리 침투해 해변에 설치된 각종 수중 장애물을 폭파하는 임무를 수행함을 뜻한다. 뒤에 붙은 SEAL도 바다와 하늘, 땅(Sea, Air and Land)을 뜻하는 약자로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각종 특수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3월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가라앉은 ‘천안함’(PCC-772)의 실종자 탐색임무 중에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 역시 해군 UDT/SEAL 소속으로, 그 역시 청해부대 1진으로 파견됐었다. 무엇보다 특수전여단 대원들은 선박을 이용한 테러나 이번과 같은 납치사건에도 투입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 대테러부대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박내부는 사람이 손을 뻗을 수도 없을 만큼 비좁은 통로와 복잡한 구조 탓에 전투는 커녕 움직임조차 제한된다. 게다가 끊임없이 요동치는 바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가만히 서 있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여러 대원이 팀을 이뤄 신속하게 움직이고 정확한 사격을 한다는 것은 이들의 훈련량이나 능력을 대변해준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청해부대에는 해적들을 검문, 검색할 특수전여단 대원들이 함께 파견되고 있으며, 이들이 이번 삼호 주얼리호 구출에 선봉을 맡아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한편 해군 특수전여단은 지난 1955년 미 해군의 UDT과정을 수료한 장교 7명이 1기 교육생 25명을 훈련시키면서 처음 창설됐다. 당시 1기 지원자는 300여 명이었으나 교육을 수료한 인원은 25명 뿐이었을 만큼 훈련이 혹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68년에는 폭발물처리반(EOD)가 창설됐으며, 76년에는 특수전(SEAL)임무도 추가됐다. 지금과 같은 여단급 규모를 갖춘 것은 지난 2000년 1월 1일이다. 사진 = 대테러훈련 중인 특수전여단 대원(자료화면)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 노인질환 막고 건강하게 늙는 법

    노인질환 막고 건강하게 늙는 법

    누구나 노년(年)은 온다. 또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한다. 모두가 꿈꾸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의 길, 방법은 없을까.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병 없이 사는 ‘건강 수명 늘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늘어난 평균 수명만큼 치매, 암, 뇌졸중 같은 각종 노화 관련 질병의 고통을 겪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인성 질환을 겪는 환자수는 최근 5년간 무려 2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최첨단의 현대 의학으로도 자연의 순리, 노화를 막을 길은 없다. 하지만 본인의 몸 상태를 알고, 적절한 관리를 할 경우 노인성질환의 속도를 늦추거나 합병증으로 인한 큰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노화의 원인을 밝히고, 알맞은 건강요법을 찾아 외적인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보다 일찍부터, 꾸준히 건강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EBS ‘명의’는 21일 건강한 노년을 위한 길을 안내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덕철 교수를 통해 노인성 질환을 막고 건강하게 늙는 방법, 즉 노화방지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밤 9시 50분. 노화에 따른 변화는 살아온 흔적이자 세월의 무늬이다. 각자 살아온 방식이나 생활습관이 다르듯 노화로 인한 질병 역시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환자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의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로 단번에 해결되는 질병이 아니다. 변하는 몸 상태에 따라 그때 그때 처방과 관리를 달리한다. 노화방지의학 의사들을 ‘평생주치의’라고 말하는 이유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덕철 교수는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환자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듣는데 열중하는 편이다. 가끔은 점심까지 거를 정도다. 그의 노력은 환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치료로 이어진다. 환자들의 평생 주치의를 자처하는 이 교수는 “젊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젊음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신체나이에 입각해 건강한 삶을 더욱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젊어지는 비결이라는 것. 이 교수는 ‘명의’에서 이에 대한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며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건강한 노년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깔깔깔]

    ●강도의 어리석음 한 강도가 은행을 털기 위해 잠입했지만, 경찰에 포위당하고 말았다. 포위를 뚫고 나가기 위해 은행원들을 인질로 잡자 경찰이 협상을 요구했다. “인질을 풀어주면 원하는 것을 다 주겠다. 진정 원하는 게 뭐냐?” 그러자 강도가 말했다. “초, 총알을 달라.” ●부부의 이혼 한 부부가 이혼을 하려고 재판정을 나섰다. 판사가 이혼 후에 아이는 누가 키우느냐고 물었다. 먼저, 아내가 대답했다. “제가 10개월 동안이나 뱃속에서 아이를 키웠으니…. 당연히, 제가 키울 겁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대답했다. “판사님, 제가 동전을 넣어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꺼냈습니다. 그럼, 이 음료수가 자판기 것입니까?”
  • 해적피랍 빈번…네고시에이터 ‘성업 중’

    해적피랍 빈번…네고시에이터 ‘성업 중’

