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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7) ‘헛똑똑이’로 키우지 않으려면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7) ‘헛똑똑이’로 키우지 않으려면

    ‘플린 효과’(Flynn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IQ가 해마다 3점 정도 올라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왜 매년 지능지수가 올라갈까요? 지능지수가 상승하는 것만큼 사람들은 똑똑해 지고 있을까요? 플린 효과의 원인으로 학자들은 연습효과(반복해서 지능지수 시험을 보면 점수가 올라가는 효과)나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이나 영·유아기의 뇌 발달에 꼭 필요한 영양상태, 증가한 학교 수업, 시각매체의 증가 등을 듭니다. 이 가운데 많은 학자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원인은 시각매체의 증가입니다.1920년대 영화의 등장,1950년대 텔레비전의 등장,1970년대 비디오 게임의 등장 그리고 1980년대 컴퓨터 게임의 등장으로 인해 지능지수가 상승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시각매체가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일한 내용을 글자로 배울 때보다는 그림으로 배울 때 학습이 더 잘되는 ‘그림 우월성 효과’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각매체의 등장과 그림 우월성 효과가 딱 맞아떨어진 것이 플린효과로 나타난 것이지요. ●‘무엇´보다 ‘어떻게´를 알아야 현명한 아이 그렇다면 지능지수가 오른 만큼 사람들이 똑똑해졌을까요? 영국 런던대 응용심리학과 셰이어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아이들은 7년 전 아이들에 비해 덜 똑똑하며 심지어 15년 전의 아이들보다도 덜 똑똑하다고 합니다. 그 때 아이들 대부분이 풀 수 있었던 문제를 요즘에는 2분의 1이나 3분의1 정도의 아이들만이 풀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 그 나이 때의 아이들이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의아해 보입니다. 현재 아이들이 덜 똑똑하다는 것은 단순히 갖고 있는 지식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그 지식을 각 인지발달 단계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개념 문제나 사고 문제의 경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결국 ‘무엇’을 아는 것보다는 ‘어떻게’를 아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보면 요즘 아이들은 ‘무엇’은 많이 아는데 ‘어떻게’는 잘 모르기 때문에 덜 똑똑한 것이지요. ●지능지수 올랐어도 인지능력은 떨어져 문제 지능지수는 올라갔는데도 아이들이 ‘헛똑똑이’인 이유, 즉 인지적 능력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분야의 학자 100여명이 모여 이 문제의 해답을 얻으려고 토의한 결과를 보면 지능검사가 실제 측정하는 것은 지능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의 지능검사는 사람의 다양한 능력 가운데 일부만을 측정하는 검사이지 지능, 즉 지적인 능력 그 자체를 총체적으로 재는 검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자들이 이보다 더 공감하는 이유를 크게 다섯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과다한 TV 시청입니다.TV 시청은 그 자체가 수동적으로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능동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박탈합니다. 또한 과거에는 재미없는 프로그램이 나올 때면 ‘어쩔 수 없이’ 독서 등 다른 일을 했지만 요즘에는 채널이 100개가 넘다 보니 TV 앞을 떠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만큼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습득할 시간도 줄어들고 있지요. 두 번째 이유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등 정크푸트입니다. 짧은 시간 과도한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체내의 산·알칼리 균형을 일시적으로 깨트리며, 결과적으로 생리적으로 성마르고 집중력이 부족한 상태가 됩니다. 아이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참을성과 집중력이 필요한데 이를 정크푸드가 방해하는 것이지요. 세번째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옷을 입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브랜드 옷이 나오면서 아이들에게 고가(高價)이거나 성인 디자인의 옷을 입혀놓고 마음대로 뛰어놀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처럼 의젓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합니다. 서구에서는 부모가 네살 정도의 아이들에게 하는 질책 가운데 ‘애처럼 칭얼대지 마.’가 상당히 많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때로는 칭얼대가며 배워야 할 어린 시절이 줄어든 것입니다. 네번째는 인터넷 게임입니다. 요새 아이들이 즐기는 인터넷 게임은 중독성이 강해 한 번 시작하면 빠져나오기가 어렵고, 매우 빠른 반응을 요구합니다. 빠른 속도의 게임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인지 능력의 대부분은 참을성 없이는 얻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적인 학교 분위기입니다. 지적 능력은 혼자보다는 동년배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습득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친구를 경쟁 상대나 라이벌로 간주하는 학교 분위기에서는 어렵겠지요. ●‘머리´보다 ‘몸´으로 배워야 큰 효과 결국 요새 아이들은 그 나이 때에 친구들과 함께 느리게 몸을 통해서 배워야 하는 많은 것들을 혼자 빠르게 머리를 통해서만 배우기 때문에 ‘헛똑똑이’가 되고 맙니다. 친구들과 함께 몸으로 배울 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부 방법은 ‘놀이’입니다. 진정한 똑똑이가 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뒹굴며 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 “치매는 불치병이 아닙니다”

    ‘영혼을 갉아먹는 병’으로 불리는 치매.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정신적 피해를 주고 경제적으로도 피폐하게 만든다. 대부분 노인들이 죽음보다도 두려워한다는 치매. 정녕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 EBS 의학다큐멘터리 ‘명의’에서는 17일 오후 10시50분 국내 치매의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나덕렬(51)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출연, 치매의 원인과 예방·치료법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원인 알면 예방·치료 가능해 치매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죽거나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질환으로 원인만 정확하게 파악하면 예방과 치료도 가능하다. 따라서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 흔한 ‘알코올성 치매’는 만성적인 음주로 비타민이 부족해 기억력이 급속히 떨어자는 증상이다.OECD 국가 중 술 소비량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음주문화만 바꿔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기도 하다. 임상적으로 치료가능한 치매들도 있다. 나 교수는 수두증으로 치매·보행장애·소변실수의 증상을 보이던 한 할머니를 수술을 통해 완치시키기도 했다. 수두증이란 척수액이 뇌에 고여 정상적인 뇌 조직을 압박해 나타나는 질환. 뇌에 고이는 물을 복강으로 떨어지게 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때론 치매를 순리로 여겨야 방금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가장 흔한 치매질환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 교수는 이를 ‘예쁜 치매’라고 부른다. 인지능력은 떨어져도 잘 웃고 예의를 잊지 않아 대인관계에 큰 무리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매란 그저 나이를 먹으면 순리처럼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탐지견 1마리가 경찰 3만명 능가

    실종된 양지승(9)양의 시신을 찾는 데 3일 동안 훈련 받은 경찰특공대 소속 탐지견 1마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26일 장기간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자 이달 초 경찰특공대의 탐지견 파견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탐지견은 폭약 탐지용이지만 경찰은 썩은 돼지고기와 지승양 옷가지 등으로 3일 동안 인지훈련을 실시한 뒤 현장에 투입했다.3년생 독일산 셰퍼드종인 ‘퀸’은 24일 지승양 집 인근 과수원에 투입된 지 20여분 만에 폐가전제품 더미속에 묻혀 있던 지승양의 시신을 찾아냈다.3만명이 동원된 경찰 수색작업을 무색하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탐지견은 새로운 인지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4∼5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리지만 ‘퀸’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지승양의 장례식은 27일 오전 제주시 영평동 양지공원에서 열린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도내 각급 교육기관과 학교에서 검은색 리본을 달기로 하는 등 지승양 ‘추모의 날’로 정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외국처럼 강간으로 엄벌해야”

