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종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 연봉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 포니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661
  • [와우! 과학] DNA가 풀어준 고대 그리스 문명의 수수께끼

    [와우! 과학] DNA가 풀어준 고대 그리스 문명의 수수께끼

    서양 문명의 바탕을 이루는 그리스 문명은 크레타 섬에서 태동했다. 미노아 문명, 또는 미노스 문명으로 알려진 그리스 최초의 청동기 문명은 기원전 2600년 즈음부터 등장해 오랜 세월 번영을 누렸으나 기원전 1400년을 전후로 크게 쇠퇴해 결국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러나 그리스 본토에서 미노아 문명의 영향을 받은 미케네 문명이 등장해 고대 문명의 꽃을 피우게 된다. 비록 미케네 문명도 기원전 1100년 즈음 갑자기 붕괴하고 그리스 문명도 잠시 암흑기에 들어서지만, 이들의 유산이 서구 문명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의 기원은 서구 역사가들에게 매우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오랜 세월 미노아인의 기원은 미스터리였고 미케네인에 대해서는 북부 산지에서 남하한 아카이아인이라는 가설이 있었다. 즉, 그리스 문명의 기초를 이룬 민족과 다른 이민족이 그리스 본토에서 문명을 이룩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 최근 워싱턴 대학, 하버드 의대,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다국적 연구팀은 현대 터키 및 그리스인의 유전 정보와 미케네 및 미노아인의 유골 19구에서 발견한 DNA를 분석해서 고대 그리스 문명을 이룬 사람들의 기원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해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들이 조사한 DNA 정보를 종합하면 고대 그리스인의 유전 정보는 현대 그리스인과 유사하며 미노아인과 미케네인은 매우 유사했다. 다시 말해 이들은 같은 기원을 가진 민족이다. 그리고 이들의 그리스 북쪽이 아니라 동쪽에 살았던 고대 아나톨리아(터키)에서 살았던 신석기 농부의 후손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는 고대 미노아인과 미케네인, 그리고 그 후손인 현대 그리스인이 모두 유럽인의 3대 기원 지역 중 하나인 고대 북부 유라시아(Ancient North Eurasian)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모든 의문을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 중요한 논쟁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그것은 미케네인이 멀리서 온 이민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미노아인과 유전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비슷한 민족으로 같은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서 비슷한 문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현대 그리스인이 미케네인이나 미노아인과 인종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이들의 후손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가장 간단하고 가능성 높은 가설인데 오히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셈이다. 물론 고대 그리스 문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이번에 밝혀진 내용은 중대한 논쟁을 해결했지만, 이들 문명이 왜 붕괴되었는지, 그리고 미케네 문명의 건설에 미노아인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 남겨진 질문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제 과학자와 고고학자들은 고대인의 DNA 분석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서 과거 해결할 수 없었던 미스터리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이 역사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독일의 피렌체’라고도 불리는 드레스덴 도심은 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드레스덴의 독일 위생박물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아시아와 유럽 박물관 협의체인 아세무스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약간은 생소한 ‘위생’이라는 이름의 박물관이지만, ‘인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수준 높은 과학박물관 같은 인상이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체로 관람 온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또는 즐겁게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하는 모습으로 박물관은 활기가 넘쳤다.널찍하고 쾌적한 공간에 펼쳐진 상설 전시의 주제는 ‘인간 모험’. 하나의 세포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죽음, 식생활, 성별, 인간의 뇌와 사고 능력, 동작과 움직임 등에 관한 전시를 보여 주고 있다. 오감을 주제로 한 어린이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박물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전시실은 ‘유리 인간’으로, 박물관의 역사를 보여 준다. 위생박물관은 1911년 질병 예방과 건강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시실의 중앙에는 ‘유리 인간’, 즉 뼈의 골격, 핏줄, 배 속의 장기 등 인체 내부가 투명하게 보이는 인간 모형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다. 1930년 설치된 ‘유리 인간’은 당시 의학의 진보와 더불어 질병 퇴치의 낙관론을 보여 주었던 박물관의 상징물이다. 박물관의 역사를 관람하던 중 뜻밖의 내용을 발견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이 박물관이 나치 이데올로기에 봉사했다는 것이다. 우생학은 나치 인종차별 이데올로기의 핵심이었고, 이 기간에 박물관은 무조건 나치 우생학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이고도 담담하게 적시하고 있었다. 박물관 내부의 토론을 거쳐 어두운 역사이지만 전시하기로 했다는 것이 박물관 교육부장 루프레히트 박사의 설명이었다. 2006년에는 나치 인종 정책의 잔혹성을 보여 주는 ‘치명적 의학: 지배자 민족의 탄생’이라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특별전은 ‘유리 인간’ 전시로 시작, 인종 차별의 기초가 된 사이비과학, 아리아 인종의 순수성을 달성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우생학 프로그램, 강제적인 불임 조치와 결국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홀로코스트로 치닫는 나치 건강 정책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 특별전은 실은 미국 홀로코스트박물관에서 기획한 전시다. 애초에 이 전시의 해외 순회전을 망설이던 홀로코스트박물관 측은 “위생박물관은 여기서 학살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의 범죄 기관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끔 도왔다”는 클라우스 포겔 관장의 유치 의지, 그리고 당시 ‘신나치당’으로 불리는 극우 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NPD)의 급부상이라는 우려되는 정치적 상황에서 해외 첫 순회 전시를 결정했다고 한다. 독일 위생박물관은 이 같은 반성을 통해 나치 부역 박물관이라는 오명을 넘어서 현재는 ‘인간’에 관한 박물관이자 과학, 문화와 사회에 관한 열려 있는 토론의 장을 표명하면서 독일에서 가장 혁신적인 활동을 하는 박물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 연구를 위해 교토의 한 대학에 1년 반 동안 머물면서 둘러봤던 일본의 박물관에서 일본이 행한 전쟁과 가해의 역사에 관한 국립박물관 전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일본 히로시마평화기념관에서는 핵무기가 초래한 참상과 평화의 중요성에 관해 절절하게 전시하고 있지만, 한편 원자폭탄 투하라는 비극을 초래한 원인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다. 피해의 역사보다 가해의 역사를 전시하는 것은 더 어렵고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 개교 381년 만에 하버드대 신입생 ‘소수인종 > 백인’

    개교 381년 만에 하버드대 신입생 ‘소수인종 > 백인’