    ‘해적에 피랍됐나요? 저를 찾아주세요.’ 삼호해운 소속 삼호주얼리호가 지난 15일 인도양 북부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되는 등 한국 선박과 선원에 대한 납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 선박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적 피랍 사건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지능화·산업화되고 있는 추세다. 해적들의 납치 목적은 석방금, 즉 ‘몸값’을 두둑이 챙기는 것이다. 선박뿐 아니라 선원 수에 따라 석방금이 달라지며 보험료와 경호 비용, 몸값을 공중에서 선박으로 보내는 항공화물료 등이 따로 지불되기도 한다. 때문에 해적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소말리아 해역을 비롯해 아덴 만, 홍해, 나이지리아 등 해적들이 준동하는 해역에서 성황리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해적 측과 선주 측 사이를 오가며 석방금 결정을 중재하는 일명 ‘인질 몸값 협상가’(네고시에이터)들이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해적 피랍 사건이 발생한 곳에는 항상 석방금을 협상하는 협상가들이 있다.”며 “납치가 빈번해지면서 이들은 사건 발생 해역 인근에 아예 사무실까지 차려 놓고 해적들과 선주들 사이에서 몸값 협상을 도맡아 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협상가들은 주로 영국 출신이며, 일당으로 보통 1000파운드(약 180만원) 정도를 챙긴다.”며 “몸값 협상이 이뤄지면 일정액의 성공 보수도 받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영국 출신이 많은 것은, 경호 등 보안 전문 회사가 많은 데다 피랍 발생 해역과 멀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소식통은 “일당을 상당히 챙기기 때문에 협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협상가들한테 이득이 된다.”며 “이 때문에 몸값이 올라가거나 협상 기간이 길어지는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적 사건 발생 수는 지난 2007년 126건, 2008년 114건에 이어 2009년 240건으로 급증했으며, 2010년 상반기에는 196건에 이른다. 석방 합의금도 해마다 올라 지난 2007년 40만 달러 수준에서 2009년 700만 달러 수준으로 폭증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석방금이 더 올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석방된 삼호드림호의 석방금은 95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정신나간 주장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엔 일본 좌파성향의 월간지 세카이(世界) 2월호에 기고한 글이 문제다.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조성된 한반도 긴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 탓이라는 논조를 폈다고 한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우리 정부의 조사결과를 국민의 30%만 믿는다는 출처 불명의 무책임한 말도 남겼다. 연평도 포격을 ‘연평패전’이라 부르고 그 포격이 북한 경고를 무시한 우리 군의 사격훈련 때문이란 주장도 했단다. 전직 국가 최고정보기관 수장의 주장으론 믿기 어려운 말들에 낯이 뜨거워진다. 김 전 원장은 공채 출신으론 처음으로 국정원장 자리에 올랐던 지난 정부의 인사다. 그런 만큼 지난 정권과는 다른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판과 견제도 국가안보를 염두에 둔 건전한 조언쯤에 그쳐야 할 것이다. 최근 쓰나미처럼 쏟아지는 북한의 대화공세에 날개를 달아주는 듯한 발언 수준이라면 곤란하지 않은가. 더구나 국가 최고정보기관의 수장을 지낸 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마땅하다. 가뜩이나 김 원장이 재직 중 국정원과 나라에 끼친 해악이 한둘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 때 자신과 현장요원의 모습을 노출시켜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는가. 2007년 대선 전날 자신의 방북 사건을 놓고도 발뺌하더니 결국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의 대화록을 유출시켜 물러난 부끄러운 과오를 벌써 잊었단 말인가. 공인이라면 공직에서 물러난 뒤의 처신에 더욱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다. ‘정보는 국력’이라는 모토를 생명처럼 여기는 곳이 국정원이다. 최고정보기관이란 우리 국정원에 또 한번 오점을 남긴 언사에 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정원직원법 제17조 ‘비밀의 엄수’는 전·현직을 가리지 않는 철칙이라고 본다. 이참에 국정원의 위상을 다잡기 위해서라도 응분의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 [영화 리뷰] ‘타운’

    [영화 리뷰] ‘타운’

    벤 애플렉은 잘생겼다. 재능 있는 배우다. 연기뿐만 아니다. 글재주도 있다. 1997년 절친한 친구 맷 데이먼과 함께 쓴 ‘굿 윌 헌팅’으로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시나리오상을 휩쓸었다. 애플렉은 바람둥이로도 유명했다. 제니퍼 로페스, 기네스 팰트로, 리브 타일러,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과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맷 데이먼의 건실함과 곧잘 비교되곤 했다. 애플렉은 2001년 ‘진주만’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데이먼이 첩보 액션물 ‘본’ 시리즈 등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기에 더욱 그렇게 비쳤다. 애플렉이 정신을 차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05년 ‘진주만’에서 함께 연기했던 제니퍼 가너와 결혼하면서부터. 2007년 그는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가라, 아이야, 가라’(Gone, Boy, Gone)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데니스 르헤인의 소설을 원작 삼아 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4살 소녀의 실종을 둘러싼 범죄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고, 평론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오는 27일 국내 스크린에 걸리는 ‘타운’(The Town)은 애플렉의 두 번째 연출 작품이다. 정적(靜的)이었던 전작에 이어 또다시 보스턴의 찰스타운을 배경으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동적(動的)인 범죄 드라마를 만들었다. 애플렉의 개인사를 겹치 보며 감상하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리더 더그(벤 애플렉)를 비롯한 은행 강도단은 어느 날 은행을 터는 과정에서 은행 여직원 클레어를 인질로 잡았다가 풀어준다. 뒤늦게 클레어가 동네 인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은행 강도단. 더그는 클레어를 감시하러 나섰다가 사랑에 빠지고, 새 삶을 꿈꾸게 된다. ‘큰 건’을 앞두고 강도단 내에선 갈등이 깊어진다. 미연방수사국(FBI)도 점점 옥죄어 온다. 은행 강도와 인질의 사랑 이야기가 결코 신선하다고 볼 수 없지만 애플렉은 나름의 개성을 담아 풀어내려고 했다. 범죄 과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작에서 처럼 ‘블루 칼라’들의 삶을 곳곳에 깔아 놓는다. 좁은 골목에서 펼쳐지는 차량 추격전과 총격전도 눈길을 끈다.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의 느낌이 묻어나기도 한다. 미약하지만 애플렉에게서 배우 출신으로 거장 감독 반열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지난해 9월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을 때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역시 평론가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캐스린 비겔로 감독에게 여성 최초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긴 ‘하트 로커’에서 열연한 제레미 레너의 연기도 돋보인다. 꽃집 주인으로 가장한 범죄 조직 두목을 연기한 영국의 연기파 배우 피트 포스트스웨이트는 얼마전 유명을 달리했다. 124분. 청소년관람불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피랍 금미305호 선원 우선 구하는 게 순서

