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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도사챔피언(외언내언)

    「별을 꿈꾸노라면/우리가 누구인가는 중요치 않은 것/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우리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네」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세계권투협회(WBA)와 국제권투연맹(IBF) 헤비급타이틀매치에서 조지 포먼은 아들뻘인 마이클 무어러(26)를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뒤 자신이 즐겨 부르던 흑인영가의 한 구절을 읊었다고 한다.그의 나이 45세10개월.내년 1월10일이면 46세가 된다. 이 노래의 가사가 말해주듯 이 늙은 복서는 불 같은 투지와 집념으로 그의 꿈을 실현시켰다.그리고 그는 1951년 39살에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저지 조 월콧의 헤비급 최고령 타이틀획득과 1903년 40살에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따낸 보브 피츠시몬스의 최고령 세계챔피언등극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철도노무자의 7남매중 다섯번째로 태어난 조지 포먼은 대부분의 흑인복서들이 그랬듯 불우한 환경과 인종차별로 인한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링에 뛰어올랐다.68년 멕시코올림픽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프로로 전향,73년1월22일 조 프레이저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으나 그 이듬해 10월30일 무하마드 알리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1년9개월의 단명챔피언이었다.그가 은퇴를 선언한 것은 77년.한때 마약과 폭력으로 「죽음의 공포」를 체험한 조지 포먼은 링을 떠난 뒤 신앙생활에 몰두,전도사로 변신했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헌신해왔다. 87년3월 링을 떠난 지 10년만에 복귀를 선언한 것도 청소년전도회관을 건립하고 그들에게 신앙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그가 링으로 다시 뛰어들면서 외친 소리도 「신의 뜻」이었다.WBA는 포먼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마이클 무어러와의 대전을 불허했으나 법정투쟁을 통해 이를 극복했고 다시 세계정상에 오른 것은 그의 신념대로 「신의 뜻」인지도 모른다. 알리,프레이저와 함께 70년대 프로복싱 세계헤비급을 석권하던 포먼.두 사람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만은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신의 뜻인가,인간의 위대한 승리인가.
  • 클린턴의 「공동체 상처」 치유/워싱턴=이경형(특파원코너)

    ◎두아들 살해여인에 우롱당한 주민 위로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4일 중간선거 지원유세의 와중에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인구 1만명의 소도시인 유니언 주민들에게 위로의 특별메시지를 보냈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 메시지는 「유괴로 위장하여 어린 두자녀를 살해한 비정의 모정」에 우롱당하고 분노하는 유니언 군주민들을 위로하고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들이 보여준 헌신적 자세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었다. 지난달 25일 이 마을의 수잔 스미스(23세)여인이 3살,14개월 된 두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총을 든 흑인강도를 만나 자신은 강제로 내쫓겼고 범인은 자녀를 태운채 차를 몰고 달아났다고 신고했다.이 가증스런 유괴극은 그날로 미국의 전 매스컴에 부각되었고 이 여인은 미전역에 방영되는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사랑하는 내 어린아이들을 돌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특히 젊은 스미스 여인이 자신의 어린 아들들과 즐겁게 노는 비디오 필름이 주요 텔레비전에 연일 방영되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또 이 장면들과 함께 『하나님이 우리 애들만은 반드시 보호하고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며 울부짖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미국민들은 누구할 것 없이 눈시울을 적셨다.전국 각지로부터 유괴범 현상금이 답지했다. 그녀의 마을 주민들은 행여나 범인이 어린 것들을 내동댕이쳤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우려속에 수백명씩 조를 짜서 인근 산과 들을 샅샅이 뒤졌다.주민들은 저마다 납치 어린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번을 가슴에 달았고 거의 매일 촛불기도회를 가졌다. 연 9일간에 걸친 수색작전끝에 탈취되었다던 스미스여인의 90년도 마즈다승용차가 마을에서 멀지않은 호수에서 인양되었고 차량 뒷좌석에서 어린 형제의 시체가 인양되었다.경찰당국은 정확한 사건경위와 남편과 별거중인 그녀의 자녀살해동기등에 관해 아직 공식발표를 하지않고 있지만 미국의 언론들은 자녀들이 안전벨트에 매인채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스미스여인의 새 애인이 그녀와는 살고싶지만 애들은 싫다고 하자 애들을 없애고 그와 함께 살려했던 것이 아닌가고 추측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이여인을 자녀 살해범으로 체포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유니언 카운티 주민들은 분노와 배반과 유린이 뒤범벅이 된 감정속에서 망연자실해 했다.돌 지난 젖먹이와 두살 터울의 어린아이를 그것도 친어머니가…. 클린턴 대통령은 이웃의 불행을 내 불행처럼 생각하고 마을전체가 수색자원봉사단을 조직했던 유니언 카운티 주민들의 배반감과 허탈감을 달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미국이 다인종 다민족사회이지만 이같이 지역공동체를 위한 「발런티어 정신」이 미국사회를 통합시켜주고 또 지탱해주는 중요한 정신적 지주로 작용하고있다.미국민들의 이같은 발런티어정신이 상처를 입고 여기에 회의가 생길 때 미국사회는 동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서 『주민 여러분들이 보여준 봉사와 헌신적 노력에 대한 평가는 사건이야 어찌됐든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며 『용기를 잃지 말아달라』고 격려했다.
  • 「불치환자 출산 금지」/중,부녀건강법 통과

    ◎국제사회,“인종개량 정책 ”항의 【북경 AFP 연합】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는 27일 불치의 선천적인 질병이나 전염병에 감염된 출산을 금지하는 「부녀·아동 건강 보호법」을 통과시켰다고 전인대 대변인이 밝혔다. 1년전에 제안된 이 법안은 나치 독일의 인종개량정책과 유사한 비인간적인 규제를 담고있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항의를 받아왔다. 이번에 발효된 「부녀·아동건강보호법」은 이른바 「인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 선천적인 질병이나 전염병에 감염된 출산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법제정 반대자들은 『이로써 향후 인구의 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데 도움을줄 것』이라는 전인대의 성명에 승복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불 배우 드자르트는 고집불통

    ◎햄릿 등 고전극 최고스타… 연극무대 고집/혼신의 연기… 연출가도 함부로 지시못해 제라르 드자르트.50세.프랑스 연극계에서 고집불통으로 알려진 배우다. 연출자들은 그의 옹고집을 겁낸다.연출자에 고분고분하지 않고도 그가 무대에 살아 남아 있는 이유는 배우로서의 탁월한 재능 때문이다. 그는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미적지근한 것을 싫어한다.그래서 어느 역을 맡으면 철저히 그 인물에 파고 든다.마치 식인종처럼 그 인물을 먹어치우고 완전히 소화하려고 한다.어설프게 연출자가 이견을 내세우다가는 한방 먹기 쉽다. 드자르트는 최고의 고전극 배우로 평가되고 있다.그는 햄릿,동 주앙등 굵직한 역을 맡는다.그가 연극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영화계에서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같다. 드자르트와 드파르디외는 친구 사이다.그 둘이 병아리 연극배우였던 시절에는 같은 역을 두고 배역 지명을 받기 위해 함께 대기실에서 마음졸이기도 했다. 오늘날 드파르디외는 세계적 인물이 되어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지만 드자르트가 파리의 거리에 나서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드파르디외가 영화로 진출했고 드자르트는 연극무대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드자르트에게도 영화계 진출 권유는 있었다.그러나 영화는 돈많은 사람들이 쥐고 있는 사업이라 연기 보다 매스미디어를 통한 선전을 더 내세우기 때문에 싫다고 말한다.영화를 하자면 타협해야 하는데 자신을 굽히기가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드자르트는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물론 나오지 않지만 인터뷰나 대담 같은 것도 피한다.『내가 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에 대해 말한다면 그건 바로 다른 사람의 직업을 가로 채는 것이 된다』는 생각이다. 사실 드자르트의 직업이란 무대에서 남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그는 오랫동안 햄릿의 긴머리 가발을 쓰고 살았다.요즘은 피란델로의 「명예의 쾌락」에 나오는 주인공 발로비노역을 맡아 동그란 안경을 쓴 대머리 꼴을 하고 프랑스 도시들을 누빈다. 무대에서 남의 얼굴로만 주로 살다보니 그의 무대밖 맨얼굴을 아는 이는 적다. 그래서 그는 거리를 유유하게 걸으며 큰소리로 대사 연습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린다. 명성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드자르트는 국립극장인 코미디 프랑세즈 무대에 올라본 일이 없다.비위에 맞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괴팍한 배우가 갈만한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우리식으로 굳이 말하자면 그는 「재야」에 속하는 예술가다.
  • 파키스탄 카라치시/종교분규 23명 사망

