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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가 불법체류 마약사범 뒷문으로 달아나게 해 피고인석에

    판사가 불법체류 마약사범 뒷문으로 달아나게 해 피고인석에

    미국 판사와 법원 직원이 밀입국 체류자로 보이는 마약 사범을 법원 뒷문으로 달아나게 도운 혐의로 피고인석에 섰다. 매사추세츠주 뉴턴 원심법원(trial court)의 셸리 조지프(51) 판사와 법정 경위 웨슬리 맥그리거(46)가 사법방해 및 음모 혐의로 지난 25일(현지시간) 첫 재판에 나와 무죄를 강력히 주장해 풀려났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맥그리거는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서류 기록이 전혀 없는 이민자가 약물 소지와 과거 추방된 전력 등이 있어 심문했을 때 법정 로비에 이민세관국(ICE) 관리들이 체포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뒷문으로 빠져나가게 도왔다는 것이다. 법원 기록에는 달아난 용의자의 이름이 적시돼 있지 않았는데 일간 보스턴 글로브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호세 메디나 페레스이며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나 미국에서 추방됐던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2007년 재판 기록에는 2027년까지 미국 입국을 금지하라는 명령이 포함돼 있었다. 용의자의 변호인은 조지프 판사에게 ICE가 생사람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 속기록에는 이 여자 판사가 “ICE가 그를 체포할까요?”라고 묻고는 “그들이 여기 들어오게 하지 않을 작정이랍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연방검찰은 이어 조지프 판사가 맥그리거에게 지시해 뒷문으로 빠져나가게 안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판사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정직 상태이고, 맥그리거는 지난달 퇴직했다. 앤드루 렐링 주 검찰총장은 두 사람을 기소한 데 대해 정치적으로 공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당장 모라 힐리 주 법무장관부터 이번 기소가 “인종적, 정치적 동기를 갖고 주와 사법부 독립을 공격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시민권연맹(ACLU) 매사추세츠 지부는 “이번 결정은 실체적 진실과는 하등 상관 없으며 대통령의 이민 반대 어젠다에 따른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오래 앉아 있는 당신, 대사증후군과 만성병을 부른다.

    오래 앉아 있는 당신, 대사증후군과 만성병을 부른다.

    ‘오래 앉아있는 당신의 생활습관, 대사증후군과 만성병을 부른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이 같은 생활습관이 비만, 당뇨, 심장 질환 및 특정 종류의 암 발생을 초래하고,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원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3일(현지시간)자 미의학협회 학술지를 통해서 발표했다. 오래 앉아있는 것이 혈액 순환 및 칼로리 소비 저해, 근골 약화 및 근골 및 장기 주요 부위에 대한 압박 등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오래 앉아 있는 자체가 건강의 적이 되고 있는데도 미국인들의 경우, 갈수록 앉아 있는 시간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1~2016년 조사기간 중 어린이와 성인 모두 매일 앉아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청소년은 앉아있는 시간이 이 기간 하루 7시간에서 8시간으로, 성인들은 하루 5.5시간에서 거의 6.5시간으로 늘었다. 연구진은 특히 미국인 대부분이 하루 최소 2시간은 TV나 모니터 화면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5~11세 어린이의 경우 62%가 매일 장시간 TV를 보며 지냈고 12~19세의 59%도 마찬가지였다. 20~64세도 매일 2시간 이상 TV를 시청했고, 65세 이상은 2015~2016년 무려 84%가 2시간 이상 TV를 시청할 정도로 계속 앉아있는 시간이 증가했다. 모든 연령 그룹에서 28~38%는 하루에 3시간씩, 13~23%는 4시간씩 TV앞에 앉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인이 조사 대상 모든 연령층과 인종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TV앞에 앉아있었다. 모든 연령층의 거의 절반은 여가 시간에 1시간 이상, 최근에는 2시간 이상을 앉아서 보내고 있으며, 미 전체 인구의 4분의 1은 직장이나 학교 밖에서 3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2001년~2016년 미 국가보건영양총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 5만 1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자들은 5~11세 어린이, 12~19세 청소년, 20~64세성인, 65세 이상 노인으로 나누어 인종별, 혼혈인까지 조사했다. 앞서 2018년 미 보건복지부는 “국민을 위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통해, 되도록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현장 행정] 휠체어 리프트 타보니 알았다 약자용 엘리베이터 필요성을

    [현장 행정] 휠체어 리프트 타보니 알았다 약자용 엘리베이터 필요성을

    “휠체어 리프트를 타 보니 앞으로 쏟아질 듯한 느낌과 덜컹거림 때문에 장애인들께서 얼마나 불안하셨을지 깊이 체감됩니다. 꼭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장애인, 어르신 등 교통 약자들도 어렵지 않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은평구 구산역 지하 1층 대합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용 휠체어 리프트에 올랐다. 대합실에서 지하 4층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휠체어 리프트는 길이만 33m에 이른다. 한 번 내려가는 데만 4분 30초 정도 걸리는 진땀나는 탑승임에도 김 구청장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꼼꼼히 안전 점검에 나섰다. 내려가는 내내 지승용 구산역장에게 안전 여부를 묻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장애인들의 편의를 높일 방법을 찾았다. 지난 20일 ‘장애인의날’을 맞아 장애인들의 편의 시설을 살피고 이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이날 구산역을 찾은 김 구청장은 “구산동은 장애인 거주 비율(23%, 4936명)이 구에서 가장 높고 주변에 은평재활원,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등 장애인 시설이 21곳이나 있다”며 “하지만 구산역은 대합실에서 승강장까지 한 번에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시의원 시절부터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노력해 온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엘리베이터도 없고 휠체어 리프트 고장도 잦아 일부러 다른 역으로 돌아가는 어르신이나 장애인 분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내년 말을 목표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가능한지 기본설계용역 연구에 들어간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장애 장벽 없는 마을 만들기’는 김 구청장이 이끄는 민선 7기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다. 내년 3월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새로 열어 지역 장애인들의 다양한 생활, 복지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녹번동 은평구립직업재활센터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2927.28㎡) 규모로 들어설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치료실과 직업재활센터, 체력단련실, 체육활동실, 도서실, 쉼터, 카페, 식당 등으로 꾸며져 세심하게 장애인들의 삶을 보살핀다. 장애인들의 일상에서 물리적 장벽을 거두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구는 장애인, 대학생, 주부 등 주민들로 뭉친 주민촉진단이 보행로, 공공시설 등을 모니터링해 개선을 요청하는 보행 환경 모니터링 사업, 주민촉진단이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곳으로 파악한 상점 등에 편의시설을 설치해 주는 ‘장벽 없는 마을 상점’ 설치 사업 등을 진행한다. 김 구청장은 “우리 구에 서울 자치구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장애인(2만 1000여명)들이 살고 계신데 그간 이분들이 이용할 복지·생활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애인 복지 사업을 발굴·추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장벽을 허물어 모두가 행복한 은평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설] 종교·인종 배타주의 심각성 보여준 스리랑카 테러

