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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대응 세계공동의 노력을(사설)

    독가스와 폭탄에 의한 테러가 4월의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일본에선 도쿄에 이어 요코하마에서 또 지하철독가스 테러가 발생했으며 미국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연방정부 건물이 폭탄차테러를 당해 많은 희생자가 났다.충격적이고 개탄스런 사건들이 아닐 수 없다. 탈냉전후 세계의 대국적질서는 평화구도를 지향할 것이나 문화·인종·종교차원의 불화·갈등에 따른 군소분쟁및 테러는 오히려 증대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 있어왔다.중동및 옛공산권지역등의 분쟁은 이미 그런 예측을 뒷받침하는듯 했다.최근 일련의 테러도 같은 범주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경계되는 것은 테러수법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독가스같은 무차별적 대량살륙 수단까지 동원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종교적 광신주의 목적을 위한 테러까지 등장한 것은 불길한 조짐이 아닐수 없다.오클라호마시티의 폭탄차테러는 중동서 시작된 테러유형이다.93년 뉴욕 국제무역센터 테러나 이번의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일본에서 시작된 독가스테러 유형이 세계로 확산된다면 사태는 심각하다.우리는 어떤 목적이나 수단의 테러도 단호히 반대한다.테러는 무고한 인명을 무차별적으로 볼모 혹은 희생의 제물로 삼는 독선적인 반인륜성을 특징으로 하는 인류 공적이기 때문이다.그동안의 대표적인 테러수단은 항공기납치 혹은 폭파였다.세계적인 강력·공동 대응결과 다행히 최근엔 억제되는경향을 보이고 있다.대신 폭탄차및 자살테러 유행에 가공할 독가스 수법이 새로이 등장한 것이다. 폭탄이나 독가스테러에 대해서도 항공기 납치·폭파테러에 대한 경우와 같은 유엔중심의 강력한 세계공동 대응책 강구가 시급하다.KAL(대한항공)기 공중폭파및 외국방문 국가원수에 대한 폭탄테러등을 당한 경험이 있는 우리에게도 그것은 남의 일일수 없다.적대적인 북한은 사린 등 독가스도 대량 보유하고 있다.북한테러 가능성에대한 경계를 새로이 하는 경각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예일·하버드·버클리대 로스쿨 현지르포

    ◎미 법학교수 대부분이 변호사 자격증/연10만명 로스쿨 졸업… 법조인 80만명/“변호사 사망론 대두… 단순 모방은 위험” 오는 25일 근대사법 1백주년을 맞아 법조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사법제도 개혁안」이 발표된다.그동안 사법개혁 작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세계화추진위원회측과 대법원은 로스쿨 도입등 일부 사항에 대해 의견차가 노출되기도 했으나 사법시험 정원의 증원등 큰 원칙에는 의견이 모아져 예정대로 25일 최종안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개혁작업은 모든 국민들이 싼 비용으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추자는데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이러한 과정에서 변호사 수의 증원과 전문법조인의 양성을 위한 로스쿨제도의 도입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개혁작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스쿨제도」의 실태와 문제점,변호사보수문제,사법시험제도의 문제점 등을 현지르포와 현장점검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우리가 TV드라마를 통해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는 「하버드의 공부벌레들」은바로 미국 하버드대학 로스쿨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우리의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고시원이나 절에 파묻혀 지내듯 미국 로스쿨 학생들도 주로 도서관이나 기숙사에서 새벽을 맞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만큼 미국의 법학도들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낼 수 밖에 없다.이미 80만명이 넘는 현직 변호사가 난립하고 있고 해마다 10만명이 넘는 로스쿨 졸업자가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는 미국은 어찌보면 「변호사 천국」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갈수록 부작용이 드러나 최근에는 「변호사 망국론」이 강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인구수에 비해 턱없이 많은 변호사들이 단순한 밥벌이를 위해 「소송을 위한 소송」에 집착하기 때문에 가계·기업·정부의 법률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특히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진다는 비판이 높다. 미국 화장품회사들은 전체 경비중에서 법률비용이 40%에 이르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특히 최근 미국대륙을 들끓게 하고 있는 미식축구선수 O·J·심슨 살인혐의사건은 단 한사람에 대한 변호사비용이불과 9개월만에 무려 8백만달러(62억원)를 넘어섰다. 애완용 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전자레인지에 넣어 털을 말리다가 너무 뜨거워 죽게 했다든지,자판기에서 빼낸 커피를 쏟았는데 너무 뜨거워 화상을 입었다든지 하는 이유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미국 변호사사회의 대표적인 횡포로 꼽힌다.필리핀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로스쿨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법조사회의 한 단면이다.변호사수가 지나치게 적어 단 한번의 사법시험 합격으로 평생을 보장받는 우리의 변호사 제도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의 명문대학 로스쿨은 미국을 지탱해 온 원동력이라는 데 아무런 이론의 여지가 없는 분위기다.짧은 역사에 다인종으로 구성된 미국사회에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치주의의 확립과 자유민주주의의 정착,세계지도국가로의 지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상·하원 40% 차지 대학 4년 과정에서 각자의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이 3년동안의 법학전공 기간을 보탬으로써 각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엘리트 지도자로 육성돼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정치·경제·사회학은 물론 의학·공학·이학·환경학·정보통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법률적 뒷받침을 받아 각 분야에서 지도자로 맹활약하는 것이다. 이들은 변호사나 판·검사,교수로서 뿐만 아니라 정치인이나 관료·기업인으로서 거의 독보적인 엘리트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예일대 로스쿨을 나온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역대 미국대통령 가운데 절반이상이 변호사이며 연방 상·하 양원 의원의 40% 이상이 변호사라는 사실은 이를 잘 설명해준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법학교수 거의 모두가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실무와 학문의 접목이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 미국변호사협회의 승인을 받은 전체 1백76개 로스쿨 가운데 최근 6년동안 종합평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예일대 로스쿨은 실무위주의 교육을 하는 다른 대학에 비해 유달리 학문성을 중시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이곳 교수들은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법제도 개혁논의에 대해 예상이상의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국제법학계의 세계적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미카엘 라이즈만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법체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미국은 판례 위주의 영미법 계통인데 비해 한국은 성문법 중심의 대륙법 계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로스쿨제도나 변호사 대량배출 방식은 미국의 고유한 것이다.미국은 50개주와 연방의 법이 제각기 달라 단적으로 51개의 법체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따라서 변호사 수요가 그만큼 많다.반면 한국은 단일법 체계이므로 단순한 모방은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스스럼 없이 충고했다. ○“성급한 논의 경계” 교포 2세로 이 대학에서 비교법학 제도등 국제분야를 주로 맡고 있는 고홍주교수도 『한국의 사법제도 개혁 추진에 전적으로 찬성한다.한국의 사법제도는 세계화에 부응하지 못해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통일에 대비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국내용 변호사보다도 국제변호사 양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그러나 미국식의 변호사 양산은 반대한다.한국은 국토가 매우 좁고 단일민족·단일언어에 전통이나 권위를 중시하는 사회이므로 미국과는 사뭇 다르다』고 조언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교환교수로 강의하고 있는 서울법대 송상현 교수는 『국내에서 미국 로스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논의가 성급히 이뤄지는 듯 하다.인구수나 소송건수와 대비한 변호사수의 단순비교는 무의미할 뿐이다.특히 미국은 워낙 복잡한 사회이고 「소송을 위한 소송」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현재의 변호사들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지 말고 어느 분야에 어느 정도의 변호사가 더 필요한지를 세밀히 파악한 뒤 변호사의 증원문제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변호사수가 적어 너무 오랫동안 법률시장을 독점한데다 전관예우 등의 문제가 심각해 사법개혁 논의가 비롯됐으나 이에 대한 대증요법은 뒷전에 처지고 갑자기 로스쿨이 쟁점이 돼 본말이 뒤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클리대학의 김문환 교수는 『우리사회가 다시 한번 도약하려면 세계화 밖에 없다.우리의 전통적 생각은 쇄국주의적이면서도 현실은 국제지향적이라는 점에서 딜레마가 생긴다.일본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30%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80%나 된다.따라서 우수한 인력을 어느 쪽에 얼마나 배분하느냐의 문제가 고려되어야 한다.전쟁시대에는 무기가 해결의 수단이지만 평화시대에는 법이 해결수단이므로 국제적 법논리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사법제도 개혁의 문제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과 같은 법조와 대학의 배타적 관계를 청산하고 인적·학문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만 법학교육의 실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 스쿨이란 어떤 교육기관인가/법조인 양성 위한 대학원 수준 법률교육/3년제로 종합대에 부속… 미·비서만 운영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법률이론 및 실무교육을 하는 대학원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미국과 필리핀에만 있다.교육기간은 3년이고 학부과정에는 법과대학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4년제 대학 또는 단과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나 3년이상 전문 실습과정을 마친 사람에게 입학자격을 준다. 입학은 전국 공통의 입학시험 성적과 대학에서의 성적,면접결과를 종합해 결정된다. 미국에서는 법조인이 되려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그러나 미국도 건국 초기부터 이 제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육방법은 교과서식보다 사례 및 판례를 위주로 하고 있다. 미국에는 모두 1백90개의 로스쿨이 있으며 이 가운데 미국변호사협회(ABA)의 승인을 받은 로스쿨은 1백76개다.학생수는 모두 13만여명.이들 로스쿨은 대부분 종합대학에 부속돼 있다. 공인된 로스쿨의 규모도 학교마다 서로 다르다.가장 규모가 크다는 조지타운 로스쿨은 학생 2천6백명,정규교수 68명,강사 68명을 보유하고 있다.그러나 몬태나 로스쿨은 학생 2백13명,교수 12명에 불과하다. 미국 로스쿨의 교수 한사람앞 학생수는 11명이며 전국적으로 1만2천여명의 교수가 있다.교수는 대부분 변호사자격을 지니고 있다. 학비는 1년에 2만달러(약1천6백만원) 가량이나 그것만으로는 학교운영이 어려워 유력한 동문등을 상대로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주에서 실시하고 있는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70%에 이른다. ◎로 스쿨제 실패 각국 사례/독,13년 실험 중단… 일선 논의 백지화/교육효과 별로 없고 학력도 저하/인성교육 강화 목표도 달성 안돼 미국식 로스쿨은 이론적으로 이상적이기는 하나 이 제도를 도입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여럿 있어서 주목된다. 대륙법 계통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독일도 지난 71년부터 84년 사이 31개 법과대학 가운데 8개 대학에서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 대학은 미국식 제도를 도입한 뒤 이론교육 뿐만 아니라 실무교육을 병행하는 한편 경제학등 인접과목에도 비중을 두었다.국가시험을 중간시험 및 기말시험으로 바꾸고 교육기간도 5년6개월 또는 6년6개월로 잡았다. 그러나 부작용이 커 실험을 중단하고 본래 제도로 환원했다.교육효과가 별로 없고 교육비용만 3배나 더 드는가 하면 학생들의 학력은 오히려 떨어진 때문이다.학생들이 중간시험과 기말시험에만 치중,인성교육의 강화 목표도 달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필리핀은 미국의 식민지였던 탓으로 순수 미국식 로스쿨제도를 아직까지 운영하고 있는 둘뿐인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 제도를 도입한 필리핀 역시 실패하기는 마찬가지다.필피핀은 무엇보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국민들의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실패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 올 퓰리처상/버진 아일랜드지 “영광”

