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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명간 대화의 해’ 우표 발행

    ‘올해는 국제연합(UN)이 정한 문명간 대화의 해’. 우정사업본부는 9일 이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공교롭게도 미국이 테러사건과 관련,아프가니스탄에 공습을 강행한 날과 겹쳐 눈길을 끈다.이번 사태를 서방세계와 아랍권의 ‘문명충돌’로 이해하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표는 동·서·남·북 전 세계의 대표적인 4개 인종을나타내는 어린이들이 편지와 소포,전화 등 우편·통신수단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모습을 담고 있어 통신의 중요성을강조하고 있다. 액면가는 170원으로 발행량은 200만장. 박대출기자 dcpark@
  • 2003년 경로연금 116만명 혜택

    이르면 2003년부터 경로연금 수급대상자가 116만명으로 대폭 늘어나고 경로연금 지급액도 최대 6만원으로 증액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호식(金昊植)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노인보건복지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함에 따라 국가차원의노인보건복지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노인종합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정부는 ▲노인소득보장 (9개과제) ▲노인건강보장 (12개과제) ▲노인 교육·문화 활성화 (11개 과제) ▲실버산업 (13개 과제) 등 4개 분야 45개 과제를 선정하고 오는 12월까지 종합대책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 등 여론수렴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최종확정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3월 기준으로 71만5,000여명인 경로연금 수급대상자를 대폭 확대,소득과 재산규모를 고려해 그동안 경로연금 대상에서 제외돼온 차상위계층 44만5,000여명에 대해서도 경로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현재 3만∼5만원 수준인 경로연금도 특례노령연금 지급액한도인 최대 6만원까지 인상하고,부양능력이 있는 자녀가노부모 부양을 거부·방치할 경우 국가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생활비를 지원한 뒤 자녀들에게 보호비용을 청구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최광숙기자 bori@
  • 軍대장급 9일인사 어떻게

    합참의장과 육군 참모총장, 군사령관 등 대장급 인사가 오는 9일 단행된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오는 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재가에 이어 9일 국무회의를 통해합참의장과 육군총장,군사령관 등 대장급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선 조영길(曺永吉·갑종 172기·전남 영광) 합참의장과 길형보(吉亨寶·육사22기·평북 맹산) 육군총장의임기 만료에 따른 공석 2자리와 2, 3군 사령관을 포함해 모두 4∼7자리의 이동이 예상된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후임 합참의장과 육군총장에는 각각 길형보 육군총장과 이남신(李南信·육사23기·전북 익산) 3군사령관이 유력시된다. 아울러 이억수(李億秀·공군총장) 합참의장-이남신 육군총장,이남신 합참의장-김인종(金仁鍾·육사24기·제주·2군사령관) 육군총장 구도도 거론되고 있다.군 사령관의 경우 2,3군은 물론 1군 사령관의 교체도 적극 검토되고 있으나,이종옥(李鍾玉·육사24기·충남 천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내년 4월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는육사 25기 중 선영제(宣映濟·전남 광산) 육군참모차장,서종표(徐鍾杓·전남 여천) 국방대총장,김승광(金勝廣·경북 달성) 교육사령관,김종환(金鍾煥·강원 원주)국방부정책보좌관,남재준(南在俊·충남 대전) 합참 작전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무사령관에는 김필수(육사26기) 사령관의 유임과 문두식(육사27기) 기무사 참모장의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노벨상 수상 5명 ‘反戰 성명’

    역대 노벨 평화상과 문학상 수상자 5명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테러 보복 전쟁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평화상 수상자인 남아공의 데스몬드 투투 주교와 오스카아리아스 산체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문학상 수상자인독일의 귄터 그라스,남아공 소설가 나딘 고디머,이탈리아극작가 다리오 포 등은 27일 독일 공영 방송 ARD와 자매잡지 모니터에 성명을 발표,미국의 보복 공격은 폭력의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라면서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투투 주교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로 유혈 투쟁을 거듭해온 남아공 흑인과 백인의 화해를 예로 들고 “보복은 복수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지식인 사회 여론 형성에 이바지해온 그라스는 “전쟁을 위한 모티브로서 ‘보복’을 설정한 것은 합당하지않다”고 말하고 보복 행동 이전에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등을 차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무한한 연대’를 표명한 독일 정부에 대해서도그는 진정한 우정은 친구가 잘못된 길을 가려할 때 이를바로잡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체스 전 대통령은 “서구 산업국가들이 빈곤 저개발 국가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도와주려 노력하는 것이 테러를없애는 근본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한민국 공익광고대상 엘지애드 ‘살색크레파스’

    한국방송광고공사(사장 강동연)가 주최한 ‘제20회 대한민국 공익광고대상’에서 엘지애드 장훈종씨 등 3명이 공동제작한 잡지광고 ‘살색 크레파스’가 대상을 받았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제일기획의 오윤경씨 등 2명이 공동으로 만든 TV광고 ‘지워진 딸’에,학생부 최우수상은 홍익대이대희씨가 제작한 TV광고 ‘사진’에 각각 돌아갔다. 방송광고공사는 “대상을 차지한 ‘살색 크레파스’는 국내거주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문제와 인종편견을 극복하려는 취지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수작”이라며 “올해는 환경보전,장애인보호,청소년 매매춘 문제 등에 대한광고가 많았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
  • 먹거리·볼거리 풍성한 추석

