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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낸시 그레이스 로먼 망원경, 빅뱅에서 남은 작은 블랙홀 탐색한다 [이광식의 천문학+]

    낸시 그레이스 로먼 망원경, 빅뱅에서 남은 작은 블랙홀 탐색한다 [이광식의 천문학+]

    “만약 우리가 그것들을 발견한다면 이론물리학 분야를 뒤흔드는 대사건이 될 것이다.” ​블랙홀 주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를 축하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차세대 주요 천문 장비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빅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작은 블랙홀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2026년 발사 예정인 우주망원경으로, 관측 파장은 가시광선과 적외선이다. 약 2.4m의 주경을 장착하고 있으며, 288 메가 픽셀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는 허블 망원경 뛰어넘는 수준이다. 초점도 허블 망원경보다 더 잘 맞추어진다. 하지만 구경 크기는 2.4m으로 똑같다. ​블랙홀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태양 질량의 수십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항성 질량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우주 괴물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심지어 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은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주변을 지배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우주에는 지구 정도의 질량을 가진 깃털처럼 가벼운 블랙홀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이론을 내세운다. 이 블랙홀은 잠재적으로 큰 소행성만큼 작은 질량을 가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또한 그러한 블랙홀이 약 138억 년 전 태초부터 존재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원시 블랙홀’이라고 명명된 이 블랙홀은 지금까진 순전히 이론상의 존재이긴 하지만, 2026년 말 발사 예정인 로먼 망원경이 이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구 질량의 원시 블랙홀 집단을 탐지하는 것은 천문학과 입자물리학 모두에 놀라운 진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물체는 알려진 물리적 과정에 의해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윌리엄 드로코 캘리포니아 대 산타크루즈 박사후 연구원은 설명한다. 팀을 이끌었던 그는 로먼이 이 고대의 작은 블랙홀 사냥에 나선 것에 대해 성명에서 “만약 우리가 그것을 발견한다면 이론물리학 분야를 뒤흔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지평선에는 질량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가장 작은 블랙홀은 항성질량 블랙홀로, 거대한 별의 핵융합에 필요한 연료가 고갈될 때 생성된다. 이러한 융합이 중단되면 별들은 자체 중력으로 붕괴된다. 일반적으로 별이 항성질량 블랙홀을 남기는 데 필요한 최소 질량은 태양 질량의 8배다. 더 가벼우면 별은 중성자별이나 그을린 백색왜성으로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우주 탄생 당시의 조건은 현재의 조건과 매우 달랐다. 우주가 뜨겁고 밀도가 높으며 격동적인 상태에 있었을 때 훨씬 더 작은 물질 덩어리가 붕괴되어 블랙홀이 탄생했을 수도 있다. ​모든 블랙홀은 ‘사건 지평선’이라고 불리는 외부 경계에서 ‘시작’된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빛조차도 중력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곧, 빛도 탈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건 지평선이 블랙홀의 중심 특이점, 즉 모든 물리법칙이 무너지는 무한 밀도 지점으로부터의 거리는 블랙홀의 질량에 의해 결정된다. ​즉, 질량이 태양의 약 24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 M87*의 사건 지평선은 지름이 약 248억km인 반면, 태양 30개의 질량인 항성질량 블랙홀은 폭이 약 177km에 불과한 사건 지평선을 갖게 된다. 반면에 지구 질량의 원시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이 동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소행성 질량을 지닌 원시 블랙홀은 양성자보다 폭이 작은 사건 지평선을 갖게 된다.원시 블랙홀의 개념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우주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초기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원시 블랙홀이 탄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면서(우주에서는 빛보다 빠른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공간 자체는 그럴 수 있다), 과학자들은 주변보다 밀도가 높은 지역이 붕괴되어 소질량 블랙홀이 탄생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들이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원시 블랙홀의 개념을 지지하지 않는데, 이는 스티븐 호킹 때문이다. 블랙홀도 죽는가? 스티븐 호킹의 가장 혁명적인 이론 중 하나는 블랙홀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 위대한 물리학자는 블랙홀이 열 복사의 한 형태로 질량을 블랙홀 외부로 ‘누출’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개념은 나중에 그의 이름을 따서 ‘호킹 복사’라고 명명되었다. ​블랙홀은 호킹 복사를 누출하면서 질량을 잃고 결국 폭발한다. 블랙홀의 질량이 작을수록 호킹 복사가 더 빨리 일어난다. 이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경우 이 과정이 우주의 수명보다 오래 걸릴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작은 블랙홀은 훨씬 더 빠르게 누출되므로 훨씬 더 빨리 죽어야 한다. ​따라서 원시 블랙홀이 어떻게 “펑” 하지 않고 138억 년 동안 떠돌 수 있었는지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로먼이 만약 이러한 우주 화석을 발견한다면 물리학의 많은 부분이 뒤바뀌게 될 것이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볼티모어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천문학자 카일라시 사후는 성명에서 “은하 형성부터 우주의 암흑물질 함량, 우주 역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며, 천문학자들에게는 많은 설득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시 블랙홀을 탐지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이 구역은 사건 지평선에 둘러싸여 있으며, 빛을 방출하거나 반사하지 않는다. 즉, 이를 탐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알려진 중력이론에서 개발한 원리를 사용하는 길뿐이다. 아인슈타인에게 도움 받기 일반 상대성 이론은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시공간’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4차원 실체로 통합된 공간과 시간의 구조 자체에 곡률을 일으킨다고 예측한다. 배경 광원의 빛이 왜곡된 시공간을 통과하면 경로가 구부러진다. 빛이 통과하는 렌즈 물체에 가까울수록 경로가 더 많이 구부러진다. 이는 동일한 물체의 빛이 서로 다른 시간에 망원경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을 중력렌즈라고 한다. ​중력렌즈의 영향을 받는 물체가 은하처럼 엄청나게 거대할 때 배경 소스는 겉보기 위치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심지어 동일한 이미지의 여러 위치에 나타날 수도 있다. 렌즈 효과를 받는 물체가 원시 블랙홀처럼 질량이 더 작다면 렌즈 효과는 더 작아지지만, 감지할 수 있는 배경 광원이 밝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 렌즈(Microlensing)라는 효과다.​현재 마이크로 렌즈는 떠돌이 행성이나 모항성 없이 은하수를 떠다니는 천체를 탐지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것은 이론상보다 더 많은 지구 질량의 떠돌이 천체들의 개수를 파악하고 있다. 모델은 실제로 예측한다. 이 패턴을 통해 과학자들은 로먼이 지구 질량의 떠돌이 행성에 대한 탐지를 10배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물체가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지구 질량 천체 중 일부가 실제로 원시 블랙홀일 수도 있다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드로코는 “사례별로 지구 질량 블랙홀과 악성 행성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하면서 “로먼은 통계적으로 두 가지를 구별하는 데 매우 강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후는 “이것은 로먼이 행성을 검색하면서 이미 얻게 될 데이터를 사용하여 추가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의 흥미로운 예”라고 설명하면서 “과학자들이 지구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든 못 찾든 그 결과는 흥미롭다. 두 경우 모두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의 연구는 지난 1월 ‘물리학 리뷰 D’에 게재되었다.
  • 정부, 법원에 ‘의대 증원’ 자료 제출…이르면 17일 판단 나올 듯

    정부, 법원에 ‘의대 증원’ 자료 제출…이르면 17일 판단 나올 듯

    의사인력전문위 회의록과의대정원 배정위 정리 내용 제출의료계·정부 “내용 당분간 공개 안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근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주 안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배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정부는 10일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지난달 30일 심문기일에서 “최초의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왔는지, 배분은 조사를 제대로 하고 한 것인지 최초 회의자료·회의록 등을 제출해 달라”고 정부 측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각계가 참여해 의대증원 문제를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과 속기록을 제출했다. 교육부의 의대정원 배정위원회는 법정위원회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어 주요 내용을 정리한 회의 결과를 냈다. 이미 회의록에 준하는 내용이 일반에 공개됐다고 정부가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와의 ‘의료현안협의체’ 관련 자료도 함께 제출됐다. 의료계 측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반박 준비를 위해 자료 내용은 당분간 공개하지 않겠다”며 “반박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후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비밀로 할 이유는 없지만 재판 중인 상황에서 공개해 여론전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판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당장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정부 측이 제출한 자료와 기존 제출된 증거, 각종 의견서 등을 종합해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재판부에는 양측의 의견서뿐 아니라 증원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와 의대학장·학생협회·학부모 등의 탄원서도 도착했다. 한편 이 사건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했다.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각 대학의 학장이며, 이 사건의 신청인인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은 의대 증원·배정 처분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측면에서다. 반면 항고심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심문에서 “원고(신청인)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국가의 결정은 사법적으로 심사·통제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이 있다”며 여지를 뒀다. 만일 재판부가 신청인 적격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구체적으로 집행정지가 필요한지 여부를 심리해 인용·기각 결정을 하게 된다. 재판부가 정부 측에 “10일까지 (증원 근거를) 제출하면 그 다음주에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늦어도 17일까지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대선 후보 이재명’ 지지 ‘안부수’ 무죄…“지지하자”가 아닌 것도 이유