    지난해 10월 9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어선 금미305호의 선원 43명이 석달이 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인질 중에는 선장 김대근씨 등 한국인 2명과 재중교포 2명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수차례 협상한 결과 몸값이 당초 600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로 낮아졌지만 김 선장 가족 등이 그마저도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억류 상태에 놓였다고 한다. 피랍자 가족들은 모자란 금액만큼 대출을 주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주장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부 관계자는 선주인 김 선장이 배를 담보로 이미 1억 5000만원을 대출받은 데다 원양업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어업을 했으므로 추가 대출이 힘들다고 한 모양이다. 법적으로야 정부 대응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명분을 대더라도 국민이 외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데 이를 방치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일단 몸값을 주선해 줘 43명의 목숨부터 구한 다음 국내법 위반과 대출금 상환은 김 선장 등이 국내로 들어온 뒤 처리하는 게 순리다. 게다가 금미305호는 배 한척만으로 조업하는 영세 사업체이고 선주가 인질로 잡혀 있기에, 정부의 실질적인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힘든 상태임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 해운 물동량의 29%가 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해역을 통과한다. 따라서 금미305호 피랍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위험성은 앞으로도 늘 있을 것이다. 정부가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고 협상금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일은 당연하다. 하지만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인질의 무사귀환에는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건 국가의 기본적인 의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는 원양·해운업계에도 당부한다. 해적 피해가 빈번한 만큼 자체적인 구제 및 공제 제도 등을 마련해 정부의 경제적 도움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제를 서둘러 갖추기를 바란다.
  • [신년 대담] 박상은 한나라의원·문정인 연세대교수가 조망한 ‘연평도사태 이후’

    [신년 대담] 박상은 한나라의원·문정인 연세대교수가 조망한 ‘연평도사태 이후’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북정책, 대외정책이 연평도 도발 전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평도가 지역구인 기업인 출신의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과 국제정치학자이자 북한·미국통인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가 5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나 연평도 사태 이후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도운 정치부장의 사회로 1시간 20분간 이어진 좌담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다. 사회 : 이도운 정치부장 →현장 얘기를 먼저 듣겠다. 연평도 사태 이후 서해 5도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왔는가. 박 의원 그동안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서 대하고, 한민족의 공동 번영과 평화, 통일 등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정착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서해 5도 지역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 대부분이 과거 우리가 말하는 ‘반공’ 분위기로 회귀한 것 같다. →연평도 사건이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문 교수 외교 안보 패러다임에서 연평도 사태를 미국의 9·11 사태와 비교하는데, 옳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연평도 사건은 이제야말로 북한과 빨리 대화하고 서해 5도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해서 평화 협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중·러는 북한 편을 들고 한·미·일은 북한을 규탄했다. 상황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북아에 새로운 냉전구도가 생기고 우리도, 북한도, 동북아도 모두 어려워진다. →연평도 사태로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한나라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박 의원 국제법을 따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면 독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니까 현실을 인정하고 협상하면 거기서 지배가 가능해야 한다. ●“상호주의 기반 대북 대화 늘려야”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에 합의했다. 이 시점에서 당시 합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문 교수 그 합의를 지켰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생각은, 국제해양법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강하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보자는 것이었다. 북한은 5개 도서의 남쪽 귀속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자유로운 선박 통행을 바랐던 것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NLL을 양보 못 하는 대신 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갈등을 풀자는 것이었다. 박 의원 인천국제공항부터 해주까지 갯벌이 6억평이다. 그것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 남북이 공동 번영하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우리가 평화수역 만들자고 했을 때 북한이 NLL을 인정한 면이 있다. 국제 영해가 12해리인데 북한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북한도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한 것이다. 남북 간이 현재 천안함·연평도 도발로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어느 시점에서 국면이 바뀌면 다시 심각하게 얘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 인식이 보수화되고 있는데 대북정책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박 의원 북 도발에 의해 국민 생명을 빼앗기고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입었는데 정부에서 그것을 없는 것처럼 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기조가 바뀐 것이 상호주의다. 다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전시 중인 국가도 대화하는데 우리는 그런 대화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향후 어떻게 나올 것 같나. 문 교수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한다고 하고, 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 때 보면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요격 능력도 갖고 있다. 남측과는 대화한다고 할 것이고 핵은 포기 안 하려 할 것이다. ‘비핵·개방·3000’은 현실성이 약하다. 북한은 핵이 체제 생존을 위한 것인데 3000달러와 등가성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도 가능한 대안이 아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남측이 북에 대해 영향력이 있을 때 미국과 중국도 우리를 따르고, 제한적이나마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남북관계가 단절돼 어렵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북과 대화해서 북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남측에 의존하도록, 도움을 받고 싶게 만든 뒤 미·중과 조율하면 북핵 해결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북한 자체의 변화가 없으면 힘들 것이다. 개방으로 가고 시민사회가 확대되고 안심을 느껴야 하는데 어려운 것이다. →연평도 이후에도 주가가 올라 최근 며칠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과연 ‘북한 리스크’는 있는 것인가. 박 의원 그만큼 우리 경제와 국민이 성숙한 것이다. 경제가 커지는 동안 정부와 외교관, 전문가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경제인들은 경제를 발전시켜 한반도 미래를 개척할 테니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안보를 더 강화하면서 북측에 당근을 줘 북한이 개방, 자유 세계로 나오도록 문을 열어주는 건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 문 교수 증시 활황은 경제적 변수인데, 이것을 정부가 강한 응징을 해 북이 꼬리 내린 것이고, 그러면 경제는 계속 활황으로 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계산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북한이 그렇게 망나니는 아니라는 것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최악의 상황을 막는 안전 기제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이것을 너무 자신해서 공세적으로 가다가 확전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 ●“대북 응징이 증시 활황 배경 아냐” →연평도는 접경 지역이지만, 개성공단은 북한 내부에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의원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은 남북관계가 잘될 때는 공존 번영사업이지만, 나빠지면 우리 입장에선 북한에 인질이 되는 것이다. 유사시에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2단계 사업 투자도 늦어지고 있고 북측 불만이 크다. 문 교수 생각하기 나름이다. 현 정부가 얼마나 일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었나.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은 안타깝지만 남북관계를 볼모로 잡았다. 하나 터지면 정부가 응징 외교 하고 남북관계가 악화됐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개성공단까지 문 닫으면 남북관계 끈을 잘라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긴장이 고조되고 일촉즉발의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은 개성을 본다. 개성 문 닫으면 뺀다. 우리 정부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쉬운 평화의 길이 있는데 왜 싸움을 하나. →정부도 남북정상회담 마음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문 교수 백채널로 북한과 대화가 오가야 하는데 이뤄지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위기가 있으면 백채널이 만들어지고 정치적 작업이 있는데 단순히 이벤트성 정상회담은 의미가 없다. 두 정상이 만나서 큰 그림, 평화 번영을 가져올 큰 그림을 그릴 전략을 갖고 접촉해야 한다. 우리 정부에 그런 그림과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고 백채널도 의문시된다. (교수님이 백채널로 나선다면?) 나를 활용하지 않으니까(웃음). 시간 늦으면 소용없다. 올해 상반기가 마지노선이다. 대통령이 김정일 만나 남북 현안 문제를 풀고 핵 이야기를 하고, 이 대통령이 미 오바마 대통령과 친하니 오바마와 김정일이 만나 핵 문제 풀게 하면 일석이조다. 박 의원 박왕자씨 사건은 남북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촉매제가 됐다고 본다. 연평도 사건도 국민들에게 좋은 반성의 계기가 됐다. 북한이 도발한 것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지 정상회담도 바람직한 것이 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기반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문 교수 정상회담은 조건 없이 해야 한다. 사과 전제로 하는 것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무조건 조건부, 미국 의존형 외교만 하고 있다. 우리는 큰 그림과 전략이 없다. 북한은 살고 죽는 문제로 접근하기 때문에 강제로 할 수 없고 대화와 설득을 해야 한다. 정리 김미경·유지혜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北특수군 서해5도 점령 훈련”

