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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8500억원 호화요트’ 빼앗기나…“실소유주 입증 가능” 주장 나와

    푸틴 ‘8500억원 호화요트’ 빼앗기나…“실소유주 입증 가능” 주장 나와

    이탈리아 항구에 정박 중인 7억 달러(약 8545억 원)짜리 호화요트 셰헤라제데의 실소유주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동료들은 21일(현지시간) 셰헤라제데가 푸틴 대통령의 소유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탈리아 당국에 요트 압수를 요구했다. 현재 구속 상태인 나발니는 푸틴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인사다.이날 알렉세이 나발니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과 사진은 셰헤라제데의 선장은 영국인이지만, 나머지 선원은 모두 러시아인이며, 일부는 러시아 비밀 정보기관인 FSO(연방경호국)와 FSB(연방보안국) 출신임을 보여준다.나발니의 동료인 마리아 페브치크 나발니 반부패재단 수사본부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10년 넘게 푸틴의 부패를 조사하면서 그가 절대 본인 이름으로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푸틴의 개인 경호원과 하인 수십 명이 항상 셰헤라제데를 관리한다. 이는 푸틴의 소유라는 확실한 증거로, 요트를 즉시 압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셰헤라자데의 소유권이 푸틴과 관련된 것인지를 미국과 이탈리아의 당국자들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는 몇 주가 걸릴 수 있지만, 당국은 경찰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요트의 소유권이나 사용자가 제재 대상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현재 푸틴은 유럽연합에 의해 개인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이는 셰헤라자데가 푸틴의 소유로 확인되면 이탈리아 당국에 압수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 소식통은 “나발니의 동료들이 셰헤라자데의 실소유주를 밝히는 데 서방 정보기관의 협조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 요트는 푸틴의 사람들에 의해 숨겨져 왔는데 푸틴이 정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140m 길이의 셰헤라제데는 세계에서 13번째로 큰 요트로, 현재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마리나 디 카라라에서 수리 중이다. 드라이독(dry dock:선박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곳)에 있어 현재 항해가 불가능한 상태다. 독일에서 건조된 셰헤라자데는 지난 2020년 6월에 진수했다. 정규 규격의 체육관과 헬기 착륙장 2곳, 금으로 장식한 화장실 등이 있다.
  • “호화별장에 숨은 푸틴 31세 연하 애인 내쫓아라!” 스위스 압박 청원 확산

    “호화별장에 숨은 푸틴 31세 연하 애인 내쫓아라!” 스위스 압박 청원 확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연인 알리나 카바예바(38)와 자녀 4명을 스위스로 피신시켰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들을 추방하라는 국제적 청원이 확산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푸틴의 정부(情婦) 카바예바를 추방하라는 국제적 청원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청원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러시아 정교회 신부 세르게이가 주도했다. 세르게이 신부를 주축으로 한 푸틴 반대자들은 세계 최대 규모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서 푸틴 가족 추방 운동을 전개했다.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로 만든 청원 호소문을 통해 이들은 “스위스는 중립국이란 이유만으로 푸틴 정권의 공범을 계속 보호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스위스는 카바예바를 호화로운 산중 별장에서 내쫓아 푸틴 품으로 돌려보내 주어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3월 초 유로뉴스와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푸틴의 연인 카바예바가 자녀 4명과 스위스 별장에 은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독재자의 정부이자 반인륜적 범죄자”푸틴 반대자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벨라루스 시민이 스위스 당국에 호소하기 위해 단결하고 있다”면서 “망상에 빠진 독재자가 수백만 명의 목숨을 위협하는데 스위스는 왜 전범의 총아와 그 자녀를 보호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바예바는 러시아 독재자의 정부이자 반인륜적 범죄자다. 그는 악당들의 법, ‘디마 야코블레프의 법’ 초안 입안자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12년 말 미국이 러시아인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피살 사건에 연관된 러시아 인사들에 제재를 가하는 ‘마그니츠키법’을 통과시킨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미(對美) 인권법을 채택했다. 이 법안은 지난 2008년 미국인 양아버지가 무더운 차 안에 여러 시간 버려두는 바람에 사망한 두 살배기 러시아 입양아의 이름을 따 ‘디마 야코블레프 법안’으로도 불린다. 2013년 1월 해당 법안 발효 이후 중증장애아동의 미국 입양이 모두 무산됐다. 당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원이던 카바예바는 해당 법안의 초안 입안자 중 한 명이다. “에바 브라운을 퓌러(Fuhrer)와 재결합시켜야 할 때다!”푸틴 반대자들은 또 “스위스는 나치 독일 때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느냐. 그래놓고 푸틴의 정부와 그 자녀는 왜 숨겨주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중립국 스위스는 지난달 28일 러시아 제재 대열에 동참했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스위스의 입장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면서 "국제법 존중은 스위스가 지지하는 중요한 가치다"라고 강조했다. 푸틴의 연인인 카바예바를 히틀러의 연인에 빗대 “에바 브라운을 퓌러(Fuhrer)와 재결합시켜야 할 때다!”라고도 강조했다. 에바 브라운은 히틀러의 연인으로, 나치 패망 직전 히틀러와 결혼식을 올린 뒤 동반 자살했다. ‘Fuhrer’는 지도자, 영도자, 지도자라는 뜻의 독일어로, 나치 독일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를 가리킨다. 카바예바와 자녀 지하벙커 은신설도  이번 청원에는 5만 8000명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하지만 카바예바가 실제로 스위스에 숨어 있다는 증거는 없다. 카바예바와 그 자녀가 시베리아 ‘지하 도시’로 피신했다는 또 다른 주장이 있을 뿐이다. 1일 러시아 유명 정치 분석가 발레리 솔로베이(61)는 푸틴 대통령이 핵전쟁 대비용으로 만든 최첨단 지하 벙커에 가족을 숨겨두었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학교 교수 출신인 솔로베이는 “크렘린궁 내부자에게 입수한 정보다. 지난 주말 푸틴 대통령은 핵전쟁을 대비해 만든 특수 벙커로 가족을 피신시켰다. 벙커는 알타이 공화국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그곳은 벙커가 아니라 최신 과학기술로 무장한 거대 지하도시”라고 말했다. '푸틴의 연인' 카바예바는 누구2004년 올림픽 리듬체도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카바예바는 18살이던 2001년 푸틴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의 염문설이 제기될 당시 푸틴은 류드밀라 여사와 결혼 상태였다. 2007년 리듬체조 선수 자리에서 은퇴한 카바예바는 친 푸틴 성향의 통합 러시아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푸틴 이혼 직후인 2014년 러시아 최대 언론사 ‘내셔널 미디어 그룹’ 회장에 등극, 연봉 7억 8500만 루블(약 114억 9000만원)을 받았다. 2018년 푸틴의 아이를 가졌으며, 이듬해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쌍둥이 아들을 출산했다. 다른 자녀 2명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가 없다.
  • EU “中, 러시아 군사 지원 검토…증거 확보했다”

    EU “中, 러시아 군사 지원 검토…증거 확보했다”

    “EU는 중국이 러시아에 추파 던지는 걸 우려”중국·러시아, 의혹 부인…“가짜 뉴스 유포, 사악”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 원조를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18일(현지시간)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사 원조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EU 고위 당국자는 “EU 지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원조를 고려하고 있다는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모든 지도자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EU)는 중국이 러시아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한다”며 “중국이 러시아의 요청을 받아들일시 EU는 중국에 무역 장벽을 세워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EU가 확보한 증거가 어떤 종류인지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지난 13일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이 러시아의 지원 요청에 응할 의향을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카운터파트인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을 만나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이나 경제제재를 위반하는 기타 지원을 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사자 중국·러시아는 관련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가짜뉴스를 잇따라 유포하는 등 속셈이 매우 사악하다”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러시아측은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충분한 군사적 자원이 있다”며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 [법서라] 소년재판에는 피해자석이 없다…‘18세 성폭행범 재판 방청기’

    [법서라] 소년재판에는 피해자석이 없다…‘18세 성폭행범 재판 방청기’