    ‘대선 후보 이재명’ 지지 ‘안부수’ 무죄…“지지하자”가 아닌 것도 이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한 제20대 대선에서 불법 사조직을 만들어 이 후보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관계자들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최석진)는 9일 공직선거법 위반(유사 기관의 설치 금지) 등 혐의로 기소된 안 회장과 아태협 충청지역 여성분과위원장인 A(62)씨 등 5명에게 “창립총회 포럼 설립 경위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선거운동 모임을 한 것은 맞지만 인터넷 대화방에서 지지 활동한 것에 그쳤고 창립총회 외에 추가로 활동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전에도 허용되지만 창립총회라는 오프라인 모임은 문제가 된다”고 전제하고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선거운동을 했는지가 관건이지만 헌법재판소 등의 판례 등을 비춰 보면 오프라인 모임이라도 인터넷 활동에 수반되는 별도 모임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 발언을 했다는 진술이 있지만 어떤 진술인지 명확하지 않고 ‘지지하자’가 아니라 ‘지지하고 있다’ 정도로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 모두 지지 발언을 했다거나 그런 분위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포럼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과 A씨 등은 2022년 1월 이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사조직을 만들어 대전·충청 지역 선거 운동을 담당하기로 모의하고 같은 달 26일 대전 유성구에서 발대식을 열어 참석자들에게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 회장이 아태협 충청포럼 설립 등 불법 선거운동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보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A씨 등 2명에게 징역 10개월, 나머지 2명에게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었다. 한편 안 회장은 이른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의 피고인으로도 구속 기소됐으나 법원이 보석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석방됐다.
  • “‘딩크족’이라던 전남편, 상간녀 있었다”…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딩크족’이라던 전남편, 상간녀 있었다”…위자료 청구 가능할까

    ‘딩크족’이라며 부부관계도 멀리하던 남편과 협의이혼 후 상간녀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이를 원하는 아내와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는 남편의 사연이 소개됐다. 부부관계도 피하던 남편, 상간녀 있었다 연애 결혼 2년 차라는 A씨는 “저는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지만 남편은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 딩크족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며 “그 때문인지 남편은 부부관계도 멀리했고 저와 대화도 꺼렸다”고 말했다. 저출산 흐름 중 하나인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은 부부 모두 경제활동에 참여하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아이를 갖고 싶었던 A씨는 결국 남편과 협의이혼을 했다. A씨는 “신혼 전셋집을 구할 때 남편 명의로 대출을 많이 받았기에 재산분할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몇 달이 지난 뒤 A씨는 남편의 소셜미디어(SNS)를 보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이 애인과 1주년 기념일을 챙기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A씨는 “저와 이혼하기 전에 이미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큰 배신감이 들었다”며 “남편과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협의이혼 했어도 위자료 청구 가능” 이에 조윤용 변호사는 “우리 법원 판례로는 협의이혼으로 혼인 관계가 해소됐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받은 정신상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따라서 A씨는 전 배우자와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며 “전 배우자와 상간녀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므로 가정법원에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위자료 청구의 경우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하고, 협의이혼 당시 이 건과 관련해서 위자료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혼인 중에 이뤄진 부정행위에 대해 대부분 상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고 있다”며 “A씨가 위자료를 받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거 확보에 대해서는 “SNS에 남편이 상간녀와 1주년 기념일을 올린 내용도 증거가 될 수 있으며, 날짜 특정이 가능해 혼인 기간 중 만나온 것이 드러난다면 그 자체로 좋은 증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추가로 “두 사람의 출입국 기록을 사실조회를 통해 알아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증거로 확보하거나, 금융거래 정보 신청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금전거래 내용 등을 증거로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김혜경 법카 유용’ 제보자 녹음에 삼자간 대화있나…재판부 비공개 판단키로

    ‘김혜경 법카 유용’ 제보자 녹음에 삼자간 대화있나…재판부 비공개 판단키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가 증거로 낸 녹음파일 내용이 통신비밀보호법이 제한하고 있는 삼자간 대화인지 여부를 재판부가 판단하기로 했다.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 박정호)는 8일 진행된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5차 공판기일을 비공개 준비기일로 회부하고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의 녹음파일 내용 일부를 직접 재생하기로 했다. 조씨는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2021년 3월부터 7개월간 김씨의 측근이자 상급자였던 당시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그는 배씨가 자신에게 갑질했다는 이유로 녹음했는데, 이후 김씨 등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 중 하나로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그가 제출한 녹음파일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제보자 조씨 본인과 배씨의 전화통화 녹음, 또 다른 하나는 배씨와 대화 내용이며, 나머지 하나는 조씨와 배씨 그리고 또 다른 인물이 참여한 대화 내용이다. 대화 내용 대부분이 배씨가 조씨에게 음식 배달 및 결제 방법 등 김씨에 대한 사적인 일을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라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검찰은 김씨의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사실인 국회의원 배우자 등에게 10만 4천원 상당의 식사비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해 제공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씨 측 변호인은 조씨의 녹음파일은 위법수집 증거이기 때문에 이 재판에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씨와 배씨 등 대화 당사자뿐만 아니라 제3자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이 다수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있는데, 제보자 녹음파일에는 제보자와 배씨 외 또 다른 인물의 목소리까지 녹음되어 있어 위법하다는 취지다. 따라서 변호인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사가 문제의 녹음파일을 증인에게 제시하며 질문하는 것 또한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재판부는 원활한 증인신문을 위해 이날 문제의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 ‘타인’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조씨와 배씨의 대화 참여자로 봐야 하는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박 부장판사는 “당장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타인 간 대화인지 확인하기 위한 증거능력 부여 예비 심사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이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 판단에 따라 앞으로 검찰이 증인신문 과정에서 제시할 수 있는 제보자 녹음 파일 범위가 제한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던 배씨는 개인적 이유로 불출석해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배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 기일인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 [포착] 공대공 미사일까지 장착했네…우크라 해상드론의 진화

    [포착] 공대공 미사일까지 장착했네…우크라 해상드론의 진화

    러시아 해군의 함선을 연이어 파괴하며 톡톡한 전과를 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해상드론이 이제는 미사일까지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 군사전문매체 더워존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군의 무인수상정(USV)에 열추적 공대공 미사일이 장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역사상 첫 드론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드론은 육해공에서 가성비 높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크라이나 국영기업이 개발한 USV인 ‘마구라 V5’가 유명한데, 정찰과 감시는 물론 폭탄을 싣고가 러시아 군함에 자폭하며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우크라이나의 USV가 미사일까지 장착했다는 사실은 지난 6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해당 영상을 보면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의 USV를 발견한 러시아군이 Ka-27 헬기에서 총격을 가하며 결국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눈길을 끈 것은 해당 USV에 두 발의 미사일이 장착된 것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R-73(NATO명·AA-11 Archer)으로 단거리 열추적 공대공 미사일이라고 밝혔다.또한 해당 USV에 총 2발이 탑재되었으며, 이중 한 발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대해 더워존은 “이는 해상드론이 R-73 미사일로 무장한 최초의 증거”라면서 “다만 새롭게 추가된 미사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얼마나 실용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USV를 대표하는 마구라 V5는 원격으로 제어되며 정찰 및 감시 임무에도 사용된다. 최소 300㎏이 넘는 폭발물을 싣고 최고 80㎞/h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공격 범위는 800㎞에 달한다. 특히 사실상 해군이 없는 우크라이나군은 USV를 통해 20대 이상의 러시아 군함을 파괴했는데, 이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3분의 1이 무력화된 것을 의미한다.
  • 티라노사우루스는 교활한 도살자? 둔하고 식탐 많은 포식자! [달콤한 사이언스]