    추석을 앞두고 서울 각 자치구들이 직거래장터 운영,문화행사 개최,귀성 교통편 마련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거래장터에선 원산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시중보다 10∼30% 싸게 판매한다. 자치구별로 국악공연과 민속놀이 등 한가위 분위기를 풍기는 행사들을 다양하게 준비,추석을 전후해 가족단위로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몇몇 자치구에선 귀성차편을 마련하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귀성버스’를 운영하는가 하면 장거리 운행을 앞두고승용차 무상점검 서비스도 실시한다. [직거래장터] 서대문구는 26일까지 구청 광장에서 장터를 연다.전북 완주군에서 생산된 사과·배·감·대추·햇밤 등 제수용품과 쌀,떡,고추,김치,민속주 등을 판매한다.중구도 28일 오전 9시부터 구청광장에서 장터를 운영한다.전남 장성에서 생산된 사과와 나주배,충남 아산 포도 및 포도주 등을 싼값에 판매한다. 종로구는 29일까지 구청 후문과 삼청·부암·교남·종로1∼4가·혜화·창신2동 등 관내 동사무소에서 직거래장을 연다. 전남 나주배를 비롯해 강원,충북 등의 각 시군에서 생산한포도,잣,버섯류 등 50여종의 지역특산물을 시중보다 15∼20% 싸게 판매한다. 이밖에 서초·성북·영등포·동작·은평·강북·성동·광진구에서도 구청 광장 및 복지관 등에서 직거래장터를 운영한다. [추석맞이 문화행사] 서울시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 행사를 선보인다.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세시풍속과 통과의례를 비교해볼 수 있다. 특히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에서는 33명의 공연단이 직접 참가해 자기나라의 장례풍습과 성년식,결혼식 등 중요 통과의례를 선보인다. 성동구는 25일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추석맞이 민속놀이 한마당을 펼친다.윷놀이,제기차기,투호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통해 노인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한다. 동대문구도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구청앞 광장에서 한마음 민속잔치를 열고 동네별로 솜씨좋은 아주머니 5명씩 나서 송편빚기를 겨루는 등 명절 분위기를 돋운다. 28일 저녁 7시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는 은평구가 마련한 국립국악원 초청 국악한마당이 펼쳐진다. 양천구에서는한가위를 보내고 돌아온 주민들의 활기찬 새출발을 위해 다음달 5일 오후 7시30분 구민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칸쵸네의 밤’ 공연을 준비했다. 임창용·이동구·조승진기자 sdragon@
  • 테러사건후 美 신풍속도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비행기 자살공격 이후 미국의 일상생활에 변화가 일고 있다.공항과 항만에서의 보안검색으로1∼2시간씩 줄을 서는 것은 예삿일이며 미식축구나 프로야구 경기장에 들어갈 때도 철저한 검색을 받아야 한다. 길거리에서의 차량검색이나 신원확인 등도 빈번하다.주로아랍인과 서남아시아인들에 집중돼 흑·백갈등이 아닌 새로운 인종차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 유학을 중도에포기하고 귀국길에 오르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아랍계가 대부분이지만 아시아와 남미출신에대한 적대감으로 확산되면서 한국과 일본,브라질 유학생들의 회귀현상도 점쳐진다.미국으로의 이민행렬이나,특히 한국에서의 조기연수 열풍도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미식축구나 프로야구 시합이 열리는 대규모 경기장 주변의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다.백악관 등 주요연방건물과 군 기지 등에만 내려지던 조치가 민간시설물에처음 적용됐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도 항상 테러 경보령이 잇따른다.이 때문에 극장이나 디즈니랜드 등 대형 놀이시설의 입장객은 크게 줄어든 대신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이나 컴퓨터게임기 판매점에는 고객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대도시 고층빌딩의 사무실에서는 고가사다리와 비상로프구하기가 급선무가 됐다. 특히 무역센터 붕괴 후 뉴욕의 최고층 건물로 복귀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입주자들은 추가 테러공격시 1차적인 표적이 될 것을 우려,임대계약의 조기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퇴근 이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추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지만 불면증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성인 남녀의 50∼70%에 이르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 [매체비평] 美 테러와 한국언론 사대주의