    “오늘 2021푸3XXX 사건은 재판을 안 하나요?” 지난 7일 오전 대구가정법원 소년법정 28호 앞. 굳은 표정으로 서성이던 김혜원(가명)씨가 직원에게 물었다. “재판 날짜가 미뤄졌다”는 답이 돌아왔다. 헛걸음을 한 셈이지만 혜원씨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날은 동생을 성폭행한 18세 소년 A군의 소년보호재판이 예정된 날이었다. 소년재판은 피해자에게조차 비공개로 진행된다. 혜원씨는 가해자가 어떤 처분을 받는지 알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해 ‘귀대기’라도 하려고 법원을 찾았다. ‘심리를 한 번 더 하게 될까’ ‘10호 처분(소년원 2년)을 받을까’ ‘설마 6호(보호시설 6개월)도 안 나오는 건 아니겠지’ 전날 밤을 설치며 했던 무수한 상상 중 재판 연기는 가장 나은 소식이었다. A군은 원래 소년형사재판을 받다가 재판부의 결정으로 소년보호재판으로 보내졌다. 피해자 가족은 A군이 다시 형사재판을 받게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야 소년원이 아닌 감옥으로 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도 A군을 가정법원으로 보낸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까지 했다. 그러나 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법원이 소년보호처분을 먼저 결정한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소년보호재판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 차라리 나아요.” 혜원씨가 말했다.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혜선씨가 성폭력 피해를 입은 지난해 1월 이후 가족들의 삶은 뒤틀렸다. 지난한 재판과 소년사법절차를 겪으며 혜원씨는 “법은 소년범죄 피해자의 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괴로웠다. 그럼에도 법정을 찾아다니고 수차례 탄원서를 냈다. 몇 번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동생에게 “꼭 제대로 처벌받게 하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다. “걔는 언제 안 보여요?” 피해자 고통은 계속된다 혜선씨는 몸은 스물 넷 성인이지만 정신연령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다.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지능지수 49로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또래 친구가 없어 외로움을 많이 탔던 혜선씨는 지난해 1월 페이스북에서 A군과 친구를 맺게 됐다. 그가 보내는 작은 관심에 기댔던 혜선씨는 속절없이 휘둘렸다. A군은 자꾸 성관계를 요구했다. 어느 날은 “혼자만 보겠다”며 가슴 사진을 보내달라고 조르기에 마지못해 요구에 응했다. A군은 그 사진을 자신의 친구에게 보냈다.성폭행 피해를 입은 건 공원 화장실에서였다. 싫다고 거부했지만 A군은 욕설을 내뱉으며 화를 냈다. 그날 일로 혜선씨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휴지로 대충 피를 훔친 A군은 “온라인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는 손가락 약속에 도장, 복사까지 하고 갔다. 그날부터 혜선씨는 “죽고 싶다”는 말이 입에 붙었다. A군이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지난 1년 동안 혜선씨는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 매일 정신과 약을 10알씩 먹는다. 한 알이라도 줄이면 불안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가족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곁을 지킨다. 지난해 봄에는 잠시 폐쇄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혜선씨는 가끔 A군의 환각을 본다. 증세가 심해지면 제 살을 쥐어 뜯고 머리카락을 마구 자른다. 지난해 10월 친구와 잠시 외출을 나갔을 때도 그랬다. “범인이 저기 있다”고 소리를 지르다 결국 응급실에 실려갔다. 의사는 “어떤 일이 힘들었어요?” 하고 물었다. 혜선씨가 말했다. “걔가 막 달려오는 것 같았어요. 걔는 내 눈 앞에서 언제 사라져요?” “죄송합니다. 합의해주세요” 가해자 A군의 변론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지난해 7월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경찰에서 세 차례 검찰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두 번째 조사부턴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혜선씨를 처음 만난 날 목소리가 작고 자신감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좋아하지 않는데도 마음이 있는 척 연락을 이어갔다. 목적은 하나였다. A군은 “피해자가 장애인인지는 몰랐다”면서도 “평소 대화를 나누고 친구로부터 들은 내용으로 지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군이 범행 전날 친구에게 피해자를 가리켜 “지적장애 아이가”라고 말한 대화내용을 증거로 제출했다. A군은 범행 당시에는 너무 흥분한 상태라 피해자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상해 정도를 알고 나서는 “이렇게 다치게 된 상황이라면 피해자가 못하겠다고 말했을 것도 같고 피해자가 그렇게 말했다고 진술한다면 그 말이 맞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A군은 수사 과정에서 ‘경계선 지적 지능’을 진단 받았다. A군을 상담한 청소년복지센터 상담사의 권유로 검사를 받았더니 지능지수가 또래의 하위 3% 수준으로 나타났다. 변호인은 “A군이 수사과정에서 답변하기까지 지나치게 시간이 걸리거나 이전과 엇갈리는 진술을 했던 부분은 거짓말을 지어내거나 머리를 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능 및 전반적 인지 기능의 문제 때문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가해자 부모와 A군은 자필 사과편지를 써서 피해자 국선변호사에게 건넸다. 재판 과정에서는 3000만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절대 합의할 의사가 없다”는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A군은 편지에 이렇게 썼다. “매일 후회스럽다고 느끼고 학교도 가고 싶지 않아서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 당시에는 잘못된 행동임에도 반항심은 오히려 제가 뭐라도 된 것마냥 멋져보였고 우월감도 들었습니다. 지금 와서야 생각해 보니 정말 철이 없었고 내가 왜 피해자 분을 지켜주지 못했을까 생각을 자주 합니다.” “첫 재판 방청하고 돌아와서···” 가족 모두 PTSD 시달려 혜원씨는 “한 가정에 지적장애인이 있다는 건 삶에서 개인의 목표보다 아픈 아이를 우선하는 현실이 있다는 뜻”이라며 “그런 현실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고 열심히 살면 동생을 보호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동생이 범죄 피해자가 된 후 혜원씨는 동생 대신 두 번의 재판(▲대구지법 강간치상 형사사건과 ▲대구고법 검찰 항고 사건)을 치렀다. 두 재판(▲대구가법 강간치상 소년보호사건과 ▲대법원 검찰 재항고 사건)은 아직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가족 모두가 PTSD를 앓고 있다. 부모님은 아직도 혜선씨의 수술 사진을 보지 못한다. 응급대원이 찍은 피가 흥건한 현장 사진도 마찬가지다. 모든 자료를 모으고 동생이 스스로를 해한 일들을 기록하는 것은 혜원씨의 몫이었다. 혜원씨는 지난해 10월 A군의 첫 형사재판을 마치고 돌아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 소년이라는 이유로 A군이 보호를 받는다는 사실이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날 재판에서 방청석에 있던 A군의 아버지가 눈물을 흘렸다. 혜원씨는 “왜 저 사람이 우느냐.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판사는 “피해자 가족만 힘든 것이 아니고 고등학생이 피고인 석에 앉아 있으면 가해자 가족도 힘이 들다”고 했다. 그 말이 비수 같이 꽂혔다. 판사는 A군에게 “학교에서 재판 받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A군은 알리지 않았고 오늘은 다른 이유를 대고 결석 처리를 했다고 답했다. 판사는 “다음 기일은 방학 중에 잡겠다”면서 “시간을 넉넉하게 줄 테니 피해자 가족도 합의 여부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내 동생은 약이 없으면 못 살고 합의 얘기만 꺼내도 절규하는데 너는 멀쩡히 학교를 다니는구나’ 싶었다.죄 인정한 소년과 선처한 판사, 남겨진 피해자 A군은 만 17세.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촉법소년’(만 10~13세)과 구분되는 ‘범죄소년’(만 14~18세)이다. 죄를 저지르면 검찰이 기소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소년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후자는 전과가 남지 않고 소년법 적용을 받아 보호가 우선된다. 가장 중한 10호 처분이 소년원에 2년 동안 수용하는 것이다. 검찰은 A군의 죄가 무겁다고 판단해 형사재판에 넘겼고 ‘징역 장기 6년 단기 4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대구지법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24일 형을 선고하는 대신 “사건을 대구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피고인의 죄책은 가볍지 않다”면서도 “형사처벌보다는 세심한 보호와 적절한 교화를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선처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의 나이가 어리다(사건 당시 만 16세). 형사처벌과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다. 성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지능이 경계선 상태다.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의 부모가 교정 노력을 다짐하고 있다.” 변호인이 의견서에서 내내 강조했던 이야기를 판사는 받아들였다. 소년범죄 피해자의 물음 “누가 그 소년을 용서했나요”  혜선씨는 아직도 A군 사건이 소년부로 보내진 사실을 알지 못한다. 혜원씨는 “A군이 감옥에 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동생이 혹시라도 또다시 극단 선택을 시도할까봐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 결정문을 받아 본 혜원씨가 말했다. “가해자가 합의를 요구하면 피해자는 무조건 응해야 하나요? 우리는 처벌을 원해요. 소년보호재판은 절도나 경미한 학교폭력 같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 사건은 강력범죄고 강간치상인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요.” 그는 탄원서에 “피해자 가족도 피고인 가족처럼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면서 “법은 왜 피해자는 보호하지 않고 피고인을 보호하고 있는지 너무 원망스럽다”고 적었다. 검찰은 재판부의 소년부 송치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대구지검 수사관은 피해자 측에게 “검찰에서도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대구고법에서 항고를 기각하면서 검찰은 이틀 뒤 이례적으로 재항고장까지 제출했다. 대구가법에서 지난 7일 예정된 소년재판이 미뤄진 것도 그 때문이다. “대법원까지 간 건이라 신중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만 소년부 송치 결정에 대한 항고는 즉시항고가 아닌 보통항고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소년보호재판을 중단시키는 효력은 없다. 보호처분이 먼저 결정되면 재항고 사건은 판단 없이 종결된다. 소년보호재판에는 피해자가 설 자리가 없다. 엄벌은 더 쉽지 않고 절차에서도 소외된다. 혜원씨는 재항고 결정이 언제 나올지 몰라 피가 마르고 그 전에 가정법원에서 재판이 열릴까 불안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재판 경과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혜원씨는 습관적으로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사건을 검색한다. 재판부에 보낼 탄원서도 다시 쓰고 있다. 막막하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법은 모르겠지만 그는 동생의 편이기에.
  • 대장동 일당 “정영학 녹취 140시간 전부 재생해야”…검찰 ‘당황’

    대장동 일당 “정영학 녹취 140시간 전부 재생해야”…검찰 ‘당황’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과 관련해 검찰과 피고인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일부 피고인이 140시간 분량의 녹음파일을 전부 재생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하자고 요구하면서다. 재판부는 불필요하게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18일 배임과 뇌물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15회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실무를 맡았던 하나은행 부장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후 증인신문을 재개하기 앞서 향후 증거조사 계획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 ●검찰 “녹취록 다투는 부분 의견 달라” 재판부는 “검찰에서 공소사실 입증과 관련해 녹음파일 전부가 필요한 건 아니고 일부만 증거조사를 하고 나머지는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말을 꺼냈다. 재판부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제출한 의견서에서 “피고인 측이 어떤 녹취록에서 어떤 부분을 다투는지를 특정해줘야 증거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밝힐 수 있다”는 취지로 적었다. 재판부 역시 모든 녹음파일을 재생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제가 생각하기에 녹취파일이 전부 사건 관련이 아닐 수도 있는데 다 들어보면 불필요하고 절차만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피고인별로 공소사실 입증이나 피고인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 쓸 수 있는 부분을 특정해주면 한정해서 파일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김만배·남욱 “왜곡 가능성 큰 파일…전체 재생해야” 그러나 피고인들의 의견은 달랐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녹음파일은 그 자체로 이미 정영학 피고인에 의해 선별됐고 검찰에서도 선별한 상태라 녹음파일 이전과 이후에 어떤 맥락이 있는지 알 수 없다”며 “파일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는 것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제일 쉬운 방법이고 공방과 논쟁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씨의 변호인은 녹음파일 중 특정 내용을 선별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이 그때 상황 자체를 정확하게 기억 못 하고 어떤 부분이 사적 대화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필요 여부를 선별할 수가 없다”면서 “정영학은 녹취한 본인이라 스스로만 알고 있고 유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저희는 다 들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검찰에 있는 만큼 사적 내용이 있다면 검찰이 (증거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며 “변호인이 내용을 확인하고 특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욱 변호사의 변호인도 “구속된 피고인으로서는 녹음파일을 확인할 방법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맥락에서 이뤄진 대화인지 확인도 못한 상태에서 필요한지 불필요한지 선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140시간 분량 다 들을까…재판부 “더 검토해보라” 정 회계사가 2019~2020년 김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은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스모킹 건으로 떠올라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됐다. 녹음파일의 전체 분량은 140시간에 달한다. 검찰은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 “검찰에서 선별적으로 제출한 것은 없고 (정 회계사가) 제출한 그대로 (법정에) 제출됐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녹음파일을 등사한지 두 달 가량 지났고 피고인들이 겪었던 사실에 관한 것”이라며 “이미 내용을 검토했을 텐데 막연한 주장을 하면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입증할 책임은 검찰에 있으니 다 들어봐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언이라면 증거 제시를 해주시면 뺄 건 빼고 보완하면 헙조하는데 아무 근거도 없으면 막연히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심리를 어느 범위로 할지 양쪽에서 더 구체적으로 의견을 주셔야 한다”면서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검찰이 신청한 증거를 모두 들어봐야 하는데 그게 적절한지 저는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 복역 중 또 살인 ‘지옥의 교도소’ 만든 무기수…“고의성 없다” 부인