    【카라치 AFP 연합】 파키스탄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지난 이틀간 인종·종교 폭력사태가 발생,모두 23명이 사망했다고 경찰소식통들이 18일 밝혔다. 경찰과 무장괴한이 시아파회교도들의 집회에 기습공격을 가해 5명이 숨진 17일에 주로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산발적 총격으로 카라치일대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 미국인의 질서의식/문정희 시인(굄돌)

    깨끗하고 빠른 우리의 지하철을 탈 때마다 나는 문득 힘겨웠던 뉴욕시절의 지하철을 떠올리며 홀로 쓸쓸한 미소를 짓곤 한다.나는 뉴욕에 체제한 2년동안 매일처럼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다녔었다.뉴욕의 지하철은 그야말로 거미줄처럼 편리하게 잘 짜여져 있고 그 역사도 거의 백년에 가깝다.그러나 뉴욕 지하철은 범죄의 온상일 뿐만 아니라 노후되어서 툭하면 고장이 나곤 했다.한마디로 더럽고 무서운 것이 뉴욕의 지하철이라고도 한다. 온통 꾸불텅한 낙서에 뒤덮인 것도 있고 마약 복용자가 내뿜는 마리화나 연기가 매캐할 때도 많다.오줌을 내갈겨놓은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세계각지에서 몰려든 흑인 백인 황인으로 뉴욕 지하철 안은 언제나 인종전시장을 연상케한다.비라도 내리는 날 지하철을 타면 각종 이방인이 내뿜는 역한 체취에 숨이 막혀서 더욱더 우리나라가 그리워지곤 했었다. 『빨리 내나라로 돌아가야지.여기가 어떻게 선진국이며 사람 살곳인가』 그러나 한가지 부러운 것은 그런 최악의 상황과 숨막히는 혼잡속에서도 끝없이 서로에게 『익스큐즈미(실례합니다)』『땡큐(감사합니다)』『쏘리(미안합니다)』를 말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나는 진실로 이것이 바로 선진국의 저력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지하철이 마침 터널 한가운데서 고장을 일으켜서 거의 40여분간을 캄캄한 터널속에 그대로 서있게 된 날이었다.정말이지 아무도 아우성을 치거나 몸부림을 치지않고 물을 끼얹은듯 질서있게 지하철이 다시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겉으로 보기엔 온통 제멋대로이던 사람들의 어디에 이러한 무서운 질서의식이 있었던 것일까.기막힌 감동이었다. 지하철은 한낱 기계에 불과하다.고장이 없도록 최선의 관리를 해야 하겠지만 그러나 고장이 나서 제시간에 안왔다고 해서 공공재산인 유리창을 깨고 난리를 피우는 것은 마치 제 발등을 제가 차는 것과 같은 유아적인 행위이다. 백년동안 수리를 해가며 써왔기 때문에 툭하면 고장이 나던 뉴욕의 더러운 지하철과 그안에서 언제나 참고 질서를 지키던 그 다양한 얼굴들을 떠올려 보며,나는 이제 우리의 지하철 안에서 홀로 쓴 웃음을 짓는다.
  • 지존파백서(외언내언)

    영국에도 각색 인종이 많이 섞여 산다.미국 못지않은 다인종 사회다.옛날 대영제국 식민지였던 나라 사람들이다.그 수는 적지만 어느 도시 할것없이 유색인종 안낀 곳이 없다.부유한 이민자들보다 산업도시 취약지에서 소위 3D직종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 많다.자연 유색인 청소년 범죄가 잦다. 연금 찾으러 우체국가는 할머니를 넘어뜨리고 지갑을 탈취한 범인이 영국의 한 지방 법정에 묶여 나왔을때 큰 체구와 산발한 머리,숯같이 새까만 피부로 방청객들은 처음에는 사람이 아닌줄 알았다.아프리카 이민청년이었다.주심판사가 두 배심판사를 거느리고 좌정한후 공판이 시작됐다. 검사·변호사 다음에 사회복지사가 백과사전만큼이나 두꺼워 뵈는 조사서를 들고 일어나 장시간 아주 천천히 읽어 나갔다.피고의 출생서부터 자란 환경,범죄를 하기까지의 과정과 심성 설명,사후조처에 대한 의견제시였다.조용하고 진지한 경청이 어느 영화장면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영국 사람들이 경험론적으로 사물을 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범죄에 대해서도 본능적인것보다 환경요인을 더 많이 보는 입장이다.환경에서 모든 동기가 유발된다고 믿는 것이다.그리고 범인들은 자기 입장을 설명하는 능력도 충분치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청소년·가정문제와 연관된 사건에서 전문사회복지사의 조사 의견 제시를 필수로 하고 그것이 판결을 좌우하는 것도 수사적 조사시각은 한정돼 있다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서울지검이 지존파 일당의 성장환경,평소 성향,범행특징,구성원간 역학관계,초동수사 문제점등을 총정리한 「지존파 백서」를 이달안에 펴낸다고 한다.유사범죄 예방차원에서 광범위한 조사분석을 한 내용이라는 것이다.강력범죄 사례연구가 거의 없는 우리실정에서 이례적인 일이기는 하다.하지만 어느정도 수사적 시각을 벗어나는가가 포인트이다.
  • 로마/광장과 분수들(아랍서 지중해까지:17)

