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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유학 부모들의 이중고

    조기 유학 열풍이 거센 가운데 중·고교생의 경우 인종 갈등, 초등학생은 가정내 갈등을 상당부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은 물론,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23일 기획예산처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 자녀를 조기 유학 보냈거나 준비 중인 학부모 29명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한 ‘조기 유학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드러났다. ●주변과의 갈등에 경제적 부담까지 조기 유학을 떠난 중·고교생의 학부모들은 인종 갈등으로 한국 학생들끼리 어울려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어렵다는 점을 토로했다. 또 영어 실력 부족으로 다른 과목에 대한 이해 능력이 떨어져 수업 외에 지속적으로 과외를 받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중·고교생에 비해 교우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부모와의 갈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 학부모는 “유학 초등학생의 80%가 과외를 하는데, 한국과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외국에 와서도 한국 아이들끼리 경쟁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학부모들은 연간 소득 60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녀의 유학비용 부담으로 저축 등 재산 증식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경우 사립학교 학비 2600만∼3500만원, 공립학교 학비 1500만∼2000만원, 생활비 1500만원 등 연간 비용이 3500만∼5000만원이 든다. 영국은 학비 2000만원, 생활비 2500만원 등 4500만∼5000만원 선이다. 자녀의 조기 유학은 가정에도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한국에 남은 ‘기러기 아빠’는 돈버는 기계라는 자괴감을 느끼고, 자녀를 따라 현지에 체류하는 어머니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우울증에 빠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로 내모는 국내 교육 이같은 문제에도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는 것은 국내 교육이 획일적이고 입시 위주여서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또 예·체능 과목의 경우 자녀의 적성이 아니라 성적 때문에 과외를 받게 하는 등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내 교육 풍토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아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썼더니 선생님이 구박했다.”면서 “이 때문에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으려 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선진국들은 한국과 달리 아이들의 장점을 찾아 주는데 교육의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중·고교의 경우 과목 수가 5개를 넘지 않아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적성에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때 중간고사 한번 못 보면 내신 성적이 엉망이어서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한다.”면서 “차라리 외국에서 대학 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조기 유학을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디자인학교와 같은 특성화 교육을 다양하게 육성하고, 교육 개방을 통해 외국 교육기관을 국내에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33개의 풍선/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20일 낮 미국 버지니아의 블랙스버그.16일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애도의 날’ 행사에서 우리의 눈길을 끈 숫자는 33이었다. 33차례에 걸쳐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33개의 풍선이 하늘로 날아 올랐다. 버지니아 공대의 교내 광장인 드릴 필드에 타원형으로 안치된 추모석도 33개였다. 희생자는 32명인데 왜 33일까? 나머지 하나는 범인 조승희씨를 위한 것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게까지 이해와 관용의 몸짓을 보내는 미국인들의 성숙한 모습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세계를 경악시킨 이번 참사가 발생한 직후 미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범인이 한국인임이 밝혀진 뒤 그 충격파는 한국을 강타했다. 이 사건은 학부모들의 교육열, 이질적인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한인 1.5세의 좌절, 이에 따른 주류 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광란의 살인극이다. 치부가 드러난 것 같아 낯 뜨거웠다.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이 이런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우리는 죄의식을 느꼈다. 그러고는 불안해했다. 미국사회에 인종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15년전 LA폭동사건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는 터였기 때문이다. 외교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어느 언론도 한국인에 대한 인종적 편견을 문제삼지 않았으며, 심지어 조승희씨 역시 사회의 희생자라고 규정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민족주의가 강한 한국인들이 집단적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응방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미국은 이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다문화 사회다. 기독교 사상에 바탕을 둔 개인주의 문화가 기조를 이룬다.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회 시스템에 의해 빚어진 비극을 용서와 화해라는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을 경우 우리는 33개의 풍선을 날릴 수 있었을까 자문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안정 되찾는 버지니아 공대] 미국인 90% “한국 이번 사건과 무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 공대가 23일(현지시간) 수업을 재개하는 등 총기난사 사건의 충격을 극복하고 학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버지니아 공대는 이날 오전 9시45분 본관 앞 잔디광장인 드릴 필드에서 학생과 교수, 교직원,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기리는 ‘침묵 추도식’을 개최한 뒤 곧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재개된 수업에서는 강의보다 이번 참사의 후유증 극복 및 남은 학사일정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또 학생회를 비롯한 각종 교내 클럽에서도 사건 수습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작업이 시작됐다. 