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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 살리는 신개념 웹 예능 ‘ㅎㅎ마트’…하하·지조·강재준 등 활약

    소상공인 살리는 신개념 웹 예능 ‘ㅎㅎ마트’…하하·지조·강재준 등 활약

    소상공인 제품 홍보와 큰 재미까지 동시에 잡은 유튜브 신규 프로그램 ‘ㅎㅎ마트’가 지난 25일 성황리에 첫 방송을 진행하며 주목받고 있다. ‘ㅎㅎ마트’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 이하 중기부)와 소상공인방송정보원(원장 이남석)이 소상공인 제품 홍보를 위해 제작한 콘텐츠로 유튜브 채널 ‘ㅎㅎ마트’와 ‘가치삽시다TV’를 통해 방영된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자 인지도 높은 연예인들과 함께 소상공인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15분 내외 분량의 총 12편의 웹 예능이며, 마트라는 구성 안에서 회당 에피소드를 통해 소상공인 제품을 PPL 형식으로 노출하는 등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 ‘ㅎㅎ마트’를 통해 홍보되는 소상공인의 제품은 총 200개에 이른다. 직접 홍보가 50개 내외, 간접 노출이 150개 내외이며 시청자들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하단 댓글창의 제품별 구매링크를 통해 구매 페이지로 손쉽게 이동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가치삽시다 플랫폼’을 통한 제품 구매도 가능하다. 27일 저녁 방영될 회차에는 방송인 하하, 지조, 개그맨 강재준이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 화요일 방영된 1화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활력충전 200% ‘청춘애한방 야관문즙’ ▲온 가족이 아침에 하나 먹으면 든든한 ‘내 몸에 조은 ABC주스’ ▲활력충전 ‘몸엔용 활기찬 녹용’ 등을 하하가 직접 마시며 소개했다. 또한 오돌뼈를 직접 요리해 시식해보고 ‘집중왕 종이안경’, 부러지지 않는 유연한 ‘요가 안경’ 등의 상품을 사용해보며 솔직한 후기를 전했다. 언박싱 타임 형식의 1화와 달리, 2화에서는 소상공인 대표가 직접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바비조아(제품: 유기농 토마토쌀)’ 김세원 대표, ‘에코비오스(제품: 버섯 요구르트)’ 조항희 대표가 출연해 ‘웃픈’ 스토리를 통해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을 뽐낸다. 아이디어 상품 ‘더블세이브도마’를 판매하는 제이엠그린은 직접 도마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며 제품 성능을 알리고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ㅎㅎ마트’를 통해 제품 홍보와 함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고 지원하는 ‘가치삽시다 플랫폼’에 입점을 도와 판매에도 박차를 가한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을 돕고 판매 디지털화도 적극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PPL 콘텐츠와는 다른 ‘착한 PPL’ 콘텐츠라는 평가다. 한편 해당 콘텐츠를 제작하는 소상공인방송정보원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대변하고 공존과 상생을 위한 사회적 공익 실현을 위해 설립됐다. 소상공인 역량강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제작 및 방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기획해 소상공인을 돕고 있다. ‘ㅎㅎ마트’는 유튜브 채널 ‘ㅎㅎ마트’와 ‘가치삽시다TV’에서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7시에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노담/이동구 수석논설위원

    건강검진 때마다 흡연 질문지에 기분이 좀 상한다. 끊은 지 2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흡연 당시 하루 몇 갑, 몇 년간 피웠는지 등을 꼬치꼬치 묻는다. 흡연 경험은 담배를 끊어도 오랫동안 후유증이 남는 탓이라고 한다. 여하튼 그럴 때마다 과거에 저지른 실수(?) 그 때문에 평생 멍에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듯한 묘한 불쾌감이 든다. 흡연은 그야말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고 담배를 나눠 피우곤 했다. 무슨 맛인지도 모른 채 그저 어른의 흉내를 냈던 것 같다. 유난히 담배 피우는 모습이 멋있고 여유롭게 보였던 친구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쓰잘데기 없는 잘못된 버릇이 습관이 돼 버린 것이다. 서울 도심을 걷다 보면 흡연 공간에 젊은 직장인들이 빼곡히 들어서 끽연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저마다 이유야 있겠지만 유쾌한 모습은 아니다. 멋과 여유, 휴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최근 공익광고에 중고생 출연자가 일상을 보여 주는 영상의 끝부분은 ‘노담’(NO 담배)이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흡연 연령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평생 건강을 위협하고 기분을 상하게 하는 나쁜 습관은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yidonggu@seoul.co.kr
  • [단독] “유령 계정으로 99% 조작”… 설립 4개월 만에 국내 거래량 1위로