    ◎빼어난 조각 트레비분주 “압권”/저마다 소원빌며 샘에다 동전 던지는 모습은 진지하기만… 로마의 아침을 보려고 5시쯤에다 시간을 맞춘다. 바로크풍의 둔중한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에는 간밤의 불빛들이 아직 명멸하고 있어도 사방을 에워싸고 다가들던 그 거창한 명소나 유물들은 채 잠이 깨지 않았는지 희뿌연 모습들인 채 산책을 방해하는 것같지가 않다. 숙소근처를 두어블록 걷자 골목에서 새벽장이 서고 있다.인근 농장에서 직접 왔는지 캡을 쓰고 멜빵바지차림으로 웃고 있는 주인들 곁의 열어젖뜨려진 소형트럭과 좌판위에 늘어놓인 갖가지 야채와 이름모를 과일들이 싱싱하다.여기 오렌지는 쪼개면 핏빛으로 넘치는 즙과 함께 톡 쏘는 단맛이 유난스럽다.정말로 감동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이런 사소하고 일상적인 현실의 풍경이어서 지리멸렬한 여독이 어느새 가시고 있다. ○하찮은 것도 소중히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무리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이라도 그럴듯한 이름을 거기 붙이기를 좋아하고 또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는 것같다.구멍가게나 문방구에서 파는 작은 기념품,펜대 하나의 모양새가 그렇고 별의별 이름을 다 붙여놓은 거리들이 그렇다.별 두개짜리 속소인 「셀렉트」호텔만 해도 우리식으로는 장급여관수준밖에는 안돼 보였으나 주위공간을 하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 좁다는 불평을 할 수가 없다.정갈한 욕조,앙증맞은 비누곽,출입문과 바로 이어지는 통로를 간결한 탁자와 꽃들로 장식해 아늑한 공동정원으로 꾸며놓고 있다.거기 앉아 커피를 마시며 올려다보노라니 서울 필동의 어느 후진 곳을 연상시키는 그 뒤쪽의 낡은 건물이 오히려 고소를 자아낸다. 좁아터졌으나 역시 아늑하기 짝이 없는 지하식당에서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시내나 한바퀴 둘러보자고 나선 길에 운좋게도 산 피에트로광장에서 교황을 만난다.운좋게라고는 하지만 카톨릭신자가 아니므로 그저 먼빛으로 구경이나 한 셈이 되어버린 이 수요일 오전의 알현은 필자에게는 사실 뜻밖이었다. 바티칸시국은 64번 버스종점으로 테르미니역과는 반대편끝이다.산 피에트로사원은 카톨릭미술의 보고인 바티칸박물관,라파엘로관,기타 미술관들과 미켈란젤로의 저 유명한 「천지창조」가 천장화로 장식된 시스티나예배당으로 바로 이어진다.높이 25m가 넘는 장대한 오벨리스크와 분수와 1백40인의 성인상이 주위의 열주지붕위에 버티고 선 더 넓은 광장에는 세계 도처에서 모여든 듯한 수천명의 신자들이 웅성거리고,사원정면 계단 아래쪽에 차양을 치고 마련된 대좌 위의 요한 바오로2세는 시종 웃음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각 나라말로 한마디씩 은총을 내리는 모양으로 그때마다 해당되는 나라의 신자들이 환호하며 몸들을 일으켰다. 뭐라는지는 잘 들리지 않았으나 물론 우리말의 은총도 환호도 있었다.조말의 병인사옥이라든가 서강쪽의 절두산 같은 것이 제풀에 생각나 감개가 없을 수 없다. ○광장서 교황 만나 테베레강을 건너 베네치아광장으로 빠지는 길목에서 버스를 버리고 걷는다.로마는 웬만한 길들이 그대로 모두 쇼핑타운이 되어 있어 은근한 디자인과 태깔의 그런 길가 가게들 모습은 유별나다.무드를 연출하고 집중적인 포인트로 상품을 진열해놓는 품새부터가 그렇고,묘하게 접혀서 제자리에 걸려 있는 그저 그런 옷가지 하나가 무슨 첨단디자인의 최고제품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눈에까지 그 지경이라면 입성에다 목을 매다는 여성들의 눈에는 오죽하겠는가.사심없는 눈요기야말로 하나의 풍경의 중심에 도달하는 첩경이고 일종의 쾌락에 가까운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는데,그래서 그런지 가게로 들어간 일행 두사람이 좀처럼 나올 염을 않고 있다. 천사가 모는 사두마차의 지붕 좌우끝머리 조각과 중앙의 기마상이 인상적으로 금방 눈에 들어오는 에마누엘레2세기념관의 베네치아광장은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주위의 한다 하는 로마명소나 유명한 분수들의 그 중앙통쯤 되는 지점이 된다.트레비분수는 그 바로 다음인 콜로나광장에 있다.로마근교의 미남 홀아비 로사노 브리지가 관광온 미국처녀를 죽어라 쫓아다니는 얘기인 왕년의 영화 「애천」이 생각나서도 그렇지만,이 분수는 그 웅장한 규모로나,바로크양식의 걸출한 조각으로나,사철 거기 몰려 와글대는 사람들로나 역시 이곳 볼거리의한 압권이랄 수밖에 없다. 샘 주위는 그대로 온갖 피부색 인종들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그런 격의없는 꿈의 무슨 도피처로도 보인다.사뭇 진지하게 소원을 빌면서 저마다 한번씩 샘에다 등뒤로 동전을 던져보고 있대서가 아니라 그 소박하고 치기어린 제스처가 또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빨리 통일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지고한 소망보다는 한푼이라도 돈을 더 벌게 해줍시사 하는 현실적인 소원이,그래서 여기서는 더 비현실적인 뉘앙스를 띠면서 제대로 먹혀들 것도 같다.권태와 욕구불만에 고주망태가 된 글래머 스타 애니타 에그버그가 심야에 이 분수에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있는 예의 페데리코 펠리니의 「달콤한 생활」이 떠오른다. 기적이라고까지 불린 이탈리아의 눈부신 경제성장이 시작되던 60년대를 배경으로 소위 로마 상류층의 무위와 타락한 일상을 신랄하게 비꼬면서 고발하고 있는 이 필름은 스페인광장 저쪽의 베네토거리가 로케이션의 주무대였던 걸로 알고 있으나 트래비분수를 슬쩍 삽입한 예의 장면의 효과는일탈한 것이었다. 펠리니는 이 관광명소의 또다른 상징적 의미를 거기서 끌어내고 싶었을지 모른다.배는 불러도 삶의 공허를 어쩔 도리가 없어 카페에서 남녀가 말타기놀음까지 벌이는 유한계급의 그런 지리멸렬한 속성이나 같은 이유로 그들의 스캔들이나 고작 뒤쫓고 팔아먹으면서 파행을 자초하는 어떤 잡지사 기자의 행각이 이 작품에서는 스토리가 되고 있다. 펠리니도,「길」에서 젤소미나역을 절묘하게 해내던 그 부인 줄리에타 마시나도,단발머리로 이이스크림을 빨면서 계단을 깡충거리고 내려오던 왕녀 오드리 헵번도 얼마전에 모두 타계했다.윌리엄 와일러의 「로마의 휴일」로 더 유명해지고 지금도 여일하게 그대로인 그 스페인광장의 계단은 그래서 새삼 감회를 자아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낱 스크린속의 선남선녀들이 벌이던 그런 운명의 무상감 때문이 아니라 화면에서는 그렇게도 정답고 낯이 익던 공간이 실제로는 도무지 현실감으로 오지 않는 그 생뚱함 때문일 것이다. 이 스페인광장의 끝에서부터는 구치니,발렌티노니,페라가모니 하는 소위 유명상표의 가게들과 부티크타운의 콘도티거리가 바로 이어지지만 별볼일이 없는 것같아 그냥 지나친다.동행과도 헤어져 어디를 어떻게 해맸는지 알 수가 없다. ○요상한 청년들 배회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고대로마의 건축물인 만신전 「판테온」앞을 어설렁거리다 나보나광장으로 다시 빠져나와서야 맥이 쭉 빠졌다.뭘 보려고 헤맨다는 것이 사실은 한 뼘의 쉴 장소를 찾으려고 여태 긴장해온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마실 것을 갖다놓은 야외카페 탁자위로 겁도 없이 비둘기 서너마리가 날아 앉는다.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이 광장에는 「사대강」 「무어인」 「넵튠」의 이름이 붙은 유명한 세개의 분수가 있다.도리없이 또 필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그런 축조물 주위에 앉거나 아무렇게 드러누워버린 요상한 차림의 젊은이들이다.로마건 어디에서건 가장 흔하게 보아오던 비슷비슷한 무리들인데,어디서 왔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베낭족들도 있고 어설픈 인디언 목걸이니 열쇠고리니 하는 것을 팔면서 움직이는 젊은이들도 있다.60년대의 히피즘이 다시 도래하는 것이나 아닌가 하고 눈여겨봤으나 행색만 비슷할뿐 그것도 아닌 것같다.기타를 끼고 있는 녀석도,헝겊으로 이마를 묵은 녀석도,민대머리도 있다. 왜 이들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가고 새삼 생각한다.우선 그들은 이념적인 색채가 전혀 없어 보인다.항문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해는 보이지만 돈의 위력쯤 똥으로도 안 여기는 눈치들 같기도 하다.집도 절도 냉장고도 지니고 있지 않아 거칠어는 보여도 그만큼 어딘가가 탁 틔어 있다. 21세기는 아마 그들의 몫일 것이다.
  • 살인실습에 「화장터」까지 차려/「지존파」 일당 행각 이모저모