학교측은 취재진에게 재개된 수업에 접근하지 말고 ‘과도한’ 취재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동문회관에 설치했던 프레스룸도 폐쇄했다. 버지니아 공대 학생회도 22일 성명을 통해 “학교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학교에 상주했던 언론사 취재진은 23일 오전 5시까지 캠퍼스에서 철수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앞으로 언론 접촉과 인터뷰 등을 사절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피와 눈물, 슬픔을 헤치고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본관인 버러스홀 앞에 설치된 추모단에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유족과 학생, 주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추모단 앞에는 장미·국화 등 조화와 촛불, 성조기, 인형 등 각종 기념품이 겹겹이 쌓였다. 이와 함께 1차 총격 사건 이후 2시간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2차 총격을 막지 못했다고 비난을 받는 찰스 스티커 총장 등 학교 당국을 지지하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블랙스버그 연합감리교회에서는 22일 백인과 흑인, 한국인 목사들이 공동참여해 희생된 젊은 학생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예배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예배에서 글렌 오어 목사는 “모든 (인종적) 장벽을 거둬내고 공동체로서 서로 합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치유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총격 사건의 범인인 조씨는 자살하기 전까지 32명의 희생자들에게 100발 이상의 총격을 가했으며 몇 차례 확인 사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시관인 윌리엄 머슬로 박사가 밝혔다. 머슬로 박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조씨가 아주 정확하게 희생자들을 쏜 것은 아니다.”면서 “많은 희생자들은 여러 차례 총격을 받아 32명의 희생자들은 모두 100곳 이상의 총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머슬로 박사는 조씨가 관자놀이를 쏴 자살했다면서 두뇌가 손상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의 두뇌에 이상이 있는가는 부검을 통해서 밝혀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씨가 범행 당시 마약을 복용했는지를 검사하기 위해 혈액 샘플을 약물검사소에 보냈다면서 2주 뒤쯤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사건에 한국의 책임이 있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한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7.2%는 한국의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dawn@seoul.co.kr
  • 美언론, 조씨 표기 ‘승희 조’로 바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 공대측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인 23일 수업을 재개하는 등 학교 정상화에 나선다. 학교측은 21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3일 오전 드릴 필드에서 대규모 ‘침묵 추도식’을 가진 뒤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면서 “수업 첫날에는 학생들과 이번 사건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남은 학사일정을 상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과 버지니아주 경찰은 사건과 관련된 휴대전화 통화내역,e메일 등을 확보하고 이를 정밀 분석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주 경찰의 코린 겔러 대변인은 21일 “총격사건이 어떻게, 왜 발생했는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수사관들이 잡았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범인 조승희씨의 시신을 부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범행 당일인 16일 아침 일찍 ‘심리치료용’ 약물을 복용했다고 기숙사 동료들이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씨의 가족들은 20일 사과 성명을 발표, 조씨가 이처럼 끔찍한 범행을 저지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가족들이 현재 절망감과 상실감·당혹감에 휩싸여 있다고 밝혔다. 조씨 누나는 이날 웨이드 스미스 변호사를 통해 AP통신에 전달한 사과 성명을 통해 “우리 가족은 동생의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하며,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비극”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한국계라는 이미지가 강한 ‘조승희’라는 이름 표기를 미국식 표기인 ‘승희-조’로 바꿨다. 특정 인종과 국가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인 조치로 보인다. dawn@seoul.co.kr
  • 국내 네티즌들 희생자 추모 집회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물결이 주말에도 계속됐다. 21일 선진화국민회의와 재향군인회 등 보수진영의 248개 시민ㆍ사회단체 회원과 시민 등 1000여명이 서울광장에서 ‘버지니아 공대 참사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버지니아 공대 한국인 동창회 부회장인 이원우 서강대 교수는 추모사에서 “희생자 부모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우리가 죄인이 된 심정이다. 이번 사태로 한국과 미국 사이에, 버지니아 공대와 한국인 유학생 사이에 나쁜 영향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도 “한국인들도 조씨의 범행에 분노하고 있으며 미국인들과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네티즌들의 주도로 22일 대대적으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촛불문화제는 열리지 않았다. 다만 포털사이트 다음의 ‘버지니아희생자 애도 추모제’ 카페 회원 등 일부 네티즌들이 22일 저녁 시청앞 서울광장에 삼삼오오 모여서 총기난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던 ‘버지니아희생자 애도 추모제’ 카페지기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박찬재(28)씨는 “범인이 한국 교포학생 조승희여서가 아니라 인종과 국가를 떠나 예술인으로서 숨져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싶었다.”