    북한 해군 특수부대가 이달 중순부터 남포 인근 초도 앞바다에서 ‘서해5도 점령’ 가상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0일 전했다. 이 방송은 ‘북한군 사정에 밝은 중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인민군 해군사령부 소속 29해상저격여단과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이 남포 앞바다에서 합동 상륙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9해상저격여단은 인민무력부 주관 전투력 판정에서 1~2위를 다투는 최정예 특수부대로, 한겨울에 무장한 채 40분간 수영 훈련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연평도 포격에 응징하겠다는 남한의 기를 꺾기 위해 북한군 특수부대가 서해5도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평양에 갔을 때 북한군 관계자한테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지시한 이 훈련의 목적은 유사시 정찰총국, 서해함대 사령부, 4군단 소속 특수부대가 합동으로 서해5도를 점령하는 것”이라며 “서해5도를 기습 점령해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으면 한·미 연합군이 쉽게 반격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의 가상훈련은 달이 뜨지 않은 밤에 먼저 4군단이 서해5도에 해안포를 퍼부은 다음 특수부대원들과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들이 공기부양정(호버크래프트)을 타고 서해5도를 점령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다. 이럴 경우 서해5도를 방어하는 해병대보다 북한군의 숫자가 월등히 많아 점령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서해5도가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자신들은 핵무기도 갖고 있기 때문에 남한이 쉽게 반격하지 못할 것으로 북측은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결혼반대 여자친구 어머니 살해 중화동 인질범 징역 12년 선고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을환)는 28일 결혼 반대에 앙심을 품고 서울 중화동의 아파트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여자 친구의 어머니를 살해, 구속 기소된 박모(25)씨에게 살인 등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칼에 베인 피해자를 현관 밖으로 내보내 병원으로 옮기지 않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도 체포가 두려워 피해자 이송을 거부하고 문을 열지 않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딸이 어머니가 사망하는 것을 지켜보도록 했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지 않고 딸을 인질로 잡은 채 무려 10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하는 등 유족이 입은 상처가 이루 헤아릴 수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 장사꾼’ 리처드슨/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리오 그란데를 건너던 끔찍한 밤을 기억하는가? 그대의 눈 속에서 자유를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추억을 볼 수 있어….” 영토 확장기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을 소재로 한, 스웨덴의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 ‘페르난도’(Fernando)의 노랫말이다. 스페인어로 ‘큰 강’이란 뜻인 리오 그란데가 흐르는 뉴멕시코는 ‘가장 덜 미국적인 주’로 꼽힌다. 50개주 중 유일하게 자동차 번호판에 USA를 새겨 넣어야 할 정도이니…. 그런 미국의 변방 뉴멕시코의 빌 리처드슨 주지사는 요즘 세계적 명사다. 방북 활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다. 어머니가 멕시코계인 그는 히스패닉(스페인어권 미국인) 출신 첫 주지사다. 하원의원도 몇 차례 지냈지만, 그가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하는 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내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유엔대사와 에너지 장관 등에 발탁한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선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통에 현 국무장관인 힐러리 캠프로부터 ‘가롯 유다’란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국무부는 그의 방북 행보에 대해 냉담하다. 아예 개인적 방문으로 치부했다. 그런데도 리처드슨은 방북 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핵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에 합의했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북이 IAEA 사찰단을 복귀시킬 의향이 있다면 리처드슨이 아니라 IAEA 사무총장에게 말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북이 국제의무 준수 때까지 6자회담은 없다.”며 리처드슨의 입을 통한 약속 대신 북의 행동을 촉구했다. 우리 측도 ‘친절한 리처드슨씨’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 당국자는 “그는 북이 편하게 느끼고, 활용하려는 미국인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의 진의가 무엇이든, 북이 필요에 따라 외부로 정보를 흘릴 때 쓰는 ‘확성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허풍 떠는 외교장사꾼”으로 폄하했다. 그는 북한을 8차례 방문했다. 지난 1994년엔 북에 피격된 헬기 조종사 송환 교섭에 성공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북한체제를 잘 아는 북한통이 아니라 인질 협상 전문가다. 이라크 억류 미국인 석방 교섭 때 후세인 당시 대통령이 다리를 꼰 그를 보고 그냥 나가버리자 다리를 풀고 끈질기게 기다린 일화가 이를 말해준다. 까닭에 북한이 그를 통해 발신하는 메시지의 행간에 숨은 뜻을 잘 읽어야 할 듯싶다. 대북 정책이 헛바퀴를 돌리지 않으려면 그의 전언을 곱씹어 제대로 새겨야 한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北서 3㎞ 애기봉 ‘불빛’ 北위협 맞서다