    ◎범죄율­사법체제 부패 상관관계 파헤쳐/AP는 「르완다」보도로 국제뉴스­사진상 【뉴욕 로이터 AP 연합】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버진 아일랜드 데일리 뉴스 오브 세인트 토머스」지가 18일 올해 퓰리처상의 최고영예인 공공서비스부문상을 수상했다. 이 신문은 버진 아일랜드의 높은 범죄율과 사법체제 부패와의 상관관계를 파헤친 보도로 미국내 다른 대도시의 신문들을 누르고 이 상을 획득했다. 뉴욕의 뉴스데이지는 경찰의 장애자연금 남용에 관한 보도로 특종 보도상을,이 신문의 칼럼니스트 짐 드오이어스는 뉴욕시에 대한 칼럼으로 칼럼니스트상을 받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저임금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다룬 기사로 국내보도부문상을,워싱턴시 빈민층 학생들에 관한 보도로 특집보도상을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워싱턴 DC의 한 가족이 가난,문맹,범죄,마약과 싸우는 모습을 다룬 보도로 해설보도상을,아이티 위기를 담은 사진으로 스포트사진보도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지난 94년1월17일 로스앤젤레스 지진에 대한 신속하고 포괄적인 보도로 스포트 뉴스상을 수상했다. AP통신은 마크 프리츠 기자의 르완다 인종분규 취재로 국제뉴스보도상을,르완다대학살의 참상을 고발한 재클린 아르츠 기자 등 4명의 사진으로 특집사진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남부출신 작가 호턴 푸트(79)가 텍사스 작은 마을의 생활을 그린 사색적인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 「애틀랜타에서 온 청년」으로 퓰리처상의 드라마작가부문상을 수상했다. 캐나다출신 작가 캐롤 실드는 20세기를 사는 겸손한 한 여성을 부드럽고 위트있게 묘사한 「스톤 다이어리」라는 소설로 소설부문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역사부문상은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프랭클린과 엘리노어 루스벨트­2차대전의 국내전선」이라는 책을 쓴 도리스 키어런스 굿윈에 돌아갔다.
  • 이민차별법/플로리다주도 만든다/미 5주서 추진… 사회보장 제한확산

    【마이애미 로이터 연합】 작년 11월 불법체류 이민자들에게 사회보장 혜택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자는 주민투표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통과된데 힘입어 이같은 운동이 애리조나,콜로라도,텍사스주에서 일어난데 이어 이번엔 플로리다주로 확산됐다. 올란도에 본부를 둔 SOS(우리 주를 구하자)라는 이 운동단체는 내년 11월에 불법체류이민자들에게 사회보장혜택을 금지하는 안을 주민투표에 회부하고 이에 관한 새 헌법을 주의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의 불법체류이민자 차별법 제정을 위한 주민투표운동은 공식 명칭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행동노선을 캘리포니아와 비슷하게 함으로써 이 것을 놓고 찬반 양자간에 『단지 무자격자들에게 사회보장 혜택을 통제하는 것』과 『인종차별정책』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내게 만들었다. SOS간사는 이 주민투표가 이민을 막거나 인종·민족차별에 근거를 두지 않고 캘리포니아주와 비슷한 것이지만 법령 개정이 아니라 주헌법 개정이 될 것이며 불법이민자에게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자녀학생에게 예방주사를 무료로 접종케 해준다는 점 등에서 캘리포니아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 기 자 입 력

    가제목:보스니아 세르비 기자명:통신 부서명:연합 【사라예보◎◎◎】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지난해 회교도 6천명을 추방한데 이어 이번주 회교도들을 다시 몰아내기 시작,인종청소를 재개했다고 14일 국제적십자사가 밝혔다. 사라예보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대변인 니나 윈키스트는 『4개월 이상 조용했다가 다시 소수민족인 회교도에 대한 강제추방이 비옐리나에서 시작됐다』며 『11∼12일 양일간 모두 49명에 달하는 회교도들이 비옐리나에서 투즐라로 추방됐으며 이들 대부분이 여자이며 노약자였다』고 밝혔다. 그녀는 한 노인이 추운 날씨에 7㎞를 걷다 지쳐서 숨졌다고 말했으며 36명으로 구성된 한 그룹은 지난 12일 저녁 거주지인 피페리에서 유니폼을 입고 머리에 스타킹을 뒤집어쓴 세르비아계에 의해 쫓겨났다고 ICRC가 밝혔다. 그녀는 유엔으로부터 13일 저녁 50명의 또 다른 그룹이 비옐리나에서 추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하고 이같은 강제추방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세르비아계는 순수한 세르비아인을 위한 독립국가 건설을위해 지난 3년간의 전쟁에서 영토의 70%를 차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만명의 보스니아 회교도와 크로아티아인,집시들을 인종청소라는 명목으로 그들이 살던 고향에서 강제로 추방했다. 한편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들과 크로아티아는 15일 보스니아 북동쪽의 프리예도르에서 동맹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사르나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이 회담에 이어 프리예도르의 남쪽 40㎞ 지점의 산스키 모스트에서 15일 세르비아연방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자신들이 구성한」의회를 개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 “대학별고사 없애야 교육정상화”/교육개혁위 교육계원로 초창간담내용