    성매매여성 보호 쉼터에 있다 환각 등 정신병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경아(가명·17세)는 초등학생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아저씨는 성폭행을 하고 나서 항상 용돈이나 먹을 것을 줬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자 경아는 성을 이용해서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생존의 방법’이 되어버렸다. 심지어는 병원에서 친절하게 돌봐주는 남자 직원들에게도 육체적으로 보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몸을 접촉하는 등의 성적인 행동을 보이곤 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매수는 이처럼 피해자의 청소년기는 물론 인생과 성적 관념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중범죄에 해당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는 그래서 끊어지지 않는다. 서울신문이 청소년위를 통해 ‘13세 미만 아동 성매수’ 혐의로 판결이 확정된 62명의 형량을 입수, 분석한 결과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8명(12.9%)에 불과했다. 징역형을 받은 범죄자들의 평균 형량도 1인당 12.4개월에 그쳤다. 집행유예가 29명(46.8%)으로 가장 많았다. 절반 가까운 40.3%는 벌금을 내고 풀려났고, 이들이 낸 평균 벌금은 고작 364만원이었다. 아동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형벌이다. 청소년위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 중 청소년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해석될 수 있는 성매수에 대해서는 성범죄자의 책임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3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를 ‘합의’에 의한 성매매로 분류하는 법적 판단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찰대 경찰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13세 미만의 아동에게 금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가해자들은 상대방도 원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고, 사실상 돈이나 환경을 이용한 강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의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없도록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하지 못하게 하는 등 처벌의 원칙 자체를 못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북유럽 등에서는 청소년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는 16∼18세 이하의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는 행위는 당사자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강간으로 간주해 중벌을 내리고 있다. 아동성폭력상담을 맡고 있는 해바라기아동센터 최경숙 소장은 “성폭력 특별법에서도 미성년의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일 뿐”이라면서 사실상 13∼14세 청소년도 성에 대한 가치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어도 통합적 인지능력을 주관하는 전두엽이 완전히 성장하는 만 16세 정도로 기준 연령을 올리고 그 이하의 청소년, 아동과 성관계를 맺는 행위는 모두 강간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수원 외국인학교 개교

    경기도와 수원시가 국내 연구단지 및 산업단지 외국 인력 자녀들을 위해 설립한 ‘경기수원외국인학교’가 21일 문을 열었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영흥공원 일대 1만여평 부지에 들어선 학교는 국비 50억원과 지방비 200억원 등 모두 250여억원을 들여 건물 연면적 5800여평 규모로 건립됐다. 대전국제학교(총감 토머스 제이 펜랜드)가 운영하는 이 학교는 유치원 1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4년 등 모두 13학년 과정으로 운영된다. 학교 입학자격은 외국 국적자이며 정원 25% 범위 내에서 해외에서 5년 이상 체류한 내국인 학생도 입학할 수 있다. 입학생은 초등학교는 학습능력·인지능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과 면접, 중학생 이상은 수학 등 일반 과목 필기시험 및 면접으로 선발한다. 수업은 전원 외국인 교사가 담당하는 가운데 미국의 WASC(Western Association of School and College)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된다. 연간 수업료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1500만원, 중학교가 1800만원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 파킨슨병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 파킨슨병

    의사들은 파킨슨병을 일러 ‘오로지 악화만 있을 뿐 호전은 없는 병’이라고 말한다. 이런 파킨슨병은 희귀난치병이지만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나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이 모두 이 병을 앓았던 병력을 가졌던 까닭이다. 파킨슨병은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1817년에 처음 발견해 붙은 이름이다. 그는 ‘손발이 계속해서 떨리고, 몸이 굳어 가면서 움직임이 느려지는 새로운 임상 증상’을 처음 학계에 보고했다. 흔히 파킨슨병을 치매의 이종(異種)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많은 경우 치매를 동반해 그렇게 오해하는 것뿐이다. 이 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주로 운동능력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도파민이 줄어서 생긴다. 알츠하이머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많은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치매를 비롯해 우울과 불안, 불면증과 여타 정신병적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는데 이는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감정, 수면, 기억 등을 통제하는 다른 신경세포들과 함께 소멸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유병률은 높지 않으나 일단 병증이 드러나면 치료를 통한 통제가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는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1% 이상,8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3%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국내의 경우 고령화로 유병률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 교수는 “벌써 이 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10년 전의 3배에 이른다. 노인층의 증가로 65세 이상 노인이 430만명에 이르는 2020년에는 이 가운데 16만명,1100만명에 이를 2030년에는 25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질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보다 크다. 환자는 인지능력이 정상인 까닭에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자신을 보면서 심신이 황폐화해 간다. 파킨슨병 환자가 겪는 고통이 치매보다 크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파킨슨병 환자인 김영현(69)씨는 현실로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보다 죽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는 일이 더 괴롭다고 털어놓았다.“발병 2년후부터 ‘오프 현상(전기의 스위치가 꺼지듯 몸의 운동기능에 장애가 시작되는 현상)이 시작되면서 장기(臟器)가 굳어 걸핏하면 체하고, 변의도 느끼지 못하게 됐고, 불면과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다.”면서 “이런 자신을 잊기 위해 매일 술을 마셔댔다. 술은 증상의 악화를 불러왔고 이런 악순환 속에서 나는 안타까워 하는 가족의 시선과 자존감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적인 증상은 진전(떨림)과 서동(느린 행동), 경직으로 나타난다. 진전증은 주로 손발에 나타나며 환자의 75%가 경험한다. 특히 환자가 안정을 취할 때 나타나며, 서있거나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초기에 사지의 한쪽에만 나타나다가 점차 반대편으로 확산된다. 서동은 단추를 끼우거나 글씨를 쓰는 등의 미세한 움직임들이 점점 둔해져 눈의 깜박임, 얼굴 표정, 음식을 삼키는 일과 걸을 때의 팔 동작 등으로 이어지다가 아예 동작을 취하지 못하는 무동증으로 발전한다. 경직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 등의 조직이 굳어지는 현상이다. 허리 통증, 두통, 팔다리저림, 소화불량 등 다양한 양태의 중상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우울증과 언어장애,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불안정, 수면장애는 물론 파킨슨병 환자의 40% 정도가 겪는 치매도 문제의 증상으로 꼽힌다. 특히 우울증은 환자의 50%가 겪을 만큼 흔하다. 정 교수는 이 병의 경과를 1∼5단계로 설명한다.“1단계는 무표정한 얼굴,2단계는 느리고 보폭이 준 총총걸음,3단계는 자주 넘어지는 보행장애와 자세 불안정,4단계는 부축이 필요한 행동장애,5단계는 부축해도 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를 이른다.”면서 “유전적 소인이 확실한 5∼10% 이외에는 음용수, 살충제 같은 유해 환경물질에의 노출도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다른 질환에 의한 운동장애와 유형이 흡사해 운동행태를 통한 진단은 쉽지 않으며, 아직은 이 병을 확진할 수 있는 다른 검사법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병력 분석과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을 감별하기 위한 신경학적 검사와 진단기준의 적용, 도파민성 약제에 대한 반응 등을 통해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뇌의 퇴행에 따른 질환인 만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다. 정 교수는 약물치료의 일반적 원칙으로 ▲가능한 한 오랫동안 독립적,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고,▲최대한 활동적인 생활을 유도하며,▲환자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특히 그는 “환자가 젊을수록 초기 치료 때 장기적인 고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의 1차적인 치료는 도파민 물질을 보충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약제가 레보도파 계열의 ‘마도파’와 ‘시네메트’,‘미라펙스’ 등이다. 레보도파는 환자의 뇌에 부족한 도파민을 직접 보충해 주는 약물로, 모든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되는 주된 치료약이나 5년 이상 장기 투여할 경우 이상운동증, 운동동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므로 젊은 환자의 경우 투여에는 신중해야 한다. 미라펙스는 지난 97년 미 FDA에서 가장 먼저 승인한 도파민 효능제로, 초기 환자에는 단독요법, 레보도파와 병용해서 진행성 환자의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며,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증 치료와 신경보호 효과도 검증됐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하므로 치료시 약물의 조절이 필수적”이라면서 “증상 개선만을 겨냥해 처음부터 많은 약물을 투여하면 부작용도 빨리 나타날 수 있어 환자의 병증과 직업, 연령 등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더위夜! 당신이 잠 못 이룰땐…