    ◎야쿠자세계 다룬 소설 「야니」 교과서로/“최후엔 자폭” 다이너마이트도 구해둬/지리산서 지옥훈련… 공기총 항상 휴대 희대의 연쇄납치살인사건을 벌인 「지존파」일당은 「살인실습」을 위해 길가던 20대 처녀를 집단 성폭행한 뒤 살해·암매장했는가 하면 범행 아지트에는 시체소각장까지 설치하는 등 잔혹하기 짝이 없는 범죄행각을 벌였다. 이들의 범죄조직운영및 범행수법의 대담함과 잔인함·치밀함에는 강력사건에 익숙한 베테랑 수사관들조차 혀를 내둘렀다. ○…강간치상 혐의로 이미 구속된 김기환씨(26)를 중심으로 지난해 7월 「지존파」를 결성한 일당 6명은 조직의 결속을 위해 지난 7월 지리산에서 합숙하면서 1주일간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지옥훈련」을 하는등 마피아조직을 방불케 했다. 이들은 일본 야쿠자 폭력배들의 세계와 깡패들의 교도소생활을 다룬 「야인」「뼁끼통」 등 소설들을 「교과서」로 삼아 엽기적 살인수법및 책속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대담한 행동을 배웠다고 경찰에서 진술. 또 납치했던 이모씨(27·여)가지난 15일 탈출한 뒤 경찰의 추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면서도 범인들이 계속 아지트에 남았던 이유는 동료들과 함께 「최후」를 맞기 위한 것이었다는 후문.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아지트에서 압수된 공기총·도끼·다이너마이트·무전기등 각종 살인장비 가운데 특히 다이너마이트는 범인들이 강원도 삼척의 광산에서 입수,만일의 경우 자폭하기 위해 지니고 있었다는 것. 이들은 소사장을 살해할때에 사용한 사냥용 공기총으로 수시로 사격연습을 했고 항상 실탄을 장전한 상태로 지니고 다녔다고. ○…검거 당시 범인들이 갖고 있던 서울 모백화점의 우수고객명단에는 3백여명의 이름과 주소가 들어있었으며 몇몇 사람의 이름앞에는 범행대상으로 지목한듯한 특정표시까지 돼있는 상태.범인 가운데 한명은 경찰에서 『백화점에서만 한달에 7백만원 이상 쓰는 사람이 많은데에 배가 아팠다』고 진술. 경찰은 이들이 검거되지 않았을 경우 명단에 나와있던 부유층들을 상대로 또다른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 ○…경찰은 21일 상오 김현양씨등 범인 4명을 전남 영광군등 3곳으로 데리고 가 현장검증및 사체발굴작업을 실시. 호송차량 뒤에는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 형사3부 김홍일검사와 서초경찰서 형사계장등을 태운 승용차 3대및 취재차량 20여대가 뒤따라 이번 사건에 쏠린 높은 관심을 반영. ○…전남 장수경찰서가 3번째 희생자인 이종원씨 피살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의 2차례에 걸친 재수사지휘에도 불구하고 범인들의 위장수법에 넘어가 단순 교통사고로 간주,수사를 제대로 하지않아 소윤오씨부부등 피해자가 늘어났다는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 경찰은 지난 12일 하오6시쯤 제초작업을 하던 장수군청 인부들에 의해 발견된 이씨의 사체주변에 소지품이 그대로 있고 사고지점이 S자 굴곡 형태라는 점만을 들어 단순 교통사고로 단정,수사를 종결하겠다며 전주지검 남원지청 문무일검사에게 품신했다가 재수사 지휘를 받았다는 것. 그래도 경찰은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문검사가 사건발생 8일만인 지난 16일 ▲사고당시 이씨가 맨발이었고 ▲머리부분이 검게 타일반적인 교통사고 사망자와 다르며 ▲차량 손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등을 지적하며 재차 재수사 지휘를 내리고 남원의료원에서 사체를 부검하고 국과수에 사인규명을 의뢰했다고. ○…이번 연쇄납치 살인사건 해결에 결정적 계기가 된 세번째 피해자 이종원씨의 가족들은 교통사고사로 장례까지 치른 이씨가 살해됐다는 비보에 넋을 잃은채 비통해 하고 있다. 부인 김모씨(35)와 딸 등 가족들은 기자들은 물론 이웃과의 접촉도 일절 회피하고 있으나 전화통화로 『사지가 벌벌 떨린다.가족들이 모두 충격으로 정신이 없으니 더이상 묻지 말아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부인 김모씨는 지난 7일 하오 7시30분쯤 남편 이씨가 출근한다며 나간뒤 소식이 없자 4일뒤인 11일 하오 2시쯤 관할 공단파출소에 가출인신고를 했다. 이후 부인 김씨는 지난 12일 공단파출소로부터 『전북 장수경찰서에서 이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통보해 왔다』고 연락받은뒤 지난 16일 장례까지 치른 상태. ◎죽음의 집 「영광아지트」/지하소각로엔 타다남은 뼈마디…/평범한 시골농가… 감금실엔 쇠창살/방·지하실간 인터폰 달아 보안유지 「지존파」일당이 은신처로 삼은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81 불갑산자락의 단층가옥은 바로 「죽음의 집」이었다. 슬라브형으로 지은 「ㄴ」자형의 이 집은 회산마을에서 2백m쯤 떨어져 기와집 두채와 나란히 서있어 겉보기엔 한가한 시골 농가와 다름이 없다.그러나 지하실에는 쇠창살로 만든 사제감옥과 시신소각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지존파를 결성한 두목 김기환(26·구속중)이 지난해 3월 홀어머니를 이웃마을로 옮기도록 한뒤 지난 7월 「특수목적」에 맞게 개축을 마쳤다.이를 위해 일당은 대지80평에 건평 27평의 건축허가를 받아 실제는 1백17평에 본채 30평,지하실 차고용 부속건물들을 지었다.외부인에게 집의 내부가 공개되는 것을 꺼려 미장공이나 벽돌공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범인들이 손수 지었다. 1층은 범인들이 숙식에 사용한 방3개와 주방,보일러실이 전부이나 감금실과 시신소각로가 설치된 지하실은 멋대로 지은 창고겸 주차장안으로 통로를 내 은폐를 노렸다.나무사다리로 8계단을 내려가면 15평 가량의 지하실이 나오고 오른쪽에 감금실,맞은편엔 시체소각로가 치밀하게 설치돼 있다. 통로 오른쪽으로 1m쯤 떨어진 곳의 육중한 철문을 열면 경찰서 유치장을 연상케하는 쇠창살로 막은 것이 이중잠금장치를 한 납치자감금실이다.쇠창살안쪽 콘크리트바닥과 벽엔 선명한 핏자국이 남아있고 뽑힌 모발이 흩어져 있어 소윤오씨의 살해수법이 참혹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두개골 2개와 타다남은 등뼈등이 발견된 소각로는 가로 1.8m 세로 2m 높이 1.05m의 철판상자안에 직경 3㎝의 철봉 13개를 50㎝높이로 끼워넣어 시체를 태우기 쉽도록 해놓았다.소각장에는 지름 20㎝의 쇠파이프굴뚝을 세워 1층 뒤뜰로 치솟게하고 대형환풍기까지 갖춘뒤 판자를 덮어 위장했다.한적한 시골임에도 본채와 20여m 떨어진 대문에 전력검침기를 설치하고 조직원들간의 수신호용 초인종과 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초인종은 물론 방과 지하실간에도 인터폰을 달아 보안에도 철저히 주의를 기울였다. ◎범인일당 일문일답/“돈 많은 사람·야타족 다 죽이려 했다” 범인들과의 일문일답. ­왜 범행을 저질렀나. ▲(강동은)세상이 싫다.빈부차이가 너무 크게 나 있고 돈없는 사람은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세상은 돈없는 사람을 무시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누가 살해했나. ▲(김현양)모두 내가 주동해 살해했다.소윤오씨와 이종원씨를 살해할때는 탈출한 이영순(가명)이를 시켜서 살해했다. ­몸값을 받아내고도 소씨부부를 살해한 이유는. ▲(〃)우리들의 얼굴을 알고 있어 범행이 탄로나지 않도록 완전범죄를 노리고 살해했다. ­완전범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나. ▲(〃)언젠가는 잡힐줄 알고 있었다.이영순이가 도망간 것을 알고도 나흘동안 도망가지 않고 현장에서 기다렸다.차라리 잡혔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백화점 고액거래자 명단을 어떻게 입수했나. ▲(강동은)가스총 등 장비를 구입하면서 부탁했다.출처는 밝힐 수 없다. ­아지트를 지을때 사용한 돈은 어디서 조달했나. ▲(〃)각자 막노동을 해서 번돈 4천만원을 저금했는데 이중2천여만원을 찾아 비용으로 썼다. ­현재의 심정은. ▲(김현양)살해할때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동료들에게 폐를 끼쳐 미안한 생각이다.장기기증을 해 조금이라도 속죄하고 싶다.압구정동 야타족 등 돈있는 사람들을 다 죽이지 못한게 억울하고 한이 된다.다시는 우리같은 사람들을 만들지 말아달라.지금 이 자리에서 나를 죽여달라.
  • 태연하게 토막내고 태우고…/최치봉 전국부기자(현장)