    미국이 테러공격을 받은 지도 10여 일이 되어 간다.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펜타곤이 무너지는 정도의 엄청난 테러였다.안타까운 일이다.그러나 나는 이로 인해 우리 언론도 ‘미국 테러’라는 융단 폭격을 맞았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MBC의 속보경쟁으로 시작된 우리 언론의 지면과 시간 배치는 내가 미국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어떤 언론,어떤 기사가 잘못되었음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보도,미확인 보도,편향적인 보도 등이 전 언론을 덮쳤다.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사건은 분명 전 세계적인 사건이며,미국과 남다른 우호관계를 맺어 온 한국이 결코 무시할 수없는 사건이었을 것이다.그러나 미국 대응의 일거수 일투족을 시시콜콜히 전달해도 좋을 만큼 우리에게 또 다른 중요한 사건은 없었냐는 것이다.우리 주변의 사건보다 미국 사건을 심리적으로 더욱 가깝게 느끼는 것은 아닌지.과도한보도 못지 않게 미확인 보도,오보의 전재도 문제였다.우리언론은 이번 사건에서 속보경쟁의 폐해를 전형적으로 보여주었다.준비되지 않은 취재능력의 한계 속에서 우리 언론은외신, 특히 미국언론의 보도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였고 미국의 오보는 곧 우리의 오보가 되었다.우리 언론은 영국의 아랍계인이 축포를 터트렸다는 CNN의 보도를 그대로 방영했는데,이것이 1991년 화면을 사용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빈 라덴에 대해 미국이 집요하게 인도를요구하고 있는데 라덴이 인도되어야 할만큼 의심스러운 증거를 미국이 내놓고 있는지에 대해 검토해 보았는지.미국의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보가 아니더라도 우리 언론은 이번 사건에 대해 편향적인 보도를 했다.우선 지면의 배치에서 미국의 대응에 대해다른 의견을 지닌 목소리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언론은 3,4일의 흥분기를 지나고 미국정부와다른 목소리를 내보내고 있지 않은가? 아니 미국을 떠나서우리 사회에서도 무고한 양민이 죽은 아픔이 있다 하더라도새로운 양민의 죽음은 막아야 한다는 평화운동의 메시지가나오고 있는데 이는 정말 보도의 가치가 없거나 낮은 것인지 모르겠다.적어도 우리 나라에서는 테러가 발생할 수밖에없게 만든 미국과 아랍인들과의 역사적 관계를 짚어 주는것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오히려 우리 언론은 행위 중심으로 보도하지 않고 사전에 국가(인종)를 선악으로 나누고 그에 따라 보도를맞추어 나가는 행태를 보였다. 미국의 강력한 대응이 우리 사회와 세계에 장차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하기보다는,‘미국은 선,아랍은 악’이라는 공식이 또 한번 작동했다.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탈레반 정권 하에서의 여성·인권·억압문제를 평소에는 다루지도 않다가 갑자기 보도하는 것은 언론이 아프간의 인권에 대해 배려하고 싶어진 것인가,선악의 구도를 공고히 하고자 함인가? 반면 오프라인 매체들과 달리 온라인 매체들에서는 비교적다양한 목소리들이 실리고 있었다.왜 그랬을까. 왜 오프라인 매체들은 보도의 한계를 보였을까? 앞서 지적한 문제들이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적인 한미관계라는 질곡이또 한번 작동한 구조적인 결과물이라고 본다. 미국의 행동은 선이어야 하는 우리사회의 공식적인견해가작용한 것이다.더군다나 이번에는 미국이 그 동안과 달리‘피해자’가 아닌가? 뉴욕을 세계의 수도라고 표기하고,북한과 라덴이 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미국의 과거 자료를 들추어내는 친미·수구·보수언론에 대해서는 더 할말이 없지만 우리 언론 전체가 미국 테러 사건에 흔들렸다는 점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신문방송학
  • 과학고 영재학교 전환 부정적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은 20일 내년중 전국 16개과학고 가운데 공모 과정을 거쳐 2곳을 영재학교로 운영하겠다는 과학기술부의 방침과 관련,“과기부의 공문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서울과학고와 한성과학고 등 시내 2개 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을 고려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공립 특수목적고인 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하려면시·도교육감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 유 교육감은 “외국에서는 영재들을 중·고교 수업과 병행해 별도의 영재교육센터에서 추가로 공부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영재학교가 자칫 입시준비기관으로 전락해 과당 경쟁에 따른 과외열풍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이슬람문명서 서점가 ‘돌풍’