    더위夜! 당신이 잠 못 이룰땐…

    장마가 끝나면서 전국적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열대야란 야간의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이른다. 한낮에 달아오른 지표면의 열기가 해가 진 뒤에도 식지 않아 밤에도 25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는 것. 이 같은 조건에서는 인체의 체온조절 중추가 각성상태에 들어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짜증나는 열대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우선 체온을 낮추고… 열대야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한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우선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수. 에어컨을 이용할 경우 장시간 밀폐시킨 실내 온도를 외부 온도보다 5도 이상 낮게 유지하면 두통과 피로감을 악화시키고, 감기나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에어컨은 계속해서 1시간 이상 가동하지 않아야 좋다. 에어컨보다는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흐르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선풍기 바람도 직접, 오래 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박을 먹는 것도 체온을 떨어뜨리는 한 방법. 수박은 수분 섭취를 늘리고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너무 늦은 밤에 먹으면 이뇨작용 때문에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흡수된 수분이 체내에서 소변으로 바뀌기까지는 약 1시간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취침 직전에 물이나 수박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면 샤워가 좋다. 처음에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서서히 찬물로 바꿔주면 체온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너무 차가운 물로 목욕을 하면 신체 근육이 긴장하면서 생리적 반작용을 초래, 체온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또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벼운 조깅이나 속보, 산책 등 운동을 해 땀을 흘린 후 샤워를 하는 것도 체온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 ●억지로 잠들려다가는… 잠을 잘 자려면 ‘잠 들어야 하는데….’하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박관념은 숙면을 방해할 뿐더러 잠 드는 것도 방해한다. 따라서 ‘못 자면 좀 피곤하고 말지.’ 식으로 편하게 생각하도록 한다. 가볍게 움직이거나 독서도 잠드는 데 좋다. 흔히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면곯아 떨어지듯 수면의 1,2단계에는 잘 들지만 3,4단계의 깊은 수면에는 이르기 어렵다. 이 상태에서는 아침에 몸이 무겁고, 종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잠을 잘 못 자면 다음날 무력감과 인지능력 저하로 판단능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소해 전체적인 업무 및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커피, 콜라, 초콜릿, 홍차, 녹차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은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취침을 방해한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담배도 각성효과가 있어 숙면을 방해한다. ●정답은 정시 취침, 정시 기상 늦게 취침했더라도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잘 지키면 자신의 수면주기 생체리듬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낮잠은 가능한 한 안 자는 게 좋다. 밤잠을 잘 못 잤다고 낮에 지나치게 자면 야간 취침 방해로 수면 리듬을 잃기 쉽다. 되도록 낮잠은 피하되 자더라도 3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더위에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간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심한 운동은 체온을 높이고, 심장병이나 일사병 등을 일으킬 위험성도 있다. 운동 시간은 이른 저녁이 좋다. 단,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장기언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안영수 을지병원 내과 교수, 박동선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 [女談餘談] 여 과학자 남 과학자/박정경 국제부 기자

    “여자가 과학을 못 하는 건 선천적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은 이 말을 뱉고 말았다. 여성들이 들끓는 사이 남성들은 속으로 통쾌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성(性)을 바꾼 트랜스젠더의 생각은 어떨까. 여성에서 남성이 된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생물학자 벤 바레스(51) 교수는 “서머스 총장은 자기가 천부적으로 잘나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부류”라고 꼬집었다. 바레스 교수는 뇌를 전공한 학자로, 여성과 남성의 삶을 모두 겪어본 이로서 말문을 열었다며 서머스 전 총장의 말을 비판하는 글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었다.4∼18살 여·남학생의 수학 성적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남녀간 인지능력에 차이가 있다 해도 그것이 선천적인 것인지 명확치 않다. 만약 선천적이라 해도 의미가 있는 정도인지 불분명하다. 미묘하다면 그 차이는 오히려 여성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과학도 예술과 같아서 정열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바레스 교수가 매사추세츠 공대(MIT)를 다닐 때의 일이다. 수업 시간에 수많은 남학생들을 제치고 여학생인 자신만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었더니 담당교수는 곧 부정행위를 의심했다. 남자친구가 도와준 게 틀림없다면서. 사실 기자는 여성과 과학을 둘러싼 서머스 전 총장 시대의 한물 간 논란에는 관심이 없다.“1970년대 서울에 미성년 창녀가 100만명”이라고 버젓이 말하던 이가 아닌가. 왜 이렇게 훌륭한 여성 과학자 한 명을 잃었느냐는 것이 더 궁금하다. 편견이 싫어서 바레스 교수가 남자가 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살면서 여자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고 운 좋게 남자가 될 수 있었다.”고만 털어놓는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18일에 실은 그의 옛 사진을 보면서 기자는 또 한번 놀랐다. 지금은 수염을 길렀지만 한때는 드레스를 입은 매력적인 여자였다.‘여성으로서의 경쟁력’이 뒤처져 남자가 된 게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박정경 국제부 기자 olive@seoul.co.kr
  • 쿠렁~ 나무가 물을 마셔요

