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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유럽어족의 선조는 러 쿠르간 유목민”

    “인도유럽어족의 선조는 러 쿠르간 유목민”

    기원전 3000~2000년 이전, 문자로 기록되기 이전의 선사시대에 현생 유럽인의 선조가 러시아 스텝 지역에서 유럽으로 유입됐다. 유목민족으로 말을 타고 다녔으며 농업은 부업에 불과했다. 또 가부장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이들 ‘쿠르간 유목민’은 기원전 7000년 전 ‘서아시아로부터의 문화 부동’과 기원전 5000년 전 ‘북아프리카의 문화 부동’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됐던 농업민족이자 모계사회였던 ‘원유럽인’에게 스며들듯 ‘침투’했다. 그리고 침투한 지 1000년 뒤쯤에는 인도유럽인의 원형을 만들었다. 즉 인도유럽어족은 지금부터 6000~4000여년 전에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독일 인종학자인 라인하르트 쉬메켈(85)이 1998년 펴낸 ‘인도유럽인, 세상을 바꾼 쿠르간 유목민’(푸른역사 펴냄)에 나오는 주장들이다. 최근 한국게르만어학회가 번역했다. 쉬메켈은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기원전 800년 이전에 유럽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쿠르간 유목민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인도유럽어’라 불리는 언어학적인 발견에 있다. 쿠르간 유목민이 퍼트린 인도유럽인은 할슈타인 문화권, 라우지처 문화권, 북구문화권, 핀·우그리아 문화권, 스키타이족, 키메르족, 트라커족, 리디아족, 아르메니아족, 메디아족까지 유럽을 모두 포괄하는 문화를 형성해 냈다는 주장이다. 인도유럽어로서 독일어와 영어, 힌디어, 펀자브어 등이 형성되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13개 언어 중 9개의 조상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전 유럽을 하나의 시조와 언어권으로 묶어 놓은 뒤 쉬메켈은 “쿠르간족이 유럽으로 들어온 이래 지금까지 유럽에서 외래 인종이 대규모로 유입된 적은 없었다. 유럽이란 그릇이 심하게 흔들리긴 했으나 (중략) 다소 외래적인 요소들이 섞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더 재밌는 주장은 저자가 “수천년간 서양 문명의 특성을 유럽에 부각시킨 주역은 쿠르간족”이며 “인도유럽인에게 내재돼 있던 저돌적일 정도로 진취적인 성격, 즉 ‘새로운 곳을 향한 갈망’과 낯선 문화 요소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구미에 맞게 변형시켜 수용하려는 노력이 이 종족에서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난 예는 오늘날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서술하는 대목이다. 유럽인의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대목이지만 동양에서는 대단히 거북살스럽다. 저자의 주장은 여러 학설 중 하나로 아직 독일 교과서에 실릴 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기원전 1만년경, 빙하기가 끝난 뒤 인류가 역동적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과정을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공 잡은 요정 “저도 메달 땄어요”

    공 잡은 요정 “저도 메달 땄어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월드컵 볼 종목에서 첫 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손연재는 8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볼 종목에서 17.400점을 획득, 마르가리타 마문(17.700점·러시아)과 가나 리자트디노바(17.450점·우크라이나)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가 월드컵 볼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러시아 펜자 월드컵에서 후프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그는 A급 대회인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서 리본 메달을 따냈다. 올해 첫 국제대회였던 러시아 모스크바 가스프롬 그랑프리 곤봉에서 메달을 더한 뒤 유일하게 따지 못한 볼 종목 메달을 이번 대회에서 목에 걸었다. 특히 프로그램을 ‘마이웨이’로 바꾼 뒤 처음 선보인 연기에서 획득한 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손연재는 앞서 열린 후프 결선에서 17.400점을 받아 3위 리자트디노바(17.600점)에게 0.200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뒤이어 열린 리본 결선에서는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질러 16.250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전날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후프(16.900점), 볼(17.200점), 리본(17.100점), 곤봉(15.000점)을 합쳐 최종합계 66.200점으로 33명 중 9위에 올랐다. 개인 종합우승은 전 종목 결선에 진출해 모두 금메달을 딴 마문이 차지했다. 손연재가 리듬체조 최강 러시아를 비롯해 동유럽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 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올 시즌 바뀐 국제 리듬체조 규정에 맞춰 음악과 작품을 모두 바꾸고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곤봉 종목에서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연달아 하며 33명 중 26위에 머무른 게 아쉬웠다. 손연재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 머물다 이달 말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손연재’부상 투혼’…월드컵 볼종목 첫 동메달

    손연재’부상 투혼’…월드컵 볼종목 첫 동메달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월드컵 볼 종목에서 첫 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손연재는 8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볼 종목에서 17.400점을 획득, 마르가리타 마문(17.700점·러시아)과 가나 리자트디노바(17.450점·우크라이나)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가 월드컵 볼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러시아 펜자 월드컵에서 후프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그는 A급 대회인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서 리본 메달을 따냈다. 올해 첫 국제대회였던 러시아 모스크바 가스프롬 그랑프리 곤봉에서 메달을 더한 뒤 유일하게 따지 못한 볼 종목 메달을 이번 대회에서 목에 걸었다. 특히 프로그램을 ‘마이웨이’로 바꾼 뒤 처음 선보인 연기에서 획득한 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손연재는 앞서 열린 후프 결선에서 17.400점을 받아 3위 리자트디노바(17.600점)에게 0.200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뒤이어 열린 리본 결선에서는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질러 16.250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전날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후프(16.900점), 볼(17.200점), 리본(17.100점), 곤봉(15.000점)을 합쳐 최종합계 66.200점으로 33명 중 9위에 올랐다. 개인 종합우승은 전 종목 결선에 진출해 모두 금메달을 딴 마문이 차지했다.  손연재가 리듬체조 최강 러시아를 비롯해 동유럽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 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올 시즌 바뀐 국제 리듬체조 규정에 맞춰 음악과 작품을 모두 바꾸고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곤봉 종목에서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연달아 하며 33명 중 26위에 머무른 게 아쉬웠다.  손연재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 머물다 이달 말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하프타임]