    ◎소름끼치는 번행 재연에 “아연” 「공포의 지하실」­지존파의 엽기적인 범행현장엔 범행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듯 시체탄 냄새가 코끝을 진동했다. 21일 하오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회산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범인들의 아지트에선 경찰의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었고 집주변엔 끔직한 장면의 재연모습을 본 주민들이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인간살육이 이뤄졌는데도 이웃 주민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속에 범행이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대문에 조직원들끼리 연락하는 비밀 초인종 2대를 달아놓은 모습이 보여 범인들의 주도면밀한 계획범행의 실체를 증명해 주고 있었다. 대문에서 20m쯤 떨어진 30여평건물본채는 거실과 방 3개,부엌,보일러실등으로 이뤄졌고 집바로 뒤편은 야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출입문 우측 첫번째 방에는 함께 기거한 이경숙의 옷가지가 걸려 있고 방바닥에는 「야인」 「뼁끼통」 「꿈의 해몽」등 소설책과 피묻은 수건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유리창이 깨진 바로 뒷방과 옆방에는 범인들의 옷가지와 화투짝등이 나뒹굴고 있었다.거실에는 TV 1대와 소윤오씨의 몸값으로 받은 돈으로 구입한 새 주방용품과 살림살이가 흩어져 있고 검거당시 반항한 흔적으로 거실문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있었다. 김현양과 강문섭은 서울지검 강력부 김홍일검사의 지휘로 실시된 감금실에 대한 현장검증에서 태연하게 살해상황을 재연했다.김등은 소씨는 공기총으로,소씨부인 박미자씨는 식칼과 도끼로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재연했다. 이들은 먼저 소씨를 살해한뒤 『살려달라』며 부들부들 떠는 박씨를 흉기로 배를 찔러 그자리에 쓰러 뜨렸다.그들은 이어 사체를 토막내고 이를 소각로로 옮겨 불을 붙여 태우는 소름끼치는 행동을 거리낌없이 재연했다. 3평크기의 소각로는 송풍기와 기름보일러 연통이 집뒤 산쪽을 향해 나있어 연기가 나도 이곳 주민들의 눈을 피할 수 있도록 제작되는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따라 설계돼 있었다. 두시간여동안 현장검증작업을 마친 한 수사관은 『30여년을 범죄와 함께 뒹굴었지만 이같은 끔찍한 사건을 접하기는 처음』이라며 수사관생활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 배낭여행(외언내언)

    『삶은 보수적이다』사회학자 에밀 뒤르케임의 이야기다.일상은 언제나 제일 마지막에 변하는 것이며 새로운 약속들이 꿰뚫고 들어가기 가장 힘든 영역이라는 것이다. 일상생활이 갖는 이같은 보수성을 가장 쉽게 깨뜨릴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여행일 것이다.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불치의 병이기도 하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이란 단어 앞에서 설렘을 느낀다. 특히 젊음의 모험과 낭만이 깃들인 해외배낭여행은 최근 우리사회에 번지고 있는 열병의 하나다.한 겁없는 여대생이 「배낭 하나 달랑 메고」란 책을 낸 것이 지난 88년이었다.유럽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철도이용권인 유레일 패스 한장만 들고 하루에 7천∼8천원으로 세끼 식사와 숙박을 해결하며 40여개국을 홀로 여행한 경험을 담은 이 책은 배낭여행 붐의 기폭제인 셈이다. 『떠나 보니 세상은 너무 좁고 또 너무 넓었다.그 속에는 알아야 할 것,느껴야 할 것들이 너무너무 많았다.젊은이의 해외여행의 문제점은 사실 돈이 아니라 시간과 용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 책은 젊은이들을 선동(?)했다. 이어 89년 해외여행자유화가 이루어지면서 배낭여행의 봇물이 터지고 이제 배낭여행은 대학생의 전유물이 아니라 직장인과 가족동반여행의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그러다보니 일부배낭여행자의 잘못된 행동이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형편이다. 두산그룹이 내년부터 계열사 전직원을 대상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실시한다고 한다.국제화시대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해외여행경험이 없는 직원들을 외국에 떨어뜨려 놓고 무조건 자사제품을 몇개 이상씩 팔도록 한다거나 외국인명함을 몇백장이상 받아 오도록 하는 기업들도 있는데 그런 기업들의 국제화전략과 맥이 닿는 일인 듯싶다. 일상의 벽을 넘어서는데서 기업의 국제화 생존전략도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 “가족계획 위한 낙태권장 불가”/세계인구회의 어제 폐막

    ◎「생식건강」 등 3개쟁점 타결/2천년까지 백70억불 소요 【카이로 AP 로이터 연합】 유엔후원하의 제3회 국제인구개발회의(ICPD·세계인구회의)가 13일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20여년의 세계인구억제와 경제개발을 위한 구체적 지침을 담은 「행동계획」을 채택한 뒤 8일간의 회의를 폐막했다. 세계 1백82개국 관리등 1만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5일부터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인구개발회의는 12일까지 행동계획안에 관한 분과별 토의를 벌여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생식권리 및 건강」「이주가족의 권리」「청소년성문제」등 3개 부문의 쟁점을 타결,최종문안에 합의했다. 기초위원회는 총16장 1백13쪽분량의 행동계획안에서 낙태문제에 완강히 반대해온 로마교황청 및 가톨릭권 국가의 의견을 일부수용,「생식건강」은 각국의 법률·종교·윤리·문화적 가치에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위원회는 또 로마교황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개념에 따르면 낙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온 「임신조절」이라는 용어를 다소 모호하게 수정했으며 청소년 성상담에 관한 조항에서도 가톨릭교회의 주장에 따라 부모의 책임이라는 용어를 넣는데 동의했다. 행동계획안은 여성들이 낙태를 피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하고 낙태가 가족계획의 수단으로 권장돼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행동계획은 또 많은 여성들이 안전치 못한 낙태에 호소하고 생명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인정하면서 여성들의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행동계획안은 또 가족계획의 실행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2000년까지 모두 1백7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이중 3분의2를 당사국들이 부담하고 나머지 3분의1은 기부국들의 출연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카이로 인구회의」 행동강령 요지/사회 성차별 해소·결손가정 지원제 확충/선진­개도국 경제 균형화… 난민보호 확대 13일 카이로 국제인구개발회의(ICPD)에서 채택된 행동계획은 세계의 인구억제와 지속적 개발을 위한 향후 20년간의 구체적 행동강령을 명시하고있다.다음은 주요 항목별 실행내용중 골자를 발췌,요약한 것이다. ▷인구와 지속 경제성장·개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및 비정부기구(NGO)들은 정기적으로 개발전략을 검토하고 인구를 개발및 환경계획에 포함시켜 인구동향이 지속적 개발 성취와 보조를 맞추도록 조치한다. ▲인적자원 개발부문 투자에 최우선순위를 두어야한다. ▲노동력에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장벽을 제거해야한다. ▲농촌등의 빈곤층을 겨냥한 고용전략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다. 가족의 역할및 구조 ▲정부들은 어린이와 의탁노인,무능력자들을 둔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정부들과 국제사회는 전쟁과 기근,한발,천재지변,인종차별,폭력등에 희생된 빈곤가족들에게 정부의 지원계획 혜택을 받게 해줘야 한다. 정부들은 결손가족들을 지원해야 하며 고아와 과부들의 요망사항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인구성장과 구조◁ ▲정부들은 인구의 노년층 비율과 숫자 증대를 감안,다세대 가족을 장려함으로써 노인들을 통상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개발해야한다. ▲정부들은 노인들의 자립을고취시켜야한다. ▷생식과 성건강·가족계획◁ ▲정부들은 여성들에게 가능한한 신속히 기초적인 건강관리제도를 통해 가족계획 상담,정보,교육,안전분만,산후조리,육아,건강관리,낙태방지등을 할 수 있게하고 생식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 ▲정부들은 공중보건계획의 운용을 지역적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특히 여성단체나 노조,종교단체,협동조합등 민간기구들이 생식건강 증진에 관여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모든 국가들은 가능한한 신속히 인구증가 억제 필요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하며 안전하고도 신뢰할만한 가족계획방법을 최대한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 정부들은 생식건강 계획을 통해 성병예방과 감지및 치료를 위한 노력을 증진해야한다. ▲국가들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들에 대한 성교육 기회와 성보호권을 확대,청소년 임신을 격감시켜야 한다. ▷인구배분과 도시화◁ ▲정부들은 도시계획을 포함한 국토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물과 폐기물 관리등 효율적인 환경관리전략의 개발과이행을 촉진해야한다. ▲정부들은 도시당국들의 도시개발관리와 환경보호능력을 강화,모든 시민들의 필요에 부응해야한다. ▷국제이주◁ ▲모든 국민들이 살기 적합한 한 나라에 머물러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정부들은 지속적 경제·사회개발노력을 기울이고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경제균형화 노력을 강화하며 국제·국내적 갈등의 완화,인권증진,환경보호등 노력을 증대해야한다. ▲개도국정부들은 기술향상 수단의 하나로 단기 또는 임시 형태의 이주를 고려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대량난민이 도착할 경우 이들을 받아들이는 정부들은 국제적 기준과 국내법에 따라 최소한 임시적인 보호및 처우조치를 강구해야한다. ▲난민문제는 유엔헌장의 원칙과 세계인권선언및 기타 유엔결의에 따라 해결해야한다.
  • 남아공/활개치는 폭력범/만델라정권 사회개혁 시험대(세계의 사회면)