    복역 중 또 살인 ‘지옥의 교도소’ 만든 무기수…“고의성 없다” 부인

    강도살인죄로 복역 중 수용자를 살해한 무기수 이모(26)씨가 16일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이씨는 이날 대전지법 공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매경)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살인을 인정하지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 변호인도 “사망을 의도하지 않았다”며 “강제추행의 경우 다른 감방 동료와 공동으로 했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이씨의 행위가 적극적 작위에 의한 살인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사건 가담자로 출석한 이씨의 감방 동료 A(19)·B(27)씨도 “살인이란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고의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가 이날 곧 형이 종료되는 A씨와 B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진행한 가운데 양 측 변호인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B씨가 책임을 이씨에게 모두 떠넘기고 석방되면 말을 맞추면서 사실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9시 25분쯤 충남 공주교도소 수용거실 안에서 동료 수용자 박모(42)씨의 가슴과 복부를 발로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이씨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박씨가 숨지자 번갈아 망을 보고, 박씨를 그대로 방치해 목숨을 잃는데 일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이전부터 자행됐다. 이씨는 박씨가 출소 3개월을 남기고 공주교도소로 이감해오자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주먹과 몽둥이로 박씨의 복부를 때리고, 플라스틱 식판으로 머리를 때리고, 샤프연필로 허벅지를 찔렀다. 또 빨래집게로 박씨의 젖꼭지를 물리고, 성기를 잡고 비트는 행위도 저질렀다. A씨는 지난해 12월 박씨의 머리를 약병으로 내리치고, 뜨거운 물이 든 페트병을 머리에 부어 화상을 입혔다. B씨도 같은해 12월 박씨의 머리를 손으로 3 차례 때리는 등 감방 동료 3명 모두 박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폭행했다. 무기수인 이씨는 교도소 안에서 ‘주인’처럼 행세하며 군림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으로 박씨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왔을 때 온몸에 상처와 멍이 있었다. 이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부검 결과 박씨가 가혹한 폭행으로 목숨을 잃은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 1월 이씨를 살인죄로, A씨와 B씨를 살인방조죄로 각각 기소했다.앞서 이씨가 무기수가 된 것은 인터넷에 “금을 사고 싶다”는 글을 올린 뒤 금을 팔러온 남성을 살해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2019년 12월 26일 오후 10시 16분쯤 충남 계룡시 신도안면 한 도로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C(당시 44세)씨의 머리를 둔기로 무참히 내리쳤다. 이어 C씨의 품에 있던 크로스백을 빼앗아 달아났다. 백에 금팔찌 2개, 금목걸이 2개, 금반지 2개 등 금 100돈(당시 2600만원 상당)이 들어있었다. 잠시 정신을 차린 C씨는 행인에게 강도 내용과 인상 착의를 가까스로 알렸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C씨가 사건 이틀 후 숨졌지만, 생전 행인에게 전한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먼저 C씨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분석해 이씨와 금거래를 위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인했으나 이씨가 대포폰을 써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범행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수상한 검은색 K7승용차를 용의차량으로 특정했고, 사건발생 5일 후 경기 수원의 한 모텔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신장 178㎝, 체중 65㎏ 정도로 C씨가 행인에 마지막으로 전한 범인의 인상착의와 같았다. 이씨는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부인하다 경찰이 이씨의 어머니 집에서 C씨에게 빼앗은 반지 등 금 100돈을 찾아내자 범행을 실토했다. 이씨는 스포츠토토와 주식으로 수천만원을 잃고 1300만원의 빚까지 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수형생활을 통한 교화·갱생 기대를 포기하긴 어렵다”고 징역 40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있지도 않은) 공범이 모든 범행을 계획 실행했다’는 등 일말의 반성 기미도 찾을 수 없어 사회와 영원히 분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이씨의 상고를 기각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씨의 교도소 수용자 박씨 살해사건에 대한 두번째 재판은 다음달 20일 오전 10시 10분에 열린다.
  • ‘존폐위기’ 공수처…이제라도 존재 이유 증명해낼까

    ‘존폐위기’ 공수처…이제라도 존재 이유 증명해낼까

    ‘검찰 복원’을 약속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공수처가 앞으로 치열하게 존재 가치를 증명해내지 못하면 다음 총선 결과에 따라 존폐를 걱정하게 될 수도 있다. 당장의 과제는 공수처 1호 직접 기소 사례인 ‘스폰서 검사’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다.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3년간 이어져 온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깬 사건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받게 될지가 더 중요해졌다. 논란끝에 공수처도 기소권을 손에 넣었는데 그 첫 사례부터 무죄가 나온다면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더군다나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를 조사한 결과 2016년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바 있는데 이번에 공수처가 재조사해 결과를 뒤집었다. 어느 쪽 판단이 맞았던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다.윤 당선인이 입건된 사건의 처리를 어떻게 하냐도 관건이다. 현재 윤 당선인 관련해선 ‘고발사주 의혹’과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판사사찰 문건 의혹’이 걸려있지만 아직 윤 당선인의 직접 관여를 입증할 정도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수사가 진행된 편이었던 ‘고발사주 의혹’은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건강문제로 세 달 넘게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취임해 대통령이 되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당하지 않는 불소추 특권을 누리기 때문에 공수처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사건을 오래 들고 있다 이제와 무혐의 처리하면 결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본 결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사건사무규칙을 손질하는 등 최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공수처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실한 수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공수처는 수사 인력 부족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현재 공석인 부장검사 두 자리를 조만간 외부충원이나 내부승진을 통해 채울 계획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한두명 인선을 통해 단기간에 수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오랜 경험이 쌓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측 “만취해 사물 변별 능력 없었다”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측 “만취해 사물 변별 능력 없었다”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측이 “만취 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극히 미약한 상태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5일 이 전 차관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어디 있었는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차량이 운행 중이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전 차관이 택시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에 대해서도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다만 “조사 중 (택시 기사가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 자발적 동기에 의해 삭제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삭제를 요청한 동영상은 피고인 자신에 대한 동영상”이라며 “이미 합의가 끝난 후 소극적 부탁에 불과한데, 방어권 행사 범위 안에 있는 것은 아닌지 법리적 판단도 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 폭행 등)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발생 직후 경찰에서 내사 종결했지만, 이 전 차관이 2020년 말 차관직에 임명된 뒤 언론에 보도돼 재수사가 이뤄졌다. 이후 이 전 차관은 지난해 5월 자리에서 물러났고,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이 전 차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한편, 사건 직후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고도 이를 확보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단순 폭행죄로 의율한 뒤 내사 종결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직 서초경찰서 경찰관 A씨 측도 이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다음 재판을 열어 증거 조사를 한다.
  • [시론] 권력의 메멘토 모리/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권력의 메멘토 모리/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체성은 이 한마디로 축약된다.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사태는 물론 현 정부에서도 환경부와 법무부의 장관, 나아가 청와대조차도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이 말은 항상 그 보호막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명령을 통해 그는 검찰총장에 호명됐고, 이 말의 집행을 디디며 대통령 당선인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은 민주제의 이름으로 획득된 권력이 폭력으로 뒤바뀌는 퇴행의 순간에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 나가는 법치의 자기방어 수단이다. 그래서 우리가 권력의 시녀 혹은 검찰공화국을 비판하며 검찰개혁을 요구했을 때 궁극의 목표는 바로 여기를 향한다.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법의 범위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자유와 권리를 침탈하는 모든 거악 내지 살아 있는 권력의 대척점에 검찰이 자리하여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검찰개혁의 최종 목표다. 하지만 지난 검찰개혁의 주체들은 현재의 검찰로는 이런 목표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6대 범죄 외 일반범죄 수사권은 경찰에 넘겼고 고위공직자 범죄 부분을 공수처가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을 박탈한 조치로 남아 있는 검찰수사권조차도 예봉을 꺾어 버렸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대한 인사권, 예산권, 조직권 그리고 수사지휘권을 활용해 검찰을 자신의 통제권 아래에 편입했다. 나아가 일부 정치권에서는 거악에 맞서는 것은 검찰이 아니라 공수처나 경찰이어야 한다며 검수완박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검사 윤석열은 당선인 윤석열이 됐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했던 그가 스스로 살아 있는 권력이 돼 검찰이 겪어야 했던 고난의 행군에 궤도 수정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검찰청에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을 부여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없애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권도 공수처와 더불어 검찰도 행사하게 하며 대통령령을 개정해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수사권을 확대할 가능성까지 내비친다. 검찰의 수사권을 실질적으로 원상회복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공수처의 우선수사권 폐지나 검경수사권 재조정 문제는 자못 성급하다. 시행한 지 얼마 안 돼 효과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제도를 되돌려 조정하면 국민들의 일상이 다시 흔들리게 된다. 법의 최우선 가치인 법질서의 안정이 균열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정치기관인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문제는 법정책적인 수준에서 검토할 가치는 있다. 검찰권력의 대부분이 검찰의 정치화가 아니라 검찰이 정치의 시녀가 됨으로써 획득된 것임을 감안할 때 검찰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통제가 어떤 식으로 구성돼야 할지 혹은 그와 함께 검찰을 시민사회가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민주적 장치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지를 총합적으로 숙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사 윤석열의 존재 기반이며, 당선인 윤석열의 정당화 근거다. 그의 공약들이 검사의 욕망인지 당선인의 의지인지는 문제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으로 법 집행의 최고책임자라고 한다면 이 땅에 법과 정의가 제대로 구현되게 하는 것은 당선인의 최대의 권능이자 직무다. 그리고 우리 역사는 이 직무명령을 거스른 최대의 주범이 예의 그 살아 있는 권력이었음을 보여 준다. 검찰공화국의 출발점이 검찰의 권력의지에 선행하는, 살아 있는 권력의 검찰 예속화에 있었다는 점 또한 새삼 환기할 필요도 있다. 검찰을 바꾸려면 이 첫 단추부터 풀어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윤석열의 정체성을 구성했지만 곧 당선인 윤석열의 시간이다. 조만간 당신과 악수를 나눌 검사 아무개에게 그 말을 해야 할 순간이 온 것이다. 모든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 ‘시험의 나라’ 韓에 존재했던 입시비리…‘찬스’ 사라질 수 있을까 [클로저]