    티라노사우루스는 교활한 도살자? 둔하고 식탐 많은 포식자!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 월드’ 같은 영화에 등장하는 중생대 백악기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매우 영리한 육식 공룡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공룡은 현재 파충류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었을 뿐, 원숭이만큼의 수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독일, 체코, 캐나다, 스페인, 미국, 오스트리아, 영국 7개국 공동 연구팀이 공룡의 뇌 크기와 구조를 재분석한 결과 공룡, 특히 티라노사우루스는 악어나 도마뱀처럼 행동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대 세포생물학 연구소, 체코 프라하 체코 생명과학대 야생 생물학과, 캐나다 앨버타대 생명과학과,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유대,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 자연사박물관, 위스콘신 카르타고대 생물학과, 메릴랜드대 지리학과, 워싱턴 국립자연사박물관, 오스트리아 빈 대학, 영국 에든버러대 지구과학부,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부, 사우샘프턴대 생명과학부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해부학적 기록’(The Anatomical Record) 4월 29일 자에 실렸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 중에는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공룡의 뉴런 수는 매우 많았으며, 생각보다 훨씬 지능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있었다. 이런 많은 뉴런 수로 인해 일부 습관은 원숭이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문화적 지식 전달, 도구 사용 등도 티라노사우루스 집단의 특징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팀은 공룡 화석을 바탕으로 뇌의 크기와 뉴런 수를 예측하고, 행동과 생활 방식을 추론한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들을 재검토했다. 공룡 뇌에 대한 정보는 두개골 안쪽을 뜬 틀인 ‘엔도캐스트’를 통해 뇌의 모양과 크기를 측정했다.그 결과, 공룡의 전뇌 크기가 지금까지 과대 평가됐으며, 뉴런 수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뉴런 수 추정치가 지능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 연구를 이끈 카이 카스퍼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대 교수(유기체 생물학)는 “공룡처럼 멸종한 동물의 지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신경세포 수 추정치만 의존하지 말고 골격학, 뼈 조직학, 현재 남아있는 진화한 친척 동물, 화석, 발자국 등 다양한 증거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스퍼 교수는 “뉴런 수로만 인지능력을 파악할 경우, 매우 잘못된 해석으로 유도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교신 저자인 크리스티안 구티에레즈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는 “영화나 소설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개코원숭이만큼 똑똑했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계속 제시하며 상상력을 자극한다”라면서 “그렇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공룡은 원숭이에도 못 미치는 그저 똑똑한 거대한 악어 수준임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나이 들수록 친구가 필요한 이유, 알고 보니…[사이언스 브런치]

    나이 들수록 친구가 필요한 이유, 알고 보니…[사이언스 브런치]

    10대나 20대 초반까지는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친구 사귀기도 쉽다. 오히려 지나친 대인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중년을 지나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어린 시절 친했던 친구들과도 점점 멀어져 주변에 친구가 거의 없다고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실제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성년기에 접어들고 노년기에 친구가 가장 적어 극심한 외로움을 겪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공동 연구팀은 성인기의 외로움은 U자형 패턴을 따른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막 성년기에 접어든 사람과 노년기에 가장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정신과학’ 5월 1일 자에 게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관계 부족으로 인한 외로움은 매일 흡연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연구팀은 영국,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호주, 이스라엘 등에서 수행된 9개 종단 분석 결과를 메타 분석했다. 메타 분석에 활용된 데이터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자료들로 감염병 같은 특수한 상황이 간여하지 않은 일반적 상황에 확보된 것들이다. 연구팀은 특히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나이와 고립감이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메타 분석 결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연령대는 청장년기, 노년기였으며, 교육 수준이나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또 이혼했거나 사별한 사람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적, 정신적 건강도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이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이유는 취업이나 진학 등 삶의 전환기에 놓여 학창 시절에 비해 관계 맺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반면 중년기에 외로움을 덜 느끼는 이유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자리 잡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중년기에는 기혼자들이 미혼자들보다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혼자들의 경우 중년기부터 외로움을 느끼는 강도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미혼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막기 위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에일린 그레이엄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의료사회학)는 “일반적으로 외로움은 건강 악화와 관련이 있다는 실증적 증거가 많다”라며 “나이가 들면서 어떤 계층의 사람들이 외로워지는지 이해한다면 이를 완화해 의료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교수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외로움을 일방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라면서 “사회적 관계를 많이 맺으면서도 외로울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고립된 것 같지만 의외로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기고] 약자 위한 법, 더 절실히 지켜야

    [기고] 약자 위한 법, 더 절실히 지켜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등록 발달장애인은 약 25만명이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 중 5명 정도가 지적장애로 등록된 장애인인 셈이다. 국선 전담으로 일하며 만난 피고인 500명 중 5명 정도가 발달장애인이었다. 이들을 변호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나마 보호자가 있는 피고인은 보호자를 통해서라도 범행 당시 사정을 확인할 수 있는데 대다수 발달장애 피고인은 보호자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법률용어를 쉽게 설명하며 질문하려니 다른 피고인들에 비해 상담 시간이 두 배 넘게 들 때도 있다. 사실관계는 다른 증거들로 확인하지만, 형사처벌은 당사자의 ‘고의’가 중요한데 ‘발달장애를 가진 피고인’이 당시 범죄를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발달장애인의 진술에 기초해 무고한 청년들을 처벌했으나 재심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그즈음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의자에 대해서도 조력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호자가 없는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직원이 조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혹자는 범죄자에게 과도한 배려라고 할지 모르지만 앞서 말한 수원역 사건처럼 수사기관이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지원이다. 그런데 발달장애인 사건을 처리하면서 수사관이 발달장애인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어떤 피고인은 수사 중 발달장애인 복지카드를 경찰관에게 제출까지 했는데도 경찰은 주민등록증과 복지카드의 앞면만 복사하고 아무런 조력도 제공하지 않았다. 장애인 복지카드는 앞면에는 정도에 대한 표기만 돼 있고 뒷면에 장애의 종류가 적혀 있다. 복지카드의 앞면만 수사 기록에 첨부해 사실상 비장애인 기준으로 모든 수사를 마친 것이다(이 사건을 국가인권위에 진정했지만 경찰의 조사가 이미 1년 전 일이라 각하될지 모를 상황이다). 이 피고인은 범죄조직에 자기 명의의 계좌와 사업자등록증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는 자신처럼 ‘심한 지적장애’를 가진 배우자와 함께 22년생, 23년생 아이를 키우는 아빠였는데 당장 돈이 궁한 상태에서 범죄 조직이 접근한 것이었다. 통상 발달장애인 계좌가 이용된 경우라면 공범보다는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인 전담검사제도를 둬 검찰에서라도 발달장애인 피의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검찰청도 각 검찰청에서 사건을 배당할 때 발달장애인 사건은 전담 검사에게 배당하게 하는 예규를 두고 있다. 하지만 내가 담당했던 다른 발달장애인 중 누구도 전담 검사의 손길을 거치지 못했다. 약자를 위한 법이 작동하지 못하면 법으로도 사회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권옹호의 주무관청인 법무부에서부터 이런 규정이 지켜지길 바란다. 손영현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 변호사
  • 스토킹 前남친 찾아온 날 창틀 매달려 추락사한 20대…유족의 ‘눈물’ 호소

    스토킹 前남친 찾아온 날 창틀 매달려 추락사한 20대…유족의 ‘눈물’ 호소

    스토킹을 일삼은 전 남자친구가 찾아온 날 오피스텔 9층에서 추락해 숨진 20대 여성의 유족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 달라며 법정에서 눈물로 호소했다. 1일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부장판사 심리로 20대 남성 A씨의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협박 등의 혐의 첫 공판이 열렸다. 검찰의 공소사실 등에 따르면 숨진 20대 여성 피해자 B씨는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한 지 한달 뒤인 지난 1월 7일 오전 2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9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최초 목격자이자 119 신고자는 당시 B씨와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었던 A씨였다. A씨는 수사기관에 B씨가 자신과 다툰 뒤 떨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한 뒤 지속해서 협박하고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B씨를 찾아가 17시간 동안 문을 두드리거나 “죽겠다”고 협박하면서 유서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했고, 물건 등을 부순 혐의도 받고 있다. 365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도 있다. 유족은 B씨 생전에 A씨의 폭행이 있었고, B씨가 지속적인 협박과 스토킹으로 괴로워한 점을 토대로 B씨 사망 직후부터 A씨에 의한 타살 의혹을 제기해 왔다. 또 B씨의 죽음이 A씨의 스토킹이나 협박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직접적인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우선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협박 등의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말다툼을 벌이다 의자를 던진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 기회를 얻은 B씨 어머니는 “꿈이 많았던 제 아이가 유학을 몇 달 앞두고 억울하게 사망했다”면서 “(사고 당일) A씨가 우리 애 집에 안 왔으면 딸이 죽을 이유가 없는데 피고인은 스토킹 혐의로만 기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죽은 뒤 우리 가족들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다. 둘째 딸은 언니 사건으로 사람들이 무서워 대학교도 그만뒀다”고 말했다. 또 “헤어지자고 했더니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딸에게 들었다”면서 “A씨는 이때까지 사과 한 마디 없다. 우리 딸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시고, 본인의 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 깨닫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B씨의 동생도 “지금까지도 유족에게 사과 한 마디 없는 가해자의 오만함에 다시 한번 분통이 터진다”면서 “창틀에 매달려 살려 달라 애원했을 언니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없었으면 언니가 창틀에 매달려 있는 상황도, 추락하는 일도 없었다”며 “언니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두 번 다시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배 판사는 “아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어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과 공소사실의 관련성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며 “재판 과정에 피해자 사망이 양형에 반영될 필요성이 있는지 의견을 밝혀 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추가 조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 ‘마이웨이’노래가 좋아지면… 이제 끝에 가까워진걸세[강동삼의 벅차오름]

    ‘마이웨이’노래가 좋아지면… 이제 끝에 가까워진걸세[강동삼의 벅차오름]

