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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영화]

    ●독립영화관-풍산개(KBS1 토요일 밤 1시) 서울에서 평양까지 3시간, 그분의 여자를 배달하라. 가까운 거리지만 그 누구도 쉽게 오갈 수 없는 남과 북. 그러나 그 철조망을 매일같이 뚫고 이산가족의 아픔과 그리움을 전달해 주는 산이라는 청년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장한 남과 북의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비무장지대를 혈혈단신 오가는 위험한 일을 하지만 순수한 눈빛을 가진 산에게 은밀한 제안이 들어 온다. 바로 신분을 숨긴 국정원 요원을 통해 남으로 망명한 북한 간부의 애인 인옥을 평양에서 데려 오라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산은 인옥을 데리고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면서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맞지만 그때마다 인옥을 구해 준다. 그리고 짧은 시간 함께하며 위기를 같이 겪어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된다. ●카오스(OBS 토요일 밤 11시 25분) 은행강도 로렌즈는 동료들과 함께 시애틀 아메리칸 글로벌 은행으로 침입하여 총기를 휘두르며, 40명 정도의 인질을 붙잡고 출동한 경찰과 협상을 벌인다. 이때 로렌즈의 협상 내용은 시애틀 다리사건 때문에 정직당한 코너스를 현장에 부르라는 것. 그렇게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정직 중에 있던 형사 코너스(제이슨 스태덤)를 복직시킨다. 그리고 옆에는 코너스의 감시자로 새로운 신참 파트너 데커(라이언 필립) 형사가 따라붙게 된다. 한편 협상 중 갑작스럽게 폭발이 일어나고 그곳에 있던 무장 강도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초토화된 은행 안, 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실 범인들은 다른 교묘한 수법으로 1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빼내 갔는데…. ●사랑의 기적(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오로지 의학 연구만 하던 닥터 세이어(로빈 윌리엄스)가 배인브리지 병원에 부임한다. 그곳은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병원으로 닥터 세이어가 할 일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파킨슨병 환자나 식물인간처럼 아무런 말이나 거동조차 불가능한 기면성 환자들을 비롯해서, 병명조차 모르는 환자들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진단만 내리면 되는 단순한 것이었다. 인간관계가 서툴러 환자가 아닌 지렁이만 연구했던 그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어는 기면증 환자들에게 반사 신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료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닥터 세이어는 이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리고 새로 개발된 엘도파라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기면증 환자들에게 투여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모든 환자들에게 투여하진 못하고, 레너드(로버트 드니로)라는 환자에게만 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던 레너드는 닥터 세이어가 치료제의 투여량을 점차 늘려가자 기적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 [사설] 북한인권 개선 촉구는 문명사회 상식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엊그제 북한인권법을 다시 발의했다. 북한 인권에 대한 정기적 실태보고서를 내고 국제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은 “외교적 결례”라며 여기에 찬물을 끼얹으려 했다. 인권은 국경과 체제를 뛰어넘어 보호받아야 할 인류의 보편 가치임을 망각한 발언이다. 19대 국회는 문명사회의 상식적 잣대에 따라 이 법안을 꼭 처리해야 한다. 이 의원은 엊그제 방송회견에서 북한인권법 처리 여부를 묻자 “내정간섭”이라며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더군다나 탈북자들에 대한 임수경 의원의 막말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생방송 중 버럭 화를 내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기까지 했다. 총리를 지낸 다선 의원으로서 민주적 기본 소양 면에서 합격점을 주기 어려운 태도다. 혹여 임 의원처럼 탈북자를 ‘변절자’로 보고, 북한인권운동을 ‘이상한 짓’으로 보는 인식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것이라면 딱한 노릇이다. 이 의원은 북한이 유엔 가입국임을 들어 북한 인권 개입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엔의 제네바 인권위원회는 결의안을 통해 거의 매년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했다.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한 ‘세계인권선언문’에 따라 국제사회는 전세계 독재국가에서 자행되는 인권 탄압에 적극 개입했다. 인종청소로 악명 높은 코소보 사태는 물론 최근의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인권 유린에 이르기까지 무력 개입도 불사했다. 더욱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사형위기에 몰렸을 때 미국 정부가 유엔의 모자를 벗고 한국 정부에 직접적 압력을 행사한 사례도 있다. 이 의원의 언급은 국제사회의 이런 상식과는 한참 동떨어진 요설(妖說)에 불과한 셈이다. 국민은 종북 성향 의원들이 다수 입성한 19대 국회를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과거 남쪽의 군사독재에 반대하던 민주화 세력이 그보다 몇 백배 폭압적인 북한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해 눈감자고 말하는 것인가. 볼모로 잡힌 인질(북한주민)이 굶주리며 학대받고 있는데도 인질범(세습독재정권)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꼴이다. 북한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용인하는 것이 진보이자, 통일을 위한 행동은 아니지 않은가. 차제에 야권도 북한인권법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 구인광고 납치 2인조 한달전부터 ‘범죄공부’

    지난달 20일 체포된 2인조 여성 납치범들이 범행 한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인터넷 취업사이트에 낸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김모(30)씨와 허모(26)씨를 인질강도 및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빚 5300만원을 해결하기 위해 허씨와 공모해 피해자 지모(24·여)씨를 납치한 뒤 피해자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한달 전부터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필요한 물품과 차량, 범행 수법 등 납치 범죄 관련 지식을 익혔다. 김씨는 이를 토대로 범행에 필요한 물품 등을 준비했으며 혼자서는 범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동네 후배인 허씨를 끌어들였다. 동대문 시장 등에서 피해자 결박을 위한 운동화 끈, 청테이프, 회칼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준비도 치밀했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20만원짜리 대포폰을 사용하면서 통화기록 조회나 위치추적을 피했다. 범행 후 이동하기 위해 대포차량 2대도 미리 준비했다. 납치한 여성을 쉽게 태울 수 있도록 뒷좌석 출입문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리는 카니발과 갈아탈 에쿠스였다. 몸값을 받을 때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번호판이 없는 125㏄ 오토바이를 이용했다. 이들은 알바몬 등의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경리구함, 급여 월 150만원 플러스 알파, 주 5일 근무”라는 허위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지씨를 상대로 당초 계획한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불황의 범죄학’… 부녀자 납치 활개