    미국 테러사건은 출판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교보·종로·영풍 등 대형서점에서 이슬람에 관한 책들이‘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초기엔 테러 자체를 다룬책들이 인기를 끌다가 요즘은 이슬람 문명을 소개하는 책들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문명을 다룬 책들 가운데 최근 강세를 띠는 것은 이희수 한양대 교수 등 12인이 공동집필한 ‘이슬람’(청아출판사)과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김영사). 테러 사건 직전 출간된 ‘기막힌 우연’으로도 눈길을 끈‘이슬람’은 교보서적 광화문 지점에서만 최근 1주일 동안 150여부가 팔렸다.한 관계자는 “17일 하루에만 57부가 나가 39부가 팔린 ‘문명의 충돌’보다 더 판매량이 많을 것같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이슬람 국가에서 유학한 국내 소장학자들로 자신들의 체험담을 담았다.아랍-이스라엘 분쟁의 실체,중동의주요 정치지도자,문학과 예술,소수민족 분쟁 등 이슬람권문화 전반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또 이슬람 사람들이영국·프랑스의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이들보다 미국을 더싫어하는 이유,걸프전쟁의 본질 등을 설명하면서 서구 제국에 의해 일그러진 이슬람 문명의 참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그것은 “화해와 용서,절충과 합의를 통한 ‘평화’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문명의 충돌’은 지난 97년 첫출판된 이후 꾸준히 팔리긴 했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출판사인 김영사측은 “17일 하루만 전국 서점에서 2,800부를 주문받았는데 이는 어마한 기록”이라고 말했다.영풍문고에 따르면 1주일동안 매일 40여부가 팔려나갔다.종로서적 관계자는 “테러사건 이후 매일 50부가 팔려나가 ‘주간 베스트’에 오를전망”이라고 밝혔다.미국의 석학 새뮤얼 헌팅턴이 21세기를 내다보면서 이슬람 문명과 서구 문명간의 필연적 충돌을 예견해 논란을 일으킨 책이다. 이슬람 내부를 조명하기 보다는 미국을 중심으로 접근한노엄 촘스키의 ‘숙명의 트라이앵글’(이후 펴냄)도 찾는사람이 만만치 않다. ‘숙명의 트라이앵글’은 이번 사건의 배경을 가늠할 수있는 책이다.‘미국에 가장 비판적인 미국인’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촘스키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미국’ 삼각관계를 분석했다.그는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의 본질이 이스라엘의 점령지 확장정책과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인에 대한 인종차별 정책에서 찾는다.또 종교·인종 갈등이라고 알려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이면엔 위험한미국의 정책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종로서적의 경우 이 세권의 책이 전체 인문분야 서적 판매량의 30%에 이른다. 한편 테러 관련 서적 가운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지난95년 출간된 A.J. 스코티의 ‘테러,당신은 안전한가’(세경자료사).해외에서 조심해야 할 안전대책 등 신변안전에 관련 된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다. 또 테러에 관한 종합적인 시각을 담은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의 ‘테러,테러리스트,테러리즘’(대영문화사)도자주 찾는 책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美 테러의 뿌리] (3)뿌리는 이스라엘-아랍 적대감