    #마이웨이(My Way)… 내 방식대로 계획하고 한걸음씩 나아갔다네 누군가 그러더군요. 프랭크 시나트라(1915. 12. 12~1998. 5. 14)의 ‘마이웨이(My Way)’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나이 들어간다는 증거라고요. 정말 그런가요. 난 요즘 미치도록 이 노래를 수백번 되감기를 한답니다. 카세트테이프로 들었으면 벌써 테이프가 늘어지고 씹혀서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지경이 됐을지도 몰라요. ‘And now the end is near/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My friend, I’ll say it clear I’ll state my case of which I’m certain/I’ve lived a life that’s full, I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이제 끝이 가까워졌네. 그래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하고 있다네./친구여, 이제는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다네. 내가 확신하는 이야기들을 말일세./난 지금까지 충만한 인생 살았어/할 수 있는 많은 길들을 걸어보았다네/ 그렇지만 좀더, 제일 중요한 건/내방식대로 해냈다는 걸세.) 물론 시나트라는 ‘후회(Regrets)’도 조금 했었다고 고백하죠. 그렇다고 굳이 언급할 정도는 아니었다고요. 그러나 자기 인생을 자기 방식대로 계획하고 한걸음씩 나아갔다고 말하죠. 자기 방식대로 말이죠. 모든 아버지들이 사랑하는 이 노래를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시나트라는 싫었다죠. 한동안은 부르지도 않았다죠. 하지만 폴 앵카가 그를 위해 새벽까지 쓴 ‘마이웨이’는 싫든 좋든 20세기 미국 최고의 가수이자 배우의 대표곡이 됐죠. # 정년 퇴임한 선배, 정년 퇴임 앞둔 선배보며 가슴 찡… 그러나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걸 알기에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S선배가 생각난다. 서울 본사에 근무하다가 적적할 때마다 술 한잔하고 노래방 가던 시절, 그 선배는 항상 취해 읊조리듯 불렀다. 그 이후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빛바랜 추억속 장면처럼 재회하게 된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 선배는 이 노래를 부르며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았을까. 얼마 전 인사 발령 사내 게시판에 정년 퇴임하는 선배의 이름을 보고 흠칫 놀랐다. ‘선배가 벌써 떠나는구나. 20년 넘게 함께 했는데…. ’ 그리고 며칠 뒤 전화했더니 선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남는게 돈과 시간 뿐인데 얼굴 한번 보자” 그날, 왜 휴대전화 너머로 그 말이 헛헛하게 들렸을까. 최근엔 기자실에서 한솥밥 먹은 E선배도 정년퇴임 채비를 한다는 소문에 마음 한 구석이 휑해졌다. 중학교 선배라서 더 애정이 갔는데 그를 볼 때 마다 입안에서 말이 맴맴 돌다가 말문이 막혀 결국 침묵한다. 시나트라의 ‘마이웨이’처럼 ‘끝이 가까워져가니까(And now the end is near)’ 생기는 반복되는 현상이다. 정상의 고지를 밟은 선배들이 그 정상을 터벅터벅 내려오는 모습에 괜히 가슴이 찡해진다. 앤슨 시브라의 ‘trying my best’ 노래처럼 완벽하게 내려오는 길을 몰라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정상의 분화구 람사르 습지에 개구리 울음 소리 가득… 물이 있는 신령스런 산 서귀포시 남원읍(남조로 988-11) 물영아리 오름은 선배들의 뒷모습을 닮았다. 그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내려가는 법을 먼저 일깨워준다. 아니 이 오름은 특이하게도 정상을 밟으면 ‘인생이 그런거야’ 라고 속삭이듯, 내려가보라고 손짓한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분화구가 펼쳐진다. 호숫가다. 물영아리 오름 습지는 우리나라에서 2000년 12월 5일에 처음으로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난 2006년 국내 5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정상을 향해 오직 한 길만을 걸었던 사람들의 노고에 바치는 훈장처럼, 물영아리오름도 오랜 세월 견뎌낸 세월을 보상받는 듯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나 보다. 람사르 습지는 점차 사려져가는 습지와 습지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체결된 람사르 협약에 의해서 지정된 습지를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24개의 습지가 람사르 등록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제주도에는 물장오리 산정화구호, 1100고지 습지, 숨은물벵듸, 물영아리 산정화구호, 동백동산 습지 등 5개의 습지가 람사르 등록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운좋게도 연일 계속된 비로 습지는 호숫가로 변해 있었다. 호숫가는 잔잔하지만 고요하진 않았다. 이미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부터 개구리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이 굼부리는 함지박 모양의 원형 굼부리로 둘레 약 300m쯤에 이르는 화구호로 발달되어 습지로 형성돼 있다. 정상으로부터 깊이는 40m다. 습지에는 세모고랭이와 고마리 등 습지에서 자생하는 식물 171종과 47종에 달하는 양서류, 파충류, 곤충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오름 정상 화구에 물이 고이기 때문에 ‘물이 있는 영아리’라는 데서 유래됐는데 ‘영아리’의 의미는 신령스런 산이란다. ‘탐라지’에는 ‘수영악(水盈嶽)’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수령산(水靈山)이라 하기도 하고 “정의현 북쭉 삼십 리에 있다. 그 꼭대기에는 못이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탐라순력도’에는 ‘물영아리악(勿永我里嶽)’이라 되어 있고, 오름의 정상부는 ‘유수(有水)’라고 기록되어 있다. 물영아리 오름엔 이런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맥진해 쓰러졌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죠. 혼절했던 젊은이는 다음 날 정신을 차려보니 쓰러졌던 산꼭대기가 넙다랗게 패여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단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가게 됐다고 한다. #영화 ‘늑대소년’ 배경이 되는… 삼나무 숲 배경의 넓은 목장이 거기 있었네 그러나 물영아리오름은 MZ세대에겐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이 배경이 된 곳으로 이제 더 유명하다. 목장 울타리를 지나 삼나무숲으로 들어서면 더더욱 신비스럽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자와 동네 꼬마 친구들이 철수와 함께 놀던 장면이 나오고 중간 중간 푸른 초원 뒤로 펼쳐지는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실제 초원 지대는 철조망이 쳐져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이곳 중간 중간에 가시덤불들에 고사리가 있어 아낙네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고사리를 꺾고 있다. 초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소들이어서 고사리를 꺾는게 위험해 보이기 까지 하다. 소들이 갑자기 사람 인기척에 놀란 것인지 스스로 들판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인 듯 보인다. 이맘때 물영아리오름을 가면 탐방객보다 인근에서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걸 목격할 것이다. 오름이 시작되는 입구에서 오른편 목장지대에는 고사리가 많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 역시 하루분 먹을 양을 꺾고 나서 이날 오름 탐방을 시작했다. #오름을 왜 오르니… 릴케의 ‘엄숙한 시간’처럼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가 쉼표를 찍을 때마다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시(詩)들을 만난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그게 뭐/ 큰일이라고/ 벽앞에서 울었을까/물영아리 천여개 계단/오르고야 알았다/벼랑길/ 한두번이야/ 누구나 만나는 것을…/(김영숙의 ‘우아한 비행’), ‘누군들 버겁고 지친 삶이 없겠느냐만/가파른 나무계단 오르는 내 무릎이/마음이 앞서가는지/ 오늘따라 가볍다…’(오영호 시조시인의 ‘싱그러운 물을 찾아가다’ ). 쉼터마다 나붙어 있는 시들이 때론 목마른 목을 축여주는 한모금의 생수같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얼마나 계단이 많길래, 시들이 먼저 탐방객의 지친 다리를 위로하는걸까’. 그 끝을 보겠다는 심정으로 오르고 또 오른다. ‘오름을 왜 오르는 거니’ 라고 가끔 내 자신에게 묻곤 한다. ‘지금 어디선가 걷고 있는 사람은/세상에서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그 사람은 나에게로 오고 있다’고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엄숙한 시간’에서 말하듯 독백한다.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라고.
  • 멕시코 도로 갓길에 쌓여 있는 변사체 8구...인신매매 조직 소행 [여기는 남미]

    멕시코 도로 갓길에 쌓여 있는 변사체 8구...인신매매 조직 소행 [여기는 남미]

    멕시코 고속도로 갓길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사체는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조직이 저지른 보복살인의 피해자로 보인다고 멕시코 검찰이 밝혔다. 멕시코 검찰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전과자가 있어 지문조회가 가능해 사망한 사람 중 여러 명의 신원을 확인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수사 관계자는 “전과 등을 볼 때 이번 다중 살인사건은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조직 사이에 벌어진 복수극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체는 지난 21일 후아레스시티로 향하는 치와와주(州) 파나메리카나 고속도로 갓길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고속도로 갓길에 시체가 무더기로 쌓여 있다는 운전자들의 신고를 받았다. 사체는 모두 8구였다. 처음엔 변사체 13구가 발견됐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검찰은 이를 8구로 바로잡았다. 변사체에는 고문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1구의 사체에는 범행을 벌인 조직이 남긴 메시지가 못으로 박혀 있었다. 종이에 쓴 메시지에는 ‘(죽은 사람들은) 마그달레나로 가던 사람들이지만 이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치와와에는 주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씨익(웃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수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아직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멕시코 남부에서 후아레스시티로 불법 이민자들을 데려다주면서 인신매매까지 벌이는 조직의 소행인 게 유력하다”면서 “어느 조직의 소행인지 대충 윤곽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변사체가 발견된 곳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선 불에 탄 승합차가 발견됐다. 경찰은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을 보면 범행을 저지른 조직이 피해자들을 감금하고 살해한 곳이 승합차였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면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승합차에 불을 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8구의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이달 치와와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24명으로 늘어났다. 치와와주는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에서도 살인사건이 가장 빈번하게 발행하는 곳 중 하나다. 공식 통계를 보면 1분기 멕시코 전국에선 살인사건 7155건이 발생했다. 살인사건 455건이 발생한 치와와주는 불명예 순위에서 전국 4위였다. 현지 언론은 “미국으로 건너가려는 불법 이민자들에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지만 치안이 불안해 이민자들이 두려워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 美·日 만화 그려주는 北?…서버에서 ‘이 작품’ 발견됐다