    ‘불황의 범죄학’… 부녀자 납치 활개

    또다시 새벽에 집으로 가던 40대 여성을 납치해 14시간이나 끌고 다니며 돈을 빼앗은 2인조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역시 빚 때문에 납치 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財·性·女’… 납치범죄 3박자 갖춰 서울 마포경찰서는 호프집을 운영하는 윤모(36·경기 성남시)씨와 개인택시를 모는 강모(36·〃)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윤씨의 도피를 도와준 윤씨의 애인 신모(38)씨를 범인 은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강씨와 윤씨는 지난 2월 7일 새벽 1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골목길에 주차하고 내리던 신모(41·여)씨를 흉기로 위협해 차 안으로 밀어넣고 손을 묶었다. 이어 신씨를 차량에 감금한 채 14시간 동안 경기 용인시와 성남시 일대를 다니며 가방에 있던 현금 3만원과 신용카드 4개를 빼앗았다. 이들은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려 했으나 신씨가 비밀번호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자 포기한 뒤 신씨와 평소 친분이 있던 이웃에게 연락, 현금 100만원을 가지고 나오게 했다. 조사 결과 윤씨는 호프집이 잘 안 돼 4000만원을 빚져서, 강씨는 개인택시 구입 등을 위해 8500만원을 대출받은 뒤 빚 독촉에 시달리다 납치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돈을 챙긴 뒤 신씨를 풀어줬다. 강씨는 강도를 저질러 2년 6개월 동안, 윤씨는 11년 6개월가량 복역한 전력이 있었다. 최근 ‘여성 납치 사건’이 잦다. 지난 18일 인터넷 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을 납치해 수천만원의 몸값을 요구한 2명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지난 4일 대전에서도 귀가 중인 20~30대 여성을 연쇄 납치해 금품을 빼앗은 길모(29)씨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지난달 경기 수원에서 20대 여성 피살 사건도 조선족 오원춘(42)이 여성을 납치하면서 비롯됐다. ●“女납치, 중범죄 인식 없어 심각”여성 납치 사건은 여성을 인질로 삼아 가족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절도, 성폭행에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납치 범죄에는 범죄자가 유혹에 빠지기 쉬운 이른바 ‘돈, 성, 여성’이라는 3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전적으로 곤궁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여성 납치는 ‘벼랑 끝 전술’이라는 것이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여성 납치범의 범행 동기에는 돈을 쉽게 얻을 수 있고 대상을 비교적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점 이외에 성적 문제도 반영돼 있다.”면서 “납치에 성공하면 손쉽게 돈을 쥘 수 있는 등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기승을 부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성 납치가 중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탓에 몸값의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납치 예방을 위해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함께 범죄 예방 차원의 환경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두컴컴한 골목길, 버스 정류장의 조명을 밝히고 경찰 순찰 사각지대를 없애며 가로등과 가로수를 정비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호신용품 사용에 있어선 주의를 당부했다.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 호신용 경보음을 울릴 경우 범인의 분노를 자극해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까닭에서다. 표 교수는 “호신용품을 휴대하고 있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라면서 “때와 장소에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Weekend inside] ‘상장 굴욕’ 페이스북, 구글 넘어설까

    [Weekend inside] ‘상장 굴욕’ 페이스북, 구글 넘어설까

    “페이스북 주식을 사는 게 ‘도박’이라는 건 알았지만 ‘사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5만 달러를 모아 상장 직전 페이스북 주식을 샀던 크리스 르바턴의 말을 워싱턴포스트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스닥 상장 1주일도 안 돼 선택적 정보제공 등으로 소송과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고 있는 페이스북과 주간사 모건스탠리 등에 대한 개미들의 불만을 응축한 말이다. 공모가를 뻥튀기한 닷컴 거품과 월가 탐욕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000억 달러짜리 페이스북은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기업공개(IPO)와 관련돼 온갖 억측과 보도가 난무한 24일 자체 개발한 카메라앱 ‘페이스북 카메라’를 출시했다. 사진 공유 앱인 인스타그램의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카메라 앱을 내놓았다. 주가는 상장 거래 5일 만인 이날 33.03달러였다. 공모가 38달러에서 13%가 떨어졌다. 상장 당일을 제외하면 내리 4일째 공모가를 밑돌아 반등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공모가가 주가수익비율(PER)의 74배에 달하면서 거품론을 일으켰다. 현재 애플은 13.6배, 구글은 18.2배, 지난해 나스닥 평균인 15.7배와 비교하면 4~5배 높다. 피보텔 리서치그룹의 브라이언 위세르는 목표가를 30달러로 제시하며 매도를 추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41% 성장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주는 예측불가능한 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다. IPO 당시 구글은 PER가 100배, 아마존은 126배였다며 페이스북의 성장 잠재력을 옹호한다. 페이스북은 곧잘 구글과 비교된다. 웹 검색을 기반으로 한 구글이 인터넷 전체를 사업 모델로 삼는다면 9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가 사업 기반이다. 구글은 미국 검색 시장의 70%, 유럽 시장의 86%를 각각 점유한다. 정보 검색과 우선 순위를 매기는 페이지랭킹 알고리즘은 압도적이다. 페이스북 가입자 9억명은 중국·인도 뒤를 잇는 ‘사이버 제국’이다. 미국 가입자는 한 달 평균 7시간 45분 이용한다. 구글의 2시간보다 3배가량 길다. 페이스북에서 하루 생산되는 댓글 등 데이터는 27억개, 업로드 사진은 2억 5000만장이 넘는다고 온라인 정보기술 매체 시넷(Cnet)이 전했다. 지난해 매출은 페이스북이 구글의 10분의1이다. 구글은 380억 달러 매출에 97억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페이스북은 37억 달러 매출에 순익은 6억 6000만 달러였다. 페이스북의 올 1분기 광고 매출은 8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보다 8% 줄었다. 가입자가 페이스북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거나 항공권을 예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처럼 광고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광고 계획을 철회했다. 거품론의 이유다. 하지만 페이스북 옹호론자들은 수년 내 가입자 20억명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예측한다. 온라인 광고시장을 두고 양사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데이터를 야후에만 제공한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는 CBS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등록한 사용자 정보를 인질로 삼는 사업 모델”이라며 깎아내렸다. 이에 페이스북은 “가입자들의 방침”이라고 맞섰다. 반면 구글은 지난해 6월부터 ‘구글플러스’(Goolge+)를 제공하는 등 검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합하고 있다. 역으로 페이스북의 검색 시장 진출도 감지된다. 진검 승부처는 급부상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즉 모바일 시장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평균 페이스북 가입자 4억 8800만명이 모바일 제품을 이용하지만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기업공개를 통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페이스북이 향후 모바일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갖춘 구글은 이미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로 통합하며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구인광고로 女 유인후 납치… 51시간만에 구출