    ◎대학마다 개혁안 내놔 혼선… 정부안 마련 시급/교육재정 확충 과감히… 사학진흥 특별법 제정을 교육개혁위원회(위원장 이석희)는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정덕기 충남대총장 등 교육계원로 13명을 초청,13일에 이어 두번째 간담회를 갖고 교육개혁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간담회 내용을 간추려본다. ▲이준해 서울시교육감=심각한 사교육비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학교교육만으로 대학입학이 가능하도록 대학입학제도를 개선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본고사를 치르지 않아야 하며 이는 일선학교의 간절한 바람이다. ▲유인종 시도교위협의회장=한국교육에는 가능성이 없다고 외국전문가들이 말하는데 바로 대학입학시험 때문이다.도대체 일본말고 대학별 고사를 보는 나라가 어디 또 있느냐.또 교육재정의 확충이 없이는 어떤 교육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학원으로 가는 학생들을 학교안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개혁을 해야한다. ▲이 교육감=학부모들이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학교안에 오래 묶어 두면 묶어둔다고 야단이고 일찍 내보내면 학원으로 가므로 어려운 문제다. ▲유 회장=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과외비를 한달에 1천2백만원 쓰는 집도 있고 한달에 과외로 3천만원을 버는 서울대학생도 있다고 한다.교육의 현실이 이렇다.학교교육이 잘되도록 해달라. ▲유재건 경원전문대학장=학부모들의 주장은 세금을 많이 내도 좋으니 학교교육을 제대로 해 달라는 것이다.학교교육의 정상화가 학부모들의 가장 큰 바람이다.그러자면 대학별고사를 없애야 한다. ▲장혁표 부산대총장=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라는데 조교나 실험실 기사를 제대로 채용하기 조차 어렵다.예산의 뒷받침이 없이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하는가.교수와 학생의 비율을 낮추라는데 국가에서 돈을 안주는데 어떻게 가능한가. ▲김민하 중앙대총장=대학마다 개혁안을 발표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정부의 교육개혁안이 빨리 발표돼야 한다.사립대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선진국에 비해 말도 안되는 수준이다.특별법을 만들어 사학을 진흥해달라. ▲이영권 국회교육위원장=교육개혁이 너무 장기화 되는 것 같고 현안이 뒷전으로 물러나는 것 같다.영어·수학·국어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내신도 총점위주에서 벗어나 개인의 적성과 특성이 무시돼서는 안된다.대학의 이기주의 때문에 복수지원의 기회도 확보되지 않고 있다.입학만하고 공부 안하는 대학이 돼서는 안되고 문을 열어 놓고 질관리를 철저히 하는쪽으로 교육정책이 바뀌어야 한다.평준화를 없애면 교통·과외문제가 심각해진다.무사안일에 빠져있는 공직자와 교사들에게 신풍운동이 필요하다.유아교육을 공교육화 해야 하고 국민학교도 5년제로 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이연숙 여성단체협의회장=외국사람들은 한국교육이 특별한 사람을 돈을 들여 보통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대학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대학에 들아가는 것이 시시하다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장수영 포항공대총장=프랑스는 교육예산이 각부처에 분산돼 있다.세제 개혁을 통해 초중등학교 예산은 지방에서 관할하고 고등교육만 중앙정부가 담당해야한다. ▲송자 연세대총장=교육개혁을 정부에만 맡기는 것은 구시대의 발상이다.교육개혁은 신중론만 펴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대학개혁의 제1걸림돌은 구성원이 기득원에 집착하는데 있다.사립대의 규제도 풀어야 한다.대학개혁은 국민들의 힘으로 이뤄져야 한다.
  • 언플러그드 음악에도 상업화물결/복고풍타고 통기타 생음악 미서 인기

    ◎그룹 「니르바나」 CD음반 3백만장 팔려/“자연스런 음률이 히트한다” 너도나도 앨범 준비 최근 몇년 사이 「언플러그드」란 말은 대중음악계에서 대단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이말을 만들어낸 미국 음악텔레비전방송 MTV의 프로그램 「언플러그드」쇼는 이제 확실한 스타의 산실로 자리잡아 올해 그래미상을 탄 셰릴 크로,브루스 스프링스틴 등의 공연이 예약돼 있을 정도다. 「사물이나 사람이 겉치레를 벗고 본래로 되돌아간다」는 뜻의 신조어가 돼버린 「언플러그드(Unplugged)」는 악기의 플러그를 꽂지 않은,즉 모든 전기악기를 배제하고 어쿠스틱 기타 하나와 목소리만으로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89년 MTV의 프로 「언플러그드」는 80년대를 사로잡았던 「고압」의 음악과 녹음에 맞추어 입만 벙긋거리는 댄스송에서 탈피,솔직한 음악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적은 예산으로 꾸며졌다. 방송담당자의 소박한 의도와는 달리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자연스런 음악에 향수를 갖고 있던 중년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오르기 시작하자 「언플러그드」쇼는 시네드 오코너,REM,에릭 클랩턴 등 일급 가수들을 출연시키며 전계층의 인기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92년에는 무명의 그룹 펄 잼이 「언플러그드」에 나온뒤 일약 인기그룹으로 부상했으며 왕년의 가수 로드 스튜어트는 「언플러그드」로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다.90년대 들면서 유행한 사회전반의 「복고풍」이 대중음악에서도 위세를 떨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언플러그드」음악의 성공에 뒤따른 부작용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반상업주의로 시작한 「언플러그드」음악이 오히려 상업성을 보장하게 된 현상이 그것이다.포크 록의 선구자 보브 딜런은 93년 「어쿠스틱 CD」를 발매했다가 실패하자 「언플러그드」라는 새이름으로 CD를 냈다.또 리드 싱어 코베인이 자살한 뒤 활동이 없던 그룹 니르바나는 「MTV 언플러그드 뉴욕」을 발매하자마자 3백만장이 팔리는 기현상을 낳았다.소란스런 록의 대표주자인 롤링 스톤스조차 언플러그드 앨범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니 언플러그드가 얼마나 상업화했는지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MTV「언플러그드」의 인종적 편견도 지적받고 있다.그동안 공연한 가수 가운데 머라이어 캐리등 몇몇을 제외하면 모두 백인이라는 점이다.가끔 흑인이 나오더라도 그들은 「연예인」으로만 대접받는 데 비해 백인들은 「에술가」로 칭송되고 있다는 것.방송비평가들은 공연자의 인종에 대한 이중적 관점을 하루빨리 없애야 진정한 언플러그드 음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 남아공 헌법제정 마찰/인카타자유당,ANC 지침에 반발

    【요하네스버그 로이터 AFP 연합】 남아공의 비인종차별헌법 제정작업은 2일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오는 99년 이후 연정 가능성을 일축하고 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IFP)은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제도정치권 참여를 거부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혼란에 빠져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소정당들과 연정을 이루어 남아공을 통치하고 있는 ANC는 이날 남아공의 정치적 장래를 논의하기 위한 이틀간의 협상일정을 끝낸 뒤 다수세력의 통치를 보장하고 많은 권력을 9개 성에 이양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헌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타보 음베키 제1부통령은 『우리는 민주적 다수의 원칙에 따라 단합되고 인종의 구분이나 성차별이 없는 민주적 정부를 건설하기 위해 종합적인 제헌정책 지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릴 라마포사 ANC사무총장은 『99년 이후에는 강제적인 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 “영혼을 그리는 예술”/초상화 미서 다시 인기

    ◎“인간탐구” 미술 추세 반영… 전시회 잇따라/초상화­조각 접목 등 새장르 시도도 활발 미술의 각부문에 대해 비평가들이 구태여 등급을 매긴다면 초상화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19세기에도 그랬을 테지만 사진이 등장하고 입체파와 추상적 표현주의에 이어 포스트모더니즘까지 각광을 받으면서 초상화는 더욱 시대착오적인 유물정도로 인식돼온 듯하다.그러나 요즘 미국에서는 초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주문이 늘어나고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도 쇄도해 초상화가들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전시회도 우후죽순처럼 많이 예정돼 있다.정체성의 혼란,인간의 육체와 그 취약함을 강조하려는 현대미술 추세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최근 들어 갑자기 대학원 특강에 불려다니기 바쁜 아론 시클러 미국초상화가회장은 『예전에는 비웃을 정도의 하질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그런 모욕적인 대접은 안받는다』고 변화를 말한다. 허드슨강 미술관은 최근 「얼굴 만들기:미국 초상화」란 주제로 2백년 역사의 미국 초상화전시회를 열었다.현대미술이 광범위한 문화 연구에서 인간 개인에 대한 탐구로 이동한 흐름을 한눈에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성과 인종,계층에 대한 관심 증대가 자연스럽게 초상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세부기법은 물론 판에 박은 듯했던 예전과는 달리 엄청나게 다양해졌다.초상화와 조각을 접목시켜 소위 「초상건설」이라고 스스로 이름붙인 작품 활동에 몰두하는 조나단 샌틀로퍼는 『초상화는 재창조된다면 결코 죽지않는다』고 말한다.뉴욕의 신현대미술관 이사인 마르시아 터커는 인간 신체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자아와 세계가 접속하는데 초점을 두는 요즘 초상화 작품들은 전통적인 초상화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신체의 형식적 기능을 표현하는데 정열을 쏟았던 필립 펄스타인도 이제 감정 표현을 시도한다.초콜릿과 돼지비계로 자신의 흉상을 조각한 작품으로 알려진 젊은 여성화가인 재닌 안토니는 분장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1년간 연구한 끝에 가발과 접합제,화장품 등을 사용해 부성과 모성을 서로 바꾸는 작품을 완성했다.흑인 하층민의 배경과 역사를 탐색하는 작품에 주력하는 흑인화가 데이빗 하몬드는 할렘가에서 도로공사로 인해 흙밖으로 튀어나온 돌을 주워 그곳 이발소에서 나온 머리카락과 그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식으로 치장한 작품을 소중히 여긴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나를 아는가」 캠페인처럼 초상화가 광고의 주요부분이 돼버리기도 했다. 도시사회의 냉정함에서 주로 주제를 찾는 알렉스 카츠는 5년전 한 소설가가 부부를 그린 자신의 초상화 작품들을 보고 책을 쓰면서 예측했던 작품모델의 이혼 가능성이 결과적으로 95%이상 맞아떨어졌다고 한다.초상화는 영혼을 묘사하는 일이기도 해서 초상화가와 대상인물간의 진지한 접촉이 신통력의 경지에까지 이르게도 하는 모양이다.
  • 인종갈등 심화/내전위기 고조/마케도니아