    美·日 만화 그려주는 北?…서버에서 ‘이 작품’ 발견됐다

    북한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들이 미국, 일본 제작사들이 만드는 작품에 하청업자로 참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 업체가 의뢰받아 북한에 하청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38노스는 설정 오류로 인해 지난해 말부터 비밀번호 없이도 서버 내 파일을 확인할 수 있게 된 북한의 한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서버에 업로드된 작업 파일의 몇몇 그림들은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최신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으로 작업 파일에 중국어 지시문들이 한글로 번역돼 있었다고 38노스는 소개했다. 실제로 서버에서 발견된 한 스케치 파일에는 한글로 ‘고개를 돌리고 앞부분을 직접 원화대로 고치니 원화의 조형이 비교적 정확하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그 위에는 중국어가 병기돼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머리 부분에 대한 수정 지시 사항으로 보인다.38노스는 IP가 북한 IT 노동자들의 거점인 단둥, 다롄, 선양 등 중국 동북도시에서 접속한 기록이 있었다고 전하며 “북한 측 파트너의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평양소재 ‘4·26아동영화촬영소’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1957년 설립된 4·26아동영화촬영소는 1960년 북한의 첫 아동영화 ‘신기한 복숭아’를 제작한 이래 만화영화 ‘소년장수’, ‘고주몽’, ‘영리한 너구리’ 등을 창작한 북한 만화의 산실이다. 미국 재무부는 4·26아동영화촬영소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38노스는 “북한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하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미국, 일본 등의 ‘원청회사’들이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며 “중국어로 제작 관련 지시들이 전달된 것을 보면 하청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이런 식으로 북한 업체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애니메이션은 미국의 유명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인빈시블’을 비롯해 ‘이야누’, ‘마도구사 달리아는 고개 숙이지 않아’ 등 공개를 앞둔 미국과 일본의 작품이었다. 38노스는 이번 일이 “북한 애니메이션의 수주 실태와 외국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의도하지 않게 북한 측에 하청을 주게 되는지를 보여준다”며 “또한 외국 회사들이 하청 근로자에 대해 검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 같은 문제 소지를 인지하고 자국 기업에 주의를 당부한 적도 있다. 2022년 중반 미국 당국은 원격 계약을 통해 하청업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북한 IT 노동자들을 부주의하게 고용함으로써 미국 독자 대북 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자국 업계에 경고했다.
  • 이종섭 “채 상병 특검 나쁜 선례… 공수처에서 신속 결론 내달라”

    이종섭 “채 상병 특검 나쁜 선례… 공수처에서 신속 결론 내달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신속한 수사를 재차 요구했다. 야권이 추진하는 특별검사 도입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장관의 변호인인 김재훈 변호사는 17일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의견서에서 “피고발인은 공수처가 소환 조사에 부담을 느낄까 봐 호주 대사직에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특검을 추진하기 전에 신속한 수사와 결정으로 그 논란을 불식시켜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 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이번 특검은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끼치는 특검이라는 나쁜 선례를 남길 우려가 있다”며 “현재 해병대 수사단장은 항명죄 등으로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데 특검은 사실상 그 재판을 중단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또 의견서를 통해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해 경찰에 이첩한 기록을 위법하게 회수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8월 2일) 국방부 검찰단은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항명 수사에 착수하면서,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회수했다. 이는 국방부검찰단 수사의 증거자료 확보 조치로 경찰과 협의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기록) 회수는 이 전 장관이 귀국 뒤 사후 보고받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안”이라면서 “국방부검찰단 역시 국방부 장관인 피고발인의 지휘를 받는 국방부 소속 조직이므로 그 사건 조사 자료 회수가 피고발인의 행위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행사한 ‘윗선’으로 지목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이 전 장관을 고발했고, 공수처는 수사를 이어 왔으나 지난달 22일 이 전 장관 조사는 당분간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 딸의 편지, 아들의 면도기 챙기며… 세월호 가족은 10년을 버텼다

    딸의 편지, 아들의 면도기 챙기며… 세월호 가족은 10년을 버텼다

    딱 10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476명 탑승자 가운데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대다수는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누군가는 이제 잊으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억 덕분이었다. 아이들이 남긴 물건들 속 추억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나며 남은 이들은 상실의 아픔을 견뎌 내고 문 밖으로 나왔다. 단원고 학생 37명의 가족은 그렇게 보관해 왔던 희생자들의 생전 물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울신문은 15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물품 특별전 ‘회억정원’이 열리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3명의 가족을 만나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 준 아이들의 물건을 통해 지난 10년을 돌아봤다.2학년 9반 조은정양은 사고가 난 그날 “제주도에서 엄마 생일 선물을 사 올게”라며 집을 나섰다. 엄마 박정화(57)씨는 그 후로 생일만 되면 은정이가 고1이던 2013년 마지막으로 써 줬던 편지를 꺼내 본다. 박씨가 늦게 일을 마친 뒤 집에 들어서자 케이크를 들고 나타나 노래를 부르며 딸이 건넨 편지다. “엄마, 식당 일하느라 마음도 아프고 몸도 쑤실 텐데 집에 와서 또 집안일 해야 하니까 힘들지?…나중에 취직하면 첫 월급으로 엄마한테 명품 가방 사 줄게. 효녀 은정이가.” 약사가 되어 자신은 약국을 열고 엄마는 같은 건물에 미용실을 차려 주겠다던 은정이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이였다. 주말이면 식당 일을 도왔다. 장사가 어려워지자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몰래 장학금을 신청하기도 했다. 책임감이 강한 은정이는 고2 땐 부반장도 맡았다. 은정이가 떠난 후 가족들은 종교를 떠났고, 참사 이듬해 겨울엔 고향 같던 안산도 떠났다. 그러다 4년 만인 2019년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다. 은정이의 흔적이라도 회상하며 살고 싶어서였다. 박씨는 2018년부터는 가족들과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가 고마운 사람들을 찾아갈 때”라고 생각해서였다. 공원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고, 수해 현장 등 곳곳을 갔다가 세월호 참사 때 자원봉사자로 마주쳤던 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박씨는 말한다. “은정이와의 추억이 희미해져 가는 게 안타까워요. 다음 세대들은 생명안전공원에 보관될 이 물건들을 보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주면 좋겠어요.”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10살이나 어린 동생의 끼니를 챙기던 이태민(2학년 6반)군. 그 영향인지 태민이의 꿈은 요리사였다. 태민이 엄마 문연옥(52)씨는 ‘불 앞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다’며 걱정했지만 아들은 “고등학교 가서도 꿈이 변하지 않으면 요리학원에 보내 달라”고 했다. 늘 동생들 먼저 챙기느라 또래들이 입는 유명 브랜드 옷에 눈길 한 번 안 주던 태민이가 처음으로 엄마에게 한 부탁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들의 부탁을 들어 줬다. 고1 때부터 요리학원에 다닌 태민이는 곧바로 한식 자격증을 땄다. 어느 날 “프라이팬을 사도 되느냐”고 물었다. 조리 연습하느라 바닥이 군데군데 긁힌 프라이팬을 몇 년이나 쓰다 머뭇거리며 꺼낸 말이었다. 마음껏 지원해 주지 못해 미안한데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대견해 엄마는 새것을 사 주고도 그 낡은 프라이팬을 버리지 못했다. “우리가 간직한 물건들은 우리에게는 아이들 그 자체예요. 아이들을 사랑했던 부모의 마음도 여기 담겨 있어요.” 태민이가 떠난 후 엄마는 오랫동안 하던 미용실 일도 그만뒀다. 태민이 또래의 아이들 머리를 만지면 마음이 무너질까 봐서였다. 문씨는 세월호 가족끼리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나누기 위해 만든 공간인 ‘4·16공방’에서 위안을 얻고 있다. 먼저 간 자녀들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고 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의 노란색 팬지도 얼마 전 심었다. 참사 후 5년 넘게 아이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했던 문씨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다시 힘을 내겠다고 했다.친구와 놀다가도 맞벌이하는 부모님 대신 일곱 살 어린 동생을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향했던 임경빈(2학년 4반)군은 그렇게 속 깊은 아들이었다. 엄마 전인숙(52)씨는 “첫째라는 이유로 너무 강하게만 키웠나 싶다”며 울먹였다. 학년이 끝날 때마다 방을 정리하던 습관 때문에 경빈이의 방 안은 원래도 물건이 많지 않았다. 그나마도 참사 직후 가족들이 엄마가 너무 고통스러워할까 방을 깨끗이 치웠다. 하지만 전씨는 나중에 안방과 거실, 화장실에서 경빈이의 흔적을 그러모았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아들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때 찾은 경빈이의 면도기를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지고 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 경빈이가 아빠에게 면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아빠를 따라 거품을 바르며 웃던 경빈이의 얼굴을, 그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전씨는 2017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인양된 뒤 휴대전화 등 유류품과 미수습자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지켜보는 감시단 활동을 하다 대상포진에 걸렸다. 2021년 초까지 청와대 앞에서 1년 이상 피켓 농성과 석 달 노숙 농성을 마치고 수술까지 했다. 경빈이가 구조되지 못한 이유를 밝힐 증거를 놓칠까 봐 교통사고를 당해도 쉬지 못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서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알리는 활동을 여전히 이어 가고 있는 전씨는 말했다.“참사 이후에 선박안전법 등도 개정됐고 안전의식도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게 많아요.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아이들의 명예가 정말로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남성 사망 후 ‘냉동 배아’로 출산해 상속 요구한 뻔뻔한 불륜녀 [여기는 중국]