    구인광고로 女 유인후 납치… 51시간만에 구출

    인터넷에 거짓으로 낸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을 납치한 뒤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한 인질강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구직난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것이다. 납치됐던 여성은 사건 발생 51시간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서울경찰청은 20일 김모(30·무직)씨와 허모(26·무직)씨에 대해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초 유명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사무직 및 보조, 월수 200만~250만원’ 등의 내용을 담은 광고를 내고 면접시험을 보러 온 A(23)씨를 납치해 경북 칠곡군의 한 무인 모텔에 감금한 뒤 몸값 5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직을 준비하던 학습지교사 A씨는 지난 15일 ‘사무직 여직원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주5일 근무에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일하면 되고 월급도 괜찮아서다. 광고는 김씨가 놓은 덫이었다. 김씨는 카드빚과 헤어진 애인에게 빌린 돈을 합쳐 빚이 5300만원까지 늘어나자 빚 청산을 위해 후배 허씨와 짜고 구직사이트에 허위 광고를 낸 것이다. 이들은 A씨에게 “16일 오후 7시쯤 서울 성북구 보문역 4번 출구에서 만나 면접을 보자.”고 통보했다. 김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약속장소에 나온 A씨를 “차를 타고 사무실로 이동하자.”며 승합차 카니발에 태웠다. 승합차에 오르는 순간 이들은 돌변했다. 허씨는 A씨를 협박하며 손을 노끈으로 묶고 눈과 입을 테이프로 가렸다. 이어 머리에 담요를 씌웠다. 김씨 등은 A씨를 태우고 중랑구 망우동으로 이동한 뒤 미리 준비한 에쿠스 차량으로 바꿔 탄 뒤 다시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이들은 5시간가량 지난 17일 0시 5분쯤 올림픽공원에서 A씨의 가족에게 전화, “5000만원을 내놔야 딸을 살릴 수 있다.”고 협박한 뒤 경북 칠곡의 한 무인 모텔에 투숙했다. 해당 모텔은 김씨가 과거 방위산업체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적이 있는 곳이다. 이들은 납치 과정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대포차량을 이용했다. 경찰은 “김씨가 납치나 유괴 전과가 없지만, 납치를 다룬 영화를 자주 보고 범행 수법을 익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7일 오전 다시 서울에 올라와 A씨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했고, 허씨는 모텔에서 A씨를 감시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김씨는 18일 오후 3시쯤 1000만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자 스쿠터로 동대문과 중랑, 을지로 등을 돌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인출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ATM에 2분 이상을 머물지 않고 금액도 100만~200만원으로 나눠 모두 610만원을 뽑았다. 김씨 검거에는 경찰의 공조 체제가 한몫했다. 돈을 인출한 ATM의 위치가 확인되면 해당 장소로 경찰을 급파했다. 경찰은 18일 오후 7시 45분쯤 동대문구 용두동 도로에서 스쿠터를 타고 가는 김씨를 발견, 뒤쫓기 시작했다. 김씨는 추적을 따돌리려다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 부딪혀 넘어졌다. 2.5㎞의 추적 끝에 용두동 동부시립병원 앞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허씨도 오후 10시쯤 붙잡았다. 납치 51시간 만에 인질강도극이 일단락된 것이다. 김씨의 승용차에서는 칼과 삽, 이불 등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아 폭행은 없었다.”면서 “현재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함께 여죄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미주통신] 오바마의 진짜 적은 누구일까?

    올해 11월 펼쳐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의 진짜 적은 누구일까?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아니면 알카에다? 아니면 이란이나 북한? 정답은 바로 ‘경제’(economy)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이하 한국시각) 보도했다. 오바마는 6일 미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열린 그의 대선 캠페인 첫 공식 출정식 연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미 공화당 대선 확정주자인 ‘미트 롬니’를 비판했다. 세금, 의료보건, 교육, 금융규제, 에너지, 기후변화, 여성인권, 아프간 종전 등 많은 의제들에 있어서 공화당과의 정책 차별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그가 상대해야 할 가장 큰 적은 바로 미국의 경제(회복)라는 것. 연설 바로 전날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도 전달의 8.2%에서 8.1%로 떨어지긴 했으나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피부로 경제회복을 느끼기에는 역부족한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오바마의 대선 패배를 우려할 정도로 비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승리를 낙관할 수도 없는 수치인 것이다. CNN이 발표한 최근의 여론조사(오하이오주)에서도 오바마와 롬니가 44%-42%로 오차범위 내의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는 등 올해 미 대선 결과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앞으로의 4년을 후퇴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지지를 호소하였으나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경제를 앞으로 가게 하여 유권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아무리 오바마가 국가 경영의 지도력과 비전이 있고 미트 롬니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더라도 그의 주장은 장밋빛 미래만 강조한 것으로 간주되어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즉 오바마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실제로 회복되는 경제에 대한 믿음과 이것을 달성할 의제와 리더십이 오바마에게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롬니 측도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자 “지난 4년간이 오바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는지는 모르나 미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지난 2008년에는 다소 못 미치는 오바마 재선 캠페인의 열기를 지적하면서 오바마를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롬니 두 미국 대통령 후보는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치열한 경선 싸움을 벌이겠지만, 매달 발표될 실업률 통계와 일자리 창출 수 등 미국의 경제지표에 두 후보 모두 일희일비의 인질로 잡혀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니엘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지난해 5월 16일 독일 베를린의 모처. 독일 경찰들이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오스트리아 청년 마크 수드로딘(22)을 붙잡았다. 한 조사관이 심문 도중 수드로딘의 팬티 속에서 소형 메모리카드를 발견한다. ‘섹시 타냐’, ‘킥애스’ 따위의 제목을 가진 포르노 영상물이 가득했다. 조사관은 뭔가 꺼림칙한 생각에 저장 장치를 암호 전문가에게 넘겼다. 해독 결과는 놀라왔다. 영화 속에는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 및 작전 지침 등이 담긴 100여개의 문서가 암호화돼 숨어 있었다.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발견 문건은 그야말로 순금 같은 것”이라며 가치를 평가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1주년(2일)을 맞아 ‘보복테러’의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이 추가로 공개됐다. 대규모 인질을 잡아 협상을 벌이고, 유럽에서 무차별 총격을 계획하는 등 여전히 대담한 테러를 모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수사당국이 입수한 파일 중 ‘향후 작업’이라는 문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여객선 납치 계획’이었다. 알카에다는 문건에서 “(여객선) 승객을 인질로 붙잡으면 여론의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면서 ”인질들을 한명씩 살해하며 특정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질들에게 미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입는 오렌지색 옷을 입히고 이들을 살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파일에는 또 알카에다가 유럽에 ‘뭄바이식 테러공격’을 가하려고 논의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는 2008년 11월 자동무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세력이 테러 공격을 벌여 180여명이 사망했다. 실제로 로딘이 체포되고 2주 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수프 오카크라는 인물이 검거됐으며 서방 정보기관들은 로딘과 오카크가 유럽 내 자살폭탄 테러범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2009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은 알카에다 고위 간부인 유스니 알마우레타니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알마우레타니는 지난해 파키스탄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빈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당시 작전 과정에서 획득한 자료들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30일(현지시간) “빈라덴이 마지막으로 남긴 기록들을 이번 주 중에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테러방지센터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해 5월 초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은신처를 급습, 빈라덴을 사살하고 그가 자필로 쓴 일기와 테러 조직책들과의 연락기록 등의 자료를 획득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자료에 따르면 빈라덴은 (생전에) 조직책임자들에게 ‘재앙 뒤 재앙이 온다.’면서 알 카에다 조직의 괴멸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연극리뷰] ‘서툰 사람들’