    ‘문명간 충돌’‘회색 전쟁’‘문명권에 대한 야만 세력의 침략’ 등등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 사건에 대한 각종 정의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깊은 뿌리는 아랍·이스라엘간 피비린내로 점철된 갈등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아랍권의 이스라엘 적대감은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온미국에 대한 증오로 연결돼왔다.반미(反美)감정은 민족·종교분파·계층을 망라한 아랍계 공통의 정서.아랍권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현장에서 성조기는 이스라엘기와 함께불태워진다. ‘물’과 ‘기름’에 비유되는 유대인과 아랍의 대립은두 민족이 중동땅에 모여살면서 시작됐다.지금의 중동,특히 팔레스타인 땅은 구약성서에 ‘가나안’으로 나와있는이스라엘 민족의 터전.기원전 12세기 ‘솔로몬 왕국’의번영을 누렸던 유대인들은 로마 통치를 거부,반란을 일으킨 서기 135년 예루살렘에서 쫓겨나면서 기나긴 유랑을 시작했다. 그사이 이슬람교도들이 들어왔고 서기 637년 이래 1,400여년동안 아랍계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땅의 주인이었다.1800년대 말.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시온산으로 돌아가자는 ‘시오니즘’을 일으켜 팔레스타인 땅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비극은 이때부터 시작됐다.아랍인들과의 충돌은 필연적. 두 민족간 폭력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겪은 유대인들은 국가수립에 박차를 가해 유엔으로부터 팔레스타인 땅의 52% 지역에 유대국가를 세우고 나머지 48%에는 아랍국가를 수립한다는 분리된 국가건설방안을 승인받았다.미국의 주도로이뤄진 결과였다. 1948년 5월14일 선포된 이스라엘의 독립은 곧 바로 전쟁으로 이어졌다.이집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레바논 등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의 독립 선포와 동시에 선제공격,1차 중동전이 발생했다.팔레스타인인 90여만명이 난민길에 오른 것도 이때다.이스라엘과 아랍권은 이후 3차례의 전쟁을 더 치렀지만 승자는 항상 이스라엘이었다. 특히 67년 6월5일 발생한 제3차 중동전쟁은 현재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불씨.이집트가 시나이 반도에 주둔중인유엔군을 추방,전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촉발된 이 전쟁에서이스라엘은 단 6일간의 전투를 통해 이집트로부터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를,요르단으로터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를,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과 동예루살렘을 빼앗았다.79년 캠프 데이비드협정에 따라 시나이반도만 이집트에 반환했을뿐이다.이스라엘은 유엔의 점령지 철수 요구를 묵살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정책도 제3차 중동전쟁이 남긴 유산중 하나다. 87년 12월 팔레스타인인들이 집단적인 저항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일으키면서 양측간 타협없는 피의 보복전이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아랍인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 점령은 기본적으로 같은 성질의 행위인데도 미국이 이라크에만 군사·경제 조치를 내리고 있다며 강하게반발한다.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대 이스라엘 군사 원조도마찬가지다. 반 이스라엘 및 반미 감정은 아랍을 하나로 묶는 요소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노골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을펼쳐 반미감정을 격화시켜왔다.지난 4월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국제감시단을 파견할지 여부를 둘러싼 유엔 안보리표결에서 미국은 4년여만에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 아랍권에 타격을 가했다.지난 9월2일 폐막된 더반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에서도 시오니즘과 인종차별을 동일시하는 안에반대, 회의에서 철수했다.이번 테러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중동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에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이유가바로 여기에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美 테러의 뿌리] (2)도전받는 팍스 아메리카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역사학자 폴 케네디는 그의 저서 ‘21세기의 준비’에서 “미국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외부 환경의 변화를 간파하지 못하고 미국내 현상유지에 만족할 경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의 대참사를 예상이라도 한듯그는 “모두가 ‘인식’할 만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받은뒤 미국은 진지한 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네디 교수가 테러공격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지만‘팍스 아메리카나(미국에 의해 지배되는 평화)’의 미래에대해 역사학자들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미국은 2차세계 대전과 냉전의 승리자인 동시에 세계 경찰국가로서 어느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지녔다.91년 걸프전 당시 50만명의 병력을 단숨에 동원하고첨단장비로 이라크를 완전히 제압,현대 전쟁사에서 전례가없는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해 초부터 내리막길에 들어섰지만 90년대 미국은 신경제의 붐을 타고 50년대의 고도성장기와 맞먹는 연 3%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제치고 ‘새로운 강자’로 중국이 떠올랐으나 ‘유일 강대국’ 미국에는필적하지 못한다. 미국은 분명,과거 대영제국의 전성기에 비교되는 군사력과경제력을 갖췄다. 영국은 섬나라에 불과했지만 미국은 막대한 영토와 자원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힘’을 행사하고있다.국익을 앞세워 지구촌 곳곳에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해도 어느 나라가 맞서지 못한다. 그러나 화려한 ‘팍스 아메리카나’는 미국 내부에선 적용되지 않는다.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빈부의 격차는‘풍요속의 빈곤’을 불렀고 문맹률은 성인의 20%에 달한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는 화학적으로 융합되지 못하고 인스턴트식 대중문화의 단순성만 요구한다. 1세기 ‘팍스 로마나’ 시대처럼 외부의 적이 사라지자 미국 사회는 응집력을 잃었다.도덕적 해이감이 팽배한 가운데개인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의 경쟁’에만 열중한다.60∼70년대 인권운동이나 80년대 러시아와의 군사경쟁,90년대의 일본과의 경제전쟁이 미국 성장의밑거름이 됐음에도 먼 과거로만 치부한다. 부시 행정부 또한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기존의 국제조약과 외교상 관례를 무시,유엔 기후협약과 생물화학 협정을 거부했고 냉전시대 데탕트의 출발점이 된 러시아와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도 미사일 방어(MD) 계획을 앞세워 구시대의 유물로만 몰아세웠다. 미국의 이같은 ‘신 고립정책’은 우방의 반발까지 사 인권옹호국을 자처해 온 미국이 국제인권위원회 위원국에서탈락하고 국제마약통제위원회 부위원장 연임에도 실패했다. 특히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중동정책은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에서 미국 철수라는 파행을 몰고왔으며 아랍뿐아니라 전 세계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미국은 힘의 외교를 주창하면서도 대상을 명확히 설정짓지못했다.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분쟁들이 한반도를 제외하곤인종과 종교문제에 연관됐지만 미국은 국가단위의 위협에만관심을 쏟았다.21세기가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국가간 대립이 아니라 인종과 종교를 기반으로 한 문화적 갈등이 예고됐음에도미국은 이같은 변화를 간과했다. 테러공격으로 미국의 안보·정보수집·내부통제 등 국가운영 시스템은 허술한 면모를 드러냈다.군사·경제적 최강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회·문화적 모범국으로 보기에는 어설픈 점이 많다.일각에서는 이번 테러를 미국의 독주를 마감하는 시발점으로 규정한다. 미국이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선포,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섰으나 ‘팍스 아메리카나’가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mip@
  • [김삼웅 칼럼] 문명, 충돌과 공존의 갈림길될까