    [단독] “유령 계정으로 99% 조작”… 설립 4개월 만에 국내 거래량 1위로

    他거래소와 달리 거래소 1·2로 나눠 운영주요 암호화폐마다 전용 ID로 거래 조작12개 ID 중 ‘USDT’ 경우만 9개 ID 사용“초당 수십 건 이상의 거래 동시 다발로”일 거래량 기준 세계 3위까지 규모 키워올 5~7월 국내 접속자 규모는 3위 랭크2018년 6월 설립된 코인빗이 넉 달 만인 그해 10월 국내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초고속으로 덩치를 키운 배경에는 ‘유령 계정’을 통한 불법적인 자전거래와 시세조작이 있었다. 코인빗은 이른바 ‘허무인(虛無人·현실에 존재하는 것으로 꾸며진 가상의 인물이라는 법적 용어) 계정’들을 적극 활용했다. 이 계정들은 운영진이 거래량과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인빗은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와 달리 거래소를 1과 2로 나눠 운영해왔다. ‘거래소1’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이른바 ‘메이저 코인’이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거래소는 메이저 코인 거래량이 클수록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규 코인이 주로 상장되는 거래소2는 시세조작을 통해 부당 수익을 올리는 주 무대였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코인빗의 특정기간 거래체결 데이터(2019년 8월~2020년 5월)를 분석한 결과 거래소1에서 대량 매수매도된 ID 12개(ID 24##11· 24##36 등)가 허무인 계정이었다. 이 기간 중 12개 ID로 거래한 금액이 전체 총액의 99%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ID 12개는 코인 입금 내역과 출금 내역이 존재하지 않는 유령 계정으로 나타났다. 주요 암호화폐마다 각각의 전용 ID로 거래 조작이 발생했다. 12개 ID 중 ID 24##36은 비트코인 거래용으로, ID 24##38은 이더리움 전용이었다. 하지만 미국 달러화와 1대1로 교환되는 USDT의 경우만 24##49를 비롯해 9개의 ID가 사용됐다. 그리고 ID 24##11이 이 모든 거래를 총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코인빗 직원 B씨는 “계정마다 자동 거래 기술도 사용돼 초당 수십건 이상의 거래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최모(48) 회장과 운영진은 이들 유령 계정 간 암호화폐를 집중적으로 사고파는 방식으로 거래량을 늘렸다. 코인빗은 이 자전거래를 통해 개설 넉 달 만인 같은 해 10월 비트코인 일 거래량 기준 16만 7485BTC(코인힐스 집계)로 국내 거래소 중 1위, 세계 3위까지 거래 순위 규모를 키웠다. 코인빗 실소유주인 최 회장은 대외적으론 고문으로 활동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회장으로 불렸다. 코인빗에 근무했던 A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거래량 16만 7485BTC는 당시 시세로 1조 1825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이 거래량 자체가 99% 조작된 수치”라면서 “신생 거래소가 2개월 만에 이 같은 거래량을 기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빗썸(2015년)이나 업비트(2017년)의 후발주자인 코인빗이 단기간 접속자 수를 급격히 늘려 주요 거래소로 자리매김한 이유로 분석된다. 거래소1의 거래량 조작을 통해 국내외 인지도를 높인 코인빗은 사용자 규모를 대거 늘리며 거래소2의 신규 코인 거래에 활용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이더랩에 따르면 코인빗의 국내 접속자 규모는 2020년 5~7월 월평균 250만 2000명으로, 빗썸과 업비트에 이어 3위다. 서울청 관계자는 “본사뿐 아니라 여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은 코인빗의 거래량과 시세조작 등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함께 암호화폐 범죄를 추적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코인셜록 홈페이지(https://coinsherlock.seoul.co.kr)
  • 브라질 경찰 “50대 하원의원, 자녀들 시켜 남편 총격 살해”

    브라질 경찰 “50대 하원의원, 자녀들 시켜 남편 총격 살해”

    가스펠 가수로 이름을 떨쳐 브라질 연방 하원의원에까지 오른 여성이 열일곱 연하의 남편을 총격 살해하도록 교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영국 BBC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플로델리스 도스 산토스 데 수자(59)의 남편인 안데르손 도 카르모(42) 목사는 지난해 6월 리우데자네이루 근교의 자택에서 서른 발의 총격을 받고 숨진 채 발견됐다. 데 수자 의원은 남편이 강도의 총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질 검찰은 이날 데 수자 의원이 여섯 자녀, 한 손녀를 비롯해 모두 열 명과 공모한 것으로 보고 아홉 명에 대한 체포영장만 발부했다. 당연히 데 수자 의원은 무고하다고 항변했다. 그녀는 의원 면책 특권이 있어 경찰은 일단 인신 구속을 하지 못했다. 대신 데 수자 의원에 대한 수사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면책 특권을 박탈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의회에 제출했다. 안토니오 리카르도 리마 누네스 경찰 형사과장은 취재진에 “수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데 수자 의원이 이 비겁한 살해극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범행 동기로 가족의 재정 운용을 놓고 부부가 갈등을 빚었다는 점을 들었다. 검찰은 데 수자 의원이 아끼는 자녀를 더 각별히 챙겨주려면 남편이 종종 가로막아 집안 싸움이 요란하게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녀는 적어도 여섯 차례 이상 남편을 독살하려다 뜻대로 안 되자 자녀들에게 살해하라는 지시를 내리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문제의 날 이른 아침, 도 카르모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연락선 등으로 오갈 수 있는 니테로이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관들은 데 수자 의원의 친아들인 플라비오 도스 산토스 로드리게스 가 새아버지에게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봤다. 이 총은 입양한 아들 루카스 세사르 도스 산토스가 구입한 것이었다. 데 수자 의원이 워낙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데다 남편과 함께 브라질의 복음주의 기독교단을 대표하는 부부였고, 부부가 친자와 입양한 아이들까지 모두 50명이 넘는 자녀를 거느린 점 때문에 이 사건은 브라질에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알란 두아르테 경찰청장은 현지 글로보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데 수자 의원을 살해 음모의 우두머리로 지목했다. 그는 “수사 결과 데 수자 의원이 쌓아온 이타주의와 품격 이미지는 부와 정치 권력을 얻기 위한 위장술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내가 포스트 심상정”…당대회 앞두고 불붙는 정의당 당권경쟁