    [연극리뷰] ‘서툰 사람들’

    110분 내내 배를 잡고 웃고 싶다면 서울 대학로로 달려가자. 장담하건대 KBS 2TV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기고, 어지간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유머가 넘친다. 장진 감독의 연극 ‘서툰 사람들’ 이야기다. 장진 식 개그는 신호 없이 은근히 다가와 가볍게 툭 치고 지나가지만, 그 파장이 큰 편이다. 대본 자체의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베테랑 배우 정웅인, 예지원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25세 중학교 여교사 화이, 87년생 좀도둑 장덕배. 이 둘은 화이의 작은 아파트에서 서툰 도둑과 서툰 인질로 대면한다. 덕배는 도둑질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훔칠 물건보다는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고, 집주인 손목에 상처라도 날까 싶어 밧줄에 매듭 맺는 법을 적어올 정도로 배려심 많은 도둑이다. 화이는 덕배가 자기 집에 훔쳐갈 귀중품이 없는 것이 안쓰러워 비상금 위치까지 먼저 털어놓는 순진한 집주인이다. 시간이 갈수록 대사와 행위가 서툴기만 하다. 근데 그 서툶이 관객에게 큰 재미를 준다. 남의 사정 봐가면서 적당히 털 줄 아는 도둑 장덕배는 여교사 화이집을 털려고 침입한다. 생각보다 진입이 쉬웠다. 문도 잠그지 않고 그녀가 잠들었기 때문이다. 덕배는 도둑질에 열을 올리지만, 사회 초년병 화이의 자취 집엔 돈 나가는 물건이 없다. 옥신각신하는 와중에 바로 아래층 집에서 한 남자가 자살 소동을 벌이고, 동네에 경찰과 소방차가 출동, 덕배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뜻하지 않게 화이의 집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된 덕배는 우연히 화이를 귀찮게 쫓아다니는 남자 문제를 해결해 주고, 새벽 5시에 들이닥친 화이의 아버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는 등 그야말로 좌충우돌의 하루를 보낸다. 줄거리만 읽었을 때에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드라마 스토리 라인은 비논리적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직접 극을 보며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 깨알 같은 재미의 대사 등을 음미하며 배를 잡고 웃는 과정에서 진정한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도둑과 집주인으로 만난 두 남녀가 친구가 되는 과정은 ‘유쾌함’ 그 자체다. 극이 시작되기 앞서 장진 감독은 종종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철학적이지도 않고, 시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편안하게 웃고 즐기시다 보면 극을 보고 집에 돌아가실 때 즈음 가슴 한쪽에 무언가 남으실 겁니다.”라는 장 감독의 말은 진짜 극이 끝나고 난 뒤 100% 공감할 수 있다. 장진 감독은 관객과의 만남에서 연극 ‘너와 함께라면’ 티켓과 배우들의 브로마이드 등을 객석에 선물한다. 티켓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은 ‘54년생 이하 어르신들’ 또는 ‘특별한 날을 맞아 가족끼리 공연장을 찾는 관객’등이다. 극을 보는 재미 외에도 이런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연극 ‘서툰 사람들’의 또 다른 매력이다. 연극 ‘서툰 사람들’은 주인공 장덕배 역을 조복래 정웅인 류덕환 3인이 번갈아 가며 열연하고 있다. 여교사 화이 역 또한 예지원, 이채영, 심영은이 트리플 캐스팅 됐다. 5월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3만 5000원. (02)766-6007.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메시가 볼모?” 외교갈등 풍자한 합성사진 화제

    “메시가 볼모?” 외교갈등 풍자한 합성사진 화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아르헨티나 출신의 불세출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를 인질로 잡고 있는 합성사진이 인터넷에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스페인 사용자의 트위터에 오른 화제의 사진은 네티즌들에 의해 삽시간에 퍼져 최근 들어 스페인에선 가장 인기있는 사진으로 부상했다. 사진에서 라호이 총리는 오른손으로 멕시의 목을 감싼 채 권총을 머리에 대고 있다. 사진에는 “크리스티나 키르츠네르(아르헨티나 대통령 이름), 우리는 메시를 데리고 있다. YPF를 행정관리하지 말아라.”는 글이 달려 있다. YPF는 스페인 기업 렙솔이 소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최대 석유회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YPF가 투자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국유화를 선언하고 이 회사 주식 51%를 몰수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아르헨티나가 스페인 자산을 빼앗으러 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럽 언론은 “아르헨티나가 YPF를 국유화한다면 볼모(?)로 잡혀 있는 메시를 강제로 귀화시키겠다는 함축적 메시지가 화제의 사진에 담겨 있다.”면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싸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2012 런던올림픽 D-100] ‘제임스 본드’ 3800명 뜬다, 제2의 런던 테러는 없다