며 회원들과 함께 추도문을 낭독하고 묵념을 올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커틀러 “총기난사 FTA에 영향 없어”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측 수석대표가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과 한·미 FTA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훈 한·미 FTA 협상 한국측 수석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틀전 총기사건 범죄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접한 뒤 웬디 커틀러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해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애도와 유감을 표시했다.”면서 “웬디가 ‘한·미 FTA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특히 사건은 인종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협상 타결뒤 커틀러 대표와 모두 4차례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협정문 공개와 관련해 “양국간 문안 조정 협의 및 법률 검토 작업이 좀 덜 끝나더라도 다음달 20일까지는 협정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용산구의장 ‘희망 밥차’ 봉사

    용산구의회(의장 김근태)는 20일 효창운동장 앞 소공원에서 ‘희망 밥차’ 봉사활동을 펼쳤다. 희망 밥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점심을 거르는 어르신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사업이다. 김 의장(급식표 나눠주는 이) 등 용산구의원들은 이날 어르신들에게 밥을 퍼주고 설거지를 했다. 또 함께 식사하면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 [버지니아 참사] “무책임한 언론상업주의” 거센 비난

    |블랙스버그(미국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조승희씨의 총격난사 사건이 충격적인 동영상 공개를 계기로 격론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일부 피해자 부모들이 “동영상 방영은 죽은 아이에 대한 두 번째 총격”이라면서 동영상 방영 즉각 중지를 요구하고 나서자 CBS 등 미국 방송사들은 동영상 방송을 중단하거나 제한했다. 언론의 상업성 문제는 물론 총기규제, 인종갈등, 이민사회의 그늘과 고뇌, 사회적 약자 보호, 그리고 모방범죄 등 쟁점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모세처럼 바다를 가르고 내 사람을 이끌겠다.”는 내용의 추가 동영상을 19일(현지시간) NBC 방송이 공개하자 논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씨가 NBC에 보낸 비디오와 사진 등이 공개된 것에 대해 너무 경솔한 언론 상업주의라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각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은 논란 격화에 기름을 부었다. ABC,CBS 등 공중파는 물론 CNN, 폭스뉴스 등 뉴스전문 채널도 분노에 가득찬 조씨 모습을 주요 뉴스로 계속 방영하자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권총과 망치를 든 소름끼치는 모습으로 세상을 저주하는 조씨의 모습이 방영되면서 일반 미국인들도 사건 전개에 분노하기 시작했고,NBC의 동영상 방송 공개 결정에 대한 논란도 계속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 방송 ‘투데이 쇼’에 출연키로 했던 희생자 유가족들은 방송사에 불쾌감을 표출하며 출연을 일방 취소했다. 버지니아 공대생 등은 “유가족과 친지들의 감정을 고려치 않은 너무 경솔한 짓”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특히 딸이 희생된 피터 리드는 “비디오 방영은 죽은 아이에 대한 두 번째 총격이나 같다.”면서 “보도경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NBC가 범인 조씨의 주장을 그대로 방영함으로써 결국 그를 ‘승리자’로 만들었다며 “살인범이 무덤에서 메시지를 전달한 격이 됐다.”고 격앙했다. 이에 방송사들은 동영상 방송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기로 했다. 동영상을 처음으로 방송한 NBC는 상업주의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현지시간 19일 오전부터 공개되지 않거나 이미 방송된 동영상의 송출을 전체 방송 시간의 10%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CBS는 특별한 편집 목적에 따라 총괄 프로듀서가 승인한 것을 제외하고는 동영상 방송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고,CNN도 동영상 방송을 중단했다.ABC는 오전 뉴스에서 오디오 없이 짤막한 동영상 장면만 내보냈으며 폭스 뉴스는 오전 11시 이후부터 동영상 화면을 방송하지 않았다.dawn@seoul.co.kr
  • [사설] 버지니아 비극과 美 국민의 성숙한 대응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은 그 참담하고 비극적인 상황과는 별개 차원에서 미국 사회의 의미 있는 단면을 보여준다. 커다란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미국민들이 사건을 대단히 냉정하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미국민들은 범인이 조승희씨인 것으로 드러난 뒤에도 그를 ‘한국인 1.5세’로 보기보다는 버지니아 공대생으로 봤다. 사건도 조씨의 현실적 불만과 비정상적 정신상태가 부른 개인 범죄로 인식했다. 조씨가 한국인임을 애써 주목하려 들지도, 사건을 인종 문제나 국적 문제로 왜곡시키려 들지도 않았다. 미국민들의 이런 인식은 단지 정부 차원의 입장 표명에서만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미 언론이 그의 국적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버지니아 공대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학생회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학생과 한국민 간의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국이)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범인이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치 않다.”며 한국인 취재기자를 위로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한국인을 향해 발길질하는 시늉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위협적 행동도 없진 않지만 극히 예외적인 사례인 듯하다. 개인과 집단을 구분할 줄 알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민의식이 이처럼 성숙한 자세로 나타나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인에 대한 보복이나 양국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던 터에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한때 조문단 파견을 검토하다 철회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본다. 우리의 슬기로운 대응이 중요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참극에 대해서까지 악성댓글을 달고 있다. 자제해야 한다. 