    테러범들의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미국이 보복전에나서면서 세계는 세기적인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중심지 워싱턴과 경제중심지 뉴욕,그것도 ‘국제경찰’ 역할을 자임해온 펜타곤과 ‘자본주의 상징’으로 불려온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함으로써 미국의 자존심과 체면이 참담하게 짓밟혔다. 테러사건을 두고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 문명충돌,문명과야만의 대결,3차대전의 서곡,대공황의 서막 등 여러가지 분석과 평가가 따른다.원인으로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집단광기,이슬람 성지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군 주둔으로 인한아랍권의 저항,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반발 등이 지적된다. 테러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얼굴없는 전쟁’‘회색전쟁’‘포스트모던 전쟁론’이 제시된다.워싱턴 포스트는 ‘냉전시대’에서 ‘회색전쟁’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본인의 의사나 직업·신분과는 상관없이 테러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21세기형 ‘얼굴없는 전쟁’의 특징이란 분석이다.영국의 프리드만 교수는 단순히 상대방 군대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상대방의 상징물이나 정체성에 대한 공격이며 대량살상이란 점에서 ‘포스트모던전쟁’이란 색다른 해석을 한다.새뮤얼 헌팅턴은 1993년 앞으로의 세계는 이데올로기 전쟁이 아닌 문명전쟁에 휩싸일것이라고 주장해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동서 이데올로기 전쟁이었던 냉전시대가 끝나고 세계는 이제 문화 및문명전쟁의 시대를 맞아 서구 기독교 문명과 동양의 유교및 이슬람문명의 충돌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이른바 ‘문명충돌론’이다. 서방의 지식인들이 문명충돌론에 마취돼 있을 때 에드워드사이드는 단순한 테러행위를 문명의 충돌로 확대해석하는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을 편다.에드워드는 영국(서양),사이드는 팔레스타인(동양)에 뿌리를 둔 이름이 상징하듯 영국식민지였던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사이드는 모든 문화란 ‘혼혈’이며 동서문명은 서로 공존할 수 있고 또 공존해야한다는 지론이다.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지배하고 억압하는제국주의적 태도는 종식돼야 한다는 것이다. 동양에서 발생한 고대문명이 전혀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보족적인것이란 주장이다. 희랍이 원래 이집트의 식민지였다는 사실과 기독교가 이스라엘에서 유래된 사실을 들어 동서양 문명이 얼마나 긴밀하게 뒤섞여 있는지를 유럽 학자들이 감추고 있다면서 ‘문명공존론’을 편다.사이드의 지적대로 ‘엉클샘’이란 별명의헌팅턴은 대표적인 미국 우파 보수주의자이며 월남전 당시미군의 캄보디아 폭격을 적극 지지했던 서구문명 우월주의자다. 그의 주장대로 테러행위를 문명충돌로 확대해석하고 세계55개 국가 13억의 이슬람 인구를 ‘박멸의 문명권’으로 묶어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부추긴다면 그야말로 3차대전의 서곡이 되고 말 것이다.또 헌팅턴의 주장대로라면 언젠가는 ‘동양의 유교권’과도 충돌을 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토인비는 역사 연구의 단위로 ‘문명’을 설정했지만 ‘충돌’을 제기하지는 않았다.20세기 초에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슈펭글러의 ‘서구문명의 몰락론’과 ‘황화론’(黃禍論)도 마찬가지다.하랄트 뮐러가 ‘문명의 공존’에서 “국제분쟁은문명 간의 대결이 아니라 인종과 영토 갈등이 더 큰원인”이라고 지적한 것은 새겨들을 만하다. 자칫 인류의 재앙으로 번지게 될지 모르는 이번 테러는 문명의 이름으로 규탄되고 관련자는 응징돼 마땅하다.그렇지만 지나치게 확대해 문명충돌이나 세계대전 또는 대공황으로 번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 일찍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고 머리 등신학자들은 ‘정의의 전쟁이론’을 정리한 바 있다. ▲자격 있는 권위에 의해 ▲정당한 이유를 찾고 ▲올바른의도로 추구되며 ▲무력 사용은 전쟁목적에 비례해야 하고▲비전투원과 전투원을 구별해 무력이 사용돼야 하고 ▲대량살상이나 비인도적 살상을 피해야 한다. 미국과 아프간의 ‘전쟁‘에도 이와같은 이론은 적용돼야 함은 물론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美 테러전쟁/ 후쿠야마 교수 美紙 기고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의 저자인 프랜시스후쿠야마 미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이번 테러공격으로미국의 독주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그는 16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은 홀로 세계질서를 만들어나갈수 있다고 생각해온 ‘자아도취’에서 깨어나 국제사회의한 일원으로 상호 협력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美 독주시대 끝났다””. 우리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한순간 파편으로 무너져내리는 광경을 목도했다.곧이어 워싱턴 펜타곤 건물도공격당했다.나는 이번 사건이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 진주만 공습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세대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본다. 하지만 11일 공격 이후 미국은 제 2차세계대전 당시 그랬던 것처럼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차별이심한,‘고립적인’ 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오히려 내적으로는 국민들이 보다 단결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문제에 보다 강력하게 개입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개인들에게 있어 역경은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참사의충격을 공유함으로써 국가적 특성을 창출할 수 있다.남북전쟁은 최초의 연방정부 수립을 가능케했고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역설적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는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신변잡기에 사로잡히게 해 그들이 보다 큰 공동사회의일원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클린턴 행정부 시절 오랜 경제호황과 국제사회 주도는 미국인들을 자아도취에 빠뜨렸다.미국인들은 공공의 일과 국경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 ‘희생’을 공유함으로써 미국인들은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세계무역센터 공격은 미국과 외부세계와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더이상 미국의 독주는 없다는 것이다. 보다 큰 변화는 바로 심리적인 것이다.진주만 공습 이후에 미국땅에서,그것도 감히 수도 워싱턴에서 외부의 적이대규모로 미국인을 죽인 일은 없었다.이는 미국은 언제나안전한 천국이며 일방적으로 세계질서를 규명할 수 있다는자아도취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균형의상태’는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적들도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사실상 ‘균형’을 갖게 된 셈이다.미국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독단적인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대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이것은 미국이 다른 세계와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일종의 현실감각을 갖게 할 것이다. 이번 테러공격에 대해 어떤 방식의 대응이 이뤄질지는 미국과 유럽이 이번 테러공격의 본질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달려있다. 첫번째 이슈는 테러범들에 의해 자행된 위협의 본질과 관계가 있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단언했듯이 이번 공격이 범죄가 아닌 ‘전쟁행위’라면 반응은 군사적인 것이다. 유럽이 미국인들의 이번 테러 공격에 대해 느끼는 분노나가해진 위협의 정도를 축소 해석한다면 미국과 유럽간에는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은 적을 군사적으로 패배시키는 것을의미한다.잠재적인 적이나 이를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서도선제공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이는 1회성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으로 수행될 수 없으며 지속적인 군사적 작전이 수행돼야 함을 의미한다.미국은 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다.적이 빈 라덴이라면 적어도 러시아와 파키스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또 온건한 아랍국가들과의 정보협력과 유럽 동맹국들의 군사지원을 요구한다.이런 공식은 바로 독단주의가 아닌 상호협력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공격을 통해 보다 단결되고 자아도취적이지않으며 친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독단적으로 세계의 질서를 규정하려 하지 않는 유연성을 가진‘평범한 국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리 이동미기자 eyes@
  • 2001 길섶에서/ 종자는 남겨두십시오