    [2012 런던올림픽 D-100] ‘제임스 본드’ 3800명 뜬다, 제2의 런던 테러는 없다

    2005년 7월 7일 아침. “201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런던이 선정됐다.”는 전날의 낭보에 환호했던 런던 시민들은 하루 만에 비통함에 잠겼다. 런던의 출근길 지하철·버스 테러로 모두 56명이 숨진 탓이다. 영국인들의 ‘올림픽 테러 트라우마’는 이때 시작됐다. ‘2차 대전 이후 최대 첩보전으로 테러 공포를 넘는다.’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은 테러범들에게도 ‘절호의 기회’로 통한다. 단 한 건의 공격으로 자신의 주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까닭이다. 1972년 서독 뭔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계 무장조직 ‘검은 9월단’이 인질극을 벌여 모두 17명이 사망한 이후 올림픽 개최국은 번번이 테러 공포에 떨어야 했다. 런던도 예외가 아니다. 올림픽 기간(오는 7월 27~8월 12일) 중 국가 정상급 인사만 120명이 런던을 찾는다. 영국은 2만명 넘는 경비인력을 투입, 테러와의 싸움을 준비 중이다. 영국 정부는 자국 정보 인력을 총동원해 철통 보안 모드에 돌입했다. 우선, 영국 내 안보를 담당하는 정보국 ‘MI5’ 요원 3800명이 올림픽 관련 감독 업무에 투입됐다. 올림픽 기간 동안 휴가도 모두 반납했다. 영국 언론들은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정보전’으로 묘사할 정도다. 경비 인력도 애초 계획보다 2배가량 늘렸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올림픽 경비에 경찰 1만 2000명을 동원할 예정이었지만, 테러 가능성이 점증하면서 모두 2만 3700명을 현장에 쏟아붓기로 대책을 수정했다. 경찰과 민간요원 외 군인 1만 3500명이 추가 배치되며 군 병력 중 5000명은 폭발물 처리, 건물 수색, 탐지견 운용 등의 분야에서 경찰을 지원한다. 인력 증원으로 올림픽 경비 예산도 당초 2억 8200만 파운드 (약 5124억원)에서 5억 5300만파운드(약 1조 49억원)로 증액됐다. 재정위기 탓에 허리띠를 졸라맨 영국으로서는 꽤 부담스러울 듯하다. 영국군은 지대공 미사일과 정찰기까지 동원, 경기장 주변에 배치하고 해병대원이 탑승한 해군 강습상륙함 ‘HMS 오션’을 템스강 어귀에 정박시킨 채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림픽 경기 시설에서도 철두철미한 보안 검색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장들은 폭발물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내구성 있게 설계됐고, 안전유리도 설치했다. 시설 내 도로는 곡선으로 설계해 차량을 이용한 테러 등에 대비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가 테러를 막으려 물량전을 펴고 있음에도 테러리스트의 공격 가능성은 대회 기간이 다가올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 용의자 6명이 런던 올림픽 기간 중 청산가리가 섞인 핸드크림으로 도시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계획했다가 검거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또 지난달 프랑스 툴루즈에서 연쇄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국제테러조직과 연관되지 않은 ‘외로운 늑대’형 테러범의 공격 가능성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데니스 오스왈드 IOC 위원은 “(프랑스 총격 테러와 비슷한) 사건이 올림픽에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모든 올림픽 시설은 경비 대상이지만 경기장에 가기 위해 길거리에 나섰을 때나 버스를 기다릴 때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걱정 때문에 미국은 연방수사국(FBI) 대원 등 1000명의 자국 보안요원을 런던에 파견, 자국 선수들과 대표단을 직접 경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국 정부가 테러 가능성 차단을 명분으로 시민들의 사생활을 전방위 감시하는 ‘빅브러더’ 사회를 만들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내각이 최근 전화·전자우편·오프라인 자료 등을 좀 더 쉽게 감시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자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1980년 전후 숨가빴던 남북 외교전

    남북이 1980년 전후로 미국 정찰기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 제3국과의 국교 수립, 서울 올림픽 유치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비화는 외교통상부가 18일 ‘외교문서 공개 규칙’에 따라 30년이 지난 1981년 자료를 중심으로 공개한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정부는 1981년 주한 미군 정찰기 SR71이 북한 미사일로부터 공격을 받자 미국 정부에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수마일 빗나가 공중 폭발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미 국무부는 항의 성명을 발표하며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이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부인하며 SR71이 북한 영공을 침범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미국의 정찰 비행을 비난했고, 일본 정부는 일본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 정부는 힘에 의한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미국 측에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북한이 미국 레이건 행정부를 시험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리비아 군사교류, 北에 방해 남북 간 치열한 외교전은 1970년대 중반 한국과 리비아의 국교 수립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은 1975년 비밀리에 한국에 군사 사절단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를 알게 된 북한의 반발로 무산됐다. 북한은 한국보다 먼저 1974년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상주 대사관을 설치하는 등 대리비아 외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북은 또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을 붙잡기 위해 금수 품목인 군사물자를 미끼로 물밑 공세를 펼쳤다. ●88올림픽, 北 공작원 방해 기도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88서울올림픽 개최 결정 총회 전후로 북한 등 공산권의 유치 방해 활동이 전방위로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총회 개최 9일 전에 신원 불명의 한국인 2명이 대표단 식당에 잠입, 수상한 행동을 하던 중 제지됐으며 앞서 소련도 “서울 개최 시 사회주의 국가는 참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희 정권 말기에는 정부가 남한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대북 심리전의 하나로 해외 북한 공관원 초청 사업을 추진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제의를 받아들여 1979년 3차례에 걸쳐 회담이 이뤄졌지만 결국 이행까지 가지는 않았다. 한편 북한이 1977년 처음으로 발해만 연안의 석유 개발을 추진했으나 영국의 실적 없는 ‘유령 회사’와 손잡음으로써 실패했고, 1981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미국 측의 대이란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민간 기업의 원유 구매가 이뤄지자 이란 측이 한국 대사관 측에 “제재 기간 중 계속 원유를 수입한 쌍용정유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좋은 조건의 공급을 약속했던 것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재단이 김지하 시인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시인상 및 인권 옹호상을 시상하려 해 정부가 이들의 시상식 참석 및 상금 전달 여부를 놓고 고민했으나 결국 불참을 통보하고 상금을 대신 전달했던 것도 밝혀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산행시 ‘오후 2~6시, 실족추락 주의’