    쿠렁~ 나무가 물을 마셔요

    초록의 들판으로 터진 길 위에서 중얼거려본다. 나무 나무 종달이 지빠귀 어치 씀바귀 민들레 강아지풀…… 내 몸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한다. 손가락 끝 발가락 끝에 초록색 물감이 들기 시작한다. 뻐꾸기 뻐꾸기 할미새 보리똥열매 참빗나무 하눌타리…… 내 몸이 더욱더 작아진다. 온몸에 초록색 물감이 든다. 드디어 나는 한 마리 초록의 벌레가 되어 나무 이파리 위를 기어간다. 이제 나무 이파리는 드넓은 벌판이다. 더듬이를 세워 허공을 휘저어본다. 모처럼 맑은 하늘이시다. - 나태주의 시 ‘모처럼 맑은 하늘’ 위 시처럼 우리도 온몸에 파란색 물감을 들이러 숲으로 떠나보자. 천년의 원시림들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흥겨운 몸짓, 하얀 햇살에 부서지는 연초록 잎사귀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 그냥 스치듯 지나쳤다면 이젠 제대로 한번 느껴보자. 그리고 귀 귀울여보자. 수천, 수만의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소리, 흙과 물 그리고 바람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어보자. 푸른 6월의 숲은 가장 시퍼렇고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로 가득하다. 숲은 수첩을 들고 무엇인가를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고 몸과 마음을 활짝 열고 몸에 닿는 대로, 마음에 느껴지는 대로 가슴에 담는 그런 곳. 숲에서 신명나게 놀아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신기한 숲학교 6월의 숲은 짙푸르게 옷을 갈아입어 1년 중 가장 아름답고 활기찬 생명력을 뽐내는 시기다. 이렇게 아름다운 숲을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걷는 것이 익숙한 어른들은 상관없지만 아파트 놀이터에 익숙한 아이들에겐 숲은 그냥 ‘나무더미’이고 힘든 곳일 뿐이다. 하지만 숲을 놀이터 삼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무엇을 하며 놀까 한번 알아보자. # 숲은 자연이 만들어 준 놀이동산 숲 연구소(ww.ecoedu.net)의 생태학습 교육관인 경기도 퇴촌에 있는 ‘율봄 농원’에서 열린 숲 체험에 참가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꼬맹이들이 나뭇잎 모양의 이름표를 달고 무엇인가 열심히 찾고 있다. “야, 찾았다. 아빠 거미다 거미. 이것 잡아주세요.”라고 환호성을 올리는 나희(7).“나희야 아빠는 뭐 잡았는지 보여줄까.”라며 애벌레 한 마리를 내미는 김성훈(38·교원나라 벤처투자)씨. 숲 해설가 장인영(35)씨 앞에 모인 네가족. 저마다 잡아 온 곤충을 내민다.“야 정말 여러가지 곤충을 잡았네. 경택이네는 매미의 애벌레, 나희네는 거미와 나방의 애벌레, 윤서네는 무당벌레를 잡았구나.”라며 설명을 해준다. 그러고는 “얘들아 이런 애벌레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나비가 없어져요.”“새도 없어져요. 먹을 것이 없으니까요.”“숲이 지저분해져요.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이 없으니까요.”라고 저마다 다르지만 생각보다 똑똑한 답을 내놓는다. 옆에 있던 유진이 아빠는 “어른보다 낫네.”라며 웃는다. “그래요. 애벌레가 없으면 숲이 망가져요. 새도, 나비도, 곤충들도 없어지지요. 그럼 우리가 숲속 친구들을 집으로 가지고 갈까, 여기에 놓아줄까.”“여기에 놓아주어요.”라고 합창하는 아이들. 자 이번엔 나무가 무슨 말을 하나 듣는 시간. 도대체 무슨 소린가, 나무가 말을 하다니. 장인영 해설사는 준비해 온 청진기를 꺼내 아이들에게 보여준다.“이건 의사 선생님이 너희들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때 쓰는 청진기지. 우리도 청진기를 끼고 나무에 대어보면 나무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한번 해보자.” 아이들은 무슨 의사 선생님이 된 양 청진기를 귀에 끼고 나무에 대어본다. “쿠렁 쿠렁” 비록 소리는 작지만 나무가 물을 빨아올리는 신기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의진이가 소리친다.“선생님, 이 나무는 아무 소리가 안 들려요. 혹시 죽었나봐요.”, 그러자 “이리 와 봐. 이 나무는 소리가 들려.”라는 유림이. 아이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청진기로 나무 소리를 들어본다. 나무가 살아 있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지만 이렇게 몸으로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아까 우리 애벌레 잡았지. 애벌레는 눈도 없고 신발도 안 신고 다니지. 우리 이번엔 애벌레가 되어볼까.” 신발을 벗고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오직 신체감각에 의존해 앞사람 어깨를 잡고 걷는다.“정신을 집중해 봐. 무슨 소리가 들리나. 어떤 느낌이 오나.” 정말 신기하게 맨발에 느껴지는 나뭇잎, 전혀 들리지 않았던 새소리, 향기로운 나무 냄새가 전해진다. “너무 힘들어요. 애벌레에게 눈도 달아주고 신발도 사줘요.”라는 정민(6)의 말에 모두 웃는다. 이렇게 숲속에서 모든 감각을 동원해 느껴보는 시간이 숲 체험이다. “그저 숲이란 걷는 곳이라고 알았는데 이렇게 몸으로 느껴보니 정말 재밌네요. 친구가 숲 해설가를 한다고 했을 때 ‘이상한 녀석이군’했는데 정말 이해가 됩니다.”라는 나희 아빠.“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저에게도 큰 경험입니다. 이렇게 자연을 느껴 본 것이 처음이거든요.”라는 유진의 아빠 정민재(36·서울 성동)씨. 아이들에겐 재미나고 어른들에겐 색다른 경험이고 체험이다. 이밖에도 거울을 눈 밑에 대고 하늘을 보며 걷는 ‘뱀 되어보기’, 누워서 커다란 거울로 자신을 비춰보는 ‘독수리는 어떻게 볼까’ 등 다양한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정말 나무나 곤충의 이름을 하나 외우는 단순한 지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느끼고 만지고 상상하면서 스스로 자연을 배워 나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숲이다. ■ 얘들아 숲놀이 하자 # 숲은 진정한 인간의 마지막 안식처 반짝이는 나뭇잎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솔잎 향기가 가득한 숲은 힘들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준다. 푹신한 낙엽을 ‘사각사각’ 밟는 소리,‘스스슥’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에 마음이 너무 편해진다. 아무리 유명한 음악가가 작곡한 교향곡도 이렇게 모든 인간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노래를 만들어 낼 순 없다. 이런 편안한 자연의 소리뿐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냄새.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선하고 깨끗하게 해주는 그 냄새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피톤치드(phytoncide)다. 어쩌면 숲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커다란 선물일 것이다. 나무가 병원균에 저항하기 위하여 방출 또는 분비하는 물질로 쉽게 말해 숲이 내는 기분 좋은 특유의 향기이다. # 숲에서 이런 놀이 해보세요 숲 연구소 남효창 소장이 쉽게 할 수 있는 숲속놀이를 소개한다. 숲에는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까. 흩어져 있는 모든 것이 보물이다. 먼저 아빠나 엄마가 아이들에게 “숲속의 보물이란 나뭇잎도 될 수 있어. 나뭇잎은 썩어서 나무가 잘 자라게 하는 거름이 되니까.” 등 보물이란 꼭 거창한 것이 아닌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보물이 된다고 알려주고 10∼20분동안 찾아 온 보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돌멩이, 곤충, 솔방울 모두가 보물이다. 상상력과 인지능력, 발표력 등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물론 부모도 함께 해야 한다. # 느리게 달리기 놀이 달리기 하면 무조건 빨리 달려야 할 것만 같은데 숲에서는 천천히 달려보자. 각자 원하는 동물을 정하고 흉내를 내면서 일정한 거리(1m)를 가장 느리게 갈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경주한다. 주의할 점은 한 순간도 멈추거나 뒤로 가서는 안 되고 계속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이 1등이다. ‘느리게 달리기 놀이’를 한 후 아이들과 천천히 움직이는 동물과 빨리 움직이는 동물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 # 숲속에서 뒹굴 뒹굴 숲에 들어오면 편안함이 느껴진다. 가족이 모두 함께 숲 바닥에 누워보자. 누운 상태에서 숲 하늘을 가슴에 담아보거나 숲의 공기를 깊이 들이마셔 본다. 눈을 감고 숲의 소리를 들어보거나 낙엽을 살짝 들춰내고 그 속의 향기도 맡는다. 오감을 통해 숲을 느낄 수 있는 놀이다. # 같은 물건 찾아오기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열매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똑같은 것을 찾아오는 놀이다. 관찰력과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신기한 곤충이나 몰래 숨어 있던 동물, 나무 열매 등을 찾는 재미도 있다. ■ 가볼 만한 숲 꼭 ‘숲’이란 멀리 가야만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난 ‘숲’에 가면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 서어나무 군락과 정상부의 왜솜다리 자생지인 조령산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경계를 이루면서 울창한 산림과 어우러진 암벽지대가 많고 기암과 괴봉이 노송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처럼 그 경치가 뛰어나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갈대와 억새풀이 어우러져 자라는 숲에 머물면 아무 곳에서나 쉽게 맛볼 수 없는 황홀경에 젖어 들게 된다. 좀 편하게 숲을 체험하려면 문경시의 문경새재도 추천한다. 문경새재는 옛날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이 다녔던 길로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2관문,3관문 주변에 옛 영남대로 길을 가면 그야말로 나무와 풀들이 지천이다. 오대산 북대사쪽의 숲도 좋다. 토양이 비옥하여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에 안성맞춤인 오대산은 신갈나무, 굴참나무, 소나무, 서어나무, 자작나무 등 나무의 보고이다. 또 물봉선, 도깨비부채, 노랑무늬붓꽃, 개불알꽃, 금강초롱꽃 등 많은 식물도 자생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강원도 평창에 있다. 밤꽃이 유명한 명지산은 경기도 가평에 있어 하루 나들이로 제격이다. 계곡의 맑은 물이 돋보이는 산으로 여름철에는 우거진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려한 산으로 사계절 내내 자연이 만들어 내는 색의 신비와 깊이에 놀라움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야생화 군락과 참나무가 아름다운 강원도 평창 계방산은 봄에는 철쭉, 여름엔 녹음이 우거진 울창한 숲을 자랑하며 가을 단풍도 예쁘다. 또한 3월초까지 흰 눈꽃을 피워내며 거대한 설경을 펼쳐내어 계방산을 찾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 [우리구 최고야!] 강북