    미국 명문사학 하버드대(로고) 신입생 중 소수인종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1636년 개교한 이래 381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3일(현지시간)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올해 가을 학기 하버드대에 입학하는 학생 2056명 중 흑인·히스패닉·아시안 등 소수인종 비율은 50.8%로 집계됐다. 지난해(47.3%)보다 3.5%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백인 비율은 52.7%에서 49.2%로 낮아졌다.●아시안은 작년보다 0.4%P 감소 소수인종 비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흑인 비율이 지난해 11.4%에서 올해 14.5%로 비교적 큰 폭으로 높아졌고, 아시안은 지난해보다 0.4% 포인트 감소한 22.2%였다. 라틴계는 11.6%로 집계됐다. 이 밖에 아메리칸 인디언(1.9%), 하와이 원주민(0.5%)도 있었다. 그동안 대통령, 최고경영자(CEO) 등 수많은 미 지도층을 배출해 온 하버드대에서 백인 비율이 절반을 밑돈 것은 일종의 ‘이정표’ 같은 사건이라고 보스턴글로브는 평가했다. 이처럼 하버드대에서 소수인종이 과반을 넘은 것은 ‘소수인종 우대정책’의 힘이 크다. 하버드대는 미국 내에서도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으로 꼽힌다. “리더가 되기 위해 학생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협동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레이첼 데인 하버드대 대변인은 보스턴글로브에 말했다. ●美 법무부 “백인 역차별” 소송 검토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에서 대학가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축소·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하버드대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일 미 법무부가 ‘백인 역차별’을 이유로 들어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운용하는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와 소송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 대학들이 흑인이나 히스패닉계에 가산점을 부여해, 백인은 물론 일부 아시안도 역차별을 당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9년 백인인 애비게일 피셔는 텍사스대에 낙방하자 ‘백인이라 역차별을 당했다’며 대학들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무시했다는 내용의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미 법무부 대변인은 2일 아시아계 그룹이 2015년 하버드대 입학 과정에서 차별받았다며 제기한 고소 건도 법무부 내 별도 인력을 채용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소수인종 우대정책 조사 방침에 대해 앤서니 카네발레 조지타운대 교육노동센터장은 “대학들은 신입생을 뽑을 때 인종을 고려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겠지만 법무부 조사로 인해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한지민 먹방, ‘나혼자산다’ 털털 반전 매력..떡볶이 먹방

    한지민 먹방, ‘나혼자산다’ 털털 반전 매력..떡볶이 먹방

    ‘나 혼자 산다’ 한지민이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집을 습격한다. 4일 밤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216회에서는 슈퍼스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집을 방문한 절친 한지민의 털털한 모습이 공개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한혜연은 한지민을 위해 건강한 도라지 정과와 신선한 수박 주스를 공수하는 등 분주하게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고, 초인종이 울리자마자 “아우 이쁘다! 우리 베이비!”라고 말하며 현관으로 달려나가는 정성을 보였다고 전해져 과연 한지민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 공개된 사진에는 한혜연의 집을 습격한 한지민이 윌슨과 다정하게 얼굴을 맞대고 셀카를 찍는 모습과 한혜연의 등에 찰싹 붙어 애교 공세를 펼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천사가 강림한 듯 눈부신 그녀는 절친 한혜연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윌슨을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지민은 한혜연이 준비한 떡볶이를 보고 양이 적다고 투덜거리더니 오물오물 떡볶이를 흡입하며 ‘떡볶이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고, 떡볶이 먹방을 마친 뒤에는 쉬지 않고 바로 과자 봉지를 뜯어 한혜연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나 혼자 산다’에 강림한 천사 한지민의 털털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떡볶이 먹방과 절친을 맞이하는 한혜연의 분주한 일상은 오늘(4일) 밤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나 혼자 산다’ 한혜연, 집 방문한 한지민에 “예쁘다 우리 베이비”

    ‘나 혼자 산다’ 한혜연, 집 방문한 한지민에 “예쁘다 우리 베이비”

    ‘나 혼자 산다’ 한지민이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집을 습격한 모습이 포착됐다. 4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집을 방문한 절친 한지민의 털털한 모습이 공개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한혜연은 한지민을 위해 건강한 도라지 정과와 신선한 수박 주스를 공수하는 등 분주하게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고, 초인종이 울리자마자 “아우 이쁘다! 우리 베이비!”라고 말하며 현관으로 달려나가는 정성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공개된 사진에는 한혜연의 집을 습격한 한지민이 윌슨과 다정하게 얼굴을 맞대고 셀카를 찍는 모습과 애교 공세를 펼치는 모습이 담겨있다. 천사가 강림한 듯 눈부신 그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윌슨을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지민은 한혜연이 준비한 떡볶이를 보고 양이 적다고 투덜거리더니 오물오물 떡볶이를 흡입하며 ‘떡볶이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고, 떡볶이 먹방을 마친 뒤에는 쉬지 않고 바로 과자 봉지를 뜯어 한혜연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한편,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이날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나 혼자 산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읽고 듣고 생각하고… 마포 청소년, 세계를 말하다

    전 세계 인종·민족 등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는 토론 중심의 강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서울 마포구는 여름방학을 맞아 오는 14~18일 ‘세계시민, 나야 나’ 프로그램을 개설한다고 3일 밝혔다. 청소년들이 세계를 무대로 상호 간 경계를 허물고 교류하는 세계시민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목적이다. 강의마다 환경·다문화·장애·평화 등의 주제와 함께 토론에 필요한 선정도서가 공지된다. 참가자가 미리 도서를 읽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연은 비영리단체인 ‘보니따’의 공동대표 공윤희씨가 맡았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던 공 대표는 유네스코 방콕에서 국제교육개발협력 연구 프로젝트 진행한 경력이 있으며, 대학원에서 국제학을 전공하고 세계시민교육 교수법 연구 및 도서 발간 등을 하고 있다. 강의 장소는 독막로 165 서강동주민센터에 위치한 마포구립 서강도서관 3층 세미나실이다. 강의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 주민은 서강도서관으로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이 빈곤, 인권, 불평등, 문화적 다양성, 평화적 갈등 해결 등 다양한 가치와 시각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노르웨이를 후끈 달군 한 장의 사진...자세히 보니 부르카 착용한 여성 아냐

    노르웨이를 후끈 달군 한 장의 사진...자세히 보니 부르카 착용한 여성 아냐

    텅 빈 버스 내부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를 후끈 달구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사건은 노르웨이의 반(反)이민자 단체 ‘조국 우선주의(Fatherland First)’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에서 비롯됐다. 문제의 이 사진은 비어 있는 버스 좌석을 찍은 것인데, 언뜻 보면 어두운색 ‘부르카’(얼굴까지 가리는 이슬람권 여성 복식)를 착용한 사람들이 좌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노르웨이를 사랑하고 조상들이 투쟁해온 것을 감사히 여기는’ 이 단체의 1만 3000명 회원 중 일부가 이 사진에 줄줄이 악성 댓글을 단 것이다. 이 단체 회원들은 실재하지도 않는 ‘부르카 버스 승객’을 두고 “(부르카) 안에 폭탄이나 무기를 숨기고 있을까 무섭다”,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른다”, “이슬람은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항상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정작 이 사진을 게시한 요한 슬라타비크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며, 장난을 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민자에 대한 타당한 비판과 맹목적인 인종차별의 차이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행정] 더 좋아진 복지관, 더 커진 어르신 행복