    손연재, 월드컵 종합 9위 손연재(19·연세대)가 7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리본 종목에서 17.100점을 받아 전체 33명의 선수 중 5위를 차지했다. 곤봉 종목에서는 15.000점으로 33명 중 26위에 그쳤다. 전날 후프와 볼에서 각각 16.900점(7위)과 17.200점(4위)을 받은 손연재는 최종 합계 66.200점으로 개인종합 9위에 올랐고, 8일 새벽 곤봉을 제외한 세 종목 결선을 치렀다. 부산, 성남에 2-0 홈 승리 프로축구 부산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성남과의 홈 경기를 2-0으로 승리, 2승1무2패로 승점 7이 됐다. 부산은 전반 18분 브라질 용병 윌리암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26분 박종우가 왼쪽 측면에서 감아 찬 프리킥이 성남 수비수 윤영선의 머리를 스치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 이겼다. 대전과 경남은 종료 10분여를 남기고 한 골씩을 주고받아 1-1로 비겼다. 첫 승에 목마른 강원 역시 전남과의 경기 후반 6분 배효성의 선제골로 앞섰으나 41분 이종호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 日시위대 “한국여성 강간해도 된다” 파문

    日시위대 “한국여성 강간해도 된다” 파문

    일본의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지난달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반한 데모에서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시민들을 선동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nekoneZum***’라는 네티즌이 같은 날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7분 20초 분량의 동영상은 재특회 오사카 지부가 같은 날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행사를 진행한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동영상에서 6분 20초쯤에 나온다. 검은색 점퍼를 입고 안경을 낀 뚱뚱한 남성이 확성기를 들고 “오사카 시민 여러분, 길거리에서 조선인이 보이면 돌을 던져라. 조선인 여자는 레이프(rape·강간)해도 괜찮다. 우리가 당해 온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조선인을 죽이자”고 외친다.  이 동영상은 2일 일본의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2CH’(2채널)에서도 논쟁 거리가 됐다. 대다수 일본 누리꾼들은 혐한 시위대의 끔찍한 발언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특회를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하지만 일부 혐한 네티즌들은 한국인의 소행이라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재특회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자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는 후지TV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재일 거주지인 우토로를 습격해 난동을 부리는 등 반한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재특회 회원 40여명이 한국 식당과 상점이 모여 있는 도쿄 신오쿠보에서 혐한 시위를 벌였다.  이런 극우적인 모습에 일본 내에서도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 변호사연합회장 등 변호사 12명은 지난달 29일 한인타운에서 주말마다 계속되는 반한 시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도쿄 변호사회에 인권 구제를 신청했다. 또 경시청에는 ‘외국인의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다’며 한인타운 주변 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요구했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특정 인종이나 집단에 반대하는 혐오 발언이나 행동을 제재하는 법률을 두고 있지만 일본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극우단체 도 넘은 혐한 시위 “한국인 여성 강간해도 괜찮다”

    日 극우단체 도 넘은 혐한 시위 “한국인 여성 강간해도 괜찮다”

    일본의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이하 재특회) 간부가 지난달 24일 오사카에서 열린 반한 데모에서 한국인 여성을 강간하라는 발언을 내뱉으며 시민들을 선동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은 ‘nekoneZum***’라는 네티즌이 같은 날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7분 20초 분량의 동영상은 재특회 오사카 지부가 같은 날 ‘일·한 국교 단절 국민 대행진’ 행사를 진행한 모습을 담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동영상에서 6분 20초쯤에 나온다. 검은색 점퍼를 입고 안경을 낀 뚱뚱한 남성이 확성기를 들고 “오사카 시민 여러분, 길거리에서 조선인이 보이면 돌을 던져라. 조선인 여자는 레이프(rape·강간)해도 괜찮다. 우리가 당해 온 일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조선인을 죽이자”고 외친다. 이 동영상은 2일 일본의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2CH’(2채널)에서도 논쟁 거리가 됐다. 대다수 일본 누리꾼들은 혐한 시위대의 끔찍한 발언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특회를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하지만 일부 혐한 네티즌들은 한국인의 소행이라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재특회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자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는 후지TV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재일 거주지인 우토로를 습격해 난동을 부리는 등 반한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재특회 회원 40여명이 한국 식당과 상점이 모여 있는 도쿄 신오쿠보에서 혐한 시위를 벌였다. 이런 극우적인 모습에 일본 내에서도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 변호사연합회장 등 변호사 12명은 지난달 29일 한인타운에서 주말마다 계속되는 반한 시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도쿄 변호사회에 인권 구제를 신청했다. 또 경시청에는 ‘외국인의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다’며 한인타운 주변 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요구했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특정 인종이나 집단에 반대하는 혐오 발언이나 행동을 제재하는 법률을 두고 있지만 일본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공화당 또 인종차별 막말·동성애 조롱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히스패닉계 등 소수자(마이너리티) 그룹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지 못해 큰 낭패를 봤던 미국 공화당과 보수 진영이 또다시 제 발등을 찍었다.  3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21선의 공화당 중진 돈 영(알래스카) 하원의원이 지난 주초 히스패닉계 노동자를 웻백(wetback·멕시코놈)이라고 불렀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웻백은 미국에 밀입국한 멕시코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단어다. 영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미국민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토론하면서 “아버지가 목장을 갖고 있었다. 토마토를 수확하는 50~60명의 웻백들을 부렸었다”고 말했다.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자 가뜩이나 히스패닉 표심 잡기에 부심해 온 공화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성명을 통해 “영 의원의 발언은 공격적이고 해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도 일제히 비난대열에 가세했다. 그러자 영 의원은 지난 29일 “몰상식한 용어를 사용했다”고 사과했다.  공화당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벤 카슨 존스홉킨스대학병원 소아과 의사는 최근 동성애를 짐승과의 성교인 수간(bestiality)에 비유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카슨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조찬 기도회 등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보 노선에 여러 차례 직격탄을 날려 유명해졌다.  카슨은 미 대법원의 동성결혼 위헌성 심리를 앞두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게이(남성 동성애자)건, NAMBLA(북미남성·소년사랑협회)건, 수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건 어떤 단체도 결혼에 대한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NAMBLA는 남성 성인과 소년 간 성관계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단체다.  카슨은 이 발언으로 학생들까지 반발하고 나서자 결국 사과했다. 그는 CNN에 출연해 “내가 경솔했으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사과한다”면서 “게이를 수간이나 소아성애와 연관된 사람들에 비유하지 않았다”고 물러섰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8) 한국 스포츠외교 산증인 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상)

    [명사가 걸어온 길] (8) 한국 스포츠외교 산증인 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상)