    北서 3㎞ 애기봉 ‘불빛’ 北위협 맞서다

    정부는 연평도 사격훈련이 끝났고 북한으로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 수용 등의 ‘대화 유인책’이 흘러나옴에도 불구하고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기존의 투트랙(two-track) 대북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실 내 기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수석급 비서관이 실장을 맡는 국가위기관리실로 격상하기로 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21일 “북한의 본질적 태도변화를 위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보고자료를 통해 “5·24(대북제재)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금은 투트랙 전략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대화할 의지가 있으면 하는 거고, 없으면 못하는 거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군사력은 우리에 비해 크게 약하기 때문에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일단 단기적인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북한은 똑같은 방식은 두 번 안 쓰는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당국자는 남북 간 무력충돌시 북한이 개성공단의 한국 인력을 인질로 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전범이 되기 때문에 자멸하는 길은 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국자는 “이번에 유엔 안보리에서 연평도 사격훈련 건과 함께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까지 논의가 되면서 한번에 다 털었다.”고 말해 연평도 도발사건을 별도로 안보리에 회부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2시간 가량 소집해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북한의 동향과 대북 안보 대책 등을 논의했다. 김태효 대외전략 비서관은 “북한의 동향이나 보복 가능성도 논의됐지만, 새롭게 공개할 만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응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 김 비서관은 “북한이 1대1 대응상황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불시에 비대칭적으로 해온 행적이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새로 격상되는 국가위기관리실 내에 국가위기관리비서관실과 정보분석비서관실, 상황팀 등 3개 조직을 두기로 했다. 국가위기관리비서관은 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인 김진형 제독(해군 준장)이 맡는다. 김성수·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不通’ 개성공단 하루만에 방북 재개

    정부는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이 이뤄진 20일 개성공단 방북을 금지했다가 훈련이 끝나면서 21일에는 방북을 다시 허용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신변안전 등을 고려, 개성공단 방북 허용이 좀 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간 긴장 고조에 따른 신변안전 등을 감안해 20일 우리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방북을 불허했으나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이 종료됐고,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물류 및 식자재 등 관련 인원의 방북을 21일 허용하기로 했다.”며 “향후 방북 허가 여부는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날 개성공단으로 614명이 들어가고 421명이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출경이 금지됐고 오전 10시 첫 귀환자 2명 등 모두 88명이 돌아왔다. 이에 따라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209명이다. 그러나 21일 466명이 방북하고 438명이 돌아올 계획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출입·경이 이뤄진다면 체류인원은 237명으로 늘어난다. 통일부는 앞서 북한 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튿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개성공단 방북을 불허했다. 이어 같은 달 26일부터 가스·유류·식자재 운송을 위한 인력을, 29일부터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입을 위한 인력 및 차량에 대해 예외적으로 방북을 허용해 왔다. 이 같은 제한 조치에 따라 개성공단 체류인원은 연평도 도발 이전 700~800명 수준에서 200~4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방북이 부분적으로 이뤄지면서 입주기업들은 생산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통일부는 지난 19일 오후 20일 방북인원을 50% 수준으로 줄이는 선에서 조치하려고 했으나 밤늦게 불허 결정을 내리고 입주기업 측에 부랴부랴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끝나자 입주기업들의 요청을 다시 받아들여 방북 허용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및 정부 일각, 주한미군 측에서 개성공단 체류인원의 인질화 우려 등을 이유로 철수 또는 폐쇄론까지 거론하면서 개성공단의 존폐 위기가 부각돼 통일부로서는 부담이 크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추가 도발 여부에 따라 개성공단이 인력 철수에 이어 폐쇄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군의 훈련 상황 등을 봐야 한다. 신변안전 문제가 최우선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개성공단 딜레마/육철수 논설위원