    ‘시험의 나라’ 韓에 존재했던 입시비리…‘찬스’ 사라질 수 있을까 [클로저]

    尹 ‘입시비리 엄단’ 강조기묘·임진과옥…시험 관리 ‘역부족’‘얼자 출신’ 등용 위한 ‘꼼수’도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0일 당선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공약집을 통해 ‘공정과 상식의 회복, 대한민국 정상화’를 내세우며 ‘입시비리 엄단·취업비리 근절’, ‘입시제도 단순화·정시 비율 확대 조정’을 강조했습니다. MZ세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공정’ 문제를 두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건데요. 이른바 ‘아빠 찬스’·‘엄마 찬스’가 입시를 좌우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약속입니다. 그의 약속이 지켜질지는 지켜봐야겠고요. 최근 MZ세대만 입시 문제에 민감한 것처럼 보도가 이어졌으나 우리나라는 길게 이어져 온 과거 시험 역사만큼 시험 공정성 에 민감했던 나라입니다. ‘시험의 나라’ 조선에서 우리 선조들은 시험을 두고 어떤 시비를 가렸는지 살펴보며 지혜를 엿봅시다. ● 비 내리던 시험날, 부정행위 단속은 어려웠다 숙종 38년, 과거 부정 사건이 발생합니다. 임진년(1712년)의 일이라 임진과옥이라 부르는데요. 조선왕조실록에는 과옥에 대한 처분 이후에도 신하들의 상소가 이어집니다. 과옥에 대한 논의를 반박하거나 불공정함을 상소하는 내용입니다. 시험지를 추후에 끼워 넣거나 응시자들을 관련자들이 대놓고 찾아다니는 등 입시 비리를 저지른 일이었는데요. “그런데 방(榜)이 나온 뒤 들으니, 틈을 타서 시권을 바치는 사람들이 더러는 장막 안으로 들어가 고사(考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하기에, 마음속으로 그 사이에 무슨 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하객(賀客)들에게 말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숙종실록, 숙종 38년 8월) “비에 옷이 젖고 다급한 가운데 한 사람의 글씨로 두 시권을 모두 써서 모두 합격하기란 그야말로 절대로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이헌영 등의 공사(供辭)를 보건대, ‘시권 안에는 다른 글씨로 쓸 수 없기 때문에 형의 글씨가 비록 낫기는 하지만 아우가 그대로 써서 바쳤다.’고 한 것은 실제 사정(事情)에 가까운 것으로 글을 미리 지어 놓았던 증거로 단정해 버리는 것은 실로 억측(臆測)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헌영 형제의 일로 말하자면 그 형은 비록 조금 이름이 있으나, 그 아우가 글을 못함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인데, 각기 지은 시권을 같은 필적으로 써서 모두 선발(選拔)되었기에 미리 글을 지어 놓았던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입니다. 이미 의심스러운 단서가 있는데도 (중략)” 임진과옥을 두고 논의하던 발언들입니다.  이에 따르면 과거 시험 당일 비가 내렸고요. 응시생은 수천명에 달했습니다. 폭우, 응시생 대거 입실로 인한 장소 미비, 사간 외출 단속 없음, 어둠 속 시권 제출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과거 시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거죠. 당시 숙종은 “미리 글을 지어놓았다는 것은 이미 현저한 단서가 없다. 더욱이 다시 시험을 보임은 국조(國朝) 이래 있지 않던 일이니, 단정코 불가함을 알 수 있다. 그냥 두라”고 했죠. 당시 이 형제들의 글씨체가 동일한지의 여부, 형의 글실력은 월등하지만 동생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판 등을 들어 증거를 찾는 논쟁이 있던 상황입니다. 이미 써둔 시험지를 추후 몰래 넣어두기까지 했던 대범한 일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진 거죠. 이후 당시 시관이던 소론 예조판서 이돈이 임명된 후 응시생을 만났던 일, 이헌영·이헌장 형제에게 답안지를 준비하도록 했던 일이 조사로 발각됐죠. 이후 세 명이 처벌받았습니다.● 시험, 세력 확산 수단되며 비리 발생부정 청탁…답안 검사하며 내용 바꾸기도 이런 모습은요. 과거 시험 중심으로 이뤄지던 조선 후기, 문과가 기존 정치 세력의 입지를 굳히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하려 아는 이의 아들에게 시험 주제를 미리 알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합격자가 나와도 그의 출신을 문제삼아 파직을 상소하는 일도 가능했습니다. 이 모든 게 사실상 부정행위죠. 조선 시대 벌어졌던 부정행위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에요. “기묘년(1699) 과옥(科獄)이 일어난 당초에 고(故) 상신(相臣) 남구만(南九萬)이 또한 다시 시험 보일 것을 계청(啓請)한 일이 있어, 그 전의 사례들을 똑똑하게 상고할 수 있으니 (중략)” 이는 임진과옥 전에 있던 과거 부정 사건 기묘과옥을 언급한 것인데요. “부(賦)로 고쳐서 지어 원편(原篇)에다 쓰고…(중략)…첫머리의 제술만 보고서 끝에 가서 고쳐 쓴 것은 몰랐기 때문에…(중략)…부사(賦詞)를 고쳐 쓴 정상에 대해서는 같이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사람 가운데 목도한 이가 있어 (중략)” (숙종실록, 숙종 25년 11월) “먼저 바친 것이 더러 뒤에 끼워지기도 하고 뒤에 바친 것이 앞에 끼워지기도 합니다…(중략)…밤이 깊어졌었고, 그때는 시권을 거둔 것이 이미 많아서 소요스러운 지경에 이르고 있었으니, 스스로 시권을 바치고도 그것이 어느 축(軸)으로 들어갔는지 분명히 알 수가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같이 과장에 있던 거자(擧子)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자기 일은 버려두고 다른 사람이 바친 시권의 이르고 늦은 것을 살펴보았겠습니까? ”해가 저문 뒤에 이성휘가 와서 말하기를, ‘지금 지은 표(表)가 매우 마음에 차지 않아서 부(賦)로 고쳐 지으려 한다.’ 하고, 즉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부를 짓는 것을 미처 목도(目覩)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송성의 의심스런 단서는…(중략)…표(表)를 지었는데 부(賦)로 합격되었다는 데 달려 있습니다. …(중략)…과거(科擧)를 도둑질한 것으로, 곧 더욱 간교한 자인 것입니다.“ 당시 답안지의 글씨체를 베껴 임금에게 올리던 등록관이 청탁을 받아 답안지를 고쳐썼던 일에 대한 논쟁입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엄청난 입시 비리죠. 이미 제출한 답안지를 검시관이 개입해 내용을 추가하거나 바꿔준 겁니다. 당시 연루된 관리 전원이 유배 처리됐고 과거 자체가 무효로 처리됐습니다. 이후 이 때의 과거 합격자 중 복권을 신청하는 등의 일이 있었으나 숙종은 ”유생이 고할 일이 아니다“라는 등 거절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과옥 자체 처분에 대해 상소를 올리기도 했죠. 글쎄요. 억울한 이도 있었을까요. ● 능력있지만 출신 미천…별시로 등용내정자가 있던 시험 그런가 하면 왕이 직접 나서 아끼는 신하의 합격을 위해 손을 쓴 적도 있습니다. 우리에겐 ‘간신’으로 알려진 유자광입니다. 서얼 출신으로 신분의 벽에 부딪혔던 그는 능력이 출중해도 출신 때문에 활약이 어려웠습니다. 29세에 경복궁 문지기로 일하던 그는 세조의 눈에 들어 정5품 병조정랑에 이르는데요. ”가령 신에게 정병(精兵) 3백을 주시면, 이시애의 목을 매어서 대궐 아래에 초치할 수 있겠습니다.“ (세조실록, 세조 13년 6월) ”임금이 웃으시고 명하여 술자리를 베풀고, 극진히 즐기고는 파하였다.“ 함길도에서 일어난 반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지자 유자광이 1467년 이들을 진압한 건데요. 실제 저 발언대로 실천해 세조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반란이 종결된 이후 세조는 반란 진압에 공을 세운 이들을 공신으로 세웠습니다만 유자광은 출신의 벽 때문에 공신 책봉은 되지 못합니다. 대신 정5품 병조정랑이 된 건데요. 본래 정5품 병조정랑은 과거 급제 후 가능한 일입니다. 눈치채셨나요. 순서가 바뀌었죠. 유자광을 높이 쓰려 했던 세조가 1468년 별시를 시행해 그를 합격시킨 겁니다. 당시 신숙주에게 명하던 세조의 발언을 볼까요. ”유자광(柳子光)의 대책(對策) 이 좋은 것 같은데, 어찌하여 합격시키지 않았느냐?“ (세조실록, 세조 14년 2월) ”대책 속에 고어(古語)를 전용(全用)한데다 문법(文法)도 또한 소홀하여, 이 때문에 합격시키지 않았습니다.“  ”비록 고어(古語)를 썼다 하더라도 묻는 본의(本意)에 어그러지지 않았다면 의리에 해로울 것이 없지 않겠는가?“ ”하고, 이에 유자광을 1등으로 삼고, 유상(柳常)·정현조(鄭顯祖)를 2등으로 삼고, 이평(李枰)을 3등으로 삼았는데, 유자광은 첩(妾)의 아들로서 시험에 나아가게 하여 특별히 상등의 급제에 두고 즉시 병조 참지(兵曹參知)를 제수하니, 조정의 의논이 자못 놀라와 하였다.“ ‘자못 놀라웠다’. 사실상 내정자가 있던 시험인 셈입니다. 이 모든 것이 과거 시험의 나라 조선에서 벌어졌던 입시 부정 사례 중 일부인데요. 우리의 내일은 어떤 역사가 적힐지 궁금하네요.
  • 尹 “몰래 정치보복, 대상 누구냐” 李 “내가 보복한다는 게 아니다”