    김운용(82)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을 만나기로 한 건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이었다. 자신의 발자취를 오롯이 모아둔 ‘김운용닷컴’(www.kimunyong.com) 사무실이 입주한 곳이었다. 약속 시간 10분을 앞두고 그가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에 남색 캐시미어 코트, 맞춰 두른 고동색 에르메스 목도리는 현역 시절 그대로였다. 이날은 택시법의 재의결을 요구하며 택시업계가 총파업을 벌인 날이었는데, 그는 기자에게 “택시 스트라이크 때문에 오는 길은 괜찮으셨소”라고 영어를 섞어 말을 건넸다. 말투와 몸짓 하나하나에서 한국 스포츠 외교의 첨병으로 오래 활약한 세월이 묻어났다.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취임하며 체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86년 IOC 위원, 1988년 IOC 집행위원, 92년 부위원장에 당선돼 활동했다. 그동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유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 동시 입장, 1994년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승인 등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들을 진두지휘한 그다. 좌절되긴 했지만 2001년 유색 인종으로는 최초로 IOC 위원장직에 도전, 세계에도 얼굴을 알렸다. 그의 인생을 함축한 ‘올림픽 30년, 태권도 40년’ 문장 속에는 한 사람이 일궜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성취와, 딱 그만큼의 시련이 녹아 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운동과 영어를 유난히 좋아했던 한 소년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를린올림픽이 열린 1936년, 다섯살 나이에 부모님 손을 잡고 대구 만경관에서 ‘민족의 제전’이란 올림픽 기록영화를 본 것은 마치 어제 일처럼 그의 기억에 생생하다.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생 처음 느낀 강렬한 두근거림은 어쩌면 훗날 그가 올림픽 무대의 중심에서 일하리라는 자기암시로 작용했는지 모른다. 다섯 살 위의 형은 “동아일보가 손 선수의 일장기를 지워서 큰일이 났다”고 말해줬다. 신문사에서 일하던 부친 김도학(1936년 별세)씨의 영향으로 어린 형제는 또래에 비해 아는 것이 많았다. 대구 조선민보사 기자였다가 서무부장 겸 경리부장으로 일했던 부친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바이올린과 오르간 연주를 즐겼고 문학에도 소질이 있었다. 부친을 닮아 그는 다재다능한 소년으로 자라난다. 서울 욱구중학교(1945년 해방 후 6년제 경동중학교로 변경, 현 경동고)에서 공부 말고도 복싱·스케이팅·공수도 등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연마했고, 피아노도 개인 레슨을 받을 정도였다. “나는 과목별 편차가 심했다. 영어는 월등히 뛰어났지만 수학은 형편없었다. 그러나 싸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면서 5등 하는 게 1등보다 낫다는 생각이었다.”(저서 ‘미련한 사람은 자기 경험에서 길을 찾고 현명한 사람은 선배에게 길을 찾는다’ 중에서) 특히 영어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내 꿈이 외교관, 피아니스트, 국제법 학자가 되는 것이었으니까…. 원래 영어를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엔 방학 때 다음 학년도 책을 미리 읽고 4학년 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크리스마스 캐롤’(찰스 디킨스), ‘스케치북’(워싱턴 어빙) 같은 문학 작품도 많이 읽었다. 해방이 되고 미군이 들어왔을 때는 그들이 주둔한 동숭동 서울대에 찾아가 보초들과 회화 연습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선교사가 세운 연희대(현 연세대)를 택하게 됐다. “그때는 (연희대가) 국제적인 학교라 외국 교사가 많아서 성경도 영어로 1주일에 3시간, 회화도 언더우드 부인이 직접 가르치는 3시간, 영어강독 3시간 등 일주일에 영어만 9시간 공부했다.” 그러나 해방,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근대사의 소용돌이는 그가 외교관의 꿈을 이루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대학 2학년이던 1950년 제2회 고등고시 행정 3부(현 외무고시)에 응시한다. 응시원서 마감일인 6월 20일 대학 1학년 수료증과 인지세 2000원을 들고 고시회관에서 원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불과 닷새 뒤 전쟁이 터졌다. 시험은커녕 목숨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생은, 특히 그런 격동기를 통과하는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고향인 대구로 피란가지 못해 서울에 갇혀 있던 그는 9월 말 서울이 수복되고 나서 육군본부에서 국제연합 연락장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된다. 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때라 징집 공고가 곳곳에 나붙었는데, 국군과 미군의 공조를 위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 역시 절실했던 것이다. 당시 19세이던 그는 연희대 학도호국단 사무실에 가서 2학년 재학증명서를 뗀 뒤 이를 4학년으로 고치고 나이도 응시 자격인 21세로 올리는 ‘문서 위조’를 감행하면서 지원한다. 1951년 12월 그는 보병 중위로 임관해 동해안을 지키는 5사단의 사단장 전속부관으로 발령받는다. 인생의 항로는 바뀔지언정 목적지를 바꾸지 않는 것은 그의 영민함 덕이었다. 영어가 나침반이 됐다. 엉겁결에 군인이 됐지만 그는 좋아하는 영어책을 놓지 않았다. 외교관이 될 수 없다면 군사외교 분야에서 활동하면 됐다. 기회는 적극적으로 구하는 사람에게 왔다. 1953년 1월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미국 보병학교 훈련 시험에 합격해 조지아주 포트 베닝의 보병학교를 다녀온 것을 비롯해 세 차례나 군사유학을 다녀왔다. “요즘 한창 얘기하는 드론(첨단 무인폭격기)을 1955년에 벌써 공부했다. 산 영어를 많이 하니까 (나를) 써먹기 좋잖아. 직업군인도 아닌데 (군대에서) 내보내지를 않았다. 사단장, 군단장, 군사령관, 참모총장의 전속부관으로 일했다. 참모총장이 미8군과 매일 접촉해 탄약이나 기름을 지원받던 때였으니….” 1960년 4·19 혁명 당시엔 계엄사령관이었던 송요찬 참모총장의 부관으로 일했고 다음해 5·16 군사쿠데타 이후 송 장군이 내각수반(총리)에 오르면서 의전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령으로 예편한 뒤 1963년 8월 주미대사관 참사관이 돼 워싱턴으로 갔지만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사건, 푸에블로호 피랍 사건 등이 일어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청와대에서 미국담당 1급 비서관으로 일하라는 전갈을 받고 귀국한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가 맞물리면서 경호실 보좌관(차장 1급)으로 발령이 난다. 그 뒤 6년 동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다. 조금 길지만 그의 육성 증언을 옮겨본다. “장군을 맨 처음에 뵌 건 1954년 2군단 소속으로 강원도 화천에서 포병사령관을 할 때였다. 나는 막 미국 유학을 다녀온 상태였다. 세 번째 유학을 마치고 1군사령부 비서실에 있을 때 그분은 작전참모부장이었는데, 비서실이 참모장 소속이었다. 그때 장군들은 주말이 되면 자유당에 ‘사바사바’하러 다녔는데 박 장군은 안 그랬다. 휘하에 소령이나 대위들 데리고 골목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그러다 우리를 만나면 ‘김 소령 어디가, 한 잔 할래?’ 하고 말도 건넸다. 인정이 많은 분이셨다. 판공비를 본인이 안 쓰고 다 나눠줬는데, 나도 많이 얻어 썼다. 그분의 성품이 드러나는 얘기가 두 가지 있다. 상관이었던 송요찬 장군이 1963년 동아일보에 ‘군은 민정이양하고 복귀하라’는 성명서를 낸 뒤 구속됐잖나. 그걸 풀어주고 송 장군이 나온 뒤에 딸을 하버드 법대에서 공부시키는 걸 도와줬다. 자신이 한 번 친 사람들도 후에는 명예회복을 해줬다. 순경 시켜서 ‘누가 줬다고 말하지 말고 가족에게 갖다주라’며 도움을 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있는데, 내가 출장 다녀오면서 여비를 털어서 카디건 같은 걸 사오면 ‘이런 거 왜 사왔어’하며 나무라셨다. 선물 같은 건 당연한 건 줄 알고 ‘좀 더 사오지’ 할 법도 한데, 그 정도로 인정이 있는 분이었다. 5·16 후에는 박 장군이 내각 수반으로 왔을 때 의전비서관으로 있었다. 1968년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가서 6년간 모시다가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나왔다. 경호실에 가려고 해서 간 게 아니었지만 막상 가보니 (경호실이) 권총만 차는 데가 아니고 미국 식으로 서비스, 즉 공공 업무를 하는 곳이었다. 다른 기관들과 협력도 해야 하고 사전 경비를 위한 장비도 준비해야 하고…. 경호실에 있으면서도 다른 심부름(군사원조 관련)도 많이 했다.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나가지 않아도 됐지만 책임지고 나왔다. 사표를 냈더니 박 대통령이 부르더라고. 장례식 때문에 좀 가다듬고 나서 부르는 거라면서 봉투를 줬다. ‘다시 부를 테니까 가 있어’ 했다. 그런데 그 후에 자신이 암살당했으니…나는 (청와대를) 나와서 태권도만 열심히 했다. 1971년에 유신정우회에서 국회의원 제의도 들어오긴 했는데 내가 고사했다. 4·19 때 자유당이 하루저녁에 무너지는 걸 다 봤는데…절대 안한다고 했다.” 육 여사 묘소에 참배를 하고 청와대를 떠난 김 전 부위원장은 1971년 태권도협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스포츠계와 인연을 맺게 된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봄을 훔친 몸짓