    부활절인 지난 21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성 안토니오 성당 등 주요 성당과 호텔에서 연쇄 테러로 수백 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나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번 테러는 평온하게 예배를 드리거나 휴일을 즐기던 신도와 관광객들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잔혹성이 두드러진다.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되거나 용서될 수 없는 최악의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22일 현재 290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 스리랑카 당국은 전국 8곳에서 일어난 이번 연쇄 폭발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 공격으로 잠정 규정했다. 부활절을 맞아 성당들이 표적이 된 데다 열흘 전 스리랑카의 한 무슬림 급진주의 단체가 주요 교회를 겨냥한 자살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정보가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불교도 중심의 싱할라족과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이 26년간 벌인 내전으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아픈 역사가 있다. 10년 전 내전이 막을 내리면서 평화를 되찾는 듯했는데 이번엔 기독교인을 겨냥한 초대형 테러가 발생했다. 또 종교분쟁에 휩싸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번 부활절 테러는 종교 배타주의가 빚은 끔찍한 범죄다. 지난 수년간 지구촌에선 종교와 인종, 외국인, 난민 등과 관련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기승을 부려 왔다. 불과 한 달 전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해 50여명이 숨진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기난사 사건, 지난해 10월 11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 2017년 22명이 숨진 영국 맨체스터의 공연장 테러, 2016년 89명이 숨진 프랑스 니스 화물차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안전지대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주자, 난민 등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타 종교나 인종, 외국인에 대한 극단적 배타주의는 갈등을 낳고, 혐오 범죄나 증오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 배타주의가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 폴란드 주재 美대사 유대인에 덕담하자 폴란드인들 격분

    폴란드 주재 美대사 유대인에 덕담하자 폴란드인들 격분

    폴란드 주재 미국대사가 부활절보다 앞선 유대인의 명절 유월절(4월 18일)을 맞아 폴란드 내 유대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한 것이 가톨릭 교도가 대다수인 폴란드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조젯 모스바허 주폴란드 미대사는 18일 트위터에 유월절 기념축제 아이템의 그림과 사진을 올리고 폴란드 내 유대인들에게 유월절을 축하한다는 인사 메시지를 올렸다. 모스바허 대사는 부활절인 21일에도 폴란드인들을 향해서 다시 부활절 축하 인사를 전했지만, 이미 유월절 트위터글로 인해 모스바허 대사에 대한 격분한 반응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일부 폴란드 네티즌들은 모스바허 대사에게 “이 나라가 로마 가톨릭 신도들이 대다수인 가톨릭 국가라는 점을 상기하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폴란드 우파 정당 출신 사회운동가인 크리스티나 파블로비치는 19일 모스바허의 유월절 인사는 폴란드인들에 대한 도발 행위라고 선언했다. 가톨릭 인구가 대다수인 폴란드에서 소수의 유대인을 위한 유월절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국민 감정을 생각할 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인구의 10%가 유대인이었지만 지금은 0.08%인 30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2차 대전 발발 이전부터 폴란드 사회 내에서는 뿌리깊은 반(反)유대주의가 가시화됐다. 극우 성향의 집권 ‘법과 정의당’ 정부는 지난해부터 “홀로코스트에 있어 폴란드 정부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해 유럽연합(EU) 및 이스라엘 등 국제 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폴란드 유대인은 지금 소수에 불과하다며 모스바허 대사를 변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야당 의원인 미칼 스체르바는 여당을 비난하면서 “정부가 폴란드 국수주의자들을 부추기고 과거의 인종차별주의, 반유대주의에 행적에 대해 엄격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트위터에 “그리스도는 죽은 다음에 당신 같은 사람, 이방인과 유대인 반역자들에게도 똑같이 부활해 강림하셨다”고 썼다. 한편 지난 20일 폴란드 남동부 프루치니크 마을에서는 극우 성향 인사들이 부활절 전야 행사로 유대교 신도를 본딴 대형 인형을 때리고 불태우는 화형식을 열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 인형은 성서에 등장하는, 그리스도를 배신한 가롯 유다를 상징하는 인형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LA폭동 27주년, 우정 문화 축제 열린다

    LA폭동 27주년, 우정 문화 축제 열린다

    1992년 4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벌어진 LA 폭동 27주년을 맞아 ‘우정 문화 축제’가 열린다. 이는 당시 폭동이 한흑(韓黑) 갈등으로 번지면서 한인 업소 2300여곳이 불에 타거나 약탈당하는 등 재미 한인사회에 큰 상처를 안겼다. 따라서 이번 축제는 다민족·다인종 간 문화 교류 증진으로 이 같은 비극적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LA한국문화원은 4·29 LA 폭동 27주년을 맞아다. 음악과 무용을 통해 한인과 흑인, 중남미, 아시안 커뮤니티 간에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문화원 관계자는 “다민족 공연가들이 함께 참여해 평화와 조화 속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쳐 의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무용가 김영주와 소프라노 여선주, 흑인 안무가 팻 테일러, 제임스 매퀸, 남미계 미국인 소냐 오초아, 중국계 미국인 댄서 스테파니 청 등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공연 시작은 흑인 시인이자 여성시민운동가인 마야 안젤루를 기리는 무용작품 ‘마야 안젤루 모음곡’으로 장엄한 여성의 투쟁과 승리를 관객에게 전한다. 무용가 김영주가 슬픔을 환희의 세계로 승화시키고 인간의 감정을 아름다운 춤사위로 표현한 ‘살풀이’, ‘오고무’를 통해 한국 전통춤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위진 문화원장은 “이번 공연은 4·29 LA 폭동을 되새기며 화합이란 주제로 다인종 다문화 사회에서 조화와 균형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 앤더슨 암센터, 스파이 혐의로 중국 과학자 3명 퇴출