    농약이 없던 시절,농민들에게 가장 큰 근심거리는 벼멸구였다.이것이 들면 피땀흘려 가꾼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리기때문이다. 벼멸구는 세벌 김을 매고 벼 꽃 피기를 기다리는 6∼7월 경에 창궐한다.벼의 밑둥에 달라 붙어 수액을빨아 먹는 바람에 벼멸구의 공격을 받은 벼는 오가리 들어성장을 멈추거나 말라죽어 버린다. 그래서 농민들은 6월이 되면 신농(神農)씨에게 “벼멸구의 해코지를 막아 주십사”고 비는 충제(蟲祭)를 지냈다. 추렴해서 마련한 제물을 차려 놓고,궂은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은 마을사람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올린 후 제관이 축문을 읽는 순서로 진행되는 충제가 지금도 마을 축제로 남아 있는 곳이 더러 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몹쓸 벌레를 물리쳐 달라고 빌면서도 “그 종자는 남겨 두십시오(滅後遺種)”라는 말을 잊지않았다. 벼멸구일망정 멸종만은 피했던 것이다.이 공생사상이야말로 인종청소 등 피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지구촌에서 새겨 보아야 할 정신인 듯싶다. 김재성 논설위원
  • “자립高 예비인가제 필요”

    유인종(劉仁鍾)서울시교육감은 11일 국회 교육위 국감 답변에서 “내년에 서울에서 자립형 사립고 시범운영은 불가능하다”며 기존 방침을 재차 밝혔다. 유교육감은 한나라당 조정무(曺正茂)의원 등의 질의에 대해 “자립형 사립고의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면서 “2∼3년 자립형 사립고를 신청한 학교의 운영을 지켜본 뒤 시범학교로 추천하는 ‘예비인가제’를 건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김경천(金敬天)의원은 “서울지역 19개신청고교의 지난 2년간 재정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18개학교가 교육부에서 제시한 법인전입금 부담률 20% 이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현재의 재정운용상태로는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의식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현승일(玄勝一) 의원은 “자립형 사립고는평준화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교육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대안”이라면서 “시교육감이 시범학교 추천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행정계통을 무시하는 위법이며,국가기강을 혼란시키는 처신”이라고 질책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라이스 “노예제 옛말”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9일 미국 흑인들은과거 노예제도에 따른 보상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라이스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흑인으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 발언의 파급력에 미국인들이 주시하고 있다. 라이스는 이날 NBC방송의 일요 시사 대담 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열린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는 노예제도에 대한 보상과 이스라엘에대한 비난 등 과거사에 집착했다고 성토했다. 노예제도를 ‘미국의 태생적 결함’이라고 규정한 라이스는 “과거를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앞을 내다보는 게 더 좋다”면서 흑인과 백인,이민사회의 지도자는 앞에 놓여 있는문제들을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워싱턴 엿보기] ‘내집 마련 꿈’ 악몽으로