    【테토보(마케도니아) AP 연합】 테토보에 살고 있는 마케도니아계와 알바니아계 사이에 인종갈등이 증폭되면서 마케도니아에서 보스니아의 학살극을 능가하는 무서운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테토보시 인구 10만명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알바니아계는 마케도니아계와 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 2월 경찰과의 충돌로 알바니아계 주민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는 서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그룹이 묵계나 한 것처럼 동의하고 있는 한가지 사실은 이 도시나 마케도니아의 다른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기만 하면 유혈참극은 곧 남부 발칸반도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 연극연출가 임영웅(이세기의 인물탐구:71)

    ◎56년 「환절기」로 입신… 「완벽 무대」추구/작자의도 밀도있게 접근… 깊이있는 연기 도출/「고도를 기다리며」 초연땐 하루 19시간 맹연습/집팔아 지은 산울림소극장 개관 10돌 맞아 기념공연 막 올려 마른나무 한그루가 텅빈 공간에 물음표처럼 서있는 무대,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이 공허한 대지위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그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그들이 기다리는 고도란 무엇인가.신인가 죽음인가 행복인가.고도는 그 무엇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든 것일 수도 있다.시간과 공간이 단절된 상황속에서 이 연극은 언제나 시작되고 끝나면서 또 어디서나 생길수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69년 12월,한국일보 소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초연됐을 때 그것이 베케트의 난해한 부조리극이라는 이유만으로 관객은 이미 긴장되어 있었다.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연출가 임영웅은 관념과 현학이 넘치는 난삽의 「고도」를 시감의 템포로 도해시켰고 객석은 시종 웃음을 터뜨리며 서구 연극의 새로운사조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수 있었다.이후 「고도」는 「손색없는 명작」으로 정착되어 89년 프랑스 아비뇽과 다음해 고도의 본고장인 더블린 연극페스티벌에서 「한국의 고도는 과연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이보다 앞서 88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 왔던 세계적인 극평가 마틴 애슬린(미스탠퍼드대 교수)은 「베케트의 희극성과 비극성이 섬광처럼 교차된 마지막 장면은 특히 작가의 의도에 밀도있게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하여 진작부터 세계무대의 진출과 입신을 예고해 주었다. ○속물근성 찾을 수 없어 널리 알려지다시피 임영웅의 연출에선 잡다한 상업성이나 분칠한듯한 속물근성은 찾아볼수 없다.관객을 의식한 연희성과 상투적인 작위성은 배제된다.부조리극이든 블랙 코미디든 혹은 뮤지컬이나 관념적인 추상언어라 할지라도 인간 심리의 바닥없는 심연에 끈질기게 파고들어 캄캄한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명징하게 그려낸다.예를들어 77년 화사한 비애가 전신에 스며드는 베르코르의 「바다의 침묵」이나 87년 「영국 애인」등은지금도 잊을수없는 정미한 무대로 기억된다. 그에게선 예술가 특유의 동심과 기벽과 기행은 찾아볼 수 없다.번뜩이는 재치나 직감력을 기대할 필요도 없다.만약 그런 의외성과 파격을 지녔다 하더라도 「보수적인 체질속에 숨겨진 진보적 감각」은 그의 탄탄한 자존심의 틀에 갇혀 쉽사리 노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출가 임영웅을 떠올릴 때마다 프랑스 연극계의 거장이며 「황소의 뿔」로 불리는 장 루이바로를 연상케 되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닐것 같다.바로가 그의 부인이자 연극 동반자인 마들렌 르노와 그들의 소극장을 세워 레퍼토리 극단으로 활동한 것처럼 그도 그의 부인인 오징자 교수(서울여대 불문과)와 함께 소극장운동의 전범으로 존재하면서 오교수는 극단 산울림의 희곡번역과 기획등에 참여하고 있다.그리고 연극을 「인간에 의한 공간예술」로 승화시킨 점과 비록 작은 일도 그대로 지나치지 않는 섬세한 감지,한번 결심한 것은 집요하게 밀어붙이는 황소고집등은 바로와 비슷한 노선을 그려나가고 있다.연극의 문제는 무엇보다 「얼음덩어리와도 같은 객석의 침묵」을 깨뜨리는 일이며 결국 얼음을 녹여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그의 연극을 보면 관객은 원로 여석기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단순한 인사가 아닌 진심의 경의」와 진정한 감동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게 된다. 그의 연극행로는 물흐르는듯 순조롭진 않았다. ○음악가부친 재능 이어 휘문고시절 동랑 유치진의 「사육신」연출을 계기로 연극연출을 지망하게 되었고 56년 극단 신협의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임희재작)로 연출데뷔,박진 이해랑에 이은 국립극단 연출을 거쳐 「정서적인 플롯과 사실적인 언어가 거부된」 오태석의 「환절기」를 「오서독스하면서도 감각적인 논리성」으로 형상화하여 연출가로서의 극명한 위치를 다졌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음악가였던 부친 임태식씨와 음악계의 원로 지휘자인 숙부 임원식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할수 있다.13살에 부친을 잃은 창백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나 조모와 숙부의 따뜻한 보호아래 그는 음악 문학 연극에 접할수 있었고 동랑 유치진 이해랑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연극의 촉진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리 비극적인 작품이라도 그는 작품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별빛 희망과 인간미의 향기를 절차탁마로 가꾸어낸다.그런만큼 탐구정신과 선별의 명철로 작품분석에 침몰하여 자신이 완전히 이를 소화해야만 비로소 배역을 정하고 스태프를 구성한다. 연습때는 연기자의 동선 하나 조명의 밝기,음향의 정확성에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자로잰듯 확실하고 투명해야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완벽주의는 결벽과 맞먹게 마련이어서 그의 연출노트는 개칠한 흔적없이 추가사항들을 빈틈없이 정리해 놓고 있다.「고도」초연때의 하루 19시간의 연습 강행군으로 「사자」란 별명이 따르기도 했으나 그의 속마음은 만년소년에다 청담을 잃지 않는 순수성이 두드러진다.혹독한 연습과 훈련에 의해 수많은 배우들이 그의 연극을 거쳤고 관객이 그의 연극에 안심하는 것처럼 그들도 극단 산울림 출연을 자랑삼고 있다. 그러나 영광의 이면은 언제나 어두운 곡절과 고뇌가 감춰진다.연극이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될수 없다는 실망과회의에 빠져 그는 한때 연극을 포기하고 방송 프로듀서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쩌면 「마지막 작품」이 됐을지도 모를 「쥬라기의 사람들」(이강백작)로 82년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가,연출상 수상기념으로 2개월간의 해외연수길에서 그는 연극은 세계 어디서나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귀국길에 오르자 남들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을 짓는다는 참으로 엉뚱한 결단을 내려 주위를 놀라게했다.집을 팔고 빚을 얻어 누구라도 감히 꿈꿀수 없는 소극장 신축을 서둘렀고 85년 3월 숱한 수난끝에 탄생된 것이 지금의 홍대앞 산울림소극장이다.1년여 이상 극장을 짓느라고 가뜩이나 과로로 균형을 잃은 몸이 더욱이나 기울어진 자세가 되자 그와 절친한 평론가 유민영은 「걸어다니는 피사의 사탑」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런 그의 모습은 실제로 움직이는 연극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여 묘한 「시니컬 포퍼먼스」가 느껴진다. ○연극상 수상만 43차례 이제 극단 창단 25주년과 소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은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피와 땀과 노력의 결정인그의 아지트에서 10년을 하루같이 앙코르 공연을 제외한 26편의 신작공연과 43차례의 연극상 수상,4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나 남보기완 달리 극장운영에 따른 고충속에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그때도 그를 격려하듯 동랑연극상이 주어졌고 상을 받는 자리에서 그는 다시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두려운듯 「죽을때까지 연극을 하겠다」고 재삼재사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 개관 10주년기념공연으로 지난 16일부터 윤석화의 일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아놀드 웨스커작)를 필두로 극단 산울림의 신작 창작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이고 맨 마지막에 명편 「고도」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비튜겐슈타인의 말처럼 그는 수많은 남의 인생을 연출하고 있지만 자기자신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 자신의 인생은 결국 연극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고도」란 무엇인가.그가 살고있는 현재이며 또는 불확실성의 미래이고 영원한 의문부호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25년간 고도와의 외로운 투쟁끝에 「임영웅식 연극」을 성취한그로서는 아마도 고도가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그래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연보 ▲1934년 서울출생 ▲1948년 휘문고를 거쳐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 졸업 ▲1956년 극단 신협 ‘세일즈맨의 죽음’(아더밀러)조연출겸 무대감독, ‘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임희재작)데뷔연출 ▲1958년부터 세계일보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1963년 동아방송 드라마프로듀서 ▲1966년 예그린악단 뮤지컬연출 ‘살짜기 옵서예’등 ▲1968년 국립극단연출 ‘환절기’등 ▲1969년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초연 연출 ▲1970년 극단 산울림 창단 ▲1973년 한국방송공사 입사 ▲1985년 산울림 소극장 신축개관 ▲1989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고도를 기다리며’초청참가 ▲1990년 더블린 연극페스티벌 참가 ▲19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1992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백상예술대상 연출상및 특별상(69·72·86·95년),서울신문 문화대상및 연출상(70년),서울연극제 최우수연출상(82·85년),한국 연극영화 예술상 특별상(85년),대한민국연극제 대상(82·85년),김수근문화상(86년),동아연극상 연출상(86년),서울시 문화상(87년),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87년),이해랑연극상(92년),동랑연극상(94년)등 ‘전쟁이 끝났을 때’‘환상살인’‘인종자의 손’‘덤웨이터’‘위기의 여자’‘홍당무’‘코뿔소’‘꽃피는 체리‘‘블랙 코미디‘‘마리테레츠는 말이 없다’‘밤으로의 긴여로’‘여우와 포도’‘하늘만큼 먼나라’ 뮤지컬 ‘배비장전’‘꽃님이’‘대춘향전’등
  • 베트남 보트피플/강제귀환 논란/유엔의 연내 송환결정 파장