    ◎「정치적 소요」 그치자 강도·강간·유괴 빈발/생활고­실업난 해결없인 치안확보 “요원”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이끄는 새 남아공정부가 「폭력망령」에 시달리고 있다.국민들은 새 민주정부 출범후 한세기이상 지속돼온 폭력이 수그러들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폭력범죄가 급증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이전의 폭력이 대부분 흑백갈등에 의한 정치폭력이라면 최근의 폭력은 대부분 생활고 때문에 생긴 생활관련 폭력이라는데 그 특징이 있다.이전에는 또 소웨토 등 주로 흑인밀집지역이 폭력의 「장소」였지만 최근에는 요하네스버그 교외의 백인거주 지역에서부터 흑인들이 많이 사는 빈민가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폭력범죄가 난무하고 있다. 집에 철제 대문을 달고 사설경비회사에 경비를 의뢰하는 사람이 느는가 하면 가난한 지역에서는 책상과 침대로 무장강도들의 침입을 막고 있다.여자들은 밤에 혼자서 차를 몰고 다니지 않도록 경고를 받고 있고 레스토랑들은 경비원들을 고용하면서 원치 않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경비원 가운데 일부는 기관총으로무장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몇몇 호텔에서는 장기숙박손님을 위해 경비원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올 1·4분기 남아공에서의 강도발생건수는 지난 93년 1·4분기의 1만9천3백65건에서 올해 2만3천2백74건으로 약 20%가 늘어났고 성폭행 건수도 7천8백5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천1백9건이나 늘어났다. 정치적 소요가 끊임없이 일어났던 흑인 거주지역 소웨토는 지난 4월 남아공 최초의 다인종 선거가 실시된 뒤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7월 한달동안에만 이곳에서 35명의 어린이가 유괴당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는 노상에서 차를 막고 세워 운전자를 묶고 차를 훔쳐 달아나는 승용차 「하이재킹」도 빈발하고 있다.지난해 남아공의 노상에서 강탈되거나 도난당한 승용차대수는 9만대 이상으로 액수로는 33억란드(미화 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난당하거나 강탈된 차량들은 일부가 케냐까지 팔려간다고 경찰은 귀띔하고 있다.자동차 강도사건의 빈발과 관련,현지의 한 신문은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은 사형집행 영장에 서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인종차별정책의 굴레에서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폭력의 굴레에 빠져들었다』고 개탄하고 『이는 전적으로 남아공의 경제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비트바터스란드 대학의 한 교수는 『정부가 실업과 같은 사회적 병폐를 제거하고 사회·경제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남아공은 폭력의 수렁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일부 전문가들은 흑인들 사이의 실업률이 50%까지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의 한 경찰관은 『새 정부에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상황은 점점더 악화되고 폭력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활이 어려워 빈발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 정명훈파동과 반불감정/박정현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20여일 동안 계속되던 정명훈씨 해임파동은 끝났다.이제 행사가 끝나고 어지럽혀진 운동장을 둘러보듯 차분하게 우리 주변을 돌아볼 때가 된 것같다. 정씨와 바스티유 오페라간의 대치와 협상결과에 정씨는 1백25% 만족스럽다고 밝히고 있다.15억여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상금을 받으면서 바스티유 오페라와의 관계는 깨끗이 청산됐다. 하지만 한불 양국간에는 앙금이 깊어져 있다.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인의 반불감정이 형성돼 있고 이는 쉽사리 치유될 수 없을 것같다는 느낌이다.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감독인 정명훈이 어느날 그자리에서 해임됐다는 소식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정명훈을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또 공분을 느끼는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프랑스국민들도 정씨를 해임한 바스티유 오페라측의 조치가 타당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그러나 동양인에 대한,한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일부의 접근방식은 공감을 받기에 충분치 못하다. 프랑스가 인종차별 정책을 폈다면 지난 89년 당시 30대 중반의 비교적 「어린」 음악가에게 클래식음악의 부활을 위해 만든 국립 바스티유 오페라를 맡긴 이유에 대해서도 곱씹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속전철인 TGV를 한국에 팔고 나서 변심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적어도 프랑스의 파리에 있는 많은 한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정명훈씨를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임명한 것은 그의 음악적인 자질과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고 그로 인해 우리는 한국이 낳은 음악가에 더없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던게 아닌가 한다. 정명훈씨 해임조치에 비판적인 프랑스 사람들도 TGV와 연관짓는 부분에 대해서만은 『프랑스의 진정한 의도를 몰라준다』고 말한다.TGV를 계기로 급속히 가까워진 한불 양국관계는 오히려 TGV 이후 급랭하고 있다. 경제원리에 입각해 선택한 고속전철이 TGV이고 자신의 자질과 능력에 의해 선택됐던 음악인이 정명훈이다.
  • 보스니아 북동부서 「세」계 또 인종청소

    【사라예보 로이터 AFP 연합】 교황의 구 유고슬라비아 방문이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는 보스니아 북동부 지역에서 지난 7월중순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 인종청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국제적십자위원회 관계자들이 4일 전했다. 이들은 세르비아계가 지난 3일 비옐리나지역에 살고 있는 회교계 9백명을 인근 투즐라 회교계지역으로 추방했으며 남아 있는 회교계 주민들에게 오는 8일까지 그 곳을 떠나도록 명령했다고 말했다.
  • 최악의 한발/끝없는 내전/세계 무관심/「죽음의 땅」 동북아프리카