    미국 앤더슨 암센터, 스파이 혐의로 중국 과학자 3명 퇴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암전문 병원인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중국 과학자 3명을 퇴출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피터 피스터스 MD 앤더슨 암센터장은 휴스턴 크로니클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암센터에서 근무하는 과학자 5명이 이해관계 충돌 문제를 안고 있으며 외국 기관에서 얻은 소득을 정부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30일 이내에 신고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MD 앤더슨 암센터는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기관인 만큼 NIH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MD 앤더슨 암센터는 지난해 1억 4800만 달러(약 1680억원) 규모의 NIH 보조금을 받았다. MD 앤더슨 암센터가 조사에 들어가자 NIH로부터 스파이 혐의를 받은 5명의 과학자 가운데 2명은 해고 절차를 앞두고 사임했으며, 1명은 해고 통보에 맞서 무고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3명은 모두 중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 중 한 명은 해고하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한 명은 조사를 계속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스터스 센터장은 MD 앤더슨 암센터가 스파이 행위의 표적이 된 것은 이 병원이 세계 최고의 암 전문 의료기관으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중국인이 어떤 스파이 행위를 했는지, 미 연방정부가 기소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여름 텍사스에서 열린 모임에서 학자와 의료진에게 내부자가 스파이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의심스러운 행동이 적발될 경우 즉각 신고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FBI는 2017년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 행위로 해마다 6000억 달러(약 682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의 스파이 행위는 미국에 최대 위협으로 그들의 행위는 미국 50개 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학문의 자유와 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인 프랭크 우는 “과학연구의 발전은 자유로운 사상의 흐름에 기반을 둔다”며 “미국의 국익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달렸지,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따지는 인종적 편견에 달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중국 정부가 미국 내 중국인 과학자와 유학생 등을 동원해 자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유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부고] 지재인(만수무강재가복지센터 대표) 씨 모친상

    △황채연 씨 별세, 지재희·재인(만수무강재가복지센터 대표)·천광(케이지엔지니어링 전무)·수옥·재송(일산노인종합복지관 생활관리사) 씨 모친상, 이보열(명인초등학교 교사) 씨 시모상, 김영만·정훈모·김형걸·김정제(신흥장 대표) 씨 장모상 = 19일 0시 35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21일 오전 8시. 031-888-0744
  • [책꽂이]

    [책꽂이]

    전쟁과 평화(아자 가트 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펴냄)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석좌교수인 저자는 사람들이 협력, 평화적 경쟁, 폭력적 분쟁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번갈아 사용해 오던 중 산업시대 이후 이들 사이의 균형이 뚜렷하게 변했다고 말한다. 전쟁에 들이는 비용보다 평화가 가져오는 보상이 현격히 증가한 탓이다. 424쪽. 2만 2000원.프리모 레비의 말(프리모 레비·조반니 테시오 지음, 이현경 옮김, 마음산책 펴냄)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부의 인종법에 저항하다 체포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됐던 화학자이자 작가 프리모 레비. 그가 세상을 뜨기 두 달 전인 1987년 1~2월에 가진 마지막 인터뷰를 담았다. 이탈리아의 문학 교수이자 평론가인 조반니 테시오가 인터뷰어로 나섰다. 232쪽. 1만 6000원.반농반X로 살아가는 법(시오미 나오키 지음, 노경아 옮김, 더숲 펴냄) 농업으로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는 동시에 저술·예술·지역활동 등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하는 ‘반농반X’. 일본의 생태운동가인 저자가 어떻게 ‘반농’ 능력을 기르고, ‘반X’를 발견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13명의 실제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184쪽. 1만 4000원.국토안보부가 내 연설문을 삼켰습니다(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천지현 옮김, 창비 펴냄) 라틴아메리카가 낳은 위대한 작가이자 압제에 저항해 온 인권운동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정치에세이 모음집. 칠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이래 오랜 망명생활을 견디며 압제에 저항해온 그는 트럼프 정권의 야만적 행태를 비판함과 동시에 이를 이겨낼 성숙한 시민의식을 주문한다. 308쪽. 1만 8000원.명나라 장수 이신방전(고형권 지음, 구름바다 펴냄) 역사소설 ‘남원성’의 작가가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 참전한 3000명 명나라 군사들을 대변하던 장수 이신방의 일대기를 담았다. 조선을 지키기 위하여 머나먼 타국에서 남원성까지 온 병사들, 5만 6000여명 왜군에 맞서 항거하다 순절한 사람들을 추적했다. 168쪽. 1만 2000원.엄청나게 시끄럽고 지독하게 위태로운 나의 자궁(애비 노먼 지음, 이은경 옮김, 메멘토 펴냄) 수년간 이어진 만성통증의 진실을 찾아 나선 한 여성의 투병기. 20대 여성인 저자는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수술로 자궁내막증을 발견하지만 이후에도 통증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의사들은 그를 건강염려증 환자로 몰아가고, 이러한 의학의 오랜 편견과 무능에 맞서 노먼은 온라인 커뮤니티 ‘내 자궁에 대해 물어보세요’를 개설한다. 352쪽. 1만 7000원.
  • [데스크 시각] 외신기자 논란의 불편한 진실/김상연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외신기자 논란의 불편한 진실/김상연 정치부장