    [현장 행정] 더 좋아진 복지관, 더 커진 어르신 행복

    “준공일까지 최선을 다해 꼼꼼히 보완해 보세요.”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은 2일 이화동에 있는 구립 노인여가복지시설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오는 25일 증축 준공식을 앞두고 최종 점검 작업을 벌이기 위해서다. 복지관은 기존 연면적 약 2975㎡(약 902평),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2007년 문을 열었다. 회원수가 3314명에서 2015년 871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자 증축을 추진했다. 복지관 옆 제설장비를 보관하던 창고를 헐고 연면적 1820㎡(약 552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공간을 추가 건립한 것이다. 복지관 전체 크기도 연면적 4795㎡(약 1453평)로 커지면서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구립 노인여가복지시설로 거듭나게 됐다. 김 구청장은 건축사 출신답게 문 방향, 창문 높이, 공연장 조명 위치, 소방 구조대 동선, 문턱 마감 등 설비 디테일을 일일이 지적했다. 벤치, 목욕탕 등 모서리 부분에 어르신들이 혹여 다치는 일이 없도록 마모 작업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존 복지관은 1층 경로식당, 밴드 연습실, 2층 건강증진실, 3층 체력단련실, 4층 컴퓨터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증축사업을 하면서 목욕탕과 찜질방, 공연장, 쿠킹룸 등을 신설했다. 솜씨 있는 어르신들이 고추장 등 각종 장을 담가서 수익 사업도 할 예정이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요리 솜씨를 전수하는 쿠킹 클래스도 구상 중이다. 목욕탕의 경우 회원은 3000원, 차상위계층은 50% 할인된 1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오찬을 제공하는 경로식당도 기존 96석에서 144석으로 늘렸다. 식대는 인당 3000원이다. 60세 이상 종로구민이면 누구나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이 노인 복지에 힘을 쏟는 것은 지역의 노인 인구 비욜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종로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기준 16.1%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3위다. 구는 이 밖에도 2009년부터 어르신들에게 무료 안마를 해 주는 ‘효사랑 안마서비스’를, 2010년부터는 종로구치매지원센터를 열고 치매예방 인지건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6월부터는 구의 각종 어르신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도 시작했다. 김 구청장은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만큼 어르신들의 즐거운 노후생활을 위한 행정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다양한 복지서비스로 효도특별구 종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ISA 비과세 한도 최대 2배 늘고 중도인출 허용

    파생상품 양도소득세율 10%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가 내년부터 최대 2배 늘어나고 중도인출도 허용된다. 지난해 3월 도입된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꺼번에 넣어 운용하는 이른바 ‘만능통장’이었으나,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제대로 끌지 못했다. 2일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ISA 일반형 비과세 혜택은 현행 200만원에서 300만원, 서민형(가입자 총소득 5000만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과 농어민은 200만~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각각 확대된다. 또 중도인출을 자유롭게 허용해 의무가입 기간 돈을 빼도 감면 세액을 추징하지 않는다. 농어민은 의무가입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완화된다. 서민 자산 증식을 돕자는 취지로 도입된 ISA는 출시 2개월 만에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몰이를 했으나, 수익률과 세제혜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급속도로 인기가 식었다.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6월 말 기준 223만 7242명에 그쳤다. 출시 첫해 800만명이 가입할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기대를 크게 빗나갔다. 파생상품 과세체계도 변경됐다. 주식과의 과세 형평을 맞추고자 파생상품의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5%에서 10%로 인상한다. 또 국내와 국외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손익을 합산해 이익이 날 경우에만 세금을 물린다. 지금은 국내외 상품 손익을 구분해 계산하고 있어 합산 시 손실이 난 경우에도 과세하였다. 해외주식형펀드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과 고위험·고수익 투자신탁의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은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된다. 상장사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세율은 현행 20%인데, 내년부터는 과세표준 3억원 초과분부터 25%로 늘어난다. 대주주 범위는 오는 2020년부터 지분율 1% 또는 종목별 보유액 10억원 이상으로 이미 확대했는데, 2021년에는 종목별 보유액 3억원 이상으로 낮춰 그 범위를 한층 강화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 기준금액은 10억원 초과에서 5억원 초과로 낮아진다. 국세청이 더 많은 해외금융계좌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펀드로 해외투자를 하고 이자·배당을 받을 때 외국 납부세액에 대한 환급 한도도 14%에서 10%로 줄어든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2017 세법 개정안] 최고세율 소득세 42%·법인세 25%로 인상…‘부자증세’ 본격화