    “내가 포스트 심상정”…당대회 앞두고 불붙는 정의당 당권경쟁

    정의당 당대표 5인 경쟁 유력 현역, 인지도, 당내경험 등 앞세워정의당이 포스트 심상정 자리를 두고 경쟁이 한창이다. 혁신위의 혁신안 확정까지 1주일을 남겨뒀지만, 관심사는 당대표와 부대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정의당은 23일 제9차 정기당대회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9차 정기당대회 진행안을 결정하고, 회의를 진행할 의장단을 선출했다. 오는 30일 진행될 2차회의에서는 혁신안을 최종 채택할 예정이다. 정기당대회가 끝나면 정의당은 본격적인 차기 지도부를 놓고 벌이는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현재 정의당은 당대표 출마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배진교 현 원내대표와 김종민 현 부대표의 출마가 확정적인 가운데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김종철 현 대변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등이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이중 김종민 부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는 선출된 ‘현직’이라는 이점을 안고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중 배진교 원내대표는 정의당내 NL(민족해방)계열 의견그룹으로 분류되는 인천연합의 대표주자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소하 전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예측됐지만 결국 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뭉쳤다. 김종민 부대표는 중앙당에서 오랜기간 활동한 경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당위원장을 역임하며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출마하고, 이번 총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례대표가 아닌 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당에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좌파로 분류되는 의견그룹에서는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김종철 현 대변인이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양경규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 출신으로 당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이점을 안고 있다. 김 대변인은 현직 대변인으로 지난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서 비교적 상위권인 9위에 올랐다. 더불어 서울 동작을 중심으로 오랜시간 활동하면서 당내 빠뜨릴 수 없는 주요 인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대표가 지난 총선 영입한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 전 사무장은 참여계(정의당이 창당될 당시 주축 세력 중 하나였던 국민참여당 계열)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정의당은 이번 혁신안에서 청년정의당 대표를 신설하고, 부대표를 5인으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정의당은 오는 31일 후보선출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1달간의 동직당직선거 레이스에 돌입한다. 다음달 16~19일 온라인투표, 20일 현장 투표, 21일 ARS 투표를 실시하고 투표 종료 후 즉시 개표를 진행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3無 전대’ 회생 비법 못 찾는 이낙연·김부겸·박주민…마지막 승부수는

    ‘3無 전대’ 회생 비법 못 찾는 이낙연·김부겸·박주민…마지막 승부수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나 관심·논쟁·비전이 없는 3무(無) 대회라는 비판을 극복할 마땅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23일 자가격리로 발이 묶였고, 막판 득표력을 끌어올려야 할 김부겸·박주민 후보도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로 대면 논쟁의 기회를 얻지 못한 상황이다. 자가격리 엿새째인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일일상태를 공유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아침 식단과 정상 체온 사진 등을 올렸다. 이 후보는 서울신문 통화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어 선거팀에 맡겨둔 상황”이라며 “남은 일주일 코로나19를 잘 극복하자는 메시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그것이 자각격리인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이 후보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읽는 책을 소개하며 ‘독서 정치’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김정은 리더십 연구’와 ‘피크 재팬’을 읽고 있다고 소개한 데 이어 이날은 서울신문에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불평등의 대가’, ‘타인의 해석’, ‘용의 리더십’ 등 독서 계획을 밝혔다. 위기극복과 불평등 해소, 소통의 리더십 등 당대표 후보 이낙연의 관심사를 내비치는 전략이다.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김 후보도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전화도 많이 돌린다고 될 일이 아니라 한 통화를 해도 확실하게 왜 김부겸인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답답하지만 한 분 한 분에게 당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 김부겸의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를 강조하고 있다.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마지막 일주일 집중할 메시지에 대해선 “책임지는 당대표”라며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대표가 중간에 사임한다는 것이 우리 당원들에게 주는 공포가 있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안마다 입장문을 내며 온라인 메시지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늦게 전당대회에 뛰어든 박 후보도 고군분투 중이다. 이·김 후보는 물밑에서 대면 선거운동을 해오다 코로나19 2차 위기를 맞았으나 박 후보는 그런 사전 준비를 거치지 못했다. 박 후보는 통화에서 “이낙연·김부겸 후보 두 분은 이미 준비를 해왔고, 늦게 출마를 결정한 저는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쳐 많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박 후보는 자신의 강점인 현장연설이나 TV토론회 일정이 축소돼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박 후보는 다른 두 후보보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강점을 내세워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90년생 당원, 7080년생 당원, 지역별 당원을 그룹화해 매일 화상회의를 진행 중이다. 박 후보는 또 “온라인 중심으로 메시지를 알리는 데 집중하는데 여전히 충분히 전달이 안 된 것 같아 오늘부터 카드뉴스 형태로 많이 돌리려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원욱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후 “인지도가 약한 제 속마음은 전당대회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그것은 제 문제고 당원과 대의원 분들 생각하면 연기는 맞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는 “비대면의 유·불리 문제를 떠나 당에서 이미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찾아 진행하고 있으니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전화와 문자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4일 권리당원과 재외국민 대의원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절차에 돌입한다. 26∼27일 전국 대의원 온라인 투표, 28일 전당대회 의장 선출 및 강령 개정, 29일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마무리한다. 토론회는 대폭 축소해 25일 KBS 당 대표 후보자 전국 방송 토론회, 27일 MBC ‘100분 토론’을 화상 방식으로 진행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의료진 고생은 뒷전… 반찬투정 보수 유튜버 눈살

    의료진 고생은 뒷전… 반찬투정 보수 유튜버 눈살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보수 유튜버 신혜식이 격리치료를 인신 구속에 비유하며 연일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은 22일 생방송을 통해 “점심엔 삼각김밥 먹고 불어터진 라면도 먹는다. 전자레인지도 없고 커피포트만 있다. 감방은 면회라도 되는데 여기는 사식도 없고 면회도 없다”라며 불평을 했다. 한 네티즌이 “그럼 감방을 가라”라고 댓글을 달자 신혜식은 분노하면서 욕설을 했다. 자신의 행동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언급하며 ‘악질’이라고 표현했다. 우파들이 결집해야 한다며 방송 내내 녹용과 오메기떡 양념갈비 판매 홍보도 잊지 않았다. 신혜식은 광복절 집회 당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고 확진자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만났다. 신혜식은 병원에 입원해 “간호사와 대판 싸웠다”며 “소통(방송)을 못 하게 하면 자해행위라도 할 판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죄진 게 아무것도 없다. 정부 때문에 코로나에 걸렸다”며 자신을 정치범이라고 주장했다. 19일에도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병원 측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며 “불편하고 사람도 너무 많고 음식도 너무 맛이 없다고 항의했더니 경증환자를 치료하는 태릉생활치료센터로 옮겨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가뜩이나 방역 물품 부족한데” 간호사 성토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치료는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한 현직 간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신이 택배 하나, 외부 음식 주문 하나 받을 때마다 그거 넣어주려고 담당 간호사는 여름에 숨 막히는 격리복을 입어야 한다”며 “가뜩이나 방역 물품 부족한데, 코로나 확진돼서 입원한 건데, 지금 무슨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느냐”고 일침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비는 1인당 최대 7000만원이다. 일반병실 혹은 생활치료시설에 머무는 ‘경증환자’ 1인당 하루 평균 진료비는 22만원 수준이고,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한 ‘중등도환자’ 치료비는 1인당 하루 평균 65만원가량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네이버서 대형마트 장도 본다