    글을 시작하기 전에 분명히 해둘 게 있다. 언론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점, 그리고 외신이든 내신이든 동등하게 언론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일부러 명예를 훼손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닌 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으로 지칭했다고 해서 그 외신기자를 불손하다고 비난하는 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그런데 블룸버그 외신기자 논란의 본질은 언론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 외신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이 나라 특유의 정치문화가 논란의 본질이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칭한 뒤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민주당 의원님들, 이거 외신 보도 내용입니다”라고 말한 순간 그 외신은 이미 정쟁의 한복판으로 끌려들어 왔다는 얘기다. 한국 사회에서 ‘외신’이란 단어는 단순히 ‘외국언론’을 뜻하는 게 아니다. 알량한 정치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좁은 땅덩어리에서 동서남북으로 갈려 목숨 걸고 싸우는 이 나라에서 외신이란 단어는 심판자의 권능을 갖고 있다. 우리끼리 멱살을 잡고 싸우다가도 “외신에서도 당신이 잘못했다잖아”라고 들이대면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한 축구선수처럼 고개를 떨군다. 심판은 가급적 선수와 연관성이 적어야 한다. 거리상으로도 멀고 국적상으로도 멀어야 더욱 공정하게 보일 것이다. 블룸버그 기사라고 하면 태평양 건너 뉴욕 맨해튼의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미국인 기자가 쓴 것이라는 편견을 대부분의 한국인이 갖고 있다. 그런데 서울에 사는 한국인 특파원이 문제의 기사를 쓴 사실을 민주당이 알게 됐고, 그 당의 대변인은 “검은 머리 외신이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거칠게 논평했다. 그 대변인은 아마도 ‘알고 보니 그 외신은 우리랑 똑같은 선수인데 심판행세를 한 거라고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기존의 편견을 기준으로 보면 그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외신=심판’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판을 샀다. 해법은 무엇일까. 우선 ‘외신’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냥 ‘블룸버그’라고 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굳이 공식적으로 내신, 외신을 구분하며 차별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라고 하지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이라는 이상한 말을 쓰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언론사 기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백악관 풀취재 기자단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에서 외신기자가 청와대 풀취재 기자단에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이 외신 보도를 무분별하게 인용하는 행태도 무덤으로 보내야 한다. 한국의 언론들은 내신 보도 인용엔 인색하면서 외신 보도는 심판 대접을 하며 애용한다. 물론 대부분 그 언론사의 이념(또는 이익)에 맞는 것만 취사선택해 보도한다. 따라서 외신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의심을 사기싫으면 팩트(예컨대 ‘북미 정상회담 다음달 개최’) 인용은 몰라도 주장이나 관점(예컨대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인용은 삼가야 한다. 사실 이번 외신기자 논란은 우리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자꾸만 남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는 자화상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 중국이라는 큰 나라 옆에 살면서 얻은 지정학적 열등감이 우리의 DNA에 녹아 있는 것일까.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와 음식에 감탄하는 프로그램이 TV 채널 여기저기에 범람하는 것을 보면 왜 ‘외신’이 아직도 정치판에서 대접을 받는지 알 수 있다. carlos@seoul.co.kr
  • 프랑켄슈타인 창조하듯… 죽은 돼지의 뇌를 살려냈다

    프랑켄슈타인 창조하듯… 죽은 돼지의 뇌를 살려냈다

    인식·지각 등 고차원적 기능은 못 살려 ‘몸과 분리된 뇌’ 등 윤리적인 논란도“창조주여, 제가 부탁했습니까? 진흙에서 저를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절 끌어내 달라고?” 200여년 전인 1818년 영국 작가 메리 셸리(1797~1851)가 쓴 괴기소설 ‘프랑켄슈타인-근대의 프로메테우스’ 서문에 실린 ‘실낙원’의 한 구절이다.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스위스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시체를 이용해 8피트(약 244㎝)의 인조인간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괴물은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자신과 똑같은 형태의 신부까지 요구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인종이 나와 인간을 멸망시킬까 두려웠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살해당한다. 셸리는 소설을 쓰면서 영국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의 전기분해 기술,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에라스무스 다윈이 수행한 자연발생 실험 같은 당대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활용했지만 사람과 똑같은 형태와 기능을 갖춘 인조인간을 만든다는 생각은 공상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생물학과 생체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프랑켄슈타인’ 몬스터 기술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예일대 의대, 코네티컷 재향군인의료시스템 재활연구센터, 보스턴대 의대, 피츠버그대 신경학과, 이탈리아 파비아대 생물학·생명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죽은 지 몇 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를 다시 살려내는 실험 일부를 성공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죽은 생명체의 뇌 기능 일부를 다시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전 세계 과학계와 윤리학계에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연구팀은 보통 동물실험을 할 때 사용하는 실험용 무균돼지가 아닌 식재료 가공시설에서 얻은 생후 6~8개월 된 집돼지의 뇌 32개를 가지고 실험했다. 실험에 사용된 돼지의 뇌는 죽은 뒤 4시간이 지난 것들이었다. 보통 포유류의 뇌는 산소 공급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만 혈류가 중단되더라도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끊겨 회복 불가능한 뇌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분리된 돼지의 뇌를 자체 개발한 ‘브레인 엑스’라는 장치에 넣은 다음 보호제와 안정제 등을 섞은 특수 용액을 혈액 대신 뇌 혈관에 주입해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며 뇌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뇌세포 구조, 뇌혈관 구조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신경과 세포를 파괴하는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한편 시냅스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관찰됐다. 그렇지만 인식과 지각 같은 고차원적 뇌 기능을 위해 필요한 전기적 활동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013년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3조 5000억원을 투자해 진행 중인 뇌연구 프로젝트인 ‘브레인 이니셔티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를 주도한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의대(신경과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혈관의 촘촘한 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뇌에 보호제를 공급하면 심각한 외상후 생존율을 높이고 신경학적 결손을 줄여 뇌사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생명윤리학자인 현인수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의대 교수는 “죽은 돼지의 뇌를 사실상 살려낸 이번 연구는 포유류의 뇌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몇 분 안에 사망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것”이라며 “몸과 분리됐지만 살아 있는 뇌를 인격체로 보아야 하는지, 이런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 논란거리들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反이슬람 vs 反트럼프

    反이슬람 vs 反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미 민주당의 초선 첫 무슬림 출신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오마르 의원을 반(反)트럼프 상징으로 만들었다. 오마르 의원을 지지하는 후원자들의 성원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反애국적·무례” 비판 이어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네소타 지역 방송국 KSTP에 “오마르 의원은 이 나라에 대해 매우 무례해왔다. 솔직히 말하면 그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무례해왔다”면서 “그는 극히 반애국적이며 우리나라에 극히 무례하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위터에 43초짜리 편집 동영상을 올리면서 오마르 의원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동영상에는 오마르 의원이 한 행사장에서 9·11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수차례 반복해 보여주면서 그 사이사이에 테러 당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충돌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광경을 넣었다. 이에 민주당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9·11테러까지 정치 쟁점화에 동원했고 여성 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오마르, 1분기 83만弗 모금… 당내 최고 수준 미 언론은 16일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된 정치후원금 보고서를 인용해 “오마르 의원은 올 첫 3개월간(1~3월) 83만 2000달러(약 9억 4600만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들 가운데 약 절반은 200달러 미만의 소액 기부자들이었으며, 63만 1000달러는 민주당 온라인 모금 플랫폼 ‘액트블루’를 통해 이뤄졌다. 허프포스트는 “오마르 의원의 모금액은 1분기 민주당 하원의원 중 최고 수준”이라면서 “논란의 트럼프 대통령 동영상이 오마르 의원을 반트럼프 상징으로 만들면서 그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뉴욕시장 vs 브라질대통령