    [2017 세법 개정안] 최고세율 소득세 42%·법인세 25%로 인상…‘부자증세’ 본격화

    내년부터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이 42%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오른다. 현행보다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높아진다.문재인 정부가 2일 이와 같은 내용의 ‘2017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초고소득자와 대기업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한다는 ‘부자 증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소득세 최고세율 42%는 1995년(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오른 것은 이명박 정부 당시 ‘낙수 효과’를 기대하며 세율을 내린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소득세·법인세 명목 최고세율 인상에 더해 대주주 주식 양도차익 과세 강화,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 단계적 축소, 각종 대기업 세액공제 축소 등도 추진된다. 정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세제 혜택은 대폭 강화된다.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시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서민·중산층 지원을 위해 일하는 저소득 가구에 주는 근로장려금 지급액을 최대 250만원으로 확대하고, 월세 세액공제율 12%로 인상한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은 오는 22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8월 말 차관·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1일 정기국회에 넘겨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세입기반 확충이라는 큰 틀 아래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소득재분배 및 과세형평 제고를 위해 과표 5억원 초과구간에 적용되는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을 40%에서 42%로 2%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3억∼5억원 구간을 신설해 40%의 세율을 부과한다. 이번 소득세율 인상으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인원은 9만 3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현행 20%인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세율은 과표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는 2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대주주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상속·증여세 납세 의무자가 자진해서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7%를 공제해주는 ‘상속·증여 신고세액공제’는 내년 5%, 2019년 3%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세입 기반 확충 차원에서 법인세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돼 기존 22%에서 3%포인트 높아진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2016년 신고기준 129개 대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대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축소, 설비 투자세액공제 축소, 대기업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2019년 50%로 하향 조정 등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대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같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로 확보한 재원을 취약계층과 영세기업 지원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세제를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차원에서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투자가 없더라도 고용증가 때 중소기업은 1인당 연간 700만∼1000만원, 중견기업은 500만∼700만원, 대기업은 300만원을 공제하기로 했다. 고용을 증가시킨 중기가 인원을 유지할 경우 사회보험료의 50∼100%를 세액공제하는 방안의 적용기한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다.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중소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액을 1인당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일몰을 1년 연장한다. 중기 취업자에 대해 소득세를 70% 감면해주는 방안도 적용기간을 취업 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임금을 증가시킨 중기의 세액공제율은 10%에서 20%로 상향조정한다. 박근혜 정부 때 설계된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일몰 종료시킨 뒤 기업 사내유보금을 투자와 임금 증가, 상생협력에 더 많이 쓰도록 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를 신설해 대체하기로 했다. 새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방향에 맞춰 내년부터 창업기업이 전년보다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하면 고용증가율의 절반만큼 50% 한도로 소득·법인세를 추가로 감면해주고,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사내벤처도 창업기업 대상에 포함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득재분배를 개선하고 서민·중산층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올해 세법개정안에 대거 담겼다. 근로장려금 지급액을 10% 인상해 단독가구는 최대 85만원, 홑벌이가구는 200만원, 맞벌이 가구는 2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월세지급액의 12%를 75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현재 세액공제율은 10%다. 내년부터 0∼5세에 대해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되지만 기본공제(150만원), 자녀장려금(총급여 4000만원 이하 가구에 자녀 1인당 최대 50만원), 출산·입양세액공제(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70만원) 등 기존 지원제도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서민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이자소득 비과세 한도를 서민형·농어민은 500만원, 일반형은 300만원으로 확대한다.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위해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30%에서 40%로 인상하고, 내년 7월부터 근로자의 도서구입비·공연비 지출에 대한 공제율도 15%에서 30%로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이 원안 그대로 통과되고 제도가 안정화되면 연간 5조 5000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소득자와 대기업은 연간 6조 2700억원가량 세부담이 늘지만,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은 8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 1000편 주인공 7000명의 대사를 분석해보니(연구)

    영화 1000편 주인공 7000명의 대사를 분석해보니(연구)

    영화 약 1000편 속의 주인공 캐릭터들의 대화 내용을 분석한 연구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LA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미국 USC 비터비 공과대학 연구진이 인터넷 영화 대본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IMSDb’와 ‘데일리 스크립트’에 올라온 영화 약 1000편 속 배역 7000개와 이들이 주고 받은 대화 문장 5만 3000여 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자 배역이 여자 배역에 비해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00편의 영화 속 남자 배역은 4900여 개, 여자 배역은 2000여 개였다. 대사의 분량도 남자 배역이 훨씬 많았다. 문장으로 이뤄진 남자 배역의 대사는 3만 7000개 정도였던 것에 반해, 여자 배역의 대사는 1만 5000개에 불과했다.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도 남자의 비중이 높았다. 시나리오 작가 분야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7배, 감독 분야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12배, 프로듀서 분야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가 더 ‘강세’인 분야도 있다. 캐스팅 분야에서는 여자 프로듀서가 남자 프로듀서보다 약 3배 더 많았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남자 배역이 여자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유독 공포영화 장르에서는 여자 배역의 역할 비중이 더 높았다. 여자 배역의 나이는 남자 배역에 비해 평균 5세 더 어렸으며, 여자 배역은 가족의 가치와 긍정적인 단어로 이뤄진 대사를, 남자 배역은 죽음과 악담, 저주 등과 관련한 단어로 이뤄진 대사를 더 많이 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라틴계 배역은 다른 인종에 비해 성(性)과 연관된 대사를, 아프리카계 미국인 배역은 욕설이 섞인 대사가 더 많았다. 이번 연구는 USC 비터비 공과대학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텍스트 분석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스리 나라이난 박사는 “프로그래밍된 언어 분석 시스템은 누군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말했는지, 얼마나 많이 말했는지, 누구에게 말했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분석을 통해 사람들에게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독] 강제이주 80년 세월 흘러도… ‘카레이스키’ 통한의 삶 계속된다