    남성 사망 후 ‘냉동 배아’로 출산해 상속 요구한 뻔뻔한 불륜녀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한 불륜녀가 남성이 사망한 뒤 냉동 배아로 임신, 출산하고 본처에게 재산 상속을 요구했다.11일 중국 현지 언론 홍성신문(红星新闻)을 비롯한 다수의 중국 언론에서 이번 사건을 다뤘다. 남성 원(温)씨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갑자기 원 씨와 불륜 관계였던 링(泠)씨가 원 씨 본처와 그의 아들을 상대로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원 씨의 아들을 출산했으니 원 씨의 사망 보험금, 부동산, 회사 지분 등의 유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 알고 보니 이 여성은 원 씨 사망 직후 냉동 배아를 이식해 아들을 출산했다. 여성은 아이의 아빠는 원 씨라고 주장했고, 재산 분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광동 칭웬칭청(清远箐城)법원은 “원 씨 사망 후 유가족 동의 없이 인공 수정이나 배아를 이식한 행위는 공공질서를 위배되는 것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현재까지 제출한 증거로는 이번 이식 수술이 원 씨 생전에 합의가 된 사안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 결과가 알려지자 ‘냉동 배아’의 상속권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아직까지 냉동 배아에 대한 상속권에 대해서 중국에서는 법률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상하이 룽리텐원(融力天闻)로펌은 “현재까지 중국 민법전에는 태아에 대한 상속권만 규정되어 있고 냉동 배아 관련 법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아와 태아 자체가 법률상 의미가 다르기 때문. 냉동 배아는 생명의 ‘조기 단계’로 생장 발육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어 아직까지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전에도 냉동배아와 관련한 소송 판결이 있었다. 남편이 지병으로 사망 후 부인이 냉동배아로 출산을 한 뒤 상속권을 주장한 케이스다. 그러나 시댁에서 이를 거부했고 법정 소송까지 가게 되었다. 당시 광저우 바이윈(白云)법원에서는 “배아와 태아는 법적 의미가 달라 태아에게는 유산 상속권이 있지만 배아까지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결론지었다. 누리꾼들은 “태어난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 “그래도 태어났는데 절반이라도 줘라”, “뻔뻔하게 유산 상속이라니…그동안 받았던 경제적인 지원을 본처에게 돌려줘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 의료사고로 ‘환자’ 둘 죽인 의사, “아내는 맘먹고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의료사고로 ‘환자’ 둘 죽인 의사, “아내는 맘먹고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재혼 1년 안 돼 아내 ‘심정지’ 두 차례사망하자 서둘러 장례, 시신 화장언니 “의사 제부 의심스럽다” 수사 요청 “건강하던 여동생이 재혼한 뒤 두 번이나 심정지가 와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7년 3월 21일 충남 내포신도시(홍성·예산)에 있는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중년 여성이 찾아와 이런 얘기를 전하며 “아무래도 제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제부 직업이 ‘의사’라고 밝힌 이 언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이곳을 찾아왔다. 한 번만 도와 달라”며 간절한 수사 요청과 함께 진정서를 접수했다. 9일 전인 같은달 12일 오전 2시쯤 충남 당진시에 사는 당시 45세 동갑내기 A씨의 아내 B씨가 사망한 사건이다. 수사팀은 난감했다. 여동생 B씨의 시신이 이미 화장돼 없었다. 사인을 규명할 핵심 단서가 사라진 것이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사체 없는 수사는 대부분 결과가 뻔한데 언니가 너무나 간절하게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언니의 간절함에 마음이 걸린 수사팀 관계자는 “허구는 아닌 거 같다”고 생각했고, 그가 전한 제부의 행동도 수상하다고 판단했다. “동생이 숨진지 이틀 만에 서둘러 장례를 치렀다”, “장례식장에서 제부의 표정은 아내 잃은 사람이 아니었다”.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얘기였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약물’의 연관성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이 추정을 증명할 건 자백밖에 없었다. 수사팀은 일단 내사에 착수했다. 구급대원 “팔에 주사 자국 있었다” 수사팀은 A씨의 행적부터 차근차근 추적했다. 언니는 “제부가 ‘11일 밤 11시쯤 산책 나갔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모두 점검했다. 그 결과 A씨가 나간 시각은 이보다 1시간 후인 12일 0시쯤이었다. 거짓이었다. 행동도 이상했다.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연신 줄담배를 피웠다. 초조한 모습이었다. 수사팀은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으로 봤다. 수사팀은 서둘러 B씨를 병원에 옮긴 구급대원을 찾았다. 구급대원은 “집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심장이 멎어 있었다”면서 “호흡을 살려보려고 확장 주사를 맞히려는데 B씨 오른쪽 팔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 그것도 맞은지 얼마 안된 듯했다. 자국이 아주 또렷했다”고 했다. 주사와 약물을 잘 다뤄 맘먹으면 인명을 해칠 수 있는 남편의 직업과 딱 떨어지는 결정적 진술이었다. 경찰은 ‘살인사건’으로 전환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의사 남편 ‘주사기에 약물 넣는’ 모습 찍혀 수사망 좁혀오자 “내가 죽였다” 문자, 도주 진정 열흘 만인 같은달 30일 A씨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약품 구매·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CCTV도 확보했다. 범행 전, 직원들이 퇴근한 뒤 A씨가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기에 넣은 장면이 있었다. 병원 직원과 환자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병원이 구매한 약물 사용처는 불분명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4월 4일 아침 자신의 차를 몰고 강원도로 달아났다 오후에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에서 붙잡혔다. 도주하기 전 자신의 병원에서 혈관주사를 놓아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검거 당시 그는 잠든 상태였다. A씨는 도주 직전 자기 어머니에게 “내가 아내를 죽였다”고 문자를 전송했다. A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나를 무시해 범행했다. 내가 돈이 없다고 계속 모멸감을 줬다”면서 “(전처 사이에 낳은) 아이도 못 보게 했다”고 했다. B씨가 없기 때문에 이 말의 진실 여부는 불분명하다. 재판에서는 “성격 차이로 갈등이 극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B씨 유족은 “A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범행 동기를 가정불화로만 몰아간다”면서 “애초부터 돈을 노리고 결혼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 4개월 전에도 아내 살해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2016년 11월 15일 오후 8시 30분쯤 집에서 아내 B씨에게 수면제를 탄 물을 마시게 한 뒤 잠들자 주사기로 똑같은 약물을 주입했다. 이때도 “산책을 나갔었다”고 말했고, 아내의 친정 식구가 왔을 때는 심폐소생술하는 척했다. 1차 시도는 B씨가 병원 이송 후 며칠 지나 깨어나면서 실패했다. A씨가 아내 사망시간 계산을 제대로 못한 데다 쏜살같이 달려온 구급대원의 심폐소생술이 B씨를 살린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이송된 병원은 이런 심정지 전력과 남편이 의사인 점을 믿고 2차 심정지 때 끝내 회생하지 않자 ‘병사’ 처리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의사가 ‘병사’로 처리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현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범행에 쓰인 약물은 골격근이완제였다. A씨는 이 약을 식염수에 희석한 뒤 주사기에 담아 가방에 넣고 다니다 기회를 노리고 범행했다. 이 약물은 외국에서 사형집행이나 안락사시킬 때 사용한다. 목 졸린 듯 숨을 쉬지 못하다 시간이 지나면 심장이 멈춘다. 4~5시간 지나면 분해돼 흔적도 안 남는다고 한다. 의사의 범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 사건은 의사만이 구할 수 있는 약물과 방법으로, 그것도 계획을 세워 두 차례나 시도한 끝에 사람을 살해한 이례적 사례여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의료사고로 병원 폐업, 전처와 이혼재개원 도운 아내 살해하고 재산 가져 독자적 의료 기술과 약물 사용 권한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A씨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는 서울의 명문 의대를 졸업하고 2004년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성형외과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허위 입원확인서를 발급한 게 보험사기에 연루돼 사기방조죄로 500만원 벌금형을 받았고, 2년 후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숨지게 해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 1000만원을 또 선고받았다. 이 소문이 알려지면서 환자가 줄어 결국 병원을 폐업했고, 전처와도 이혼했다. 이후 그는 압구정동 등 성형외과 페이닥터로 일했지만 사고를 또 연달아 냈다. 2015년 안면 리프팅(얼굴 피부 처짐 수술)을 하면서 환자에게 상해를 입혀 벌금형을 받았고, 곧바로 안검하수(눈꺼풀 처짐) 교정 수술 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또 숨지게 했다. 유족으로부터 민·형사 소송까지 당했다. 이 상황에서 2016년 1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남편과 사별한 B씨를 만났다. B씨는 학원을 운영해 10억원 안팎의 재산이 있었다. 둘은 그해 4월 재혼했다. B씨는 “강남에서 병원을 했으니 당진에서도 잘될 거다”고 권했고, A씨도 동의했다. 아내 B씨는 병원 인테리어비 등 개업에 들어간 대부분의 돈을 댔다. 병원은 상당히 잘된 편이었지만 부부 갈등이 불거졌다. 고부 갈등도 심했다. A씨는 전처에게 자녀 양육비로 매달 800만원을 줘야 했고, 예전 병원 운영 때 생긴 빚도 5억원 정도에 달했다. 이런 사정이 A씨가 이혼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로 추정됐다. 게다가 이혼하면 병원 개원비도 돌려줘야할 형편이었다.징역 35년…“인간 생명·건강 보호할 본분 잊고 의료지식 살인 도구로 활용” 검찰은 “A씨는 아내 도움으로 병원을 개업했는데도 아내의 수억원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살해하는 극단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는 아내가 현금과 건물, 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아내가 죽으면 재산이 자신에게 넘어올 걸 알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병사로 위장, 화장한 뒤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보험금을 청구해 수령했다”고 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됐고, 항소심이 기각해 유지됐다. 그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이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아내 재산을 노리고 살해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1, 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는 2017년 10월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할 의사가 본분을 망각하고 자기 의학지식을 살인 도구로 활용했다”며 “아내를 살해한 뒤 상속인 지위를 내세워 아내 부동산을 자기 명의로 옮기고 예금, 보험금을 가져 7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유기징역 상한인 30년에 살인미수 등 5년을 합쳐 선고했다. A씨는 범행 후 보름 만에 아내 명의의 부동산과 자동차 소유권을 자기 앞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A씨는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향 때문인지 ‘아내의 1차 심정지도 살해 시도 과정에서 생긴 일이냐’고 묻자 순순히 자백했다. 범행 부정을 위한 자기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한 것 같았다. 분명한 증거가 없다 싶으면 무작정 범행을 부인하는 일반적 범인들과 달랐다”면서 “수재의 면모는 엿보였지만 ‘사람 냄새’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 황교안 “이상한 투표함, 부정선거 적발 시작…증거 쏟아질 것”