    [우리구 최고야!] 강북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된 요즘, 간신히 일어나 등교하기 바쁜 자녀들에게 아침식사를 챙겨주느라 매일 아침 한바탕 소란을 겪는 어머님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아침식사는 바쁜 일과로 인해 자칫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만,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성장발육과 인지능력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아침 결식이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고요. ●‘친구야 아침먹자´ 프로 6년째 진행 강북구보건소가 200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친구야 아침먹자’는 어린이들에게 평생건강의 기초가 되는 아침식사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내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 3500여명이 참여해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친구야 아침먹자’는 보건소, 학교, 가정이 함께 연계해 아침식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아침결식의 주원인인 컴퓨터 게임과 TV시청으로 인한 늦잠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쳐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게임 통해 조식 중요성 일깨워 이를 위해 선생님들께 교수지도안을 제공해 어린이들이 수업시간에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을 살펴 보면,1차로 참여 어린이들의 아침식사 및 일찍자기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하고, 기초학습인지능력과 집중력도 조사합니다. 2차 프로그램에서는 아침식사 및 일찍자기를 약속하는 선서식과, 실천율 향상을 위한 4단계 프로그램을 실시합니다.3차 사후조사에서는 인식도 변화 및 아침식사 실천율을 측정해 사업 효과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참여와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알림장, 가방걸이, 실천스티커표 등 다양한 홍보물을 제공하고, 골든벨게임, 빙고게임 등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일방적 강의의 지루함을 해소했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의 생활습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학부모님들께도 알림장을 통해 건강통신문을 전하고, 짧은 시간에 손쉽게 조리가능한 식단을 제공하는 한편, 학부모 연수강좌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초학습·정보처리 능력 향상 집과 학교에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참가 학생들의 아침식사 실천율은 58.5%에서 63.5%로 향상되는(2004년) 등 해마다 5%이상씩 아침식사 실천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찍자기에 대한 의지도 향상되어 생활습관도 좋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아침식사 실천 그룹이 아침결식 그룹에 비해 기초학습능력과 정보처리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해,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 지도안, 초등생 부교재로 선정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보건소에서는 관내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책자와 CD로 구성된 학습지도안을 개발했습니다. 이 지도안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4년 7월부터 서울시교육청 초등학교 부교재로 선정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 타 자치구 및 타 지방 보건소에서도 ‘친구야 아침먹자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보건소홈페이지에도 프로그램의 주요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체험기회를 높였습니다. 앞으로 강북구에서는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미취학 어린이, 초등학생, 중학생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그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균형잡힌 식생활로 건강한 삶을 누리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이인영 보건지도과장
  • [독자의 소리] “성폭력 피해 조기 구제 중요”/김은언

    어린이 성폭력 실태 심각 피해사실 조기 발견 중요 최근들어 유아 성폭행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13살 미만의 어린이 대상 성폭력이 전체 성폭력의 30% 정도를 차지한다.7살 미만 유아 대상의 성폭력도 15%에 이른다. 어린이 성폭력은 피해자의 52%가 2회 이상의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어린이는 성폭력에 대한 대응능력 및 인지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성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길가, 놀이터, 공중화장실, 아파트 경비실에서, 심지어는 친척이나 친아버지로부터 당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린이 성폭력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부모 및 교사 등 주변에서 조기에 피해사실을 발견하고 사전교육을 철저히 하여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상처 없이 밝게 회복하도록 하는 일이다. 가정과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갖도록 돌보아 주는 것만이 최선책이다. 김은언<전남 여수시 문수동>
  • [정보 뱅크] “하루라도 먼저” 영어유치원 붐