    尹 “몰래 정치보복, 대상 누구냐” 李 “내가 보복한다는 게 아니다”

    尹, 모녀살인 변호·친형 입원 맹공 “女 인권 짓밟으며 페미니즘 운운” 李 “페미니즘 무관, 피해자엔 사죄” 대장동 의혹 놓고도 격하게 충돌 尹 “檢 수사 덮어” 李 “우려먹기” 서로 “거짓말” 고성·노려보기도2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0대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양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앞서 토론에서 서로 거칠게 공방을 주고받았던 대장동 의혹 사건을 놓고 한층 더 격하게 충돌했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와 관련된 도덕성 문제를 질문하지 않았지만 윤 후보는 자신의 순서에서 작심한 듯 이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이슈와 더불어 모녀 살인 심신미약 변호,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 등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이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가고 서로를 노려보는 험악한 장면이 한동안 펼쳐졌다. 복지정책과 재원조달 방안, 저출산 문제 등을 놓고 ‘저강도 신경전’을 이어 갔던 두 후보의 도덕성 공방은 이 후보의 모녀 살인 심신미약 변호 논란부터 시작됐다. 윤 후보는 마지막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조카가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서른일곱 번 찔러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맡아서 데이트폭력, 심신미약이라고 하고,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해서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하셨는데 이렇게 여성인권을 무참히 짓밟으시면서 페미니즘 운운을 하시느냐. 만약에 이런 분이 이 나라 지도자가 되신다면 과연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그런 나라가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피해자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윤석열 후보님,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문제니까 분리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윤 후보는 “대장동 사건을 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우리 이 후보께서 다 승인했음에도 검찰은 이 수사를 덮었다. 하지만 덮은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 후보의 대장동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윤 후보는 ‘제가 좀 일찍 귀국했다면 민주당 후보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키맨’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1000억원만 있으면 대장동이든 뭐든 관심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정영학 녹취록’ 등을 언급하며 “자,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이야기하고, 노동 가치를 이야기하고, 나라 미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이거는 국민을 좀 우습게, 가볍게 보는 그런 처사 아닙니까”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님, 이 말씀을 몇 번째 우려먹는 건지 모르겠는데, 국민의 삶을 놓고 계속 이러시는 것 이해가 안 된다”며 “제가 그래서 하나 제안드린다. 이거 대선이 끝나더라도 특검해 갖고, 반드시 특검하자는 것 동의해 주고, 두 번째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는데 동의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윤 후보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서 수사도 회피하고, 대통령 선거가 국민 앞에 반장 선거입니까. 정확하게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덮지 않았습니까”라고 했고 이 후보는 “그래서 특검하자고요. 왜 동의를 안 하십니까. 지금 동의해 달라. 답답하면 동의해 달라”고 또다시 반박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은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고 했다’는 녹취록 발언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한 것은 왜 인용을 안 하느냐. 검사를 그렇게 해 왔느냐”고 역공을 펴기도 했다. 이어 두 후보는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시라. 누가 진짜 몸통인지”(이 후보), “거짓말이 워낙 달인이시다 보니”(윤 후보)라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두 후보는 정치보복 문제를 두고도 충돌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의 ‘대장동 설전’에 이어 “지난 2월 27일 이 후보께서 울산에서 ‘정치보복은 숨겨 놨다가 나중에 몰래 하는 것’이라고 말씀했다. 보복 대상이 누구냐”라고 묻자 이 후보는 “제가 드린 말씀은 ‘대놓고 정치보복하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할 마음이 있으면 숨겨 놓고 하는 것(이라는 거다). 내가 그렇게 한다는 게 아니고”라고 답했다. 앞서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를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이 후보는 “어떻게 대놓고 말할 수 있느냐는 뜻”이라고 했다.
  • 윤석열 “‘조카 살인 변호’ 이재명, 女인권 짓밟으며 페미니즘 운운”…李 “페미니즘과 무관”(종합)

    윤석열 “‘조카 살인 변호’ 이재명, 女인권 짓밟으며 페미니즘 운운”…李 “페미니즘과 무관”(종합)

    尹 “회칼 난자 흉악범 조카 변호한 李” 비판李 “변호사 자체가 범죄자 변호… 제 부족”대장동 사건에 李 “누가 진짜 몸통인지 보자”尹 “거짓말의 달인이라 못하는 말이 없네”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이 후보의 변호사 시절 여자친구과 어머니를 잔인하게 살해한 ‘조카 살인사건 변호’를 놓고 서로 언성을 높였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여자친구를 무참히 살해한 조카를 변호하면서도 페미니즘을 운운한다”고 비판했고 이에 이 후보는 “변호사 직업 자체가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로 페미니즘과는 상관 없다”고 받아쳤다. 두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놓고도 고성이 오가는 난타전을 벌였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좌초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양강’ 후보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날렸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양강’ 후보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이 허구라는 점을 거듭 비판했다. 李 “페미니즘과는 상관 없어”尹 “여성들도 그렇게 생각할지 의문” 윤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TV토론에서 “저출산에 따른 인구 구조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라면서 “여러 정책도 중요하지만 자유가 숨 쉬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품격 있는 나라 국민이 자부심이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돼야 젊은이가 아이를 갖게 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어 “(이 후보가) 조카가 여자친구와 어머니를 37번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변호)을 맡아 데이트 폭력, 심신 미약이라고 했다”면서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해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고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며 페미니즘을 운운한 이분, 이런 분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된다면 과연 젊은이가 아이 낳고 싶은 나라가 되겠느냐”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제 부족함이었다고 생각하고 피해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윤 후보님”이라고 부른 뒤 “페미니즘과 이것은 상관없다.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 두 가지가 충돌한 것이니 분리해 말해달라”고 했다. 윤 후보는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할지 의문”이라고 답했다.尹 “대장동 사건, 국민 우습게 보는 처사”李 “대선 끝나도 대장동 특검해, 동의하나”尹 “이거 보세요, 당연한 걸 왜 여태 안해”李 “왜 확인되지 않은 내 얘기하나” 두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특혜 의혹을 놓고도 격돌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사건을 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승인했지만, 검찰은 이 수사를 덮었다. 하지만 덮은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과 녹취록 등을 일일이 열거한 뒤 “국민들은 다 안다. 이 후보가 아이 키우고픈 나라를 이야기하고 노동 가치를 이야기하고 나라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건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대선이 끝나더라도 특검을 하고, 거기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을 지자. 동의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곧장 “이것 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연거푸 “동의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다시 “이거 보세요”라고 말하며 후보 간 언성이 높아졌다.윤 후보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서 수사 회피하고. 대선이 국민학교 애들 반장선거인가. 정확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검찰이) 덮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그러니깐 특검하자고요. 왜 동의를 안 하느냐”고 재차 묻자,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죠. 왜 당연한 것을 지금까지 안 하고 있었나”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또 “같은 사람이 한 말인데 ‘윤석열 후보가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바로 구속돼 죽는다’ 이렇게 말한 건 인용을 안 하고 왜 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하느냐”면서 “검사를 그렇게 해왔나”라고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제가 중앙지검장 때 법관 수사를 많이 해서 혹시나 법원에 가면 죽는다는 이야기라고 이미 언론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에서 사건 덮어 여기까지 왔으면 그런 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지, 국민들한테 이게 뭐냐”고 말했다. 이 후보가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누가 진짜 몸통인지”라고 하자, 윤 후보는 “거짓말에 워낙 달인이다 보니 못 하는 말씀이 없다”고 응수했다.李 “기본소득, 국가가 책임”尹 “현금성 복지, 엄청난 세금·성장위축” 두 후보는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놓고 대립했다. 이 후보는 복지 정책 질문에 “기본소득과 각종 수당을 통해서 최소한의 수당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 안전망, 소득 안전망, 돌봄 안전망 등 세 가지 안전망을 강조하고 “유아, 아동, 노인, 장애인, 환자 등을 확실하게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재원에 대해선 “재원 마련 방법은 지출 구조조정과 같은 세원 관리로, 탈세를 잡고 자연증가분을 포함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모든 국민이 질병, 실업, 장애, 빈곤 등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 주는 복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초가 되고 또 성장은 복지의 재원이 된다”면서 “성장과 복지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 서비스 복지는 현금 복지보다 지속가능한 선순환에 크게 기여한다”면서 “기본소득과 같은 현금 보편 복지는 엄청난 재원과 세금이 들어가고 성장을 위축시키는 반면에 그 효과가 크지 않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이어 “4차 산업혁명에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해서 도약적인 성장을 시킴과 아울러 복지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면 더욱 큰 선순환을 이루어낼 수 있고 맞춤형 복지 또 사각지대 복지의 제로의 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재원 마련과 관련, “1년에 (1인당) 연 100만원만 해도 50조원이 들어가는데 이걸 가지고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해서 증세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 한다고 들어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가 말한 그런 기본소득과는 다르다”고 응수하자, 이 후보는 “‘사과’라고 하면 ‘사과’이지 ‘내가 말한 사과와 다르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꼬집었다.안철수 “李, 조세부담률 2% 증세 밝혀”이재명 “증세 자체를 할 계획 없다”심상정 “그러면 퍼주기 비판 받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 후보의 공약 이행 재원 마련 방안을 거론하며 “조세 부담률을 2% 인상하는, 그러니까 증세에 근거한 시나리오에 의한 재정 추계”라면서 “앞으로 증세하겠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셨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언론에 보니까 국정공약 300조에서 350조, 지방공약은 아예 예산 추계가 안 나왔는데 감세는 얘기하면서 증세 계획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는 “안 후보가 말한 2%는 세율을 올리거나 세목을 만드는 게 아니고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세수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저희는 증세 자체를 할 계획은 없다.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이에 심 후보는 “증세 계획이 없다면 100% 국가 책무로 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 그럼 퍼주기 비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유 있는 분들, 코로나 때도 돈을 버는 분들에게 더 고통 분담 얘기를 해야 된다. 복지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이 후보가 증세를 얘기하는 저더러 좌파적 관념이라 얘기하고 증세는 자폭행위라고 말씀하실 때 제가 깜짝 놀랐다”면서 “윤 후보한테나 들을 만한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이건 굉장히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그런 말 한 적 없다.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자꾸 지어내신다”고 부인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고 감세 없는 복지는 사기”라면서 “어려운 재난 시기에 부유층에게 고통을 분담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게 책임정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필요하면 증세도 하고 국채 발행도 할 수 있지만, 원칙은 초저성장 시대에 경제를 원활하게 성장시켜야 복지 재원이 많이 산출된다”며 증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복지 공약 재원 266조원 조달 방안으로 지출구조조정과 자연 세수 증가 등을 제시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그거 거짓말이다”라고 언급했고, 윤 후보는 “근거도 없이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심 후보가 “자료를 후보가 내야지”라고 하자, 윤 후보는 “자료도 없이 아무 말이나 하는 데는 아니지 않나”라며 날 선 발언을 했다.安 ‘정신병원 입원 권한 이양’ 공약에尹 “李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安 “수사권 없어 몰라”…李 “경찰이 한 것” 안 후보는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방침과 관련, 야구장에서 각자 키가 다른 사람들이 야구를 관람하는 장면을 담은 패널을 꺼낸 뒤 “똑같은 혜택을 주는 산술적 평등보다는 공평, 형평이 더 맞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은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어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양강’ 후보가 안 후보와 연대 전선을 형성하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후보는 정신병원 입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장에서 전문가위원회로 넘기는 안 후보의 공약을 놓고 이 후보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수사권이 없어서 (사실관계는) 모른다. 이런 문제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약을 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중간에 끼어들어 “(강제입원은) 경찰이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와 안 후보는 지방균형 발전 문제를 놓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진공폭탄’ 썼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진공폭탄’ 썼다”