    황교안 “이상한 투표함, 부정선거 적발 시작…증거 쏟아질 것”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10일 4·10 총선 개표소에서 수상한 정황들이 발견됐다며 “부정선거가 적발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천 계양과 서대문, 종로 등 전국 개표소 여기저기에서 이상한 투표함들이 많이 발견됐다”며 “봉인지가 붙어있지 않은 투표함, 봉인지를 떼었다 붙였다 한 투표함 등”이라고 적었다. 황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도 별 희한한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철저히 감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대표로 선거를 이끌었던 황 전 대표는 총선 당일 참패 결과가 나오자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후 줄곧 ‘4·15 부정선거’를 주장해왔다.
  • 삶 파고든 우울… 해방구를 찾다, 가장 詩적으로

    삶 파고든 우울… 해방구를 찾다, 가장 詩적으로

    인간은 아주 오래전 우울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고든 적이 있다. 지금처럼 생물학과 의학이 엄밀하게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에 그나마 내린 결론은 쓸개에서 내뿜는 ‘흑담즙’이 슬픔의 원인이라는 것. 히포크라테스에서 시작된 이 논의를 아리스토텔레스가 받아 증폭시키며 말랑말랑하고 시시콜콜한 느낌을 주는 단어 ‘멜랑콜리’(우울)가 탄생한다. 그리스어로 ‘멜랑’은 검은색을, ‘콜리’는 담즙을 의미한다. ●멜랑콜리 벗어나려는 ‘의지’ 보여 줘 새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으로 돌아온 시인 장석주(69)도 얼마간 우울한 증세를 겪었던 것일까. 나름 진지하고도 과학적(?)으로 우울을 탐구했던 그리스 학자들처럼 장석주도 이번 시집에서 우울과 슬픔의 핵심을 찾아 나선다. 다만 그 방법은 다분히 시학적이다. “천지가 바스러지는 소리로 소란스러우면 기분은 방치되는 법이다. 셰익스피어 사백 주기, 쓸모를 잃은 열쇠들, 녹색 채소, 일요일 저녁들, 기쁨 없이 견딜 날들이 더 많아진다.”(‘멜랑콜리’ 부분) 멜랑콜리는 시인의 일상에 자꾸만 틈입한다. 주어와 술어의 관계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시 문장은 반가우면서도 생소하고 이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다만 그의 시가 우울의 정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맹렬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우울의 해방구를 찾는 시와 시어의 배치는 ‘조울증’이라는 충격적인 단어를 꺼내 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낙차가 크다. “8월이 온다. 공중에서 타오르는 해, / 내 사랑은 과오였을 뿐, 이제 그만 / 네 고독 속에 숨긴 수(數)와 비밀을 말해다오, // 건널목아, / 건널목아.”(‘건널목’ 부분) 화자는 계속해서 “연애에 실패했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사랑의 불가능성. 화자가 연애에 실패하는 것은 어쩌면 자명한 일이다. 우울과 예술이 싹트는 정경에서 연애와 사랑이 끼어들 자리가 생길 리 만무하다. 장석주는 시인의 말에 “한때 시를 쓰는 게 존재 증명이었지만 이 찰나 시는 무, 길쭉한 공허, 한낮의 바다, 평온 몇 조각일 뿐이다”라고 적었다. 약동하는 생명을 잉태하는 사랑보다 우울 뒤에 오는 관조가 이 시집의 분위기와 더 어울리는 듯하다.●우울 해독법 같은 ‘두부’ ‘발레’ “당신은 발끝을 뾰족하게 모아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르는가. / 당신은 중력의 그물을 찢고 공중에서 새의 자세로 날아오르는가.”(‘발레1’ 부분) 그러나 시인은 우울을 해독할 방법을 알고 있다. 먹고 움직이는 것. 연작시 ‘두부’와 ‘발레’가 그 증거다. “하얗고 피도 뼈도 없고 배를 갈라도 내장이 일체 없”는 두부를 먹는 일에서, 마치 당장이라도 하늘로 치솟을 듯한 새의 모양을 하는 발레의 몸짓에서 시인은 해방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실제 먹고 움직이는 것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자 죽음충동으로 향하는 우울의 유일한 천적이다. ●고독한 인간 지향점 본 듯 ‘고양이’ “고양이들이란 달밤의 창백한 철학자! 바람과 속력을 편애하고, 난간에서 무언가를 잔뜩 노려보는 고양이의 자태는 예사롭지 않아.”(‘당신과 고양이’ 부분) 시집을 통독하면 자주 반복되는 대상이 있다. 그중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고양이다. “고양이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는 유일한 야간 노동자”(‘밤의 별채 같은 고독’)라는 규정도 상당히 재밌다. 망망한 밤의 한가운데서도 오히려 안광(眼光)을 발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시인은 고독한 인간의 지향점을 발견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한일 대륙붕 협정은 화약고, 선 긋기보다 공동구역 늘려 이익 공유해야”[황성기의 오쿨루스]

    “한일 대륙붕 협정은 화약고, 선 긋기보다 공동구역 늘려 이익 공유해야”[황성기의 오쿨루스]