    네이버가 20일부터 온라인으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장보기 서비스’를 확대 개편한다. 홈플러스·GS프레시몰·농협하나로마트도 입점한다. 기존에는 전국 전통시장 32곳과 현대백화점 식품관 등이 입점해 있었다. 온라인으로 장을 보면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배송해 준다. 전통시장, 백화점 식품관은 당일 배송도 가능하다. 네이버페이 3% 적립 등의 혜택이 있다. 업체들이 네이버에 수수료를 내면서도 입점하는 이유는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고객 유입과 추가 매출, 자사 쇼핑몰의 인지도 상승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기존 쇼핑 서비스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기존 유통업체들의 시장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다만 최저가보다는 한 곳에서 함께 배송해 주는 묶음 배송이 중요하다는 점, 업체별로 상품 구성 등에서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업체의 시장을 크게 잠식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평송 네이버 리더는 “제휴 스토어를 확대하면서 이용자 요구에 대응하고 다양한 오프라인 장보기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으로 상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화마당]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중독/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중독/송정림 드라마 작가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으로 친구가 초대했다. 코로나 시대라 한 사람 한 사람 철저히 체크한 후에 전시장에 입장했고, 드디어 아름다운 그림들을 만났다. 1898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르네 마그리트는 언제나 중절모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예술은 미스터리를 만들어낸다. 미스터리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했던 말처럼 상상력으로 가득한 그림 숲에서 황홀했다. 그중에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그림은, 두 연인이 얼굴에 천을 뒤집어쓰고 키스를 나누는 ‘연인’이다. 그 연인은 왜 흰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있을까? 눈이 멀고 귀가 멀고 숨이 막히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사랑의 허망함과 잔인함을 담고 싶었을까. 르네 마그리트가 어릴 때 그의 어머니는 강가에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강에 빠진 어머니가 건져 올려지는 순간, 드레스로 얼굴을 덮은 어머니의 모습은 그의 뇌리에 충격적으로 각인됐다. 그에게 사랑은 그렇게, 죽음과 같은 고뇌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림은 보는 이의 것. 나는 그 그림을 낭만적으로 보고 싶었다. 사랑을 하고 나면 상대의 허점이 잘 안 보인다. 아니, 그런 걸 찾아볼 의도 자체가 없어진다. 맹목의 사랑. 두 눈 감지 않고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빠진다’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곳이 물웅덩이인줄 알면서 풍덩 뛰어드는 사랑도 분명 있다. 사랑하는 순간은, 두 사람이 얼굴에 흰 보자기를 뒤집어쓴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만 보이는 안경, 그 사람 목소리만 들리는 보청기를 써버렸던 사랑은, 이별한 뒤에도 끝이 아니다. 치통처럼 기억을 앓아야 하고, 위경련처럼 급습하는 그리움을 겪어야 한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은 수정해야 한다.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는 중독이라고. 발코니의 푸른 풍경이 흔들릴 때면 내가 푸른 나뭇잎 사이에 숨어 한숨짓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등 뒤에서 알 수 없는 희미한 소리가 울려올 때면 내가 부르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한밤중에 갈증과 목마름으로 입술이 타고 두려움으로 심장이 두근거릴 때면 보이지는 않지만 당신 곁에서 내가 숨 쉬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그렇게 노래한 스페인 시인 베케로의 시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언제나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진짜 연인이다. 사랑할 때는 무한한 기쁨을 얻지만 이별할 때는 끝없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사랑할 때는 미래가 무지갯빛이지만 이별할 때의 미래는 잿빛이다. 사랑할 땐 성취감을 그 사람이 심어주지만 이별할 땐 그 무엇도 무의미하다고 일러준다.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의 느낌은 그렇게, 그 사람의 가슴 문에서 나와 내 가슴 문으로 걸어 들어온다. 그 느낌은 파편처럼 박히는 쓰디쓴 번뇌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그토록 아픈데, 그런데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우리다. 손으로는 밀어내는데 마음으로는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 그 사람 생각을 하면 마음은 행복한데 가슴에는 통증이 일고 목이 메어오는 사람. 결심은 잊겠다고 하는데 손은 그를 잡고 있고, 다짐은 이제 그만 가자는데 발길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사람. 우리는 그렇게 보자기를 둘러쓴 슬픈 연인들이 아닐까. 올가을은 바이러스로 인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폭염 속에 살랑살랑 멀리서 다가오는 가을의 발걸음에는 설렘과 동반한 불안이 어려 있다. 못 만나거나 더디게 만나거나 유예되는 만남들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질 가을에는,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경계령이 내려질지도 모르겠다. 고독 주의보, 그리움 특보가. 그런데도 사랑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이 말해준다. 이 세상 수많은 미스터리 중에 가장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 믿고 읽는 작가들이 그린 ‘사랑, 그 맨얼굴’

    믿고 읽는 작가들이 그린 ‘사랑, 그 맨얼굴’