    폭탄 유효반경 생물체, 압력·열에 즉사…유엔, ‘집속탄 사용 금지 협약’러시아·우크라이나, 명단에 없어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전투과정에서 민간인 다수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집속탄’과 ‘진공폭탄’을 썼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들 무기로 실제로 사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국제형사재판소(IOC)가 러시아 전쟁범죄를 조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 비판에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옥시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의원들과의 회의 후 취재진에게 “러시아군이 진공폭탄을 사용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진공폭탄으로 불리는 ‘열압력탄’은 폭발력으로 피해를 주는 일반 포탄과 달리 화염·폭발 압력을 키운 무기다. 가연성 물질·분말가루를 넣은 탄이 목표물에 닿거나 근처에 도달하면 인화성 기체를 대량 살포하고 이를 이용해 폭발을 일으킨다. 폭탄 유효반경 안에 있는 생물체는 압력·열에 즉사하고 주변 산소를 고갈시켜 밀폐 공간의 생물은 질식한다. 폭탄은 위력이 강한 데다 폭발시 핵폭탄과 비슷한 버섯구름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방사능 없는 핵폭탄’으로 불린다. 그러나 폭발 반경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위력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제한된 지역만 타격 가능하다. 또 일반 폭탄과 달리 파편에 의한 피해가 없어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군인·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파괴력 때문에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약상으로는 진공폭탄이 사실상 금지돼 있다. 유엔에서도 한때 이 무기를 ‘금지’ 항목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진공폭탄 사용 의혹 보도에 “사실이라면 전쟁범죄”라며 “이를 평가할 국제기구가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관련 조사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 국가들은 실전에서 진공폭탄을 사용하는 걸 꺼리지만 러시아는 달랐다는 평이다. 아프가니스탄 침공, 체첸 전쟁 등에서 이 폭탄이 등장해 러시아와 대치한 군인들은 공포에 떨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군은 이 무기를 쏠 때 ‘TOS-1 부라티노’ 로켓을 쓴다. 부라티노는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동화 ‘피노키오’에서 영감을 받아 쓴 단편소설 속 목각인형 이름이다. ‘죽음의 목각인형’인 TOS-1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때 접경지 전역에서 이미 포착됐다.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제2도시 하리코프 등지에서 TOS-1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온라인에 잇따라 올라왔다. 러시아군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한 짐속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제기됐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러시아군이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접경지 유치원과 민간인 대피 시설을 집속탄으로 타격해 어린이 1명 등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폭탄 1개 안에 또다른 폭탄이 들어가 있는 형태 무기다. 개방된 지형에서 다수 인명을 살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내부 소형 폭탄의 40%는 불발탄으로 남아 전쟁 이후에도 대인지뢰처럼 터져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유엔은 지난 2010년 공식적으로 ‘집속탄 사용 금지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106개국기 참여하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는 그 명단에 없다. 러시아가 진공폭탄·집속탄을 우크라이나 침공과정에서 사용했다는 직접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ICC는 러시아 전쟁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범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반인류 범죄가 자행됐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법원에 수사 개시 허가를 요청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 [우주를 보다] 화성의 선인장?…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희한한 광물

    [우주를 보다] 화성의 선인장?…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희한한 광물

    머나먼 붉은 행성에서 ‘호기심’을 해결 중인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표면에서 흥미로운 이미지를 촬영해 전송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샤프산 인근에서 탐사를 진행 중인 큐리오시티가 마치 작은 꽃이나 유기물처럼 보이는 물체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마치 모래에 덮힌 선인장처럼 보이는 이 물체는 광물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행성지질학자 아비게일 프레이먼 박사는 "과거에도 이같은 기이한 형태의 광물이 발견된 바 있다"면서 "아마도 황산염 성분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황산염은 보통 물이 증발하면서 그 주위에 형성되는데 이는 화성에 한 때 물이 흘렀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곧 고대 화성에 호수가 존재했으나 건조한 환경으로 바뀌면서 물이 증발해 현재에 이르렀다는 추론이다. 이 이미지는 지난 25일, 화성 시간으로 3397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으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에 큐리오시티가 팔 끝에 달린 카메라 ‘MAHLI’(Mars Hand Lens Imager)로 촬영했다.한편 올해로 10년 째 화성을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는 소형차만한 크기로 하루 200여m 움직이며 탐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메탄 등 유기물 분석자료를 확보하고 미생물이 살만한 조건인지를 조사해 왔다. 실제로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차별은 있다/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차별은 있다/소설가

    우리나라에서만 100만부가 넘게 팔린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60년대에 태어난 여성인 나의 경험이나 80년대에 태어난 여성의 경험에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약 20년의 세월 동안 경제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가 상당히 이루어졌음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소설 속 여성들은 큰 맥락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물론 소설의 내용을 모두 사실로 간주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완전한 허구로 볼 수도 없다. 소설의 기능은 징후를 읽어 내는 것이기도 하니까.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다. 경험한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응은 달랐다. 60년대생들 대부분은 남성 중심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어서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울분을 느껴도 ‘여자로 태어난 죄’로 체념하곤 했다. 성희롱을 ‘지나친 농담’ 정도로 넘기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생은 차별에 대해 사회적으로, 그리고 여성이라는 보편적 정체성을 가진 집단의 차원에서 대응하기 시작했다. 2016년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나 2018년에 정점을 이룬 미투 운동은 마치 없는 일인 양 숨겨져 있던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페미니즘 리부트라 불리는 이 시기에 남녀를 불문하고 지나간 언행과 현재의 언행 속에 여성 혐오의 기미가 있는지 점검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건을 접하고 이해할 때 당사자들의 성별과 자신의 성별을 예민하게 의식하게 됐다. 물론 이런 식의 긴장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 갈등과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우호적 중립지대’가 사라졌고, 서로에 대한 ‘혐오만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그러나 ‘우호적 중립’이란 기득권자인 남성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태도일 뿐이다. 지금 ‘불편’이라고 느끼는 것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상이 돼야 비로소 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력한 대선후보가 얼마 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다시 “차별이 없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 불평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말들이 오고 가는 이유는 개인적 불평등과 구조적 차별이 긴밀히 연관돼 있음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보면 성매매나 유흥업소 종사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현실, 여성은 누구나 쉽게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 구조적 차별이 견고하다는 증거다. 여가부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에 관련된 문제를 다룰 뿐 아니라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의 사회통합을 지원하면서 오랜 기간 현장을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이 다른 부처로 이관될 수는 있는지, 굳이 그렇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2022년은 82년생 세대보다 약 20년 뒤에 태어난 여성들이 20대 청년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가정에서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거나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다르게 대하는 경험을 상대적으로 적게 한 세대일 것이다. 앞선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기에 세상이 나아졌다고 믿고 싶다. 걱정스러운 건 정치적 주체로서의 20대 여성들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유의미한 변화를 얻기 위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여성들이 두려움 없이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청년 여성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 中외교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도 ‘침략’ 단어 한사코 거부