    봄을 맞아 등산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16일 산악사고 안전요령을 발표했다. 우선 등산을 할 때는 사고를 대비해 주변 위치를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봉, ○○바위 등의 지명과 119산악안내판을 잘 기억하면 사고를 당하더라도 구조대와 연락이 닿은 뒤 보다 신속히 구조를 받을 수 있다. 응급상비약과 구조요청용 호루라기, 손전등은 가급적 소지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가더라도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력에 맞는 코스와 시간을 정하고 안전한 등산로를 따라 산행하는 요령도 필요하다. 또 여분의 옷을 준비해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에 대비해야 한다. 사고로 고립됐을 때는 낙엽과 솔가지로 체온을 유지하면 된다. 시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958건의 등산 사고를 조사한 결과 북한산(1963건·28%)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적인 등산로를 벗어나 가파른 비탈길이나 암벽 주변을 산행하다 생기는 실족추락(1963건), 염좌·타박상 등의 일반조난(740건), 개인질환으로 인한 사고(523건)가 대부분이었다. 하산 시간대인 오후 2~6시에 전체 사고의 절반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요일별로는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막말하는 체육회 회원 골탕 먹이려 납치”

    필리핀에서 발생한 충남 천안 성환체육회 회원 납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충남경찰청은 17일 국내에서부터 체육회 회원들과 동행한 프리랜서 가이드 최모(33)씨를 인질강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최씨는 필리핀 경찰관 등 공범들과 짜고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쇼핑하기 위해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나오는 김모(50)씨 등 4명을 마약 사범으로 몰아 강제로 끌고가 24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최씨는 필리핀을 자주 드나들며 알게 된 50대의 현지 술집 주인 이모씨를 통해 마닐라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자 ‘톰’을 소개받아 납치극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몸값 가운데 나눠 가진 300만원을 필리핀에 두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경찰에서 “체육회 회원들이 현지에 도착해 막말을 일삼고 유흥주점에서 여성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해 골탕을 먹이려고 납치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국내에서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 같지는 않지만 납치를 한 뒤 돈을 뜯어내는 과정에는 모두 관여했다.”면서 “공범 이씨와 톰에 대한 인터폴 수배 등 국제 공조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행을 저지른 필리핀 경찰관 10명도 모두 검거됐다. 납치됐던 4명은 9시간 만에 풀려나 인천공항을 통해 모두 귀국했다. 무직인 최씨는 영어에 능통한 데다 골프 등을 즐기기 위해 필리핀을 자주 방문한 경험이 있어 지인 소개로 가이드를 맡게 됐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열린세상] 재판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재판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재판은 경찰과 교도관 또는 집행관을 통하여 실현되니 본질적으로 물리력의 발동이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성의 뒷받침을 받아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폭력이 된다.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따르는 것은 정당한 재판이라고 인정받기 위한 기초적 요건일 뿐이다. 나아가 재판은 대중의 심정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 ‘양심에 따라’ 심판하라고 할 때의 양심은 주관적인 도덕관념이 아니고 일반인의 상식이다. 남의 양심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는가. 재판에서 이긴 자는 당연히 자신의 권리가 실현되었다고 생각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패소한 당사자는 불만을 터뜨리고 쉽게 ‘피해자’로 동조화한다. 물론 현명한 법관이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여 합당한 결과를 낸다는 신화가 재판의 제3자들인 일반 대중 사이에 존재한다면, 법원은 공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대라면, 존경받아야 마땅한 법관에 대하여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는 막말 뱉기나 폭력행사에까지 동정적인 여론이 압도하는 상황이 생긴다. 1988년 인질사건을 일으킨 탈옥수들이 남긴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말이 시정의 속된 말로 뿌리내렸다. 사실 그럴 만한 계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수천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람을 경제발전에 공이 있다는 이유로 석방한 사례가 있는 반면, 그 만분의 일 정도 되는 신용카드 대금을 내지 못한 자에게는 쉽게 사기죄가 인정되었다. 대기업의 임원이 직무상 어쩔 수 없이 한 연대보증은 간혹 효력이 부인되었지만, 채권추심인이 신용불량자의 가족을 압박하여 서명을 받아낸 연대보증에 대하여는 불공정하니 무효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례가 보이지 않는다. 채무자가 신청한 파산절차가 별 이유 없이 지연되는 현상에 대하여, 그들은 자신들이 ‘덜 평등’한 처우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예외적 사례라고 하더라도 대중은 쉽게 일반화한다. 부패 스캔들이 발생하면 어느 집단에나 변종은 있게 마련이라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대중이 권력 없는 부자와 엘리트들에게 이유 없는 반감을 가지게 마련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 6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하여 개최한 국민과의 대화 행사조차도 방청객의 호평을 받았다는 말이 안 들린다. “사실은 전혀 다르다.”는 주장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파시스트의 거짓말을 믿지 않았음에도 대중이 열광하였던 역사를 보면 분명하다. 