    [정보 뱅크] “하루라도 먼저” 영어유치원 붐

    가진 것이라고는 인적자원이 사실상 유일한 나라. 한국에 사는 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학습 열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초등 1·2학년생에 대한 조기영어 교육실시 방침을 발표하면서 미취학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영어학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외국어를 현지에서 직접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의 조기유학 열풍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중학생들도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진학정보에 귀을 쫑긋 세우고 있다.서울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신입생들의 1년간 학업성취도 분석결과도 특목고 진학열기를 달구고 있다. 과학고나 외국어고 출신학생이 일반고 학생보다 성적이 우수하게 나왔다. 미취학 자녀의 영어공부와 외국어고 진학에 관심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관련 소식을 담았다. 조기영어 실시 후폭풍이 거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게까지 영어교육을 시범실시한다고 밝힌 게 계기다. 정부는 2007년까지 시범운영해 본 뒤, 전면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실상 2008년부터 전면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린이 영어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영어유치원 교육프로그램과 전문가들이 권하는 연령별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영어유치원 선호는 왜? 영어유치원을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말하기 중심의 교육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하루 서너시간씩 영어로 노래 부르고 동화도 듣고, 외국인 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게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비싼 수강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서울의 일반 유치원 교육비가 한달에 20만원 안팎인데 반해 영어유치원의 수강료는 50만원이 보통이고 100만원을 넘는 곳도 많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정한 수강료 상한선은 시간당 9000원. 하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학원법상 처벌근거가 없어 한달 수강료가 100만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4시까지 아이를 맡기게 되면 월 수강료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5세, 노래와 게임으로 이때에는 영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동요나 자장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나 간단한 율동과 함께 하는 노래(챈트), 게임과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 노래로 영어동화를 부른다면 영어를 공부 아닌 놀이로 접근할 수 있다. ●6세, 글자모양과 소리배우기 그림책 오디오 비디오 등을 통해 다양한 영어환경에 노출된 경우라면 문자교육인 파닉스를 할 필요가 있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워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영어글자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언어규칙을 숙지한 다음 각 문자들이 내는 소리를 익히고 이야기 책을 중심으로 듣기와 읽기를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7세, 짧은 이야기를 읽고 이해하기 인지능력과 손과 눈의 협응능력이 높으므로 비교적 지문이 적은 영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소리의 규칙을 이용한 읽기와 쓰기를 병행하는 게 좋다. 원어민 강사교육을 꾸준히 진행해온 영어교육 전문가인 최윤정 아이스푼 원장은 “어린이 영어교육에서는 무엇보다 강사의 교육전문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유치원에서 진행할 때에는 아무리 원어민이라도 교육에 대한 경험과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교사와 수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형량 가볍고 수사는 미온적

    지난해 7월 프랑스 법원은 어린이 성폭행 범죄자들에게 징역 28년을 선고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파렴치한 성폭행범들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있지만 대체로 처벌이 약해 피해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가해자가 응분의 처벌을 받고 장기 격리돼야 재범을 할 수 없는데 징역 3년 이하의 가벼운 처벌이 다반사다. 우리나라의 어린이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짧으면 8개월, 길어야 3년이어서 격리기간이 너무 짧다고 한 성상담소측이 주장하기도 했다. 집행유예, 기소유예 등으로 성범죄자들이 풀려나는 일도 많다. 대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성매매특별법 위반 사범은 1만2778명인데 기소유예율이 39.4%나 됐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에게 부산지법은 5명에게만 소년원 송치 결정을 내려 피해자 가족의 분노를 샀다. 이른바 `단지 사건’으로 알려진 7세 여아 성폭행 사건에서도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부산에서는 유아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부에게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강지원 변호사에 따르면 최근 정신지체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인지능력이 초등학교 3학년 정도로 필사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있었다고 한다. 성폭행범에 대해서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우선 수사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판검사가 합의를 종용하는 일도 있고 합의하면 친고죄 규정에 따라 처벌을 하지 못한다. 피해를 수사관이나 법관 앞에서 진술해야 하는 `2차 피해’도 발생한다. 성범죄자들이 성폭행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하거나 고소 취하를 요구는 사례도 잦다. 이런 이유 때문에 피해자가 고소하는 비율은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전담 여성 수사관을 늘리고 진술녹화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수사기관이 성범죄자를 감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성년자 성폭행범에 대한 양형 기준도 없어 형량도 들쭉날쭉이다.김기용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05 희망을 쏜 사람들](5)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

    [2005 희망을 쏜 사람들](5)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

    지난 9월 세계 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체코 리베레츠의 수영 경기장.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부산체고·19)군의 얼굴에는 시종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장내의 관중들은 시상대에 올라선 그를 향해 박수를 보내 축하했다. 그도 늠름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진호군의 쾌거는 그만의 자랑이 아니었다. 국내 4만여 자폐아들에게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인간 승리였다. 국민들에게는 장애를 극복한 ‘휴먼 스토리´로 진한 감동을 안겨준 일대 쾌거였다. 자폐아로 사회성 인지능력이 7세 어린이에 불과한 진호군. 그가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과 뒷받침 그리고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었다. 어머니 유현경(45)씨는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은 이후 오로지 ‘진호 엄마´로만 살면서 ‘맞춤교육´으로 오늘의 진호군을 만들었다. 유난히 물놀이를 좋아하던 진호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2년 전 부산체고에 진학한 진호군은 전담코치의 지도 아래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이후 진호군의 타고난 수영 실력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2002년 부산 아·태장애인수영대회와 지난해 홍콩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마침내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 부문에서 세계신기록(2분24초49)을 세워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장애인으로는 유일하게 전국체전 부산대표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수영은 진호에게 새로운 세계와 자립의 의지를 세워주는 주춧돌이 됐다. 오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선 진호군의 최근 활동을 담은 5분짜리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예정이다.‘희망세상 만들기 홍보대사´인 진호군에게는 새해 소망이 있다. 자신이 보유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는 것과 고교를 졸업한 뒤에도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기업체에 취업(수영선수로)하는 것이다. 진호군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지속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 따끈한 애니… 原色을 맛본다

    [박은영의 DVD 레서피] 따끈한 애니… 原色을 맛본다

    색채심리학이라는 것이 있다. 빨강이나 노랑은 따뜻한 느낌을 주고 파랑, 초록은 차가운 느낌을 주며 오렌지색은 식욕을 자극한다. 요즘 같은 연말 시즌에는 초록과 빨강색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데, 이 강렬한 크리스마스 보색은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끌어 올린다고 한다. 이처럼 색은 기분을 좌지우지하거나 어떤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두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서 색의 인지능력이 IQ와 비례한다는 이론도 있다. 다양한 색을 체감할 수 있는 최고의 교재는 3D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한다.100% 디지털로 작업한 최초의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낯선 이미지로 가득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뒤 세계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은 3D가 지배하게 되었고 ‘슈렉’‘벅스라이프’‘니모를 찾아서’‘인크레더블’로 이어지는 화려한 역사를 자랑하게 되었다. 공주님과 왕자님의 동화를 변주하는데 급급했던 디즈니도 이 애니메이션 이후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잊혀지고 마는 장난감들에 이렇게 많은 사연과 모험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고 나면 낡은 인형 하나 버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송강호가 한국어 더빙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마다가스카’는 동물원에만 살던 동물들이 야생으로 돌아가 겪는 해프닝을 그렸다. 열대 정글을 배경으로 한 만큼 화려하고 원색적인 색감이 생생하고 다양한 동물들의 표정 연기도 볼 만하다. ●토이 스토리 10주년 기념판 디지털 소스를 리마스터해 기존판보다 한층 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자랑한다. 햇빛 아래서 오색 구슬을 굴리는 것 같은 청량감과 살아 움직이는 듯한 캐릭터를 표현한 디지털 화공들의 세밀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10주년 기념판으로 1편과 2편이 동시에 출시되었는데,2편의 경우 기존에 4:3의 브라운관 TV 화면비로만 출시되어 있던 것을 이번에 와이드 화면비로 보정했다. 픽사의 능청스러운 유머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NG 장면과 삭제 장면이 수록되었고, 제작과정, 코멘터리, 연출자 인터뷰도 볼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짧은 축하 인사도 확인할 수 있다. ●마다가스카 이런 게 DVD의 장점이다. 벤 스틸러가 더빙한 영어 버전과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한국어 더빙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센트럴 파크, 아프리카 정글, 북극까지 넘나드는 다채로운 배경에 볼 때마다 웃음이 터지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어우러졌다. 풀만 먹어야 하는 정글에 떨어져 친구를 잡아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자, 철없는 얼룩말, 하마, 기린 등이 등장한다. 쇼생크 탈출을 감행하는 펭귄 일행은 마피아를 연상시키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데 벨벳처럼 반짝이는 털의 묘사가 돋보인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18일 TV 하이라이트]