    2025년 6월이면 한일 대륙붕 남부협정의 봉인이 풀린다. 2028년 협정 시한을 3년 앞두고 한일 어느 한쪽의 종료 통보가 가능해진다. 대륙붕 협정은 양국 모두에 만지기 싫은 ‘뜨거운 감자’다. 그렇다고 뚜껑을 닫은 채로 가는 것은 한일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사카구치 히데 일본 사사카와평화재단 해양정책연구소장은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일본 도쿄 재단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경계선을 긋지 말고 지금보다 더 넓게 공동개발구역을 설정하면 된다”고 제안했다.‘시한폭탄’ 대륙붕 협정내년 6월부터 한쪽서 종료 통보 가능반세기 양국 입장은 안 변해 문제 반복그렇다고 묵혀 두면 미중에만 좋은 일국제법상 200해리 룰 문제점은미국이 2차 대전 당시 주장한 개념섬 많은 아시아에 적용하면 싸움만새 룰 만들자고 다투면 개발만 늦어공동 개발 실마리는한일중 민간 합작회사 형태 해 볼 만3국 정치적 협력이 전제돼야 투자북극포럼 때처럼 ‘되는 일’부터 해야-한일 대륙붕 남부협정이 시한폭탄 같다. 해결책이 있을까. “올해가 대단히 중요하다. 양국 입장이 1974년 합의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현명하지 않다. 서로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도 다시 뚜껑을 덮으면 주변국 좋은 일만 시킬 뿐이다. 주변국이라는 건 중국과 멀리서 보고 있는 미국을 뜻한다. 역발상이 필요하다. 가장 어려운 문제에 가장 좋은 대답이 있다. 대륙붕 해법을 한일 관계의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 경계선은 그어서 좋은 것과 절대 그으면 안 되는 게 있다. 대륙붕 남부협정은 어떤 경계선을 긋더라도 나쁜 결과를 낳는다. 긋지 않고 폭넓은 공유 영역을 설정하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넓은 공동개발구역을 설정해 한일이 함께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간선을 긋자는 게 일본 생각이다. 현재보다 넓은 공동개발구역을 일본 보수우파가 납득할까. “선을 그어서 이쪽은 일본, 저쪽은 한국이라고 해 놓으면 화근이 남는다. 화근은 절대 만들어선 안 된다. 한일이 추구할 건 이익이다. 공동구역을 설정해 함께 개발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계산을 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공동구역을 설정해 공동 개발할 때의 이익과 선을 그은 뒤 한일 양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각각 추산해 정부에 제안하는 게 우리 같은 싱크탱크가 할 일이다. 어느 게 이익인지는 명확하다.” -대륙붕 200해리 개념은 미국식 아닌가. “배타적 경제수역(EEZ)이나 대륙붕, 유엔해양법협약의 국제법은 미국이나 유럽 대륙 주변 해역의 권익에 대한 룰이다. 아시아처럼 섬이나 대륙, 섬과 섬, 반도나 섬이 인접한 지역에서 구미의 룰을 적용하면 분쟁이 생길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중국, 한국, 일본 사이에 작은 섬이 있다. 200해리를 적용하면 싸움만 생긴다. 바다가 넓은 인도네시아와 호주조차도 다투지 않나. 백인 사회가 이게 국제법이라고 아시아에 밀어붙였다. 200해리 룰을 제안한 것은 미국인데 정작 그들은 비준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륙붕이 뻗어 있다(대륙연장선론)고 하고 조사한 증거도 있다. 일본은 가운데에 선을 긋자(중간선론)고 한다. 이러면 당연히 문제가 일어난다.” -어떻게 200해리 개념이 만들어졌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은 태평양·대서양을 전부 조사했다. 군함 밑에 소나(음향탐지기)를 장착해 해저를 조사했다. 미국 해안으로부터 200해리 안에는 석유 자원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200해리 바깥의 해저지형이나 유기물 축적을 조사했더니 유의미한 자원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200해리다.” -아시아 특성에 맞는 국제해양법의 새로운 룰이 필요한가. “새 룰은 좀처럼 인정받기 어렵다. 아시아 국가끼리 대륙붕을 차지하려고 다툰다면 개발이 늦어진다. 바로 룰을 정하고 개발을 진행하는 구미의 에너지 정책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 한일중은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익을 나눈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 서로 다퉈 봐야 진전이 없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압도적으로 불리해진다. 3국 간에 전쟁이라든가 식민 지배 등의 응어리가 남아 있지만 대륙붕 문제를 50년 이상 방치해 두면 서로에게 손해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국, 중국, 일본의 경제적 협력을 강조한다. 윤석열 정권이 있을 때 그런 틀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일본은 중간선을 그어 대륙붕을 늘린다고 하지만 그런 방법으론 제대로 갈 리가 없다.” -한일중 공동 개발의 실마리는. “먼저 3국이 민간 합작회사를 만들어 함께 하면 좋을 것이다. 법 규제가 생기기 전에 한국과 공동 개발을 해야 한다. 지금은 한일이 공동 개발하면 안 된다는 법 규제가 없어 개발이 쉽다. 문제는 개발을 하려 해도 조사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민간 회사는 조사를 하고 타당성을 따져야 개발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어느 정도 벌 수 있는지를 어림한 뒤 투자하는 것이다. 민간 회사가 조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합작회사가 가장 좋지만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 문제다. 에너지 개발에서 정부의 정책 자본은 최초에 투자되는 법이다. 민간 회사는 거기에 기대를 한다. 정부의 자본 투자가 없으면 꺼린다. 현명한 투자가에게 이해를 시키고 큰 리스크를 지지 않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 한일중의 싱크탱크가 뭉쳐 전략을 개발하고 자본을 투자하면 수익이 나온다는 걸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 아시아가 서로 다투는 것은 구미가 바라는 바다.” -3국이 해양개발에 착수했을 때 투자처는 과연 있을까. “개발 계획과 이익 배분을 명확히 하지 않거나 어딘가 폭탄이 있는 듯한 계획이라면 투자하지 않는다. 파산하지 않도록 3국 간 정치적 협력을 우선해야 한다. 이런 전제가 없다면 투자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3국이 바다를 공동 개발하면 미국이 견제하지 않을까. “그렇다. 한일 양국만 하라든가 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선 일중이 싸우고 한중이 싸우면 손대지 않고도 편하다. 그렇지만 그 상태가 계속되면 해저 자원 개발, 바다의 이용, 바다의 평화적인 상태를 만드는 일은 진전되지 않는다. 동북아 안전보장은 가장 마지막의 일로 놔두고 경제면에서 한일중은 협력해야 한다.” -바다에서 한일중이 협력할 다른 분야는 있나. “2022년 3월 도쿄에서 북극정책포럼을 했다. 한일중은 북극권은 아니지만 2013년 북극평의회 회의에 3국과 인도네시아, 인도가 들어갔다. 옵서버 국가로서 할 일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2018년부터 한일, 일중 관계가 나빠져 3국의 고위급 회의는 유감스럽게도 중단됐다. 그러던 차에 일중 북극대사끼리 사이가 좋아졌다. ‘한일중이 북극권에서 환경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자’는 제안을 한국의 북극대사에게 했다. 3국 정부가 하나의 테이블에 모였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했다. 한국과 중국에는 쇄빙선이 있지만 일본 쇄빙선은 2026년에나 만들어진다. 한국의 쇄빙선에 일본과 중국의 연구자가 타고, 중국 쇄빙선에 한일 연구자가 타고, 2026년 이후에는 일본 쇄빙선에 한중 연구자를 태우자고 했다. 북극에 따로따로 몇 번이나 가는 비효율적인 일은 하지 말고 3국 공통의 틀을 만들어 예산을 절약하면서 북극 개발을 효율적으로 해 보자고 했다.” -북극의 한일중, 바다의 한일중 개발에 대해 찬동하는 일본인이 많나. “많지 않다. 해양에 관해서는 한일중, 한일이 과제를 안고 있다. 사례를 하나 들겠다. 과거 중국에는 중국 시설이나 배에 일본인이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중국이 만든 해양연구소에 좋은 시설이 많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조사를 중국과 같이 하면 어떻겠느냐고 일본 정부에 제안했더니 무조건 안 된다고 하더라. 최근 그런 벽이 중국에선 사라졌다. 중국 연구소 소속의 배에 타고 시설에도 갔더니 “당신이 여기 들어온 최초의 일본인”이라고 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모으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도 함께 일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 안 되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되는 것을 찾아 같이 하는 게 좋을 것이다.” ■ 사카구치 히데 소장은 교토대에서 농업공학부 학사, 석박사를 거쳤다. 박사 논문은 ‘입상매체의 패턴 형성’. 호주 과학기술연구기구의 주임 연구원을 거쳐 일본 해양과학기술센터에 들어가 ‘바다 연구’와 접목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국립 해양개발연구기구의 이사를 거친 뒤 2021년부터 사사카와평화재단 해양정책연구소장을 하고 있다. ‘계층 구조의 과학: 우주, 지구, 생명을 잇는 새로운 시점’ 등의 저서가 있다.●한일 대륙붕 협정 ‘바다의 영토’라 불리는 대륙붕의 경계선 획정을 놓고 한일이 협상을 벌여 1978년 발효시킨 2개의 조약. 동해 쪽은 한일 간에 중간선을 그어 무기한의 ‘북부협정’을 체결했다. 한반도 남서쪽 경계선 획정에 난항을 겪자 공동개발구역을 설정해 50년 기한으로 묶어 둔 게 ‘남부협정’이다. 2028년 6월 협정 시한을 앞두고 있어 재협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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