    [단독] 강제이주 80년 세월 흘러도… ‘카레이스키’ 통한의 삶 계속된다

    올해는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맞는 해다. 흔히 카레이스키라고 불리는 고려인은 1860년대부터 러시아 연해주지역에 정착해 살아온 우리 민족이다. 그들은 기근과 망국으로 조국을 떠났어도 두만강 건너 지척에서 민족공동체를 영위하며 살았다. 1937년 8월 21일 이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일제와 첨예하게 대립해 온 소련이 고려인에게 일제의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원동(遠東·극동)을 떠나라”는 추방령을 내린 것이다. 설사 고려인 사회에 소수의 간첩이 있었다 한들 주민 모두를 적성(敵性)민족으로 몰아 일시에 추방한 것은 가혹한 민족탄압이었다. 그전까지 조국과 인접해 살며 이산의 한을 달래던 고려인들은 강제이주로 말미암아 20세기 디아스포라로 전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전전하는 유랑민 신세가 되었다.●지울 수 없는 상처 안고 살아가는 그들 강제이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고려인이 희생되었는지는 아직도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숙청, 기근, 질병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9500명에서 2만 5000명에 이른다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고려인 강제이주는 해외 한인이 겪은 아픔 가운데 가장 큰 상처이자 결코 지울 수 없는 통한의 역사다. 그러나 강제이주가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정주(定住)로 이어짐으로써 한민족의 생활권역을 획기적으로 넓힌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강제이주에 앞서 스탈린 정권은 고려인 지도층 2500명을 체포해 고려인 사회를 미증유의 집단적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그 공포가 절정에 달했을 때 강제이주를 강행했다. 투옥된 사람들은 “일제의 사주를 받아 연해주를 소련에서 떼어내려는 폭동을 음모했다”는 날조된 혐의로 대부분 처형되었다. 그들이 간첩이라고 증명된 경우는 거의 없다. 스탈린 정권은 간첩을 처형한 게 아니라 고려인의 민족적 저항을 제거한 것이었다.●소련의 잔인한 대국주의 정책이 낳은 슬픔 강제이주는 전 과정이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고려인들은 2~3일 전, 또는 1주일 전에 겨우 이동준비를 연락받았다. 최종 행선지가 통보되지 않아 다만 멀리 떠난다는 것과 출발 일자밖에 알지 못했다. 당국은 단 1명의 이탈도 허용치 않았다.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퇴원시켜서, 복무 중인 군인은 제대시켜서 열차에 오르게 했다. 이주민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창문 없는 컴컴한 화물열차에 갇혀 지냈다. 먼 길에 지쳐 모두가 앓았다. 질병에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중도에 많이 숨졌다. 열차가 서면 이름도 모르는 철길 근처에 시신을 서둘러 묻으며 통곡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기차여행 3~4주 만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초원과 바람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였다. 1937년 10월 말까지 이송이 완료된 고려인 수는 총 3만 6442가구 17만 1781명. 그중 9만 5256명이 카자흐스탄에, 7만 6525명이 우즈베키스탄에 각각 짐을 풀었다. 그 후 수송된 4700여명을 포함하면 강제이주된 고려인 수는 총 18만명에 이른다. 원동지역에는 더이상 고려인이 남아 있지 않았다. 고려인이 살던 444개 마을은 폐쇄되어 지도에서 영영 사라졌다. 강제이주는 1860년대 이래 고려인이 원동에서 온갖 역경을 딛고 쌓아 올린 모든 성과에 대한 전면적인 파괴행위이자 인종청소였다. 공산제국 소련의 안보와 국가이익 앞에 소수민족 고려인 사회는 철저히 망가졌다.●피맺힌 恨 가슴에 묻은 채 침묵의 삶 강제이주의 비극은 소련의 잔인한 대국주의 정책이 낳은 결과다. 하지만 주된 원인은 일·소의 적대적 대립에서 비롯되었다. 러·일전쟁 후 조선을 강점한 일제는 고려인까지 천황의 신민으로 간주해 부당한 간섭을 일삼았다. 일제는 정탐 활동에 고려인을 이용함으로써 소련의 고려인 불신과 안보불안을 부추겼다. 1937년 6월 아무르 강에서 관동군이 소련 군함을 격침시킨 데 이어 7월에는 루거우차오 사건을 계기로 중·일 전쟁이 발발했다. 우수리 지방에서 일·소 간 군사충돌이 빈발하자 고려인에 대한 스탈린의 적대적 경계심은 더욱 커갔다. 급기야 스탈린은 고려인을 일본 간첩으로 몰아 강제이주라는 전대미문의 폭거를 자행했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인 강제이주의 비극은 일본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일·소 대립의 틈바귀에서 찢기고 짓밟힌 것이 나라 없는 백성 고려인이었다. 강제이주로 70년 정든 땅에서 쫓겨난 고려인들은 소련이 개혁·개방될 때까지 그 피맺히고 억울한 사연을 어디에도 호소하지 못하고 가슴속 깊이 묻은 채 침묵의 삶을 살았다. 소련공산당이 “강제이주가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범죄행위였다”고 시인한 것은 반세기가 지난 1989년이다. 그 후 러시아 정부는 “강제이주는 폭력적인 집단학살이었다”고 그 죄과를 분명히 하며 고려인에게 원래 거주지인 연해주로 귀환할 권리를 인정했다. 고려인들은 수십년간 그들을 짓눌렀던 적성민족의 불명예에서 벗어나 비로소 고향인 원동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낯선 땅에서 80년… 93%는 귀향하지 않았다 강제이주 당시 18만명이었던 고려인 인구는 지금 45만명(사할린 고려인 제외)으로 늘어나, 유라시아 대륙 곳곳에 똬리를 틀고 살고 있다. 세대마다 이주를 거듭해 온 ‘유랑민’ 고려인은 유라시아 대륙의 대표적인 분산민족이다. 대륙의 어디든 고려인이 없는 곳이 없지만 그렇다고 민족자치를 거론할 만큼 다수파로 밀집해 사는 곳도 없다. 고려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일대다. 이곳의 고려인 수는 약 13만명에 달한다. 한반도와 가까운 원동지구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연해주의 1만 8800명을 비롯해 모두 3만 2000명(2010년 러시아 인구센서스)에 불과하다. 유라시아 고려인 45만명 중 겨우 7%만 원동으로 귀환해 살고 있다. 나머지 93%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타향살이’다. 지금은 하산군으로 이름이 바뀐 남우수리 지방은 고려인의 발원지다. 3년 전 그곳에서 필자가 확인한 고려인 귀환자는 단 2가구였다. 강제이주 전 고려인 수만명이 밀집해 살던 곳이 지금은 고려인이라곤 발견하기조차 힘든 낯선 땅이 돼버렸다. 이곳의 중·러 국경지대는 경비가 삼엄하다. 출입통제구역이어서 사전 신고 없이는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고향을 찾은 고려인도 마찬가지였다. 8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어도 강제이주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김호준 역사저널리스트
  •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는 왜 나치 전범을 다르게 볼까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는 왜 나치 전범을 다르게 볼까

    악의 해부/조엘 딤스데일 지음/박경선 옮김/에이도스/324쪽/1만 7000원 유대인 600만명과 비전투원 수백만명, 집시 20만명, 정신질환자 및 장애아동 7만명….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이다. 인류 최악의 전쟁범죄라는 홀로코스트 주모자들은 태생이 악마 같은 사이코패스였을까, 주변 환경에 이끌린 또 다른 사회적 피해자였을까.뉘른베르크 재판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나치 전범들을 처벌하기 위해 열린 재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재판에 앞서 연합군 측이 나치 전범들의 심리연구차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를 뉘른베르크에 파견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군 측은 이들이 전범들을 ‘악마 같은 사이코패스’로 결론짓기를 바랐고 일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UC샌디에이고 정신의학과 석좌교수인 저자가 나치 전범들의 심리분석 기록을 분석한 이 책에 따르면 연합군 측과 일반 인식은 빗나갔다. 뉘른베르크에 파견된 미국 심리학자 구스타브 길버트와 정신과 의사 더글러스 켈리는 전범 22명의 심리 파악을 위해 각종 심리검사와 대면조사, 감방 속 심리 관찰을 진행하며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저자는 그중 유형이 다른 4명의 심리 분석에 집중해 ‘악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다. 나치 정권의 2인자이자 제국원수였던 헤르만 괴링, 루돌프 헤스 부총통, 독일노동전선 수장 로베르트 레이, 극렬한 인종혐오주의자이며 유대인 혐오잡지 ‘데어 슈튀르머’(돌격대) 편집자 율리우스 스트라이허. 이들에 대해 심리 파악을 진행한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는 흥미롭게도 상반된 해석을 내린다. 정신과 의사였던 켈리는 사회적 환경이 이들을 악마로 만들었다고 결론지은 반면, 심리학자 길버트는 전범들이 원래 평범한 사람과 다른 사이코패스였음을 역설한다. 책은 ‘악의 실체’와 관련해 그 둘 중 한쪽에 무게를 싣지 않는다. 인간 본성을 둘러싼 성악설·성선설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 정답을 유보한 대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켈리는 모든 사람에게서 약간씩의 어둠을 찾아냈고, 길버트는 몇몇 사람에게서 보기 드문 어둠을 찾아냈다.” 책 서론에 붙인 영국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명언이 그 결론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트럼프 “트랜스젠더 미군 복무 금지” 파문