    진지한 사랑 얘기는 잘 안 팔리거나 신파로 오해받는 요즘이다. 이런 때일수록 사랑의 참의미에 관한 귀띔이 귀하다. 믿고 읽는 국내외 작가들로부터 사랑의 맨얼굴을 알려 주는 소설 2종이 출간돼 관심을 끈다.‘오후의 이자벨’(밝은세상)은 ‘빅 픽처’로 알려진 미국 출생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프랑스에서 번역 일을 하는 이자벨과 로스쿨 입학을 앞두고 파리에 여행 온 미국 대학생 샘은 어느 서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우연히 만난다. 난생처음으로 완벽한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사랑을 만났다는 기쁨에 마음이 들뜨지만 샘보다 열다섯 살 많은 이자벨은 이미 결혼을 했다. 이자벨이 정한 오후 5시, 베르나르 팔리시에 있는 작업실에서만 이뤄지는 은밀한 만남. 둘의 관계는 샘이 다른 여성을 만나 결혼한 이후로도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오랫동안 이어진다. 이자벨은 샘과 결혼으로 맺어지기보다 그와의 관계를 지루한 결혼 생활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했다. 그는 프랑스의 대문호 알렉상드르 뒤마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결혼이라는 사슬은 대단히 무거워서 들어 올리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159쪽) 외도 혹은 불륜으로 치부되는 관계지만 이들에게 서로는 결혼 못지않게 평생을 놓을 수 없는, 사슬 못지않은 무거움이다.‘가슴 뛰는 소설’은 한국 작가 9인의 사랑에 관한 소설 9편을 엮어 만들었다. 최진영, 박상영, 최민석, 이지민, 정세랑, 백수린, 권여선, 홍희정, 황정은 작가가 사춘기에 들어선 10대의 첫사랑부터 실패와 좌절을 겪은 20대의 연애, 70대 노년과 죽음 후에도 이어지는 사랑에 대해 썼다. 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현직 중·고교 교사 4명이 엮었다.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각본을 맡았던 이지민 작가가 쓴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는 연애의 부등식을 정확하게 알려 주는 소설이다. 그 남자는 ‘썸’이라고 느꼈던 기간 끝에 ‘나’에게 결혼할 여자가 있다고 통보했던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번 그를 뚜벅뚜벅 집까지 바래다준다. ‘어쩌면 자신이 사랑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사랑의 전부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상대는 정해졌고 마지막은 어차피 알 수 없다. 그 불안한 과정을 견디거나 즐기거나, 선택은 각자의 몫인 것이다.’(143쪽) 연애의 부등식마저 감내하는 것이 사랑이고, 자신의 몫이라는 쿨한 언설이 사랑의 본질을 꿰뚫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광화문 집회 간 차명진 양성… 이낙연 “31일까지 자가격리”

    광화문 집회 간 차명진 양성… 이낙연 “31일까지 자가격리”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의원이 19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4월 탈당한 차 전 의원과 선을 그으며 정치적 역풍을 경계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재확산 빌미를 제공한 극우단체 집회를 통합당이 방조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코로나19 양성이라고 한다. 확진이라고 들어서 그런지 약간 어지러운 것 같긴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5일) 경복궁 앞 식당에서 모르는 여러 사람과 식사를 했다”며 “혹시 그날 저와 행진을 했거나 식당에서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분들이 있다면 보건소에 가서 검사받으시길 권고드린다”고 했다. 차 전 의원은 4·15 총선 직후 통합당을 탈당했지만 여전히 당 관계자들과 교류를 하고 있어 코로나19의 여의도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가 확진자가 나온다면 통합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통합당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야당에 책임을 떠넘겨 보려 국민 편 가르고 싸움을 걸 때인가”라며 “야당에 질척이지 말고 방역에만 집중하라”고 말했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민경욱 전 의원은 음성으로 판정됐고, 김진태 전 의원은 이날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간접 접촉해 전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감염 여부 검사를 받은 민주당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서울 양천구보건소로부터 2주간 자가격리를 통보받았다. 이 후보의 자가격리는 오는 31일 정오쯤 해제될 예정이지만 현재 유력 당대표 후보인 상황에서 29일 전당대회에서 당선되더라도 당선자 없이 결과를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방송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간접 접촉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임차인입니다” 윤희숙 화제의 연설 허위사실로 고발당해

    “임차인입니다” 윤희숙 화제의 연설 허위사실로 고발당해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인지도를 쌓은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에 대해 시민단체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집걱정없는세상’(집세상)은 19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은 국회 발언에서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임대계약 보호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결과 전세가가 1989년 30%, 1990년 25% 폭등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집세상은 “당시 전세가가 오른 데에는 3저 호황, 베이비붐 세대의 시장 진입, 신도시 대기 수요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오로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가 폭등한 것처럼 말한 윤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 인상 폭은 1989년 17%, 1990년 16% 상승했는데, 윤 의원이 밝힌 수치는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윤 의원이 ‘자기가 임대인이라면 조카를 들어오라 하고 세입자를 내보내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 연장 불가 사유로 ‘조카의 입주’는 해당하지 않는데 그렇게 말한 것은 법을 오도해 허위사실을 퍼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수요집회 개선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요집회 개선론/황성기 논설위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인 이용수(92) 할머니가 5월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수요집회의 방향성에 대해 지난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다시 언급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30년이나 외쳤다. 학생들이 위안부가 뭔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완전히 알아야 한다. 그것을 교육시키겠다”면서 집회 폐지를 거듭 주장했다. 위안부 운동의 출발은 1991년 8월 김학순 할머니의 커밍아웃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둔 1992년 1월 8일 낮 12시에 시작된 수요집회는 매주 열리다가 95년 고베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희생자 위로 차원에서 딱 두 차례 쉬었다. 단일 주제로 열리는 집회로서 세계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요집회는 위안부 운동을 견인한 동력이란 점에서 그 누구도 반기를 들기 어렵다”면서도 집회가 피해자 보상, 교육과 재발 방지라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냉정히 살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집회가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지만 문제 해결에 직결됐는지는 의문”이라면서 이 할머니 걱정처럼 학생들이 소녀상을 지킨다거나 집회에 참가해 증오와 분노만 양산할 우려가 있으며, 한일의 대립 구도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수요집회 자체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런 상황에서 끝낼 수도 없다”면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고 국회도 지원하는 여성인권평화재단이 설립되고 여기에 라키비움(도서관, 아카이브, 박물관의 합성어) 같은 시설과 조직, 체계가 갖춰지면 수요집회의 형식에도 교육의 도입이란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위안부 할머니가 17명밖에 생존해 있지 않은 엄중한 현실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의 방점은 명예회복과 상처 치유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규명과 교육으로 옮겨 갈 것이 요구된다. 하지만 정의연과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회계부정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이라 정부나 국회에서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을 위한 입법이 지연될 공산도 크다. 지난 12일로 1452차를 기록한 수요집회의 판에 박은 매주 개최나 학생과 활동가만의 참여 같은 내용과 형식을 바꾸지 않으면 외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새기고 정의연은 획기적으로 달라진 수요집회를 조직했으면 한다. marry04@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후각에 숨겨진 양자역학의 세계