    개성공단은 2000년 12월 ‘남북경협 4대 합의서’를 바탕으로 2003년 6월 착공됐고, 이듬해 12월 첫 제품을 생산했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 노동력의 결합은 이상적인 경제모델이다. 중국보다 싼 인건비에다, 접근성이 좋고, 언어가 같다는 건 해외공장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다. 북한도 4만 5000여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한해에 500억원을 벌어들이고, 50억원의 세금을 걷으니 무시 못할 외화벌이인 셈이다. 경제에 국한한다면 장기적으로 남한이나 북한이나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걸핏하면 개성공단을 대남 위협용으로 써먹는데, 폐쇄 시 손익을 제대로 계산해봤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처럼 정치·군사적으로 남북관계가 어려워졌을 때는 우리도 딜레마에 빠진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우리 국민이 유사시 인질이 될 수 있어서다. 남북관계는 북한군에 의한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에서 보듯 총알 1발에도 돌변할 수 있다. 이를 알면서도 개성공단에 안전장치를 확실하게 마련하지 못한 것은 당시 정권의 치명적 실책이다. 개성공단을 국제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어 여러 나라 기업이 함께 입주했다면 지금과 같은 진퇴양난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측 접경지역에 공단을 조성해 북한 근로자들이 출퇴근하게 했으면 북한의 행패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든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연평도 피폭 때 “전쟁이 나면 개성공단의 한국사람들을 구출할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 공단 사람들의 철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전시작전 총지휘관으로선 당연한 고민거리일 게다. 정부 관계자도 “유사시 개성공단의 국민 철수계획이 있지만 대외비”라며 말을 아꼈다. 개성공단 국민의 안전과 전략가치를 이제는 재점검할 때도 됐다. 군사작전의 운신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그렇다. 개성공단을 툭 털고 나면 우리는 공장건축비 등 1조 3000억원을 손해 본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나 되고, 돈줄이 끊어지면서 대량 실업까지 생기게 돼 경제에 치명타라고 한다. 북한의 공단 관계자들이 요즘 “개성공단만은 폐쇄되지 않게 해달라.”는 말을 부쩍 자주 한다는데, 그들도 걱정은 걱정인 모양이다. 개성공단 폐지 여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렸는데, 그걸 아직 모르는가. 우리도 개성공단을 북한 주민들에게 마냥 취로사업하듯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을 한번쯤 단호하게 보여줘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美 샤프 “개성공단 인력 철수시켜야”

    美 샤프 “개성공단 인력 철수시켜야”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한국 정부에 개성공단 내 한국 인력을 철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향후 북한의 태도에 따라 개성공단에서 한국 인력의 철수를 검토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샤프 사령관은 지난달 말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를 만나 남북한 간 무력충돌시 개성공단의 남한 인력이 인질이 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샤프 사령관은 “전쟁이 나면 개성공단의 한국 사람들을 구출할 책임은 한미연합사령관인 나한테 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개성공단 사람들을 저대로 둬도 되겠느냐. 철수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면서 “북측이 앞으로 임금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할 때 그것을 명분으로 철수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서 개성공단에 문제가 생기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고 민심이 크게 동요할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하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다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연평도 사건 이후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자 개성공단의 북한 관계자들이 남한 관계자들에게 “공단은 어떻게 되는 거냐. 제발 개성공단이 폐쇄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지금 남측으로부터 현금이 들어오는 유일한 창구인 데다 금강산관광과는 달리 북한 4만 5000여 가구의 생계가 걸려 있다.”면서 “4인 가족 기준으로 18만명의 생존이 하루아침에 위태로워지면 이들이 체제 불만 세력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양국군이 지난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앞두고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로 한국 인력이 인질이 됐을 때에 대비한 가상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지난 5월 특전사령부에서 개성공단 인질사태에 대비한 전술토의도 진행했다. 김상연·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아프간서 한국인 2명 납치됐다 구출

    아프간서 한국인 2명 납치됐다 구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근로자 2명이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구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아프간 북부 사만간주의 한 도로 건설 현장 부근에서 한국 기업 소속 직원들이 무장 괴한 4명에게 납치됐으나 현지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2시간 만에 구출됐다. 구출된 직원 2명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이들은 귀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발파 전문가들인 한국인 직원들이 아프간 경호경찰 2명과 차를 타고 작업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들이 기습해 근거지인 산속으로 끌고 가면서 발생했으며, 괴한들은 이송 도중 탈출한 운전사의 신고를 받고 추격해 온 경찰들과 총격전 끝에 인질들을 놔두고 도주했다. 대낮에 경호경찰까지 납치할 정도로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른 점과 피랍 지역이 우리나라 지방재건팀이 활동하는 파르완주와 가깝다는 점에서 추가 도발이 우려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 일이 일어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사건을 은폐,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외교부는 “무장 괴한들의 정체와 배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아프간 현지 언론은 아프간 경찰의 말을 인용해 이 무장 괴한들이 ‘탈레반’이며 총격 과정에서 탈레반의 지휘자가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한국 기업과 주아프간 한국대사관은 공사를 중단하고 현지 주정부 및 발주처에 강력한 치안대책을 요구했으며, 치안 상황이 호전된 뒤에야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7월과 11월에도 우리 기업의 현지 직원들이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지 한국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조준하지 않은 박격포 공격을 받는 등 탈레반 공격이 빈번했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이 부실함을 지적했다. 해당 기업은 2003년 8월 아프간에 카불지사를 설치, 2004년부터 도로 공사 위주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연·오상도기자 carlos@seoul.co.kr
  • 철저히 홀로 갇힌 심리해부