또 19세기 말 프랑스의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가 조작된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고 몇 년 뒤 진범이 밝혀졌음에도 원상회복되지 못한 채 수십년간 당파 간에 구태의연한 무죄 주장과 반론이 계속되어 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재판이라는 것은 정치적 갈등을 해결할 수 없고 국민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제 법원은 대중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학식과 덕망이 증명된 우리 시대의 현인들인 노련한 법관들이 적절하고 충분한 절차를 진행하여 준다는 믿음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미 중요 형사사건에 시행되는 배심제는 대중의 지지를 얻고 사실인정의 부담을 대중과 나누어 법관의 부담을 덜어주니 속히 거의 모든 민·형사 재판에 확대하여야 한다. 전임 검찰총장이 제안한 바 있는 기소배심제도 공소를 제기하기 위하여는 배심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 정치적 동기로 제기된 사건을 법원이 떠안는 부담을 제거해 줄 것이다. 우리 헌법의 기초자들은 법관의 임기를 10년으로 정하였다. 소통과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리라. 탈락의 동기에 관하여 이런저런 소문과 변명이 있겠지만, 젊은 법관에 대한 적용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조직은 능력을 필요로 하고 젊은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생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 기간 재판에 전념해 온 법관들은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다른 직업을 찾기에는 너무나 늦게 된다는 점에서 평생법관제는 바른 방향인 것 같다. 대중은 퇴직한 법원장, 대법관이 대형로펌이나 대학에 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 [열린세상] 삼인성호를 인터넷 문화운동 경구로 삼자/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삼인성호를 인터넷 문화운동 경구로 삼자/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 이는 중국 전국시대 위(魏)나라 혜왕의 심복 방총이 태자와 함께 조(趙)나라의 인질로 끌려가게 되었는데, 왕으로부터 멀어지면 간신들의 음해로 혜왕이 자신을 의심할까 걱정되어 “시중에는 호랑이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이어서 같은 말을 하면 없는 호랑이를 만들게 됩니다.”라는 경계의 말을 남기고 떠났지만 결국 여러 차례 거짓된 상소에 혜왕은 방총을 의심하고 만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 무서운 “사람의 말”이 지금은 인터넷,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흉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밑도 끝도 없는 괴담과 헛소문, 아무런 근거 없는 거짓말 등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SNS를 타고 급속하게 번졌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무심히 던진 말들이 모아져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황폐화시키고 심지어는 자살에 이르게까지 했던 일을 우리는 여러 차례 보아 왔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의사 형성이 이러한 부작용보다는 순기능적 역할을 훨씬 많이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고속도로의 순기능과 편리성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가 교통법규와 질서를 지키지 않아 수시로 사고가 발생하고 사람의 목숨마저 잃게 한다면 우리는 고속도로 이용에 대해 면밀히 재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과속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법규위반자에 대한 벌칙을 강화한다고 해서 고속도로의 안전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교통질서를 지키는 것이 우리를 보다 안전하게 하고 소통을 원활히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고속도로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교통문화가 형성되어야만 안전하고 편리한 고속도로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명예훼손의 처벌을 강화하고 인터넷 본인확인제를 실시한다고 해서 인터넷의 역기능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 누가 보더라도 도가 넘는 과도한 욕설 또는 비난이나 거짓이 분명한 말에 대해서는 인터넷 이용자들 스스로가 이러한 글의 자제를 촉구하고 이러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스스로 부끄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댓글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인터넷 문화 형성에는 일부 저급한 인터넷신문의 탓도 크다. SNS에 올라 온 글을 인터넷신문들이 사실 확인도 없이 그대로 보도하고 이들 기사가 또다시 SNS를 통하여 번져 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진실”이라는 가면을 쓴 호랑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보가 모두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항상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인터페이스에 노출되는 정보들은 가치와 검증 여부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을 거친 가치 높은 정보와 전혀 사실이 아닌 거짓 정보를 표면적으로 구별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약간의 이성적 주의를 기울인다면 정보의 진위와 가치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오프라인 사회에서 거짓말쟁이를 두둔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거짓말쟁이가 버젓이 활보하고 다니지도 못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도 거짓말쟁이가 다른 사람의 눈이 무섭고 부끄러워서 스스로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스스로가 인터넷 공간의 질서를 지키고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자유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자유는 방종과 달리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절제된 자유 속에서 성숙한 인터넷 문화가 형성되어야만 인터넷은 호랑이를 만들어 내는 대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이기(利器)가 될 수 있다. 인터넷 문화는 인터넷 이용자인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정부도 인터넷에 대한 규제보다는 인터넷 문화 형성을 위한 교육과 지원에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수준은 인터넷 문화를 보면 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공간에 수많은 ‘인터넷문화운동가’들이 양성되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터넷 문화를 꽃피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中 근로자 이집트서도 피랍 25명 억류… 수단 피랍 사흘만