    ◎10개국 2,300만명 “아사 위기”/2년전의 「소말리아 비극」 재현 조짐/르완다에만 관심… 주변국 구호엔 소홀/일부국선 반군이 난민용 식량 약탈 “설상가상” 세계 스포츠계는 검은 파워가 장악하고 있다.그러나 이들의 고향 「검은 대륙」은 죽음과 기아의 땅이다.내전과 종족분쟁,국민을 돌보지 않는 정부,공무원들의 부정부패….지금도 아프리카 10여개국애서 2천3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주린 배를 부둥켜안고 죽어가고 있다.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툭 불거져 나온 배,초점없는 눈동자….기아와 영양실조에 찌든 아프리카 소말리아 어린이의 참혹한 모습이 전세계에 충격을 준 것이 불과 2년전의 일.이제 「아프리카의 뿔」(아프리카동북부의 뿔처럼 튀어나온 지역)에 또다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극심한 가난과 기근에 국제사회의 무관심까지 가세,대규모 참사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희생 급증 지난 84∼85년과 92년 이디오피아와 소말리아에서 각각 수많은 어린 목숨을 앗아갔던 끔찍한 악몽이 현재 수단에서 탄자니아에 이르는 이지역에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기아로 인한 「인종말살」의 첫번째 희생자는 항상 어린이들이었다는 점이 비극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디오피아에서 1백만명,소말리아에서 35만명이 굶어죽었던 비극의 재연을 막으려면 조속한 식량지원이 필요하다.그러나 식량과 구호품을 실은 트럭과 수백만달러의 원조자금은 현재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르완다에만 몰리고 있어 다른 아프리카 기근지역의 상황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오랜 가뭄과 12년 동안의 내전에 시달린 수단 남부지역에서는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 소리가 들리자 배고픔에 지친 사람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먼지투성이의 임시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다.그러나 구호품을 얻기 위해 마을까지 걸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오랜 허기로 걸을 힘마저 없는 병자들은 초근목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수단 남부지역에서는 반군의 약탈로 구호물자의 육상수송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필요한 식량의 36% 만을 배급받고 있다.유일하게 식량을 공급받는 방법인비행기 공수에 드는 매달 4백50만달러의 비용을 지불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랜 내전에서 벗어난 이디오피아도 배고픔의 고통이 계속되는 것은 마찬가지다.토양이 척박해진 이디오피아에서는 이제 어떤 작물도 자라지 않는다.이디오피아 올라이타 지역은 올해 첫 옥수수 수확을 비가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망치고 얼마 남은 나머지 작물마저 유충이 갉아 먹었다.설상가상으로 굶주림으로 약해진 마을주민 수백명은 말라리아의 창궐로 목숨을 잃었다. 구호단원들은 올 상반기 6달동안 이 지역에서 적어도 1만명 이상이 굶주림과 이로 인한 질병으로 숨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이디오피아 군사정권은 기근사실을 숨기려 했지만 현재의 민정은 참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이 덕분에 필요한 식량 1백만t의 90%까지 원조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굶주린 수백만명의 국민들에게 식량을 직접 전달하는 일은 이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육지로 둘러싸인 이디오피아는 에리트리아에 있는 오래된 항구 마사와항과 아삽항에 화물수송을 의존하고 있는데 곡물을 선적한 대형화물이 도착하기 전에 하역작업을 할 선박부터 지원해야 할 형편이다. 30년 내전끝에 이디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에리트리아도 재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가시나무까지 말라죽는 찌는 듯한 더위속의 오랜 가뭄은 농토를 황무지로 만들어 버렸다. 먼지가 가득한 에리트리아의 쉬에브마을에서 할리마 오스만(45)은 그녀와 8명의 자녀가 어떻게 일주일을 또 살아나갈지 걱정한다.전쟁을 피해 6년을 수단에서 보낸 뒤 귀국한 그녀는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다.우리는 독립을 원했다.또 가축과 씨앗도….그러나 이제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게 없어 식량원조가 없으면 곧 죽게 될 것』이라고 울부짖는다. 92년 미군이 식량배급을 맡았던 소말리아에서는 무장군인이 다시 수도 모가디슈를 활보하며 내전으로 집을 잃은 수십만명의 난민에게 제공될 식량을 약탈하고 있다. 미국제개발기구(AID)에 따르면 이디오피아 6백90만명,르완다와 자이르 난민캠프 4백90만명,수단 4백90만명,부룬디 1백70만명,에리트리아 1백50만명,케냐 1백40만명,탄자니아 88만8천명,우간다 54만명,소말리아 41만명,지부티 12만명이 기아로 사망할수 있다고 예측한다. 2천3백만명이 넘는 사망자 예상수치는 세계식량기구가 예상한 1천8백만명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식량 40만t 부족 「아프리카의 뿔」이 처한 현재의 상황은 2년전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재난보다도 훨씬 심각하다.남부아프리카는 식량을 운송할 더나은 항구,도로,수송수단을 갖고 있었으며 서방원조국가들도 당시는 원조에 훨씬 관대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올초 세계식량기구는 「아프리카의 뿔」의 9개국을 돕기 위해 서방국가에 8억8천만달러가 넘는 2백10만t의 식량원조를 요청했으나 원조국들은 6억달러에 해당하는 1백70만t의 식량지원만을 약속했다. 이와관련,원조기구가 직면한 또 하나의 어려움은 제한된 구호식량을 어떻게,어떤 기준으로 배분하느냐는 것이다.르완다에서처럼 가해자와 희생자가 똑같이 원조의 수혜자로 뒤섞여 있을 경우,선택은 더욱 어려워진다. ○관리부패도 한몫 수단군사정부는 12년 내전의 희생자인 국민들을돕기 위한 서방의 식량공급을 받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국의 주요 산물인 수수를 수출해 석유를 수입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최악의 가뭄을 겪고있는 케냐에서도 몇몇 지방관리들이 구호물자를 팔아먹은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그러나 굶주리고 있는 것은 탐욕스런 정치가들이 아니라 무고한 희생자인 국민들이라는 점이 원조기구로 하여금 섣부른 결정을 내리게할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국제사회가 르완다의 비극에만 관심을 쏟고 아프리카 다른 지역에서 싹트고 있는 비극의 씨앗을 애써 외면한다면 또한번의 대규모 참사가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 중국교포 근로자 데려다 쓰자/최필립(기고)

    ◎일이 남미교포 쓰듯 외국인보다 동포를 최근 일부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입에 대해 일각에서 반대여론이 비등하고 있다.이같은 반대시각은 우리가 중국에서 어렵게 살고있는 동포들의 국내 취업보다 외국인 근로자 수입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는데서 비롯되는 것 같다.근로자 수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중국교포들로 국내 근로시장의 수요를 채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교포들은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했던 동포의 후손 또는 일제의 압제를 피해 해외로 나간 우리동포들이다.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국내 활동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들을 외국인으로 규정한 국내실정법을 철저히 적용,조국에 머물려는 동포들을 불법체류자로 만들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예를 보자.일본은 브라질 교포3세,4세들에게 무제한 체류비자를 내주고 있다.즉 아무때나 일본에 와서 취업해 돈을 벌고 아무때나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상파울루­서울간 대한항공 좌석은 대부분 이들 일시귀국 일본인 교포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우리도 일본처럼 한국 성을 갖고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을 교포로 인정해 입국심사장에서 확인만 한 뒤 입국시키면 되지 않을까.최소한 국내에 친인척이 있는 사람에게는 입국을 무제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교포들에게 일본처럼 국내취업길을 열어주게 되면 중국정부로부터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중국여권을 가진 다른 중국인들에게도 같은 취업허용등의 조치를 취해주도록 요구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중국의 인종차별 비난을 우려해 동포들의 취업을 허용치 못한다는 것은 「구더기무서워 장 못담근다」는 소리가 아닐까.우리 한핏줄에게 모국의 입국을 자유롭게 하도록 한다는데,누가 뭐라 한들 우리의 일관된 입장만 견지하면 그만 아닌가. 중국교포 누구든 입국을 할수 있게 허용한다면 제3국 근로자는 들여올 필요가 없게된다.또 제3국 근로자들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사회적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독일의 경우 지난 60년대 터키근로자 1백만명을 수입해와 아직까지 이들의 처리로 고심하고 있다.이들 근로자들 때문에 독일 산업이 발전했다고도 하나 이들때문에 지출되는 각종 사회보장 비용 또한 결코 만만치 않다.독일은 최근 터키인들에게 터키로 돌아갈 경우 정착비로 5만마르크씩 주겠다고 발표했으나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이들 터키인들 때문에 학교를 따로 지어야하고 혼혈아문제가 생기고 의료보험비용을 따로 내야하는등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해 독일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의 경우 산업발전을 위한 인력수입선을 동남아인에서 중국교포로 대체한다면 이민족간 문제가 발생치 않게된다.중국교포가 한국 여성과 결혼해도 혼혈아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또 중국교포가 돈을 벌어 중국으로 되돌아갈 경우 그는 한국기업의 중국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게된다.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저임금 덕택에 중국등 동남아국가에 비해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강할수 있다고 주장한다.또 세계화 추세속에 이들 외국인근로자들을 일정기간 국내에서 취업시킨 뒤 귀국시켜 친한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업들은 외국인근로자수입에만 신경을 쓰지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비하는데는 관심이 없다.따라서 정부는 민족생존권 차원에서 이미 선진국들이 겪었던 외국인 근로자문제를 직시하고 철저한 사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아무리 누가 뭐래도 한국교포가 우선이다.이는 세계화 추세와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다.중국교포들은 우리나라가 독립하기 전에 마지못해 그곳에서 살게된 우리의 형제들이다. 해방후 그리고 우리가 독립한 후 해외로 나가 살고있는 교포들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그러나 우리조상들이 제 구실을 못해 나라와 국민을 지키지 못해 떠났던 그들,그리고 그 후손들,또 해방후 분단없는 조국이 되었더라면 모두들 고향을 찾아왔을 동포들이다. 우리가 과연 그들을 타국인으로 대해야만 하는 것일까.답은 하나밖에 없다.
  • 「태평양을 건너서­오늘의 한국미술전」/한·미 두나라의 사회상 조명