    中외교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도 ‘침략’ 단어 한사코 거부

    중국이 러시아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두고 ‘침략’, ‘침공’이라는 단어 사용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선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문제는 지난 24일 개최된 정례브리핑에서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외신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침략’, ‘침공’이라는 단어 사용을 거듭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기자 회견장에 있었던 AFP 소속 기자는 화춘잉 대변인에게 중국 당국이 러시아의 행동을 비판할 것인지를 거듭 질문했고, 이에 대해 그는 “왜 당신들은 항상 중국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내라고 요구하느냐”고 힐난하는 듯 반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항상 각국의 주권과 영토적 완전성에 대해 존중한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느끼는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더욱이 중국은 러시아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에도 러시아와의 무역을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는 유럽과 미국 등 총 30개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시사한 것과 정면에서 배치되는 행동이다.  중국 관세청은 지난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생산되는 밀과 옥수수 등의 수입을 이전과 한층 더 개방된 수준으로 수입량을 증대시키기로 결정했다. 앞서 중국은 러시아산 밀 수입의 경우 노보시비르스크 등 일부 지역 생산분으로 한정해왔던 것과 비교해 더 많은 양의 러시아산 밀수입을 허가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제재에 선을 긋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교역 강화를 통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간접 지원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헌법학자 왕톈청 박사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지만,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중국은 러시아 군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같은 일부 국제 단체에서 러시아 제재를 시도할 때, 중국이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왕 박사는 그 증거로 이달 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당일 시진핑 국가 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만남을 가졌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선언한 공동 성명서에는 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지속적인 확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러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의지를 지지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대만의 독립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중난하이에서 긴급 밀실 회의를 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당시 중국은 자국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러시아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분쟁이 종료될 경우 중국에게도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청샤오웅 박사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매우 미묘하고 복잡하다”면서 “러시아의 힘이 지나치게 강력해질 경우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러시아는 중국 공산당에 분명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현지 외신 기자들이 거듭 질문하자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가 아니다”면서 “강대국인 러시아가 결정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 ‘환향녀’ 슬픔 서린 붉은물엔 그 넋인가 백로 한 마리 서성이네 [김별아의 도시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환향녀’ 슬픔 서린 붉은물엔 그 넋인가 백로 한 마리 서성이네 [김별아의 도시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전관원터-성동구 왕십리로 189, 행당중학교 정문 왼쪽 보도 ■이태원터-용산구 두텁바위로 60, 용산고등학교 정문 오른쪽 보도 ■보제원터-동대문구 약령시로 2, 안암오거리 이화수전통육개장 앞 보도(우신향병원 방면 버스 101, 1017 등 정류장 옆) ■홍제원터-서대문구 통일로 416, 새마을금고 홍제2동지점 앞 보도 ‘천지는 만물이 쉬어 가는 여관’ 안 가는 것과 못 가는 것, 안 만나는 것과 못 만나는 것은 다르다. 코로나19로 도시와 나라, 심지어 사람끼리의 왕래조차 어려워지면서 나는 내가 타고난 ‘집순이’이자 ‘방콕족’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 가고 안 만나면 자족에 은둔이지만, 못 가고 못 만나는 것은 고립과 단절일 뿐이다. ‘코로나 블루’로 일컬어지는 시대의 우울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창졸간에 여행이 불가능하다시피 해진 탓이 아닐까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여행길이 막히니 여행의 의미를 알겠다. 여행이 없는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 새것을 접하지 못하면 갈등과 긴장은 없겠지만 동시에 설렘과 열망도 없다. 여행은 시간을 가장 조밀하게 쓰는 방법이다. 그래서 여행하는 사람은 같은 수명을 살아도 더 오래, 더 깊이 산 셈일지 모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단 한 페이지만 읽은 책과 같을지니. “천지는 만물이 쉬어 가는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을 지나는 나그네라!” 이백의 시구를 흥얼거리며 나그네의 쉼터를 찾아 여행길에 나선다. 뻔하디뻔한 도시를 쏘다니는 게 무슨 여행이냐고 핀잔할지 모르지만 삭막한 거리라도 상상을 더해 걸으면 만물의 여관을 유람하는 시간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오버’하지는 않으련다. 지난달 2020년 2월 기준 320개라고 밝혔던 서울 시내 표석 개수를 2021년 7월 기준 322개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그새 표석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돌덩이 앞에서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반가운 한편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답사 팀까지 꾸려서 볼거리일까 싶은 생각에 걱정스럽다. 문화유적 답사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함께 등장한 여러 가지 문화 활동 가운데 하나일진대, 내 좁은 소견으로는 표석은 찾아다니며 ‘배우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싶다. 서울역 근방에 사는 동생에게 김장김치를 가져다주러 갔다가 ‘이태원 터’ 표석을 보러 갔다. ‘이태원 터’ 표석은 4호선 숙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500여m 떨어진 용산고 교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이태원 터: 조선시대 일반 길손이 머물 수 있던 서울 근교 네 숙소의 한 곳’ 용산고라면 허재 선수를 배출한 농구 명문인 줄만 알았는데 교문 앞에 1988년에 설치한 표석이 있는 줄 몰랐다. 현 이태원동과 옛 이태원 터가 약 2㎞의 간격을 두고 있기에 수없이 오가도 헷갈릴 만하다. 하필이면 내가 김치통을 짊어지고 거슬러 온 과천~동작진~서빙고~이태원(터)이 영남대로를 통해 한양으로 진입하는 경로다.‘보제원 터’는 다른 것들과 달리 어렵게 찾았다. 6호선 안암역 3번 출구 하나은행 안암동 지점 앞이라는 설명만 보고 갔다가 표석을 찾지 못해 안암오거리 일대를 뱅글뱅글 돌았다. 때마침 기온이 급강하해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는 잠깐에도 손가락이 곱았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 옛사람들도 춥고 배고프고 뉘엿뉘엿 해가 지는데 낯선 길에 원을 찾지 못하면 이런 심정이었을까? 터덜터덜 걷노라니 은행으로부터 건널목 서넛을 건넌 지점에서 ‘보제원 터’ 표석이 짓궂은 장난꾼처럼 불쑥 나타났다. ‘보제원 터: 1393년-1895년 여행자의 무료 숙박과 병자에 약을 주던 곳’ 주소가 ‘약령시로’이고, 설치자인지 기증자인지 모르겠지만 표석 지지대에 ‘경동한약상가번영회’가 새겨져 있다. 4대 원 가운데 병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했던 보제원이 경동약령시와 이어진다는 선명한 증거다. 헤매다 찾아서 반갑고 과거와 현재가 조우하는 모습이 미쁘다. 그런데, 아뿔싸! ‘전관원 터’ 표석은 쓰레기 자루의 지지대로 쓰이더니, ‘보제원 터’ 표석 옆에는 아예 가로 쓰레기통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2007년께 찍은 사진에는 표석 옆에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는데 철거하고 세운 것이 하필 쓰레기통이라니 섭섭하고 속상하다. 부디 동대문구에서 ‘보제원 터’ 표석을 보도에 튀어나온 돌덩이로만 취급하지는 말아 주길 바랄 뿐이다. 숨 가쁘게 돌아본 전관원, 이태원, 보제원 터와 달리 ‘홍제원 터’는 깊은 호흡으로 찾았다.‘홍제원 터: 여기서 약 50m 골목 안 홍제동 138번지 일원은 홍제원(1394-1895) 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새마을금고 홍제2지점 앞 보도에 표석이 있다. 홍제원은 표석으로부터 골목으로 100m쯤 들어가 추어탕 식당 옆 빌라와 그 앞 도로에 자리했다. 남의 집 앞이라 사진을 찍으며 어슬렁거리기도 뭣하고 별다른 감흥도 일어나지 않는다. 호랑이와 산적이 출몰했던 의주대로의 홍제원은 홍제교 그리고 홍제천의 이야기를 통해 의미가 더해진다. 지도에서 찾으면 나오는 홍제교는 옛 홍제교가 아니다. 다리 초입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도 ‘유진상가 다리 앞’이다. 1970년 대전차 방호기지이자 최초의 주상복합으로 지어진 유진상가의 영광과 쇠락에 대해서는 지면이 좁아서 쓸 수 없으니 아쉬울 뿐이다. 우연이었다. 지금의 홍제교에서 홍제견인차량보관소 앞에 있는 ‘홍제교 터’ 표석을 찾아가기 위해 홍제천을 기웃거리다 ‘열린 홍제천길’이라는 현수판을 발견했다. 막연히 산책로일 거라 생각하고 홀리듯 빨려 들어갔다가 뜻밖의 풍경과 마주쳤다. 복개된 홍제천의 유진상가 지하 구간은 50년 동안 통제됐다가 2020년 개방됐는데, 그중 250m 구간이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때마침 추운 날씨에 산책객도 없어서 미술관을 전세 낸 셈이 됐다. 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갔다가 이상한 나라를 발견한 앨리스처럼 뜻밖의 행운에 어안이 벙벙한 채로 물 위의 미술관을 관람했다. 설치 미술, 조명 예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 유진상가 지하 100여개의 기둥들 사이로 8개의 작품들이 펼쳐져 있다. ‘온기’(溫氣)라는 작품을 보노라니, 제목과 다르게 갑자기 오싹해졌다. 이곳 홍제천은 ‘환향녀’의 무섭고 슬픈 역사와 함께한다. 고려는 원나라의 압력으로, 조선은 명나라의 요구에 따라 수십 수백 년간 공녀(貢女), 즉 여자들을 바쳤다.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로 끌려간 피로인(被擄人)은 최명길의 어림수로도 50만(정약용에 의하면 60만)에 달하는데, 그중 협상·탈출·매매 등으로 돌아온 이들 가운데 여자들을 ‘환향녀’라 불렀다.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정절을 잃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고 소박맞거나 자살(당)한 여인들이 숱하니, 급기야 나라에서 홍제천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 ‘몸을 더럽힌 것’을 용서하기로 했다나 어쨌다나. 징검다리에 올라 42개의 기둥 사이로 명멸하는 붉고 푸른빛을 보노라니, 아프다. 일렁이는 빛줄기가 300여년 전 그녀들의 절규와 통곡처럼 폐부를 찌른다. 거친 돌멩이로 살갗이 벗겨져라 맨살을 문지른 ‘화냥년’들은 깨끗해졌을까? 애초에 그녀들이 더럽힌 것은 무엇일까? 때마침 무리에서 외떨어진 백로 한 마리가 살얼음 낀 홍제천을 서성이다가 가슴을 움켜쥔 채 서 있는 나를 외틀어 본다. “혹시, 당신인가요?” 행여 떠나지 못한 넋인가 하여 말을 건네니 별 싱거운 인간 다 보겠다 싶은지 훌쩍 날아간다. 그 하얀 날갯짓이 한없이 무구하다.(끝) 소설가
  • [김동률의 아포리즘] 고종의 길, 망국의 길/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고종의 길, 망국의 길/서강대 교수(매체경영)