    ◎“재정압박으로 수용에 한계”/유엔/“자발 귀국 아닐땐 또 떠돈다”/베트남 베트남 보트피플 송환문제가 국제사회의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유엔은 최근 제네바에서 보트피플 송환에 참여하고 있는 29개국및 유럽연합(EU)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인도차이나 난민회의를 열고 동남아 각국에 분산수용돼 있는 베트남 보트피플을 올해말까지 송환키로 결정했다.송환대상자는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등 각국의 수용소에 분산수용돼 있는 4만1천여명의 베트남인과 8천여명의 라오스인.이들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공산정권이 출범하자 탈출한 1백20만명의 보트피플중 극히 일부다. 유엔은 이들을 난민조약상의 「정치적 인종적 박해등을 피해 본국을 탈출해 본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신분」에 해당하는 난민으로 보지 않고 보다 나은 물질적 삶을 찾아 나선 「경제이주자」라는 입장을 굳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이번 강제송환대상자 중 절반이 수용돼 있는 홍콩의 경우 약 2만2천여명의 송환대상자중 90%가 경제이주자로 판정받은 상태여서 앞으로 9개월안으로 수용소를 떠나야할 판이다. 특히 태국에 수용돼 있는 라오스인의 경우 국제사회가 난민송환을 추진하기 시작한 89년 이전에 수용돼서 기술적으로는 「난민」에 해당하지만 태국은 아편중독자가 많아 미국등 제3국이 이들의 인수를 거부해 올해말까지 수용소를 폐쇄키로 결정해 귀국이 불가피한 상태다. 하지만 자발적인 송환을 희망하는 베트남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엔이 강제송환 방침을 정하게 된데는 무엇보다도 재정적 압박이 큰 요인이 됐다.유엔은 올해 난민처리에 총 7천4백만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모금된 것은 고작해야 1백만달러 정도다.르완다·보스니아 난민등 『보다 긴급한 인도적인 문제』에 써야할 돈도 없는데 한가롭게 보트피플을 돌볼 수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 깔려있다. 그리고 수용소를 운용하는 당사국으로서도 해가 가도 줄어들지 않는 난민홍수는 재정부담으로 작용했다.20년간 5곳의 수용소를 운영하며 총 19만5천명의 베트남 보트피플을 받아들였던 홍콩의 경우 미화 1억8천만달러를 지출하고서도 탈출하는 베트남인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자 4년전부터 4만명을 강제송환시켰다. 베트남 정부가 귀국절차 간소화,탈출자의 법적 책임면제등 적극적인 귀환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가 송환방침을 굳힌 계기가 됐다.베트남 정부는 월 3천6백명씩 총 4만4천여명의 탈출자들을 송환해 재정착시키기로 하고 여기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불법체류자 4만명을 포함,9만5천명의 베트남인이 거주하고 있는 독일은 독­베트남 경제협력의 차원에서 귀국베트남인에 대한 원조를 약속해놓고 있다. 보트피플 송환은 서방세계 이주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비좁고 불편한 수용소 생활을 감내해온 베트남인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한편 자발적 송환을 주장해온 베트남 정부의 의사와도 배치돼 상당한 마찰의 소지를 안고 있다.특히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베트남에 이들이 귀국해서 이념적 편차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카스트로 방불 3박4일/「쿠바인권」비난 공세 “진화”