    이집트 베두인족들이 시나이에서 중국인 근로자 25명을 인질로 붙잡아 두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AP, AFP 등이 보도했다. 지난 28일 수단 반군이 중국인 근로자 29명을 납치한 지 불과 사흘만에 잇따라 자국민들의 납치 사건이 터지면서 중국 외교가 수렁에 빠진 양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정보부 관리는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은 한 무장단체 대원들이 시나이 중부 레흐펜의 군 소유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의 엔지니어, 기술자 등이 타고 있는 버스를 공격해 이들을 납치해 갔다고 밝혔다. 납치범들은 2005년 시나이의 유명 휴양지인 샴엘셰이크에서 일어난 연쇄 폭발 테러 사고로 감옥에 수감된 동료 대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신과 인간’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신과 인간’

    1996년 알제리에서 일어난 ‘프랑스인 수도사 납치 사건’을 영화화했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어느 날 산골 마을 티브히린에 위치한 수도원에도 내전의 긴박한 상황이 전해진다. 정부군의 보호 제안과 출국 요청에도 수도사들은 소명에 따라 도착한 땅을 떠나지 않기로 결의한다. 이듬해 3월 26일 새벽 1시 무장 괴한들이 수도원에 침입해 수도사들을 납치한다. 프랑스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인질범은 일곱 명의 인질을 전부 살해했고, 그들의 죽음은 양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신과 인간’(원제: Des hommes et des dieux)은 납치되기 전까지 수도사들이 수도원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연기와 연출을 병행해온 자비에 보부아는 근래 비평적인 성공을 거둔 프랑스 감독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감독 데뷔 이후 여러 영화제에서 거푸 수상한 그는 ‘신과 인간’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았다. 종교 영화의 면모 때문에 전작들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신과 인간’은 ‘네가 죽을 것을 잊지 마라’, ‘신참 경찰’에서 이미 다룬 ‘피할 수 없는 죽음과 선택’의 문제를 재차 화두로 삼은 작품이다. 보부아는 프랑스와 알제리,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정치, 문화, 역사적 갈등 같은 민감한 이슈를 기점으로 ‘사랑, 평화, 자유’라는 보편적 주제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수난의 비극을 다루고 있으나 ‘신과 인간’은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 이상한 수난극이다. 인물들이 겪는 엄청난 시련과 눈물겨운 희생의 드라마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수도사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주어진 과업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며, 느리고 조용하게 진행되는 영화 또한 수도원의 일상 바깥으로 좀체 벗어나지 않는다. 공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수도원의 일상이 버티기 힘겹게 변하고, 그럴 때마다 수도사들은 기도, 찬송, 부엌일, 정원 가꾸기, 환자와 이웃 돌보기에 정진하는 방식으로 폭력에 저항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각자의 절규하는 내면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일기와 편지를 쓰는 동안, 노동하다 문득 생각에 잠기는 동안, 깊은 밤에 어두운 벽을 바라보는 동안 그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한다. 은총을 전하러 온 천사가 떠 있어야 할 자리에 전투용 헬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영화는 수도사들의 절박함을 표현한다. 공포에 맞서 그들은 찬송의 소리를 더욱 높인다. 잔혹할 정도로 선명한 그 이미지에는 슬픔과 숭고함이 공존한다. ‘신과 인간’은 결국 어떻게 죽느냐에 관한 영화다. 중요한 건 인간으로서 삶을 어떻게 마치는가이며, 그것은 곧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를 역으로 결정짓는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백미는 납치 전날 밤의 만찬 장면에 있다. 곧 닥칠 죽음의 그림자를 예감한 듯 수도사들은 마지막 만찬 자리에 둘러앉는다. ‘백조의 호수’를 듣고 와인을 기울이며 그들은 무언의 인사를 나눈다. 클로즈업으로 포착된 인물들은 저마다 회한 어린 표정으로 믿음, 기쁨, 불안, 슬픔, 고통의 흔적을 쏟아낸다. 특히 노 수도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순간에는 현장에 함께 있는 듯 감정을 억누르기가 어렵다. 영화가 ‘얼굴의 춤’이 빚는 예술임을 절감하게 하는 장면이라 하겠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시론] 아덴만 여명작전 1주년 회고와 과제/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아덴만 여명작전 1주년 회고와 과제/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침울해 있던 국민에게 짜릿한 승리감을 안겨준 청해 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이 성공을 거둔 지 1년이 되었다. 2011년 1월 15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을 구출하고자 청해부대 특수전 요원들은 1월 21일 새벽 ‘여명작전’을 개시해 해적들을 사살 또는 생포하고 18명의 선원을 성공적으로 구출했다. 이후 대한민국 법원은 생포된 해적 5명에게 12년에서 무기징역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했고, 구출 당시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이 12월 22일 완치되어 퇴원함으로써 여명작전은 종료되었다.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해역의 해적 퇴치를 위해 마련된 유엔 안보리결의안 1816호에 따라 2009년 3월 창설되었고, 4500t급 한국형 구축함을 모체로 링스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및 특수전 요원을 포함한 300여명 병력으로 구성되었으며, 소말리아 해역으로 파견됐다. 현재는 청해부대 9진 대조영함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청해부대는 파병 이래 2011년 8월까지 한국 선박 261척을 포함해 총 3200여척의 국내·외 선박을 안전하게 호송하였고, 15차례에 걸쳐 소말리아 해적을 퇴치했다. 이 중 여명작전은 인질구축작전의 전설인 1976년 ‘엔테베작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3명의 인질이 사망하고 102명의 인질을 구출한 이스라엘군의 엔테베작전에 못지않은 성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여명작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신속하고도 전격적인 작전, 실전 같은 훈련, 첨단장비 보유, 긴밀한 국제공조체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계속되는 우리 선박의 해적 피랍 사건의 고리를 끊기 위한 정부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결정과 국정원 등 정보기관의 정보지원은 작전을 빈틈없이 전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또한, 청해부대의 성공적인 인질구출작전은 우리 군의 완벽한 준비태세와 우수한 작전수행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에도 온 힘을 기울이듯이, 한국군도 해적을 상대함에 있어 전력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전이었다. 이는 북한과의 싸움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임을 증명하는 계기로 작용하여 안보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일거에 없애 주었으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대응태세를 직접 보여준 작전으로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테러와는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수용하는 국가로 인식된 것도 의미가 있다. 이러한 우리 군의 준비태세와 작전수행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역시 고강도의 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20만명에 달하는 북한 특수부대와 비교하면 수적으로 열세인 우리 특수부대원들의 고강도 훈련이 요구된다. 이들의 훈련을 국민이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우리 국민이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을 격려하고 이들에게 가능하면 많은 첨단장비를 갖추어 주는 일이다. 우리 해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공헌도를 높이고자 전함의 수도 늘려야 한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4000t급 이상 함정은 한국형 구축함 6척과 7600t급 이지스함 2척 정도다. 이지스함은 대북 억제전력으로 한반도 해역을 떠날 수 없고, 한국형 구축함 6척을 교대로 파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북 억제에 필요한 전함들이다. 구축함의 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지만 예산상 문제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對)해적 작전용 함정을 건조할 필요가 있으며, 더 많은 특수요원을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중형 헬기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 상선도 해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완벽한 선원대피처(citadel)를 마련해야 한다. 인질 살해에 대한 위협이 없다면 우리 군은 보다 수월하게 피해를 줄이면서 해적을 퇴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키가 작아 슬픈 강도…170㎝ 여자 입 못막아 잡혀

    중국의 한 강도가 인질을 잡으려다 작은 키 때문에 결국 실패하고 경찰에 붙잡혔다. 복수의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범인 황(黃)씨는 지난 10일 광둥성 선전시의 한 지하통로에서 강도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천(陳)씨를 발견하고 달려가 가방을 낚아채려 했다. 하지만 천씨는 가방을 붙잡고 놓지 않았고, 큰 소리로 “도와주세요!” 등을 외치며 주변에 상황을 알렸다.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황씨는 천씨의 입을 손으로 막으려 했지만, 키가 160㎝인 황씨는 키가 170㎝가 넘는 천씨의 입을 막지 못했다. 손이 닿지 않았던 것. 범행 현장 주위에 있던 경찰은 천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와 곧장 황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며칠 째 황씨를 미행하다 행적을 놓쳐 당황하던 차에 구조를 요청하는 천씨의 목소리를 듣고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키 작은 강도의 비애”, “세상에서 가장 황당하게 잡힌 강도”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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