    ◎29일∼새달 17일 금호미술관서 북미교포·국내작가 참여/현대화 과정의 각종 부작용 묘사/재미교포 차별·전통단절 표출도 지난해 10월15일부터 올해 1월9일까지 뉴욕 퀸즈미술관에서는 한국의 작가와 한국계 북미주작가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한미 양국간의 독특한 역사를 배경으로 두나라 현실을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태평양을 건너서­오늘의 한국미술전」이란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교포작가와 한국의 작가가 함께 모여 세계미술계의 조류에서 벗어나있다는 평을 받고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실체를 세계에 알린 첫 이벤트로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인들의 관심을 모았던 행사.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오는 29일부터 9월17일까지 서울 금호미술관에서는 똑같은 주제의 행사가 열려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다시한번 짚어본다. 지난해 퀸즈미술관 전시 기획팀인 서로문화연구회가 한국전을 마련한 것으로 북미주의 한인 교포작가 12명과 한국의 민중미술계열 작가 12명이 뉴욕 퀸즈 전시회와 똑같은 형태로 작품을 선보인다.서로문화연구회는 북미주의 아시안과 한인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 90년 퀸즈미술관측에 「태평양…」전시회를 제의해 지난해 3년만에 성사를 보았었다. 이번 전시회는 서로문화연구회가 당초의 미국 순회전시 계획을 바꿔 한국전으로 마련한 것. 1·2부로 나누어 1부는 한국에서 이민온 사람들이 미국내에서 겪는 인종차별,역사와 전통으로부터의 단절등을 주제로 북미주 거주 한국인의 아이덴티티 문제를 다룬다.참여작가는 미국및 캐나다교포작가로 박모 최성호 데이비드정 마이클주 바이런김 김형수 김진수 김영 이진 민영순 윤진미 등이다. 이가운데 바이런 김은 지난해 휘트니비엔날레에 백남준씨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 선정됐던 인물이고 최성호 박모 마이클주 민영순 윤진미 이진 김형수 김진수씨등은 모두 교포생활상을 꾸준히 그려오고 있는 작가들이다. 2부는 전통과 현대,서구와 한국간의 갈등과 한국의 사회정치적 상황,여성문제등 한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드러나거나 은폐된 각종 문제점들을 보여준다.가속화된 산업화 과정의 문제점과 군부정권의 폭압에 맞서 지난 10년간 한국내에 집단적인 미술운동을 형성했던 민중미술계열의 작가와 개별적인 작업을 보여온 작가들로 균형을 맞췄다.참여작가는 손장섭 최민화 김봉준 박불똥 이종구 김홍주 이수경 최정화 김호석 최진욱 윤석남 안규철 등이다.
  • 우정기구 97년 공사화/정보화 시대 국제협력 선도

    ◎김 대통령,만국 우편연합 총회 치사 김영삼대통령은 22일 『정부는 우정사업의 질적 도약을 위해 오는 97년부터 우정기구를 공사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개막된 만국우편연합(UPU) 제21차 총회에 참석,치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우편망과 연계,경제활동의 효율성과 국민생활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우정기구의 공사화와 함께 『우편구조 역시 빠른우편과 보통우편으로 구분하는등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세계는 지금 국경없는 정보화와 지구촌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여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려는 UPU정신이야말로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급변하는 세계질서에 부응하여 적극적인 세계화와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획기적인 우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국 우체국을 전산화하고 UPU가 「세계우편전산망」을 구축하면 이와 연결,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한국 국민과 정부는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평화적인 통일을 이룩하고자 끈질긴 노력을 해왔지만 남북한에는 아직도 우편과 통신이 두절된채 50년동안 부모형제의 생사조차 알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번 서울총회가 남북간에 우편과 통신의 교류를 촉진시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UPU총회에 참석한 뒤 종합전시장 1층 태평양관에서 열리고 있는 「필라코리아 94 세계우편전시회」를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 미,「취업희망자 등록제」 논란/워싱턴 이경형(특파원코너)

    ◎“불법이민 차단책” 주장에 “인종차별” 반박 미국사회도 골칫거리가 많지만 그중의 하나는 불법이민문제이다.클린턴행정부는 근년에 들어 더욱 늘어나고 있는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이민개혁위원회(위원장 바바라 조던전하원의원)는 지난 3일 미상원법사위의 이민·난민관계소위 청문회 자리에서 불법이민자의 취업을 막기 위한 새로운 컴퓨터등록제 도입을 건의했다. 이 방안은 미국내에서 취업을 하려는 사람은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반드시 사회보장국과 이민국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컴퓨터등록제에 의한 확인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점포나 업체를 경영하는 고용주가 종업원을 고용할 때는 취업희망자의 사회보장번호를 확인함으로써 취업자격의 합법 여부를 알도록 하는 것이다. 조던위원장은 또 불법이민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책으로 ▲불법입국자는 긴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연방재원으로 제공되는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각 주가 불법입국자의 수감등 기타 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방정부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법입국에 대한 연방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을 아울러 건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개혁위의 이같은 건의가 공개되자 중남미 및 중국계,유태계 미국인단체와 미민권자유연맹,이민관계 변호사회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그같은 컴퓨터등록제가 인종적,특히 소수인종에 대한 취업차별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인종,출신국별,입국연도 등 모든 신상자료가 컴퓨터에 나타남으로써 결국은 인종·민족을 표시하는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이는 취업에 있어 인종적 차별을 금하고 있는 현행법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민개혁위원회는 컴퓨터등록제를 불법이민자가 많은 캘리포니아,뉴욕,텍사스,플로리다,일리노이 등 5개주에 시험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아시아계,텍사스는 멕시코출신,플로리다는 카리브연안의 중남미계 불법이민이 많다.이민국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내 불법이민자는 약 4백만명에 이르며 이중 80%가 이들 5개주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마피아같은 이민브로커조직들이 돈을 받고 화물선을 통해 중국인들을 대거 밀입국시키는가 하면 텍사스주 멕시코국경부근에는 땅굴을 파서 불법이민영업을 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실제로 이들 불법입국자는 25달러만 내면 신분증으로 사용되는 위조운전면허와 기타 증명서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불법이민자들은 그러나 특별히 신분증명의 확인이 요구되지 않는 일일잡역부나 노무자,파출부 등으로 일하고 있고 또 이들의 노임이 합법적 신분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에 수요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어쩌면 「이민의 나라」 미국에 있어 불법이민과 이들의 불법취업은 「필요악」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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