    봄을 훔친 몸짓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할 강렬한 무용 축제가 나란히 개막을 앞두고 있다. 즉흥적인 발상과 즉각적인 몸짓으로 풀어내는 즉흥 춤으로 무장한 제13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가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가 주최하는 즉흥춤축제에는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 10개국에서 온 예술가 150여명이 참가한다. 주요 공연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는 국제 협업 시리즈다. 9일 미국·프랑스·한국의 안무가, 무용수, 작곡가, 배우, 비디오 아티스트가 함께한 다국적 협업그룹 ING가 크로스오버 즉흥 작품 ‘조율’을 선보인다. 10일에는 핀란드의 피푸센터와 한국 트러스트 무용단,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이 모여 서커스와 결합한 즉흥공연을 올린다. 11일 마지막 협업무대는 프랑스와 한국 예술가들이 3개월간 준비한 공연이 장식한다. 동물의 움직임과 춤의 결합을 시도했다. 12일에는 아티스트 8명이 연이어 공연을 펼치는 100분 릴레이 즉흥을 펼친다. 클레어 필몬, 로레타 리빙스톤, 에마뉘엘 그리벳, 최문애, 댄스씨어터 까두 등이 참여한다. 이 밖에 관객과 함께하는 즉흥 공연, 해외 즉흥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워크숍 등도 준비돼 있다. 1만~2만원. (02)3674-2210. 9일부터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한국현대춤작가12인전’이 시작된다. 1987년부터 이어진 이 축제는 한국무용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세대별 무용가 12명을 초청해 그들의 춤 세계를 감상하는 자리이다. 9~10일에는 2012 한국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과 춤평론가상 춤연기상을 받은 차진엽의 ‘시팅 인 씨’를 비롯해 이주희의 ‘아이 엠 모어’, 예효승의 ‘카오스모스; 혼돈 속의 질서’, 이영일의 ‘샤콘느’를 올린다. 11~12일 공연에서는 차세대 무용인을 양성하는 무용 지도자들의 경합이 볼거리다. 두 남자의 기다림을 그린 ‘기다려요’(강경모 국민대 교수), 발레와 클래식을 조화한 ‘그랑 파 드 콰트르’(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아버지의 노래를 다룬 ‘몫’(김승일 중앙대 교수), 한 남자의 꿈을 담은 ‘거위와 나, 그리고 늙은 꿈’(김남식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으로 구성했다. 13~14일에는 김은희의 ‘반(半)’, 전미숙의 ‘사라집니다(Disappeared)’, 조윤라의 ‘왈츠 넘버 6(글루미 데이)’, 정혜진 ‘당신은 누구시길래’로 꾸민다. 3만원. (02)2220-133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하프타임] 손연재 3일 리듬체조 월드컵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오는 3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 출전, 8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예열에 들어간다. 손연재는 지난달에 올 시즌 첫 출전한 국제대회인 가즈프롬 리듬체조 그랑프리 종목별 결승에서 곤봉 3위(16.533점), 리본 6위(16.233점)에 올랐다. 개인종합에서는 후프(15.166점), 볼(15.416점), 곤봉(15.166점), 리본(15.750점) 합계 61.498점으로 10위에 자리했다. 특히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발목을 잡았던 곤봉에서 시즌 첫 메달을 획득하면서 새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 [지금&여기] 디지털 발자국/홍희경 경제부 기자