희생자와 유족의 슬픔을 함께 애도하되 사건을 국가적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행여라도 사건을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데 활용하려 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 [열린세상] 촛불과 거울/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직원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회사 임원들이 방송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한다. 그런가 하면 아들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온 가족이 카메라 앞에 나와 그를 대신해 사죄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있는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대단히 ‘일본적’이라고 생각했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일본만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 일반의 특징일지도 모른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직원이 사기를 쳤다고 임원이 사과할 일은 아니고, 아들이 사고를 쳤다고 부모가 사과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사람을 사원으로 뽑거나, 그런 아들을 낳아서 잘못 가르친 것도 ‘잘못’이라 생각하여, 거기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바로 이게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와 달리 공동체 정서가 강한 아시아의 정서일 게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나고, 그 범인이 ‘아시아계’라고 알려졌을 때,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바짝 긴장을 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범인이 ‘유럽계’라 알려졌다면, 어땠을까.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혹시 범인이 제 나라 사람이 아닐까 긴장했을까. 물론 그런 우려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아시아 사람들만큼 거기에 민감할 것 같지는 않다. 범인은 한국 사람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 일로 미국내 한인들이 싸잡아 범죄자 취급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다. 심지어 보복테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흘러다녔다. 그런데 미국의 반응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모양이다. 그쪽의 여론은 이를 무엇보다도 개인 범죄로 바라보고, 외려 총기소지의 문제를 지적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단다. 덕분에 이 불행한 사태의 수습은 다행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인들이 이를 개인 범죄로 봐주고,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국적으로 미안해한다. 서구적 정서와 아시아적 정서가 만나서 최선의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뉴욕 타임스에서도 “한국인 모두가 미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들은 이런 한국인의 태도에서 아마 잔잔한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자기와 소속이 같은 사람이 저질렀다 해서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귀한 일이다. 문제는 그런 태도의 이면에 깔린 다른 가능성이다. 가령 국내에 거주하는 동남아 외국인이 한국에서 총기 난사사건을 일으켰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 사람들도 미국인들처럼 이를 ‘개인’의 범죄로 생각해 줄까. 아니면 그가 속한 ‘집단’의 책임으로 돌릴까. 내가 볼 때에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언론은 미국인들이 이 사건을 개인 범죄로 여기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한국에서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범인과 우연히 국적이 같은 사람들도 그 “다행”을 누릴 수 있을까. 절도, 강도, 폭행 등의 사소한(?) 범죄라도 외국인이 저질렀다고 하면 무섭게 달려들어 “추방하자.”고 악다구니를 퍼붓는 인터넷 분위기를 보건대, 나는 그들은 지금 한국인들이 감사하는 그 “다행”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 추측한다. 언젠가 프랑스에서 인종 폭동이 일어났을 때, 평등의 나라라는 프랑스 사회의 치부가 드러났다고 은근히 고소해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프랑스쯤 되니까 청년 둘이 감전사했다고 외국인들이 폭동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해 보자. 그때 우리 사회 분위기는 어떨까. 아무리 생각해도 1930년대 독일 분위기랑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한 손으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을 드는 건 어떨까.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부고]

    ●조해룡(예비역 육군 소령)용일(부산교육정보원 장학사)용철(외환은행 부산본점 차장)씨 모친상 박성동(부산시 사하구청 세무계 주무관)오승원(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재정운영 팀장)김위년(혼다 마케팅팀장)씨 빙모상 18일 김해 전문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9시 (055)314-0444●이강회(대한코리아산업 대표)강연(미래하우징뱅크 〃)강훈(호주 거주)씨 모친상 김재관(구리농수산물공사 감사)홍준표(한나라당 국회의원)씨 빙모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010-2631●신영진(전 서울시 서기관)씨 별세 원우(사업)원조(테크노세미켐 부장)씨 부친상 서태성(국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3010-2262●송경호(사업)현승(연합뉴스 상무)씨 부친상 윤영기(우리은행 합정동지점장)안형석(강화 조산초등학교 교사)조범(서울양천고 〃)조호준(훠엔시스 생산관리팀장)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3010-2295●권근범(자영업)선주(한국스티펠제약 사장)선진(서울 동작구보건소장)순우(KBS 외주제작팀 PD)씨 부친상 차창룡(서울대 의대 교수)이상흡(KBS 예능국 PD)장윤진(사업)오상철(은강목재 대표)조은행(서영섬유 〃)이재열(서울대 사회대 교수)씨 빙부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3410-6912●이성호(전 유성전자 대표)성국(전 한국컴퓨터산업 상무이사)성규(전 영신상호신용금고 부장)성운(경동보일러 북부천대리점 대표)성인(KMC무역상사 〃)성열(대성이앤지 〃)씨 모친상 최홍완(전 대진설비 상무이사)김동환(사업)김진수(국가정보원 이사관)씨 빙모상 1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921-2899●김승종(삼성화재 새빛대리점 대표·전 서울은행 차장)인종(태준제약 부사장·전 삼성전기 상무)옥경(대지중 교사)씨 부친상 민경래(사업)김규배(〃)김춘호(대한주택공사 과장)이요한(자영업)씨 빙부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410-6916●김영재(대구신문연구원 대표)영기(KT 의성지점)씨 부친상 전시련(자영업)박효길(자영업)씨 빙부상 전태훤(한국일보 산업부 기자)씨 외조부상 19일 경북 의성 