    철저히 홀로 갇힌 심리해부

    어딘가에 갇혀 버렸다. 이유는 모른다. ‘왜?’라고 질문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생사의 기로다. 처절한 몸부림. 방도는 없다. 과연 빠져나갈 수 있을까. ‘밀실 공포’는 스릴러 영화의 단골 손님이다. 폐소공포증 환자가 아니라도, 내가 ‘저 상황에 있다면’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극한의 공포감을 만든다. 8일 개봉한 ‘베리드’도 그렇다. 어느날 갑자기 땅속 좁은 관에 갇히게 된 한 남자. 탈출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는 단 한명의 배우, 단 하나의 공간이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95분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베리드를 중심으로 여러 ‘밀실 영화’들을 비교해 봤다. 제한된 공간은 다른 요소의 개입을 철저히 배제한다. 도움을 청할 수도, 받을 수도 없다. 의지할 곳은 오직 자신, 혹은 자신과 타인의 관계뿐이다. 영화는 밀실이라는 극한의 상황을 유도한 뒤 그 안에 갇힌 배우들의 반응과 심리를 중계한다.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자연스럽게 훑어 나가는 것. 과학자가 차마 하지 못하는 심리 실험을 감독이 친절히 해 주는 셈이다. 물론 제작비가 덜 든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 베리드… 전화해야 산다 vs 폰부스…전화가 끝나야 산다 같은 밀실 영화라도 작품에 따라 영화 문법에는 차이가 있다. 베리드가 ‘6피트 깊이 땅속’, ‘90분 지탱 산소’의 ‘관’을 밀실로 정했다면, 폰부스(2003)는 좀 더 개방적인 밀실을 택한다. 공중전화 박스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진행되는 폰부스는 공중전화로 전화를 건 정체불명 남자와의 사투를 그렸다. 이곳은 완전 밀폐가 아니다. 외부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무력하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죽어 갈 수 있다는 무력감이 공포 코드가 된다. 전화기를 놓고 나가면 자신도 죽을 수 있다. 그와의 소통이 끝나야 산다. 반면 베리드는 소통만이 살길이다. 휴대폰의 배터리가 나갈까 노심초사다. 폰부스와는 반대다. 자신을 매장한 이라크 테러세력과 통화를 해야 한다. 자신이 어디 묻혀 있는지 아는 유일한 사람들인 까닭이다. 같은 밀실을 놓고도 탈출과 소통의 의미를 정반대로 접목한 대표적 예다. ■ 베리드… 현상금 노린 인질극 vs 큐브… 불분명한 실체의 이유없는 감금 그렇다면 이들은 왜 갇혔을까. 베리드는 그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라크 테러범들이 현상금을 노리고 죄 없는 미국인 노동자를 납치해 묻는다. 인질 동영상을 찍어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다. 감독의 눈은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정부와 기업의 대처 방식에 맞춰져 있다. 반면 영문도 모른 채 정육면체 큐브에 갇힌 사람들의 탈출기를 그린 ‘큐브’(1997)는 명확한 이유가 없다. 큐브를 설계한 이도 함께 갇히게 되는데 그조차 모른다. 그저 언제부터인가 큐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책임자가 바뀌어도 프로젝트는 계속 추진됐다고 영화는 말한다. 악은 존재하지만 그 실체가 불분명한, 그래서 책임질 대상이 없는 현대사회의 이면을 꿰뚫는다. ■ 베리드… 개인과 사회 관계 주목 vs 디센트… 극한 직면한 공동체 조명 동굴을 소재로 한 ‘디센트’(2005)는 동굴 안의 인간관계를 주목한다. 6명의 친구들과 동굴 탐사를 떠났다가 고립되는 이야기를 담은 디센트는 극한에 직면한 공동체와 개인의 심리가 어떻게 추락(Descent)하는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부상당한 친구를 버린 것도 모자라 자신이 살기 위해 괴물이 친구에게 시선을 돌렸으면 하는, 그래서 자신이 도망갈 시간을 벌고 싶은 이기적 본능을 부각시킨다. 베리드는 시선을 확장한다. 개인과 개인을 넘어선, 바로 개인과 거대 사회의 관계를 주목한다. 매장당한 이유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휴대폰으로 구조를 요청하지만 그가 몸담고 있는 기업도, 국가도 책임을 피할 방법만 찾는다. 영화는 주인공의 통화 내용을 통해 거대 사회 이면에 숨겨진 이기주의와 관료주의의 단면을 파헤친다. 생매장이 주는 원초적인 두려움 못지않게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대기업과 국가의 행태 또한 소름 끼치게 무섭다는 게 영화의 메시지다. ■ 베리드… 뻔한 결론 한계로 지적 vs 로프… 미래 내다본 60년 전 혜안 밀실 영화 자체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올해만 하더라도 ‘디센트: Part2’, ‘이그잼’, ‘데블’ 등이 개봉됐다. 하지만 평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극도로 단순화된 상황만큼이나 단순한 결론에 도달해 버리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베리드 역시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국가와 기업의 행태를 직설적으로 비판하려 노력했으되, 이런 절제되지 않은 날선 비판이 되레 영화의 맛을 떨어뜨린다. 서스펜스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의 ‘로프’(1948)가 60년이 지난 지금에도 빛을 발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지 스릴을 맛보기 위해 대학 친구를 살해한 두 청년이 자축 파티를 열었다가 은사에게 들통 난다는 게 영화 줄거리다. 아파트 거실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롱테이크(편집 없이 길게 촬영) 기법을 사용한다. 이들은 니체의 초인론을 오해하고 강자가 약자를 살육할 수 있다는 소신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다. 전후(戰後) 꿈틀거렸던 히틀러 망령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엿보인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절제된 문법도 소름 끼치지만 ‘묻지마 살인’이라는 현대사회 병폐를 일찌감치 짚어낸 혜안이 돋보인다. 6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로프의 센스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가장 빛난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감세타협 오바마, 친정서 뭇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유층에 대해서도 감세 혜택을 연장키로 공화당과 합의한 데 대해 ‘친정’인 민주당이 발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위한 좋은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또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중산층 감세는 고소득층 감세의 볼모”라면서 “인질이 다치지 않는다면 협상을 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이 경우 인질은 국민들”이라고 해명했다. 바이든 부통령도 민주당 상원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설득했지만 실패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다이앤 페인스타인(캘리포니아) 의원은 “바이든 부통령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현재 (정부는) 엄청난 부채와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데, 이번 감세로 1조 달러가 더해지게 됐다. 그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관련 법안이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 없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공화당 의원 외에도 최소 18명의 민주당 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 하원의 분위기는 더 험악하다.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들은 이날 저녁 긴급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앤서니 와이너(뉴욕) 의원은 회의에서 “대통령은 이번 안 통과에 있어 민주당에게 (어떤 지지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못 박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원 내부 상황을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 30분) 알코올과 약물중독보다 끊기 어렵다는 도박중독.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든 도박중독의 위험을 살펴보고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중독 증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독자들의 고통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핀다. 또 우리나라 사행산업 관리의 문제점,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안들도 알아본다.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 15분) 지난달 15일, 국토해양부에서 경상남도에 대한 4대강 살리기 사업권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낮은 공정률을 근거로 들어 경남도의 낙동강 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가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남도는 즉각 반발,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4대강 사업의 쟁점을 사업권 회수 공방을 통해 조명한다. ●불만제로(MBC 오후 6시 50분) 2006년 첫 방송 이후, 약 4년 2개월 동안 소비자의 눈과 귀가 돼주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소비자 솔루션 프로그램 ‘불만제로’. 약 4만 8000통에 달하는 제보를 토대로 이어 와 200회를 맞았는데, 소비자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던 화제의 방송만을 엄격하게 선별해 과연 그동안의 약속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재점검해 본다. ●대물(SBS 오후 9시 55분) 소말리아에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혜림은 인질 문제와 관련한 반군 지도자와의 담판을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한다. 혜림을 향해 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자 그는 현지에서 신병치료를 제때 못 해 사망자가 나온 일을 상기하며, 마지막 한사람까지 구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한다. 한편, 대통령은 차기 대권주자인 혜림, 강태산 등을 청와대로 부른다. ●세계의 교육현장 뉴질랜드 3부(EBS 오후 8시) 기분 변화가 심해 툭하면 아무 데서나 드러눕는 아이, 소유욕과 자기주장이 강해 늘 또래 아이와 다툴 수밖에 없는 아이 등 뉴질랜드의 평범한 아이들과 문제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취재한다. 육아 전문가와 함께 제대로 화내는 법을 가르치는 뉴질랜드의 분노 조절 교육을 엿본다. ●메디컬다큐 생명<기러기 가족 두 번째 이야기>(OBS 오후 11시 5분) 태어난 지 3일 만에 수술을 받아야 했던 은찬이. 이미 여러 번의 수술이 실패로 돌아갔던 터라 엄마, 아빠는 수술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희망을 잃지 않고 환한 웃음으로 투병 중인 아들을 지키는 기러기 가족 이야기 2부가 탤런트 조은숙씨의 목소리를 통해 방송된다.
  • 오바마 초당 협력정책 ‘브레이크’