    ◎국제사면위의 인권조사 처음 수용/불 대선후보 회동 불발… 체면구겨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의 프랑스 방문 3박4일은 쿠바의 인권문제 비난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소득을 남겼다.르 몽드는 카스트로가 쿠바로 돌아간 16일자 신문에서 그의 방문이 인권 문제에 관한 한 전혀 헛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카스트로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부인 다니엘 미테랑 여사와 만난 자리에서 인권조사단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쿠바의 인권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니엘 미테랑 여사가 주도하는 인권단체인 「프랑스 리베르테」가 주축이 될 조사단에는 한번도 쿠바를 방문한 적이 없는 국제사면위원회의 대표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상징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쿠바에는 5백∼6백명의 정치범들이 수용돼 있다는 것이다. 카스트로가 인권조사단의 활동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발언은 미국을 향한 유화 손짓으로 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에 들어서면서 『쿠바에 대한 인종차별 정책은 끝났다』고 카스트로는 감격해 했지만 중요한 방문 목적인 경제협력에는 만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파리의 행사에서 군복 대신 이례적으로 양복과 넥타이 차림을 하는 등 신경을 썼지만 경영연합회측과의 만남에서 투자유치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테랑 대통령 부처와 필립 세갱 하원의장의 환대를 받았을 뿐 정부관계자나 대통령후보는 아무도 그를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 후보중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측은 『카스트로를 만나는 것은 쿠바내의 독재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고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후보는 미국의 금수조치가 해제되어야 한다는 미테랑 대통령의 입장에는 동의하지만 카스트로 정권이 독재정권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여론조사에서 엘리제궁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는 파리시장 자크 시라크 후보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시라크를 지지하는 세갱 하원의장이 그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카스트로를 의사당에 안내하는 등 화려한 접대를 했다.
  • 사랑과 모험의 대륙/작가 김주영(아프리카 기행:2)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카렌 공주집은 박물관으로/덴마크 공주­영 수렵가의 애절한 사연 그대로/처음 만난 케냐 대평원 가시나무 숲 뒤덮이고/나이로비 서쪽 초원엔 용맹한 마사이 부족이… 아프리카에서 자생하고 있는 천여종의 나무와 꽃들을 모두 옮겨다 심었다는 사파리파크호텔 경내를 돌아보며 휴식을 취한 3시간뒤 곧장 나이로비교외에 자리잡은 카렌박물관으로 달려갔다.카렌박물관은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스트립이 주연한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실제현장이기도 하다. ○등잔·가구 등 잘 보존 덴마크의 공주였던 카렌은 1914년 부로어 브릭센 피네케 남작과의 결혼을 위해 혼자서 덴마크를 출발한다.그녀는 한때 아프리카 노예시장의 거점이었고 1907년까지 케냐공화국의 수도였던 케냐의 동쪽 항구 몸바사에 당도한다.그곳에서 기차를 타고 내륙의 나이로비로 향하던 카렌은 가시나무숲으로 뒤덮힌 대평원에서 영국출신 수렵가인 데니스핀치 해턴과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남작과 결혼은 하게 되지만 애인 해턴이 1931년 비행기 사고로 숨질때까지 카렌은 이 집을 지키며 고독하게 살았다. 그때 카렌이 쓰던 가구 그리고 그녀의 손때가 묻은 등잔과 책 한권에 이르기까지 훼손없이 보존되고 배치되어 있다.그녀가 커피를 심었던 농장이 지금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이곳의 커피농장은 1914년 그녀가 피네케남작과 결혼한 당시 덴마크의 가족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카렌 블릭센의 원작소설과 영화는 그녀가 이곳에 살면서 애인 해턴과의 밀도있는 사랑,커피농장주로서 겪어야 하는 갈등과 좌절,그리고 흑인노동자들과의 인간애를 진한 감동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흑인들에게 커피재배를 지도하며 살았지만 해턴의 사망과 때를 같이하여 파산선고를 받았고 덴마크정부는 나중에 이 농장과 땅을 케냐정부의 독립선물로 주었다.그녀가 커피농장을 지키며 살아야 했던 17년동안의 고독은 케냐의 대평원에 흩어져 자생하고 있는 가시나무 숲의 스산한 모습과 상징적으로 대비된다.그녀는 엽색행각과 도박으로 세월을 농하고자 하는 남편 피네케남작을 기약없이기다려야 했고 아프리카의 대평원을 바람과 같이 종횡무진으로 쏘다니며 수렵생활에 미친 해턴을 또한 기약없이 기다렸다.가뭄에 시달려 항상 수척한 가지와 메마른 가시잎을 허공으로 향한 채 언덕 위에 외롭게 서있는 가시나무의 고독은 오직 두 남자를 기다려 17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카렌의 좌절과 고통을 연상하기에 충분하였다. ○18세기에 케냐 이주 케냐사람들은 「유럽인들이 케냐를 자기들의 식민지로 만든 사실이 좋은 일이건 나쁜일이건 카렌의 집은 케냐 역사의 단면도 보여주는 것이기에 기념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이러한 발언 속에는,케냐의 산업화발전과정이 결코 유럽인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기록에 남아있는 케냐 최초의 역사는 남부아라비아와 교역관계를 가졌던 해안지방에 관한 것들이고 내륙은 19세기까지도 외국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아랍의 상인들이 케냐 혹은 아프리카 동부내륙으로 진작 침투하지 못했던 까닭은 타루평원의 사막을 횡단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18세기경에 케냐중부로 들어온 매우 용맹스럽고 호전적인 마사이족들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케냐에는 30여개의 인종집단이 살고 있다.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른 이들 종족중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집단은 키쿠유족,루히야족,루오족,캄바족,칼렌진족들이 있지만 공용어는 스와힐리어와 영어다.이들 종족중에서 현재인구 약10만정도로 추산하고 있는 마사이족은 케냐와 탄자니아의 경계지역 가시나무가 많은 초원지대에 거주하고 있다.이 마사이족의 땅에 최초로 도전한 유럽인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지리학자 조셉 톰슨이었다.그는 1883년 왕립지리학회의 승인을 받아 아프리카 탐험에 나섰다.그 탐험대의 임무는 케냐산 일대의 조사와 우간다의 여러 왕국으로 직행하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그는 이 14개월의 탐험에서 호전적인 마사이족뿐만 아니라 키쿠유족과 루오족들과도 만났으나 그때마다 고비를 잘 넘겼다. ○첫 탐험자 톰슨 요절 그것은 톰슨이 가졌던 임기응변과 재치덕분이었다.그는 적의를 드러내는 마사이족을 만나게 되면 대뜸 틀니를 뽑아서 흔들어보인 다음 그것을 다시 잇몸에 끼웠다.그것으로 사람의 코나 눈도 자유자재로 뗐다붙였다 할수 있는 마력의 소유자로 믿게 만들어서 마사이족들을 겁주어 내치었다.그가 마사이족들에게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요술로는 갈바니전지(이탈리아 해부학자인 갈바니가 개구리 해부도중에 발견한 원리)를 써서 마사이족에 따끔한 전기충격을 맛보게 하여 겁을 주는 것과 각 소금을 유리컵의 물속으로 떨어뜨려 컵속의 물을 부글부글 끓게 하는 것들도 있었다.그러나 톰슨이 가진 결정적인 힘은 그들 마사이족들에게 소의 페스트를 치료하는 전문가로 믿게 한 것이었다. 대체로 이런 기지를 발휘해 그때마다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톰슨은 동아프리카 북부지역의 탐험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탐험 도중 들소의 뿔에 받혀 2개월간이나 사경을 헤매기도 하였으나 결국은 킬리만자로산의 가장자리를 돌아 오늘날의 나이로비 북쪽 80㎞지점까지 진출하였었다.그의 아프리카 탐험은 네차례에 걸쳐 실시되었고 이때 수많은 동아프리카 추장들과 무역협정을 맺었다.37세 나이로 죽기까지 영국에 머물렀지만 입버릇처럼 아프리카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로비에서 하룻밤을 쉰 필자는 이튿날 마사이마라를 향해 차를 달렸다.나이로비에서 서쪽으로 1백70마일.경비행기 예약을 취소하고 육로여행으로 바꿨다.이동하고 있는 동물들과 마사이족들의 생활을 좀 더 소상하게 살피기 위함이었다.케냐정부는 마사이들이 현대적인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병원과 학교를 제공하려들지만 그들은 거부하고 유목과 사냥에 의존하며 메마른 초원을 쉴새없이 옮겨다니며 살고 있다.그들의 젊은 전사들은 전통적으로 창 하나로 수사자를 사냥함으로써 그 부족들에게 용맹을 증거해 보이려하지만 지금 사자사냥은 금지되어 있다.
  • 「공천배제」 둘러싼 여야대치를 보며/강태훈 단국대교수·정치학

    ◎「의장억류」 정당화 될 수 없다 국회가 또다시 공전되고 있다.6월에 실시될 기초자치단체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정당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여당인 민자당은 정당공천배제를,야당인 민주당은 공천배제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민자당의 논리는 주로 정당공천제가 실시되면 공천장사가 만연해질 것이며 기초자치단체의 장이 특정정당에 소속되면 한국과 같은 권위주의적 풍토속에서는 그들이 중앙당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예속된다는 것이다.한편 야당은 정당공천을 배제하게 되면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정당정치의 본질왜곡일 뿐만 아니라 정당대신 돈과 지연,학연으로 얽혀진 사당이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여야의 논리 모두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야 될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공천배제냐 불가냐가 아니라 여당과 야당이 이 정치쟁점에 임하는 자세에 있다.정당공천제가 우리의 정치현실에 바람직한 것인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이 문제에 관하여 문외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실제로 민주당 당무기획실에서 설문조사를 한 것을 보면 정당공천배제여부에 대해서는 찬성이나 반대보다도 「잘 모르겠다」가 27%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이 문제에 관하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여야가 빨리 타협하여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당은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야당을 의회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구체적 타협안을 야당에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다. 야당은 무조건 협상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여당이 제출한 개정안의 문제점을 들추어내 국민의 편에서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그것은 대화와 협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선 야당이 일체의 협상과 대화 자체를 거부한 것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야당은 또한 국회에서 정당공천을 배제한 개정통합선거법이 날치기로 통과될 것을 두려워하여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외부출입을가로막고 내무위원장과 민자당간사의 지방격리라는,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행동을 자행하였다.물론 그동안 문민정부하에서 여당이 변칙사회 등의 수법을 동원하여 법안을 변칙적으로 통과시켰다는 점을 상기할 때 야당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그러나 다른 이성적 방법을 도외시하고 국회의장,부의장의 외부출입금지 등의 물리적 방법을 동원한다는 것은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금번 정당공천에 관한 여야간의 격렬한 대치상황을 볼때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민주 대 독재라는 흑백논리적 체제논쟁과 흡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현 문민정부하에서는 체제의 정통성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국회에서의 여야 대결은 협상과 타협이 가능한 정책논쟁이어야 한다.각축하는 정치세력들간의 체제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정책 대결은 민주 대 반민주,이데올로기나 인종,종교 등의 심각한 사회적 균열에 따른 정치적 대결과는 달리 타협이 가능한 것이다.특히 지자제선거에서의 정당공천 문제는 이데올로기나 체제논쟁이 아닌 여야의 당리당략이 얽힌 원내에서 타협 가능한 정치쟁점이다.따라서 여당은 다수당이라 하여 다수결의 원칙을 마구 적용하여 야당을 무시하고 선거법 개정안의 강행통과만을 기도해서는 안될 것이다. 흔히 민주주의 의사결정의 대표적 방식인 다수결의 원칙은 다수의 횡포가 아니라 소수의 권리를 존중하는 다수결원칙이다.영국에서 의회민주주의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여당이 야당의 의견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국정에 반영하기 때문이다.야당도 여당의 법안개정의도가 당리당략에 있다고 하여 장내에서의 대화와 협상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지 말고 국회안으로 들어와 여당과 합의하여야 할 것이다.여당과의 협상을 일체 거부하게 되면 강행통과의 명분을 주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섰다하여 과거 한국정치가들의 관행,의식,문화가 하루아침에 변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현상황에서 여야정치인들의 정치행태가 조금씩이라도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모성 주제 뮤지컬(브로드웨이 “새바람”:8)