안계농협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7시30분 (054)862-1910●이문한(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트팀 차장)씨 빙부상 19일 부산 대동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51)550-9956●김태우(부산시변호사회 회장)씨 부친상 19일 동아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30분 (051)256-7011●최병문(전 한국구화학교 설립자·사회복지법인 우성재단 설립자)씨 별세 참도(한국구화학교 교장)문애숙(작곡가·목사)씨 부친상 최광엽(동아기전 대표)씨 빙부상 18일 경희 동서신의학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440-8912●전용철(한국존슨앤드존슨 차장)씨 부친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02)3410-6915●송규진(사업)동진(〃)씨 부친상 추재문(사업)이택하(SBS감사·전 동양오리온투자신탁증권 사장)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30●민동석(농림부 통상차관보)의근(우진산업 대표)동석(농림부 통상차관보)규식(㈜비노스 대표)씨부친상 19일 서울 연대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 발인 21일 오전 9시 (02)392-3299,011-721-7290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조승희가 올드보이 모방했다?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범인 조승희씨가 영화 ‘올드보이’를 모방했을까. 뉴욕타임스ㆍABCㆍCNN 등 미국 언론들은 19일 조씨가 NBC에 보낸 사진 중 한장을 예로 들어 “조씨의 사진이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면서 영화가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영화장면은 주인공 대수(최민식)가 오른손에 망치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미국 언론들은 조씨가 망치를 들고 있는 사진과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욕타임스 등은 문제가 된 조씨의 사진과 영화의 한 장면을 나란히 편집해 함께 실었다. 이를 보도한 기자는 뉴욕타임스에 뉴스블로그를 운영중인 마이크 니자로. 버지니아공대의 폴 해릴 교수도 이 영화와 조승희 사진의 유사점에 주목하고 뉴욕타임스 블로그에 알려왔다고. 미국 언론의 이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국내 네티즌들은 대부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건과 한국영화를 연결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미국 언론이 보도했듯 조씨가 ‘올드보이’를 봤다는 증거도 없어 이같은 주장은 ‘끼워 맞추기’식 보도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네티즌 ‘kwdemon’은 “이제 ‘올드보이’를 물고 늘어져 한국계라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인종주의적 시각을 비판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단 한장의 사진을 두고 비슷하다는 이유로 영화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과잉 일반화의 오류”라면서 “재고할 가치도 없다.”고 못박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 “참사 애도 한국측 관심에 감사”

    사상 최악의 총격사건이 인종갈등이라는 또 다른 불길로 번지지 않게 하려는 노력들이 미국내 버지니아공대와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범인 조승희씨와 한국 사회를 연계시켜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버지니아공대 학생회는 18일(현지시간) 노무현 대통령과 주미 한국대사관이 버지니아 총격 참사 이후 즉각적인 관심과 애도를 표명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이메일을 대사관에 보냈다. 학생회는 “우리와 슬픔을 같이하려는 한국 측의 메시지가 학생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학생들과 한국민 간의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한국이)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열망은 인종·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과 사람들이 안전을 회복하는 데 있다.”면서 “한국이 이러한 공동의 목적에 연대를 표시한 것에 거듭 감사한다.”고 전했다. 학교 당국은 이날 아시아 출신 10여개국 학생대표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건이 과장 또는 왜곡돼서 언론에 비쳐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 참석자가 밝혔다. 학교 측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신변안전을 우려해 학생대표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혹시 발생할지 모를 불상사에 대비키로 했다.이순녀기자 연합뉴스coral@seoul.co.kr
  • [데스크시각] 이제 달팽이 껍질을 벗자/박정현 기획탐사부장

    유대인과 한국인은 많이 닮았다고 한다. 머리가 좋고, 교육열이 강하고 대단히 부지런하다는 점은 닮은꼴이다. 대표적인 차이점으로는 자선과 기부가 꼽힌다.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인은 어렵게 쌓은 재력을 바탕으로 자선을 한다. 자선을 장기적인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베푸는 것이다. 한국인은 사회 기부에 인색한 편이다. 그래서 끼리끼리 모여 김치찌개를 끓여먹는 한국인 사회를 미국인들은 ‘스네일 커뮤니티’(달팽이 사회)라고 비꼰다. 느린 달팽이가 아니라,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들만의 공간에 파묻혀 지내는 ‘외톨이’ 한국인들이라는 표현이다. 부지런히 살면서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 한국인이 목표가 된 1992년 LA 흑인 폭동사태도 이런 인식과 무관치 않다. 동료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32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교포학생 조승희도 외톨이다. 버지니아 공대 측은 그를 ‘고립된 생활을 한 학생(loner)’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박사는 “평소 대인관계가 좋지 않았고 홀로 고립된 생활을 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그가 가질 수 있는 정신질환은 성격장애와 편집증과 같은 정신불안이나 만성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버지니아 공대 교포학생의 총기 난사사건을 바라보는 한·미 양국의 시각은 약간 다른 것 같다. 미국은 겉으로 정신의학적 결함을 가진 ‘개인 조승희’의 돌출행동으로 진단하는 분위기다. 우리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후유증에 마음놓을 수 없는 현실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교포 학부모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정부는 재외국민의 신변안전·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버지니아 공대에 재학중인 한인학생들을 소개하거나,250만명이나 되는 재미교포와 유학생들의 신변을 지키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엇보다 버지니아 공대 희생자들을 인도주의 측면에서 추모하고 애도하는 일에 재미교포뿐 아니라 우리 국민도 동참해야 할 때다. 