    뉴욕시장 vs 브라질대통령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AMNH)이 ‘환경 파괴’ 논란이 일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위해 ‘올해의 인물상’ 시상식 장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한 것을 두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16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미국 민주당 소속인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보우소나루는 위험한 사람이다. 그의 공공연한 인종차별적이며 동성애 혐오적인, 그리고 파괴적인 결정은 우리 지구의 미래에 엄청난 손상을 가져올 것이다. 우리 도시를 대표해 이 행사를 취소한 자연사박물관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글을 올렸다.●미·브라질, 매년 관계발전 기여 인물에 시상 이에 대해 브라질 대통령실은 더블라지오 시장을 ‘두더지 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중남미의 반미·반독재 무장 혁명단체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과 협력한 의혹이 있고 옛 소련을 본받아야 할 모델로 평가한 그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응수했다. 브라질-미국 상공회의소는 1970년부터 매년 브라질과 미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양국 인사를 1명씩 선정해 올해의 인물상을 수여해왔고, 수년간 뉴욕 자연사박물관을 시상식 장소로 활용해왔다. ●수상자 논란에 자연사박물관 장소 제공 철회 올해 시상식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자연사박물관은 지난 15일 돌연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미국 상공회의소 행사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아니라는 지적에 동의한다. 이 행사는 원래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열릴 것”이라고 장소 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영국 BBC방송은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올해 브라질 측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박물관이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시아계 여성 차별 광고 독일 기업 호른바흐 끝내 새 광고로 대체

    아시아계 여성 차별 광고 독일 기업 호른바흐 끝내 새 광고로 대체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내용을 담고 있다고 거센 비난을 받았던 독일 회사 호른바흐의 광고가 결국 내려졌다. 17일 독일 주재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광고를 내보낸 DIY용품 업체 호른바흐가 지난 15일부터 문제가 된 광고를 새로운 광고로 대체했다. 문화원측은 “호른바흐의 입장 변화는 지속적인 항의운동과 주독 한국대사관의 항의서한 이외에도 논란이 된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독일 광고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독일 광고위원회는 15일 호른바흐의 논란이 된 광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호른바흐의 해당 광고가 인종차별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광고를 변경하거나 중단하지 않으면 징계할 것임을 통보했다”면서 “호른바흐가 해당 광고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징계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문화원측은 전했다. 문화원측은 그러나 “호른바흐가 문제가 된 광고를 철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공식적인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에 주목해 16일 2차 서한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원측은 이 서한에서 호른바흐가 문제가 된 광고를 새로운 광고로 대체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한국 커뮤니티가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화원측은 2차 서한에 대한 호른바흐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며 적절한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호른바흐는 앞서 지난달 중순부터 정원에서 땀 흘려 일한 다섯 명의 백인 남성 속옷이 진공포장돼 도시의 자동판매기에서 판매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는 자판기에서 속옷을 구매한 아시아 젊은 여성이 속옷의 냄새를 맡으면서 신음을 내고 황홀해 하는 장면을 담아 아시아 여성 비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호른바흐는 자사 홈페이지에 이 광고 논란을 다룬 Q&A를 통해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터부시되는 ‘체취 성애’를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시아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남성이 소비자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여성이 소비자로 등장하는 것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은 것”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해명을 올려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아시아권 네티즌들은 인종차별과 여성혐오를 동시에 당한 상황을 뜻하는 “호른바흐 당했다”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회사를 상대로 항의 서명운동을 벌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안중근 동양평화론과 한반도 평화체제/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중근 동양평화론과 한반도 평화체제/이두걸 논설위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이틀 전인 지난 9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자리한 중국 하얼빈 역사를 찾았다. 2년 전 역 확장 공사에 따라 조선민족예술관으로 임시 이전했다가 지난달 30일 다시 문을 열었다.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기자협회 주관으로 열린 ‘안중근을 만나다’ 연수 일정 중 하나였다. 기념관 입구로 들어서자 안 의사의 전신 동상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일생 및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 암살 의거와 관련한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기념관 한쪽 끝 유리벽 너머로는 안 의사가 저격한 지점의 바닥 표지석 및 팻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록물들 사이로 ‘동양평화론’을 새긴 동판이 눈에 들어왔다. 자서전 격인 ‘안응칠 역사’(응칠은 안 의사의 아호)와 더불어 안 의사가 의거 직후 뤼순 감옥에 투옥됐을 당시에 저술했다. 동양평화론은 전체 5단계 중 서문 등 2단계만 쓰여진 미완성 논문이다. 히라이시 요시토 뤼순 고등법원장과의 면담 기록을 통해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동양평화론의 개요는 △일본은 뤼순을 중국에 돌려주고 중립화한 뒤 한ㆍ중ㆍ일이 공동 관리하는 군항 건설 △3국 동양평화회의 조직하고 재정 확보를 위해 회비 모금 △3국 공동 은행 설립 및 공용 화폐 발행 △3국 공동 군단 설립 △한중 두 나라는 일본의 지도 아래 상공업의 발전 도모 등이다. 동양평화론에는 우리가 알던 안 의사의 다른 면모가 드러난다. 일본과 일본 천황에 대한 우호적 인식이다. “대저 합하면 성공하고 흩어지면 패망한다”는 문구로 시작하는 동양평화론의 서론 등에서 안 의사는 동양평화회의나 공동 은행, 공동 군단 등을 일본이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회비 모금 등은 당시 청과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재정난을 겪던 일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인다. 오영섭 연세대 연구교수는 논문 ‘안중근의 정치사상’에서 “안 의사는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침략을 비판하는 초점을 이토 히로부미 개인에게 맞추고 정작 침략 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일본 천황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안 의사의 사상적 한계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시아 중심주의 역시 동양평화론의 맹점으로 지적된다. 최봉룡 중국 다롄대 교수는 “동양평화론의 일본 중심 인식은 서구에 대한 대항 논리지만, 동북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타자로 돌리는 또 다른 인종주의가 반영돼 있다. 동양평화론을 인류 평화와 연결할 때는 모순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대항 민족주의’는 나 아닌 다른 것에 대한 극복과 배척을 내포하고 있다는 태생적 한계를 부인하기 어렵다. 20세기 초반까지 유대 민족의 대항 민족주의였던 시오니즘이 지금은 팔레스타인 등 중동 약소 민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는 까닭이다. 민중들이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민족 내부의 모순에 눈멀게 하는 것도 민족주의의 냉혹한 현주소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안 의사가 살았던 20세기 초반이 아닌 21세기의 시선이라는 한계 역시 명확하다. 서양이 아시아를 침략하던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기에 안 의사를 포함한 당대 동북아의 개화사상가들은 서양을 몰아내는 데 주력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데 대해 많은 이들이 반겼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시아의 맹주를 넘어 세계 강국으로 부상하던 일본을 배제하고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현실적인 요건들도 작용했다. 안 의사 인식의 한계는 인정하되 동양평화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동양평화론은 최근 남북 화해구도 형성 등 한반도 평화체제의 대안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3국 평화회의는 동북아 국제기구, 공동 은행과 공용 화폐는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논의하는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의사는 남북 화해 구도 정착의 열쇠이기도 하다. “남북이 모두 존경하는 안 의사의 황해도 생가 복원 등의 사업은 교착 상태인 남북 관계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장)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우리에게 평화는 생명이다.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지정학적 숙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다 분단을 ‘강요’받았다는 특수성 때문이다. 영웅이 아닌 인간 안중근의 고뇌를 성찰하고, 한중일 3국의 공동 번영을 꿈꾼 그의 동양평화론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douzirl@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장애를 지닌, 그 한 사람의 권리를 기억하라