    미국의 경제위기와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두 가지 핵심정책이 의회에서 잇달아 제동 걸렸다. ‘11·2 중간선거’ 참패 이후 공화당에 손을 내밀며 ‘초당적 협력’을 호소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또다시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됐다. 미국 상원은 4일(현지시간) 민주당 주도의 ‘중산층 감세연장안’에 대한 토론을 종결할지 묻는 표결을 실시했다. 결과는 찬성 53표에 그쳤다.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장시간 발언 등을 통해 의사 진행을 합법적으로 막는 행위)를 막을 수 있는 60석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계속적인 토론을 지지한 입장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이달 종료되는 일괄적 감세조치를 부유층을 제외한 연간 개인소득 20만 달러(약 2억 2770만원), 가계합산소득 25만 달러 이하의 중산층에 대해서만 연장하기로 하고 상원 통과를 추진해 왔다. 경제 한파에 서민층은 감세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면서 재정 악화를 우려, 부유층에 대한 세금 감면은 중단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공화당은 부자들의 세금도 깎아줘야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 오바마 행정부의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망스러운 표결 결과에 대해 “중산층 세금감면을 부유한 2%를 위한 감세의 인질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공화당을 비난했다. 하지만 백악관의 항의는 공화당의 힘에 눌려 잦아들 수밖에 없다. 결국 공화당과 타협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유층을 포함한 모든 소득계층에 대해 향후 2년간 세금을 감면해 주는 선에서 타협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유럽과 같은 부채위기를 피하려고 오바마 대통령이 힘을 쏟는 재정적자 감축안도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만든 ‘초당적 재정적자 대책위원회’는 3일 재정적자를 오는 2020년까지 4조 달러(약 4554조원) 줄이는 내용의 감축안을 표결했으나 찬성 11표, 반대 7표로 부결됐다. 대책안이 위원회를 통과하려면 14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언론들은 대부분 선출직인 위원들이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면서도 지역구의 표심을 의식, 반대표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대책위의 방안에는 퇴직연금 수령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4년 늦추고 주택담보대출 이자의 소득 공제 등 1조 달러 규모의 각종 세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책위가 마련한 재정적자 감축안을 정부 내에서도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더 이상 과거의 이념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초당적 협력’을 다시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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