    [지금&여기] 디지털 발자국/홍희경 경제부 기자

    보통 내성적인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서 외향적인 경우가 있다는데, 내 경우는 반대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글을 남기는 게 영 어색하다. 블로그 개설도 여러 차례 공언(空言)에 그쳤다. 원래 미니홈피 꾸미기는 고사하고 업무용이 아니면 이메일 확인도 귀찮아하던 성격이 사이버 세상에서 수줍은 자아를 갖게 된 이유 중 8할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나머지 2할을 채울 핑계도 찾았다. 사이버상에 남긴 흔적이 돌고 돌아 내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알려질 수 있다는 ‘디지털 발자국’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과거 사진이나 철없던 시절 올린 치기어린 글이 뒤늦게 검색돼 현재의 나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방어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기술의 진보는 조신하게 ‘눈팅’ 위주 사이버 생활을 하며 게시된 글에 가끔씩 추천 버튼을 누르던 이들에게도 신상정보 간수에 비상벨을 울리게 했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5만 8466명의 빅데이터를 분석,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이력만으로 이용자의 성별·인종·종교·정치 성향·지능·성적 취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뮤지컬 위키드 관련 글에 ‘좋아요’라고 하면 동성애자, 배우 리샤오룽(李小龍)에 대해 ‘좋아요’라고 하면 이성애자일 확률이 높다는 식이다. 하긴 ‘디지털 발자국’의 위력은 빅데이터 분석같은 기술적 진보보다 사이버 공간 곳곳에 퍼져 있는 자료 그 자체에 있다. 이슈가 터지면 과거 자료를 일일이 검색·분석하는 ‘재래식’ 방법을 쓰는 한국의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이 이를 방증한다. 고백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을 본 뒤 ‘다른댓글보기’ 버튼을 눌러 그의 댓글 이력을 샅샅이 확인한 뒤에야 잠을 청하며 ‘수사대’ 노릇을 자청한 적도 있다. 최근 만난 후배는 주말에 블로그 독자들과 모임이 있다며 들떠 있었다. 사이버상 활발한 자아를 부러워했다가 후배의 답에 머쓱해졌다. 책에서 사이버 공간의 위험성 같은 걸 배우지 말고, 그냥 블로그부터 만들고 사이버 공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사람들과 소통해 보라는 조언이다. 사이버 세상은 ‘쿨’하단다. 이번에야말로 블로그를 만들어볼까. 의욕이 생기는 한편 특정인에 대한 이슈가 터졌을 때에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쿨’한 사이버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saloo@seoul.co.kr
  • 과학을 전방위로 들춘 에세이

    현대과학의 영역은 그 경계를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다양하게 뻗쳐 있다. 가장 일반적인 범위의 물리학, 생물학에서부터 일상 생활 속 이기(利器)며 심지어는 ‘신의 영역’이라는 우주와 생명의 기원까지 파고들어 종교와 마찰을 빚기 일쑤다. 많은 과학자들이 현기증 날 만큼의 빠른 속도와 깊이의 연구 성과를 쏟아내고 있고 그것들은 기존 통설을 번개처럼 뒤집어놓기도 한다. 과연 과학의 끝은 어디일까.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과학자들의 연구성과와 새로운 학설은 세상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전문가들은 그런 소식들을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한다. 젊은 과학자들이 천착하는 요즘의 과학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진화와 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퓨처 사이언스’(맥스 브로크먼 엮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펴냄)는 그 놀랄 만한 첨단의 과학을 일반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 대중 과학서다. 하버드대 발달연구실험실, 케임브리지 MRC분자생물학연구소,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시 제트추진연구소, 코넬대 등 세계 굴지의 연구소와 대학에 몸담은 차세대 과학자 19명의 연구 분야와 주제를 에세이 형식으로 묶었다. 책에 소개된 에세이들은 가장 일반적인 관심사부터 첨단의 알쏭달쏭한 분야까지 전방위의 과학을 들춘다. ‘침팬지에게서도 인간처럼 이타심을 발견할 수 있을까’ ‘지구와 똑같은 다른 세계가 어딘가에 존재할까’….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있는 대양처럼 지구 밖 얼음으로 뒤덮인 바닷속에 생물이 살 수 있는지를 파고든 케빈 P 핸드와, ‘단백질 영역 융합’이라는 최신 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세포에 침입한 병원체를 무력화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윌리엄 매큐언의 혁신적 연구현장이 특이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사람의 마음에 집중한 ‘마음의 과학’ 분야이다. 수치심이며 소외감, 손실에 대한 기피, 지역·인종에 따른 기질의 차이처럼 심리학·사회학 쪽으로 돌려놨던 주제를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해부한 연구가 흥미롭다. 책의 특장은 전문적인 분야의 이론과 연구현장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친절함이다. 과학은 어렵고 난해한 것이란 통념을 조금은 바꿔볼 수 있게 만드는 인문과 과학의 통섭이 실감 나는 책이다. 1만 4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종차별 안 돼요” 50년전 美학생들의 자유행진

    “인종차별 안 돼요” 50년전 美학생들의 자유행진

    꼴통 짓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비폭력 무저항 시위로 잡혀온 10대들에게 경찰은 이렇게 묻는다. “누가 강요한 것이니?” “정부에 반대하는 거니?”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배후세력 타령이다. 셰퍼드를 풀어 어린 학생들을 물어뜯게 하고 체포한 학생들을 학대했던 불 코너 공안위원장의 불만은 이것이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때문에 흑인들이 “거만해지고, 법을 어기며, 난폭해지고, 무례해져 가고” 있다. 빨갱이 사냥꾼이자 법치주의의 화신이다. ‘오늘, 우리는 감옥으로 간다’(신시아 레빈슨 지음, 박영록 옮김, 낮은산 펴냄)는 간단히 말하자면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시 인종차별정책의 종말기다. 버밍엄은 ‘바밍엄’(Bombingham)이라 불릴 정도로 인권운동가에 대한 폭탄 테러가 빈발했던, 백인들의 저항이 가장 완강했던 지역이다. 백인들을 마침내 굴복시킨 것은 1963년 5월 어린 학생 4000여명이 벌인 비폭력 무저항 시위 행진이다. 당시 10대였던 오드리 페이 헨드릭스, 제임스 스튜어트, 워싱턴 부커 3세, 아네타 스트리터 등 4명의 행적을 통해 시위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시간대별, 날짜별 묘사가 생생한 데다 저자의 필체도 좋아 읽어나가다 울컥할 만한 대목이 수두룩하다. 여기까지라면 미국이 왜 이 책을 청소년 도서로 추천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조금 더 복잡해지자면 올바른 기억의 문제다. 흑인인권운동 하면 두 가지 장면이 떠오른다. 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한 버스 좌석에 눌러앉은 로사 파크스의 모습. 파크스가 탔던 버스는 민권법 등 차별철폐법안을 만든 린든 존슨 대통령 기념관에 고스란히 보존됐다. 또 하나는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 내셔널몰에 25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행한,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하는 연설이다. 저자는 이 두 사건 사이에서 잊혀진 버밍엄 10대들의 자유행진을 4년간의 추적 끝에 복원해 냈다. 이는 대학생, 지식인 중심의 운동권 신화에 대한 비판을 떠올리게 한다. 국문학자 천정환·권보드래는 ‘1960년을 묻다’(천년의상상 펴냄)에서 4·19의 주역이 대학생이 아니라 중·고등학생이라고 지목한다.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박정희 정권 시기 민주화 운동에서 그간 소외됐던 여공, 도시 부랑민들을 불러내고 있다. 저항의 기억도 결국 증언할 물적 토대를 지닌 이들의 특권인가. 아직도 발굴될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을는지 모른다. 1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스캔들로 무너진 황제, 사랑으로 부활