    [남순건의 과학의 눈] 후각에 숨겨진 양자역학의 세계

    인간의 오감 중 시각과 청각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방송매체도 이 둘에 의존하고 있다. 라디오 신호에 처음 음악이 실렸던 것이 1906년이고 1929년 영국 BBC에서 최초의 TV방송 송출을 한 뒤 청각과 시각매체가 우리의 삶 깊이 들어와 있다. 반면 후각, 미각을 전달해 주는 매체는 아직 없다. 후각을 전달하려면 일단 인공 코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신호로 바꾼 후 다시 우리 코로 전달해야 하는데 라디오나 TV처럼 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인간은 390여개의 후각 수용체를 갖고 있어 다양한 냄새를 구분한다. 인간의 눈에 세 종류의 시각 수용체가 있는 것에 비해 훨씬 다양한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는 800여개의 수용체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쥐나 소는 1100여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 우리는 과연 어떻게 냄새를 구분할까.첫 번째는 특정 분자가 후각 수용체에 결합하면 수용체가 분자 구조를 읽어내 냄새를 구분한다는 것이다. 자물쇠가 맞는 열쇠에 의해서 열리는 것처럼 수용체에 잘 끼워지는 분자들을 선별한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그런 방식만으로는 후각의 실체를 완전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청산가리라는 독약은 구수한 아몬드 향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몬드 향을 내는 분자와 청산가리의 화학적 구조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구조를 통해 냄새를 구분한다는 이론은 한계가 있다. 화학 구조를 읽어내는 또 다른 방법은 분자가 갖고 있는 고유진동수를 읽어내는 방식이다. 분자는 특정 주파수의 빛은 잘 흡수하고 화학자들은 그 주파수들을 분석함으로써 분자의 구조를 읽어낸다. 그러나 콧속에서 특정 주파수의 빛이 나오지도 않고 어두운 곳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으니 이 방법도 아닌 것 같다. 그럼 어떤 방식이 또 있을까. 여기에 양자역학이 등장한다.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는 세계에서는 장벽이 있으면 물체가 그 장벽을 통과할 수 없는데 분자, 원자 등 미시의 양자역학 세계에서는 물체가 장벽을 넘어갈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 공으로 벽치기 훈련을 하는데 갑자기 공이 벽을 뚫고 지나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양자터널 현상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은 후각과 어떻게 연관이 될까. 후각 수용체에 냄새 분자가 들어올 때 수용체에서의 전자가 양자터널 현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을 이용해 냄새 진동수를 구분하고 이를 통해 냄새를 구분한다는 학설이 최근 제시되고 이를 검증하는 실험들이 이뤄졌다. 어쩌면 우리는 위의 두 방식을 모두 이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열쇠와 같은 방식과 좀더 신비스러운 양자터널 현상을 같이 이용해서 세상의 온갖 냄새를 구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각을 이용한 미술이 있고 청각을 이용한 음악이 있다. 이런 예술들은 매우 객관적으로 전달할 방법이 있다. 그런데 후각을 객관화하기는 아직 어렵고 이를 누구에게나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 또한 어렵다. 그렇지만 후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 후각도 정량화할 수 있을 것이고 미술학과, 음악학과처럼 후각학과가 21세기 후반에는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학과에서는 양자역학과 화학구조식을 기본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양자역학 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많이 떠올린다. 앞으로는 양자역학에 더 적합한 동물은 쥐, 소, 개가 돼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아직도 많은 것을 모르고 있구나’란 생각이 드는 여름날이다.
  • 블랙핑크, 에미넘마저 넘었다… 유튜브 구독자 글로벌 아티스트 4위로

    블랙핑크, 에미넘마저 넘었다… 유튜브 구독자 글로벌 아티스트 4위로

    그룹 블랙핑크가 전 세계 여성 음악 아티스트 중 유튜브 구독자가 가장 많은 그룹으로 올라섰다. 음악 부문 전체 아티스트 중에선 에미넘을 넘어 4위다.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지난 16일 오전 11시 30분(그리니치 평균시 기준) 현재 4400만명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음악 분야에서는 저스틴 비버(5600만명), 마시멜로(DJ, 4770만명), 에드 시런(4520만명) 다음으로 구독자가 많고, 여성 아티스트 중에서는 세계 1위다. 블랙핑크 유튜브 구독자 수는 지난 6월 26일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공개한 이후 하루 평균 1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아리아나 그란데를 넘었고, 이날 에미넘도 제쳤다. 소속사는 유튜브 구독자가 해외 인기와 인지도를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라며 “블랙핑크의 글로벌 영향력과 대중적 저변을 증명했다”고 부연했다. 블랙핑크는 오는 28일 팝스타 설리나 고메즈와의 협업곡을 선보이고 10월 2일에는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메갈리아, 여혐민국 바꿀 유일 수단” “남녀간 성 대결 심해졌다”