    ●대발견 아이Q(EBS 오후 8시5분) 비타민이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것인지, 또 너무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지는 않는지 등 비타민에 대한 궁금증과 해답을 찾아본다. 아이들의 인지능력 발달과정과 대인관계 능력을 발달시키는 상징놀이에 대해 ‘아기 실험실’에서 알아본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가수 전혜빈이 털어놓는 윤도현에 대한 느낌, 꽃미남 스타 정경호가 밝히는 키스신 촬영비화, 양동근 에게 업혀가는 장면을 촬영하다가 맡은 머리냄새를 잊을 수 없다는 이재은의 숨겨진 얘기, 김용만이 폭로한 신동엽의 배 감추기 기술, 정경호가 고백하는 김용만의 편의점 사건 등이 잇따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신병을 모집하기 위해 군에서 직접 개발한 전쟁게임 때문에 미국이 시끄럽다. 이 게임은 미국 차트 4위에 오를 정도로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는 군에서 사용하는 무기와 장비, 이라크 전쟁 상황을 똑같이 재현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게임과 전쟁을 청소년들이 혼동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비밀남녀(MBC 오후 9시55분) 혼자 술을 마시던 영지에게 도경이 다가와 힘내라며 다독여 준다. 영지는 도경에게 준우를 사랑하긴 하지만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고 말하고, 그 말을 듣고 있던 준우는 영지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 데리고 나간다. 준우는 영지를 사랑하지만 그동안 비겁하게 감추고 있었다며 그렇게 살기 싫다고 말한다.   ●TV소설 고향역(KBS1 오전 8시5분) 순덕이 철기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홍철은 송 사장과 만나 대책을논의한다. 선경이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하는 순덕은 어린 선경을 떠올리며 애틋한 그리움에 눈물을 흘린다. 한편 병원으로 송 사장을 찾아온 금자는 얼떨결에 황 여사와 만나 모진 수모를 당하는데….   ●웨딩(KBS2 오후 9시55분) 세나는 슬픔을 내색하지 않은 채 애써 담담하게 숙희의 장례를 치르는 승우가 걱정스러운데, 승우는 세나의 위로에 그제서야 마음 편히 눈물을 흘린다. 소식을 듣고 내려온 진희는 분향만 마치고 서둘러 떠나려 하지만, 그런 진희를 윤수와 만나게 해주기 위해 따라나서는 세나를 오해한 승우는 기분이 언짢아진다.
  • 무더위 불면증 이렇게 날려라

    무더위 불면증 이렇게 날려라

    낮 동안의 무더위에다가 열대야까지 겹쳐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다. 그 바람에 생활의 리듬을 잃거나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더위에 지쳐 시원한 맥주나 수박 등을 찾지만 이런 식품이 숙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열대야도 잊고 건강하게 잠 잘 자는 법은 없을까. ●더위와 잠 열대야 속에서 잠들기 힘든 이유는 체온조절 때문이다. 열대야가 시작되면 인체의 체온조절 중추가 더위에 적응하기 위해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해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숙면을 어렵게 한다. 일반적으로 숙면에 적당한 기온은 25∼29도. 이런 조건에서는 쉽게 잠들 뿐 아니라 깊은 수면을 취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통상 수면은 렘 단계(REM)와 비렘(Non-REM)단계로 나누는데, 성장 및 성호르몬,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되는 비렘 3∼4 단계와 렘단계가 깊은 잠이 드는 단계. 이때 숙면을 취해야 수면부족 현상을 느끼지 않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더운 날씨는 수면 단계 중 렘 단계에 영향을 끼쳐 몸은 자나 뇌는 깨어있는 상태가 계속되게 된다. ●불면 그 이후 낮에 졸립고 일과 공부에 집중이 안되며, 능률이 떨어졌다면 잠을 충분히 못 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수면은 낮동안 지친 몸과 뇌를 회복시키고 성장 및 성호르몬을 분비하게 한다. 또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며, 상황에 대처하는 본능적 능력을 정상 수분으로 유지하도록 하는데, 이런 잠이 부족하면 심신이 부조화에 빠져 일의 능률도 떨어지고 신경질적이거나 무력하게 되고 만다. 교통사고의 원인인 주간 졸림증이나 만성피로, 기억력 감소,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학습 및 작업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질이 낮은 수면은 인지능력을 떨어뜨려 학습이나 일 처리 능률을 떨어뜨리며, 어지럼증과 두통, 기분장애 등 정신적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성장기 청소년들은 호르몬 분비를 막아 성장이 방해를 받기도 한다. ●열대야 속 잠 잘자기 열대야에도 불구하고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섭생과 운동, 생활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취침 직전에는 전신의 긴장을 풀고, 낮동안 교감신경이 지배한 신경체계를 무리없이 부교감신경으로 변환시켜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질환은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의 숙면을 해치는 대표적인 수면 장애요인이다. 이런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밝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오는 잠을 억지로 청하는 것도 좋지 않다.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따라서 정해진 수면 시간을 지키려고 필요 이상 민감해 할 필요는 없다. 적당한 운동도 숙면의 조건이 된다. 그러나 피로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며 밤시간대에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면 오히려 잠들기 어렵다. 잠자기 전의 운동이 대뇌작용을 활성화 시키기 때문이다. 운동은 잠들기 4∼6시간 전에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음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카페인이나 니코틴은 대뇌를 자극해 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카페인이 많은 커피 녹차 홍차 콜라 초콜릿 등은 하루 두잔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술은 대뇌의 기능을 저하시켜 잠은 잘 들게 하지만 전체적인 수면구도를 변화시켜 숙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음식은 수면 3시간 전에 섭취하며 잠들기 전에 공복감이 느껴지면 우유를 한잔 정도 마신다. 흡연도 수면을 방해한다. 흡연자는 자는 중에도 몸이 금단현상을 일으켜 4시간마다 뇌를 각성상태로 유도한다. 수박이나 물 등을 너무 많이 먹으면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있지만 이뇨작용으로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흡수된 수분이 체내에서 소변으로 바뀌기까지는 약 1시간30분 소요되므로 잠들기 직전에는 이런 음식을 피해야 한다.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가장 심각한 열대야 후유증은 바로 불면인데, 이 때는 억지로 자야겠다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수면에 빠지도록 환경이나 식습관 등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나친 냉방이나 찬 음식을 탐닉하기 보다 적절한 영양 및 수분,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박동선·이종우 예송이비인후과 공동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기적의 사라, 언어치료 열중