미국의 슬픔은 곧 우리의 슬픔이다. 그게 인도주의다. 그런 다음에 이민 104년째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가난에서 탈피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도록 하기 위해 아이들을 맹목적으로 미국으로 보내지 않았는지를 되새겨봐야 한다. 총기난사 사건이 보도되던 그제 신문에 한 미국인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문화비평가로 5년전 ‘발칙한 한국학’을 냈던 미국인 스콧 버거슨이 얼마전 펴낸 ‘대한민국 사용후기’에 관한 얘기다. 그는 한국인은 뭐든지 극단적이라고 꼬집으면서, 작은 미국이 되려고 용을 쓰는 한국인의 모습이 너무나 싫다고 했다. 실패한 ‘아메리칸 드림’은 수적으로 훨씬 많으면서도 성공사례에 가려져 있다. 미국에서 공관장을 지낸 전직 외교관은 “60만∼7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이민 1.5세대는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는 미국식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1.5세대의 상당수는 사회 적응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낀 세대라는 것이다. 그는 “조기유학생들은 공부는 잘하지만 왕따 신세”라면서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왕따를 당하다가 어느 순간에 눌려있던 분노가 폭발해 막대기로 같은 반 아이들을 때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빗나간 아메리칸 드림은 앞으로도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재미 한인 사회가 총격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모금에 나선다고 한다. 기부가 사회적 존경과 직결되는 미국 사회에서 인색한 한국인이라는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적절한 움직임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미국에 동화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제 ‘달팽이 껍질’을 벗어던져야 할 때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 정치권 “현지 교민 안전대책 세워라”

    정치권은 18일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한국인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외교당국이 현지 교민들의 안전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고로 희생된 교직원과 학생들을 깊이 애도하며 그 가족에게 안타까운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이번 일이 한·미 관계의 틈새를 벌리는 사태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정부도 유학생과 교민에 대한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애도 서한을 보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슬픔도 크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면 여러 걱정이 있기 마련인데 빨리 사태가 수습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 최용규 원내대표는 “정부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교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유학생이 안심하고 공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미국인들의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상황으로 연결돼선 안 된다.”며 “정부는 한·미 관계에 손상이 오지 않도록 다각적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이번 사건이 미국내 인종차별과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은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이 미국 비자 받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이날 미국 비자 발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비자 발급에)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이 대사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우리당 유재건, 이은영, 서혜석 의원을 만난 윌리엄 스탠턴 주한 미국대사관 부대사도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번 사건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 일으킨 끔찍한 사건으로 비극적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하나의 ‘개인적 사건’”이라면서 “국가적 문제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일도 인종적 이슈도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또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이 책임을 느끼거나 부담으로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양국 수반과 당국자들이 워싱턴에 있든 서울에 있든 리더십을 발휘해 차분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종락 나길회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美 총기참사 희생, 깊이 애도한다

    미국이 사상 최악의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커다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수업중이던 교수와 학생 등 32명이 이 대학에 재학중이던 한국인 1.5세 조승희씨의 마구잡이 총격에 희생됐다. 참변을 겪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고귀한 생명을 잃고 만 희생자들의 영령에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힌다. 창졸지간에 사랑하는 자식과 부모·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이번 사건은 비단 미국만의 슬픔을 넘어 지구촌 전체의 비극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류적 만행이다. 이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이라니 그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 범행 동기가 다 밝혀지진 않았으나 수사당국은 일단 여자친구의 변심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개인 차원의 범죄로 파악하는 듯하다. 