    스캔들로 무너진 황제, 사랑으로 부활

    “고된 노력과 오랜 인내의 결과입니다. 예전처럼 높은 수준의 경기는 이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26일 어김없이 승리의 상징인 붉은 셔츠를 입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 나선 타이거 우즈(미국)는 대회 8번째 우승은 물론 세계 랭킹 1위까지 되찾으면서 자신을 되찾기 위한 3년 반 가까운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1년 전 같은 대회에서 무려 923일 만에 우승을 거뒀던 터. 그는 1년이 더 흐른 뒤 같은 코스에서 통산 77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황제’의 자리를 되찾았다. 환골탈태한 듯 뛰어난 경기력으로 제2의 전성기까지 활짝 열어젖혔다. 우즈는 2009년 11월 불륜 스캔들이 시작된 뒤 이혼과 잇단 부상 등으로 명예와 돈, 사랑을 모두 잃어버렸다. 사실상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진단까지 내려졌지만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신념으로 이날 다시 황제의 대관식을 베풀었다. 세계 1위 재등극의 요인은 ‘인내와 사랑’으로 압축된다. 우즈는 3년 반 동안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다. 뼈를 깎는 시간이었다. 스캔들로 정신이 망가지자 몸도 망가졌다. 한번 상한 몸은 부상에서 회복한 듯하다가도 대회만 나가면 문제를 일으켰다. 2011년 하반기 우즈는 “완벽하게 회복됐다”고 선언했지만 사실 그는 ‘부상병동’이었다. 당시 그는 왼쪽 아킬레스건 때문에 주저앉았다. 지난해 3월 캐딜락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4라운드 12번홀에서 왼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원래의 몸과 기량을 되찾기 위해 우즈는 남보다 훨씬 많은 피와 땀을 흘렸다. 핵심은 예전처럼 파워나 비거리 대신 자신의 몸에 맞는 스윙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맞는 코치도 물색했다. 2010년 만난 숀 폴리와 스윙의 재건에 나섰다. 그립과 백스윙에서 체중 이동까지 대부분의 스윙을 뜯어고쳤다. 지난해 5월 인터뷰에서 그는 “폴리와 함께 스윙 자세를 바로잡았다. 특히 셋업 자세와 테이크 어웨이를 바로잡기 위해 수천번의 연습을 반복했다”며 피눈물 나는 훈련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일인자’를 향한 강한 집념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초등학교 때 인종차별 때문에 말더듬이가 됐던 그는 당시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극복하면서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키워 왔다. 스캔들과 슬럼프 이후에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건 뭐든지 배우고 받아들였다. 2주 전 캐딜락챔피언십 우승 당시 스티브 스트리커의 퍼팅 조언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도 예전엔 없던 일이다. 무엇보다 우즈의 세계 1위 복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새 여자 친구 린지 본(미국)이었다. 추잡한 성추문과 이혼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이어 줄줄이 후원사마저 잃고 세인들의 온갖 비난에 시달리던 그에게 본은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넘버 1!!!!!!!!!!!!!”이라며 우즈의 세계 랭킹 1위 탈환을 조용히 축하했다. 이제 우즈에게 남은 건 5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다. 그는 “4월이 기대된다”며 열흘 남짓 뒤인 4월 첫째 주말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겨냥하고 있다. 2008년 US오픈을 끝으로 메이저 정상에 서지 못했던 우즈는 마스터스에서도 2005년 네 번째 우승 이후 우승하지 못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종로, 빗물침투 보도블록 채택

    종로, 빗물침투 보도블록 채택

    종로구는 앞으로 모든 보도블록 공사에 빗물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침투해 지하생태를 유지하는 친환경 방식을 채택한다고 25일 밝혔다. 기존 보도블록은 석재판을 붙이는 습식 시공법을 이용해 바닥이 기초콘크리트와 석재판으로 이뤄졌다. 이 방식은 하자 발생률이 낮은 장점이 있지만 빗물이 바닥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었다. 이에 따라 구는 석재판 깔기 건식 시공법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 보행자의 하중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하부를 충분히 다지고 화강판석 두께를 일반 붙임 기법보다 두세 배 두껍게 구성해 파손을 방지하도록 했다. 이 방식은 굴착공사를 할 때 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은 다소 많이 들지만 장기적인 관리비용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는 보도블록 디자인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단순하고 획일적인 모양이 아닌 전통 한옥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마루 형식의 디자인을 채택해 종로가 가진 전통문화를 최대한 구현하도록 했다. 구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좁은 보도 폭을 확장하고 불법·위험 돌출물을 자진 철거하도록 유도했다. 아울러 5월에 마무리하는 자하문로 보행환경 개선공사는 종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맹·농학교 학부모의 의견을 참고하고 점자블록 등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을 다수 확충토록 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길게 수목을 심었던 화단의 경우 보행량이 많거나 버스정류장이 있어 폭이 좁은 곳은 취소해 예산을 절감했다. 가로수 보호덮개 대신 잔디를 심어 친환경 녹지확보와 보행 편의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식도 도입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보도블록을 우리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자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바꿔 보자는 생각으로 친환경 기법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개신교 “차별금지법, 양심·종교의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소지”

    개신교 “차별금지법, 양심·종교의 자유·행복추구권 침해 소지”