    “메갈리아, 여혐민국 바꿀 유일 수단” “남녀간 성 대결 심해졌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을 올려 여성이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메갈리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 성범죄 수사 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 성범죄 수사 등 차별 여전”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메갈리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나는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이슬람국가(IS)를 좋아한다.” 2015년 1월, 터키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가담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한국인 남성 김모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가입 이유로 여성혐오를 꼽은 그의 행적에 ‘페미니스트’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약 반년 뒤인 8월,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일베(일간베스트)나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사이트는 물론 일상에서 숨 쉬듯 벌어지는 여성혐오에 대항해 거울로 반사하듯 보여 준 미러링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방식이었다. ‘김치녀’는 ‘한남충’으로, ‘맘충’은 ‘애비충’으로 치환하는 이들의 방식이 ‘여혐혐’인지, ‘남혐’인지를 놓고 사회가 들썩였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갈리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극과 극이다. 한쪽에선 ‘여자 일베’라고 비난하지만, 다른 쪽에선 ‘여성들의 해방구’라고 평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 페미니즘사(史)에서 메갈리아는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라는 점이다. 본 사이트는 1년도 안 돼 폐쇄됐지만, 수많은 메갈리안은 남았다. 온라인에서 꿈틀대던 여성의 목소리는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를 거쳐 2018년 혜화역에서의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로 나타났고, 2020년 현재 정치권까지 뒤흔드는 주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그간 소수 운동가와 학자들의 영역이었던 페미니즘은 메갈리아 이후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됐고, ‘영 페미니스트’를 넘어 ‘영영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1020 여성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메갈리아를 단순히 혐오세력으로만 지칭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한계도 있다. 미러링이 또 다른 혐오라는 지적과 함께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백래시(반발)도 커졌다. “너 ‘메갈’이냐”는 말은 과거의 ‘빨갱이’ 같은 낙인이 됐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이후 5년간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논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각성 메갈리아 통해 일상 속 여혐 인식“페미니즘은 ‘특별한 것’ 아니다” 깨달아 “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차별 ‘미러링’은 여혐민국 바꿀 수단페미니즘 논의 활발…차별은 여전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천 n번방 공론화, 혜화역 시위수많은 여성이 취지 공감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활발한 페미니즘 논의를 보고 겪으며 조직된 힘을 경험한 까닭이다. 해시태그 공유나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이들이 일상에서 여성운동을 실천하고 효능감을 얻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변화 여성 의제 다양화 성과…성 대결은 심각“사회 전반에서 여성 목소리 들어달라”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5년간 많은 사람이 여성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무력함이나 좌절감도 커졌다”면서 “의도적으로 젠더 이슈에 대해 거리를 두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갈리아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장갑차 ‘레드백’은 왜 세계 최강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국산 장갑차 ‘레드백’은 왜 세계 최강인가