    ◎서로 다른 어머니상 그린 세작품 대결/피의 형제/쌍둥이 아들 비극 안으로 삭이는 모정/그대에게…/자식 출세 애쓰는 돈많은 극장 여사장/이피게니아/남편죽인 비련의 여인… 아들에 살해돼 매일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수십편의 뮤지컬 가운데 관객들로부터 공연이 끝난후 기립박수를 받는 예는 극히 드물다.현란한 조명과 몸짓,그리고 기상천외의 무대장치들로 눈앞의 「재미」는 있을지언정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동」을 자아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 45스트리트 서쪽에 위치한 뮤직박스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피의 형제」(Blood Brother)는 공연 때마다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지난 93년 4월 첫공연을 시작한 이래 2년동안 7백90여회의 공연을 해오면서 한차례도 기립박수가 빠진적이 없는 진기록을 자랑하고 있다. ○공연때마다 기립박수 영국 리버풀의 공장지대를 배경으로 빈부계층간의 갈등을 묘사한 이 뮤지컬은 화려한 무대장식도 없다.어려서 헤어진 쌍둥이 형제가 친구로 만났다 연적이되어 마침내 살인극까지 벌이게 된다는 삼류소설같이 내용도 단순하다.이렇듯 단순한 내용이면서 전해지는 감동이 크다는 점에서 이 뮤지컬을 35년째 롱런하고 있는 「팬태스틱스」에 견줘보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출신의 윌리 러셀이 자신의 소설을 각색하고 음악도 만들었으며 빌 켄라이트가 연출한 이 극이 감동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즉 모성애를 작품 전체의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인종·언어·노소를 초월해 어머니는 국제 공통언어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에 충분하다. 막이 오르면 쌍둥이를 임신한 가난한 가정부가 아이를 못낳는 주인집 여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이들을 낳자마자 한 아이를 주인집으로 보내 주인여자가 낳은 것처럼 꾸미는 것으로 이 극은 시작된다. 아이들은 그 사실도 모른채 동네에서 함께 노는 친한 친구가 된다.그러나 생모인 가정부 존스톤부인(헬렌 레디)과 주인여자 리욘스부인(이바르 브로거)은 이들이 서로 놀지 못하도록 떼어놓는다.존스톤부인은 계속 그 집에 가정부로 일하며 아이의 커가는 모습이라도 지켜보기를 원했으나 어느날 리욘스부인은 그녀를 해고시키고 멀리 교외로 이사간다. 그러나 서로 보고 싶어하던 미키(필립 렐)와 에디(릭 라이더·주인집으로 간 아이)는 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고 이들은 가정형편과 사회계층의 차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실한 우정으로 사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에디는 런던의 대학으로 가고 미키는 공장에 취직한다.곧이어 미키는 친구였던 린다(사우나 힉스)와 결혼,어려운 생활을 꾸려나간다.그러나 불경기로 공장이 문을 닫자 갱단에 휩쓸리다 체포돼 징역을 살게 된다.한편 대학을 나와 고급관리가 된 에디는 미키를 찾았으나 그는 없고 그의 부인이 된 옛친구 린다를 만난다. 얼마후 출감한 미키는 부인 린다가 에디와 포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집에 감춰둔 권총을 꺼내들고 에디의 사무실로 향한다.존스톤부인은 미키를 뒤쫓아가 에디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그에게 쌍둥이형제라는 사실을 말해준다.그러나 미키는 결국 방아쇠를 당기고 경찰의 총에 죽는다.영국판 「모래시계」라고나 할까.비극적 결말임에도극전개는 성인배우들이 반바지 차림의 아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등 코믹하게 전개된다. 특히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주제곡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을 히트시켜 작곡자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오늘날 뮤지컬의 황제로 만든 호주태생 여가수 헬렌 레디의 열연은 두시간 반동안 관객들을 완전히 그녀의 페이스로 몰아넣는다.존스톤부인역을 맡아 다정다감한 어머니로서 그러나 현실적인 가난 때문에 숱한 삶의 고통을 안으로만 삭여야 하는 그녀의 노래와 연기는 관람객들에게 제각기의 어머니 모습으로 와닿는다. ○헬렌 레디 여주인공으로 브로드웨이 슈버트극장에서 3년째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그대에게 반했다오」(Crazy for You)는 또다른 모습의 어머니를 보여준다.현란한 의상과 무대장식,신기에 가까운 춤으로 관객을 몰아지경으로 빠져들게하는 이 뮤지컬은 「피의 형제」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로 진행된다. 「아가씨와 건달들」의 작곡자 프랭크 로서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작곡자로 추앙받는 조지 거슈인과 이라 거슈인 형제가 작곡하고 켄 루드빅이 대본을 쓴 이 뮤지컬은 「음악성」과「드라마」를 강조하는 영국 뮤지컬과는 달리 춤·노래중심의 「오락성」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미국 뮤지컬이다. 전공보다는 브로드웨이의 배우를 꿈꾸는 법학도인 주인공 보비(제임스 브레난)는 은행가가 되기를 원하는 돈많은 극장주 어머니(제인 코넬)의 강권에 못이겨 네바다주 작은 사막 마을의 은행에 부임한다.마을의 유일한 극장인 게이티극장주인의 딸인 폴리(카렌 짐바)에게 첫눈에 반한 그는 빚때문에 폐관위기에 처한 극장을 살리기 위해 브로드웨이의 유명배우 벨라 쟁글러(브루스 애들러)로 변장,공연을 성공리에 이끌어 극장을 구한다. 여기에 진짜 쟁글러가 나타나 여러가지 해프닝을 일으키지만 결국 보비는 폴리와 결혼하고 어머니를 설득,브로드웨이의 극장을 물려받아 자신의 꿈을 펼쳐나간다는 해피엔딩의 스토리. ○그리스 신화를 극으로 이 극에서 어머니는 화려한 의상에 검은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자식에게 「무엇이든 해줄수 있는」능력과 사랑을 겸비한 이상적인 어머니상을 그려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같이 무엇이든 베풀어주려는 어머니와는 달리 자신의 야망에 가득차 자식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또하나의 어머니상도 나타나고 있다.고전작품을 현대극화해 공연하는 오프브로드웨이 CSC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이피게니아」(Iphigenia)가 그같은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 트로이전쟁을 배경으로 한 그리스신화를 극화한 이 연극은 미케네왕 아가멤논의 부인 클리템네스트라와 그들의 네자녀 사이의 얘기로 앨런 맥로그린의 희곡을 데이비드 에습존슨이 연출한 작품이다.막이 별도로 없이 사각 공간으로된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면 오른쪽 벽에 매달린 어머니 클리템네스트라와 아버지 아가멤논에 의해 아르테미스신에게 제물로 바쳐진 큰딸 이피게니아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어머니 클리템네스트라는 전남편 탄탈루스와 이피게니아를 죽인 현남편 아가멤논에게 원한을 품고 전쟁에서 돌아온 그를 칼로 찔러 죽이고 자신이 미케네를 통치한다.그리고 후환을 없애기 위해 아가멤논과의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오레스테스마저 죽이려 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돌아온 오레스테스는 정신적 강박관념에서 반미치광이가 된누나 엘렉트라로부터 어머니의 계획을 전해듣고는 먼저 어머니를 찔러 죽인다.그후 오레스테스는 아폴로신의 명령으로 타우리스섬으로 가서 그곳의 정령으로 살아있는 큰누나 이피게니아를 만난다.진한 가족애를 확인한 이피게니아는 남자를 잡아 아르테미스신에게 제물로 바쳐야하는 자신의 의무를 내던지고 동생 오레스테스를 데리고 섬을 탈출해 나온다. 브로드웨이는 이같이 인간상실,가족상실의 시대에 우리들에게 어머니의 존재와 가족의 참의미에 대한 몇가지 해석을 제시해주고 있다.
  • 「다음 핵전쟁의 교훈들」/마이클만델바움 미존스홉킨스대 교수(논단)