    트럼프 “트랜스젠더 미군 복무 금지” 파문

    현역 성전환자 최대 7000명 추산 펠로시 “트럼프, 비열한 공격” 비난 트럼프 “건보 개혁 후 관세 손질”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가 미군으로 복무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장군들과 군사전문가들과의 논의 이후 미국 정부는 트렌스젠더들이 어떤 자격으로도 미군에서 복무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허락하지 않을 것임을 숙지해 달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 군대는 결단력 있고 압도적인 승리를 하는 데 집중해야 하고 트렌스젠더들이 군대에 옴으로써 수반될 엄청난 의료적 비용과 분열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미군에서 트랜스젠더의 모집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계획 시행을 6개월 뒤로 미룬 바 있다. AFP는 현재 약 130만명에 달하는 현역 미군 중에서 2500~7000명이 트랜스젠더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69년 전 트루먼 대통령은 미군 내 인종차별을 철폐했다. 오늘 아침 대통령은 반(反) 트랜스 편견을 정책으로 전환했다”며 “트랜스젠더 미국인의 군 복무를 막는 도널드 트럼프의 결정은 우리나라를 지키려는 용감한 개인들에 대한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반(反)덤핑 관세를 비롯한 ‘철강 관세’ 결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덤핑은 매우 불공평한 상황이며 이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면서도 “건강보험 개혁법안, 세제 개편, 인프라 투자 등 우선순위 과제들을 마무리할 때까지 (철강 관세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한국 등에 대한 반덤핑 관세 여부 결정 시기를 저울질하며 이들 국가와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dduck@seoul.co.kr
  • 애플 새 공룡 이모지, 고생물학자의 비난 받은 이유

    애플 새 공룡 이모지, 고생물학자의 비난 받은 이유

    애플이 지난 17일 ‘세계 이모지의 날’을 맞아 기존에 없었던 다양한 이모지(emoji·그림문자)를 공개한 가운데, 한 고생물학자가 특정 이모지를 지적하고 나섰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등 미국 현지 매체의 25일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이모지 중 고생물학자의 ‘집중포화’를 받은 것은 바로 공룡 이모지다. 고생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이하 티렉스)를 본 딴 이 이모지에서 ‘틀린 곳’ 6가지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위스콘신에 있는 카르타고대학교 고생물학과의 토마스 카르 박사는 “티렉스의 눈은 코 위쪽보다는 조금 더 측면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귀는 턱관절에서 위쪽으로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비록 티렉스의 앞발은 매우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모지 속 티렉스의 앞발은 지나치게 가늘고 여윈 형태로 그려져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콧구멍 역시 주둥이와 조금 더 가깝게 있어야 한다. 머리의 전반적인 형태도 실제와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해당 이모지를 사용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그저 기본적인 해부학 정보가 정확한, 특히 두개골 등 머리의 형태만이라도 그럴듯하게 만든 것을 사용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로 지적된 이모지가 티렉스 이모지 하나만은 아니다. 8일 아이폰·아이패드용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최신 버전인 8.3에 포함된 새로운 이모지 중에는 인종별로 300여 개의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다. 이중 동양인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이모지는 다른 이모지 캐릭터에 비해 피부톤이 노랗게 표현돼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저렇게 심한 노란빛 피부의 아시아인은 없다”, “심슨 캐릭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를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30살 넘은 여자가 싱싱한 줄 알고” 막말 교수 결국

    강의시간에 학생을 죽비로 때리고 폭언과 성차별·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은 서울시립대 교수가 결국 해임됐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시 특별징계위원회를 열어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김모(54) 교수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립대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으나 서울시의 재심에서 처벌수위가 해임으로 대폭 높아졌다. 서울시립대 교직원에 대한 정직·해임·파면 등 중징계는 시립대 이사장인 서울시장에게 최종 확정 권한이 있다. 김 교수는 수업 도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에게 “빨갱이 XX”, “모자란 XX”,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수업 시간엔 죽비로 학생들의 어깨를 치면서 “맞으면서 수업을 들을 자신이 없으면 수업을 듣지 말라”고도 했다. 여학생을 상대로는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여자들이 TV나 휴대전화를 많이 보면 남자아이를 못 낳는다”고 말했다. “검둥이”, “흰둥이” 등 인종차별적 발언도 있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언행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폭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의회가 나서 김 교수에게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제자에게 탄원서를 내게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면서 파면 건의안을 의결했다. 서울시립대는 김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실명공개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5월 징계위를 열어 3개월 정직을 결정했다. 서울시 특별징계위원회의 해임 결정은 조만간 김 교수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해임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교육부 산하 교원소총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서울 서대문역 ‘시절음식 곰마루’

    [公슐랭 가이드] 서울 서대문역 ‘시절음식 곰마루’