    [강남순의 낮꿈꾸기] 장애를 지닌, 그 한 사람의 권리를 기억하라

    우리는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 있어도 동일한 것을 보지 않는다. 내게는 보이는 것을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내가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함께 TV를 보아도, 남편이 부인에게 반말을, 부인은 남편에게 존대하는 드라마가 어떤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심한 문제로 들린다. 신년토론에 나온 대담자들이 100% ‘남성·비장애인·중년층·이성애자’ 인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장면이지만,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사회의 중심부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이 배제되어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생략에 의한 차별’의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인식의 사각지대’를 지니고 있다.비장애인인 나에게 인식의 사각지대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은, 장애를 지닌 나의 친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그녀는 나의 미국 유학시절에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다. 그런데 그녀는 박사과정 공부를 하던 중,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한쪽 다리를 완전히 절단했어야 했다. 투병 생활을 하면서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게 되었고, 어느 해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하고서 나와 함께 서울과 강원도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의족을 하기도 하고, 목발을 짚고서 이동해야 하는 그녀와 함께 여러 곳을 다니면서 그동안 나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비로소 내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파른 계단들을 올라가야 들어갈 수 있는 경사진 곳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계단들, 경사진 곳들, 엘리베이터가 없는 2~3층 건물들이 곳곳에 많다는 사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나를 불편하게 느끼게 한 것은 내 친구와 함께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백인의 몸을 지닌 그녀가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신기한 존재’로 바라보는 그 시선들 속에서 나의 친구는 단지 호기심과 측은지심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녀를 구성하는 수많은 결들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녀의 ‘육체적 장애’라는 ‘이슈’로만 규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와 일주일을 함께하면서 나의 보기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삶의 다양한 정황들 속에서 장애를 지닌 사람이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는 것, 동일한 자리에 있어도 장애를 지닌 사람과 아닌 사람이 경험하는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나는 이론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삶을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교차성’(intersectionality)이라는 개념은 장애를 지닌 사람의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서 장애를 지닌 여성과 장애를 지닌 남성이 경험하는 세계는 겹치는 부분만이 아니라 전혀 상이한 부분들이 있다. 장애를 지닌 여성은 장애를 지닌 남성들이 경험하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통적인 가부장제적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는 몸 그리고 그 몸의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남성중심적 사회에서는 육체적 미(성적 어필)가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가치가 어릴 때부터 여자아이들에게 주입된다. 따라서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 아니라, ‘육체적 외모와 그 성적 기능’이라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남성은 물론 여성 자신도 내면화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장애를 지닌 여성은 그러한 두 역할, 즉 성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서 출산과 양육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장애를 지닌 남성과 참으로 다른 경험을 하며 살게 된다. 이렇게 가사, 출산, 육아의 담당 능력 여부에 따라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고정되어 있을 경우, 돌봄노동의 전담자로서의 역할과 출산능력에 대한 기대에 맞지 않는 경우일 때, 장애를 지닌 여성들은 장애를 지닌 남성들의 경험과 다른 이중 삼중의 다층적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다. 장애를 지닌 남성과 결혼하는 비장애 여성은 많지만, 거꾸로 비장애 남성이 장애를 지닌 여성과 결혼하여 그 여성에게 돌봄노동의 전담자로 살아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아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그가 지닌 질병을 넘어서는 학문적 업적을 이루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곁에서 그를 전적으로 돌보는 역할을 했던 배우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1세부터 루게릭병으로 휠체어에서 살아야 했던 중증의 장애를 지닌 스티븐 호킹 곁에는 30여년 동안 돌봄노동의 전담자로 함께 했던 비장애 여성이었던 그의 배우자 제인 호킹이 곁에 있었다. 그녀가 호킹이 필요한 모든 돌봄노동의 전담자 역할을 하였기에 호킹은 글을 쓰고 이론을 발전시키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호킹이 여성이었다면 어떠한 상황이 되었을까.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 세계에 정신적 또는 육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세계 인구의 10%라고 한다. 장애인의 날, 여성의 날, 어린이날 등 이러한 ‘특별한 날’에 호명되는 존재들은 누구인가.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한 사회에서 ‘주변부적 존재’라는 점이다. ‘장애인의 날’은 그저 매년 한번 치르는 연례행사가 아니라, 여전히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평등성이 제도화되지 못했다는 것을 자각하는 성찰과 연대의 날이 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인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중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는 제도적 차원만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심각하다.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는 표지만을 지닐 뿐, 한 ‘인간’임을 보지 않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다. ‘장애인’은 ‘장애를 지닌 인간’일 뿐이다. 즉 개별인 ‘인간’으로서의 독특성과 유일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젠더, 나이, 성적 지향, 경제적 계층 등의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되고 교차하는가를 복합적으로 조명해야 한다.장애차별(ableism)이란 문자적으로 하면 육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 여부에 따른 차별을 의미한다. 그 차별에는 눈에 보이는 제도적 차별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차별도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열등한 존재’로 간주된다.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다양하게 그들을 ‘열등한 존재’로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장애 차별은 다층적 차별과 편견을 작동시키는 가치관과 제도를 말한다. 인류 역사에서 장애차별의 대표적인 경우는 나치 독일에서이다. 1939년에서 1941년까지 독일에서 약 7만명의 장애인 여성, 남성, 아동들이 학살되었으며, 1945년까지 20만명의 장애인이 더 학살되었다. 장애인에 대한 노골적 학살의 역사인 것이다. 나는 ‘장애인’ (a disabled person)이 아니라, ‘장애를 지닌 사람’(a person with disability)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쓴다. ‘장애인’이라는 표현은 ‘장애’만이 그 사람을 규정하는 고착된 장치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장애를 지녔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 사람의 젠더, 계층, 나이, 인종, 종교, 학력, 개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그 사람의 삶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는 표지로만 한 사람을 고착시킬 때, 문제는 모든 장애인들이 마치 젠더, 계층, 나이, 인종, 학력 등에 상관없이 ‘단일한 집합체’라고 간주하게 되며, 결국 하나의 ‘이슈’로만 보게 한다.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급진적 주장’이라는 모토는 장애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장애인의 날’에 호명되는 장애인은 종종 하나의 ‘이슈’로만 간주된다. 그러나 갖가지 특별행사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성을 지닌 ‘인간’임을 인식하는 것,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자유로운 이동권, 평등권, 직업권, 교육권, 거주권 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시혜’나 ‘특별대우’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이다. 장애인은 ‘이슈’가 아니라, 인간이다. 분명히 기억하자. 이 명료한 진실을.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동영상] 트럼프 9·11 테러 짜깁기 동영상으로 무슬림 의원 공격