    최근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대표발의한 이른바 ‘차별금지법’을 놓고 개신교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의 절차와 내용, 법적 문제를 들어 법안 폐기 운동에 나서는 한편 발의한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선언하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안’은 지난해 11월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과 지난 2월 12일과 20일 김한길, 최원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 등 모두 3건이다. 이 법안들은 대부분 모든 생활 영역에서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 지역, 용모 등의 신체 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동성애), 성정체성, 학력, 고용 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신교계는 이에 대해 법안들이 국민의 보편적인 정서를 반영하지 않은 데다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특히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제19조), 종교의 자유(제20조), 행복추구권(제10조)의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 교계 동성애·동성혼 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교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법안 반대 운동을 추진키로 결정한 데 이어 18일 종교편향기독교대책위원회(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또 20일 에스더기도운동을 비롯한 개신교계가 주축인 ‘차별금지법 반대 범국민연대’는 차별금지법 반대 국민 대회와 1000만명 국민 서명 운동 발대식을 가졌다. 이 가운데 대책위는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 등 개신교 5개 단체와 주요 교단 총회가 모두 참여해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을 범 개신교계로 확산시킬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로 개신교계는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의원들을 상대로 항의 전화를 거는 것을 비롯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발의한 국회의원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개신교계가 차별금지법안에 반대하는 가장 큰 명분은 법안이 상정, 통과될 경우 교육 현장과 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교계를 비롯한 다른 종교계는 개신교의 주장과는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안 내용 중 타 종교의 교리 비판 금지 부분을 개신교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법안은 타 종교인을 향한 공격적인 전도와 선교가 발생할 경우 차별 행위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고 시정 권고를 받은 자가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국가인권위원회는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계종 기획실장 주경 스님은 이와 관련해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은 이미 한국이 국제법이나 유엔 권고를 준수하고 있는 것들이며 최근 의원들의 잇따른 차별금지법 발의는 그것을 국내법으로 규정하자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종교 편향과 그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차별 금지와 예방을 위한 법제화는 당연한 일이지만 법안 내용은 특정 종교가 역차별로 인식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담고 있는 만큼 상생과 공존에 바탕한 종교화합지원법 차원에서 조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東과 西의 문화가 싱가포르서 만났을 때

    東과 西의 문화가 싱가포르서 만났을 때

    말레이시아의 믈라카(말라카)·페낭은 동서양 중계무역의 동남아시아 주요 요충지였다. 오랜 세월 중국과 인도, 아랍(14세기)의 영향을 받았지만, 대항해 시대가 열린 15세기 말부터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영국의 영향을 받아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독특한 혼합 문화를 발전시켰다. 금보다 더 비쌌다는 후추 등 향신료의 산지로 더욱 각광을 받았다. 무역을 하는 중국·인도 등의 남성은 본국에 부인을 두고도 현지에서 말레이 여성과 혼인하고 후손을 낳았다. 말레이어로 ‘페라나칸’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인종과 문화가 싹텄다. 이 중 싱가포르에서는 페라나칸들이 많고 역사도 깊어 고유 문화로 자리 잡았다. 페라나칸은 다수가 중국계이고 아랍계와 인도계, 유럽계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5월 19일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특별전을 연다. 싱가포르 국립문화유산위원회와 아시아문명박물관 소장품 230점이 소개된다. 박성혜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페라나칸 혼합 문화를 통해 동남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면서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부로 구성된 특별전의 시작은 혼례다. 제1부는 ‘믈라카에서 온 신랑 신부’로 꾸민다. 12일간 열리는 페라나칸 혼례의 첫날 모습을 보여 주는 코너다. 용과 봉황을 수놓은 화려한 일산 아래 중국식 복장을 한 신랑과 모란과 나비 등을 수놓은 일산 아래 자수와 구슬 공예로 장식한 화려한 예복을 입은 신부가 관람객을 맞는다. 신랑 옷은 차분한 색깔이지만 신부 옷은 분홍색 비단에 화려하다. 다이아몬드와 구슬로 장식한 신부의 머리 장식이 화려하다. 제2부 ‘페라나칸의 혼례: 중국의 영향’에서는 혼례 침실을 소개한다. 혼례 침실은 페라나칸 공예미술을 보여 준다. 구슬 장식품들이 화려하고, 침실 좌우에 아이리시 카펫을 깔아 놓은 것도 특징이다. 제3부는 ‘뇨냐의 패션: 말레이의 영향’을 정리한다. 페라나칸 여성은 말레이 전통 옷인 사롱과 케바야를 입고, 케로상이라는 보석 장신구를 더한다. 부와 신분을 자랑하기 위해 금세공한 위에 진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여성용 벨트와 귀걸이, 페이즐무늬 브로치 등이 눈길을 끈다. 제4부 ‘서구화된 엘리트: 유럽의 영향’에서는 유럽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페라나칸의 모습을 살펴본다. 페라나칸은 영어를 배우고 서구식 복장을 했으며, 기독교로 개종하고 테니스나 크리켓 등을 즐겼다. 스스로를 영국 신민이라고 생각해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몹시 화를 냈다고 한다. 마지막 제5부는 ‘페라나칸 공예미술’을 위한 코너로, 여성들의 자수와 구슬 세공품, 신부용으로 따로 주문 제작한 도자기인 뇨냐 자기를 만난다. 뇨냐는 ‘여자’라는 뜻으로, 혼수품으로 중국 본토에서 거금을 주고 마련했다고 한다. 터키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채색 도자기들이다. 유럽에서 수입한 작은 구슬 100만개를 꿰어 만들었다는 식탁 깔개는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동을 생각하면 고개가 흔들린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포토다큐 줌인] 장애인 직업교육 현장을 찾아서

    [포토다큐 줌인] 장애인 직업교육 현장을 찾아서

    장애인은 뭔가를 ‘할 수 없는(disable)’사람이 아니다. 장애는 차별이 아니라 차이인 까닭에서다. 따라서 ‘도전받은(challenged)’사람이라는 용어가 곧잘 쓰이고 있다. ‘도전받았다’고 생각하면 극복을 위한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장애인들은 도전을 받으면 뛰어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린다. 그러나 차별과 편견의 벽은 아직 높기만 하다. 장애인들이 도전을 위해 직업재활과 관련된 특수교육을 받는 현장과 함께 일터를 찾았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는 직업교육을 받으려는 장애인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지난 1987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장애인 전용 공공 직업능력개발훈련기관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컴퓨터응용기계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마련한 ‘CAD(전산응용설계)전문가 양성과정’을 모집하고 있었다. 지원서를 낸 장애인들은 직무, 적성, 평가 등을 통해 선발되면 6개월간 자격 취득을 위한 훈련을 받는다. 이건식 원장은 “장애인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넓히는 것이 목표”라면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전공교육 및 직업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격을 딴 장애인들은 공모전 참가 및 기업 특별 채용에 응시하는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를 앓은 한정원(38)씨도 과정을 마쳤다. 3D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캐릭터디자인너인 한씨의 연봉은 3000만원을 웃돈다. 다른 직원들과 같은 대우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왕복 두 시간 거리를 출퇴근하기가 다소 고될 뿐, 일이 즐겁다는 한씨는 “전문가가 돼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 자리 잡은 빵공장 ‘파니스(Panis·생명의 양식, 천상의 빵이라는 뜻)’는 일반 직장에 취업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한 보호작업장이다. 10여명의 장애인들이 직업훈련 교사, 자원봉사자와 함께 다양한 빵과 과자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전문 기술이 필요한 일 이외에 빵을 오븐에 굽고 식히고 포장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에 장애인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는다. 물론 반죽을 마치면 저울에 달아 빵의 종류와 크기에 맞게 떼어내는 작업도 맡고 있다. 직업훈련교사인 김영현 사회복지사는 “제빵 기술과 함께 예절교육을 통한 사회생활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춘선 관장은 “장애인 근로자들의 가장 큰 장점은 책임감과 성실성”이라며 “많은 기업에서 장애인을 고용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장애인근로자는 조직원의 다양성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 “말을 할 수 없으면 묵묵히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고 눈이 안 보이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동등한 능력과 조건이라면 같은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장애인이 가진 단점에 대한 편견을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하고 싶어서다.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올바른 이해와 긍정적인 인식이 절실하다는 게 이들의 소망인 것이다. 글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미주통신] 뉴욕경찰 직권남용 항의시위 연일 격화