    요새야 사시사철 먹을거리가 넘쳐나지만, 그래도 음식은 제철이 있다. 서울 서대문역 인근 ‘곰마루’는 제철에 맞춰 음식을 내놓는다. ‘시절음식 곰마루’라는 상호를 보니 문득 모든 인연이 오고 가는 때가 있다는 불가(佛家)의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시절인연이 있으면 다 만나게 되니 굳이 너무 애쓰지 말라는 말이다.# 교육청 인근서 시작… 교육청 사람들 단골 곰마루는 1996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건너편에 문을 열었다. 교육청 정문에서 손에 닿을 거리에 있어 자연스레 교육청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밖에서 찾아오는 사람과 점심을 함께하거나 저녁에는 부추장떡, 미나리전을 놓고 막걸리 한 잔 나누는 그런 집이 됐다. 그 세월 동안 유인종·공정택·곽노현·문용린 전 교육감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집을 들렀다 한다. 조희연 교육감도 이따금 들러 음식 놓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곰마루의 상차림은 소박하고 단출하다. 그냥 한 상차림으로 내놓는데 풋고추 된장박이, 멸치, 가지무침, 어리굴젓 이런 정도가 찬으로 오른다. 유인종 전 교육감은 “음식 많은 게 싫다”며 거나한 만찬보다 곰마루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2010년 교육청에 임기제 공무원이 된 뒤에 선배 공무원에게 이끌려 곰마루를 만났다. 그러다 교북동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곰마루는 그 자리를 떠났다. 2013년 2월 다시 교육청 언덕길을 내려와 경희궁 자이 3단지 인근에 문을 열었다. 가게가 조금 더 커지고 2층 다락방도 생겼다. 사연이 있어 교육청을 떠났다가 2014년 다시 돌아오니 곰마루가 반긴다. 음식 비법을 물으니 주인은 “특별한 건 없고 집에서 먹는 대로 만든다”고 했다. 목포가 고향이고 해남이 시집인 주인은 그 남도에서 마늘을 사다 까고 다지고, 고추를 사다 빻아서 가루를 만들고 그런 게 방법이란다. 같이 먹어본 사람 중에 곰마루의 음식을 싫다 하는 사람이 없다. 특별하지 않아도 구수하면서도 재료의 맛을 살리는 깊은 맛 이랄까. 여름 민어, 겨울 방어도 한다. 병어조림, 보리굴비, 꼬막, 갑오징어 이런 메뉴들이 있는데 “무엇을 대표로 하실려우” 물으니 “그냥 조림 음식이지 뭐”라며 소박한 답변이 돌아온다.# 여름 민어 겨울 방어… 제철음식 소박하게 상차림은 소박하되 빈약하지 않고, 음식은 정갈하되 야멸차지 않다. 무엇보다 일단 짜지 않아 좋다. 맛깔스럽긴 하되 전혀 짜지 않다. 재료가 가진 맛을 양념이 살리는 재주가 담겼다. 3년 묵힌 천일염과 간장으로 맛을 낸다.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 주인은 조림에는 고춧가루를 써야지 고추장을 쓰면 안 된다고 일러 준다. 고추장이나 설탕이 들어가면 달착지근해지기 마련이다. 생선은 주로 목포에서 공수해 오고 가끔 서울에서 사기도 한단다.민어, 방어야 특식이고 계절 재료로 하는 음식이지만 다소 고가라 대부분 병어조림을 주문한다. 소금, 간장, 마늘, 생강, 고추, 무 그런 정도로 양념하고 적당히 조려서 칼칼한 자극 없이 병어의 구수한 맛을 그대로 잘 품었다. 서로 앞접시에 병어를 나누고 조림 국물을 얹어 주며 구수하고 깊은 맛을 입에 담았다. 곰마루의 식사와 함께 소탈한 담화가 오간다. 손성조 명예기자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실 공보팀장)
  • [공직체험]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체납자 1만 5000명과의 전쟁

    [공직체험]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체납자 1만 5000명과의 전쟁

    대한민국 헌법 38조는 ‘납세의 의무’를 기술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규정한 39조보다 앞선다. 그만큼 건국 당시부터 세금 납부를 국가의 근간으로 여겼다. 하지만 서울만 해도 1000만원 이상 세금 미납자가 1만 5000명(체납액 6700억원)일 만큼 납세의 의무를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이들을 찾아내 추징하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의 애환을 직접 들여다봤다.# 38사기동대 마동석 숨은 모델과 가택 수색 나서다 지난달 20일 오전 7시. 38징수과 직원 네 명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 있는 한 고급 타운하우스를 찾았다. 20년 가까이 지방세 1억 7300여만원을 내지 않고 버티는 건설사 대표 박정식(가명·67)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왜 이렇게 새벽같이 길을 나서느냐”고 묻자 베테랑 안승만 사무관은 “출근 등 사회활동을 시작하기 전이어서 체납자 대부분이 집에 있는 시간대이고 ‘공무원은 오전 9시 이후에 일한다’는 통념을 역이용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서울시 38징수과 창립 당시부터 일해 온 그는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TV 드라마 ‘38사기동대’에서 마동석이 연기한 세금징수과장 백성일의 숨은 모델이다. 이주열 조사관이 초인종을 누르고 “박정식씨 계십니까”라고 묻자 한 중년 여성이 조금 문을 열어 바깥을 살펴보고는 “그런 사람 없어요”라며 현관문을 걸어 잠궜다. 서울시와 체납자 간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안 사무관이 “경찰 입회하에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겠다”고 소리쳤다. 뒤따라온 김진욱 조사관이 112에 신고해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5분쯤 지나 경찰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자 박씨 측은 더이상 버티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 가정부를 보내 문을 열었다. 241㎡(약 73평) 규모의 집에는 위장이혼한 아내와 딸도 함께 살고 있었다. 조사관들은 박씨에게 가택 수색 목적을 설명한 뒤 집안 곳곳에 압류 스티커를 붙였다. 집안은 아내의 고성과 딸의 읍소 등이 뒤섞이며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박씨는 “회사가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난 뒤로 사채에 시달리다보니 세금을 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박씨는 아내 명의로 돌려놓은 상도동의 5층짜리 빌딩(시가 30억원 이상)과 사당동의 85㎡짜리 아파트(7억원대)가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빌라(15억원 이상)도 아내 명의였다. 박씨는 거의 매년 가족과 해외 여행을 다녀왔고,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 시행 계약에 따라 시공사로부터 현금 20억원도 받았다. 생활비 명목으로 시공사로부터 매달 3000만원도 받고 있었다. 거실에는 “남편의 경제적 무능 때문에 사는 게 힘들다”고 울부짖던 아내 이름으로 된 홀인원 트로피가 세 개나 있었다. 가장 최근 트로피는 불과 몇 달 전의 것이었다. 이날 징수팀은 현금과 황금거북, 명품가방 10여개, 다이아몬드 20여점 등 2000여만원 상당의 자산을 압류했다. 박씨는 현장에서 5000만원을 낸 뒤 잔금도 순차적으로 갚겠다고 약속했다.# 첩보전 방불케 한 유명 방송인 집 찾기 오전 11시. 양천구 목동의 한 주택가 고층 빌딩을 찾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주석준(가명·62)씨가 2003년부터 내지 않은 지방세 4800만원을 받기 위해서다. 주씨는 종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유명인이다. 주씨를 만나려고 10층 사무실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전화 통화에서 주씨는 “지방에 내려와 있어 오후나 돼야 올라올 수 있다”고 넉살 좋게 말했다. 세금징수팀이 일정 문제 등으로 오래 머무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징수팀은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짐을 챙겼다. 그때였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징수팀의 눈에 주씨 사무실 옆 보습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학원 홍보 입간판 옆으로 장독대와 빨래 건조대가 보였다. 안 사무관은 직감적으로 “지금 이 학원에 누가 살고 있네”라고 소리쳤다. 은석희 조사관도 우편함을 뒤져 주씨와 주씨 아내 명의의 우편물을 찾아냈다. 주씨는 세금 납부 독촉을 피하고자 인테리어 사무실 건물 일부를 집으로 개조해 숨어 살고 있었다. 이 조사관은 주씨에게 다시 전화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바로 들어오라”고 으름장을 놨다. 주씨가 10여분 만에 들어왔다. 주씨는 “사업이 어려워 세금을 낼 수 없으니 유예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집 안 개인 금고에는 5만원권이 2000만원 넘게 들어 있었다. 아내 명의로 된 마곡지구 토지 1200㎡(약 360평)와 이곳 상가 건물, 오피스텔만 해도 수십억원에 달했다. 조사관이 압류 스티커를 붙이자 주씨는 그제서야 “오늘 손주들이 집에 놀러오는데…”라며 백기를 들었다. 현장에서 1000만원을 내고 매월 300만원씩 갚기로 서약했다. 안 사무관은 할아버지로서 자존심을 지켜주고자 거실에 붙였던 스티커는 떼어냈다. # 세금 회피 지능화될수록 징수 기법도 진화한다 오후 3시 30분. 예정대로면 세 번째 수색 장소에 가 있어야 하지만 앞서 두 곳에서 시간을 너무 쓴 탓에 이날 업무를 마치기로 했다. 시청에 돌아오니 오후 4시가 넘었다. 아침 7시부터 밥 한끼 먹지 못한 탓에 배고픔과 피곤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시청 주변 식당에서 ‘늦은 아침’을 시켰다. 김 조사관은 “고액 체납자와 수 싸움이 치열하다”면서 “세금회피 기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노력 또한 끊임없이 진화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백상아리 말고도 인간이 겨뤄본 치타, 돌고래, 말, 타조