    한화디펜스, 라인메탈과 손 잡으려 했으나…“인지도 낮다”며 거부…기술력 확보로 극복 경량화로 방호기능 대폭 강화…기동성 확보ISU·고무궤도·능동방어 등 미래형 기술 갖춰지난달 우리 방산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치명적인 독을 가진 호주 독거미에서 이름을 딴 국산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시제품 2대가 경기 평택항에서 배에 실려 호주로 향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9월 미국 등의 쟁쟁한 방산기업을 제치고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 장갑차와 함께 호주군의 주력 장갑차 선정 사업 최종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호주 정부는 2022년 2분기쯤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사업 규모만 5조원인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국산 장갑차가 선진국의 주력 장갑차가 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됩니다. 이 회사가 경쟁에서 탈락시킨 업체 중에는 ‘M2 브래들리 장갑차’로 유명한 미국의 ‘BAE 시스템즈’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경쟁사 차량보다 2t 가벼운 무게의 비밀 저는 궁금했습니다. 레드백은 왜 ‘세계 최강’일까. 회사에서 배포한 자료만으로는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깊이 취재해보기로 했습니다.무게 42t. 최대 시속 65㎞. 라인메탈의 링스 장갑차보다 2t가량 가볍습니다. 링스 장갑차는 무장까지 포함하면 50t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차체가 너무 무거우면 기동성이 떨어져 적의 공격에 취약하게 됩니다. 그러나 방호력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의 무게는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개발팀은 차체의 불필요한 무게부터 줄이기로 했습니다. 장갑차가 달릴 때 지면의 충격을 흡수하려면 ‘현수장치’(서스펜션)가 필요합니다. 과거엔 주로 가로로 긴 쇠막대 형태의 ‘토션 바’라는 장치를 활용했습니다. 지뢰 공격 등으로 이 부분이 망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 차체 하부에 굉장히 두꺼운 장갑을 덧대게 됩니다. 당연히 무게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쟁사 제품인 링스는 이런 기술을 택했습니다. 반면 레드백은 이런 쇠막대가 없는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장치’(ISU)를 사용했습니다. 한국이 이미 과거에 세계 최초로 장갑차량에 적용한 우수 기술입니다. 각 바퀴에 작은 크기의 ISU가 장착돼 능동적으로 충격을 흡수합니다. 차체 하부에 장갑을 덧댈 필요도 없습니다. 개발팀은 여기서 대폭 줄인 무게를 상부 장갑 강화에 활용했습니다. 엔진과 변속기를 하나로 묶은 ‘파워팩’은 ‘K-9 자주포’에 적용된 것을 그대로 가져와 최단 기간에 체계개발을 완료했습니다. 과거 K-9 파워팩 개발 과정엔 독일과 미국 부품을 전부 수입했지만, 현재는 엔진 품목 수의 90%를 국산화한 상황입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1600대를 운용하는 K-9의 검증된 파워팩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고장나면 과거처럼 차량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파워팩만 들어내 교체하는 방식이어서 편의성도 높다고 합니다. ●고무궤도가 철제보다 내구성이 더 좋다? 또 다른 특징은 ‘고무궤도’(CRT)입니다. 캐나다 궤도 제조업체 ‘수시’ 제품입니다. 무게는 철제궤도가 4.9t, 고무궤도는 2.2t으로 무려 2.7t의 무게를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굉장히 궁금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놀랍게도 고무궤도의 내구성은 최대 5000㎞로, 철제궤도(2000~3000㎞)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합니다. 또 철제궤도는 500㎞ 전후로 ‘고무패드’도 교체해야 하지만 고무궤도는 1년에 800~1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5년마다 교체하면 됩니다.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고무궤도와 ISU를 동시에 적용하면서 소음과 진동이 기존 차량과 비교해 7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또 철제궤도는 지뢰 폭발시 그 자체가 파편이 돼 생존에 위협이 되지만 고무궤도는 그런 위험이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회사는 미국 노스롭 그루먼사의 ‘Mk44 30㎜ 기관포’를 주무장으로 채택했습니다. M2 브래들리 장갑차의 25㎜ 기관포와 동일한 ‘전동식 기관포’로, 불발탄이 발생해도 전동기를 통해 계속 사격할 수 있습니다. 경쟁 차량인 링스 장갑차는 이런 기능이 없어 연사속도가 다소 높긴 하지만 불발탄이 발생하면 승무원이 수동으로 대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전차 미사일’은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스파이크 LR2’로 장착합니다. 회사는 스파이크 미사일 발사대를 이미 개발해 체계통합 기술력이 높은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즈’와 손잡고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한화디펜스는 ‘호주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호주의 포탑 제조사인 EOS사에 포탑 제작과 원격사격통제시스템(RCW) 개발을 맡기고, 여기에 엘빗을 포함시켜 막강한 ‘팀 한화’ 진용을 꾸렸습니다. 회사는 호주 현지 중소기업 400곳과 접촉하며 협력업체를 물색하는 등 현지 친화적인 납품 구조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장갑차에 적용된 ‘3대 항공기 기술’ 장갑차에 ‘항공기 기술’이 포함됐다고 하면 믿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레드백엔 실제로 ▲아이언 피스트 ▲아이언 비전 ▲상태감시장치(HUMS)라는 3개의 항공기 기술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이언 피스트’는 이스라엘이 개발한 능동방어시스템으로, 장갑차 또는 전차로 접근하는 대전차 미사일 등을 AESA(능동 전자 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기 등으로 미리 포착해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승무원이 차량 내부에서 특수 고글을 쓰고 전차 외부의 360도 전 방향의 상황을 감시하는 ‘아이언 비전’도 매우 독특한 기술입니다. ‘상태감시장치‘는 차량 운행 중 실시간으로 차량 상태와 결함에 대한 데이터를 전송해 사고 발생 전에 정비할 수 있도록 돕는 관리시스템을 의미합니다.한화디펜스의 레드백 개발팀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모두 모아놓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우리가 자랑하는 가장 큰 기술력은 이런 기술들이 아무 문제 없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통합기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각종 방호 키트와 설계를 바탕으로 총탄과 지뢰, 대전차 로켓 등의 공격에도 끄떡 없이 탑승 병력을 보호할 수 있는 세계 최강의 방호체계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최종 관문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술력은 검증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한화디펜스는 2018년 현재의 경쟁사인 라인메탈에 공동개발을 추진하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세계적 방산기업이었던 라인메탈은 “인지도도 낮고 시제품도 없다”며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문제를 세계 유수 방산기업과의 협력과 호주 현지화 전략으로 극복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최종 관문에 선 것만으로도 이미 1차전은 한화디펜스의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K-9 자주포 이후 또 한번의 ‘성공 신화’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용수 할머니 “수요시위 형식 바꿔야”…기림의날 행사서 울컥

    이용수 할머니 “수요시위 형식 바꿔야”…기림의날 행사서 울컥

    “정대협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쳐야”“수요시위하려고 나가려는 것 아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인 14일 수요집회를 폐지하고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열린 기림의날 기념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수요(집회는) 있지 않아야 한다. 집회라고 할 것이 없다”며 “시위 형식을 바꿔서 한다”고 말했다. 수요시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위안부 피해자들, 시민들과 함께 1992년부터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인 시위를 가리킨다. 지난 12일까지 1452차례 열렸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한 수요시위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운동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 30년을 해서 세계에 알리는데 잘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30년이나 외쳤다”고 말했다.이 할머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왜 하늘에서 일본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알아야 한다”며 “학생들이 위안부가 뭔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완전히 알아야 한다. 그런 걸 교육시키겠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도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대협에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치라고 했다”며 “정대협 측에서 지금 고치는 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기존 정대협과 통합해 2018년 11월 새로 출범했는데,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운영을 위해 정대협 법인을 남겨둔 상태다. 지난 12일 열린 수요시위에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 이 할머니는 “이런 말을 하려고 했지 시위하려고 나가려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 기자회견을 겸해 이틀 전 수요시위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집중호우로 비 피해로 고통받은 사람이 많아 수요시위에 나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불참했다.이 할머니는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며 내내 울먹이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너무 서럽다. 할머니들, 언니, 동생들 노하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친일파가 뭔지도 몰랐다. 일본을 두둔하고 자주 그 사람들과 대하니까 그게 친일파가 아니냐 이렇게 생각했다”며 “지금은 다르다. 정계에 계시는 여러분들, 시민, 국민 여러분들 다 똑같은 분이라고 생각하고 다 저희 위안부 문제를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결하려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로 이제 알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념식장에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의 부축을 받아 입장했다. 회계 부정 의혹으로 전날 14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받은 정의연 전 대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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