    [동영상] 트럼프 9·11 테러 짜깁기 동영상으로 무슬림 의원 공격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민주당의 무슬림 여성으로 처음 연방 의회에 입성한 둘 중 한 명인 일한 오마르(37·민주·미네소타) 하원의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9·11 테러 영상과 오마르 의원의 발언을 짜깁기한 43초짜리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려 공개 저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오마르 의원이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 행사에서 한 20분 연설 중간에 9·11 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주면서 사이사이 피랍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폭발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삽입한 것이었다.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기억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끝나는 이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물을 자신의 메인 트윗으로 맨 위에 고정했고, 이틀 만에 872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리트윗 횟수도 8만 2000건에 이른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오마르 의원이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는 9·11 테러 공격을 대단치 않게 여긴 것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소말리아 난민 가정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미 연방의원에 당선된 무슬림 여성 둘 중 한 명인 오마르는 지난 2월 유대인 로비 단체를 비난했다가 ‘반유대주의’ 역풍을 맞고 사과한 전력이 있어 더욱 보수 진영의 미움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이미 오마르 의원이 한 발언은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고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짚었다. 그녀의 발언은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는데, 우리(무슬림) 전체가 자유를 잃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에 Cair가 9·11 이후 창설됐다”고 말했을 뿐이다.그런데 지난 9일 같은 초선 하원의원인 댄 크렌쇼(공화·텍사스)가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다. 곧이어 폭스뉴스를 비롯한 보수 매체들이 일제히 이 발언을 심층 보도해 논쟁에 불을 지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다음날 트위터에다 “일한 오마르는 반유대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반미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WP의 팩트체크 기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민주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특히 2020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지도자들이 앞다퉈 대통령을 비판하고 오마르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위터에다 “대통령이 현역 여성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오마르는 용기 있는 지도자로 트럼프의 인종주의와 분노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를 향한 역겹고 위험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오늘 대통령은 미국을 더 작게 만들었다”고 정곡을 찔렀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9·11에 대한 기억은 성역이며 그에 관한 어떤 논의도 경건하게 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9·11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정치 공세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마르 의원 본인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위험한 선동”으로 규정하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각국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난 일한을 지지한다’(#IStandWithIlhan)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오마르 의원을 옹호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불법촬영·유포’ 정준영 카톡방, 위안부 피해자 비하까지

    ‘불법촬영·유포’ 정준영 카톡방, 위안부 피해자 비하까지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30)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카톡방 또는 단톡방)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BBC 코리아는 “그간 공개되지 않은 정준영 카톡방 대화 내용을 확인했다”면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정준영 카톡방 내용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특정 인종을 비하하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월 27일 정준영이 속한 카톡방 일부 남성 멤버들은 한 여성이 여러 남자들과 잠자리를 하는 사람이라며 ‘위안부급’이라는 표현을 입에 올렸다. 서울대 추지현 사회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가 민족주의나 반일주의 정서를 불러일으킬 때는 순수한 존재로 표상되지만, 한국 내에서는 정준영 카톡방에서 언급된 존재 같이 여겨져 왔다”며 “낄낄거리지 않았다 뿐이지 (기존에도) 여성의 몸을 더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혐오 사이트에서도 ‘위안부’를 비슷한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이런 인식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 카톡방에서는 또 한 남성 멤버가 독일 방문 일정을 이야기하면서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가하면, 중국 방문 일정을 언급하면서 마카오 여성들을 비하하는 발언도 등장했다. BBC 코리아는 정준영 카톡방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톡방 멤버들은 성관계 영상물을 공유하거나 잠자리를 자랑할 때마다 여성을 음식으로 비유했다”고 폭로했다. 정준영 카톡방 속 남성 멤버들은 한 여성을 두고 온갖 욕설을 쏟아낸 다음에 약물 사용이나 강간 모의를 하자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카톡방 안에서 이런 채팅을 말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BBC 코리아는 전했다. 추지현 교수는 “여성을 성적 도구로 소비하면서 서로 간 연대감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더욱 위험하고 금기시 될수록 대단한 행위가 되고, 말리는 사람은 ‘샌님’이나 ‘쫄보’로 조롱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랍의 봄’ 재현될라…떨고 있는 아프리카 독재자들