    20년 동안 혼수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다 지난 1월 갑자기 깨어나 말을 하기 시작해 화제를 낳았던 미국 여성 사라 스캔틀린(38). 워싱턴 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사라가 계속 언어 치료를 받고 있는 캔자스주 허친슨에 있는 골든 플레인스 건강관리센터를 찾아 그녀의 근황을 전했다. 사라는 18세 꽃다운 나이이던 지난 1984년 9월 친구들과의 파티 장소로 가기 위해 자동차에 오르는 순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렇게 20년 10개월이 흘렀다.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딸이 지난 1월12일 갑자기 전화기를 통해 목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어머니 베시는 깜짝 놀랐다. 사라는 “아안니엉, 어어엄마아아.”라고 거친 호흡으로 느리지만 정확하게 발음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라는 한 단어를 내뱉기 위해 어렵고도 힘겨운 싸움을 매일 치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핑크빛 셔츠를 입은 그녀는 지난 20년처럼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다친 왼쪽팔을 어깨에 비끄러맨 채 휠체어에 앉아 이날도 아버지 제임스를 좇아 ‘달려’를 발음하기 위해 열심이었다. 제임스가 “치료를 위해선 목적이 있어야겠지. 뭘하고 싶니. 쇼핑하러 갈래, 오빠 보러 갈래.”라고 묻자 “다아알리어.”라고 발음했다. 아버지는 “탓하지 않을께. 더욱 열심히 하자.”고 격려했고 사라는 시선을 아버지에게 고정한 채 머리칼을 쓸어올리려 했다. 그녀가 의식을 이렇게 갑자기 회복해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요양소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었다.4년 전 다른 환자들이 “오케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사라가 “오오오우카아아이”라고 따라 말하려 하는 것을 재활책임자 팻 린콘이 알게 됐고 린콘은 언어 치료사와 환자들로 하여금 사라에게 자꾸 말을 걸도록 유도했다. 매일 수시간씩의 노력이 기적을 낳은 것이다. 의료진은 사라의 갑작스러운 회복을 의학적으론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치의 브래들리 실 박사는 뇌에 인지능력을 전달하는 기능이 재생된 것 같다고 말할 따름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과학자를 위한 종교인의 변명/원철 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현대의 붉은 벽돌건물 앞 그리고 연구소를 배경으로 각각 양대종교의 고위 성직자와 세계적 과학자 사이에서 벌어진 웃음 이면의 긴장감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염화미소로 서로의 참마음을 읽어내는 21세기적 사건 두 컷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과학자도 종교인도 시대와 국토를 잘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라 안팎의 보통사람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으면서 연구와 의사표시를 소신껏 할 수 있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그 무거웠던 모든 짐을 분담해버린 종교인 역시 참으로 행복한 시절입니다. 그동안의 몸살이 한 고비 지나가고 이제 모두가 냉정하게 또 한번 자기자리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종교적 영역은 사실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신념의 영역에 더 가까운 것입니다. 따라서 그 종교적 가치관을 받아들이기를 몸과 마음으로 동의하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가치체계라는 한계를 지닙니다.‘창조론’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진화론자에게 창조론을 억지로 권하려고 든다면 이를 당사자는 수긍하기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창조론을 받아들이는 종교인구보다도 더 많은 인구가 연기론(緣起論)종교인 불교를 믿거나 혹은 무종교인이라는 사실도 우리사회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배아줄기세포 반대 이유인 ‘생명 존중’의 의견 뒤에는 이렇게 가려진 창조론적 세계관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 이 논쟁이 가지는 이중성으로 보입니다. 그 뒤에 나온 수없는 여러 근본주의 논객들의 갖가지 담론도 모두가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학적 지식영역은 과학자가 더 전문가일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하고 열린 사회에서 일류과학자라고 불릴 정도면 그만한 가치관과 세계관과 인류애의 번민을 소유한 성숙한 인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어쩜 종교인보다도 과학기술의 도덕성 문제에 대하여 더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외람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종교인의 번뇌라고 하는 것은 삶 자체가 현실적 일상에서 비켜나 있기 때문에 선지자적 사명감에 의거한 추상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종교인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관념적 원리주의’는 대중에 대한 호소력이 오히려 과학자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런 측면에서만 본다면 어쩜 종교인들이 가장 ‘꼴보수’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과연 이 시대의 종교인의 바람직한 모습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동안 ‘황우석 논쟁’을 지켜보면서 과학적 안목없이 단지 ‘종교적 윤리적 의무감’으로 한 마디씩 하는 이유는 그 종교 구성원들의 사상적 단속을 위한 ‘내부용’ 성격이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종의 자기정체성의 확인방편으로 원용한 셈입니다. 그보다 더 문제는 종교인의 이러한 의견표현이 종교적 진리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종교는 표를 이만큼 가지고 있으니 우리 말을 주목하라.’는 경고로도 읽힐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제도적 후원자, 심정적 동조자 모두를 향한 무차별적 메시지로 들려올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종교가 종교외적인 힘으로 종교의 입장을 어필하려는 것은 어찌 보면 종교인이 가진 양면성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이번 일을 ‘과학적 혁명’이라고 불렀습니다. 혁명이란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기존 사고와 가치관으로 배아줄기세포 사건의 찬반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장(場) 자체가 통째로 바꾸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이율배반’의 딜레마를 딜레마 그 자체로 인정하고서 판단자체를 보류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법론이 될 것 같습니다. 과거사에서 종교가 과학적 영역에 지나치게 참견함으로 인하여, 그 이후 돌아온 역사적 과보의 전철을 다시한번 곱씹어보는 것도 ‘왜 판단정지가 필요한가?’하는 또 다른 해답이 아닌가 합니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 앞에서 종교의 유무를 떠나, 인지능력의 우범(愚凡)을 막론하고, 인종의 흑백을 가리지 않고서 매일 소·돼지 잡아먹고, 갖가지 이유로 전쟁을 일으켜 서로 죽이면서도 새삼 세포하나를 두고서 생명존엄 운운하고 있는, 인간 스스로도 인간들이 이해되지 않는 자기모순 속에서 횡설수설을 늘어놓는 것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끝까지 참지 못하고 결국 한마디 하긴 하였습니다만 사실은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또 한마디 덧붙입니다. 원철 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 “팔 짧으면 치매 더 잘 걸린다”

    전북대병원 신경과 정슬기(38) 교수팀은 최근 팔 길이와 치매의 상관성을 규명한 ‘팔길이가 기억력과 인지력을 나타내는 척도가 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학술지 ‘Int J Geriatric Psychiatry’ 2005년 20호에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팔 길이가 1㎝ 짧아질 때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배 높아진다. 정 교수팀은 남원시 노암동지역 65세 이상 노인 235명을 검진·연구한 결과 팔 길이가 치매 여부를 좌우하는 인지력 및 기능력과 중요한 상관관계에 있음을 발견했다. 인지력은 기억력, 시공간 감각, 계산능력, 추상능력 등을, 기능력은 전화하기, 차를 타고 목적지 가기, 밥하기 등을 말한다. 정 교수는 인지능력 검사도구인 KmMMSE를 통해 이들 노인을 측정한 결과 팔 길이와 인지력과 관계가 1점 만점에 0.48이라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상대적으로 팔 길이가 긴 사람이 인지력도 훨씬 뛰어나다는 검사 결과가 나온 셈이다. 정 교수는 상대적으로 팔 길이가 1㎝ 짧아질 때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배 높아지며 같은 조건에서 ‘높은 교육수준’이라는 변수를 보정해도 치매에 걸릴 확률은 1.2배가 높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치매와 관련된 연구는 주로 학력과 치매의 연관 관계 등 지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돼 팔 길이라는 신체적 요인이 치매발생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이번 연구는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병원측은 덧붙였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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