    백상아리 말고도 인간이 겨뤄본 치타, 돌고래, 말, 타조

    백상아리 말고도 여러 동물들이 인간과 빠르기를 겨뤄봤다. 그들이 겨뤄보고 싶어한 것은 아니었고 모두 인간의 호기심과 탐욕, 엇나간 우쭐함이 빚어낸 일이었지만 말이다. 해양생물 가운데 가장 포악하고 빠른 것으로 알려진 백상아리와 올림픽 수영에서만 28개의 메달을 수집한 인간계 최강 마이클 펠프스(32·미국)의 대결이 24일 오전 9시(한국시간)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펠프스가 두 다리를 묶은 채로 인어처럼 널따란 핀을 달아 속도를 곱절로 높였다지만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으로 돌진하는 백상아리를 제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둘은 100m 거리를 헤엄치는 것은 맞지만 풀에서처럼 라인을 사이에 두거나 정확히 같은 시간에 헤엄치는 것도 아니라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방송은 이어 펠프스와 백상아리의 대결 이전에도 인간과 동물의 속도 경쟁은 네 차례 있었다고 전해 눈길을 끈다. 돈을 노린 것이거나 대중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스펙터클한 장면을 이끌어내기 위해, 아니면 인간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우쭐함의 발로에서일 수도 있다.국제 럭비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인정받던 브라이언 하바나(남아공)는 2007년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 가운데 하나인 치타와 속도 경쟁을 벌였다. 환경보호단체가 후원했다. 가장 빠른 럭비 선수였다지만 그는 100m를 11초대에 뛰어 우사인 볼트의 세계신기록(9초58)에 한참 못 미쳤다. 당시 23세의 하바나는 치타의 개체수 감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낮은 가능성을 잘 알면서도 도전에 나섰다. 치타를 달리게 만들기 위해 양의 다리를 앞에 달고 뛰게 했다. 하지만 결승선이 가까워지자 치타가 주로를 먼저 벗어나 하바나는 재시합을 요구했고 그 결과 완벽한 패배를 당했다.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세계챔피언이었던 필리포 마그니니(이탈리아)는 2011년 로마 근처의 풀(pool)에서 돌고래 두 마리와 경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은 풀을 한 차례만 왕복한 반면, 돌고래는 두 차례 왕복하게 해 대결의 형평성을 맞췄다. 그러나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슈퍼피포’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아깝게 지고 말았다. 그는 나중에 돌고래 중 한 마리인 레아와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흑인 육상 선수 제시 오웬스(미국)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련의 우승을 차지했다. 히틀러는 아리안 민족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올림픽을 최대한 이용하려 했는데 그 야망을 보기좋게 짓밟은 것이었다. 그러나 오웬스는 귀국한 뒤 인종차별이 온존하고 육상이 프로화되지도 않아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다.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도박꾼들 앞에서 경주마와 경기를 해야 했다. 그는 경주마 가까이에서 출발 총성을 울리면 말들이 얼어붙어 자신이 머리 하나라도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전략은 대부분 먹히지 않아 늘 말들에게 졌다. 나중에 그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스포츠친선대사로 임명돼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미국프로풋볼(NFL) 와이드리시버였던 데니스 노스컷은 2009년 텔레비전쇼 ‘스포트 사이언스’에 출연해 ‘텔마’란 이름의 타조를 손쉽게 물리쳤다. 맨처음 경주 때는 팬스를 사이에 두고 둘이 달렸는데 타조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해서 두 번째 대결은 타조의 방목지에서 치렀는데 노스컷은 무참한 패배를 맛봤다. 타조가 엄청난 속도로 내달렸고 그는 자욱한 먼지 속에 멀뚱히 남겨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30대 사기 피의자, 체포영장 집행 경찰 피해 달아나다 12층서 추락사

    30대 사기 피의자, 체포영장 집행 경찰 피해 달아나다 12층서 추락사

    경찰을 피해 아파트 외부 배선을 타고 도주하던 30대 사기 피의자가 12층에서 떨어져 사망했다.2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40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 복도식 아파트 14층에 거주하던 사기 피의자 A(33)씨는 안양동안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에게 쫓기다 12층 복도에서 바닥으로 추락했다. A씨는 사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중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소재지가 불분명하던 A씨가 밤늦게 귀가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오전 1시 30분쯤 이 아파트를 찾았다. 수사관 7명이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열어달라고 하자 A씨는 아파트 외부에 연결된 배선을 타고 도주했다. A씨는 2개 층 아래인 12층의 남의 집 베란다를 통해 복도로 나와 계단에서 복도로 이어지는 계단실 문을 잠근 채 경찰과 대치했다. 그리고 재차 도주를 시도하던 중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 전 아파트가 고층인 점을 감안해 관할 소방서에 협조를 요청해 바닥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그러나 A씨가 예상치 못한 지점으로 도주하다가 추락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인터넷 중고물품 사이트에서 사기 거래를 한 혐의로 여러 수사기관에서 추적 중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