    [미주통신] 뉴욕경찰 직권남용 항의시위 연일 격화

    뉴욕경찰(NYPD)이 10대 소년을 총으로 사살한 사건에 항의하는 뉴욕 시민들의 시위가 연일 격화되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저녁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키매니 그레이(16)는 경찰에게 38 걸리버 권총을 겨누었다는 이유로 경찰관 두 명으로부터 사살되고 말았다. 현장에서 권총이 발견되기는 하였지만, 피살 당시 소년이 총을 겨누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나오는 등 경찰의 과잉 대응에 따른 논란이 가중되었다. 더욱 부검 결과 소년은 등에 3발을 포함하여 모두 7발의 총탄을 맞아 숨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의 직권 남용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되고 있다. 14일에도 200명 이상의 브루클린 거주 시민들이 차의 유리창을 파손하고 벽돌을 던지는 등 과격 시위를 벌여 50여 명이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시민들은 죽은 소년이 흑인이라서 인종차별로 희생되었다며 “NYPD는 KKK(과격 백인우월주의 단체 지칭)다. 오늘은 또 몇 명의 소년을 죽었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 나갔다. NYPD는 정당방위에 따른 행위였다는 입장이지만 연일 이어지는 과격 시위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욕데일리뉴스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장고: 분노의추적자’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장고: 분노의추적자’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2년 전, 치과 의사에서 현상금 사냥꾼으로 전향한 독일인 슐츠와 그에 의해 자유를 얻은 흑인 장고는 함께 악당 사냥에 나선다. 장고는 백인들이 강제로 헤어지게 한 아내와 재회하기를 원하는데 현재 그녀는 미시시피 대농장의 악랄한 지주 캔디의 손아귀에 잡혀 있다.  언제나 장르를 뒤틀어 온 퀜틴 타란티노의 신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사진·이하 ‘장고’)는 신선하지 않은 신선한 영화다. 예전에도 ‘장고’와 비슷한 영화는 있었다. 말을 탄 흑인 남자의 버디 영화라는 점에서 시드니 포이티어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벅 앤드 더 프리처’(1971)가 한 예다. 각각 남북전쟁 직전과 직후를 배경으로 한 두 작품의 주제는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흑인의 투쟁이다. 두 영화는 백인 사회의 선을 기본으로 하는 옛 웨스턴과 동떨어진 작품이며 두 영화에서 흑인 총잡이(둘 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가 연기한다)와 유별난 괴짜 동료는 흑인을 야만적으로 착취하는 백인과 싸운다. 하지만 ‘벅 앤드 더 프리처’가 미국 시민권 운동의 결과물처럼 보이는 반면 ‘장고’는 스파게티 웨스턴과 미국 서부극 영화 감독 샘 페킨파(1925~1984)의 영향 아래 놓인다.  영화의 제목을 가져온 오리지널 ‘장고’(1966)에 대해서는 장고로 분했던 프랑코 네로에게 한 줄 대사를 안겨 예의를 갖추는 것으로 영화적 관계를 정리한다. 그 밖에 독일인인 슐츠는 독일산 ‘카를 마이의 웨스턴’에 대한 농담 같은 인용이다. ‘장고’가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가져온 중요한 코드는 ‘분노’다. 분노란 게 성난 인물을 보여준다고 해서 그냥 우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타란티노가 모를 리 없다. 스파게티 웨스턴이 ‘계급과 빈부의 문제’에서 분노를 빚었다면 ‘장고’는 미국 내에 상존하는 인종 문제를 분노의 화구로 삼는다. 흑인의 인권 보장이 당연시되는 21세기에 흑인 노예의 열악한 삶을 보면서 피 끓는 감정을 분출하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타란티노의 연출력이다.  스파게티 웨스턴으로부터 야만성, 폭력성, 잔혹성, 낭만성을 빌려온 한편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하는 응집력은 페킨파의 웨스턴을 떠올리게 한다. 슐츠 역의 크리스토프 발츠가 페킨파의 1970년 작품 ‘케이블 호그의 노래’의 주연인 제이슨 로바즈와 빼닮은 모습으로 분장한 건 타란티노가 페킨파에게 바치는 오마주다. 더불어 ‘장고’ 후반부의 유혈극은 ‘와일드 번치’(1969)의 총격전을 실내로 옮겨 온 것에 다름아니다. 이성적으로는 도무지 설명될 수 없는, 피가 철철 흐르는 총격전의 엑스터시는 페킨파(그에게서 영향을 받은 홍콩 누아르)의 영혼이 아니고선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장면은 타란티노 특유의 대화에서 나온다. KKK단의 아둔함을 ‘눈이 네 개 있어도 앞을 못 보는’ 미시시피 주에 빗대 야유하는 장면이 초기의 수다 스타일을 대표한다면 남부 대저택의 식사 장면은 그것의 발전된 형태를 보여준다. 각 인물은 장황하고 거창한 대사들을 주고받는데 말과 말 사이에서 수없이 전개되는 ‘가식, 유머, 불안, 의심, 분개’의 겨루기는 거의 미학적인 수준에 다다랐다. 이전 영화에서 설득력을 위해 쓰이던 ‘대화의 기술’은 ‘장고’에 이르러 감정 흐름의 극적 표현을 위한 궁극의 예술 형태로 완성됐다. 21일 개봉.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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