    요즘 미국의 부동산업자들은 살맛난다.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불황이니 해고니 남들은 야단이지만 부동산업계는 집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금리가 워낙 싸져 남의 집에 살기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내 집을 장만하는 게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게다가외국 이민자까지 크게 늘어 주택수요 자체가 경기와 관계없이 공급을 크게 앞지르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집 값은 오르고,워싱턴 지역의 경우 방 3개짜리 타운하우스(일종의 연립주택)가 1∼2년 전 20만달러 안팎에서 25만달러까지 치솟았다.‘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민자들이 이같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은행에서 돈을빌려 집을 사고 되팔면서 수십만달러를 번 벼락부자도 있다. 그러나 이를 틈탄 주택사기 또한 기승을 부린다.이민자들의 경우 영어가 서툰데다 미국내 신용이 없어 은행대출을받기가 쉽지 않다. 일부 악덕 부동산업자들이 이점을 악용한다.특히 같은 인종,같은 나라 출신이 더욱 집요하다.이들은 영어가 아닌모국어를 써가며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고 접근한다.5만달러 정도만 있으면방 3∼5개짜리 단독주택을 장기대출로살 수 있다고 유혹한다.한달 금융비용도 월 임대료 1,500∼2,000달러보다 훨씬 싼 1,000달러 미만이라고 제시한다. 실제 구입할 집도 보여주고 서류 준비도 법적으로 완벽하다.집 값이 계속 오른다는 언론보도와 ‘마이 홈’에 대한부푼 꿈은 이같은 권유를 뿌리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꿈이 ‘악몽’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의 주택은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져 페인트 칠만 잘하면 겉은 그럴싸하게 보인다.일일이 벽을 두드려보고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돼 있는지 이민자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일단 사고 난 뒤에는 하자를 발견한다 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법적으로 내 집이 돼 있고 사기라고 주장해도 집을세밀히 살피지 못한 책임이 더 클 수 있다.지금까지 주택사기는 주로 멕시코계를 대상으로 이뤄졌다.그러나 ‘이민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 이민자들도 절대 예외가 될 수는없다. 백문일특파원
  • 노예제도 불법·PLO 자결권 천명

    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가 8일(현지시간) 노예제도 등의불법성과 팔레스타인의 자결권 및 독립국 건설 권한을 인정하는 최종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이번 회의는 ‘인종차별 척결에 대한 청사진 마련’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선언문 채택은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전세계적인 캠페인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도 사과와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참가국들의 의견이 엇갈린데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정책에 대한 비난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표단을 철수하는 등 참가국들의 첨예한 이해 대립으로 그 의미가 퇴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선에서 타협 이뤄졌나=우선 노예제도에 대해서는과거 노예거래에 따른 배상 및 사과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노예제도와 노예거래를 ‘반인도 범죄’로 규정하는 선에서 대타협이 이뤄졌다.또 모든 당사국들이 노예거래 철폐등을 위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도덕적 의무가있음을 명시하는 한편 사회·경제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을통해 피해를 본 국가들에 대한 지원 근거를 명문화했다.중동 문제는 주최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제안한 합의안을 기초로 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양도할 수 없는 자결권과 독립국 건설 권한’을 인정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특히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비난을 자제,논란을 최소화했다. 이외에도 ▲외국인 차별 ▲여성·아동문제 ▲이민 ▲에이즈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각국 반응=미국,이스라엘,영국,프랑스 등 각국은 유엔인종차별철폐회의가 채택한 최종선언문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동 문제에 대한 아랍권 공세에 반발,중도 철수한 미국은 이날 인종차별철폐회의 선언문이 여전히 미비점이 있으나 살펴볼 가치는 있다고 평가했다.수전 피트먼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중도철수라는 올바른 결정이 이번 회의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그러나일부 중동국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이 배제됐다며 합의안 수용을 유보했다. ◆남은 과제는=앞으로 인종차별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공조가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참가국들이 채택한 선언문을 언제,어떤 방식으로 실천에 옮기느냐가이번 회의의 성과를 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동미기자 eyes@
  • [사설] 유엔의장국 리더십 발휘를

    한국이 유엔가입 10년만에 국제무대 진출사상 최고위직인유엔총회 의장국을 맡게 됐다. 오는 11일 개회되는 제56차유엔총회에서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이 1년 임기의 유엔총회 의장직에 선출된다.유엔총회 의장은 189개 회원국 대표 자격으로 주요국가를 순방하고,총회 본회의·특별총회 등 각종회의를 주재하며,주요사안에 대해 회원국간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유엔은 1948년 12월파리에서 열린 제3차 총회에서 대한민국을 승인, 국제무대의 일원으로 인정해 준 뜻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한국의유엔총회 의장국 진출을 환영하며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기대한다. 한국이 유엔총회 의장국을 맡은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와 함께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의무도 지워진 것이다.유엔헌장에는 “전쟁의 불행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고 기본적인 인권,인간의 존엄 및 가치,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며,더 많은 자유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향상을 결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수많은 유엔활동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계 곳곳에는 분쟁과 인종차별,일부 지역의 신파시즘 운동과 신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등유엔정신을 훼손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정치·안보·통상 중심의 외교는 물론이지만 인권상황 개선,아동권익 보호,환경문제,제3세계 지원등에도 적극 참여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아울러 유엔총회 의장국의 위상을 살려 한반도의 평화정착 노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폭넓은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2∼3년 뒤면 한국이 유엔에 내는 분담금이 세계 10위가된다고 한다.그러나 30여개의 유엔기구에 한국인 진출은 50위권에 불과하다. 유엔기구의 한국인 전문가 참여를 늘리고 유엔관련 국제회의의 한반도 유치 등에도 힘을 쏟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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