적어도 인종이나 국적을 둘러싼 갈등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자칫 미국민들의 증오심과 반한 감정을 촉발시킬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버지니아 공대 한인 유학생을 비롯해 미국 교민들도 이를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한인에게 침을 뱉으며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낸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양 국민의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만에 하나 재미 한인에 대한 보복성 위해가 일어난다면 이는 양국민의 감정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길 뿐 아니라 두 나라 선린우호관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사건이 국가간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FTA 비준 동의와 비자면제 협상, 미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등 양국 현안에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미국 조야와의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고위급 조문단을 보내 미국민들을 위로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사건의 본질이 인종 문제가 아니라 총기소지에 있음을 두 나라 국민이 충분히 헤아리도록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 1.5세대와 미국 유학의 어두운 그늘을 함께 살피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 [美 총기난사 충격] 세계 각국 반응

    전 세계가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큰 충격과 깊은 슬픔에 잠겼다. BBC,CNN 등은 17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버킹엄궁은 성명을 내고 “버니지아 총격 사건을 듣고 여왕이 깊은 충격에 빠졌다.”고 발표했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과 남편 필립공은 5월3∼4일 버지니아주를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리자오싱 외무장관은 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조의를 표시했다. 미국과 앙숙 관계인 이란도 위로 성명을 냈다. 무하마드 알리 호세이니 외무부 대변인은 “어떤 단체나 개인도, 또 어떤 명분을 앞세워도 인종이나 국적을 불문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은 신성(神聖)과 인간 가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호주 존 하워드 총리는 미국의 총기 정책을 호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6일 서울 사는 외국인 고민 토론 미팅

    서울시는 26일 오후 2시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2007 서울타운미팅’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2000년 처음 시작돼 8회째인 서울타운미팅은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자유 토론 형식으로 서울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불편과 애로사항 등을 털어 놓고, 서울시는 이를 시정에 반영해 외국인의 삶의 질과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까지는 1년에 한 차례 열던 것을 올해부터는 상·하반기에 각 한 차례씩 두 차례 개최한다. 자유토론 시간도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렸다. 토론 주제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의료서비스, 출입국 문제 등이다. 시는 그동안 서울타운미팅을 통해 24시간 의료기관 이용정보안내서비스(MRS) 제공, 용산국제학교 건립 등을 추진했다. 관련 문의나 참가신청을 원하는 외국인은 25일까지 서울시청 본관 2층에 있는 서울외국인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하거나 서울 헬프 센터(731-6800) 인터넷 홈페이지(shc.seoul.go.kr)를 이용하면 된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美총기난사 충격] 정부 “한·미관계 악영향 우려”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23세 한국인으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정부는 용의자가 아시아계, 특히 한국계일 가능성이 제기된 17일 오후부터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주미대사관에 가동된 긴급대책반과 긴밀히 협의하는 등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국 미 경찰과 학교측이 “범인은 이 대학 학생인 한국 국적의 조승희”라고 발표하자 정부는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대책을 협의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외교부 조병제 북미국장은 미국측의 발표 직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언할 수 없는 경악과 충격을 표하는 바이며, 이번 사건에 관계된 희생자와 유족, 미국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우리 교민들의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이어 “우리 교민의 안전을 위해 미국 전 지역의 재외공관과 한인회 등 교포단체, 교포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긴밀히 협의, 필요한 모든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로 밝혀진 조승희씨는 1984년생으로 1992년 이민, 부모와 함께 미국에 살고 있는 영주권자다. 하지만 한국 국적인 만큼 미국에서는 외국인(resident alien)으로 분류된다. 결국 한국인이 미국인 수십명을 사상한 사건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한·미동맹 등 양국 관계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한·미간 추진 중인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내 교포사회에 미칠 영향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내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하며, 한국 교민들의 안전에 미칠 영향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교포사회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오래 거주한 한국계 개인에 의한, 아주 개별적인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인종적인 편견이나 갈등으로 부각되지 않길 바라며, 또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측에서도 한국인이라는 것을 일부러 부각시키는 발표는 없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 전 주미공관에 통해 만반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건 직후 주미대사관에 권태면 총영사를 반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했으며 행정직원 10명을 현장에 급파, 피해상황을 확인했다. 