    당신은 고종의 재위 기간을 아시는가. 가끔 강의실에서 고종의 재위 기간을 물어보면 대부분 10년 안팎으로 답한다. 4~5년에서부터 길어야 10년 정도라는 것이다. 이해가 간다. 왕조가 망하던 격동기 군주를 감안한 대답일 것이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그는 무려 44년간 군주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스스로 자신의 오랜 재위 기간을 축하하는 기념비도 세웠다. 광화문 네거리 칭경비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격동기에 어떻게 오랜 세월 자리를 꿰차고 있었을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오로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종묘사직, 조선 민중의 안위, 행복은 관심 밖이었다. 자신이 지닌 부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면 일본에, 때로는 중국에, 가끔은 러시아에 붙었다. 이런 부단한 노력 덕분에 44년간 왕 자리를 보전하게 된다. 조선왕조 500여년 중 영조, 숙종에 이어 세 번째로 길다. 그에 대한 증언은 넘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잘한 것은 자신의 공으로, 잘못은 모두 남 탓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자신에게 다산 정약용과 같은 충신이 없음을 개탄했다. 그래서 1883년(고종 20년) 어명으로 다산의 ‘여유당전서’를 정밀 필사케 했다. 그러나 다산을 높이 평가했지만 행동은 정반대였다. 평생을 현실감 없이 착각 속에서 살았다. 이는 망국 후 자결했던 매천 황헌의 ‘매천야록’에 소상하게 나와 있다. “자신이 웅대한 지략과 불세출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며…”라고 기술돼 있다. 고종은 메이지유신으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을 몹시 부러워하면서도 권력을 잃는 입헌군주제는 원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극히 무능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진영의 특권만 챙긴 인물이다. 그런 고종을 빼어난 인물이라고 잊혀질 만하면 미화하는 주장도 있다. 식민사관이다. 격변기에 나름 잘 대응했다는 것이다. 망국의 책임도 고종에게 전가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당찮은 주장이다. 500년 왕조가 허망하게 망한 책임은 고종에게 있다.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실체적 진실이다. 같은 시기에 근대화에 성공한 메이지유신을 보면 답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고종과 메이지 일본왕은 같은 해 태어났지만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오늘 덕수궁 뒷길을 걸으니 온갖 생각이 든다. 아관파천, 1896년 고종이 일제 감시를 피해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도망갔던 길이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총 120m의 길. 그는 그날 러시아에 오로지 자신의 자리를 구걸하기 위해 내달린 것이다. 그런 치욕의 길을 ‘고종의 길’로 조성해 떠들썩하게 미화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의도가 궁금하다. 고종의 저열한 권력집착증에 조선은 나아갈 방향조차 잃었다. 광화문 네거리 칭경비는 고종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인물인지를 증거해 준다. 1902년 자신의 즉위 40년을 축하하기 위해 세웠다. 당시 돈으로 100만원 들었다. 그해 국가예산이 800여만원이었으니 예산의 8분의1이 잔치 비용으로 들어간 것이다. 열강의 탐욕은 더해 가고 나라는 백척간두에 섰지만 고종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제국의 화려했던 마지막 잔치가 끝나고 3년 뒤 조선은 사실상 망했다(을사보호조약). 어두운 비각 안에 웅크리고 있는 칭경비를 보면 한없는 분노를 느낀다. 무능한 지도자 탓에 망국의 선조들이 당한 고초를 생각하면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는 서울시민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오늘 칭경비를 보면서 어리석고 우유부단한 지도자에게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연민마저도 아끼고 싶은 심정이 든다. 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고종의 길은 없다. 고종의 길은 망국의 길일 뿐이다.
  • 비동의 강간죄 공약 4인 4색… “페미 반작용에 이대남 눈치만 봐”

    비동의 강간죄 공약 4인 4색… “페미 반작용에 이대남 눈치만 봐”

    대통령 선거 국면에 젠더 공약이 실종된 속에서도 ‘비동의 강간죄’에 관한 구체적 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8년 ‘미투’ 운동 이래 20대 국회 원내 모든 정당이 발의할 만큼 뜨거운 이슈였지만, 14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에서 관련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 28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최근 후보들에게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동의 강간죄’를 바라보는 대선후보들의 입장은 첨예하게 나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제도화를 공약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비동의 강간죄 대신 성범죄 무고죄 신설을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도입을 얘기하다가 공식 철회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 계류 중 강간죄를 규정한 형법 제297조는 이렇게 돼 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대법원 판례 역시 강간죄로 처벌하려면 가해자의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이거나 ‘항거가 현저히 곤란한 정도’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폭행이나 협박만 없으면 강간이 아닌 것인가. ‘항거가 불가능할 정도’로 저항을 하지 않은 피해자는 피해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일까. 폭행이나 협박 없이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관계를 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단 말인가. 이런 고민 때문에 등장한 개념이 폭행·협박 여부가 아니라 ‘동의 여부’로 강간죄를 재구성하는 ‘비동의 간음죄’다. 이미 국제형사재판소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선 동의 여부를 기준으로 강간죄를 판단하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나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비동의 강간죄에 관한 대선후보들 입장은 ‘4인 4색’이다. 제도화를 공약한 심 후보는 지난해 11월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 콘서트에서 “비동의 강간죄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폭력 사회를 근절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 원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정반대 입장이다. 그는 비동의 강간죄 대신 성폭력 무고죄 강화를 공약했다. 형법 제156조에 있는 무고죄에 더해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에 처벌 조항을 신설해 가중 처벌하겠다는 내용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11월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얘기했지만 지난 8일 말을 바꿨다. 이날 안 후보는 청년 서포터스 발대식에서 “여러 청년들과 함께 논의를 한 결과 생각지도 못했던 몇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했다”며 “(공약) 철회를 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계없이, 비동의 강간죄 찬반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주요 이슈로 언급되기도 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 철회’를 발표하기 닷새 전인 지난 1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는 비동의 간음죄에 찬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2030세대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 반대”라며 “이런 분하고 정책적 단일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선거공학적 단일화를 한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비동의 강간죄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 선대위 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약에 들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백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이 법안으로 발의한 바 있다. 논의 과정을 거쳐 국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시절에는 발의” 비동의 강간죄 논의는 2018년 ‘미투’ 운동으로 위계에 의한 성범죄 논의와 함께 본격화됐다. 20대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등 5개 원내 정당이 모두 비동의 강간죄를 발의했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미투’ 여론이 비등할 때는 제도화에 힘이 실렸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구체적 논의 없이 ‘네 편 내 편’을 나누는 잣대로만 기능하고 있다. 페미니즘 ‘백래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소위 ‘이대남’ 눈치 보기에만 매달린 탓이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국민의힘은 민주당 권력형 성폭력을 규탄하면서도 폭행·협박 기준을 바꾸는 입법 과제는 버리고 오히려 성폭력 무고죄를 강화하겠다고 한다”며 “민주당도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공약에서 누락해 견제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변호를 맡아 온 서혜진 변호사는 “반성폭력 역사에서 너무나 중요한 문제임에도 정치권에서 기득권을 형성한 이들이 여야 모두 중·장년 남성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사소한 문제로 취급받는다”며 “상호 동의에 기반한 성관계가 아닌 동의 없이 이뤄진 성관계를 기본값으로 보고, ‘꽃뱀’ 등의 논의가 먹혀들면서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입장에 훨씬 더 쉽게 감정 이입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외선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우선” 국회에서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 낡은 법조항과 시대변화 사이에 괴리가 커지고 있다. 개별 판결마다 오락가락하는 일도 발생한다. 상고심 끝에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도 1심에선 ‘위력 행사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결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펴낸 이슈페이퍼에서 “독일·영국 등의 해외 입법례에서는 폭행·협박이 아닌 피해자 동의에 기반한 성폭력 범죄의 입법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적었다. 서 변호사는 “대선이 정책적인 얘기를 해 볼 수 있는 좋은 장인데 그런 기회 자체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단독] ‘피해자답지 않다’ 무고 몰아간 검찰…피해자 무죄 확정

    [단독] ‘피해자답지 않다’ 무고 몰아간 검찰…피해자 무죄 확정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조사한 검찰이 가해자는 불기소한 반면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기소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피해자의 대처는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피해자다움을 배척했다. 이 판결은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는 지난달 27일 직장 상사인 A씨를 무고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검찰은 상소기한인 지난 3일까지 상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가해자 불기소한 날 피해자 기소 피해자는 2019년 10월 A씨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했다면서 같은 해 12월 A씨를 준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2020년 8월 A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A씨가 성폭행을 시도했던 날 A씨와 피해자가 회사에 출근해 메신저로 주고받은 대화 내역에서 “B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제출한 녹취록을 근거로 A씨의 성폭행 시도 이전에 있었던 성관계가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당 녹취록은 A씨가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기 전에 녹음을 시작한 자료다. 1심 “가해자 진술 믿기 어렵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A씨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한 날 B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5월 결심공판에서는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피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호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A씨가 제출한 녹음파일 일부가 삭제된 점 등을 언급하며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고 봤다. 또 “A씨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충분하고, 실제로 그 진술 내용에 허위가 많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피해자의 직장 상사인 점, 성폭력 피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짐으로써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점 등을 들어 “성폭력 피해자로서 전형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단정해 피해 주장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심 “피해자 진술 구체적이고 일관돼”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가 자발적으로 A씨 집에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녹음했고 그 이후에는 의도적으로 녹음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했지만, 정작 B씨가 먼저 A씨 집에 가자고 말한 내용은 녹음돼 있지 않아 녹음하게 된 동기에 대한 A씨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A씨의 성폭행 시도가 있었던 시간대에 있었던 피해자와의 대화 내용도 삭제 전 녹음파일을 통해 들었다는 A씨 진술에 대해 “녹음이 종료한 시간 이후에 B씨와 나눈 대화 녹음을 들었다는 A씨 진술은 객관적 정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재판부는 “B씨의 진술이 비교적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는 점, B씨의 진술과 배치되는 객관적인 정황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진술만으로 B씨가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이 적극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B씨가 주취 영향으로 A씨의 성폭행 시도 이전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성폭행 시도 이전에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B씨에게 무고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사기관, 성인지 관점 필요”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수사기관이 성폭력 피해자를 피의자로 만든 것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피해 유발 행위”라면서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통념에 기반한 수사기관의 결정이 피해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이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는 수사기관의 성인지적 관점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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