    ‘아랍의 봄’ 재현될라…떨고 있는 아프리카 독재자들

    아프리카 독재자들은 지금 떨고 있을까. 20년에 걸쳐 집권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은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했고, 30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오마리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지난 11일 군부 쿠데타로 축출당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오랜 독재자들이 잇따라 실각하자 일각에서는 8년 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30년 넘게 집권 중인 아프리카 대륙의 권력자가 누구인지, 어떤 평가를 받는지 등을 톺아본다.가장 오래 권좌를 지킨 인물은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 기니 대통령이다. 1979년 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이래 지난 40년간 단 한 번도 대통령직을 놓지 않았다. 응게마 음마소고 대통령은 독재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의 무절제한 사치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 120만명 가운데 절대다수인 약 76%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지만,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오비앙 망게 부통령은 아버지의 비호 아래 호의호식하는 것이다. 2017년 프랑스 법원은 부패 혐의로 기소된 망게 부통령에게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호화주택 등 그가 프랑스에서 보유한 자산을 압류했다. 같은 해 그는 스위스에서는 고급차 11대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스위스 검찰은 망게 부통령이 적도기니의 석유 수입을 빼돌려 전용기와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기념품을 비롯한 사치품을 샀다고 발표했다.카메룬에는 35년 집권한 폴 비야 대통령이 있다. 그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해온 것으로 악명높다. 카메룬 야당과 인권단체들은 비야 대통령이 자신에 반대하는 정치인, 시민들을 무차별 체포하거나 고문해 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태에 심각성을 파악한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카메룬에 대한 일부 군사적 지원을 중단했다. 카메룬은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대항해 아프리카 서부와 중부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며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미국은 그러나 비야 대통령이 보코하람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정적을 제거한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자 비야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은 5년간 임기가 중지됐던 것을 제외하면 35년 콩고 최고 권력자고 군림했다. 응게소 대통령은 16명의 가족 명의로 프랑스에만 111개의 계좌를 보유했고 프랑스 남동부 휴양지 코트다쥐르 등에 호화 주택도 여러 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딸 명의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2016년 대선 직후에는 직후 야당 지지자들을 부정 체포했다.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올해로 집권 33년 차다. 그는 한때 우간다의 고속 성장을 이뤄내면서 아프리카의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자신의 반대세력인 아콜리족 200만명을 강제 수용소에 이주시키는 등 인종청소를 벌여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오는 2021년 열리는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6번째 임기를 맞게 되고 통치 기간이 40년으로 연장될 수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400년 미국엔 ‘白·白 차별’ 있었다

    400년 미국엔 ‘白·白 차별’ 있었다

    1957년 9월 4일 미국 아칸소주의 리틀록 센트럴고등학교에 15세 흑인 소녀 에크포드가 등교한다. 1954년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 인종차별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뒤 백인 공립학교에 첫 등교한 9명의 흑인 학생 가운데 한 명이다. 오벌 퍼버스 아칸소 주지사는 주방위군과 경찰을 동원해 이들의 등교를 막는다. 그러자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연방군을 동원해 흑인 학생들을 보호한다. 단정한 옷차림으로 등교하는 에크포드를 찍은 사진 뒤편에서 일그러진 얼굴로 욕설을 퍼붓는 백인 소녀가 보인다. 그의 이름은 헤이즐 브라이언으로, 이 사진 때문에 그는 이후 “가난하고 무식하고 수치심을 모르는 이른바 ‘백인 쓰레기´의 전형적인 사례”로 불리게 된다. 1950년대 미국의 흑백 갈등만으로 이 상황을 설명하긴 조금 부족하다. 미국 루이지애나대 석좌교수인 저자가 이 책에서 파헤친 게 바로 이 지점이다. 저자는 백인이지만 남부 혹은 미국 산간이나 오두막에 사는 헤이즐 브라이언과 같은 가난한 백인 하층민이 어떻게 형성됐고, 어떻게 정치에 활용됐는지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 역사 교과서는 미국 건국에 관해 올바른 신념을 지닌 영국 청교도가 사람들을 이끌고 왔으며, 귀족 사회인 영국과 달리 평등한 신분을 쟁취하고자 독립전쟁으로 맞섰고, 노예 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이 발발했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곳이란 식으로 가르쳤다. 저자는 그러나 미국이 시작부터 ‘착취’와 ‘배제’ 논리에 의해 기획됐고, 힘없고 가난한 백인 하층민이 400년 동안 끊임없이 조롱받고 소외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영국이 초기 식민지 건설을 기획할 1500년대부터 이들을 좇는다. 400년 전 영국인들은 미국을 게으른 가난뱅이와 사회의 온갖 찌꺼기들을 흘려보낼 ‘하수구’로 여겼다. 신대륙에 온 뒤 그들의 삶도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백인 상류층은 ‘하얀 금´이라 불린 면화 재배를 위해 대규모 농장을 지었다. 인디언 학살, 흑인 노예제도 정착 속에서 백인 하층민은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주를 장려하고자 땅을 무료로 떼어 주는 정책도 있었지만, 이들은 곧 땅을 팔아먹고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우생학이 휩쓸면서 백인 하층민에 관한 사회의 핍박과 조롱은 거세졌다. 우생학 지지자들은 ‘유전적인 부적격자들을 강제 처형하자’고 공공연하게 주장했다. 실제로 1931년까지 미국 27개 주에서 단종법이 제정되기도 했다.저자는 이들의 뒤편에 ‘사회 통합’을 주장하는 정치가, 이를 활용해 돈벌이에 나선 대중문화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 등 여러 정치가들이 이들을 적극 활용했다. 예컨대 ‘남부 촌뜨기’로 불린 빌 클린턴은 백인 하층민 가운데 가장 성공한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미지를 적극 차용했다. 남부 노동자 계급에게 호응을 얻은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백인 하층민의 생활은 여전히 그대로다. 앞서 사례로 들었던 헤이즐 브라이언은 사진이 나간 다음날 기자들에게 “백인도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부모와 마찬가지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는 1년 뒤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해 가난한 트레일러 거주자로 전락한다. 저자가 이들을 가리켜 “1600년대 초기 식민지로 건너온 개척자 중 종교의 자유를 위해 이주한 자들은 거의 없었고, 절대다수가 ‘잉여 인구’, ‘소모용 쓰레기’, ‘미개한 야만인’으로 분류된 자들이었다”고 말한 부분과 묘하게 겹치지 않는가. 저자는 미국에서 금기시하는 계급 문제를 다루고자 경제, 정치, 문화, 과학 등 광범위한 자료를 동원한다. 미국사를 비틀어낸 역사서라서 미국사에 관한 배경지식 없이 책을 읽어 나가기가 버거울 정도다. 게다가 저자 특유의 비꼬는 문체 때문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만은 생생하게 다가온다. 토지를 중심으로 형성한 자본이 보이지 않는 계급을 형성한다는 사실은 귀 기울일 만하다. 뉴스에 연이어 나오는 재벌가의 빗나간 행태,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막나가는 행태를 보노라면 백인 하층민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는 않아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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