이날 오후 미국 국토안보국으로부터 용의자가 한국계 영주권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가 전달됐으며, 이에 따라 장관 주재 대책회의를 통해 상황을 평가하고 교민상황을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후 10시쯤 용의자가 한국인임이 확인되면서 외교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차관보를 반장으로 하는 본부 긴급대책반을 구성, 사태 수습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장과 본부가 긴밀히 협의, 사태를 조기수습하고 교포사회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8일 오전 한덕수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부근 「상라파엘」지방재판소에서 일어난 재판중의 범인에 의한 재판관 납치 탈출 사건은 비교적 조용했던 미국의 여름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인종분규의 불씨를 지핀 이 사건은 그처럼 큰 피해를 내지 않고도 수습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과, 법정마저 흑인들에게 차별대우를 한다는 불만의 폭발이라는 여론이 들끓어 지금 미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흑인청년이 총나눠 판사인질로 총격전 이처럼 시끄러운 말썽을 일으키게 된 문제의 재판은 수년전의 강도사건으로 5년이상 무기의 부정기 징역선고를 받고 흉악범수용소로 유명한 「산쿠엔틴」형무소에 복역중 작년 간수를 칼로 찔러 부상시킨 흑인「매클레인」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건 경위는 재판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한 사람의 흑인청년이 「트렁크」를 들고 뛰어들어 피고쪽 증인에게 권총을 한 자루씩 던져줌과 동시에 자기는 「카빈」총으로 수위들을 위협, 손을 들게 했다. 「매클레인」피고는 권총을 「헤일리」판사(65)의 머리에 들이대고 「토마스」부검사를 시켜 피고와 2명의 피고쪽 증인의 수갑을 풀게 했다. 이어 흑인청년 피고, 2명의 피고 증인등 4명은 판사와 2명의 부인 배심원등 모두 3명을 「피아노」줄로 묶어 인질로 데리고 법정앞에 세워놓았던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도망했다. 그러나 급히 달려온 경찰, 「산쿠엔티엔」형무소 형무관들은 차의 진로를 막고 차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범인 일당도 이에 응전 총격전이 벌어졌다. 목격자의 말로는 4인조의 한사람은 총격전이 벌어지기 직전 판사의 목덜미에 권총을 들이대고 사살했다고 전했으며, 사건이 있은뒤 경찰은 이 자동차 속에서 목덜미에 총을 맞고 턱이 달아나 버린 「헤일리」판사의 시체를 발견했고 「다이너마이트」도 8개나 찾아냈다, 이 사건으로 담당판사외에도 3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고인 「맥클레인」(38), 피고증인 「크리스머」(27·흑인)와 침입한 흑인 청년(성명 미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경상자는 「토마스」지방부검사 또 한명의 피고쪽 증인, 부인 배심원 2명, 법정서기 1명이다. 법정서 실력행사로 피고 빼내가긴 처음 「상라파엘」시는 인구 4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끼고 11km북쪽에 있으며 조용한 교외주택지다. 미국의 교도소안에서는 가끔 폭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번처럼 법정에서 실력으로 피고인을 뺏어 가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이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인종문제와 관련, 벌써부터 큰 말썽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범인들의 배후는 이미 무시무시한 폭력행패로 미국사회에 충격을 준바있는 「블랙·팬더즈」(흑표범)단이라는 징조가 보이고 있어 큰 말썽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흑인들이 과격단체 「블랙·팬더즈」의 「멤버」 인지 아닌지 그 배경이나 조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질을 연행할 때 『돼지새끼들아,(경관을 멸시해서 부르는 말) 꺼져라』고 소리쳤고 달려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우리는 혁명주의자다.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라』 고 외친 것을 보면 백인권력에 반감을 가진 「그룹」 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권총을 들이대고 부검사에게 수갑들 풀게 했을 때 피고 「매클레인」 은 배심원을 향해 『우리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외쳤다. 같은 죄를 범해도 백인에 비해 차별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아온 불만, 재판에의 불신이 이 사나이의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것 같다. 흑인에게 가혹했던 재한에 불만 들끓어 「예일」대학의 「블루스타」총장은 앞서 일방적인 「블랙·팬더즈」재판을 비판, 『미국의 흑인들이 공평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여 「애그뉴」부통령등 보수파의 총공격을 받았다. 흑백 결혼금지를 강행하기 위해 「캔서스」주 의회가 백인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흑인청년에게는 「성기절단」(性器切斷)의 형을 과한데 반해 흑인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백인 청년에게는 「5년이하의 징역」을 결정한 것은 불과 반년전의 일이다. 이 차별적인 전통은 지금도 뿌리깊게 남아있다. 작년 「시카고」경찰은 「블랙·팬더즈」본부를 밤중에 습격했을때 살상당한 9명의 흑인지도자는 명백히 수면중이었거나 무저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쪽의 책임을 추궁했다는 얘기는 그뒤 들리지 않았다. 1960년부터 64년까지 사이에 「플로리다」주에선 백인 여성에게 폭행한 흑인청년의 54%가 사형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흑인여성에 폭행한 백인청년중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1930년부터 66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3천8백53명이 사형을 받았다. 그중 흑인은 54%, 백인은 45%, 기타 유색인종이 1%였다. 미국인구중 흑인은 11%정도인데 사형수는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문제 깔려진 채 흉악범죄 더욱 늘 듯 전미(全美)흑인변호사협회의 「번즈」회장은, 『법률을 만들고 재판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흑인이나 빈자에 대한 백인의 적의가 없어지지 않는한 흑인에 대한 부당한 재판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미국사회 밑바닥에 있는 모순의 근절을 외치고 있다. 흑인들은 「닉슨」정권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중간층」의 지지를 굳히기 위해 흑인등 소수족을 버리는 「남부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반항하는 흑인을 경찰권력의 강화와 보수적인 대법원에 의한 「법과 질서」체제에 의해 탄압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 탓은 아니겠지만 「닉슨」정권이 발족한 이래 조직적인 흑인폭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그만큼 흑인의 불만이나 반감이 쌓여 산발적인 흉악범죄는 반대로 늘어나고 있다. 진보파인사들은 범죄의 밑바닥엔 빈곤 실업 인종문제등 복잡한 사회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발직전의 차별에 대한 불만과 총기가 쉽게 결합된 수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인 이상 이번 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3일호 제3권 34호 통권 제 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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