    핵무기확산을 저지하려는 냉전체제하의 노력들은 전반적으로 성공을 거둬왔다.따라서 오는 4월 유엔에서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연장및 개정 등을 논의하게 되는 NPT평가회의는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냉전이후 핵확산금지 문제의 전개과정은 유엔에서 이 조약이 어떻게 결정되느냐 보다 워싱턴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더 좌우될 것이다.핵무기확산을 저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NPT가 아니라 미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핵확산은 단일문제가 아니고 세개의 개별문제들이 혼합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냉전체제의 붕괴로 핵무기 수요및 공급에 대한 주요한 제한들이 약화되거나 제거됐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다.즉 핵무장 후보국들은 세개의 서로 다른 유형의 국가군들로 나뉘어 있고 미국은 그들의 핵야망을 저지시키기 위한 세개의 서로 다른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첫번째 국가군은 독일 일본 등 동맹국들로 이들의 핵보유는 핵확산 차원이 아니라 국제정치구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이들 국가들은 냉전체제하에서 미국으로부터 국가안전에 대한 보장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핵을 갖지 않았다.따라서 이들이 계속 비핵국가로 남아 있느냐 여부는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의 계속 여부에 달려 있다. 두번째 국가군은 파키스탄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등 핵위협은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나 동맹국으로부터 보호는 받지 못하는 국가들로 고아(orphan)국이라고 할 수 있다.이들로 하여금 핵무장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분쟁들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미국 외교정책의 당면 목표가 되고 있다. 세번째 국가군은 북한 이라크 이란 등 핵확산의 중점 대상이 되고 있는 국가들로 악당(rogue)국이라 할 수 있다.이들은 핵무장을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에 대해 적대적인 국가들이다.이들의 핵야욕을 막기 위하여 미국은 핵관련 물질의 국제적 이동에 대한 제재조치를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현재 핵확산에 관련된 대부분의 토론들은 이들 국가군에 대한 것으로 미국의 핵확산금지 노력도 이들에 집중돼 있다.악당국가들의 핵야망은 미국의 이익에 배치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적이기도 하다.자신들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이라크와 이란이 그같은 경우다. 표면상으로 방어용을 내세우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북한의 경우 핵무기개발 프로그램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그러나 일단 핵무장된 북한은 필요하다면 공산통치하에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다.또 남한을 직접 공격하거나 전복시키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핵무장된 북한은 핵관련 물질과 장비들을 다른 나라들에 팔려고 할 것이다. 이 국가군에는 북한 이라크 이란 외에 시리아 리비아 알제리가 포함된다.이들은 구소련 붕괴이후 정치적 군사적인 고통 상황이 핵야망을 더욱 부추겼다.미국은 이들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노력의 최선두에 서있다.미국의 역할은 핵확산 저지라는 일반적 개념뿐 아니라 냉전시대부터 수행해온 한국과 중동 동맹국들의 안보에 대한 책무수행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의 수중에 핵무기가 들어가는데 대한 대응방법으로는 세가지를 생각 할 수 있다.첫째는 그들의 목표가 될만한 국가들에게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해주는 것이다.두번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취했던것 같이 이들이 핵야망을 포기하도록 유인하는 방법이 있다.세번째는 가장 강압적인 방법으로 이라크에서와 같이 의심나는 시설물을 파괴시키는 것이다. 냉전체제가 비참한 경험만을 안겨준 것은 아니다.다음 핵전쟁은 우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그것은 세계를 경악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갈 것이다.이미 냉전 이후에도 소말리아의 기근,보스니아의 인종청소,르완다의 대학살 등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다.그러나 핵은 미국인들에게 그 공포가 직접 자신들이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큰 심리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음 핵전쟁은 국제사회와 미국의 핵확산을 초월한 정책이나 태도는 물론 핵확산금지정책도 재구성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 할 수 없다.또 다음 핵전쟁은 2차대전과 같이 선제 개입을 강력하게 선호하는 경향을 가져올 것이다.미국의 여론은 악당국가들에서 핵무기를 제거시키기 위한 예방전쟁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다. 그러나 다음 핵전쟁은 반대의 결과도 초래 할 수 있다.1차대전의 결과와 같이 역사적으로 유럽의 정치적 군사적 분쟁에서 떨어져 있으려는 미국의 입장을 더욱 강화시켜 고립주의 외교정책을 되살아나게 할 것이다.미국인들은 핵무기가 위치해 있거나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의 정치적 다툼은 회피하도록 배우게 될는지도 모른다. 이런 교훈들이 정책으로 변환된다면 세계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은 기본적인 변화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변화를 가져올만한 포스트 냉전체제시대의 중요한 사건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 「모던 머추리티」 미국서 가장 잘 팔리는 잡지/

    ◎미 ABC·BPA 인터내셔널 조사 분석/65세 이상 대상… 타임·뉴스워크 앞질러/“한국기업 미 잡지에 광고때 참조 할 필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잡지는 65세 이상 노인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모던 머추리티」지로 밝혀져 타임·뉴스위크 등 한국에 잘 알려진 잡지에만 기업및 제품광고를 내고 있는 한국업체들이 미국의 광고제휴선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가 최근 미국의 ABC와 BPA인터내셔널 등의 조사를 인용,발표한바에 따르면 「모던 머추리티」지는 지난해 하반기 2천1백71만부가 팔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본 것으로 밝혀졌다.다음은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인종및 계층별로 폭넓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1천5백12만부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잡지판매 동향은 건강·재테크·TV 관련 잡지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반해 시사주간지류는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현재 상대적으로 부수가 많이떨어지고 있는 타임·뉴스위크·포브스·포춘지 등 유명 시사주간지에 전적으로 광고를 의존하고 있는 한국업체들은 앞으로 미국에서의 기업홍보나 상품광고 등에 있어서 지명도 보다 부수가 많이 나가는 잡지들을 통한 실질적 광고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타임지는 12위(4백6만부),뉴스위크 19위(3백15만부),유에스뉴스&월드리포트 25위(2백24만부),비즈니스위크 95위(88만부),포브스 1백9위(77만부),포춘 1백15위(75만부) 등으로 집계됐다.
  • 보스니아세계,「인종청소」 재개/비세계주민 대상

    ◎무자비한 테러·약탈자행 【사라예보 로이터 연합】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가 최근 북부 지역에서 회교도 주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활동을 재개,구타와 금품 강탈을 자행하고 있다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대변인이 25일 밝혔다. 크리스 야노브스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세르비아계의 테러 목적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비세르비아계 주민들을 축출하려는 인종청소를 완결코자 하는데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보스니아 북부 그라디스카의 경우,지난 한달동안 회교도의 가옥들이 조직적인 강도들의 습격을 받았으며 반야 루카의 여러 마을들에서는 제복 차림의 무장괴한들이 회교도 민간인을 구타하고 약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야노브스키 대변인은 심지어 한 회교도 남성과 그의 아들이 총에 맞아 숨지거나 중상을 당하는가 하면 어떤 회교도 주민의 가옥에는 수류탄이 날아들기도 했다면서 이같은 테러행위는 『인종청소의 마무리작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고려대 졸업식 홍일식 총장 치사

    작금의 국내외 상황은 역사적 대변화의 초기 단계를 지나 이제 그 본류의 거센 흐름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국면이 그러하고,이데올로기 대립의 퇴조와 함께 밀려오는 기술 및 경제의 냉엄한 경쟁체제가 그러합니다.이것은 우리의 주체적 역량을 시험하는 새로운 기회요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우리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이 시대상황은 결코 낭만적 사고나 일시적 임기응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무수한 과제들을 안고 있습니다.그러나 여러분은 온갖 장애와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신의 성장을 이루며 민족공동체의 미래를 개척해 나아갈 만한 충분한 힘을 갖추었습니다. 국권수호가 최고의 가치였던 우리 근대화의 여명기로부터,국권회복이 민족적 절대명제가 된 식민지 시대를 거쳐,이제 우리는 민족통일이 지상과제로 주어진 분단시대를 살고 있습니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개인과 집단의 성취가 무엇이든 간에 후일의 민족사는 궁극적으로 그것을 민족통일에의 기여라는 관점에서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최근의 국제적 상황에 대응하여 세계화라는 과제가 전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만,진정한 세계화는 민족통일을 거쳐서만 완성되는 것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근년에 들어와서 우리가 누리게 된 경제력에 힘입어 많은 한국인들이 세계와의 인적교류의 범위를 넓혔습니다.그런 가운데서 형성된 우리의 대외적 이미지는 어떠하며,한국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를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스스로를 냉엄하게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인종과 문화를 달리하는 외국인들은 물론 해외의 동포들 가운데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국인의 심성과 태도에서 거치른 교만과 사나운 아집을 자주 느낀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도덕적 실정 위에서 어떻게 민족의 분단을 극복할 수 있으며,물리적 통합만이 아닌 진정한 포용과 화합의 대통일을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오늘의 사회 상황을 보면 인간가치와 공동체적 이상에 관한 믿음이 실종될 때 미래를 향한 전진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현상의 유지조차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한국 사회 전체의 도덕적 재충전이며,이를 위한 새로운 각성입니다.그리하여 원자화된 개인과 집단들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고 소모적인 무한대립을 넘어서는 통합의 원리로써 이 사회를 든든하게 떠받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그리고 그러한 문화적,도덕적 역량의 넘쳐흐르는 힘이 진정한 통일의 원동력이 되어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우리 민족의 위대한 미래를 이룩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가치 있는 삶은 혼자 거두는 이익보다 「나」와「너」를 하나로 결합하여 「우리 모두」의 위대한 전진으로 드높이는 데서 얻어지는 것입니다.오늘의 우리 사회가 젊은 지성에게 기대하는 정신이 바로 이것이며,민족통일의 대과업에 부응하기 위한 도덕적 역량의 핵심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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